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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종우 해수장관 “호르무즈 통행료는 국제법 위반…자유로운 항해 보장해야”

    황종우 해수장관 “호르무즈 통행료는 국제법 위반…자유로운 항해 보장해야”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호르무즈·말라카 해협 등 주요 국제통행로 인접국의 통행료 부과 움직임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중동 사태에 이란이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움직임을 보이면서 믈라카 해협, 대만 해협, 지브롤터 해협 등에 통행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정부 부처 장관이 통행료 부과 시도에 공개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황 장관은 14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통행로를 대상으로 한)통행료는 국제법상 위반”이라며 “자유로운 이동을 정해놓은 곳인데, 거기서 통행료를 받는다는 것은 뱃길을 막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수에즈·파나마 운하와 달리 별도의 노력 없이 만들어진 자연 해협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전 세계 주요 해상 통행로의 통행료 부과 우려가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믈라카 해협에 통행료 부과 추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가 논란이 커지자 철회하기도 했다. 통행료 부과는 우리나라처럼 에너지와 식량을 상당수 해상 수입하고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통행료 부과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다. 백악관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시 주석은 또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화와 그 이용에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등은) 특별한 서비스나 용역이 없는 상황에서 통행료를 받는 것은 지금까지 지켜왔던 국제법을 깨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점점 위험성이 커지는 국제통행로 등의 대안으로 북극항로의 중요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황 장관은 “북극항로는 언제든지 대체 항로로서 가능성이 있다”며 “캐나다 쪽으로 움직이는 북서항로는 에너지와 광물이, 북동항로 쪽에는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선과 부정기선이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통행 가능한 기간이) 2~3개월이지만, 2040년 5~6개월로 늘어나고 쇄빙선 등이 되면 8~9개월까지도 가능하다”며 “그 시대를 미리 대비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양수도권’ 조성방안에 대해서는 “HMM 이전 하나로 해양수도권이 되겠는가”라며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하고, 청년들이 좋아할 정주 여건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하 6개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무조건 부산으로 온다고 확답할 수 없다”며 공공기관과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 이건 몰랐지?” 뒤통수 맞았다…美 ‘호르무즈 역봉쇄’ 소용없는 이유 [핫이슈]

    “트럼프, 이건 몰랐지?” 뒤통수 맞았다…美 ‘호르무즈 역봉쇄’ 소용없는 이유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미국과 이란의 ‘겹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카스피해를 새로운 전략 무역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이 미군의 봉쇄로 차단되자 러시아가 카스피해를 대체 항로로 이용해 이란에 물자를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러시아가 카스피해 항로를 통해 이란에 드론 부품을 보내고 있다. 이는 이란의 군사력을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카스피해는 이란 북쪽에 위치한 내륙해로 이란과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에 둘러싸여 있다. 현재 미국은 2개월 넘게 이어지는 전쟁에도 이란이 무기고를 재건하고 미국의 압박을 견디는 배경으로 카스피해 항로를 꼽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에 “러시아의 선적이 현재 속도로 이어진다면 최근 전쟁으로 약 60%가 손실된 이란의 드론이 빠르게 보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 그라예브스키 파리정치대학 교수도 뉴욕타임스에 “카스피해는 제재를 회피하고 군사 물자를 이동시키기에 가장 이상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이란은 카스피해 연안의 4개 항구를 24시간 가동하며 밀, 옥수수, 해바라기유 등 필수 식료품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면서 “앞서 이란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카스피해를 통해 러시아에 탄약을 보급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도 의식하는 카스피해앞서 이스라엘은 이란이 러시아로부터 카스피해를 통해 군사 물자를 제공받는다는 것을 의식해 이곳에 있는 이란 해군 기지를 전격 공습했다. 지난달 중순 이스라엘은 카스피해 연안의 반다르 안잘리 항구에 있는 이란 해군 기지를 공격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세계 최대 내해인 카스피해를 공격한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됐다. 카스피해 연안에 있는 반다르 안잘리 항구 도시는 이란과 카스피해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창구로 꼽힌다. 곡물과 목재 등 다양한 물류 처리는 물론 러시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과 해상 무역에도 중점적인 역할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은 러시아와 이란이 드론, 탄약, 석유 등 전쟁 물자를 자유롭게 교환해 온 약 600마일(965㎞) 길이의 수송로를 타깃으로 설정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제 샤헤드 드론의 주요 공급망을 차단하기 위해 카스피해의 이란 해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이란이 드론 등 병참 부족에 시달리자, 러시아는 이란제 샤헤드 드론의 개량형 모델인 ‘게란-2’ 등을 이란에 ‘역지원’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주요 전쟁 물자가 이란으로 향하는 것을 막으려 공습을 감행했다. 미군도 못 들어가는 카스피해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압박에도 묵묵부담으로 시간을 끌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카스피해가 꼽힌다. 카스피해는 미국의 군사력이 닿지 않는 드문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외부 대양과 직접 연결되지 않은 내륙 바다인 탓에 군함 이동이 사실상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카스피해는 2018년 이란, 러시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이 체결한 카스피해 법적 지위 협약에 따라 비연안국인 미국 등의 군대는 주둔할 수 없다. 해당 국가들이 물리적·법적으로 미군의 진입을 차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카스피해는 현재 미국이 강력하게 제재하는 러시아가 최대 군사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란과 러시아는 이곳을 통해 국제 제재를 우회하며 밀접한 군사 협력을 이어왔다. 미군도 쉽사리 손대지 못하는 카스피해가 트럼프 대통령의 허를 찔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루크 코피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카스피해 연안 국가들을 담당하는 미군 사령부가 제각각 분산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 당국자들에게 카스피해는 지정학적 블랙홀이나 다름없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곳처럼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 “호르무즈 막히자 청해부대 길목으로”…韓 유조선 세 번째 우회 [핫이슈]

    “호르무즈 막히자 청해부대 길목으로”…韓 유조선 세 번째 우회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세 번째 한국 선박이 홍해를 지나 국내로 원유를 운송하고 있다. 지난달 17일과 이달 3일에 이어 다시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얀부항에서 원유를 실은 뒤 홍해 항로를 택했다. 호르무즈 직접 통과가 제한되면서 한국 원유 수송은 청해부대가 활동해 온 아덴만 길목까지 염두에 둔 우회 경로를 반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6일 오전 9시 기준 세 번째 우리 선박이 홍해를 안전하게 통과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 중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해당 선박이 홍해를 항해하는 동안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과 항해 안전정보 제공, 해수부·선사·선박 간 실시간 소통 채널 운영 등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선사와 선명, 용선주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홍해와 아덴만 일대에는 예멘 후티 반군 위협과 해적 활동 재개 우려가 남아 있다. 선박 정보와 항로가 노출되면 추가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수송은 호르무즈 봉쇄 이후 홍해 우회가 일회성 대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원유 수송로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수부는 앞서 지난달 17일과 이달 3일에도 우리 선박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적재한 뒤 홍해를 거쳐 국내 운송에 나섰다고 공지했다. ◆ 호르무즈 막히자 사우디 서부 항구로 우회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다. 중동산 원유 상당량이 이 해협을 지난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통항 제한이 이어지자 정부와 업계는 직접 통과와 우회 수송을 병행하고 있다. 홍해 우회는 사우디 동부에서 생산한 원유를 육상 송유관 등으로 서부 얀부항까지 옮긴 뒤 선박에 싣는 방식이다. 이 경로를 택하면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아도 된다. 봉쇄 국면에서 얀부항이 대체 출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만 우회가 모든 부담을 덜어주지는 않는다. 항로 변경은 운항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고 보험료와 운항 비용을 키울 수 있다. 원유 수급에는 숨통을 틔우지만 평시보다 관리 부담은 커진다. 한국행 원유 수송은 이미 복수 항로를 쓰는 국면에 들어섰다. 일부 선박은 제한적으로 호르무즈를 직접 지나고 다른 선박은 홍해로 돈다. 세 번째 통과는 홍해 경로가 비상시 임시 선택지가 아니라 봉쇄 장기화에 대비한 반복 운송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 아덴만엔 청해부대…그래도 긴장 항로 홍해 우회로가 곧 안전지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아덴만 일대에서는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위협과 소말리아 해적 활동 재개 우려가 겹친다. 아덴만에는 청해부대가 파견돼 있다.부대는 이 해역에서 해적 퇴치와 한국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청해부대가 있다고 해서 홍해와 아덴만 일대의 위험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호르무즈 봉쇄 이후 원유 수송이 우회 항로로 몰리면서 정부는 해수부 모니터링, 선사와의 실시간 연락, 군의 해상 보호 체계를 함께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이 아니라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주된 임무도 해적 퇴치와 한국 선박 보호다. 드론·미사일 위협이 얽힌 홍해와 호르무즈 주변의 전시성 긴장 상황까지 모두 해소하는 전력은 아니다. 이 때문에 해수부는 선명과 선사 등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안전 통과 사실은 알리되 구체 정보는 감추는 방식이다. 원유 수송이 국내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정부는 수급 안정과 선박 보호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후티 반군은 그동안 홍해와 아덴만 일대에서 상선 공격을 반복해 왔다. 소말리아 해적 활동 재개 가능성도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로 원유 수송이 우회로에 몰릴수록 홍해와 아덴만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해수부는 “해당 선박이 홍해를 항해하는 동안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항해 안전정보 제공, 해수부·선사·선박과의 실시간 소통 채널 운영 등을 통해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지원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원유 수급의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세 번째 홍해 통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호르무즈 봉쇄 상황에서도 한국 원유 수송은 대체 경로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한국의 ‘기름길’은 호르무즈 하나가 아니라 홍해와 아덴만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복합 위험 구간으로 넓어졌다. 호르무즈가 막히자 한국 유조선은 청해부대가 활동해 온 길목을 지나는 우회로를 택했다. 그러나 이 길도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한국 원유 수송은 이제 수급 안정과 해상 안전을 동시에 시험받는 장기전으로 들어서고 있다.
  • 중동 대체항로 뜨자 새 기회 맞는 K조선

    중동 대체항로 뜨자 새 기회 맞는 K조선

    이란전쟁 여파로 선박 발주가 늘면서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고부가 가치 선종을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입국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관련 선박 수요가 증가한 여파다. ●에너지 수입국들 공급망 다변화 수요 HD한국조선해양은 KSS해운과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3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공시했다. 수주 금액은 총 5048억원이다. VLGC는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으로 LPG뿐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원인 암모니아 운송의 핵심 선종이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LNG-FSRU(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1척을 4848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바다 위 ‘LNG 터미널’인 FSRU는 LNG를 기체 상태로 바꿔 공급하는 선박 형태의 설비다.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이나 육상 터미널 건설이 어려운 곳에서 활용된다. 삼성중공업이 해당 선형을 수주한 건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LNG-FSRU는 육상 터미널보다 건조 기간이 짧아 신속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3척을 총 5074억원에 수주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호르무즈 우회항로 신규 선박 증가 국내 조선사의 잇딴 수주는 호르무즈 해협 외 우회 항로 이용으로 신규 선박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영국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전세계 발주 및 수주는 1758만CGT(표준선 환산톤수·554척)로 전년 동기(1253만CGT·554척) 대비 40.3% 늘었다. ●조선 3사 실적 예상치 웃돌아 대규모 LNG선 발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던 카타르의 LNG 시설이 전쟁으로 파괴됐지만, 여타 지역의 발주가 이를 보완하는 모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동 외 공급망 다변화로 원유, LNG, 가스 화물의 운송 거리가 늘었다. 에너지 관련 선박 수요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3사의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 1분기 한화오션은 매출액 3조 2099억원, 영업이익 44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1%, 70.6% 늘었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2조 9023억원, 영업이익 2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121.9% 증가했다. 오는 7일 실적을 발표하는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1조 2000억원으로 전망된다.
  • 호르무즈 막혀 홍해로 돌았지만…韓 원유선 길목엔 피랍 리스크 [핫이슈]

    호르무즈 막혀 홍해로 돌았지만…韓 원유선 길목엔 피랍 리스크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한국 원유 수송이 홍해 우회로를 다시 택했다. 두 번째 한국 선박이 홍해를 통과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 중이다. 원유 수급에는 일부 숨통이 트였지만 홍해와 아덴만 일대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아덴만에서 유조선 피랍 사건이 발생하고 후티 반군과 소말리아 해적의 연계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한국의 ‘기름길’은 여전히 불안한 항로 위에 놓였다. 해양수산부는 3일 오전 10시 기준 두 번째 우리 선박이 홍해를 안전하게 통과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해당 선박이 홍해를 지나는 동안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과 항해 안전정보 제공, 해수부·선사·선박 간 실시간 소통 채널 운영을 지원했다. 선사와 선명, 용선주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안전 위협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수송은 호르무즈 해협을 피한 우회 항로가 실제 대체 경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수부는 지난달 17일에도 우리 선박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실은 뒤 홍해를 통해 국내로 운송 중이라고 공지했다. 이는 호르무즈 봉쇄 이후 홍해를 거친 첫 우회 수송 사례였다. ◆ 호르무즈 막히자 사우디 서부 항구로 돌렸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다. 중동산 원유 상당량이 이 해협을 지난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통항이 제한되면서 정부와 업계는 우회 수송을 병행하고 있다. 사우디 동부에서 생산한 원유를 육상 송유관으로 서부 얀부항까지 옮긴 뒤 홍해로 빼내는 방식이다. 지난달에는 호르무즈를 직접 빠져나온 한국행 유조선도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0일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몰타 선적 100만 배럴급 유조선 오데사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 충남 대산항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선박은 항해 중 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끈 뒤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항 인근에서 다시 포착됐다. 당시에는 제한적 직접 통과 사례가 주목받았다. 이번에는 홍해 우회 수송이 반복됐다는 점이 다르다. 한국행 원유 물량은 호르무즈 직접 통과와 홍해 우회 항로를 함께 활용하며 움직이고 있다. 일본도 호르무즈를 자유롭게 오가는 상황은 아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나마 선적 초대형 유조선 이데미쓰 마루는 지난달 28일 사우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통신은 이 선박을 이란전 발발 이후 호르무즈를 통과한 첫 일본 관련 원유선으로 설명했다. 다만 일본 관련 선박으로 넓히면 앞서 일본 소유 LNG선 등 일부 통과 사례가 있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란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일본 관련 선박의 안전 통항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 숨통은 트였지만 홍해도 안전지대 아니다 홍해 우회로는 원유 수급 불안을 일부 덜 수 있다. 그러나 이 항로도 위험 부담이 크다.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아덴만 일대는 예멘 후티 반군과 소말리아 해적 위협이 겹치는 해역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토고 선적 유조선 유레카호는 2일 예멘 남부 샤브와주 앞바다에서 무장 괴한에게 장악된 뒤 소말리아 해역 쪽으로 항로를 돌렸다. 예멘 해안경비대는 이 선박이 아덴만을 거쳐 소말리아 해안 방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소말리아 푼틀란드 지역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무장한 소말리아 해적이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피랍은 단순 해적 사건을 넘어 후티 반군과 소말리아 해적의 연계 가능성까지 키웠다. NYT는 일부 예멘인의 연루 가능성이 조사되고 있으며 이들이 후티 등 무장단체와 관련됐는지도 당국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봉쇄로 세계 원유 수송이 막히고 유가가 오르면서 후티와 해적 조직이 이익을 노릴 유인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해적 활동 자체도 다시 늘고 있다. NYT에 따르면 4월 이후 소말리아 연안에서는 최소 3척이 해적에게 납치됐다. 영국 해군이 운영하는 해상무역작전기구는 최근 소말리아 연안의 위협 수준을 ‘상당함’으로 올리고 선박들에 주의를 당부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각국을 우회로로 내몰고 있다. 전쟁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났다. 그러나 통항 제한이 이어지면서 현재 약 850척의 대형 선박이 이 일대에서 안전 통과를 기다리고 약 2만 명의 선원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국 원유 수송은 복수 항로로 버티는 국면에 들어섰다. 호르무즈 직접 통과는 제한적이고 홍해 우회로는 위험 부담이 크다. 두 번째 한국 선박의 홍해 통과는 수급 안정에 필요한 성과다. 동시에 한국의 기름길이 얼마나 불안정한 경로 위에 놓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 ‘푸틴 계 탔네’ 日, 러시아 원유 전격 수입…한국 어쩌나 [권윤희의 월드뷰]

    ‘푸틴 계 탔네’ 日, 러시아 원유 전격 수입…한국 어쩌나 [권윤희의 월드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각국 에너지 안보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위축됐던 러시아산 원유 조달을 재개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 안팎인 한국도 단기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구조적 취약성은 그대로다. 전문가들은 그간의 정책이 석유 수요 감축에 의존하는 면이 있었다면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공급 안정 축을 복원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일본, 러 극동 사할린-2 관련 원유 조달2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유사 다이요석유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극동 사할린-2 프로젝트 원유를 반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해당 원유는 지난달 하순 사할린을 출발해 이르면 3일 밤 에히메현 기쿠마항에 도착한다. 통신은 이번 조치가 원유 조달처를 다각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사할린-2는 러시아 가스프롬이 50%+1주를 보유한 사업으로, 일본 미쓰이물산(12.5%)과 미쓰비시상사(10%)가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본이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도 이 사업을 끊지 못한 구조적 배경이다. 사할린-2 원유는 LNG 생산과 연계된 프로젝트 물량으로, 미국의 제재 예외가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일본 이데미쓰코산 계열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이데미쓰마루도 오는 18일 일본에 도착한다. 이란전쟁 발발 이후 일본 관련 원유 유조선의 첫 통과 사례다. 일본은 평시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해 왔다. 러시아, 고유가에 수입 두 배 반등호르무즈 봉쇄는 에너지 수입국에 물가와 공급망 부담을 안겼지만 러시아에는 추가 현금흐름을 제공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의 3월 원유·석유제품 수출액은 2월 97억 5000만 달러에서 19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수출량도 하루 710만 배럴로 전월 대비 32만 배럴 증가했다. 중동발 공급 불안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며 러시아 에너지 현금흐름을 되살린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과 수출항을 잇따라 타격하면서 자금줄을 압박했으나, 유가 상승과 미국의 한시적 제재 면제로 압박 효과는 상당 부분 희석됐다. 로이터는 5월 러시아 석유·가스 세수가 약 6500억 루블(약 86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 5월보다 27%가량 늘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중동 의존도 70%…정부 대응 빨라져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 안팎인 한국도 수급 불안을 일부 방어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24일 브리핑에서 “5월 중 작년 월평균의 87% 수준인 7462만 배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2399만 배럴과 아랍에미리트(UAE) 1600만 배럴은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항로로 들여온다. 정부는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연말까지 원유 2억 7300만 배럴과 나프타 최대 210만t을 추가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이 평시 수입량의 80% 수준을 확보해 최소 6월까지는 전략비축유 방출이 필요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S&P글로벌의 닐 원 애널리스트도 “한국이 7~8월까지는 경제에 심각한 타격 없이 중동발 오일 쇼크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는 단기 물량 확보에 가깝다. 4월 도입량이 과거 평균의 57% 수준에 그쳤다는 점은 호르무즈 충격이 실제 수급에 즉각 반영됐음을 보여준다. 수요 감축 치우친 정책…공급 안정 축 복원 시급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최근 3년간 70% 안팎이다. 일본(95%)보다는 낮지만 중국(57%), 유럽(17.1%), 미국(8.1%)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하지만 그간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수요 감축과 비축에 무게를 둬 왔다. 정유설비 유연화와 해외자원개발 등 공급 측 안정 장치는 후순위로 밀렸다. 한일 간 조달 구조의 차이도 짚을 대목이다. 일본은 사할린-2처럼 산유국 자원개발 사업에 직접 지분 참여해 위기에도 일정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경로를 갖고 있다. 반면 한국은 같은 수준의 지분 투자 기반이 없어 동일한 방식의 조달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석유공사가 카자흐스탄에서 아리스탄·쿨잔·아크자르 광구를 운영하고 있고, 에쓰오일이 사우디 아람코를 최대주주로 둔 ‘지분 투자-공급 계약’ 모델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체 수입량 대비 비중은 제한적이다. 공급 안정 축 복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70% 의존’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조달선 다변화와 비축 체계 정비 ▲정유 설비의 대체 원유 처리 능력 강화 ▲공기업 주도 해외자원개발 및 산유국 지분 투자 확대 ▲해외 광구 보유 기업 인수 등 자원 자산 자체의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非호르무즈 공급선 발굴 과제…美 제재완화에 러 옵션도 부상특히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는 공급선 발굴은 중장기 핵심 과제로 꼽힌다. 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 등 중앙아시아, 카리브·중남미, 서아프리카, 북극항로(NSR) 등이 대표적인 후보다. 미국의 대러 제재 완화 흐름에 따라 동시베리아-태평양(ESPO) 원유 도입 재개도 새로운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18일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선박에 대해 오는 16일까지 판매를 승인하는 새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 지난 3월 12일 30일간 부여한 면제 조치가 지난달 11일 만료되자 한 달 더 연장한 것이다. 미국의 정책 변화는 한국 안에서도 러시아 옵션 검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GS칼텍스 등 정유 4사 고위 임원들은 지난 3월 13일부터 사흘간 산업통상부와 잇달아 회의를 열어 러시아산 원유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 사할린 프로젝트 LNG를 일부 도입하고 있지만 원유 반입은 2022년 4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국제 제재 구도의 변동성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대러 제재 완화를 두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으며, 미국 정치권에서도 러시아산 원유 판매 허용이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지원을 돕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검토하더라도 에너지 안보와 제재 공조 사이의 균형이 새로운 외교 과제가 될 수 있다.
  • ‘냉전형 대치’에 유가 4년래 최고치… 정부, 美나프타 수입 확대

    ‘냉전형 대치’에 유가 4년래 최고치… 정부, 美나프타 수입 확대

    브렌트유 선물 장중 126달러 뚫려정유사, 수급선·항로 교체 안간힘 나프타 수입국 미국·인도順 재편 “공급 안정·에너지 감축 병행해야” 이미 2개월을 넘긴 중동전쟁이 종전도 전면 충돌도 없는 ‘냉전형 대치’에 진입할 수 있다는 진단이 힘을 얻으면서 물가상승 및 고환율은 물론 기업 고용 및 투자 위축 등의 고착화가 우려된다. 국내 산업계는 불확실성 장기화에 대비해 단기 충격으로 봤던 중동 리스크를 상수로 놓고 상시 위기 대응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30일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126.41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 6월 이후 장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종가 기준 전장 대비 6.1% 오른 데 이어 장중에도 상승폭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정유업계 임원들을 만나 이란 해상 봉쇄가 수개월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며 에너지 시장의 파장과 대응책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냉전형 대치로 중동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을 경우 고유가는 이번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1주일에 5000억원씩 손실이 누적된다고 추산하는 정유업계는 특히 당황한 모습이다. 우선 중동 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과 홍해 우회항로를 통해 원유를 최대한 수입하는 동시에 미국·카자흐스탄 등으로 수급선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원료 및 물류비 고공행진이 장기화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의 중동 의존도는 이미 크게 낮췄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전쟁 이후 미국이 나프타 최대 수입국으로 바뀌었다”면서 “도입 기간은 다소 길지만 이달부터 본격적인 물량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전쟁 전 미국은 나프타 수입국 7위였지만 전쟁 이후 미국산이 전체 도입량의 24.7%로 1위로 올라섰다. 이어 인도(23.2%), 알제리(14.5%), 아랍에미리트(UAE·10.2%), 그리스(4.5%) 순이다. 정부는 5월 나프타 확보 물량이 중동전쟁 이전의 80~9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우리나라 선박 26척을 지원하는 동시에 항로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하면 운항 기간은 10~15일이 더 걸리지만 대체 항로 이용이 불가피하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정부가 비중동 원유에 대한 운임 차액 지원을 연장하는 등 공급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수요 관련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하루 140척→6척”…석 달치 원유 확보한 한국도 안심 못 한다 [핫이슈]

    “하루 140척→6척”…석 달치 원유 확보한 한국도 안심 못 한다 [핫이슈]

    하루 140척 안팎의 선박이 오가던 세계 에너지 대동맥이 한 자릿수 통항 상태로 쪼그라들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선박은 6척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전 하루 125∼140척이 지나던 바닷길이 정상 운항과 거리가 먼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한국도 대응에 들어갔다. 정부는 앞서 이 해협을 거치지 않는 우회 경로로 원유 2억 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t을 마련했다. 평시 기준 원유는 3개월 이상, 나프타는 한달가량 쓸 수 있는 물량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원유 수입의 61%, 나프타 수입의 54%가 이 바닷길을 거쳤던 만큼 사태가 길어지면 정유·석유화학 업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 하루 140척 바닷길, 6척만 지나갔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최소 6척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통항 선박 대부분은 벌크선이었다. 미국 제재 대상인 화학제품 운반선도 명단에 포함됐다. 감소 폭은 크다. 전쟁 전 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하루 125∼140척 수준이었다. 지금처럼 한 자릿수 통항이 이어지면 원유 가격뿐 아니라 해운 보험료, 운송 일정, 정유사 조달 계획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은 이 길을 통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아시아와 유럽으로 보낸다. 이 통로가 막히면 유가만 뛰지 않는다. 석유화학 원재료 수급과 해상 운송망도 연쇄적으로 압박을 받는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 이후에도 재개방 조건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통행료 부과 방안을 꺼냈다. 미국은 기업과 선박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운사 입장에서는 통항 자체가 법적·군사적 위험을 동반하는 선택지가 됐다. ◆ 석 달치 원유 마련했지만 정부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우회 도입선을 넓혀 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항구를 통한 4, 5월 원유 5000만 배럴 공급과 연말까지 2억 배럴 추가 우선 공급을 약속했다. 카자흐스탄은 1800만 배럴을 보태기로 했다. 오만도 원유 500만 배럴과 나프타 160만t을 공급하기로 했다. 물량만 보면 당장 부족 사태가 터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와 업계가 비축유와 장기 계약, 우회 항로를 함께 활용하면 단기 충격은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한국은 지난해 원유의 61%, 나프타의 54%를 호르무즈 경유 물량으로 들여왔다. 중동산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통항 제한이 길어지면 대체 물량 확보 비용이 오르고, 정유·석화업계의 원가 부담도 커진다. ◆ 유가보다 무서운 건 ‘운송 불확실성’ 국제유가 상승은 이미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을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하지만 업계는 가격 못지않게 운송 불확실성을 주시한다. 원유를 사더라도 제때 실어 나르지 못하면 정유사 조달 계획이 꼬인다. 항로를 바꾸면 운항 기간이 늘고 위험 해역을 지나면 보험료와 용선료도 오른다. 나프타 수급도 압박을 받는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이미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왔다. 여기에 중동발 물류 차질이 겹치면 원료 가격과 조달 안정성 모두 흔들릴 수 있다. 우회 물량은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완충 장치가 위험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하루 140척 가까이 오가던 길이 6척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는 국제 에너지 시장 전체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 ◆ 한국 에너지 안보도 시험대 이번 사태는 한국 에너지 안보의 취약점도 다시 드러냈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아 걸프 해역의 군사적 긴장이 국내 산업 비용과 물가 부담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제 핵심은 “어디서 사느냐”만이 아니다. “어떤 길로 안전하게 가져오느냐”도 에너지 안보의 중심 과제가 됐다. 당장 국내 원유 탱크가 비는 상황은 아니다. 정부는 이미 석 달치 원유를 우회 경로로 마련했다. 그러나 장기화에 대비하려면 비축유 방출 시점과 우회 항로 확보, 대체 도입선 확대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원유뿐 아니라 나프타와 LNG까지 항로 리스크를 반영한 수급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사태의 교훈은 분명하다. 유가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은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와 호르무즈 통항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바닷길이 다시 열릴 때까지 버티는 차원을 넘어 같은 위기가 반복돼도 흔들리지 않는 도입선과 비축 체계를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 “美, 휴전 깨지면 호르무즈 이란군 때린다”…‘위험한 도박’ 또 검토 [핫이슈]

    “美, 휴전 깨지면 호르무즈 이란군 때린다”…‘위험한 도박’ 또 검토 [핫이슈]

    美 국방부 관계자 “모든 옵션 테이블 위에 있다” 미군이 최종적으로 이란과의 휴전이 깨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 주변 이란 해상 전력을 집중 타격하는 방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CNN은 2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 당국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만 남부, 오만만 일대에서 이란의 군사 역량을 겨냥한 새 타격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 표적에는 이란의 소형 고속정, 기뢰 부설함, 비대칭 해상 전력 등이 포함됐다. 미군의 첫 한 달간 해협 주변보다는 이란 본토 깊숙한 곳에 위치한 목표물에 공습을 집중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안은 해협 주변의 이란 해상 전력을 촘촘하게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란군은 물류 통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반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고 글로벌 물류 운송 차질과 에너지 가격 급등 현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군, 명령 내려지면 즉각 타격 재개” 미군이 해협 주변을 폭격하더라도 곧바로 항로가 다시 열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CNN에 “이란의 군사 역량이 100% 파괴됐거나 미국이 위험을 거의 확실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선박 통항을 밀어붙일지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란의 해안 방어 미사일 상당수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선박 공격용 소형 보트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미국이 해협을 강제로 여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군이 검토 중인 또 다른 선택지는 에너지 시설 타격이다. 이는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직과 전직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는 분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란 정권 내부의 강경파나 협상 방해 인사를 겨냥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이란 혁명수비대 지휘부 인사 등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재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휴전 연장이 무기한은 아니며, 미군은 명령이 내려질 경우 즉각 타격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미 중동 해역에 상당한 해군 전력을 배치한 상태다. 미 당국자에 따르면 미 해군은 현재 중동에 항공모함 2척을 포함해 19척의 함정을, 인도양에는 7척의 함정을 운용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향후 작전 계획에 대해 “작전 보안상 미래 또는 가상의 움직임은 논의하지 않는다”며 “미군은 대통령에게 선택지를 계속 제공하고 있으며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中·인도 원유 확보 혈안…러·사우디 원유 집중 수입 한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자 각국의 원유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양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는 중동산 원유 대체재로 러시아산 원유를 확보하고자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국의 원유수입량은 전쟁 개전 이전에는 하루당 445만 배럴에 달했으나 이달에는 22만 2000배럴로 95% 넘게 급락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인도의 수입량도 지난 2월 하루당 280만배럴에서 이달 24만 7000배럴로 90% 이상 급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가는 ‘세계 에너지 동맥’으로 불린다.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량은 지난달 기준 하루당 214만 배럴로, 2월의 거의 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국의 러시아 원유 매입량도 하루 180만 배럴에 이르렀다. 케이플러는 양국이 이달에는 경쟁 끝에 지금껏 각각 하루 160만 배럴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멀리 떨어진 홍해에 수출망을 다수 구축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확보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중국은 이달 들어 하루당 135만 배럴의 원유를 사우디로부터 수입해 지난달(하루당 104만 배럴)보다 매입량이 크게 늘었다. 인도는 이달 들어 하루당 68만 4000여 배럴의 사우디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 “비닐봉지 20억장 분량 온다”…나프타 6만t 실은 배, 호르무즈 뚫고 한국행 [핫이슈]

    “비닐봉지 20억장 분량 온다”…나프타 6만t 실은 배, 호르무즈 뚫고 한국행 [핫이슈]

    몰타 선적 유조선 오데사호가 미국과 이란이 ‘겹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비닐봉지 수십억 장을 만들 수 있는 나프타를 대량 실은 배도 한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국적의 석유제품 운반선 ‘내비게이트 맥앨리스터호’는 오데사호보다 앞선 지난 18일 오후 3시쯤 호르무즈 해협의 라라크섬 앞을 통과해 오만만으로 빠져나왔다. 라라크섬은 이란의 대체 항로이며, 맥앨리스터호에는 나프타 약 6만t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닐봉지 20억 장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소재 기초물질인 에틸렌의 핵심 원료다.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병원의 수액백 및 주사기, 약 포장재 등 의료소모품 부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나프타 6만t을 실은 맥앨리스터호는 다음 달 9일 오후 4시쯤 울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맥앨리스터호가 탈출한 직후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봉쇄됐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프랑스 선박에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제발 쏘지 마!” 호소하는 무전 공개프랑스 르몽드,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 화물선인 에버글레이드호는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사격을 받은 뒤 급히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무전을 보냈다. 에버글레이드호는 무선을 통해 “이란 해군, 이란 해군, 여기는 에버글레이드호다. 고속정이 우리에게 사격하는 것을 멈추게 해달라”고 다급하게 호소했다. 해당 화물선은 ‘사격을 제발 멈춰달라’고 3차례나 반복 호소했지만 결국 총격을 피하지 못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날 에버글레이드 등 화물선이 사격을 받아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다행히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며 선원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는 데에는 실패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인도 국적의 유조선 산마르 헤럴드호를 향해서도 사격을 가했다. 선박과 선원 모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 정보업체 뱅거드 테크에 따르면 몰타 국적 크루즈선 마인 쉬프 4호는 오만 해안 인근을 항해하던 중 발사체가 인근에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휴전 하루 연장한 트럼프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휴전 시한을 사실상 하루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블룸버그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2주 휴전 종료 시점에 대해 “워싱턴 시간으로 수요일 저녁”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상을 위한 추가 시간을 벌어주는 것으로, 기점을 탄력적으로 해석해 사실상 휴전 기간을 하루 늘려 잡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새롭게 제시한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이라는 시한 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간절히 원하지만,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는 개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투가 즉각 재개되느냐는 질문에 “합의가 없다면 충분히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재봉쇄에 반등한 국제유가, 국내 기름값은?미국의 해상 봉쇄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하자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7% 가까이 급등했다. 2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5.76달러(6.87%) 오른 배럴당 89.61달러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5.10달러(5.64%) 상승한 배럴당 95.4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한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공시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2003.17원으로 전날 종가보다 0.33원 올랐다. 지난 17일 오후 7시에 2000원을 넘어선 이후 오름세를 계속 이어간 것이다. 다만 지난달 국내 기름값이 연일 폭등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같은 시각 경유 가격은 1996.76원으로 역시 전날보다 0.21원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유가 흐름은 통상 2, 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된다.
  • 돌고래까지 투입했다…미군, 호르무즈 기뢰 제거 총력전 [밀리터리+]

    돌고래까지 투입했다…미군, 호르무즈 기뢰 제거 총력전 [밀리터리+]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상 드론에 이어 훈련된 돌고래까지 동원 가능한 대기뢰 전력을 앞세워 상선 통행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해협 봉쇄를 완전히 풀지 않은 가운데 미국은 좁은 항로부터 다시 열어 해협 정상화를 노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전에 유·무인 전력을 함께 투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상 드론은 무인 수상정과 무인 잠수정을 아우르며 선원을 위험에 노출하지 않은 채 수중 음파 탐지기로 바닷속 기뢰를 찾는다. 미군이 이런 무인 전력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뢰밭에서는 사람보다 로봇을 먼저 들여보내는 편이 훨씬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스콧 사비츠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WSJ에 “일부를 잃더라도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이 전통적인 기뢰 제거 함정을 점차 퇴역시키는 점도 해상 드론 비중을 키우는 배경으로 꼽힌다. ◆ 드론 띄우고 돌고래도 준비…미군이 꺼낸 ‘기뢰전 카드’ 현재 미 해군이 운용할 수 있는 대기뢰 전력은 다양하다. RTX의 무인 수상정은 AQS-20 수중 음파 탐지기를 끌고 다니며 해저면을 훑는다. 제너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무인 잠수정 ‘MK18 Mod 2 킹피쉬’와 ‘나이프피쉬’도 작은 보트에서 투하해 기뢰를 탐지할 수 있다. 미군은 여기에 헬리콥터와 연안전투함(LCS), 훈련된 돌고래까지 대기뢰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해군의 돌고래는 기뢰를 직접 폭파하는 게 아니라 수중에서 위치를 찾아 표시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은 속도다. 군사 분석가들은 호르무즈처럼 좁은 해협에서는 초기 탐색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먼저 무인 잠수정과 해상 드론으로 좁은 수로를 조사한 뒤 기뢰가 확인되면 다른 무인체계를 추가로 보내 폭발물로 제거하거나 원격으로 폭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미 해군 5함대 사령관을 지낸 케빈 도네건 예비역 중장은 작은 항로 하나 정도는 수주가 아니라 수일 안에 조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이렇게 확보한 좁은 항로부터 상선 통행을 일부 재개한 뒤 안전 구역을 점차 넓혀갈 가능성이 크다. ◆ 값싼 기뢰 몇 발에도 항로 마비…정상화까진 수주~수개월 다만 기뢰전은 원래 설치하는 것보다 제거하는 쪽이 훨씬 오래 걸린다. 비교적 값싼 기뢰 몇 발만 있어도 항로 전체를 멈춰 세울 수 있고, 실제 제거 작업은 수주에서 수개월로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큰 변수는 이란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뢰를 설치했는지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브라이언 클라크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군사 압박 때문에 이란이 대형 기뢰부설함 대신 소형 어선이나 소형 화물선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경우 기뢰 수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지만, 소형 선박을 이용해 은밀하게 뿌렸다면 탐지와 제거는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미국이 기뢰 제거에 힘을 쏟는 이유는 단순히 안전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기뢰를 걷어내고 일부 항로를 다시 열면 상선 호송단을 편성해 해협 통행을 단계적으로 재개할 수 있다. 전쟁 전 하루 약 130척이 오가던 호르무즈 해협은 지금 한 번에 5~10척 정도만 이동하는 호송 체계로 재편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상화까지는 수주 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선박 통행을 일부라도 정상화하면 이란의 해협 통제력은 그만큼 약해질 수 있다. 미국이 기뢰 제거와 항로 복원에 성공할 경우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더 강하게 밀어 넣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미 해군의 부담이다. 미국이 페르시아만에서 대규모 호송 작전을 벌였던 1980년대 ‘탱커 전쟁’ 당시 해군 함정은 500척이 넘었지만 지금은 292척 수준이다. 장기 배치로 이미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기뢰 제거와 호송 임무까지 동시에 떠안을 경우 작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첫 단계는 기뢰 제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드론과 무인 잠수정, 헬리콥터, 돌고래까지 총동원해 바닷길부터 복원하려 하고 있다. 해협 정상화 시점은 이 기뢰전의 속도와 성패가 좌우할 전망이다.
  • 트럼프 압박, 말뿐이었나…한국 배 26척 못 빼자 정부 특사 급파 [핫이슈]

    트럼프 압박, 말뿐이었나…한국 배 26척 못 빼자 정부 특사 급파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했지만 현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결국 이란에 외교장관 특사까지 보내며 해협 인근에 묶인 한국 선박 26척의 조기 통과를 위한 외교전에 나섰다. 외교부는 10일 정병하 극지협력대사를 외교장관 특사로 임명해 이란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조현 장관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한 뒤 특사 파견을 결정했고 해협 통항 문제와 우리 국민·선박·선원의 안전을 협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서두르는 이유는 휴전 발표 뒤에도 해협 상황이 거의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7척에 그쳤다. 전쟁 전 하루 약 140척이 오가던 길목이 10% 이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이 인용한 이란 측 소식통도 이란이 하루 통과 선박을 15척 이하로 제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운항 재개도 사실상 선별 통과에 가깝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휴전 뒤 해협을 지난 선박 대부분이 이란 화물을 실은 선박이었고 비이란 화물을 실은 다른 선박은 거의 통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선박들에 라라크섬 인근 이란 영해 쪽 지정 항로를 따르라고 지시했고 승인받지 않은 선박에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특사 띄운 정부…선박 통과부터 서두른다 정부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의 안전한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해양수산부는 휴전 기간을 활용해 관련국과 외교 접촉을 강화하고 국내 해운업계와도 대응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특사 파견은 이런 대응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조치다. 해협이 열리더라도 곧바로 정상화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 해운사 미쓰이OSK라인(MOL)도 안전 확인과 정부 지침이 있어야 선박 이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해운업계 전반에서도 “통과 조건이 무엇인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의 술탄 알 자베르 최고경영자(CEO)도 “호르무즈는 열려 있지 않다”고 말했다. ◆ 배도 못 빼는데 기름길까지 흔들린다 정부는 선박 통과 지원과 함께 에너지 수급 대응도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은 원유의 61%, 나프타의 54%를 호르무즈 항로에 의존한다. 정부는 이미 UAE 물량 2400만 배럴을 들여오기로 했고 17개국에서 4~5월분 대체 원유 1억 1000만 배럴도 확보했다. 오만·사우디아라비아·카자흐스탄 등과의 접촉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선 자유 통항이 아니라 조건부 통제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이란이 일부 선박에 통행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를 위험한 선례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WSJ는 이란이 일부 선박에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 수준의 통과 비용을 요구한 정황도 전했다. 결국 지금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방 압박만으로 해협이 정상화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은 선박 26척을 빼내기 위해 특사까지 보내며 외교 총력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호르무즈는 여전히 이란이 허가와 조건을 쥔 채 선별적으로 통제하는 해협에 가깝다. 정부가 선박 탈출과 원유 수급 방어를 함께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한국은 기름 없어 난리인데…이란 혁수대, 코인으로 4조 굴렸다 [핫이슈]

    한국은 기름 없어 난리인데…이란 혁수대, 코인으로 4조 굴렸다 [핫이슈]

    중동발 원유 수급 불안이 대한민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좀처럼 풀리지 않자 정부는 대체 원유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그런데 같은 시각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암호화폐를 앞세워 제재를 우회하고 새 돈줄까지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은 호르무즈를 틀어쥔 채 코인 결제망까지 돌리며 전쟁과 제재 국면을 버틸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이란의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77억 8000만 달러, 약 11조 5000억원으로 불었다. 이 가운데 IRGC와 연계된 자금 흐름은 30억 달러를 넘었다. 원화로 약 4조 4000억원 수준이다.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4분기 이란 내 암호화폐 활동의 약 절반이 IRGC 및 관련 세력과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자금은 단순 투자 수요와는 거리가 멀다. WSJ는 IRGC가 달러 금융망을 우회하려고 암호화폐를 무기·원자재 조달, 해외 결제, 자금 이동에 적극 활용한다고 전했다. 이란 중앙은행도 무역 결제와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대규모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알화 급락과 고물가에 시달린 일반 시민들 역시 비트코인과 테더를 자산 방어 수단으로 택하고 있다. ◆ 해협 틀어쥔 이란, 선박도 골라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암호화폐 활용을 한데 묶고 있다는 점이다. WSJ는 이란이 해협을 지나는 일부 선박에 통행 대가를 요구하면서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를 받는 방안을 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도 이란의 통행료 부과 움직임과 함께 암호화폐 결제 가능성을 전했다. 실제 해협 상황도 “부분 재개”와는 거리가 멀다. 로이터에 따르면 9일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를 지난 선박은 7척에 그쳤다. 통상 하루 140척 안팎이 오가던 길목이 사실상 멈춘 셈이다. WSJ는 이날 현재 해협을 통과한 선박 대부분이 이란행 화물을 실은 선박이었고 비이란 화물을 실은 다른 선박은 거의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실상 “이란 배만 다니는 해협”이 된 셈이다. ◆ 한국은 기름길 바꾸려 총력전 한국은 이런 충격을 정면으로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국은 원유의 61%, 나프타의 54%를 호르무즈 항로에 의존한다. 정부가 긴장 수위를 높인 이유다. 한국은 이미 아랍에미리트(UAE) 물량 2400만 배럴을 들여오기로 했고, 17개국에서 4, 5월분 대체 원유 1억 1000만 배럴도 확보했다. 대통령실은 장기 공급선을 넓히기 위해 오만·사우디아라비아·카자흐스탄 등과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현장 불안은 여전하다. 호르무즈 안쪽에 묶인 한국 국적 선박은 26척으로 파악됐다.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나프타 처리 차질도 이미 10~20% 수준까지 나타났다. 한국이 기름 걱정에 공급선부터 다시 짜는 동안 이란은 해협을 쥔 채 코인 돈줄을 키우고 있다. 제재가 이란을 더 궁지로 몰아넣기만 한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우회 결제망과 협상 카드까지 키워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열다 만 호르무즈… 총구 안 거둔 미군

    열다 만 호르무즈… 총구 안 거둔 미군

    “이란 하루 15척 이하 제한·통행료 부과” 트럼프 “합의 미이행 땐 사격 개시” 경고사전 허가받아야 호르무즈 통과… 이란, 가까운 대체 항로 제시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돌입한 첫날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는 등 중동 정세가 여전히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하루 통과 선박을 10여척으로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항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레바논이 휴전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이란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휴전 협정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이 이날 오전 일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가했다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소식이 전해진 후 곧바로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렸다고 전했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번 공습으로 레바논에선 14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휴전 기간에도 대대적 공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악순환이 반복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루스소셜에 미군의 모든 중동 전력이 합의 이행 때까지 이란과 그 주변에 머물 것이라며 “만약 어떤 이유로든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그 즉시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더 크고 강력한 방식으로 ‘사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핵무기 금지는 이미 오래전에 합의됐고, 호르무즈 해협은 앞으로도 개방되고 안전할 것”이라며 이란을 압박했다. 이란은 휴전 합의 조건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여전히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9일 파키스탄에서 열리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앞두고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하루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15척 이하로 제한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 하루 통행량이 135척가량인 걸 감안하면 10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에 불과했다. 앞서 휴전 합의 당일 유조선 2척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합의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또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사전 조율을 거치도록 요구해 사실상 이란의 ‘허가’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통과 선박은 사전에 통행료를 협의해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통행료는 선박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되며,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자국 또는 우호국 선박에는 통행을 허용하거나 낮은 비용을 부과하고, 적국인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계된 국가 선박은 차단하는 차등 체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은 기존 항로 대신 이란 혁명수비대가 제시한 두 가지 대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란 게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이란 연안을 따라 오만만으로 빠져나가는 좁은 통로다. 이란은 기뢰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란 쪽 수역과 가까워 선박 이동을 감시하려는 목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달 넘게 막혀 있던 글로벌 에너지 물류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던 국제사회는 자칫 어렵게 마련된 ‘휴전의 판’까지 깨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물량의 20%가 지나는 목구멍과 같은 곳이라 국제 유가와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과의 첫 번째 종전 협상이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미국 측 협상단은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끌 예정이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휴전 첫날 이스라엘 레바논 공격에 호르무즈 대혼란…“하루 통과 10척 제한”

    휴전 첫날 이스라엘 레바논 공격에 호르무즈 대혼란…“하루 통과 10척 제한”

    이란, 8일 오전 일부 유조선 통행 허가했다가 봉쇄 레바논 1000여명 사상...개전 후 가장 큰 인명피해 이란 봉쇄 조치 국제법 위반...에너지 충격 불가피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돌입한 첫날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는 등 중동 정세가 여전히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하루 통과 선박을 10여척으로 제한하고 통행료 부과도 추진하고 있어 원유 수송이 정상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레바논이 휴전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이란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휴전 협정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이 이날 오전 일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가했다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소식이 전해진 후 곧바로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렸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비롯한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최소 182명이 숨지는 등 1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참전한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났다. 이란 정부와 혁명수비대의 입장을 대변하는 타스님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인해 휴전 합의를 파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휴전을 중재한 파키스탄에 합의 위반이라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이번 합의안에 레바논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공영방송 P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레바논은 휴전 합의 대상이 아니라며 엇갈린 입장을 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도 “헤즈볼라를 향한 지상전과 공습을 무기한 계속하겠다”고 예고해 극적으로 성사된 휴전에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이란은 휴전 기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하루 통과 선박 수를 10여척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통행료 부과 계획도 밝혔다고 아랍권 중재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 하루 통행량이 135척 가량인 걸 감안하면 10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에 불과했다. 특히 이란은 자국 또는 우호국 선박에는 통행을 허용하거나 낮은 비용을 부과하고,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계된 국가 선박은 차단하는 차등 체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은 기존 항로 대신 이란 혁명수비대가 제시한 두 가지 대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란 게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이란 연안을 따라 오만만으로 빠져나가는 좁은 통로다. 이란은 기뢰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란 쪽 수역과 가까워 선박 이동을 감시하려는 목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행료는 선박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되며,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의 이런 조치는 운하와 달리 ‘자연 해협’에는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고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위반이란 지적이다. 또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물량의 20%가 지나는 목구멍과 같은 곳이라 국제 유가와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과의 첫 번째 종전 협상이 오는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미국 측 협상단은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끌 예정이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그들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과 다르다. 비공개적으로 해협을 오가는 선박 통항량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부인했다.
  • 이란 “선박들, 호르무즈 내 북쪽으로 우회해 기뢰 피하라”…유가 반등

    이란 “선박들, 호르무즈 내 북쪽으로 우회해 기뢰 피하라”…유가 반등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의 대체 항로를 발표해 해협을 오가는 선박들이 기뢰를 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이란 국영 언론이 전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매체 ISNA통신은 이러한 내용의 IRGC 해군의 성명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IRGC는 “해협을 통행하려는 모든 선박은 IRGC 해군과 협력해 다음 경로를 따라야 한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방향에 자리잡은 라라크 섬(Larak Island)으로 우회할 것을 안내했다. 대체 항로는 해협을 통해 걸프만으로 진입하려는 선박들은 오만해에서 라락 섬 북쪽을 통해 이동하고, 오만해로 나가려는 선박들은 걸프만에서 라락 섬 남쪽을 거쳐가는 경로다. IRGC 해군은 선박들이 기존 항로보다 북쪽으로 우회해 이란 영해를 거쳐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일시적으로 개방됐던 호르무즈 해협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재차 폐쇄됐다. 이에 따라 전날 해협을 빠져나가려던 파나마 선적 유조선이 라라크 섬 인근에서 회항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폐쇄됐다는 소식에 전날 16% 이상 하락해 배럴당 94.41달러로 내려갔던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3% 가까이 반등하고 있다.
  • “기뢰 무서우면 돌아가”... 호르무즈, 이란이 길목 틀어쥐었다 [핫이슈]

    “기뢰 무서우면 돌아가”... 호르무즈, 이란이 길목 틀어쥐었다 [핫이슈]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들어갔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돌아오지 않았다. 휴전 뒤 길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유조선은 한 척도 지나가지 못했다. 이란은 해협을 예전처럼 풀지 않았다. 대신 군이 관리하는 제한 통항 체계를 꺼내 들었다. 통행료를 받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항로도 이란이 정하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휴전 뒤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가스 운반선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벌크선 몇 척만 제한적으로 움직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4%가 지나는 길목이다. 이 수로가 흔들리면 국제 유가와 보험료, 해상 운임이 함께 출렁인다. ◆ “열렸다더니 왜 못 지나가나”…유조선 0척의 충격 휴전 첫날부터 미국과 이란은 엇갈린 메시지를 냈다. 백악관은 해협 폐쇄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즉각 재개방을 요구했다. 반면 이란은 자국 군과 협조하는 선박만 제한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중재자들에게 휴전 기간 호르무즈 통과 선박 수를 하루 10여 척 수준으로 제한하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의 사전 조율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9일 기준 통과가 허용된 선박은 4척에 그쳤다. 전쟁 전 하루 100척 이상 오가던 흐름과 비교하면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통제 상태에 가깝다. 결국 지금 호르무즈의 쟁점은 열렸느냐 닫혔느냐가 아니다. 누가 길목을 쥐고 있느냐다. 이란은 휴전 뒤에도 해협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시장은 이를 정상 개방으로 보지 않았다. ◆ 배럴당 1달러에 코인 결제…호르무즈에 ‘통과세’ 세운 이란 이란은 통행료 구상도 내놨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 제품 수출업자 협회 측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를 지나는 유조선에 사실상 통행료를 매기고 심사가 끝나면 암호화폐로 내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준은 원유 1배럴당 1달러 수준이다. 정유업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초대형유조선(VLCC) 한 척이 약 200만 배럴을 싣는다고 보면 배럴당 1달러 통행료는 선박 한 척당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이른다. 이 비용은 결국 정제유와 석유화학 제품, 가스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해협을 다시 여는 대신 이란이 자국 기준으로 선박을 걸러 받고 통과 비용까지 받겠다는 뜻에 가깝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호르무즈가 자유 항로가 아니라 이란식 유료 통로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WSJ도 이란이 통과 선박에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통행료를 받는 체계를 굳히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박 크기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며 초대형 유조선에는 최대 200만 달러 수준의 비용이 매겨질 수 있다는 게 선주와 중개업계 설명이다. ◆ “이 길로만 다녀라”…라라크섬 우회항로까지 꺼냈다 이란은 아예 다닐 길도 정하겠다고 했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IRGC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주요 수역에 대함 기뢰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라라크섬 북쪽과 남쪽을 지나는 대체항로를 제시했다. 입항 선박은 오만해에서 라라크섬 북쪽으로 들어오고 출항 선박은 라라크섬 남쪽을 지나 오만해로 빠지라는 식이다. WSJ는 실제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이 기존 항로 대신 이란 케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북쪽 회랑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 해협을 다시 여는 대신 자국 연안 쪽으로 선박을 붙여 관리하는 체계를 굳히고 있다는 뜻이다. 선박들은 IRGC 승인 없이는 통과할 수 없고 이란은 허가 없이 해협을 건너려는 선박에 대해 파괴 위험까지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는 안전 조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정한 길로만 다녀라”는 통제 신호에 가깝다. 선주와 보험사는 여전히 기뢰 위험과 군 통제를 감수해야 한다. 휴전이 시작됐어도 유조선이 바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다. ◆ 휴전은 시작됐지만 해협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의 호르무즈를 두고 “재개방”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란식 재통제”에 가깝다. 유조선은 아직 한 척도 지나가지 못했다. 이란은 통행료를 거론했고 암호화폐와 위안화 결제 방식까지 제시했다. 여기에 기뢰 가능성을 앞세운 우회 항로와 군 협조 요구까지 더했다. 해협 문을 연 것이 아니라 문 앞에 새 규칙을 세운 모양새다. 시장이 휴전 소식에도 안심하지 못한 이유도 분명하다. 정치적 합의와 실제 정상화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백악관과 이란의 설명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선사와 보험사가 먼저 움직일 이유는 없다. 휴전은 시작됐지만 해협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 정부, 홍해로 ‘원유 운송’ 착수… 李 “위험 조금은 감수”

    정부, 홍해로 ‘원유 운송’ 착수… 李 “위험 조금은 감수”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차단되자 정부가 대체 경로인 홍해를 통한 원유 수급에 나섰다. 예멘의 친이란 세력 후티 반군의 위협 가능성이 있어 ‘안전한 운송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원유 수급 경색이 심화하면서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 협조로 일정 요건을 갖춘 원유 운반선의 홍해 통항을 허용하는 등 민간의 추가 물량 확보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보고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도 “산업부가 지난 3일까지 화주·선사 간 운송 계약이 확정된 원유 운반선 정보를 공유했고 해수부는 해당 선사의 홍해 운항이 가능하다고 통보 완료했다”면서 “앞으로도 산업부가 추가 정보를 공유하는 즉시 선사에 운항 가능함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해 루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이용하기 어려운 걸프만 대신 1200㎞ 길이 송유관을 이용,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우회 경로다. 일일 500만 배럴을 선적할 수 있다. 황 장관은 “현재 파나마,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의 원유 운반선과 화물선 등 하루 평균 39척이 홍해를 빠져나오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한국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달 1일 이 항로에 대한 운항 자제 권고를 내렸으나 사태가 장기화하자 통항을 허용했다. 얀부항을 이용하려면 예멘과 소말리아 사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거나 아프리카를 돌아 지중해, 수에즈를 지나는 경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 중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2023년 10월 후티 반군의 무차별 폭격 이후 국제교섭포럼(IBF)에 의해 전쟁작전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곳을 통과하려면 선사들과 선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후티 반군의 힘이 많이 약화해 봉쇄는 어렵지만, 일부 선박에 무작위로 공격을 가하는 위협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국무회의에서는 청해부대로 파견된 대조영함의 현재 위치 및 무장 상태 등이 논의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회 수입할 수 있는 루트가 많지도 않고, 위험성이 조금 있다고 원천 봉쇄하면 대한민국 전체의 원유 공급 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므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면서 “그런 점도 고려해 위험을 조금씩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국적 선박은 봉쇄 초기와 같은 26척이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의 사전 허가를 받은 선박 15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중 한국 국적 선박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호르무즈 틀어쥔 이란…세계 4대 강국 부상에 한국도 비상 [핫이슈]

    호르무즈 틀어쥔 이란…세계 4대 강국 부상에 한국도 비상 [핫이슈]

    중동 전쟁의 파장이 전장 밖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할수록 이란은 오히려 세계 경제의 급소를 틀어쥐며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경제 규모와 군사력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 못 미치지만 세계 에너지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쥔 순간 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로버트 A.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는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이란이 세계의 ‘네 번째 권력축’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힘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고 봤다. 과거에는 경제력과 군사력이 패권을 갈랐다. 지금은 세계 경제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통로를 누가 쥐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 상징이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대체 항로는 단기간에 만들기 어렵다. 이란이 이 길목을 계속 압박하면 충격은 중동을 넘어 세계 질서 전반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핵심은 ‘완전 봉쇄’가 아니라 ‘통제’다. 많은 나라는 아직도 미국과 동맹 해군이 곧 해협을 안정시키고 예전 흐름을 되돌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페이프 교수는 이런 기대가 현실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협을 봉쇄하지 않아도 시장은 충분히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이후 해협 통항량이 90% 이상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공격 위험이 현실화하자 보험사들이 보장을 거둬들이거나 보험료를 크게 올렸고 상선 한 척만 드문드문 위협받아도 시장 전체가 움츠러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유가 문제가 아니다. 현대 경제는 석유가 제때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도착해야 돌아간다. 이 신뢰가 무너지면 보험료와 운임이 뛰고 각국 정부는 에너지 수급을 시장이 아닌 국가 전략 문제로 다루기 시작한다. 바로 여기서 해협 통제력은 군사력을 넘어서는 새 권력으로 바뀐다. ◆ 봉쇄 안 해도 출렁이는 시장…미국엔 길고 비싼 싸움 미국의 약점은 비대칭성이다. 미국과 동맹국은 기뢰와 드론, 미사일 위협 속에서 유조선 한 척 한 척을 계속 지켜야 한다. 반면 이란은 항로 전체를 막아 세울 필요가 없다. 가끔 타격해도 “이 길은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의심만 심어주면 된다. 항로 신뢰가 깨지는 순간 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물류는 곧바로 움츠러든다. 미국은 쉬지 않고 막아야 하지만 이란은 간헐적 위협만으로도 세계 에너지 흐름을 압박할 수 있다. 페이프 교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무력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결국 이란과의 공조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취지로 밝힌 점도 거론했다. 이는 미국과 서방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항로를 원상 복구할 수 있다는 기존 인식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석유 흐름의 안정은 군사력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이란의 동의 여부도 변수라는 뜻이다. 걸프 지역의 기존 질서도 흔들린다. 그동안은 산유국이 원유를 내보내고 시장이 가격을 정하고 미국이 항로를 지키는 구조가 유지됐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고 보험료와 해상 위험이 치솟자 이 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정의 상당 부분을 에너지 수출에 기대는 걸프 국가들은 수출 안정성을 실제로 좌우하는 쪽을 더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는 중동 질서가 미국 중심에서 점차 이란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보험·운임 뛰면 곧장 파장 이 충격은 아시아에서 더 크게 번질 수 있다. 한국과 일본, 인도는 걸프 지역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중국도 공급선을 다변화해 왔지만 중동산 에너지 비중을 단숨에 낮추기 어렵다. 정유시설과 항로 저장 인프라가 이미 걸프산 원유와 가스에 맞춰 짜여 있기 때문이다. 공급 불안이 길어지면 보험료와 운송비 상승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무역수지와 환율, 물가까지 차례로 압박할 수 있다. 결국 에너지 의존은 외교와 산업 정책까지 흔들 수 있다. 그는 1970년대식 오일쇼크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충격이 이어지면 각국은 가치나 원칙보다 에너지 접근성 확보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외교 선택지는 좁아지고 추가 불안을 감수하는 행동은 더 어려워진다. 해협 압박이 길어질수록 이란은 군사력 이상의 전략적 지렛대를 손에 쥐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가능성도 변수다. 중국은 성장 유지를 위해 걸프 에너지가 필요하고 러시아는 유가 상승과 가격 변동성 확대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직접적인 압박 수단을 쥐고 있다. 세 나라가 공식 동맹을 맺지 않더라도 미국과 서방의 경제 안정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유인은 커질 수 있다. 결국 미국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장기간 군사력을 투입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다시 쥐거나 미국이 절대적으로 보장하던 에너지 질서가 흔들리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를 택하면 길고 소모적인 전쟁을 감수해야 한다. 후자를 택하면 이란이 새로운 세계 권력축으로 올라설 공간을 내줄 수 있다. 페이프 교수는 이번 전쟁이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세계 질서가 되돌아가기 어려운 방향으로 꺾이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쓰봉’ 대란에 지자체 구매한도 해제·검수기간 1일로 단축

    ‘쓰봉’ 대란에 지자체 구매한도 해제·검수기간 1일로 단축

    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등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타난 종량제 봉투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규제 특례를 적용한다. 지방자치단체의 구매 절차를 간소화하고, 물량 재배분 체계를 구축하는 등 공급 병목을 풀어 국민 생활 불편을 줄이겠다는 조치다. 또 가격이 잇따라 오른 페인트 등 생활밀접 품목부터 해상운임 부담 완화 등 기업 지원까지 수입·생산·유통 등에 걸쳐 공급망 병목지점을 타깃팅해 신속한 규제 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급망 병목해소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 기반 나프타 수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포장재 등 생활 밀접 품목까지 공급 불안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먼저 생산·유통 단계에서는 최근 불안 확산으로 수급 차질 우려가 나타나는 종량제 봉투 수급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수급 불안’ 우려가 컸던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경우 신속한 수급 지원을 위해 나라장터 쇼핑몰 직접 구매 가능 한도(1억원)를 한시적으로 해제한다. 이에 따라 해당 쇼핑몰에서 종량제 봉투를 경쟁절차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품질검수 기간도 기존 10일에서 1일 이내로 대폭 단축한다. 지자체 간 재고를 조정해 부족 지역에 물량을 재배분하는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식품·위생용품 포장재의 경우 기존에는 원재료·유효기간 등을 포장재에 직접 인쇄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스티커 부착 방식도 허용된다. 공급선 변경 시 발생하는 폐기 비용과 시간 지연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의약품·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나프타 등 석화제품 원료 부족으로 품목허가 변경(원재료 변경) 요청시 다른 품목을 우선 심사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한다. 포장재 변경을 위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심사는 현장 점검 대신 서류 검토로 대체해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입·물류와 관련해선 화학물질 수입 절차 간소화, 입항 전 통관 확대, 운임 특례 및 유턴 화물 통관 완화 등 한시적 규제 특례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원자재·중간재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신속하게 해소한다는 목표다. 페인트 원료 등 수급에 차질이 발생한 화학물질의 경우 수입 전 등록 절차를 간소화해 유해성 시험자료 대신 시험계획서로 대체 제출을 허용한다. 또 수입 에너지·원료는 입항 및 하역 이전에 통관 절차를 완료해 도착 즉시 국내 반입이 가능하도록 한다.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간 정보를 사전 공유하는 상시 통관체계도 구축한다. 중동발 운임 급등에 대해서는 우회 항로 또는 대체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운임 상승분을 관세 과세가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중동으로 수출됐다가 회항한 ‘유턴 화물’에 대해서도 검사 최소화와 과태료 감면 등 통관 특례를 적용한다. 수급 여건이 악화한 품목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에 나선다. 아스팔트 가격 급등에 대응해 긴급하지 않은 도로 보수공사는 연기하고, 차량용 요소는 기업 간 물량을 중개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한다. 필요시에는 비축물량도 방출할 계획이다. 비료용 요소는 농협을 중심으로 공급을 조절하고, 공급 가격 안정과 농가 부담 완화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한시적 규제 유예를 통해 주요 품목의 공급망 병목 등 절차적 애로를 빠르게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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