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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맥스 시덴토프가 말하는 이번 전시 놓치면 안 되는 이유

    [인터뷰] 맥스 시덴토프가 말하는 이번 전시 놓치면 안 되는 이유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이 오는 3월 27일, 현대미술 작가 맥스 시덴토프(Max Siedentopf)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맥스 시덴토프는 지난해 아이아이컴바인드의 ‘HAUS NOWHERE’ 아트 협업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어, 독특한 미감과 위트 있는 시선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주목받았는데요. 이번 전시는 조각을 중심으로 비디오,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작가의 작업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합니다. 특히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8만 조각의 퍼즐과 작가 자신이 작품 속 인물이 된 대형 조각 등 다수의 신작이 최초 공개될 예정이죠. 그라운드시소는 “‘일상을 흔드는 가장 진지한 유머’를 키워드로, 맥스 시덴토프의 작품 세계를 보다 친근하게 풀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동시대적 감각과 재치가 돋보이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신선한 자극과 특별한 영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발칙한 시선으로 세상을 비트는 작가, 맥스 시덴토프를 케찹이 먼저 만나봤습니다. Q. 이번 전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Seriously Not Serious’는 일상을 진지하게 들여다볼수록, 그것이 얼마나 진지하지 않은지 드러나는 전시예요. Q. ‘유머’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유가 궁금해요유머는 사람들의 긴장을 살짝 풀어, 불편한 무언가가 조용히 스며들 수 있게 만들어주죠. 저는 웃음으로 끝나는 농담보다, 마음속에 작게 가려운 점을 남기는 유머를 더 좋아해요. Q.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시나요?제 아이디어는 대체로 특별한 일이 없을 때 떠올라요. 기다리거나, 망설이거나, 생각이 너무 많을 때, 혹은 ‘당연히 해야 하니까’ 반복하는 평범한 행동들 속에서요. 사람들은 그런 순간의 어색함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저는 오히려 그 미세한 불편함—딱히 틀린 건 아닌데 어딘가 이상한 느낌—에서 출발합니다. 저에게 영감은 번뜩이는 순간보다 그런 사소한 위화감에 가깝죠. Q. 전시를 7개의 ‘챕터’로 나눈 이유는?전시가 하나의 선언문이 아닌 책이나 일기처럼 느껴지게 하고 싶었어요. 이번 전시는 하나의 이야기보다 여러 감정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죠. 제가 다루는 조각, 사진, 영상같은 매체들은 한 공간에 섞여 공존하면서, 겉으로는 질서가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자유롭게 흘러갑니다.각 장(章)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행동하고, 버티고, 실패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방식을 다룹니다. 관객이 전시장을 걸으며 다양한 심리적 상태를 체험하길 바랍니다. Q. 가장 애정이 가는 챕터는?‘It Takes a Village’를 꼽고 싶어요. 제 딸이 태어났을 때 찍은 첫 사진으로 만든 대형 퍼즐 작품이에요. 약 8만 개의 조각으로 이뤄졌는데, 이는 인간이 평생 만나게 되는 약 8만 명의 사람을 상징합니다. 굉장히 개인적인 작업이면서도, 관람객들이 실제로 이 퍼즐을 완성할 수 있을지 궁금한 도전적인 프로젝트죠. Q. 최근에 ‘Seriously NOT Serious’하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요?매일 뉴스가 그걸 대신해줍니다. Q.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입니다.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관객들이 전시를 보고 나서 ‘살짝 웃기면서도 어딘가 들킨 듯한 느낌, 점점 헷갈리고, 은근히 짜증나지만 마냥 나쁘진 않은 불편함, 묘하게 의심스럽고 묘하게 확신이 없어지는’ 감정을 느끼길 바랍니다.뚜렷한 답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질문 몇 개를 품고 돌아간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 넷플 몰아보기 즐긴다면 우울증 신호일지 몰라요[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넷플 몰아보기 즐긴다면 우울증 신호일지 몰라요[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날씨가 춥다 보니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요즘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덕분에 주말만 되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몰아보기’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빈지워칭(Binge-watching)이라고 불리는 몰아보기는 2006~2007년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같은 OTT 등장과 함께 나타난 문화적 현상입니다. 물론 평일에 시간 내기가 어려워 주말에 프로그램을 몰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몰아보기 중독 수준에 이른 사람은 고립감, 우울감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독 수준의 시청, 우울감 가능성 중국 황산대 연구팀은 몰아보기 중독은 외로움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1월 22일 자에 실렸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영상 매체 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고립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해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2023년 5월 코로나19가 공식적으로 종식되면서 대부분 일상을 회복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중독 수준까지 몰아보기에 집착하고 동영상 시청 시간의 급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도 합니다. 연구팀은 하루 3.5시간 이상 TV 시리즈를 시청하고 주당 4회 이상 시리즈 에피소드를 시청하는 성인 남녀 551명을 대상으로 중독적 행동, 외로움, 몰아보기 동기 등을 평가하는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몰아보기 중독 상태였으며, 이들은 고독감을 느끼는 수준이 일반인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몰아보기 중독 동기는 외로움과 부정적인 현실 도피, 감정 증진 추구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사회적 단절 극복하려 미디어 소비” 연구팀은 “높은 수준의 외로움을 경험하거나 그로 인한 우울감을 경험한 사람들은 사회적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미디어 소비를 증가시켜 결국 몰아보기 중독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선행 연구들에서도 동영상 몰아보기는 우울증, 외로움, 자기조절 결핍, 심지어 비만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몰아보기 중독은 폭식이나 폭음과 유사한 강박적 소비의 한 형태이며 미디어 중독의 한 형태라는 연구도 많습니다. 춥다고 집 안에만 있다가는 몰아보기 중독과 우울감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따뜻하게 챙겨입고 햇볕을 쐬고, 몸을 움직이며, 사람들을 만나는 데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음을 이번 연구는 알려줍니다.
  • 해외 영화제 작품상까지 받았는데…초호화 캐스팅에도 2위 그친 ‘한국 영화’

    해외 영화제 작품상까지 받았는데…초호화 캐스팅에도 2위 그친 ‘한국 영화’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프로젝트 Y’가 개봉 첫날 2만4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영화 ‘프로젝트 Y’는 하루 동안 2만4404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구교환·문가영 주연의 로맨스 영화 ‘만약에 우리’가 1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가운데 ‘프로젝트 Y’는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예매율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22일 오후 4시 기준 ‘프로젝트 Y’는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만약에 우리’, ‘아바타: 불과 재’에 이어 예매율 5위를 기록 중이다. ‘프로젝트 Y’는 서울 강남을 배경으로 80억원 규모의 금괴를 가로채려는 두 친구의 욕망과 배신을 그린 누아르 작품이다. 한소희는 밤에는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낮에는 플로리스트로 살아가는 미선 역을 맡았다. 전세 사기로 전 재산을 잃은 뒤 냉철하고 치밀하게 금괴 탈취를 설계하는 인물로,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강한 생존 본능을 지닌 캐릭터다. 전종서는 업소 종사자들을 태워 나르는 운전기사로 일하며 미선과 함께 밑바닥 생활을 견디는 절친 도경을 연기한다. 도경은 이성보다 본능이 앞서는 충동적인 인물로 전종서는 특유의 거침없는 에너지로 캐릭터의 폭발력을 살렸다. 여기에 배우 김성철이 두 주인공을 압박하는 권력가 토사장 역으로 합류해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등을 통해 가감 없는 연출력을 보여준 이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강남의 어두운 이면을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프로젝트 Y’는 개봉 전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런던아시아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개봉 이후 관객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소희와 전종서의 비주얼 합과 여성 서사를 중심에 둔 ‘워맨스’에 대해서는 “역대급 여성 누아르”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는 “화려한 영상미에 비해 서사가 다소 빈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람객 평점은 네이버 기준 8.02점(10점 만점), CGV 골든에그지수 81%(100%에 가까울수록 호평)를 기록 중이다. 해외 영화제 수상 이력과 초호화 캐스팅이라는 기대 속에 출발한 ‘프로젝트 Y’가 입소문을 통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향후 흥행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 “보건소 가면 무료 도수치료”… 든든한 송파, 튼튼한 주민[현장 행정]

    “보건소 가면 무료 도수치료”… 든든한 송파, 튼튼한 주민[현장 행정]

    장애인·저소득층 최대 15회 무료4층 재활치료실서 통증치료 제공“단순한 지원 넘어 자립도 도와야” “몸에 장애가 있는 데다 나이 들면서 점점 더 거동이 힘들어지는데, 치료비 부담으로 마음 놓고 병원에도 못 갔어요. 그런데 보건소에서 무료로 도수치료를 해 주니 얼마나 고맙고 든든한지 몰라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송파구 보건지소를 찾은 서강석 구청장이 인사를 건네자 치료받던 70대 여성 최모씨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송파구 보건지소는 2025년 도수치료를 도입했다.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가운데 대상자를 선정해 3개월 동안 10~15회에 걸쳐 무료로 1대 1 맞춤형 도수치료를 해 주는 사업이다. 중증 장애가 있는 최씨는 주 2회씩 보건지소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지소 4층 재활치료실에는 4명이 상주하며 주민 치료를 돕고 있다. 2024년 2600여명이었던 재활치료실 이용자 수는 지난해 3200여명으로 약 23% 증가했다. 지난해 환경개선 공사를 통해 이용객 편의성을 높이고 맞춤형 처방을 강화한 덕분이다. 보건지소를 찾은 또 다른 주민은 “그동안 전기치료, 온열치료 같은 통증치료를 받으려면 여러 기구를 이용해야 했는데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 이곳저곳 이동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공간을 다시 배치하면서 동선이 훨씬 편해져 치료받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이용자들에게 치료에 대한 만족도와 불편한 점 등을 직접 들었다. 서 구청장은 “장애인의 건강과 자립을 위해서는 현장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장애인 재활과 자립을 위한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저소득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장애수당을 기존 장애 유형별로 월 5만원씩 추가 지급해 경제 부담을 완화하고 기본 생활 안정을 돕고 있다. 또 장애인 운전연습장과 재활치료실도 운영 중이다.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병원이나 보건지소를 찾을 수 있도록 장애인 무료 이송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장애인 복지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자립과 사회참여를 돕는 것이 핵심”이라며 “현장 목소리를 계속 듣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자꾸 목말라요” 2살 아기, 편도염 오진 16시간 만에 사망…‘이 병’이었다

    “자꾸 목말라요” 2살 아기, 편도염 오진 16시간 만에 사망…‘이 병’이었다

    영국에서 2세 여아가 편도염 진단을 받고 집에 돌아간 지 약 16시간 만에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잉글랜드 헐에 거주하던 라일라 스토리(2)는 지난해 5월 일반의(GP)로부터 급성 편도선염 진단을 받은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당시 병원에서는 단순 편도염으로 판단해 항생제와 진통제를 처방했으나, 아이는 사실 제1형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으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유족은 딸의 죽음을 계기로 의료 현장에서 어린이 당뇨병 조기 검사를 의무화하는 ‘라일라 법’ 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재 청원 서명은 12만건을 넘어 향후 영국 의회에서 공식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 5월 라일라의 몸에 이상을 느낀 부모는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부모는 라일라가 평소보다 기운이 없고 컨디션이 저하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목 통증과 함께 물을 자주 찾으며 갈증을 호소했고, 소변량이 눈에 띄게 늘어 기저귀가 자주 젖었으며 밤사이 소변량 과다로 이상을 감지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해당 증상들은 당뇨병의 전형적 신호지만, 의료진은 이를 단순 편도염으로 판단하고 치료를 진행했다. 집으로 돌아온 지 몇 시간 뒤, 아이는 숨을 거뒀다. 사후 검사에서 라일라는 제1형 당뇨병으로 인해 급성 케톤산증 및 위장 출혈 상태였음이 확인됐다. 유족 “작은 징후도 놓쳐선 안돼”…의료 체계 개선 요구라일라의 아버지는 “소변·혈액 검사 등 몇 분 만에 진행되는 검사로 당뇨를 확인할 수 있었고, 조기 진단만으로도 딸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일라의 가족은 단순 감염성 질환으로 보기 쉬운 증상일지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경우 반드시 혈당·케톤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유아는 말로 증상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작은 징후라도 놓치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 전문가들도 제1형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흔히 감기나 단순 감염과 혼동될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보호자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 보건당국은 증상이 있을 때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법제화에 대해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라일라 가족이 주도하는 청원은 영국 의회에서 공식 토론을 촉발할 수 있는 서명 수를 이미 넘어섰다. 유족 대리인은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법과 지침을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지 의료계 내부에서는 당뇨병 조기 검사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고 있으며, 국민 건강을 위한 제도 개선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당뇨병의 초기 증상은 잦은 배뇨, 심한 갈증, 피로감, 체중 감소 등으로 비교적 전형적이다. 영국 당뇨병 협회는 이를 ‘화장실(Toilet), 갈증(Thirsty), 피로(Tired), 체중 감소(Thinner)’의 앞 글자를 딴 ‘4T’로 정리해 조기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외도·폭력 이혼’ 김주하, 정가은에 “아직 덜 당했다”

    ‘외도·폭력 이혼’ 김주하, 정가은에 “아직 덜 당했다”

    아나운서 김주하가 ‘돌싱맘’으로서 현실적인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주하는 오는 3일 오후 9시40분 방송되는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6회에서 이혼 경험이 있는 게스트들과 함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이날 방송에는 쥬얼리 출신 이지현과 배우 정가은이 출연해 각자의 삶과 육아, 재혼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다. 토크 중 김주하는 “같이 사는 사람이 있으면서 힘든 것보단 없이 사는 게 낫다”는 발언으로 특유의 직설 화법을 드러내며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현실적인 시각이 담긴 이 한마디에 출연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는 후문이다. 현재 고3 아들과 중2 딸을 키우고 있는 김주하는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학교 6학년 큰딸이 무뚝뚝해져 서운하다는 이지현의 고민에 “저희 아들은요. 차원이 달라요”라고 받아쳐 시선을 끌었다. 부모로서 겪는 사춘기 자녀와의 에피소드가 공감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뉴스 앵커로서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김주하는 “엄마 이제 뉴스 그만둬”라는 말에 아들이 “그럼 월급 깎여?”라고 되물었던 순간을 전하며, 당시 아들에게 날렸던 육두문자를 재현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재혼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김주하는 “아직 마음이 열려 있다”며 재혼 의지를 밝힌 정가은에게 “아직 덜 당한 거야”라는 돌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또 정가은이 어깨와 허리가 아파 혼자 파스를 붙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김주하는 “파스고 자시고 혼자가 낫다”고 못박았다. 이날 방송은 돌싱맘들의 솔직한 경험담과 김주하의 직설적인 조언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 [포토] 서현진, ‘멜로 퀸’의 귀환

    [포토] 서현진, ‘멜로 퀸’의 귀환

    “저는 사랑이라는 게 꼭 남녀 간의 사랑만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가족 간의 사랑, 남녀의 사랑, 그리고 나 자신과의 소통도 있다고 생각했죠.” 18일 서울 구로구 더링크서울 호텔에서 열린 JTBC 새 금요드라마 ‘러브 미’의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서현진은 드라마가 다루는 다양한 종류의 사랑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러브 미’는 치열하게 살아온 산부인과 전문의 서준경(서현진 분)과 준경의 남동생 서준서(이시우), 아버지 서진호(유재명)가 각자 사랑을 시작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가족 간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준경은 옆집 남자이자 음악 감독인 주도현(장률)과, 준서는 20년 지기 소꿉친구 지혜온(다현)과, 진호는 여행길에 만난 가이드 진자영(윤세아)과 각각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동명의 스웨덴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랑의 이해’,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의 조영민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드라마 ‘또 오해영’,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등을 통해 ‘멜로 장인’이라는 호칭을 얻은 서현진의 새 멜로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서현진은 “사실 제가 멜로를 잘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그렇게 불러주시는 게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말한 뒤 웃어 보였다. 예상외로 멜로 장면의 대부분은 상대역인 장률의 리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현장에서 다양한 장면들이 새롭게 탄생했다고 서현진은 전했다. 서현진은 “장률 씨가 멜로신을 찍을 때 굉장히 의욕적이었다. 당초 감독님이 주신 레퍼런스(참고자료)와는 굉장히 다른 장면들이 나왔는데, 이렇게 재밌는 키스신은 처음이라고 느꼈다”며 “아무래도 30∼40대가 격정의 시기이니 매콤한 ‘마라 맛’의 멜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장률은 “서현진 선배님과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영광이었다. 현장에 함께 놓이는 순간부터 그 존재감이 자연스레 긴장감을 발생시켰다”며 “현장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새로운 영감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감독님이 주신 레퍼런스를 전날 받고 ‘이걸 과연 구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굉장히 액션감이 있는 편이어서 이걸 다치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컸다”며 “긴장 속에서 선배님께 90도로 인사를 드린 뒤,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이 작품에는 총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그려진다. 서현진과 장률이 30대의 사랑을 그린다면, 유재명과 윤세아는 중년의 묵직한 사랑을, 이시우와 다현은 20대의 풋풋한 사랑을 나눈다. 특히 유재명과 윤세아는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사약 커플’로 강렬한 케미(호흡)를 선보인 뒤 이 작품으로 재회했다. 윤세아는 “(‘비밀의 숲’에서) 그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남편을 ‘러브 미’라는 좋은 작품을 통해 다시 만나게 돼 너무 반가웠다”며 “유재명 선배님 특유의 텐션과 샘솟는 아이디어 덕분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재명은 “윤세아 씨가 있어서 가능했던 즐거운 첫 로맨스 도전이었다”며 “사랑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상실과 이별을 겪고 인생 2막에 들어선 분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시우는 “준서와 혜온은 연인이지만 20대의 질투나 불안정한 모습들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했고, 다현은 “이들은 거의 20년 된 소꿉친구로 나오기 때문에 편안한 바이브가 중요했다. 서로 편하게 반말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한 장면, 한 장면 함께 만들었다”고 했다. 작품에선 7년 전 엄마 김미란(장혜진)의 사고 이후 멀어졌던 준경의 가족이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도 함께 그려진다. 서현진은 “(극 중) 우리 가족은 항상 위태위태하고, 잘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삐끗해서 갑자기 싸우기도 하는 관계였다”며 “우리 가족을 한 마디로 축약하는 단어는 ‘웃프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명도 “어느 가족이든 가슴 한켠에 숨겨놓고 잘 말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는 것 같다”며 “서로 상처를 주고 할퀴다가도, 이해하고 용서하고 기대고 안아주는 모습들이 작품에 드러난다. 이를 보면서 과연 우리 가족은 어떤 형태로 살아가는지 수줍게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유재명은 ‘러브 미’라는 제목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개인적으로 ‘러브 미’라는 제목에 쉼표를 하나 넣어 ‘러브, 미’로 쓰고 싶어요. ‘사랑하는 나’, ‘사랑받는 나’, ‘사랑받고 싶은 나’ 등 사랑과 나의 관계를 각자의 사연에 맞게 잘 받아 가시길 바라요.” ‘러브 미’는 오는 19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 2회 연속으로 방송된다.
  • 한소희·전종서 호흡에 기대 한몸…‘박화영’ 연출 감독이 새해에 공개하는 ‘범죄 영화’

    한소희·전종서 호흡에 기대 한몸…‘박화영’ 연출 감독이 새해에 공개하는 ‘범죄 영화’

    대세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가 호흡을 맞춘 영화 ‘프로젝트 Y’가 새해 개봉을 앞두고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범죄 엔터테이닝 무비 ‘프로젝트 Y’는 내년 1월 21일 극장에서 개봉된다. 영화는 화려한 도시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는 미선(한소희 분)과 도경(전종서 분)이 인생 벼랑 끝에서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배우로 한소희, 전종서, 김신록, 정영주, 김성철, 이재균 등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환 감독이 맡았다. 16일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감각적인 오프닝으로 시선을 끌어들였다. 힙한 비트의 음악을 배경으로 미선과 도경은 다채로운 조명이 눈길을 끄는 지하차도를 걷는다. 두 사람은 “뭘 얼마나 더 바닥을 치실 건데?”, “바닥 안 치려고 이러는 거 아냐”라고 대화를 나누지만, 이들을 비웃는 목소리로 “꼴값 떨다가 나락 갔다고 소문 쫙 났어”라고 말하는 석구(이재균 분)의 대사가 이어져 미선과 도경이 벼랑 끝에 몰리게 된 상황을 암시한다. 그러나 “어떻게든 살아야지”라는 말과 함께 분위기가 반전되며 토사장(김성철 분)의 돈을 훔치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미선과 도경의 모습이 연출된다. 이후 흙투성이가 된 채 묘를 파거나, 누군가에게 쫓기듯 급히 도망치는 등의 장면이 이어지며 두 사람이 위험천만한 일에 빠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작품 연출은 이환 감독이 맡았다. 이 감독은 10대 가출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박화영’(2018)으로 감독 데뷔한 뒤, 두 번째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2021)에서 거친 욕설과 폭력이 일상이 된 청소년들의 세계를 거침없이 표현했다. ‘프로젝트 Y’에서는 어떤 방식의 연출과 스토리 전개를 보여줄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특히 이번 작품은 개봉 전부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을 통해 처음 공개됐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어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진다. 한편 이 감독은 지난 9월 한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Y’와 관련해 “누아르이지만 펑키하고 네오리얼리즘이 강하다. 전작에서 본 힘듦이나 무거움을 배제하고 영화가 시작되면 차가 달린다 생각하고 즐겨주시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 푸틴 향해 “러시아 떠나고 싶다” 편지 폭주…‘이것’ 금지되자 벌어진 일

    푸틴 향해 “러시아 떠나고 싶다” 편지 폭주…‘이것’ 금지되자 벌어진 일

    러시아 정부가 인기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를 차단하자 전국의 어린이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접속 차단을 풀어달라는 편지를 쏟아내고 있다. 어린이 한 명이 “러시아를 떠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이달 초 갑작스럽게 차단되면서 전국의 어린이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접속 재개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러시아 모니터링 기관 미디어스코프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월간 사용자 약 800만명을 자랑하며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게임 서비스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3일부터 러시아 내에서 작동이 중단됐다. 로블록스가 어린이의 정신적·도덕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크렘린이 오는 19일 열릴 연말 대통령 기자회견 및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앞두고 이 문제와 관련해 어린이들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았다고 이번 주 초 밝혔다. 크렘린 성향의 안전한 인터넷 연맹을 이끄는 예카테리나 미줄리나는 금지 조치 이후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8세에서 16세 어린이 두 명 중 한 명 꼴로 러시아를 떠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냈다고 주장했다. 미줄리나가 공유한 스크린샷에는 어린이들이 접속을 다시 허용해달라고 애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 메시지에는 “제 남동생은 여섯 살인데 로블록스를 정말 좋아해요. 슬픈 표정을 짓는 동생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파요”라고 적혀 있었다. “모든 게 잘 풀려서 플랫폼 차단이 해제되길 바랍니다. 새해 기적을 바라요”라는 내용도 있었다. 일부 메시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로블록스를 통해 기초적인 게임 및 앱 개발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로블록스 대변인은 러시아 금지 조치에 대한 성명에서 “회사는 각국의 현지 법률과 규정을 존중한다”며 “로블록스는 모든 사람에게 학습, 창작, 의미 있는 연결을 위한 긍정적인 공간을 제공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로블록스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동 안전 문제로 논란을 빚어왔다. 어린이를 성적 콘텐츠, 그루밍(성적 착취 목적 접근), 금전적 착취에 노출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국가는 아동 안전 우려로 플랫폼을 금지하거나 제한했다. 로블록스는 중국, 터키, 이라크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차단된 상태다. 호주에서는 최근 도입된 16세 미만 어린이의 소셜 미디어 접속 금지에 앞서 안면 인식을 통한 연령 확인 기능을 출시했다. 미국에서도 로블록스가 수십 건의 그루밍 및 학대 사건과 연루됐으며, 2018년 이후 최소 30건의 체포 사례와 성적 착취 및 납치 미수 사건에 따른 소송이 이어졌다.
  • ‘환단고기’ 논란… 가짜 책으로 진짜 역사를 논할 수는 없다[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환단고기’ 논란… 가짜 책으로 진짜 역사를 논할 수는 없다[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한민족 고대사, 재야 사학자들 주장李대통령, 재단에 ‘교육’ 관련 질문공식 석상서 재야의 역사 관점 옹호환단고기에는 20세기 이념도 담겨고대 역사서라면 있을 수 없어 ‘위서’서가에 꽂힐 영역은 역사 아닌 픽션 “역사 교육 관련해서, 무슨 환빠 논쟁 있죠? (중략) 왜 몰라요, 그걸. 그 있잖아요, 단군, ‘환단고기’(桓檀古記), 그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아요. 음, 그런데 아예 동북아역사재단은 특별한 관심이 없는 모양이군요?”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향해 던진 질문이다. 의아해 하던 박 이사장은 곧 이 대통령의 질문을 이해했다. ‘환단고기’라는 책을 중심으로 ‘한민족의 위대한 고대사’를 논하는 소위 ‘재야 사학자’들의 의견에 동북아역사재단이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느냐는 함의가 깔려 있었던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요지부동이었다.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과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이제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박 이사장의 답변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자르며 되물었다. “증거가 없는 건 역사가 아니다?” ‘환단고기’의 내용이 사료(史料)로 입증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음을 익히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싶다’는 뉘앙스가 깔려 있는 듯했다. ●기원전  7000년 환국 문명 흔적 없어 ‘재야 사학자’들과 이미 대화를 시도했으나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박 이사장의 답변에 이 대통령도 더는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박 이사장을 향한 이 대통령의 질의는 적당히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이 ‘환단고기’와 ‘환빠 논란’을 언급했고, 심지어 그 책과 그런 관점을 옹호했다는 사실만큼은 역사에 분명히 기록될 예정이다. 대체 ‘환단고기’가 뭘까. ‘학계의 정설’에 따르면 위서(僞書)다. 누군가 어떤 목적을 지니고 지어낸 가짜 책이라는 뜻이다. 그 장엄한 내용을 아주 간단히 요약해 보자. 때는 기원전 7000년, 바이칼 호수에 뿌리를 둔 고대 문명이 있었다. 그 이름하여 환국. 환국은 전성기에 1억 8000만명에 달하는 인구를 자랑하며 동서로는 한반도를 넘어 일본과 메소포타미아 지역까지, 남북으로는 북극에서 인도까지, 사실상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신적인 존재이자 정치 지도자인 환인의 다스림 속에 환국은 태평성대를 누렸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제국은 없는 법. 환국은 언제부터인가 기울기 시작했다. 요임금이나 순임금 등 중국 고대사에 등장하는 인물과 국가에 우리 고대 제국의 드넓은 강역이 갉아먹히고 만 것이다. 결국 우리 민족은 저 드넓은 영토와 빛나는 역사를 모두 잃어버린 채 한반도라는 좁은 땅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 비극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런 찬란한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망각의 이유는 분명하다.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부터 오늘날 주요 대학에 자리를 잡은 소위 ‘강단 사학자’들까지 민족의식을 저버리고 외세를 추종하며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 자부심을 등한시하는 기득권 세력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랑스러운 한민족은 강단 사학자들에게 더는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입을 틀어막고 있는 ‘재야 사학자’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가 스스로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할 때 그 영광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문제가 있다. ‘환단고기’는 역사적 사실을 담은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단 기원전 7000년이라는 연도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고고학적으로 볼 때 당시는 구석기 시대가 저물면서 신석기 시대가 막 시작되던 무렵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 이집트 문명도 기원전 3000년쯤부터 발전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7000년에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지배하던 고대 문명이 있었다면 그 흔적이 어딘가에 어떻게든 남아 있어야 마땅하다. 물론 그런 건 없다. ‘환단고기’라는 책의 출현 시점도 그 내용에 대한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환단고기’는 1979년 9월 10일 광오이해사라는 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 그 전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저자인 이유립은 자신이 그 책을 직접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911년 계연수라는 독립운동가 겸 도인을 만나 전수받은 다섯 권의 고대 문헌을 종합했다는 것이다. 같은 책 속에 내용의 충돌이 있고 몇몇 대목이 혼란스러운 것은 그래서라고 한다. 그런데 ‘환단고기’는 16세기에 쓰이기 시작한 지명, 18세기에 나온 개념, 20세기에 널리 퍼진 이념 등을 담고 있다. ‘국가’, ‘인류’, ‘전 세계’, 심지어 ‘남녀평권’(男女平權) 같은 근대 이후 개념들이 속출한다. 기원전 7000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조선시대 이전에 작성돼 숨어 있다가 세상에 나온 고대 역사서에는 도저히 등장할 수 없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가능한 설명은 단 하나뿐. 훨씬 후대의 누군가가 펴낸 조악한 위서라는 것이다. 여기서 진짜 문제가 등장한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가짜 역사책에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휘둘리는 걸까.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새삼 화제가 되었지만 ‘환단고기’가 정치인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PC통신 시절부터 ‘환단고기’와 그 책을 추종하는 유사역사학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쓰며 전문성을 인정받은 역사 연구가 이문영은 ‘유사역사학 비판’(푸른역사, 2018)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2013년 8·15 경축사 때 박근혜 대통령은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암은 ‘단군세기’를 저술했다는 인물(물론 이는 ‘환단고기’의 주장일 뿐이다)이며, 해당 인용구는 ‘환단고기’ 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대통령 연설에 ‘환단고기’의 문구가 인용된 것이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환단고기’ 추종 세력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재야 역사학’에 몹시 우호적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정권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이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매머드가 살아 숨쉬던 시베리아에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하는 거대 제국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기묘한 역사 판타지에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일부가 힘을 실어 주고 있었던 셈이다. 이런 황당무계한 소리가 1980년대와 90년대, 심지어 2000년대까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 유신 독재 체제를 구축한 후 집권의 정당성을 찾아야 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관제 민족주의 열풍을 끌어올린 후폭풍이었다. 박정희의 딸 박근혜뿐 아니라 운동권 대학생이었던 이 대통령조차 ‘환단고기’에 우호적인 것을 통해 알 수 있듯 박정희의 우호 세력만이 아니라 박정희에게 반대하던 ‘청년’과 ‘진보 세력’들도 고스란히 관제 민족주의 열풍에 휩쓸려 들어갔다. 그렇게 ‘환단고기’는 지금껏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적 역사 담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환단고기의  민족주의는  어둡고 위험 ‘환단고기’는 역사서가 아니다. 픽션이지만 허구가 아닌 역사책을 흉내낸다는 점에서 일종의 포스트모던 문학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그 속에 담긴 내용이다. 우리 민족의 영광된 과거를 한없이 부풀리며, 그 몰락의 이유를 ‘외세’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환단고기’에 담긴 민족주의는 어둡고 위험한 사상일 수밖에 없다. ‘유사역사학 비판’의 한 대목을 읽어 보자. “유사역사가는 민족이라는 집단을 최우선시하는 쇼비니즘의 소유자들이다. 인도에서는 이런 유사역사학을 정체성으로 하는 인도인민당이 집권한 뒤 2002년에 구자라트 폭동이 일어났고 2000여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죽임을 당했다. 이런 일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 ‘민족’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2025년 말 대한민국이 만든 반도체가 전 세계의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자동차를 타고 수많은 나라 사람들이 세상을 누빈다. 우리가 듣는 음악에 세계인들이 춤을 추고 우리와 같은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는다. 우리의 자부심을 위해 까마득한 기원전의 가짜 역사를 들먹여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환단고기’를 둘러싼 논쟁이 완전히 종결되기를 바란다. 서가에서 그 책이 꽂혀야 할 영역은 ‘역사’가 아니라 ‘픽션’이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반짝임이 다르다”…함은정, 결혼 앞두고 6천만원짜리 드레스 공개

    “반짝임이 다르다”…함은정, 결혼 앞두고 6천만원짜리 드레스 공개

    배우 함은정(37)이 결혼을 앞두고 웨딩드레스 피팅 현장을 공개했다. 28일 함은정의 유튜브 채널에는 ‘웨딩 준비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에는 함은정이 김병우 감독과의 결혼을 앞두고 웨딩 촬영을 하는 등 결혼을 준비하는 모습이 담겼다. 2부 드레스 피팅 중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마지막 분홍색 스와로브스키 장식 드레스였다. 실장은 “이건 고급 라인이다. 다 스와로브스키라 반짝임이 다르다. 6000만원짜리”라고 설명했다. 이에 함은정은 놀란 듯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한편 함은정은 오는 3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병우 감독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함은정은 1995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아역으로 데뷔했다. 2009년 걸그룹 티아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보핍보핍’, ‘롤리폴리’, ‘러비더비’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이후 드라마 ‘속아도 꿈결’, ‘사랑의 꽈배기’, ‘수지맞은 우리’ 등에 출연했다. 김 감독은 영화 ‘더 테러 라이브’로 2013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았으며, 영화 ‘PMC: 더 벙커’, ‘전지적 독자 시점’을 연출했다. 12월 넷플릭스에서 SF 재난 영화 ‘대홍수’를 선보인다.
  • 야구 몰라요

    야구 몰라요

    오늘 플레이오프 3차전 대구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파나마 특급’ 아리엘 후라도(29)와 토종 왼손 에이스의 맏형 한화 이글스 류현진(38)이 달구벌에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마운드 대결을 벌인다. 두 선수가 선발 출전하는 21일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은 삼성과 한화가 1승씩 나눠 가진 상황에서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SSG 랜더스와 준PO(5전3승제) 시리즈를 안방 4차전에 끝낸 박진만 삼성 감독은 애초 등판 순번이었던 원태인 대신 후라도를 하루 당겨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극강’의 전력을 뽐낸 후라도를 앞세워 2승 고지에 오른 뒤 4차전은 하루 더 회복 시간을 가진 원태인을 마운드에 올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계산이다. 후라도는 올 시즌 한화전 2경기에 선발로 나와 2승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 한화 타자들에겐 악몽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총 14이닝을 던져 피안타 6개와 볼넷 3개를 허용했고 삼진 9개를 솎아냈다. 채은성에게 맞은 1점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다. 후라도는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2024시즌에도 9개 경쟁 구단 중 한화 상대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1.93으로 가장 강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준PO 2차전에서는 3-3으로 맞선 9회 구원 등판했다가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주며 패전의 멍에를 쓰기도 했지만, 준PO 4차전에선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으로 호투하며 팀의 PO 진출을 이끌었다. 반면 류현진의 시즌 삼성 상대 전적은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4.50으로 후라도에 크게 밀린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2024시즌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이 2년간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이 가장 안 좋았던 상대도 삼성(4.67)이다. 게다가 올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1경기 5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7.20으로 크게 흔들렸다. 류현진의 이번 시즌 구장별 평균자책점이 가장 안 좋은 곳이 대구다. 그럼에도 김경문 한화 감독은 베테랑 류현진의 정교한 제구력과 노련한 볼 배합에 기대를 건다. 선발 자원인 문동주가 불펜 필승조로 빠지면서 류현진 말고는 이렇다 할 대안도 없다. 4차전 선발 투수는 삼성이 원태인을 내정한 상황에서 한화 마운드는 ‘영건’ 정우주 선발, 문동주 구원 순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티아라’ 함은정 ‘전독시’ 김병우 감독 새달 결혼

    ‘티아라’ 함은정 ‘전독시’ 김병우 감독 새달 결혼

    걸그룹 티아라 멤버 겸 배우 함은정(왼쪽·37)과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의 감독 김병우(오른쪽·45)가 다음달 결혼식을 올린다고 함은정 소속사 마스크스튜디오가 16일 밝혔다. 결혼식은 가족, 지인들과 함께 비공개로 진행된다. 함은정은 1995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의 아역으로 데뷔했으며 2009년 걸그룹 티아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보핍보핍’, ‘롤리폴리’, ‘러비더비’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이후 드라마 ‘속아도 꿈결’, ‘사랑의 꽈배기’, ‘수지맞은 우리’ 등에 출연했고 지난달 종영한 ‘여왕의 집’에서 주연을 맡는 등 배우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더 테러 라이브’로 2013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김 감독은 ‘PMC: 더 벙커’,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을 연출했다. 오는 12월 넷플릭스에서 SF 재난물 ‘대홍수’를 선보인다.
  • 티아라 함은정, ‘전독시’ 김병우 감독과 내달 결혼 “서두른 이유는…”

    티아라 함은정, ‘전독시’ 김병우 감독과 내달 결혼 “서두른 이유는…”

    그룹 티아라 출신 배우 함은정(37)과 영화감독 김병우(45)가 다음 달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된다. 16일 소속사 마스크스튜디오는 “함은정 배우가 11월 중 소중한 인연과 함께 인생의 여정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며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전했다. 결혼식은 가족, 지인들과 함께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 결혼식까지 약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열애설도 없이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함은정이 혼전임신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소속사 측은 “양가 가족이 올해를 넘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결혼을 서두르게 됐다”며 혼전임신설에 대해 일축했다. 함은정은 1995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의 아역으로 데뷔했으며 2009년 걸그룹 티아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보핍보핍’, ‘롤리폴리’, ‘러비더비’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이후 드라마 ‘속아도 꿈결’, ‘사랑의 꽈배기’, ‘수지맞은 우리’에 출연했고, 지난 달 종영한 ‘여왕의 집’에서 주연을 맡는 등 배우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3년 영화 ‘더 테러 라이브’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백상예술대상 감독상 등을 휩쓸며 주목받은 실력파 감독이다. ‘PMC: 더 벙커’,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의 작품을 통해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펼쳐왔다. 오는 12월 19일 넷플릭스 SF 재난 영화 ‘대홍수’ 공개를 앞두고 있다.
  •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몰라요”…김일성도 빠진 ‘北 맛집’ 정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몰라요”…김일성도 빠진 ‘北 맛집’ 정체

    “둘이 먹다 한 명이 죽어도 몰라요.” 탈북 요리사 이순실씨는 과거 방송에 출연해 북한식 짜장면을 소개하며 이같이 표현했다. 이씨의 말처럼, 최근 북한에서는 짜장면 맛에 푹빠진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평양 창광음식점거리의 ‘짜장면집’이 최근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보도했다. 이 식당은 1985년 9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방문한 노포 맛집이다. 매체에 따르면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단연 짜장면이다. 맛과 향기, 색깔에 있어서 평양 시내의 다른 짜장면집들의 짜장면보다 우수한 것으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심지어는 다른 짜장면집 요리사들이 찾아와 기술과 경험을 배우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짜장면은 한국 짜장면과 맛이 다르다. 우리의 달짝지근한 맛과 달리 북한의 짜장면은 구수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한국 짜장면은 춘장과 캐러멜 소스로 단맛을 낸 걸쭉한 소스에 면을 비벼 먹는 방식인 반면, 북한 짜장면은 짭짤한 된장 볶음장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이다. 된장에 돼지고기, 감자, 양파 등을 볶아 만든다. ‘짜장면집’ 책임자 유금순씨는 매체에 “최근 밀가루 음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인민들에 밀가루 보장해야” 지시실제 북한은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밀가루 증산과 분식 장려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인민들에게 흰쌀과 밀가루를 보장함으로써 식생활을 문명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감자 산지인 양강도 대홍단군을 시찰하면서 감자 농사에만 치우치지 말고 밀·보리 농사도 잘해 주민들이 짜장면을 많이 먹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러한 북한의 모습은 1960~1970년대 한국에서 미국 원조를 받거나 싼 가격에 들여온 밀가루를 토대로 분식 장려 운동을 벌였던 것과 유사하다. 북한이 밀가루 음식의 확대에 적극적인 것도 1970년대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부로부터 밀 반입이 쉬운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 북러관계가 밀착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지난 2023년 4월과 5월, 쿠즈바스 지역에서 생산된 밀가루 각각 1280t, 1276t을 북한에 수출했다. 김 위원장의 ‘밀 장려’ 지시가 내려진 지 4년이 흐른 가운데, 일정 부분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전체 식량작물 생산량은 478만t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밀과 보리 생산은 28만t으로 전년 대비 6만t이나 증가했다. 이는 밀보리 재배 면적이 19.3%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로맨스 스캠의 덫 걸린 대학생, ‘연인의 구원자’ 자처하며 사채까지 손 뻗어 [파멸의 기획자들 #20~24]

    로맨스 스캠의 덫 걸린 대학생, ‘연인의 구원자’ 자처하며 사채까지 손 뻗어 [파멸의 기획자들 #20~24]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대전에 사는 ‘만년 졸업반’ 성진은 더 이상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면접장을 전전하는 다른 친구들처럼 살지 않아도 된다고 확신했다. 길고 지루했던 취업 스트레스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 그간 해오던 모든 아르바이트도 단칼에 끊었다. 그는 지금 가상화폐 선물 거래와 이성조 교수의 ‘기적의 리딩’에 푹 빠져 있었다. 알바 일로 모은 1000만원의 종잣돈으로 매일 저녁 이 교수의 신호를 착실하게 따라갔고, 놀랍게도 일주일 만에 200만원이라는 수익을 거뒀다. 그의 가슴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벅차올랐다. ‘겨우 1000만원으로 한 달 800만원 수익이면…’ 성진의 머릿속은 이미 계산기 소리로 가득 찼다. 어지간한 회사의 임원도 부럽지 않은 액수였다. 임원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에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일하지만, 자신은 가끔씩 30분도 안 되는 시간만 스마트폰에 투자하면 됐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의 잿빛 얼굴을 보며 묘한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벌기 위해 죽은 사람처럼 무표정하게 걸어가는 이들을 보며 성진은 그 속에서 홀로 살아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그날 오후 손가락을 튕겨서 IEKAF 거래소 앱에서 200만원 넘는 수익금을 출금 신청했다. 다음 날 아침 10시쯤 휴대폰에 ‘입금 완료’ 알림이 떴다. 그런데 통장에 찍힌 금액은 예상했던 것보다 5만원 정도 더 많았다. 그 사이에 달러화 환율이 올라간 덕분이란다. 성진은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집 근처 은행 ATM으로 달려가 한 달 생활비를 뺀 나머지를 모두 5만원권으로 인출했다. 지폐 뭉치가 손에 쥐어지자, 지갑이 퉁퉁하게 부풀어 올랐다. 살면서 지갑이 접히지 않을 정도로 많은 돈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빳빳한 신권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세상을 다 가진 듯 황홀한 기분이었다. 그는 설명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얼마 전까지 아르바이트했던 시내 중식당을 찾아갔다. “어서 와, 성진아! 잘 지내고 있지?” 사장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진은 가볍게 인사한 뒤 자신을 대신해 들어온 새 알바생에게 해삼동파육과 백주 한 병을 주문했다. 그는 혼자 테이블에 앉아 한 번도 시켜본 적 없던 고급 메뉴를 즐겼다. 땀을 뻘뻘 흘리며 서빙하는 신참 알바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몇 달 전 자신을 보는 듯해 묘한 기분에 젖었다. ‘저 친구도 학비 벌려고 고생이 많구나. 조만간 이성조 교수를 소개해줘야겠네.’ 성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그의 머릿속에는 ‘슈퍼리치’가 돼 대학생 선물 리딩을 이끌며 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자신의 모습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날 저녁, 성진의 가슴은 순식간에 차가운 돌덩이처럼 식었다. 이 교수가 텔레그램 채팅방을 4개의 팀으로 나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한 것이다. 성진의 투자금으로는 가장 낮은 등급인 ‘예비클럽’(최소 5만 달러·약 7000만원)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희망으로 가득 찼던 가슴은 좌절감에 짓눌렸다. 그는 곧바로 김가영 비서에게 절박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비서님,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 투자금액으로 팀을 나누신다고 하셨는데, 저는 겨우 1000만원밖에 없어서 어느 클럽에도 갈 수 없어요. 게다가 아직 학생이라서 다른 곳에서 돈을 구하기도 힘듭니다. 이제 저 같은 사람은 교수님과 함께할 수 없는 건가요?” 그의 메시지에는 이 교수에게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가득했다. 곧이어 김가영 비서에게 답장이 왔다. “학우님, 안녕하세요. 성진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저도 잘 알아요. 교수님과 제가 팀을 나눈 건 각 팀별로 투자금의 10배를 빠르게 확보할 맞춤형 전략을 짜기 위해서예요. 학우님들마다 경제적 사정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하나의 전략으로 다같이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려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녀가 교묘하게 이 교수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성진의 마음을 달랬다. “일단 학우님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 확인해보고 교수님과 상의해서 대안을 마련할게요.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시겠어요?” 성진은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섰다. 어두운 골목길을 정처 없이 걸으며 복잡한 생각에 잠겼다. 편의점에서 습관처럼 생수 묶음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에 넣는 순간, 스마트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김가영 비서였다. “학우님,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조만간 방법을 찾아주시기로 하셨어요. 교수님은 학우님 한 분 한 분을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에 절대 성진님을 외면하지 않으실 거예요.” 이어지는 메시지는 꺼져가던 성진의 희망을 다시 불타오르게 했다. “이와 별도로 몇 달 전 한 학우님의 제안으로 대학생들만을 위한 별도의 채팅방이 개설돼 있다는 건 알고 계셨나요? 함께 공부하고 정보도 교환하는 곳이죠. 교수님과 저도 그 채팅방에 들어가 있어요. 가끔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위해 눈높이 투자 교육도 해주신답니다. 일단 학우님을 그 채팅방에 초대해 드릴게요.” ‘교수님이 나를 외면하지 않으셨구나!’ 성진은 그제야 몸에서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제 사기꾼들이 파놓은 ‘대학생 전용방’이라는 더 깊고 은밀한 덫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성진은 김가영 비서가 보내준 텔레그램 링크를 타고 단체 체팅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15명 남짓한 대학생 회원들이 활발하게 지식을 나누는 ‘MZ들의 세상’이었다. 처음 며칠간 성진은 투명 인간처럼 조용히 상황을 지켜봤다. 이들의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대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이성조 교수의 강의 시간에는 각자 수업 내용에 대한 날카로운 평가와 함께 현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성진에게 이 공간은 ‘미래의 슈퍼리치’를 위한 인재 양성소처럼 느껴졌다. 국내 증시가 마감한 오후 3시 30분부터 이 교수의 저녁 강의가 시작되는 7시 30분까지 이곳 채팅방은 후끈 달아오르곤 했다. 몇몇 회원은 그 시간을 활용해 개인적으로 선물 거래 투자 종목과 수익률을 공유했다. 성진은 점점 이 공간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여기서 열심히 배우면 언젠가 교수님 없이도 전업 투자자로 성공할 수 있겠어.’ 돈 걱정 없는 신나는 삶이 눈앞에 그려졌다. 이 채팅방이야말로 ‘만년 졸업반’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자유인’이 되기 위한 최적의 길이라고 믿었다. 그는 용기를 내 대화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가끔 엉뚱한 의견을 내 지적을 받으면 얼굴이 벌개졌다. 하지만 가끔 설득력 있는 경제 예측 논리를 제시해 “오빠, 정말 대단하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이 ‘인정’은 취업 전선에서 거듭된 실패로 무너졌던 그의 자존심을 조금씩 회복시켜 주었다. 대학생 채팅방에 가입한 지 일주일쯤 지난 토요일 오후, 성진은 침대에서 넷플릭스를 보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그때 낯선 이름의 텔레그램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안녕하세요. 성진… 오빠?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서 그냥 오빠라고 할게요. 저는 같은 대학생 채팅방에 있는 주다인이라고 해요.” 성진의 심장이 망치로 얻어맞은 듯 두근거렸다. 넷플릭스를 끄고 채팅방 목록을 확인해보니, 정말로 동명의 회원이 있었다. 프로필 사진 속 그녀는 눈부신 미인이었다. 서울 J대 앞에서 찍은 듯한 사진 속에서 그녀는 긴 생머리에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성진은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고쳐 앉고 상대를 직접 보고 있는 듯한 긴장감을 품고 답장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다인님. 주말 잘 지내고 계시죠. 무슨 일이신가요?” 지체없이 그녀의 답장이 돌아왔다. “실은… 어제 오빠가 이야기한 금리 변화 예측 가설에 크게 감명받았어요. 안 그래도 그 주제로 레포트를 써야 했는데, 그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빠가 이야기한 내용을 듣고 논리의 퍼즐이 완벽하게 맞춰졌고 덕분에 오늘 아침 레포트를 제출할 수 있었어요.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연락했어요. 쉬고 계시는데 제가 방해가 됐나요?” 성진은 자신의 지식이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꼈다. “아뇨, 방해가 되긴요. 제가 도움을 드렸다니 다행이네요. 오히려 이렇게 연락을 주셔서 제가 더 고마운데요.” 그녀는 성진을 ‘매너 좋은 오빠’라고 칭찬하며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두 사람은 늦은 밤까지 SNS로 대화를 이어갔다. 성진은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J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실패했고 지금은 대전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어 외롭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충남 천안 출신으로 올해 스물 두 살이라는 다인도 금융 투자에 관심이 많아 대학을 졸업하고 여의도에서 일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무엇보다 성진의 마음을 강하게 흔든 건, 현재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얼마 전 전 남친과 군 입대를 계기로 헤어졌는데, 다인은 그간 교제에서 갈등이 많아 꽤나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상형은 ‘지적인 남자’라고 강조했다. 그날 이후, 성진과 다인은 매일 저녁 이성조 교수의 강의가 시작될 때 서로 연락해서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1~2시간가량 SNS로 쉬지않고 소통했다. 성진은 밤새 그녀와 대화하고 싶었지만, 다인은 그때마다 “아침 일찍 강의가 있다”며 남은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루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인에게서 성진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오빠는 제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 제일 똑똑한 것 같아요.” 성진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취업 스트레스로 고립돼 있던 그에게, 다인의 ‘인정’과 ‘관심’은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이제 그는 슈퍼리치가 돼 ‘지적인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다인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날 밤 성진은 심장 안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천둥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오빠는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는 다인의 메시지가 그의 머릿속을 수백 번 맴돌았다. ‘그녀가 나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일까?’ 밤새도록 온갖 가능성을 고민했지만, 섣불리 고백했다가 어색한 사이가 될까 두려웠다. 취업 전선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그의 자존심이 바닥으로 떨어진 터라 다인과의 관계만큼은 반드시 지켜내고 싶었다. 그래서 성진은 서점으로 향했다. 채팅방에서 투자와 경제 이야기만 나누다 보니 다인에게 다소 지루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그녀의 이상형이라는 ‘지적인 남자’로 이미지 메이킹하고자 감성적인 에세이와 시집, 명언집을 닥치는 대로 샀다. 집에 돌아와 다인을 생각하며 여러 책들을 읽어 내려갔다.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노트를 마련해 따로 적어놓았다. 그날 밤이었다. 10시를 훌쩍 넘겼지만 다인에게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어제 그 메시지에 내가 너무 시큰둥하게 반응해서 기분이 상했나…’ 성진은 살짝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스마트폰을 뒤져 친구 집에서 찍은 고양이 사진을 하나 골라서 보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동물 사진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끌어낼 요량이었다. 하지만 밤이 새도록 다인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 성진은 전화기를 손에 쥔 채 그녀를 기다리다 지쳐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다. 늦잠을 잔 성진은 눈을 뜨자마자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전화기를 확인했다. 다행히도 다인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텔레그램을 열었지만, 곧바로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사진 속 고양이가 오빠처럼 귀여워요. 혹시 직접 키우는 냥이인가요? 나중에 꼭 직접 보고 싶어요… 그런데 당장은 어려울 것 같아요. 어제 학교에서 조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했거든요. 지금 병원에 있어요.” ‘병원’이라는 두 글자가 그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성진은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옷을 챙겨 입으며 다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다인아, 어느 병원이야? 몸은 괜찮아? 내가 지금 갈게.” 성진에게 그녀를 돌봐야 한다는 구원자 콤플렉스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아니예요, 오빠. 사고를 당했을 땐 너무 아파서 경황이 없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경찰이 오토바이 뺑소니였다고 말해줬어요.” ‘뺑소니’라는 말에 성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자신이 대신 다쳤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녀가 아프다는 사실보다, 혼자서 그 고통을 삼키고 있다는 게 그를 더 힘들게 했다. 이때 다인이 결정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근데 실은 지금 병원비가 모자라요. 교통사고 당했다고 하면 천안에 계신 부모님이 너무 걱정하실 것 같아서 연락 드릴수도 없고…” 다인도 성진과 함께 이성조 교수의 리딩방에 함께 있었다. 그녀 역시 이 교수의 리딩만 잘 따라갔으면 수백만원은 족히 벌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병원비가 필요하다는 다인의 말을 한 번쯤 의심해볼 법도 하지만 이미 그녀에게 푹 빠져 있던 성진은 이상한 점을 굳이 찾고싶지 않았다. 성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인에게 답장했다. “병원비는 내가 마련할게.” 그러자 다인은 교묘하게 이를 거절했다. “아니예요. 제가 있는 대학 동아리에 돈을 빌릴 수 있는 오빠가 있어요.” 다인이 ‘돈 많은 오빠’를 언급하자 성진은 죽기보다 싫은 굴욕을 느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경제적인 무능함을 보여선 안 된다는 허세와 질투심이 폭발했다. 그는 다인에게 병원비와 은행 계좌번호를 다그치듯 물었다. 몇 번을 거절하던 그녀는 결국 성진을 못 이기겠다는 듯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다인아, 그런데 예금주가 네 이름이 아니네?” “아, 이건 병원 사무장님 계좌예요. 그쪽으로 돈을 보내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요.” 성진은 ‘사무장 계좌’, ‘할인 혜택’ 등 다소 터무니없는 이야기에도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돈 많은 오빠’와 더 가까워지는 걸 막고 싶었다. 성진은 병원 사무장이라는 남성의 계좌로 100만원을 송금했다. ‘만년 졸업생’인 성진에게 작은 금액이 아니었지만, 이 교수의 리딩 거래 한 번이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그날 오후 다인에게서 퇴원했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말미에 ‘고마워요, 오빠가 최고예요’라는 글과 함께 키스 이모티콘이 붙어 있었다. 성진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 작은 이모티콘 하나를 얻어내기 위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에게 100만원을 투척했다는 ‘불편한 진실’은 깨닫지 못한 채. 한술 더 떠 성진은 ‘고백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다가오는 토요일을 ‘디데이’로 정하고 준비에 나섰다. ‘일단 다인이에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서울로 찾아가서 직접 만나자. 반지와 명품 가방을 선물하면 그녀도 나에게 마음을 열거야.’ 그의 머릿속은 코인 거래로 벌어들일 천문학적 수익과, 그 돈으로 산 선물을 받고 기뻐할 다인의 얼굴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지금 다인의 병원비 100만원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위험한 도박을 이어가고 있었다. 마침내 고백을 준비해온 토요일 오후가 왔다. 성진은 다인에게 보낼 문자 메시지를 한 글자 한 글자, 시를 쓰듯 정성스럽게 다듬었다. ‘반지와 명품 가방을 사줄 다정한 남자친구’로서의 완벽한 모습을 상상하자 그의 심장이 벅차올랐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빠, 방금 이성조 교수님이 대학생 단체방 방장 오빠한테 선물 거래 따라오겠냐고 제안하셨대요. 방장 오빠가 저도 동참하겠냐고 물어보네요. 오빠, 우리 같이 할까요?” ‘우리 같이’라는 다인의 말에 성진은 이성적인 판단이 마비됐다. 두말할 것 없이 함께 하겠다고 답했다. 이번에 번 돈으로 그녀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10분쯤 뒤 이 교수가 직접 보낸 듯한 매수 신호가 다인을 통해 전달됐다. “대상: PALQ, 배율: 100X, 비중: 20%.” 성진은 흥분감에 취해서 망설임 없이 매수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PALQ 가격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수직 낙하하기 시작했다. 손쓸 틈도 없이 그의 선물 계좌는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오빠! 큰일 났어요. 저 망한 것 같아요.” 성진은 다인의 메시지에 아무 답도 하지 못하고 스마트폰 화면만 바라봤다. 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다인에게 온 다음 메시지가 충격적인 진실을 전했다. “오빠, 우리 방금 강제 청산 당했대요. 알고 보니까 이번 신호는 교수님 지시가 아니라 방장 오빠가 직접 리딩을 해보고 싶어서 거짓으로 낸 것이었대요. 조금 전 방장 오빠는 계정을 폐쇄하고 사라졌대요. 대학생 방에 있던 다른 언니도 청산당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성진은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모아둔 1000만원을 순식간에 날렸다는 사실보다 다인에게 로맨틱하게 고백할 기회를 놓쳤다는 현실에 더 크게 낙담했다. ‘강제 청산’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기에, 이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다인아, 잠깐만. 내가 다시 연락할게.” 성진은 다인에게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김가영 비서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대학생방 방장이 이 교수 지시를 사칭해서 회원 몇 명과 함께 선물 거래를 하다가 모두 강제 청산당했다고 설명했다. 김 비서의 답장은 이미 준비된 각본처럼 유려했다. “큰일이네요. 작년에도 어떤 대학생이 그런 식으로 교수님 행세를 하다가 몇몇 학우에게 피해를 준 적이 있었는데, 올해도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실력이 영글지 않은 친구가 교수님의 명성을 빌려서 자신의 권능을 과시하려다가 결국 사달이 났네요.” 그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사칭범’에게 있음을 강조한 뒤 다음의 메시지를 전했다. “일단 교수님께 바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심장 질환이 있는 교수님께서 올해도 똑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는 걸 알게 되면 큰 충격을 받고 쓰러지실 수도 있어서요. 제가 상황을 봐서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이제 성진은 ‘스승’의 건강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일단 IEKAF 거래소 앱을 켰다. 그동안 모아둔 돈이 모두 사라지고 ‘-300 USDT’(약 –42만원)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강제 청산’이 무엇인지, 선물 계좌가 어떻게 마이너스가 되는지를 알아보려고 스마트폰을 검색하려는 순간, 다인에게 텔레그램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빠… 저 어떻게 해요… 방금 아빠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대요. 지금 급하게 천안으로 가는 중이예요.” 그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다인과의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이후 며칠 동안 텔레그램 메시지를 수도 없이 보냈지만, 그녀는 하나도 읽지 않았다. 성진은 어두운 방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전화기만 바라보는 폐인이 되어갔다. 그녀가 잠적한 지 4일째 되던 날, 마침내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오빠…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아빠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급하게 수술을 받았어요. 수술 후에도 의식이 없으셔서 계속 울면서 기다렸는데, 다행히 오늘 아침에 눈을 뜨셨어요. 큰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니 오빠 생각이 밀려왔어요. 그 사이에 저한테 이렇게나 많이 연락을 주셨네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요 며칠 제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정말 미안해요.” 성진은 다인이 자신에게 연락했다는 안도감과, 자신이 그녀의 ‘유일한 구원자’가 되겠다는 환상 속에 빠져 있었다. 투자금이 녹아 없어진 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꿈은 어려움에 처한 다인을 도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 것 뿐이었다. 다인의 연락을 받은 성진의 몸은 배터리에 전기가 100% 충전된 것처럼 활기로 넘쳤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어둠 속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자신이 다인의 사랑 덕분에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코인 선물 거래로 잃어버린 1000만원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임무는 다인을 행복하게 지켜주는 것이었다. 성진은 자신감을 갖고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빠는 네가 돌아와서 너무 기뻐. 아버님이 깨어나셔서 정말 다행이야. 혹시 내가 도와줄 일은 없을까? 꼭 알려줘. 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어.” 그의 문장에는 다인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성진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아니에요, 오빠. 대부분 문제가 순조롭게 풀렸어요. 이제 아빠 수술비만 해결하면 돼요.” 성진은 ‘수술비’라는 한 단어를 놓치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느꼈다. “수술비? 얼마나 들어가는데?” 다인은 깊은 한숨을 쉬는 듯한 이모티콘을 보내며 답했다. “아빠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셔서 1000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 같아요. 며칠 전 코인 거래에서 강제 청산만 당하지 않았어도 바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고모들이 다들 아빠 일을 모른 척해서 저도 무척 답답해요.” 아빠에게 보험이 없고 고모들까지 병원비 문제를 외면한다는 다인의 절망적 이야기는 성진의 ‘구원자 콤플렉스’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졌다. “다인아, 걱정 마. 오빠가 해결해 줄게.” 성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오빠, 무슨 말이에요. 그러지 말아요. 저번에 제 병원비도 대신 내줬잖아요. 오빠도 투자금을 모두 잃어서 형편이 여의치 않을텐데요.” 다인의 걱정 어린 우려가 성진의 허세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다인 앞에서 결코 무능력한 남자로 보여선 안 됐다. “다인아, 오빠를 믿는다면 하루만 기다려줘. 내가 다 해결할 수 있어. 아버님 수술비도 네 투자금도 모두 해결한 테니 딱 하루만 기다려.” 성진은 다인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고 원룸의 불을 켰다. 며칠간 어둠 속에 갇혀 있던 공간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다인의 사랑을 얻을 수만 있다면 당장 수천만원의 돈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 하고 거울 앞에 섰다. 옷장에서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었다. 다인을 만날 때 입으려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미리 사둔 가장 비싸고 세련된 옷이었다. 거울 속 성진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는 굳게 닫혔던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휴대폰을 검색해서 오래 전 저장해 둔 ‘김관조(우성캐피탈)’를 찾았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다인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마법처럼 두려움이 사라졌다. “사장님, 전에 만났던 연수 친구 성진이라고 합니다. 연수가 대출 받으려고 사무실 찾아갔을 때 같이 만났던…” “아, 네…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관조는 어렴풋하게나마 성진을 기억하는 듯했다. 성진이 말을 이어갔다. “그때 사장님께서 저한테도 ‘돈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전화 드렸어요. 지금 돈이 필요해서요.” “예, 긴급 대출은 이자가 좀 쎈데 괜찮으시겠어요?” 성진은 이자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아, 괜찮습니다. 금방 해결할 수 있어요. 당장 3000만원이 필요한데 가능할까요?” “그럼요. 사무실에 오셔서 몇 가지 정보만 제공해 주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지금 바로 출발할게요. 택시로 20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성진은 대출을 받아 다인이 부친의 수술비(1000만원)와 그녀가 청산당한 투자금(1000만원), 그리고 자신이 선물 거래로 날린 돈(1000만원)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생각이었다. 캐피탈 업체에서 빌린 3000만원이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성조 교수의 리딩만 잘 따라가면 오래지않아 갚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가 몰랐던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소중한 여인 주다인이 실제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성진은 스스로를 ‘다인의 위대한 구원자’라고 믿으며, 사채의 세계에도 발을 담그고 있었다.
  • ‘구원자 콤플렉스’ 폭발한 취준생, ‘로맨스 스캠’에 빠져 더 깊은 늪으로 [파멸의 기획자들 #22]

    ‘구원자 콤플렉스’ 폭발한 취준생, ‘로맨스 스캠’에 빠져 더 깊은 늪으로 [파멸의 기획자들 #22]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그날 밤 성진은 심장 안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천둥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오빠는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는 다인의 메시지가 그의 머릿속을 수백 번 맴돌았다. ‘그녀가 나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일까?’ 밤새도록 온갖 가능성을 고민했지만, 섣불리 고백했다가 어색한 사이가 될까 두려웠다. 취업 전선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그의 자존심이 바닥으로 떨어진 터라 다인과의 관계만큼은 반드시 지켜내고 싶었다. 그래서 성진은 서점으로 향했다. 채팅방에서 투자와 경제 이야기만 나누다 보니 다인에게 다소 지루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그녀의 이상형이라는 ‘지적인 남자’로 이미지 메이킹하고자 감성적인 에세이와 시집, 명언집을 닥치는 대로 샀다. 집에 돌아와 다인을 생각하며 여러 책들을 읽어 내려갔다.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노트를 마련해 따로 적어놓았다. 그날 밤이었다. 10시를 훌쩍 넘겼지만 다인에게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어제 그 메시지에 내가 너무 시큰둥하게 반응해서 기분이 상했나…’ 성진은 살짝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스마트폰을 뒤져 친구 집에서 찍은 고양이 사진을 하나 골라서 보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동물 사진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끌어낼 요량이었다. 하지만 밤이 새도록 다인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 성진은 전화기를 손에 쥔 채 그녀를 기다리다 지쳐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다. 늦잠을 잔 성진은 눈을 뜨자마자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전화기를 확인했다. 다행히도 다인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텔레그램을 열었지만, 곧바로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사진 속 고양이가 오빠처럼 귀여워요. 혹시 직접 키우는 냥이인가요? 나중에 꼭 직접 보고 싶어요… 그런데 당장은 어려울 것 같아요. 어제 학교에서 조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했거든요. 지금 병원에 있어요.” ‘병원’이라는 두 글자가 그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성진은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옷을 챙겨 입으며 다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다인아, 어느 병원이야? 몸은 괜찮아? 내가 지금 갈게.” 성진에게 그녀를 돌봐야 한다는 구원자 콤플렉스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아니예요, 오빠. 사고를 당했을 땐 너무 아파서 경황이 없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경찰이 오토바이 뺑소니였다고 말해줬어요.” ‘뺑소니’라는 말에 성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자신이 대신 다쳤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녀가 아프다는 사실보다, 혼자서 그 고통을 삼키고 있다는 게 그를 더 힘들게 했다. 이때 다인이 결정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근데 실은 지금 병원비가 모자라요. 교통사고 당했다고 하면 천안에 계신 부모님이 너무 걱정하실 것 같아서 연락 드릴수도 없고…” 다인도 성진과 함께 이성조 교수의 리딩방에 함께 있었다. 그녀 역시 이 교수의 리딩만 잘 따라갔으면 수백만원은 족히 벌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병원비가 필요하다는 다인의 말을 한 번쯤 의심해볼 법도 하지만 이미 그녀에게 푹 빠져 있던 성진은 이상한 점을 굳이 찾고싶지 않았다. 성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인에게 답장했다. “병원비는 내가 마련할게.” 그러자 다인은 교묘하게 이를 거절했다. “아니예요. 제가 있는 대학 동아리에 돈을 빌릴 수 있는 오빠가 있어요.” 다인이 ‘돈 많은 오빠’를 언급하자 성진은 죽기보다 싫은 굴욕을 느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경제적인 무능함을 보여선 안 된다는 허세와 질투심이 폭발했다. 그는 다인에게 병원비와 은행 계좌번호를 다그치듯 물었다. 몇 번을 거절하던 그녀는 결국 성진을 못 이기겠다는 듯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다인아, 그런데 예금주가 네 이름이 아니네?” “아, 이건 병원 사무장님 계좌예요. 그쪽으로 돈을 보내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요.” 성진은 ‘사무장 계좌’, ‘할인 혜택’ 등 다소 터무니없는 이야기에도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돈 많은 오빠’와 더 가까워지는 걸 막고 싶었다. 성진은 병원 사무장이라는 남성의 계좌로 100만원을 송금했다. ‘만년 졸업생’인 성진에게 작은 금액이 아니었지만, 이 교수의 리딩 거래 한 번이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그날 오후 다인에게서 퇴원했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말미에 ‘고마워요, 오빠가 최고예요’라는 글과 함께 키스 이모티콘이 붙어 있었다. 성진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 작은 이모티콘 하나를 얻어내기 위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에게 100만원을 투척했다는 ‘불편한 진실’은 깨닫지 못한 채. 한술 더 떠 성진은 ‘고백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다가오는 토요일을 ‘디데이’로 정하고 준비에 나섰다. ‘일단 다인이에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서울로 찾아가서 직접 만나자. 반지와 명품 가방을 선물하면 그녀도 나에게 마음을 열거야.’ 그의 머릿속은 코인 거래로 벌어들일 천문학적 수익과, 그 돈으로 산 선물을 받고 기뻐할 다인의 얼굴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지금 다인의 병원비 100만원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위험한 도박을 이어가고 있었다. (23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로리처럼 그랜드슬램!…“골프요? 정~말 몰라요”[스포츠 라운지]

    로리처럼 그랜드슬램!…“골프요? 정~말 몰라요”[스포츠 라운지]

    꼬박 이틀을 제대로 잠도 못 잔 채 한국으로 날아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나선 세계 3위 이민지(29·호주)는 그토록 원했던 메인 후원사 주최 대회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그것도 2년 전 3차 연장 끝에 트로피를 내줬던 이다연에게 이번엔 2차 연장 패배의 쓴맛을 봤다. 진한 아쉬움을 남긴 이민지에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틈틈이 이뤄졌다. ●커리어그랜드슬램까지 ‘한 걸음’ 한국에 오는 길은 험난했다. 지난 14일 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을 마무리하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3시간을 날아 저녁 늦게 텍사스주 댈러스의 자택에 도착했다. 자는 둥 마는 둥 이튿날 비행기를 탄 그녀는 15시간의 비행 끝에 16일 오전 한국에 착륙했다. 강행군을 한 건 11년째 변함없이 지원해주는 후원사를 위해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이민지는 아마추어 세계 1위였던 2014년 12월 하나금융그룹 후원을 계기로 LPGA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민지는 “진짜 핑계는 아니고 좀 덜 피곤한 상태에서 이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평소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즐긴다는 그에게 비행기 안에서 본 것이 있느냐고 묻자 “최근 한 달간 너무 바빠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며 “이번엔 인생에 대한 에세이를 읽었는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웃었다. 어려서 수영 선수로 활동하다 10살 때 골프로 전향한 이민지는 2021년 7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고, 2022년 6월 US여자오픈, 올해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커리어그랜드슬램까지 한 걸음을 남겼다. 그는 롤모델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올해 대기록을 이룬 것처럼 자신도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올해는 메이저 대회가 다 끝나 내년에 집중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진 이민지는 큰 대회라고 압박감을 더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투어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그런 느낌이 익숙하다”면서 “메이저이든 아니든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내 감정, 스윙에만 집중한다. 다른 선수 플레이도 배제하고 그냥 나한테만 신경 쓴다”고 강조했다. 이민지는 “골프는 항상 잘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 예측불가능하다”며 “조금씩 뭔가 변한다. 그래서 골프를 그냥 긍정적으로 바라보려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골프 못 쳤다고 내 일상까지 망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경험이고 결국에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PGA 한국 선수들 너무 압박감” 올해 LPGA 투어는 아직 다승자가 나오지 않는 등 군웅할거 양상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3월 블루베이 LPGA에서 우승한 다케다 리오부터 8월 포틀랜드 클래식 정상을 밟은 이와이 아키에까지 5승을 거두며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민지는 “일본 선수들은 모두 또박또박 잘 치는 것 같다”며 “트러블샷이 거의 없다. 그런 것이 강점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대상 등 4관왕에 오른 윤이나가 미국에서 고전하는 것을 놓고는 “그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한국 선수 대부분 굉장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LPGA가) 그냥 살짝 다른 무대이지 않나? 스스로에게 너무 압박감을 주지 말고 6개월 정도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니까 연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투어 갈때마다 꼭! 맛집 방문 평소 골프 외에 무엇을 즐기냐는 질문에 이민지는 “투어에 나가면 그곳에 일주일을 머무는데 한 번은 꼭 맛집을 간다든지, 하이킹하던지 좋아하는 일을 한다. 뉴욕이면 타임스퀘어를 둘러본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FM 챔피언십 뒤 친구들과 즐겼던 보스턴 시티투어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같은 교포 선수인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결혼과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고 하자 이민지는 “남자친구보다는 그냥 맛있는 거 먹는 게 좋다. 그런데 요리하는 건 싫다. 그냥 음식 먹는 것만 좋아한다”며 웃었다. 김치찌개와 콩나물국밥 등 한국 음식은 다 즐기는 데 특히 얼큰한 걸 좋아한다고.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 휴식 시간에 캐디와 함께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다. 투어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해나 그린(호주)과 수다로 푼다는 이민지는 “투어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데이트 생각은 아예 안 한다”며 “해나랑 친하게 지내는 데 (같은 한국계인) 그레이스 킴과는 나이 차(5살)가 있어서 조금 그렇다”고 소개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알고 지낸 (김)효주 언니랑 (이)미향 언니하고 친하게 지낸다”고.
  • 팔수록 적자인데 일본서 난리 난 문예지...‘대박’ 비결은 종이? [와쿠와쿠 도쿄]

    팔수록 적자인데 일본서 난리 난 문예지...‘대박’ 비결은 종이? [와쿠와쿠 도쿄]

    “종이 매체는 이제 끝났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었죠. 문예지는 줄줄이 폐간을 선언했고, 발행 부수는 10년 사이 반토막이 났거든요. 그런데 일본에서 이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눈길을 끈 잡지가 등장했어요. 지난해 11월 창간한 쇼가쿠칸(小学館)의 이름부터 엉뚱한 문예지 ‘고트’(GOAT). ‘종이를 먹어 치울 만큼 사랑한다’는 콘셉트의 염소 캐릭터를 내세운 고트는 창간하자마자 서점가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놨습니다. 전략은 단순했어요. 무조건 싸게, 대신 두껍게. 500쪽이 넘는 두께인데 가격은 단돈 510엔, 우리 돈 4800원 남짓이었죠. “말도 안 되게 싸다”, “종잇값만 해도 본전”이라는 글이 소셜미디어(SNS)에 쏟아지고, 인증사진이 줄지어 올라왔습니다. 창간호는 6쇄 5만6000부, 제2호는 5만5000부까지 팔리며 단숨에 문예지 1위에 올랐어요. 흥미로운 건 이 잡지가 오히려 ‘종이’에 집착했다는 점이에요. 아쿠타가와상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꼽히는 나오키상 수상 작가 아사이 료의 작품에 ‘NT 라샤 칠흑’이라는 특수지를 쓴 게 대표적이에요. 이 종이는 빛이 반사돼도 하얗게 뜨지 않는, 말 그대로 ‘궁극의 검은 종이’로 본래 표지 장식 등에 쓰이는, 거친 질감의 종이죠. 당시 편집자는 칠흑이라는 주제로 글을 부탁했다고 하죠. 고트는 목차나 삽화마다 종이를 달리 쓰고, 일부는 크기까지 바꾸는 실험도 했습니다. 책 끝에는 사용한 종이 종류를 전부 공개했어요. 장르의 벽도 허물었습니다. 순수 문학, 시, 단가, 에세이는 기본이고, 초등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프로필장’을 형식화한 풀컬러 호러소설까지 실었거든요. 프로필장은 당시 초등학생·중학생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일종의 교환노트예요. 이름과 생일, 좋아하는 아이돌, 장래 희망 같은 질문이 인쇄돼 있고, 친구들이 차례로 채워 넣는 방식이죠. 한국의 ‘교환 일기’와도 비슷해요. 고트는 이 프로필장을 단순한 추억 아이템으로 끝내지 않고, 한 장 한 장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소설 형식으로 변주했어요. 독자 입장에서는 어린 시절의 친근한 형식 속에서 낯선 공포를 마주하는, 새로운 경험을 한 셈이었죠. 잡지 밖으로 확장된 것도 재미있어요. 종이를 먹는 ‘고트 군’ 캐릭터는 북엔드, 책갈피 굿즈로 매진 행렬을 만들었고, 호텔과 협업한 ‘고트 군 룸’까지 준비 중이라고 해요. 독자들은 잡지만 읽는 게 아니라 ‘세계관’을 함께 소비하고 있는 거죠. 누구 때문에 읽기 시작해도 새로운 최애를 발견할 수 있는, 마치 페스티벌 같은 잡지. 고트의 흥행은 종이 매체에 질문을 던집니다. 가격 장벽을 낮추고, 종이의 물성을 극대화하며, 장르를 허물고, SNS 확산을 설계한다면. 물론 팔수록 적자라는 구조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문예지는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었죠. 단행본이나 문고본으로 이어질 작품을 길러내는 ‘씨앗 뿌리기’의 무대였어요. 고트는 그 오래된 본질을, 가장 과감하고 솔직한 방식으로 되살려낸 셈입니다. 디지털에 지친 세대일수록 손끝에서 느끼는 경험은 더 강하게 다가올지도 몰라요. 종이 매체 시장에도 생각보다 쉽게 꺼지지 않을 작은 반격의 불씨가 아직 남아 있는 건 아닐까요. ‘와쿠와쿠’(わくわく)는 일본어 의성어로, 무언가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아 들뜨고 기대되는 느낌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도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인 생활 경제 현장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화려한 뉴스의 이면,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트렌드 속에서 일본이란 나라의 진짜 표정을 들려드립니다.
  • ‘미완’이기에 이어지는 삶… 다시 차오른 老시인의 샘

    ‘미완’이기에 이어지는 삶… 다시 차오른 老시인의 샘

    “패배가 고맙다” 75세 시인의 선언산다는 건 완성 향해 나아가는 것죽음 향한 사유 시집에 짙게 배어기독교의 믿음과 불교의 깨달음과정 달라도 결과는 ‘진리’로 통해 성공보다는 실패로, 승리보다는 패배로, 얻기보다는 잃기로, 완벽보다는 실수로 우리의 삶은 이뤄진다. 1979년 ‘슬픔이 기쁨에게’로 시력(詩歷)을 시작한 노(老)시인을 밀어붙이는 건 여전히 이러한 부정(否定)의 힘이다. 새 시집 ‘편의점에서 잠깐’으로 돌아온 시인 정호승(75)을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사옥에서 만났다. 이번으로 열다섯 번째 시집이라는 사실을 전하며 시인은 “너무 많이 냈죠?” 하고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항상 ‘현재’에 있는 사람”이라며 “시인이기에 시를 쓰면서 제 가치를 찾는다”고 했다. 앞으로 정호승의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 번째 시집도 기대할 수 있겠다. “일흔다섯이니까 노년의 중심이죠. 저도 궁금했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시를 계속 쓸 수 있을지. 3년 전 전작 ‘슬픔이 택배로 왔다’를 써내고 제 안의 시의 샘이 마른 것 같았어요.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건 시인의 삶이 아닌 것 같았죠. 샘에서 물을 퍼냈어요. 그럴수록 또 새로운 게 고이더라고요. 인간은 늙어도, 시는 늙지 않더라고요. 인간이 시를 사랑하는 게 아니었어요. 시가 인간을 사랑하는 거지.” 시집을 펼치자마자 시인은 다짜고짜 “나는 패배가 고맙다”(‘패배에 대하여’)고 선언한다. ‘패배가 없었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란다. ‘사람은 어리석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어서 살아가는 것’(‘어리석음에 대하여’)이라고도 한다. 산다는 건 완성을 향해 가는 것이지 결코 완성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 삶의 계기는 언제나 미완이다. 완성될 수 없으므로 삶을 이어 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찾아드는 것이 있다. 바로 죽음이다. 시집에는 죽음을 향한 사유가 짙게 배어 있다. “저도 죽음이 무엇인지 몰라요. 누군들 알겠습니까. 죽음은 삶의 결과라고들 하죠.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삶은 천박해요. 저는 집에서 청소 담당이에요. 매일 무선 청소기를 돌리는데 항상 충전해도 갑자기 배터리가 다 될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죽음을 생각해요. 갑자기 훅, 그대로 끝나 버리는 것.”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종교를 발명했다. 정호승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명동성당’이라는 시는 시비(詩碑)로도 제작돼 명동성당에 서 있다. 또 다른 대표작인 두 번째 시집의 이름도 ‘서울의 예수’다. 이번 시집에도 예수가 여러 번 등장하지만, 불교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시도 다수 있다. 예수와 부처 모두 정호승에게는 똑같은 ‘스승’이다. 그의 방에는 십자고상과 반가사유상이 동시에 모셔져 있단다. “기독교는 믿음, 불교는 깨달음. 진리로 도달하는 과정은 달라도 결과는 같아요. 진리란 결국 사랑이죠. 두 종교는 이렇게 통합니다. 물론 인간은 성현의 가르침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어요. 그래도 진리를 가슴에 품고 사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삶은 다릅니다.” “인간은 사랑의 동물”이라는 게 정호승의 결론이다. 그러면서 사랑의 여러 조건을 열거했다. 무한성, 영원성, 절대성…. 사랑의 이런 속성은 꼭 신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발견되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모성, 즉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무한하고 영원하고 절대적이다. 어머니의 육신이 흙으로 돌아가더라도 그것은 자식을 이룬다. 자식의 가슴에서 또 그의 자식으로, 영원히 이어진다. “법정 스님은 돌아가시면서 자기가 쓴 책을 모조리 불태우라고 하셨지만, 저는 평범한 인간이기에…. 그러면 아까울 것 같아요. 불태우지 않기를 바라요. 시는 시대를 초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죽은 뒤에도 제 시는 남겠죠. 저는 그 시가 시대를 막론하고 ‘위안’을 줬으면 좋겠어요. 인간의 삶을 위로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시의 역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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