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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 멸종시킨 소행성 정체는 바로 이것? 용의자 범위 더 좁혔다 [다이노+]

    공룡 멸종시킨 소행성 정체는 바로 이것? 용의자 범위 더 좁혔다 [다이노+]

    6600만 년 전 현재의 유카탄반도 앞바다에 지름 10km 정도의 천체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새를 제외한 모든 공룡과 암모나이트, 익룡 등 지구 생명체의 75%가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이 대충돌을 일으킨 천체의 정체에 대해 오랜 세월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이와 관련해 2024년 마리오 피셔 괴테 독일 쾰른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백악기 말 생물 대멸종을 일으킨 칙술루브 분화구를 만든 천체가 탄소질 소행성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전까지 소행성과 혜성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는데, 탄소질 소행성으로 용의자 폭을 좁힌 것이다. 최근에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BC)의 객원 교수인 필립 클레이스가 이끄는 유럽, 캐나다 합동 연구팀이 용의자의 범위를 더 좁은 범위로 특정해 탄소질 소행성 가운데서도 희귀한 존재인 ‘CO 콘드라이트’였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행성이 직접 충돌한 장소인 칙슬루브 크레이터와 전 세계 5곳의 충돌 잔해에서 니켈 동위원소를 정밀 분석했다. 이 분석을 통해 충돌체의 화학적 조성을 추정한 결과, 기존에 제기되었던 다른 후보(예: 일반적인 탄소질 콘드라이트나 다른 종류)와 비교해 CO 콘드라이트와 가장 잘 맞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CO 콘드라이트는 태양계 초기의 가장 원시적이고 변형이 적은 물질 중 하나로, 지구에서 발견되는 운석 중에서도 극히 드문 유형이다. 탄소질 콘드라이트 소행성 전체가 지구에 내려온 운석의 약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CO 콘드라이트는 더 드문 경우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단지 대멸종을 일으킨 소행성의 종류를 특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CO 콘드라이트는 다른 운석들에 비해 탄소, 아연, 물, 특히 황과 같은 휘발성 원소가 훨씬 적다. 과거 일부 과학자들은 소행성에 풍부한 황 성분이 충돌 후 황산 에어로졸을 발생시켜 지구 기온을 크게 떨어뜨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더 파괴적인 대멸종이 일어났다는 가설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황산 에어로졸로 인한 기후 한랭화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보다는 대기 중으로 흩뿌려진 미세 파편들이 대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공룡 멸종의 결정적 원인이 소행성 충돌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지 이미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에 관련된 연구는 현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대멸종의 자세한 원인과 그럼에도 일부 동식물이 생존해 신생대를 개척한 이유를 조금씩 명확히 알아내고 있다.
  • ‘폭군 도마뱀’은 태어날 때부터 폭군…티라노사우루스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사냥했다 [다이노+]

    ‘폭군 도마뱀’은 태어날 때부터 폭군…티라노사우루스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사냥했다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는 폭군 도마뱀이라는 이름처럼 6600만 년 전 새를 제외한 공룡이 멸종하기 직전 지상 생태계를 지배한 최상위 포식자였다. 몸길이 최대 15m에 몸무게 10톤의 거대한 육식공룡이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턱으로 물어뜯으면 대형 초식공룡도 당해 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티라노사우루스라고 해도 새끼 때는 작을 수밖에 없었다. 공룡은 알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어미 공룡이 아무리 크더라도 알껍질은 호흡을 위해서 무한정 두껍게 만들 수 없다. 따라서 호흡을 위해 알껍질을 얇게 만들면서 크기를 키우면 쉽게 깨지기 때문에 타원형으로 길쭉하게 해도 알 크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거대한 용각류 초식공룡도, 지상의 왕 티라노사우루스도 갓 태어난 새끼는 수 kg에 불과한 작은 크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렇게 작고 약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 일부 수각류 공룡이 새끼를 돌봤다고 보고 있다. 어쩌면 티라노사우루스 역시 비슷한 전략을 취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미 티라노사우루스가 둥지를 지키고 어린 새끼에게 먹이를 가져다주면 생존 확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사냥하며 생존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배스 대학의 니콜라스 롱리치와 동료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새끼 화석을 분석해 티라노사우루스의 양육 방식에 대해 조사했다. 그런데 사실 티라노사우루스 새끼 화석은 성체 화석보다 훨씬 찾기 힘들다. 새끼 뼈는 작고 약해서 좀처럼 화석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및 발뼈를 확보해 고해상도 싱크로트론 X선 스캔을 통해 화석을 손상시키지 않고 중요한 정보를 얻어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 새끼는 2.5㎏ 이하의 집고양이 정도의 작은 크기였지만, 태어나자마자 어미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약한 존재는 아니었다. 화석 스캔 결과 연구팀은 뼈조직에서 기계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재형성 흔적이 발견했는데, 갓 태어난 아기 공룡들이 이미 걷고 뛰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많은 이빨이 마모된 것으로 보아 곤충처럼 잡기 쉬운 먹이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른 초기 포유류나 파충류 같은 척추동물을 사냥해 많은 고기를 얻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연구팀이 분석한 티라노사우루스 새끼 화석은 생후 1년 이내의 어린 개체로 몸무게 약 1.7㎏, 길이 약 75㎝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뼈 스캔에서 성장선이 발견되지 않는 점으로 봐서 한 살이 되지 않은 나이에 죽었고 어느 정도 이빨이 마모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봐서 생후 몇 달 정도 사냥한 끝에 죽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최소한 15~30개의 알을 낳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성체는 매우 크고 알은 3.7㎏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 번에 50개 또는 100개에 달하는 많은 알을 낳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 새끼 화석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새끼가 생후 1년 이내 사망했기 때문에 높은 손실률을 보충하기 위해 많은 알을 낳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연구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새끼 때부터 남다른 사냥꾼으로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우리 옛 속담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새끼도 사실 어미가 돌보지 않으면 생존율은 낮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새끼를 정성스럽게 돌보는 포유류와 조류가 대멸종에서 살아남았던 것도 어쩌면 이것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 “곤충학자들이 40년간 틀렸다”…곤충, 3배 많은 2000만 마리 [달콤한 사이언스]

    “곤충학자들이 40년간 틀렸다”…곤충, 3배 많은 2000만 마리 [달콤한 사이언스]

    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동물로 꼽힌다. 과학자들이 정식으로 이름을 붙이고 다른 사람이 식별할 수 있도록 한 곤충은 120만 종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전체 곤충 종 수를 600만 종으로 추정했으며 이 수치는 지난 40년 동안 표준으로 통용됐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무리의 실제 규모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두세 배 더 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놀라움을 안긴다. 미국, 캐나다, 대만, 코스타리카, 영국, 태국, 프랑스 7개국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 곤충 종(種)에 대해 새로 추정치를 계산한 결과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800만에서 1400만 종이 더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며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코네티컷대, 콜로라도대 자연사박물관, 코넬대,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자연사박물관, 렉싱턴 벌목 연구소, 켄터키대, 캐나다 겔프대, 국립 곤충 보관소, 대만 국립칭화대 통계연구소, 코스타리카 몬테베르데 연구소, 코스타리카공과대, 영국 플리머스대, 태국 쭐랄롱꼰대, 프랑스 소르본대 생물학자, 통계학자, 곤충학자 등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6월 3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코스타리카 북서부 ‘과나카스테 보전지역’(ACG)에서 수행된 집중 곤충 채집 데이터를 활용했다. ACG는 16만 9000㏊에 이르는 보호구역으로 해발 300m의 태평양 쪽 저지대 건조림부터 해발 1300m의 중간 고도 운무림을 거쳐 해발 575m의 카리브해 쪽 저지대 열대우림까지 약 100㎞에 걸쳐 다양한 기후대의 환경을 품고 있다. 연구팀은 우선 ACG에 5년 동안 설치한 15개의 말레이즈 트랩에서 잡은 163만 3855마리의 곤충 표본을 전부 DNA 바코딩했다. DNA 바코딩은 DNA의 짧은 염기서열을 분석해 고유한 종을 판별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핵심 말레이즈 트랩에서 5만 4000종에 가까운 곤충이 확보됐다. 최종 종합한 결과 1414종의 고치벌아과 벌이 확인됐다. 이어 통계 기법을 사용해 ACG에서 탐지된 고치벌아과 벌의 수와 잠재적으로 탐지되지 않은 벌 수 사이의 비율을 도출했다. 이 비율을 전체 곤충인 5만 4000종에 적용한 결과 ACG 내 서식하는 모든 곤충의 실제 추정 종수는 약 33만 3000종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곤충 종 수를 추정하기 위해 전 세계 수목 종의 추정치인 약 7만 3000종과 ACG 내 수목 종의 추정치인 1200~1500종 사이의 비율을 구했다. 또 포유류, 양서류, 산누에나방과에 대해서도 동일한 비율을 계산했다. 이 수목 비율을 ACG의 추정 곤충 수인 33만 3000종에 적용한 결과 전 세계 곤충 종 수의 범위를 최종적으로 1400만~2000만 종으로 추산했다. 최근 여러 보고서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전 세계 곤충이 급격히 폐사하는 ‘곤충 대멸종’ 상황에 직면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전 세계 곤충 수 추정치는 살아남은 곤충들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다. 연구를 이끈 멜리사 구즈만 미국 코넬대 곤충학 교수는 “존재 자체를 모르는 종은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곤충 종의 추정치가 알려진 것보다 두세 배로 늘어난다는 것은 지구 생물다양성의 규모와 풍부함, 보존을 위한 노력에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 포유류가 신생대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곰팡이 덕분? [다이노+]

    포유류가 신생대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곰팡이 덕분? [다이노+]

    6600만 년 전 지구에 충돌한 지름 10㎞ 소행성은 당시 살고 있던 대부분의 생명체에게 엄청난 재난이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바로 이런 때에 제 세상을 만난 듯 크게 번성한 생물도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바로 곰팡이 같은 균류다. 소행성 충돌로 인한 먼지와 재로 인해 햇빛은 차단되고 동식물의 사체는 널린 환경에서 버섯과 곰팡이는 빠르게 증식해 죽은 생물들을 분해했다. 당시 이들이 남긴 막대한 양의 포자는 대멸종 이후에 곰팡이 세상이 펼쳐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얼마 뒤 다시 햇빛이 지상에 도달하자 곰팡이는 줄어든 반면 힘든 시기를 지난 식물의 씨앗은 새로운 싹을 틔웠다. 그리고 새를 제외한 공룡이 사라진 빈 땅은 포유류 같은 새로운 동물의 차지가 됐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이 두 사건이 별개의 독립된 사건이 아니라 사실 밀접하게 연관된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의 로잔나 P. 베이커와 아르투로 카사데발 연구팀은 2005년 신생대 포유류의 성공이 곰팡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가설인 FIMS 가설(Fungal Infection Mammalian Selection Hypothesis)을 주장했다. 대멸종 직후 곰팡이 포자가 급증하면서 변온 동물인 양서류와 파충류는 엄청난 피해를 봤다. 곰팡이는 낮은 온도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들은 곰팡이 질병에 취약한 편이다. 반면 포유류나 조류의 경우 체온이 높아 상대적으로 곰팡이가 증식하기 힘들다. 현재도 포유류나 조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질환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해도 곰팡이 질병에는 강한 편이다. 따라서 대멸종 직후 환경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생존할 수 있었으며 이후 빠르게 번식해 비어 있던 신생대 초기 생태계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연구팀은 곰팡이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백악기 후기, 백악기-팔레오세(K/Pg) 경계, 그리고 팔레오세 초기의 지층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고대 균류 포자를 찾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섬세하거나 작은 포자를 제거할 수 있는 표준 처리 방법 대신 산성을 사용하지 않는 부드운 전처리 기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조사한 세 곳에서 모두 균류의 폭발적인 성장이 발견됐다. 곰팡이의 폭발적 증식과 대규모 포자의 공기 중 유출 현상이 특정 지역이 아닌 전 지구적 현상이었고 곰팡이 감염에 취약한 파충류나 양서류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밝혀진 점은 소행성 충돌 직후만이 아니라 약 3만 년에서 1만 년 전에 이미 균류 대번식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것이 인도의 데칸 트랩 대규모 화산 폭발로 인한 기후 냉각기가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공룡과 다른 중생대 생물들이 소행성 충돌 이전에 이미 기후 변화로 상당한 피해를 입어 멸종에 더 취약해졌다는 기존의 일부 멸종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다. 아무튼 연구팀의 가설이 옳다면 우리의 성공은 부분적으로 음식을 상하게 하고 가끔 사람에게 질병도 일으키는 곰팡이 덕분이다. 다만 곰팡이는 포유류를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 생태계의 분해자로 죽은 생물의 사체를 분해해 다시 순환시켰을 뿐이다. 사실 포유류의 성공보다 자연의 분해자가 지구 생태계에서 곰팡이의 더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 타조 닮은 악어 친척?…중생대 ‘괴물 악어’ 발견 [사이언스 브런치]

    타조 닮은 악어 친척?…중생대 ‘괴물 악어’ 발견 [사이언스 브런치]

    트라이아스기는 중생대 첫 번째 시대로 약 2억 5190만 년 전부터 2억 130만 년 전까지 시기이다. 고생대 마지막인 페름기 말에 발생한 지구 역사상 최악의 대멸종 이후 생태계가 서서히 복원되면서 현대적 형태의 동물과 식물들이 등장하던 때다. 지금은 멸종했거나 널리 알려진 현생 동물들의 생활 방식을 연상시키는 형태들이 등장했지만 그 계통은 다른 방향으로 뻗어갔다. 미국 뉴욕 스토니브룩대 의대, 로스앤젤레스(LA) 자연사박물관 공룡연구소, 뉴멕시코 고스트 랜치 발굴 지원 교육·수련센터 공동 연구팀은 현재 타조와 유사한 외관을 가진 백악기 이족보행 공룡 무리인 오르니토미모사우루스 류(類)와 흡사한 ‘라브루하수쿠스 엑스펙타투스’(Labrujasuchus expectatus)를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척추 고생물학 저널’ 5월 26일 자에 실렸다. 트라이아스기에는 현생 동물의 조상들이 다수 등장했지만 예상 밖의 존재들이 많았다. 나중에 익룡으로 진화하는 이족보행 공룡의 사촌들인 라거페티드류(lagerpetids), 한쪽 손은 나무늘보 손처럼 긴 발톱이 달리고 꼬리에도 작은 발톱이 달린 기묘한 나무위 동물인 드레파노사우루스(Drepanosaurus), 물 속에서 살면서 표피가 작은 갑옷처럼 단단한 반클리베아(Vancleavea) 등이 대표적이다. 뉴멕시코 고스트 랜치에서 발굴된 일명 ‘마녀 악어’라고 불리는 라브루하수쿠스는 악어로 이어지는 계통의 지배파충류(archosaurs)로 불리는 종에서 뻗어 나온 동물이다. 지배파충류는 그리스어로 ‘지배하는 파충류’라는 뜻으로 계통발생학적으로 현생 조류와 악어류와 가장 가까운 공통 조상이며 중생대 지구를 지배했던 모든 멸종 공룡과 익룡의 조상이기도 하다. 현재 악어는 네 다리로 걷고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지만 라브루하수쿠스는 두 발로 걷고 팔은 작아 수각류 공룡과 비슷한 체형을 갖고 있었으며 입에는 이빨 대신 부리가 달려 있어 현생 악어를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라브루하수쿠스는 수각류 공룡과 유사한 체형의 고대 악어 친척 무리인 슈보사우루스류의 새로운 종으로 분류됐다. 연구를 이끈 앨런 터너 스토니브룩대 의대 교수(해부학)는 “이번에 발견된 라브루하수쿠스는 이 지역에서 앞서 발견된 슈보사우루스 사이의 공백을 채우는 진화적 연결고리”라고 밝혔다.
  • 내가 변한 게 없다고? 실러캔스 진화를 보여준 잃어버린 고리 찾았다 [다이노+]

    내가 변한 게 없다고? 실러캔스 진화를 보여준 잃어버린 고리 찾았다 [다이노+]

    실러캔스는 고생대 데본기 무렵인 3억 7500만년 전 등장해 공룡보다 먼저 7500만년 정도 사라진 고대 어류로 생각됐다. 이들은 단단한 뼈가 있는 물고기 가운데 육기어류에 속하는데, 팔다리 같은 지느러미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육기어류는 현생 사지동물의 조상으로 그 후손들은 육지에서 크게 번성했으나 바다에서 물고기 형태를 유지한 사촌인 실러캔스는 결국 멸종해 사라졌다. 사지류의 후손들이 다시 바다로 돌아와 고래나 물개 같은 다양한 해양 동물이 된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1938년 남아프리카 근해에서 살아있는 실러캔스가 잡히면서 아쉬움은 놀라움으로 바뀌게 된다. 이후 과학자들은 서인도양실러캔스와 인도네시아실러캔스 두 종의 실러캔스가 깊은 바닷속에서 인간의 눈을 피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동시에 이들의 독특한 생태와 적응 능력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아직 실러캔스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남아 있다. 실러캔스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몇 억 년 동안 변화가 없는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것이다. 실러캔스는 3억 6000만년 전 표본이나 현생종이나 형태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해서 이런 명칭이 생겼지만, 사실 내부 구조나 생태학적 지위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예를 들어 실러캔스는 과거 얕은 물을 포함해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살았는데, 언젠가부터 심해 환경에 적응한 생물이 됐다. 하지만 왜 그렇게 됐는지를 알려줄 화석은 최근까지 발견되지 않아 실러캔스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로 남아 있었다. 포츠머스 대학의 대학원생이었던 잭 노턴과 지도 교수인 새뮤얼 쿠퍼는 150년 동안 런던 자연사 박물관 창고에 잠자고 있던 미스터리 물고기 화석이 바로 이 공백을 메꿔줄 실러캔스 화석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화석의 정체를 알기 위해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그 내부 구조를 정확히 확인했다. 그 결과 백악기 중기(약 1억 1000만 년 전~1억 년 전)의 실러캔스 화석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화석에 ‘마크로포마 곰베사’(Macropoma gombessae)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마다가스카르 공동체와 코모로 제도의 어부들이 살아있는 실러캔스를 부르던 전통적인 이름인 “곰베사(Gombessa)”에서 유래했다. “먹을 수 없는 물고기” 또는 “가치 없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과학적 중요성이 알려지기 전까지 이 화석과 실러캔스의 지위를 상징한다. 이번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실러캔스가 현재처럼 심해형 물고기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크로포마는 원시적인 실러캔스와 현대 실러캔스 사이의 신체 구조적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특히 두개골 구조와 지느러미의 위치가 현대 실러캔스(Latimeria)와 매우 비슷해져 심해 생활에 적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개골 구조만큼 중요한 변화는 바로 폐의 퇴화다. 고생대와 중생대 초 실러캔스는 얕은 바다나 담수에 살며 공기 호흡을 돕는 ‘기능적인 폐’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이 폐어나 혹은 현재 사지동물의 친척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특징이다. 하지만 심해 생활에 적응하면서 폐가 퇴화하고 그 자리에 지방이 가득 찬 기관이 발달했다. 심해의 높은 수압 환경에서는 공기가 든 폐보다 지방을 이용한 부력 조절이 훨씬 효율적이다. 따라서 백악기 중기 이후 실러캔스류가 얕은 바다를 떠나 심해 생활에 적응하면서 폐가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백악기 중반 실러캔스가 심해 생활에 적응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모사사우루스 같은 새로운 포식자의 압력이나 민첩하고 빠른 조기어류(현생 어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고기)와의 경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심해 환경에 적응한 것은 실러캔스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변화가 적은 심해 환경에 적응한 덕분에 6600만 년 전 대멸종에서 무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멸종 시기 갑자기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먹이가 줄어든 것은 본래 그런 환경에서 살았던 실러캔스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인간이 찾기 힘든 어려운 깊은 바다에 살다 보니 멸종되었다는 오해를 받았을 뿐이다. 멸종했다는 오해를 푼 후에도 실러캔스는 수억 년간 거의 변하지 않는 생물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렇게 환경에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적응한 탓에 오히려 멸종을 피한 경우에 속한다. 이번 연구는 실러캔스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라도 풀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700년 전 단테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근대에 밝혀진 충돌물리학 정수를

    700년 전 단테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근대에 밝혀진 충돌물리학 정수를

    ‘사탄 추락·소행성 충돌’ 유사성 높아지옥 아홉개 원은 다중고리 충돌 분지종단 속도·지각 변화 등 묘사 정확해단테, 서구의 패러다임 전환에 기여아리스토텔레스 천체불변론에 도전천체를 물리적 변화 주체로 인식시켜 단테가 쓴 ‘신곡’ 지옥편에서는 역피라미드 구조의 9개 층으로 이뤄진 지옥이 등장한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죄가 무겁고 형벌이 가혹해지는데 맨 밑바닥 제9지옥은 배신자들이 갇혀 있고 중심에는 사탄으로 불리는 타락천사 루키페르(루시퍼)가 있다. 신곡 속 이런 지옥의 구조가 충돌 물리학적 사고 실험의 결과라는 흥미로운 해석이 나왔다. 미국 마셜대 연구팀은 신곡 지옥편이 근대 운석학이 탄생하기 약 500년 전에 이미 행성 충돌 모델을 시로 구현한 일종의 충돌 물리학 사고 실험이었다고 13일 밝혔다. 충돌 물리학은 두 물체가 고속으로 충돌할 때 발생하는 힘과 에너지, 변형, 파괴 현상을 다루는 연구 분야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3~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 지구과학 협회(EGU) 2026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신곡 지옥편 제34곡 121~126행에서 지옥의 안내자인 고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에게 사탄이 하늘에서 떨어질 때 지구의 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한다. 사탄은 하늘에서 떨어질 때 남반구 쪽으로 추락했는데 남반구에 있던 육지들이 사탄과 충돌을 두려워 해 바다 밑으로 몸을 숨기고 북반구 쪽으로 몰려가 현재 대륙이 형성됐다. 또 사탄이 지구 중심으로 박혀 들어갈 때 흙들은 사탄을 피해 남반구 쪽으로 솟구쳐 올라오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산이 연옥의 산이라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충돌 물리학과 운석학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사탄은 타원형의 소행성급 고속 충돌체로 성간 천체 ‘오무아무아’를 연상시키며 작품 속 사탄의 추락이라는 사건의 규모는 중생대 백악기 공룡 대멸종을 부른 칙술루브(K-Pg) 충돌에 버금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시 말해, 사탄의 충돌은 전 지구적 대멸종 사건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60t의 질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지구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나미비아 그루트폰테인에서 발견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운석 ‘호바 운석’처럼 신곡 속 사탄도 기화되지 않은 물리적 충돌체로 지구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곡에서 묘사한 지옥의 아홉 개 원은 달과 금성을 비롯한 태양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다중 고리 충돌 분지의 동심원적, 계단식 지형을 놀랄 만큼 정확하게 보여준다. 다중 고리 충돌 분지는 운석 충돌로 만들어진 충돌구 중 가장 거대한 규모로 중심 충돌점 주위에 세 개 이상의 동심원 형태의 산맥이나 단층이 둘러싸고 있는 지형이다. 지옥편 속 사탄의 추락에 대한 묘사는 거대한 천체가 지구 핵심부에 최대 압축으로 도달하기 위한 종단 속도와 지각 관통의 물리학을 단테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를 주도한 티머시 버버리 교수(지질신화학)는 “단테는 사실상 운석의 지질학적 실재를 발견하고 천체를 완전하고 불변하는 것으로 여겼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도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작품 속 사탄의 추락은 단순한 시각적 환상이나 영적 알레고리가 아닌 엄청난 물리적 파괴를 동반하는 실제 고속 충돌로 묘사함으로써 단테는 서구의 패러다임이 천체를 변화의 물리적 행위자로 인식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 공룡 멸종시킨 소행성에도 식물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밀 [달콤한 사이언스]

    공룡 멸종시킨 소행성에도 식물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밀 [달콤한 사이언스]

    지구가 탄생한 후 지금까지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그중 가장 최근에 발생한 다섯 번째 대멸종은 중생대 말 백악기에 발생한 공룡 대멸종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백악기 말 대멸종 사건의 직접 원인은 현재 멕시코 유카탄 반도 북부 해안 지역인 칙술루브에 떨어진 소행성 때문이다. 소행성 충돌로 기후 변화, 대화재 등 각종 재앙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지구 전체 종의 76%가 사라졌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앞선 네 번의 대멸종에서도 그렇고 마지막 멸종에서도 식물들은 살아남은 것들이 많았다. 이유가 뭘까. 벨기에 겐트대 식물 생명공학 및 생물정보학과, 생물학과, 생명과학연구소(VIB) 식물 시스템 생물학 연구센터, 자연·산림 연구소(INBO),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토리아대 생화학·유전학·미생물학과, 중국 난징 농업대 원예학부 공동 연구팀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유전체의 우연한 중복이 꽃피는 식물인 ‘현화식물’ 상당수가 극단적 환경 격변에서도 살아남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5월 8일 자에 실렸다. 많은 생물은 부모 각각으로부터 물려받은 두 쌍의 염색체를 갖는다. 그러나 현화식물의 많은 종은 무작위적인 전장유전체 중복 때문에 추가적인 염색체 세트를 갖는 경우가 있다. 바나나 대부분은 염색체 세트가 3쌍이고 밀은 최대 6쌍을 갖기도 한다. 이렇듯 전장유전체 중복은 식물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유전체가 커지면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고 유해한 돌연변이가 생길 위험성이 높아지며 생식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야생에서 중복된 유전체가 세대를 거쳐 유지되거나 전달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유전체 중복은 유전적 변이를 늘리고 유전자가 새로운 기능으로 진화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고온, 건조한 식물 스트레스 환경을 더 잘 견디게 해주기도 한다. 연구팀은 현화식물 470종의 유전체를 분석해 데이터 세트를 구축했다. 이어 과거 전장유전체 중복이 일어났다는 표지가 되는 유전자 블록을 분석한 뒤 식물 화석 44점의 자료와 대조해 중복 사건 발생 시점을 추정했다. 그 결과 시간이 흘러도 유지되는 유전자들은 주요 환경 격변기에 발생한 전장유전체 중복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6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로 촉발된 대멸종, 생태계가 붕괴된 여러 차례의 지구 한랭기, 약 5600만 년 전 급격한 지구 온난화가 나타난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난기가 포함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극한 환경 조건에서는 배수체 식물이 우위를 점했을 수 있으며 더 크고 복잡한 유전체를 유지하는 것처럼 평소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특성이 오히려 유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이브 반 더 피어 벨기에 겐트대 교수는 “안정적 환경에서 전장유전체의 중복은 진화의 막다른 골목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대멸종과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는 예상치 못한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이번 연구는 보여줬다”고 밝혔다. 반 더 피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배수성이 흔하게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년에 걸쳐 식물 유전체에 실제로 남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한 이유를 보여준다”며 “오늘날 식물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단서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세종로의 아침] 인류를 구원할 ‘망설임’과 ‘무가치함’

    [세종로의 아침] 인류를 구원할 ‘망설임’과 ‘무가치함’

    믿거나 말거나지만 남자가 나이 들었음을 보여 주는 행동학적 지표 중 하나가 ‘드라마 보기’다. 그런 때가 있었나 가물가물할 정도지만 파릇파릇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실제로 책 읽는 시간만큼 TV 보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각설하고 최근 본 TV 프로그램 중에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몇 개의 장면이 있다. 하나는 많은 사람이 인생 드라마로 꼽는 ‘나의 아저씨’, “날 추앙해요”라는 대사로 유명한 ‘나의 해방일지’를 쓴 박해영 작가의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다. 주인공은 20년째 입봉을 못 하고 독설만 남은 감독 지망생 황동만이다. 드라마 중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황동만은 “안 되는 것 붙들고 바둥거리지 말고 그만해라”라고 충고하는 영화사 대표에게 “기대해라, 더 어마어마하게 무가치해질 거고 더 쓰잘데기 없어질 거고… 난 내 무가치함의 끝에서 빛나는 진실을 건져 올릴 거야”라고 대꾸한다. 쓸모없음에서 가치를 끌어낸다는 말이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일까. 다른 하나는 소설가 김애란의 첫 TV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손석희의 질문들’이라는 대담 프로그램이다. 손석희는 김 작가에게 “인간과 인공지능(AI)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 작가는 “망설임”이라며 “누군가의 고민이나 아픔을 들을 때 말을 삼키거나 주저하면서 짐작하고 헤아리는 찰나가 있다. 그리고 그 주저엔 어떤 배려나 품위가 있다. 유려하고 빠른 AI의 조언보다 인간의 투박한 침묵이 더 위로가 된 적이 있었다. 인간의 결함과 한계처럼 보이는 게 우리의 미덕이고 개성일 수 있다”고 답했다. 소셜미디어나 언론에 넘쳐나는 자칭 AI 전문가들의 하나 마나 한 언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통찰이다. 최적값을 빠르고 정확하게 내놔야 하는 AI에게 망설임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지연 오류’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망설임은 단순한 사고의 지체가 아니다. 인간은 AI와 달리 특정 임무나 과제의 목적이 옳은지, 선택이 공동체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망설임’이라는 생각의 필터를 거친다. 많은 뇌과학 연구들도 인간의 망설임은 가치 판단과 감정의 복잡한 시뮬레이션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망설임이란 잠깐의 멈춤 시간들 덕분에 인류는 아직까지 대멸종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은 AI 등장 이전부터 삶의 많은 부분에서 효율과 속도를 강조하며 ‘가치 있음’ 또는 ‘쓸모 있음’을 요구했다. 우리 사회는 AI처럼 가치 없는 정보나 행동은 일 처리를 늦추기만 하는 장애물로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해 온 것은 아무런 이득이 없어 보이는 호기심에 밤새우는 열정과 당장의 생존이나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예술 활동 덕분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학기술도 그렇다. 당장 어디에 쓰일지 모르는 기초과학은 경제적 논리로만 따지면 무가치하고 쓸모없어 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나 지난 한국 정부처럼 장기적 안목이 없는 이들은 담합이니 뭐니 하는 핑계로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는 데도 과감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인류 문명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니 가능한 일이다. R&D에서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인간과 AI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AI나 기계에서 실패는 반드시 수정되고 제거돼야 할 오류일 뿐이지만 인간 과학자에게 실패는 새로운 단계로 뛰어오르기 위한 발판이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AI가 인간을 넘어서는 ‘특이점’ 도래를 예측하고, 대중은 ‘터미네이터’ 같은 SF 속 종말론적 상황이 닥칠 것을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정작 걱정해야 할 상황은 인간이 망설임을 멈추고 쓸모없음의 가치를 비하하며 실패를 부끄러워하는 기계적 완벽주의에 빠져드는 것 아닐까. AI가 완벽해질수록 망설임과 무쓸모라는 인간적 약점이 더 돋보이고 인류를 더 멀리 이끌 것이다. 과학기술의 끝에는 무감정의 기계가 아닌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생물 96% 사라진 ‘3차 대멸종’ 시대… 파인애플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생물 96% 사라진 ‘3차 대멸종’ 시대… 파인애플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석송류의 특별한 ‘CAM 광합성’3차 대멸종 전후 평균기온 40도밤에 CO₂를 유기산 형태로 저장낮에 기공 닫고 CO₂활용 광합성수분 손실 획기적으로 줄여 생존 지구 탄생 이후 지금까지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1차 고생대 오르도비스기 대멸종, 2차는 고생대 데본기 후기 대멸종, 3차는 페름기 대멸종, 4차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대멸종, 5차 백악기 대멸종이다. 많은 사람이 대멸종하면 떠올리는 것은 소행성 충돌로 공룡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5차 대멸종이다. 그러나 최악의 대멸종은 전체 생물종의 최대 96%가 사라진 3차였다. 사상 최악의 대멸종에도 분명히 살아남은 생물종이 있다. 그 비결은 뭘까. 영국 리즈대, 버밍엄대, 브리스톨대, 노팅엄대, 중국 지질대, 티베트고원 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 데이비스) 공동 연구팀은 2억 5200만 년 전 발생한 제3차 대멸종에 살아남은 식물을 분석해 본 결과 특수한 광합성 방식 덕분이라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진화학’ 4월 21일 자에 실렸다. 3차 대멸종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대규모 화산 폭발이었다. 현재의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화산활동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급격하게 끌어올렸고 지구 온난화, 해양 산소 고갈과 산성화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웬만한 생물들은 살 수 없는 환경이 됐다.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대형종들은 소멸하고 단순한 식물 군락이 살아남아 빈자리를 채웠다. 대표적인 것이 석송류다. 소형 원시 식물인 석송류는 대멸종 직후의 중생대의 초기 트라이아스기(2억 5100만~2억 4600만 년 전) 생태계를 지배했다. 연구팀은 중국 남서부에서 발굴한 석송류 화석 285점과 이전 연구들에 활용된 화석 200점의 형태와 탄소동위원소 신호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고대 식물들은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다른 식물 화석에 비해 탄소-13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크라슐라산 대사’라고 불리는 CAM 광합성이 활성화될 때 나타나는 특징이다. 일반적인 식물은 낮 동안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분도 증산되기 때문에 극한의 고온·건조 환경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그러나 CAM 광합성 식물은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유기산 형태로 저장한 다음 낮에는 기공을 닫고 저장해 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광합성을 진행한다. 그 덕분에 수분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광합성 효율은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인장, 파인애플, 돌나물과 식물 등이 대표적인 CAM 식물이다. 연구팀은 3차 대멸종 전후 기후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당시 일(日) 최고기온은 1년 내내 평균 40도를 넘었으며, 일부 지역은 65도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CAM 광합성 능력이 없는 식물은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단순히 고생물학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급증과 그에 따른 온난화라는 조건이 3차 대멸종 당시와 현재가 놀랍도록 닮아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젠 슈 영국 리즈대 교수(고식물학)는 “CAM 광합성이 극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진화해 온 ‘생존 전략’이라는 점은 미래의 기후 시나리오에서 어떤 식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예측할 때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식에 대한 투자가 생존 비결…가장 오래된 포유류 알 화석 발견 [다이노+]

    자식에 대한 투자가 생존 비결…가장 오래된 포유류 알 화석 발견 [다이노+]

    포유류의 특징은 글자 그대로 젖을 먹인다는 것이다. 털이 있고 온혈성이며 대부분 알이 아닌 새끼를 출산한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하지만 포유류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유대류와 태반 포유류가 등장하기 전 수억 년 전 포유류의 초기 조상들은 모두 알을 낳았다. 젖을 먹인 것 역시 화석으로 남기 어려워 정확한 시기를 알기 힘드나 처음부터 등장한 특징은 아니었을 것이다. 포유류 진화의 의문을 풀기 위해 과학자들은 초기 포유류의 알 화석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국제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2억 5000만 년 전 알 화석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교 진화 연구소의 줄리앙 베누아 교수와 제니퍼 보타 교수, 프랑스 유럽 싱크로트론 연구소(ESRF)의 빈센트 페르난데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008년 보타 교수가 발견한 알 화석을 첨단 기술로 조사했다. 이 알 화석은 2억 5000만 년 전 것으로 당시 육지를 지배했던 동물인 리스트로사우루스(Lystrosaurus)의 알 화석이다. 리스트로사우루스는 포유류의 오랜 조상인 단궁류의 일종으로 페름기 말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후 중생대 첫 번째 시기인 트라이아스기 초기 생태계를 지배했던 동물이다. 대멸종으로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한 시기에 살아남아 번성한 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알 화석 내부에는 웅크린 리스트로사우루스의 온전한 배아가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당시에는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들여다볼 방법이 없어 최근까지 자세히 연구되지 못했다. 하지만 유럽 싱크로트론 연구소의 강력한 싱크로트론 X선 CT 스캔 기술 덕분에 연구팀은 화석을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자세히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리스트로사우루스는 몸집에 비해 상당히 큰 알을 낳았으며, 알 안에는 상당히 발달한 상태의 배아가 들어 있었다. 알이 큰 만큼 저장된 영양분이 많아 많이 자란 상태에서 부화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다. 알의 숫자는 줄지만 대신 하나에 많은 투자를 해서 생존 확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러한 번식 전략은 페름기 말 대멸종 직후의 극한 환경에서 큰 생존 이점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구는 건조하고 척박한 사막 같은 환경이었는데, 큰 알은 건조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고 부화한 새끼도 어느 정도 성장한 상태로 세상에 나와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페름기 말 대멸종에서 많은 생물이 멸종했는데, 리스트로사우루스가 살아남아 생태계를 장악한 이유는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중 하나다. 하지만 자주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는 새끼를 잘 보살피고 어느 정도 클 때까지 키우는 포유류의 특징이다. 자식에 많은 투자를 하는 포유류의 전략이 두 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비결이었을지 모른다.
  • 모든 것을 파괴하는 소행성? 사실은 생명체 탄생 도왔다 [지구를 보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소행성? 사실은 생명체 탄생 도왔다 [지구를 보다]

    6600만 년 전 거대 소행성 혹은 혜성 충돌은 공룡 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수많은 중생대 생물이 멸종한 후 살아남은 소수의 포유류는 급격히 진화해 새로운 시대인 신생대를 열었다. 이런 유명한 소행성 충돌 사례 때문에 거대 소행성 충돌은 대멸종과 연결해 생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 초기에 생명 탄생에 소행성과 혜성 충돌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지구 생명체에 필요한 각종 유기물과 물을 공급하는 주된 경로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럿거스 대학의 셰아 친퀘마니(Shea M. Cinquemani)와 동료들은 이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거대 소행성 충돌이 지구 생명체 탄생을 도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바로 열수분출공이다. 해저 깊은 곳에서 발견되는 열수분출공(hydrothermal vent)은 뜨거운 물과 광물이 분출되는 극한 환경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화산활동으로 가열된 물이 지각 틈을 통해 솟아오르며 다양한 광물을 공급하고, 이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미생물들이 독립적인 생태계를 구축한다. 햇빛이 전혀 닿지 않는 이곳에서는 광합성이 아닌 화학합성(chemosynthesis)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열수분출공은 오랫동안 생명 기원의 유력한 후보 환경으로 주목받아 왔다. 초기 지구에서 태양빛이 아닌 화학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생명 탄생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가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얼음 아래 바다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도 유사한 환경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외계 생명 탐사의 핵심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초기 지구에서 빈번하게 일어난 소행성 충돌이 이러한 열수 시스템을 생성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다만 이 시기 충돌 크레이터는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연구팀은 지구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충돌 구조 세 곳을 분석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멕시코 유카탄반도 아래에 위치한 칙술루브 크레이터로, 약 6600만 년 전 형성된 이 구조는 공룡 대멸종과 관련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충돌 이후 해당 지역에는 상당 기간 지속된 열수 시스템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캐나다 북극의 호턴 충돌 구조(약 2300만~3900만 년 전 형성으로 추정)와 인도의 로나르 호수(약 5만 년 전 형성)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특히 로나르 호수는 현재까지 물이 남아 있어 충돌 이후 열수 시스템의 진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연 실험실로 평가된다. 사실 현재 지구에 있는 열수분출공은 일반적으로 해저 판 경계, 특히 중앙 해령에서 활발히 형성되지만, 판 구조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 지구에서는 다른 메커니즘이 필요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지구 역사 초기에 활발했던 대형 소행성 충돌이 그 역할을 대신했을 수 있다. 큰 소행성 충돌이 발생하면 지각에 깊은 균열이 생기고, 이 틈을 통해 바닷물이나 지하수가 침투한다. 동시에 충돌로 인해 생성된 막대한 열이 지하에 남아 물을 가열하고, 다시 상승시키면서 충돌 유도 열수 순환(impact-generated hydrothermal system)을 형성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시스템은 수만 년에서 길게는 수백만 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것이 초기 생명체 탄생에 매우 중요한 조건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약 40억 년 전 전후의 ‘대폭격기(Late Heavy Bombardment)’ 시기에는 소행성 충돌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그 결과 지구 곳곳에 수많은 열수 환경이 동시에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지구 전역에 걸쳐 다수의 독립적인 ‘생명 실험실’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설에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열수 환경이 분자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열수분출공을 생명 기원의 장소로 보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지구뿐 아니라, 초기 태양계에서 잦은 충돌을 겪었던 다른 행성과 위성에서도 생명 탄생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탄소 탕진한 인류…종말을 향한 폭주

    탄소 탕진한 인류…종말을 향한 폭주

    3억년간 땅속 저장된 이산화탄소인간이 불과 200년 만에 태워버려인류 문명, 이미 환경적 ‘파산선고’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3월 23일 ‘2025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측정한 연평균 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423.9ppm으로 산업화 이전인 1750년과 비교해 152%에 이르렀다. WMO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만 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은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책 제목은 ‘탄소를 쓰는 인간’ 정도로 해석된다. 3억 6000만 년 전 고생대 석탄기 때 식물들이 광합성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땅속에 묻었다. 석탄과 석유는 자연이 수백만 년에 걸쳐 공들여 만든 이산화탄소 저장소다. 그런데 인간은 불과 200년 만에 그것들을 다시 꺼내 태움으로써 대기 중에 방출해버렸다. 그러니 탄소 인간으로 불릴 수밖에. 저자인 신익수 숭실대 화학과 교수는 “2024년 5월 426.9ppm이라는 숫자를 목도했을 때, 30년간 내가 배워 온 학문이 현실 세계에 내리는 파산 선고를 들었다”고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인류 문명이 마주한 현실, ‘이미 받아든 파산선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화학자의 시선으로 냉정하게 설명한다. 그동안 과학기술은 인류가 맞닥뜨린 수많은 문제를 해결했다. 그렇지만 기후변화를 촉발시킨 지구 온난화 문제만은 쉽지 않다고 신 교수는 단언한다.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 믿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자기기만에 불과하다.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가 말한 ‘제번스의 역설’에서 지적했듯, 기술 발전으로 자원 사용 효율성이 높아지면 사용 비용이 낮아지면서 자원의 총 소비량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다. 인공지능(AI) 성능과 연산 효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면서, 역설적으로 전력 소비가 폭증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전기차가 마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훌륭한 선택같지만,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차선책이며 과도기적 도구일 뿐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분명하다. “지구에 외계인이 침략하면 모두 힘을 합쳐 대항해야 하는 것”처럼 지구와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는 온실가스라는 거대한 적에 대해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 원자력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필요하고, 재생에너지는 불안정하지만 확대해야 하며, 액화천연가스(LNG)는 불완전하지만 당분간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신 교수는 이런 전략에 대해 “이것은 애국심의 문제가 아니라 산수의 문제이고,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 법칙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이어 과학자로서 인류 앞에는 의도적으로 경제 규모를 축소하고 불편을 감수하며 질서 있게 후퇴하는 ‘통제된 붕괴’와 끝까지 성장을 고집하다가 기후 파국으로 끝내 문명이 붕괴하는 ‘혼돈의 붕괴’라는 두 가지 ‘붕괴’ 선택지만 남아있다고 선언한다. 인간은 스스로를 ‘지혜로운 자’(호모사피엔스)라고 이름을 붙이며 까불다가 결국 6번째 대멸종의 문 앞에 서게 됐으니, 씁쓸한 일이다.
  • 사실은 공룡과 함께 멸종 안 했다? 미스터리 암모나이트 화석 발견

    사실은 공룡과 함께 멸종 안 했다? 미스터리 암모나이트 화석 발견

    백악기 말 지구를 강타한 지름 10㎞의 소행성은 지구 생명체 대부분에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새를 제외한 공룡과 익룡, 암모나이트 등 중생대를 대표하던 생물종들은 후손 없이 멸종했다. 그리고 사실 살아남은 포유류와 조류 역시 생각보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래도 간신히 살아남은 소수의 생존자들은 대멸종 이후 비어 있는 생태계를 차지하면서 신생대의 주인공이 됐다. 과학자들은 지상에서 공룡은 사라지고 포유류는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공룡보다 작지만 개체 수가 많고 일부는 땅속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특징 덕분에 소행성 충돌에서 훨씬 잘 버틸 수 있었다는 가설 등이 유력하게 제시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미스터리는 바다에서 왜 그 많던 암모나이트가 다 사라졌는지이다. 암모나이트의 단단한 껍질은 소행성 충돌 당시 생긴 거대 쓰나미와 지진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데 더 유리해 보인다. 더구나 공룡과 달리 먹이 사슬에서 주로 중간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개체 수도 무척 많았고 상대적으로 생존에 많은 먹이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개체 수가 훨씬 적었을 상어도 살아남았고 신체 구조가 비슷한 앵무조개도 살아남았는데, 암모나이트만 멸종한 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암모나이트 멸종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과학자들은 대멸종 당시 모두 멸종한 건 아닐 수 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14일 학계에 따르면 폴란드 과학 학술원의 마신 마찰스키 교수 연구팀은 유네스코 헤리티지 가운데 하나인 덴마크의 스테븐스 클린트(Stevns Klint)의 절벽에서 신생대 초기로 보이는 암모나이트 화석을 발견했다. 이 화석은 백악기 말 지층과 아주 가까이 붙어 있어서 대략 6만 8000년 정도 차이였지만, 아무튼 신생대 지층 사이에 끼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발견들이 바로 과학계의 인정을 받는 건 아니다. 이렇게 멸종된 생물이 가끔 더 최근 지층에서 발견되는 경우 본래 화석이 있던 지층이 침식에 의해 깎여 나가면서 화석이 노출된 후 다시 퇴적층이 쌓이는 경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그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같이 발굴한 지층에서 미세 화석들을 확인했다. 그 결과 신생대 해면의 골편(sponge spicules)은 다수 발견되는 반면 중생대 지층에 흔한 태형동물(bryozoans)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이 암모나이트 화석이 실제로 신생대에 묻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 물론 이 연구 내용 역시 상당한 검증이 불가피하다. 이런 식으로 멸종 동물이 나중에도 살았다는 것이 입증되는 경우도 있긴 하나 대개는 뭔가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만약 이 연구가 진짜라면 이곳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암모나이트 화석이 종종 신생대 초기 지층에서 나오게 될 것이다. 실러캔스처럼 신생대 지층에서 화석이 발굴되지 않아 멸종된 줄 알았던 생물도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되는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0%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 결과를 기대해 본다.
  • 사실은 공룡과 함께 멸종 안 했다? 미스터리 암모나이트 화석 발견 [다이노+]

    사실은 공룡과 함께 멸종 안 했다? 미스터리 암모나이트 화석 발견 [다이노+]

    백악기 말 지구를 강타한 지름 10㎞의 소행성은 지구 생명체 대부분에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새를 제외한 공룡과 익룡, 암모나이트 등 중생대를 대표하던 생물종들은 후손 없이 멸종했다. 그리고 사실 살아남은 포유류와 조류 역시 생각보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래도 간신히 살아남은 소수의 생존자들은 대멸종 이후 비어 있는 생태계를 차지하면서 신생대의 주인공이 됐다. 과학자들은 지상에서 공룡은 사라지고 포유류는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공룡보다 작지만 개체 수가 많고 일부는 땅속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특징 덕분에 소행성 충돌에서 훨씬 잘 버틸 수 있었다는 가설 등이 유력하게 제시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미스터리는 바다에서 왜 그 많던 암모나이트가 다 사라졌는지이다. 암모나이트의 단단한 껍질은 소행성 충돌 당시 생긴 거대 쓰나미와 지진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데 더 유리해 보인다. 더구나 공룡과 달리 먹이 사슬에서 주로 중간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개체 수도 무척 많았고 상대적으로 생존에 많은 먹이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개체 수가 훨씬 적었을 상어도 살아남았고 신체 구조가 비슷한 앵무조개도 살아남았는데, 암모나이트만 멸종한 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암모나이트 멸종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과학자들은 대멸종 당시 모두 멸종한 건 아닐 수 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14일 학계에 따르면 폴란드 과학 학술원의 마신 마찰스키 교수 연구팀은 유네스코 헤리티지 가운데 하나인 덴마크의 스테븐스 클린트(Stevns Klint)의 절벽에서 신생대 초기로 보이는 암모나이트 화석을 발견했다. 이 화석은 백악기 말 지층과 아주 가까이 붙어 있어서 대략 6만 8000년 정도 차이였지만, 아무튼 신생대 지층 사이에 끼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발견들이 바로 과학계의 인정을 받는 건 아니다. 이렇게 멸종된 생물이 가끔 더 최근 지층에서 발견되는 경우 본래 화석이 있던 지층이 침식에 의해 깎여 나가면서 화석이 노출된 후 다시 퇴적층이 쌓이는 경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그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같이 발굴한 지층에서 미세 화석들을 확인했다. 그 결과 신생대 해면의 골편(sponge spicules)은 다수 발견되는 반면 중생대 지층에 흔한 태형동물(bryozoans)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이 암모나이트 화석이 실제로 신생대에 묻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 물론 이 연구 내용 역시 상당한 검증이 불가피하다. 이런 식으로 멸종 동물이 나중에도 살았다는 것이 입증되는 경우도 있긴 하나 대개는 뭔가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만약 이 연구가 진짜라면 이곳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암모나이트 화석이 종종 신생대 초기 지층에서 나오게 될 것이다. 실러캔스처럼 신생대 지층에서 화석이 발굴되지 않아 멸종된 줄 알았던 생물도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되는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0%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 결과를 기대해 본다.
  • 대멸종이 척추동물의 시대를 열었다 [사이언스 브런치]

    대멸종이 척추동물의 시대를 열었다 [사이언스 브런치]

    시작은 끝이요, 끝은 시작인 경우가 많다. 대멸종이 새로운 시대를 열고, 진화적 다양화의 핵심 동력이 됐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 거대진화 연구부는 해양 생물 80~85%가 멸종해 지구가 탄생한 이후 첫 번째 대멸종으로 기록된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 덕분에 풍요로운 척추동물 시대가 찾아올 수 있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1월 9일 자에 실렸다. 4억 8600만~4억 4300만 년 전까지 이어진 오르도비스기에는 남반구에 초대륙 곤드나와가 있었고, 주변은 넓고도 얕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었다. 극지방에는 얼음이 없었고, 따뜻한 날씨 때문에 바닷물의 온도는 높았다. 해안가는 이끼 같은 태류 식물들과 다리 많은 절지동물이 지구를 차지하고 있었고, 다양하고 기이한 형태의 생명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기묘한 생명체들 사이에 아주 드물게 존재했던 것이 턱이 있는 척추동물의 조상 격인 유악류였다. 척추동물들은 당시 거의 보기 드문 형태였다. 연구팀은 전 세계 화석을 포괄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생물 다양성 변화를 파악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유악류 생물 다양성의 상승과 관련해 시공간 분포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대멸종 전후 생물지리학을 정량적으로 조사할 수 있었던 첫 연구라는 특성을 갖는다. 연구 결과, 오르도비스기 말 지구가 온실 기후에서 한실 기후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곤드나와 대륙 대부분이 빙하로 덮였고, 얕은 바다는 말라버렸다. 그렇게 수백만 년이 지난 다음 생물 다양성이 막 회복되기 시작할 무렵 기후가 다시 뒤바뀌어 빙하가 녹으면서 이번에는 추위에 적응한 해양 생물들이 따뜻하고 황 성분이 많고 산소가 부족한 수중 환경 때문에 대멸종하게 됐다. 대멸종 속에서 살아남은 척추동물 대부분은 깊은 바다에 서식지가 있었던 종들이다. 연구팀은 대멸종으로 턱 없는 척추동물인 무악류와 다른 동물들이 사라진 빈자리를 유악류들이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은 생태계를 백지상태로 만든 것이 아니라 ‘생태적 재설정’을 촉발했다. 이런 패턴은 고생대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데, 연구팀은 진화가 같은 기능적 설계로 수렴함으로써 생태계를 복원한다고 밝혔다. 로렌 살란 O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멸종의 파고가 수백만 년 후 새로운 종이 형성되는 중분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화석 기록과 생태학, 생물지리학 사이에 선을 그음으로써 진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숫자 아닌 ‘소리’로 기록한 생태계 위기… ‘침묵의 숲’ 27일 방영

    숫자 아닌 ‘소리’로 기록한 생태계 위기… ‘침묵의 숲’ 27일 방영

    사라지는 ‘숲의 소리’ 따라간 2년간의 기록마운틴TV UHD 환경 대작 다큐멘터리 산불과 개발로 숲의 풍경이 급격히 변하는 시대, 자연의 변화는 흔히 숫자로만 기록된다. 하지만 여기 숫자가 아닌 ‘사라져가는 소리’를 통해 우리 곁의 자연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마운틴TV는 오는 27일 특집 환경 다큐멘터리 ‘침묵의 숲’(연출 구태훈·나수정, 내레이션 유지태)을 방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생물다양성 감소로 흔들리는 생태계의 현실을 ‘소리’라는 감각을 통해 들여다본다. 2025년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의 방송프로그램제작지원사업 공공·공익 다큐멘터리 부문 선정작이다. “전작 ‘대멸종의 시대’ 잇는 수작”… 국내외 30여곳 현장 기록제작진은 전작 ‘대멸종의 시대, 숲’으로 2024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우수상을 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전작이 기후 위기 속 산림의 현실을 다뤘다면, 이번 침묵의 숲은 그 숲에 기대어 사는 생명들의 삶과 변화에 더욱 집중했다. 제작진은 지리산, 제주 곶자왈부터 독일 테겔 숲까지 국내외 30여곳의 현장을 누볐다. 특히 ‘보는 것’이 아닌 ‘듣는 것’에서 출발한 작품인 만큼, 현장 음향 기록에 총력을 기울였다. 후반 작업에서 흔히 쓰이는 효과음을 배제하고, 현장에서 수집한 자연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살려 생동감을 더했다. “생명에 방해되지 않게”… 투박하지만 진솔한 기록생태계 파괴를 다루는 만큼 촬영 원칙도 엄격했다. 생물들의 생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인위적인 연출을 최소화했다. 빛과 소리에 민감한 박쥐를 촬영하기 위해 제주와 평창에서 궂은 날씨를 견디며 무박 촬영을 이어가기도 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구태훈·나수정 PD는 “10여년의 제작 경험 중 가장 힘든 촬영이었다”면서 “멋진 그림을 만드는 것보다 우리의 촬영이 그들의 삶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소 투박할 수 있으나, 그 선택이 생명을 대하는 제작진의 진심”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석학 자문과 배우 유지태의 목소리로 완성도 높여작품의 전문성은 국내외 석학들이 뒷받침했다. 장이권 이화여대 교수, 요제프 제텔레(독일 헬름홀츠 연구소) 박사, 칼 하인츠 프롬몰트(베를린 자연사 박물관 ‘동물소리 아카이브’ 관리자) 박사 등이 자문과 인터뷰에 참여해 깊이를 더했다. 내레이션은 배우 유지태가 맡았다. 유지태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매우 인상 깊었다”며 “많은 이에게 꼭 필요한, 공익적 가치가 큰 다큐멘터리라 생각해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총 85분의 러닝타임으로 제작된 침묵의 숲은 오는 27일 오후 1시 30분, 마운틴TV에서 방영된다. 마운틴 TV는 KT지니TV 128번, Btv 227번, LG U+129번, Skylife 122번에서 시청할 수 있다.
  • 북해 해저 미스터리: 실버핏 크레이터는 소행성 충돌의 결과였다

    북해 해저 미스터리: 실버핏 크레이터는 소행성 충돌의 결과였다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덮고 있는 광활한 해양은 여전히 수많은 미스터리를 간직하고 있다. 심지어 지름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 지형마저 인류의 눈을 피해 깊은 바닷속에 숨어 있었다. 그중 하나가 2002년 처음 발견된 실버핏 크레이터(Silverpit Crater)다. 이 크레이터는 영국 요크셔 해변에서 불과 약 140㎞ 떨어진 북해 해저, 수심 약 700m 아래에 위치해 있다. 지름은 약 3㎞이며, 주변으로 지름 20㎞에 달하는 거대한 동심원 지형을 포함하고 있어 발견 당시부터 과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논쟁의 종식: 소행성 충돌의 명확한 증거 실버핏 크레이터가 발견된 뒤로 과학자들은 그 생성 원인을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여왔다. 일부는 소행성 충돌로 만들어진 거대 크레이터로 보았지만, 다른 이들은 화산 활동이나 기타 지질학적 활동의 결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생성 시기 또한 백악기 말부터 신생대 중반까지 다양하게 추측되었다. 에든버러의 헤리엇-와트 대학의 위스딘 니컬슨(Wisden Nicholson) 박사 연구팀은 최신 지진파 데이터, 암석 샘플의 현미경 분석,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종합적으로 사용하여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연구팀은 실버핏 크레이터가 소행성 충돌에 의해 생성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충돌의 시나리오와 파급 효과 연구팀의 분석 결과는 충돌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생성 시기: 약 4300만년에서 4600만년 전 사이(신생대 중반)로, 당시에도 이 지역은 바다였다. -소행성 크기 및 방향: 충돌한 소행성의 지름은 약 160m로 추정되며, 서쪽에서 비스듬하게 바다로 추락했다. -충돌의 결과: 충돌 당시의 엄청난 에너지로 인해 물과 암석이 1.5㎞ 높이까지 치솟았으며, 주변에는 높이 100m에 달하는 초대형 쓰나미가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버핏 크레이터를 만든 이 충돌은 주변 생태계에 큰 피해를 입혔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구 생명체를 대멸종으로 몰아넣었던 백악기 말 지름 10㎞ 소행성 충돌만큼 전 지구적 파급 효과를 일으키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숨겨진 해저 크레이터의 미스터리 지구 표면의 대부분이 바다임을 고려할 때, 지구에 충돌한 소행성 대부분은 바다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깊은 바닷속에 숨겨진 크레이터를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지구에서 확인된 대형 크레이터 중 해저에서 발견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버핏 크레이터처럼 아직 발견되지 않은 대형 해저 크레이터가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과학자들은 해저 지형 탐사와 지진파 분석을 통해 이러한 숨은 크레이터를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는 지구가 얼마나 자주 소행성 충돌을 겪는지, 그리고 이 충돌이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실버핏 크레이터와 같은 거대 쓰나미를 일으키는 소행성 충돌은 다행히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과학계는 그 정확한 빈도와 생태계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 북해 해저 미스터리: 실버핏 크레이터는 소행성 충돌의 결과였다 [와우! 과학]

    북해 해저 미스터리: 실버핏 크레이터는 소행성 충돌의 결과였다 [와우! 과학]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덮고 있는 광활한 해양은 여전히 수많은 미스터리를 간직하고 있다. 심지어 지름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 지형마저 인류의 눈을 피해 깊은 바닷속에 숨어 있었다. 그중 하나가 2002년 처음 발견된 실버핏 크레이터(Silverpit Crater)다. 이 크레이터는 영국 요크셔 해변에서 불과 약 140㎞ 떨어진 북해 해저, 수심 약 700m 아래에 위치해 있다. 지름은 약 3㎞이며, 주변으로 지름 20㎞에 달하는 거대한 동심원 지형을 포함하고 있어 발견 당시부터 과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논쟁의 종식: 소행성 충돌의 명확한 증거 실버핏 크레이터가 발견된 뒤로 과학자들은 그 생성 원인을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여왔다. 일부는 소행성 충돌로 만들어진 거대 크레이터로 보았지만, 다른 이들은 화산 활동이나 기타 지질학적 활동의 결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생성 시기 또한 백악기 말부터 신생대 중반까지 다양하게 추측되었다. 에든버러의 헤리엇-와트 대학의 위스딘 니컬슨(Wisden Nicholson) 박사 연구팀은 최신 지진파 데이터, 암석 샘플의 현미경 분석,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종합적으로 사용하여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연구팀은 실버핏 크레이터가 소행성 충돌에 의해 생성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충돌의 시나리오와 파급 효과 연구팀의 분석 결과는 충돌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생성 시기: 약 4300만년에서 4600만년 전 사이(신생대 중반)로, 당시에도 이 지역은 바다였다. -소행성 크기 및 방향: 충돌한 소행성의 지름은 약 160m로 추정되며, 서쪽에서 비스듬하게 바다로 추락했다. -충돌의 결과: 충돌 당시의 엄청난 에너지로 인해 물과 암석이 1.5㎞ 높이까지 치솟았으며, 주변에는 높이 100m에 달하는 초대형 쓰나미가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버핏 크레이터를 만든 이 충돌은 주변 생태계에 큰 피해를 입혔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구 생명체를 대멸종으로 몰아넣었던 백악기 말 지름 10㎞ 소행성 충돌만큼 전 지구적 파급 효과를 일으키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숨겨진 해저 크레이터의 미스터리 지구 표면의 대부분이 바다임을 고려할 때, 지구에 충돌한 소행성 대부분은 바다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깊은 바닷속에 숨겨진 크레이터를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지구에서 확인된 대형 크레이터 중 해저에서 발견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버핏 크레이터처럼 아직 발견되지 않은 대형 해저 크레이터가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과학자들은 해저 지형 탐사와 지진파 분석을 통해 이러한 숨은 크레이터를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는 지구가 얼마나 자주 소행성 충돌을 겪는지, 그리고 이 충돌이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실버핏 크레이터와 같은 거대 쓰나미를 일으키는 소행성 충돌은 다행히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과학계는 그 정확한 빈도와 생태계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 날지 못하는 새의 비밀…타조의 조상이 하늘을 날았을 때 [핵잼 사이언스]

    날지 못하는 새의 비밀…타조의 조상이 하늘을 날았을 때 [핵잼 사이언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옛이야기나 우화 등에서 아주 옛날이라는 점을 설명할 때 쓰는 관용구다. 호랑이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만큼 우화의 주인공인 토끼나 거북이 같은 동물들도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한마디로 쉽게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실제로는 아무리 옛날이라도 호랑이가 담배를 피울 순 없기 때문에 이는 은유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만약 고래의 조상이 땅 위를 걸었을 때나 타조의 조상이 하늘을 날았을 때로 말을 바꾸면 진짜로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 된다. 과학자들은 고래가 걷고 타조가 날던 시절을 연구해왔다. 다만 고래의 조상이 땅 위를 걸었던 시기에 대해서는 잘 알려졌지만, 타조의 조상이 언제 하늘을 날았는지 의문이 남아 있다. 언뜻 보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주제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지구 곳곳에 있는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들의 공통 조상과 이들의 진화라는 흥미로운 주제와 연관이 있다. 타조는 날지 못하는 새이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이다. 과거 남미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던 테러버드 같은 더 대형 조류도 있었지만 오래전 사라졌고 현재 남은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은 타조다. 그러면 두 번째로 큰 새는 무엇일까? 정답은 호주의 고유종인 에뮤다. 그런데 사실 타조와 에뮤는 큰 덩치나 날지 못하는 점만 공통이 아니라 조상도 같다. 그런데 바로 이것 때문에 과학자들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는 아프리카에 살고 다른 하나는 호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헤엄쳐서 그 먼 거리를 갈 순 없다. 타조와 에뮤, 그리고 사라진 거대 조류의 공통 조상이 있고 이 공통 조상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야 이 지리적 분포가 말이 된다. 타조나 에뮤 같은 화식조과의 조류들은 모두 고악류(paleognaths)에 속하는데, 중생대 곤드와나 대륙에서 처음 등장했다. 원시적인 고악류는 작은 새였기 때문에 하늘을 잘 날아다녔다. 문제는 백악기 말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고악류 가운데 타조의 조상으로 진화한 것은 누구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새의 화석은 잘 보존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뼈가 가볍고 속이 비어 있어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본래 날 수 있던 오래전 조상은 크기도 작아서 잘 화석으로 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과학지들은 한때 하늘을 날았던 타조와 에뮤의 조상이 언제 등장했는지 알아내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해답은 박물관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보관되어 있었던 오래된 화석에 있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클라라 위드리그와 동료들은 1998년 와이오밍 주에서 발견한 에오세(5580만 년 전부터 3390만 년 전까지 시대) 초기 고악류인 리소르니스 프로미스쿠스(Lithornis promiscuus)의 화석을 분석했다. 리소르니스의 화석은 에오세의 고악류 화석 가운데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해 비행 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현대까지 확인할 수 있는 타조류의 조상 가운데 리소르니스가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직접 조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렇게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새가 하늘을 나는 법을 잃어버리고 다른 대륙에서 날지 못하는 새로 각각 진화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새가 비행 능력을 상실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육지에서 먹이를 풍부하게 구할 수 있어 장거리 비행이 필요 없어지는 경우다. 두 번째 요인은 새를 잡아먹을 수 있는 대형 포식자가 없는 경우다. 신생대 초기에는 공룡이 사라지면서 이런 대형 포식자가 사라졌고 아직 대형 포식자들이 등장하기 전이어서 날지 못하는 새가 진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대형 포식자들이 등장한 후에는 잃어버린 비행 능력을 다시 진화시키기 힘들기 때문에 빨리 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 현재의 타조가 됐다. 정리하면 타조의 조상이 하늘을 날았던 것은 거의 5000만 년 전 까마득한 옛날 일이다. 고래의 조상이 땅 위를 걸었을 때만큼 오래된 일이다. 정말 오래전 일이지만, 그래도 대략 언제인지는 알 수 있는 과거를 말할 때 적절한 문구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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