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도보다리 산책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실명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김영희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
  • 靑 부대변인에 윤재관 선임행정관 임명

    靑 부대변인에 윤재관 선임행정관 임명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공석인 청와대 부대변인에 윤재관(47)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임명했다. 윤 신임 부대변인은 “청와대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가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남북 두 정상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던 순간”이라며 “부대변인 역할은 소통의 다리를 잘 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내외분, 청와대와 언론 간 진솔한 소통의 도보다리를 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 숭일고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의원 보좌관을 거쳐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현 정부 출범 후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특히 의전비서관실 근무 당시인 2018년 4·27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인 ‘도보다리 산책’을 기획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탁현민 “휴전협정 테이블 다시 꺼냈으면”…남북미 회담 성사 소망

    탁현민 “휴전협정 테이블 다시 꺼냈으면”…남북미 회담 성사 소망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남북미 정상의 비무장지대(DMZ) 회동 성사를 기원했다.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행사를 기획했던 탁 위원은 30일 페이스북에 당시 기억을 털어놨다. 탁 위원은 “첫 판문점회담을 준비할 때 우연히 휴전협정식에 쓰였던 테이블을 본 적이 있다”며 “언젠가 어느 눈물 나는 날이 오면 그 테이블을 다시 꺼내었으면 좋겠다는, 꼭 그 테이블 위에서 이 긴 분단을 끝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탁 위원은 대선 직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합류해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주요 대통령 행사를 기획했다. 특히 지난해 4월 27일 개최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 산책, 환영만찬과 환송행사 콘서트 등으로 12시간에 걸쳐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탁 위원은 “이제는 뒤에서 자문하는 소임 밖에는 없지만 우리 모두 간절해졌으면 한다”며 “시대의 요구도 작은 개인의 바람이 모이는 것이고 그 바람이 모이고 또 모여 강물처럼 바다처럼 역사를 관통해 가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탁 위원은 “남북미 입장 차이가 없을 수 없으나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라는 확고하게 같은 입장에서 다시 만남을 시작하시길 바라고 또 바란다”고 소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트윗을 통해 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며 ‘깜짝 만남’을 제안했다. 북측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민주, 판문점서 최고위원회의 “평화는 생존의 문제”

    민주, 판문점서 최고위원회의 “평화는 생존의 문제”

    더불어민주당이 31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갖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다졌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시작된 한반도 평화는 70년 분단의 역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평화공존의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는 우리에게 생존의 문제로, 작년 시작된 대화 국면은 평화를 완성시킬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다행히 문재인 정부 임기가 3년이 남은 만큼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창의적 해법을 낼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이곳은 과거 비극의 현장이었지만, 작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화와 번영의 장소로 변했다”며 “앞으로 이곳이 진정한 8000만 민족의 평화와 번영의 장으로 바뀌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교착·답보 상태인데 이럴수록 만나고 교류해 신뢰를 쌓아야한다”며 “판문점 JSA에 남북 관광객이 자유롭게 왕래 할 수 있도록 남북 당국과 유엔사가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최근 남북·북미 관계 교착으로 많은 분들이 실망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큰 변화가 있었다”며 “많은 국민들이 판문점이라고 하면 이병헌씨를 떠올렸다면, 지금은 도보다리를 걷는 두 정상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교착 상태에 있는 북미·남북 문제를 풀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고, 모든 당사자 간의 대화의 끈 놓지 않아 조만간 큰 변화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박광온 최고위원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국제 사회가 긴밀히 협력하고 남북이 지혜를 모아야 함은 물론, 우리 사회 안에서 정파와 여야를 떠나서 하나로 뜻을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최고위원은 “평화의 바람이 불어온 판문점은 역사의 현장이 됐고, 어느 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북풍’ 운운 하는 것은 한반도 경제 활력에 대한 국민 염원을 ‘나몰라라’ 하는 국민적 모독”이라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최고위에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4·27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평화의집’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산책을 하고 단독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 양 정상이 기념식수를 한 장소 등을 둘러봤다. 이 대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안보견학관에서 유엔군 사령부와 우리 군으로부터 JSA와 비무장지대(DMZ) 경비 현황 보고를 들었다. 이 대표는 방명록에 ‘한반도 평화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文대통령 2주년 대담] “대북 식량지원, 대화교착 열어주는 효과… 여야대표 만나자”

    [文대통령 2주년 대담] “대북 식량지원, 대화교착 열어주는 효과… 여야대표 만나자”

    “北 심각한 기아 외면 못해… 식량지원 필요 트럼프도 인도적 지원 축복한다고 말해북미, 비핵화 최종 목표는 완전히 일치4차 남북회담은 아직 北에 재촉 안 해”문재인 대통령은 9일 “대북식량 지원 합의를 위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KBS 특집 대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국민적 공감과 지지, 여야 정치권 사이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같이 당장 풀기 어려운 문제로 (회동을) 하기 곤란하다면, 식량지원 문제나 남북 문제 등 이런 문제에 국한해 회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은) 대화 교착 상태를, 말하자면 조금 열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4일 있었던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논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했고, 대화의 속도를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물으면서 “자연스레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지지를 하면서 자신이 한국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절대적으로 축복을 한다는 말을 전해 달라, 그리고 그것이 또 굉장히 아주 큰 좋은 일이라고 자신이 생각한다는 것을 발표해 달라고 그렇게 여러 번 서너 번 거듭 부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큰 간극에 대해서는 “북미 양국이 비핵화 대화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완전히 일치를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는 것이고, 또 북한은 자신들의 완전한 안전 보장을 원하는 것”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서로 간에, 또 한국까지도 그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합의돼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문제는 어느 순간에 짠 하고 한꺼번에 교환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이르는 과정과 프로세스, 로드맵이 필요한데 이 점에서 의견이 맞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4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에 아직은 재촉하지 않고 있다”며 사전에 북러 정상회담의 일정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다렸다고 전했다. 또 “지금부터 북한에 적극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또 대화로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 27일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도보다리 산책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눈 30분간의 산책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핵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제재를 무릅쓰고 힘들게 핵 들고 하고 있겠느냐’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회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포토] ‘여기가 그 도보다리’…다시 보는 JSA

    [포토] ‘여기가 그 도보다리’…다시 보는 JSA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오전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작년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교산책 후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를 견학하고 있다.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사진공동취재단·AP 연합뉴스
  • 남북 정상 함께 산책 도보다리 내일 개방

    남북 정상 함께 산책 도보다리 내일 개방

    국방부는 29일 “남북 합의 이행과정에서 잠시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을 다음달 1일 남측 지역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재개되는 JSA 견학에서는 남북 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가 민간인에게 개방될 계획이다. 관광객들은 남북 두 정상이 4·27 정상회담 당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던 도보다리의 풍경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 정상이 함께 소나무를 심었던 기념식수 현장도 개방해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의 의미를 더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현재 무기를 휴대하지 않은 남측 경비병들의 안내에 따라 향후 남북이 함께 근무할 초소를 확인하는 등 ‘비무장화’ 된 판문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군사령부와 국방부가 JSA 남측 지역을 개방하는 것은 현재 북한이 판문점 자유왕래를 위한 3자협의체에 나서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남측 지역을 개방해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재개 첫 주는 통일 미래 세대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점차 견학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남북 정상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 민간인에 개방한다

    남북 정상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 민간인에 개방한다

    남북 정상이 함께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나란히 걸었던 판문점 ‘도보다리’가 다음달 1일부터 민간인에게 개방된다. 국방부는 29일 “남북 합의 이행 과정에서 잠시 중단되었던 판문점 견학을 5월 1일 남측 지역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군은 9·19 남북 군사합의서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 왕래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민간인 JSA 견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남북 군인들이 최근접 거리에서 근무하는 JSA 민간인 견학이 7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판문점선언(4·27) 1주년을 맞이하여 판문점 견학을 희망하는 국민들의 여망, 향후 이루어질 남북간 자유왕래 사전 준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3자간 협의 촉진 등을 위해 우선 판문점 남측 지역부터 견학을 재개할 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교 산책 후 대화를 나눈 파란색 ‘도보다리’와 기념 식수 장소 등 정상회담의 주요 장소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견학 장소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판문점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T3(군사정정위원회 소회의실) 건물 앞까지만 개방했다. 국방부는 “유엔사 측과 긴밀히 협의해 방문객들이 분단과 대립의 장소에서 평화와 화합의 장소로 탈바꿈된 판문점을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특히 무기를 휴대하지 않은 우리 측 경비병들의 안내로 향후 남북이 함께 근무할 초소를 확인하는 등 ‘비무장화’된 판문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이 평화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낮아졌음을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는 “정부는 판문점 남측 지역 견학 재개를 계기로 (판문점) 북측 지역까지 견학이 확대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JSA 남측 지역 견학 재개를 계기로 JSA 자유 왕래 협의가 촉진되길 기대하고 있다. 남·북·유엔사 3자는 JSA 자유 왕래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JSA 공동근무 및 운용 규칙 마련을 위한 협의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한국군과 유엔사가 만든 안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아직 북측의 검토가 끝나지 않고 있다. 군 통신망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 중인 이 규칙안이 제정되면 JSA 자유 왕래가 시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JSA 남북 지역 모두 초소와 병력, 화기는 지난해 10월 25일부로 모두 철수했다. 기존에 설치했던 감시장비도 위치를 조정했고, 자유 왕래에 대비해 JSA 북측 지역에 북측 초소와 남측 초소를 1개씩 신설했다. JSA 남측 지역에도 북측 초소와 남측 초소 1개씩 새로 들어섰다. 이들 초소에는 남북 비무장 군인(민사경찰)들이 근무를 하게 된다. 국방부는 “남북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화의 상징이 된 판문점을 보다 많은 분이 경험할 수 있도록 JSA 비무장화에 합의했다”면서 방문객들이 JSA 내에서 남북 지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왕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남·북·유엔사 3자간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판문점 견학은 다음달 1일부터 30~45명 단체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재개 첫 주는 통일미래세대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점차 견학 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승원 광명시장 “평화정착 위해 다음달 KTX광명역~도라산역 DMZ평화기행 예정”

    박승원 광명시장 “평화정착 위해 다음달 KTX광명역~도라산역 DMZ평화기행 예정”

    경기 광명시는 박승원 시장이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논평을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다음은 논평 전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다정하게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고, 도보다리 산책을 하며 남북정상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온 국민이 감동한 지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후 두 차례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남북정상 간 평화와 번영·통일을 향한 대화 노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대화 물꼬가 트여 봇물 터지듯 우리나라에 평화의 물결이 퍼지는 날을 기대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준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광명시는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며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협력기금 10억원을 조성했습니다. 오는 5월 14일에는 KTX광명역에서 도라산역까지 가는 DMZ평화기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KTX광명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개성을 거쳐 평양까지 가는 상상을 하며 상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화자전거 대회와 자매결연 등 다양한 교류사업을 준비해 광명시가 주도적으로 평화통일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떠난 이를 기억하고, 남은 이를 위로했던 ‘위 아 더 챔피언스’

    떠난 이를 기억하고, 남은 이를 위로했던 ‘위 아 더 챔피언스’

    올해도 ‘서울신문 문화부’는 독자들의 볼거리를 찾아 문화계 이곳저곳을 쉼 없이 돌았습니다. 오늘은 조금 달라지려 합니다. 지난 지면들이 오롯이 당신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면 오늘만큼은 지면에 풀어내지 못했던 기억들을 저희의 시각에서 되새겨 보려 합니다. 올해 문화부 기자들이 접했던 소름 돋는 순간들, 감동적인 장면들을 꼽아 봤습니다. ■먼 땅에서도 울고 웃게 한 ‘머큐리의 랩소디’올해의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만 관객 850만명을 돌파했으니 그야말로 ‘광풍’이라 할 만합니다. 영국 출신의 록밴드 ‘퀸’이, 특히 팀을 이끌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가 멀고 먼 한국의 국민들을 이렇게 울고 웃게 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겠죠. 지난 11월 어느 날,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기 위해 한 극장의 싱어롱(영화를 보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 상영관을 찾았습니다. 평일 이른 오후라서 그런지 관객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영화의 백미인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이 나올 즈음 제 옆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여성 관객이 눈가를 수시로 훔쳤습니다. 훌쩍이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았죠. 영화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에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퀸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퀸의 오래된 팬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한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프레디 머큐리가 전 세계를 열광케 하는 전설의 보컬이 된 과정이 관객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우리는 승리자예요, 친구들이여. 그리고 우린 끝까지 계속 싸워나갈 거예요”(‘위 아 더 챔피언스’ 중)라고 그가 외쳤듯 우리에겐 누구나 ‘인생의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큰 격려가 필요했을지도요. 새삼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에 놀랍니다. 역시 ‘올해의 챔피언’ 답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故허수경 시인의 49재… 목놓아 읊은 염불과 詩“나막 살바다타 아다 바로기제 옴 삼바라 사바라 홈.” 지난달 20일 경기 고양의 북한산 중흥사에서는 시인들이 자신의 시 대신 염불을 읊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그날은 독일 뮌스터에서 암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한 고 허수경 시인의 49재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시인들은 염불 같은 시를, 시 같은 염불을 목놓아 읊었습니다. 시 쓰는 이들의 작별 인사에서는 역시 시가 화두였습니다. 허 시인 생전에 교분이 깊던 문우들은 그의 영전에 살가운 헌사를 바쳤습니다. 허 시인에게서 밥을 얻어먹은 적이 있다는 함성호 시인은 “당신, 거기선 밥 굶지 않았겠지. 거기선 함부로 밥 사 주지 않았겠지” 하며 시 ‘혼자 가는 먼 집’을 패러디했고요. 문학과지성사 대표이기도 한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짐을 덜어주려는 듯 “먼 곳의 시인에게는 시를 다시 기다리고 있다는 기척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병률 시인은 “부디 세상을 시로 덮어주세요. 당신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마다 부디 폭설로 내려와 주시게요” 했습니다. 딴 세상에서는 시에게서 자유롭기를, 그러면서도 꼭 시로 내려와 주기를 바라는 상반된 마음이 담겼습니다. 마지막 즈음 김민정 시인은 말했습니다. “언니,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해 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시인들의 인사는 세밑에도 참고할 만합니다. 평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해 준 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BTS 월드투어 출정식· H.O.T. 재소환에 들썩올해는 말 그대로 방탄소년단의 해였습니다. 올해 취재현장에서 느낀 감동 역시 방탄소년단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월드투어의 첫 공연을 열었습니다. 4만 50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3시간 공연 내내 잠시도 지칠 틈 없이 환호했습니다. 이들이 ‘떼창’을 할 때는 팬덤 이름인 ‘아미’처럼 마치 잘 훈련된 군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두 달 뒤 올림픽주경기장을 다시 찾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시초 H.O.T.의 재결합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였죠. 찾아온 관객들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엄마, 연인·친구와 함께 온 관객들은 나름대로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아미’들만큼 열광적일 수는 없었죠. 그러나 옛 추억을 떠올리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17년 전 H.O.T.가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던 이곳은 2018년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는 곳이 됐습니다. 다시 20년 뒤에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티필드 스타디움, 영국 O2아레나 등에서 전 세계 ‘아미’들을 추억에 젖게 하지 않을까요. 상상만으로도 한없이 뭉클해지는 장면입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흩뿌린 이별의 몸짓… 숨죽인 칠순 거장의 첫 음이별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들을 법한 막스 리히터의 음악에 맞춰 바닥에 깔린 흰 가루 위에서 무용수들이 춤을 춥니다. 10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네덜란드댄스시어터1(NDT1)의 내한공연 가운데 마지막 프로그램이자 대표 레퍼토리인 ‘스톱 모션’. 세계적 무용수들의 단련된 근육은 강렬한 조명을 받으며 더욱 뚜렷한 굴곡을 드러냈습니다. 무용수들의 몸짓과 무대 위에서 부유하는 흰 가루를 보며 삶을 스쳐 지나간 몇몇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마다 내면 깊숙이 숨겨놓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몸짓이 선뜻 꺼내놓지 않는 감정의 편린을 건드린 듯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노래하듯이 천천히’. 지난 9월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위해 내한한 헝가리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가 연주한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는 여기에 뜻을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건하고 겸손하게’. 담백한 첼로의 첫 음을 듣고 떠오른 생각입니다.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요즘 연주자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었을까요. 헝가리에선 박봉이라는, 음악원 교수 월급으로 살아가는 70세 페레니의 허리는 더욱 구부정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없을 첫 음으로 시작하며 감탄을 자아낸 그의 연주는 적당한 솔로 소품으로 마무리할 법한 앙코르에서조차 시향 단원들을 다시 불러모아 차이콥스키 ‘녹턴’을 들려주며 성의를 다해 마무리됐습니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은 바로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하는 칠순 거장의 모습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판문점 도보다리 탐방, 평화관광은 언제쯤…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비무장지대(DMZ)로 향하는 단체 버스에 올랐습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DMZ를 평화 관광지, 평화 교육의 현장으로 바꾸겠다”며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과 전국 시·도교육감을 모두 불렀습니다. 동행 취재를 신청했고, 제비뽑기에 뽑혀 함께 갔습니다. 취재 일정 가운데 ‘도보다리 탐방’이 있어 더 설렜습니다. 도보다리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과 중립국감독위원회 캠프 중간에 있는 50m 길이 작은 다리를 가리킵니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산책하고, 30여 분간 회담하며 유명해진 곳입니다. 동쪽으로 난 계단을 내려가 도보다리를 걸었습니다. 중간에 ‘T’자 형태로 된 곳으로 10m 정도 더 들어갑니다.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 하나 놓였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취재진을 모두 보내고서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던 바로 그곳입니다. 뒤로는 수풀이 우거지고, 마구 자란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렀습니다. 생중계로 보던 곳에 있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둘은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궁금하기도, 남과 북이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통일까지 우리는 얼마나 더 가야 할까. 도보다리에서 들었던 풀벌레 소리가 여전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정은, 손가락 하트 사진 찍었다…남쪽 사람들 보면 놀랄 것”

    “김정은, 손가락 하트 사진 찍었다…남쪽 사람들 보면 놀랄 것”

    “(손가락 하트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에서 특히 유행하는 ‘손가락 하트’ 포즈를 하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방북 일정에 동행했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뒷이야기를 취재진들에게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 부부는 20일 오전 백두산을 함께 방문한 한국 측 특별수행단의 요청으로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김 대변인에게 다가와 “이거(손가락 하트)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고, 김 대변인이 방법을 알려주자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곧 두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냈고, 리설주 여사가 그 하트를 두 손으로 받치는 포즈를 취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방북단에 함께했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모습을 남쪽 사람들이 보며 놀라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장군봉 정상에서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에는 1대에 4명씩 탔고, 첫 케이블카에는 남북 정상 부부가 탔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저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함께 탔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천지에서 대형 제사상이 발견됐다. 옛날 왕들이 나라의 국태민안을 빌 때 사용하던 제사상이다. 그러니 예전부터 천지에 올라와 제사를 지냈다는 뜻”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오늘 두 분 정상이 같이 올라오셨으니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면서 북한 조기천 시인의 장편서사시 ‘백두산’을 읊어줬다고 전했다. 천지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이 어떻게 되느냐”라고 묻고, 김 위원장이 “저기 흰 말뚝 보이시죠. 거기부터 시작해 안 보이는 저 왼쪽, 서쪽이 국경선이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김정숙 여사와 리 여사는 팔짱을 끼고 다녔다고 김 대변인은 덧붙였다. 특별수행단 중 한완상 교수는 천지의 물을 두 손으로 떠 마시며 “내가 이걸 마시러 왔다”고 했고, 백 명예교수는 “두 정상이 위대한 일을 했다. 제재를 하나도 위반하지 않으면서 이 많은 일을 해내셨다”고 이야기했다. 천지에서 내려오기 전에 가수 알리가 진도아리랑을 불렀고, 이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백두산에서 내려와 오찬을 가진 삼지연 초대소에서는 연못가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일부러 잔디밭에 천막을 치고 점심식사를 했으며, 7명의 실내악단이 연주를 했는데 대부분 ‘예스터데이’, ‘마이웨이’와 같은 팝송이었던 것으로 김 대변인은 말했다. 이어 “저는 김 부위원장, 노 인민무력상과 함께 오찬장에 있었는데, 그들은 ‘백두산 아래 첫 동네, 하늘 아래 첫 동네가 여기’라고 이야기하더라”면서 “들쭉아이스크림, 산나물, 산천어 등도 백두산 근처에서 나온 음식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오찬 후 두 정상이 삼지연 다리에서 산책한 것을 두고 리 여사가 “도보다리 걸어가실 때 모습이 연상된다. 그때 너무 멋있었다”라는 얘기를 했다고도 했다. 오찬 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관계자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이 김 위원장에게 작별의 술잔을 권했다고 김 대변인은 떠올렸다. ‘김 위원장이 작별주를 전부 마셨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그때그때 달랐다”고 했다. 첫날 목란관 환영 만찬 때에는 가수 에일리가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지코가 ‘아티스트’, 알리는 ‘365일’, 그리고 작곡가 김형석이 알리와 함께 ‘아리랑’ 피아노 연주를 했고, 마술사 최현우의 마술쇼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머문 총 시간은 54시간이며, 이 가운데 김 위원장과 함께한 시간은 17시간 5분인 것으로 집계가 됐다”면서 “공식회담은 두번에 걸쳐 3시간 52분 동안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한 식사는 네번이다. 첫날 환영 만찬이 4시간, 둘째날 옥류관 오찬이 1시간 30분, 둘째날 만찬인 대동강수산시장 만찬이 1시간 30분, 마지막날 삼지연 오찬은 2시간 등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백두산 천지 오른 남북정상… 文 “소원 이뤄” 金 “남측 인원 와야”

    백두산 천지 오른 남북정상… 文 “소원 이뤄” 金 “남측 인원 와야”

    리설주 “전설 많은 백두산에 새 전설” 文 “새 역사 썼다” 金 “새 역사 또 써야” 金 “제가 사진 찍어드리면 어떻겠나” 남측 수행원 “아이고 무슨 말씀을…” 알리가 아리랑 부르자 두 여사 제창도 金여사, 金위원장 부부에게 운동 권유“반드시 나는 (중국 쪽이 아닌) 우리 땅으로 해서 (백두산에) 오르겠다 다짐했는데 소원이 이뤄졌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김정은 국무위원장)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남쪽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습니다.”(문 대통령)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천지에 함께 갔다. 남한 정상이 백두산에 오른 건 처음이다. 등산 애호가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39분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을 떠나 우리 공군 2호기를 타고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미리 도착한 김 위원장, 리설주 여사와 꽃을 든 주민 1000여명이 나와 환영했다. 남북 정상 내외는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서 10분가량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에 도착했다. 다소 쌀쌀한 탓에 두 정상 내외는 두꺼운 외투를 입었다. 백두산행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 갔는지, 방북 후 백두산 일정이 정해지자 서울에서 뒤늦게 공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어 중국 사람이 부러워한다”고 했다. 리 여사는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 오늘은 두 분이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도 다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여기가 제일 천지 보기 좋은 곳인데 다 같이 사진 찍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단체 사진도 찍었다. 기념 사진을 찍던 중 문 대통령은 “여긴 아무래도 위원장과 함께 손을 들어야겠다”고 말했고, 두 정상이 손을 잡고 들어 올리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김 위원장은 “남측 대표단도 대통령 모시고 사진 찍자.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겠냐”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에 남측 수행원들은 “아이고 무슨 말씀을…”이라며 웃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천지로 내려가 손을 담그며 즐거워했다. 리 여사가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500㎖ 생수(삼다수) 페트병을 들고 “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 갈 것”이라며 리 여사의 도움을 받아 페트병에 천지 물을 담았다. 깜짝 공연도 있었다. 가수 알리가 ‘진도아리랑’을 부르자 음악을 전공한 김 여사와 리 여사가 따라 불렀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흐뭇한 표정으로 감상했다. 1시간가량 천지에 머문 뒤 하산하는 케이블카에서 김 여사가 김 위원장 부부에게 운동을 권유하는 듯한 내용의 이야기를 했다. 김 여사가 “저희도 일주일에 한 번씩 운동한다. 시작이 중요하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하겠다고 마음만 먹은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이후 오찬 장소인 삼지연 초대소 밖 산책로 다리 위에서 두 정상이 수행원 없이 잠시 대화를 나누며 ‘판문점 도보다리’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정상 내외는 삼지연공항에서 마지막으로 의장대를 사열했다. 김 위원장 내외는 비행기에 오르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문 대통령이 탄 공군 2호기는 오후 5시 36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백두산공동취재단·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남북 정상, 마침내 백두산 천지 올라…기상도 도왔다

    남북 정상, 마침내 백두산 천지 올라…기상도 도왔다

    마침내 남북 정상이 20일 백두산에 올라섰다. 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에 도착했다. 남북 정상의 부부는 천지에서 동반 산책을 했다. 이와 관련해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 지도자가 다른 국가 정상과 백두산에 오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최초의 일이다”고 말한 것으로 뉴스1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7시 27분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공군2호기를 타고 출발, 오전 8시 20분쯤 삼지연공항에 내렸다. 삼지연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문 대통령 부부를 반갑게 맞이했다. 군악대와 의장대,시민들이 10분간 환영식을 했다.자동차를 타고 삼지연공항을 떠난 남북 정상 부부는 정상인 장군봉(2750m)까지 향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가 같은 차에 동승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장군봉을 본 남북 정상은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 잠시 들렀다가 오전 10시 10분 케이블카를 타고 10시 20분쯤 마침내 천지에 발을 디뎠다. 남북 정상 부부는 천지 주변을 산책했다. 여기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도 동행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천지 방문 여부는 날씨를 보고 결정할 계획이었는데, 이날 기상 여건도 도와 천지까지 들른 것으로 보인다. 애초 산악에서는 기상이 변덕스러워 날씨가 나쁠 경우 장군봉에서 돌아오는 계획을 세워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의 이날 날씨는 최고기온 20도에 구름이 조금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했다.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남북 정상 내외가 민족의 영산으로 평가받는 백두산 천지를 동반 산책한 것은 4·27 회담 때 도보다리 대화와 마찬가지로 큰 상징성을 띤 역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 6시 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떠났다. 양복 정장 차림의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벤츠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북한 주민들이 연도에 늘어서 꽃술과 한반도기,인공기를 흔들고 “조국통일”을 외치며 환송했다.이번 백두산 동반 방문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결정됐다.문 대통령 방북에 동행한 공식수행원은 대통령과 같은 공군 2호기를, 특별수행원은 고려항공 민항기를 각각 타고 백두산에 함께 갔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등반을 마치면 공식수행원과 삼지연 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온다. 특별수행원 및 일반수행원은 평양으로 이동해 순안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귀환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20일 백두산행…동선은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20일 백두산행…동선은 어떻게?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에 방문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남북정상회담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제안을 문 대통령이 받아들여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 가능성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문 대통령 스스로도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나는 백두산에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공언했다”며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여러 번 초청했지만 늘 사양했는데, 그 말을 괜히 했나 후회하곤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백두산 방문에 대한 관측이 또 제기됐다. 4·27 판문점 회담 당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도보다리 산책’과 같은 두 정상 간의 친교 일정이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서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이러한 관측이 결과적으로는 맞아 떨어지면서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함께 오르는 역사적 순간을 온 세계가 지켜보게 됐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순안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해 차편으로 백두산 정상까지 이동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차량을 이용해 장군봉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지연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장군봉 중턱까지 올라가 궤도열차를 타고 정상에 이동한다. 소요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다. 장군봉에서 천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날씨가 좋지 않으면 장군봉에서 일정이 끝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삼지연 지역은 구름이 조금 끼고 최저기온 4도, 최고기온 20도로 예상된다. 비가 올 가능성은 10∼20%여서 천지까지 가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장군봉에서 천지까지는 약 1.5㎞ 정도 떨어져 있는데 2000여개의 돌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이 조성돼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 사이를 잇는 곤돌라를 탈 수도 있다.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천지를 돌아본 뒤 하산하는 길에서 간단한 식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 일행의 귀경은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은 항공편을 이용해 백두산을 찾은 뒤 현지에서 서울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일본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를 인용해 “양강도 혜산에서 삼지연 구간까지 대규모 도로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일대가 비상경비태세에 들어갔다”면서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도로 정비 작업에는 공장과 정부기관, 인민반 주민이 대거 동원됐다. 중앙정부와 양강도 고위 간부도 삼지연에 집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구체적으로 주민통제와 국경 경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공동취재단·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북정상, 비핵화 진전 볼까…2일차 정상회담 일정은

    남북정상, 비핵화 진전 볼까…2일차 정상회담 일정은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일 차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 등 주요 의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로 이뤄지는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진전의 중대 분수령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남북 정상이 18일에 이은 이날의 연쇄 회담을 통해 결실을 볼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가장 비중 있는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켜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1일차 정상회담에서 “8천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는 회담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덕에 조미(북미) 관계가 좋아져 주변 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양 정상이 부진한 비핵화 협상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를 비친 만큼 2일차 회담의 관건은 북미가 이견을 보여온 비핵화 방법론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루느냐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북한과 ’선 비핵화 조치 후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미국 사이의 입장을 중재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결국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이의 ’핫라인‘ 등을 통해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 온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더욱 구체적인 중재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이날 오전 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안을 김 위원장이 받아들여 합의에 이른다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 협상을 마무리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당기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 덕에 조미(북미) 사이에도 계속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문 대통령의 중재역을 통한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진전에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내비쳤다. 실제 이번 회담의 성과를 발판으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린다면 연내에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비핵화 이슈 외에도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의 또 다른 목표로 거론한 군사적 긴장완화,남북관계 개선·발전을 위한 판문점선언의 구체적 이행 방안 등에 대해서도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산림·철도 분야 협력을 비롯한 경제협력,이미 개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방안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과 관련해 진전된 남북관계 개선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들 현안에 의견 일치가 이뤄질 경우 이르면 오찬 전 공동기자회견 형태로 구체적인 합의 사항이 공개될 전망이나,세부 사항을 놓고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오후에도 회담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는 예상했다.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더불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제2의 도보다리 회담‘이라 할 만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오찬을 한 다음 추가 회담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평양 시내 주요 시설을 참관하고 만찬을 할 계획이다. 북한이 평양의 랜드마크로 조성한 미래과학자 거리 혹은 려명거리 등을 산책하거나 별도의 산업·관광시설을 둘러볼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찬 장소가 도보다리를 이을 명소가 될 수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시 현지 주민이 자주 가는 식당을 가시는데 북측에 이와 관련한 부탁을 해놨다”며 “평양 시민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가급적 만찬을 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평양 시민이 애용하는 식당에 남북 정상이 마주 앉는 모습이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다. 평양에서 이틀째 일정을 마무리하고 나면 문 대통령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하룻밤을 더 묵은 뒤 20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을 떠나 서울로 돌아온다. 평양공동취재단·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세 번째 회담인데도 울컥” “성과 없으면 실망”…기대 반, 경계 반

    “세 번째 회담인데도 울컥” “성과 없으면 실망”…기대 반, 경계 반

    “北 주민들 환영 인파에 가슴이 뭉클” “회담 이후가 더 중요” 신중한 반응도 DDP 모인 내외신 취재진 2700여명 열기는 있지만 차분히 생중계 지켜봐“한민족이라는 게 이런 걸까요. 울컥했습니다.”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평양에서 다시 만난 1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의 대형 텔레비전 앞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문재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박수를 치는가 하면 옆 사람과 악수를 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학원 강사 김성준(34)씨는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때 문 대통령이 올가을 평양을 방문한다고 했었는데 현실로 이뤄졌다”면서 “이렇게 하나씩 남북이 약속을 지켜 나가면 머지않아 통일도 될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광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문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 손을 흔들자 “나왔네, 나왔어”라며 환호했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도 역사적 장면을 놓칠세라 고개를 돌려 화면을 응시했다. 주부 전희진(55)씨는 “생중계로 회담을 지켜보면서 반세기 넘는 분단의 아픈 역사가 떠올라 슬펐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의 희망이 엿보였다”면서 “하루빨리 통일을 이뤄내 작지만 강한 선진국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학생 김수연(24·여)씨는 “평양 도로가 생각보다 잘 정돈돼 있고 깨끗해서 놀랐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꽃다발을 흔들고 환영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고, 북한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회담 이후가 더 중요하다”면서 성과를 지켜보겠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직장인 김용재(28)씨는 “방북단 명단을 보면 주목적이 비핵화 협상인지 남북경협 추진인지 헷갈린다는 말을 주변에서 하길래 ‘둘 다’라고 말해 줬다”면서 “이번에도 명확한 결과물이 안 나오면 많이 실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 모인 내외신 취재진 2700여명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남북 정상 간의 만남을 지켜봤다.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때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다만 외신기자들은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포옹을 하자 신기하다는 듯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촬영하기도 했다. 중국 봉황TV의 웨이웨이 후오 기자는 “북한 내부에서는 남북 간 경제협력 부분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관심이 많다”면서 “이번 3차 회담은 교착 상태의 국면을 전환한다는 측면에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레스센터 밖은 정상회담으로 인한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다. 센터 맞은편 쇼핑몰 외벽에는 ‘평화의 현장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쇼핑몰을 찾은 관광객들도 이따금 고개를 들어 문구를 읽거나 사진을 찍었다.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이 산책한 도보다리를 재현해 놓은 시설물도 프레스센터 입구 오른쪽에 설치돼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았다. 서울 신당동에 사는 문성국(73)씨는 “이번에는 뭔가 다를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면서 “남북 간 교류가 활발해져서 죽기 전에 평양이나 신의주를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평양정상회담 D-1] 25개 청사 외벽 대형 한반도기…3만 3000개영상게시판 운영…광화문 등 대형스크린 생중계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성공 개최를 위해 서울시와 자치구도 넉넉한 뜻을 함께한다. 서울시는 남북 정상회담 동안 중구 세종대로 시청 옆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남측,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설치해 남북 정상회담을 시민에게 생중계한다고 16일 밝혔다. 25개 자치구 청사 외벽에 가로 4.5m, 세로 3.8m 대형 한반도기를 내걸고 세종대로 등 주요 도로변에도 한반도기를 내건다. 서울광장 남측 화단 인근엔 꽃과 식물로 가로 4.7m, 세로 7.7m짜리 한반도기를 형상화하고 한반도 퍼즐 맞추기와 평화상상 모자이크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꾸린다. 시가 운영하는 3만 3000개 영상게시판에도 남북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문구를 내보낸다. 회담 이후 한 달간 지하철역사 57개 광고판에 남북 정상이 악수하는 모습과 서울~평양 간 티켓 이미지도 보여 준다.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는 지난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양 정상이 산책하며 역사적 대화를 나눠 화제를 모은 ‘도보다리’도 재현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제강점기 경평축구대항전을 비롯한 각종 축구대회의 역사와 의미를 담은 유물과 영상을 소개하는 ‘경성의 풋뽈, 그리고 경평축구’ 전시회가 열린다. 17~26일 서울광장 서측과 광화문광장 남측에서는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부터 이후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평화를 위한 과정과 노력의 장면들을 담은 ‘한반도 평화기원 사진전’이, 광화문광장에서는 시민들이 바람개비를 만들어 한반도 모양의 언덕에 꽂는 ‘평화의 언덕’ 행사가 손님을 맞는다. DDP에 1000석 규모로 조성되는 남북 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에 대형전광판을 설치하고 외신을 대상으로 SeMA벙커(여의도)와 서울함공원(마포) 등을 돌아보는 프레스 투어도 실시한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가 보유한 다양한 수단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 전역에 평화의 분위기를 확산하고 천만 서울시민과 함께 남북 정상회담 성공 개최를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해변 대신 카펠라호텔 5분 산책…제2의 ‘도보다리 대화’는 없었다

    ‘도보다리 산책’은 재현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 업무 오찬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 12시 35분(한국시간 오후 1시 35분) 산책에 나섰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팔라완 해변을 걸으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카펠라호텔 주변을 약 5분간 돌아보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통역 없이 두 정상이 직접 대화를 나눈 시간은 채 1분이 되지 않았다. 업무 오찬을 마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 건물에서 나와 취재진을 향해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의 화초를 가리키며 몇 마디를 건넸고, 김 위원장은 미소로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산책로 주변에 대기하던 취재진 앞에 잠시 멈춰 “정상회담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 정말로 환상적인 회담”이었다면서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이제 사인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발언하지 않았고, 취재진을 지나치자 양국 통역이 정상들 뒤로 따라붙었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김 위원장의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통역도 대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우 짧은 거리를 걸었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의 도보다리에서처럼 깊은 대화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굳이 산책한 것은 북·미 양국 실무진에게 합의문 세부 내용을 수정할 시간을 주고, 언론에 양 정상의 친밀감을 보여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오찬·해변산책 ‘깜짝 이벤트’ 할까

    최소 하루 전에 싱가포르 도착 회담은 단독→확대로 진행할 듯 ‘마리나 베이’서 기념촬영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역사적 무대로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이 낙점됨에 따라 회담의 세부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4·27 남북 정상회담 때 선보였던 ‘도보다리’ 산책과 같은 인상적 장면이 연출될지 주목된다.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회담을 시작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최소한 하루 전에는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김 위원장의 ‘참매 1호’는 일반인의 이동이 많은 창이국제공항보다 경호에서 유리한 싱가포르 공군의 파야레바 기지에 착륙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외국 정상들과 가져 온 정상회담 관례에 비춰볼 때 이번 회담도 ‘단독 회담→확대 회담’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단독 회담이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따라 확대 회담 시간표나 오·만찬 등 일정도 유동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공언해 온 대로 ‘햄버거 오찬 대담’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특히 카펠라호텔에서 도보로 불과 5분 거리에는 남중국해 싱가포르해협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해변이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 때 선보였던 도보다리 산책처럼 북·미 정상이 해변을 나란히 걸으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은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에서 두 정상의 기념촬영 계획도 마련됐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큰손’ 후원자인 샌즈그룹 셸던 애덜슨 회장이 소유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 비록 회담장으로 쓰이지 않더라도 기념촬영 배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미 정상의 이동에 쓰일 의전 차량도 관심사다. 싱가포르 정부는 5일 센토사섬을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하면서 4대의 차량을 도로교통법 적용 예외 대상으로 적용했다. 이들 차량은 정상회담 및 관련 행사에 참여하는 비(非)시민권자를 실어나르거나 교육시키는 차량으로 속도 제한은 물론 교통 신호 준수, 좌석 벨트 착용 등 일반적인 교통 법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이들 차량이 방탄·방폭 기능을 가진 BMW 760Li 모델이라고 보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오전 단독-오후 확대 회담… ‘햄버거 오찬 대담’ 연출될까

    오전 단독-오후 확대 회담… ‘햄버거 오찬 대담’ 연출될까

    CVID·체제 보장·경제 투자 등 실무진 조율 토대로 비핵화 얼개 허심탄회한 오솔길 산책 등 기대 북미정상 첫 만남 생방송도 관심미국 백악관이 오는 12일(현지시간) 오전 9시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연다고 4일 공식 발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기의 담판’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 이목이 쏠린다. 오전 단독 회담, 오후 확대 회담 등 전례를 따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전 의제 조율 결과에 따라 도보 산책 등 양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될지도 관심이다. 두 정상은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에 공식 수행원을 배제하고 통역이나 의전(외교 프로토콜)을 위한 수행비서 정도만 배석시킨 가운데 사실상의 단독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진행 중인 북·미 실무진의 의제 조율 결과물을 토대로 비핵화 로드맵의 얼개를 주고받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어 업무 오찬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 점심을 따로 먹었지만, 북·미의 경우 의제 조율이 남북만큼 촘촘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양측이 기대하는 성과를 내려면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년 전 대선 유세 때 “김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고 싶다”고 말한 대로 ‘햄버거 오찬 대담’이라는 파격적 장면이 연출될지도 주목된다. 본담판은 오후 확대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체제 안전 보장 및 경제 투자 등이 두루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일괄타결’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이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위원장이 핵무기 반출 등 중대한 비핵화 조치에 화답할지,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보상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긴 대화를 나누었던 일명 ‘도보다리 산책’이 재현될 것인지 여부다. 1985년 11월 제네바에서 열린 레이건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첫 ‘미·소 군축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정상이 가장 먼저 한 일은 90여분간의 산책이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로 급부상한 샹그릴라호텔의 경우 ‘오키드 그린하우스’라는 목조 건물로 이어지는 유명한 오솔길이 있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북에 양보했다는 미국 내 부정적 여론도 있는 상황이어서, 산책과 같은 우호적인 장면은 아예 없을 가능성도 많다. 만찬 역시 전례에 따라 이어질 전망이다. 생방송 여부도 관건이다. 양 정상 모두 돌발 발언을 하는 편이라 부담이 될 수도 있다. 5일 싱가포르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ST)는 프레스센터를 샹그릴라호텔에서 동남쪽으로 약 5.1㎞ 떨어진 ‘F1 피트 빌딩’에 마련하는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끈끈한 물밑협상, 냉전종식 이끈 산책…세기의 담판에 ‘답’ 있다

    끈끈한 물밑협상, 냉전종식 이끈 산책…세기의 담판에 ‘답’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여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세기의 담판이 될지 주목된다. 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자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냉전 체제는 그 시작부터 종식까지 사실상 정상회담의 역사로 이어진다. 현대사의 주요 길목마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주요 회담을 돌아보고 한 달 남은 북·미 회담의 성공을 가늠해 본다.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2월 4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영국, 소련 등 3대 연합국 수뇌부는 러시아 크림반도의 휴양도시 얄타에 모여 종전과 전후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이 회담에서 당시 패전을 앞둔 독일을 분할 점령할 것과 소련의 대일본 전쟁 참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 루스벨트 대통령은 당시 개발 중이던 원자폭탄의 효능을 확신하지 못했던 만큼 스탈린 서기장에게 일본과의 전쟁에 참전해 줄 것을 요청했고, 스탈린 서기장은 독일이 항복한 뒤 2~3개월 내 대일전에 참전할 것을 약속했다. 결국 이 회담을 바탕으로 소련군이 같은 해 8월 일본을 공격하고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미국과 소련이 38선을 경계로 남북한을 분할 점령하는 계기가 조성된 셈이다. 남북 분단을 초래한 얄타회담은 소련이 동유럽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서방세계와의 냉전이 시작된 계기로 평가된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미·중 정상회담은 폐쇄적 공산국가였던 중국을 국제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이끌어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유사하다. 이를 계기로 6·25전쟁 이후 냉랭했던 미국과 중국 관계가 개선되고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임으로써 1979년 미·중 수교로까지 이어졌다. 북한 지도자와 처음으로 만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닉슨 전 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한다. 두 정상의 만남은 당시 중국과 손잡고 소련을 견제하려던 닉슨 대통령과 당시 소련과의 영토 분쟁에서 패하고 문화대혁명 여파로 국내외적 비난에 직면한 마오 주석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나 실무진의 끈끈한 물밑 협상 덕에 가능했다. 회담 전년도(1971년)에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방문해 경기를 가진 것(핑퐁 외교)을 계기로 헨리 키신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을 극비 방문해 양국의 물밑 접촉이 개시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키신저 물밑접촉, 폼페이오·김정은 만남과 닮은꼴 김 위원장의 경우 당시 마오 주석처럼 정상 국가의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완전히 핵포기라는 결단을 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반면 핵 포기 없이는 ‘비이성적 독재자’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기 때문에 일종의 딜레마에 봉착했다. 1985년 11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제네바 미·소 정상회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미·소 정상회담은 소련이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미국은 1984년부터 소련 핵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하겠다는 전략방위구상(SDI)을 발표해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정세 속에서 6년 만에 이뤄졌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양국 정상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산책이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도착하자마자 “신선한 공기를 좀 마시자”며 산책을 제안했고, 두 정상은 통역사만 대동한 채 한 시간 반 동안 제네바 호숫가를 따라 걸었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도보다리 산책’이 떠오른다. 양국 정상은 당시 군비통제 협상을 촉진시키고 후속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듬해인 1986년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전략 핵무기 50% 감축 등에 합의하고, 1987년에는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을 맺는 등 냉전 종식의 기반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이 밖에 1989년 12월 ‘몰타 미·소 정상회담’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종식에 쐐기를 박고 미·소 양극 체제의 종언을 알린 회담으로 평가된다.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989년 12월 지중해의 몰타 해역 선상에서 만나 1945년 얄타회담 이후 지속된 냉전 체제를 종식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한다고 역사적인 선언을 했다. 양국 정상은 동유럽의 민주화와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에 대해 소련이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했고, 전략핵무기와 화학무기 감축에 동의했다. 이 회담은 여러 현안에 대해 원칙적 의견을 교환했고 구체적 협의는 다음으로 미뤘으나 냉전을 종식시킨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해 11월 베를린 장벽 붕괴로 동독 공산 정권이 위기에 처하고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가 동독에 자유 총선을 제의하면서 이듬해인 1990년 10월 동·서독이 통일됐다. 1991년에는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개혁·개방에 대한 반발로 인한 쿠데타가 실패한 뒤 경제 실패와 군비 경쟁으로 가뜩이나 구심력이 약화됐던 소련 체제가 붕괴해 미국은 단일 패권국가로 올라서게 된다. ●‘통일 독일’ 되기까지 美·소련 합의 결정적 주목할 만한 것은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분단국가였던 서독과 동독이 통일 이전까지 모두 7차례의 공식 정상회담과 6차례의 비공식 정상 간 접촉을 실시해 상호 신뢰를 다졌다는 점이다.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와 빌리 슈토프 동독 총리가 1970년 만난 이래 양측은 1972년 12월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해 평화공존의 발판을 마련했다. 통일 독일이 되기까지 미국과 소련의 합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한반도에서도 종전선언의 당사자가 되는 미국과 중국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과 양상이 비슷하다.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과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의 수준 등 구체적 실행계획과 시점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교 문법보다 거래의 본능에 충실한 트럼프 대통령,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과감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의 김 위원장, 그리고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펼치는 문재인 대통령 등 3자 간 ‘궁합’에 의해 열리는 회담인 만큼 73년에 걸친 한반도 냉전체제가 해체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