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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블랙리스트의 끝/최여경 문화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블랙리스트의 끝/최여경 문화체육부장

    1947년 11월에 작성된 ‘할리우드10’은 최초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꼽힌다.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보수화한 미국에선 1938년 하원 반미활동조사위원회(HUAC)가 발족되면서 공산당 색출 작업이 전방위로 뻗쳤다. 1950년 2월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이 “국무부 안에 205명의 공산당원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혼란에 기름을 부었고, 좌파 혐오가 더욱 짙어졌다. 그해 6월 대중문화계 종사자 151명을 “붉은 파시스트와 동조자들”이라고 낙인찍은 ‘붉은 채널’ 팸플릿이 나돌면서 문화예술계에 대한 이데올로기 검열 작업은 더욱 강화됐다. 이전까지 미국에서 공산당 가입은 자유롭게 허용됐고, 이들을 중심으로 노동자와 노예, 소수자 등의 인권운동이 펼쳐졌다. 많은 문화계 인사들이 이런 사회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반미활동조사위원회에 불려가 당원 여부를 추궁당했고, 동료를 밀고하도록 떠밀렸다. 위원회에서 끝까지 침묵했던 10명은 의회 모독죄로 투옥됐다. 이들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가 ‘할리우드10’이다. 이 중에는 ‘로마의 휴일’(1953)과 ‘브레이브 원’(1956)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두 차례 받은 돌턴 트럼보도 포함돼 있었다. 극단적인 반공주의, 광폭한 매카시즘을 고발한 언론인 에드워드 머로도 공산주의자로 낙인이 찍혀 프로그램 폐지 위기에 몰렸다. 정치권이 주도한 좌파 색출 광풍이 미국 사회에 몰아친 10여년간 먹고살고자 했던 이들은 동료를 고발하고 고발당한 이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폐인이 되는가 하면 끝내 목숨을 끊기도 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횡행한 매카시즘은 미국 현대사의 흑역사로 남아 있다. 1950~60년대 미국 문화예술계를 뒤흔든 블랙리스트의 망령이 한국 사회에선 사라지지 않은 채 기세를 떨친다. 최근 운영 문제로 어수선한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전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이용관 BIFF 이사장이 편향되고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언급했다. 이 이사장이 집행위원장이던 2014년 ‘다이빙벨’을 상영한 점을 꼬집은 것인데, 의원들은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가 연출한 ‘다이빙벨’을 다큐가 아닌 ‘정치영화’로 판단했다. 부산 영화계·시민단체 등이 꾸린 ‘비프 혁신을 위한 부산 영화인 모임’은 이들을 향해 “BIFF를 주도하는 인물들을 다시 정치적 좌파로 낙인찍었다”며 “블랙리스트의 명백한 부활이자 정치적 프레임으로 문화예술계를 겁박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이보다 며칠 전 ‘2023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졌다. 홍보대사 중 한 명인 소설가 오정희가 박근혜 정부 때 동료 문인을 검열하고 지원을 배제했던 문화예술위원이었다는 게 문제가 됐다. 현장에서 오 작가 반대 시위를 하던 작가들을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들이 무리하게 제압하며 파문이 일기도 했다. 여당에선 KBS 라디오 패널의 편향성을 꼬집고, “85%를 좌파 패널로 채워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폄훼하는 매국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한다.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는 이명박 정부 때 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진과 출연자의 성향을 ‘좌파’, ‘좌편향’ 등으로 분류하고 진행·출연자 교체, 프로그램 폐지·포맷 변경 등 방안을 마련한 데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좌파, 배제 인물, 검열 대상이라는 낙인은 소외와 공포, 차별과 갈등을 일으킨다. 여기에 정치권이 가세하면 노골적인 혐오와 분열로 심화될 수도 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사회 전반에 생긴 앙금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연루된 이들이 대부분 실형 선고를 받았고, 정권이 위태해졌다. 오래되지 않은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 또 다른 비극을 낳는다.
  • 허 집행위원장 이어 이용관 이사장도 사의, 부산영화제 어디로 가나

    허 집행위원장 이어 이용관 이사장도 사의, 부산영화제 어디로 가나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 이어 이번에는 이용관 이사장이 15일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후 최근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사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정리되는 대로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초 올해 영화제를 끝내고, 2023년을 끝으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언론에 밝혔지만, 이번 사태로 조기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실 부산국제영화제 안팎에서는 이용관 위원장이 사조직을 키운다는 등 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허 집행위원장에 이어 이 이사장까지 사의를 표명하자 5개월여 앞둔 올해 영화제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게 됐다. 영화제 측은 지난 9일 조중국 운영위원장 위촉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획, 신인 감독 및 작품 발굴 등 영화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조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일반 사무, 행정, 예산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동 위원장 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허 집행위원장은 임시총회 이틀 뒤 주변에 “이달 말까지 근무하고 BIFF를 떠나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에서는 그가 사의 표명 이유를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공동 위원장 체제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내부에서는 “운영위원장 신설 직제를 도입하면서 집행위원장과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용관 이사장 지도부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허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만만찮은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지난 3월 제28회 영화제 공식 상영작 모집 공고 이후 개·폐막작 선정, 초청 영화 선정 조율, 감독과 배우 초청 섭외 등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집행위원장이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당장 16∼27일 칸국제영화제에 집행위원장이 빠진 채로 참가할 수밖에 없어 영화제의 국제 네트위크에도 구멍이 생기게 됐다. 일각에서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며 “지금 위기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면 그렇지 않아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급변하는 환경으로 영화제 무용론이 대두하는 상황에 영화제가 긴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빙벨’ 사태는 2014년 제19회 영화제를 앞두고 당시 당연직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 시장이 세월호 구조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 중단을 영화제에 요구하면서 빚어진 갈등을 말한다. 결국 영화는 상영됐지만 부산시가 영화제를 감사하고,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검찰 수사를 받아 김동호와 고(故) 강수연 공동 위원장이 동반 사퇴했고 그 뒤 영화제는 4년여 침체의 늪에 빠졌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한 인사는 “허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내부에서 인사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이를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가면서 오해를 빚은듯 하다”면서 “허 집행위원장이 이번 달 말까지 신상을 정리하겠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 이사장이 논란에 관해 사의를 표명하면서 상황이 과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총회가 열리면 이번 달 안에 논란이 정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 돌연 사의…5개월 앞둔 준비 차질 우려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 돌연 사의…5개월 앞둔 준비 차질 우려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해 5개월여 앞둔 올해 영화제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등에 따르면 허 집행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것은 지난 9일 임시총회에서 새로운 직제의 운영위원장이 위촉되면서 영화제가 사실상 공동 위원장 체제로 가는 것에 대한 반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사장 아래 집행위원장이 기획과 방향, 초청 영화 선정 등 업무 전반과 일반 행정, 예산 등을 총괄해 왔다. 하지만 지난 9일 임시총회에서 운영위원장 직제를 도입해 이 자리에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선임했다. 운영위원장 신설은 ‘집행위원장을 2인 이내 둘 수 있다’는 정관에 근거했다. 영화제 측은 조 운영위원장 위촉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획, 신인 감독 및 작품 발굴 등 영화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조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일반 사무, 행정, 예산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동 위원장 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허 집행위원장은 임시총회 이틀 뒤 주변에 “이달 말까지 근무하고 BIFF를 떠나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에서는 그가 사의 표명 이유를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공동 위원장 체제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해석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운영위원장 신설 직제를 도입하면서 집행위원장과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 이용관 이사장 지도부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허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만만찮은 후폭풍이 우려된다. 지난 3월 제28회 영화제 공식 상영작 모집 공고 이후 개·폐막작 선정, 초청 영화 선정 조율, 감독과 배우 초청 섭외 등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집행위원장이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당장 16∼27일 칸국제영화제에 집행위원장이 빠진 채로 참가할 수밖에 없어 영화제의 국제 네트위크에도 구멍이 생기게 됐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한 인사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며 “지금 위기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면 그렇지 않아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급변하는 환경으로 영화제 무용론이 대두하는 상황에 영화제가 긴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빙벨’ 사태는 2014년 제19회 영화제를 앞두고 당시 당연직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 시장이 세월호 구조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 중단을 영화제에 요구하면서 빚어진 갈등을 말한다. 결국 영화는 상영됐지만 부산시가 영화제를 감사하고,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검찰 수사를 받아 김동호와 고(故) 강수연 공동 위원장이 동반 사퇴했고 그 뒤 영화제는 4년여 침체의 늪에 빠졌다.
  •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 집단 손배소 승소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 집단 손배소 승소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 일부 승소박근혜 정부 시절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피해를 본 예술인들이 집단으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또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 문성관)는 25일 극작가 고연옥씨 등 예술가 464명이 대한민국과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등 3건에서 모두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고씨 등은 소송을 제기할 당시 “피고들은 직권을 남용하거나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정치 성향을 파악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했다”면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지원 배제로 정부 보조금에 상당하는 재산상 손해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선고된 3건의 블랙리스트 손해배상 소송 중 1건에 대해 1000만원의 배상을 명령했고 나머지 2건은 별지로 주문을 대체했다. 이날 선고된 소송의 원고는 2017년 소송을 제기할 당시 총 503명이었지만 소송이 5년 넘게 이어지면서 대부분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이거나 소를 취하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정부 당시 김 전 실장의 주도하에 정부 산하 기관이 예산과 기금을 지원한 개인·단체 가운데 야당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정권 반대 운동 전력이 있는 예술인 명단을 작성해 지원해서 배제했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 과정을 통해 드러났다. 법원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받은 예술인과 단체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따라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앞서 같은 재판부는 지난 5월 영화 제작·배급사인 시네마달이 국가와 영화진흥위원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지원 배제 행위를 불법으로 판단해 원고에게 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시네마달은 세월호 참사 관련 영화 ‘다이빙벨’을 배급한 뒤 정부의 각종 지원에서 배제됐다. 같은 법원 민사합의37부(부장 박석근)도 지난해 8월 창비 등 11개 출판사가 낸 국가배상 소송에서 같은 이유로 10개 출판사에 총 1억 1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 “노고 잊지 않겠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추모

    “노고 잊지 않겠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추모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헌신한 고인의 노고를 잊지 않겠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지난 7일 영화배우 강수연씨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추모의 입장을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썼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집행위원장으로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헌신했다”며 애도했다. 강수연씨는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사태로 영화제가 위기에 직면한 직후인 2015∼2017년에는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강수연씨는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 7일 오후 3시쯤 향년 5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 4살부터 ‘배우’ 강수연…삭발도 개의치 않았던 연기 열정

    4살부터 ‘배우’ 강수연…삭발도 개의치 않았던 연기 열정

    영화배우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 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에 차려진 빈소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문을 받는다. 영정사진 속 고인의 모습에서 연기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4살 때 아역배우로 시작한 배우 강수연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영화 속 삭발 장면을 위해 실제 머리를 깎았고, “비구니 역이어서 머리를 깎는 것은 당연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1975년 ‘핏줄’을 시작으로 최근 9년 만의 복귀작 넷플릭스 영화 ‘정이’까지 40여 편의 영화에서 열연했다. 대표작인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7)에서 불과 21세의 나이로 4박 5일 동안 출산 장면을 촬영했고,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배우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2년 뒤 비구니 역할로 출연한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는 그에게 모스크바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의 영예를 안겼다. 고인과 각별했던 임권택 감독 내외는 전날 오후 굳은 표정으로 장례식장을 나섰다. 임권택 감독 부인은 “(남편이) 지금 너무 충격을 받아 말씀을 못 하시는 상황”이라며 현재 상태를 전했다.한강 입수…소복만 입고 얼음물평소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고래사냥2’(1985)에서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고, 35%대 시청률을 기록한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는 한겨울 촬영 때 얇은 소복만 입은 채 얼음물에 들어가기도 했다. 영화 ‘베테랑’ 황정민의 명대사인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이라는 뜻으로 쓰인 속어)가 없냐’는 대사는 평소 강수연이 영화인들을 챙기며 하던 말을 류승완 감독이 가져다 쓴 것이라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사태로 영화제가 위기에 직면한 이후인 2015∼2017년에는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작품을 할 때마다 연기자로서 부족함을 느낀다고 고백하던 강수연은 “연기 잘하는 할머니 여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영화인장으로 발인은 11일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7일 5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장례위원회 고문으로는 임권택 감독과 배창호·임상수·정지영 감독, 배우 박중훈·안성기·김지미·박정자·신영균·손숙 등이 참여한다.
  • 영화계 큰 별 지다…강수연, 55세로 별세(종합)

    영화계 큰 별 지다…강수연, 55세로 별세(종합)

    4살에 데뷔한 반세기 영화인‘씨받이’로 세계 3대 영화제 첫 수상문화행정으로 보복 넓혀…9년 만에 스크린 복귀 앞두고 비보 영화배우 강수연씨가 7일 오후 3시쯤 별세했다. 지난 5일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던 강씨는 사흘만인 이날 끝내 숨을 거뒀다. 1966년 서울 태생으로 올해 나이 만 55세(한국 나이로는 57세)인 강씨는 4살 때였던 1969년 동양방송(TBC) 전속 아역 배우로 데뷔, 현재까지 50여년의 배우 인생을 살았다. 아역 시절 ‘똘똘이의 모험’(1971) 등에 출연하며 동양방송(TBC) 전속 배우로 연기했다. 이후 KBS 청소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1983) 등으로 하이틴 스타로 성장했다. 스물한 살 때인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스타’라는 칭호를 었었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 배우는 고인이 최초였다. 1989년에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당시 공산권 최고 권위였던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받았다. 1990년대에도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한국영화 중흥기를 이끌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길’(1992), ‘그대 안의 블루’(1993) 등 수많은 흥행작을 냈다. 이 영화들로 대종상영화제·백상예술대상·청룡영화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국내외 영화제·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만 10차례에 달한다. 2001년에는 SBS TV ‘여인천하’로 정난정 역을 맡으며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이 드라마로 그해 SBS 연기대상을 받았다.‘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활동…스크린 복귀 앞두고 비보 이후 고인은 연기 활동을 줄이는 대신 문화행정가로 변신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2015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2014년 이른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수년 동안 계속된 갈등과 파행의 책임을 지고 2017년 사퇴했다. 고인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이 4년 만의 공개 활동이었다.지난해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제)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단편 ‘주리’(2013) 이후 9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장편 극영화 주연은 ‘달빛 길어올리기’(2010)가 마지막이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정이’는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영화계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영화인장 장례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감독 이우석·임권택·정진영, 배우 김지미·박정자·박중훈·손숙·안성기 등이 고문을 맡았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에 차려졌다. 발인은 11일이다.
  • 영화배우 강수연, 55세로 별세…‘월드스타’ 너무 이른 영면

    영화배우 강수연, 55세로 별세…‘월드스타’ 너무 이른 영면

    ‘원조 월드스타’ 영화배우 강수연이 7일 오후 3시께 별세했다. 향년 55세. 고인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4세 어린 나이에 동양방송(TBC) 전속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7)로 베네치아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배우로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이라는 새 역사를 썼고 2년 뒤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1990년대에도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한국영화 중흥기를 이끌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길’(1992), ‘그대 안의 블루’(1993) 등 수많은 흥행작을 냈다. 이 영화들로 대종상영화제·백상예술대상·청룡영화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국내외 영화제·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만 10차례에 달한다. 고인은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페미니즘 계열로 분류되는 영화에도 다수 출연했다.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 부단장을 맡으면서 미국의 통상압력에 맞서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 2001년에는 SBS TV ‘여인천하’로 정난정 역을 맡으며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이 드라마로 그해 SBS 연기대상을 받았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2015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2014년 이른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수년 동안 계속된 갈등과 파행의 책임을 지고 2017년 사퇴했다. 고인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이 4년 만의 공개 활동이었다. 지난해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제)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단편 ‘주리’(2013) 이후 9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장편 극영화 주연은 ‘달빛 길어올리기’(2010)가 마지막이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정이’는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을 진행 중이다. 영화계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영화인장 장례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감독 이우석·임권택·정진영, 배우 김지미·박정자·박중훈·손숙·안성기 등이 고문을 맡았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에 차려졌다. 조문은 8일부터 가능하며 발인은 11일이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2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강수연의 모습이다.
  • “한일관계 악화… 영화인들 깊이 연대해야”

    “한일관계 악화… 영화인들 깊이 연대해야”

    “몇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에 휩싸여 전 세계 영화인들이 지지 표명을 했을 때 저도 미력하게나마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치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더 깊이 결속하면서 이런 연대가 가능하다는 걸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진행 중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차 방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57) 감독은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몇 년 전’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보이콧 사태를 겪은 일을 말한다. 이번 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그는 지난 5일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해에 감독 데뷔 이후부터 줄곧 같은 세월을 걸어 온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부산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그가 선보인 신작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그가 연출한 데다, 캐스팅이 화려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프랑스 영화계 대스타 파비안느(카트린 드뇌브 분)의 자서전 출간을 앞둔 어느 날, 미국으로 떠났던 딸 뤼미에르(쥘리에트 비노슈 분)가 남편(이선 호크 분)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프랑스로 돌아오며 겪는 격렬한 대립을 그렸다. 10여년 전부터 친분을 쌓은 비노슈에게서 작업 제안을 받았고, 시나리오 구상 단계부터 드뇌브와 호크를 떠올렸는데 “꿈이 이뤄졌다”고 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어느 가족’(2018)에 이어 또 가족을 테마로 한 데 대해 “의도했다기보다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사 속에서 빛나고 있는 드뇌브라는 현역배우의 매력을 가능한 한 생생하게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어머니이자 할머니이고, 딸인 모습을요.” “한국의 이창동, 대만 허우샤오셴, 중국의 지아장커 등 동시대 아시아 감독의 작품들에서 자극을 받는다”는 고레에다 감독은 마지막으로 아시아 영화인의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시아 영화인’이라는 생각은 늘 제 근저에 있습니다. 영화제나 영화 현장 등에서 교류하다 보면 국가나 어떤 공동체보다 훨씬 더 크고 풍요로운 ‘영화’라는 큰 공동체 안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에게 영화는 정치를 넘어선 일인 듯했다. 부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日 고레에다 감독 “정치적 문제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 더 연대해야”

    日 고레에다 감독 “정치적 문제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 더 연대해야”

    “몇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적 압력으로 위기에 휩싸여 전 세계 영화인들이 지지 표명을 했을 때 저도 미력하게나마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치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더 깊이 연대함으로서 이러한 형태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걸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일관계 악화로 부산을 찾지 못한 일본의 감독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 그랬다. ‘몇 년 전’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여러 부침을 겪은 후 겨우 정상화 된 일을 말한다. 지난 3일 개막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57) 감독이다. 5일 방한한 고레에다 감독은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해에 감독 데뷔 이후부터 줄곧 같은 세월을 걸어온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해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선보였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감독 연출에 프랑스의 전설적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쉬, ‘비포 시리즈’의 에단 호크가 캐스팅 돼 화제를 모은 신작이다. 프랑스 영화계 대스타 ‘파비안느’(카트린 드뇌브 분)의 자서전 출간을 앞둔 어느 날, 미국으로 떠났던 딸 뤼미에르(줄리엣 비노쉬 분)가 남편(에단 호크 분)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프랑스로 돌아오며 겪는 격렬한 대립을 그렸다. 화려한 캐스팅 비화에 대해 그는 “10여년 전부터 교분이 있었던 줄리엣 비노쉬로부터 함께 영화를 작업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2015년에 시나리오를 완성하면서 구상 단계부터 카트린 드뇌브와 에단 호크를 떠올렸는데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칸에서 상을 받은 직후, 뉴욕에 에단 호크를 섭외하러 갔는데 그가 만나자마자 ‘콩그래추레이션’(Congratulation) 이라고 하더라고요. 이어서 얘기를 하다가 ‘이런 시점에서 배우가 출연 제안 받으면 거절하기 참 어렵죠’라고 하길래, 그 때 ‘상 받길 잘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전 남편과 현 애인, 매니저 사이에서 여왕처럼 군림하는 ‘천상 배우’ 엄마와 그 사이에서 버림 받았다고 여기는 딸의 갈등을 주축으로 한다. 엄마가 출간하는 자서전 속 기억은 미화돼있고, 엄마의 새 영화에는 엄마의 라이벌이자 딸 뤼미에르에게는 모성을 느끼게 하는 존재였던 배우 ‘사라’와 닮은 여주인공이 등장하며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SF적 설정의 ‘영화 속 영화’에서 엄마 파비안느는 늙지 않는 엄마를 둔 일흔이 넘은 딸로 등장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어느 가족’(2018)에 이어 또 가족을 테마로 한 작품에 감독은 “가족 드라마를 의도해서 만들었다기보다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한 영화”라고 했다. “영화사 속에서 빛나고 있는 카트린 드뇌브라는 현역 여배우의 매력을 작품 속에서 가능한한 생생하게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어머니이자 할머니이고, 딸인 모습을요. 때로는 상황이나 입장이 역전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묘사해보려는 것이 처음부터의 컨셉입니다.” 감독은 외국 배우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평소에도 쓰던 손편지를 더욱 길게 썼고, 프랑스에서의 촬영에서는 에펠탑이나 개선문 같은 ‘랜드마크’가 아닌 보통의 장소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단다. 그는 “한국의 이창동, 대만 허우샤오셴, 중국의 지아장커 등 동시대 아시아 동지들이 만든 작품들에서 자극을 받는다”며 아시아 영화인으로의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아시아 영화인’이라는 생각은 늘 제 근저에 있습니다. 영화제나 영화 현장 등에서 영화인들과 교류하다 보면 국가나 어떤 공동체보다 훨씬 더 크고 풍요로운 영화라는 큰 공동체 안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국적과 상관없이 서로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영화를 통해 연대할 수 있는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 시간을 거쳐오면서 저 역시 영화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용관 “BIFF, 글로벌 영화제 재도약할 것”

    이용관 “BIFF, 글로벌 영화제 재도약할 것”

    “작년에 정상화를 내세웠는데 전국의 관객들, 영화인들의 도움으로 대내외적으로 안착했다고 봅니다. 연초부터 실시했던 대대적 조직·인사 개편, 프로그래밍 재개편을 통해 올해 글로벌 영화제로 재도약하겠습니다.”(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다이빙벨’ 부침 이후 ‘재도약 원년’을 내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새달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등 부산지역 6개 극장의 37개 상영관에서 85개국 303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폐막작을 비롯해 행사계획이 공개됐다. 개막작에는 카자흐스탄 출신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 감독과 일본 리사 다케바 감독의 공동 연출작인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 선정됐다. 카자흐스탄 버전 서부극을 표방한 영화로, 누르무캄베토프 감독은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두나무’로 뉴 커런츠 상을 수상한 인연이 있다. 폐막작은 2016년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뉴 커런츠 부문에서 넷팩상을 받았던 임대형 감독의 신작 ‘윤희에게’다. 한 모녀를 통해 사랑의 상실과 복원을 전한다. 상영작 303편 중 150편(월드 프리미어 12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0편)이 영화제를 통해 처음 관객과 만난다. 특별기획 프로그램 ‘한국영화 100주년 특별전’에서는 역대 한국영화 10선을 선보인다. 김기영의 ‘하녀’(1960), 유현목의 ‘오발탄’(1961), 임권택의 ‘서편제’(1993),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2003) 등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다. 또 다른 특별기획 프로그램인 ‘응시하기와 기억하기-여성감독 3인전’에서는 인도의 디파 메타, 말레이시아의 야스민 아흐마드, 베트남의 트린 민하의 8작품을 상영한다. 동남아시아의 여성과 소수자, 이민자, 하층계급을 응시하며 젠더와 섹슈얼리티, 계급과 종교 문제를 다루는 감독들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데스크 시각] 포스트트루스, 자신과의 거짓 약속/홍희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포스트트루스, 자신과의 거짓 약속/홍희경 산업부 차장

    포털에 ‘백색국가 뜻’, ‘화이트리스트 뜻’이란 검색어가 오르고 말았다. 일본이 한국을 수출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 결의한 지난 2일 오전 일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날 즈음 쓴 ‘앙가주망’(지식인의 정치 참여)같이 어려운 말들은 원래 검색어에 잘 오른다. 그래도 ‘백색국가 뜻’ 검색어가 당황스러운 것은 이 단어가 지난 한 달 동안 일본산 불매운동을 이끈 기폭제로 워낙 널리 쓰여서다. 또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다음날 영국인들이 대거 구글에 ‘브렉시트 뜻’을 검색했던 장면이 겹쳐서다. 브렉시트의 뜻을 잘 몰랐지만 그럼에도 국민투표에서 찬성 가결한 이유는 한쪽 정파에 치우친 통계 자료를 계속 수용한 EU 탈퇴파의 집단 사고 때문이다. EU 가입 뒤 국력이 기울었단 가설을 입증할 통계, 유입된 이민자 수나 영국이 EU에 지불하는 막대한 금액을 접하며 탈퇴파는 집단 사고를 강화시켰다. 이 통계에 거짓은 없었다. 그저 잔류파가 보고 있던 EU 가입이 영국에 유리하다는 점을 입증할 통계를 탈퇴파는 보지 않거나 믿지 않았을 뿐이다. 가짜뉴스와는 다른 이런 식의 반쪽 진실 뉴스는 포스트트루스(탈진실)로 명명됐다. 상대편을 현혹 시키는 가짜뉴스와 다르게 탈진실 뉴스는 같은 편을 고양시킨다.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는 뉴스들로 타임라인을 채우는 SNS 환경이 탈진실 뉴스의 토대이니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편먹기 게임이 늘 그렇듯 철저하게 목소리 큰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이때 가장 잘 안 들리는 소리가 과학적 검증의 목소리다. 우선 특정 분야나 산업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과학자의 수는 다중에 비해 늘 소수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 때문에 과학은 음소거 상태가 된다. 두 번째로 검증과 비판을 하자는 주장, 즉 진영별로 굳어진 집단 사고에 대해 회의적으로 의심해 보자는 특유의 과학적 방법론 때문에 과학·기술적 배경을 지닌 전문가들의 주장은 설 자리를 잃는다. 편먹기 게임이 또 늘 그렇듯 실질적으로 다음 국면으로 전환될 때까지 양측 주장은 대립선을 달린다. 즉 한쪽 주장이 무너져 버려야만 대립이 끝나는 게임이다. 세월호 희생자를 수습할 때 격해졌던 다이빙벨 투입 논란은 결국 다이빙벨을 사고 해역에 투입해서 그것이 효과가 없음이 드러난 다음에야 일단락됐다. 다이빙벨 투입으로 구조 시간이 지연됐을 뿐이란 후회에도 불구하고 다이빙벨 투입은 안 좋은 결과를 가져왔어도 하나의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주 무의미한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편 안에 들어가 있으면 잘 모르지만 약간만 거리를 두면 각각의 편이 붙들고 있는 핵심 가치가 보인다. 기업이 피해 볼지언정 강경 대응해 일본 버릇을 고치자는 생각의 바탕엔 ‘고순도 불화수소 등을 결국은 국산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고깝지만 우리 피해가 막대할 수 있으니 일본의 핵심 주장을 일부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 길이 요원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비슷한 논리 흐름의 예는 최근의 대북관에서도 포착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진단한 쪽은 더 과감한 남북미 협상을 주문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추정한 쪽은 급진적인 남북 관계 개선에 우려를 표시한다. 새 편 짜기가 아니라 그저 진단이다. 회의·검증하며 계산부터 좀 하자는 얘기다. 다음번에 당국이 기업인을 만날 때에는 ‘어떻게 국산화할 수 있겠느냐’가 아니라 ‘기술·산업 전문가의 견해로 보면 국산화는 가능하냐’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saloo@seoul.co.kr
  • “재도약 가능성 발견” BIFF, 절반의 성공

    “재도약 가능성 발견” BIFF, 절반의 성공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재도약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난 13일 폐막했다. 4년 전 영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침체기를 겪은 영화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첫 시험대였던 올해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이었다는 평가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역시 폐막 기자회견에서 “영화제의 화합과 정상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 발견했지만 다 이루지는 못했다. 다만 재도약의 충분한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자평했다. 이 이사장은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적인 존재인 김동호 전 이사장이 이번 영화제에 불참한 것에 대해 “화합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라며 “내년에는 참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태풍에 일부 행사 취소 등 운영 차질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올해 영화제의 총관객수가 19만 508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19만 2991명)에 비해 2000여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화제 초반 부산에 상륙한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이 생각보다 컸다. 강풍과 폭우 때문에 야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일부 행사가 취소되고 항공편 결항으로 일부 해외 게스트의 참석이 불발되는 등 영화제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거친 날씨 속에서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영화제 측의 노력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콘텐츠 거래 시장인 ‘아시아필름마켓’ 참여 업체 수는 지난해보다 38% 증가했다. 54개국 911개 업체 영화 관계자 1737명이 방문한 가운데 제작·투자·수입·수출·판권 구매 등 다양한 영화 비즈니스가 이뤄졌다. ●불참했던 9개 단체 참가 ·단합 도모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빚어진 갈등으로 그간 불참했던 영화 관련 9개 단체가 올해는 모두 참가했다. 또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등 대형 투자·배급사를 비롯한 여러 영화사가 각종 ‘밤’ 행사를 마련해 영화인의 교류와 단합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축제의 분위기는 회복됐다”면서 “앞으로 중장년 관객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부산시민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드릴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상은 중국 추이시웨이 감독의 ‘폭설’과 권만기 감독의 ‘호흡’이 차지했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며 만든 지석상은 아프가니스탄 잠쉬드 마흐무디 감독의 ‘로나, 아짐의 어머니’와 중국 장웨이 감독의 ‘아담의 갈비뼈’에 돌아갔다. ‘메기’의 이주영과 ‘아워바디’의 최희서는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온라인 시대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영화제의 향후 과제로 꼽았다. 그는 “아시아는 이제는 서구의 변방이 아니고 중심권인데, 우리 영화제가 선두 주자로서 나서는 데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찾는 게 재도약”이라며 “이제 (영화제와 같은) 오프라인 축제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 이 세 가지 키워드 챙겨 보세요

    부산국제영화제, 이 세 가지 키워드 챙겨 보세요

    4일 개막 앞둔 BIFF…한국·아시아·세계 영화 프로그래머 3인의 추천작 2014년 ‘다이빙벨’ 상영으로 정치적 풍파를 겪은 끝에 올해 새롭게 도약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4일 관객들을 맞는다. 올해 23회째를 맞는 BIFF는 지난해보다 20여편 늘어난 79개국 323편을 초청했다. 세계 주요 영화제를 달군 화제작과 거장들의 신작, 조명받는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스크린을 채운다. 남동철(한국 영화), 김영우(아시아 영화), 박도신(세계 영화) 프로그래머의 강력 추천작을 소개한다.●여성 주연 배우 돋보이는 한국 영화들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꼽은 한국 영화 세 편 ‘영주’, ‘아워바디’, ‘계절과 계절 사이’는 여성 주연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최근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활약한 배우 김향기는 차성덕 감독의 영화 ‘영주’의 타이틀롤을 맡아 세상에 내던져진 소녀 가장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연기한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남동생과 단 둘이 사는 영주가 형편이 어려워지자 부모의 목숨을 앗아 간 교통사고의 가해자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가람 감독의 ‘아워바디’는 행정고시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자영이 우연히 달리기를 하는 건강한 현주를 만나 달리기를 시작하며 삶의 활기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남 프로그래머는 “자영을 연기하는 배우 최희서가 영화 ‘박열’(2017)을 뛰어넘는 잊을 수 없는 연기를 보여 준다”고 평했다. 배우 이영진이 오랜만에 주연을 맡은 김준식 감독의 ‘계절과 계절 사이’는 지방 도시에서 카페를 열고 새 삶을 시작하는 해수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여고생 예진으로부터 고백을 받으면서 고민에 빠지는 상황을 그린다.●재미·감동 갖춘 ‘흥행 대박’ 예감 亞 영화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흥행 대박’ 예감이 드는 아시아 영화 세 편을 엄선했다. 부산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는 ‘아톰의 명가’ 데즈카 오사무 프로덕션이 제작을 맡고, ‘명탐정 코난’의 시즈노 코분이 연출을, ‘마지막 황제’로 유명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김 프로그래머는 “각자의 상처를 지닌 공룡들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애틋한 우정을 키워 가는 좌충우돌 모험기로, 재미와 감동을 다 담은 종합선물세트”라고 평했다. 올해 중국을 강타한 흥행작인 원무이에 감독의 ‘나는 약신이 아니다’도 놓치지 말아야 할 필견작이다.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던 주인공 청융이 불법 복제된 백혈병 치료제를 몰래 판매하다 어느 순간 환자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떠오른다는 내용으로 실화가 토대가 됐다. 김 프로그래머는 “다른 중국 상업 영화와 다르게 중국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이질적인 문화를 살짝 덧칠했다는 점, 사회적인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감동 코드와 잘 버무렸다는 점”을 이 영화의 흥행 요소로 짚었다. 가빈 린 감독의 ‘모어 댄 블루’는 권상우, 이보영, 이범수 주연의 한국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2009)를 대만 특유의 감성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대만의 스타 류이호와 2014년 BIFF 개막작 ‘군중낙원’의 주연 진의함이 각각 순정남 케이와 사랑스러운 작곡가 크림으로 출연해 죽음마저 갈라놓을 수 없는 운명적 사랑을 연기한다.●손꼽아 기다린 세계 거장들 ‘화제의 신작’ 박도신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위플래쉬’, ‘라라랜드’로 잘 알려진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퍼스트맨’은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1930~2012)의 전기 영화다. 오는 18일 국내 개봉에 앞서 부산에서 먼저 만나 볼 수 있다. 박 프로그래머는 “한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그린 이 작품은 올해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되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평했다.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 특유의 유머가 가미된 ‘화씨 11/9’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작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트럼프 시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묻는다. 미국의 전설적인 영화 감독 오슨 웰스의 미완성 유작으로 최근 완성되면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바람의 저편’도 관람 리스트에 올려야 할 작품이다. 시대를 앞서간 영화인답게 당대에 흔하지 않았던 가짜 다큐 형식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유럽에 피신해 있다가 혁신적인 복귀작을 완성하기 위해 미국에 돌아온 한 영화감독의 이야기다. 1978년 존 카펜터가 감독한 공포 영화의 전설 ‘할로윈’의 직접적인 속편인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의 ‘할로윈’과 캐나다의 거장 데니 아르캉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미 제국의 추락’도 꼭 챙겨 봐야 할 작품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처럼…부산영화제 ‘아름다운 날’ 올까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처럼…부산영화제 ‘아름다운 날’ 올까

    새달 4일부터 79개국 323편 상영 美 공포영화 명장 제이슨 블룸 내한“지난 4년간의 진통을 끝내고 올해는 영화인, 관객 모두가 화합하는 영화제 정상화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영화제 정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한 달 앞둔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다. 다음달 4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이빙벨’ 상영 외압 논란으로 촉발된 지난 4년간의 부침을 딛고 이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 등 영화제 창립을 주도한 원년 멤버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때문에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위상을 회복하는 도약점이 될 전망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갈등을 겪은 뒤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와 검찰 고발, 영화계 블랙리스트 논란 등으로 사태가 악화되며 지난 4년간 파행과 위상 추락을 겪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영화제에 돌아와 보니 내부의 상처가 상당히 깊다는 걸 절감할 수 있었다”며 “비유를 하자면 환자가 스스로 병원에 찾아가 환부를 수술해야겠는데 의사가 ‘지금은 너무 허약하니 몸을 다스리며 시간을 갖자’고 말하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도약의 원년임을 내세운 만큼 내외부와 소통하며 외압이 있을 때 상상을 초월하는 상처를 입게 된 조직 내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집행위원으로 꾸린 특별위원회를 통해 고민해 나가겠다”며 “미디어 환경도 많이 바뀐 상황에서 관객과 함께 지속가능한 영화제를 만들기 위한 방안도 찾겠다”고 했다. 올해는 전 세계 79개국 323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보다 3개국 23편이 늘었다. 개막작으로는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 폐막작으로는 홍콩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 선정됐다. ‘뷰티풀 데이즈’는 어린 나이에 낳은 아들과 남편을 버리고 한국에 온 탈북 여성의 신산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최근 남북관계의 변화와 맞물려 주목도가 높은 주제인 데다, 배우 이나영이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이나영은 “비극적 사건을 겪었음에도 삶에 지지 않고 다양하게 살아가는 캐릭터에 매료돼 대본을 보자마자 마음을 정했다”며 작품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폐막작인 ‘엽문 외전’은 홍콩 정통무술을 세계에 알린 배우이자 제작자인 원화평 감독의 최신작이다. 올해 영화제에는 국내 영화 팬들에게 사랑받은 ‘겟 아웃’, ‘해피 데스데이’ 등을 만든 미국의 공포명가 블룸하우스의 수장이자 제작자인 제이슨 블룸도 내한한다. 작품성과 오락성을 두루 갖춘 호러, SF, 컬트 영화를 소개하는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초청된 블룸은 1978년 개봉해 ‘공포 영화의 교과서’로 남은 ‘할로윈’을 재단장해 선보인다. 올해 처음 신설된 섹션 ‘부산 클래식’에서는 거장들의 명작들과 영화사적으로 의미가 크나 숨겨진 작품 13편을 소개한다. 오슨 웰스의 미완성 유작으로 최근 완성돼 베니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바람의 저편’이 아시아 최초로 상영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영화도시 부산 완성한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 .

    “부산시민 모두가 오케이(OK) 할때까지 영화도시 부산을 완성하겠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는 20일 오전 9시 30분 영화의 전당을 방문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등 영화인 15명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정상화와 재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오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시민 영화인 부산시 소통강화 등 4대 지원 방안과 12개 실행과제를 제시하고 임기 내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약속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해 시민과 함께하는 영화제로 발돋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산 영화·영상진흥위원회(가칭)를 설립하고 BIFF와 함께하는 월드시네마 랜드마크를 조성 방안도 내놓았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지원 조례(가칭)도 제정하고 임기 내 매년 250억 원씩 모두 1000억 원의 부산 영화·영상 장기발전기금 조성을 약속했다. 지난 4년간의 부산영화제 파행 운영과 위상 추락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했다. 한반도 평화시대를 맞아 부산영화제와 북한의 평양영화축전을 교류하고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는 내년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남북 공동영화제로 여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체결 배경에는 2014년 ‘다이빙벨’ 사태로 훼손된 BIFF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으로 BIFF가 새롭게 도약하기를 바라는 오 당선자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 당선자는“ “부산영화제의 자체 개혁과 쇄신에 전폭적인 지지와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영화 ‘김광석’ 상영금지 신청 항고심도 기각…법원 “판단은 관람자 몫”

    영화 ‘김광석’ 상영금지 신청 항고심도 기각…법원 “판단은 관람자 몫”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을 두고 서해순씨가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1일 ‘김광석’ 제작사 측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등법원은 서해순씨가 지난 2월 영화 ‘김광석’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항고사건(2018라20258)에 대해 “당초 원심 결정과 마찬가지로 영화 ‘김광석’을 상영하는 것에 대해 이를 금지할 이유가 없다”며 항고 기각을 결정했다. 원심인 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는 “김광석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었던 것 자체는 사실이고, 이는 일반 대중의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영화 내용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관람자·시청자 등 대중으로 하여금 그 의혹 제기의 논리적인 타당성과 관련 공적 절차의 결과 등을 종합해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맡겨둠이 상당하다고 보인다”며 지난 2월 상영·배포 중지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다만 법원은 김광석 타살 여부에 관해 서해순을 유력한 혐의자로 단정하고, 서해순이 딸을 방치해 죽게 했으며 소송 사기를 했다는 단정적 표현과 비방 행위는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이상호 감독 측 김성훈 변호사는 “이번 고등법원의 최종 기각으로 영화 ‘김광석’의 정당성이 재차 확인됐다”며 “서해순씨가 제기해 진행 중인 민형사 송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항고기각 소식을 전해들은 이상호 감독은 “영화 ‘김광석’ 가처분 결과에 따라 ‘필름 네버다이, 다이빙벨 그후’ 개봉에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다큐멘터리 영화의 공익적 가치를 존중해준 법원의 결정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김광석’은 개봉 직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으며 의혹이 제기된 변사자에 대해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이른바 ‘김광석법’ 제정 움직임을 추동하기도 했다. 영화 ‘김광석’은 현재 iptv에서 상영 중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한 편의 영화, 그리고 거대한 음모…‘다이빙벨 그후’ 예고편

    한 편의 영화, 그리고 거대한 음모…‘다이빙벨 그후’ 예고편

    세월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그후’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다이빙벨 그후’는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파문의 도화선이 됐던 고발뉴스 이상호 감독의 ‘다이빙벨’ 이후 4년 만에 공개되는 후속작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정부와 언론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작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뜨거웠던 부산국제영화제 상황도 담겨 있다. 배우 송옥숙이 내레이션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 정도는 우리가 알고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이빙벨 그후’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76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정부 입맛 따라 특정 영화인 배제, 통렬하게 반성”

    “정부 입맛 따라 특정 영화인 배제, 통렬하게 반성”

    “지난 10년간의 블랙리스트 실행기관 노릇한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합니다.”영화진흥위원회가 이명박·박근혜 전 정부의 입맛에 따라 특정 영화와 영화인, 영화단체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데 대해 국민과 영화인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4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두 정부에서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이는 참혹하고 부끄러운 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일도 너무 많이 늦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취임한 오 위원장은 그간 내부 진상 조사를 통해 블랙리스트 실행 사례를 파악해 왔다. 영진위의 ‘적폐’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인디포럼 작가회의와 서울인권영화제를 주최하는 인권운동사랑방, 전북독립영화협회 등의 단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다양성영화 배급지원사업 등의 지원 대상자를 결정할 때도 심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 이는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한 동성아트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을 상영한 여러 예술영화전용관과 독립영화전용관에 대한 지원 배제로 이어졌다.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도 절반이 깎여나갔다. 2015년 예술영화 지원 사업에서 박찬경 감독의 ‘산’은 그가 ‘야권 지지자’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청와대로부터 지원 배제 지시를 받았다. 세월호, 위안부, 재일조선인, 용산참사, 노동자, 강정해군기지, 한진중공업, 밀양송전탑, 국가보안법, 성미산마을, KT노동자 등의 키워드와 관련된 영화도 ‘문제 영화’라며 지원이 배제됐다. 자체 조사에서 파악한 피해 사례만 56건에 달한다. 오 위원장은 “당시 청와대와 관계 당국은 영진위에 특정 영화인 배제 지침을 내렸고, 이에 따라 영진위는 각종 지원 신청작에서 이 지침에 해당하는 작품과 영화인을 선별 보고했다”며 “편법 심사를 위한 심사위원단을 꾸리고 심사과정에도 개입해 지원을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 ‘걸림돌’이 될 내부 직원을 별도로 관리해 불이익을 준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드러난 과오를 바로잡고 재발을 방지하는 후속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며 “부단히 되돌아보고 준엄하게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단독] 영진위·문예위 위원장 호선제 복귀…문체부, 10년 만에 임명권 놓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표적 예술지원 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임명제에서 호선제 선출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 2008년 법 개정으로 호선제가 폐지된 지 10년 만의 복원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1일 “문체부 장관이 임명(위촉)해 온 영진위와 문예위 위원장을 호선으로 선출하도록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과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올해 주요 국정과제 입법 계획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두 기관의 집행부는 각각 9인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3년 법정임기를 시작한 황현산 예술위원장과 지난달 임명된 오석근 영진위원장 이후 차기부터는 위원 간 선거로 수장이 선출된다. 앞으로 ‘민간 자율의 합의제 행정기구’로서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정책 기관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원장과 예술위원장은 참여정부 때까지 호선제로 선출됐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청와대가 사실상 임명하는 체제가 됐다. 문화예술계는 두 기관장이 임명제로 바뀐 이후 블랙리스트와 유사한 ‘솎아내기’가 시작됐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이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을 짜고 당시 김정헌 예술위원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이른바 좌파 예술인으로 찍힌 수십명을 축출했고 주요 단체에 대한 지원금을 대폭 삭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영진위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 지원금을 2015년 반토막 내는 등 최소 5건의 블랙리스트 이행 사례가 드러났다. 두 기관이 블랙리스트의 수족 노릇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화예술계의 호선제 복원 요구도 거셌다. 문체부와 영진위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지원금을 삭감 이전 규모인 15억원으로 원상 복구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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