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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운동가 후손, 가난 대물림”…하영 ‘집안 자랑’에 “비통해” 토로한 女아나운서

    “독립운동가 후손, 가난 대물림”…하영 ‘집안 자랑’에 “비통해” 토로한 女아나운서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33)이 증조부 안상호(1872~1927)의 ‘친일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한 가운데,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곽민선(34)이 하영의 ‘집안 자랑’에 “비통하고 먹먹하다”라고 토로했다. 곽민선의 증조부는 애국지사 곽병도(1880~1968) 선생이다. 곽민선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최근 한 방송에서 누군가의 후손이 증조부를 자랑스러워했다는데, 비통하고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하영이 최근 방송에서 “고종을 진료했다”며 증조부 안상호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크면서 알게 된 게 있다. 독립유공자 또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라며 “내 증조부는 전 재산을 군자금에 쓰고 독립운동을 이어가다 투옥되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가족들도 재산을 몰수당하며 일제의 감시와 탄압에 시달려야 했다고 한다”면서 “어릴 적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왜 가난해 아버지에게 짐 같은 존재로 남으신 건지, 잠시라도 생각했던 적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곽민선은 “그녀와 다른 마음이었던 내가 죄스러워 한참 눈물이 났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으려 두 딸에게 최선을 다하셨고, 우린 운 좋게도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자라났다”면서 “오늘날 누리는 이 삶 역시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광복절을 앞두고 여느 때와는 다른 슬픔과 죄책감을 느낀다. 특히 잘못된 부끄러움을 지녔던 과거의 내가 부끄럽다”면서 “선조들이 지키고자 했던 뜻을 마음 깊이 새기며 살아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곽병도 선생은 1910년대 전국 각지에서 독립운동을 위한 군자금 모집 활동을 펼치다 일제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1919년에는 조선13도총간부에서 군자금을 모으는 임무를 맡아 활동하다 재차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2000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됐으며, 2002년 10월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됐다. 곽민선은 e스포츠와 축구 등 스포츠 분야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유명세를 쌓아왔지만, 그간 자신이 독립유공자의 후손임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송민규(FC서울)와 결혼했다.
  •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 새 국면 맞나…대구 북구, 건축주에 대체부지 제안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 새 국면 맞나…대구 북구, 건축주에 대체부지 제안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관할 지자체가 공공건물을 사들여 기존 부지와 대물교환하자는 방안을 건축주에게 제시했다. 대구 북구는 지난달 말쯤 이슬람사원 건축주 측에 옛 대현파출소로 이전을 제안했다고 11일 밝혔다. 건축주 측은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옛 대현파출소는 사원 건립 예정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200m가량 떨어져 있으며, 도보로는 5분 정도 걸린다. 협소한 주택가 막다른 골목에 있는 기존 부지보다는 민가와 떨어져 있다. 또 지상 3층에 연면적 163㎡ 규모로 사원 건축주가 설계한 규모(245㎡)보다는 작다. 북구는 건축주 측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기획재정부 소유 재산인 옛 대현파출소를 사들여 이르면 내년쯤 교환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입 금액은 공시지가(약 4억원)를 감안하면 감정평가 시 8~1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앞서 무슬림 유학생인 이슬람사원 건축주는 2020년 12월 과거 기도실로 사용하던 주택이 협소하다며 건축허가를 받고 사원 건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주민들은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사 현장에 돼지머리를 가져다 놓는 등 강하게 반발해 갈등이 절정에 달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돼지를 불결하고 부정한 동물로 여긴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주민 반발을 받아들인 북구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으나 건축주의 행정소송으로 2022년 사원 건립 공사가 적법하다는 확정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북구는 2023년 12월 도면과 달리 일부 건축 자재(스터드 볼트)가 누락된 사실을 발견해 재차 공사 중지를 명령하면서 현장이 멈춰섰다.
  • 이해관계·여론에 막혀… 세제개편안 ‘잔혹사’

    매년 여름 세제개편안이 발표될 때마다 진통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세제 합리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내 수중의 ‘돈’과 직결되는 예민한 사안이다 보니 강화·완화를 가리지 않고 번번이 반발에 직면해 철회·축소되는 운명을 맞고 있다. 1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에서 가장 큰 후폭풍을 초래하는 세목 4대장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 법인세’다. 통상 개편의 폭이 크면 ‘세제개편안’, 작으면 ‘세법개정안’으로 부른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출범 첫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고 과세표준 구간을 단순화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3% 포인트 증세를 박근혜 정부 때로 되돌려 기업 부담을 줄이고자 했지만 ‘초부자 감세’ 논란에 휩싸여 결국 무산됐다.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1% 포인트씩 낮추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윤석열 정부의 법인세 최고세율 24%는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다시 25%로 높여 놓았다. 세제 개편에서 가장 민감한 분야는 부동산 세제다. 개편했다 하면 민심이 이탈한다는 인식이 퍼지자 2024년 총선을 앞둔 2023년 세법개정안에서는 부동산 세제가 아예 빠졌다. 이때만큼은 세제 갈등도 덜했다. 2024년 세법개정안에서는 ‘상속·증여세’ 개편이 쟁점이 됐다. 윤석열 정부는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대한 20%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상증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10% 포인트 낮추려고 했다. 상속세 자녀공제 금액을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속세 부담이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야당은 세수 감소와 부의 대물림 심화를 우려하며 반대했고, 결국 상속세 개편안은 무산됐다. 이재명 정부도 세제개편 잔혹사를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해 세제개편안에서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보유액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강화하려고 했지만, 개인투자자와 정치권의 반발로 결국 현행 유지가 결정됐다.
  • 국내 숏폼 첫 시대극 뜬다…‘응답하라, 복희!’ 주목

    국내 숏폼 첫 시대극 뜬다…‘응답하라, 복희!’ 주목

    영화·드라마 제작사 풍년글간과 숏폼 OTT 드라마박스가 신작 ‘응답하라, 복희!’를 통해 국내 숏폼 최초로 시대극에 도전한다. 10일 풍년글간 등에 따르면 ‘응답하라, 복희!’는 198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한 번도 가족애를 배운 적 없는 짐승 같은 사내 김현욱과 한 번도 가족애를 겪어본 적 없는 천사 같은 아이 복희가 만나 서로에게 진짜 가족이 되어 주는 이야기를 다룬다. 김현욱 역에는 MBC ‘더 뱅커’와 ‘별별 며느리’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쌓은 배우 차도진이 캐스팅됐다. 그는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에 무게를 더할 예정이다. 타이틀롤인 복희 역은 넷플릭스 ‘사냥개들2’와 ‘무도실무관’, JTBC ‘에스콰이어’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낸 아역 배우 고쥬니가 맡는다. 그동안 국내 숏드라마 시장이 로맨스, 스릴러, 복수극 등 현대물에 집중됐으나 ‘응답하라, 복희!는 시대극을 표방하고 있어 숏폼 콘텐츠의 지평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1일 공개되는 ‘응답하라, 복희!’는 모두 55회(회당 2분~2분 30초)에 걸쳐 전개되며 짧은 호흡 안에서도 진한 가족애와 휴먼 코미디를 밀도 있게 담아낼 예정이다. ‘청소부의 두 번째 결혼’에 이은 풍년글간과 드라마박스의 이번 두 번째 협업이 국내 숏폼 시장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결과가 주목된다.
  • 李대통령 “국가폭력 피해자께 사과…형제복지원 인권 유린, 진실 규명해 나갈 것”

    李대통령 “국가폭력 피해자께 사과…형제복지원 인권 유린, 진실 규명해 나갈 것”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조사 3국을 추가로 설치해 기존 조사 과정에서 미처 다 밝혀내지 못했던 형제복지원, 덕성원을 포함한 집단 수용 시설의 인권 유린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도 철저하게 그 진실을 규명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실화해위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 오찬 행사에서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오랜 시간 인고의 세월을 견뎌오신 과거사 국가폭력 피해자와 유가족 여러분, 긴 세월 진실을 밝히기 위한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고통스러운 기억에도 굳건하게 증언해 오신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납북 귀환 어부사건 피해자와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피해자 등 진실이 규명됐지만 명예회복 등 조치가 미진한 국가폭력 피해자 70여명이 참석했다. 그동안 제주 4·3이나 5·18 민주화운동 등 과거사 사건과 관련해 국가기념식을 계기로 정부의 사과가 이뤄진 적은 있었지만 이날처럼 긴 시간 외면받은 개별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위로와 사과를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역사이면서도 동시에 국가 폭력과 인권 침해로 국민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던 굴곡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각종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상처는 그 시대에만 머물지 않고 특정한 개개인의 피해로 끝나지도 않는다”며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시간만큼 억울함은 깊어졌고, 피해의 고통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고통의 대물림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물음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직접 사과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국민에게 남긴 상처를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해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새롭게 출범한 제3기 진실화해위가 그동안 피해자의 신청에 의존했던 조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국가가 먼저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개정된 과거사 정리법 개정과 관련해 “국가 폭력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도록 하여 국가가 저지른 잘못에 책임을 명쾌하지 않은 원칙을 세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누구도 국가로 인해 억울함을 겪지 않는, 국민의 생명과 인권이 가장 먼저 존중받는 진정한 대한민국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다시 한번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 [데스크 시각] 사교육비와 교육교부금

    [데스크 시각] 사교육비와 교육교부금

    고등학생인 큰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던 때 일이다. 한 일본 전대물이 큰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총, 주인공이 탑승하는 로봇 등이 장난감으로 나와 품귀 현상을 빚었다. 아내는 장난감 입고가 예정된 마트에 새벽녘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을 하기도 했다. 가격 또한 적지 않은 액수였다. 그즈음 국내 유명 완구 회사에 다니는 분과 우연히 택시를 함께 탈 일이 있었다. 장난감이 너무 비싸다고 푸념했더니 출생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장난감 회사가 수익을 남기려면 당연한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이들이 줄어들며 더 높아지는 것은 또 무엇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사교육비가 아닐까 싶다.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2007년 고등학생의 한 달 평균 사교육비는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 기준으로 35만 9000원이었고 10년 만인 2017년 50만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79만 3000원을 기록했다. 큰 변수가 없다면 2030년 전후로 100만원을 넘어서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현실은 통계를 웃돈다. 주변을 보면 고등학생 기준 한 달 학원비는 과목당 30만~40만원이 보통이다. 국어, 영어, 수학은 기본, 여기에 과학 정도만 추가해도 한 달에 150만원이 소요된다. 1년이면 2000만원에 육박한다. 이 정도는 약과다. 학원에 다니면서도 과목에 따라 과외 교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 쓰는 게 낫단다. 웬만한 재수종합반은 1년에 5000만원에서 6000만원이 든다나 뭐라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대입과는 아직 멀어 보이는 초등학생 학원비 수준도 고등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아직 둘째가 초등학생이다. 요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또다시 많아지고 있다. 매년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지방교육청 예산으로 자동배정하는 제도를 놓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사실상 초중고 예산의 근간을 이루는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11.8%로 출발해 2001년 15%, 2005년 19.4%, 2008년 20%, 2020년 20.79% 등으로 꾸준히 비율이 높아져 왔다. 액수로 따지면 어마어마하다. 세수가 늘 때마다 교육교부금도 큰 걸음으로 뛰어올랐다. 본예산을 기준으로 2000년 11조원 대이던 교육교부금은 2005년 20조원, 2008년 30조원, 2013년 40조원, 2019년 50조원, 2022년 6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3년에는 75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60조원 대 후반과 70조원 대 초반을 오가는 중이다. 내년에는 반도체 특수로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교부금에 대한 논쟁은 초중고 학생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학교를 짓고, 교사를 충원해야 했던 반세기 전에 도입된 제도가 여전히 유효하냐는 것에 있다. 교육교부금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실제 교육 수요와 연동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00년 795만 1998명이었던 초중고 학생수는 지난해 501만 5310명으로 약 37%가 줄었다. 올해 500만명 선이 붕괴되고 2031년에는 2000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381만 1087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교부금 비율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에 당연히 반대 입장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미래 교육을 위한 질적 투자와 교육 환경 개선 비용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재정 규모도 넉넉하지 않고 오히려 부족하다는 것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학생수는 줄고 초중고 공교육 재정은 늘어났는데 사교육비는 왜 나날이 치솟는 것일까. 공교육은 입시교육과 달라야 한다면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원에 가야 하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이들에게 들이는 돈이 아깝다는 게 아니다. 교육교부금 조정 문제를 떠나 단순한 의무 교육, 무상 교육 이상의 효능감을 초중고 공교육에서 보여 줘야 할 시점이다. 홍지민 전국부장
  • 무더운 여름에 딱 맞는 태국 영화들 [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본 영화]

    무더운 여름에 딱 맞는 태국 영화들 [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본 영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태국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어메이징 타일랜드’ 특별전이 진행 중이다. 1782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짜끄리 왕조 전시에서 낯익은 이름 ‘라마 4세’가 눈에 들어온다. 1956년 영화 ‘왕과 나’에 등장했던 인물이다. ‘왕과 나’는 머리를 박박 깎고 출연한 매력적인 배우 율 브리너(1920~1985)와 우아한 데버라 커(1921~2007)의 이름을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알린 영화다. 1956년 개봉했지만 브리너의 부리부리한 눈빛, 왕으로서의 권위 있는 몸짓이 지금도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 영화는 시암(태국의 옛 이름) 국왕 라마 4세(몽꿋 국왕·1804~1868) 자녀들의 가정교사였던 애나 리어노언스의 자전적 소설과 그녀를 다룬 ‘애나와 시암의 왕’을 소재로 한다. 다만 역사 왜곡 등을 이유로 태국에서는 원작 소설 판매와 영화 상영이 금지됐다. 극 중 주인공 라마 4세와 후에 라마 5세가 된 쭐랄롱꼰 왕자는 태국 국민들이 매우 존경하는 국왕들이다. ‘태국 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라마 4세가 영국 여인과 연심을 나눈다거나, 태국의 개혁을 이룬 라마 5세가 영국 여인의 영향을 받아 노예제를 폐지한다는 등의 내용이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455만 달러(약 64억 3000여만원)로 제작한 영화는 2300만 달러 수익을 올리며 흥행했다. 이듬해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미술상, 음악상, 의상상, 음향믹싱상을 받았다. 골든글로브에서도 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태국을 가장 많이 알린 작품이다. 태국에서 만든 작품이 아님에도 태국 문화와 영화를 다룰 때 꼭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요즘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알려진 태국 영화를 꼽으라면 대부분이 공포물일 것이다. 이는 태국 국민들이 이 장르를 특히 선호하는 성향이 반영된 것이다. 오래전 태국의 우본랏 라차깐야 공주에게서 초청을 받아 방문한 방콕국제영화제와 개기일식 관측을 위해 찾았던 태국 여행에서 직접 겪은 일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는 짜뚜짝 시장 DVD 가게에 전시된 우리나라 영화들은 거의 대부분이 공포물이었다. 심지어 본국에서 흥행을 거두지 못한 한국 공포영화들도 이곳에선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한국에 알려진 태국 영화 중 대표적인 공포영화 작품은 ‘낭낙’(1999)과 ‘피막’(2013) 그리고 ‘랑종’(2021)이다. ‘낭낙’과 ‘피막’은 모두 라마 4세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남편이 전쟁으로 집을 비운 사이 출산 중 아내가 사망했다. 사랑하는 남편을 잊지 못한 아내는 유령이 됐다는 ‘매낙 프랑카농’ 전설을 바탕으로 한다. ‘낭낙’은 남편의 시점에서 풀어낸 공포영화, ‘피막’은 아내의 시점에서 본 이야기로 코믹을 더한 작품이다. 특히 ‘피막’은 태국에서 첫 천만 관객을 기록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관객들이 상상하는 기묘하고 오싹한 태국 공포영화로는 역시 ‘랑종’(2021)을 꼽을 수 있다. 태국 이산 지역을 배경으로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에게 벌어진 미스터리한 현상을 담았다. 지난달 15일 개봉해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호프’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다. 여기에 ‘피막’을 연출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했다.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한국·태국 합작 공포 스릴러다. 태국 배우 토니 자가 주연을 맡고 프라차야 핀카에우 감독이 연출한 액션 영화 ‘옹박’(2004)은 국내에서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태국 고유 무술 무에타이를 방송 개그 프로그램 등에서 차용할 정도로 주목받았다. 절대 다른 사람을 해치는 데 무술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받으며 농프라두 사원에서 자란 고아 팅이 도난당한 마을 수호신 옹박 불상의 머리를 찾는 내용이다. 토니 자는 이후 다른 액션 영화에서 승승장구했다. 2004년 방콕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얘기도 나누고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았다. 얼마 전 전해진 그의 투병 소식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나무로 만든 실로폰인 태국의 전통 악기 라낫 엑을 소재로 한 이티 순톤 위차이락 감독의 ‘전주곡’(2004)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됐던 작품이다. 전통 음악가 소론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1900년대 초 태국의 역사적 상황을 담았다. 2004년 방콕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가 “좋은 작품을 봤다”며 크게 칭찬했던 기억이 남아 있는 수작이다. 일반 관객들에겐 다소 어려운 작품일 수 있지만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작품도 추천한다. 영화감독이자 설치미술가로, 2000년대 이후 국제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엉클 분미’(2010), ‘메모리아’(2021) 등이 있다. 2018 광주비엔날레 커미션 작품 ‘별자리’는 2023년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태국 영화는 공포물은 물론 다양한 장르를 자랑한다. 쉽게 찾아보기가 다소 어렵겠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해 여러 영화제 등에서 만날 수 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도 영화를 비롯한 태국 문화의 정수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걸 기억해 주길 바란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3개월간 사고 8건 보상… 구로구 발달장애인 보험 효과 ‘톡톡’

    3개월간 사고 8건 보상… 구로구 발달장애인 보험 효과 ‘톡톡’

    서울 구로구가 올해 3월부터 운영 중인 ‘발달장애인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이 실제 생활 속 사고를 보상하며 발달장애인과 가족, 피해 주민을 보호하는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발달장애인은 장애 특성상 돌발행동이나 상황 판단의 어려움으로 일상생활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를 겪을 수 있다. 이 경우 보호자나 가족이 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있어 경제적·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구는 주민등록상 구로구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에 일괄 가입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 보험 시행 이후 6월 30일까지 가정이나 외부 활동 중 발생한 사고 8건이 접수됐다. TV와 공기청정기 파손을 비롯해 차량과 버스 시설물 손상, 자전거 운행 중 보행자 상해 등 대물·대인 사고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보험금 지급이 완료된 사고에는 총 274만원이 지급됐으며, 일부 사고는 현재 지급 절차가 진행 중이다. 보험은 발달장애인이 일상생활 중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손해를 입혀 부담하게 된 배상책임을 사고당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자기부담금은 2만원이며, 상해후유장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최대 5000만원을 보장한다. 구로구로 전입하면 자동 가입되고 다른 지역으로 전출하면 자동 해지된다. 보험금은 사고 발생 후 피보험자나 법정대리인이 관련 서류를 갖춰 보험사에 직접 청구하면 된다. 구는 대상자 확인과 보험금 청구 절차 안내 등 행정 지원도 제공한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보험 시행 이후 실제 보상이 이뤄지면서 발달장애인 가족의 부담을 덜고 피해 주민도 함께 보호하는 제도의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과 가족이 더욱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복지안전망을 촘촘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KCM 아내, 딸과 셀카 공개…“다이어트 중” 미모 폭발

    KCM 아내, 딸과 셀카 공개…“다이어트 중” 미모 폭발

    가수 KCM의 아내 방예원이 딸과 함께 촬영한 셀카를 공개했다. 방예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혼식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어요. 예쁜 모습으로 그날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남편과 함께 열심히 다이어트 중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여러 장을 게재했다. 그는 “오늘은 맛도 좋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다이어트 식단을 만들어 봤어요”라며 식단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그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건강하게! 결혼식 날 가장 행복하고 예쁜 모습으로 인사드릴게요”라고 덧붙이며 다가오는 결혼식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내비쳤다. 공개된 사진에는 방예원이 딸과 나란히 다정한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딸과 친구라고 해도 믿을 만한 놀라운 동안 미모와 다이어트로 슬림해진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편, KCM은 지난 2021년 9세 연하의 방예원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적 부부가 됐으나 아직 예식을 올리지 못한 상태였다. 과거 KCM은 2012년 첫째 딸 출산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빚을 지고 있었고, 이 부채가 가족에게 대물림될까 두려운 마음에 오랫동안 혼인신고를 미루고 가족의 존재를 대중에게 숨겨야 했던 사연을 고백한 바 있다. 이후 빚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 끝에 2021년 모든 채무를 완납하고 혼인신고를 마쳤다. 마침내 두 사람은 오는 10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 제주 해양보호구역의 경고… 92%가 폐어구에 ‘신음’

    제주 해양보호구역의 경고… 92%가 폐어구에 ‘신음’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주도내 해양보호구역 16개소 폐어구 오염 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제주 바다를 지키기 위해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이 정작 폐어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구역 10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버려진 어구가 발견됐고, 남방큰돌고래를 비롯한 법정보호종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호구역 지정 확대에 앞서 실질적인 관리 체계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지난 9일 시민과학 프로젝트 ‘폐어구 탐사대’가 수행한 ‘제주 해양보호구역 폐어구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시민과학자 6명으로 구성된 탐사대는 2025년 4월부터 약 10개월간 제주 해양보호구역 16곳, 50개 지점을 대상으로 육상과 수중 폐어구 실태를 조사했다. 국내에서 해양보호구역을 대상으로 폐어구 오염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첫 사례다. 조사 결과 전체 조사 지점의 92%인 46곳에서 폐어구가 확인됐다. 수거·기록된 폐어구는 37종 1661개에 달했고, 폐어구에 얽혀 죽거나 다친 해양생물은 23종 183개체로 집계됐다. 피해를 입은 생물에는 남방큰돌고래와 밤수지맨드라미, 해송 등 해양보호생물 6종도 포함됐다. 실제 지난해 8월 낚싯줄에 걸려 폐사한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수욕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 결과는 해양생물 보호를 위해 지정된 보호구역에서도 폐어구가 상시적으로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해역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목표를 세웠고, 제주 역시 관할 해역의 11.6%를 보호구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보호구역 확대만으로는 생태계 보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사에서는 육상과 바닷속 쓰레기 양상이 뚜렷하게 달랐다. 연안에서는 플라스틱 부표가 가장 많이 발견된 반면 수중에서는 낚싯줄이 전체 침적 쓰레기의 2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확인된 생태계 피해의 99%가 낚싯줄에 얽힌 산호와 해조류였다. 실제로 조사 기간 신도리 해양생물보호구역에서는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낚싯줄에 걸려 폐사했고, 대물낚시 채비가 몸에 얽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귀포 범섬·문섬·섶섬은 레저낚시 흔적이 가장 심했다. 낚싯줄과 봉돌, 바늘은 물론 의자와 음식물 포장지 등 생활쓰레기까지 다수 발견됐다. 국내 최대 연산호 군락지이지만 낚시 목적 입도가 허용되면서 훼손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산일출봉 주변에서는 연승어업에서 사용한 밧줄과 낚싯줄이 복잡한 암반 지형에 걸려 천연기념물 긴가지해송과 멸종위기 산호류를 훼손한 사례가 확인됐다. 신도리 해역에서는 레저낚시뿐 아니라 육상 양식장에서 나온 폐파이프 등 폐자재도 다수 발견됐다. 추자도와 관탈도 해역에서는 방치된 가두리 양식장 시설과 대형 어선에서 유실된 폐어망이 주요 오염원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현행 제도의 허점도 지적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부터 어구실명제와 유실어구 신고제 등을 도입했지만 대부분 근해어선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반면 제주에서 가장 많은 연안복합어선은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다. 2023년 기준 제주 연근해 어선 1931척 가운데 연안복합어선은 1394척으로 72.1%를 차지한다. 이들 선박은 연승과 통발, 선상낚시 등 다양한 어법을 사용하지만 유실 어구를 신고하거나 관리기록을 작성할 의무가 없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유발한 레저낚시를 관리하는 별도 지침이나 제도가 마련된 보호구역은 16곳 가운데 한 곳도 없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수중 폐어구는 발생 원인을 비교적 명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 만큼 사후 수거보다 발생 단계에서부터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해양보호구역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해역 특성에 맞는 어업 관리와 이용자 교육, 폐어구 저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 55세 고현정, 사복핏에 ‘깜짝’…“20대 모델인 줄”

    55세 고현정, 사복핏에 ‘깜짝’…“20대 모델인 줄”

    배우 고현정이 모델 같은 피지컬과 패션 감각을 선보였다. 고현정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오랜만에 친구 팝업 행사에 왔다”는 글과 함께 일상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그는 흰색 미니 원피스에 주황색 셔츠를 레이어드하고 연청색 모자를 매치한 스타일링을 연출했다. 이어지는 사진들에는 블루 컬러의 점퍼, 화이트 셔츠 등을 매치한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5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녀린 보디라인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길고 가느다란 다리 라인과 군더더기 없는 옷핏은 마치 현역 모델을 연상케 했다. 이를 본 배우 김보라는 해당 게시물에 “핏 레전드”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누리꾼들 역시 “20대라고 해도 믿겠다”, “현역 모델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고현정은 1971년생으로 올해 55세다. 그는 1989년 제33회 미스코리아 선에 당선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배우로 활동하며 드라마 ‘모래시계’, ‘봄날’, ‘선덕여왕’, ‘대물’ 등 인기작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SBS 드라마 ‘사마귀 : 살인자의 외출’에서 열연했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참된 교육이라는 환상

    [이광호의 어찌보면] 참된 교육이라는 환상

    ‘참’이라는 접두어가 들어가는 말은 하나같이 미심쩍다. ‘참’은 진짜를 뜻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과 ‘개’라는 가치 위계를 만든다. ‘참’은 우월한 원형을, ‘개’는 가짜와 열등을 표시한다. ‘참깨’와 ‘개살구’를 비교해 보자. ‘참’이라는 말은 이미 ‘본질’에 대한 규범적 가치를 실어 나른다. ‘참’에 ‘삶·사람·사랑·교육’ 등의 추상명사를 붙이는 순간 그 말의 무게는 이념의 차원으로 한 걸음 더 이동한다. ‘참’은 집단의 교의가 되어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참된 삶’이라고 말하는 순간 무엇이 참된 삶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참’을 선점하면 타자를 ‘거짓’으로 규정하는 권력을 갖는다. ‘~다운’의 표현들, 이를테면 ‘나라다운’, ‘문학다운’ 같은 말들이 공허하고 억압적인 것도 이런 이유와 같다. 이것은 질문 없는 신화화의 과정이다. ‘참교육’이라는 말은 이념적 맥락화에 따라 계속 변형되어 왔다. 1989년 출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입시 위주 교육을 비판하기 위해 이 말을 처음 사용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보수적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참교육’을 주장했다. 급기야 온라인에서 물리적 힘으로 잘못된 행동을 응징하는 것을 ‘참교육’이라고 부르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참’은 행위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동원된 수사적 기표에 불과하게 되었다. ‘참교육’ 밈들은 ‘참’의 언어가 어떻게 냉소와 폭력의 기표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징후적으로 보여 준다. ‘참’이라는 의미는 내용에 대한 질문과 분리되어 변질과 전도의 과정을 거쳐 온 것이다.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은 교권의 침해자들을 강력하고 초법적인 폭력으로 응징하는 서사를 통해 ‘참’의 변질된 의미를 더욱 대중화한다. 이 드라마는 무너진 교권을 세우기 위해 교육부가 교권보호국을 만들어 무제한의 폭력을 허용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런 비현실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상징되는 공교육 현실의 참담함이 있다. 드라마가 현실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응징의 판타지는 참혹한 현실에서 발생한 일종의 증상이다. 이 드라마는 참담한 공교육 현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불편함과 폭력에 대한 폭력의 응징이라는 쾌감을 동시에 준다. 드라마의 성공적인 대중적 화제성과 장르적 쾌감과는 다른 층위에서 그 판타지의 군사주의적 폭력의 논리를 비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폭력의 정글이 되어 버린 교실에 ‘나화진’이라는 초법적 존재를 투입해 진압한다는 것은 ‘법치’ 바깥의 예외 상태를 통해 그 폭력의 구조를 재생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교육 현실에 대한 분노를 폭력의 카타르시스로 바꾸고 윤리적 정당성을 포장하는 과정에서 은폐되는 질문들이다. 한국적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편한 질문에는 교육의 상업화로 교육자를 도구적인 서비스 공급자로 인식하는 태도, 계급의 대물림을 가져오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저출생 사회에서 한 아이에게 집중된 욕망과 불평등한 사회구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교육 현장은 한국 사회의 계급구조와 그 재생산의 문제를 가장 예민하게 반영한다. 교육 문제를 사회와 분리시켜 중립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일 것이다. 한나 아렌트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권위란 폭력 없이 복종을 끌어내고, 논증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정당하게 인정된 위계라고 말한다. 근대 이후 그 권위가 소멸하고 그 자리에 폭력과 강제가 자리잡는다. 교육에서의 권위란 어른 세대가 아이들을 ‘세계’의 일원으로 자리잡게 하는 책임을 떠맡는 행위다. 교사의 권위는 그의 개인적 뛰어남이 아니라 그가 ‘공동의 세계’를 대표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교육의 권위가 가능하려면 한국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보존하고 전수할 만한 축적된 ‘세계’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교육 시스템의 붕괴는 이 사회적 공동 세계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다는 것을 뜻한다. 피에르 부르디외 식의 사회학적 비판을 개입시킨다면 새로운 세대에게 전수할 것이 학교의 서열과 계급 질서의 완강함뿐일 때, 사회는 교사에게 위임할 권위 자체가 없는 것이다. 이 경우 교육적인 ‘보존’이란 계급 위계의 재생산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사회에서 기성세대는 다만 무능하거나 위선적인 ‘꼰대’일 뿐이다.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아이들에게 전해줄 ‘세계에 대한 책임’을 한국 사회가 만들 수 있는가 혹은 다음 세대의 새로움이 이 세계를 갱신할 희망의 기획이 가능한가라고 할 수 있다. 아렌트의 문장들을 빌리면, 교육은 우리가 세계에 대한 책임을 떠맡을 만큼 세계를 사랑할지, 아이들이 공동 세계를 갱신할 임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시킬 만큼 그들을 사랑할지 결정하는 지점이다. 드라마에는 희생된 교사의 무덤을 찾아가는 애도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작은 나무가 서 있는 산 위에 자리잡은 무덤은 무너진 교육 시스템과 교권을 상징한다. 그 무덤 앞에서 한 교사의 죽음의 의미는 악마와 같은 학생 가해자를 색출해 응징하는 서사의 소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 교육의 무덤으로부터 ‘다른 사랑의 시작’을 상상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HIV 감염 어린이만 오세요” 편견 깬 초등학교 ‘놀라운 근황’ 전해졌다

    “HIV 감염 어린이만 오세요” 편견 깬 초등학교 ‘놀라운 근황’ 전해졌다

    “우리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은 그저 하루에 알약 한 개를 더 먹는다는 것뿐입니다” 중국에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아동을 위한 교육 시설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알려지며 중국 전역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북부 산시성에 위치한 ‘레드리본 초등학교’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HIV 감염 아동만을 위해 운영되는 교육 시설이다. 이곳은 현지 감염병 병원장 출신의 궈샤오핑(63)씨가 편견의 벽에 갇혀 있던 아이들을 위해 인생을 바쳐 일군 ‘교육적 피난처’다. HIV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로, 감염자와의 성 접촉이나 주사 재사용, 감염자의 혈액 수혈 등을 통해 전파된다. HIV 감염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수년간 별다른 증상이 없는 잠복기가 이어질 수 있는데, 이 시기에도 바이러스는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서서히 파괴한다. 치료받지 않을 경우 평균 8~10년 사이 면역 기능이 크게 떨어져 에이즈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 현재는 HIV를 조기에 발견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병원 병동에서 시작된 ‘비밀 교실’…편견 딛고 정식 학교로궈씨와 아이들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린펀시 감염병 병원장이던 그는 에이즈 병동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학교에 갈 나이가 됐음에도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목격했다. 부모로부터 수직 감염(출산 시 감염)된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많은 아이가 부모를 에이즈로 잃거나 버려진 상태였다. 이에 궈씨는 병동 한구석을 개조해 간호사들과 함께 중국어 발음기호와 구구단을 가르치는 임시 교실을 열었다. 소문이 나면서 아이들이 늘어나자 그는 2006년 병원 등과 시민들의 기부금을 모아 에이즈 인식 리본의 이름을 딴 ‘레드리본 초등학교’를 정식 설립했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학교 설립 소식에 공사 인부들이 도망치기 일쑤였고, 교사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였다. 공공 기금을 불확실한 프로젝트에 쓴다는 비판과 ‘분리 교육이 오히려 차별을 조장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궈씨는 “분리 교육에 대한 딜레마를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학교는 에이즈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외부 세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 명도 죽지 않았다”…대물림 끊어낸 기적2011년 현지 정부의 정식 재정 지원이 시작되자 궈씨는 병원장 직을 과감히 내려놓고 학교 운영에만 전념했다. 학교는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기숙사, 급식실, 활동 공간을 갖추고 매일 간호사와 교사들이 아이들의 에이즈 치료제 복용을 밀착 관리하는 의료·돌봄 공동체로 진화했다. 그 결과 현재 재학생 전원은 바이러스 수치가 타인에게 전파할 수 없는 수준인 ‘미검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궈씨는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학교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사망하지 않았다. 이것이 기적”이라고 전했다. 편견의 벽도 조금씩 허물어졌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건넨 지폐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까 봐 돈 받기를 거부하던 마을 상인들도 이제는 아이들을 평범한 이웃으로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다. 취업 성공에 의사의 꿈까지…사회의 일원으로학교가 뿌린 씨앗은 결실을 보고 있다. 7세 때 입학해 궈씨가 건넨 밥 한 그릇에 “처음으로 세상에 받아들여지는 기분을 느꼈다”던 한 감염 아동은 지난 2017년 대학에 진학한 뒤 인공지능(AI) 기업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2023년 같은 HIV 감염인 남편을 만나 학교에서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또한 에이즈로 부모와 세 동생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다가 궈씨의 손에 이끌려 온 17세 소년은 현재 “의사가 되어 인류를 구하겠다”는 꿈을 품고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졸업생 중 일부는 가정을 꾸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도 했다. 의학적 예방 조치를 통해 에이즈의 대물림(모자간 수직 감염) 고리를 완벽히 끊어낸 것이다. 2023년 궈씨가 정년퇴임을 한 뒤 현재 학교는 초기 임시 교실 시절부터 뜻을 함께했던 수간호사 출신의 왕샤씨가 이어받아 운영 중이며, 궈씨의 딸도 교직원으로 합류해 헌신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아이들은 태어날 때 선택권이 없었으니 좋은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궈 원장은 사람의 몸을 고치는 의사에서 아이들의 영혼을 구하는 스승이 됐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방송서 갑자기 사라진 여배우…전신에 생긴 ‘이것’ 때문이었다

    방송서 갑자기 사라진 여배우…전신에 생긴 ‘이것’ 때문이었다

    배우 이수경이 피부 질환으로 공백기를 가져야 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22일 방송된 tvN STORY 예능 프로그램 ‘남겨서 뭐하게’에서는 배우 이태곤이 드라마 ‘하늘이시여’에 함께 출연했던 이수경을 초대해 MC 이영자, 박세리와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이태곤은 이수경과 20년 만에 만났다며 “드라마 할 때 되게 예뻐한 후배이자 동생”이라고 말했다. 이태곤은 이수경에 대해 “잠깐 아팠다고 하더라”라며 “연락이라도 해서 안부도 묻고 해야 했는데 무관심했던 것 같아서 초대했다”고 전했다. 이수경은 한동안 피부 질환으로 고생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좀 아팠다”며 “제가 면역력이 많이 약한 편이다. 얼굴부터 전신에 알레르기처럼 두드러기가 나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원인 모를 피부 질환으로 피부가 울긋불긋했던 이수경은 5년간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이수경은 “지금은 계속 주사 맞고 있다”고 했다. 이태곤이 원인을 묻자 “면역력이 워낙 약하다더라. 스트레스성인 듯도 하다”고 답했다.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수경은 “저도 이자카야와 브런치 카페(사업)도 해봤다”며 “제가 반주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좋아할 만한 걸 하는 게 좋다고 해서 해봤는데, 사업 2개는 안 되더라. 잘 안됐다”고 사업 실패 경험담을 털어놨다. 한편 이수경은 2003년 광고모델로 데뷔한 뒤 배우로 활동해왔다. 그는 드라마 ‘하늘이시여’, ‘소울메이트’, ‘며느리 전성시대’, ‘천만번 사랑해’, ‘대물’, ‘식샤를 합시다’ 등으로 사랑을 받았다.
  • 임금·연금 격차에 평생 묶인 여성들… 소득불평등 대물림

    임금·연금 격차에 평생 묶인 여성들… 소득불평등 대물림

    20대 초반 노동시장에서 청년 여성은 남성보다 월급을 25만원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진학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6.1% 포인트 높았다. 고령 여성 세대 역시 연평균 공적 연금소득은 남성의 30.8%, 평균 개인소득은 40.4% 수준에 그쳤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여성과 고령 여성 모두 남성보다 적은 임금과 연금의 굴레에 묶여 있는 셈이다. 17일 성평등가족부의 ‘2026 청소년 통계’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고령 여성 노후 소득 현황과 취업 지원’ 분석 결과를 보면 60~79세 남성의 평균 개인소득은 연 2278만원, 여성은 920만원이었다. 이중 근로소득은 남성 1474만원, 여성 538만원으로 여성은 남성의 36.5% 수준이었다. 60세 이상 여성 고용률이 10년 새(2015~2025년) 9.5% 포인트 올랐지만 소득 격차를 메우지는 못했다. 공적 연금소득도 여성은 연 186만원으로 남성(602만원)의 30.8% 수준이었다. 고령 여성의 낮은 소득은 과거의 제한된 교육 기회와 낮은 노동시장 참여율, 불안정한 일자리 이력이 누적된 결과다. 문제는 교육 격차가 줄거나 역전된 지금도 노동시장 보상 격차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학력에 따른 임금 보상은 분명했다. 20대 대졸 이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같은 연령대 고졸 근로자보다 35만~40만원가량 많았다. 지난해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77.5%로 남학생(71.4%)보다 6.1% 포인트 높았고, 여성 대학 진학률은 2015년 74.6%를 기록한 이후 10년째 남성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 진입과 동시에 격차는 뒤집혔다. 2024년 20~24세 여성의 평균 임금은 월 243만원으로 같은 연령대 남성(268만원)보다 25만 원 적었고, 25~29세도 남성 318만원, 여성 296만원으로 남성이 22만 원 더 벌었다. 대졸 임금이 고졸보다 높고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은데도 실제 노동시장에서는 남성 임금이 여성을 웃도는 성별 보상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임금 격차가 경력 전반에 누적되면 지금의 고령 남녀처럼 연금 가입 기간과 보험료 납부액, 퇴직급여, 노후 소득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성별 소득 불평등의 대물림을 끊으려면 노동시장 진입 초기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청년 여성의 고임금 일자리 진입과 경력 단절 예방,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국 육군팀, 美 꺾고 최강 스나이퍼 등극…“대물저격총 잡고 드론 요격” [밀리터리+]

    한국 육군팀, 美 꺾고 최강 스나이퍼 등극…“대물저격총 잡고 드론 요격” [밀리터리+]

    전 세계 정예 저격수들이 모인 국내 유일의 연합·합동 저격수 경연대회에서 한국 육군 701특공연대(최정환 중사 팀)가 최고의 스나이퍼로 등극했다. 12일 해병대사령부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제5회 해병대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2022년 시작된 이 대회는 2024년 미 해병대가 합류하며 국내 최초의 연합·합동 경연대회로 진화했다. 올해는 몸집을 불려 역대 최대 규모인 38개 팀이 참가했다. 국내에서는 해병대 12개 팀, 육군 13개 팀, 해군 4개 팀, 경찰 2개 팀이 나섰고, 외국군으로는 미국 3개 팀, 필리핀 2개 팀, 태국 2개 해병대 팀이 출격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대회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매일 아침 전술 상황을 브리핑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500~800m 거리의 표적을 맞히는 과정에서 관측수 사망, 오른손 부상, 전자장비 먹통 등 최악의 전술적 제한 상황을 극복해야 했다. 이번 대회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확인한 최신 전장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기존 대인저격총(7.62mm) 외에 적의 장비나 차량을 무력화할 수 있는 대물저격총(12.7mm) 분야를 최초로 신설했다. 일반적으로 대물저격총은 숙련된 사수를 기준으로 1.5m 이상의 교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저격수를 위협하는 적의 드론을 요격하는 사격과 도시지역 루프홀 사격, 고층 건물을 활용한 초저각 사격 등 고난도 과제도 무작위로 부여됐다. 해병대는 이를 위해 실지형 기동과 표적 식별, 제압 사격 등 전 단계의 전술적 행동이 평가될 수 있도록 대회장을 구성했다. 사격 점수와 제한 시간 등을 엄격히 심사한 결과, 영예의 1위는 대한민국 육군 701특공연대(최정환 중사 팀)가 차지하며 최고 스나이퍼의 영예를 안았다. 뒤를 이어 미 해병대가 2위를 기록했으며, 육군 703특공연대,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해병대 특수수색여단이 각각 3,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팀에게는 해병대사령관 상장과 상패, 포상금 등이 수여됐다.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은 폐회식에서 “이번 대회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소속을 초월한 교류와 화합의 장이 되었기를 바란다”며 “역내 평화의 초석을 다지는 국제적인 경연대회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저격수 경연대회의 의미우리 군을 포함한 세계 각국 군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저격수의 역할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현대 저격수는 단순한 사격수가 아닌 정찰과 표적 획득, 특수작전 지원과 더불어 현대전의 필수 무기가 된 드론을 관측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해병대는 우리 군은 물론 연합군과 교류하고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해당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해병대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는 현역 전투부대 저격수들이 실전 전술 상황 속에서 경쟁하는 국내 대표 저격수 대회로 자리 잡았으며, 우수 팀은 이후 국제 대회 출전 기회도 주어진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저격수 대회들은 단순 원거리 사격보다는 드론 대응, 표적 식별, 전술 판단, 스트레스 상황 사격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는 현대전에서 저격수가 정밀 사수 임무를 넘어 소규모 정찰 및 감시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 변화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105억 전세 공방’ 격화…이승기 측 “차가원 범죄 상세히 밝히겠다”

    ‘105억 전세 공방’ 격화…이승기 측 “차가원 범죄 상세히 밝히겠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측이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과의 분쟁에 대해 “범죄 혐의를 밝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승기의 법률대리인 윤용석 변호사는 11일 “차가원 측은 지속적인 허위 주장을 반복하며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며 “추후 수사기관을 통해 차 회장의 범죄 혐의를 상세히 밝히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차 회장 측 법률대리인 현동엽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에 이승기와 연관된 한남동 고급 빌라의 전세 사기 의혹 및 전속계약 갈등에 대해 다룬 영상을 공개했다. 차 회장 측은 ‘PD수첩’의 보도가 악의적인 비방이라며 이승기가 전속계약 해지를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승기가 다주택자 규제 및 세금 문제를 피하기 위해 전속 계약금 대물 수령 대신 전세 계약 형태를 요구했으며, 회사는 이자 지원 등 수억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윤 변호사는 “이승기의 전속계약 해지는 미정산으로 인한 것”이라며 “관리비는 미정산금을 줄 때까지 차가원이 부담하면서 상계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그마저도 계속 연체가 되어 이승기가 지난 6월 4일 전액 납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스태프의 임금 체납은 이승기가 사비로 우선 갚았다”며 “차가원이 부담했다는 대출이자 또한 처음부터 동의 없이 회사 선급금으로 달아놓아 결국 이승기가 부담했다”고 전했다. 그는 “차가원은 세탁소 사장님 등 협력업체와 임직원·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임금 체납과 미정산금 해결 등 기획사 대표로서의 의무를 최우선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가원은 본건이 전세 사기임을 부인한다면, 곧 다가올 전세 계약 종료 시점에 임대인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인 전세금 반환만 제대로 이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승기 측은 2일 방송된 MBC ‘PD수첩’을 통해 차 회장의 권유로 한남동 고급 빌라에 입주했으나, 입주 후 시세보다 3배 이상 높은 105억원의 전세금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 [씨줄날줄] 주술 경영

    [씨줄날줄] 주술 경영

    2022년 방송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의 둘째 아들인 진동기 부회장은 무속을 맹신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의 최측근인 백 상무는 회계사 출신 애널리스트이면서 사주와 점괘를 다루는 역술인이다. 투자나 경쟁사 인수 등 중대 현안이 생길 때마다 자신의 운세, 순양과 인수 대상 기업 간의 ‘기운’ 등을 백 상무에게 묻던 진동기는 결국 막내아들 진도준이 점괘를 역이용해 파놓은 함정에 빠져 몰락한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파묘’는 기업인과 무속의 관계를 정면으로 다뤘다. 친일파 후손 기업인이 집안의 장손들에게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자 가문의 안위와 기업 경영 유지를 위해 일류 무속인을 찾아가 거액을 주고 조상 묘의 이장을 부탁하면서 본격적인 서사가 시작된다. 드라마와 영화는 극적인 재미를 위해 현실을 과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로 무속, 역술, 점괘의 도움을 받는 기업인이 드물지 않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합리적 판단과 냉철한 분석이 성공한 기업인의 공통 덕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간의 예측과 통제 밖에 있는 운(運)의 변수 앞에서 불안을 떨쳐내고 싶은 욕구는 경영인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서양도 마찬가지다. 1920년대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은 점성술사 이벤젤린 애덤스였다. 주식 광란의 시대에 ‘월스트리트의 기적’이라고 추앙받던 그의 고객 명단에는 금융왕 JP 모건, 철강왕 찰스 슈와브, 영국 왕 에드워드 7세 등이 포함됐다. 최근 검찰이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였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자신의 ‘주술 경영’ 의혹을 제기한 하이브 임원 등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민 전 대표가 실제로 무속인과 어도어 경영에 대해 수차례 대화한 사실을 근거로 허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인공지능(AI)시대에도 여전히 주술 경영이 논란이 되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 “우린 가족회사” ‘신의 직장’ 선관위, 자녀 대물림 전통…절대성역 독립기관

    “우린 가족회사” ‘신의 직장’ 선관위, 자녀 대물림 전통…절대성역 독립기관

    “국민의 신뢰를 잃은 독립기관은 존재의 의미가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중앙선관위원장이 국가 5부 요인으로 규정된 것은 선관위가 행정부·입법부·사법부와 마찬가지로 상응하는 권한과 의무, 책임을 지닌 독립기관이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독립기관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 관리 실무 문제를 넘어 선관위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절대성역? ‘감사 사각지대’ 독립기관의 꼼수딴짓이 일상, 선거철에는 휴직…‘신의 직장’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이 때문에 감사원의 일반적인 직무 감찰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매년 국회 국정감사를 받지만, 국회의원 역시 선관위의 관리 대상이라는 점에서 다른 행정부 기관과 같은 수준의 견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치권에서 “선관위 직원이 갑”이라는 소리가 나온 지도 오래다. 외부 감시가 제한적인 구조 속에서 조직 기강은 해이해졌다. 선거가 없는 해에는 업무 강도가 낮은 선관위에서 ‘딴짓’은 일상화가 됐다. 앞서 모 선관위 직원은 근무 시간에 외근 처리를 하는 방식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다니다가 적발됐다. 한 선관위 사무국장은 병원에서 받은 진단서를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허위 병가를 ‘셀프 결제’하는 방식으로 8년간 약 100일을 무단결근했다. 70여 차례 무단 해외여행을 즐기기도 했다. 사실상 ‘절대성역’인 선관위의 공무원들은 일반직 공무원보다 승진 속도도 빠르다. 일반 지방직 9급 공무원이 간부급인 5급으로 승진하려면 30년 가까이 걸리는 반면, 선관위 9급 공무원은 20년이면 5급 승진이 가능하다. 최고위직인 1급까지 갈 가능성도 다른 조직보다 훨씬 크다. ‘고위직 나눠 먹기’를 통해 재직 기간을 늘리는 꼼수도 만연하다. 그런데도 선거철만 되면 휴가자 또는 휴직자가 대거 쏟아진다. 초과 근무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 7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선거가 없었던 2021년 2월 선관위 휴직자는 84명인데, 대선과 지방선거가 겹쳤던 2022년 6월 휴직자는 226명, 조기 대선이 확실시되던 2025년 2월 휴직자는 131명, 지방선거가 예정된 2026년 5월 휴직자는 176명이었다”며 “선거철만 되면 선관위 직원들의 휴가·휴직자 급증 현상이 통계 자료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인척 채용 전통” “면접관이 아빠 동료”특혜 채용 비리 만연…너도나도 ‘부모 찬스’ 휴가·휴직자 공백은 경력 채용을 통해 채워진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 직원의 자녀 등 친인척이 자리를 꿰차는 특혜 채용 비리가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가족·친척 채용 청탁과 면접 점수 조작, 관련 자료 은폐 등 다수의 비위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3년 이후 시행된 선관위 경력경쟁채용 291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총 878건의 규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일부 선관위 고위직·중간 간부들은 인사 담당자에게 자녀 채용과 관련해 연락했고, 일부 채용 과정에서는 내부 직원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하거나 평가 과정의 공정성이 훼손된 사례도 확인됐다. 특히 감사 과정에서 한 관련자는 “과거 선관위가 경력직 채용을 할 때 믿을 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 친인척을 채용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일부 직원들이 선관위를 “가족회사”라고 표현한 사실도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김세환 전 사무총장은 2019년 아들이 인천 강화군선관위 8급 공무원으로 채용되는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면접위원들도 과거 김 전 총장과 함께 근무했던 인물들로 확인됐다. 밀어주고 끌어주는 담합이 전통인데, 감사원의 직무 감찰은 받지 않고, 승진도 빠르니 그야말로 ‘신의 직장’인 셈이다. 선관위의 독립성은 카르텔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권력으로부터 선거 관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독립성이 외부 견제 부재로 이어지면서, 선거 관리 기관에 가장 중요한 국민 신뢰가 붕괴 직전이다. 헌법이 보장한 독립성은 면책 특권이 아니라는 비판 속에,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 내부 통제와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 신탁, 부의 현명한 대물림… 안정적 자산 관리·이전으로 가족 보호[박기범 웰스매니저의 생활 속 재테크]

    ‘부불삼대(富不三代)’라는 속담이 있다. 부를 이루는 것도 어렵지만, 이를 세대에 걸쳐 지키는 일은 더 어렵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세대마다 부에 대한 경험과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1세대는 부를 모으고, 이를 보고 자란 2세대는 선대의 부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3세대는 태생부터 부유했기에 부를 일구는 고단함을 상대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어렵게 이룬 부를 다음 세대로 안정적으로 이어가려면 자산뿐 아니라 이를 관리할 구조를 함께 남겨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부자 1세대는 자산을 모으고 절세해 많이 물려주는 데 집중한다. 자산 이전 뒤 관리 부실이나 자녀 간 갈등이 생긴다면 진정한 부의 승계로 보기 어렵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신탁이다. 신탁은 자산을 믿을 수 있는 수탁자에게 맡겨 관리·운용하게 하고, 사전에 정한 조건에 따라 수익자에게 이전하도록 설계하는 제도다. 신탁을 활용하면 법정상속인 외에도 특정 자녀나 손자 등 지정한 사람에게 자산이 이전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지급 시기와 방식도 정할 수 있고, 수익자를 자녀로 지정했다가 자녀 사망 후 손자로 이어지도록 하는 구조도 만들 수 있다. 신탁은 가족 보호 장치로도 활용될 수 있다. 장애 자녀에게 생활비가 안정적으로 지급되도록 하거나, 치매·중증질환 등으로 자산 관리와 인출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증여 후에도 자산이 정해진 목적에 맞게 쓰이도록 관리하는 데 활용된다. 현명한 상속 준비는 자산을 물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후대가 이를 지키고 활용할 구조까지 마련해야 완성된다. 교보생명 WM팀 웰스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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