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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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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면 장군 유적지·우륵 박물관·개실마을… 고령 ‘5대 관광명소’ 잊지 마세요

    “고령에서 축제를 즐기고 관광 명소도 들러보고” 경북 고령군이 ‘2026 고령대가야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관광 명소 5곳을 추천했다. 고령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남철 군수가 직접 엄선했다. 이 군수는 “축제를 앞두고 관광지 안전을 점검하고 환경을 개선했다. 축제장을 찾아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족, 연인과 함께 관광지에서 아름다운 추억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왕사남 촬영지’ 김면 장군 유적지 임진왜란 당시 고령과 경남 거창 등지에서 왜적을 물리친 의병 김면 장군의 묘소를 비롯해 신도비, 도암서당, 도암사당, 도암재 교지 등이 있다. 유적지는 1988년 경북도 기념물 제76호로 지정된 이후 충효의 교육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누적 관객 14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촬영지로,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 현악기 모인 ‘소리 체험관’ 전통음악과 최신 기술을 융합한 복합 문화공간이다. 세계 각국의 현악기를 보고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 공간, 소리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 신체 활동과 함께 소리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소리 놀이터로 구성돼 있다. 소리와 빛을 결합한 미디어 영상 공간에서는 가야금의 상징적인 아름다움을 모티브로 한 매체예술 작품이 상영된다. ●가야금 창제한 악성 ‘우륵 박물관’ 가야금을 창제한 악성 우륵과 관련된 자료를 발굴, 수집, 보존, 전시해 우륵과 가야금의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건립한 ‘우륵과 가야금’ 테마박물관이다. 우륵의 생애와 가야금의 기원에 대한 영상, 그래픽과 가야금, 아쟁, 해금 등 국악 현악기가 전시돼 있으며 악기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코너도 마련됐다. ●매화·대나무숲 어우러진 ‘개실마을’ 화개산을 배경으로 매화와 대나무 숲이 어우러진 전통 기와집 동네다. 마을 이름은 꽃이 피고 골이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학파의 종조인 문충공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350여년 동안 대를 이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통 한옥을 개·보수해 도시민에게 민박 체험 장소로 제공한다. 엿 만들기를 비롯해 떡 만들기, 전통 혼례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50m 물줄기 쏴~ ‘음악 분수대’ ‘대가야 문화물길(회천) 정비사업’의 하나로 조성한 음악 분수대는 총길이 70m, 폭 35m 규모다. 분수대는 최대 높이 50m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주산 형상의 고사 분수를 비롯해 가야금 분수, 철쭉 분수, 대가야왕릉 분수, 오동나무 분수 등 총 82개의 다채로운 분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야간에는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에 클래식, 트로트, 대중가요 등다양한 음악이 곁들여 펼치는 ‘빛의 쇼’로 관람객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 관광객 유혹하는 남도 대나무축제

    관광객 유혹하는 남도 대나무축제

    올해 대나무를 주제로 열리는 남부 지역 축제들이 다양한 체험 행사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광주·전남 지역 대표격인 담양 대나무축제는 오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죽녹원과 종합체육관, 담빛음악당 일원에서 열린다. 경남 거제 맹종 대나무축제는 담양보다 1주일 빠른 다음 달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맹종죽 테마파크 일원에서 개최된다. 담양 대나무축제는 ‘빛나라 빛나, 대나무!’를 슬로건으로 대나무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전시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밤까지 즐기는 체류형 축제로 발전시키고자 축제장 곳곳에 대나무 소망등을 비롯해 야간 조명 장식, 관방천 수상 조명, 대숲 속 야간 영화 상영 등 야간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거제 맹종 대나무축제는 대나무 중에서도 가장 굵고 웅장한 맹종죽을 테마로 단순한 관람을 넘어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죽순이 올라오는 시기인 만큼 죽순 요리 시식, 죽순 채취, 대나무 공예 체험 등을 관람객들이 직접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작은 고분 ‘마총’ 찾아가는 길아득한 사랑의 시작이 떠올라오아르미술관 창문 너머 고분금관총 지나 봉황대까지 산책3월 대릉원의 밤은 목련 명소불같은 사랑의 계절 지나간 듯황남리고분군에선 평온하게어느 커다란 무덤 앞에서 당신이 내 손바닥을 펴더니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손바닥을 접어주었다. 나는 무엇이 적힌 줄도 모르면서 고개를 한참 끄덕였다. -‘그해 경주’(박준)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건 사랑의 고백이었을까. 봄밤의 서정이었을까. 아니면 말로 할 수 없어 그려 나간 암호 같은 기호였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손끝을 세워 점 하나를 찍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사는 이 도시에서, 커다란 무덤은 유구한 약속의 증표였으며 그 또한 하나의 점을 찍는 데서 출발했을 터이므로. ●사랑이 꽃피는 무덤가에서 제133호 고분 마총(馬塚)은 제일 작은 무덤이다. 경북 경주시에 가기 전, 지도 앱을 펼치고 손가락 끝으로 위치를 옮겨 다녔다. 노서동에서 노동동으로 황리단길을 건너 대릉원으로 가장 작은 고분을 찾으려 이름 없는 작은 원들을 살폈다. 점 하나라도 남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은 왜 꼭꼭 숨겨둔 사랑의 고백을 닮아 보이던지. 알고는 있다. 고분의 크기가 곧 권위다. 작은 무덤은 말석일 확률이 높다. 지도의 축척조차 표현하지 못한 너비가 있을 것이고, 그 터만 남아 한없이 초라해지기도 했을 것이다. 또 어떤 무덤은 이름조차 얻지 못한다. 고분에는 능(陵)이 있고, 총(塚)이 있고, 분(墳)이 있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미추왕릉은 삼국유사에 그의 무덤이라 기록된 바다. 총은 유물이 있어 왕릉으로 추정하나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이다. 금관이 나와서 금관총이고 천마도가 나와서 천마총이라 부른다. 가치는 있으나 유물도 없고 주인도 모르는 큰 무덤은 분이다. 분의 근원을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오면 총이 되고 능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러니 실은 어느 것이 크고 어느 것이 작은 무덤인지 알 수 없다. 오늘은 그저 눈에 띈 가장 작은 것을 찾아 헤맬 따름이다. 왠지 그것이 ‘그해 경주’를 닮은 사랑의 깃대가 되어 줄 듯해서. 마총에 가려고 경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앞자리에는 젊은 연인이 앉았다. 버스는 황리단길까지 20분이 걸렸다. 그 짧은 동안에도 그들은 사소하게 다투고 서둘러 화해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남자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사랑해.” 나는 왜 이토록 일상적인 사랑의 뒷자리에 앉아 있는가. 설레고 흔들리는 마음,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개만 끄덕이게 하는 불안한 흔적들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 우연한 기회로 경주에서 박준 시인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시를 느리고 모호하게 표현하는 문학이라 정의했다. 뜨거운 감정은 말로 전하기 힘들어, 뜨거운 채로 건네지면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에둘러 건네는 복잡한 마음은 부풀어 시가 된다. 그날 시인이 읽어준 시가 ‘그해 경주’였다. 시인의 육성을 들으며 문득 이 시가 생각나면 다시 경주를 찾아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내게도 아득한 어느 날 당신이 손끝을 세워 써준 몇 개의 글자가 있을 테고, 접었던 손바닥을 스스로 펴보면 암호 같던 그 말들을 뒤늦게나마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작은 고분과 명소가 된 미술관 마총은 노서리고분군 가장자리에 간신히 걸쳐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지름 11~14m, 높이 3.4m인 이 작은 무덤은 ‘고분’이란 말조차 버거워 보인다. 처음 연 지도에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작은 원이었다. 다른 지도에는 방문자 리뷰가 4건 있었는데 대체로 노서리고분군을 대신한 표시였다. 그나마 이름이 있고 안내판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말뼈와 마구가 발견되어 붙은 마총은 얼마나 무심한 명명인가. 고분의 위용은 외려 이름 없는 134호 고분이 두드러진다. 남과 북의 두 기가 겹친 규모로 마총을 압도한다. 마총 곁에는 지난해 4월 1일 오아르미술관이 개관했다. 작은 고분 곁에 일어난 거짓말 같은 일. 오아르는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했다. 건축가의 명성 덕분인지 단숨에 경주의 명소로 떠올랐다. 고분과 접한 미술관 동쪽은 2층 전체가 거대한 창이다. 고분군의 풍경을 잔뜩 품어 안는다. 그래서 미술관을 소개하는 글에는 어김없이 ‘고분을 품은 미술관’ ‘왕릉 뷰’라는 수사가 따른다. 그때 고분과 왕릉에는 금관총과 봉황대 등 커다란 고분이 오르내린다. 마총은 미술관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슬며시 이름을 감춘다. 작은 봉분을 마주하려 미술관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을 여는 건 고작 작은 열쇠 하나다. 미술관 1층은 카페와 전시장이 공존한다.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는데 다정한 시간을 원하는 연인들은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1층에서 바라보는 건 어김없이 마총이다. 거대 고분군을 배경으로 소담하게 솟은 마총은 아래쪽 석재가 높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기단처럼 보이지만 봉분 안의 널길이나 돌방의 일부일 것이다. 본래의 크기는 인근에 있는 쌍상총(지름 17m, 높이 5m) 정도로 추정한다. 그러니 카페에서 보이는 마총의 서남쪽은 훼손된 형체, 시간이 지나 부서지고 무뎌진 자취다. 그 자리에서 ‘그해 경주’는 마총으로 인해 달리 읽힌다.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말들은 어쩌면 접어 쥔 손안에서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려 이별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해 경주’가 실린 산문집의 제목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난다)이다. 사랑이 지나간 후의 노래 같아서 책 속에는 ‘그해’로 남은 시가 유독 많다. ‘그해 인천’과 ‘그해 경주’가 첫 장을 열고 여수, 협재, 묵호, 행신, 삼척을 지나 ‘그해 연화리’라는 글로 닫힌다. 그해 경주에서, 시 속의 당신과 내가 나란히 앉아 바라보던 무덤은 혹여 마총 같은 자그마한 고분은 아니었을까. 다만 사랑했으므로 우리의 맹세는 그 무덤을 커다랗다고 믿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경주의 시간을 걷는 길 오아르미술관 2층에는 134호 고분의 정상부가 눈을 맞춘다. 마총은 보이지 않는다. 134호 고분은 하부가 절반쯤 사라진 높이로 주변의 고분과 부유한다. 창가로 한 걸음 다가가자 비로소 마총이 보인다. 한층 낮아진 고분 곁으로 손을 마주 쥔 연인들이 지난다. 그들에게는 이 모든 고분이 사랑의 배경이 될까. 마침 전시의 제목은 ‘잠시 더 행복하다’(2026년 3월 16일까지)다. 박서보, 야요이 쿠사마,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을 본다. 시간을 겹겹으로 쌓아 그리는 박서보, 이우환과, 김문호 관장이 천진함에 반했다는 아야코 록카쿠가 세대를 넘나든다. 작품은 없지만 옥상은 잠시 더 행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다. 계단식 전망대가 고분 위에 앉아 경주를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을 제공하는데, 봉분들은 파도처럼 넘실대고 능선 끝에서 기어이 경주 남산까지 가닿는다. 교촌마을의 한옥 또한 옹기종기하다. 천년 경주의 스펙트럼이 그 한 장면 안에 있다. 다시 부풀고 설레는 마음. 이런 황홀한 풍경을 같이 바라볼 때, 연인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처음으로 손을 잡을지 모르겠다. 미술관을 나와서는 금관총을 지나 봉황대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대릉원으로 옮겨간다. 오로지 고분만을 따라 걷는 산책이다. 지도 위에 무뚝뚝한 직선을 그으면 500~600m 남짓이지만 발끝을 세워 걸으니 누그러져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이때만은 옛 무덤의 문을 두드리듯 능이나 총이라 이름 붙여진 고분의 사연을 물어도 좋겠다. 금관총은 봉분이 없다. 대신 돔을 덮어 유적 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신라의 고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그 대답이 금관총 안에 고스란하다. 지난해 APEC 2025 정상회의 기간,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 여섯 점을 한데 전시해 주목받았다. 금관총은 처음 신라의 금관을 발견한 고분이다. 주막 주인이 언 땅을 파헤친 게 계기다. 2013년에는 ‘이사지왕’(爾斯智王)이란 이름을 새긴 고리자루큰칼이 출토되며 한 번 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봉황대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마총과 반대로 경주에서 가장 큰 고분이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조선시대 문인들은 구릉인 줄 알고 올라 경주를 조망하는 시를 읊었다. 고목 아홉 그루가 사슴 뿔처럼 무덤을 장식한다. 보는 방향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연인들은 자꾸만 무덤 주위를 맴돈다. ●봄밤 그리고 목련 대릉원은 봄밤의 다정한 산책에 적합하다. 노서리와 노동리고분군이 집들과 경계 없이 한데 어울린다면 미추왕릉, 천마총, 황남대총은 담장을 둘러 한층 은밀하다. 어둠에 묻힌 능은 서로의 능선이 엇갈리며 길을 만들고, 그 사이로 다정한 걸음을 낼 때 봄밤의 상큼한 기운을 물씬 풍긴다. 그 또한 밤의 무덤일 텐데 두렵지 않은 건 왜일까. 고분과 고분, 대나무숲과 연못 사이를 거닐 때는 도심마저 잊힌다. 손끝에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연인들은 3월 중순이 나을 수도 있겠다. 대릉원 황남대총 동쪽은 목련 한 그루가 유명하다. 박준 시인의 ‘그해 경주’를 사진으로 그려내면 이런 장면이 아닐까. 두 봉분 사이로 하얗게 핀 목련은 고분 위에 쓰인 연서인 듯 하다. 목련 앞에는 사진으로 추억하려는 이들이 늘 길게 늘어선다. 고분의 목련은 경주오릉도 뒤지지 않는다. 오릉은 ‘능’이니 그 이름의 주인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삼국사기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왕비 알영부인 그리고 후대 네 임금의 무덤이라 기록한다. 경주오릉 숭덕전 담장에는 여러 그루의 목련이 전각보다 높게 자란다. 잎도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 나무는 사랑에 비유하면 풋풋하여 풋사랑이다. 그래서 어느 날 후드득 꽃잎을 떨구는 것이려나. 대릉원과 오릉 사이에는 황남리고분군이 있다. 고분 사이에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눈길을 끈다. 남쪽에는 테라로사 경주점이 있는데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그 전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먼 데서 보는 황남리고분군은 지척의 노서동이나 품 안의 대릉원과는 또 다른 감흥을 안긴다. 불같은 사랑이 지나가고 평온한 시절의 연인을 보는 듯 하다.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는 대신 발끝을 세워 나란하게 지나온 궤적들, 오므린 손바닥을 가만히 펴서 지난 ‘그해’의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셈할 수 없는 발견이었을 뿐, 간절한 것은 또 얼마나 오래 걸려 이곳으로 왔던가.
  • 금강산 조망·울산바위 케이블카… 고성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

    금강산 조망·울산바위 케이블카… 고성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

    DMZ 생태관찰 전망대는 올해 완공화진포 국가해양생태공원도 추진오호리에 육상·해상 관광시설 구축설악산~토성면 2.3㎞ 케이블카 설치대규모 객실 갖춘 리조트·콘도 계획속초, 고속도 연결… 머무는 관광지로 강원 고성군이 관광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선의 함명준 군수가 이끄는 군은 고성의 자산이자 경쟁력인 바다와 산, 석호, 비무장지대(DMZ)에 평화와 치유를 테마로 한 관광 콘텐츠를 입혀 국내외에서 손꼽히는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고성의 관광 지도를 바꿔 놓을 관광 개발 사업을 북부권과 남부권으로 나눠 살펴봤다. ●화진포에 8월의 크리스마스 해수욕장 북부권에서는 DMZ 생태관찰 전망대, 화진포 해양누리길, 화진포 관광커뮤니티센터가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통일전망대 옆에 짓고 있는 DMZ 생태관찰 전망대는 DMZ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220m 길이의 출렁다리와 전망대로 구성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금강산과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안 산책로인 화진포 해양누리길은 김일성 별장부터 거진 해안도로까지 2.9㎞ 구간에 놓이고 화진포 관광커뮤니티센터는 관광안내소와 전망휴게소, 작은도서관, 세미나실 등을 묶어 지상 2층 연면적 999㎡ 규모로 지어진다. 군은 화진포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29년까지 국비 포함 총 1286억원을 들여 화진포 앞바다와 육지 일대 200만㎡에 바다숲정원, 전망정원, 해양생태연구교육관, 해양생태보전관리센터 등을 지어 해양생태 관광·교육·보전 거점으로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최문용 군 관광행정팀장은 “국가해양생태공원을 통해 6000억원에 가까운 경제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선결 조건인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받기 위해 올해 상반기 신청을 하고 이후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진포해수욕장을 ‘8월의 크리스마스 해수욕장’으로 특성화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해수욕장 중앙부에 40m 높이의 전망대인 크리스마스트리가 놓이고 프로젝션 맵핑으로 백사장을 하얀 눈밭처럼 보이게 하는 시설도 설치된다. 40억원을 투입해 2028년 완공한다. ●해변~죽도 해상길 바다 위를 걷는 느낌 남부권에서는 해양관광 복합지구 조성 사업이 올해 마무리된다. 이 사업은 죽왕면 오호리 송지호해수욕장 일원에 육상, 해상 관광시설을 구축하는 것으로 국비 205억원, 도비 73억원, 군비 206억원 등 총 484억원이 투입된다. 해변에서 죽도까지 631m를 잇는 폭 6m의 해상길과 지상 3층 연면적 3171㎡ 규모의 레저 체험시설인 오션에비뉴로 이뤄진다. 해상길 중간 지점에는 바닥이 유리인 스카이워크가 있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무인도인 죽도에는 638m 길이의 둘레길이 깔려 기암괴석, 대나무 군락,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우러진 그림과 같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군과 업무협약을 맺은 ㈜모나르트가 진행하고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관 조성 사업도 올해 완료된다. 전시관은 지상 4층 연면적 4626㎡ 규모이고 최첨단 미디어아트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꾸며진다. 군이 195억원을 투입해 송지호에 관망 타워를 신축하고 호수 둘레길과 산책로를 조성하는 송지호 관광자원화 사업은 2028년 완공된다. 군은 설악산 능선에 있는 봉우리인 신선대(해발 645m)와 토성면 원암리를 잇는 2.3㎞ 길이의 울산바위 케이블카도 건설한다. 상부 정 차장이 들어설 신선대에서는 울산바위가 정면으로 보이고 바다와 토성면·죽왕면 일대, 속초 시내도 한눈에 들어온다. 군은 2024년 신규 케이블카 수요조사를 실시한 강원도에 울산바위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기본계획을 제출했고 동부지방산림청과 설치 구역 내 국유림 사용을 위한 협의도 마쳤다. 앞으로 생태자연도 등급 완화, 중앙투자심사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쳐 2029년 완공할 계획이다. 케이블카 설치 구역은 환경 보전 지역이 아니어서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현내면에 객실 450개 규모 콘도 건설 군은 민간 유치를 통해 숙박시설도 대폭 늘린다. ‘스치는 관광지’가 아닌 ‘머무는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2024년 6월 군과 투자협약을 맺은 동진글로벌씨앤씨는 220여개 객실 규모의 리조트를 토성면 아야진리에 2028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2030년까지 6801억원을 들여 현내면 초도리 일대 17만㎡ 부지에 450개 객실을 갖춘 콘도와 레저, 쇼핑 등을 갖춘 프리미엄 복합리조트를 조성한다. 2030년에는 1000여개 객실로 이뤄진 4헤리티지호텔앤리조트가 죽왕면 오봉리에 완공될 예정이다. 군은 지난해 9월 해솔리아컨트리클럽과 거진읍 반암리에 골프장을 포함한 숙박시설을 짓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맺기도 했다. 군은 관광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속초~고성 고속도로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 속초에서 끊긴 동해고속도로를 고성까지 연결하는 이 사업은 1988년 기본설계를 마쳤으나 경제성이 낮아 흐지부지됐다가 2022년 제2차 고속도로 5개년 일반사업에 반영돼 주민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군은 자체적으로 사전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정부 부처와 국회를 여러 차례 찾아 지원을 요청하는 등 고속도로 개설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군 관계자는 “속초~고성 고속도로는 단순히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를 넘어 동해안과 한반도 북방을 잇는 전략적인 교통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온기로 씻어낸 자리, 차향으로 감싸고… 잡념을 비워낸 자리, 무소유로 채우네[박상준의 문장 여행]

    온기로 씻어낸 자리, 차향으로 감싸고… 잡념을 비워낸 자리, 무소유로 채우네[박상준의 문장 여행]

    여느 달보다 짧은 2월의 날 손끝에 머무는 찻잔의 열기 모자란 두세 날 채워줄 듯찻잎 춤추니 향기 가득차나를 위해 수고 더하는 일누구도 비난 안 하는 시간역사 깊은 선암사 茶문화 법정 스님이 머문 불일암나를 사랑하는 게 무소유“카페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티포트를 들어 신중히 차를 따르는 모습을 보라.… 누군가는 지금 기꺼이 시간을 낭비하면서, 한 번쯤은 자신에게 충실해보려고 애쓰는지 모른다.” -‘차의 기분’(김인) 中 라면을 끓여 아끼는 그릇에 담는다. 간편식을 먹고 있지만 식사라는 행위는 즉석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나 자신을 충실히 대하는데 서툴러 스스로 세운 라면의 원칙이다. 그런 나를 보며 ‘굳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각자의 분투가 있다. ●茶의 여유 즐기는 ‘충실한 낭비’ 작가 김인의 ‘차의 기분’(웨일북)에서 ‘티포트의 일’을 읽다가 격하게 공감했다. 낭비와 허영이 충실과 동의어로 쓰일 수 있다는 건 위안이지 않은가. 그게 고작 티포트 때문이었다는 사실 역시. 티 블렌더인 작가는 길을 걷다 카페에서 신중히 티포트를 들어 차를 따르는 누군가를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길을 가던 어떤 이는 “자신만의 쾌락에 몰두한” 그 모습에 “적개심”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리 바쁜데 저리 한가한 모습이라니. 그렇지만 작가는 알고 있다. 차의 여유를 즐기는 카페 안의 그조차 어제는 총총대며 길을 지나기도 했다는 걸. 인스타그램의 여행처럼, 차를 따르는 일도 보는 방향에 따라 달리 읽히는 법이다. 전남 순천시 전통야생차체험관에서 모처럼 ‘차의 기분’을 만끽한다. 창살 너머 풍경은 스산한데 찻잔 위로 온기가 모락거린다. 차 맛은 곡우(4월 말~5월 초) 전후가 좋다고 한다. 그즈음에는 체험관 툇마루에 앉아 찻상을 맞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든다. 그런데도 여느 달보다 짧아 금세 바스러질 것 같은 2월의 날들에는, 봄과 여름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겨울의 분위기가 있다. 손끝에 전해오는 찻잔의 열기는 모자란 두세 날을 채워주고도 남을 것만 같다. 야생차의 고장 순천, 그 중심인 조계산 선암사 일대 차 문화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선암사에 머물던 시절로 추정한다. 그로부터 선암사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 일궈온 울력의 역사가 야생차에 배어 있다.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은 1612년에서 1613년 사이에 ‘성소부부고’라는 시문집을 썼다. 책 속 ‘도문대작’ 편은 전국의 음식과 식재료에 관한 장이다. 그가 귀양 중에 그동안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을 떠올려 쓴 글인데 ”작설차는 승주산이 제일 좋고 다음이 변산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승주가 바로 선암사 일대다. ●선암사 그리고 순천의 야생차 선암사는 여러 차례 찾았는데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문을 열기는 처음이다. 체험관과 승선교의 갈림길에서 매번 아름다운 승선교에 마음을 빼앗겨 번번이 지나치곤 했다. 봄은 봄이라서, 여름과 가을은 또 그 계절의 자태가 궁금해서 매번 승선교와 강선루를 택했다.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으로 방향을 튼 건 겨울이어서일 것이다. 겨울 산사를 찾는 건 얼음물에 손을 담그는 일과 닮았다. 초록을 떨군 계절은 장식 없이 명징해 머릿속의 잡념을 지운다. 차는 그 반대편에서 어른다. 맑게 비워낸 자리를 따뜻하게 덥힌다. 우리의 산사가 산지정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산지정원은 영어로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라고 표기한다. 산속에 있는 불교 수도원이라 할 수 있는데, 겨울은 한층 고요하여 산사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선다. 오늘의 나처럼 평소와는 다른 선택을 하게 한다.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은 여러 채의 한옥으로 이뤄져 있다. 다례 체험과 다식 체험을 하고 숙박도 이뤄진다. 다실은 좌탁을 두고 앉는 한옥의 실내다. 다식 체험은 2인 이상이어야 하지만 다례 체험은 혼자여도 괜찮다. 차 선생님은 예절에만 치중하지 않아서 차 우리는 방법과 다기 사용법을 간략히 전한 후 자리를 비켜준다. 차 선생님이 떠나고 다례의 순서를 기억하지 못해 허둥댔다. 그래도 결국 다관 안에서 차의 빛깔이 번진다. “찻잎은 춤추고 향기를 발산”하는 찰나다. 머그잔에 티백을 우려도 그만일 테지만 그것이 티포트의 일이다. 시간을 늘려 쓰는 일, 나를 위한 수고를 더하는 일. 찻잔에 따르고는 향을 음미하고 입가로 가져가 한 모금을 마신다. 평온이 나의 것이 된다. 누구도 간섭하지 않으며 누군가 비난하지 않는다. ‘체험’이란 형식적인 이름이 붙었지만 수도승이 된 양하다. 밥 먹고 차 마시는 평범한 일상을 뜻하는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가 불교에서 온 말이지 않은가. 깨달음이 그리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스님의 차 수행은 체험관 샛길로 들어서기 전, 이미 동부도전에서 한 번 경험했다. 동부도전은 입적한 큰 스님들의 부도와 탑비가 있는 곳이다. 최근에 세운 탑비 상단의 글자 하나가 눈길을 끌었는데 지허스님의 탑비였고 ‘茶’(차)라는 글자가 새겨 있었다. 그는 선암사에서 출가하고 입적한 선승이고 다승(茶僧)이었다. 선암사 주지로 있으며 ‘지허스님의 차’(김영사)를 출간했다. 우리 차와 선암사 야생차에 대한 애정이 담긴 책이다. 한 수도자의 생이 ‘茶’ 한 글자로 대변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산사가 근심을 대하는 자세 체험관에서 차로 몸을 덥힌 후에는 다시 선암사를 향한다. 일주문 앞은 야생차밭이어서 겨울 선암사도 푸른빛을 띤다. 선암사의 차밭은 가장 안쪽에 또 있다. 칠전선원은 원통전 북쪽에 있는 일곱 개의 전각인데, 그 가운데 선암사의 차를 덖는 달마전 뒤편으로 너른 차밭이 펼쳐진다. 달마전 후원은 네 개의 돌확으로 만든 수각(水閣)이 보물이다. 차밭에서 흘러든 물이 돌확과 대롱을 거치며 층층이 흘러내린다. 돌확의 첫물은 부처님께 올리거나 차를 끓일 때 사용한다. 그다음 물을 스님들이 마시는 물로, 쌀이나 채소를 씻는 용도로, 마지막은 허드렛일에 쓴다. 상시 개방하는 장소가 아니니 템플스테이의 ‘스님과의 차담’에 참여해 선암사에서 직접 만든 차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울타리 너머 칠전선원의 차밭을 기웃대다 나오는 길, 무우전을 지나며 담장 곁 봄날의 매화를 떠올린다. 무우전(無憂殿)은 근심이 없다는 뜻인데 선암사에서 가장 큰 스님이 머물던 전각이다. 수행이 깊어지면 근심이 덜어지는 것일까. 원통전 뒤편의 600살 넘은 선암매 곁에서 나뭇가지 끝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왠지 꽃을 피우려 꼼지락대는 것만 같다. 대웅전 앞에서는 무란 근심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는 것일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선암사 대웅전은 정면 중앙의 문, 어간문이 없다. 보통 어간문은 스님들의 출입문인데 선암사에선 문의 실체가 없다기보다 부처님만 통행하는 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기둥이나 벽에 교훈이 되는 글씨를 적은 주련도 없다. 대신 원통전 댓돌 위 ‘~이용해 주세요’라는 안내문은 맨 끝 ‘요’자를 낮춰 수행의 마음가짐을 전한다. 그러고 보니 겨울을 닮은 산사는 비워낸 것이 많다.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엄한 표정을 짓는 사천왕상도 보지 못했다. 속세의 여행자에게 그 백미는 사찰의 뒷간이자 화장실, 해우소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정호승 시인의 시 ‘선암사’의 첫 구절이다. 시인은 선암사에 가거든 해우소에 쭈그려 앉아 실컷 울라고 했다. 풀잎들이 눈물을 닦아줄 거라고. 선암사 해우소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사찰의 재래식 화장실이 문화유산이 된 경우다. 앞면 6칸, 옆면 4칸의 한옥은 입구에서 보면 맞배지붕이 두드러진다. 해우소에서 몸을 가벼이 하자 근심마저 씻겨나간 기분이다. ●무언으로 안는 불일암 선암사는 송광사와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각각 동쪽과 서쪽에 있다. 두 고찰은 천년불심길이라고도 불리는 굴목재로 이어진다. 선암사에서 편백숲 길을 지나 굴목재 너머 송광사까지는 걸어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산중에는 보리밥 상차림으로 이름난 맛집이 있다. 송광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의 하나인 큰 가람이다. 불교의 세 가지 보물 불(佛), 법(法), 승(僧) 가운데 열여섯 명의 국사를 배출한 승보 사찰에 해당한다. 선암사와는 또 다른 품위가 있다. 둘 가운데 하나만 보고 돌아오는 건 못내 아쉬운 일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인상 깊게 본 관객이라면 더욱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 가운데 삼청교와 다리 위에 지은 우화각은 선암사 승선교와 강선루에 비견할 만하다. 그 위에서 영화 속 송서래(탕웨이)는 장해준(박해일)에게 “처음부터 좋았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선암사와 송광사를 떼어 돌아볼 수 없듯, 송광사에서 불일암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불일암은 법정 스님이 17년간 머물며 수행하고 책을 쓴 암자다. 불일암은 ‘무소유길’의 대나무 숲과 사리문을 지나 이르는데 암자라기보다 검소한 선비의 소박한 옛집 같다. 댓돌 위에 ‘묵언’이라는 글자가 보여 먼저 침묵하고 돌아본다. 암자 앞 ‘후박나무’는 법정 스님이 직접 심었는데 입적 후 유골을 뿌려 산골했다. “진정한 무소유란 자기를 사랑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법정 스님이 쓴 ‘무소유’(범우사)의 한 구절이다. 언제부터인가 일 밖의 것, 목적이 없는 유유한 행위는 시간 낭비라 불린다. 온전히 나에게로 향하는 일은 더더군다나 드물다. ‘차의 기분’에 등장하는, 티포트를 보고 뿔이 난 이는 한가로움이 부러워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알고 보면 진짜 갖고 싶었던 건 자신을 위한 ‘충실’은 아니었을까. 매주 금요일에는 순천시티투어가 산사투어를 테마로 운행한다. 순천역을 출발해 송광사와 선암사,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을 돌아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알맞다. 순천 야생차에 관심 있는 이들은 선암사를 나오며 명인신광수차에 들러도 좋겠다. 대한민국 명인 18호인 신광수 명인과 자녀들이 구증구포의 전통 제다법으로 야생 작설차를 생산한다. 신광수 명인은 선암사 주지를 지낸 용곡스님의 아들(태고종은 스님에게 결혼을 허용한다)로 선암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차 만드는 법을 익혔다. 차를 구매할 수 있고 운이 좋다면 신광수 명인과 인사를 나눌 수 있다. 이맘때는 금전산 자락 금둔사에도 꼭 들를 일이다. 금둔사는 지허스님이 복원하며 납월매를 심은 작은 사찰이다. 납월은 음력 섣달(12월)을 말하니 겨울 끝에 피는 매화다. 설날이 지나며 슬슬 꽃을 피워 3월까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금둔사에서는 매화에서도 차향이 날지 모를 일이다. 글·사진 박상준 여행작가
  • 1명이 5년간 1600건 고소 공세… 송사에 업무 마비된 복지부

    ‘5년간 1600건.’ 한 개인의 반복 고소에 보건복지부 전·현직 공무원 23명이 피고소 대상에 올랐다. 사건은 전국 수십 곳의 경찰서와 지방검찰청, 산하 지청에 흩어져 접수됐다. 같은 내용의 고소가 이어지면서 정책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피부미용사 A씨가 2022년 5월부터 최근까지 건강정책 담당 공무원들을 의료법·특허법 위반(직권남용) 혐의로 1600차례 고소했다고 8일 밝혔다. 국·과장과 실무자는 물론 이미 퇴직한 장·차관과 실장급 인사까지 포함됐다. A씨는 “돌이나 대나무를 활용한 피부 관리가 무면허 의료 행위인데도 복지부가 이를 규제하지 않고 묵인·허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가 보유한 피부 관리 관련 특허권을 인정해주면 형사고소를 취하하겠다”며 ‘거래’를 요구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피부 관리는 법상 피부미용업 범위에 해당해 의료행위로 보기 어렵고 특허를 침해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수사기관의 판단도 복지부와 같았다. 지금까지 1000여건을 불송치 또는 불기소로 종결했다. 그런데도 A씨는 고소를 멈추지 않았다. 현재 수사 또는 검토 중인 고소 사건만 600여건에 이른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러 기관에 나눠 고소하다 보니 고소인 본인도 어디에 무슨 내용의 고소장을 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라며 “우리는 모든 사건을 하나하나 대응해야 해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반복되는 고소 대응에 직원 스트레스가 커졌고 감사 부서 업무까지 크게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A씨의 ‘고소 파동’으로 한 실장급 공무원은 최근 명예퇴직하면서 수당을 제때 받지 못했다. 수사 중인 사건이 남아 있으면 불송치나 불기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명예퇴직수당 지급이 보류되기 때문이다. 업무 과정에서 민원인이나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이 곧바로 소송으로 번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복지부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합성니코틴을 법적 담배 범주에 포함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난해에만 6건의 소송을 당했다”며 “정책을 검토하는 동시에 경찰서를 들락거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고소 남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인의 반복 고소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한편 직원 보호와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1400년 만에 울려 퍼진 청아한 백제인 피리 소리

    1400년 만에 울려 퍼진 청아한 백제인 피리 소리

    역사는 우연과 모순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연을 통해 필연을 드러낸다. 1400년 전, 누군가 귀한 피리를 일부러 부러뜨린 뒤 왕성 화장실에 버렸다. 왜 그랬는지 알 수는 없지만 덕분에 우리는 백제인들이 불었던 진짜 피리 실물을 만나게 됐다. 5일 충남 부여군 규암면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에서 열린 관북리 유적 16차 조사 성과 공개회 현장. 외부의 공기가 차단된 질척하고 깊은 구덩이 속에 14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백제 횡적(橫笛·가로 피리)의 청아하면서도 아련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3차원 측량과 프린팅 기술을 통해 재현된 악기는 김윤희 종묘제례악 이수자의 숨결을 타고 되살아났다. 앞서 지난해 3월 관북리 유적 발굴단원들은 조당(왕과 신하들이 국정을 논의하고 조회와 의례를 행하던 공간)의 인근 직사각형 구덩이에서 뜻밖의 유물을 수습했다. 조심스럽게 흙과 유기물을 제거하자 둥근 형태의 구멍이 하나, 둘 드러났다. 문헌 기록으로만 전하던 백제 악기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기 22.4㎝의 횡적은 대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일부가 잘려 나간 채 납작하게 눌려 발견됐다. 입을 대고 부는 구멍을 포함해 네 개의 구멍이 일렬로 뚫렸다. 한쪽 끝이 막힌 구조로, 가로로 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크기와 형태로 볼 때 오늘날 소금과 유사하다. 악기의 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추정 연대는 568 ~642년(신뢰 수준 95.45%)이었다. 심상육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횡적이 발견된 구덩이 내부의 유기물을 분석한 결과 편충, 회충 등 기생충 알이 함께 검출돼 조당에 옆에 있던 화장실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래 길이는 31~33㎝로 추정되며 부러진 끝 부분에는 인위적인 파손 흔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목간 329점을 발굴한 것도 고대사학계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성과다. 국내 단일 유적에서 나온 목간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량으로 백제사 연구에 새로운 활력이 될 전망이다.
  • 담양대나무축제, 문체부 선정 ‘2026~2027년 명예 문화관광축제’

    담양대나무축제, 문체부 선정 ‘2026~2027년 명예 문화관광축제’

    전남 담양군의 대표 축제인 ‘담양 대나무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명예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됐다. 담양군은 이번 선정은 2024~2025년에 이어 2026~2027년에도 연속 선정된 것으로, 담양 대나무축제는 지역 대표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공인받았다고 2일 밝혔다. 명예 문화관광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10년 이상 진행된 전국 문화관광축제 중 20개를 엄선해 지정한다. 대나무축제는 지역 고유 자원인 ‘대나무’의 명확한 정체성과 차별화된 콘텐츠, 꾸준한 축제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재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선정으로 대나무축제는 글로벌 축제 지정 공모에 우선 신청 자격을 확보했으며, 향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축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한편 올해 개최하는 제25회 담양 대나무축제는 오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빛나라 빛나, 대나무!’를 슬로건으로 죽녹원과 종합체육관, 담빛음악당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축제는 ‘주간 체험형·야간 체류형’ 축제를 목표로, 축제장 전역에 야간경관을 대폭 강화해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축제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담양 관광 캐릭터를 새롭게 개발해 이를 활용한 팝업스토어, 조형물, 야간경관 연출 등을 축제장 전반에 조성한다. 또한 관람 동선을 담빛음악당 일원까지 확장해 ▲드론 조립 및 날리기 체험 ▲대나무 로봇 포토존 ▲대나무 놀이터 ▲대나무 쉼터 등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대나무 콘텐츠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명예 문화관광축제에 걸맞은 품격과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 더욱 다채롭고 새로워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담양을 방문해 대나무축제에서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동작 그만, 장난질이냐?” 대담한 女마작꾼…사기도박판 뒤집어졌다 (영상)

    “동작 그만, 장난질이냐?” 대담한 女마작꾼…사기도박판 뒤집어졌다 (영상)

    중국 도박판에서 영화 같은 부정행위가 적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27일 중국 중화망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23일 후난성의 한 마작장에서 젊은 여성 A씨를 사기도박 혐의로 체포했다. 여성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다른 참가자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마작패 등도 증거물로 압수했다. 마작은 4명이 마작패 136개를 이용해 복잡한 게임 규칙에 따라 패를 맞춰 승패를 겨루는 게임이다. 참가자들은 A씨가 패를 뽑기 전 의도적으로 눈을 가늘게 뜨거나, 마치 패를 꿰뚫어 보기라도 하듯 뒷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고 설명했다. 시선도 특정 각도로 왔다 갔다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A씨가 게임을 지나칠 정도로 정확하게 풀어갔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신의 눈’으로 모든 것을 내다보듯 이기는 패를 내주는 위험은 완벽하게 피했고, 중요한 패는 정확하게 뽑았다고 말했다. 처음 몇 판은 운이 따라준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게임이 10판이 넘어가면서부터 다른 참가자들의 의심은 더욱 깊어졌다. 특히 A씨가 눈을 자주 비비거나 눈빛을 흐리는 모습은 의심을 더욱 부추겼다. 함께 게임에 참여한 리모씨는 “패 뒷면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리고 왜 패를 뽑기 전에 시선을 계속 한쪽으로 돌리겠느냐. 뭔가 잘못됐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고 말했다. 이상함을 감지한 다른 참가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한 뒤 판을 뒤집어엎었다. A씨가 다시 눈을 비비며 패를 뽑으려는 순간, 참가자들은 한꺼번에 달려들어 몇몇은 여성을 제압하고 다른 몇몇은 A씨의 눈을 들여다봤다. A씨 눈에는 황갈색 콘택트렌즈가 끼워져 있었다. “형광제 칠한 뒤 특수렌즈로 식별…영화 ‘도신’ 연상”“사기도박 도구 유통망 완벽…‘한탕주의’ 경계해야” 조사 결과 A씨는 미리 특수 제작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뒤, 도박판의 마작패를 특수 약품 처리한 마작패와 몰래 바꿔치기 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통수패(원의 개수로 수를 표시한 패) 뒷면에는 점무늬, 삭수패(대나무의 개수로 수를 표시한 패) 뒷면에는 막대무늬 등 아주 작은 표식을 형광제로 그려 넣었다. 경찰은 이 형광제 표식이 맨눈으로는 절대 알아볼 수 없고, 주변광을 차단하는 특수렌즈로만 식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지언론은 A씨의 수법이 도박판을 배경으로 한 주윤발 주연의 홍콩 영화 ‘도신’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뉘우치는 기색 없이 온갖 변명을 늘어놓았다. 오히려 게임 내내 돈을 잃었다. 누구에게서도 큰돈을 따지 못했다“고 억울해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가 사용한 것과 같은 마작 부정행위 도구가 이미 암시장에 완벽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수사관들은 특수 화학 용액과 특수 콘택트렌즈, 부정행위용 마작패 패키지 가격이 1000위안(약 20만원)도 채 되지 않으며 제조 과정 역시 매우 간단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밖에 특수 안경과 몰래카메라, 심지어 원격으로 주사위를 조종하는 장치까지 등장해 정교한 사기도박을 부추기고 있다고 경찰은 우려했다. 현지 경찰은 소위 ‘한탕’을 노리다 법망을 피해 유통되는 이런 부정행위 도구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떨어져 죽을 수도”…101층 빌딩 ‘맨몸 등반’ 넷플릭스 생중계한다는 남성

    “떨어져 죽을 수도”…101층 빌딩 ‘맨몸 등반’ 넷플릭스 생중계한다는 남성

    “이 남성은 넷플릭스 생중계 도중 사망할까?”(미국 CNN) 미국의 한 남성이 세계 2위 마천루에 맨몸으로 오르는 모습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 외신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위험하고 무모한 도전 아니냐”라는 우려가 터져나오지만, 이 남성은 “추락할 확률은 0에 가깝다”라고 자신한다. 17일(현지시간) CNN과 넷플릭스 등에 따르면 미국의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40)는 오는 23일 대만 타이베이의 마천루인 ‘타이베이 101’을 맨몸으로 등반하며, 그의 등반 과정은 ‘마천루 라이브’라는 제목의 넷플릭스 생방송을 통해 중계된다. 그는 아무런 안전 장비 없이 맨몸으로 등반하는 ‘프리 솔로’에서 각종 기록을 세워왔다. 그는 2017년 높이 975m에 달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엘 캐피탄 절벽을 3시간 56분 만에 맨몸으로 등반하는 데 성공했다. 그 외에도 남극과 그린란드 등 세계 곳곳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가 도전하는 타이베이 101은 타이베이 신이구에 있으며 지상에서의 높이는 509m(101층)에 달한다.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부르즈 할리파(828m)가 들어서기 전까지 세계 최고층 마천루의 자리를 지켜왔다. 중화권에서 부와 행운의 숫자로 통하는 ‘8’과 대나무에서 모티브를 얻어, 빌딩의 중반부부터 8층씩 총 8개의 대나무 마디를 형상화한 외관이 특징이다. 각각의 대나무 마디는 한자 ‘八(팔)’을 뒤집은 모양이기도 하다. 세계 2위 마천루…밧줄도 낙하산도 없다‘맨몸 등반’이라는 취지에 맞게 그는 밧줄이나 낙하산, 그물 등 어떠한 안전 장비도 없이 타이베이 101을 등반한다. 그는 넷플릭스와의 인터뷰에서 타이베이 101에 대해 “건물의 독특한 특성이 등반에 적합하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빌딩의 ‘대나무 마디’ 구간에 대해서는 “(수직에서) 10~15도가량 기울어져 뻗어 있고 다소 가파르다”면서 “100피트(약 30미터)를 힘겹게 오른 뒤 발코니에 멈추는 것을 반복해야 해 물리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실전에 대비해 꾸준히 훈련하고 있으며, 등반 도중 두려움이 찾아오더라도 이에 집착하지 않고 그저 “내 몸이 어떤 감각을 느끼고 있다”며 마음을 다스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등반 도중 떨어져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할 뿐 다른 경우의 수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시청자들의 99.9%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질문에는 “미식축구 같은 스포츠에 도전하고 이를 생중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추락할 위험은 0에 가깝다”고 자신했다. 또한 생중계를 지켜볼 시청자들이 느낄 공포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면서도 “내가 도전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아름다운 경치 등 모든 기쁨을 시청자들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세종로의 아침] 부채춤은 언제 우리 곁에서 사라졌을까

    [세종로의 아침] 부채춤은 언제 우리 곁에서 사라졌을까

    요즘 각종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보며 난데없이 부채춤이 떠올랐다. 한때 대한민국 하면 떠올리는 춤이었는데, 최근엔 본 기억이 없다. 이러다 ‘케데헌’처럼 부채춤이 다른 나라 지식재산권(IP)의 효자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뭐 기우일 수도 있겠지만. 초등학교 운동회 때 남자들은 곤봉 체조를, 여자들은 부채춤을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운동도 아니고 놀이도 아닌, 힘들고 재미없는 군무를 뙤약볕 아래서 연습하고 나면 늘 파김치가 됐다. 요즘은 부채춤을 볼 일이 거의 없다. 운동회나 발표회 등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이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킬 소지가 컸으니 정리된 건 당연하다. 다만 부채춤 자체가 우리 곁에서 멀어진 건 좀 문제다. 우리 사회에서 부채춤이 어떤 문화인가에 대한 고민 자체가 함께 사라졌다는 생각에서다. 국가유산청은 부채춤을 “무용가 김백봉이 1954년 창작한 신무용 계열의 작품”이라 정의한다. 역사만 보면 오래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전통이 없다 말할 수도 없다. ‘전통’의 출발 지점이 꼭 조선 시대거나 환단고기일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요즘 한국의 킬러 콘텐츠로 떠오른 민화 역시 한때는 ‘격이 낮은 그림’이라며 주류 미술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부채춤이 탄생한 건 한국전쟁의 폐허 위에서다. 대나무 쥘부채의 소리와 움직임에 매료된 한 예술가가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무대에 올린 이후 전통과 현대, 무대예술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한국 춤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우리는 부채춤을 너무 값싸게 소비해 왔다. 천으로 만든 부채, 의미를 지우고 동작만 남긴 춤사위 등이 더해지며 무게감이라고는 없는 행사용 이벤트 정도로 격하됐다. 부채춤에서 부채는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하나의 악기이자 표현의 주체다. 한지로 만든 부채가 펴지고 접히며 만들어 내는 소리는 그 자체로 연희를 구성하는 요소다. 이 핵심을 지우는 순간, 부채춤은 그저 형식만 남은 볼거리가 된다. 부채가 천이 아닌 한지로 제작돼야 할 이유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통 한지와 결합한 고가의 관광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없어서 못 판다는 ‘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 뮷즈’처럼 말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지의 활로를 뚫고, 경쟁력 있는 관광 상품도 만들고, 돌팔매질 한 번에 참새 두 마리 잡는 격이다. 주인이 관심을 거두면 금세 남이 채가는 법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부채춤을 두고 작은 소동이 있었다. 한 기관이 설 행사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부채춤 사진을 썼는데, 이를 “중국 전통 댄스”라고 소개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 이전 해,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 퍼레이드에서도 부채춤이 중국 전통 춤으로 소개됐고, 프로농구 경기 중에도 ‘중국 댄스’라는 이름의 부채춤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금도 중국 바이두에선 부채춤(扇子舞)을 “전통 중국 민속 무용 형식 중 하나”라고 적고 있다. 이 지점에서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콘텐츠, ‘케데헌’을 떠올리게 된다. K팝과 무속 신앙의 이질적 결합은 애초 반신반의였다. 결과는 달랐다. 세계가 이 낯섦을 신선함으로 받아들였다. ‘케데헌‘의 성공 이후 우리 사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일었다. ‘우리가 우리 문화를 너무 몰랐다’는 고백 말이다. 문화는 보존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어떻게 포장하고 어떤 가치로 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어떤 역사와 맥락에서 만들어진 춤인지, 왜 한지 부채여야 하는지, 왜 한국의 ‘현대 전통’인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채춤과 ‘케데헌’은 전혀 다른 시대의 산물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에서 만난다. 자신의 문화를 얼마나 알고, 아끼며, 주체적으로 말하고 있는가. 문화의 주인은 만들어낸 이가 아니라 끝까지 설명하고 지켜낸 사람이다. 우리가 외면하는 사이, 부채춤이 남의 문화가 되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쌍둥이 판다 눈 위에서 식사

    쌍둥이 판다 눈 위에서 식사

    15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눈 위에서 대나무 먹이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 담양군, 2026년 ‘붉은 말의 해’ 고향사랑기부 이벤트 추진

    담양군, 2026년 ‘붉은 말의 해’ 고향사랑기부 이벤트 추진

    전남 담양군이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1월 15일부터 2월 18일까지 고향사랑기부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행사 기간 담양군에 10만원 이상 기부하면 자동 응모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참여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담양 딸기가 경품으로 제공된다. 먼저 새해 기부 참여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벤트 기간 내 선착순 기부자 200명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5000원권을 증정한다. 또한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기념해 말띠 기부자 중 26명을 무작위로 추첨하여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원권을 지급함으로써 기부 참여의 즐거움을 더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규 답례품인 ‘담양 딸기’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특별 행사도 마련한다. 기부 순번이 26번, 126번, 226번, 260번, 266번에 해당하는 기부자 5명과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된 15명 등 총 20명에게 고품질 담양 딸기 2kg을 추가 경품으로 제공한다. 이벤트 관련 세부 사항은 담양군 공식 누리집과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고향사랑기부제를 널리 알리고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많은 분의 관심과 참여를 바라며, 앞으로도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외 지방자치단체(광역‧기초)에 연간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기부할 수 있는 제도로, 올해부터는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구간의 세액공제율이 기존 16.5%에서 44%로 대폭 상향된다. 한편 담양군에 기부할 경우 기부일로부터 1년간 주요 공영 관광지인 죽녹원, 소쇄원, 메타세쿼이아길, 한국대나무박물관, 한재골 수목정원에 대해 무료입장 혜택도 받을 수 있다.
  • 3월 울산 국가정원과 대공원에 관광용 ‘전기 마차’ 뜬다

    3월 울산 국가정원과 대공원에 관광용 ‘전기 마차’ 뜬다

    오는 3월 태화강 국가정원과 울산대공원에 전기 마차가 뜬다.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과 울산대공원에 ‘울산 마차’ 15대를 유료로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2024년 7월 울산문화관광재단과 위·수탁 협약을 맺어 마차를 제작했다. 전기로 운행하는 이 마차는 최대 4명이 탈 수 있다. 탑승객들은 마차에서 운전기사로부터 해설을 들으면서 국가정원과 대공원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시는 다음 달까지 시험 운행과 안정화 기간을 거쳐 오는 3월부터 유료로 운행한다. 방문객들은 1인당 1만원을 내면 40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운행 간격은 20분이다. 울산시민과 다자녀 가구, 65세 이상 고령자, 군인 등은 50% 감면된 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예약과 결제는 인터넷과 현장에서 ‘왔어울산’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시는 14일 오전 태화강 국가정원 대나무생태원 입구에서 김두겸 울산시장과 정원 해설사, 초등학생, 시민 등이 참여하는 마차 시승회를 열었다. 김 시장은 “울산 마차가 도심 속 새로운 관광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울산을 ‘꿀잼도시’이자 다시 찾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 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담양대나무축제, ‘2026년 전라남도 대표축제’ 선정…문화관광축제 경쟁력 입증

    담양대나무축제, ‘2026년 전라남도 대표축제’ 선정…문화관광축제 경쟁력 입증

    전남 담양군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인 ‘담양대나무축제’가 ‘2026년 전라남도 대표축제’로 선정됐다. 담양군은 이번 선정으로 축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비 1000만원을 지원받게 됐으며, 전라남도 대표축제로서의 브랜드 가치와 대외 인지도를 한층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2025년 5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 동안 죽녹원과 관방제림 일원에서 열린 ‘제24회 담양대나무축제’는 ‘담양, 초록에 물들다’를 주제로 생태·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형 축제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담양의 대표 관광자원인 대나무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구성이 눈길을 끌었다. 대나무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개막 공연을 비롯해 대나무 뗏목 타기, 대나무 소망등 달기, 운수대통 대박 터트리기 등 지역 정체성이 살아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해 축제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죽녹원과 메타랜드 입장권을 환급형 쿠폰으로 전환해 인근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관광객 만족도 제고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거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해외 인플루언서와 주한 외신기자, 유학생 등이 개막 행사와 주요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로벌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어린이날을 맞아 진행된 ‘베베핀’ 공연, 담빛 청소년 댄스 페스티벌, 드론 제작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을 끌었다. 아울러 축제장 전반에 소원등과 야간경관을 조성해 낮과 밤을 아우르며 온종일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축제로서의 매력을 강화했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군 관계자는 “담양대나무축제가 전라남도 대표축제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군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 덕분”이라며 “올해는 ‘빛나라 빛나, 대나무’를 주제로 한 야간경관 연출을 통해 푸른 대나무의 빛을 밝히고, 전남을 대표하는 희망 가득한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전남도, 10대 대표 축제 선정 경쟁력 강화 나서

    전남도, 10대 대표 축제 선정 경쟁력 강화 나서

    전라남도가 시군 지역축제를 대상으로 축제심의위원회를 열고 ‘장흥 물축제’ 등 10대 대표 축제를 선정해 세계화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축제심의위원회는 전남 최우수 축제로 ‘정남진 장흥 물축제’를 우수축제로 ‘고흥 유자축제’와 ‘보성다향대축제’, ‘함평 대한민국 국향대전’을 선정했다. 또 ‘목포항구축제’와 ‘광양매화축제’, ‘담양대나무축제’, ‘화순고인돌 가을꽃 축제’, ‘해남미남축제’,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유망 축제로 꼽는 등 모두 10개의 축제를 전남 대표 축제로 정했다. 축제·관광·문화·콘텐츠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축제심의위원회는 축제의 정체성과 차별성, 관광객 유치 가능성, 콘텐츠 완성도, 지역경제 파급효과,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했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도심을 흐르는 탐진강을 활용해 대규모 참여형 물놀이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여름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태국 ‘송크란 물축제’와의 교류를 통해 글로벌 축제 연계 가능성과 야간 체류형 콘텐츠 운영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성과로 호평을 받았다. ‘함평 국향대전’은 국화를 중심으로 한 고품격 전시와 체험, 공연 콘텐츠 구성을 통한 축제 완성도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고려한 연출과 안정적인 운영이 강점으로 꼽혔다. ‘고흥 유자축제’는 유자밭을 활용한 체험·감성형 프로그램과 유자 조형물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유자 브랜드가치를 제고하고 유자 판매로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한 주민 주도형 운영 구조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성다향대축제’는 찻잎 따기와 차 만들기 등 체험 콘텐츠를 중심으로 차 산업과 관광을 연계한 체류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속가능한 산업형 축제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전남도는 대표 축제로 선정된 10개 축제에 최우수 5천만 원과 우수 3천만 원, 유망 1천만 원 등 모두 2억 원을 지원해 축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들 10개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 예비 축제 신청 자격도 함께 부여된다. 최영주 전남도 관광체육국장은 “대표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전남의 얼굴이자 관광산업의 핵심 자산”이라며 “축제의 질적 수준을 높여 전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울산 울주군 농막 화재… 주민 1명 얼굴 화상

    울산 울주군 농막 화재… 주민 1명 얼굴 화상

    12일 오후 3시 48분쯤 울산 울주군 온양읍 내광리의 한 농막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헬기 3대를 비롯한 장비 14대, 인력 40여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30여분 만인 오후 4시 24분쯤 큰불을 잡은 데 이어 잔불 정리하고 있다. 이 불로 인해 1명이 얼굴에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농막에서 난 불이 인근 대나무밭까지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가 끝나면 정확한 피해 면적과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울산 전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 달리자, 말의 기운 깃들지니

    달리자, 말의 기운 깃들지니

    병오년, 말띠 해에 강렬한 말의 기운을 받으면 한 해가 술술 풀릴 것만 같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하는데, 기왕이면 말의 기운을 듬뿍 받을 여행지를 가고 싶다. 그래서 찾아봤다. 말띠 해에 어울릴 곳들이다. 전북 진안 마이산말의 귀 닮은 마이산 비경 첫손 꼽을 곳은 ① 전북 진안군 마이산(馬耳山)이다. 조선의 3대 왕 태종이 이 일대를 지나다 말(馬)의 귀(耳)를 닮았다며 마이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한다. 태종의 아버지이자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에 얽힌 전설도 있다. 고려 말 남원 운봉에서 왜구를 크게 물리친 이성계가 꿈에서 국가를 잘 경영하라는 계시와 함께 금척(금으로 된 잣대)을 받는데, 그 꿈을 꾼 곳이 바로 마이산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잔치 때마다 추던 몽금척(夢金尺)이란 춤도 이성계가 마이산에서 금척을 받은 내용이 소재다. 마이봉 아래 600년 넘은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 또한 이성계가 심었다고 전해진다. 진안 사람들은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탠다. 1만원권 지폐 밑그림인 일월오봉도가 마이산과 주변 산군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것이다. 다섯 개의 봉우리와 해, 달이 그려진 일월오봉도는 왕이 앉던 어좌 뒤 병풍 그림으로 쓰이는 등 조선 왕조의 표상으로 통했다. 조선을 세운 이와 그의 후손이 마이산과 얽힌 인연을 생각하면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산을 제대로 느끼려면 멀리서 바라봐야 한다. 주변에 견줘 독특한 산세가 한결 도드라져서다. 부귀산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산 중턱까지 승용차로 간 뒤, 10분 남짓 산을 오르면 된다. 진안군청 옆 성산정,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진안휴게소 전망대 등도 마이산 전망 포인트다. 전북 순창 인계면 마흘리천마가 날아오르는 ‘명당’ 마이산처럼 높은 산만 찾을 일이 아니다. 나라 안에서 가장 소문난 명당 터는 외려 낮은 산에 있다. 가장 유명한 ‘말 명당’은 전북 순창군 인계면 마흘리(馬屹里)다. 특히 ② 김극뉴(1436~1496)의 묘가 포인트다. 풍수를 공부하는 이들 사이에서 천마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천마등공’(天馬登空)의 명당이라 불린다. 안내판이 주장하는 근거는 이렇다. 마을 이름인 마흘리는 ‘말 같이 우뚝 솟았다’는 뜻이다. 마을 뒷산은 두 개의 봉우리가 연달아 이뤄진 모양이다. 작은 봉우리 이름이 용마산(龍馬山)이다. 말 모양의 지형에서 명당 자리는 콧구멍에 해당하는 곳이라고 한다. 김극뉴의 묘가 바로 이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높고 낮은 봉우리 2개가 연달아 이어진 곳을 마체(馬體)라 부른다. 말안장처럼 생긴 봉우리란 뜻이다. 옛사람들은 말안장에 오르는 것을 벼슬을 한다는 의미로 여겼다. 공교롭게도 마체 앞의 콧구멍 자리에 묘를 쓰고 난 뒤 광산 김씨 집안에서 벼슬을 하는 이가 줄줄이 나왔다고 한다. 견강부회의 느낌도 있지만, 광산 김씨가 이후 국반(國班 ·전국구 양반)의 반열에 올라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북 장수 승마레저파크승마 체험으로 말 기운 듬뿍 전북 장수는 오래전 가야 무사들이 활동했던 이른바 ‘전북 가야’의 고도다. 장수에는 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 곳곳에 존재한다. 가야 고분군이 발견된 곳이 마봉산(馬峰山), 발굴된 최초의 가야 유물이 말 편자다. 여기에 말 테마파크인 ③ 장수승마레저파크도 있다. 승마 체험 등 레저와 말 박물관 등의 문화 시설, 숙박 시설 등을 갖췄다. 깡통 열차와 카트 투어, 말 먹이 주기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 형태의 펜션도 있다. 서울 중랑구 용마산도심 속에서 즐기는 일출 서울 중랑구에도 ④ 용마산이 있다. 용마(龍馬)란 용의 비늘이 온몸에 덮인 말을 가리킨다. 경북 경주시 천마총에서 발굴된 ‘천마도’(天馬圖)처럼 하늘을 날아다닌다. 용마산 아래 면목동(面牧洞)은 조선시대 궁중의 말을 키우던 목마장이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 마을 주민들이 용마(龍馬) 한 마리 내려주십사하고 하늘에 빌던 곳이 용마산이다. 도심과 가까운 데도 산양과 마주칠 정도로 자연이 잘 보존돼 있고, 대중교통으로 접근도 수월하다. 지난해 새로 개장한 ‘용마산 스카이워크’에서 맞는 수도 서울의 일출도 장관이다. 대구 달성 마비정 벽화마을말의 슬픈 전설이 머문 곳 말의 전설이 전하는 곳도 많다. ⑤ 대구 달성군 마비정(馬飛亭) 벽화마을은 거의 사람에 견줄 만큼 의인화한 이야기가 전한다. 옛날 이 마을 대나무 숲에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숫말 ‘비무’와 몸에서 빛과 향기가 퍼져 나오는 암말 ‘백희’가 살았다. 어느 날, 천리마를 구하기 위해 이 마을에 온 마고담이라는 장수가 백희를 비무로 착각하고는 ‘화살을 건너편 산으로 날리는데 화살보다 늦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백희가 화살을 따라잡지 못하자 마고담은 단숨에 목을 벴고, 백희의 주검을 마주한 비무는 구슬피 울며 종적을 감췄다. 훗날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마고담이 정자를 지어 둘을 기렸다. 그 정자가 마비정이다. 마을을 감싼 토담을 따라 그려진 다양한 벽화가 인상적이다. 마비정 아래 인흥마을에도 볼거리가 많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남평 문씨 세거지다. 날아갈 듯한 처마의 한옥들과 돌담길, 오래된 나무들이 단박에 이방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경기 고양 원당 종마목장말 따라 걷는 산책길 산책하기 좋은 곳 하나 덧붙이자. ⑥ 경기 고양시 원당 종마목장이다. 드라마 촬영지, 인증샷 명소로 알려진 곳인데, 원래는 경주마와 기수를 양성하는 한국마사회 경마교육원이다. 1997년부터 목장 일부를 산책로와 피크닉 공간으로 개방했다. 지하철 3호선 원흥역을 기준으로 차로 약 6분, 도보로 35분 남짓한 거리에 있다. 목장 옆은 서삼릉(사적)이다. 조선시대 왕과 왕비가 잠든 능과 말이 노니는 목장이 낮은 울타리 사이로 공존하는 모습이 제법 인상적이다.
  • 판다 떠난 우리에 직원들이 들어가 판다 흉내…日동물원 ‘사육사 체험’ 인기

    판다 떠난 우리에 직원들이 들어가 판다 흉내…日동물원 ‘사육사 체험’ 인기

    일본의 한 동물원이 중국으로 모두 반환한 판다를 대신해 직원들이 판다 흉내를 내는 이색 프로그램을 운영해 화제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와카야마현에 위치한 ‘어드벤처 월드’는 24살 된 판다 라우힌과 그의 새끼들인 유이힌, 사이힌, 후힌 등 판다 4마리를 지난해 6월 중국으로 송환했다. 라우힌은 일본에서 태어나 처음 성공적으로 성장한 판다로도 알려져 있다. 이후 해당 동물원은 판다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는 팬들을 위해 ‘판다 사육사 체험 투어’를 실시 중이다.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 하루 10명 이내로 진행하는 이 투어는 1인당 8000엔(약 7만원)의 비용에도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어는 판다 곰 놀이터 및 생활 공간 방문, 과거 사육 경험, 먹이 주기 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다만 실제 판다는 없다. 직원이 번갈아 판다로 분장해 우리에 들어가면 체험객들은 사과나 대나무 등을 주며 간접 먹이 주기 체험을 한다. 행사 종료 후에는 ‘사육사 인증서’를 받는다. 동물원 측은 이 같은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판다 팬클럽도 운영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팬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지에서는 “판다를 실제로 볼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동물원 측이 판다 사랑을 이어가기 위한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체험 투어에 대해 “너무 인위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참가자는 “좋아하는 판다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판다를 더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월 말 일본 내 마지막 2마리 반환 앞둬…판다 ‘무보유국’ 된다일본에 남아 있는 마지막 판다인 쌍둥이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도 오는 1월 말쯤 도쿄 우에노 동물원을 떠나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우에노 동물원에는 마지막으로 판다를 보기 위한 발길이 이어지며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 약 3시간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에노 동물원은 2월 20일 반환 기한을 앞두고 중국에 기한 연장이나 새로운 판다 대여 등을 요구했지만 기한보다 한 달 앞서 반환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간 갈등이 깊어져 신규 대여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은 새로운 판다 대여를 중국 측에 요구해왔지만, 실현 전망은 서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대여 없이 두 마리 판다가 반환되면 1972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판다가 사라진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어서 당분간 신규 대여 협상은 진척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자국에만 있는 자이언트판다를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에 선물하거나 대여하는 형식으로 ‘판다 외교’를 펼쳐왔다. 해외에서 태어난 자이언트판다는 성체가 되는 만 4세 전후에는 중국에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 담양군, ‘대숲 겨울 작은공방’ 전시회…2월 27일까지

    담양군, ‘대숲 겨울 작은공방’ 전시회…2월 27일까지

    전남 담양군은 2일부터 2월 27일까지 한국대나무박물관 홍보관에서 대나무 공예 전수교육 성과물 전시회인 ‘대숲 겨울 작은공방’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군은 지역 내 대나무 공예인을 양성하고 지속 가능한 대나무공예 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해 12월 18일 ‘2025년 하반기 대나무공예 명인·계승자 전수교육 성과 점검’을 마쳤다. ‘대나무공예 계승자’는 대나무공예 기능을 전수받고자 하는 자로, 명인 또는 준명인의 추천을 받아 군수가 지정한다. 계승자들은 지정 후 5년간 전수 종목에 따라 각 명인으로부터 주 1회, 회당 8시간씩 대나무공예 제작 기법에 대한 집중 교육을 받는다. 이들은 연 2회 엄격한 성과 점검을 거치는 체계적인 이수 과정을 밟는다. 군은 대나무공예 기능의 맥을 잇기 위해 2008년부터 현재까지 총 28명의 계승 이수자를 배출했다. 2025년 12월 기준 8명의 계승자가 전수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대나무공예 명인·준명인과 계승자 등 총 17명이 참여해 한 해 동안의 연구 성과물 30여 점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전통 대나무공예의 정교한 전승 과정은 물론, 미래 세대로 이어지는 담양 대나무공예의 생동감 넘치는 현재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성과 점검과 전시회는 대나무공예 전수 체계를 견고히 하고, 명인과 계승자들의 1년간의 결실을 군민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나무공예 전통 기술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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