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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사법 3법 시행, 국민 혼란과 사법체계 혼돈을 우려한다

    [사설] 사법 3법 시행, 국민 혼란과 사법체계 혼돈을 우려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임시국무회의에서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편 3법’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친여 성향 시민단체들까지 사법제도의 근간을 훼손한다는 우려를 표했으나 국회 강행처리에 이어 법안 이송 하루 만에 법 시행의 최종 문턱을 넘은 것이다. 판검사를 법의 왜곡 적용 등을 이유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는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 것으로, 재판과 수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도 “문명국의 수치”라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난 사건을 헌법재판소에서 뒤집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헌법체계와 3심제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돈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버티기와 소송 뒤집기에 악용되고 다수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다.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증원법은 베네수엘라 등에서 보듯 정권에 의한 사법부 장악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역대 대한변호사협회장 8명과 여성변호사회장 6명도 그제 사법 3법에 대해 “헌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구조의 변경”이라며 이례적인 반대 성명을 냈다.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사법 3법의 헌정질서 파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권은 야당과의 협의와 사법부 의견 수렴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이런 무리수가 8개 사건에 관한 5개 재판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유죄가 나올 수 있는 싹을 잘라 버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개 법안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때부터라는 점 역시 이런 의구심을 짙게 하는 대목이다. 여당의 강경파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겁박한다. 사법 3법에 이 대통령의 숙고를 요청한 조 대법원장에게 여당 대표는 “저항군 우두머리”라고 했다. 헌법에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상식 있는 국민의 눈에 결코 상식적으로 비치지 않는다. 사법개혁의 이름으로 밀어붙여진 이 법안들의 후과가 어느 정도일지 국민은 지금 예측조차 하지 못한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훼손이 체감되기 시작하는 순간 역풍이 불 수도 있는 심대한 문제다. 부작용과 혼돈을 최대한 막을 후속 방안이 무엇인지 냉철한 고민이 따라야 한다.
  • ‘5만명 어촌’ 보되의 기적… 109년 만에 첫 UCL 16강행

    ‘5만명 어촌’ 보되의 기적… 109년 만에 첫 UCL 16강행

    전체 인구가 5만명에 불과한 노르웨이 작은 어촌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 구단 보되/글림트가 이탈리아 축구의 자존심 인터 밀란까지 격침하며 유럽대항전 16강에 진출했다. 1916년 9월 창단 이래 109년 만에 이룬 기적이다. 보되/글림트는 2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에서 열린 인터 밀란과 2025~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녹아웃 라운드 플레이오프(PO) 2차전 원정에서 2-1로 이겼다. 지난 19일 1차전 안방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던 보되/글림트는 1, 2차전 합계 5-2로 인터 밀란을 누르고 16강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보되/글림트가 공개한 2023~24시즌 회계기준 매출은 3억 3800만 크로네(약 510억원) 규모로 같은 기간 인터 밀란(4억 7300만 유로·약 8046억원)의 ‘1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보되/글림트는 이날 2차전에서 볼점유율 36뉴-64뉴, 슈팅 수 7-30으로 밀리면서도 유효 슈팅에선 5-7로 선전했고 1, 2차전 모두 초호화 구단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는 저력을 과시했다. 앞서 보되/글림트는 UCL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독일의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2-2 무승부를 시작으로 7차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3-1로 꺾었고, 8차전 최종전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까지 2-1로 누르고 PO에 진출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보되/글림트는 후반 13분 옌스 페테르 하우게의 선제골 이후 후반 27분 호콘 에비엔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인터 밀란은 후반 31분 알레산드로 바스토니가 추격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6강 조 추첨은 오는 27일 열린다. 보되/글림트는 맨시티나 스포르팅(포르투갈)과 만날 예정이다.
  • [사설] 與 사법3법 독주, 野 오락가락… 끝내 무산된 여야청 회동

    [사설] 與 사법3법 독주, 野 오락가락… 끝내 무산된 여야청 회동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어제 모처럼 머리를 맞대고 정국 경색을 풀까 기대했지만 결국 어그러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편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오찬 약속시간 1시간 전에 불참을 선언했다. 어렵사리 마련된 여야 대표의 만남 자리가 이런 일방 통보로 어이없이 파투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최소한의 정치도의마저 몰각한 처사다. 장 대표는 어제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 목소리가 불거지자 돌연 취소를 통보했다. 이렇게 큰 정치 일정을 놓고도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음을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를 보이콧하면서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던 비쟁점 민생 법안들이 유탄을 맞았다. 무엇보다 다급한 대미투자특벌법 처리를 위한 심사특별위원회도 파행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이 전날 밤 재판소원제 도입과 대법관 증원을 위한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킨 것을 회동 불참 결정의 이유로 들었다.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사건까지도 헌법재판소에 다시 판단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헌법에 어긋나는 사실상 4심제라는 비판이 법조계와 야당에서 제기돼 왔다. 특히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도 헌재 결정으로 뒤집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법관 증원을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정권에 의한 사법부 장악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협치 이벤트를 하루 앞두고 최대 쟁점 법안을 굳이 강행해야 했는지 민주당의 정무적 판단력에 심각하게 의구심이 든다. 이러니 “정청래 대표가 이 대통령의 엑스맨”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 합당을 밀어붙이려다 중단된 이후 리더십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성 지지층 입맛과 청와대의 관심사에 맞는 3개 법안을 급발진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사법 체계와 국민의 권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법 관련 3개 법안을 2월 임시국회 안에 뚝딱 해치우겠다는 식의 독주를 이쯤에서 멈췄으면 한다. 충분한 공론화와 여야 협의를 거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법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급한 민생경제 입법에 여야가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설 연휴를 앞둔 집권당이 해야 할 일이다.
  • 靑오찬 직전 무산… 대미투자법도 ‘급제동’

    靑오찬 직전 무산… 대미투자법도 ‘급제동’

    12일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회동이 약속 1시간 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불참 통보로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사법개혁안 일방 처리에 대한 항의의 뜻이라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결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모처럼의 소통 기회가 사라진 것은 물론 대미투자 특별위원회까지 파행되는 등 여야는 극한 갈등 상황에서 설 명절을 맞게 됐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여야 정당 대표 오찬 회동이 장 대표의 갑작스러운 불참 의사 전달로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홍 수석은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며 “그런 점에서 그러한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 했다. 취소 경위에 대해 홍 수석은 “오늘 오전 (장 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연락이 왔다”며 “어제 법제사법위원회 상황을 이유로 오찬 회동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전날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일방 통과시켰다. 이 대통령은 회동 무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고 한다. 홍 수석은 “청와대 입장에서는 (장 대표가) 국회 상황과 연계해 대통령과 약속된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일정과 상임위 운영은 여당이 알아서 하는 일로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떠한 형태의 관여나 개입을 한 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오찬을 진행하지 않고 일정 자체를 취소한 데 대해 홍 수석은 “오늘 오찬 회동의 취지가 여당과 야당의 대표를 모시고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었기에 장 대표가 불참한 상황에서 자리를 갖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회동 재추진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드리긴 어렵지만 원칙적으로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했다. 반면 장 대표는 “한 손으로 등 뒤에 칼을 숨기고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것에 응할 수 없다”며 오찬 회동 보이콧 이유를 밝혔다. 당초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을 만나 직접 민심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도부와 논의 끝에 이 대통령과 만나게 되면 사법개혁안 강행 처리가 묻힐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간밤에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법안들을 유유히 통과시켰는데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것을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무산되면서 국회 운영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된 본회의도 보이콧했다.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법파괴 4심제 국민 소송 지옥’, ‘이재명 재판 뒤집기 4심제 대법관 증원 규탄’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본회의는 1시간 30분가량 연기된 뒤 열렸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채 범여권 주도로 당초 계획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60여건의 민생법안만 처리했다.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도 이날 첫 회의를 열자마자 여야가 충돌하며 파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재인상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해결의 물꼬를 틀 대미투자특별법조차도 여야 대립으로 암초를 만난 셈이다. 민주당은 오찬 회동 불발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회동을)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힘, 정말 ‘노답’(답이 없다)”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는 ‘공천헌금 1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체포동의안은 설 연휴 뒤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 4쿼터 고작 ‘5득점’ 역대급 충격 경기…“미스터리다” 감독도 망연자실

    4쿼터 고작 ‘5득점’ 역대급 충격 경기…“미스터리다” 감독도 망연자실

    서울 삼성이 4쿼터에 겨우 5득점에 그치는 충격적인 경기력으로 다잡았던 경기를 내줬다. 삼성은 2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프로농구 수원 kt전에서 71-78로 패배했다. 3쿼터까지 66-54로 앞서던 경기를 내준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날 서로 잘 풀리지 않는 경기 속에서 삼성은 3쿼터까지 수월하게 kt를 앞서 나갔다. 앤드류 니콜슨이 23점으로 맹활약한 가운데 한호빈과 저스틴 구탕이 각각 7점, 최현민과 케렘 칸터가 각각 6점 등으로 힘을 보탰다. kt는 데릭 윌리엄스가 17점, 아이제아 힉스가 11점, 강성욱이 14점으로 분전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뒷받침되지 않아 삼성에 밀렸다. 그러나 4쿼터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kt가 쿼터 시작과 동시에 탄탄한 수비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쿼터 초반 점수 차를 3점까지 좁혔다. 삼성은 칸터가 득점과 함께 자유투까지 얻어내며 69-64로 달아나는 듯했지만 5분 넘게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경기도 그만 역전됐다. 뒤늦게 경기 1분 43초를 남기고 니콜슨이 2득점에 성공했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선수들의 슛은 번번이 림을 외면했고 상대 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이 나왔다. 특히 kt 문성곤이 리바운드 4개를 따내는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삼성의 공격력이 원천 봉쇄됐다. 경기 후 문경은 kt 감독도 문성곤을 승리의 주역으로 꼽을 정도였다. 다잡은 경기를 놓친 삼성으로서는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김효범 삼성 감독은 “마지막에 집중력이 부족했다”면서 “슛 기회는 창출이 됐는데 마무리할 해결사가 부재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매일 하는 연습이 실전에 나오지 않다 보니 “미스터리”라고 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잘 준비해서 연패 없이 가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인터뷰실을 떠났다. 삼성은 25일 곧바로 고양 소노와 경기를 치른다. 삼성은 이번 시즌 8연패 늪에 빠졌다가 지난 11일 서울 SK를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3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지긴 했지만 1점 차 패배였고 2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재차 승리하며 반등을 노렸다. 그러나 이날 극도로 부진한 경기로 패배에 빠지며 다시금 위기를 맞게 됐다.
  • 구형보다 더 무겁게 단죄… 새달 ‘우두머리 尹’ 선고도 관심

    구형보다 더 무겁게 단죄… 새달 ‘우두머리 尹’ 선고도 관심

    내란으로 인한 사회적 충격 지적재판부 달라도 ‘일관성’ 유지 관례尹엔 사형 혹은 무기징역 가능성이상민·박성재도 중형 못 피할 듯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사건 선고기일에 법원이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한 가운데 남아 있는 내란 재판의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특히 법원이 이날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을 경시하고 위반한 내란 행위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뿌리째 흔들었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다음달 19일 선고를 앞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결과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한 전 총리에 대한 판결로 12·3 비상계엄 관련 윤 전 대통령과 국무위원 등 다른 주요 피고인들도 중형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허윤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1심 재판부끼리 판결의 기속력이 작용하지는 않지만, 통상 재판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재판부 판결을 참조하기 때문에 사실관계에 관한 판단을 완전히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판부가 한 전 총리를 내란죄의 ‘필요적(필수적) 공범’으로 인정하면서 사실상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도 성립하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법원이 12·3 비상계엄의 죄질이 무겁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만큼 윤 전 대통령에게 특검이 구형한 사형이 실제 선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세 가지뿐이다. 한 전 총리 사건의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는 “대한민국에서 친위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사실로 인해 생긴 경제적·정치적 충격은 기존 내란 행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질타했다. 다만 서로 다른 재판부가 심리하는 사건인 만큼 속단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법원 특성상 사실관계는 유사하게 판단하더라도 양형에는 재판부 재량이 반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 전문 한 변호사는 “대법원이 2016년 이후 사형 확정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어 사형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한 전 총리보다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다른 변호사는 “두 장관은 한 전 총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중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1조5천억원짜리 ‘평화 회원권’ 팝니다” 유엔 패싱 큰 그림?

    트럼프 “1조5천억원짜리 ‘평화 회원권’ 팝니다” 유엔 패싱 큰 그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유엔 대체 기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 구상을 제시하면서 가자지구 전쟁 종식 및 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기구의 활동 범위가 결국 글로벌 분쟁 지역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헌장 사본에 따르면 “평화위원회는 분쟁의 영향을 받거나 분쟁 위험 지역에서 안정성을 증진하고, 합법적인 통치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라고 명시됐다. 애초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 지역을 통치할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알려졌으나, 헌장에서는 활동 범위가 ‘분쟁 영향 또는 위험 지역’으로 확대됐다. 오히려 가자지구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더 민첩하고 효과적인 국제 평화기구’의 필요성은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당국자도 “장차 평화위원회가 가자지구를 넘어서는 사안을 다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사한 다른 평화 합의도 평화위원회 권한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장으로서 막강한 권한도 갖는다. ‘트럼프 의장’에게는 회원국 가입·탈퇴 관련 결정권도 부여되는데,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또한 의장은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되는 위원회의 결정을 승인하고, 찬반 동수일 경우 캐스팅보트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 산하에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구를 설치하고 해산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된다.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또한 회원국의 임기는 3년이지만, 10억 달러(약 1조 4700억원)를 출연한 회원국에는 임기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 호주, 캐나다에 가입 초청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과 이집트, 터키도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장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이런 ‘대체 기구 조성’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그는 미국의 유엔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고, 실제 이달 초에는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이유로 31개 유엔 산하 기구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기도 했다.
  • “클로이 김은 내 우상, 그래도 꼭 이길 겁니다” [스포츠 라운지]

    “클로이 김은 내 우상, 그래도 꼭 이길 겁니다” [스포츠 라운지]

    7세 때 시작… 한국 첫 메달 조준‘14세 3개월’ 역대 최연소 우승자 최고난도 ‘스위치백텐’ 연마 중“모든 걸 쏟아내면 결과 따라올 것” 7살 때 처음 스노보드를 타봤다. 꼬마는 어설픈 걸음마 수준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스노보드의 매력에 푹 빠진 소녀가 어느덧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최고의 무대 올림픽에 나선다. 목표는 당차게도 금메달이다. 다음달 7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사상 첫 메달을 노리는 최가온(18·세화여고)은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부담보다는 즐기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자신 있게 경기하면서 내 기량을 선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올림픽 하프파이프 여자부 예선은 2월 11일에 열린다. 최가온이 출전하는 하프파이프는 눈으로 만든 거대한 반원통형 구조물에서 경사면을 따라 내려오면서 공중에서 다양한 회전(스핀)이나 뒤집기(플립), 그랩(보드를 손으로 잡는 기술) 같은 화려한 기술을 구사해 순위를 가린다. 미국 콜로라도주 코퍼마운틴에 머물며 훈련을 이어온 최가온은 16일부터 18일까지 스위스 락스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하프파이프 월드컵에서 최종 점검에 들어간다. 이 대회를 마치면 곧바로 올림픽이 열리는 이탈리아로 넘어갈 예정이다. 최가온은 2023년 1월 미국 엑스게임에서 14세 3개월의 나이로 우승, 역대 최연소 기록을 썼다. 여자 스노보드 세계 최강인 클로이 김(26·미국)이 기존에 세운 최연소 우승보다 6개월 빠르다. 지난달 12일 중국과 20일 미국에서 열린 FIS 하프파이프 월드컵에서도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며 메달 기대감을 키웠다. 최가온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다면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상호에 이어 한국 스키·스노보드 역사상 두 번째 메달이 된다. 최가온은 클로이 김을 우상으로 삼아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클로이 김은 2018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3연패를 노린다. 최가온은 클로이 김과의 대결에 대해 “내가 존경하는 최고의 선수지만 올림픽에서는 선수로서 승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언니와 평소에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면서 “언니가 선배로서 정말 많은 조언을 해준다”고 소개했다. 최가온은 뉴질랜드로 첫 전지훈련을 떠났던 9살 때 현지에서 클로이 김을 처음 만나 가까워졌다. 최가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만의 강점인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도는 ‘스위치백나인’은 물론 최고난도 기술로 세 바퀴를 도는 ‘스위치백텐’도 연마 중이다. 그는 “스위치백나인 기술을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마도 올림픽에서도 그 기술을 사용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한다면 자신의 우상을 넘어서는 것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최가온은 “첫 올림픽인 만큼 분위기를 만끽하고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온전히 즐길 수 있어야 준비한 동작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걸 쏟아내면 결과는 뒤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그간 설원에 흘린 땀방울의 결실을 펼쳐 보이는 일만 남았다. 최가온은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올림픽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하려고 한다”면서 “올림픽 무대에 서는 걸 상상하면 긴장되지만 이 무대를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왔다는 생각에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 테니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장동혁, 한동훈 ‘제명’에 “윤리위 결정 뒤집기 고려 안해”

    장동혁, 한동훈 ‘제명’에 “윤리위 결정 뒤집기 고려 안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을 결정한 데 대해 “윤리위 결정을 곧바로 뒤집고 어떤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따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대전시청에서 이장우 대전시장과 ‘대전·충남 통합 관련 정책협의’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결정문이나 결정 이유에 대해서는 차후 살펴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걸림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누가 먼저 풀고 가야 이것이 정치적으로 해결될 지에 대한 입장은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만약 그 걸림돌을 제거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그 걸림돌을 제거해야 당대표가 당내 통합을 이루는 데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원게시판 사건이 생긴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많은 당내 갈등이 있었다.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논의한 시점으로부터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그는 내란 특검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 시기와 맞물려 윤리위 결정이 나왔다는 데 대해선 “윤리위가 어제(지난 13일) 구형이 이뤄진 것을 예상해서 따로 날을 잡거나 의도적으로 맞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중요한 결정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10일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심 청구 이전이라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 기간 동안 최고위 결정을 보류하는 것이 맞는지 당헌·당규와 이전 사례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리위 결정에 대해서 어떤 법적인 조치를 취하거나 이런 것은 제가 말씀드릴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윤리위는 전날 장시간 회의를 열고 징계 수위를 논의한 끝에 당헌·당규와 윤리위원회 규정 및 윤리규칙 위반 등 이유로 한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다. 당원 자격을 박탈하는 중징계인 제명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 노터치→터치 아웃 ‘뒤집기’… 뒤집어진 배구판

    노터치→터치 아웃 ‘뒤집기’… 뒤집어진 배구판

    IBK-현대건설 경기 판독 이후 번복강성형 “승부처에 몇 번째냐” 울분배구공 일부 인·아웃 판정에 뒷말 국제연맹과 다른 ‘로컬 룰’ 논란도 배구는 ‘기세 싸움’이다. 중요한 순간 단 1득점으로 경기 흐름이 바뀌고, 결과마저 뒤집히곤 하기 때문이다. 이런 배구에 최근 판정 시비가 잦아지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11일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경기에서도 판정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3세트 22-20 상황에서 기업은행 빅토리아의 공격이 상대편 카리의 손가락에 맞지 않고 아웃으로 판정됐는데, 비디오 판독 이후 ‘블로커 터치 아웃’으로 번복됐다. 심판은 “블로킹하는 카리의 손가락이 흔들렸다”고 이유를 들었지만, 당시 화면에는 접촉 장면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23-20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기업은행은 3세트를 따냈고, 이어 4·5세트까지 가져가며 역전승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20점 이후 승부처에서만 이게(판정 논란) 벌써 몇 번째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강 감독이 지적한 ‘20점 이후 승부처’는 지난달 25일 정관장과의 경기에서의 판정도 포함된다. 2세트 막판 현대건설이 22-2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카리가 상대 수비에 튀어 오른 공을 두 손으로 막았는데, 공격 동작으로 판단돼 ‘오버네트’ 범실 처리됐다. 현대건설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결국 정관장이 해당 세트를 따냈다. 지난달 26일에는 남자부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 경기에서 ‘네트터치’ 반칙을 두고 한국식 규정을 가리키는 ‘로컬 룰’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KB손보 비예나의 공격이 대한항공 김민재의 얼굴을 강타하자 비예나가 사과하기 위해 네트 밑으로 몸을 숙이다 네트를 건드렸는데 반칙이 선언됐다. 국제배구연맹은 플레이에 방해가 안 되는 네트터치는 반칙이 아니라고 규정하지만, 한국 규칙은 공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닿으면 네트터치 반칙을 준다. 인·아웃 판정 논란도 뒷말이 많다. 지난달 27일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경기 4세트에서 베논의 강타가 ‘아웃’으로 판정됐지만 비디오판독 이후 ‘인’으로 번복됐다. 국제대회에선 공 일부가 라인을 포함해 코트에 닿으면 ‘인’으로 치지만, 한국 규칙에서는 ‘경기장 바닥과 접촉할 때 볼의 일부가 구획선을 포함해 코트에 닿은 경우’를 ‘인’으로 한다. 여러 대의 카메라를 다양한 각도로 동시에 촬영해 자동으로 반칙 여부를 판단하는 ‘호크아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국제대회와 달리 국내에서는 일부 카메라 촬영 장면을 보고 심판이 주관적으로 판정을 내리면서 잡음을 키운다. 한국배구연맹은 몇 년 동안 해당 시스템 도입을 밝혔지만, 비용 문제 탓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 尹 최후 진술 못 하고 졸아… 내일도 ‘침대 변론’ 되나

    尹 최후 진술 못 하고 졸아… 내일도 ‘침대 변론’ 되나

    尹 등 피고인 8명 함께 법정 출석첫번째 김용현 서증조사만 8시간“빨리 해달라” “혀 꼬인다” 신경전尹측도 8시간 증거조사·변론 예고재판부 ‘절차적 완결성’ 악용 지적 지난 9일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 공판이 약 15시간에 걸친 공방에도 마무리 되지 못하고 13일 추가 기일을 진행하게 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의 서증조사(서류 증거 조사)에만 8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면서 ‘재판 지연 전략’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13일 공판에서도 이같은 ‘침대 변론’이 재연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지난 9일 오전 9시 20분쯤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군·경 수뇌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공판은 결심 절차를 마치지 못한 채 약 14시간 50분 만인 다음날 오전 12시 11분쯤 종료됐다. 당초 이날 결심에선 증거 조사에 이어 변호인의 최종변론과 특검의 최종의견 및 구형,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 8명의 최후진술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첫번째 증거 조사에 나선 김 전 장관 측이 약 300쪽 분량의 서류를 천천히 읽는 등 8시간 가량을 할애하면서 윤 전 대통령 측의 증거 조사는 시작도 못 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 측이 변호인의 발언 속도를 문제 삼으며 “빨리 해달라”고 요청하자 김 전 장관 측 권우현 변호사는 “내 혀가 짧아 빨리하면 혀가 꼬인다”고 맞받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피고인석 둘째줄 가장 왼쪽 자리에 앉아 재판을 지켜보던 윤 전 대통령은 공판이 길어지면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밤샘 재판을 해서라도 이날 결심 공판을 끝내려는 의지를 보였던 재판부도 공판이 밤까지 이어지자 “물리적으로 새벽까지 하는 것은 가둬놓고 조사하는 거나 다름없다. 이는 재판부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추가 기일 지정 제안을 받아들였다. 박억수 내란 특검보도 “물리적 한계를 이해한다. 재판부의 소송 지휘를 따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엔 무조건 끝낸다”강조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도 6∼8시간 가량을 들여 증거조사와 최후변론을 하겠다고 예고하며 13일에도 ‘필리버스터 재판’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특검은 (지난 7일) 서증 조사를 7시간 반 동안 했으니 모든 피고인이 7시간 반씩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서도 “(변론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려는 재판부의 의도를 변호인단이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형사 소송 전문 변호사는 “통상 형사사건의 변호사는 최대한 노련하게 시간을 끄는 게 곧 역량”이라면서 “여론의 피로를 유발하고, 혐의 외에도 절차적인 부분을 부각해 법정 밖에서의 정치적 공방까지 염두에 둔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1심에서 패소하더라도 상급심에서 절차적 부당함 등을 앞세워 결과를 뒤집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선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인 만큼 재판부가 진행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결심에서도 비슷한 지연 전략이 예상되기 때문에 사건과 무관한 발언 등은 적극 제지하는 소송 지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찍어낸 듯한 예식은 거부한다… MZ, 사랑의 서약도 ‘우리답게’[결혼, 다시 봄]

    찍어낸 듯한 예식은 거부한다… MZ, 사랑의 서약도 ‘우리답게’[결혼, 다시 봄]

    공장식 아닌 ‘창의적 예식’공 굴리기·계주 등 하객들과 ‘운동혼’내 집 마당서 시간 제약 없는 ‘연회혼’셀프 스냅사진·모바일 청첩장 대세일반 예식 비용의 5분의1로도 충분절약한 만큼 신혼집·여행에 더 투자 “준비~ 땅! 아, 우리 한라봉팀 너무 잘합니다. 이렇게 빠를 수가 있나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 무릎은 모래 범벅. 지난해 11월 23일 제주 조천초등학교에 모인 120여명의 ‘어른’들은 흙먼지를 일으키며 운동장을 뒹굴었다. 도민 체전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로 뒤덮인 이날 행사는 다름 아닌 신부 유지안(33)·신랑 이우준(33)씨의 결혼식이었다. 두 사람은 하얀색 운동복을 위아래 세트로 맞춰 입고 하객들과 같이 뛰었다. 다만 이씨는 나비 모양의 검은색 보타이를, 유씨는 머리에 베일을 걸쳤다. 유씨는 진한 신부 화장은 과감히 생략하고 파운데이션만 쓱 발랐다. “어차피 땀이 나서 다 지워질 거니까요. 하하.” 흔한 예식을 거부하고 특색 있는 결혼식을 추구하는 ‘MZ 부부’가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운동회 결혼식’은 창의성이 극대화된 사례다. 물론 결혼식인 만큼 신랑·신부 입장, 성혼선언, 혼인서약, 축사 등 형식과 절차는 갖췄다. 하지만 ‘요식행위’는 10분 만에 끝내고 ‘본게임’에 들어갔다. 큰 공 굴리기, 판 뒤집기, 대형바통 계주, 박 터뜨리기 등 7가지 경기가 열렸다.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은 하객들은 다리를 찢고 몸을 날리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운동혼’답게 식은 팀별 시상과 경품 추첨으로 마무리됐다.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총 400만원. 일반적인 예식의 5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유씨는 “소중한 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잔치 같은 결혼식을 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제 결혼식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자 운동혼을 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는 분들이 많다”면서 “꼭 운동회가 아니라도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결혼식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변수빈(35)·김동성(40) 부부도 지난해 10월 ‘웨딩 페스티벌’을 벌였다. 수영장과 음악, 춤이 함께하는 ‘풀 파티’ 결혼식을 올린 것. 입장 방식부터 남달랐다. 신랑 김씨는 미리 섭외한 디제이(DJ)를 향해 “드롭 더 비트”(Drop the beat·‘음악을 달라’)를 외쳤고, 노래 시작과 동시에 춤을 추며 들어왔다. 신부 변씨는 패들보드를 타고 물 위를 가로질러 신랑과 만났다. 행진 역시 수영으로 갈음했다. 변씨는 “요즘 결혼식은 다 ‘공장식’으로 진행되는데, 우린 ‘우리다운 결혼’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대표인 변씨는 ‘에코(친환경) 웨딩’에도 신경 썼다. 그릇과 컵은 모두 다회용기를 준비했고 답례품도 ‘제로웨이스트’ 제품으로 마련했다. 부케도 화분으로 만들어 계속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청첩장은 생분해되는 콩기름으로 인쇄했다. 집 앞마당에서 결혼식을 열기도 한다. 정솔희(30)씨는 지난해 10월 경기 평택시의 부모님과 함께 살던 전원주택에서 식을 올렸다.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이곳이 샹들리에로 치장한 여느 예식장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정씨는 “일반적인 예식은 비싸고, 짧아서 싫었다”면서 “그런 곳 말고 부모님과의 추억이 가득한 우리 집에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테이블을 손수 만드는 등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직접 했다. 정씨는 “힘들었지만 행복했다”며 웃었다. 집에서 하는 결혼식인 만큼 시간 제약도 없었다. 하객들이 언제까지 머물지 몰라 식사도 점심부터 저녁까지 단단히 준비했다. 하객들도 하루 종일 연회를 즐겼다. 예식 문화도 바뀌고 있다. 주례사와 폐백은 물론 부케 전달이나 원판(단체사진) 촬영도 생략하는 등 절차가 간소화되는 추세다. 결혼식에서의 고정된 성 역할도 희석되는 분위기다. 수동적이고 얌전한 역할을 강요받았던 신부들은 보다 능동적인 주체로 변모하고 있다. 올해 8월 결혼을 앞둔 이모(31)씨는 “아버지 손을 잡고 들어가는 게 별로라고 생각해서 혼자 입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식을 올린 김유나(34)씨는 신부 대기실에 앉아 있는 대신 신랑과 함께 밖에서 하객들을 맞았다. 웨딩 촬영의 경우 개성을 살린 ‘스냅사진’이 대세다. 100만~300만원대의 스튜디오 촬영에 비해 스냅사진은 100만원 이하로 저렴한 편이다. 한 웨딩 전문업체 관계자는 “요즘엔 자유롭게 스냅사진을 찍는 신혼부부가 30~40%는 된다”고 말했다. 요즘 신혼부부들 사이에선 불필요한 지출은 최소화하려는 기조가 뚜렷하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이연주(30)씨는 부산 사하구청에서 모집한 웨딩 촬영 지원 사업에 선정돼 야외 스냅사진을 무료로 찍었다. 결혼반지도 서울 종로구 예물숍에서 100만원대 초반에 구매했다. 결혼식도 가족만 참석하는 ‘스몰웨딩’으로 진행해 총 200만원에 치렀다. 오는 3월 결혼 예정인 염모(32)씨는 집과 집 앞 공원에서 ‘셀프 웨딩 사진’을 찍었다. 모든 의상을 평상복으로 해결했고, 부케는 온라인쇼핑몰에서 1만 5000원에 구매한 백합 생화를 사용했다. 베일 역시 1만원에 구입했다. 지난해 9월 결혼한 김희연(31)씨는 청첩장을 직접 만들었다. 청첩장 전달을 위해 식사를 대접하는 ‘청첩장 모임’에 대해서도 부담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66쌍의 신혼·예비부부들은 결혼 준비 과정에서 불필요하다고 느낀 항목으로 ‘스튜디오 촬영’과 ‘청첩장 모임’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에 모임을 아예 생략하고 모바일청첩장만 돌리는 신혼부부들도 있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이모(31)씨는 “청첩장 모임이 너무 거창해졌다”며 “그냥 떡볶이를 먹으면서 청첩장을 줘도 무방하지 않냐”고 말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절약한 비용을 보다 실속 있는 곳에 투자하는 실용적인 추세도 커지고 있다. 이연주씨는 “웨딩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신혼집에 더 투자했다”고 전했다. 염씨는 “결혼식과 촬영에서 돈을 아껴 신혼여행에 조금 더 썼다”고 말했다.
  • 1분에 14번 딸꾹질…“안 멈춘다” 수감 중에 수술대 오른 전직 대통령

    1분에 14번 딸꾹질…“안 멈춘다” 수감 중에 수술대 오른 전직 대통령

    쿠데타 모의 혐의로 복역 중인 브라질 전 대통령이 ‘딸꾹질’ 때문에 수술대에 올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수감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70)은 딸꾹질 증상이 멈추지 않아 세 번째 횡격막 신경 차단술을 받았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리 보우소나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편의 딸꾹질이 계속돼 또다시 치료받았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앞서 27일과 29일에도 같은 증상으로 수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그는 탈장 치료 수술을 위해 법원 승인을 받아 교도소에서 나와 브라질리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브라질 대통령을 지냈으며,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딸꾹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임 시절이던 2021년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딸꾹질 증상으로 열흘 넘게 병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의료진은 장폐색 등 내부 장기 질환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는 당시 상반신에 각종 검사 장비를 부착한 채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을 직접 공개했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닷새째 24시간 내내 딸꾹질을 하고 있어 말이 불편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페이스북 생방송 담화에서는 1분 동안 딸꾹질을 14번이나 하는 모습이 그대로 중계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18년 대선 한 달 전 유세 도중 흉기 피습으로 복부를 찔려 수술받은 이후 크고 작은 건강 문제를 겪어 왔다.
  • [최광숙 칼럼] 명예도 자존심도 다 내팽개친 감사원

    [최광숙 칼럼] 명예도 자존심도 다 내팽개친 감사원

    감사원 출입기자로 보수·진보 정권을 넘나들며 감사원 내부를 가까이 들여다봤다. 하지만 요즘처럼 ‘감사원이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느낌을 가진 적은 없었다. 전 정부 실세 총장 출신인 한 감사위원이 감사원장 퇴임식에서 휴대폰으로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를 틀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외쳤다고 해 깜짝 놀랐다. 자신이 세상 떠들썩하게 ‘칼질’을 할 때는 괜찮고, 남이 하면 안 된다는 것인지. 그의 기이한 행동은 자신뿐만 아니라 ‘공무원들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감사원을 천하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더 기함한 것은 감사원이 느닷없이 지난 정부에서 실시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등 7개 감사 모두 문제가 있다고 ‘자기 부정’을 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같은 사안을 다시 감사해 결과가 뒤바뀐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이렇게 7개나 되는 감사 결과를 스스로 뒤집은 것은 77년 감사원 역사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아무리 헌법기관이라고 해도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기관이라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런 태생적 한계 때문에 정권 교체기마다 ‘코드감사’, ‘하명감사’, ‘표적감사’ 등으로 흔들리는 게 ‘숙명’처럼 돼 버렸다. 이번 정권 교체 후에도 ‘정치감사’를 하리란 것은 짐작했다. 그런데 웬걸. 정말 허를 찔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의 행적을 손바닥 뒤집듯 하니, 그것도 퇴임을 코앞에 둔 감사원장 대행이 총대를 멘 듯 사죄까지 하니 정치적 배경이 아니고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런 뒤집기는 감사 프로세스를 들여다보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감사는 계획 단계부터 내부 심의를 거친다. 실무자·과장·국장·차장·총장 결재가 필요하다. 최종 감사위원회에서 OK 사인이 나야 비로소 감사에 착수한다. 감사 결과 역시 이러한 내부 검토를 거친 뒤 감사위를 통과해야 최종 감사결과보고서로 채택된다. 감사의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고 한다. 감사원도 ‘감사 결과’로 말해야 한다. 7개 감사 과정에서 “무리하고 적법하지 않은 절차가 있었다”고 주장하려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감사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감사원의 공식 입장이다. 이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입장 표명은 정치적 편법에 불과하다. 지난 정부에서 무리한 감사를 했을 수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 그런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고 해도 그와는 별개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약식 조사한 내용을 근거로 감사위를 통과한 감사 결과를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의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에 대해 한 감사위원의 ‘열람 패싱’이란 절차를 문제 삼는 것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적법 절차를 따지는 감사원이 앞으로 피감기관에 영(令)이 제대로 설 수 있을까. 논란이 많았던 4대강 사업 감사도 국민들 눈에는 감사원의 ‘자기 부정’ 혹은 ‘자기 변신’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모두 4개 정부에 걸쳐 다섯 번 감사를 했는데, 정권마다 결론이 바뀌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문제 없다고 했다가, 정권 바뀌면 문제 있다고 하고, 다음 정권에선 또다시 말이 바뀌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감사 결과가 달라지니 “정권마다 코드 맞추기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4대강 감사는 무엇이 문제인지 파고들었던 주제가 모두 달랐다. 1차 감사(2011년)는 사업계획 수립의 절차적 문제, 2차 감사(2013년)는 공사 시공 결과, 3차 감사(2013년)는 건설사 간 담합 여부, 4차 감사(2018년)는 정책결정 과정과 4대강 수질·경제성 분석, 5차 감사(2023년)는 금강·영산강 보 해체와 개방 문제를 들여다봤다. 국민 눈에는 4대강 감사를 반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다섯 번 모두 감사 초점이 달라 결론이 바뀔 수도 있었다. 왜 감사 결과가 다르냐는 비판에 대해 감사원으로서는 정권마다 감사 대상이 달랐다고 항변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렇게 나름대로 머리를 써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켰다. 하지만 지금 감사원은 자기가 한 일을 앞뒤 재지 않고 부정하고 있으니 조직의 명예도 자존심도 다 팽개쳤다고밖에 볼 수 없다. 최광숙 대기자
  • ‘충성파’ 해싯 쐐기냐, ‘재수생’ 워시 뒤집기냐

    ‘충성파’ 해싯 쐐기냐, ‘재수생’ 워시 뒤집기냐

    해싯, 금리인하 지지하는 경제 복심워시, 트럼프 1기 때부터 유력 후보보먼 부의장·월러 이사도 면접 진행누가 되든 정치적 독립성 유지 관건 ‘충성파’의 이변 없는 등극일까, ‘재수생’의 막판 뒤집기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지명이 임박한 가운데,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막판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인 해싯 위원장이 ‘충성심’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워시 전 이사도 최근 거론되는 빈도가 늘고 있다. 둘 중 누가 임명되든 세계 경제의 중심 미국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외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을 지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1기 시절인 2018년 취임해 8년간(1회 연임) 연준을 이끈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해싯 위원장과 워시 전 이사에 이어 현 연준 이사회 멤버인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후보군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세계 최대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의 차기 연준 의장 전망을 보면 해싯 위원장이 56%의 가능성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워시 전 이사가 22%로 뒤를 쫓고 있다. 월러(12%) 이사와 보먼(2%) 부의장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트럼프 1기 시절부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 자신이 지명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따르지 않자 ‘배신자’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따라서 이번엔 충성심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세울 가능성이 높고 해싯 위원장이 적격이다. 해싯 위원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연준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날도 CBS방송에 출연해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의 ‘3개월 이동평균치’가 1.6%로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낮다”며 “금리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까운 그가 연준 의장으로 등극할 경우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시절 연준 의장 지명 당시 파월 의장과 함께 유력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도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다. 워시 전 이사는 ‘매파’(통화긴축) 성향이 강하지만 최근엔 ‘비둘기파’(통화완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 재벌 에스티 로더의 손녀사위로 유명하며 그의 장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
  • 차기 연준 의장 2파전 ‘충성파’ 해싯 VS ‘재수생’ 워시...독립성 유지 관건

    차기 연준 의장 2파전 ‘충성파’ 해싯 VS ‘재수생’ 워시...독립성 유지 관건

    ‘충성파’의 이변 없는 등극일까, ‘재수생’의 막판 뒤집기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지명이 임박한 가운데,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막판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인 해싯 위원장이 ‘충성심’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워시 전 이사도 최근 거론되는 빈도가 늘고 있다. 둘 중 누가 임명되든 세계 경제의 중심 미국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외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을 지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1기 시절인 2018년 취임해 8년간(1회 연임) 연준을 이끈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해싯 위원장과 워시 전 이사에 이어 현 연준 이사회 멤버인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후보군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세계 최대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의 차기 연준 의장 전망을 보면 해싯 위원장이 56%의 가능성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워시 전 이사가 22%로 뒤를 쫓고 있다. 월러(12%) 이사와 보먼(2%) 부의장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트럼프 1기 시절부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 자신이 지명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따르지 않자 ‘배신자’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따라서 이번엔 충성심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세울 가능성이 높고 해싯 위원장이 적격이다. 해싯 위원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연준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날도 CBS방송에 출연해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의 ‘3개월 이동평균치’가 1.6%로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낮다”며 “금리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까운 그가 연준 의장으로 등극할 경우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시절 연준 의장 지명 당시 파월 의장과 함께 유력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도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다. 워시 전 이사는 ‘매파’(통화긴축) 성향이 강하지만 최근엔 ‘비둘기파’(통화완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 재벌 에스티 로더의 손녀사위로 유명하며 그의 장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
  • 캄보디아 점령한 태국 장군 사진은 AI 조작?…진실 알고보니

    캄보디아 점령한 태국 장군 사진은 AI 조작?…진실 알고보니

    태국과 캄보디아가 영토 소유권을 두고 무력 분쟁 중인 가운데, 태국의 캄보디아 고지 점령이 인공지능(AI) 스튜디오에서 만든 조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태국 매체 더 네이션은 2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측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태국 육군 제2지역 사령관인 분신 팟클랑 장군(중장)은 국경 분쟁의 격전지로 꼽히는 350고지와 타콰이 사원을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분신 장군은 격전지에서 활약한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 사진이 공개된 뒤 캄보디아 언론은 즉각 반박했다. 한 캄보디아 언론은 “태국군이 공개한 분신 장군의 사진은 AI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 및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태국군은 가짜 사진을 유포하며 태국이 타콰이 사원과 350고지를 탈환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실패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내에서는 현지 언론 보도를 입증하듯 분신 장군과 그의 수하들이 이미지 합성용 녹색 천인 크로마키 배경 앞에 서 있고, 이들 주위에 카메라 여러 대와 촬영 스태프가 둘러싸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확산했다. 해당 사진들은 언뜻 보면 격전지를 탈환했다는 태국 측 주장을 뒤집기에 충분할 만큼 현실감이 높다. 이에 캄보디아 국민은 태국군 측 주장이 거짓이라고 확신했고 해당 사진과 보도에 “진실을 밝혀줘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쏟아냈다. 또 일부 네티즌은 태국인들이 당국과 군에 의해 속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원본 공개한 태국군의 반박…“캄보디아의 전형적인 수법”태국군은 곧장 ‘원본 영상’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태국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분신 장군과 그의 수하들이 350고지를 직접 방문해 이동한다. 분신 장군은 “(AI 조작설은) 캄보디아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그들은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면서 “자국민을 속이는 것은 그들의 습관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계속해서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국군의 반박에 캄보디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이 격화하면서 양국 접경 지역은 거대한 난민촌으로 변했다. 최대 격전지인 시사켓주 칸타랄락 지구는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다. 지난주 이곳에서는 정원을 손질하던 63세 남성이 캄보디아군 로켓 파편에 맞아 숨졌다. 첫 민간인 사망 사고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양국 합쳐 약 60명이 사망하고 5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미국에 이어 중국도 중재에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양국 외교 수장과 잇따라 통화하며 휴전을 촉구했고 특사를 파견해 이른바 ‘셔틀 중재’에 착수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다음 주 초까지 양국이 휴전 합의를 다시 이행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무력 충돌이 22일 열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 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어느 쪽이 진짜야?…“캄보디아 점령한 태국군 사진은 AI 조작” 주장의 진실 [포착]

    어느 쪽이 진짜야?…“캄보디아 점령한 태국군 사진은 AI 조작” 주장의 진실 [포착]

    태국과 캄보디아가 영토 소유권을 두고 무력 분쟁 중인 가운데, 태국의 캄보디아 고지 점령이 인공지능(AI) 스튜디오에서 만든 조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태국 매체 더 네이션은 2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측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태국 육군 제2지역 사령관인 분신 팟클랑 장군(중장)은 국경 분쟁의 격전지로 꼽히는 350고지와 타콰이 사원을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분신 장군은 격전지에서 활약한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 사진이 공개된 뒤 캄보디아 언론은 즉각 반박했다. 한 캄보디아 언론은 “태국군이 공개한 분신 장군의 사진은 AI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 및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태국군은 가짜 사진을 유포하며 태국이 타콰이 사원과 350고지를 탈환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실패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내에서는 현지 언론 보도를 입증하듯 분신 장군과 그의 수하들이 이미지 합성용 녹색 천인 크로마키 배경 앞에 서 있고, 이들 주위에 카메라 여러 대와 촬영 스태프가 둘러싸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확산했다. 해당 사진들은 언뜻 보면 격전지를 탈환했다는 태국 측 주장을 뒤집기에 충분할 만큼 현실감이 높다. 이에 캄보디아 국민은 태국군 측 주장이 거짓이라고 확신했고 해당 사진과 보도에 “진실을 밝혀줘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쏟아냈다. 또 일부 네티즌은 태국인들이 당국과 군에 의해 속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원본 공개한 태국군의 반박…“캄보디아의 전형적인 수법”태국군은 곧장 ‘원본 영상’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태국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분신 장군과 그의 수하들이 350고지를 직접 방문해 이동한다. 분신 장군은 “(AI 조작설은) 캄보디아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그들은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면서 “자국민을 속이는 것은 그들의 습관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계속해서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국군의 반박에 캄보디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이 격화하면서 양국 접경 지역은 거대한 난민촌으로 변했다. 최대 격전지인 시사켓주 칸타랄락 지구는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다. 지난주 이곳에서는 정원을 손질하던 63세 남성이 캄보디아군 로켓 파편에 맞아 숨졌다. 첫 민간인 사망 사고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양국 합쳐 약 60명이 사망하고 5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미국에 이어 중국도 중재에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양국 외교 수장과 잇따라 통화하며 휴전을 촉구했고 특사를 파견해 이른바 ‘셔틀 중재’에 착수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다음 주 초까지 양국이 휴전 합의를 다시 이행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무력 충돌이 22일 열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 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상고심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민사 상고심의 구조와 한계

    상고심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민사 상고심의 구조와 한계

    2025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상고심에서 원심이 파기되는 비율은 5%에도 미치지 않는다. 상고심에서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한 당사자라면 “대법원은 왜 내 사건을 제대로 보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민사 상고심은 1·2심과 그 성격과 역할이 근본적으로 다르며, 제도적으로도 원심판결을 뒤집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 이는 민사소송에서 상고심이 대법원이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라, 법률 적용의 적정성만을 심사하는 ‘법률심’이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상고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다시 말해, 증거를 다시 살펴 사실관계를 새로 인정하는 것은 상고심의 역할이 아니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는 상고법원을 기속하며, 단순한 사실오인이나 증거 평가에 대한 불만은 원칙적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대법원도 “사실의 인정과 증거의 취사선택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한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이러한 법률심 구조 자체가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기 어려운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물론 상고심이 모든 경우에 사실 판단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원심의 사실인정이 논리와 경험칙에 명백히 반하거나, 중요한 증거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경우 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령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대법원이 개입해 원심을 파기환송할 수 있다. 다만 실무에서 이러한 사유가 인정되는 문턱은 매우 높아, 단순히 억울하다는 사정이나 다른 결론이 가능하다는 정도로는 상고 인용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고심이 특히 어렵게 느껴지는 현실적인 이유 중 하나는 ‘심리불속행’ 제도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법원은 상고이유가 헌법 위반, 대법원 판례와의 명백한 충돌, 판례 변경의 필요성, 중대한 법령 위반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할 수 있다. 이 경우 판결문에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도 있어, 당사자 입장에서는 왜 기각되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이 제도가 대법원의 최고법원성을 유지하고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합헌적 장치라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실제 분쟁 당사자에게는 ‘이유 없는 재판’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비판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상고심 제도의 핵심 문제로는 크게 세 가지가 지적된다. 첫째, 상고 사건의 폭주다. 끝까지 다투어 보려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대법원에 접수되는 사건 수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제한된 수의 대법관과 재판연구원이 수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개별 사건에 대한 충실한 심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째, 대법원의 기능과 국민의 기대 사이의 괴리다. 대법원은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정책 법원’으로서의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국민들은 대법원을 3심제의 마지막 권리구제 기관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불필요한 상고를 낳고, 심리불속행 기각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셋째, 심리불속행 판결의 투명성 문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기각 판결은 당사자의 승복을 어렵게 하고, 사법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헌법재판소의 소수의견 등에서도 반복되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 개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법률적으로 중요한 사건만 상고를 허용하는 상고허가제, 대법원과 별도로 상고법원 또는 고등법원 상고부를 설치하는 방안, 심리불속행 기각 시에도 판결 이유를 간략히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 대법관 증원과 재판연구원 확대, 장기적으로 하급심 재판의 충실도를 높여 상고 수요 자체를 줄이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현행 제도 아래에서 상고심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상고심은 변론 없이 상고장과 상고이유서 등 서면 중심으로 진행되므로, 원심 판결의 문제점을 법률적으로 정확히 선별하고 이를 서면에 설득력 있게 담아내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광현 변호사(고광현 법률사무소 대표)는 “상고는 감정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법리의 문제다. 상고심 제도의 한계를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접근해야만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의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사설] AI·원자력·위성 논문 1위 싹쓸이… 中 기술굴기 속 우리는

    [사설] AI·원자력·위성 논문 1위 싹쓸이… 中 기술굴기 속 우리는

    중국의 기술굴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최근 20년간 전략기술 분야 논문 900만편 중 근래 5년간 인용 상위 10% 논문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74개 분야 중 66개에서 세계 1위를 석권했다. 원자력·소형 위성·인공지능(AI)을 비롯한 핵심 기술의 90%가 중국 차지다. 20년 전만 해도 미국이 94%를 장악했던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고, 생성형 AI와 컴퓨터 활용 이미지·영상 분석 등 일부 분야에서는 기술 독점 위험까지 거론된다. 한국의 성적표에는 희망과 우려가 교차한다. ASPI 조사에서 한국은 전력용 수소·암모니아 연구 2위를 비롯해 32개 분야에서 상위 5위권에 들었다. 영국 매체인 토터스미디어가 국가별 AI 경쟁력을 평가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AI 인덱스에서도 한국은 5위였다. 이 정도면 ‘AI 3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노려볼 만하다. 경쟁국들에 비해 제조업 기반이 강한 데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일원이라는 것이 한국의 강점이다. 문제는 이런 잠재력을 현실로 바꿀 실행력이다. 출범 100일을 맞은 국가AI전략위원회가 ‘AI 액션플랜’을 발표했다. AI 혁신 생태계 조성, 범국가 AI 전환(AX),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를 3대 축으로 98개 과제를 제시했다. 액션플랜에 AI 학습용 데이터·저작물 활용을 위한 법제 정비가 포함됐지만, 의료·금융·자율주행 등 분야별 진입 장벽은 여전하다. 반도체특별법에서 좌절됐던 주 52시간 예외 적용이 AI 산업에서 허용되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인재 양성 면에서도 초중고 AI 필수 교육체계 구축 계획이 나왔지만, 이공계 선호가 높고 ‘원사 제도’를 통해 최고 과학자를 종신 지원하는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다. ASPI는 점진적 정책 수정만으로는 격차를 뒤집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질주 앞에서 한국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이 시간을 놓친다면 기술 종속의 미래를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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