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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원구, 영양 교육에 생태적 관점 더한 ‘더 바른 식탁’

    노원구, 영양 교육에 생태적 관점 더한 ‘더 바른 식탁’

    서울 노원구는 건강한 식생활과 지속가능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영양교육 프로그램 ‘더 바른 식탁’을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노원구 관계자는 “개인의 식습관 개선과 지구 환경까지 고려하는 ‘생태적 식생활’을 주제로 기획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더 바른 식탁’은 지구온난화와 식생활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저탄소 식습관을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 과정에서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식품 생산·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문제를 알고, 이를 줄이기 위한 식재료 선택과 조리 방법을 함께 다룬다. 프로그램은 이론 교육과 조리 실습이 결합된 체험형 방식으로 운영된다. 참가자들은 제철 채소를 활용한 비건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며 재료의 영양을 최대한 보존하는 조리법과 식재료를 남김없이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또 ‘자연과 발맞춘 식탁’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계절에 맞는 식재료 선택과 지역 농산물 소비의 중요성을 함께 전달한다. 특히 이번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참여자가 스스로 식생활을 돌아보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참여 대상은 노원구 주민이며, 노원구보건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오승록 구청장은 “건강한 식습관은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기후 위기 대응과도 연결돼 있다”며 “앞으로도 환경과 건강을 함께 지키는 실천형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락앤락, 영유아 라인업 ‘리틀럽 시리즈’ 2종 출시… “아이 식사 시간을 더 즐겁게”

    락앤락, 영유아 라인업 ‘리틀럽 시리즈’ 2종 출시… “아이 식사 시간을 더 즐겁게”

    ‘리틀럽 실리콘 흡착 식판 세트’ ‘리틀럽 퍼스트 PPSU 양손 빨대컵’ 선봬안전 소재·사용 편의성 주목… 올바른 식습관 정착 유도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 ‘리틀럽 실리콘 흡착 식판 세트’와 ‘리틀럽 퍼스트 PPSU 양손 빨대컵’을 출시하며 영유아 제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리틀럽 실리콘 흡착 식판 세트는 식판과 일체형으로 제작된 넓은 흡착판이 식탁에 강하게 밀착돼 아이가 크게 움직여도 식판을 떨어뜨릴 우려 없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산 플래티넘 실리콘으로 만들었으며, 식기세척기, 열탕 소독, 전자레인지에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안전성과 편의성을 모두 높였다. 또한 5칸으로 분리된 식판에는 여러 종류의 음식을 깔끔하게 담을 수 있고, 용량도 넉넉해 이유식부터 유아식까지 두루 활용이 가능하다. 식판 내부는 3cm 깊이의 라운드로 설계해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쉽게 떠먹을 수 있도록 했다. 식판 뚜껑은 음식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간식용 접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뚜껑의 웨이브 바닥 디자인은 음식의 식감을 그대로 유지해 주고 촉각 경험을 높여 아이의 감각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리틀럽 퍼스트 PPSU 양손 빨대컵은 젖꼭지와 유사한 형태로 빨대를 디자인해 처음 빨대컵을 접하는 아이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실리콘 소재 빨대를 사용해 이가 나지 않았거나 잇몸이 민감한 시기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역류 방지 기능도 눈길을 끈다. V자형 밸브와 공기 밸브를 적용해 아이가 물었을 때만 음료가 나오고, 빨대 끝에 추가 달려 있어 음료의 방향에 따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앉거나 누워서도 편하게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리틀럽 퍼스트 PPSU 양손 빨대컵은 우수한 내열∙내구성을 자랑하는 BPA PPSU 소재로 만들어 열탕 소독이 가능하고, 입에 닿는 빨대부터 대롱까지 완전히 분리할 수 있어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리틀럽 실리콘 흡착 식판 세트와 리틀럽 퍼스트 PPSU 양손 빨대컵은 소재의 안전성과 뛰어난 사용 편의성을 주목받으며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면서 “아이에게 즐거운 식사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식습관을 기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틀럽 실리콘 흡착 식판 세트는 ▲아이보리 ▲옐로우 ▲핑크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됐으며, 리틀럽 퍼스트 PPUS 양손 빨대컵은 ▲아이보리 ▲옐로우 컬러의 280ml와 ▲핑크 ▲블루 컬러의 350ml 두 가지 용량으로 만나 볼 수 있다.
  • [단독] 폰을 내려놓자, 가족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단독] 폰을 내려놓자, 가족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네 가족 체험기 #고통 #도파민 급구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기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스마트폰 과의존 #이제라도 제대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요.” 초등교사 부부 박현수(34)씨와 김선진(35)씨가 실험에 참가한 이유다. 언젠가부터 부부의 다툼 원인은 스마트폰이었다. 현수씨는 식사 중 스마트폰을 보는 아내에게 “그만 좀 하지”라며 쏘아붙일 때가 많았다. 식사 후 침대에 누워 남편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 이번엔 선진씨가 “당신이 그런 말할 처지야?”라고 되받아쳤다. 그래도 두 사람은 실험 참가 의지가 가장 강했다. 실험 기간 현수씨가 줄인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시간 53분. 개인 기준 실험 참가자 중 성적 1위다. 선진씨도 8시간 1분에서 4시간 34분으로 확 줄였다. 현수씨는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에서 23점이 나왔는데 이번에 15점으로 낮아졌다. 선진씨(24→19점)도 마찬가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은 10문항으로 구성돼 있는 설문조사 형태의 점검표다. 성인의 경우 29점 이상이면 고위험군, 24~28점은 잠재적 위험군, 23점 이하면 일반 사용자로 분류된다. 몸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스마트워치 측정 결과 현수씨의 최대 심박수는 115.8bpm에서 93.2bpm으로 낮아졌다.노승훈 청담율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스마트폰 사용이 줄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하고 심박수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뇌가 쉴 수 있게 되면 정신적 피로도와 수면 상태도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수씨의 깊은 수면 시간은 하루 평균 44.4분에서 53.2분으로 늘었다. 현수씨도 “확실히 피로도가 줄어든 게 느껴진다. 마음도 평온하다”고 했다. #멀어지는 우리 사이박현수·김선진 부부식사 중에도, 침대에서도 스마트폰가족 간 대화 중에도 시선 못 떼부부 모두 ‘과의존 잠재적 위험군’“이대로는 안 돼” 강한 참여 의지사용시간 하루 3시간 53분 줄여 스트레스 줄고 깊은 수면은 늘어 성공적인 ‘디지털 디톡스’였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둘은 첫날부터 고비를 겪었다. 현수씨는 실험 첫날(지난달 20일) 스마트폰을 1시간에 수십 번 쳐다봤다. 지루해서 책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을 사 달라고 조르던 두 딸 소민(7), 소윤(4)양도 방에서 책을 들고 나왔다. 이때만 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중력은 30분 만에 바닥났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이 유독 거슬렸던지 선진씨가 갑자기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현수씨도 함께 미뤄 둔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짧은 독서와 폭풍 집안일로 어색하고 날 선 이틀을 겨우 보냈다. 자극 없는 일상이 조금 익숙해진 지난달 22일. 주말이 되자 위기가 왔다.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 부부는 두 딸과 대형 마트에 갔다. 계획에 없던 쇼핑몰에 들러 옷을 사는 등 충동구매도 했다. 피로가 쌓인 주말 저녁, 끝내 유혹에 졌다. 스마트폰을 만지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1시간이 지났다. 얼른 다시 내려놨다. 괄목할 만한 변화도 있었다. 대화할 때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게 됐다. 선진씨는 “아이들이 말을 걸 때 스마트폰을 보느라 ‘응, 응’ 하며 건성으로 대답할 때도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미안하더라”며 “가족 간 대화가 느니 아이들의 애정 표현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변화를 절감한 현수씨 부부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타령을 하던 두 딸의 투정이 사라진 걸 본 선진씨는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 주는 데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끊으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발목 잡은 로블록스 #게임은 절대 못 잃어 #부모는 얼떨결에 디지털 디톡스 #가족끼리 공원 산책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동균(11)이의 ‘게임 중독’을 막으려고 임진혁(42)·권미선(44)씨 부부는 실험에 참가했다. 하기 싫다는 아들을 달래고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실험 2일차인 지난달 18일. “스마트폰을 못 하니깐 자는 것 말곤 할 게 없어요.” 일찍 잠자리에 든 동균이가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났다. 2~3년 전까지 즐겨 했던 레고 장난감도 다시 꺼냈다. 진혁씨 부부는 아들과 공원 산책도 했다. 평소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었다. 엄마는 “감격스럽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성공이 보이는 듯했다. #게임 중독을 막아라임진혁·권미선 부부초등 5학년 “게임 안 하니 일찍 자”유튜브 안 보고 블록·가족과 산책주말 고비 ‘로블록스’ 유혹 넘어가“게임해야 친구들과 놀 수 있어요”부부는 사용 시간 절반으로 줄여식탁에 모여 “휴가 어디 갈까” 수다 하지만 동균이는 주말에 무너졌다. 미선씨는 “그놈의 ‘로블록스’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며 “평일 잘 참다가…”라고 씁쓸해했다. 동균이의 일주일간 로블록스 접속 시간은 7시간 27분. 실험 전주(7시간 20분)보다 오히려 7분 늘었다. 하루 평균 2시간 24분이던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13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직접 게임을 만든 뒤 친구들과 함께 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게임을 해야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동균이의 ‘명분’ 앞에 디지털 디톡스 실험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생일 선물로 사 준 동균이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 놓는 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실험으로 변화를 겪은 건 오히려 진혁씨 부부였다. 하루 5시간 23분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던 진혁씨는 일주일 만에 3시간 10분으로 사용 시간을 두 시간여 줄였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8시간(실험 이후 5시간 3분)이나 됐던 미선씨도 잘 버텨 냈다. 부부는 첫주 “스마트폰이 없으니 시간이 안 간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유튜브가 없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였다. 그래서 실험 2주차에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지, 무얼 할지’를 식탁에서 논의했다. 평소 과묵했던 아들도 밥을 먹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진혁씨는 “스마트폰을 안 하는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낼지 방법을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과의존 모녀 디지털 디톡스 도전 #포기 못 해, 인스타 #혼자만 시간 늘어남 #언젠간 성공할 테야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7시간 33분이나 됐던 엄마 전민수(44)씨. 청소년 참가자 중 가장 오랜 시간(4시간 9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민수씨의 맏딸 박주현(13·가명)양. 모녀는 스마트폰 과의존에서 벗어나고자 애썼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현이는 실험 참가자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엄마는 처음부터 실패를 예상했다. 주현이가 화장실에 갈 때도 들고 갈 정도로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여기는 걸 알아서다. “엄마, 미안해. 과제 끝나고 나서 애들이랑 대화한다고 인스타그램을 더 했나 봐.”실험 중 주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55분으로 이전보다 46분 되레 늘었다. 왜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냐는 질문에 주현이는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는 무조건 써야 한다”고 했다.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은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통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서로를 태그해 대화하고, 유행하는 쇼츠나 릴스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 올린다. 주현이는 “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애들이랑 어울리는 걸 포기할 순 없다”고 했다. #하루에 7시간 33분전민수·박주현 모녀40대 엄마 스마트폰 과의존 심해10대 맏딸도 하루 4시간 9분 사용“인스타그램으로 친구들과 대화”화장실 갈 때도 손에서 놓지 않아실험 끝나고 오히려 사용량 46분↑“어른도 어려운데 애들은 더 힘들어” 다행히 민수씨 본인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7시간이 넘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58분까지 줄였다. 카카오톡만 하루에 5시간 넘게 사용했던 민수씨는 의미 없는 단톡방부터 하나둘씩 나왔다. 알람이 줄었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귀가하는 시간이 각각 다른 만큼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줄이기가 어려웠다. 아빠 박성욱(46)씨는 “평일 오후 9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온다”며 “회사일에 지쳐 퇴근 이후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며 멍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실험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민수씨는 “어른도 이렇게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애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스마트폰을 뺏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고 깨달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실험을 계기로 주현이도 느끼는 게 있었다. 스스로 스마트폰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매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정말 유튜브는 좀 덜 보려고 해요. 저 그렇게 할 수 있겠죠?” 전문가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를 아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하루 1시간 넘지 않기 #파워 J 엄마의 계획 #차박, 캠핑, 축구, 바다 #완전한 이별은 어려워 철저한 계획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의 유혹을 완전히 떨쳐낸 ‘모범 가족’도 있었다. 이숙경(43)씨 가족은 실험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가족 구성원 모두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시간을 오롯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바꾸기도 했다. #하루 1시간 넘지 말자이숙경씨와 초등 남매초등 6학년 “재밌겠다” 적극 참여‘파워J’ 엄마, 차박 등 철저히 계획스마트폰 ‘빈자리’ 쉴 틈 없이 채워혼자 있을 때도 유튜브 대신 산책가족 모두 ‘1시간 이내 사용’ 성공“안 쓸 수 없지만 적당히 거리 둘 것” 숙경씨는 처음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이겸(12)이가 실험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래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쉽게 놓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겸이는 엄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게임하는 것만큼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숙경씨는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에서 계획형으로 분류되는 ‘J’형이라 그런지 계획을 짜서 움직였다”고 했다. 우선 각자의 스마트폰을 모아 이른바 ‘금욕상자’(디톡스박스)에 넣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후 평일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고이 모셔 뒀던 보드게임을 하나씩 꺼내 질리도록 했다. 평소라면 스마트폰만 보고 있을 저녁 시간에는 온 가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축구를 했다. 캠핑 축제, 해수욕장 등도 찾았다. 차박(차로 하는 캠핑)도 했다. 준비했던 계획을 모두 실행에 옮긴 덕에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혼자만의 시간도 달라졌다. 방안에 틀어박혀 혼자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의 연예 뉴스를 즐겨 보던 숙경씨는 이제 시간이 남으면 양양 모노골 숲을 걷는다. 몸도 편해졌다. 실험 전 숙경씨의 깊은 수면 상태는 하루 평균 33.8분에서 48.5분으로 늘었다. 변화를 경험한 건 숙경씨뿐만이 아니다. 이겸이는 “집중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공부할 때 실수가 줄었다”며 “매일 푸는 국어·수학·연산 문제집에서 두 번이나 ‘올백’을 맞았다”고 자랑했다. 둘째 이엘(10)양도 “잠을 자면 중간에 꼭 한두 번 깨곤 했는데 실험 기간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고 했다. 숙경씨 가족은 2주간의 실험 이후에도 금욕상자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숙경씨는 “가족 모두 디톡스 기간을 늘리고 싶어 한다”며 “이전에는 스마트폰을 하느라 집에 있어도 영상에만 집중한 채 각자 다른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숙경씨는 실험에 참가한 2주간의 경험을 통해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실험 초반에는 내비게이션 앱이나 은행 앱, 포털사이트 검색 기능 등을 이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못 가 그만뒀다. 숙경씨는 “아이들과 여행을 가서 지나가던 분에게 길을 물으니 ‘요즘 같은 시대에 길을 묻는 사람이 있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은행 앱을 쓰지 않고 창구에 갔을 땐 대기만 30분 넘게 했다”고 말했다. 때로는 지도나 정보 검색을 하기 위해 아이러니하게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쥔 현실에 웃기도 했다. 숙경씨는 스마트폰과 적절한 ‘안전 거리’를 찾기 위해 가족과 당분간 실험을 자발적으로 이어 갈 예정이다. “결국 스마트폰을 완전히 삶에서 뗄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도 가족의 시간을 지배당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 재미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해법을 계속 찾아보려고요.”
  • 기은세, 띠동갑 남편에 ‘으리으리’ 생일상 공개

    기은세, 띠동갑 남편에 ‘으리으리’ 생일상 공개

    배우 겸 인플루언서 기은세가 12세 연상 남편의 생일상을 공개했다. 기은세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울버린 생신날. 오랜만에 집에서 가스레인지 5구를 다 돌려봅니다. 10년 전 첫 생일날 만들어 줬던 슈가 울버린 10번째 생일 다시 소환”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머리를 질끈 묶은 채 요리에 집중하는 기은세의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사진에는 갈비찜, 나물, 케이크 등 먹음직스러운 음식들로 가득 채워진 식탁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한 누리꾼은 “다시 태어나면 울버린으로 태어나고 싶다”며 부러움을 표했다. 앞서 기은세는 지난해 MBC 에브리원 ‘떡볶이집 그 오빠’에서 띠동갑 남편과의 러브 스토리를 전하며 “흠 잡힐 일을 안 한다. 술도 안 먹고 바른말만 한다”며 “살면 살수록 더 좋더라”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 돼지고기 브랜드 산수골목장, O2O 서비스 영역 확대 나서

    돼지고기 브랜드 산수골목장, O2O 서비스 영역 확대 나서

    돼지고기 브랜드 산수골목장이 B2B와 B2C를 비롯해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확대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온라인 홈페이지 리뉴얼을 시작으로, 스마트스토어 등 유통망을 새롭게 구축하고, 시그니처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산수골목장은 올해 온라인 이미지 개선 및 브랜딩에 주력한다. 홈페이지 리뉴얼은 물론 스마트팜 IoT 시스템을 활용해 양돈부터 소비자의 식탁까지 바른 먹거리 실천을 위한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나눔과 ESG 경영을 기반으로 한 산수골목장의 유통에 나선다. 산수골은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를 가리키는 옛 지명으로, 산수골목장은 1957년 이곳에서 농촌 계몽운동을 펼치며 건강한 먹거리를 개발해온 한 농학자의 노력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산수골목장은 1988년 본격적으로 양돈 사업을 시작해 사육부터 가공까지 전 공장시설의 HACCP 및 무항생제 인증 등으로 고객중심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앞장서 왔다. 산수골목장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영역뿐만이 아니라 나눔과 ESG 경영에도 힘쓰겠다”며 “앞으로 더 좋은 상품을 더 많은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치즈와 와인, 친구일까 ‘웬수’일까/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치즈와 와인, 친구일까 ‘웬수’일까/셰프 겸 칼럼니스트

    타국의 식문화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본래의 의미나 의도와는 달리 오해를 안고 소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걸 꼽자면 에스프레소다. 커피는 쓴맛에 먹는다고 하지만 진하게 내린 에스프레소의 고향인 이탈리아에선 반드시 설탕을 넣어 마신다. 쓰기 때문이다. 커피에는 쓴맛만 있지 않다. 원두나 추출 방식에 따라 산미와 풍부한 향이 함께 담겨 마냥 쓰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설탕을 넣어 쓴맛을 완화시켜 마시는 게 일반적이다.문화적 배경 설명이 부족해 생기는 오해는 또 있다. 와인의 친구이자 안주라고 알려진 치즈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들어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와인과 곁들이는 음식, 안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흔히 거론되는 게 치즈다. 와인도 서양의 식문화고 치즈도 그러하니 응당 어울리겠거니 하고 받아들이지만 사실 와인과 치즈는 친구보다는 웬수에 가깝다. 아, 여기서 ‘원수’가 아닌 ‘웬수’라고 한 건 ‘철천지원수’라기보다는 때론 친하게 어울릴 수도 있는 일종의 애증 관계이기 때문이다. 와인과 치즈의 관계를 살펴보면 시작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와인과 치즈는 인류의 발생기인 7000~8000년 전부터 함께해 왔지만 태생이 다르다. 와인은 농경민족의 산물이다. 지금처럼 기호품이자 사치품이라기보다는 안전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왜인지 모르게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음료였다. 반면 치즈는 유목민들의 산물이다. 애초부터 와인의 친구라기보다는 남아도는 우유를 더 오래 보존하고 더 맛 좋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만든 음식 중 하나였다. 교역 길이 생기고 제국이 세워지자 농경문화와 유목문화가 뒤섞이면서 와인과 치즈는 한 식탁에 오르게 됐다. 꽤 오랜 기간 둘의 사이는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성격이 변해갔다는 점이다. 먼저 치즈의 사정을 보자. 여기서 치즈라고 부르는 건 노란 슬라이스 치즈 같은 가공품이 아닌 서양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발효 치즈에 한한다. 우리가 치즈라고 통칭해서 부르지만 사실 다양한 성격의 치즈들이 존재한다. 흔히 모차렐라나 크림치즈와 같이 부드럽고 연하고 크게 맛이 강하지 않은 치즈가 있는 반면 고르곤졸라 치즈나 콩테 치즈같이 고릿하고 강렬한 맛을 내는 치즈가 있다. 다시 말해 어떤 특정한 와인에 어울리는 치즈가 있다면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이다.치즈가 현대에 이르러 비교적 완만하게 변화해 왔다면 와인은 큰 변화를 겪었다. 지역과 품질에 따라 달랐지만 어떤 음식과 먹어도 큰 거부감이 없는 거친 맛의 포도술에서 깨끗하고 섬세하게 다듬어진 한 폭의 예술작품과 같은 와인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와인 생산자들은 모두가 예술작품과 같은 와인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모두가 다 예술작품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치즈가 다양한 풍미의 범주를 갖고 있는 것처럼 와인도 거칠거나 무난한 와인에서부터 아슬아슬한 섬세함을 지닌 와인까지 실로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와인과 치즈가 서로 잘 맞는다고 하기엔 둘의 성격 스펙트럼이 너무나 넓다는 것이다. 음식을 아는 소믈리에라든가 와인을 아는 요리사라면 와인에 무작정 치즈를 권하지 않는다. 자칫 어느 한쪽의 풍미가 다른 한쪽의 풍미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대개 가해자는 치즈인 경우가 많다. 치즈 자체의 향이 강해 어지간한 와인으로는 잔향이 가시지 않는다든가, 입안에서 제대로 씻기지 않은 치즈 잔여물로 인해 와인의 맛이 선명하게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음식과 와인의 궁합은 서로 상호 간의 맛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됐을 때 좋은 조화라고 한다. 입안에 유분기와 지방을 남기는 치즈라면 어느 정도 산미가 느껴지면서 탄닌감이 있는 와인이 좋다. 치즈의 잔여 풍미를 씻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맛에는 강한 와인이 필요하고, 약한 맛에는 약한 와인이 어울린다. 치즈의 풍미가 매우 강력한 고르곤졸라나 콩테 치즈는 어지간한 와인보다는 풍미가 더욱 강한 포트와인이나 셰리와인과 같은 주정 강화 와인이나 디저트 와인이 올바른 선택지다. 고릿한 뒷맛을 달콤함으로 기분 좋게 잠재울 수 있다. 두 가지만 알아 두자. 서양에서 치즈는 본식사라기보다는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나 식사의 마무리를 돕는 디저트의 위치에 있다는 사실과 모든 음식과 순서에 어울리는 만능 와인이란 없다는 것이다. 좋은 와인을 오롯이 즐기고 싶다면 치즈 같은 안주는 사실 없어도 그만이다. 하지만 순서와 때에 맞는 치즈와 와인을 조화롭게 고른다면 또 다른 즐거움의 지평이 열릴 수 있다. 싱글의 삶도 좋지만 결혼 이후의 삶이 기대하지 않던 행복감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 [문화마당] 어디에 어떻게 있어야 할까/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어디에 어떻게 있어야 할까/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우리는 때와 장소에 종속적이다. 움직일 수 있는 몸이 하나인 이상 단 하나의 장소에만 존재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3차원의 세상에서는 말이다. 한 번에 두 장소에 있을 수 없고, 두 장소 사이를 순간이동할 수도 없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내 몸을 이끌고, 시간을 들여가면서 움직인다. 과거나 미래로 여행할 수 없고, 시간을 멈출 수도 없으니, 장소와 달리 때에 관해서는 움직임에 대해 더욱 제한적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고, 더 많은 시간을 누리고 싶다면 더 오래 살고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하늘에서 내리는 식물이라는 ‘만나’를 동이 트기 전 새벽에만 나가서 주워야만 얻을 수 있었던 것과 같이 움직임과 기다림이라는 은총은 우리를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움직임은 우리 몸을 있어야 할 올바른 장소에 가져다 놓는 적극적인 부지런함을, 기다림은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믿음과 그 순간까지 기다리고 감내하는 참을성을 뜻한다. 움직인다는 건 수련을, 기다린다는 건 수양을 수반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어려운 명제를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대단히 전지전능하다는 무모한 착각에서 답을 도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잘 살아야지, 행복하게 살아야지 하는 막연한 대답이 나오기 십상이다. ‘무엇을 해야 할까’ 또한 어려운 선택이다. 무언가에 대한 선택권이 애초에 없다면 너무나 자신이 초라해질 수도, 어쩌면 삶이란 것이 무척이나 무료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선택권이 너무 많으면 고민이 시작된다. 이 또한 우리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뇌를 가졌다고 착각하는 데서 기인한다. 식탁에서 티브이를 켜 놓고, 핸드폰을 보면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만찬은 조용한 호숫가의 벤치에서 단 둘이 대화 없이 물 위의 소금쟁이만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보다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는 느낌이 덜하다. 나에게 시간여행 능력이 없고, 단 하나의 움직일 수 있는 몸뚱어리를 주신 것을 감사한다.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할지 그것만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수의 죽음과 동시에 성전의 휘장이 찢어지면서 성전이라는 장소에서만 드릴 수 있던 예배가 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 드리는 예배로 바뀐다. 장소의 개념에서 때의 개념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2000년 뒤 다시금 온라인이라는 비둘기가 장소를 허물고 밤낮으로 눈과 귀를 밝게 만든다. 온라인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깨어 있을 수 있게 해 주는 축복과 저주의 양면을 지니고 있다. 어떻게 할지, 무엇을 할지, 왜 하는지에 대한 방대하고 끝없는 고민은 어찌 보면 마치 오늘날 침대 위 핸드폰 안의 세상 같다. 온라인에서 세상을 체험하고, 아바타를 가꿀 때 주로 고민하는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을지 결정하고 몸뚱어리를 바지런히 옮겨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 고민과 결정은 실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어렵지 않을뿐더러 필연적으로 선한 결과를 얻게 돼 있다. 나쁜 짓을 하기는 쉬울지 모른다. 다만 그런 짓을 하는 장소로 향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생각을 하게 된다. 선한 일을 하긴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선한 일을 하는 장소로 몸을 움직이는 결정과 행동은 보다 쉽게 해낼 수 있다. 간절함은 그 장소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시기까지 기다림에 있다. 때를 선택하진 못해도 장소를 선택할 수는 있다. 마치 혹시나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짝사랑의 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혹은 구름에 가려 보일지 안 보일지 불확실한 해돋이를 보기 위해 먼 길을 이동해 그 순간을 기다리는 간절함에서 오는 그 만족과 소망은 가성비로 책정할 수 없다. 소식을 들은 뒤엔 달려가도 늦는다.
  • “코로나 백신, 北과 함께 나눠야” 이인영, 방역 협력 의지(종합)

    “코로나 백신, 北과 함께 나눠야” 이인영, 방역 협력 의지(종합)

    “코로나 백신, 함께 나눠야 진짜 나누는 것”“군사 긴장보다 냉면 차려놓고 대화 나와야”“코로나19 진정되면 북에 대화 제안할 생각”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이 확보될 경우 북한과 나누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장관은 18일 오후 KBS와 인터뷰에서 남북간 코로나19 방역 협력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치료제와 백신으로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방역 체계로 인해 경제적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보한 물량은 아직 목표치인 3000만명분을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 군사 긴장보다 냉면 차려놓고 대화 나와야” 이 장관은 이날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 “이전에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지구를 이야기할 때 북한은 미사일을 쏘고 핵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북한도 자신들의 그 당시의 정책이 올바른 접근이었는지 되짚어봤을 것이고, 이번에는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북으로서는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 오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도발에 나설 거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북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것을 피해 나갈 수 있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세의 여지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위급회담 제안, 특사 파견은 대통령의 영역” 이 장관은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고위급회담 제안 또는 특사 파견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최고 정무적인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가 임의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그러나 통일부 장관으로서 이미 서너 차례 남북 간에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라며 “어떤 장소, 시간도 좋으니 북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공식 접촉은 하지 않았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고 제안할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상원의원 시절 관심을 가졌던 푸에블로호 송환 문제가 북미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장관은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이 북미 간에 신뢰를 만들어가는 작은 조치들로써 그동안 전개돼 왔다. 평양이 푸에블로호를 워싱턴으로 송환한다면 북미 간에 신뢰를 통해서 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어릴 때 찐 살, 크면 키로 간다×… 성인 돼서도 비만 가능성○

    어릴 때 찐 살, 크면 키로 간다×… 성인 돼서도 비만 가능성○

    소아비만은 성조숙증·대사증후군 이어져 지방세포 늘어 성인 돼도 다이어트 어려워 감량 스트레스 대신 올바른 식사법 우선지금 기준으로 ‘뚱뚱한 아이’는 반세기 전에는 ‘우량아’라거나 ‘복덩이 같다’는 식으로 칭찬의 대상이 됐다. 지금도 ‘건강해 보인다’는 말은 살찐 사람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말로 통용될 정도다. ‘크면 다 키로 간다’는 게 당시의 상식이었다. 모두가 배고프던 시절이다 보니 살찐 아이는 먹을 게 많은, 즉 부유한 집 아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바야흐로 시대가 바뀌면서 이제 아이를 둔 부모의 관심은 ‘혹시 비만은 아닐까’로 옮아 갔다. 젊은 엄마들은 갓난아기 때부터 식단 조절에 신경을 쓰고 채소와 과일을 더 많이 먹이려고 애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크면 살이 키로 간다’는 건 소아·청소년 비만과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오해라는 게 의학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주변에서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체지방 증가로 살이 쪘다가 키가 급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정상 체형으로 되는 것을 일반화하면서 이런 인식이 생겼다. 하지만 소아·청소년 비만은 지방세포의 과다증식으로 인해 성인이 돼서도 비만할 가능성이 높다. 의학계에서는 소아비만이 있는 경우 최대 약 80%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때로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유사과학’이 상식인 양 통용되기도 한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물은 열량이 없기 때문에 절대로 물만 먹어서 살찌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실제 식사일기와 운동일기를 써 보면 음식이나 간식 섭취량이 많고 운동량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릴 때 식이요법을 하면 키가 안 큰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비만아동에게 식이요법은 무조건 적게 먹이는 게 아니다.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와 칼로리는 공급하되 과잉 공급되는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이다. 오히려 병원에서는 비만아동들에게 극단적인 저칼로리 요법을 실시하지 않는다. 비만을 해소하지 않으면 오히려 사춘기가 더 빨라져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조직으로 인한 과체중이나 대사 장애를 동반하는 질환이라는 것을 인식하는게 중요하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시기에 체중이 신장별 표준체중보다 2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조사한 통계를 보면 2018년 기준으로 3~8세는 과체중이 6.2% 비만이 12.2%였으며, 9~17세는 과체중이 4.5% 비만이 3.4%였다. 원인으로는 역시 생활습관 변화와 식습관 변화가 꼽힌다.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보다 실내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TV,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많아져 운동량이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햄버거, 피자, 치킨 등 열량이 높은 음식 섭취는 늘어났다. 나가는 에너지보다 들어오는 에너지가 더 많으면 남는 열량이 지방조직에 축적될 수밖에 없다. 양혜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2일 “호르몬 이상이나 유전적 질환으로 인한 비만은 1% 미만이지만 질환이 의심되거나 뚱뚱한데도 키가 작은 아이라면 정밀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비만과 관련해서는 지난 13일 질병관리본부와 강북삼성병원이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소아·청소년 비만 코호트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2005년 경기 과천시 4개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15년에 걸쳐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 식습관, 영양섭취상태 등이 무엇인지 조사·관찰한 연구다. 연구 대상자는 소아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 들어섰으며 참여한 인원이 4000명이 넘는다. 연구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 때 비만하면 청소년기에도 비만이었고, 정상체중 아이와의 체중 차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벌어졌다. 또 초등학교 때 비만한 아이는 정상체중 아이보다 키가 더 컸지만 중학교 이후에는 정상체중 아이와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만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는 부모의 식습관, 패스트푸드 과잉 섭취, 탄산음료 섭취, 과도한 스크린 시청 시간 등이 지목됐다. 비만이었지만 대사증후군은 없던 6∼15세 소아·청소년 가운데 31.3%가 6년 뒤 대사증후군이 발병했다. 어릴 때 비만한 사람은 동맥경화, 고혈압, 심근경색, 당뇨, 지방간 등 각종 성인병 발생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의학계에서는 상식이 된 지 오래다. 지나치게 쌓인 지방이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또래보다 2차 성징이 빠르게 나 타나는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그뿐만 아니라 비만으로 인해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다 보니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기 쉽고 신체적 열등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정서가 불안정해 성적이 부진해지기도 한다. 또 소아기에 비만이 시작된 사람은 성인이 된 후 다이어트를 하기도 더 어려워진다. 단순히 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성인비만과는 달리 지방 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기 때문에 일단 한 번 생겨난 지방세포는 없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세포 크기가 줄어드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살을 빼더라도 금방 요요현상이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성장기 비만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시절의 비만은 단순히 뚱뚱한 것으로 그치지 않고 어른이 된 뒤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주영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소아비만을 내버려두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미리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기 비만이 성인비만과 다른 점은 체중 감량이 능사가 아니라는 데 있다. 키와 체중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성장기에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비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부 청소년들이 밥을 굶는다거나 하는 건 절대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진섭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적절한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 행동 요법을 주축으로 하여 꾸준한 체중 관리와 합병증 관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비만을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김호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이 단독 혹은 결합된 방식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삼시 세 끼를 반드시 제대로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음식은 작은 그릇에 담아서 먹고, 과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밥을 한 술씩 뜰 때마다 수저를 내려놓고 천천히 씹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음식은 반드시 일정한 시간에 식탁 등 정해진 장소에서만 먹고 TV를 시청하거나 책을 보면서 먹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는 운동을 하면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에 운동이 오히려 비만을 악화시킨다고 말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말이다. 운동시간이 1시간 이내인 경우는 식욕이 감소하지만 1시간이 지나면 식욕이 증가한다. 안문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운동은 얼마나 격렬하게 하느냐보다는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봄맞이 인테리어] 시디즈 공간 맞춤형 의자 3종…의자는 공간 완성하는 ‘화룡점정’

    [봄맞이 인테리어] 시디즈 공간 맞춤형 의자 3종…의자는 공간 완성하는 ‘화룡점정’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심미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실내 공간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고 있다. 의자는 공간별로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공간 활용도는 물론 분위기까지 바꿔줄 포인트 인테리어 아이템이다. 이 때문에 인테리어 컨셉트를 고려해 재질과 컬러 조합은 물론 디자인 측면의 실용성을 제공하는 제품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더욱이 의자는 장시간 신체와 밀착된 가구이므로 무엇보다 실제로 앉았을 때의 착석감과 함께 오랜 시간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인지를 자세히 확인해 보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인테리어 가치 높여주는 기능성 스툴 ‘펑거스’ ‘펑거스’는 실내 공간 어디에서나 쉽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 스툴이다.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클라우디오 벨리니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으로 버섯을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제품은 2017년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가스 실린더의 공기압력을 활용해 앉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쿠셔닝 기능을 적용한 이 제품은 기존 스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착석감을 제공한다. 바둑알 모양의 좌판은 회전기능과 함께 쿠션감을 더했으며 비대칭 삼각형 구조의 저 중심 설계로 쉽게 넘어지지 않는 안정감을 갖췄다. 가벼운 무게와 좌판 가장자리에 위치한 손잡이로 이동성을 고려한 펑거스는 다양한 색상 조합이 가능해 인테리어 포인트로써 활용 가치가 높다.●감각적 분위기의 다이닝 룸을 완성해주는 다용도 바스툴 ‘M17’ 시디즈의 ‘M17’ 시리즈는 식탁이나 테이블 등과 매치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바스툴이다. 특히 제품은 다양한 컬러와 높이 선택이 가능해 식사, 독서, 휴식 등 공간 활용에 따라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내추럴한 원목 느낌을 살린 ‘우드형’, 부드러운 패브릭으로 마감된 ‘좌판 패딩형’, 등·좌판 모두가 일체형 쿠션인 ‘풀 패딩형’ 등 인테리어 컨셉트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인체 곡선을 고려해 설계된 등·좌판은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며 의자에 걸터앉거나 내려올 때 몸이 부딪히지 않도록 좌판 끝을 곡면으로 만들어 제품 사용 시의 동선을 고려했다. 뛰어난 탄성의 너도밤나무 소재를 사용해 견고한 사용감을 주고 난연, 방오 처리로 불에 쉽게 타지 않아 오염에도 강하다. 다리 하단에는 글라이드를 부착해 이동 시 소음 발생과 바닥표면의 손상을 방지했다.●편안함은 기본, 개성·취향까지 반영한 태스크 체어 ‘T40’ ‘T40’은 의자의 중심이 되는 틸트부터 머리받이, 등·좌판, 팔걸이 등 여러 기능과 소재를 다양한 옵션으로 구성해 편안한 착석감을 제공한다. 20만원대 중반부터 30만원대 후반까지 폭넓은 가격대를 형성한 제품은 구매 후에도 취향과 필요에 따라 머리받이, 등받이, 팔걸이 등의 옵션을 추가로 구입해 조립할 수 있다. T40은 인체공학적 설계와 푹신한 쿠션감으로 편안한 착좌감을 주며 바른 자세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시디즈가 직접 개발해 T40에 구현한 ‘스마트 싱크’는 최소한의 회전수 내에서 레버 조작을 통해 상하 조정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퀵텐션 기능’을 제공한다. 다이얼 방식의 레버 조절은 내 몸에 맞는 상하 조정 각도를 더욱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T40은 화려한 장식과 라인을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으로 어느 공간에서든 멋스럽게 연출 할 수 있다.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샘 킴 “요리는 배려·소통…학교 정규 수업서 배우면 좋겠어요”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샘 킴 “요리는 배려·소통…학교 정규 수업서 배우면 좋겠어요”

    “정말 좋았어요. 초등학교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몰입해 음식을 만들면서 두런두런 얘기하는 모습이며 자기가 만든 음식을 보며 마냥 신기해하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해요. 캠페인이 아니라 학교 정규 수업으로 요리가 편성됐으면 좋겠습니다.” 종편 요리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로 인기가 많은 셰프 샘킴(39·본명 김희태). ‘성자 셰프’ ‘자연주의 셰프’에 이어 ‘재능 기부 아이콘’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얼마 전 경남 통영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성 밥상’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 ‘얘들아 밥 먹자’ 행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평소 아이들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샘킴은 ‘얘들아 밥 먹자’ 캠페인을 계기로 사라져 가는 가족의 밥상문화를 되살리고 싶다는 욕심을 부려 본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나세라’에서 만난 샘킴은 인터뷰에 앞서 7년째 총괄셰프로 일하는 식당 건물 3층에 가꿔 놓은 허브정원으로 안내했다. 요리에 쓰이는 로즈메리와 바질, 라벤더 등 허브 7~8종의 향내가 후각을 자극했다. →‘인성 밥상’과 ‘얘들아 밥 먹자’ 캠페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인성 밥상’은 밥상머리교육에서 인성을 배우고 바른 먹거리 방법을 알게 하자는 취지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벌이고 있는 공익광고 캠페인입니다. ‘얘들아 밥 먹자’는 제가 ‘인성 밥상’ 공익광고에 재능 기부 차원에서 출연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 식습관 개선 캠페인이에요. 경기 수원, 경남 통영에 이어 4일 서울 용산에서 위탁가정 15가구가 참여하는 세 번째 밥상이 차려집니다. →최근 들어 밥상머리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가족들이 제시간에 모여 함께 밥을 먹었는데 요즘은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바빠 하루에 한 끼도 같이 하기가 쉽지 않아요. 밥상에 앉아서도 각자 휴대전화를 보느라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죠. 사회가 각박해지고 험악해지는데, 인성교육을 학교에만 맡길 수는 없어요. 가정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요리가 유용한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요리의 어떤 점이 그렇습니까. -요리는 함께 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집니다. 수원과 통영 행사 때 이탈리아 음식인 참치 아란치니(크로켓처럼 빵가루를 묻혀 튀겨 내는 이탈리아식 주먹밥)를 만들었는데, 우리 아들이 이런 요리를 좋아하는지 몰랐다고 놀라는 엄마도 있었고 엄마가 저런 요리를 할 줄 아는지 몰랐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도 봤어요. 그동안 TV와 휴대전화에 빠져 있느라 놓쳤던 서로를 알아보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는 걸 보면서 요리의 무한한 가능성에 확신을 갖게 됐어요. →‘얘들아 밥 먹자’ 캠페인은 언제까지 하나요. -이 캠페인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체험 기회를 제공합니다. 계속하고 싶습니다. 목표는 전국 초등학교에서 정규 과목으로 채택하는 건데, 어떻게 보세요? 가능할까요? 안전 문제만 해결되면 한달에 1번 내지 한 학기에 2번 요리 수업을 하면 좋겠어요. 기업보다는 정부의 도움을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해 기업 협찬은 사절입니다. →방송하랴 봉사하랴 요리하랴 정신없을 것 같은데, 주말에는 쉰다고 들었습니다. 레스토랑은 주말에 더 바쁠 텐데 가능한가요. -주말에 쉬는 건 제가 7년 전 총괄셰프가 될 때 내건 계약 조건입니다. 주말은 무조건 가족과 함께 보낸다, 그게 마지노선이죠. 믿을 수 있는 주방팀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구요. 대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매일 밤 12시 넘어 퇴근해요. 출근을 조금 늦게 해 아침마다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줍니다. 방송은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인데 건강한 요리법 등 제 생각과 맞는 것만 할 겁니다. →주말에 집에서 아들과 자주 요리를 하나요. -아들이 아빠가 요리사인 줄 알아요. 아빠가 만들어 주는 걸 좋아해요. 맛있다고 할 때 제일 기분이 좋아요. 식탁 대신 밥상을 펴고 바닥에 앉아서 먹어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장난도 치고 얘기도 많이 합니다. 장난이 심하면 혼내는 건 엄마 몫이구요(웃음). →자원봉사를 상당히 많이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요리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언제든 함께하고 싶습니다. 요리는 배를 채우는 게 다가 아닙니다. 요리는 훌륭한 매개체가 돼요. 봉사에도 쓰이고 손님 기념일에도 쓰입니다. 요리가 가진 무한한 능력을 계속 알리는 것이 요리사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그는 지난해부터 옥스팜과 푸드트럭 행사를 비롯해 SK행복나눔재단의 ‘해피쿠킹스쿨’, 메이크어위시재단의 ‘솔푸드콘서트’ 등 최소 두 달에 한 번꼴로 재능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샘킴에게 요리란. -요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입니다. 아직까지 한 번도 슬럼프가 온 적이 없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하숙을 치면서 식당을 하시던 어머니를 도와 시장을 보고 식재료를 손질했어요. 엄마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먹으면서 맛있다며 만족해하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정말 맛있어하는 표정과 칭찬, 그게 좋아요. 그 이외에 다른 건 생각하지 않아요. 요리는 상대에 대한 배려입니다. →어머니 얘기를 많이 하시던데, 요리사가 되는 걸 반대하지는 않으셨나요. -고생 많이 한다고 반대하셨죠. 지금은 좋아하세요. 요리에 정성과 사랑이 담겨야 한다는 건 어머니를 보고 배운 거죠. →고생 모르고 자란 부잣집 장남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실제로는 미국 유학 가서 엄청 고생을 했다면서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유학 갈 즈음 아버지 사업이 기울었어요. 어머니가 어렵게 마련해 준 300만원 갖고 가서 방을 구하고 바로 다음날 새벽부터 떡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일식 초밥집에서 일해 모은 돈으로 1년 6개월 과정인 키친아카데미에 입학했어요. 학교는 새벽 6시부터 낮 12시까지 하는 새벽반을 다니면서 밤 12시까지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었어요. →어머니와 같이 요리해 본 적은 있나요. -물론이죠. 지금도 어머니와 명절 음식을 함께 장만해요. 어머니는 국과 손주들에게 줄 잡채를 만드시고, 저는 25년째 손만두와 동그랑땡, 전을 도맡아 합니다. →개발한 레시피가 대략 몇 개나 됩니까. -글쎄요, 모아 놓지 않아 잘 모르지만 어마어마하겠죠. 레시피는 주로 주말에 생각해요. 즉흥적으로 생각나면 적어 놓습니다. 예전에 애기 요리사일 때는 레시피에 엄청 집착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구요. →레시피도 지적재산권에 해당되지 않나요. -전 레시피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요. 미국에서 일할 때 일인데, 미슐랭 별을 받은 정말 유명한 레스토랑이었어요. 주방 맨 뒤편에 책들이 쌓여 있었는데 식당에서 사용하는 레시피와 소스 등이 적혀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 책에 욕심을 냈어요. 사진을 찍어 집에 가서 옮겨 적어 놔야지, 생각도 했어요. 그 레시피를 갖고 다른 데 가서 만들면 그 맛이 날 거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죠. 손맛이라는 게 있는데 말입니다. 레시피는 언제든 줄 수 있어요. 줘도 똑같이 못 한다는 자신감이 있죠. 주방에서 일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제 레시피를 깬 적이 있어요. 더 맛있는 레시피는 반영해서 바꿔요. 미국에서 배운 건 레시피를 소수가 독점하고 있으면 나아지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 문화가 매우 충격적이었지만 정말 좋았어요. →자연주의나 유기농이 건강에 좋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모두가 즐길 수는 없는 게 현실 아닌가요. -일전에 특강을 갔었는데, 건강한 요리를 해서 드셔야 한다고 하니까 객석에서 어떤 분이 “난 건강한 음식 못 먹겠네요. 돈이 없어서” 하시는 거예요. 한방 먹은 기분이었어요(자원봉사, 최근 시판된 L사의 커스터드 신제품 개발에 참여한 것도 이런 고민의 결과인 셈이다). →최근 커스터드 TV 광고에 나오던데요. -제과업체와 8개월 싸워 가며 내놓은 신제품입니다. 주위에서 만류했지만 제 의견을 반영해 주겠다고 해 시작했어요. 커스터드는 모든 아이들이 먹는 간식이잖아요, 셰프의 요리가 아니라. 아이들이 먹는 거니까 성에는 차지 않지만 기존의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간식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음식 가격대가 일반 대중에게는 부담스러운데. -그래서 새 레스토랑을 준비하고 있어요. 제 이름을 딴 캐주얼 이탤리언 식당. 시끌벅적하고 이곳(보나세라)보다 대중적이며 젊은 층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목표입니다. 샘킴은 경기 김포의 165㎡(50평) 규모 텃밭에서 3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 올여름부터는 근처에 하우스도 세워 토마토를 더 재배할 계획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사는 사람에게서 뿜어 나오는 긍정의 에너지가 곁에 있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한다. 김균미 부국장 kmkim@seoul.co.kr 샘킴 셰프는 셰프 샘킴의 본명은 김희태다.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요리가 좋아 199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유학을 갔다. 2006년 할리우드 키친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돌아와 2009년 32세의 나이에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총괄셰프가 됐다. 첫 한국인이자 최연소 총괄셰프였다. 2010년 미국스타셰프협회 아시아 스타 셰프에 선정됐다. 드라마 ‘파스타’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7] 좋은 식습관이 정말 암을 예방해줄까

    암을 두려운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줄곳 회자되는 금언이 바로 ‘좋은 식습관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음식을 찾아 나서고, 좋은 식습관을 체화하기 위해 고민들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생겨난 새로운 풍조를 반영해 ‘힐링 푸드(Healing Food)’나 ‘웰빙 푸드(Well-being Food)’ 같은 개념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헷갈리는 일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암은 타고난 기질, 즉 유전적인 소인이 문제라는 인식입니다. 많은 저명 학자들이 유전학적·분자생물학적 근거와 함께 이런 논지를 폈습니다. 이런 논리를 의학계에서는 정설로 인정합니다. 암은 발현 통로가 어디든 유전적인 소인이 유력한 발병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의료계에서 제시하는 수많은 암 관련 자료나 정보에는 어김없이 ‘가족력’이라는 게 거론됩니다. 간단하게 말해 ‘당신의 가족 중에 누군가가 특정 암을 앓은 전력이 있다면, 당연히 당신도 그 암의 위험군에 포함된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환자들은 진단 과정에서부터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혈통을 따라 유전적 소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찰·관리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의료 소비자들은 이 대목에서 혼란을 겪습니다. “좋은 식습관이 암을 예방해 준다고 해서 좋다는 것만 골라 먹었는데, 헛물만 켠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좀 막연하지만 “좋은 식습관이 유전적 소인까지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줄 꺼야”라고 믿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혼란을 일소할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은 대한암예방학회(회장 김나영)의 결정과 권고를 근거로 쓴 것임을 밝힙니다. 또, 광범위한 암을 모두 다룰 수 없어 음식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대장암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참고로, 대한암예방학회는 1996년에 설립된 전문 학회로, 암 예방과 관련된 기초 및 임상과 관련된 연구자들이 모인 공신력 있는 단체입니다. ‘암 예방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미션(Mission)만 봐도 이 학회의 정체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식습관이다” 에둘러 갈 것 없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도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미국 하버드 의대는 자체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70% 이상의 대장암이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는 이어 2009년에 ‘대장암 예방 모델연구 결과,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여성은 생활습관이 좋은 여성에 비해 대장암에 노출될 위험성이 4배 이상 높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장암 발병군에서 70%나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미국 대장암 환자 10명 중 7명은 환자 자신의 가족력과 상관없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나머지 3명이 유전성에 따른 불가피한 발병이었음을 인정(물론 연구 결과에 이런 내용이 포함되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한다 하더라도 대장암 예방에 있어 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하게 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나 미국은 전 세계를 통틀어 대장암으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이며, 대장암 연구 분야에서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임상 실적으로 가진 나라입니다. 우리가 대장암을 말할 때 위험요인으로 자주 거론하는 ‘서구식 식생활’이란 바로 미국인의 일반적인 식생활을 의미합니다. 즉, 과다한 붉은 살코기 섭취, 패스트푸드 등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높은 의존도, 권고 기준치를 훨씬 넘어선 당분 및 나트륨 섭취와 지나친 흰 밀가루 사용 등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이런 문제 때문에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해 암 연구 및 진단·치료를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한 나라이기도 합니다.미국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여기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식습관은 그렇다 하더라도 생활습관을 바꿔서 사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자신이 살아온 삶 자체를 개조하는 그런 큰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먹는 음식(섭취한 총열량)에 비해 크게 부족한 운동량을 늘리라거나 식사나 수면 패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라는 정도이니까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 좋은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출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나친 상업주의의 폐해일 수도 있고, 일단 몸에 좋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식품은 하나 같이 너무 비싸니까요.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엄두가 안 나서 뻔히 보이는 좋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일도 많습니다. 좋은 식습관의 기본인 ‘좋은 음식’을 두고 더러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호사”라고 시덥잖게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배추나 시금치, 토마토만 해도 그렇습니다. 생산자는 생산 원가도 못 받는다고 아우성인데, 소비자들은 비싸서 못 먹겠다고 볼멘 소리들입니다. 이유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유통 마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거 돈 좀 되겠다 싶으면 유통업체들이 과점을 한 뒤 비싼 이문을 붙여 시장에 푸는 것이지요. 그래서 ‘직구’라는 방식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은 규모가 유통 혁명으로 이어질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니 정부가 나서 유통 단계도 줄이고, 지나친 유통 마진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기에도 ‘자유’나 ‘자본주의’의 논리가 개입되는 모양입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흔히 ‘자유’를 ‘내 맘대로’라고 해석하고, ‘자본주의’를 ‘돈 놓고 돈 먹는 게임’으로 아니까요. 하지만 틈새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유통마진이 쏙 빠진 ‘꽤나 좋은 식재료’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주거지에서 가까운 둔촌동 재래시장이나 성남 모란시장, 양평 재래장 등을 자주 갑니다. 요새는 대형 마트에 밀려 갈수록 규모가 줄고, 그래서 거래되는 품목도 제한적이지만 철 바뀔 때마다 당기는 체철 식재료는 싸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 대형 마트라도 다 같지는 않습니다. 거기도 들여다 보면 ‘번개 세일’ 등 틈새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도리없는 일입니다. 당장은 좋은 음식을 위해 좀 더 많은 수고를 할애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장암을 이기는 좋은 식생활이란 대한암예방학회의 권고에 따르면 ‘대장암을 이길 수 있는 식생활’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과식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과식 자체가 대장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없지만, 과식이 비만을 초래해 대장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과식을 경계하라는 뜻이지요. 다음은, 밥의 문제입니다. 밥은 한국인의 주식이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통 주식 패턴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빵과 패스트푸드 등 밀가루 제품이 밥의 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밥이나 빵을 먹을 때는 최소한의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주식 원료는 고탄수화물식이어서 자칫 혈당의 변화를 초래하기 쉽고, 이런 혈당 문제는 당뇨병으로 이어져 비단 대장암 뿐만 아니라 갖가지 부작용을 초래니까요. 따라서 밥이나 빵을 먹을 때는 백미 대신 현미나 잡곡을 먹는 게 좋습니다. 현미밥이나 통밀빵을 먹는 방식인데, 이런 음식은 식감이 떨어지지만, 확실히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여 주고,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려줍니다. 이런 섭생을 ‘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 섭취’라고 합니다. 당지수란,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를 감안해서 당질의 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수치화한 것입니다. 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혈당 수치를 빠르게 올려 2차적으로 대장암 발병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채소와 해조류, 버섯류를 자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짜지 않게 조리한 야채를 자주 먹으면 양질의 식이섬유와 비타민, 칼슘을 비롯한 무기염류 섭취량이 늘어나 장 건강은 물론 인체 대사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과일도 대표적인 권장 식품이므로 매일 적정량을 먹어줘야 합니다. 단, 과일은 생과일 상태로 먹는 것이 좋으며, 한 번에, 한 가지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짚고 갈 것은, 채소와 과일의 경우 대장암과의 연관성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대장암 예방에 나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질환에서 이런 식료품이 보이는 유효성을 감안할 때 과일과 채소가 유익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바람직한 섭생을 말할 때마다 강조하지만, 가능한 쇠고기·돼지고기와 햄·베이컨·소세지 등 육가공식품의 섭취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신 닭고기와 생선·두부 등을 먹으면 육류 섭취 제한에 따른 단백질 부족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육가공식품의 문제는 붉은 살코기를 많이 먹는다는 생각조차 없이 많이 섭취하게 하기도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나트륨이 들어갈 뿐 아니라 착색제와 보존제, 합성 향료 등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근 소세지 등 육가공식품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전 세계 육가공 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만, 그 발표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붉은 살코기를 아주 안 먹고 살 수는 없는데, 적당한 양을 먹더라도 먹는 방법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고기를 구워서 먹을 때 가능하다면 숯불로 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타지 않게 조리해 먹어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단백질을 비롯한 육류는 고온에서 탈 때 발암물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땅콩이나 호두, 잣 등 견과류를 매일 조금씩 먹어주면 좋습니다.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 섬유소, 각종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견과류도 과다하게 섭취하면 고지혈증이 심해지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영양학이 정립되기 전에도 견과류는 좋은 식품으로 꼽혔습니다. 특정 영양 성분을 생각했던 건 아니고, 껍질이 딱딱한 과실류는 땅의 정기를 한껏 품어서 먹으면 기를 축적할 수 있다고 믿었던 까닭이지요. 어느 새 대장암 위험국가가 된 한국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많았던 위암이 감소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2010년 전국 암 발생률을 보면 남성 암의 경우 위암에 이어 대장암이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여성 암도 갑상선암과 유방암에 이어 3위에 오를만큼 빈발합니다. 이런 대장암의 위험인자로는 고지방·고열량식과 육류가 꼽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양식이 대장에 좋은 섭생이 아니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반면, 한식은 고섬유식이어서 대장암의 발생 빈도를 낮춰주는데, 문제는 갈수록 한식의 식탁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수많은 건강상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알게, 모르게 서구형 식단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식생활의 서구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지만, 대장암은 대표적인 서구형 암이었습니다. 불과 30∼40년 전만 하더라도 임상 사례가 많지 않아서 우리 나라에서는 대장암 연구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희귀했는데,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암에 들어있으니, 그동안 우리의 먹거리와 섭생이 어떻게 바뀌었는 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장암은 무엇을 먹느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전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앞에서 거론한 식생활과 대장암의 밀접한 관련성을 이로써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개최된 대한암예방학회에서 이정은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영양학 측면에서의 대장암 예방을 주제로 한 연구를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교수는 대장암 발생율을 높이는 확정적인 요인으로는 붉은 살코기와 가공육, 복부비만과 남성의 음주를 들었고, 가능성이 높은 요인으로는 여성의 음주를 꼽았습니다. 반대로 대장암의 발생율을 낮추는데 유효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식품으로는 마늘과 우유, 칼슘을 명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 분석에서도 앞서 거론한 문제는 거듭 확인이 됩니다. 밥이든, 빵이든 다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이지만, 이 두 가지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 필요한 반찬류에는 채소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빵과 함께 먹는 식품은 주로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이나 단 맛이 강한 잼류이지요. 같은 탄수화물 창고이면서도 밥과 빵을 달리 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건강 상의 관점에서는 빵보다 밥이 우위에 있다는 뜻입니다. 확실히 빵류는 밥보다 간편하게 식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적당하게 가미해 입맛을 돋우기에도 좋습니다. 빵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더 편하고 싶고, 입맛 당기는 대로 음식을 취하려는 현대인의 취향이나 욕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이 현상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나라에서 치솟고 있는 대장암 발생율이 당장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그들이 우려하는 식생활의 문제가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건강을 걱정한다면, 먹고 싶은 것만 먹어서는 곤란합니다. 먹어줘야 되는 것을 먹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고요?” 만약 누군가가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야”라고 반문한다면, 정답은 이미 수도 없이 나와있다고 설명할 도리 밖에 없습니다. 개개인의 실천의 문제일 뿐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앞서 서구형 식단이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이를 서양 사람들이 먹는 모든 음식이 문제라고 인식해서는 곤란합니다. 거기에도 틀림없이 건강한 식단이라는 게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걸 즐겨 먹습니다. 그 쪽의 문제는 이런 각성이 일어나기 전의 식단을 말하는데, 그런 식단은 채소류에 비해 기형적으로 육류가 많고, 짤 뿐더러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의존도가 상상 이상으로 높습니다. 이런 식단의 문제를 간파한 뒤 서구인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지중해 식단(Mediterranean diet)입니다. 붉은 살코기의 양을 최대한 줄인 대신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 과일, 발효식품과 올리브유가 어우러진 식단인데, 이런 추이를 반영해 개선·개량한 식단이 ‘DASH(Dietary Approaches Stop Hypertension diet)’입니다. 또 미국 정부에서도 따로 ‘미국 건강식사 지표(Healthy Eating Index)’라는 걸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데, 핵심 내용은 육류 섭취량의 제한 및 저지방 육류 섭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의 저감, 채소와 과일 섭취량 확대, 패스트푸드와 지나친 당류 섭취 제한 등입니다. 당연히 국내에서도 수 없이 많은 웰빙 식단이 만들어 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개가 상업적 이해와 관련이 있어 선뜻 취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좋은 식단을 만드는 수고를 감내하자는 것입니다. 좋은 음식이 대장암을 예방한다는 사실, 비단 대장암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암을 예방하는데 있어 좋은 식단의 순기능이 확인된 마당에 이를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좋은 식단이 꼭 비싼 비용을 치르는 것도 아닙니다.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붉은 살코기를 어떤 식품으로 대체해도 상대적으로 경제적입니다. 또 야채나 과일도 비싼 것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과의 때깔이 좋다고 맛까지 좋은 것은 아닙니다. 품질 등급을 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영양 분석이 아니라 겉모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불량식품만 아니라면, 그래서 모든 식품을 백화점에서만 구입해야 한다는 편견을 갖지만 않는다면 쌀과 밀가루의 구입 비용을 적절히 줄이는 대신 이를 유효성이 검증된 다른 식품 구입에 사용하게 되는만큼 식단을 바꾼다고 당장 가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요. 암은 무섭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예방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상적으로 암의 공포감에만 주목해 스스로 위축되고 주눅 들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예방책을 수용해 건강을 얻으려는 의지와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강조하는 결론을 다시 한번 짚습니다. ‘좋은 음식을 바로 먹는 좋은 식습관은 암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대장암이 그렇지만, 다른 암에도 두루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jeshim@seoul.co.kr
  • [기고] 스마트폰 바른 사용, 현장에 답이 있다/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기고] 스마트폰 바른 사용, 현장에 답이 있다/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얼마 전 텔레비전 광고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식탁에서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멀리 떨어진 가족이라면 모를까 바로 옆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대화하는 모습이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론 스마트폰 이용이 일상화된 요즘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된 2009년 이후 불과 4~5년 만에 스마트폰은 국민 대다수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늘 휴대하고 사용하는 강력한 개인 정보 기기로 자리잡았다. 업무상 문자나 메일을 주고받거나 지인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을 하는 등 이제는 스마트폰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생활의 혁신을 가져온 것에 이견은 없지만, 한편으론 지나친 의존에 대해 걱정과 우려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자녀와의 갈등으로 인해 어떤 이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하는데, 오죽 답답하면 이런 말을 했을까 싶다. 최근 스마트폰의 바른 사용을 위한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청소년들을 걱정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접했다. 중학생 딸을 둔 학부모 한 분은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한 이후 엄마보다 스마트폰에 더 의존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잊고 사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통계 수치로 보더라도 미래부가 실시한 조사에서 청소년 3명 중 1명이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을 이번 간담회에서 다시 한번 경험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직접 점검해 볼 수 있는 자기 주도 노트를 활용하는 방안, 교실이나 집에서 스마트폰을 보관하는 바구니를 활용하는 방안 등 가정과 학교 현장에서 효과를 거둔 사례들이 간담회에서 공유됐다. 또한 스마트폰 구매 시 바른 사용법과 각종 도움 받을 곳을 알려주는 홍보물을 함께 나눠 주자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그동안 미래부와 관계 부처가 협력해 스마트폰의 바른 사용을 위한 청소년 교육, 전문 상담,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민관 합동 ‘스마트 쉼’ 캠페인 등을 펼쳐 왔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청소년 정책과 미디어 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올바른 사용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집착에서 벗어나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가까이 있는 분들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필수 도구화된 상황에서는 스마트폰을 균형 있게 사용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벗어나 정말로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절제의 미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늘도 가정과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학부모와 교사들께 스마트폰의 바른 사용 습관 정착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청파동] 청파, 푸른 언덕이 있는 동네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청파동] 청파, 푸른 언덕이 있는 동네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청파靑坡, 푸른 언덕이 있는 동네. 일 년이 넘도록 몰랐던 우리 동네의 숨겨진 모습을 오늘, 골목길에서 만났다. ‘집 박물관’은 살아있다 청파동에 터를 잡은 지 일 년 하고도 넉 달째. 처음으로 카메라를 메고 동네를 걷는다. 오늘의 목적지는 슈퍼마켓도, 김밥집도, 단골 커피숍도 아니다. 숙명여대 앞길의 풋풋한 생기와 효창공원의 차분한 공기, 그보다 깊숙한 곳에 숨겨진 동네의 모습을 만나러 나섰다. 구글 지도를 켜고 청파동1가를 찍었다. 그쪽에 오래된 집이 많다고 들어서다. 지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걷다가 하얗고 작은 골목길을 마주쳤다. 이끌리듯 들어가 셔터를 누르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대문을 열고 나오신다. “뭘 찍는 거요?” 동네 여행을 취재 중이라 하니 관심을 보이신다. 이광래 할아버지(77세)는 청파동장을 3번이나 지내셨다고 했다. “청파동은 일제 강점기에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동네야. 그 당시 150평, 200평씩 되는 집을 갖고 살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 강남으로 넘어갔지. 지금도 이 동네엔 아주 오래된 집이 많아. 우리 집도 50년은 됐고, 이 옆집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있던 거야.” 할아버지 말씀처럼 청파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많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그때 지어진 일본식 가옥들이 지금도 일부 남아있다. 이어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도시형 한옥이 세워졌고 1970년대에는 서민형 양옥이 들어섰다. 1980년대부터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들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청파동은 이렇게 각기 다른 시간의 켜를 가진 집들이 한데 뒤섞여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건축학자 임석재 교수는 그의 책 <서울 골목길 풍경>에서 청파동을 ‘가히 20세기 집 박물관이라 할 만한 동네’라고 평하기도 했다. 학교가 많은 동네엔 우리 집이 있는 청파동3가는 청파동1가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숙명여대와 바로 닿아 있어 일찍이 개발이 진행된 때문이다. 숙명여대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엔 아기자기한 카페와 디저트 가게가 많다. 그 길에서 한 블록만 안쪽으로 들어서면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나왔을 법한 하숙집들이 빼곡하다. 경쟁이라도 하듯 두 집 걸러 한 집마다 ‘하숙’이란 간판을 붙이고 있는 걸 보면 요즘에도 하숙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가 새삼스럽다. 청파동엔 학교가 많다. 숙명여대 말고도 청파초등학교, 선린중학교,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신광초등학교, 신광여자중학교, 신광여자고등학교까지 총 7개나 된다. 그래선지 오래된 골목길 틈새에도 활기찬 분위기가 맴돈다. 책가방을 맨 아이들과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 깔깔 웃으며 서로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여대생들을 여기저기서 마주친다. 학교가 많아 좋은 점은 또 있다. 싸고 맛있는 떡볶이 집이 많다는 것. 그러니 청파동에 놀러 오시려거든 많은 준비는 하지 마시라. 편안한 신발과 약간의 쌈짓돈만 있으면 흥미롭고 배부른 동네 여행을 할 수 있다. ●고서령 기자의 청파동 그곳? 입소문만으로 유명해진 일본 가정식당 로지노키친路地のKitchen 2인용 식탁 8개만이 옹기종기 들어차 있는 일본 가정식 식당. 요즘 청파동에서 가히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맛집’이다. 특별히 홍보를 한 적도 없는데 오직 입소문만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점심과 저녁, 시간을 정해 두고 딱 두 시간씩 오픈하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긴 줄이 늘어선다. 그마저도 조금 늦게 찾아가면 ‘준비된 재료가 다 소진되었다’는 푯말만 보고 등을 돌려야 한다. 매일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 한정 수량만으로 요리하기 때문이라고. 메뉴엔 일본식 닭튀김, 포크햄버그, 돈가츠, 돼지고기 야채 볶음요리 등이 있다. 메인 요리에 곁들여지는 일본식 두부튀김과 계란말이, 상큼한 양념의 샐러드와 토마토푸딩 후식 등 작은 접시 하나하나마다 정성이 느껴진다. 식사 시간 30분 전에 찾아가야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협소한 공간과 높은 인기 때문에 중학생 이하 어린이와 5인 이상 손님은 받지 않는다. 예약 불가.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3길 11 02-6213-9689 점심 12:00~14:00, 브레이크타임 14:00~18:00, 저녁 18:00~20:00 모든 메뉴 7,000~8,000원선 1989년부터 지켜 온 추억의 와플 맛 와플하우스 청파동엔 26년 역사의 유명 와플집이 있다. 학창시절 이곳에서 먹었던 와플 맛을 잊지 못해 자녀를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손님의 대부분일 정도로 역사 깊은(?) 곳이다. 2대째 가족경영을 하고 있는 이곳은 1989년 아주 작은 와플가게로 시작해 조금씩 가게를 확장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대표 메뉴는 사과잼과 버터를 바른 미국식 와플과 딸기 빙수. 두 개가 항상 세트처럼 팔린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반죽부터 햄버거 패티까지 최대한 홈메이드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 아이들도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재료의 품질에 더욱 신경을 쓴다고.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5길 37 매일 11:00~23:00, 매달 둘째 주 화요일 휴무 버터 & 잼 와플 2,000원, 딸기빙수 6,500원 옛날 떡볶이 ‘무한리필’이요~ 달볶이 2000년부터 16년째 숙명여대 앞을 지키고 있는 작은 떡볶이 집. 이 집에선 떡볶이를 ‘달볶이’라고 부른다. 접시에 비닐을 씌워 내주는 옛날 떡볶이와 몽땅한 길이의 고소한 꼬마김밥을 맛볼 수 있다. 한 사람당 1인분 이상 주문하면 달볶이는 무한리필 해준다. 평일엔 숙대 학생들로, 주말엔 동네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7길 88 달볶이, 꼬마김밥, 순대, 튀김 각각 1인분 3,000원 쫄깃한 국물떡볶이의 정석 빨강떡볶이 청파동 중·고등학생들과 숙명여대생들의 숨은 떡볶이 맛집. 일반적인 볶음 떡볶이가 아니라 국물 떡볶이다. 떡을 건져 먹은 뒤 남은 국물에 김과 함께 밥을 비벼 주는데, 학생들에겐 떡보다 밥이 더 인기일 정도.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을 하면 그때그때 새로 끓여 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매운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매일 방부제 없는 떡을 새로 뽑아 만들기 때문에 방앗간에서 갓 나온 떡처럼 식감이 쫄깃하다. ‘안 끓인 떡볶이’ 재료를 전국 택배 배송 판매도 하고 있다. 떡볶이 소스가 라면스프처럼 가루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해 먹기 좋다.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3길 29 02-703-3449 평일 10:00~21:00, 휴일 12:00~21:00 빨강떡볶이 2,500원, 공기밥+김 1,500원, 순대 3,000원 동네 사랑방 같은 동네 사진관 청파동사진관 삐뚤빼뚤한 간판 글씨와 파란색 대문이 눈길을 사로잡는 청파동사진관은 청파동에서 꽤 유명한 장소다. 사진만 찍는 게 아니라 음악회도 열고 동화 녹음도 하는, ‘청파동 사랑방’을 표방한다. 사진관 수익의 일부를 국내외 아이들을 돕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증명사진, 여권사진, 프로필사진, 가족사진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사진을 촬영한다. 건물 외관은 클래식하지만 30대 사진관 주인이 정성스럽게 포토샵을 해주니, 사진품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단 문을 닫을 때가 많으니 미리 전화로 예약한 뒤에 찾아가야 헛수고를 덜 수 있다.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49길 14 070-8639-4415 blog.naver.com/im1771 최고급 원두 ‘스페셜 티’만 취급 카페 실Cafe SIL 커피 원두에도 등급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카페 실’은 최고 등급 원두인 ‘스페셜티’만 취급하는 카페다. 30가지 종류의 커피를 볶아 베이커리 카페, 사무실 등에 납품하고 손님들에게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 카페의 주인인 박영실 바리스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직접 생두를 선별하고 볶는 작업을 한다. 카페 문을 연 2009년 이후 생두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이곳의 커피 가격은 6년 전 그대로다. 100g짜리 원두를 사면 200g 가까이 담아 줄 정도로 인심이 후하다. 영국·폴란드·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한 커피 관련 도구도 백화점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97길 13 평일 11:00~21:00, 토요일 14:00~21:00, 일요일 12:30~21:00 아메리카노 3,000원, 드립스페셜티(핸드드립커피) 5,500원, 원두100g 1만2,000원부터 청파동 가는 길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8번 출구 또는 1호선 남영역 1번 출구로 나와 숙명여대 방향으로 걸어가면 청파동3가에 닿는다. 숙명여대 정문까지 올라가면 정면에 효창공원 입구가 나온다. 청파동1가는 서울역 서부역에서 찾아가는 편이 더 가깝다. 글·사진 고서령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한식의 마침표’ 참기름 신라 땐 폐백 품목 꼽혀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한식의 마침표’ 참기름 신라 땐 폐백 품목 꼽혀

    참기름은 적은 양으로도 고소한 맛을 내 입맛을 살려 주는 전통 향신료다. 신라시대부터 폐백 품목에 들어갈 만큼 역사가 깊다. 참기름이 들어간 음식보다 빠진 음식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우리 식탁에서 빼 놓을 수 없다. 참기름이 가장 많이 쓰이는 음식은 나물이다. 채소를 데친 뒤 다른 양념을 먼저 넣고 마지막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뿌려 고소한 맛을 낸다. 참기름은 생나물을 무칠 때, 들기름은 묵거나 말린 나물을 무칠 때 쓴다. 참기름은 나물에 있는 비타민A가 몸속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 효과도 있다. 고기 요리에도 참기름이 빠지지 않는다. 불고기, 갈비찜 등에 쓰이는 양념 간장에는 설탕, 다진 파, 마늘, 후추와 함께 참기름이 들어간다. 소의 콩팥, 천엽, 간류 등을 먹을 때도 참기름에 소금을 넣은 장에 찍어 먹는다. 제주 옥돔구이처럼 생선에도 참기름을 발라 굽고 동태전을 지질 때도 쓴다. 한과, 약과, 강정 등을 만들 때도 참기름을 넣는다. 찹쌀밥에 참기름과 꿀을 넣어 쪄내면 약밥이 된다. 참기름은 전달래전 등 화전(花煎)을 부칠 때도 사용했다. 몸이 약한 환자에게 먹였던 흰죽은 참기름을 부어 볶은 쌀로 쑨다. 미역국도 미역과 소고기를 참기름으로 볶은 뒤에 끓인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넣은 찌개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소금이나 새우젓으로 간을 한 맑은 찌개는 참기름 한 방울로 마무리한다. 감자, 고추, 깻잎, 김 등을 튀겨서 버무린 부각은 참기름으로 일단 양념한 뒤에 다른 기름으로 튀긴다. 김이나 더덕구이는 참기름을 발라 굽고 육포도 잘 발라진 살에 간장, 꿀, 후추 등 양념을 바르고 참기름을 바른다. 예로부터 향유(香油), 진유(眞油), 지마유(芝麻油) 등으로 불렸던 참기름은 고려시대에 한과를 만드는 데 쓰였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한과 금지령도 내려졌다. 고려 명종 때 각종 행사에 한과가 너무 많이 쓰여서 왕실의 참기름이 바닥나자 백성들로부터 참기름을 쥐어 짜내는 등 폐단이 심해지기도 했다. 매우 귀한 기름이라서 이때부터 가짜 참기름이 등장했다. 조선시대 초기에도 연회나 사대부 잔치에 참기름 사용을 금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참기름 생산량은 연간 100만t가량이다. 전체 식물성 기름 생산량의 0.7%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간 생산량 증가율은 3.9%로 식물성 기름 13개 중 4위에 오를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에서 참기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일본으로 20.1%를 차지한다.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32)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32)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우리는 어떤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인가? 거의 대부분이 매일 속옷을 갈아입고 유통기한을 지켜 음식을 먹고 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하며 추위나 더위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지 않고 살아간다. 이런 사실만으로 문명화됐다고 자부하기까지 한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인 면 외에도 신의 영역이라 경외했던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푸는 열쇠를 쥔 듯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문명화 과정을 그저 자랑스럽게 여겨서 문명과 야만을 가르는 잣대로 쓰는 태도가 옳은 것일까? 또한 그 사실에 익숙해져 있어도 괜찮은 것일까? 이런 의문이 생긴다면 푸코의 말에 귀를 기울여 봐야 한다. 미셸 푸코(1926~1984)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이다. 그의 사상은 철학과 역사, 문학 이론, 사회과학, 심리학, 심지어 의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 철학이 당연하게 여겨 왔던 이성과 계몽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또 그동안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던 권력의 문제를 진지하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현대사상에서 푸코의 자리는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푸코는 ‘감시와 처벌’이라는 저서의 마무리에서 “나는 여기서 책을 중단하겠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규격화의 권력과 지식의 형성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의 역사적 배경이 될 것”이라고 주석을 달아 자신의 책이 권력의 정체를 폭로하고 거대한 권력 구조를 파괴할 수 있는 폭탄이 되기를 원했다. 이 책은 근대정신과 새로운 재판 권력과의 상관적인 역사를 서술하기 위해 쓰였다. 권력이 인간의 신체를 어떻게 처벌하고 감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근대적 인간의 모습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기술했다. 감옥, 죄수복, 쇠사슬, 처형장 등의 물리적인 형태뿐 아니라 범죄, 형벌, 재판 등의 추상적인 문제들을 다루면서 감옥과 감시의 체계를 통해 권력의 정체와 전략을 고찰했다. 중세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매우 단순하게 살았다. 길거리에서 오줌똥을 싸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했고 걸핏하면 쌈질을 벌였다. 중세인들은 친구 아니면 적, 좋은 것이 아니면 나쁜 것이라는 매우 단순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듯하다. 이런 생각이 르네상스를 거치며 본능대로 행동하는 것은 상스럽고 수치스러워서 하면 안 되는 일들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매너를 가르치는 예법서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예법서는 대부분의 일상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자세하게 가르치고 있다. 예를 들어 식탁에서는 어떤 포크를 먼저 써야 하는지, 밥 먹으면서 코를 후비면 안 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이런 가르침은 궁정에서 중요하게 여겨져 싸움터에서 승리하는 것만을 유일한 미덕으로 여기던 중세 기사들도 익숙해지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권력투쟁은 전장에서가 아니라 궁정 안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궁정에서 매너를 지키지 않으면 밀려나게 되었다. 이처럼 달라진 권력투쟁의 모습이 사람들의 행동과 심성까지 바꿨다. 산업혁명 이후 막강한 경제력으로 궁정에서 한 자리 끼고자 하는 부르주아들까지 스스로 궁정 매너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궁정 예법은 문명이라 불리며 학교를 통해 사회 전 계층으로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이제 계층과 상관없이 예의 바른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때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킨 요인이 예법서의 가르침 같은 외부적인 것에서 내면의 통제로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문명이라는 이름의 예절이 궁정에서 여러 계층으로 퍼져 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거기에 권력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권력은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어떤 일을 시킬 수 있는 힘’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어떤 인간관계에서든 나타난다. 권력은 개인이나 집단, 제도, 국가 등 다양한 세력 관계에서 발생하고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결코 공평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권력은 삶의 유형을 규정하고 특정한 신체, 몸짓, 행동을 사람들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규칙으로 만들어 낸다. 푸코는 인간관계 속에 존재하며 지식을 생산하는 권력, 더 나아가 인간 자체를 만들어 내는 현대사회의 권력을 ‘규율 권력’이라고 불렀다. 규율은 보통 학교, 공장, 감옥, 수도원, 군대 조직 등을 통해 확산되는데, 푸코에 따르면 현대사회의 규율 권력은 절대왕정 시대의 권력처럼 단순히 개인을 억압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사회에 유용한 자원으로 빚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절대왕정 시대 왕의 권력은 어마어마해서 이 권력에 저항하는 자는 체포돼 처형당했다. 그냥 목숨을 끊는 것이 아니라 사지를 찢고 달구고 불태웠다. 이런 과정은 그 당시 인간이 상상할 수 있었던 잔인함의 최고였으며 그 방법이 새로웠던 까닭에 기술이 미숙해 죄수의 고통을 극대화시켰다. 죄수는 자신의 사지가 떨어져 나가는 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왕은 이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사람들이 왕에게 저항했다가는 그 지경이 될 수 있다는 공포심을 갖게 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했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이와 같은 야만적인 권력은 사라지고 설령 연쇄살인범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인권을 존중받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이가 이러한 변화를 사회의 진보라 여겼지만 푸코는 다르게 봤다. 현대사회의 권력은 사회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할 뿐 아니라 개인이 자발적으로 권력의 기준을 자신의 고유한 기준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한다. 처형장 높은 곳에서 자신이 만들어 낸 공포를 즐기던 왕처럼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규율은 우리 내면에 스며들어 누군가 지켜보고 있지 않아도 스스로 지키게 한다. 푸코는 규율 권력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장치의 예로 ‘패놉티콘’을 들었다. 패놉티콘은 공리주의자로 알려진 제러미 벤담이 공리주의와 초기 자본주의 이론을 완벽하게 구현하고자 제안한 사회 모델이다. 패놉티콘은 중앙에 감시탑이 있고 그 주변으로 여러 개의 감방이 빙 둘러 배치된 형태의 원형 감옥이다. 간수는 죄수들을 감시할 수 있지만 죄수들은 간수를 볼 수 없는 시각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간수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죄수는 이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늘 감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감옥이 정한 규율에 따른다. 벤담은 이 모델이 한 사람이 다수를 감독하는 일을 맡게 될 모든 시설로 확대되길 바랐지만 실행되지 못했다. 패놉티콘은 이후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푸코는 패놉티콘이 처벌보다는 인간 정신을 다루려 했다는 점에서 이를 ‘인간 정신사의 일대 사건’, ‘정치 질서의 콜럼버스의 달걀’이라고 불렀다. 더불어 정상적이고 온순하며 능력 있는 즉, 권력이 다루기 쉬운 개인을 생산하는 데 목표를 둔 권력의 속성을 파악해 냈다. 18세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노동, 생명, 언어 같은 표상으로 환원되지 않더라도 존재하는 것들이 객관적 실체로 간주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인간은 존재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인류의 비교적 최근 발명품인 셈이다. 그랬던 인간이 마치 역사의 처음부터 스스로가 주인이었던 것처럼 여기고 권력을 향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강한 힘을 갖길 바라며 규율이 습관처럼 돼 스스로가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통제한다. 이 방식이야말로 권력이 의도한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다. 이런 우리들에게 푸코는 개인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축으로 하는 사회 운영의 메커니즘에 관심을 갖고 저항하라고 말한다.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우린 ‘베리 패밀리’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우린 ‘베리 패밀리’

    최근 ‘색깔음식’(color food)이 몸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색상의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블루베리가 탁월한 노화 방지 효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블루베리는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지 10여년밖에 안 돼서 제대로 알고 먹는 소비자가 드물다. 블루베리는 진달랫과 산앵두나무속에 속하는 과일로 북미가 원산지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블루베리를 신의 선물로 여겨 약, 염료, 식재료, 조미료 등으로 이용했다. 1620년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초창기 이민자들이 배고픔과 풍토병으로 고생할 때 인디언들이 옥수수 농사법과 함께 블루베리를 이용한 치료법을 전해 줬다. 이민자들이 감사의 표시로 인디언들을 초대해 연 축제가 바로 추수감사절이다. 블루베리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미국 남북전쟁과 1·2차 세계대전이다. 병사들의 괴혈병을 막기 위해 말린 블루베리가 기본 식료품으로 배급됐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한 조종사가 블루베리잼을 듬뿍 바른 빵을 먹자 야간전투에서 적들이 잘 보인다고 보고한 뒤 블루베리의 시력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몸에 좋은 블루베리는 알고 보면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다. 기르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미리 땅의 산도를 맞춰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확기가 장마철과 겹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당 크기가 1~2g 정도로 매우 작고 여러 개가 각자 다른 속도로 익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해서 수확해야 한다. 껍질이 연해 생과일로 먹으려면 기계를 쓰지 못하고 손으로 다 따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최근에는 크랜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구스베리 등 블루베리의 친구들도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른다. 우리말로 월귤이라고 불리는 크랜베리는 체리와 비슷한 빨간 열매다. 항암과 노화 방지는 물론 충치 등 구강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요도나 방광 질환 치료제로도 썼다. 산딸기와 오디(뽕나무 열매)의 중간 모양인 블랙베리는 국내에 가시가 없는 복분자로 잘못 알려져 있다. 당도가 낮아서 생과일로 먹기보다는 잼 등 가공식품 원료로 쓰인다. 라즈베리는 섬유질이 많아 변비를 예방해 주고 오메가3 지방산도 풍부하다. 구스베리는 하얀색,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등 다양한 색의 열매가 있다. 18종의 아미노산이 들어 있고 비타민 B·C와 철, 아연, 인 등 미네랄도 많아 대표적인 건강과일로 꼽힌다.
  • 광화문 일베 조롱 퍼포먼스에 세월호 대책회의 착잡한 반응…SBS 김성준 “일간베스트, 천박하다”

    광화문 일베 조롱 퍼포먼스에 세월호 대책회의 착잡한 반응…SBS 김성준 “일간베스트, 천박하다”

    ‘광화문 일베’ ‘일베 광화문’ ‘일간베스트’ 광화문 일베 먹거리 집회 식사 퍼포먼스 논란에 대해 SBS 김성준 앵커가 강하게 비판했다. 6일 일베 회원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중인 유가족과 시민을 향해 식사 퍼포먼스를 벌였다. 앞서 일베는 이날 광화문 광장에 있는 유가족 단식 농성장 앞에서 치킨, 라면, 햄버거, 도시락 등 각종 음식을 먹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으나 일부만 참석했다. 이에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6일 광화문 광장에서 행사를 계획하셨다죠? 시민들이 그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소원하고 있습니다. 그 광장은 여러분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오셔서 마음껏 드십시오. 여러분들을 위해서 식탁도 마련하겠습니다”고 알렸다. 이어 “아마도 그곳에서 음식을 드시겠다는 것은 유가족과 마음을 나누는 이들의 단식을 비웃는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 받는 이들을 조롱하고 괴롭히는 행사를 단지 재미로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유가족들의 싸움이 돈 때문이며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유가족을 조롱하는 행위가 결국 진실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이용당하는 정치적 행위라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무엇이 여러분들을 그렇게 불신과 자기 이익에 대한 집착과 포용력 없는 마음의 상태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여러분들이 그 광장에서 함께하시는 분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읽게 된다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돈보다 진실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우리 사회가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그 마음들을 말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요구는 바로 그런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6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일간베스트 회원님들 식사하는 곳’이라는 문구가 붙여져 있는 파라솔과 테이블이 놓여 있다. 김성준 SBS 아나운서는 자신의 트위터에 “포털 검색어 1위에 광화문이 올랐길래 왜 그러나 하고 들어가 봤다가 기분이 상해버렸다. 생각을 표현할 자유는 보장받아야 하지만 자기가 표현한 생각이 얼마나 천박하고 비인륜적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라는 글을 올리며 일베 회원들의 먹거리 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광화문 일베 먹거리 집회 소식에 네티즌들은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김성준 앵커가 바른 말 했다”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정치적 표현은 존중한다. 다만 천박하게 여겨질 뿐”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제발 부끄러운 짓 좀 하지 말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화문 일베 조롱 퍼포먼스에 세월호 대책회의 측 반응은?…SBS 김성준 “일간베스트, 천박하다”

    광화문 일베 조롱 퍼포먼스에 세월호 대책회의 측 반응은?…SBS 김성준 “일간베스트, 천박하다”

    ‘광화문 일베’ ‘일베 광화문’ ‘일간베스트’ 광화문 일베 먹거리 집회 식사 퍼포먼스 논란에 대해 SBS 김성준 앵커가 강하게 비판했다. 6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페이스북은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유가족과 일부 단체 인사들이 참사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자리 옆에 ‘일간베스트 회원님들 식사하는 곳’이라는 팻말이 붙은 테이블과 파라솔이 설치된 사진을 소개했다. 앞서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은 ‘광화문 도시락 나들이’이라는 명목으로 치킨, 라면, 햄버거, 도시락 등 먹거리를 나눠 먹는 퍼포먼스를 벌이기 위한 집회를 예고했다. 이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던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벌인 행사로 보인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대책회의 측에서 미리 테이블과 파라솔을 설치한 것이다. 이날 일부 일베 회원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육성을 편집한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 부르기도 했다. 대책회의 측은 페이스북에 “오늘 일간베스트와 자유대학생연합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라면이나 치킨 등을 먹는 행사를 계획하셨다고 해서 우리가 이렇게 식탁을 마련했습니다. 식탁에 앉아서 먹는 사람도 있고 분수대 옆에서 먹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들의 입장문을 읽으며 피자, 콜라 등을 나눠먹는 20여명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라면서 “우리가 마련한 식탁에서 당신들이 이 곳에 앉아 먹는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깊이 성찰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광장에서 함께하시는 분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읽게 된다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돈보다 진실이, 우리 사회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그 마음을 말입니다”라고 전했다. 김성준 SBS 아나운서는 자신의 트위터에 “포털 검색어 1위에 광화문이 올랐길래 왜 그러나 하고 들어가 봤다가 기분이 상해버렸다. 생각을 표현할 자유는 보장받아야 하지만 자기가 표현한 생각이 얼마나 천박하고 비인륜적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라는 글을 올리며 일베 회원들의 먹거리 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광화문 일베 먹거리 집회 소식에 네티즌들은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김성준 앵커가 바른 말 했다”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정치적 표현은 존중한다. 다만 천박하게 여겨질 뿐”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제발 부끄러운 짓 좀 하지 말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화문 일베 조롱 집회에 SBS 김성준 “일간베스트, 천박하다”…레이디제인도 “섬뜩하다”

    광화문 일베 조롱 집회에 SBS 김성준 “일간베스트, 천박하다”…레이디제인도 “섬뜩하다”

    ‘광화문 일베’ ‘일베 광화문’ ‘일간베스트’ 광화문 일베 먹거리 집회 식사 퍼포먼스 논란에 대해 SBS 김성준 앵커가 강하게 비판했다. 6일 일베 회원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중인 유가족과 시민을 향해 식사 퍼포먼스를 벌였다. 앞서 일베는 이날 광화문 광장에 있는 유가족 단식 농성장 앞에서 치킨, 라면, 햄버거, 도시락 등 각종 음식을 먹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으나 일부만 참석했다. 이에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6일 광화문 광장에서 행사를 계획하셨다죠? 시민들이 그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소원하고 있습니다. 그 광장은 여러분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오셔서 마음껏 드십시오. 여러분들을 위해서 식탁도 마련하겠습니다”고 알렸다. 이어 “아마도 그곳에서 음식을 드시겠다는 것은 유가족과 마음을 나누는 이들의 단식을 비웃는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 받는 이들을 조롱하고 괴롭히는 행사를 단지 재미로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유가족들의 싸움이 돈 때문이며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유가족을 조롱하는 행위가 결국 진실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이용당하는 정치적 행위라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무엇이 여러분들을 그렇게 불신과 자기 이익에 대한 집착과 포용력 없는 마음의 상태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여러분들이 그 광장에서 함께하시는 분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읽게 된다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돈보다 진실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우리 사회가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그 마음들을 말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요구는 바로 그런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6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일간베스트 회원님들 식사하는 곳’이라는 문구가 붙여져 있는 파라솔과 테이블이 놓여 있다. 김성준 SBS 아나운서는 자신의 트위터에 “포털 검색어 1위에 광화문이 올랐길래 왜 그러나 하고 들어가 봤다가 기분이 상해버렸다. 생각을 표현할 자유는 보장받아야 하지만 자기가 표현한 생각이 얼마나 천박하고 비인륜적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라는 글을 올리며 일베 회원들의 먹거리 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레이디 제인도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의식조차 없을텐데. 기본 의식도 없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있는 모습을 보니 섬뜩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광화문 일베 먹거리 집회 소식에 네티즌들은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김성준 앵커가 바른 말 했다”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정치적 표현은 존중한다. 다만 천박하게 여겨질 뿐” “일베 광화문 먹거리 집회, 제발 부끄러운 짓 좀 하지 말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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