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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생산성 하락에 해외 탈출 투자 6배… 구조개혁은 감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생산성 정체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고 자본을 해외로 밀어내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은 2000년대 중반 연 3%대에서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비스업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며 중소기업 생산성은 대기업의 30% 수준에 그쳤다. KDI는 생산성이 0.1% 떨어질 때 국내총생산(GDP)이 0.15%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생산성 부진이 청년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고, 자본과 일자리가 함께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일부 산업의 반짝 회복만으로는 경제 체력을 복원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노동시장은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체되니 노동시장 경직은 풀리지 않고 자본과 인력이 신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반도 취약하다. 노동개혁이 멈춰 선 현실은 무엇보다 답답하다. 생산성 향상 없이 노동시간 단축 논쟁만 반복되는 사이 경직된 노동시장은 자본의 유입보다 유출을 되레 부추기고 있다. 주 4.5일제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생산성 개선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된다면 기업들은 해외로 더 많이 빠져나갈 것이 자명하다. 국민소득 대비 순해외투자 비율은 2000~2008년 연평균 0.7%였지만 2015~2024년에는 4.1%로 10년 새 6배가량 늘었다. 순해외투자란 내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돈에서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돈을 뺀 것이다. 청년층은 제조업·신산업 현장에서 기회를 찾지 못하고, 기업은 숙련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 구조, 경직된 해고 제도, 높은 전환 비용 등은 산업의 자원 재배치를 가로막는 고질적 걸림돌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노동시장을 유연하고 개방적인 구조로 만드는 일이다. 직무 중심 임금체계 확대, 전환·해고 비용 합리화, 지역·산업별 탄력적 규율은 선택이 아니라 최소 조건이다. 생산성 하락을 방치한 채 노동개혁을 미루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 [사설] 정규·비정규직 임금격차 최대… 꿈쩍도 않는 노동개혁

    [사설] 정규·비정규직 임금격차 최대… 꿈쩍도 않는 노동개혁

    국가데이터처는 어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월평균 임금격차가 약 180만원을 넘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정규직은 월평균 389만원, 비정규직은 208만원 수준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856만 8000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38.2%에 이른다. 정부가 ‘포용적 성장’을 말하지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되레 더 공고해지고 있다. 더욱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이 격차가 청년 세대의 미래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5명은 “향후 5년 내 채용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고, 기업의 58%는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심화되는 역설은 교육·노동·산업 정책이 따로 노는 구조적 실패의 결과다. 청년들은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체념 속에 출발선에 서고, 기업은 ‘쓸 만한 사람이 없다’는 한탄을 되풀이한다. 이 구조적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15년 만에 열린 민관 합동 상생협력 채용박람회가 한산했다는 사실은 그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현장의 청년들은 일시적 이벤트보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 생태계를 요구한다. 정부는 교육 단계부터 산업 수요와 연결되는 직무 훈련 시스템을 정비하고, 청년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이어지는 전환 트랙을 제도화해야 한다.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세제 혜택과 고용 보조금 같은 실질적 유인책이 병행돼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경제적 인센티브를 포함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고용에 나설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문제는 실행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벽을 허물지 않고서는 청년 일자리 대책도,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공허하다. 공공부문이 먼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기준을 세우고,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줄이고, 비정규직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 법무법인 대환, 정책자문센터 출범…기업 정책·대관 자문 강화

    법무법인 대환, 정책자문센터 출범…기업 정책·대관 자문 강화

    법무법인 대환이 정책·입법 전문성을 결집해 정책자문센터를 출범했다. 센터는 ▲남북관계 ▲AI(인공지능)·디지털 전환 ▲노동개혁 ▲가상자산·핀테크 등 4대 핵심 분야를 중점으로 운영된다. 단순한 법률 검토를 넘어 기업이 직면하는 정책 리스크를 관리하고, 제도 변화에 맞춘 맞춤형 대응 전략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진에는 풍부한 행정 경험을 지닌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를 비롯해, 권영만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행정관, 서양호 전 서울 중구청장, 장현철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국정 전반을 다뤘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 정부 정책 기조와 산업별 규제 흐름을 폭넓게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정부 정책 방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입법·규제 과정에서 필요한 전략적 조언을 받을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대환은 법률 자문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법률을 아우르는 종합 컨설팅 플랫폼을 표방하며 기업의 정책 대응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김익환 법무법인 대환 대표변호사는 “정책자문센터는 법률과 정책, 행정을 아우르는 입체적 자문을 통해 기업들이 변화하는 제도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대환은 최근 형사지휘센터, 정책자문센터 등 전문 조직을 연이어 출범시키며, 대형 사건 대응에서부터 정책·산업 자문에 이르기까지 기업 중심 종합 로펌으로서의 역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 [사설] 동일노동 동일임금,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부터 바꿔야

    [사설] 동일노동 동일임금,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부터 바꿔야

    정부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연내 근로기준법에 명시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같은 사업장에서 동일한 일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는 정책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사용자는 동일가치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등의 조항을 근로기준법에 추가하는 방향으로 연내 법을 고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장에서는 고용 형태, 성별 등과 관계없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 유사한 처우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일괄적인 임금 상향 평준화가 가져올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국회에 상정된 법안들은 ‘동일노동 기준을 직무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 등으로 하고 사용자가 이를 정할 때 근로자 대표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만 규정한다. 정부는 객관적 기준 마련을 위해 ‘임금분포제’를 제시했다. 실태조사를 통해 직무, 직위, 근속 등에 따른 임금 분포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질지 불투명한 데다 노사 및 노노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가능하려면 직무 가치와 상관없이 무조건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근속 기간에 따라 차이를 두는 ‘연공제’가 상당수다. 연공제는 업무의 내용과 무관하게 고용 형태, 근속 연수 등에 따라 기본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기 힘들다. 업무의 성격과 중요도, 난도 등에 따라 임금을 산정하는 ‘직무급제’가 확산돼야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핵심적인 노동개혁 과제다.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선 정부와 여당이 노사정 간 충분한 논의와 조율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사설] 동일노동 동일임금,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부터 바꿔야

    [사설] 동일노동 동일임금,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부터 바꿔야

    정부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연내 근로기준법에 명시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같은 사업장에서 동일한 일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는 정책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사용자는 동일가치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등의 조항을 근로기준법에 추가하는 방향으로 연내 법을 고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장에서는 고용 형태, 성별 등과 관계없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 유사한 처우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일괄적인 임금 상향 평준화가 가져올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국회에 상정된 법안들은 ‘동일노동 기준을 직무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 등으로 하고 사용자가 이를 정할 때 근로자 대표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만 규정한다. 정부는 객관적 기준 마련을 위해 ‘임금분포제’를 제시했다. 실태조사를 통해 직무, 직위, 근속 등에 따른 임금 분포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질지 불투명한 데다 노사 및 노노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가능하려면 직무 가치와 상관없이 무조건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근속 기간에 따라 차이를 두는 ‘연공제’가 상당수다. 연공제는 업무의 내용과 무관하게 고용 형태, 근속 연수 등에 따라 기본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기 힘들다. 업무의 성격과 중요도, 난도 등에 따라 임금을 산정하는 ‘직무급제’가 확산돼야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핵심적인 노동개혁 과제다.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선 정부와 여당이 노사정 간 충분한 논의와 조율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이재명 정부 최우선 과제는 노동·자본 개혁 위한 노사정 대타협” [박성원의 직설대담]

    “이재명 정부 최우선 과제는 노동·자본 개혁 위한 노사정 대타협” [박성원의 직설대담]

    인수위 없던 새 정부 국정운영 80점트럼프 통상 압박 ‘패키지딜’ 필요하나하나 양보 땐 회복 못 할 손실방위비·조선·방산 등 모아 협상해야지금 경제는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노동자·재벌 ‘빈익빈부익부’ 가속화글로벌 기준에 맞는 자본개혁 추진정치 리더십으로 대타협 만들어야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반면교사’盧정부 균형발전·文정부 세금폭탄결국 공급정책 뒷받침되어야 성공중산층에 장기 공공임대 많이 공급미중 갈등과 통상협상, 저성장과 내수 침체가 겹치면서 한국은 지금 경제·안보의 복합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이재명 정부가 성공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경제관료 출신으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5선 국회의원에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김진표 전 의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김 전 의장은 “노동개혁과 자본개혁을 함께 이루기 위해서는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하며, 이것이 이재명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분담금이나 방위비 증액과 함께 관세 인하와 조선, 방산 협력 등의 패키지딜을 통해 한미 간 통상협상을 타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6주 가까이 돼 가는데 지금까지의 국정 운영 성적을 매긴다면. “인수위 기간도 없이 정부가 출범했던 점을 감안하면 80점은 줘야 한다. 초대 내각 인사를 비롯해 다양한 말과 행동으로 취임사에서 약속한 실용을 보여 줬다고 본다.” -한미 상호관세 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너무 높다며 30개월 넘는 소고기 수입 제한, 디지털 장벽 등을 거론하고 방위비 증액도 요구하는 등 많은 이슈를 열거하고 있다. 이것들 하나하나를 따져 보면 우리가 대부분 을(乙)의 지위에 있다. 하나하나에서 다 양보하면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게 된다. 이를 다 뭉쳐서 패키지딜을 하지 않으면 큰일난다.” 김 전 의장은 “한미 간 방위비 문제를 포함해 조선, 방산,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 앞으로 협력 가능한 문제들을 트럼프가 얘기하는 비관세 장벽과 함께 뭉뚱그려서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4년간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호관세 인하, 품목별 관세 인하 같은 데서 실익을 얻어내고 대신 우리가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중장기적 협력을 꾸준히 약속하고 추진해 나가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에서도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중심에 두고 한국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감축이나 역할 변경, 방위비 증액 등의 협조를 요구하는 분위기인데. “한미동맹의 특성이나 핵과 미사일이라는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생각할 때 국방비나 주한미군 분담금 증가와 같은 것은 긍정적 방향으로 지지해 줘야 한다. 핵과 미사일에다 재래전 능력에서도 북한에 밀리면 우리는 설 땅이 없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우리 경제는 글로벌 무역전쟁에다 내수 침체와 성장률 하락이 복합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잠재성장률이 1.9%까지 떨어질 걸로 추정했는데. “잠재성장률은 소득이 높아질수록,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너무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위기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7년 터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김대중 정부에서 기업·금융·노동·공공 4대 부문 개혁을 한 이후론 한 번도 자본개혁과 노동개혁이 없었다. 여기에 노사 갈등과 진영정치, 패권정치가 심화되면서 노동과 자본의 생산성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과 자본의 개혁을 가능케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재벌들은 엄청나게 커지고 고소득자, 재벌기업의 고액 연봉자들은 엄청나게 돈을 버는데 왜 우리 노동자들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당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정치가 이걸 풀어야 한다. 정치가 풀려면 노사정 대타협을 하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게 그동안의 경험이다.” 김 전 의장은 1997년 외환위기보다 더 큰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노동개혁과 재벌개혁 즉 자본개혁을 같이 해야 하며, 이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노사정 대타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대타협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정치 리더십이고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25년간 제도권 밖에서 강경 투쟁을 했던 민주노총 출신 고용노동부 장관의 역할에도 기대감을 표했다.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도 관계를 개선해 나간다는 게 정부의 구상인데. “보수·진보 갈등 격화로 외교안보까지도 정쟁화되다 보니 진보 진영에 ‘반미친중’이라는 낙인효과가 남아 있다. 한미 정상외교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신중한’ 자세인 듯 비치게 만든다면 외교적으로 미숙한 것이다. 정치, 경제, 안보 모든 면에서 가장 중요한 우방인 미국의 존재를 생각하지 않고는 어떤 정책도 수립하거나 집행할 수 없는 것이 한국과 일본이다. 중국과의 협력은 필요하지만 소극적 협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다만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지난해 8년 만에 재개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 간 미래지향적 협력의 심화 과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엔 한미 간 전작권 전환 문제까지 불거졌는데. “통상 마찰과 관련해서는 전작권 전환을 전혀 거론할 필요가 없다. 우리 정부도 거론을 안 하고 있고, 미국도 이야기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걸 자꾸 끄집어내 말한다면 미국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의구심을 유발할 수 있다.” -회고록에서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거론하셨는데 이재명 정부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무현 정부 때는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도그마에 빠져서, 문재인 정부 때는 세금폭탄을 떨어뜨려 투기꾼의 싹을 자르겠다는 무리한 정책으로 개혁을 하려다 실패했다. 결국은 공급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공급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다들 말하고는 있는데. “싱가포르와 대만에 주택문제가 없는 것은 주택 공급을 정부가 맡아서 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지어서 서울 시내와 수도권에 공급해 주는 것이다. 나는 2017년부터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자고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통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그 위에다 임대주택을 짓는 것이다. 많은 중산층 맞벌이 부부가 살 수 있는 20, 30, 40평짜리 아파트 10만 채를 공급할 수 있다.” 김 전 의장은 임대주택 부지와 관련, 서울시청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내에 정부가 운영하는 골프장이 태릉, 88, 뉴서울 등 3개나 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여기에 또 10만채를 지을 수 있다는 거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공약했는데. “첫 번째, AI 인재 양성이 급선무다. 대학의 AI 정원을 늘리고 이광형 KAIST 총장이 제언했듯 기업과 대학들이 협력해서 AI 창업연구소, AI 혁신연구소를 만들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에너지다. AI 시대에는 지금의 100배는 되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도그마에 빠져 원전을 폐쇄하고 안 짓겠다고 했는데 치명적 실책이다. 신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되 원자력발전소 1개를 폐쇄하면 1개를 더 짓는 식으로 원전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새로운 원자력 에너지 개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1947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서울 경복고, 서울대 법대와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공공정책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제13회 행정고시에 합격 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을 거쳐 김대중 정부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았다. 17·18·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을 거쳤고 21대 국회 후반기(2022년 7월~2024년 5월) 국회의장을 지냈다. 현재 글로벌혁신원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를 출간했다. 박성원 논설위원
  • ‘10년 만의 환노위 졸업’ 임이자, 첫 여성 기재위원장…“숫자 민주주의 아닌 협치 되살려야”[주간 여의도 Who?]

    ‘10년 만의 환노위 졸업’ 임이자, 첫 여성 기재위원장…“숫자 민주주의 아닌 협치 되살려야”[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노동운동가 출신 임이자(3선, 경북 상주·문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임 위원장은 헌정 사상 첫 여성 기재위원장이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임 위원장은 의원 242명 중 210명의 찬성으로 기재위원장에 선출됐다. 전임 기재위원장이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당선으로 비운 자리를 임 위원장이 이어받게 됐다. 국회법에 상임위원장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1년짜리’ 상임위원장을 모두 마다했으나 임 위원장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 위원장은 건전 재정·공평 과세·서민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본회의 선출 인사에서 “기재위 최초 여성 위원장으로서 섬세함과 단호함을 겸비한 존경받는 여성 리더십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인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위기 ▲양극화 ▲지방소멸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여야 협치 복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대화와 타협은 실종되고 오직 숫자의 힘에만 의존하는 ‘숫자 민주주의’ 국회가 지배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더이상 숫자 논리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 원칙 아래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이 위기에 대한 선제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정계 입문 전 노동운동 투신한국노총서 부위원장 역임해의정생활 10년 환노위 ‘공격수’ 경북 예천 출신의 임 위원장은 정계 입문 전 대림수산에 근무하며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한국노총에서 경기본부 상임부의장, 경기본부 여성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경기 안산 상록갑에 진보계열 정당인 녹색사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2006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하며 보수로 전향했다. 이후 20대 국회에 노동전문가 몫 비례대표로 입성한 임 위원장은 의정생활 10년 내내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21대 국회에선 전문성과 전투력을 앞세워 환노위 간사와 당내 노동 관련 특위를 전담해왔다. 여당 시절에는 야당 간사와의 끝장 협상, 야당 시절에는 대여 투쟁에 앞장섰다. 또 정치개혁특별위원회·운영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다. 임 위원장은 노동 전문가답게 당 노동개혁특별위원장·노동전환특별위원회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국정 과제였던 노동개혁을 뒷받침했다. 그는 노총 출신이라는 강점을 살려 산별노조 위원장들과의 대화 창구 역할과 스킨십도 도맡았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임명된 이후에는 시각자료를 활용해 ‘이재명 저격’에 앞장섰다. 임 의원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형사피고인 이 대표의 ‘ABCDEF 연설’은 실상 스캠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국민을 기만하는 스캠이 아닌 앞으로 나갈 스텝이 필요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바이오(Bio), 문화 콘텐츠(Contents & Culture), 방위산업(Defense), 에너지(Energy), 제조업 부활 지원(Factory)을 국가 중점 추진 과제로 하겠다고 이 대통령이 제시한 내용을 시각자료를 통해 하나하나 반박한 것이다. 공격수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노동 약자들을 위한 의정활동에도 집중했다. 22대 국회에서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등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노동 약자’로 규정하고 국가 주도로 이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노동약자지원법’을 발의했고, 해당 법안은 당론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지난 4일 임 위원장의 마지막 환노위 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우리나라 환경·고용·노동 정책에 큰 역할을 해주셨다”고 덕담을 남겼다. 이같은 전문성에 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환경부 장관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리기도 했다. 경북 상주서 서울까지 매일 출퇴근단산터널 개통 등 지역 숙원사업 해결이철우 경북지사와 ‘사제지간’ 인연도상법 개정안 따른 세제 개편 협상 과제임 위원장은 서울에 주로 거주하며 주말에만 지역구를 찾는 의원들과도 구별된다. 그는 지역구인 경북 상주에서 서울까지 매일 출퇴근한다. 21대 국회에선 상주~문경~김천 중부내륙고속철도 예비타당성 통과와 단산터널 개통 등 지역 숙원 사업을 해결했고, 상주 스마트팜 농업육성지구 지정과 문경 국제스포츠대회 개최를 위한 기반시설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22대 총선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임 위원장은 상주 화령중 재학 시절엔 당시 수학 교사였던 이철우 경북지사와 스승과 제자로 만났고, 정치 입문 후에도 같은 당에서 다시 만나며 정치 선후배로서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기재위를 이끌게 된 임 위원장 앞에는 상법 개정안 처리에 따른 상속세·가업승계 요건 완화 등 기업에 혜택을 주는 세재 개편안에 대한 여야의 후속 협상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또 15일과 17일 각각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이재명 정부의 초대 경제사령탑을 맡을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그의 몫이다.
  • 1-출신 불문 2-성과 지향 3-실용주의… 차관 전문성 중시하는 李정부

    1-출신 불문 2-성과 지향 3-실용주의… 차관 전문성 중시하는 李정부

    출신보다 실행력·현안 이해도 우선‘기수 서열’ 뛰어넘는 세대교체 단행‘능력 초점’ 전임 정부 중책들도 임명 이재명 정부 첫 차관 인사의 열쇠말은 ‘출신 불문’, ‘성과 지향’ 그리고 ‘실용주의’로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 사람’으로 낙인찍혀 윤석열 정부에서 배제됐던 관료의 중용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사에게 중책을 맡기는가 하면 ‘기수 서열’을 뛰어넘은 파격 인사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출신보다 실행력과 현안에 대한 이해에 방점을 둔 실용 기조가 뚜렷하다. 관가에선 “현장 흐름을 읽고 국정 과제를 속도감 있게 처리할 수 있느냐가 인사의 기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노동부 권창준(56) 차관의 발탁은 이재명식 인사의 단적 사례다. 행시 40회인 권 차관은 38~39회 선배들을 제치고 차관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2017~20년)으로 일했지만 노동개혁정책관과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은 윤석열 정부에서 거쳤다. 과거엔 정권이 바뀌면 기조실장부터 자르는 일이 흔했기 때문에 직원들도 놀란 눈치다. 고용부 관계자는 3일 “‘직전 정부에서 중용된 인사라고 청산하는 일은 없다’는 메시지”라며 “출세하려고 ‘라인’ 찾지 말고 맡은 일에 집중하면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는 관가 위계질서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권 차관과 함께 보건복지부 이스란(53·행시 40회) 1차관도 선배 기수를 제치고 임명됐다. 대표적 연금 전문가이자 조정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 여성 인사란 상징성까지 작용한 결과다. 복지부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세대교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복지부에선 또 다른 파격도 있었다. 이형훈(59·행시 38회) 2차관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에선 세 차례나 실장 승진 후보에 올랐는데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호남 출신,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력이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국장급인 정신건강정책관으로 일하다가 올해 3월 퇴직했으며, 이번 인사에서 두 단계를 건너뛰어 차관으로 복귀했다. 올 초까지 그의 직속상관이었던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이제는 이 차관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에이스로 꼽히던 문신학(58·행시 38회) 1차관은 문재인 정부 때 원전산업정책관을 맡아 탈원전 정책을 이끌었다. 2020년 10월 월성원전 1호기 관련 문건을 삭제해 감사원 감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고초를 치렀지만, 지난해 5월 대법원 무죄 확정으로 혐의를 벗었고 이번에 친정으로 금의환향했다. 반면 행정안전부 김민재(54·행시 38회) 차관과 김광용(55·지방고시 1회)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전 정부에서도 요직에 해당하는 차관보와 대변인을 지냈다. 특히 김 차관은 행안부 의정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 본행사 사회를 맡은 이력도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 중책을 맡은 인사가 그대로 차관이 된 건 이례적”이라며 “오로지 전문성과 능력에만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외청장 출신이 1·2차관에 올랐다. 이형일(54·행시 36회) 1차관은 통계청장에서, 임기근(57·행사 36회) 2차관은 조달청장에서 영전했다. 그간 1차관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 외부 보직을 거쳐 임명되고, 2차관은 예산실장에서 승진한 사례가 많았던 까닭에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 [인사]

    ■고용노동부 ◇국장급 승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운영국장 박종환 ◇국장급 전보△노동시장정책관 김형광△노동개혁정책관 황종철 ◇과장급 전보△사회적기업과장 김부경△노동행정인공지능혁신과장 노경민△근로기준정책과장 김수진△퇴직연금복지과장 이준호 ■국토교통부 ◇국장급 임용△정책기획관 이상일 ■산업통상자원부 ◇과장급 전보△재생에너지정책과장 임국현△자유무역협정협상총괄과장 손호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급 전보△우정사업본부 서울지방우정청장 김정렬 ■방송통신위원회 ◇국장급 전보△시장조사심의관 신승한△정보통신정책연구원 천지현
  • “AI 정부 책임” “원전 생태계 복원” “규제 깨부숴야” “불평등 타파”

    “AI 정부 책임” “원전 생태계 복원” “규제 깨부숴야” “불평등 타파”

    이재명AI 중심의 첨단산업에 투자 확대문화·재생에너지 산업 신속히 육성김문수GTX 전국 확충, 출퇴근 시간 단축대기업·中企 격차 줄이는 노동 개혁이준석타국과 규제 격차 없애 성장 가속지도자, 한정된 자원 냉정하게 써야권영국노동이 강한 나라가 진짜 선진국수도권·비수도권 불평등 없앨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기호순)는 18일 저녁 첫 TV 토론에서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인공지능(AI)·재생에너지, 김 후보는 규제 혁파·원전 등 다른 해법을 내놨다. 네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공직선거법에 따라 주관한 경제 분야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 공약을 차례로 발표한 후 주도권토론 방식으로 공약 검증토론을 진행했다. 이재명 후보는 “AI를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산업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을 대대적으로 신속하게 키워야 한다”며 “문화산업도 대대적으로 육성하면 길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첨단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선 에너지 도로망 구축과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 신산업 육성 과학기술 연구개발 인프라 강화 등을 공약했다. 김 후보는 광역급행철도(GTX)를 전국에 확충해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산업클러스터를 지역마다 확장해 기술 융합과 규제 없는 도시도 만들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대한민국이 다시 성장하려면 규제를 화끈하게 깨부숴야 한다”며 “이스라엘 기업들이 미국과 기준을 맞춰 세계로 뻗어 나가듯 타국과의 규제 격차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국가경쟁력 관점을 바꿔야 한다”며 “노동이 강한 나라가 진짜 선진국”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불평등을 갈아엎고 서민을 위한 나라가 돼야 한다”며 “수도권, 비수도권 불평등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는 이날 규제 혁신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경제 판갈이로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겠다”며 “규제 혁파를 위한 규제혁신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인 김 후보는 “노동개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완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규제 프리 도시’라고 규제가 없다는 것을 교통신호도 없다는 거라고 하면 안 된다”며 “합리적 방향 내에서 필요한 규제 빼고는 풀겠다”고 말했다. 또한 “불필요한 규제가 많으면 당연히 줄여야 한다”며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하는 게 규제 합리화”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는 원전을 두고 충돌했다. 이재명 후보는 ‘탈원전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는 김 후보의 질문에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는 일도양단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도 필요하고 원전도 필요한데 비중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원전은 위험하고 지속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활용하되 과하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원전의 위험성을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우리는 원전 세계 강국”이라며 “만약 원자폭탄 같은 게 떨어져서 반응하는 부분이 파괴되거나 하지 않는 이상 고장이 없고 굉장히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김 후보 생각에 어폐가 있다”며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을 보면 어떻게 장담하느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소멸 문제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질문에 “경기 평택 삼성반도체도 120만평 규제 완화로 가능했고 이천 하이닉스도 규제 완화로 했다”며 “다 외국으로 가려고 하는 기업을 유치해 지방 사람들이 와서 취업했다.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방을 다녀 보면 실제로 지방 소멸이 심각하다”며 “서남해안 중심으로 전력 요금 차등을 둬 전력 생산지역은 싸게 공급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국가경쟁력 약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의 무능, 무책임을 꼽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세계 경제가 어렵다곤 하는데 대한민국 경제만 더 많이 어렵다”며 “세금을 깎아 재정이 부족해졌고 내수가 죽고 국제 문제에 잘 대응하지 못해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AI 시대라고 모든 후보가 입 맞춰 얘기하는데 AI 이해도는 낯부끄럽다”며 “이재명 후보는 AI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하면서 매년 5조~15조원에 달하는 농촌 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지도자는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코스피 5000시대 공약’도 함께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저는 상법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재명 후보는 표가 된다고 생각해 부산 가서 HMM, SK해운은 민간기업인데 옮긴다고 했다. 그게 바로 주식시장 ‘이재명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차별금지법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가 원론적 답변에 그치자 “사회적 합의의 문제가 아닌 결단의 문제”라며 “이재명 후보는 광장에서 멀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저는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현안이 얽혀 있어 이걸로 새롭게 논쟁이 심화되면 당장 할 일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권 후보는 “영원히 못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 [사설] 심각해진 제조업 공동화… 노동·규제개혁이 해법이건만

    [사설] 심각해진 제조업 공동화… 노동·규제개혁이 해법이건만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서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2만 4000명 감소했다. 2019년 2월 이후 6년 2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이어졌다.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일자리는 속수무책 줄어들고 있어 우려는 더 커진다. 제조업은 국내 고용시장을 지탱하는 주력 산업이자 400만명이 넘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핵심 경제 축이다. 수출, 고용, 세수의 기반인 제조업이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제조업 위기는 청년 일자리 붕괴와 맞물려 한국 경제의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 지난달 20대 취업자는 17만 9000명이나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5.3%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12개월 연속 증가해 41만 5000명에 달했다.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심각한 국가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미래세대의 실업률 증가는 결국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어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제조업 공동화가 본격화되고 통상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산업구조 전환 지연, 기술 경쟁력 약화 등이 겹친 결과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관세 충격, 고질적인 규제 발목 잡기에 국내 제조업체들은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앞다퉈 공장을 옮기고 있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유인하는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투자 환경과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간헐적인 청년 고용 대책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제조업 공동화와 일자리 감소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해법은 하나뿐이다. 노동개혁과 규제 완화의 근본적 처방을 더는 미루지 말아야 한다.
  • [사설] 더 악화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대선 후보들 공통 과제

    [사설] 더 악화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대선 후보들 공통 과제

    고용노동부가 어제 내놓은 ‘2024년 6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정규직의 66.4%다. 전년도보다 4.5% 포인트나 떨어졌다.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하락이다. 정규직 임금총액은 11.7%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4.7% 올랐기 때문이다. 노조 가입률은 정규직은 13.1%, 비정규직은 1.0%였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높은 임금에 노조 보호를 받는 대기업·정규직의 1차 노동시장과 낮은 임금에 노조 보호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비정규직의 2차 노동시장으로 양분된 지는 오래됐다. 어떤 일자리에서 출발하느냐가 평생 소득과 삶의 질을 좌우하니 청년들은 대기업 취직에만 매달리게 된다. 그 여파로 청년 취업 자체가 늦어지고 구직 단념도 늘어난다. 일하거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는 청년(15~29세)은 지난 2월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었다. 취업이 안 되니 결혼과 출산도 함께 포기하거나 미룬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저출생 고령화 해결도, 사회 통합도 가능하지 않다.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중소기업에 가도록 하려면 1차와 2차 노동시장의 임금이나 근무여건 차이가 좁혀져야 한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면 해고 비용이 급증해 기업들은 정규직 전환을 꺼린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임시직 비중은 높고 정규직 전환율은 낮다. 정규직 과잉 보호 해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제도 개선, 중소기업의 교육·훈련 프로그램 확충 지원 등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협력업체 근로자 처우 개선을 지원하면 정부가 세제 혜택 등으로 지원하거나 원청과 하청업체 근로자 간 임금 비율을 공시하도록 하는 등 가능한 모든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번 대선 후보들은 노동개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길 바란다. 과잉 대표된 노조 목소리만 듣지 말고 미래 근로자까지 포함하는 방안이어야 한다.
  • [사설] 李 “코스피 5000 시대”… 더 세진 기업 족쇄법으로 어떻게

    [사설] 李 “코스피 5000 시대”… 더 세진 기업 족쇄법으로 어떻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어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이렇게 썼다. 그는 2022년 대선 때도 ‘코스피 5000 시대’를 언급했다. 주가 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의 바람에 누군들 동의하지 않겠나. 하지만 무슨 방편으로 그런 꿈같은 시대를 열겠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후보는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힌 상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한 상법 개정안은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됐다. 이 후보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 재계가 반대하는 다른 사안들도 언급했다. 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소극적 주주 환원, 후진적 지배구조 등이 꼽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원적 원인은 신성장동력의 부재 탓이다. 한국의 10대 수출품목 중 8개가 20년째 그대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년 연속 1%대 성장에 대해 “신산업도, 구조조정도 없는 우리 경제의 실력”이라고 했다. 빼고 보탤 것 없이 맞는 지적이다. 각종 규제로 신산업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데 정치권 특히 민주당은 규제 완화에 뜻이 없다.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만이라도 주52시간 예외를 적용하자는 정부와 기업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이다. 반면 불법 파업으로 회사가 피해를 봤을 때 노조원 개개인의 책임을 회사가 입증하도록 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은 고수한다. 주가는 실물 경제의 반영이다. 기업 이익과 가계 소득이 늘어나 투자와 생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면 주가는 움직인다. 규제 개선과 노동개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면 저절로 올라간다. 기득권과 충돌하는 혁신 기업과 기술도 민주당이 먼저 조율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진보 정책 아닌가.
  • “이재명보다 밑바닥 잘 알아… 좌우 다 겪은 내가 중도 확장 강점”[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보다 밑바닥 잘 알아… 좌우 다 겪은 내가 중도 확장 강점”[대선주자 인터뷰]

    반명 빅텐트, 누구라도 함께할 것한덕수 출마? 본인이 판단할 문제공정한 경선 ‘컨벤션 효과’ 키울 것계엄은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尹, 군사정권 세우려한 건 아닌 듯청년 일자리, 개인 아닌 사회 책임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6일 “중도는 경제, 민생, 일자리”라며 “빈부와 좌우를 가장 잘 아는 김문수가 중도 확장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김문수 승리캠프’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왼쪽과 오른쪽에 모두 있어 본 내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중도를 더 잘 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 장면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마지막으로 생각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기대했으나 이뤄지지 않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고 이 전 대표를 이기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결심했다.” -경선 2강에서 맞붙고 싶은 후보는. “다 훌륭한 분들이라 제가 평가하기는 어렵고 모든 후보를 좋아한다. 당심과 민심에 따라 선택받겠다.” -최근 몇 달 보수 진영 지지율 1위 이유는. “국회에서 줄탄핵에 또 국무위원에 대한 민주당의 강압적인 횡포가 계속되고 폭력에 가까울 정도의 태도에 국민들이 이걸 버티고 이겨낼 사람으로 김문수를 지지해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중도 확장성 부족이 약점 아닌가. “나는 청계천 재단 보조부터 시작해 누구보다 밑바닥을 가장 잘 안다. 이재명보다도 김문수가 더 잘 안다. 부(富)는 내가 많이 겪어 보진 않았지만 빈부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고, 왼쪽과 오른쪽 이쪽 저쪽을 모두 해 본 사람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가장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가 김문수다.”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들 실망이 큰데. “대한민국 미래를 밝혀 줄 후보가 나오면 된다. 우리 당이 하나 되고 국민 여망을 모아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은 불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함께했고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도 잘 이어 가기로 했다. ‘반명(반이재명) 빅텐트’가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다 함께하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변수가 되나. “평생을 공직자로 휼륭하게 오신 분이다. 권한대행을 그만하고 출마하겠다고 해도 국민들 호응이 계속될지도 봐야 한다. 결국 한 대행이 판단할 문제고, 경선에 불참하시니 일단 저희는 공정하고 흥미로운 경선으로 컨벤션 효과를 키우겠다.” -이 전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대폭 강화하겠다는데. “대체 왜 강화하는가. 수사 기관이 많을수록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을 윤 전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엄청난 법률적 문제들을 일으켰다. 공수처를 확대해 정치보복을 위한 잘못된 구속 과정을 더 많이 만들고 수사기관들의 충성 경쟁을 원하는 것인지 의아하다. 공수처는 폐지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왜 안 되나. “성남시장 때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사람만 20명이 넘고 자기 형님도 입원시켰다. 자기에게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정신병원에 잡아넣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있고 본인 의혹에 무수한 사람들이 구속되고 의문사했다. 이런 대통령이 나오면 국가가 어떻게 되겠는가.” -청년 정책과 일정에 집중하고 있는데.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자격증을 5개씩 따고도 일을 못하는 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라는 뜻이다. 모든 부분에서 기성세대보다 청년들이 앞서 있다. 청년들이 뜻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건 선택지가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하는 1번 과제라고 생각한다.” -‘김문수 정부’의 노동개혁 구상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청년 몫을 더 넣을 예정이다. 미래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심의에는 반드시 청년이 대표자로 들어가야 한다. 정년 연장도 국민연금도 기성세대가 청년을 약탈해선 안 된다. 청년부 신설이나 청년여성가족부 신설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은 실패했다는 평이 있는데. “노사법치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노동 약자 보호가 부족했고 저도 주무 장관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5인 미만 사업장과 노동조합 미조직, 플랫폼 노동자, 장애근로자, 또 일가정 양립에서 여성도 아직 노동시장에서 약자다. 노동 약자 보호가 핵심이다.” -아이돌그룹 ‘쭉쭉빵빵’, ‘119 관등성명’ 논란이 여전한데. “도지사의 전화가 당연히 장난전화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몰랐다. 당시 여러 소방관들이 고통을 받아 죄송하다. 아이돌그룹 발언에는 한국인의 신체조건이 향상됐다는 취지였는데 표현이 틀렸고 제 잘못이다. 죄송하다. 아직 쉽진 않지만 매일 배우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계엄은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계엄으로 군사정권을 세우려 했다고 보지 않는다. 여전히 ‘계몽령’이라 생각하는 일부도 있어 여러 가지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도 구치소에 갔다 오고 본인 나름대로 많은 생각과 성찰이 있을 것으로 본다.”
  • “반명 빅텐트, 누구든 함께할 것… 좌우 아는 내가 중도 확장 강점”

    “반명 빅텐트, 누구든 함께할 것… 좌우 아는 내가 중도 확장 강점”

    청계천재단 보조부터 밑바닥 겪어한덕수 출마? 본인이 판단할 문제공정한 경선, 컨벤션 효과 키울 것계엄은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尹, 군사정권 세우려한 건 아닌 듯청년 일자리는 개인 아닌 사회 책임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6일 “중도는 경제, 민생, 일자리”라며 “빈부와 좌우를 가장 잘 아는 김문수가 중도 확장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김문수 승리캠프’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왼쪽과 오른쪽에 모두 있어 본 내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중도를 더 잘 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 장면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마지막으로 생각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기대했으나 이뤄지지 않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고 이 전 대표를 이기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결심했다.” -경선 2강에서 맞붙고 싶은 후보는. “다 훌륭한 분들이라 제가 평가하기는 어렵고 모든 후보를 좋아한다. 당심과 민심에 따라 선택받겠다.” -최근 몇 달 보수 진영 지지율 1위 이유는. “국회에서 줄탄핵에 또 국무위원에 대한 민주당의 강압적인 횡포가 계속되고 폭력에 가까울 정도의 태도에 국민들이 이걸 버티고 이겨낼 사람으로 김문수를 지지해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중도 확장성 부족이 약점 아닌가. “나는 청계천 재단 보조부터 시작해 누구보다 밑바닥을 가장 잘 안다. 이재명보다도 김문수가 더 잘 안다. 부(富)는 내가 많이 겪어 보진 않았지만 빈부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고, 왼쪽과 오른쪽 이쪽 저쪽을 모두 해 본 사람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가장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가 김문수다.”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들 실망이 큰데. “대한민국 미래를 밝혀 줄 후보가 나오면 된다. 우리 당이 하나 되고 국민 여망을 모아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은 불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함께했고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도 잘 이어 가기로 했다. ‘반명(반이재명) 빅텐트’가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다 함께하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변수가 되나. “평생을 공직자로 휼륭하게 오신 분이다. 권한대행을 그만하고 출마하겠다고 해도 국민들 호응이 계속될지도 봐야 한다. 결국 한 대행이 판단할 문제고, 경선에 불참하시니 일단 저희는 공정하고 흥미로운 경선으로 컨벤션 효과를 키우겠다.” -이 전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대폭 강화하겠다는데. “대체 왜 강화하는가. 수사 기관이 많을수록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을 윤 전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엄청난 법률적 문제들을 일으켰다. 공수처를 확대해 정치보복을 위한 잘못된 구속 과정을 더 많이 만들고 수사기관들의 충성 경쟁을 원하는 것인지 의아하다. 공수처는 폐지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왜 안 되나. “성남시장 때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사람만 20명이 넘고 자기 형님도 입원시켰다. 자기에게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정신병원에 잡아넣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있고 본인 의혹에 무수한 사람들이 구속되고 의문사했다. 이런 대통령이 나오면 국가가 어떻게 되겠는가.” -청년 정책과 일정에 집중하고 있는데.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자격증을 5개씩 따고도 일을 못하는 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라는 뜻이다. 모든 부분에서 기성세대보다 청년들이 앞서 있다. 청년들이 뜻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건 선택지가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하는 1번 과제라고 생각한다.” -‘김문수 정부’의 노동개혁 구상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청년 몫을 더 넣을 예정이다. 미래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심의에는 반드시 청년이 대표자로 들어가야 한다. 정년 연장도 국민연금도 기성세대개 청년을 약탈해선 안 된다. 청년부 신설이나 청년여성가족부 신설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은 실패했다는 평이 있는데. “노사법치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노동 약자 보호가 부족했고 저도 주무 장관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5인 미만 사업장과 노동조합 미조직, 플랫폼 노동자, 장애근로자, 또 일가정 양립에서 여성도 아직 노동시장에서 약자다. 노동 약자 보호가 핵심이다.” -아이돌그룹 ‘쭉쭉빵빵’, ‘119 관등성명’ 논란이 여전한데. “도지사의 전화가 당연히 장난전화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몰랐다. 당시 여러 소방관들이 고통을 받아 죄송하다. 아이돌그룹 발언에는 한국인의 신체조건이 향상됐다는 취지였는데 표현이 틀렸고 제 잘못이다. 죄송하다. 아직 쉽진 않지만 매일 배우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계엄은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계엄으로 군사정권을 세우려 했다고 보지 않는다. 여전히 ‘계몽령’이라 생각하는 일부도 있어 여러 가지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도 구치소에 갔다 오고 본인 나름대로 많은 생각과 성찰이 있을 것으로 본다.”
  • 막 내린 윤석열표 노동개혁… ‘정년 연장’ 경사노위도 빈손 끝날 듯

    막 내린 윤석열표 노동개혁… ‘정년 연장’ 경사노위도 빈손 끝날 듯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정부가 추진하던 노동개혁도 막을 내리게 됐다. 안 그래도 더불어민주당과 노동계의 반발에 부딪쳤었는데 탄핵 인용으로 완전히 동력을 잃게 된 것이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 정부의 대표적인 노동개혁 과제는 ▲근로 시간 유연화 ▲‘계속 고용’ 관련 사회적 대화 ▲노동 약자 지원 등이다. 고용부는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 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등 주 52시간제 완화를 시도한 바 있다. 고용부 장차관 간담회나 부처 새해 업무보고에서 근로 시간 개편은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다. 민주당은 주 4일제 도입 등 근로 시간 단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대선 결과에 따라 노동 정책의 방향성은 180도 달라질 수도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지금까지 준비했던 근로 시간 유연화와는 정반대의 노동 정책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노란봉투법의 재추진을 예고한 바 있다. 정년 연장 등 계속 고용 화두는 일단 ‘빈손’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비상계엄 여파로 노동계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이탈했고 산하 계속고용위원회는 6월 말 소멸한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내부 논의를 거쳐야겠지만 탄핵당한 마당에 윤 정부가 임명한 경사노위와 굳이 대화해야겠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양대 노총은 지난 2일 민주당이 출범시킨 정년 연장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경사노위에서 정부·경영계와 치고받으며 논쟁하는 것보다 민주당과 논의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용부는 재계 요구를 반영해 지난달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특별 연장 근로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하지만 조기 대선 결과에 원상 복귀 여부가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도 도입 당시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는 “근로기준법에 명문화된 초과근로 한도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철회를 주장한 바 있다.
  • 떠날 준비 끝냈지만… 장차관들, 탄핵 정국에 뜻밖의 ‘임기 연장’

    떠날 준비 끝냈지만… 장차관들, 탄핵 정국에 뜻밖의 ‘임기 연장’

    조규홍, 의료개혁에 복지부 ‘최장’이기일·박민수 차관은 2년 넘겨정년 보장 못 받는 1급 ‘파리 목숨’ 12·3 비상계엄 이후 고위급 공무원 인사가 멈춰 서면서 일부 장차관의 재임 기간이 1년 반을 넘겼다.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적어도 60일간 자리를 채워야 하고, 기각된다 해도 정국 혼란에 당분간 개각을 하는 건 쉽지 않아 이래저래 ‘고인 물’ 신세를 면키 어려운 형편이다. 재임 1년 반을 넘긴 ‘장수’ 장차관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2년 5개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2년 4개월), 복지부의 이기일 1차관(2년 10개월)과 박민수 2차관(2년 5개월), 백원국 국토교통부 차관(1년 8개월),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1년 7개월) 등이다. 조규홍 장관은 이달로 재임 2년 5개월째다. 복지부는 현 정부 들어 한 번도 장관이 바뀌지 않았다. 2022년 5월 보건 담당 2차관에서 같은 해 10월 복지 담당 1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기일 차관은 2년 10개월째 차관을 하고 있다. 현 정부 최장수 차관이다. 2024년 12월에 차관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공직 생활 30년을 마무리하는 퇴임사까지 미리 준비했었다고 한다. 퇴임사는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부치지 못한 편지’가 됐다. 보건 담당 박민수 차관 역시 2년 5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복지부 장차관이 최장 기록을 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의료개의 영향이 크다. 현 정부 원년 멤버라 여러 번 교체 대상에 오르내렸으나 의료개혁이 한창인 와중에 사령탑을 바꾸면 ‘경질’로 잘못 해석될 수 있어 번번이 미뤄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장차관이 교체될 것이란 얘기가 있어 당사자들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휘부를 교체해 사직 전공의들에게도 복귀 명분을 주려 했는데 이래저래 틀어졌다”고 설명했다. 보건 분야 사령탑인 박 차관은 그동안 의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강조했는데 갑자기 유화적 메시지를 내며 의정 갈등을 풀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차관 자리가 가시방석이다. 수장들이 오랜 기간 세세하게 업무를 파악한 터라 업무 강도가 세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행안부 관계자는 “2023년 8월부터 재임한 고기동 차관과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급) 모두 소위 ‘빠꼼이’가 돼 업무에 빈구석이 있으면 금방 알아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든 보고든 조금만 허투루 했다가는 ‘레이더’에 딱 걸린다는 의미다. 장차관들은 정부와 운명을 같이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1급(실장급) 언저리의 공무원들은 애가 탄다. 1급 이상은 국가공무원법상 60세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언제든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 신세여서 1급은 파리 목숨이다. 계엄 이후 걱정을 안고 산 지 오래”라고 말했다. 다른 실장급 공무원은 “그저 하늘에 맡겼다. 지금 뭘 열심히 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기에 주어진 일만 하다 주어진 결과를 덤덤하게 받아들이련다”고 밝혔다. 특히 국장급에서 실장급으로 승진한 지 얼마 안 된 고위 공무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한 고위 공무원은 “인사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시기 실장 자리만큼은 되도록 피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회부처의 국장급 공무원은 “실장뿐만 아니라 국장 중에서도 파리 목숨인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현 정부의 4대 개혁 과제 중 정치적 갈등을 빚은 노동개혁이나 의료개혁을 담당했던 고위 공무원은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퇴출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이 재판을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84일이 지났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힘든 날들이었지만, 감사와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면서, 그동안 우리 국민들께 참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국민께서 일하라고 맡겨주신 시간에 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송구스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로 많은 국민들께서 여전히 저를 믿어주고 계신 모습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몇 시간 후 해제했을 때는 많은 분들께서 이해를 못하셨습니다. 지금도 어리둥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계엄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도 있을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이런 트라우마를 악용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 윤석열 개인을 위한 선택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대통령에게 가장 편하고 쉬운 길은, 힘들고 위험한 일을 굳이 벌이지 않고 사회 여러 세력과 적당히 타협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면서 임기 5년을 안온하게 보내는 것입니다. 일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치열하게 싸울 일도 없고 어려운 선택을 할 일도 없어집니다. 그렇게 적당히 일하면서 5년을 지내면, 퇴임 대통령의 예우를 누리면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 개인의 삶만 생각한다면, 정치적 반대 세력의 거센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비상계엄을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저는 비상계엄을 결심했을 때 제게 엄청난 어려움이 닥칠 것을 당연히 예감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제가 독재를 하고 집권 연장을 위해 비상계엄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내란죄를 씌우려는 공작 프레임입니다. 정말 그런 생각이었다면, 고작 280명의 실무장도 하지 않은 병력만 투입하도록 했겠습니까? 주말 아닌 평일에 계엄 선포를 하고 계엄을 선포한 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도록 했겠습니까? 심판정 증거 조사에 의하면, 그나마 계엄 해제 요구 결의 이전에 국회에 들어간 병력은 106명에 불과하고, 본관까지 들어간 병력은 겨우 15명입니다. 15명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간 이유도, 자신들의 근무 위치가 본관인데 입구를 시민들이 막고 있어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불 꺼진 창문을 찾아 들어간 것입니다. 또한, 해제 요구 결의가 이루어진 이후에 즉시 모든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투입된 군 병력이 워낙 소수이다 보니, 국회 외곽 경비와 질서 유지는 경찰에 요청했습니다. 부상당한 군인들은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은 단 한 명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저는 국방부장관에게 이번 비상계엄의 목적이 ‘대국민 호소용’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또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신속히 뒤따를 것이므로, 계엄 상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사전에 군 지휘관들에게 그대로 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병력을 실무장하지 않은 상태로 투입함으로써, 군의 임무를 경비와 질서 유지로 확실하게 제한한 것입니다. 많은 병력이 무장 상태로 투입되면, 아무리 조심하고 자제하라고 해도 군중과 충돌하기 쉽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고, 실제 결과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소수 병력, 비무장, 경험 있는 장병, 이 세 가지를 국방부장관에게 명확히 지시한 이유입니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이것을 내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병력 투입 2시간이 불과 시간도 안 되는데,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방송으로 전 세계, 전 국민에게 시작한다고 알리고, 국회가 그만두라고 한다고 바로 병력을 철수하고 그만두는 내란을 보셨습니까? 대통령이 국회를 장악하고 내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거대 야당의 주장은, 어떻게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정략적인 선동 공작일 뿐입니다. 대통령의 법적 권한인 계엄 선포에 따라 계엄 사무를 하고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한 공직자들이, 이러한 내란 몰이 공작에 의해 지금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합니다. 이 분들이 대통령의 장기독재를 위해 일을 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장기독재를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분들이고, 이미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더 바랄 것도 없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대통령의 법적 권한 행사에 따라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한 것뿐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대통령의 자리에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국정을 살피다 보면,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들이 많이 보이게 됩니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얼마 뒤면 큰 위기로 닥칠 일들이 대통령의 시야에는 들어옵니다. 서서히 끓는 솥 안의 개구리처럼 눈앞의 현실을 깨닫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보였습니다. 언제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위기가 돌발 현안 수준의 위기였다면, 지금은 국가 존립의 위기, 총체적 시스템의 위기라는 점에서 그 차원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습니다. 미국이 국가비상사태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법 체류자와 마약 카르텔, 그리고 에너지 부족 등 미국이 당면한 위기에 맞서,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까?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들과 우리 사회 내부의 반국가세력이 연계하여,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짜뉴스, 여론조작, 선전선동으로 우리 사회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당장 2023년 적발된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만 봐도, 반국가세력의 실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여 직접 지령을 받고, 군사시설 정보 등을 북한에 넘겼습니다. 북한의 지령에 따라 총파업을 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반대, 한미 연합훈련 반대, 이태원 참사 반정부 시위 등 활동을 펼쳤습니다. 심지어, 북한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난 대선 직후에는 “대통령 탄핵의 불씨를 지피라”면서 구체적인 행동 지령까지 내려왔습니다. 실제로 2022년3월26일 ‘윤석열 선제 탄핵’ 집회가 열렸고, 2024년 12월 초까지 무려 178회의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집회에는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언론노조 등이 참여했고, 거대 야당 의원들도 발언대에 올랐습니다. 북한의 지령대로 된 것 아닙니까?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첩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체제 전복 활동으로 더욱 진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첩 활동을 막는 우리 사회의 방어막은 오히려 약해지고 곳곳에 구멍이 난 상태입니다. 지난 민주당 정권의 입법 강행으로 2024년 1월 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박탈되고 말았습니다. 간첩단 사건은 노하우를 가진 기관에서 장기간 치밀하게 내사 수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이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경찰에 대공수사권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간첩이 활개치는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게다가 애써 잡아도 재판이 장기간 방치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간첩 사건이 민노총 간첩단, 창원 간첩단, 청주 간첩단, 제주 간첩단 등 4건이나 됩니다. 그런데, 청주 간첩단 사건은 1심 판결까지 29개월이 넘게 걸렸고, 민노총 간첩단 사건도 1심 판결에 1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들은 구속 기간 만료 후 석방되어, 1심 판결로 법정구속이 될 때까지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습니다. 현재 창원 간첩단 사건은 2년 가까이 재판이 중단되어 있고, 제주 간첩단 사건도 1년 10개월 째 재판이 파행 중입니다. 이들도 모두 석방된 상태입니다. 간첩을 잡지도 못하고, 잡아도 제대로 처벌도 못하는데, 이런 상황이 과연 정상입니까?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민노총을 옹호하기 바쁘고, 국정원 대공수사권 박탈에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대공수사에 쓰이는 특활비마저 전액 삭감해서 0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간첩을 잡지 말라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중국인들이 드론을 띄워 우리 군사기지, 국정원, 국제공항과 국내 미군 군사시설을 촬영하다 연이어 적발됐습니다. 이들을 간첩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데, 거대 야당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국가 핵심기술을 유출하는 산업 스파이도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기술 유출 피해가 수십조 원에 달하는데, 3분의 2가 중국으로 유출됩니다. 중국은 사진 한 장만 잘못 찍어도 우리 국민을 마음대로 구금하는 강력한 ‘반간첩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거대 야당은 산업 스파이를 막기 위한 간첩죄 법률 개정조차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한, 거대 야당은 방산물자를 수출할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산 비밀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거대 야당이 반대하면 방산물자 수출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국회에 제출된 방산 비밀 자료들이 제대로 보안 유지가 되며, 적대 세력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습니까? 방산 기밀 자료가 이렇게 유출되면 상대국에서 우리 방산 물자를 수입하겠습니까? 북한, 중국, 러시아가 원치 않는 자유세계에 방산 수출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방산 수출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만이 아닙니다. 수출 상대국과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자유세계 많은 국가들과 국방협력을 이뤄서, 우리의 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산 수출을 권장하기는커녕 방해하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까? 거대 야당은 우리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군을 무력화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며, 러시아와 군사 밀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안보 위협입니다. 그런데도, 이를 살피기 위해 참관단을 보내려하자 거대 야당은 당시 신원식 국방장관 탄핵까지 겁박하며 이를 결사적으로 막았습니다. 심지어 거대 야당은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 대북 확성기와 오물 풍선 대응 검토 등, 우리 군의 정당한 안보 활동까지 외환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대통령을 ‘전쟁광’이라고 비난하고,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합동 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 라고 매도했습니다. 1차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한 것이 탄핵 사유라고 명기하기까지 했습니다.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 편이 아니라, 북한, 중국, 러시아의 편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이뿐이 아닙니다. 거대 야당은 핵심 국방 예산을 삭감하여 우리 군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은 전체 예산 가운데 겨우 0.65%를 깎았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0.65%가 어디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마치 사람의 두 눈을 빼놓고, 몸 전체에서 겨우 눈알 두 개 뺐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거대 야당이 삭감한 국방예산은 우리 군의 눈알과 같은 예산입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의 핵심인 정찰자산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핵심 전력인 지위정찰사업 예산을 2024년 대비 4852억원 감액했고, 전술 데이터링크 시스템 성능 개량 사업은 무려 78%를 삭감했습니다. 우리 국민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KAMD, 즉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도 예산 삭감으로 개발이 중단될 위기입니다. 장거리 함대공 유도탄 사업을 위해 예산 119억 5900만 원을 책정했지만, 96%를 삭감하고 5억원만 남겼습니다. 정밀유도포탄 연구개발 사업은 84%를 삭감했습니다. 아무리 주먹이 세도 앞이 보이지 않으면 싸울 수 없듯이, 감시정찰 자산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무기도 무용지물입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의 드론 공격이 가장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드론 방어 예산 100억원 가운데 무려 99억 5400만원을 깎아서, 사업을 아예 중단시켰습니다. 도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이렇게 핵심 예산만 딱딱 골라 삭감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지난 민주당 정권은 국군 방첩사령부의 수사요원을 2분의 가1 량 대폭 감축하여, 군과 방산에 대한 정보활동과 방첩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또, 과거 간첩사건과 연루된 인물을 국정원의 주요 핵심 간부로 발령내서, 방첩 기관인지 정보 유출 기관인지 모를 조직으로 방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정부 시절 이런 일들을 주도한 인물들이, 여전히 거대 야당의 핵심 세력으로서 국가 안보를 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들어, 국정원이 국가안보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였고, 국군 방첩사의 역량 보강을 위해 힘썼습니다만, 아직 문제의 뿌리를 제대로 다 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부수고 깨뜨리기는 쉬워도, 세우고 만들기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겉으로는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시·사변에 못지않은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은 야당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탓하기 전에, 공당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신뢰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원칙, 국가안보, 핵심 국익 수호만 함께 한다면, 어떤 정치세력과도 기꺼이 대화하고 타협할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에 좌파, 우파가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자유를 부정하는 공산주의, 공산당 1당 독재, 유물론에 입각한 전체주의가 다양한 속임수로 우리 대한민국에 스며드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이런 세력과 타협하고 흥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와 교역도 할 수 있고, 국제협력, 상호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 체제에 영향을 미치고 스며드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그것이 국방안보만큼 중요한 정치안보입니다.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공당이라면 이런 세력을 옹호하고 이런 세력과 손잡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거대 야당은 이러한 폭주까지도 국회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국회의 헌법적 권한은 국민을 위해 쓰라고 부여된 것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데 그 권한을 악용한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는 국헌 문란에 다름 아닙니다. 또한, 거대 야당은 제가 비상계엄으로 국회의 권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며 내란 몰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은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정부의 권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마치 정부를 마비시키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것처럼 국회의 권한을 마구 휘둘러 왔습니다. 국회의원과 직원들의 출입도 막지 않았고 국회 의결도 전혀 방해하지 않은 2시간 반짜리 비상계엄과,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줄탄핵, 입법 예산 폭거로 정부를 마비시켜 온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상대의 권능을 마비시키고 침해한 것입니까? 거대 야당은 국무위원은 물론이고, 방통위원장, 검사 감사 , 원장에 이르기까지 탄핵하고, 탄핵하고, 또 탄핵했습니다. 탄핵 사유가 되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거대 야당 대표를 노려봤다고 장관을 탄핵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탄핵해서 직무를 정지시켜놓고, 정작 헌재 탄핵심판에서는 탄핵 사유를 변경하는 황당한 일도 반복해 왔습니다. 얼마 전 중앙지검장 등 검사들에 대한 탄핵심판을 재판관 여러분께서 직접 진행하시지 않았습니까? 기자회견장에서 거짓말을 했다는데 실제로는 그 기자회견에 나오지도 않았고, 국정감사에서 허위증언을 했다는데 정작 국정감사에 출석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탄핵사유조차 틀렸는데도, 일단 직무부터 정지시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일입니까? 거대 야당의 공직자 줄탄핵은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차원을 넘어, 헌정질서 붕괴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거대 야당은 연일 진상규명을 외치면서, 참사를 정쟁에 이용했습니다. 급기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민노총 간첩단에게 보낸 지령문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번 특대형 참사를 계기로 사회 내부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과 같은 정세 국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각계각층의 분노를 최대한 분출시켜라’ 거대 야당이 북한 지령을 받은 간첩단과 사실상 똑같은 일을 벌인 것입니다. 이야말로 사회의 , 갈등과 혼란을 키우는 ‘선동 탄핵’이라 할 것입니다. 거대 야당은 자신들의 당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들도 줄줄이 탄핵하고,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탄핵했습니다. 검사 탄핵은 그 자체로도 수사 방해지만, 검사 탄핵을 지켜보는 판사들에 대한 겁박이 되기 마련입니다.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고, 야당 대표의 범죄를 심판할 판사들까지 압박하기 위한 ‘방탄 탄핵’인 것입니다. 급기야 거대 야당은 지난 정부의 이적행위를 감사하던 감사원장까지 탄핵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에 ‘사드 정식 배치 고의 지연 의혹’ 감사를 탄핵 사유로 포함시켰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민주당 정부의 안보 라인 고위직 인사 4명이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에게 사드 배치, 작전명, 작전 일시, 작전 내용 등 국가 기밀 정보를 넘겨준 간첩 사건입니다. 감사원은 이를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감사 조치를 진행하였는데, 이것이 탄핵 사유라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간첩 행위를 무마하기 위한 ‘이적 탄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헌법 파괴 행위지만, 이적 행위까지 탄핵으로 덮는 것을 보며 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망국적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또 한편 정부 각 부처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사용 집행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산하기관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처의 수장들을 탄핵소추로 직무정지시켜 그 부처의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심각하게 저해한다면, 기회비용과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국가와 국민에 얼마나 막대한 피해와 손해를 입히는 것이 되겠습니까? 거대 야당은 공직자를 무차별 탄핵소추하고 소추인단 변호사 비용도 국민 세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억울하게 탄핵소추된 공직자들은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자기 개인 자금으로 변호사 비용까지 조달해야 합니다. 정부 공직자들은 거대 야당의 이러한 폭거에 한없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거대 야당은 ‘선동 탄핵’, ‘방탄 탄핵’, ‘이적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거 가운데 대통령 선거가 기간도 가장 길고 국민적 관심도 가장 큽니다. 그만큼 직선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은 다른 선출직 공직자에 비해 그 무게가 다릅니다. 과거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은 한마디로 대통령 직선제 확보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동조세력과 연대하여,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대통령 당선자를 상대로 선제 탄핵, 퇴진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지난 2년 반 동안 오로지 대통령 끌어내리기를 목표로 한 정부 공직자 줄탄핵, 입법과 예산 폭거를 계속해 왔습니다. 헌법이 정한 정당한 견제와 균형이 아닌, 민주적 정당성의 상징인 직선 대통령 끌어내리기 공작을 쉼 없이 해온 것입니다. 이것이 국헌문란이 아니면 도대체 어떤 것이 국헌문란 행위이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거대 야당의 이런 지속적인 국헌문란 행위는, 국가 정체성과 대외 관계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과 동떨어진 인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줄탄핵, 입법 예산 폭거는 어느 면에서 보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대통령 중심제 권력구조를 가지고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제왕적 거대 야당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제왕적 거대 야당의 폭주가 대한민국 존립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계엄 이후 벌어진 일들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제가 정말 제왕적 대통령이라면, 공수처, 경찰, 검찰이 앞 다퉈서 저를 수사하겠다고 나서고, 내란죄 수사권도 없는 공수처가 영장 쇼핑, 공문서 위조까지 해가면서 저를 체포할 수 있었겠습니까? 비상 계엄에 투입된 군 병력이 총 570명에 불과한데, 불법적으로 대통령 한 사람 체포하겠다고 대통령 관저에 3000~40000 명이 넘는 경찰력을 동원했습니다. 대통령과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습니까? 제가 비상계엄을 결단한 이유는, 이 나라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주권자인 국민들께 이러한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리고, 국민들께서 매서운 감시와 비판으로 이들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자 했습니다. 국정 마비와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가 위기 상황과 비상사태에 처해있음을 선언한 것입니다. 국민을 억압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께서 비상사태의 극복에 직접 나서주십사 하는 간절한 호소입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은 제가 국회의 요구에 따라 계엄을 해제한 그날부터 탄핵 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은 범죄가 아니고,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행사입니다. 저는 긴급 국무회의를 거쳐 방송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질서 유지를 위해 국회에 최소한의 병력을 투입했으며, 국회가 해제 요구 결의를 하자 즉각 병력을 철수하고 국무회의를 소집해서 계엄을 해제했습니다. 다 알고 계시다시피, 2023년 중앙선관위를 포함한 국가기관들이 북한에 의해 심각한 해킹을 당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이 같은 사실을 국정원으로부터 통보받고도 다른 국가기관들과 달리 점검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한 일부 점검 결과 심각한 보안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중앙선관위 전산시스템 스크린 차원에서 소규모 병력을 보낸 것입니다. 선거의 공정과 직결되는 중앙선관위의 전산시스템 보안 문제는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핵심 공공재이자 공공 자산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선거 소송에서 드러난 다량의 가짜 부정 투표용지, 그리고 투표 결과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통계학과 수리과학적 논거 등에 비추어, 중앙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투명한 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런 조치들의 어떤 부분이 내란이고 범죄라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비상계엄 자체가 불법이라면 계엄법은 왜 있으며, 합동참모본부에 계엄과는 왜 존재합니까?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2021년 6월 29일 처음으로 정치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영광의 길이 아니라 형극의 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직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신 어떤 분은, 우리나라 대통령직은 저주의 길이라면서, 저를 만류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라는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서, 국민께 드린 약속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 산업화에 일생을 바친 분들, 민주화에 헌신하고도 묵묵히 살아가는 분들,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분들, 이런 국민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마음껏 뛰는 역동적인 나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 약자가 기죽지 않는 따뜻한 나라,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을 드렸습니다. 거대 의석과 이권 카르텔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하는 데 맞서,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드리겠다고 국민 앞에서 다짐을 했습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이 약속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된 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습니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한 대외 환경의 어려움이 계속 됐습니다. 지난 민주당 정부의 잘못된 소주성 정책과 부동산 정책은, 우리 경제와 민생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계속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라도 노력하면 풀어낼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우리 기업, 우리 국민과 함께 뛰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기쁘고 보람있는 일도 많았고, 부족하고 아쉬운 일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지키는 제복 입은 공직자에 대한 처우 개선 추진이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지난 민주당 정권은 반일 선동에만 열을 올렸지만, 우리 정부에서는 1인당 GDP가 일본을 앞질렀고, 우리 인구의 두배 반이 넘는 경제강국 일본과 수출액 차이가 이제 불과 수십억 불 규모로 좁혀졌습니다. 20년 전에 비해 100분의 1, 지난 민주당 정부에 비해 수십분의 1로 줄어든 것입니다. 또, 작년에 서른 번이나 열었던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 기억이 많이 납니다. 국민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많은 일을 현장에서 해결해 드리면서, 국민과 같이 웃기도 했고 같이 울기도 했습니다. 수도권, 영남, 호남, 충청, 강원, 제주까지, 전국 모든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 발전 방안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전국 어디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서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다시 그렇게 일할 기회가 있을까, 마음이 아립니다. 1박 4일의 살인적 일정으로 미국에 가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발표했을 때는 정말 보람이 컸고 마음도 든든했습니다. 방산 수출의 물꼬를 트고, 팀코리아가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아쉬웠던 순간도 떠오릅니다. 기업과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법안들은 하염없이 뒤로 미뤄놓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위헌적 법안, 핵심 국익에 반하는 법안들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될 때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국방, 치안, 민생을 위해 꼭 필요한 아킬레스건 예산들이 삭감됐을 때는 막막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는 잠시 멈춰 서 있지만, 많은 국민들, 특히 우리 청년들이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주권을 되찾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망국적 위기 상황을 알리고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들께서 나서주시기를 호소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비상계엄의 목적을 상당 부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진심을 이해해주시는 우리 국민, 우리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나중에 또 다시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입니다.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로 이미 많은 국민과 청년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나라 지키기에 나서고 계신데, 계엄을 또 선포할 이유가 있습니까?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동안 심판정에서 다뤄진 쟁점들 가운데, 두 가지 쟁점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세세한 사실관계를 언급하기보다 상식의 선에서 간단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제가 국회의 , 원을 체포하거나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해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의원들을 체포하고 끌어내서 계엄 해제를 늦추거나 막는다 한들, 온 국민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 그 다음에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계엄 당일 국회의장의 발언대로, 국회는 어디서든 본회의를 열어서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나 소설에는 나오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을 하려면 군으로 국가를 완전 장악하는 계획과 정치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이 그랬습니까? 계엄 사무를 담당할 주요 지휘관들이 비상계엄 직전에 어디에 있었는지 심판정 증거 조사에서 다 드러났습니다. 장관 재가를 받아 지방 휴가를 가거나, 부부 동반 만찬, 간부 만찬 회식을 하다가 계엄이 선포된 직후에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습니다. 준비된 치밀한 작전 계획이나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혼선과 허술함도 있었습니다. 국방부장관이나 지휘관들이나 경험이 풍부한 군사 전문가들인데 왜 이랬겠습니까? 12.3 계엄 선포는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이고 과거 계엄과 다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민주주의를 수십 년 경험하고 몸에 밴 우리 50만 군이, 임기 5년 단임 대통령의 사병 역할을 할 리가 있습니까?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국회의 망국적 독재로 나라가 위기에 졌으니, 이를 인식하시고 감시와 비판의 견제를 직접 해주십사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화국의 대의제 위기에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가 직접 나서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의원을 체포하거나 끌어내라고 했다는 주장은, 국회에 280명의 질서 유지 병력만 계획한 상태에서,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국회가 비어있는 주말도 아니고, 회기 중인 평일에 이런 병력으로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원만 300명이고,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을 합치면 몇 천 명이 넘습니다. TV 생중계를 보더라도, 계엄 선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국회 경내와 본관에는 수천 명의 국회 관계자와 민간인들이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계엄 선포후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질서유지 병력이 도착하였고, 국회 경내에 진입한 병력이 106명, 본관에 들어간 병력이 겨우 15명인데,이렇게 극소수 병력을 투입해 놓고 국회의원을 체포하고 끌어내라는 게 말이 되겠습니까? 게다가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니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는데,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면 더 이상 못 들어가게 막아야지 끌어낸다는 것은 상식에 반합니다. 본관에 진입한 군인들은 본회의장이 어딘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무엇 하나 말이 되지 않습니다. 단 한 사람도 끌려 나오거나 체포된 일이 없었으며, 군인이 민간인에게 폭행당한 일은 있어도 민간인을 폭행하거나 위해를 가한 일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일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을 건져내려는 것과 같은 허황된 것입니다. 거대 야당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기해서 선포된 계엄을 불법 내란으로 둔갑시켜 탄핵소추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는 헌법재판소 심판에서는 탄핵 사유에서 내란을 삭제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초유의 사기탄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란이냐 아니냐는 긴 시간의 복잡한 심리를 통해 가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란이냐 아니냐는 판례에서 보듯이 실제 일어난 일과 진행된 과정에서 드러난 결과로 판단하는 것이고, 누가 봐도 쉽게 바로 알 수 있어야 내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소추단이 헌재 심판 대상에서 내란을 삭제한 이유는, 심리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내란의 실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12.3 계엄은 발령부터 해제까지 역사상 가장 빨리 종결된 계엄입니다. 그러다보니 계엄사령부 조직도 구성되지 못했고, 예하 수사 본부 조직도 만들어지지 못한 채, 그냥 계엄이 종료되었습니다. 겨우 몇 시간 평화적으로 진행된 계엄을 내란이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어서, 비상계엄 국무회의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계엄 당일 국무회의는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무회의를 할 것이 아니었다면, 12월 3일 밤에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에 도대체 왜 온 것입니까? 국무회의가 아니라 간담회 정도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그날 상황이 간담회 할 상황입니까? 간담회는 의사정족수도 없는데, 왜 국무회의 의사정족수가 찰 때까지 기다렸겠습니까? 당일 저녁 8시 30분부터 국무위원들이 차례로 오기 시작했고, 저는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에 대해 설명하고, 국방부장관이 계엄의 개요가 기재된 비상계엄선포문을 나눠주었습니다. 국무위원들은 경제적,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각 부처를 관장하는 국무위원들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가 비상상황이고 비상조치가 필요함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각 부처 장관의 우려 사항, 예를 들어 경제부총리의 금융시장 혼란 우려와 외교부장관의 우방국 관계 우려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무위원들이 과거의 계엄을 연상하고 있어서, 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의사정족수 충족 이후 국무회의 시간은 5분이었지만, 그 전에 이미 충분히 논의를 한 것입니다. 다음날 새벽 계엄 해제 국무회의는 소요시간이 단 1분이었습니다. 실제 정례, 주례 국무회의의 경우에도, 모두 발언 마무리 , 발언 등을 하고 많은 안건을 다루기 때문에 1시간 가량 걸리지만, 개별 안건의 심의 시간은 극히 짧습니다. 또한 비상계엄을 위한 국무회의를, 정례, 주례 국무회의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보안 유지가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 혼란도 줄이고 질서유지 병력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지난 심판정에서 “국무회의를 100 여 차례 참석했지만, 이번 국무회의처럼 실질적으로 열띤 토론이나 의사 전달이 있었던 것은 처음” 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국무회의 배석을 위해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을 대통령실로 나오도록 했고, 국가안보의 문제이기도 해서 국정원장도 참석시켰습니다. 1993년 8월 13일 김영삼 대통령께서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금융실명제를 발표했을 당시에도, 국무위원들은 소집 직전까지 발표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고, 국무회의록도 사후에 작성됐습니다. 그때 상황은 이인제 당시 노동부장관께서 이미 자세히 설명하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두고 국무회의가 없었다고 하지 않았고, 당시 헌법재판소는 긴급명령 발동을 모두 합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밖의 여러 쟁점들에 대해서는 변호인단의 변론으로 갈음하겠습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언젠가 해야 하고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지금 제가 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래서, 임기 전반부 동안 역대 정부들이 표를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교육, 노동, 연금의 3대 개혁을 중심으로 국정개혁과제를 과감하게 추진했습니다. 3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유보통합의 첫걸음을 떼었고, 늘봄학교와 융복합 고등교육, 그리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위한 과감한 권한 이전 등 교육개혁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노사법치의 틀을 새롭게 세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노동 유연화와 노동보호의 노동개혁 물꼬도 텄습니다. 국가적 난제였던 연금개혁도, 역대 정부 최초로 방대한 수리 분석과 심층 여론 조사를 진행하였고, 수용성이 높은 방안을 만들어서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국민과 유권자에게 약속한 공약과 국정과제의 실천, 민생에 영향이 큰 사회개혁의 추진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러한 스케줄에 맞춰 일해 온 것입니다. 어느 정권이나 임기 초기에는 선거 공약과 국정과제 이행이 우선이므로,정치개혁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전직 대통령들의 5년 임기가 금방 다 지나갔고,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 87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와 행정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합니다.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먼저 87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미 대통령직을 시작할 때부터, 임기 중반 이후에는 개헌과 선거제 등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의 희생과 결단 없이는 헌법 개정과 정치개혁을 할 수 없으니, 내가 이를 해내자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저는 여러 전직 대통령들이 후보 시절 공약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청와대 국민 반환도 당선 직후 바로 추진하고 이행한 바 있습니다.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여,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하여,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습니다. 개헌과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결국 국민통합은 헌법과 헌법가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개헌과 정치개혁이 올바르게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갈라지고 분열된 국민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행 헌법상 잔여 임기에 연연해 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제게는 크나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정, 업무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하여,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입니다. 우리 경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질서의 급변과 글로벌 경제 안보의 , 불확실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국가노선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중추 외교 기조로 역대 가장 강력한 한미동맹을 구축하고 한미일 협력을 이끌어냈던 경험으로, 대외관계에서 국익을 지키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먼저, 촉박한 일정의 탄핵심판이었지만, 충실한 심리에 애써주신 헌법재판관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심리는, 내란 탄핵에서 내란 삭제를 주도한 소추단 측이 제시한 쟁점 위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 제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와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드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서면으로 성실하게 관련 자료를 제출하였으니, 대통령으로서 고뇌의 결단을 한 이유를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많은 국가 기밀정보를 다루는 대통령으로서 재판관님들께 모두 설명드릴 수 없는 부분에까지 재판관님들의 지혜와 혜안이 미칠 것이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재판관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도 있습니다. 옳고 그름에 앞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합니다. 저는 대통령에 출마할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지난 12.3 계엄과 탄핵 소추 이후 엄동설한에 저를 지키겠다며 거리로 나선 국민들을 보았습니다. 저를 비판하고 질책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를 지금까지 믿어주시고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잘못을 꾸짖는 국민의 질책도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재명 “민주당은 중도보수”, 김문수에 쏠린 관심.. 정국은 어디로? [위클리 국회]

    이재명 “민주당은 중도보수”, 김문수에 쏠린 관심.. 정국은 어디로? [위클리 국회]

    [위클리 국회] 한 주간 국회 정치 일정을 사진으로 정리해 전달하는 멀티미디어부 국회팀 연재물 ◼ 2025년 2월 17일 <권성동 만난 MB “당 분열 안타깝다”>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서초구 이명박재단을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소수 정당이 똘똘 뭉쳐 대통령이 일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하는데, (당이) 분열이 돼 있어서 참 안타깝더라”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이) 생각하는 스펙트럼이 각자 다르고 넓어서 그동안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지금 야당은 보통 야당이 아니고 다수당이기도 하다”며 “그걸 극복하려면 여당이 정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25년 2월 18일 <대화 나누는 기재위 여야 간사> 반도체 기업 대상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이른바 ‘K칩스법’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반도체 기업의 통합투자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p)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K칩스법’으로 불리는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반도체 기업의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에서 각각 20%와 30%로 높아진다. ◼ 2025년 2월 19일 <야5당 원탁회의 출범> 더불어민주당 비롯한 야5당이 19일 국회에서 ‘내란 종식 민주 헌정 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를 열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선민 조국혁신당 권한대행, 김재연 진보당 대표, 옹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탁회의 출범식에서 범야권 연대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출범식에서 “나라가 누란의 위기”라며 “국민의힘을 포함한 일부 정치 세력들이 헌정 파괴행위에 동조하고 있다. 민주 공화국 헌법 질서라는 국민적 합의를 배신한 행위로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야권은 단단히 연대하고 협력하겠다”면서 “압도적인 정권 교체와 확실한 국가 대개혁이 필요하다. 담대한 연합 정치가 필요하고 국가 대개혁이라는 비전으로 야권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 앞에 정권 교체를 위해 범야권이 세력 결집에 나선 것으로, 정책 연대나 후보 간 연대 등 대선에서 야권이 힘을 모으기 위한 초석으로 평가된다. ◼ 2025년 2월 19일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 국민의힘 의원들 19일 나경원·우재준 의원 주최로 열린 2030·장년 모두 윈윈(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정년 연장’ 정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이 있지만 2030세대에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연공 서열을 개편하고 고용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두 가지가 안 되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2030과 장년이 윈윈하려면 ‘묻지마 정년 연장’으로는 절대 안 되고 똑똑한 고용 연장을 해야 한다”며 “핵심은 고용 유연성, 임금체계 유연성, 잡(Job·직업) 형태의 유연성”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법 개정을 통한 일률적 정년 연장은 청년 취업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임금 체계 개편 없는 정년 연장은 기업의 재정 부담을 가중한다. 정년 연장 논의는 임금체계 개편과 반드시 연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2025년 2월 19일 <이재명 “민주당은 원래 중도보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우리는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중도보수’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주 이야기하는데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라며 “국민의힘이 극우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가고 있는데 제자리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며 “우리는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다”고 한 바 있다. ◼ 2025년 2월 20일 <환노위 출석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문수(왼쪽) 고용노동부 장관이 넉 달여 만에 20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이날 여야는 김 장관 답변 태도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야당은 12·3 비상계엄과 서울서부지법 폭력난동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집중적으로 질문하면서 김 장관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여당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계엄 특검을 하나”며 반박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0월 10일 국정감사장에서 퇴장당한 뒤 4개월 넘게 환노위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 여의도로 집결하는 與잠룡들… 조기 대선 함구 속 ‘비공식 대권 레이스’

    여의도로 집결하는 與잠룡들… 조기 대선 함구 속 ‘비공식 대권 레이스’

    국민의힘의 ‘비공식 대권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공개적인 ‘조기 대선’ 거론은 자제하고 있지만 여권도 ‘대선 앞으로’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19일 나경원 의원이 개최한 노동개혁 세미나 기조연설에 나섰다. 나 의원도 당내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만큼 현역 의원(108명) 중 절반인 59명이 참석했다. 대권 주자 2인이 나선 이날 행사는 지난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개최했던 개헌 토론회(48명)보다 참석자가 많았다. 김 장관은 세미나 후 ‘중도 확장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누가 중도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대한민국 가장 밑바닥 청계천 재단 보조로 출발했다”고 반박했다. 야권 1위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공직자가 깨끗하지 않으면 온 나라가 살 수 없는 나라가 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는 일부 의원도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데 대해선 “그 부분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정치인은 누구나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대선’ 2회차인 홍 시장도 국회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여의도 몸풀기’를 시작했다. 홍 시장은 이날 SBS 방송에 출연해 “대구 시정과 차기 대선 준비가 내 정치”라며 “내일 당장 대선을 해도 준비가 다 돼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TK)의 또 다른 맹주인 이철우 경북지사도 국회를 찾았다. 이 지사는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이나 중도 확장을 운운하면서 눈치 볼 상황이 아니다”라며 결집을 촉구했다. 대선 출마에 대해선 “절대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 움직임에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일축했다. 안철수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만약에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인수위원회를 못 만드는데, 저는 그 일을 이미 해 본 사람이기 때문에 인수위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플랜 B’를 저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을 지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을 추진할 전망이다. 유 전 의원은 한 방송에서 “박 전 대통령과 저 사이에 오해가 쌓인 것이 많은 것 같다”며 “그분과 쌓인 오해를 언젠가 인간적으로 풀고 싶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책 발행일은 오는 26일로 한 전 대표도 재등판 시기를 조율 중이다. 한 전 대표의 책은 예약 판매 첫날 ‘실시간 베스트’ 1위에 오르며 팬덤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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