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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새 학년 첫 수업 듣는 북한 여학생들

    [포토] 새 학년 첫 수업 듣는 북한 여학생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수도 평양으로부터 두메산골, 외진 섬마을에 이르기까지 전국 교육기관에서 개학 모임을 열고 새 학년도 첫 수업을 시작했다고 2일 보도했다.
  • 청송·봉화, 골프연습장 건립 속도전, 인구 유출 막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청송·봉화, 골프연습장 건립 속도전, 인구 유출 막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인구 1만~2만여명에 불과한 경북 청송, 봉화 등 ‘두메산골’ 지방자치단체들이 대도시 민간 골프연습장 못지않은 최신형 골프연습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지역 내 골프연습장이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지역 주민과 골프 동호인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공공 생활스포츠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도 내세운다. 16일 청송군에 따르면 민선 8기 공약 사업으로 중평리 일원에 군립 야외 골프연습장이 건립 중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타석 38개, 전체 길이 230m 규모로 지어지는 이 연습장은 내년 5월 쯤 준공 예정이다. 예산은 84억여원이 들어간다. 현재 공정률 70% 상태다. 지난달 말 기준 청송군 인구는 2만 3391명이었다. 봉화군(2만 8315명)도 해저리 일대에 야외 골프연습장(조감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상 4층 규모에 타석 34개와 각종 부대·편의시설을 갖출 이 연습장은 이달까지 설계를 끝내고 내년 3월 착공, 이르면 연말 완공 계획이다. 예산은 90억원 정도 투입된다. 영양군(1만 5793명)은 올해 3월까지 30억원을 추가 투입해 감천리 군립 야외 골프연습장(2019년 개장)의 타석과 길이를 각각 40개, 150m로 증축했다. 일각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농촌 지역에서는 공공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자체 관계자들은 “인근 시군으로 원정 연습을 떠나는 지역 주민들의 시간·경제적 부담과 불편 해소,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유출 방지 등을 위해 골프연습장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원정 골프 연습 그만”… 청송·봉화 등, 초고령 농촌에 최신 공영 골프연습장 건립 속도전

    “원정 골프 연습 그만”… 청송·봉화 등, 초고령 농촌에 최신 공영 골프연습장 건립 속도전

    인구 1만~2만여명에 불과한 경북 청송, 봉화 등 ‘두메산골’ 자치단체들이 대도시 민간 골프연습장 못지 않은 최신 공영 골프연습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골프연습장 불모지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지역 주민과 골프 동호인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지자체들은 공공 생활스포츠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라는 명분도 내세운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 사업을 놓고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농촌지역에 공공성이 떨어지는 사업’ 비판이 나오면서 논란이 인다. 16일 청송군(지난달 말 기준 인구 2만 3391명)에 따르면 민선 8기 공약 사업으로 파천면 중평리 일원에 건립 중인 군립 야외(아웃도어) 골프연습장을 내년 5월쯤 준공할 계획으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골프연습장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타석 38개, 전체 길이 230m 규모로 지어진다. 예산은 모두 84억여원이 들어간다. 현재 공정률 70% 상태다. 봉화군(2만 8315명)도 봉화읍 해저리 산 4-6 일대에 야외 골프연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까지 건축설계를 끝내고 내년 3월 착공, 빠르면 연말쯤 완공 계획이다. 골프연습장은 지상 4층 규모에 타석 34개와 산책로, 어프로치 연습장, 부대시설,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다. 소요 예산은 90억원 정도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지역에 골프연습장이 없어 인근 시군으로 원정 골프 연습을 떠나는 주민이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이들의 시간적·경제적 부담과 불편 해소,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유출 방지 등을 위해 골프연습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양군(1만 5793명)은 올해 3월까지 예산 30억원을 추가 투입해 영양읍 감천리 군립 야외골프연습장(2019년 개장)의 타석과 길이를 40개, 150m로 늘리는 증축 공사를 마쳤다.
  • 영양에 ‘국립 자작누리 치유의 숲’ 조성

    두메산골인 경북 영양군을 대표하는 명소로 부상한 죽파리 자작나무숲이 ‘국립 치유의 숲’으로 거듭난다. 경북도는 내년부터 영양 자작나무숲 일원에 ‘국립 영양 자작누리 치유의 숲 조성 사업’이 추진된다고 10일 밝혔다. 자작누리 치유의 숲은 산림청이 주관해 오는 2029년까지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 산44번지 일원에 54ha 규모로 조성한다. 1차로 내년에 국비 2억원이 배정돼 기본계획과 설계가 진행된다. 치유의 숲에는 세계 자작 정원, 자작 마당, 치유센터, 하늘 전망대, 숲체험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북도는 내년부터 지방비 150억원을 투입, 트리하우스 등 이색 체험공간과 산림레포츠 시설, 명품산촌 등 국립 치유의 숲과의 연계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30.6㏊ 규모의 영양 자작나무숲은 2020년 국유림 명품숲 지정에 이어 이듬해 국민의 숲으로 선정되는 등 전국을 대표하는 산림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높이 6~20m, 가슴높이 지름 6~30㎝의 다양한 자작나무가 이룬 건강한 숲을 보기 위해 올해도 7만 5000명 이상이 찾았다. 영양군민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조현애 경북도 산림자원국장은 “영양 자작나무 숲은 산림치유 인프라를 갖춘 전국적인 치유 관광 명소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 두메산골 힐링 명소…영양 자작나무숲 ‘국립 치유의 숲’으로 거듭난다

    두메산골 힐링 명소…영양 자작나무숲 ‘국립 치유의 숲’으로 거듭난다

    두메산골 경북 영양군을 대표하는 명소로 부상한 죽파리 자작나무숲(30.6㏊)이 ‘국립 치유의 숲’으로 거듭난다. 경북도는 내년부터 영양 자작나무숲 일원에 ‘국립 영양 자작누리 치유의 숲 조성 사업’이 추진된다고 10일 밝혔다. 영양 자작누리 치유의 숲은 산림청이 주관해 오는 2029년까지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 산44번지 일원에 54ha 규모로 조성한다. 1차로 내년에 국비 2억원이 배정돼 기본계획과 설계가 진행된다. 이 치유의 숲에는 세계 자작 정원, 자작 마당, 치유센터, 하늘 전망대, 숲체험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자연 경관을 활용한 치유공간을 마련해 ▲산불 피해지역 회복 ▲산촌소멸 대응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재건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와 영양군은 지난 3월 조성사업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이를 토대로 산림청·기획재정부에 국비 지원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경북도는 국립 치유의 숲과 연계해 내년부터 지방비 150억원을 투입, 트리하우스 등 이색 체험공간과 산림레포츠 시설, 명품산촌 등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영양 자작나무숲은 2020년 국유림 명품숲 지정에 이어 이듬해 국민의 숲으로 선정되는 등 전국을 대표하는 산림관광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높이 6~20m, 가슴높이 지름 6~30㎝의 다양한 자작나무가 건강한 숲을 이루고 있다. 올해도 영양군민(1만 5000여명)의 5배에 달하는 7만 5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이 자작나무숲을 찾았다. 조현애 경북도 산림자원국장은 “앞으로 영양 자작나무 숲이 산림치유 인프라를 갖춘 전국적인 치유, 관광 명소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안동서 대통령 났니더!” 이재명 고향마을은 막걸리 잔치

    “안동서 대통령 났니더!” 이재명 고향마을은 막걸리 잔치

    “뒷집 살던 재매이(재명이)가 대통령 됐으니, 안동에서 인물 났니더.”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후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경로당. 이곳에서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둘째 형 재영씨의 오랜 친구인 이동구(68)씨는 “고향을 떠나 성남에서 같이 공장 생활을 할 때도 퇴근하고 새벽 2~3시까지 고시 공부를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로당 옆 농기계 창고는 이날 일일 개표 상황실로 탈바꿈했다. 창고 안에는 ‘도촌의 아들 이재명 대통령’, ‘억강부약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험준한 산자락 아래 두메산골 마을인 이 후보의 고향마을은 모처럼 잔치가 열린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물들었다. 오후 8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경로당에 모여 방송을 보던 주민 수십 명 사이에선 일제히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후 오후 10시 45분쯤 이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다는 방송이 나오자 일부 주민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외쳤고, 이 후보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안동에서도 제일 촌 동네에서 큰 인물 났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어린 시절부터 ‘똘똘한 아이’로 유명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친구 류모(64)씨는 “국민학교(초등학교)를 같이 다니면서 계곡에서 물놀이하고 제기차기하던 친구가 대통령이 됐다니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선배인 유광우(65)씨는 “(이 후보의) 집안이 너무 어려워 도촌리에서도 이사를 세번이나 다닐 정도 였다”며 “그런데도 똘똘하고 눈빛이 남달랐더 동생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도촌리에는 40가구에 주민 70여 명만이 남아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좁고 구불구불한 데다, 가장 젊은 주민이 60세인 오지 중의 오지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차로 40분 떨어져 있을 정도다. 마을 일대는 이 후보가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생가터를 비롯해 추억이 남아있다. 집이 있던 터에는 ‘이재명 생가터’라는 표지판이, 유년기를 보낸 곳에는 ‘꿈을 키운 곳’이라는 안내판도 세워져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후보는 명절마다 조부모의 묘소를 성묘한 뒤 일행들과 도촌리 마을을 둘러봤다. 지난해 추석에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같이 식사를 했다고 한다. 고향마을 주민들은 이 후보가 임기를 마칠 때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마을 이장 이재호(69)씨는 “우리 국민들이 행복하게만 살 수 있게 나라를 운영해줬으면 좋겠다”며 “고향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좋은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안동 출신의 민주당 대통령이 나왔으니, 꼭 동서화합을 이뤄내고 경제를 살려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첩첩산중인데 1박 1320만원… 이영애 묵었다는 초호화 한옥 호텔 가격 화제

    첩첩산중인데 1박 1320만원… 이영애 묵었다는 초호화 한옥 호텔 가격 화제

    강원 영월 소재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지난달 베르사유건축상 세계 1위 선정 강원 영월의 초호화 한옥 호텔 숙박료가 화제다. 최근 ‘베르사유 건축상’ 호텔 부문 세계 1위에 선정되기도 한 이 호텔은 명성만큼이나 높은 숙박 요금으로 네티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12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베르사유 건축상 수상한 한국 호텔’ 등 제목으로 영월군 남면에 위치한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를 소개한 글이 확산하며 인기를 모았다. 특히 네티즌의 관심이 쏠린 것은 호텔의 1박 요금이었다. 호텔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요금을 확인한 결과 평일 기준 비회원가로 정원 6인(침실 3개)인 ‘영월종택 1동-휴’와 ‘영월종택 2동-락’은 각 990만원, 정원 8인(침실 4개)인 ‘선돌정’은 1200만원이었다. 주말엔 요금이 각각 1100만원, 1320만원으로 올랐다. 숙박 요금은 석식과 조식, 미니바 이용이 포함된 금액이라고 호텔 측은 소개했다. 예약조회를 해보면 날짜별로 일부 객실 예약은 불가능해 이미 예약해 이용하려는 고객이 적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는 연면적 1만 6332㎡ 규모의 리조트형 한옥 호텔로 2023년 문을 열었다. 핀테크 솔루션 업체인 코나아이의 조정일 회장이 180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다. 호텔은 영월 읍내에서 차로 15분가량 굽이굽이 돌아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두메산골에 자리 잡고 있다. 남한강 지류인 서강이 휘감아 돌아나가는 땅 위에 지어졌다. 조 회장은 한옥 호텔을 건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1998년 정보기술(IT) 기업을 창립해 현재 전 세계 90여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본질을 고민해왔다”면서 “디지털을 다루면서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를 느꼈고, 인간에게 가장 편안한 물리적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열망으로 한국 전통 건축의 상징인 한옥이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옥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대한민국 전역을 탐사하다가 자연 풍경이 사방으로 펼쳐진 영월에서 완벽한 터를 발견했다”며 “강이 300도로 휘감아 흐르고, 겹겹이 쌓인 산이 파노라마처럼 둘러싼 이곳에 한옥을 설계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어느 각도에서든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조 회장은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를 시작으로 뉴욕과 파리에도 한옥을 지어 대한민국의 전통 건축을 세계적인 문화적 자산으로 만들어가려 한다”며 “1000년 후에도 문화적 자산으로 남기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이런 열망은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가 지난달 유네스코와 국제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2024 베르사유 건축상’에서 호텔 부문 세계 1위에 선정되는 결실로도 이어졌다. 베르사유 건축상은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건축물과 디자인을 선정하는 국제적 권위의 상이다. 공항·학교·여객터미널·스포츠경기장·쇼핑몰·박물관·호텔·레스토랑 등 8개 부문에서 각각 순위를 매긴다.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는 프랑스, 바레인, 브라질 등 16개의 글로벌 경쟁작들을 제치고 세계 최우수 호텔로 선정됐다. 앞서 배우 이영애가 이 호텔에 숙박했다고 인증샷을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영애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편안한 추석되세요”라는 명절 인사와 함께 한옥 호텔을 배경으로 밤산책을 하는 등 모습을 공유했다. 지난해 8월엔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자녀와 함께 한옥 호텔에서 휴식을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초호화 한옥 호텔과 숙박료를 접한 네티즌들은 “한 번 가볼까 했는데 가격 보고 참는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독채면 생각보다 합리적이다”, “돈 아까워서 잠도 못 자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호텔 이름에 영어가 많이 들어간 것을 두고 “이름도 전통스럽고 우아하게 지으면 안 되나”와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하려면 영어로 지을 필요가 있을 듯” 등 상반된 의견을 내기도 했다.
  • 여덟번째 시집 낸 전북대 김익두 교수…두메산골의 삶 기록

    여덟번째 시집 낸 전북대 김익두 교수…두메산골의 삶 기록

    김익두 전 전북대 교수가 여덟번째 시집 ‘민하 마을의 사계 : 봄’을 내놓았다. 일곱번째 시집 ‘작은모래내 일기’ 이후 1년 만이다. 이 시집은, 김 시인이 제2의 고향인 정읍의 두메산골 마을 산외면 정량리 민하 마을로 들어가 산 1년 동안 사계절 삶의 기록 중, 봄의 기록에 해당하는 시집이다. 168편 269쪽으로 방대한 분량의 시집이다.김 시인은 서문 ‘시인의 말’에서 “이 시집은 제가 살던 전주의 마지막 옛 전통시장인 ‘모래내시장’을 떠나, 임인년 봄부터 겨울까지 한 해 동안, 혼자 정읍 두메산골 산외면 정량리 민하 마을로 들어가, 매일 몸소 체험하고 살아낸 생생한 산촌 생활의 시적 기록 중 그 일부인 봄 기록이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 있다는 것, 모든 물생들이 함께 더불어 같이 살아 있다는 것만큼, 이 세상에서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모든 ‘물생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 있는’ 이상적인 생태적 삶의 지향성을 노래하고 있다. 홍사성 시인은 표사에서, “그의 시에는 평안함, 설레임, 그리움, 아득함, 부끄러움, 안타까움, 놀라움이 깊숙이 박혀 있다. 어디를 읽어도 눈이 감기고 가슴이 울렁거린다.”라고 적었다. 복효근 시인은 “삶이 온통 생명의 푸른 기운으로 가득하다. 모든 게 이쁘고, 설레고, 그립고, 아파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이유는 없다. ‘걍’ 그렇다. 그 ‘걍’ 속에서 온 세상 사람과 물생들이 모다들 함께 더불어 노래하고 춤추며 꿈같이 한 번 살아보길 빌어보는 일로 하루하루를 산다.”고 평했다. 시집의 말미에는 시집 ‘해설’ 대신 시인 자신의 시적 일생에 관한 글인 ‘나의 삶, 나의 시를 잠시 되돌아보며’라는 글을 실었다. 시인은 그동안 햇볕 쬐러 나오다가(1990), 서릿길(1999), 숲에서 사람을 보다( 2015), 녹양방초(2017), 지상에 남은 술잔(2019), 사랑혀유, 걍(2020) 등의 시집을 냈다.
  • 방치됐던 삼척 두메산골 폐교, 관광 휴양지로 탈바꿈

    방치됐던 삼척 두메산골 폐교, 관광 휴양지로 탈바꿈

    강원 삼척 농산촌에 흉물로 방치된 폐교가 관광 리조트로 거듭난다. 삼척시는 가곡면 풍곡리에 있는 옛 오저초교 풍곡분교를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한 덕풍계곡 힐링타운을 오는 14일 개장한다고 11일 밝혔다. 풍곡분교는 학생 수 감소로 2012년 3월 문을 닫은 뒤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돼 왔다. 삼척시가 부지와 건물 매입비, 공사비 등 총 37억원을 들여 조성한 힐링타운은 4인 기준의 펜션 8개 동과 2·4·8인실 6개 실로 구성된 게스트하우스, 빨래방, 샤워실 등으로 이뤄졌다. 동시 수용 인원은 60명이다. 운동장을 포함한 총면적은 8248㎡이다. 힐링타운은 운영은 풍곡리 마을회가 맡는다. 힐링타운은 지난 4월 개장한 가곡 유황온천장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어 관광객 유치에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삼척시는 기대한다. 김동훈 삼척시 전략기획팀장은 “힐링타운은 온천을 찾는 관광객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이 돼 서로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척시는 2016년 초 폐교한 노곡면 하월산리 옛 근덕초교 노곡분교도 2025년까지 리조트로 개발한다. 연면적 885㎡의 지상 2층 건물 1동을 포함 총면적이 8784㎡ 규모인 노곡분교에는 숙박시설과 오토캠핑장, 바비큐장, 농촌체험장 등이 들어선다. 삼척시는 지난 4월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노곡초교 건물과 부지를 7억 6000만원에 매입했고, 같은 달 설계용역도 발주했다. 삼척시 관계자는 “폐교를 리조트화하는 사업은 체류형 관광을 이끌어내며 주민 소득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9명 상 주는데 신청 7명뿐…썰렁한 ‘영양 사투리 경연’

    9명 상 주는데 신청 7명뿐…썰렁한 ‘영양 사투리 경연’

    두메산골 경북 영양군이 사라져 가는 지역 사투리의 보존과 활성화 등을 위해 전국 규모로 마련한 행사가 외면받고 있다. 영양군은 다음달 12일 열리는 영양산나물축제의 주무대인 영양읍 복개천에서 ‘제1회 영양말(사투리) 이야기 경연대회’(포스터)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예산은 1300만원이며, 20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자격과 장르에 제한은 없다. 다음달 3일 영양군문화체육센터에서 예선 현장 심사를 해 본선 진출자 9명을 가린다. 군은 본선에서 대상 1명(팀), 최우수상·우수상·장려상·인기상 2명씩 총 9명을 선정해 20만~150만원의 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2주가 넘도록 신청자가 7명에 그쳐 비상이 걸렸다. 이에 군은 군청 및 6개 읍면 공무원을 독려하거나 지역 학교에 학생들의 참가 신청을 읍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군 관계자는 “대회 홍보를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나 실적이 예상외로 저조해 난감하다”고 했다. 영양 지역에서는 졸속 행사로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민 박모(66)씨는 “영양군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사투리 경연대회 흥행을 막무가내로 쫓아가는 것 같다”면서 “올해 축제 때 산나물가요제도 새로 개최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했다. 영양군은 다음달 12~14일 동해의 일출과 월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일월산 일대에서 제18회 영양산나물축제를 개최한다. 군은 같은 달 11일 이를 기념하는 제1회 산나물가요제를 여는 데 예산 3000만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2021년 ‘경북 사투리 경연대회’를 개최한 뒤 낮은 호응도 등을 이유로 중단했다.
  • ‘제1회 영양 사투리 경연대회’에 무슨 일이?

    ‘제1회 영양 사투리 경연대회’에 무슨 일이?

    두메산골 경북 영양군이 사라져 가는 지역 사투리의 보존과 활성화 등을 위해 전국 규모로 마련한 행사가 외면받고 있다. 영양군은 오는 5월 12일 영양산나물축제 주무대인 영양읍 복개천에서 ‘제1회 영양말(사투리) 이야기 경연대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행사 예산은 1300만원이다. 이를 위해 군은 이달 20일까지 영양문화원을 통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자격 및 장르 제한은 없다. 다음달 3일 영양군문화체육센터에서 예선 현장 심사를 통해 본선 진출자 9명을 가린다. 군은 본선 대회에서 대상 1명(팀), 최우수상·우수상·장려상·인기상 각 2명씩 총 9명을 선정해 각 150만~20만원의 시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2주가 넘도록 대회 참가 신청자가 7명에 그쳐 행사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군은 군청 및 6개 읍면 공무원들을 독려하거나 지역 학교에 학생들의 참가 신청을 읍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 신청자가 저조할 경우 예선없이 바로 본선을 치를 계획이다. 영양군 관계자는 “대회 홍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나 실적이 예상외로 저조해 난감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영양지역에서는 벌써 졸속 행사로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민 박모(66)씨는 “영양군이 일부 지자체들의 사투리 경연대회 흥행을 막무가내로 쫒아 가는 것 같아 주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올해 축제때 산나물가요제도 새로 개최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했다. 군은 ‘제1회 영양 산나물 가요제’ 개최를 위해 예산 3000만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영양군은 오는 5월 12~14일까지 동해의 일출과 월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일월산 일대에서 ‘제18회 영양산나물축제’를 개최한다. 한편 경북도는 2021년 한차례 ‘경북 사투리 경연대회’를 개최한 이후 낮은 호응도 등을 이유로 대회를 열지 않고 있다.
  • 전쟁 후 평화 바라는 심정 묘사… 자유당 무너뜨린 ‘노가바’ 유행… 시대의 아픔 함께하고 치유도 [이호섭의 트로트 숨결]

    전쟁 후 평화 바라는 심정 묘사… 자유당 무너뜨린 ‘노가바’ 유행… 시대의 아픔 함께하고 치유도 [이호섭의 트로트 숨결]

    전쟁과 정치인 혐오 은유적 가사민중의 심리 자극한 ‘신 귀거래사’이승만 독재로 ‘물방아~’ 더 인기작가 의도와는 상관없이 재해석 ‘유정천리’ 개사곡 급속도로 유포폭정에 대한 국민 저항·분노 표현“국민 힘 있으면 가짜 정치인 없어”‘벼슬도 싫다마는 명예도 싫어/ 정든 땅 언덕 위에 초가집 짓고/ 낮이면 밭에 나가 길쌈을 매고/ 밤이면 사랑방에 새끼 꼬면서/ 새들이 우는 속을 알아보련다’ 가수 박재홍이 불러 지금까지도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손로원 작사, 이재호 작곡의 ‘물방아 도는 내력’은 부산에서 설립된 도미도레코드에서 1953년 발표한 노래다. 이 노래가 발표된 1953년은 6·25전쟁으로 삼천리 금수강산이 잿더미로 변해 버린 때로 너 나 할 것 없이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 없는 3무(無) 시대였다. 오랜 전쟁으로 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쳐 하루라도 어서 이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시절을 되찾고 싶은 심정이 하늘에 닿던 때이기도 하다.‘물방아 도는 내력’의 1절에서는 ‘벼슬과 명예’, 2절에서는 ‘서울’, 3절에서는 ‘사랑과 황금’이 싫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람으로 태어나 벼슬과 황금을 싫어할 자가 어디 있겠는가. 손끝에 흙 묻히는 시골보다 고대광실 휘황찬란한 서울에서의 삶을 그 누가 싫어하겠는가. 그렇다면 이 노래에서 말하는 ‘벼슬, 명예, 사랑, 황금, 서울’은 무고한 사람들을 전쟁이나 정쟁(政爭)에 희생시키는 특정인과 집단의 이념, 정치적 야욕에 대한 부정적인 은유법이자 일그러진 공간을 뜻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동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어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 김일성과 공산당의 만행이 바로 그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1952년 7월 국회를 통과한 발췌개헌안 사건으로 불리는 ‘부산정치파동’처럼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소속 정당의 이익에 혈안이 된 정치인들의 작태도 이러한 부정적인 은유에 해당한다. 당시의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반드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침 이때 ‘물방아 도는 내력’이 발표되자 전쟁과 정쟁에 지치고 실망한 사람들은 저마다 초야로 돌아가 살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샘솟았던 것이다. 즉 이 노래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과 그 속에서 아귀다툼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혐오로부터 평화로운 마음의 쉼터로 가고 싶었던 당시 민중의 심리를 자극한 ‘신 귀거래사(歸去來辭)’로 받아들여졌던 셈이다. 6·25전쟁 중에 발표된 황금심의 ‘삼다도 소식’ 등도 이와 같이 어서 전쟁 상황을 벗어나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고대하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6·25전쟁이 휴전으로 일단락되고 정부가 서울로 환도하자 1954년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3선 제한 철폐를 핵심으로 하는 사사오입(四捨五入) 개헌으로 정국은 또 한 번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자유당의 독재에 민심의 이반이 이뤄지며 ‘물방아 도는 내력’의 인기는 더욱 높아져 갔다. 작사가 손로원과 작곡가 이재호가 정치적 비판의식을 갖고 이 노래를 창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1970년대 학생운동에서 ‘아침 이슬’이 작곡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운동권 가요로 가장 많이 불렸듯이 자유당의 독재 기간에 ‘물방아 도는 내력’이 많이 불렸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대중은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대중가요를 시류나 사건과 결부시켜 스스로 재해석해 부르곤 한다. 수용자의 이 같은 행위를 문학에서는 ‘재맥락화’(再脈絡化)라고 부르며,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중에 의해 의미 내용이 결정된다는 뜻에서 ‘의도의 오류’라고 말한다. ‘물방아 도는 내력’ 1절 가사 중 ‘길쌈을 매고’는 박재홍의 발음으로는 분명한 ‘길쌈’이지만 문맥으로 보면 ‘김을 맨다’는 뜻의 ‘기심을 매고’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 다수설이다. 1956년 손로원 작사, 박춘석 작곡, 손인호 노래로 오아시스레코드에서 발매된 ‘비 나리는 호남선’도 하나의 정치적 사건과의 관계 속에서 유명해진 노래로 기록된다. ‘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 돌아서서 피눈물을 흘려야 옳으냐/ 사랑이란 이런가요 비 내리는 호남선에/ 헤어지던 그 인사가 야속도 하더란다’ 1956년에 치러진 제3대 대통령 유세 도중 야당 후보였던 해공 신익희가 호남선 열차에서 갑자기 별세하자 ‘비 나리는 호남선’은 새로운 정치 개혁을 열망하던 민중들에 의해 순식간에 크게 유행하게 된다. 이 역시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대중이 이 노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재맥락화했기 때문이다.1959년 반야월 작사, 김부해 작곡, 박재홍 노래로 신세기레코드에서 발매한 ‘유정천리’는 원래 영화 주제가였지만 이 노래 역시 당시의 정치·사회적 영향으로 재맥락화된 가요다.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눈물 어린 보따리에 황혼빛이 젖어드네’ ‘유정천리’가 발표된 이듬해인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 후보였던 조병옥은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1960년 2월 15일 워싱턴 소재의 한 병원에서 돌연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로써 선거를 통해 이승만 독재를 종식시키려 했던 대중들은 절망했고, 그 같은 마음을 담아 ‘유정천리’를 개사해 부르면서 개사곡은 전국적으로 급속도로 유포되기 시작했다.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 선생 뒤를 따라/ 장면 박사 홀로 두고 조 박사는 떠나간다/ 천리만리 타국 땅에 객사 죽음 웬 말이냐/ 자유당에 꽃이 피네 민주당에 비가 오네’ 이른바 ‘노가바’,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의 전형이 탄생한 것이다. 개사한 ‘유정천리’의 대대적인 유행이 말해 주듯이 민심은 자유당으로부터 돌아서게 되고, 이에 위기를 느낀 자유당은 3·15 부정 선거를 획책했다. 분노한 대중은 결국 4·19 혁명을 일으킴으로써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하야를 선언했고 자유당 정권은 마침내 무너졌다. ‘유정천리’의 개사곡이 인기를 얻고 정권 교체까지 이루게 되자 신세기레코드는 이를 박재홍의 노래로 정식 음반으로 제작했지만 ‘유정천리’만 한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 이유를 대중음악평론가 이준희는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혁명 분위기에 편승한 상업 기획이라는 점이 오히려 거부감을 유발했던 것”으로 분석했다.폭정이 국민을 억압할 때 국민들은 그에 걸맞은 노래나 개사를 통해 저항하거나 분노를 공유한다. 위정자는 대한민국의 영토와 국체(國體) 및 정체(政體), 그리고 국민의 생명, 재산, 권리를 지키는 데 복무해야 한다. 비록 고대 그리스 철학자 트라시마코스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고 말했지만 정의란 마땅한 것은 행하고, 부당한 것은 행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권력자는 저마다 “이것이 정의다”라고 외친다. 그러나 진정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정의다. “검수완박이 정의다”, “경찰국 설치가 정의다”, “대장동 수사가 정의다”, “검찰공화국 저지가 정의다” 등의 구호들이 과연 국민 개개인을 얼마나 위하고 편하게, 여유롭게 할 것인가. 이 구호들이 진정 국민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치인 자신들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인가. 1950년대나 지금이나 정치인들 스스로는 자기의 거울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오히려 엉뚱하게도 비정치계 쪽에서 그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잘 비춰 주고 있다. KBS ‘2020년 대한민국 어게인’에서 가수 나훈아가 던진 정문일침(頂門一鍼)이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僞政者)는 생길 수 없습니다.” 작곡가·문학박사
  • 아흔아홉 굽이 넘어… 구글링 2130만건 ‘핫플’ [이우석의 미시여행]

    아흔아홉 굽이 넘어… 구글링 2130만건 ‘핫플’ [이우석의 미시여행]

    “내 그제도 오고 오늘도 무러 왔어요. 내 오늘 묵고 담주에 또 올끼래요.” “나야 자주 오시믄 좋지요.” 지난 22일 강원 평창 진부읍의 50년 막국수 노포 고바우식당. 툭툭 싱겁게 던지는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가 낡은 한옥 식당 안을 채운다. 정겨운 대화를 반찬 삼아 막국수를 먹는다. 입술 모아 쪼록 빨아들이고 나면 정수리까지 저릿한 밀막국수 한 그릇에 성급히 찾아든 계절을 잊고 말았다. 인적 드문 진부시장 골목에 불어 든 시원한 골바람으로 입가심하고 단김에 폐를 씻는다. 왁자지껄한 강릉에서부터 진고개를 넘어 대관령으로 향한 오월의 주말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8도. 조금만 걸어도 등이 따끈하고 양지에 세워 둔 자동차는 에어프라이어처럼 데워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볕만 피하고 나면 반팔 옷차림이 서운하다. 결국 이날 저녁 대관령 어느 리조트의 온도계는 14도를 가리켰다. 절묘한 타이밍의 현명한 여행지 선택이다. “공중에 치솟은 대령은 여러 늙은 아비(大嶺凌空衆父父), 여러 주름살이 동으로 와 팔다리처럼 흩어졌구나(衆皺東來散肢股).” 조선 성종 때 ‘악학궤범’을 편찬한 성현(1439~1504)이 ‘속동문선’(제5권)에 남긴 시 ‘경포대를 오르며’ 중 대관령을 묘사한 대목이다. 캬! 가파르게 치솟아 바다를 향해 여러 능선을 늘어뜨린 백두대간 대관령이 옛 글귀 한 구절만으로도 눈에 선하다. 강릉과 삼척을 향해 가는 길에 만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고갯길을 선조들은 이토록 경외했다.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은 대령(大嶺), 대관(大關)이라고도 불렀는데 모두 다 ‘큰 고개’란 뜻이다. 무려 13㎞에 이른다. 대관령 정상에서 보면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위풍당당한 ‘산의 아비’가 틀림없다. 이 커다란 고개는 강릉 출신으로 대관령을 넘나들던 오만원권 지폐 ‘모델’ 신사임당의 소회처럼 ‘흰 구름이 날아드는 해 저문 산’(白雲飛下暮山靑)이었다. 그 이전에도 정도전은 ‘하늘이 낮아 고개 위가 겨우 석 자’라고 뻥(?)을 쳐, 아직 대관령을 넘지 않은 이들에게 위압감을 줬다. 고개 이름에는 보통 현, 치, 영, 관을 붙이는데(우리말 ‘재’도 쓴다) 그중 현이 가장 낮고 관이 가장 높다. 대관령은 이름에 높은 고개를 뜻하는 관(關)에 령(嶺)까지 붙었으니 실로 아무나 넘볼 수 없는 높고도 험준한 고개였다. 그런데 실은 대관령(832m)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개는 아니다. 만항재(1330m), 두문동재(1275m) 등 태백과 정선 경계에 있는 고갯길이 가장 높다. 홍천과 양양을 잇는 구룡령(1013m), 홍천과 평창을 연결하는 운두령(1089m) 역시 1000m가 넘는다. 심지어 남쪽의 지리산 정령치(1172m)와 성삼재(1102m)도 있다. 다만 고개를 넘는 사람과 물동량이 많은 데다 그들이 체감하는 고도차가 컸고, 장정도 매우 길었다. 대관령이 세인들의 뇌리와 구전에 명실상부 가장 높고 큰 고개로 자리잡았던 이유다. 대관령은 강릉시에서 여느 고개보다 더욱 큰 의미를 둘 만큼 상징적인 고개다. 과거 최고의 난도를 뽐내던(?) 대관령 고갯길은 현재 456번 지방도로 격하됐다.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를 모두 쭉쭉 펴서 공중과 터널 안으로 집어넣은 영동고속도로는 서울과 강릉을 두어 시간대로 잇는다. 다만 대관령 옛길은 현대에 들어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주막이 있던 반정에서 어흘리 대관령박물관에 이르는 약 5㎞의 공기 맑은 오솔길이 잘 보존됐다. 해발고도는 높지만 비탈은 그리 가파르지 않아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대관령박물관에는 보부상과 관원들이 썼던 다양한 물품을 모아 뒀다. 평창에서 대관령이라 하면 황병산, 노인봉, 선자령, 발왕산 등에 둘러싸인 고위평탄 분지까지 의미한다. 강원도 내에서도 시원한 지역(연평균 기온 6.4도)으로 소문나 겨울엔 스키를 즐기고 여름엔 고원 휴양을 위해 찾는 관광객이 많다. 척박한 기후에 고랭지 작물 등을 재배하던 지역이었으나 요즘은 유럽 알프스형 휴양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2018년엔 평창동계올림픽도 유치했다. 인구 4만여명. 도시 규모는 작지만 올림픽을 치른 후 세계인들이 한국에서 기억하는 10대 유명 도시 가운데 한 곳이 됐다. 1956년 개최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1936년 나치 치하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독일 바이에른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은 지금도 모르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 ‘평창’은 구글에서도 2130만건이라는 어마어마한 검색 결과가 나올 정도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도시다. 아마도 평창은 핀란드 키틸라 주민도, 체코 올로모우츠에 사는 학생도 기억하는 지명일 테다. 여행 떠나기 좋은 요즘부터 휴가철 성수기까지가 평창 대관령 여행의 최적기다. 6월이면 딱 서울의 봄 날씨나 선선한 10월 날씨 정도다. 7~8월 더위도 큰 고개 앞에선 무력해진다. 월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는다. 덥다 생각할 만한 기간은 대서(7월 23일)에서 입추(8월 7일)까지에 불과하다. 이후부턴 가을로 봐야 한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평창의 전 지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열대야 현상이 한 번도 보고된 적 없다는 점이 경이롭다. 폭염 특보도 거의 없었다. 요즘 하지감자 출하 시기를 앞두고 푸른 초원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온다. 높은 산봉우리와 거대한 능선, 그리고 비탈을 초록으로 물들인 감자밭과 양, 젖소를 키우는 목장이 대관령을 유럽의 목가적 분위기로 보이게 만드는 주요한 ‘메이크업’이다. 평창은 넓으면서도 위아래로 긴데 위쪽으로 겨울에 ‘쿨’한 영동고속도로와 요즘 ‘핫’한 KTX 경강선이 지난다. 서울 쪽에서 보자면 봉평, 용평, 진부, 대관령면 순으로 지나며 강릉으로 이어진다. 가장 많이 찾는 여행 루트이며 각종 편의 시설도 이쪽에 집중돼 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31번 국도를 이용하면 봉평, 용평, 대화, 방림, 평창읍에 닿는다. 정선과 가까운 최남단 미탄면은 여기서도 잠시 빠져 42번 국도를 타야 한다. 루지·낚시·래프팅… 10대부터 60대 휴가 ‘팀플’ 대관령에서 평창읍까지는 거리(약 60㎞)가 멀어 이동시간이 꽤 걸린다. 하지만 평창 남부는 그런 수고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때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라 ‘산골 평창’의 진면목을 만나기 위해 따로 이 지역을 찾는 이도 많다. 보통의 경우 북쪽 루트를 먼저 여행한다.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일정이다. 선선한 날씨 속 고원과 산, 숲도 즐기기 좋다. 태기산을 중심으로 휘닉스 평창 같은 대규모 리조트나 펜션이 몰려 있는 봉평면을 가장 먼저 만난다. 가산문학관, 무이예술관, 가산 문학의 길 등이 있고 무엇보다 2년 만에 본격 개장을 앞둔 워터파크 블루캐니언이 있다. 용평리조트 때문에 이름이 익숙한 용평면에는 사실 용평리조트가 없다. 대관령면에 있다. 대신 용평엔 오토캠핑장이 많아 캠퍼들이 많이 찾는다. 계방산 아래 노동계곡 캠핑장이 유명하다.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 정강원이 있고 로하스파크도 있어 여러 체험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평창에서 가장 큰 도시(?)인 진부에는 평창의 독보적인 문화재로 꼽히는 고찰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가 있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특히 요즘 날씨에 돌아보기 제격이다. 아름드리나무 사이를 뚫고 비치는 볕과 서늘한 숲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진부전통시장에는 먹을거리가 많다. 동태탕이며 왕갈비탕, 밀막국수, 순대국밥집 등 오래된 식당이 많아 요것조것 챙겨 먹기 편하다. 장전리 이끼계곡과 정전계곡, 수향계곡, 막동계곡 등은 여름에 찾아가 더위를 씻는 ‘안티 핫’ 플레이스다.대관령면은 웬만한 유명 관광도시 부럽지 않게 많은 편의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우선 눈으로 봐도 우뚝 솟은 스키점프대가 랜드마크 구실을 한다. 관광 곤돌라를 타고 발왕산에 올라서면 우뚝하고 늠름한 주변 산들이 바다처럼 펼쳐지는 가운데 시원한 한때를 보낼 수 있다. 새로 생긴 포토존 스카이워크와 발왕수 약수 가든 등 주목과 고산식물이 가득한 숲길을 걸으면 ‘워킹 온 더 클라우드’, 즉 ‘천상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평창올림픽 플라자를 중심으로 삼양목장과 하늘목장, 양떼목장 등 이국적 풍광의 초원과 오션700, 피크아일랜드 등 2곳의 워터파크가 있다. 알펜시아와 용평리조트 등 대관령에 빼곡한 숙소들은 평창 주민 모두를 재우고도 남을 정도다. 오삼불고기와 황태국, 꿩만두 등 대관령 명물 먹거리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선자령도 이곳에서 오른다. 평창 남쪽 여행루트는 보다 친자연적이다. 한결같은 자연이라 언제든 푸근히 맞아 준다. 특히 산세가 빼어나니 물도 당연히 좋다. 기세 좋은 산에서 흘러내린 명품 계곡들이 즐비하다. 이름난 흥정계곡부터 장전계곡, 금당계곡, 노동계곡, 뇌운계곡, 막동계곡, 수항계곡 등이 차가운 물을 품고 ‘풀장’밖에 모르는 도시인을 기다린다. 우선 평창읍부터. 맛난 향토 먹거리를 파는 평창올림픽시장이 있다. 각종 메밀 요리와 올챙이국수 등 진짜 강원 ‘두메산골 평창’다운 맛에 빠져들 수 있다. 지봉동 가옥, 대하리 가옥 등 강원도식 전통 한옥도 많이 남아 있다. 장암산 활공장에서 날아올라 평창강으로 내리는 조나단 패러글라이딩 학교 텐덤(2인) 비행 체험을 해 볼 수도 있으며, 초여름부터는 낚시꾼도 이곳에 모여든다. 하늘과 땅, 물 모두에 반한다.동강이 휘감아 도는 미탄면에는 각종 계곡과 동굴, 카르스트지형 등 희귀한 자연 자원이 많다. 동강에서 수상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수려한 경관 속에서 패들 보트며 래프팅, 카야킹을 체험하고 인근 석회동굴 백룡동굴을 탐사하는 등 시설보다는 자연과 함께하는 액티비티가 많다. 장마가 끝나면 기화천에 플라이 낚시꾼들이 몰린다. 송어가 잡힌단다. 야생화 탐방에 좋은 청옥산 육백마지기 배추밭과 물돌이를 볼 수 있는 칠족령 트레킹은 이미 잘 알려졌다. 기상이 딱히 좋지 않을 때는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가성비 좋은 아쿠아리움이다.방림면에는 콘서트를 여는 예술마을로 유명한 계촌마을과 농촌 체험마을 수동마을, 평창자생식물원 등이 있고 대화면에는 ‘메밀꽃 필 무렵’에 언급되는 대화장, 금당계곡, 배두둑마을, 그리고 한여름에도 1분 이상 발을 담글 수 없을 만큼 차가운 ‘땀띠물’이 솟는 땀띠공원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평창에 가서 며칠 숨만 쉬고 와도 뭔가 남는 셈법일 것 같다. 대자연 속 웰빙과 각종 즐길거리,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한 땅. 마침 도래한 엔데믹 시대에 가장 먼저 양팔 활짝 벌려 방문객을 맞이할 ‘도시민의 피난처’ 역할을 평창은 이미 준비하고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직접 뽑은 밀면 막국수‘평창식’ 메밀전병송어회에 한우까지전국구 맛집 품었다진부읍 진부재래시장 옆 고바우식당은 메밀이 아니라 직접 뽑아낸 밀면으로 막국수를 말아 내는 집이다. 깔끔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을 한가득 말고 오이채와 김가루, 삶은 달걀을 올려 준다. 시원한 육수에 탱글한 국수가 인상적이다. 비빔막국수에 올린 양념은 맵지도, 달지도 않고 그윽한 풍미를 낸다. 진부 명진왕갈비탕은 구수하게 우려낸 국물에 큼지막한 갈빗대를 푸짐하게 곁들여 내는 갈비탕으로 유명한 집이다. 대추나 밤 등을 넣지 않은 투박한 담음새지만 부들부들한 왕갈빗대와 구수한 국물 하나로 끝난다. 전통적으로 유명한 먹거리인 오삼불고기는 대관령 납작식당이 잘한다고 소문났다. 강릉 주문진의 오징어가 평창의 삼겹살과 만나 ‘전국구’ 명성을 퍼뜨린 메뉴다. 대관령 용평리조트에서는 주말에 운영하는 가든 레스토랑 ‘별이 빛나는 밤’이 좋다. 조명쇼 ‘발왕산성’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노천 바비큐와 맥주 등을 맛볼 수 있다. 텐트 안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기는 캠핑 메뉴도 판매한다.평창읍 올림픽시장 먹자골목에 있는 메밀이야기는 ‘평창식’으로 부쳐 낸 메밀전병, 김치전 등을 판다. 특히 올챙이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평창읍내 옹달샘식당은 토속적인 제철 식재료를 한 그릇에 모아 쓱쓱 비빈 보리밥으로 유명하다. 평창읍 초원 숯불갈비는 빛깔 좋고 맛난 한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우선 고기의 질이 좋고 후식으로 내는 꺼먹 된장도 야무지다. 미탄면 강원수산 횟집은 송어회로 유명한 곳이다. 송어를 최초로 양식한 1960년대 중반부터 양식업을 해 오던 집이다. 민물고기 회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을 위해 각종 채소와 콩가루, 들기름, 초고추장을 넣어 비빔회로 무쳐 먹을 수 있는 그릇을 함께 내준다.
  • 무작정 상경한 두 처녀, 탈농촌·도시화의 상처 껴안은 건 용서와 화해

    무작정 상경한 두 처녀, 탈농촌·도시화의 상처 껴안은 건 용서와 화해

    1950년대 농촌서 서울로 도망간 두 여성일확천금 꿈꿨지만 현실은 뒷골목 여인신부 찾아온 두 남자 ‘화해의 손’ 내밀어무작정 상경 경계·분열된 국민감정 통합 김정애 KBS 노래자랑서 눈에 띄어 데뷔경쾌한 노래로 슬픔에도 새 힘 생성시켜젊은이들이 떠나고 아기 울음소리마저 끊긴 농촌의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재홍의 ‘물방아 도는 내력’(1953), 배호의 ‘두메산골’(1963), 나훈아의 ‘강촌에 살고 싶네’(1971), 홍세민의 ‘흙에 살리라’(1973), 그리고 배일호의 ‘신토불이’(1993)까지 농촌을 지키려는 의식이 깃든 노래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농촌 공동화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는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나 같은 시골 총각은 남자도 아닌가/ 여자 여자 없소 여자 여자 없소/ 나 좀 장가들게 해 줘’. 필자가 작곡한 이용주의 ‘여자 없소’(2020)도 마찬가지다. 농촌 인구의 대대적인 도시 이동을 예견했던 노래가 있으니 바로 김정애의 ‘앵두나무 처녀’(1956)다. 중장년층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 노래는 신세계를 동경하는 당대 사람들의 심리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휴먼 드라마가 담겨 있어 더욱 사랑받는 곡이기도 하다.‘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농업 본위의 산업 구조를 채 벗어나지 못했던 1950년대. 농촌에서는 일손 하나가 아쉽던 시절이지만, 농업에 기반한 생활은 육체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어 늘 고달프기만 했다. 더구나 여성들은 살림과 출산, 육아 및 노동으로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 식구들을 먹이고, 설거지를 마치면 일꾼들의 새참을 준비해 논밭으로 가야 했다. 일꾼들이 새참을 먹을 동안 여성들은 쉬지도 못하고 잡초나 피를 뽑거나 밭고랑의 김을 맸다. 점심을 나르고 또 새참을 나르고 저녁밥을 지어 올리고 난 후 온 식구들이 잠들어도 일거리는 산적해 있었다. 인두와 다리미로 옷과 동정에 풀을 먹여 다렸고, 물레로 실을 잣고 베틀을 놓아 실을 뽑고 옷감을 짜야 했다. 여성들의 삶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강행군의 연속이었고, 이러한 고된 생활에 진력이 날 수밖에 없다. 이런 농촌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한 마을의 두 처녀가 서울로 도망을 가면서부터 동네가 발칵 뒤집히는 상황을 그리면서 ‘앵두나무 처녀’는 시작된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 몰라 내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우물가는 빨래터와 함께 동네 아낙네들의 정보교환장이다. 아낙네들은 우물에서 양동이에 물을 긷는 그 짧은 순간에 간밤에 동네에서 일어난 긴급 뉴스를 죄다 공유한다. 앵두나무가 둘러선 우물가에서 듣자 하니 ‘서울은 온 거리마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고 전기가 들어와 네온불이 현란하게 돌아가며 빌딩이 하늘 끝 간 데까지 맞닿은 별천지’라는 것이다. 농사일에 이골이 나 있던 이쁜이와 금순이는 그 말을 듣고 이내 단봇짐을 꾸려 서울로 내뺐다. 노랫말 중에 나오는 ‘물동이’는 살림을, ‘호미자루’는 농사일을 대표하는 환유법으로 그것들을 내던졌다는 것은 살림과 농사일을 내팽개쳤다는 뜻이다.탈농촌화는 이때부터 서서히 시작돼 1960년대 이후 도시화의 물결이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서울에 가면 일확천금과 벼락출세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안고 가난했던 농촌 사람들은 도시로 도시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쁜이와 금순이를 환영할 도시는 없었으니 이게 문제였다. 도망간 신붓감을 찾으러 서울로 올라간 복돌이와 삼용이는 뒷골목에서 웃음을 파는 ‘에레나’(주점에서 일하는 여성이 사용한 가명)가 된 이쁜이와 금순이를 발견한다. 자신의 신붓감이 뒷골목 여인이 돼 있는 것을 목격한다면 우리는 선뜻 용서해 줄 아량이 있을까. 더구나 이 당시는 여성들에게 정조를 강요하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던 때다. 그런데 복돌이는 ‘헛고생을 말고서 고향에 가자’며 이쁜이를 달랜다. 자신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준 복돌이의 마음에 이쁜이는 눈물을 쏟는다. 용서를 통해 이쁜이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준 복돌이의 마음에는 6·25전쟁은 물론 멀리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반목하고 분열된 국민 감정을 통합하고자 하는 시대 정신이 은근하게 녹아 있다. ‘앵두나무 처녀’는 1956년 도미도레코드에서 발표됐다. 작사가 천봉이 가사를, 작곡가 한복남이 곡을 썼다. 경쾌한 스윙 리듬에 실린 김정애의 노래는 봄볕처럼 따뜻하고 해맑다. 김정애의 가수 데뷔는 시작이 사뭇 특이했다. KBS에서 처음으로 노래자랑이 시작돼 엄청난 인기를 모으자 전국 각지에서 공개방송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그때 대구에 주둔하던 공군에서 비행기를 제공하며 방송을 유치했고 대구 군부대에서 전화 교환 업무를 담당하던 김정애는 노래자랑에 나가게 된다. 김정애는 백설희의 ‘아메리카 차이나타운’을 불렀고 방송 관계자의 눈에 띄어 KBS 전속가수가 된다. 이후 ‘앵두나무 처녀’와 ‘닐니리 맘보’ 등을 발표하면서 스타 반열에 오른다. 30여년간 가수 활동에 전념한 그는 1987년 간경화로 세상을 뜨기 한 달 전까지 무대에 올랐다. 민요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 민족은 시름겨운 일상이나 한을 노래할 때 오히려 경쾌한 리듬에 노래한다. 슬픔을 슬픔으로 끝나게 하지 않고 새로운 힘을 생성시키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앵두나무 처녀’도 무작정 상경에 경종을 울리는 골계미, 에레나가 된 두 처녀의 비극미, 그리고 용서와 화해로 막을 내리는 우아미까지 다양한 미의식의 전환을 경쾌한 스윙 리듬을 통해 들려준다. 이 노래는 탈농촌과 도시화 물결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그 시대의 단면도로서 유행가의 본령을 보여 준다. 또한 상처를 용서와 화해로 통합한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교훈을 던진다. 작곡가·문학박사
  • 이재명 생가터·윤석열 조상묘… 대권주자 연고 ‘안동·포항’ 뜬다

    이재명 생가터·윤석열 조상묘… 대권주자 연고 ‘안동·포항’ 뜬다

    이 후보 안동시 도촌리에 생가터·선영대선 출마 선언 후 첫 행선지로 찾아와 윤 후보 포항 기계면에 파평윤씨 시조묘종친들 앞에서 정권교체 의지 밝히기도 하루 방문객 평일 30~50명·주말 100여명내년 3월 치뤄질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의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연고인 경북 안동과 포항이 뜨고 있다. 9일 안동시·포항시에 따르면 이 후보는 안동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가 고향이고, 파평윤씨 가문의 35대손으로 알려진 윤 후보는 포항 북구 기계면에 시조묘(봉강재)가 있다. 이 후보가 태어난 지통마 생가터엔 현재 비닐하우스와 채소밭이 자리하고 있으며, 인근엔 이 후보의 선영이 있다. 안동시와 영양군, 봉화군의 경계에 위치한 두메산골의 자연부락인 지통(한지를 뜨던 통)마는 한지를 생산하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기계면 봉계리 봉좌산(鳳座山) 아래에 있는 봉강재는 고려의 개국공신인 파평윤씨 시조 태사공(太師公) 윤신달 장군의 묘와 재실을 뜻한다. 봉좌산은 봉황이 나래를 펴고 앉아 있는 형상을 닮았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첫 행선지로 안동을 찾아 “부모님과 고향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선영과 고향을 한꺼번에 찾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안동지역 유림과 차담을 가진 후 이육사문학관과 선영을 차례로 방문했다.윤 후보는 지난 9월 17일 봉강재를 방문해 시조묘에 제주를 올리고 정권교체를 연호하는 종친들 앞에서 “파평윤씨가 명문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은 나라가 힘겨울 때 떨쳐 일어난 역사 때문”이라며 “그 덕과 인망을 이어받아 꼭 나라의 위기를 구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들 지역을 찾는 방문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기엔 하루 방문객이 10~20여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평일 30~50여명, 주말엔 100여명 정도로 크게 늘었다. 안동시청과 포항시청에도 방문 문의가 잇따르는 실정이다. 이들 지역에선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두 후보의 연고를 찾는 방문객은 더욱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촌리 이장 이재효(68)씨는 “경주이씨 8살 아래 동생뻘인 재명이가 여당 대선후보가 된 이후 전국에서 그의 고향 마을을 둘러 보기 위해 많이 찾고 있다”면서 “방문객들은 주로 이 후보의 어린 시절 등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봉강재 대종회 자문위원인 윤한우(77)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국 문중과 유림들이 천하의 명당으로 알려진 시조묘를 주로 찾는 정도였으나 윤 전 검찰총장이 다녀간 이후 일반인의 방문이 부쩍 잦아졌다”면서 “주말엔 관광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 수도권 확진 ‘폭증’ 지방 행사는 ‘폭망’

    수도권 확진 ‘폭증’ 지방 행사는 ‘폭망’

    최근 수도권에서 폭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불똥이 전형적인 두메산골 경북 영양으로 튀고 있다. 고추 주산지인 영양군은 매년 서울 시청 앞마당에서 열던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지 않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추석 연휴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또 지난해 코로나 발생으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온라인 축제로 전환해 개최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취소하기로 했다. 지난해 비대면 언택트 고추축제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다. 앞서 군은 지난 7월 영양고추의 우수성 홍보 등을 위해 ‘제20회 고추아가씨 선발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번지면서 행사를 무기 연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영양군과 고추재배 농가에 판로 확보 비상이 걸렸다. 영양군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양지역 최대 경제축제였던 ‘영양고추 축제‘가 취소돼 지역 생산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농산물 직거래장터 운영과 온라인 판매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영양지역에서는 2100여 농가가 1400여㏊에서 연간 3000여t의 건고추를 생산하고 있다. 고성, 산림박람회 또 무산 … 내년 다른 지역 넘어갈까 ‘죽상’ “2년째 무산된 대한민국 산림박람회, 강원 고성에서 열리게 해 주오.” 강원 고성군민들이 코로나19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2년째 무산된 대한민국 산림문화박람회가 반드시 고성에서 열리게 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28일 고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순연된 대한민국 산림문화박람회가 올해도 취소로 가닥이 잡히면서 사실상 2년 연속 무산된 행사를 내년에는 고성에서 꼭 개최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나섰다. 취소가 아닌 내년으로의 순연 등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행사를 주최하는 산림청은 내년으로 또다시 순연할지, 아니면 행사 규모를 축소해 개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올해 대회를 취소하고 내년에 고성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어 고성군민들은 애가 탄다. 군은 내년에 고성에서 개최되도록 요청해 놓은 상태라 산림청에서 이를 받아들여 회신 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취소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으면서 이와 연계해 고성군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고성에서 특별한 10월’ 행사 역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 “명품 영양고추를 어찌할꼬?”…코로나 사태로 축제 취소돼 판로 확보 난항

    “명품 영양고추를 어찌할꼬?”…코로나 사태로 축제 취소돼 판로 확보 난항

    “명품 영양고추를 어찌할꼬?” 최근 수도권에서 폭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불똥이 전형적인 두메산골 경북 영양으로 튀고 있다. 양양군은 매년 서울 시청 앞마당에서 열던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지 않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추석 연휴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또 지난해 코로나 발생으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온라인 축제로 전환해 개최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취소하기로 했다. 지난해 비대면 언택트 고추축제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다. 이에 따라 영양군과 고추재배 농가에 판로 확보 비상이 걸렸다. 영양군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양지역 최대 경제축제였던 ‘영양고추 축제‘가 취소돼 지역 생산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농산물 직거래장터 운영과 온라인 판매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영양지역에서는 2100여 농가가 1400여㏊에서 연간 3000여t의 건고추를 생산하고 있다.
  •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 오페라에 담긴 전도 7000리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 오페라에 담긴 전도 7000리

    김대건 신부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삶이 오페라로 조명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오는 11월 20~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을 선보인다. 올해는 김 신부와 최 신부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다. 충남 청양군에서 태어난 최양업 토마스 신부는 1836년 최방제 프란치스코, 김대건 안드레아와 함께 마카오로 유학을 떠나 신학을 공부했다. 1844년 김 신부와 함께 부제 서품을 받았고, 먼저 사제가 된 김 신부가 순교한 뒤 1849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1850년 고국에 돌아온 최 신부는 1861년까지 127개에 이르는 두메산골 교우촌을 살폈고,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났다. 작품은 최 신부가 서품을 받은 뒤 7년간 실패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귀국 길과 이후 교우촌을 다니기 위해 고난과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매년 7000리(약 2749㎞) 이상 걸으며 사랑을 전했던 길을 돌아본다. 천주교주교회의 사무총장인 이철수 신부는 작품에 대해 24일 “최 신부의 삶과 영성을 되살리고 우리도 그렇게 살게 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신부를 오래 연구한 청주교구 류한영 신부가 총감독을, 지중배 감독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박영희 작곡가가 서양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던 최 신부의 음악성을 무대에 담는다. 최 신부가 만든 사향가를 복원, 재해석하고 판소리 기반에 서양음악을 덧대 더욱 다채로운 선율을 꾸민다. 합창단을 통해 ‘교우들’로 불린 민초들의 목소리도 담아낸다. 공연은 11월 12~13일 청주 예술의전당에서도 열린다. 23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는 갈라 콘서트를 선보인다.
  • 한명도 해고하지 않겠다-전주 175개 업체 협약

    전북 전주지역 175개 사업장이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단 한명의 근로자도 해고하지 않기로 했다. 전주시와 대자인병원 등 79개 업체는 13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고 없는 도시 전주 상생협약’을 맺었다. 나머지 96개 사업장도 조만간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이날 협약식에는 김승수 시장과 유현주 두메산골영농조합법인 대표, 이병관 대자인병원장, 임신호 전주병원장 등 79개 사업장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대표는 협약식에서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날까지 고통 분담과 위기 극복을 위해 단 한명의 근로자도 해고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는 이들 업체 지원을 위해 전북은행과 500억원 규모의 고용유지 특별지원금을 다음 달 조성할 방침이다. 자금은 경영안정 자금 이차보전, 고용유지 지원금 사업주 분담분 지원, 고용·산재보험 미가입 사업장 보험료 및 연체료 지원, 교육·훈련 참여 기업에 교육·훈련수당 지원 등에 활용된다. 시는 또 이날 한국전통문화전당 5층에 ‘현장 지원 종합상황실(☎ 063-288-9253∼5)’을 개소했다. 현장상황실에는 시와 근로복지공단, 노무사협회 등 고용 유관기관 직원 36명이 참여 업체의 고용 유지를 종합적으로 돕는다. 김승수 시장은 “일자리는 개인과 가정, 지역을 지키는 일종의 사회적 방파제”라며 “총체적 위기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해고 없는 도시’ 상생 선언에 참여한 업체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나 자신을 찾는 투쟁, 배움

    나 자신을 찾는 투쟁, 배움

    배움의 발견/타라 웨스트오버 지음/김희정 옮김/열린책들/520쪽/1만 8000원 한 작은 소녀가 벅스 피크 봉우리 아래 서서 산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벅스 피크는 미국 북서부의 두메산골인 아이다호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는 오지에 있는 산봉우리다. 생김새가 여성의 모습과 비슷해 소녀의 가족은 ‘인디언 프린세스’라는 별명으로 곧잘 불렀다. 마침 산 아래 국도에는 스쿨버스가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스쿨버스는 여태껏 단 한 차례도 소녀의 집 근처에서 선 적이 없다. 소녀가 학교를 다닌 적이 없기 때문이다. 소녀의 아버지는 연방정부가 강제로 자신의 아이들을 학교에 가도록 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럴 일은 애초부터 없었다. 소녀와 몇몇 형제들은 출생증명서가 없다. 당연히 정부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다.●모르몬교父가 가린 세상… 17살에 첫 교실로 물론 소녀는 존재했다. 서류상 없었을 뿐. 그때까지 그에 대한 교육은 산의 리듬 속에서 이뤄졌다. 소녀는 “곧 닥칠 심판의 날을 준비하면서 해가 빛을 잃고 달이 피로 물드는지 살피면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인디언 프린세스’가 보이지 않는 곳에 소녀가 섰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단 한 번도 말해 주지 않았다. 그랬던 소녀가 바다를 건너고 대륙을 지나 낯선 곳의 최고 명문대학에서 박사가 됐다. ‘배움의 발견’은 열여섯 살까지 학교에 가 본 적이 없던 소녀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따기까지 파란만장한 배움의 여정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1986년 미국 아이다호의 한 산골마을에서 7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종말이 임박했다고 믿는 모르몬교 근본주의자였다. 성경 이사야서의 ‘그가 악을 버리고 선을 택할 줄 알 때가 되면 엉긴 젖과 꿀을 먹을 것이다’라는 문구를 읽고는 냉장고에 있던 우유 등 음식물을 죄다 버린 뒤 꿀 190ℓ로 채울 만큼 광적이었다.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채찍으로 가르칠 만큼 폭력적인 성향도 보였다. 저자가 처음 교실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열일곱 살 때였다. 대학에 들어간 셋째 오빠가 ‘인디언 프린세스’ 너머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준 것이 계기가 됐다. 저자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대입자격시험(ACT)에 필요한 과목들을 독학했고, 기적처럼 브리검영대학(모르몬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학으로 홈스쿨링 학생들을 뽑는다)에 합격했다. ●정신이 자라고 책임을 질 줄 아는 힘, 교육 케임브리지를 향해 낯선 대륙으로 떠나기 전 어느 날 밤, 저자는 거울 속에서 열여섯 살 소녀를 본다. 저자는 소녀를 불렀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를 떠나 버린 것이다. 그날 이후 그가 내린 결정들은 소녀가 내렸던 이전의 결정과는 다른 것들이었다. 거울 밖에 선 이 역시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였다. 이 자아를 뭐라 부를까. 변신, 탈바꿈, 반란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터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고 부른다.” 책은 한 여성의 입지전적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해 주변 환경과 싸우는 투쟁의 이야기이다. 저자에게 배움이란 단지 좋은 대학에서 학위를 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고 더 넓게 보는 눈을 뜨고 자신을 재발견하는 일이었다. 저자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나눈 대화 중에 그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나온다. “배움은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우리의 정신이 성장하고, 책임을 받아들이고, 놓을 것은 놓아 보내고, 품을 것은 더 힘껏 품을 줄 알게 되는 과정 모두가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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