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단팥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 3050 남성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 비큐AI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 본업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 허웅
    2026-06-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7
  • 섞이고 불타고 다시 세워지고… 전쟁의 상처 새긴 ‘치유의 섬’

    섞이고 불타고 다시 세워지고… 전쟁의 상처 새긴 ‘치유의 섬’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잡은 ‘슈리성’화재와 전란 등으로 쓰러지길 반복2019년 정전 전소… 복원 공사 한창1945년 봄 ‘철의 폭풍’ 몰아쳤던 섬땅 아래 아직 불발탄 1900t 남아 있어한국인 8000명 강제로 전쟁 끌려와美군정 거치며 하와이 문화 등 유입대표 음식 참프루 … ‘섞는다’는 의미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한 첫날, 잠깐 해를 봤다. 딱 그뿐이었다. 장마가 보름 일찍 찾아왔다. 낮게 깔린 구름, 쉼 없이 내리는 비, 쌀쌀해진 바람. 에메랄드빛 바다는 온데간데없다. 체류 기간 내내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풍경이 이어졌다. 그런데 오키나와 남부에선 그 비가 퍽 잘 어울렸다. 북부가 햇살과 바다와 원시림의 섬이라면, 남부는 다른 결의 땅이다. 류큐 왕국의 영광이 남은 돌담, 오키나와 전투가 할퀴고 간 동굴과 절벽, 그 모든 시간을 버텨온 사람들이 만들어낸 음식. 파란 하늘 아래보다 잿빛 하늘 아래에서 더 또렷이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닫는다. 옛 류큐 왕국의 궁성 ‘슈리성’ 오키나와는 섞이고, 지배받고, 불타고, 다시 세워지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그 모든 시간이 이 섬의 자연과 음식에 남아 있다. 오키나와를 여행한다는 건 바로 그 시간의 층위를 천천히 읽어내는 일이다. 남부 여정의 들머리는 슈리성이다. 현청 소재지인 나하 시내 가장 높은 언덕에 터를 잡은 옛 류큐 왕국의 궁성이다. 슈리성의 ‘만국진량’(‘세계 여러 나라를 잇는 가교’란 의미)이란 종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류큐 왕국은 남쪽 바다 아름다운 나라이며 조선, 중국, 일본 사이에 있고, 배를 이용해 만국의 가교 역할을 하며 무역을 통해 번영한 나라이다.” 이 글을 쓸 당시엔 몰랐을 것이다. ‘만국의 가교’라는 지리적 여건이 훗날 이 왕국을 붕괴시키고, 현 지구 행성 유일 초강대국의 동북아 전진기지로 ‘강점’될 것이란 사실을 말이다. 슈리성의 역사는 기구하다. 13세기 말~14세기 초 류큐 왕국이 세우고, 일본 사쓰마번이 점령했고, 메이지 정부가 병합했고, 전쟁이 불태웠고, 미군정이 그 위에 대학을 세웠고, 화재가 다시 무너뜨렸다. 그 모든 시간을 견디고 지금 다시 세워지고 있는 곳이 슈리성이다. 류큐 왕국 당시 판자 지붕이었다가 회색 기와 건물로 바뀐 슈리성이 화재와 전란으로 쓰러지길 반복하다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된 건 1992년이다. 2000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다 2019년에 화재로 또다시 정전이 전소됐다. 현재 복원 공사는 마무리 단계다. 가을쯤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비 내리는 오키나와 남부 표정은 북부와 사뭇 달랐다. 짙푸른 숲이나 에메랄드빛 해변의 숫자는 적어도, 완만한 구릉과 키 낮은 건물들이 잇닿은 풍경은 꽤 평화로워 보였다. 하지만 이 땅 아래에는 아직 1900t가량의 불발탄이 남아 있다. 그러니까 오키나와에서 땅을 판다는 건 과거의 뇌관을 건드리는 일이다. 1945년 봄, 오키나와는 ‘철의 폭풍’ 속에 있었다. 하늘과 바다에서는 폭탄이 쏟아졌고, 땅에서는 탄환과 포탄이 터졌다. 앞서 1944년 10월 10일엔 미군 공습으로 나하 시가지의 약 90%가 사라졌다. 이듬해 4월 1일 미군이 상륙했고, 이후 83일에 걸쳐 지상전이 벌어졌다. 민간인과 군인을 합쳐 24만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확인된 것만 그렇다. 오키나와 주민 4명 중 1명이 사망했다. 전쟁은 군복 입은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오키나와 전투 이전부터 주민들은 이미 전쟁에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밭 갈고, 학교 다니던 남자들이 먼저 불려갔고, 이후 15세에서 45세 사이 남녀 전체가 전쟁에 동원됐다. 이른바 ‘네코소기 동원’, 그러니까 섬이 뿌리째 동원됐다. 집도 밭도 전쟁의 기반시설이 됐다. 슈리성 아래엔 일본군 총사령부 지하 참호가 들어섰다. ‘가마’라 불리는 마을 곳곳의 석회암 동굴들은 야전병원이나 탄약고가 됐고, 피난처가 됐다. 그리고 마침내 무덤이 됐다. 오키나와 본섬에만 약 2000개의 가마가 있다. 그 하나하나가 전쟁의 기억을 품고 있다. 전쟁에 동원된 여학생들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이토만시 히메유리 탑 아래 있는 가마다. 히메는 여자(姫), 유리는 백합을 뜻한다. 오키나와현 여자사범학교와 제1고등여학교 학생들이 교지(校誌)에 붙인 이름이다. 이 예쁜 이름도 전쟁 앞에선 달아날 재간이 없었다. 교사와 학생 약 240명이 일본군 육군병원 보조 인력으로 동원됐다. 이들이 배치된 곳이 현 ‘히메유리 탑’과 기념관 등이 있는 동굴(가마)의 야전병원이었다. 어둡고 좁고 습한 가마 안에서 이들은 붕대를 갈고, 피를 닦고, 시신을 옮기고, 마취 없이 진행되는 수술을 보조했다. 간호복을 입었지만 그들이 들어간 곳은 병원이 아니라 전장이었다. 비극의 역사인 건 분명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 입장에선 잠깐 멈춰서 돌아봐야 할 지점이 있다. 히메유리를 소녀들의 비극으로만 묘사하는 순간, 보다 중요한 질문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히메유리 탑 옆의 평화기념자료관에 이 내용이 담겨 있다. 왜 미성년자가 전장에 동원됐는가. 이들은 국가총동원 체제가 학생의 몸과 감정과 노동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한 결과였다. 전쟁은 아이들에게 총만 쥐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간호와 돌봄, 노동과 충성을 통해서도 학생을 전장으로 끌어들였다. 히메유리 평화기념자료관은 바로 이 생존자들이 오랜 침묵을 깨고 자신의 기억을 내놓아 만든 공간이다. 자료관 곳곳에 새겨진 이들의 증언은 단순히 개인의 회고가 아니다. 국가가 어린 학생에게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역사의 심판이다. 남쪽 해안가의 마부니 언덕 위엔 평화기념공원이 있다. 오키나와 전투 최후의 격전지에 조성된 기념 공간이다. 각종 자료관, 조형물 등이 60만평에 달하는 너른 공간에 세워져 있다. 절벽 끝자락의 ‘평화의 초석’이 인상적이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오키나와 전투 때 희생된 이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졌다. 2019년 현재 24만 1500여명 정도라고 한다. 한반도에서 온 462명의 이름도 있다.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돼 오키나와로 끌려온 이들이 8000명에 달했다(서울신문 2017년 8월 15일 자 16면)는 언론 보도 등에 비춰보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한국인 이름 옆은 빈 공간이다. 아직 확인되지 못한 이름들을 위한 자리다. 전쟁은 1945년에 끝났어도 상처는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한 식탁에서 느껴지는 美中日 이제 한 그릇에 담긴 역사, 오키나와의 음식을 돌아볼 차례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냄비는 계속 끓었다. 왕국이 무너지고, 포탄이 쏟아지고, 점령군이 들어와도 사람은 먹어야 했다. 오키나와의 식탁은 그 모든 시간의 기록이다. 숟가락을 드는 순간, 중국의 향기가 나고, 일본이 보이고, 어딘가 미국의 흔적도 섞여 있다. 오키나와 음식은 단순한 향토 요리가 아니다. 이 섬이 살아온 방식의 연대기다. 우선 오키나와의 대표 볶음요리인 참프루부터. ‘섞이고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줄 음식이다. 참프루는 오키나와말로 ‘뒤죽박죽 섞는다’는 뜻이다. 류큐 고유 문화를 기반으로 일본과 중국의 문화가 다양한 형태로 정착했고, 한국이나 동남아의 요소도 섞였다. 근현대에는 미국, 하와이, 남미 지역 문화도 들어왔다. 팬 위에서 여주와 두부와 달걀이 뒤섞이는 그 장면은, 이 섬의 역사가 요약된 축소판이다. 참프루 하면 흔히 고야참프루를 떠올린다. 씁쓸한 고야(여주)에 두부, 달걀, 고기(스팸·삼겹살)를 함께 볶아 만든다. 오키나와 어디서든지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돼지고기 관련 요리도 많다. 그네들 표현처럼 돼지는 ‘울음소리 빼고 다 먹는다.’ 그중 독특한 것이 ‘치마구’다. 오키나와 북부 나키진무라의 후미진 길 옆에 ‘치마구’라는 작은 식당이 있다. 동네 할머니 다섯이 운영하는 토속 식당이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인기 높은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도 등장한 집이다. 이 식당의 대표 메뉴는 가게 이름과 같은 치마구 정식이다. 치마구는 오키나와 사투리로 돼지 발가락 부위를 뜻한다. 흔히 ‘족발’의 의미가 담긴 ‘테비치’보다 더 구체적인 표현이다. 이 식당에선 근육, 연골 등으로 이루어진 ‘치마구’를 삶은 뒤 다시 튀겨낸다. 달면서 짜고, 냄새나 기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흐물거릴 정도로 익혀서 씹을 것도 없이 넘어간다. 채소참프루도 인상적이다. 밀기울을 뭉친 ‘후’(麩)를 사용해 만든 참프루인데, 쓰디쓴 고야참프루보다 거부감이 훨씬 덜하다. 오키나와 소바는 이름부터가 역설이다. ‘소바’라고 불리지만 메밀이 한 톨도 들어가지 않는다. 밀가루로 뽑은 굵은 면에 돼지 뼈와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로 우린 국물, 그 위에 소키(돼지 갈비) 한 점이 올라간다. 중국의 면 문화와 일본의 다시(육수) 문화, 그리고 오키나와 돼지 요리가 한 그릇에 합쳐진 결과물이다. 오키나와 사투리로 ‘스바’라 불리는 오키나와 소바가 ‘소바’라는 명칭을 얻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소바(메밀) 가루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970년대 일본 정부가 ‘소바’ 명칭의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당시 농림성 등을 상대로 거세게 반발했고, 마침내 1978년 10월 17일 오키나와에 한해 ‘소바’란 명칭을 쓸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얻어냈다. 다만 ‘오키나와 소바’, ‘소키소바’ 등으로 본토의 일반 소바와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이날이 바로 ‘오키나와 소바의 날’이다. 현 전역에서 소바를 기념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단골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한 그릇을 다시 확인한다. 돼지 뼈를 끓인 국물에 돼지 갈비라니. 언뜻 느끼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예상만큼 기름지지는 않다. 오히려 개운하게 느낄 만큼 걸쭉한 편이다. 100년 노포가 수두룩한 본토와 달리 오키나와에는 노포가 많지 않다. 태평양전쟁으로 도시가 거의 궤멸했기 때문이다. 1905년 개업한 모토부초의 ‘기시모토 식당’, 1912년 문을 연 나하야, 1923년 나고시 신잔소바 등이 100년 노포로 알려졌다. 오키나와 소바는 단품으로도 먹지만 ‘주시’를 곁들여 먹는 게 보통이다. 주시는 일종의 볶음밥이다. 어렸을 때 ‘빠다’(버터)로 밥 비벼 먹은 기억이 있는 이들은 단박에 이 맛을 알 터다. 이 음식이 필경 미군이 전한 군용 식량 ‘C 레이션’에서 비롯됐을 거란 걸 말이다. 우리 부대찌개와 비슷한 경로로 탄생한 주시 역시 ‘디테일의 일본인’답게 퍽 감칠맛 나는 음식으로 변모시켜 놨다. 라프티는 중국의 동파육과 비슷하다. 간장과 흑설탕, 오키나와 전통 증류주 아와모리로 달콤하게 조린 돼지 삼겹살 요리다. 왕의 연회상에 오르던 요리가 수백 년을 거쳐 서민의 일상식이 됐다. 불신·비하의 상징 ‘A사인’ 미국의 음식 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상륙에서 반환까지, 미군정 27년은 오키나와의 식탁을 확 바꿔놓았다. 그 시대를 이해하는 열쇠말이 ‘A사인’이다. 미군정이 인증한 일종의 자격증 같은 것으로, 맥도널드와 같은 미국 기업 외에 미군이 출입하는 오키나와의 모든 업소는 ‘A사인’을 발급받아야 했다. 오키나와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비하의 의도가 명백한 제도였지만, 이후 A사인을 받아 살아남은 식당들은 현재 오키나와의 명소가 됐다. 나하 시내 사카에마치 시장에는 이 이야기의 마지막 층위가 숨어 있다. 이 시장은 전쟁 전 히메유리 학도대의 학교 건물이 있던 자리다. 전쟁으로 학교는 사라졌고, 재건 기간 동안 “이 지역이 다시 번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카에(栄·번영) 마을’이 탄생했다. 낮에는 시장, 밤에는 작은 술집들이 불을 밝히는 독특한 공간이다. 잔파곶의 야외 매점인 ‘킨죠 파라’를 덧붙이자. 이동식 버스 매점으로, 아이스크림과 젠자이 등을 판다. 본토에선 단팥을 묽거나 뻑뻑하게 조린 걸 젠자이라 일컫는데 오키나와에선 달큰하게 조린 강낭콩을 올린 빙수를 뜻한다. 잔파곶은 높이 30~40m로 융기한 산호초 절벽이 2㎞에 걸쳐 이어지는 곳이다. 일대가 산책로와 잔디밭 등 공원으로 꾸며져 하루 종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 아티제, 여름 시즌 빙수 2종 출시…클래식 팥빙수부터 생망고 빙수까지 구성 확대

    아티제, 여름 시즌 빙수 2종 출시…클래식 팥빙수부터 생망고 빙수까지 구성 확대

    보나비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는 다가오는 여름 시즌에 맞춰 빙수 제품군과 시즌 음료 신제품을 정식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시즌 아티제는 전통적인 팥빙수와 제철 과일을 활용한 망고 빙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매장에서 소비하는 정통 스타일의 빙수 형태 외에도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컵 디저트 형태를 추가해 소비자의 선택 항목을 다각화했다. 대표 메뉴인 ‘클래식 팥빙수’는 시원하고 달콤한 우유 얼음 위에 고소한 콩가루와 국내산 단팥, 쫄깃한 떡을 올려 클래식한 팥빙수 본연의 맛을 구현한 제품이다. 함께 출시되는 ‘떠먹는 팥빙수 한 컵’은 인절미와 국내산 단팥, 바삭한 시리얼을 한 컵에 담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망고를 활용한 시즌 한정 메뉴도 선보인다. ‘생망고 가득 빙수’는 제철 생망고를 풍성하게 올려 달콤한 과일 풍미를 강조했으며, ‘떠먹는 생망고 빙수 한 컵’은 생망고를 듬뿍 담아 시원하고 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컵 디저트 형태로 출시된다. 특히 올해는 테이블 디저트와 테이크아웃 수요를 동시에 고려해 동일 콘셉트의 메뉴를 다양한 형태로 세분화한 점이 특징이다. 아티제는 여름 시즌 빙수 출시를 기념해 클럽아티제 회원 대상 프로모션도 운영한다. 행사 기간은 5월 31일까지로, 앱 회원 고객에게는 빙수 메뉴 할인 쿠폰 2종이 제공된다. 클래식 팥빙수와 생망고 빙수는 5000원 할인 혜택이 적용되며, ‘떠먹는 팥빙수 한 컵’과 ‘떠먹는 생망고 빙수 한 컵’은 2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즌 음료 3종도 함께 선보인다. 은은한 자스민티와 복숭아 과육이 어우러진 ‘자스민 피치 아이스티’, 자스민 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더한 ‘자스민 피치 티스프레소’, 요거트와 복숭아 과육을 조합한 ‘스윗 피치 요거트’ 등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청량한 음료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아티제 관계자는 “무더운 계절에 어울리는 클래식 디저트와 시즌 과일 메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여름 시즌 메뉴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아티제만의 감성과 맛을 담은 시즌 디저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년 투병 남편 먹이고파” 단팥빵 훔친 할머니 붙잡혀…경찰도 울었다

    “20년 투병 남편 먹이고파” 단팥빵 훔친 할머니 붙잡혀…경찰도 울었다

    단팥빵 절도 혐의를 받는 80대 할머니에게 경찰이 긴급생계비 지원을 적극 연계하며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오후 2시쯤 고양시의 한 빵집에서 A(80대·여)씨가 단팥빵 5개를 훔친 혐의로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경제적 어려움 속에 20여년간 병든 남편을 돌봐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좋아하는 단팥빵을 먹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사정을 접한 경찰은 일반적인 처벌과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경미범죄 심사 위원회에 해당 사건을 회부해 감경 조치한 뒤 즉결심판에 넘겼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에 대해 정식 형사재판 대신 간이 절차로 처리하는 제도다. 또 A씨의 거주지와 관할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해 지자체가 운영하는 긴급생계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긴급생계비지원은 생계곤란 등 위기 상황에 처한 주민에게 긴급 구호 물품과 돌봄서비스 등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대응하되 생계형 범죄나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 롯데호텔앤리조트, 금빛 감성 담은 호텔급 프리미엄 디저트… ‘5성급 품격’ 품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금빛 감성 담은 호텔급 프리미엄 디저트… ‘5성급 품격’ 품었다

    롯데호텔앤리조트가 호텔 베이커리의 노하우와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완성한 프리미엄 디저트 ‘골드 초콜릿케이크’를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신제품은 2024년 12월 출시 이후 큰 호응을 얻은 ‘치즈케이크’ 2종의 인기에 힘입어 준비한 후속작으로 ‘델리카한스’의 노하우를 다시 한번 집약해 새로운 시그니처 케이크를 완성했다. 골드 초콜릿케이크는 1979년부터 이어온 롯데호텔의 미식 철학을 기반으로 롯데호텔 베이커리 델리카한스의 시그니처 레시피와 최고급 재료를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벨기에산 초콜릿과 프랑스 노르망디산 우유로 만든 ‘엘르앤비르 엑설런스 휘핑크림’을 조합해 깊이 있는 풍미를 구현했으며 초콜릿 크림 사이사이에 더해진 라즈베리와 레몬의 상큼함으로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균형 잡힌 맛을 완성했다. 식감 또한 차별화했다. 밀가루 대신 다쿠아즈로 만든 시트의 쫀득한 식감과 케이크 하단에 더해진 크레페의 바삭함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다채로운 식감을 선사한다. 특히,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일상 속에서도 호텔 다이닝의 품격을 경험할 수 있도록 케이크 상단에 금박 장식을 더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특별한 날은 물론 일상의 순간까지 ‘스몰 럭셔리’ 트렌드를 반영해 미식 경험의 가치를 한층 강화했다. 골드 초콜릿케이크는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롯데호텔 이숍’(e-SHOP), 카카오톡 선물하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주요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구매 가능하며, 가격은 4만 5000원이다. 롯데호텔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상품인 ‘단팥빵’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979년 롯데호텔 서울 개관 당시부터 판매된 제품으로, 막걸리와 효모를 활용해 저온 숙성한 반죽에 100% 국내산 팥을 채운 것이 특징이다.
  • 단팥·통밀 ‘서울빵’ 2종 출시

    단팥·통밀 ‘서울빵’ 2종 출시

    서울시가 고려당과 함께 단팥빵과 통밀브레드를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서울빵’ 2종의 포장지에는 광화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산타워 등 서울의 랜드마크가 그려져 있다. 서울빵은 15일부터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만날 수 있으며 다음달부터 카스텔라, 마들렌, 쌀꽈배기, 쿠키·양갱 세트도 출시된다. 서울시 제공
  • 대통령 물가 단속에 유통가 초저가 전쟁

    대통령 물가 단속에 유통가 초저가 전쟁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가 강력한 ‘물가 단속’에 나서면서 밀가루·설탕·빵·생리대 생산기업들에 이어 유통업체들도 앞다퉈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1개당 99원(중형 기준)짜리 초저가 생리대를 판매한다.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의 기존 생리대(개당 166원)보다도 40% 가까이 저렴한 수준이다. 총 4종으로 중형 14매를 1380원(개당 약 98.6원)에, 대형 10매를 1480원(개당 148원)으로 책정했다. 1인당 종류별 5개까지 구매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국내 생리대 비용이 외국보다 비싸다는 이른바 ‘생리대값 이슈’ 이후 생리대 브랜드 ‘샐리의 법칙’과 기획해 제품을 내놓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생리대 가격 안정을 위해 브랜드보다 제품에 집중하고 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달 중 다른 브랜드의 초저가 생리대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지난달 19~25일에 생리대 50여종을 5000원에 판매하는 균일가 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기간에 생리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가까이 증가했다. 생리대 행사가 인기를 얻으면서 3일부터는 특정 상품을 70% 할인해 2370원에 판매하는 등 할인 폭을 높인다. 편의점도 가격 할인에 나서고 있다. GS25는 오는 6일부터 균일가 1500원짜리 빵 시리즈인 ‘혜자로운 디저트’를 내놓는다. 소보로땅콩크림빵, 단팥크림빵 등 2종이다. CU는 ‘이달의 과일’ 기획전을 통해 사과 1㎏을 정상가 대비 최대 39% 낮은 4940원에 선보인다. 대량 매입과 사전 물량 확보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소비자들은 당장의 가격 인하를 반기면서도, 장기화된 고물가 속에 ‘시한부 할인’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보폭을 맞추고는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특정 품목에 집중된 출혈 경쟁이 자칫 납품업체에 대한 단가 압박이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빵값 내린다…  CJ도 밀가루 가격 5% 추가로 인하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1·2위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다음달부터 빵과 케이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빵값이 외국보다 비싸다’고 지적한 후 제빵 업계에서 나온 첫 가격 인하 사례다. 26일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다음달 13일부터 빵류 6종은 100~1000원, 캐릭터 케이크 5종은 8000~1만원씩 가격을 내린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단팥빵·소보루빵·슈크림빵은 기존 16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씩 하향 조정된다. ‘헌트릭스 골든 케이크’는 3만 9000원에서 2만 9000원으로 낮춘다. 파리바게뜨는 가격 인하와 더불어 1000원짜리 ‘가성비 크라상’도 내놓을 방침이다. 업체 관계자는 “지속적인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소비자 부담을 덜고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SPC 계열사인 삼립도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다음달 12일부터 단팥빵 등 16종의 가격을 100~1100원, 케이크 1종은 1만원 인하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식품사인 CJ제일제당도 밀가루 가격 추가 인하에 나섰다. 이미 밀가루 가격을 4~5.5% 내렸지만, 이날 전 제품 가격을 추가로 평균 5% 인하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압박에 사실상 식품업계가 백기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내 빵값이 밀가루·설탕값 때문에 외국보다 비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통해 원재료 업계를 고물가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후 담합 조사를 받던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제분·제당사들이 줄줄이 가격을 3~5% 내렸고,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원료값 인하 혜택이 소비자에게 직접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 인하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도 관심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일부 내렸다고는 하나 식품업계의 영업이익률은 5%도 안 되는 저마진 구조이고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라고 말했다.
  • 황제펭귄은 왜 사서 고생일까… 우화로 엮어낸 삶의 가르침

    황제펭귄은 왜 사서 고생일까… 우화로 엮어낸 삶의 가르침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정신과 의사이자 철학자인 빅터 프랑클이 주창한 ‘로고테라피’라는 이론의 요지다.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겪은 3년간의 절망을 토대로 정립한 이론이자 심리 치료법이다. 교수, 밴드 보컬리스트 등 독특한 이력을 함께 밟고 있는 일본인 작가 두리안 스케가와는 새 책 ‘동물의 철학적 하루’를 통해 이 이론을 황제펭귄의 삶에 투영시킨다. 황제펭귄은 극한의 땅에서 극한의 생존방식으로 살아가는 동물이다. 걸핏하면 영하 60도까지 곤두박질치는 남극의 얼음 위에서 두어 달을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버티며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어린 황제펭귄 시선에서 보면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앨버트로스처럼 큰 날개가 있었다면, 먹기 위해 수백 ㎞를 뒤뚱대며 오가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아델리펭귄처럼 바다 인근에 서식지를 잡았다면 몇백 배 수월하게 먹이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날개를 포기하고 지구 최악의 장소에 서식지를 둬야 했나. 황제펭귄의 선택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록 창공을 날지는 못해도 퇴화한 날개 덕에 바닷속을 날 듯이 유영하며 먹이를 사냥할 수 있다. 남극의 겨울은 새끼 도둑질을 일삼는 풀머갈매기 같은 포식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니까 자신의 생존과 종의 영속성을 시련과 맞바꾼 것이다. 작가는 이 대목에 인간을 움직이는 근원 동기인 ‘의미에의 의지’와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돕는 빅터 프랑클의 철학을 덧씌운다. 황제펭귄 앞에 놓인 난관은 시련을 통해 살아남은 것을 실감하는 장치이고, 시련에도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은 거다. 두리안 스케가와는 장편 ‘앙 : 단팥 인생 이야기’를 읽거나 영화로 본 독자라면 단박에 알아볼 작가다. 단팥빵 ‘도라야키’처럼 일상적 소재로 인간애를 이야기해 온 작가다. 책엔 21종의 우화가 담겼다. 황제펭귄 외에도 여러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동물의 생태와 다양한 철학에 정통하지 않고는 쓰기 어려운 책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대놓고 철학을 설명하지 않는다. 동물이 살아내는 이야기들로 우화를 엮어낸다. 바다 이구아나를 통해 노자의 사상을, 콘도르를 통해 반야심경의 가르침을 알리는 식이다. 다만 이야기 너머에 깃든 철학을 우수마발들이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읽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지만, 뭔가 놓친 게 있을 때 무척 서운해하는 게 인간 아닌가. 불편하더라도 출판사 누리집의 책 해설을 찾아보면 답을 찾는 데 퍽 도움이 된다.
  • 영화를 따뜻하게 채워 주는 음식들[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영화를 따뜻하게 채워 주는 음식들[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지난 연말 그리고 연초에 오래된 일본 영화 두 편이 4K라는 멋지고 우아한 날개를 달고 우리 관객들 곁에 찾아왔다. 이타미 주조 감독의 ‘담뽀뽀’와 후루아타 야스오 감독의 ‘철도원’이 그것이다. 전자는 제작된 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스크린에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것이고 후자는 한국에서 개봉한 지 25년 만에 재개봉한다. 일본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잘 아는 작품이 ‘담뽀뽀’지만, 사실 이 작품이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자도 처음 본 것은 스크래치가 가득한 복사판 비디오테이프를 통해서였고, 그나마 영화제를 통해서만 스크린으로 만난 적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질이 뛰어난 4K로, 그것도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반갑고 기대가 컸다. 특히 라면이라는 소재를 작품에 잘 담아 놓았다. 다소 선정적인 표현이 있어 성인들을 위한 작품으로 분류되지만, 라면에 대한 표현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다카쿠라 겐의 선 굵은 연기가 돋보였던 영화 ‘철도원’은 25년 전 개봉 당시 기자 시사회에서 처음 만났다. 스크린 그득한 설원을 배경으로 가슴 아린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일본의 국민배우라 불리는 다카쿠라 겐과 히로스에 료코의 대표작으로 불릴 만큼 관객들에게 두 사람을 깊이 새겨 놓은 작품이다. 작품에는 삶의 회한을 통해 묵직한 아버지의 군상을 우직하게 담아냈다. 17년 전 잃은 딸의 등장은 다소 SF 영화 같은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일본인이 생각하는 ‘삶과 죽음’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 두 작품을 보며 겨울날을 따뜻하게 데워 주는 일본의 대표 먹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라면’과 ‘단팥죽’이다. 영화 ‘담뽀뽀’는 그 소재가 라면이고, 영화의 배경도 라면 가게다. 또한 ‘철도원’에서 여러 사람의 추위를 녹여 주고 손을 데워 주는 것은 우리의 감주와 비슷한 ‘아마자케’ 또는 ‘단팥죽’ 그리고 딸 유키코와 함께 나누는 식사다. 영화를 보고 나서 식사로 라면이, 후식으로 감주나 단팥죽이 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그러다 보니 차가운 겨울날 우리의 고유 음식 중엔 뭐가 좋을까 궁리를 해 보았다. 역시 얼큰하고 뜨거운 ‘김치찌개’, 밀가루 반죽을 투덕투덕 뜯어낸 ‘수제비’는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그러곤 윤재호 감독의 단편영화 ‘찌개’(2022)를 떠올린다.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셰프 에이미, 엄마의 뒤를 이어 찌개집을 운영하는 은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혁 감독의 단편영화 ‘귀로 만든 수프’(2023)는 프랑스 입양 청년 막심이 어머니가 만들어 준 추억의 수프를 찾아 고국에 와서 마침내 찾은 것이 ‘수제비’였다는 이야기다. 거장 감독의 음식영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식을 생각하며 자그마한 단편작품을 떠올리는 것이 어불성설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크건 작건 음식에 다가가는 자세나 그 표현에는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작품들이다. 특히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음식을 찾아 맛보는 데엔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김치찌개를 생각하며 떠올린 곳은 청년들을 위한 김치찌개 식당 ‘청년문간’과 ‘청년 식탁 사잇길’. 서울 정릉동을 비롯해 여러 곳에 위치한 ‘청년문간’, 전북 전주시 전북대 인근 ‘청년 식탁 사잇길’은 모두 3000원에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소중한 먹거리인 김치찌개를 청년, 청소년은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곳이다. 추운 겨울날뿐 아니라 무더운 여름날에도, 일년 내내 김치찌개를 3000원에 제공하며 요즘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 두 곳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벌인다. 그중에서 주목할 것은 영화에 관한 활동이다. ‘청년문간’에서는 청년들에게 영화를 연출해 보거나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2030 청년영화제’를 여러 해 동안 개최했다. 올가을 여섯 번째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청년들에게는 여러 가지 꿈이 있다. 그중 하나인 영화감독이 되는 꿈을 실현함으로써 사회로 한 걸음을 내딛게 하려는 것이 ‘2030 청년영화제’의 취지다. 5회째 열린 지난해까지 40여명의 감독을 배출하고 매해 40~50여 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청년들을 위한 청년의 영화제다. ‘사잇길’에서는 해마다 4분기에 젊은 영화인들의 단편 작품을 상영하고 관객들과 대화하는 ‘월례영화만찬회’라는 상영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사잇길 청년인권영화제’를 열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인권을 영화를 통해 만나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인권영화제는 스무 편가량의 작품을 경쟁 부문 등에 초청해 상영하는 영화 잔치로 꾸려질 예정이라고 한다. 몸을 채워 주는 양식으로 음식이 있듯이 정신을 채워 주는 마음의 양식으로는 영화가 제격이 아닐까. 특히 청년들의 싱그러움이 그득한 건강한 마음의 양식들로 채워진 영화제들 말이다. 작지만 소중한 두 곳을 통해 많은 청년들이 먹거리와 영화라는 문화적 소양을 듬뿍 섭취하기를 바라 본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경기관광공사, 세월의 흔적과 깊은 손맛이 살아있는 노포 (老鋪)맛집 6곳 추천

    경기관광공사, 세월의 흔적과 깊은 손맛이 살아있는 노포 (老鋪)맛집 6곳 추천

    유행은 바뀌어도 노포 맛집은 변하지 않는다. 반짝하고 생겼다가 사라지는 식당과는 달리 노포는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키며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모든 게 빠르게 변하고 속절없이 사라지는 시대에도 수십 년을 묵묵히 버텨온 곳이 대를 이어가며 가업을 지켜온 노포들이다. 경기관광공사가 따뜻한 한 그릇의 음식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세월만큼 깊어진 경기도의 노포 6곳을 추천했다. [고소한 빵 냄새로 하루를 여는 곳 ‘김포 쉐프부랑제’] ‘쉐프부랑제’는 아침 8시면 어김없이 문을 연다. 오븐에서는 잘 익은 빵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고 한쪽에서는 부지런히 반죽을 치대기도 한다. 고소한 빵 냄새가 하루를 깨우는 시간이다. 쉐프부랑제의 대표는 이병재 씨다. 전북 고창이 고향인 이 대표는 일찍부터 제빵 기술을 배웠다. 그는 군산의 이성당과 마산의 코아양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빵집들을 거치며 기술과 경험을 쌓아왔다. 1989년, 서울 양재동에 처음으로 개인 빵집을 열었고, 2002년에는 지금의 자리인 김포 사우동으로 자리를 이전해 쉐프부랑제를 열었다. 현재 이곳에서 만드는 빵은 100여 종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유독 사랑받는 빵들이 있다. 수제 단팥소로 만든 ‘쌀단팥빵’, 얇게 저민 피칸이 가득한 ‘엘리게이터’, 당근 파운드 사이에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당근크림치즈파운드’다. 이 빵들은 진열대에 오르기 무섭게 팔려나가는 인기메뉴다. 이 대표가 제과‧제빵 명인인만큼 맛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두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그와 함께 반죽을 만진다. 지나온 시간에 더해, 앞으로 차곡차곡 쌓일 쉐프부랑제의 시간까지. 이곳의 빵에는 시간의 맛이 담겨 있다. [지동 순대‧곱창타운의 대표주자 ‘수원 호남순대’] 수원의 역사가 흐르는 팔달문 근처, 지동시장 안에는 지동 순대‧곱창타운이 자리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넓은 시장 전체가 순대와 곱창을 판매하는 개방형 가게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호남순대‘는 시장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니 40년이 넘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순대만 팔다가 순댓국까지 만들어 팔았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세월이 흐르며 메뉴도 자연스럽게 늘어 지금은 순대곱창볶음이 가장 많이 찾는 대세 메뉴다. 호남순대는 새벽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수원의 아침을 여는 가게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4시간 우려낸 사골 육수로 끓인 순대국밥은 잡내도 없고 국물이 진하다. 다른 잡뼈는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돼지뼈만으로 우려냈기 때문이다. 소박한 서민 음식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랑받아 온 이유가 분명한 한 그릇이다. 호남순대의 영원한 대표메뉴다. 순대곱창볶음 역시 빠질 수 없다. 순대와 곱창을 기본으로 부추, 깻잎, 대파, 양배추 등 다양한 채소와 쫄깃한 당면이 듬뿍 들어간다. 식사는 물론이고 술안주로도 최고다. 지동시장의 풍경과 소리 속에서 호남순대는 오늘도 변하지 않는 방식으로 음식을 내놓는다. 세월이 흘러도 다시 찾게 되는 이유가 이곳에는 분명히 있다. [70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파주 덕성원’]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곳, 파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금촌통일시장이 있다. 1906년 경의선 금촌역이 생기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으니 시장 자체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시장의 북쪽에는 이 역사 못지않은 세월을 버텨온 중화요리 집이 있다. ‘정성을 담아내는 곳’이라는 의미의 ‘덕성원’이다. 1954년 처음 문을 열었으니 70여 년 전이다. 세월의 흔적은 가게 안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벽면에는 몇 장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는데, 1960년대에 촬영한 옛 덕성원의 모습이다. 수십 년 단골들도 사진을 보며 옛날을 추억한다. 낡은 사진 중에는 덕성원 앞에 세워진 짐자전거 안장 위에 앉거나 엄마의 손을 잡고 서 있는 아이가 보인다. 모두 현재 덕성원 대표 이덕강 씨의 어린 시절 모습이다. 이덕강 대표는 덕성원의 3대 대표이고 현재는 아들이 주방을 맡고 있다. 덕성원은 이렇게 4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처럼 오래도록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가게의 이름처럼 묵묵히 모든 음식에 정성을 담아낸 덕분이다. 해산물은 냉동을 사용하지 않고 채소는 늘 싱싱한 것만 고집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불 앞에서 쌓아온 시간이 녹아 있는 음식들이다. 시간이 지나도 맛을 대하는 태도만은 변하지 않았다.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되는 삼색면 ‘안산 이조칼국수’] 이조칼국수는 안산의 맛집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35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동네 사람들의 식탁을 채워왔다. 이곳의 칼국수는 면부터 눈길을 끈다. 칼국수 면은 세 가지 색이다. 흑미 찰현미, 콩가루, 부추를 각각 섞어 반죽한 삼색면은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된다. 여기에 해산물로 우려낸 국물은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다. 특히 핵심 재료인 조개류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주 3회 이상 공수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칼국수를 주문하면 가장 먼저 보리밥 한 그릇이 테이블에 놓인다. 약간의 고추장과 무생채를 더해 비비면 식욕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이 한 그릇 덕분에 칼국수가 나오기 전부터 식탁이 분주해진다. 이조칼국수에는 또 다른 인기 메뉴도 있다. 팥칼국수와 팥죽이다. 좋은 팥을 고르는 것부터 알맞은 농도를 맞추는 과정까지,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맛이 확실하다. 이 메뉴는 칼국수 못지않게 많이 팔린다. 또 하나 이 집의 음식을 이야기할 때 김치를 빼놓을 수 없다. 칼국수와 찰떡궁합인 김치는 별도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3대째 이어오는 모녀의 전통 김치, 정직한 재료와 손맛으로 쌓아온 시간이 이조칼국수에는 가득하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맛보는 스키야끼 ‘양평 사각하늘’] 북한강을 끼고 하류 방향으로 달리다가 문호리에서 푯대봉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좁은 마을길이 이어진다. 언덕길을 500여 미터 오르면 한옥 건물 하나를 만나는데, 마치 영화 세트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고즈넉하다. 일식 스키야끼를 전문으로 하는 ‘사각하늘’이다. 간판이 없어 사전 정보가 없다면 지나치기 쉽지만 그만큼 일부러 숨겨둔 듯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 한옥을 지은 사람은 일본인 건축가다. 주인 내외 중 일본인 남편은 한옥의 매력에 빠져서 이곳을 지었고 한국인 아내는 다도와 일본식 코스 요리인 가이세키를 오래도록 공부해왔다. 두 사람의 취향을 녹여 사각하늘이라는 공간이 1998년 만들어졌다. 실내에 들어서면 단정하고 절제된 분위기가 먼저 느껴진다. 과하게 꾸미지 않은 모습에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해진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는 스키야끼 한 가지다. 철판에 배추, 버섯, 파, 쑥갓 등의 채소를 볶다가 육수를 붓고 끓인 후 얇게 썬 소고기를 넣는다. 이렇게 익힌 재료들을 날달걀에 찍어 먹는 방식이다. 남은 육수에는 우동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별채에서는 다실 말차 체험도 가능하다. 다다미가 깔린 방에는 조명이 없으며 오로지 창호지 너머의 자연광과 촛불에만 의지한다. 차를 마시며 사유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체험이다. 식사와 말차 체험 모두 100%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그래서 이곳에서의 시간은 더욱 조용하고, 더 천천히 흐른다. [한 가족의 삶이 녹아 있는 ‘이천 장흥회관’] 이천에서 ‘장흥회관’은 1982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는 식당이다. 간혹 ‘장흥’이라는 이름 때문에 창업주의 고향이 전라남도 장흥일 거라는 오해도 받지만, 실제로는 전남 무안이다. 8남매의 장남이었던 창업주는 사업에 실패한 후 이천의 장흥회관 앞에서 보따리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식당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 끝에 식당을 인수하게 된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남의 돈을 빌려 인수한 터라 간판을 새로 달 여유조차 없었다. 그렇게 이전 식당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장흥회관이다. 장흥회관은 전골요리 전문식당이다. 대표메뉴는 낙곱전골로 낙지와 곱창이 어우러진 국물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해물과 육류의 깊은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대표메뉴는 차낙곱전골이다. 이 메뉴는 2대 운영자인 창업주의 아들이 우연히 개발했다. 그는 영업을 마친 뒤 친구들과 낙곱전골을 끓이다가 재료가 모자라 차돌박이를 대신 넣은 것이 시작이었다. 예상보다 좋은 맛에 정식메뉴로 개발하게 됐다. 기존 재료인 낙지와 곱창에 고소한 차돌박이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이 난다. 지금은 차낙곱전골을 찾는 손님이 더 많을 정도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서 시작된 가게 이름부터 우연한 재료 선택으로 완성된 메뉴까지. 장흥회관의 전골 속에는 한 가족의 지난 선택이 함께 끓고 있다.
  • [공직자의 창] 사회적 약자의 따뜻한 동행 ‘그냥드림’

    [공직자의 창] 사회적 약자의 따뜻한 동행 ‘그냥드림’

    최근 마트와 시장 등을 찾을 때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경기 둔화 속 높은 장바구니 물가는 여유 있는 가정에는 식단을 고민하게 하는 문제일 수 있지만,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가정에는 당장의 삶을 위협한다. 누군가는 배고픔을 잊기 위해 단팥빵을 훔치고, 누군가는 암 투병 중인 딸에게 먹일 음식을 마련하려고 소고기를 훔치다 범죄자가 된다. 먹거리 불안은 실직, 질병, 사고 등 예기치 못한 위기와 함께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국민이 먹는 문제로 고통받지 않도록 하고 최후의 순간에 기댈 수 있는 ‘촘촘한 사회안전매트’를 구축하는 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먹거리 기본보장 코너(그냥드림)’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그냥드림’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국민이 코너를 방문하면 복잡한 절차 없이 1인당 2만원 상당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즉시 지원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기존 위기가구 발굴 체계가 놓칠 수 있는 틈새를 메우고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도움을 청하지 못했던 이들을 제도권 복지로 연결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5월부터 전국 17개 시도, 150여곳으로 확대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서울·경기·대구 등 일부 지방정부가 시행했던 먹거리 지원 사업의 성과를 중앙정부가 수용해 제도화한 것이다. 당시 지방정부들은 벼랑 끝에 몰린 이들에게 빵과 우유를 건네며 생계형 범죄와 같은 비극을 막았고, 삶을 포기하려던 이들의 손을 잡아 주었다. 이제 그 따뜻한 경험을 한국형 표준 복지 모델로 확산하려 한다. 하지만 정부의 힘만으로 우리 사회 곳곳의 그늘을 모두 비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냥드림’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려면 민간의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 사업은 관이 주도하는 일방적 지원사업이 아닌, 민과 관이 어우러지는 ‘나눔의 플랫폼’이다. 정부는 안정적인 운영 지침과 예산을 지원하고 지방정부는 지역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기업의 사회공헌을 통한 기부, 지역사회 복지기관의 전문성 그리고 국민의 관심과 지원이 모여 비로소 ‘촘촘한 사회안전매트’가 완성될 수 있다. 이미 신한금융그룹과 한국청과가 ‘그냥드림’ 사업 지원을 약속했고, 앞으로 많은 기업·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작은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사업 실패 후 일용직으로 생계를 잇던 서울 성동구 A씨는 처음엔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본인 부담이 있다고 여겨 신청을 거부했다. 그러다 ‘그냥드림’의 먹거리 지원 과정에서 이뤄진 상담을 통해 성인 자녀의 발달장애 등록과 기초생활보장 연계를 할 수 있게 됐고, 이 덕분에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이처럼 ‘그냥드림’은 벼랑 끝에 선 이웃에게 건네는 따뜻한 한 끼이자,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복지부는 ‘그냥드림’을 통해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려 한다. 기업에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보람된 장(場)을, 시민에게는 이웃 사랑 실천의 통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드림 꾸러미에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우리 사회의 연대가 담겨 있다. 밥 굶는 서러움이 없는 나라, 힘들 때 국가가 곁에 있다는 믿음이 일상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냥드림’이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의 등대가 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과 기업의 따뜻한 관심과 동행을 부탁드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 ‘K-디저트’ 흥행작…호빵과 찐빵에 담긴 의외의 이야기 [한ZOOM]

    ‘K-디저트’ 흥행작…호빵과 찐빵에 담긴 의외의 이야기 [한ZOOM]

    ‘찬 바람이 싸늘하게 뺨을 스치면…’이라는 노래 구절을 들으면 보통은 춥고 삭막한 겨울 거리를 떠올리겠지만, 이 마법의 주문을 듣는 순간 김을 모락모락 내뿜는 투명하고 빨간 ‘호빵 찜통’의 실루엣을 먼저 떠올리는 세대가 많다. 호빵은 수십 년 동안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한국인의 겨울 정서를 대변하는 문화적 아이콘이자, 따뜻한 추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초 삼립식품에 의해 전통 찐빵에 현대적 감각이 더해져 탄생한 이 국민 간식은, 코흘리개 아이들이 ‘호호 불어먹던’ 뜨거운 겨울 간식에서 시작해 이제는 K-디저트의 선봉장이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단팥빵맨이 ‘호빵맨’이 된 기막힌 사연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호빵맨’을 처음 봤을 때, 그의 얼굴이 실제로는 호빵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호빵맨의 원작인 일본의 ‘앙팡맨’의 얼굴은 ‘앙팡’(Anpan), 즉 일본식 단팥빵이다. 1875년에 탄생한 앙팡은 떡처럼 찌지 않고 오븐에 구워 갈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갈색 얼굴을 가진 단팥빵 캐릭터가 한국에 와서 하얀 ‘호빵맨’이 된 데는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이는 시장 인지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문화적 번역 과정 때문이었다. 한국 시장에서 캐릭터의 친숙도와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원작의 ‘단팥빵’ 대신 당시 한국의 대표적인 겨울 간식인 ‘호빵’을 가져와 이름으로 붙인 것이다. 그 결과, 캐릭터의 얼굴이 실제로는 구운 갈색 단팥빵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를 흔히 아는 하얀 찐 호빵으로 오해하는 문화적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식품이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을 때, 사람들의 인지 속 정체성까지도 재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유쾌하고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혁신의 증기, ‘빨간 찜통’ 마케팅의 전설<b/> 호빵의 탄생 비화는 다소 의외다. 1971년 삼립식품이 호빵을 개발한 목적은 새로운 간식을 만들려는 의도보다는, 오히려 제조업의 비효율성을 해소하려는 데 있었다. 당시 찐빵 공장은 겨울철 비수기가 되면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창업자는 일본에서 본 길거리 찐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가정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포장된 호빵을 만들어 겨울철에도 공장 가동률과 판매를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시장에 나온 호빵은 초반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집에서 찐빵을 쪄야 하는 혁신적인 방식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전략이 바로 전설적인 ‘빨간색 호빵 찜통’이었다.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호빵이 김을 모락모락 내는 모습이 소비자에게 훤히 보이도록 설계된 이 찜통은, 호빵을 따뜻하게 보관하며 시각적인 ‘따뜻함’과 ‘신선함’을 제공했다. 이 찜통이 전국 소매점에 무상으로 배포되자, 호빵은 다른 빵에 비해 가격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는 대한민국 식품 역사에서 유통 채널의 환경 조성이라는 혁신적인 마케팅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K-호빵, 세계를 찜하다! 혁신적인 유통 전략에 더해 “찬바람이 싸늘하게 뺨을 스치면, 따뜻한 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라는 상징적인 포지셔닝은 호빵을 단순한 겨울 먹거리를 넘어, 겨울 정서를 연상시키는 한국인의 문화적 상징으로 만들었다. 호빵은 어느덧 음식이 아닌 추억을 매개하는 인격을 가진 존재가 된 것이다. 호빵은 추억에만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진화했다. 전자레인지에 바로 데워먹을 수 있는 ‘스팀 팩’과 1인 가구 증가에 맞춘 ‘한 개 포장 호빵’을 도입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간편식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추어 식사 대용으로 손색없는 매콤김치호빵, 춘천식 닭갈비볶음밥호빵 등 이색 호빵들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우리나라 겨울 간식의 상징인 호빵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등 25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수출 확대에 힘입어 2024년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해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최고 등급인 3스타를 수상하며 세계적인 미식가들로부터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한편, 강원도 횡성군의 ‘안흥찐빵마을’은 호빵과는 또 다른, 전통 찐빵 문화의 명맥을 굳건히 잇는 중심지다. 이곳의 찐빵은 호빵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다소 이질적일 수 있지만, 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자연 발효시키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수제 찐빵으로 깊은 맛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1960년대, 한 어머니가 다섯 남매를 굶기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작은 찐빵 장사가 그 출발점이었다. 당시 귀한 밀가루와 마을에서 흔히 재배하던 팥을 이용해 만든 찐빵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긴 여정에 사람들은 따뜻한 찐빵 하나로 허기를 달랬다. 예로부터 안흥은 도깨비가 자주 출몰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이유가 사실은 맛있는 찐빵 냄새 때문이라는 유쾌한 설화 마케팅은 지금도 관광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찐빵 마을 곳곳에 있는 도깨비 캐릭터는 이곳을 단순히 찐빵을 파는 마을이 아닌, 스토리텔링이 살아있는 관광지로 자리 잡게 했다. 어머니의 사랑, 길 위의 추억, 그리고 도깨비 전설이 어우러진 안흥찐빵마을은 겨울 강원도 여행의 낭만을 완성하는 필수 코스이며, 매년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 찐빵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맛보고 있다. ●호빵과 찐빵, K-디저트의 쌍두마차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호빵과 손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우리의 찐빵. 모두 K-콘텐츠와 함께 국내외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더 큰 시장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를 관통하며 유쾌한 혁신을 거듭하는 K-디저트의 상징으로서, 호빵과 찐빵은 앞으로도 국내외 시장에서 그 가치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 [길섶에서] 마음으로 빚는 단팥

    [길섶에서] 마음으로 빚는 단팥

    2015년 개봉된 일본 영화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지금껏 잔잔한 감동이 가시지 않는 내 마음의 명작이다. 일본의 국민 여배우 기키 기린이 한쪽 눈을 실명하고 암투병 중에 열연하는 모습이 아직도 내 마음에 머물러 있다. 영화는 납작하게 구운 반죽 사이에 팥소를 넣어 만드는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를 파는 작은 가게가 무대다. “단팥은 마음으로 만드는 거야”라며 도라야키를 만드는 할머니 역을 기키 기린이 맡았다. 단팥빵은 일본이 원조다. 동그란 모양에 팥과 설탕을 섞은 단팥소를 넣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국민 빵’이라 불릴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을 보고 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성사된 세기의 전시를 보고 달려간 곳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반했다는 황남빵집. 주문한 지 3시간 만에 찾은 빵 상자를 열어 보니 ‘1939년부터 전 공정을 손수 손으로만 빚어내는’이라고 쓴 경주시장의 추천사가 눈에 띈다. 금관 전시도 감동적이었지만 86년간 마음으로 빚어낸 경주의 단팥을 맛본 것도 오래 기억될 추억거리다. 이종락 상임고문
  • 돌아온 호빵의 계절

    돌아온 호빵의 계절

    28일 서울 강동구 GS더프레시 명일점에서 모델들이 삼립호빵의 2025 시즌 신제품 14종을 선보이고 있다. SPC삼립은 1인 가구 증가세에 맞춰 단팥·야채·피자호빵 등을 1개씩 포장한 제품을 처음 출시했다.
  • ‘제주공항서 100배 즐기기’… 여행의 품격이 달라집니다

    ‘제주공항서 100배 즐기기’… 여행의 품격이 달라집니다

    공항은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와 헤어지는 만남과 이별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언제나 공항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배낭하나 메고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그래서 공항은 설렘의 장소이기도 하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이 추석 연휴를 맞아 공항을 찾는 여행객과 귀성객에게 특별한 체험과 즐길 거리를 선사하며 공항에서 100배 즐기는 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1층 도착장에 마련된 ‘지금, 제주여행’ 홍보 부스에서는 제주디지털관광증 가입자에게 여행 지원금과 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제주 나우다(저예요의 제주어)는 제주관광에 멤버십 개념을 도입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제주를 찾는 만 14세 이상 내국인 관광객에게 발행되고 있다. 벌써 발급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 제주관광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재 ‘제주와의 약속’을 서약한 책임 있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관광지·체험시설·식음료·소품숍 등 160여개 사업체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추석연휴기간 제주공항에 설치된 나우다 부스를 방문해 디지털 관광증을 발급받으면 추첨을 통해 탐나는전이나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또한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일대에서 ‘포켓몬 원더 아일랜드 인 제주(Pokémon Wonder Island in JEJU)’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에 제주공항은 ‘포켓몬 원더 아일랜드 인 제주’ 홍보 부스와 조형물, 캐릭터 랩핑이 꾸며져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테마파크에 입장하는 듯한 설렘과 볼거리를 제공해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번 행사 기간 여미지식물원에서는 ‘포켓몬 그린가든’과 ‘포켓몬 캡슐 아일랜드’가 열리는 가운데 입장료는 무료로 운영된다. 또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일대에서는 ‘포켓몬고 제주 스탬프 랠리’ 이벤트가 열린다.미션을 완료하면 다양한 경품과 이벤트 보너스가 지급된다. 특히 오는 11일에는 ‘포켓몬 런’이 개최, 4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중문CC의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예정이다. 오픈하자마자 일찌감치 신청이 마감됐을 정도다. ‘포켓몬 원더 아일랜드 인 제주’ 홍보 부스 맞은편에는 제주 식재료를 사용한 우도땅콩 크림도너츠, 오메기 단팥빵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베베베이커리’ 팝업스토어가 다시 한 번 오픈해 제주를 찾는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제주공항 곳곳에선 제주와 관련된 상품과 제주공항에서만 판매하는 시그니처 관광선물 상품 판매를 하고 있어 여행객들을 사로잡는다. 렌터카하우스에선 제주감귤과 해녀를 재해석한 로컬감성 티셔츠, 모자 등을 판매하는 ‘아일랜드 프로젝트’와 제주산 레몬, 감귤로 생산한 주류 판매 ‘제주곶밭’ 팝업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다. 공항 내 파리바게뜨와 렌터카하우스 파리바게뜨에선 제주공항에서만 판매하는 마음샌드를 사려는 사람들의 행렬로 줄을 잇는다. 또한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우뭇가사리로 만든 푸딩과 비누등이 인기를 끄는 제주로컬브랜드 우무 매장에선 디저트도 먹고 선물도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3층 국제선 출발장 인근에 오픈한 아워당 빵집 카페가 입소문을 탔다. 돌고래 키링, 감귤 키링, 애월 알파카 키링, 동백꽃 복주머니 등 제주 기념품들을 만날 수 있다. 수제초콜릿, 감자빵 등은 순식간에 동 날 만큼 인기다. 햄버거부터 육개장까지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4층 푸드코트 매장(진고복식당, 제주향토음식점, 1950에어차이나,미도인, 프랭크 버거 등)에서 허기를 달랬다면 공항라운지 벤치에 앉아 항공기 이·착륙하는 모습을 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이밖에 제주공항에는 국내선 1층 5번 게이트 부근에는 병원(의원)도 있어 갑자기 아픈 여행객들이 이용할 만 하다. 키즈존 놀이터, 유아 임산부 휴게실(수유실), 휴대폰 충전소 등도 있어 여행객들의 불편을 덜어줘 국제공항의 품격을 더해준다. 장세환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장은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글로벌 캐릭터를 활용한 이벤트부터 제주 특화 콘텐츠를 담아낸 팝업스토어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와 볼거리를 준비했다”며 “여행객과 귀성객들이 제주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렌터카를 이용하기 전까지, 모든 길에서 제주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열린세상] 한국 만두의 힘

    [열린세상] 한국 만두의 힘

    1994년 5월 초순, 나는 일본의 김치 판매 상황을 조사하러 벚꽃이 만발한 도쿄에 갔다. 점심때 라멘집에 들렀는데, 그곳 메뉴에 ‘군만두’와 닮은 ‘야키교쟈’(焼き餃子)가 있었다. 나는 이때 처음으로 일본인이 만두를 ‘교자’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나는 유학차 중국 베이징에 살았다. 중국인은 단팥과 같은 소를 넣지 않은 한국의 찐빵을 만두라고 부른다. 이에 반해 한국의 만두는 중국어로 ‘지아오즈’(餃子) 혹은 ‘바오즈’(包子)다. 그래서 나는 일본의 ‘교쟈’가 중국에서 전해진 단어라고 막연히 믿었다. 2021년 여름에 국내 한 방송국의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감수하면서 담당자로부터 “만두의 일본어는 ‘교쟈’인데, 이 발음이 혹시 한국어 교자에서 간 것이 아닐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생각하면서 나는 일본의 중국 음식 전문가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랬더니 그는 나도 잘 아는 다른 전문가의 논문을 메일로 보내 줬다. 그 전문가는 일본 잡지 ‘식도락’ 1936년 8월호에 실린 ‘만주와 조선의 색다른 음식 맛’이라는 제목의 글에 ‘교쟈’의 유래가 나온다고 밝혔다. 그 내용은 “가장 대중적인 먹을거리는 교쟈일 듯. 이것은 조선의 흥남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다. 식민지 시기 함경남도 흥남에는 일본 회사인 질소비료공장이 여러 곳 있었다. 당연히 일본인도 많이 거주했다. 당시 흥남 사람들은 중국 만주와의 왕래가 잦았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흥남 사람들은 만두를 중국식으로 ‘교자’라고 불렀다. 그러자 흥남의 일본인들도 교자의 한국어를 흉내 내서 ‘교쟈’라고 발음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1930년대 인천의 중국음식점 공화춘에서 펴낸 일본어 메뉴 책자의 사진을 가지고 있다. 이 메뉴 책자에는 만두라는 음식은 나오지 않고 ‘교자’만 나온다. 특히 교자의 내용물에 대해 ‘돼지 만두’라고 적어 놓았다. 공화춘의 메뉴 책자를 통해서도 조선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이 중국 북방어 ‘지아오즈’ 대신에 한국어 ‘교자’를 만두 이름으로 불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 일본어 ‘교쟈’의 기원이다. 중국의 만두는 고려 말인 13세기쯤 한반도에 전해졌다. 당시 원나라 중국에는 기왕의 ‘만두’라는 단어와 함께 새로 생긴 ‘교자’라는 단어가 지역마다 마구 섞여 사용되고 있었다. 고려에 전해진 음식 이름은 ‘만두’였다. 그래서 조선시대 500년 내내 문헌에는 소가 들어간 음식 이름으로 만두만 나온다. 일본은 17세기 에도시대가 시작되면서 막부가 불교를 국가 종교로 삼자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소로 들어간 만두가 사라졌다. 그 대신 단팥이 소로 들어간 과자 ‘만주’가 생겨났다. 이 ‘만주’는 한자 만두의 일본어 발음이다. 만두의 기원지는 중국이다. 몽골 기병의 영토 확장으로 인해 중앙아시아, 동유럽, 남유럽에 만두와 비슷한 음식이 생겨났다. 한반도에도 몽골의 침입 이후에 만두가 알려졌다. 고려와 몽골 연합군의 일본 침략이 실패로 끝나면서 일본의 만두는 20세기에야 한국어 교자 발음 그대로인 ‘교쟈’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얼마 전 한국의 한 식품회사가 도쿄 근처 지바현에 한국 만두 공장을 완공하고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북미에서 성공한 경험을 살려 제품 이름을 ‘만두’로 하기로 했단다. 20세기 전반기 제국 일본의 중국인 배척 정책으로 인해 조선인 일부도 덩달아 중국인을 혐오한 적이 있다. 최근 서울 곳곳에서 혐중 시위대가 등장해 시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늘날 동북아시아에서는 만두, 지아오즈, 교쟈라는 이름의 중국 만두가 제각각 독창적인 맛으로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음식은 민족의 경계를 넘어 소통의 매개물이 됐다. 나는 한국 만두가 경쟁과 갈등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음식이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바로 한국 만두의 힘이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근현대사·북한산 품은 강북 사일구로… 로컬브랜드 상권 키운다

    근현대사·북한산 품은 강북 사일구로… 로컬브랜드 상권 키운다

    “집 근처에 이렇게 멋진 거리가 있는 줄 몰랐어요. 숨어 있던 보물을 찾은 기분이에요.”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사일구로’(옛 4·19카페거리).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로 나와 10분가량 걸으면 북한산 자락 아래 자리 잡은 개성 있는 카페와 빵집이 들어선 골목이 눈에 띈다. 길 끝에는 숲길이 이어지고, 조금 더 오르면 ‘4·19민주묘지’와 ‘근현대사기념관’에 닿는다. 역사와 문화,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이색 상권이다. 이곳에서 만난 조희현(47)씨는 “커피 한 잔 마시고 골목을 걷다 보면 마치 여행 온 기분이 든다”며 활짝 웃었다. 사일구로의 매력은 골목 곳곳에서 드러난다. 카페 ‘몽브루’ 3층 창가에 앉으면 북한산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박성희 대표는 “커피는 로스팅 직후 마셔야 제맛”이라며 매주 원데이 클래스를 열고 손님들에게 커피 문화를 알린다. 카페 아래에 있는 빵집 ‘까미노’는 경력 28년의 김영국 대표가 운영한다. 그는 ‘먹고도 속이 편한 빵’을 목표로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든다. 대표 메뉴인 단팥빵과 케이크는 예약하지 않으면 맛보기 힘들 정도로 인기다. 골목을 벗어나면 대동천2교 인근 숲길이 기다린다. 새소리와 물소리가 겹쳐 흐르는 산책로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봄엔 벚꽃이 흐드러지고, 가을이면 은행과 단풍이 골목을 물들인다. 숲길 끝 국립 4·19 민주묘지에는 독재에 맞서 희생한 학생과 시민들이 잠들어 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사일구로가 단순한 상권이 아니라 역사의 기억을 품은 공간임을 느낄 수 있다. 시는 이 같은 잠재력에 주목해 사일구로를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 사업’ 4기 상권으로 선정했다. 사업은 지역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바탕으로 매력이 있는 거리를 발굴해 ‘머물고 싶은 상권’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2년부터 추진되면서 ▲장충단길(중구) ▲하늘길(마포구) ▲선유로운(영등포구) 등 1기 상권에서 큰 성과를 냈다. 이들 상권의 지난해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1303만 7000원으로, 사업 전인 2021년보다 2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 평균 증가율(14.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4기에는 사일구로를 비롯해 ▲회기랑길(동대문구) ▲상봉먹자골목(중랑구) ▲성북동길(성북구) 등 네 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곳엔 앞으로 2년간 시비와 구비를 합쳐 총 1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상권 브랜딩, 공동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로컬 브랜드 상권 육성은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서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살리고, 주민과 상인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며 “서울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 “국내 유일 홍삼 특구… 해발 300m 고원서 건강 챙기고 추억도 담고”

    “국내 유일 홍삼 특구… 해발 300m 고원서 건강 챙기고 추억도 담고”

    뛰어난 홍삼 품질 군수가 직접 보증전 세대에 즐거운 축제 선사 자신감 “먹거리, 놀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진안홍삼축제’에서 건강을 챙기고 추억도 담아 가시기 바랍니다.” 전춘성 전북 진안군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유일 홍삼 특구 고장인 진안군에서 펼쳐지는 홍삼축제는 모든 연령층에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진안홍삼축제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마이산 북부 일원에서 펼쳐진다. 300m 이상 산간고랭지의 고원 지역에서 자라는 진안홍삼은 다른 인삼보다 생육 기간이 60일 정도 길어 향이 진하고 조직이 단단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대한민국 최초로 진안에서 홍삼 제조·가공 분야 식품명인이 탄생하고, 홍삼연구소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과한 제품에 한해 군수가 품질을 보증해 줌으로써 진안홍삼에 대한 신뢰와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홍삼축제에서 진안고원의 특산품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일부를 지역상품권으로 보상 환급해 주는 행사와 홍삼을 활용해 만든 홍삼 단팥묵, 홍삼정 등의 상품 시식은 관광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전 군수는 “진안군은 해발 평균 300m 이상인 남한 유일의 고원 지역으로 청정하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전국 유일의 홍삼 특구 고장”이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홍삼을 주제로 하는 진안홍삼축제는 아이, 친구, 연인, 부모님 등 누구와 오더라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 군수는 “진안홍삼축제의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건강과 웰빙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세계 유일의 부부봉인 마이산과 조선 태조 이성계의 기운이 있는 진안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군수는 “진안의 매력을 전국에 적극 알리고, 축제 현장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바쁜 일상에서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이 잠시나마 여유를 가지고 진안만의 특별한 매력을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전쟁 난 줄” 없어서 못 산다…싹쓸이에 난리 난 ‘이곳’ 왜?

    “전쟁 난 줄” 없어서 못 산다…싹쓸이에 난리 난 ‘이곳’ 왜?

    SK텔레콤의 ‘T멤버십 고객 감사제’가 인기를 끌면서 파리바게뜨 매장 곳곳에 ‘품절 대란’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8월부터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8월 요금 50% 감면과 추가 데이터 제공, 제휴사 릴레이 할인을 제공하는 ‘T멤버십 고객 감사제’를 시작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파리바게뜨 50% 할인’(최대 1만원 할인)은 전국 파리바게뜨 매장 매대를 텅 비게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 누리꾼은 “쿠폰이 내일까지여서 사용하러 왔는데 거의 전멸했다”며 “결국 스파게티와 단팥빵만 사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텅 빈 매대 사진을 올리며 “실시간 매대 풍경”이라며 “빵 구경을 못 한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의 ‘T멤버십 고객 감사제’로 인해 구매자가 몰리면서 도미노피자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이 마비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SKT는 도미노피자의 경우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배달 50%(최대 2만 5000원) 할인이나 포장 60%(최대 3만원) 할인을 적용 중이다. 도미노피자 홈페이지나 앱에서만 할인쿠폰을 쓸 수 있다. 행사를 시작한 도미노피자에는 주문이 폭주해 일부 매장은 오전에 하루치 재료가 다 소진돼 배달 앱 주문은 막아두기도 했다. 결국 도미노피자는 앱에 ‘사전 예약 기능을 활용해달라’고 공지했다. 연말까지 제공되는 ‘매달 50GB 데이터 추가 제공’ 혜택 역시 고객 이탈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T 가입자들은 더 낮은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기 매달 2만~3만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SKT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진행하는 고객감사제의 영향으로 ‘위약금 면제’ 결정 이후 크게 늘었던 번호이동 수치도 감소하는 추세다. 앞서 SKT가 위약금을 면제한 지난 7월 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일별 번호이동 수치는 2만 2657~6만 1166명이었으나, 이번 주 일일 번호이동 수치는 1만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올해 고객 감사패키지에만 약 5000억원 규모를 투입할 계획이다.
  • [씨줄날줄] 범죄의 고령화

    [씨줄날줄] 범죄의 고령화

    지난해 범죄 피의자 중 60대 이상 비율이 처음으로 20대를 추월했다. 어제 경찰청이 발간한 ‘2024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범죄 건수는 약 158만건이었다. 피의자 연령별 비중은 50대가 20.6%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20.5%, 60대 이상 18.8%, 20대 18.3%, 30대 17.0%, 18세 이하 4.8% 순이었다. 폭력·지능·교통 범죄 등에서 연령별 피의자 구성비가 전체 범죄 구성비와 비슷한 곡선을 그린 반면, 절도 피의자 중에는 유독 고령층이 많았다. 60대 이상이 33.9%였고 50대까지 합치면 절반을 차지한다. 절도 범죄 급증의 이면엔 생계형 범죄 동기가 자리한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2023년 기준 3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마트에서 단팥빵을 훔치거나 암 투병 중인 자녀를 위해 소고기를 절취하다 적발되는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고령층 절도 증가를 단순히 생활고 탓으로만 돌리면 중요한 단서를 놓칠 수 있다. 이를테면 길에서 주운 휴대전화나 교통카드를 무심코 사용했다가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입건되는 건 디지털 범죄의 개념에 익숙하지 못한 탓이 크다. 온라인 상거래가 늘면서 젊은층은 각종 쿠폰과 할인 혜택으로 저렴하게 구매하는 반면, 노인층은 정가를 지불해야 하는 격차가 ‘억울함’이라는 범행 동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건강한 노인이 늘면서 성범죄를 비롯한 강력 범죄가 늘고 은퇴 연령이 늦어지면서 사기 등 지능 범죄도 증가세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에선 고령자 전용 교정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선 주요 검찰청에 ‘사회복귀지원실’을 설치해 검사와 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고령·장애·빈곤으로 사회 복귀가 어려운 범죄자의 복지 지원 필요성을 조사한다. 고령사회 진입 8년 만에 올해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 역시 단순 처벌보다는 고령자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 사법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