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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섭노” ‘일베 논쟁’에 거제시까지 불똥…“입장 내달라” 민원 접수

    “무섭노” ‘일베 논쟁’에 거제시까지 불똥…“입장 내달라” 민원 접수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른 리센느 멤버 원이(22)의 “무섭노” 발언을 둘러싼 이른바 ‘일베몰이’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방송사 PD와 유력 정치인, 노무현재단,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국립국어원까지 등판해 갑론을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원이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에까지 불똥이 튀는 양상이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국민신문고에는 “‘무섭노’ 표현에 대한 입장을 내달라”는 민원이 경남 거제시에 접수됐다. 거제시는 민원을 접수하고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거제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원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네이티브’ 사투리를 거침없이 쓰고, 멤버 미나미와 함께 거제시를 방문하면서 고향을 알렸다. 이에 시는 리센느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원이를 둘러싼 ‘일베몰이’는 그가 최근 미나미의 일본 집을 방문한 콘텐츠에 대해 김현지 경남MBC PD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쓴 글에서 촉발됐다. 원이는 은은한 조명이 켜진 미나미 동생의 방에 들어가며 “무섭노”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김 PD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논쟁에 불을 붙인 것이다. 여기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노’ 어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가세해 기름을 부었고, 논쟁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거제시 “상황 종합적으로 검토”“의문사 없어도 ‘노’ 어미 쓴다”하지만 원이의 “무섭노” 발언처럼 묻는 말이 아닌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거나 감탄하는 말에서 ‘노’ 어미를 붙이는 게 잘못된 어법이거나 일베식 용법이 확산된 게 아니라는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8일 YTN 라디오 ‘YTN 해! 봅시다’에 출연해 “경상도 말에서는 ‘-오’형이 감탄형으로 쓰인다”면서 “서울말로 비교하자면 ‘-네(무섭네)’로 쓸 때 경상도에서는 ‘-오’라는 감탄문을 쓴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의 지역어 조사 사업 결과에서도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서 ‘-노’가 사용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국어원이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국립국어원 조사에서 경남 창녕의 72세 화자는 표준어로 ‘한 오십 년 넘었다’라는 표현을 경상도 방언으로 ‘한 오십 년 넘었노’로 표현했다. 국립국어원이 해당 표현을 용례로 갖고 있다는 것은 ‘-노’ 표현이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서도 실제 경상도 방언으로 사용됐음을 보여준다.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는 원이의 발언이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조 이사는 7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일베식 표현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청년 세대에 만연해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으나, 이틀 뒤 “온라인 대화 속 생략이 많은 젊은 세대의 언어에 대해 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입장을 정정했다. 경상도 출신 네티즌들 사이에서 “사투리도 마음대로 못 쓰나”는 항변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PD는 원이의 발언을 지적했던 자신의 SNS를 폐쇄했다.
  • “이해 부족했다”…원이 “일베 표현 맞다”던 노무현재단 이사 사과

    “이해 부족했다”…원이 “일베 표현 맞다”던 노무현재단 이사 사과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른 리센느 멤버 원이(22)의 “무섭노”라는 발언에 대해 “일베식 표현이 맞다”고 주장했던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가 “젊은 세대의 언어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조 이사는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제 발언으로 원이님이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 발언의 요지는 구조적인 문제인 젊은층의 일베식 ‘노’ 어미 사용을 개인의 책임으로 좌표 찍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자는 것”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자신이 부산 출생으로 경상도에서 25년을 살았으며, 원이가 “무섭노”라고 말했던 것과 같은 상황에서 ‘노’ 어미를 붙이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이유로 해당 발언이 나온 영상을 확인하고 ‘일베식 표현’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덕호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와이리 무섭노’에서 ‘와이리’를 생략하는 것은 문법상 자연스럽지 않지만 젊은 세대는 생략하고 쓴다고 하셨다”면서 “세대 간의 방언 사용 형태의 차이에 따른 오해라고 했는데, 그 말씀을 듣고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대화 속 생략이 많은 젊은 세대의 언어에 대해 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원이님께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대간의 방언 사용 형태 차이에서 나온 오해”앞서 조 이사는 지난 7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그 가수의 (다른) 표현 같은 것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일베식 표현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베식 표현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청년 세대에 만연해 있다”면서 “구조적인 문제인데 개인에게 과도하게 좌표를 찍는 것 같은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는 원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멤버 미나미의 일본 집을 방문해 “무섭노”라고 말한 것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일베식 표현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이에 견해를 밝힌 것이다. 경남 거제시 출신으로 초·중·고등학교를 거제시에서 다닌 원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네이티브’ 거제 사투리를 사용하고 자신의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 세대를 넘나드는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김현지 경남MBC PD가 자신의 SNS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일베식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논쟁에 불을 붙였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노’ 어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가세해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원이의 “무섭노” 발언처럼 묻는 말이 아닌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거나 감탄하는 말에서 ‘노’ 어미를 붙이는 게 잘못된 어법이거나 일베식 용법이 확산된 게 아니라는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8일 YTN 라디오 ‘YTN 해! 봅시다’에 출연해 “경상도 말에서는 ‘-오’형이 감탄형으로 쓰인다”면서 “서울말로 비교하자면 ‘-네(무섭네)’로 쓸 때 경상도에서는 ‘-오’라는 감탄문을 쓴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의 지역어 조사 사업 결과에서도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서 ‘-노’가 사용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국어원이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국립국어원 조사에서 경남 창녕의 72세 화자는 표준어로 ‘한 오십 년 넘었다’라는 표현을 경상도 방언으로 ‘한 오십 년 넘었노’로 표현했다. 국립국어원이 해당 표현을 용례로 갖고 있다는 것은 ‘-노’ 표현이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서도 실제 경상도 방언으로 사용됐음을 보여준다.
  • ‘노’ 붙이면 “일베” 정치공방…영남 사람은 답답 “말도 맘대로 못 하나”

    ‘노’ 붙이면 “일베” 정치공방…영남 사람은 답답 “말도 맘대로 못 하나”

    경남 창원 출신인 이모(26)씨는 최근 정치권에서 화두가 된 영남 방언 ‘-노’를 입안에서 삼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이용자들이 그간 말끝마다 ‘노’를 붙이는 게 언짢았어도 고향에서만큼은 별문제 없이 써 왔던 말인데, 이달 들어 정치 싸움의 소재가 되자 자신이 하는 말을 스스로 검열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씨는 9일 “일베 탓에 눈치를 보는 것도 모자라 내가 하는 말이 정치 싸움의 소재가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한 영남 출신 연예인의 사투리를 두고 정치권에서 때아닌 ‘일베 공방’이 벌어지자 영남 출신 시민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5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 데이’ 마케팅과 6월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 등 연이은 논란으로 혐오 표현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와중이지만, 사회 통합에 힘써야 할 정치권 인사들이 엉뚱하게도 연예인의 말투를 문제 삼으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을 제기하는 쪽에선 경상도 지역에서 의문사가 있는 의문문에 쓰는 ‘-노’ 어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식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룹 리센느 소속 멤버인 원이(22)가 지난달 28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이 발단이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는 영상 속 으슥한 분위기의 방에서 “무섭노”라고 반응했다. 이를 두고 영화 ‘어른 김장하’(2023)를 연출한 김현지 MBC 경남 PD가 지난 1일 소셜미디어(SNS)에서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가세하면서 사안이 정치화됐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5일 SNS에서 “내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어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면서 ‘사투리 용례’까지 공유했다.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해당 표현을 의도적으로 섞으며 “사투리도 마음대로 못 쓰는 검열사회, 남조선이 돼 가노. 무섭노”라고 SNS에 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7일 당내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의 조사를 인용해 “(해당 표현을) 지역 사투리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55.8%로 ‘일베식 표현’(16.7%)의 3배 이상이었다”고 맞받았다. 정작 당사자인 시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특정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혐오 표현을 정쟁의 소재로 삼고, 평소 자주 쓰는 사투리까지 옳고 그름을 판단해 보겠다는 시도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울산 출신인 김모(25)씨는 “옆 도시만 가도 달라지는 게 사투리”라면서 “경멸의 뜻이 담긴 게 아니라면 용인할 수 있는 것인데 왜 정치적 싸움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대구 출신 오모(23)씨도 “문제로 삼든 이를 받아치든, 정치인들이 오히려 시민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이 ‘사회 통합’이라는 제 기능을 내던진 채 일상의 언어 습관까지 정쟁화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젊은 연예인의 일상적 방언을 편한 대로만 해석해서 정치적 도구로 쓰는 셈”이라면서 “정치가 사회 통합을 포기한 채 시민의 갈등 구조를 오히려 악용하는 건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도 “이번 논란은 정치권이 사안을 의도적으로 진영화하고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시도의 전형”이라며 “우리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데 정치권이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무섭노’는 감탄문, 혐오 표현 아니다”…국립국어원 용례도 확인

    “‘무섭노’는 감탄문, 혐오 표현 아니다”…국립국어원 용례도 확인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사용한 “무섭노” 표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혐오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신지영 고려대 교수는 8일 YTN 라디오 ‘YTN 해! 봅시다’에 출연해 최근 논란이 된 원이의 발언을 언어학적으로 짚었다. 이날 진행자 김우성 PD는 “‘무섭노’라는 표현이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커뮤니티의 의도된 표현이냐, 아니면 그냥 사투리냐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고 질문했다. 원이는 경남 거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경상 방언 화자다. 이에 신 교수는 먼저 ‘사투리’보다 ‘방언’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방언’이라는 것은 사실 언어의 변종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지역적인 변종도 있고 사회적인 변종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상을 보면 원이가 계속 경주 말을 한다. 경상도 방언을 계속 구사하다가 어떤 사람들이 막 싸우고 있는 거를 보고 ‘이거 무섭노’ 이렇게 말을 한다. 이어 ‘열 받노’ 이렇게도 말을 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무섭노’는 의문문이 아니고 감탄문 같은 것이다. 경상도 말에서는 ‘-오’형이 감탄형으로 쓰인다”면서 “서울말로 비교하자면 ‘-네(무섭네)’로 쓸 때 경상도에서는 ‘-오’라는 감탄문을 쓴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진 배경에 대해서는 영상 속 PD의 발언이 오해를 불렀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 교수는 “PD가 먼저 이 말을 한다. ‘무섭노’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거에 대해서 원이가 다시 ‘무섭노’라고 받아치니까 ‘이거 ’노노‘ 게임 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이의 방언을 배워서 PD가 그렇게 말했고, 그것을 방언 화자가 또 받아 친 건데 그거를 오해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혐오의 ‘노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해당 영상은 이미 지워졌더라. 그럴 이유가 없는데 그 영상이 지워진 것도 가슴 아프다”며 “왜 공격의 대상이 하지도 않은 혐오 표현을 했다고 얘기를 하면서, 약자인 어리고 연약한 원이인지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언어 감수성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굉장히 좋다”면서도 “중요한 건 일방적으로 ‘나는 우월하고 맞고 너는 틀리다’ 하는 생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PD는 “원이도 아직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아직 배워가고 있는 친구”라며 “너무 사회적 압력이 세지면 다친다”고 염려했다. 지난달 28일 원이는 같은 그룹 멤버 미나미의 일본 집을 방문한 영상에서 유튜브 콘텐츠 PD가 “무섭노”라고 말하자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이에 김현지 MBC경남 PD가 의문문 끝에 ‘노’를 붙이는 것은 극우 성향 ‘일베식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일 김 PD는 자신의 X에 “호평받는 유튜브 클립 하나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피디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 무척 속상했다”고 올렸다. 그는 또 다른 게시물에서 “모든 일베식 ‘노’ 사용자를 일베라 단정 짓거나 사투리 사용을 검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심 없이 어법에 맞지 않는 ‘노’를 사용하기에 슬퍼진다”고 지적했다. “국립국어원 2006년 조사에서 의문사 없는 ‘-노’ 사용 사례”한편 국립국어원의 지역어 조사 사업 결과에서도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서 ‘-노’가 사용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국어원이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국립국어원 조사에서 경남 창녕의 72세 화자는 표준어로 ‘한 오십 년 넘었다’라는 표현을 경상도 방언으로 ‘한 오십 년 넘었노’로 표현했다. 국립국어원이 해당 표현을 용례로 갖고 있다는 것은 ‘-노’ 표현이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서도 실제 경상도 방언으로 사용됐음을 보여준다. 앞서 국립국어원은 관련 질문이 홈페이지에 올라오자 “우리말샘에서는 ‘-노’를 경상도 지역의 방언으로서 의문사가 있는 의문문에서 용언의 어간이나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라고 뜻풀이하고 있다”면서 “‘-노’의 쓰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학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어 단정해 얘기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 나경원 “남조선 돼가노, 무섭노”에… “일베 말투 역해” 직격한 경주시의원

    나경원 “남조선 돼가노, 무섭노”에… “일베 말투 역해” 직격한 경주시의원

    조국 ‘사투리 구별법’에 논란 정치권 확산김민전 “아이스아메리카노 맛있노” 비판실제 ‘무섭노’는 盧 취임 전에도 많이 쓰여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 “전체주의 홍위병들을 보는 듯하다”며 강하게 비판하며 아이돌 그룹 멤버의 ‘무섭노’ 표현을 둘러싼 ‘일베 논쟁’에 뛰어든 가운데 경북 지역 시의원이 “일베 말투”라며 나 의원을 겨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주 경주시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캡처해 올리면서 “사투리 오염시키는 정치하지 마시라. 경상도 사람도 아니고 서울 출신, 서울 지역구 다선의원이 체통도 없이 사투리 운운하며 일베 말투 쓰는 거 너무 당황스럽고 역하다”고 직격했다. 김 시의원은 또 별도의 게시물에서 “이때다 싶어서 어미에 ‘노’체 쓰며 경상도 사투리 평소에 쓰는 양 일베를 흉내 내는 정치인”이라며 나 의원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했다. 이어 “궁지에 몰리니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나쁜 버릇, 아직도 안 고쳐지는구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나 의원은 조 전 대표가 ‘무섭다’ 논쟁과 관련해 실제 영남 방언과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식 혐오 표현을 구분해야 한다며 ‘부산 사람의 구별법’을 올렸다는 내용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면서 “사상과 사투리까지 재단(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그러면서 “스타벅스도 못 가고 사투리도 마음대로 못 쓰는 검열사회, 남조선이 돼가노. 무섭노”라며 논쟁에 휩싸인 표현 ‘무섭노’를 사용했다. 김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밥과 함께 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 맛있노. 경상도 사투리 탄압하는 문화독재에 답답하던 속이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좀 풀리노. 이제 어디 가서 문화적 다양성 말도 꺼내지마래이”라고 적으며 조 전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나 의원은 서울 출신이지만, 김 의원은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다녔다. 이번 논란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가 지난 1일 자신의 엑스에 “호평받는 유튜브 클립 하나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PD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서 무척무척 속상했음”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김 PD가 문제 삼은 대화 내용은 그룹 리센느의 원이가 같은 그룹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일본 집을 방문한 영상에서 등장했다. 미나미가 은은한 조명이 켜진 동생의 방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리센느 유튜브 PD가 먼저 “뭔가 덜컹 소리 났는데. 무섭노”라고 말했고, 원이가 바로 이어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했다. 김 PD는 ‘무섭노’를 “일상화된 ‘일베식 노’”라고 규정하면서 “누군가를 모욕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을 내 고장 말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상도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무섭노’는 원래부터 써오던 문제 될 것 없는 사투리라는 반박이 쏟아지면서 김 PD는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무분별하게 ‘노’를 사용하면서 ‘무섭노’도 쓰이게 됐다는 일각에선 주장하나, 실제로는 노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 전인 2000년대 초반에도 ‘무섭노’가 단독으로 쓰인 흔적들이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 다수 발견되고 있다. 동남방언에서 ‘노’는 의문뿐 아니라 감탄과 독백에도 두루 쓰이는 어미라는 언어학자의 설명도 온라인상에서 확산했다.
  • [씨줄날줄] ‘뭐라카노’

    [씨줄날줄] ‘뭐라카노’

    요즘 중학교 국어 시간에는 비속어 주의보가 내려진 듯하다. ‘노’라는 어미를 함부로 붙이지 말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뜻으로 모든 문장을 ‘노’로 끝맺는 말이 범람해서다. 국어 선생님이 “‘노’를 아무데나 붙이면 혐오 표현인데, ‘뭐라카노’는 혐오 아닌 사투리”라고 구분 지어 주기까지 하는 모양이다. 최근 아이돌 그룹 멤버가 유튜브 영상에서 “무섭노”라고 말한 것이 혐오 발언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석에서 혐오 발언을 썼다는 비판과 경남 거제 출신인 이 멤버가 동남 지역 방언을 자연스럽게 쓴 것이란 옹호가 엇갈리고 있다. 이 멤버가 같은 영상에서 “무서워”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어서 의도적으로 일베식 용어를 썼을 리 없다는 옹호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극우 커뮤니티인 일베에서 만든 각종 혐오 표현들이 인터넷에서 꾸준히 확산되면서 이런 논란들은 잊을 만하면 벌어진다. 논란의 양상도 매번 엇비슷하다. 혐오 표현에 비난이 쇄도하면 정작 당사자는 모르고 썼다고 해명하고, 몰랐을 리 없다는 반격이 이어지는 식이다. 한 유명 웹툰에선 2015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과 서거 장소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배경에 표시해 의혹을 사기도 했다. 2021년 해당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도 비하 표현 논란이 있었다. 일베 이용자들은 2012년부터 대학, 관공서, 국제기구 등의 공식 로고에 일베 상징기호를 넣어 합성했는데, 이 이미지가 지상파 뉴스에 잘못 소개되는 방송사고도 드물지 않았다. 그때마다 제작진은 “구글에서 검색한 이미지를 검증 없이 썼다”고 해명과 사과를 해야 했다.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제작진이 극우 성향인지 의심이 커졌다. 같은 실수가 계속된다면 고의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어진다. 그런데 이번 아이돌의 “무섭노” 논란은 양상이 다르다. 단 한 번의 발화에도 비난 여론이 매섭게 일고 있다. 혐오 표현의 범람 속에서 대중은 갈수록 더 빨리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 리센느 원이 ‘무섭노’ 일베 논란에…국립국어원 “학자마다 의견 달라”

    리센느 원이 ‘무섭노’ 일베 논란에…국립국어원 “학자마다 의견 달라”

    그룹 리센느 원이(본명 정원이)가 “무섭노” 발언으로 일베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국립국어원에도 ‘-노’ 어미의 용법을 묻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29일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에는 ‘경상도 방언 ”-노“ 체에 대한 질문’이라는 제목의 질문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경북 북부 지역에서 40년간 거주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A씨는 “아주 어릴 때부터 무섭노, 잘했노, 직이노, 멋있노 등의 -노 어미 체를 자연스럽게 사용해왔다”면서 “실제 타 지역 경상도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노’ 어미체가 단순히 문법적으로 의문사와 함께 쓰이지 않더라도 새롭게 안 사실, 상대에게 확인받고 싶은 의도, 감탄 등으로도 사용된다고 학술적으로 연구되어온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하지만) 같은 경상도지만 이런 용법을 어색해하는 사람들도 있고, 다른 지역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표현을 최근 일종의 혐오성 ‘-노’체 또는 변질된 사투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국립국어원의 답변을 듣고 싶다”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사투리에도 올바른 문법이나 사용법을 규정할 수 있는지, 지역방언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용법의 적절성을 판단할 만한 학술적 근거가 있는지도 함께 물었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우리말샘’에서 ‘-노’를 경상도 지역 방언으로서 의문사가 있는 의문문에서 용언의 어간이나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라고 뜻풀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의 쓰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학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어 온라인가나다에서 단정하여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원이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에 공개된 영상에서 비롯됐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는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자택을 찾은 콘텐츠에서 제작진이 “무섭노”라고 말하자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이후 일각에서 원이가 일베 말투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방식으로 ‘~노’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혐오 표현이 놀이가 되다 못해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원형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원이의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반면 자신의 고향이 경상도라고 밝힌 네티즌들은 “‘노’로 끝나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도 사용한다”, “같은 경상도라도 지역마다 사투리 용법이 다르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이러한 ‘일베 몰이’를 반박했다. 경북 안동 출신 방송인 김시덕도 자신의 SNS에 “세상이 와이리 ‘무섭노?’”라며 “경상도에서 나고 자라 아무 생각 없이 사투리를 쓰면서 살다가 경상도 사투리로 돈을 벌기 시작하며 정말 많은 방언 관련 자료들과 책들을 찾아봤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어 “리센느 원이님이 썼던 ‘무섭노’는 의문형 종결어미가 맞다”며 “언제부터 ‘-노’라는 사투리를 쓰면 일베로 몰아가는 분들이 있어서 ‘머라노’, ‘와이카노’, ‘일베 아이다’라고 대꾸를 했었다”고 강조했다.
  • 원이 ‘일베몰이’에 조국 또…“꼰대짓? 청년들 ‘노’ 사용 말아야”

    원이 ‘일베몰이’에 조국 또…“꼰대짓? 청년들 ‘노’ 사용 말아야”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른 리센느 멤버 원이(22)의 경상도 사투리를 둘러싸고 일각에서 “일베식 혐오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재차 입을 열었다. 조 대표는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많은 10·20대들이 일베가 아님에도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고 있는 바,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10·20대를 훈계하는 꼰대짓이라는 비겁한 주장이 있나 보다”라며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은 경상도 말 용법에 맞나 맞지 않나가 아니라,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청년들도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혐오 표현임을 알고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원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멤버 미나미의 일본 집을 방문해 “무섭노”라고 말했는데, 이를 둘러싸고 일각에서 “일베식 표현을 쓰고 있다”고 날을 세우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경남 거제시 출신으로 초·중·고등학교를 거제시에서 다닌 원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네이티브’ 거제 사투리를 사용하고 자신의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 세대를 넘나드는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멤버 미나미의 고향 집을 찾았는데, 은은한 조명이 켜진 미나미의 동생 방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가 자신의 SNS에 “혐오 표현이 놀이가 되다 못해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원형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원이의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경상도 출신 네티즌들이 “문장 끝에 ‘노’를 붙이는 건 경상도 사투리일 뿐”이라며 원이에 대한 ‘일베몰이’를 비판하자, 조 대표는 자신의 SNS에 ‘부산 사람 구별법’을 소개하는 이미지와 함께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설명하며 사실상 원이의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머물던 ‘일베몰이’ 논란은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국민의힘은 “여권이 노 전 대통령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대구 출신임을 밝히며 “경상도 사투리에서 ‘고’, ‘노’, ‘나’ 이런 어미들이 다양하게 쓰이고, 특히 ‘무섭노’ 같은 표현은 젊은 층에서 감탄사의 의미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이용하는 정치가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반감을 일으키고, 그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까지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고향의 지역색을 오롯이 드러내며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성장한 전도유망한 연예인이 조 전 대표의 몰상식한 타박으로 자의 또는 타의에 따라 고유의 색채를 잃을까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젊은 세대에게 본인들처럼 감성으로 역사를 다루라고 강요하지 말아 달라”면서 “20대는 대부분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를 경험하지 못했다. 책에서 배운 것 이상의 감수성과 기억, 엄숙함을 기대하거나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원이 ‘일베몰이’에 진중권 “5·18 제단에 바쳐야 만족하려나”…국립국어원 문의까지

    원이 ‘일베몰이’에 진중권 “5·18 제단에 바쳐야 만족하려나”…국립국어원 문의까지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른 리센느 멤버 원이(22)의 경상도 사투리를 둘러싼 일각의 ‘일베 몰이’에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적당히들 하라”며 일침을 가했다. 진 교수는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아직 어린 아이돌 스타 하나 잡아 5·18 제단에 바쳐야 만족들 하시려나”라며 “그게 진정 5·18 영령들이 원하셨던 나라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손가락 모양 하나 가지고 집단 발작을 일으키는 것이나, 말 끝에 글자 하나 붙인 것 가지고 집단 발광을 하는 것이나 방향만 다를 뿐 두 집단이 동일한 DNA를 소유한 ‘한’ 민족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망탈리테(집단적 무의식 또는 정신 구조를 뜻하는 프랑스어)는 점점 더 교조적으로 변해가고, 상시빌리테(감수성을 뜻하는 프랑스어)는 점점 더 폭력적, 공격적으로 변해간다”고 지적했다. 앞서 원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멤버 미나미의 일본 집을 방문해 “무섭노”라고 말했는데, 이를 둘러싸고 일각에서 “일베식 표현을 쓰고 있다”고 날을 세우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경남 거제시 출신으로 초·중·고등학교를 거제시에서 다닌 원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네이티브’ 거제 사투리를 사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미나미의 고향 집을 찾았는데, 은은한 조명이 켜진 미나미의 동생 방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PD가 “뭔가 덜컹 소리 났는데. 무섭노”라고 말했고, 원이가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가 자신의 SNS에 “혐오 표현이 놀이가 되다 못해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원형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원이의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고향이 경상도라고 밝힌 네티즌들이 “‘노’로 끝나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도 사용한다”, “같은 경상도라도 지역마다 사투리 용법이 다르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이러한 ‘일베 몰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정치권도 논쟁에 가세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SNS에 “영남말 의문문에서 ‘나’와 ‘노’는 구별되어 사용된다. ‘나’는 예·아니오를 확인할 때 사용하고, ‘노’는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요청할 때 사용한다”면서 사실상 원이의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경남 거제 출신의 스물두 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다는 이유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며 “언어학자들이 동남방언에서 ‘노’는 의문뿐 아니라 감탄과 독백에도 두루 쓰이는 어미라고 설명해도, 낙인찍기는 멈추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한 네티즌은 국립국어원에 ‘-노’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다. 자신을 ‘민주시민’이라고 칭한 한 네티즌은 국립국어원에 “경상 방언 ‘-노’의 정확한 뜻풀이와 실제 사용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는 문의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 “기죽지 마! 사과하지 마” 사투리 논란 리센느에 쏟아지는 응원… ‘일베몰이’는 ing [넷만세]

    “기죽지 마! 사과하지 마” 사투리 논란 리센느에 쏟아지는 응원… ‘일베몰이’는 ing [넷만세]

    “무섭노” 표현 둘러싼 논란 정치권 확산김현지 PD “일베식 노” 저격으로 촉발“우리 할머니도 일베냐” 반박 의견 봇물노 전 대통령 취임 이전 사용 흔적 다수그럼에도 일각선 “사용 자제해야” 주장 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무섭노” 발화를 두고 일각에서 나온 “일베식 혐오 표현”이라는 주장에 유명 정치인까지 가세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화된 영상이 올라온 유튜브 채널에는 ‘억지 논란’으로 인해 리센느의 피해를 걱정하는 네티즌들의 응원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무섭노’ 표현이 실제로도 자주 쓰이는 사투리라는 증언과 증거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를 ‘오염된 사투리’, ‘틀린 사투리’로 규정하는 소수 네티즌의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6일 리센느 멤버 원이의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구독자 125만명)에는 사투리 논란이 엑스(옛 트위터)를 넘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본격 확산한 지난 4일 이후 리센느를 향한 응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채널에 방문한 네티즌들은 “말도 안 되는 논란에 기죽지 말라”, “잘못한 거 하나도 없으니까 절대 사과하지 말라”, “만약에라도 사과하거나 정정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면 앞으로 사투리 쓸 때마다 검증받아야 한다는 소리다”, “사과하는 순간 홍위병 빙의해서 나락까지 보내려는 사람들 천지니까 언급하지도 말라. 이번 일로 의기소침해질까 걱정된다” 등 댓글을 달며 해당 표현을 쓴 원이를 응원했다. 이번 논란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가 지난 1일 자신의 엑스에 “호평받는 유튜브 클립 하나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PD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서 무척무척 속상했음”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김 PD가 문제 삼은 대화 내용은 원이가 같은 그룹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일본 집을 방문한 영상에서 등장했다. 미나미가 은은한 조명이 켜진 동생의 방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리센느 유튜브 PD가 먼저 “뭔가 덜컹 소리 났는데. 무섭노”라고 말했고, 원이가 바로 이어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했다. 자신을 “경상도 네이티브”라고 밝힌 김 PD는 “혐오 표현이 놀이가 되다 못해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원형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일상화된 ‘일베식 노’ 사용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달라. 누군가를 모욕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을 내 고장 말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무섭노’는 올바른 사투리가 아니라 오염된 사투리라는 김 PD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 흔히 사용되는 경상도 사투리라는 증언을 쏟아냈다. 소셜미디어(SNS),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혼잣말로 할 때 ‘무섭노’, 물어볼 때 ‘무섭나’ 많이 쓴다. 제발 몰아가지 말라”, “평생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단어가 어쩌다 보니 일베가 됐다”, “우리 할머니 85세인데 ‘무섭노’, ‘귀엽노’ 쓰신다. 우리 할머니가 일베겠냐”, “‘무섭노’ 이런 거 원래 쓰던 거라고 아무리 말해도 평서문에 ‘노’ 붙이는 건 일베에 오염된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답답해 죽겠다” 등 경상도 네티즌들의 하소연이 셀 수 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 커뮤니티뿐 아니라 평소 친여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는 과도한 ‘일베몰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대표적인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인 ‘클리앙’에서는 “평생 경상도에 산 사람이다. 20년 전에도 ‘무섭노’ 썼다”며 리센느 저격을 비판하는 의견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더 컸다. 대형 여초 커뮤니티인 ‘더쿠’에서도 가족, 친구들과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자주 쓰던 ‘무섭노’ 등 사례를 찾아 올리는 댓글이 많았다. 그럼에도 ‘무섭노’는 ‘노’ 사용과 관련한 ‘정확한 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비교적 소수 네티즌들의 주장 역시 계속됐다. 이들은 경상방언에서 ‘노’는 의문형 문장 종결어미로만 쓰일 수 있다거나 감탄형에 쓰이더라도 ‘와이리 무섭노’의 형태로만 쓰일 뿐 ‘무섭노’ 단독으로 쓰이는 일은 결코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반례를 통해 논파되고 있다.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무분별하게 ‘노’를 사용하면서 ‘무섭노’도 쓰이게 됐다는 이들의 주장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 전인 2000년대 초반에도 ‘무섭노’가 단독으로 쓰인 흔적들이 검색 결과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리센느에게 사과를 요구하거나 김 PD처럼 경상도 사투리 화자들이 ‘노’ 표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개혁연구원에서는 긴급 여론조사로 아이돌 그룹 멤버의 ‘무섭노’ 발언에 대한 국민 여론을 파악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투리의 어미 중 하나인 ‘노’라는 글자를 정치적으로 의심받는다는 이유로 피휘해야 하는 것이 다수의 국민의 생각인지 궁금해서 500샘플로 긴급 추진해보려고 한다”며 “빠르면 내일(6일) 오후 일찍 결과를 공표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앞선 글에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나의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며 부산 지역 방언과 일베식 표현을 비교한 이미지를 올린 것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경남 거제 출신의 스물두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다는 이유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 언어학자들이 동남방언에서 ‘노’는 의문뿐 아니라 감탄과 독백에도 두루 쓰이는 어미라고 설명해도, 낙인찍기는 멈추지 않는다”며 “부산 출신임을 강조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할 때는 ‘고마 치아라 마’라며 사투리를 이용하시던 조국 전 대표가 사투리로 이런 논쟁을 만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잘나가는 아이돌 “무섭노” 한마디에…“일베는 기계적으로 ‘노’ 붙여” 정치권 공방

    잘나가는 아이돌 “무섭노” 한마디에…“일베는 기계적으로 ‘노’ 붙여” 정치권 공방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중소돌의 기적’ 리센느 멤버가 유튜브 방송에서 “무섭노”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일베식 표현’이라는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부산 사투리와 일베식 표현 사용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보수 야권에서는 “낙인찍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조 전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나의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적었다. 이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경남 거제 출신 리센느 멤버 원이의 유튜브에서 나온 발언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에서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집을 방문한 원이는 PD가 “여기 뭔가 덜컹 소리가 났다. 뭐야 무섭노”라고 말하자 “무섭노”라고 응답했는데, 이때 언급한 ‘무섭노’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온라인에선 해당 발언이 “일베식 혐오 표현”이라는 주장과 “자연스러운 사투리”라는 반박이 이어졌다. 야권에서는 지나친 낙인찍기라는 반발이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2019년 죽창을 들자던 분이 오늘은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려고 한다”며 “경남 거제 출신의 스물두 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다는 이유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젊은 세대 일부에서 ‘노’가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된 것 자체가 노무현 대통령의 성씨와 그분이 평생 쓰신 경상도 사투리를 결합해 만들어 낸 것”이라며 “그런데 밈을 만든 사람들을 타박한다며 말을 뿌리째 뽑아 버리면 경상도 사투리는 정말 그 사람들만 쓸 수 있는 말이 된다. 그것이야말로 일베가 가장 바라던 승리”라고 덧붙였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일상에서 쓰는 감탄형·혼잣말 문맥의 방언마저 기계적 일베 표현으로 낙인찍는 모습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왔다.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젊은 가수가 ‘무섭노’라는 말을 했다고, 저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 조롱하는 일베인지 영남 사투리를 쓴 것인지 감별하는 대잘난척 파티가 열리고 있다”며 “누가 일베에 심취해 노무현 대통령 조롱하는지, 아니면 이미 그 원의미를 상실한 채 보편화되어버린 말을 자연스레 쓰는 사람인지, 어미 하나로만 감별할 수 없다”고 했다.
  • 나를 비우는 시간, 3500㎞ 순례의 길

    나를 비우는 시간, 3500㎞ 순례의 길

    미국 버지니아주 이야기를 하려 한다. 정치 수도인 워싱턴 D.C.의 왼쪽, 그러니까 서편의 남북부를 감싼 지역이다. 버지니아 여정의 큰 축은 세 가지다. 애팔래치안 트레일(AT)의 맛보기라 할 맥아피 노브 트레킹, 셰넌도어 국립공원 드라이브, 그리고 이 지역에 새겨진 미국 역사 엿보기다. 버지니아는 그리 길지 않은 250년 미국 역사에 비춰보면 나름의 고도(古都)다. 미국 건국 초기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등 많은 대통령을 배출해 ‘대통령의 어머니’라 불렸다. 미국인들이 노스탤지어를 느낄 법한 자연과 역사문화유산도 꽤 많다. 셰넌도어 리버, 블루리지 마운틴 등 가수 존 덴버의 명곡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의 배경이 된 곳도 여기이고, 미국인에게 도전과 고난, 성찰의 대명사인 AT의 가장 유명한 봉우리 맥아피 노브도 여기에 있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알게 된 건 영화 ‘어 워크 인 더 우즈’(2015)를 통해서다. 미남 배우의 전형이라 할 ‘로버트 레드포드 형’이 주인공 빌 브라이슨을 맡고, 닉 놀테가 거구의 친구 카츠를 맡아 열연했다. ‘어 워크 인 더 우즈’는 동명의 책이 모티브다. 브라이슨을 세계적인 여행가의 길로 이끈 AT 도전 여정을 담은 여행 에세이다. 우리나라에선 ‘나를 부르는 숲’이란 제목으로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맥아피 노브의 너른 반석에서 본 절경 책과 영화는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책에선 브라이슨이 40대 중년이지만 영화에선 칠십 넘은 노인이란 점이 다를 뿐이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맥아피 노브에서 펼쳐진다. 시답지 않은 주제로 옥신각신하던 브라이슨과 카츠가 갑자기 입을 닫고 웅혼한 풍경에 젖어든다. 너른 반석 너머로 펼쳐진 블루리지산맥과 셰넌도어 계곡의 모습은 수많은 삶의 상처로 다져진 두 노인에게도 충격과 감동이었던 거다. 그 자리가 바로 맥아피 노브다. 영화 포스터 역시 맥아피 노브의 반석 위에서 둘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담았다. 실제 맥아피 노브는 AT의 끝없는 연봉 가운데 가장 유명한 봉우리다. 주말이면 새벽부터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차고, 배후 도시 로어노크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조차 예약 전쟁을 치러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물론 맥아피 노브에 행락객 수준의 산객들만 있는 건 아니다. AT 종주에 나선 순례자들도 같은 등산로를 걷는다. 그들은 행색 자체가 다르다. 무릎엔 보호대가 감겼고, 등산화는 너덜거리며, 마지막으로 씻은 게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온몸이 땀과 먼지로 뒤덮였다. 하지만 후줄근한 몰골과 달리 몸 전체에서 아우라가 뻗어 나오고, 그들을 향한 존경심이 솟는다. 이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무겁고 성찰적인 순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전하는 사람 중 절반이 하루 이틀 내에 산을 내려가고, 남은 절반의 절반이 코스의 중간에도 이르지 못한 채 포기한다는 AT는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북부 메인주까지, 애팔래치아산맥을 따라 14개 주에 걸쳐 있다. 버지니아는 그중 딱 절반이다. ●하이커들의 로망 ‘애팔래치안 트레일’ AT의 전체 거리는 2190마일, 약 3500㎞다. 1921년 조성이 시작돼 1937년쯤 완성됐다.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 중 가장 먼저 조성된 길이자, 하이커들의 ‘로망’이다. 완주까지는 대략 5~6개월 걸린다. 우리의 ‘백두대간 종주’쯤 될까. 길이로야 견줄 수 없겠지만, 도전과 성찰이라는 산행의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지 싶다. 해마다 4000명쯤 도전에 나서는데, 완주율이 평균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맥아피 노브 트레킹은 AT 완주에 견주면 새발의 피도 못 된다. 그래도 나무에 페인트로 새겨진 직사각형의 AT 상징 표지를 보며 걷는 느낌은 아주 독특하다. 카토바 산자락의 들머리(트레일 헤드)에서 맥아피 노브까지는 4마일, 왕복 8마일(13㎞) 정도다. 깔딱고개는 거의 없고,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등산로에선 늘 흑곰을 신경 써야 한다. 미국인들은 흑곰을 거의 동네 들개 취급하지만, 사실 새끼와 함께 있는 어미 곰은 무척 위험하다. 이번 트레킹에서도 하산길에 새끼 곰과 마주쳤다. 어미 곰의 존재를 확인할 틈도 없이 ‘빛의 속도’로 줄행랑쳐야 했다. 실제 책 ‘나를 부르는 숲’에서도 흑곰의 위험성을 수시로 경고하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맥아피 노브의 돌출 암반에 올라서면 눈앞이 탁 트인다. 블루리지 산맥이 성벽처럼 일직선으로 내달리고, 그 사이 움푹 들어간 골짜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너른 개활지가 펼쳐져 있다(그들은 이를 ‘계곡’이라 부른다). 산과 산이 가까이 겹쳐진 한국과 다른 이 구도가 낯설면서도 압도적이다. ●존 덴버의 노래 속 ‘컨트리 로드’ 이제 ‘컨트리 로드’를 따라 셰넌도어 국립공원을 향해 북진한다. 맥아피 노브에서 160마일(약 258㎞) 떨어져 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에선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를 따라 여유 있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도 AT의 경로에 포함된다. 잘 포장된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옆, 보이지 않는 숲속에 좁은 등산로가 나 있다. 셰넌도어를 유명하게 만든 건 단연 존 덴버의 노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1971)다. 원래 이 곡은 버지니아와 맞붙은 웨스트 버지니아를 노래했다. 웨스트 버지니아에서는 지금도 공식 주가(州歌)로 불린다. 가사에 나오는 ‘올모스트 헤븐’이란 문구는 이 주의 표어가 됐다. 그런데 웬걸, 정작 가사에 나오는 그 산과 강은 일부만 웨스트버지니아에 걸쳤을 뿐 대부분 옆 동네, 버지니아에 속해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건 메릴랜드주의 한 도로다. 작곡, 작사가 모두 웨스트버지니아에 가본 적이 없다. 이는 미 대중음악계에서 공식 확인된 이야기다. 제목의 지명이 빗나간 줄도 모르고, 이 곡은 반세기 동안 미국인의 향수를 자극해온 거다. ●75개 전망대 있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는 셰넌도어 국립공원의 산정을 따라 105마일(약 170㎞)가량 이어져 있다. 대공황 때인 1931년 공사를 시작해 1939년에야 전 구간이 열렸다. 길 여기저기에 75개의 전망대가 점점이 박혀 있다. 버지니아의 아름다운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면 ‘배틀 필드’라는 표지판을 자주 본다. 버지니아는 ‘시빌 워’ 남북전쟁의 주 무대였다. 당시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현 주도(州都) 리치먼드 등 어딜 가도 전쟁 유적이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두 번째로 크다는 프레데릭스버그 국립군사공원 등 국립공원만 6곳이고, 크고 작은 전장은 수백 곳에 달한다. 이 전적지를 엮어 ‘시빌 워 트레일’을 조성하기도 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 초입의 샬러츠빌엔 몬티첼로라는 예쁜 이름의 저택이 있다.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직접 설계하고 평생 고쳐 지은 집이다. 독립선언서를 쓴 손으로, 그는 이 집의 기둥과 돔과 정원까지 세심하게 그려냈다. 그러나 이 저택은 한때 600명이 넘는 흑인 노예의 노동으로 유지됐다. 제퍼슨과 그가 ‘소유’했던 여성 흑인 노예 샐리 헤밍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이야기는 이제 가이드 투어에서도 다뤄질 만큼 유명하다. 노예해방을 부르짖고 자유와 평등을 외친 사람의 집이 동시에 부자유스러운 현장이었다는 모순. 그러면서도 여전히 미국인, 특히 백인이 가장 사랑하는 유적 중 하나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이방인에겐 선뜻 와닿지 않는다. 몬티첼로 안에 제퍼슨의 묘와 묘비가 있다. 1987년 버지니아대학교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제 여정의 마지막 방문지, 하퍼스 페리다. 원래 행정구역은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속하지만, 여태 여정을 함께한 셰넌도어강과 블루리지 산맥이 명맥을 다하는 곳인 만큼 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가 끝나는 프런트 로열에서 43마일, 약 70㎞ 거리다. ●남북전쟁의 도화선 ‘하퍼스 페리’ 하퍼스 페리는 셰넌도어강과 포토맥강 사이에 있다. 버지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세 개의 주가 만나는 곳이다. 블루리지 산맥은 여기서 끝이 나고, 셰넌도어강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흘러온 포토맥강과 합쳐진 뒤 포토맥강이란 이름 그대로 워싱턴 D.C.를 향해 흘러간다. 하퍼스 페리는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된 곳이다. 1859년 10월, 노예제 폐지론자 존 브라운이 22명의 동지와 함께 연방 무기고를 습격한 것이 미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두 쪽으로 갈라놓는 불씨가 됐다. 미국의 초기 역사가 고스란히 남은 마을을 샅샅이 둘러보려면 반나절로도 짧다. 여정을 마친 뒤 복귀하는 차 안. ‘컨트리 로드’를 들어야 하는 시간이다. “올모스트 헤븐, 웨스트버지니아~” 여태껏 이어진 풍경은 사실 버지니아의 것이었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존 덴버가 지리를 헷갈렸다 해도 노래가 가리키는 마음, 산과 강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마음만큼은 정직했으니 말이다. ●디스커버리호 있는 항공우주박물관 이제껏 다닌 곳과 결이 다른 명소 한 곳 덧붙인다. 밀리터리, 항공기, 역사 ‘덕후’ 모두를 만족시킬 곳.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덜레스 분관이다. 공식 명칭은 우드바-하지 센터. 워싱턴 D.C.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별관인데, 본관보다 규모가 크다. 하이라이트는 거대한 격납고에서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다. 근 40년 동안 지구상 어느 비행체보다 많이 우주를 오가며 39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그만큼 동체 곳곳에 우주의 상처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바로 앞은 전설적인 정찰기 SR-71 블랙버드다. 냉전 시대 음속의 세 배로 날며 오로지 스피드만으로 적의 미사일을 따돌리던 항공기다. 인류가 만든 유일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도 바로 옆에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이놀라 게이다. 1945년 8월 6일 괌 인근의 티니안에서 이륙해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투하한 폭격기다. 워낙 민감한 기체라 주변에서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해도 즉시 경보가 발령된다니 조심해서 보시길. 워싱턴 덜레스 공항 바로 옆에 있다. [여행수첩] -차 없는 미국 여행은 상상하기 어렵다. 차를 렌트 하는 건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렌터카 예약할 때 팁 하나. 호텔이나 항공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렌터카는 경험상 트립닷컴이 낫다. 인수와 반납의 다양한 조합, 차종의 다양성 등이 소비자 입맛에 잘 맞는다. 트립닷컴의 공식 자료로는 세계 1만 3000여 도시에서 다양한 렌터카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차량 인수 전까지 무료 취소할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일정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에서 검색할 때 현지 렌터카 업체보다는 허츠(hertz) 등 다국적 기업을 택하길 권한다. 현지 업체들이 가격 면에선 다소 유리하나 외지인에게 심리적 안정과 효율성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업체가 낫다. 특히 허츠는 미국 내 점유율 1위여서 다양한 차종의 조합이 가능하다. -렌터카 사무실은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셔틀로 10분 미만 거리다. 허츠의 경우 반납할 때 군부대 바리케이드 같은 통제 시설물을 통과해야 하는데, 전혀 겁먹을 필요 없다. 표지판만 따라가면 된다. 이어 정해진 위치에 주차한 뒤 키를 차에 두고 귀국편 비행기에 오르면 끝이다. 미처 못 낸 고속도로 통행료, 채우지 못한 연료 등은 차량 인수 당시 업체가 미리 받아둔 본인 카드 예치금에서 결제된다. 차액은 2~3일 뒤 본인 계좌로 입금된다. -3성급 호텔의 경우 홀리데이인 같은 익숙한 글로벌 브랜드에 묵길 권한다. 현지 업체 중엔 홈우드(homewood) 계열 호텔의 가성비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익스텐디드 스테이 아메리카는 가급적 피하시라. 가격은 다소 저렴하지만 조식이 커피와 일회용 오트밀뿐이고, 시설도 낡은 편이다.
  • 번식·양육에 올인했다가 수명까지 단축된다니…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번식·양육에 올인했다가 수명까지 단축된다니…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출산율 감소는 전 세계적 추세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출산율은 극단적으로 낮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녀에게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와 시간,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합리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 실험을 통해 번식과 양육에 지나치게 투자할 경우 모체의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엑서터대 연구팀은 일본 메추라기 교배 실험을 통해 번식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는 개체일수록 노화 속도가 빨라지고 수명도 짧아진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영국왕립학회보 B’ 4월 15일 자에 실렸습니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자원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 투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많은 선행 연구에서 새들의 경우 큰 알을 낳는 개체들은 작은 알을 낳는 것들보다 세포 수복 능력과 면역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메추라기는 대표적인 조숙성 조류로 부화 직후부터 독립적으로 이동과 섭식이 가능해 어미는 새끼가 알에서 나온 뒤부터는 육아에 거의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미는 알을 낳는 데 영양 자원을 집중합니다. 실제로 큰 알에서 태어난 새끼일수록 덩치가 크고 생존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메추라기를 인위적 선택 교배해 두 집단으로 나눠 한쪽은 상대적으로 큰 알을 낳도록 하고 다른 쪽은 작은 알을 낳게 했습니다. 5~6세대에 거치는 동안 큰 알을 낳도록 유도된 암컷들은 작은 알을 낳도록 교배된 암컷에 비해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됐고 수명도 20% 이상 짧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종 세대인 5~6세대에서 큰 알을 낳는 암컷의 평균 수명은 595일이었지만, 작은 알을 낳도록 교배된 암컷의 평균 수명은 770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는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통해 노화와 번식 투자 사이의 관계를 검증한 첫 사례라고 합니다. 연구를 이끈 바버라 치렌 엑서터대 박사는 “진화 이론은 노화와 번식 노력 사이에 내재적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실험적으로 검증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진화적으로 번식 및 양육 노력과 노화는 서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 노성환 경북도의원, 딸기 우량묘 보급 위한 거점농장 육성 촉구

    노성환 경북도의원, 딸기 우량묘 보급 위한 거점농장 육성 촉구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 노성환 의원(고령)은 지난 14일 경북도 농축산유통국 및 농업기술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딸기 우량묘 보급을 위한 거점농가 육성과, 비효율적인 스마트팜 냉난방 시설 보급 사업을 지적했다. 노성환 의원은 먼저 딸기 우량묘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딸기는 어미묘가 병에 걸리면 자묘도 감염돼 건강한 묘 확보가 농사 성패의 핵심”이라면서, 타도 대비 소극적인 경상북도의 공급 노력을 지적했다. 노 의원은 “현재 농가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자가 육묘에 의존하거나, 품질을 담보할 수 없는 타 지역의 딸기묘를 구매하고 있다”면서 “경쟁 지자체들이 ‘종묘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뛰고 있는데 경북도는 현황 파악조차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관내 거점별 우량묘 전문 생산 농가를 육성하여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노성환 의원은 농축산유통국의 ‘시설원예 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에 대해서도 “소수 특혜성, 비효율적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본 사업은 2년간(24~25년) 70억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으나, 지원 실적은 단 4개 시군, 8.3ha에 불과하다”며 “이는 경북 전체 농가를 위한 보편적 농정이 아닌 극소수 농가에 대한 ‘특혜성 지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열 방식은 1200평에 12억원이 투입되는데, 막대한 초기 비용 대비 경제적 이익이 불분명하고 투자비 회수 기간도 알 수 없다”면서 “과거 국회예산정책처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의 경제성 부족과 사후관리 부재를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노성환 의원은 “아무리 국비 사업이라도, 막대한 도비와 시군비가 투입되는 만큼, 경북도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최대한 많은 농가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사업의 경제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들켰노” 자막에 일베 용어 논란…EBS 펭수, 해명 없이 삭제했다가 ‘역풍’

    “들켰노” 자막에 일베 용어 논란…EBS 펭수, 해명 없이 삭제했다가 ‘역풍’

    한국교육방송 EBS가 운영하는 콘텐츠 ‘펭수’에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용어로 보이는 자막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해명이나 사과 없이 해당 장면이 삭제 조치돼 비판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에는 펭수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수학 영역 일타강사 정승제로부터 족집게 강의를 듣는 영상이 올라왔다. 논란은 정승제가 펭수에게 지수와 로그의 개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들켰노”라는 자막이 등장하며 발생했다. 정승제는 칠판에 로그의 식을 제시한 뒤 펭수의 수준을 고려한 듯 난이도 조정 차원에서 문제를 고쳐 썼다. 그러자 펭수는 “잠깐만, 왜 바꿨어요?”라고 따졌다. 정승제는 웃으면서 펭수에게 다가갔고 펭수는 “나를 무시했거든?”이라고 가볍게 농담했다. 이 장면에서 정승제 상반신 근처에는 그의 속마음을 표현하듯 “(들켰노...)”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노’라는 어미를 맥락과 상관없이 사용하는 것은 과거 ‘일베’에서 사용했던 혐오 표현 방식이다. 경상도 사투리를 빙자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말과 문장을 끝내는 종결 어미마다 ‘-노’를 붙이는 것이다. 실제 경상도 사투리의 용례를 지키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는데, 예를 들어 ‘-노’는 평서문 어미로 잘 쓰이지 않는 데도 어미에 노를 배치하는 형태다. 이날 영상 자막에 쓰인 “들켰노”도 맥락상 ‘들켰냐?’라는 의문문이 아닌 ‘들켰다’에 가까운 평서문 성격으로 사용됐음에도 굳이 ‘노’라는 어미를 선택했다는 점이 논란의 여지를 낳았다. 특히 영상 전반에서 정승제와 펭수의 대화, 제작진 반응이나 자막에서도 사투리 표현이 등장하지 않아 일베식 혐오 표현이 아니냐는 의심을 더욱 키웠다. 이후 영상 시청자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은 확산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노만 붙이면 다 경상도 사투리인가”, “들켰노라는 표현 자체가 정상적인 사투리 용법이 아니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다만 ‘-노’라는 어미는 경상도 방언에서 감탄문에도 쓰이기 때문에 단순히 이 표현을 썼다고 해서 일베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라는 일부 반론도 제기됐다. 더욱이 영상이 공개된 지 약 3일 만에 문제의 장면만 편집·삭제된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은 한층 거세졌다. 이를 두고 “중간 부분만 편집한다고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EBS가 교육방송이자 공영방송인만큼 논란에 대한 경위 파악이나 사과 정도는 있을 줄 알았다”, “편집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의 반발이 나왔다.
  • 즐거움을 끝없이 펼치는 집[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즐거움을 끝없이 펼치는 집[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책이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 왕조의 500년 기록으로, 당시의 삶을 추측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조선왕조실록’이다. 오래전 건축 역사를 공부하는 선배는 젊은 시절 실록 영인본을 몇 달 월급을 부어 아내 몰래 샀다가 집에 들이지 못해 전전긍긍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제는 그 귀한 책의 내용을 모두 디지털화해 언제라도 읽을 수 있다. 그런 실록을 읽는다는 것은 마치 문이 여러 개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어느 문을 열더라도 각기 다른 시공간과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중 현종실록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현종 3년 7월 28일 일인데 제목은 ‘수 명의 전남 무안 백성이 폭풍우를 만나 유구국에 갔다가 돌아오다’이다. 전남도 무안현의 백성 남녀 18명이 고기잡이를 하다가 갑자기 폭풍을 만나 표류해 유구국(琉球國)에 이르렀다. 삭발이나 장발을 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북 하나를 갖고 북 치고 춤추는 시늉을 하기에 그 뜻을 알아차리고 노래를 부르고 북을 치며 춤을 추니 비로소 고려인이라 일컬었다는 내용이다. 낯선 곳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고 동족임을 알았다니 우리 유전자에 내장된 흥과 신바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선천적 낙천성’이 불리한 지리적 환경과 역경 속에서도 빠르게 발전하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느닷없는 계엄으로 사회가 극도의 혼란에 빠졌을 때도 사람들은 유머를 잃지 않은 채 한바탕 잔치처럼 집회를 했고, 그 광경을 실시간으로 함께 봤다. 우리 문화의 본질을 흥의 문화, 신바람의 문화라고 하는데 무척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추사 김정희가 말년에 쓴 아주 유명한 글씨가 있다. 大烹豆腐瓜薑菜(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고회부처아녀손).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 가장 훌륭한 모임은 부부와 아들딸 손자손녀’라는 글은 추사가 세상을 떠나기 5개월 전에 쓴 글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인생을 돌아보며 ‘최고의 즐거움은 가족과 함께’라는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개인차가 있고, 인생의 목표가 여러 가지일 수도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인간은 가족을 통해 평온을 얻고 즐거움을 찾게 된다. 그래서 우리에게 설계를 맡기러 찾아오는 사람들의 목표는 “가족과 함께 즐겁게 살 집을 짓겠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높지 않은 산이 자락을 넓게 펼친 곳, 마을 초입에는 오래된 정자가 연꽃이 가득 들어찬 연못을 앞에 두고 서 있다. 그 동네에 느지막이 들어와 살고자 하는 사람이 찾아왔다. 오래된 집 사이로 새로 지어진 집들도 드문드문 끼어 오래된 풀들 사이로 새롭게 피어오른 밝고 화사한 화초처럼 색을 뽐내고 있었다. 깊이 들어가면 길은 좁아지고 그 사이로 좁은 골목이 나타나는데 안쪽 너른 터가 집을 지을 곳이었다. 북쪽 소나무숲이 아랫목에 면한 바람벽처럼 땅을 포근하게 감싸 주고 있었다. 집들과 마을길, 나무들을 벗어나 넓고 시원하면서도 동네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었다. 사방이 잘 보이기도, 사방에서 잘 보이기도 하는, 약점과 강점을 함께 가진 곳이다. 건축주 부부는 장성한 자녀들이 머물 집이기에 아주 안전하고 포근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은 무척 섬세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집을 짓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한다. 땅을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 새로운 집에서 펼쳐질 자신의 삶을 계획했다. 지난 삶과는 다른, 평소 추구했던 하나의 세계관을 그 안에 넣고 싶어 했다. 침실, 주방, 거실 등 각 공간에 대한 생각도 정리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 가족의 삶을 어떤 형식으로 만들 것인지였다. 외부로부터 시선을, 바람을, 햇빛을 막기도 하고 들이기도 하는 감싸안아 주는 집을 그렸다. 우선 집 가운데 동그란 마당을 들였다. 중정을 중심으로 집이 방사형으로 감고 올라가는 형상으로 시작했다. 북쪽에 있는 부부의 침실에서 시작해 차례차례 자녀의 방들을 놓고 그 방사형의 선을 따라 서재, 거실, 식당, 부엌을 뒀다. 시작점인 침실과 끝점인 부엌은 외부 회랑을 통해 연결된다. 땅의 모양은 높은 곳에서 본다면 마치 바람을 가득 담은 자루 같았다. 그 안으로는 넓고 시원하지만 들어가는 입구는 좁고 속도가 빠른 곳이었다. 그리고 들어오는 방향은 약간 틀어져 집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 오랜 시간 만들어진 동네, 사람들이 정착하며 만든 길, 바람이 지나며 만들어 놓은 숲.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애써야 했다. 삐죽 높이 솟아 동네에 웃자란 잡초처럼 생경해 보이지 않아야 하고, 원래의 땅을 덜 건드리며 편안하게 앉히고 동네에 흐르는 능선의 흐름을 집에 담아야 했다. 꽤 긴 시간 설계를 하며 중정의 모양, 지붕의 높이와 각도 등을 여러 차례 바꾸고 차근차근 다듬어 나갔다. 안으로 생활을 집어넣고 포근하게 자식을 안고 있는 어미처럼 몸을 둥글게 말아 넣은, 말하자면 등이 동네를 향하고 배가 중정을 향하는 형상으로 천천히 집이 완성됐다. 집의 이름은 ‘즐거움을 끝없이 펼치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아 ‘장락재’라고 지었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李정부 국정과제 123개 빼곡… 구체적 ‘개혁 대상’은 검찰·사법뿐[윤태곤의 판]

    李정부 국정과제 123개 빼곡… 구체적 ‘개혁 대상’은 검찰·사법뿐[윤태곤의 판]

    혁신경제 등 5대 국정 목표 발표강화·실현·추진·준비 등 표현 차이우선순위·정부 의지 정도 엿보여‘개혁’ 단어가 등장한 분야는 4개반부패·탄소중립은 다소 추상적검찰·사법체계는 명료하게 규정‘개혁 실천’ 가장 쉬웠던 독재 시대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일부 성과IMF 이후엔 ‘사회 합의’ 어려워져거대 여당·전임자 처절한 몰락 등李대통령 정치적 입지 유리하나본질적 환경은 녹록지 않을 수도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안’과 ‘123대 국정 과제’가 확정, 발표됐다. 국민이 하나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 안보라는 5대 국정 목표 산하 과제 중 맨 앞에는 ‘진짜 대한민국’을 위한 헌법 개정, 즉 개헌 추진이 놓였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점이 명시됐고 감사원의 국회 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등도 개헌 논의 주제에 들어갔다. 이 논의가 잘 진행되면 내년 지방선거 혹은 2028년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복안인데, 현재 정국을 보면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여야가 합의로 개헌안을 만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1호 과제 개헌… 경제발전 52개로 최다 과제 개수가 가장 많은 분야는 경제발전이다. 혁신경제와 균형성장을 합해 52개가 들어 있다. 민생 안정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과 에너지 전환, AI고속도로 구축, 벤처 투자 연간 40조원 달성, AI·바이오·재생에너지 분야 규제 제로화, 메가특구 도입, 국민성장펀드 100조원 조성, 코스피 5000시대 도약 등의 과제가 빼곡히 들어섰다.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국정 과제는 23개 전략으로 연결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개별 국정 과제의 ‘어미’에 차이가 나타난다. 강화, 확립, 구축, 실현, 육성, 지원, 추구, 추진, 준비 등의 단어에서 실현 가능성이나 우선순위 혹은 정부의 의지 정도가 엿보인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통일부가 주관 부처로 돼 있는 5가지 과제들은 화해·협력의 남북 관계 재정립 및 평화 공존의 제도화,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교류협력 추진, 분단 고통 해소와 인도적 문제 해결, 국민과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통일정책 추진, 한반도 평화경제 및 공동 성장의 미래 준비 순이다. 강화, 해결, 확립이 아니라 추진과 준비다. 남북 관계는 원래 우리의 역량이나 노력 혹은 의지로만 좌우되는 문제가 아닌 데다가 최근 북한이 헌법까지 개정하면서 완고하게 통일 불가를 선언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눈에 띄는 건 123개 과제 제목에 ‘개혁’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자면 몇 안 되는 ‘개혁 과제’는 이재명 정부가 정말로 힘을 줄 사안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과제 번호도 앞쪽이다. 국정 과제 03이 수사와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개혁 완성, 06이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사법체계 개혁, 16이 국민 권익을 실현하는 반부패 개혁, 41이 탄소 중립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이다. ●특히 검찰엔 ‘개혁을 완성한다’ 적시 뒤의 두 개는 경제구조, 반부패(를 위한 역량)이 개혁 대상이라 다소 추상적인데 앞의 두 개는 사법체계와 검찰로 분명하다. 특히 검찰에 대해선 ‘개혁’을 ‘완성’한다고 돼 있다. 특히 검찰과 사법 개혁은 각각의 과제 목표와 주요 내용도 명료하고 확고하다. 다른 과제들의 주요 내용에는 조성, 정립, 제고, 실질, 구체화, 방안 마련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여기에서는 (원천) 차단, 신설, 대체, 전담이 눈에 띈다. “공소청과 중수청 등 관계 기관의 상호 파견 겸직 등을 법률로 금지하여 인적 교류를 통한 유착 가능성 원천 차단” “법무부 내 보직 검사 및 국내외 기관 파견 검사 인원을 검사 정원에서 감축하고 특정직인 법무부 법무관을 임용하여 대체” “일반 시민의 사법절차 참여 대폭 확대” “사법 개혁 추진 기구를 설치하여…개혁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수행”과 같은 식이다. ●군부 세력, 권력 강화 차원 ‘개혁의 칼’ 각각 명칭은 달랐지만 역대 정권들도 다 집권 초에 국정 과제와 개혁 의제를 제시해 당시 사회상 및 정부의 목표와 지향점을 반영했고, 정통성을 과시하거나 벌충하려 했다.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시대적 과제를 발굴해 구현하는 동시에 국정 동력, 즉 권력을 강화·유지하려 한 것이다.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세력도 다르지 않았다. 박정희의 국가재건최고회의는 부패와 구악을 일소한다는 공약에 따라 폭력배 4200명을 단속했다. 이정재 등 정치 깡패들도 일거에 체포된 후 조리돌림을 당하고 사형 등 엄벌을 받았다. 혁명재판소는 3·15부정선거 관련 책임자와 4·19혁명 당시 발포 책임자였던 곽영주, 최인규를 사형하는 등 급진적 사법 처리를 단행했다. 부패한 공무원 수만명을 공직에서 추방했고 축첩을 사회악으로 규정해 민법에 일부일처제의 기초를 뒀다. 외국인 토지소유 금지법 등으로 국내 화교 상권을 타격하고 민생 안정책으로 농가 부채를 탕감해 주는 농어촌고리채법 등은 큰 호응을 얻었다. 민족일보 조용수 등에 대한 사법 살인과 언론 탄압, 중앙정보부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조성 및 장기 집권 준비 등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국민 눈높이와 시대상에 부합하는 개혁 조치도 실시된 것이다. 전두환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는 국가재건최고회의에도 비길 바 아닐 정도의 노골적 권력 찬탈 기구였지만 김재익, 김종인 등 젊은 전문가들이 참여한 경제 분과에서는 경제구조 개혁의 밑그림이 만들어졌고 중화학공업 투자 재조정, 과학기술계 정부출연기관 통합 조정 등 난제들이 구현됐다. 과외 금지, 대입 본고사 폐지 등도 이 시기에 단행된 조치들이다. 오히려 총과 칼로 집권한 세력들에게 ‘개혁 실천’이 손쉬웠다. 여론이나 반대파의 눈치 볼 것 없이 미래를 위해 필요한 구조적 수술을 단행하기도 했고, 권력 유지에 필요한 여론을 얻기 위해선 전문가들의 반대나 기득권의 반발을 무시하고 포퓰리즘적 개혁을 펼쳤다. ●민주화 이후 개혁 추진 훨씬 어려워져 반면 민주화 이후에는 개혁의 추진이 훨씬 어려워졌고 더 정교해졌다. 12·12쿠데타의 주역인 동시에 민주화를 통한 직선제 선거로 당선됐다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일반 대중보다 전문가들의 평가가 후한 편이다. 안으로는 민주화가 진행되고 밖으로는 냉전 체제가 무너지는 전환기에 민주주의 확대, 북방 정책,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에서 상당한 개혁의 성과를 거뒀다는 이유다. 시대적 과제를 발굴해 실현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과 이를 통해 국민적 지지를 얻어 취약한 정통성을 제고하는 것은 노태우 정부에 동전의 양면이었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개혁 추진에서 상당히 정교한 정치력을 발휘했다. 야당과 대중들의 요구를 수용해 5공 청산 작업을 진행했고 여론의 호응도 얻었는데, 이는 퇴임 후에도 상왕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전임자 전두환과 측근 세력을 완전히 거세해 당시 여권 내에서 대통령의 장악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김영삼·김대중 등 카리스마적 야당 리더와 전두환을 필두로 한 군부 및 보수파 사이에서 개혁을 내걸고 자신의 공간을 확장해 나간 것이다. 3당 합당으로 민정당과 한몸이 된 이후 집권한 김영삼 전 대통령도 비슷했다. 하나회 숙청, 국정 전반의 문민화를 통한 군부 영향력 축소, 5·18의 명예회복과 과거사 청산 작업은 국민들의 지지를 제고하고 훼손된 정당성을 회복하는 개혁 작업인 동시에 여권 내 민정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대통령의 구심력을 강화하는 정치 기획이기도 했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은 성공적 개혁인 것. 노태우, 김영삼 케이스와는 다소 다르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도 역시 위기와 어려움을 개혁의 동력으로 삼았고 개혁을 통해 권력 기반을 확대했다. 최초로 수평적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지역 기반도, 여당 의석도 적었던 김 전 대통령이 개혁을 추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IMF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시대적, 전 국민적 요구였고 개혁의 초점도 거기에 맞춰졌다. 대기업 간 빅딜과 노동 유연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평상시였다면 불가능한 개혁 과제였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개혁이 어려운 이유를 구질서의 혜택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강력히 저항하고 신질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확신이 없어서 미온적 지지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MF경제위기는 그런 구조를 깨뜨릴 만한 파괴력을 지녔었기 때문에 대기업 등 경제적 기득권자, 강력한 노조, 수십년의 집권 경험을 가진 거대 야당 등의 저항은 미미했다. ●DJ 이후엔 성공 사례도 찾기 어려워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후에는 개혁이 더 어렵고 험난해졌다. 명확한 성공 사례라고 할 만한 것도 찾기 어렵다. 먼저 개혁의 대상과 방향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찾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 동력이었던 권위주의 청산과 지역주의 혁파 자체는 훌륭한 슬로건이었고, 이에 대한 정치 기득권의 반발로 인한 탄핵소추가 전화위복이 돼 권력 기반을 강화하게 되기는 했다. 하지만 탄핵 기각 이후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들고 나온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에 대한 개혁 추진은 국민 다수의 공감을 끌어낸 통합적 의제가 아니라 정파적·분열적 의제로 받아들여졌다. 정권 후반부에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도가 통합적·구조적 개혁 의제에 가까웠지만, 당시 여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의 반대가 거세 국정 동력 강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개혁 의지가 충만하고 여러 개혁을 추진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혁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힘든 이유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개혁 환경은 더 열악했다. 각 대통령들은 야심차게 개혁 의제를 제시했지만 그 의제들이 진영과 정파성의 벽을 넘지 못했고, 개혁 실현이 진짜 목표가 아니라 진영적 이익을 강화하기 위한 기획으로서의 개혁 ‘추진’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의제들도 많았다. 그런 와중에 국정의 호흡은 점점 짧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초거대 여당, 차점자와의 압도적 득표율 격차, 탄핵당한 전임자의 처절한 몰락이라는 좋은 정치적 환경 안에 서 있다. 하지만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환경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검찰과 사법체계 개혁’이 진영의 벽을 넘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충무공 친필 비석 2기 아산에 세웠다

    충무공 친필 비석 2기 아산에 세웠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일(4월 28일)을 앞두고 그의 흔적이 깃든 충남 아산의 게바위 주변에 ‘대설국욕’(大雪國辱)과 ‘모야천지’(母也天只) 친필 글귀를 새긴 비석 2기가 세워졌다. ‘게바위’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당시 임종한 노모 초계 변씨의 시신을 맞은 곳이다. 아산시는 인주면 해암리 일원 게바위(향토문화유산 제12호)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기념비 2기를 세웠다고 25일 밝혔다. 게바위 인근 산에서 캐낸 돌을 사용했고, 충무공의 친필을 담았다. 비석에 새긴 글자는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사상 등을 연구해 온 노승석 동국대 여해연구소 학술위원장이 ‘난중일기’에 쓰인 글자를 찾아 고증했다. 높이 245㎝ 크기의 돌에 새긴 ‘대설국욕’ 비석은 모친이 이순신 장군에게 당부한 구절을 난중일기에서 발췌해 세웠다. 모친은 아들에게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야천지’는 ‘어머니는 하늘’이라는 뜻이다. 이 장군은 전란 중 평소 모친을 칭할 때 ‘어미 모’(母) 대신 ‘천지’(天只) 용어를 주로 사용했다. 노 위원장은 “게바위를 충무공의 인간적 면모와 충효 정신을 전파하는 교육 공간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 개장 149일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600만명 돌파

    개장 149일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600만명 돌파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장 149일째 관람객 600만명을 돌파했다. 28만 순천시 인구의 20배가 넘는 사람들이 박람회장을 찾은 셈이다. (재)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이사장 노관규 순천시장)는 27일 순천만국가정원 호수정원 나루터에서 600만 관람객 맞이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노관규 이사장과 정병회 순천시의장,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함께 했다. 조직위는 이날 오후 1시 32분 국가정원 동문으로 입장한 600만번째 관람객 축하행사를 진행, 행운의 주인공인 ‘폴 안도노브’를 맞이했다. 호주에서 온 폴 안도노브는 멜버른 대학 연구소에 재직 중인 기업분석가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향인 순천 해룡면에 머물고 있던 아내를 데리고 호주로 귀국하기 전 박람회장을 방문했다. 노 이사장은 이들에게 순천사랑상품권 100만원과 쉴랑게 숙박권을 증정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해당 순천사랑상품권은 박람회 운영대행사가 박람회 성공을 응원하며 후원했다. 노 이사장은 “긴 장마와 폭염으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국민 9명 중 1명이 정원박람회장을 방문했다고 하니 놀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고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9월, 10월에는 억만송이 국화와 함께 정원의 정수를 느끼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정원과 함께 가을꽃이 만연한 도시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확실히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행운의 주인공 폴 안도노브와 아내 양선심 씨는 “이전부터 가든스테이에 머물고 싶었는데 예약이 쉽지 않았다”며 “600만번째 관람객으로 선정되면서 가든스테이 숙박권을 받게 돼 너무나 기쁘고 아주 큰 선물을 받았다”고 활짝 웃었다.조직위는 이어 지난 7일 순천만국가정원 어린이동물원에서 출생한 아기 다람쥐원숭이 ‘몽순’을 소개했다. ‘몽순’은 원숭이를 뜻하는 영어 Monkey의 ‘몽’과 순천의 ‘순’자를 조합한 이름이다. 전국민 대상 공모전을 실시해 내부 심사와 박람회 관람객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종 선정했다. 노 이사장은 ‘몽순’을 대신한 원숭이 캐릭터에 이름표를 직접 걸어주며 어미 원숭이의 산후조리와 몽순이의 건강을 위해 바나나를 선물했다. 노 이사장은 “정원박람회 성공을 염원하는 듯 박람회 기간 중에 몽순이가 태어난 것 같아 매우 기쁘다”며 “이 멋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앞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직위는 축하공연과 함께 경품 추첨 이벤트를 열어 박람회 입장권을 비롯 기념품과 팜라운지 농산물 선물꾸러미 세트 등을 관람객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 6월 23일 500만 관람객 돌파 이후 약 2개월여만에 600만 관람객을 넘어서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조직위는 남은 기간 황금빛 갈대의 향연 ‘순천만습지’, 억만송이 국화로 꽃 피운 국가정원, 가을정취를 자아낼 다양한 문화행사 등으로 완성도 높은 가을정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는 목표 관람객 800만명의 75%를 기록하고 있다.
  • 순천만국가정원 어린이동물원, 다람쥐원숭이 ‘박람이’ 탄생

    순천만국가정원 어린이동물원, 다람쥐원숭이 ‘박람이’ 탄생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관람객이 600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국가정원에 있는 어린이동물원에서 다람쥐원숭이 출산이라는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박람회를 맞아 어린이동물원에 입식한 다람쥐원숭이 한 마리가 지난 7일 새벽 출산에 성공했다. 현재 어미와 새끼는 건강한 상태다. 순천시는 뜻 밖의 소식에 성공적인 박람회 마무리를 희망하며 ‘박람이’라고 이름을 붙였다.순천만국가정원 어린이동물원에는 다람쥐원숭이 암컷 5마리, 수컷 5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이번 ‘박람이’ 탄생으로 11마리로 가족이 늘었다. ‘박람이’의 성별은 엄마의 등에 찰싹 붙어있어 확인이 어렵다. 2개월 후 의젓이 혼자 뛰어다닐 때 성별을 알 수 있다.시는 출산한 어미와 새끼의 건강을 위해 매일 곤충 등 단백질을 먹이고 있다. 찌는 듯한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에어컨이 있는 내실을 개방해 원숭이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관규 시장은 “정원박람회 성공적인 마무리를 염원하면서 다람쥐원숭이도 ‘박람이’를 순산한 것 같다”며 “어린이동물원의 새로운 마스코트가 된 박람이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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