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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李 “조세부담률 낮아”… 나랏돈 안 쓸 데 과감히 정리부터

    [사설] 李 “조세부담률 낮아”… 나랏돈 안 쓸 데 과감히 정리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조세부담률이 매우 낮다”며 “사회 협의를 거쳐 조세 부담을 좀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24%다. 우리나라는 2021년(20.6%)과 2022년(22.1%) 20%대였으나 지금은 17% 수준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법인세 최고세율을 구간별로 1% 포인트씩 내리고 증권거래세율도 단계적으로 내려서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법인세와 증권거래세율은 예전 수준으로 복원됐다. 세금을 달가워할 국민은 없다. 인기 없는 말인 줄 알면서 대통령이 조세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평가할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지출 항목 중 쓸데없이 낭비되거나 특혜적으로 지출되는 부분을 최대한 골라내는 중”이라고도 했다. 세금 감면, 보조금 지원 등은 일단 시작하면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로 축소·폐지가 어렵다. 도입 목적을 달성한 항목은 그대로 남아 선거철마다 되레 공약이 더해져 관련 법률(조세특례제한법)은 누더기 상태다. 내년 예산이 728조원인데 110조원의 적자 국채가 발행된다. 2023년 54조원, 지난해 31조원 등 최근 3년간 발생한 세수 펑크가 100조원이다. 이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등의 첫 부처 업무보고에서 “당분간 확장재정을 쓸 수밖에 없다”며 2027년 예산도 확장재정을 주문했다. 지출 정비와 세원 확충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스위스는 지난달 상속 재산이 5000만 스위스프랑(약 920억원) 이상일 경우 세금 50%를 부여하는 법안을 국민투표에서 부결시켰다. 부유층의 해외 이주 등 국부 유출을 우려해서다. 우리나라는 상속세는 물론 법인세가 다른 주요국들보다 높다. 각국이 기업 유치 경쟁에 불꽃을 튀기는데, 있던 기업들마저 세금이 무서워 짐을 싸게 해서는 안 된다. 최근 세수 펑크의 주요 원인이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법인세 납부 감소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세에 관한 OECD 기본 원칙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다. 반면 우리나라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 비중은 33%로 일본, 호주 등 선진국의 배가 넘는다.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헌법 38조)는 국민 개세주의와도 맞지 않는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돈 쓸 곳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나랏빚이 많으면 아들딸들의 부담이 무거워진다. ‘좁은 세원 높은 세율’을 방치할 게 아니라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뤄 나가야 한다. 재정 건전성 관리를 위한 재정준칙 법제화가 당장 발등의 불이다.
  • 공공부문 부채 첫 1700조 돌파… 국민 1인당 나랏빚 3400만원

    공공부문 부채 첫 1700조 돌파… 국민 1인당 나랏빚 3400만원

    지난해 정부·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부채 규모가 처음으로 17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저성장 극복을 위해 국가 재정 투입을 늘리는 ‘확장재정’을 강조하지만, 나라 곳간 사정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이런 내용의 ‘2024년도 일반정부 부채 및 공공부문 부채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 부채에는 ‘국가채무’(D1), D1에 중앙·지방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를 더한 ‘일반정부 부채’(D2), D2에 중앙·지방 비금융 공기업 부채를 더한 ‘공공부문 부채’(D3)가 있다. 이 중 공공부문 부채는 지난해 1738조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조 3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해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짊어져야 할 나랏빚은 3395만원꼴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68.0%로 집계됐다. 지방정부 부채는 전년보다 3조 2000억원 늘어난 67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금융 공기업 부채는 567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조 1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채가 차입금과 공사채가 증가하면서 8조 7000억원 늘었다. 한편, 기재부의 ‘월간 재정동향 12월호’에 따르면 국세 수입은 330조 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조 10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가 22조 2000억원 더 걷혔다. 하지만 나라 살림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86조 1000억원으로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10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1275조 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6조 3000억원 불어났다.
  • 선거 앞둔 정부, 세제 강화 미뤘다

    선거 앞둔 정부, 세제 강화 미뤘다

    이재명 정부가 증세에 방점을 둔 일련의 세제 개편 밑그림을 잇달아 철회 또는 유보하고 있다. 특히 주식·부동산 관련 세제는 내년 6·3 지방선거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3년 연속 역대급 세수 결손이 예고된 가운데 현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뒷받침하려면 세수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만만치 않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관계자는 세제 개편안 심사에서 금융·보험사의 1조원을 초과한 ‘수익’에 과세하는 교육세율을 0.5%에서 1%로 인상하는 교육세법 개정안(정부안)과 매각 손실을 반영한 ‘손익’에 과세하는 개정안(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안)을 병합 심사한다고 21일 밝혔다. ‘횡재세’라 불리는 교육세 인상안도 완화, 재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회 관계자는 “금융·보험사의 세 부담 증가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 부담만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세 인상안이 후퇴하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세수는 1조 3000억원에서 천억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세제 후퇴’는 이뿐만이 아니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세제 개편안 발표 46일 만에 50억원 유지가 결정됐다. 당초 정부는 세제 개편안에 대한 큰손 투자자들의 실망감에 코스피가 3.9% 폭락하는 ‘검은 금요일’(8월 1일)을 맞은 이후 ‘현행 유지’와 ‘개편’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대한 의심이 커지자 결국 물러섰다. 이로써 정부는 연 2000억원의 추가 세금을 걷지 못하게 됐다. 고배당 상장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안도 국회와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면서 ‘원점 재검토’ 운명을 맞았다. 정부안에 명시된 최고세율 35%는 현재 25%로 10% 포인트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완화’를 강력 주장하고 있어 정부 원안이 유지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도 도입에 따른 세수 감소 규모는 기존 2000억원에서 더 커지게 됐다. 윤석열 정부가 깎아 줬던 법인세율 복원 등을 제외한 잇따른 세제 개편 철회는 ‘확장재정’ 기조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54조 7000억원(8.1%) 늘어난 728조원으로 편성했다. 내년 국가채무는 1415조 2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나랏빚이 늘더라도 재정을 풀어 경제를 살린다는 계획이지만 세제 개편이 후퇴하면서 재정 운용의 폭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제 당국 관계자는 “세제는 국민이 가진 돈과 관련돼 있어 민감도로 따지면 정책 중 단연 1위”라면서 “내년 모든 체납자를 대상으로 세금 징수에 나설 국세청 체납관리단의 징수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가 운을 띄웠던 ‘보유세 강화’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데 최소 1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내년 말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세제 개편에 돌입하면 2027년 7월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수 있다. 가장 빠른 시행 시점은 2028년이다. 그때는 이재명 정부 4년 차이자 23대 총선이 있는 해다. 물론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해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건 그 전에도 가능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세제 논의 참여는 물론 발언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겪은 ‘집값 급등→세제 강화→정권 상실’이란 트라우마가 깊어서다.
  • 선거 앞둔 정부, 세제 강화 미뤘다

    선거 앞둔 정부, 세제 강화 미뤘다

    이재명 정부가 증세에 방점을 둔 일련의 세제 개편 밑그림을 잇달아 철회 또는 유보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주식 관련 세제의 경우 내년 6·3 지방선거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2년 연속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한 가운데 현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뒷받침하려면 세수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관계자는 세제개편안 심사에서 금융·보험사의 1조원을 초과한 ‘수익’에 과세하는 교육세율을 0.5%에서 1%로 인상하는 교육세법 개정안(정부안)과 매각 손실을 반영한 ‘손익’에 과세하는 개정안(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안)을 병합 심사한다고 21일 밝혔다. ‘횡재세’라 불리는 교육세 인상안도 완화, 재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회 관계자는 “금융·보험사의 세 부담 증가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 부담만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세 인상안이 후퇴하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세수는 1조 3000억원에서 천억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가 운을 띄웠던 보유세 강화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데 최소 1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내년 말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세제 개편에 돌입하면 2027년 7월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수 있다. 가장 빠른 시행 시점은 2028년이다. 그때는 이재명 정부 4년 차이자 23대 총선이 있는 해다. 물론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해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건 그 전에도 가능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세제 논의 참여는 물론 발언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급등→세제 강화→정권 상실’ 트라우마가 깊어서다. 앞서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에서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보유세 강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반발하자 “당장 개편은 어렵다”며 진화에 나섰다. “미국처럼 재산세를 1% 매기면, 집값이 50억원일 때 1년에 세금이 5000만원”이라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재산세를 1%까지 높여 매도를 유도하겠다는 게 아니라 보유세를 미국처럼 과하게 매길 순 없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정부의 ‘세제 후퇴’가 처음은 아니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50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정부는 연 2000억원의 추가 세금을 걷지 못하게 됐다. 고배당 상장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안도 국회와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면서 ‘원점 재검토’ 운명을 맞았다. 정부안에 명시된 최고세율 35%는 현재 25%로 10% 포인트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제도 도입에 따른 세수 감소 규모는 기존 2000억원에서 더 커지게 됐다. 윤석열 정부가 깎아 줬던 법인세율 복원 등을 제외한 잇따른 세제 개편 철회는 ‘확장재정’ 기조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54조 7000억원(8.1%) 늘어난 728조원으로 편성했다. 내년 국가채무는 1415조 2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나랏빚이 늘더라도 재정을 풀어 경제를 살린다는 계획이지만 세제 개편이 후퇴하면서 재정 운용의 폭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제 당국 관계자는 “세제는 국민이 가진 돈과 관련돼 있어 민감도로 따지면 정책 중 단연 1위”라면서 “내년 모든 체납자를 대상으로 세금 징수에 나설 국세청 체납관리단의 징수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 박수영 “선장이 ‘좌파 포퓰리스트’ 됐다고 경제 엔진 끄나…공직자 찍어내기 도 넘어”

    박수영 “선장이 ‘좌파 포퓰리스트’ 됐다고 경제 엔진 끄나…공직자 찍어내기 도 넘어”

    기재부·금융위 1급 간부 일괄 사표 요구朴 “직업공무원 정치중립성·신분 보장돼야”“구윤철·이억원 직권남용죄·강요죄 우려”“李대통령 지시라면 공모공동정범” 경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1급 고위 간부의 일괄 사표를 요구한 데 대해 “이재명 정부의 ‘공직자 찍어내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직업공무원은 정권의 좌우에 상관없이 국정운영에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하는 존재”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깨뜨리고 있는 헌법상의 원리인 3권 분립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직업공무원의 중립성이요, 정책의 일관성”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기재부는 1급 공무원 7명 전원에게 조직 쇄신 등을 이유로 일괄 사표를 요구했다. 대상은 차관보, 국제경제관리관, 재정관리관, 예산·세제·기획조정실장, 대변인 등 7명으로 대부분 사표를 제출했다. 금융위도 이억원 금융위원장 취임 나흘째인 지난 18일 1급 간부 4명에게 사표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회의에서 “1급 공무원은 직업 공무원으로서 올라갈 수 있는 최고위직”이라며 “정무직인 장·차관 바로 아래에서 정책 설계와 집행에 대한 실무 총괄을 맡는다. 대부분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사무관, 과장, 국장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산전수전 다 겪은 인재다. 해당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인데, 이런 전문가들을 한꺼번에 잘라내면 소는 누가 키운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특히 박 의원은 “당장 기재부만 해도 1급 7명은 기획, 예산, 재정, 세제, 국제경제, 홍보 등을 맡아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이끄는 엔진”이라며 “선장이 좌파 포퓰리스트로 바뀌었다고 엔진을 끄면, 안 그래도 나랏빚과 불경기 때문에 민생이 어려운 대한민국 경제가 침몰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에 대해서도 “금융위 상임위원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정보분석원장 역할이 멈추면 금융정책 심의 의결뿐 아니라 자본시장 감시 감독에도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1급 공무원은 비록 신분보장이 되지는 않지만, 정년과 명예퇴직수당이 적용되는 엄연한 직업공무원이며 헌법 제7조에 따라 직업공무원으로서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8년 법원이 관련 사건에 직권남용죄와 강요죄 유죄를 선고했던 것을 거론하며 “당시 법원 판결에 따르면 지금 (구윤철) 기재부 장관과 금융위원장은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실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면 이 대통령 또한 공모공동정범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열린세상] ‘재정 중독’ 프랑스의 교훈

    [열린세상] ‘재정 중독’ 프랑스의 교훈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년 총지출은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 728조원에 이르고 전년 본예산보다 8.1%나 늘어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수준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정부 예산안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다. 한때 정부가 고수했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3% 이내’라는 재정규율은 이제 옛말이 됐다. 단기적 경기부양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투자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결국 미래의 재정운용에 커다란 부담을 남길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재정 기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향후 4년간 연평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20조원대에 달해 GDP 대비 4%대 적자가 고착될 전망이다. 그 결과 국가채무는 2025년 1301조 9000억원에서 2029년 1788조원으로 늘어 GDP의 58.0%에 이른다. 간단하게 계산하면 국민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나랏빚이 같은 기간 약 2500만 원에서 3500만원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게다가 국가채무에 드러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빚’도 급증한다. 정부가 손실을 보전할 의무가 있거나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인 주요 공공기관 35곳의 부채는 2025년 720조 2000억원에서 2029년 847조 8000억원으로 127조원 늘어날 전망이다. 공공기관이 계획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이 부채는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할 부담으로 돌아온다. 장기 전망은 더 암울하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현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국가채무 비율은 2025년 49.1%에서 2065년 156.3%로 3배 이상 치솟는다. 성장률이 더 낮을 경우 173.4%까지 올라간다. 국가재정이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나랏빚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경우 결국 선택지는 제한된다. 최근 프랑스 사례처럼 나랏빚이 많고 재정적자가 심해지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강제적인 ‘긴축’ 압박에 직면한다. 그 과정은 단순히 예산을 줄이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전 국민의 복지가 후퇴하는 정치·경제적 위기로 이어진다. 정부의 복지 축소나 증세 시도는 국민 저항과 갈등을 불러 사회적 혼란을 키운다. 결국 국가 신뢰도는 추락하고 그 여파로 투자 감소와 성장 둔화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우리도 장기 재정전망이 이렇게 어둡게 나오고 있는 만큼 프랑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재정 운영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물론 재정의 역할을 무조건 축소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저출산·고령화, 성장률 둔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투입은 불가피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다. 성과가 불확실한 선심성 사업이나 단기적 인기몰이식 지출은 과감히 줄이고, 꼭 필요한 분야에 재정투입을 효율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동시에 세수 확충 논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미 4%대 적자가 이어지는 만큼, 비과세·감면 정비는 물론 부가가치세율 인상 같은 과감한 증세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지출은 대폭 늘리면서 그에 걸맞은 세입 확충을 외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재정은 ‘지금 세대가 원하는 바를 실현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규율’이기도 하다. 첫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현세대가 누리는 복지와 정책 효과의 대가를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면, 그것은 세대 간 정의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장기 재정전망이 경고하는 것처럼 재정지출과 수입의 격차가 마치 악어 입처럼 벌어지는 상황을 막으려면, 재정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책임 있는 운용이 중요하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무너질 때 남는 것은 결국 미래 세대의 짐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송언석 “李정부 혼용무도… 與, 일당독재 멈춰라”

    송언석 “李정부 혼용무도… 與, 일당독재 멈춰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 해체 4법 졸속 추진’이라고 규정하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또 건전재정을 위한 재정개혁특위를 제안하는 등 정책정당의 모습을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의 지난 100일을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다)라고 지적하며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권의 반민주, 반경제, 반통합의 국정운영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은 단맛에 취하는 순간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시작된다”며 “정권이 출범한 지 겨우 100일인데, 왜 스스로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느냐”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개정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추진에 대해 “결국 수사도, 재판도, 판결도 자기들이 다 하겠다는 것인데,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재판 5개는 모두 중단시키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덮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통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이럴 바에는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꾸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위헌정당 해산을 경고한 것과 관련해선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反)지성의 언어폭력”이라며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서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 대표의 전날 적대적 연설 이후 연설문을 상당 부분 수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강행 중인 쟁점 법안들의 원점 논의를 위한 특위 구성도 제안했다. 검찰 해체 4법(검찰청 폐지법·공소청 설치법·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국가수사위원회 설치법)을 중단하고 국회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해 검찰개혁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이재명 정부의 성장론을 “부채 주도 성장이자 나랏빚을 갚아야 할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이라며 재정예산을 원점에서 검토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와 재정건전법을 제정하기 위한 여야정 재정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방송관계법들은 여야 공영방송 법제화 특위에서 원점 논의하자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기업 단두대법”이라며 후속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등 ‘성남 라인’을 정조준하며 “밀실 인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임명까지 강행하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까지 도합 전과 22범의 ‘범죄자주권정부’가 완성된다”고도 주장했다.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우리 스스로 무장해제부터 하면서 일방적인 짝사랑을 펼치고 있다. 국격도 자존도 내팽개친 굴욕적인 저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 첫걸음으로 한미 연합훈련 강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오만하고 위험한 정치세력에 국가 권력을 내준 우리 국민의힘의 과오가 더욱 한탄스럽다”며 “야당을 파괴하는 일당 독재의 폭거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집권여당보다 먼저 민생을 살피면서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도 강조했다. 반면 정 대표는 송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협치하자면서 협박만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무슨 반공 웅변대회를 하는 것인가”라며 “너무 소리를 질러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고도 비꼬았다.
  • [사설] 적자성 채무 매년 110조… 미래세대 빚 줄일 방책도 내놔야

    [사설] 적자성 채무 매년 110조… 미래세대 빚 줄일 방책도 내놔야

    18년 만에 기획재정부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다시 쪼개진다. 예산처는 국무총리실 산하로 신설해 예산 편성을 총괄하고, 재경부는 경제·조세·국고정책과 함께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넘겨받는다. 정권 차원의 재정 동원력을 강화하려는 취지이지만 사실상 대통령실이 예산권을 쥐게 되면 안 그래도 불안한 재정 건전성이 더 심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 재정 상황은 위기를 맞고 있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2029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적자성 채무가 올해 926조원을 넘어서고 향후 4년 동안 매년 110조원씩 증가할 전망이다. 2029년에는 1326조원에 달해 전체 국가채무의 76%를 차지하게 된다. 국가보증채무 80조원과 공공기관 부채 847조원까지 더하면 잠재적 재정 부담이 2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적자성 채무는 질 나쁜 나랏빚의 대명사다. 외환보유액이나 융자금처럼 대응 자산이 있는 금융성 채무와 다르게 70~80%를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돈이어서 고스란히 미래세대에 전가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07조원이던 적자성 채무가 5년 만에 갑절로 늘어난 데 이어 급속한 고령화로 향후 연금과 복지 지출이 급증할 태세다. 국민연금만 해도 2048년 적자 전환 후 2064년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총리실 산하 예산처 신설이 포퓰리즘 같은 정치적 오해를 받지 않고 예산 효율성 제고로 이어지려면 선행돼야 할 과제가 많다. 부처 간 칸막이와 중복 투자 구조를 방치한 채 조직만 분리해서는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 연구개발(R&D), 청년지원, 지역개발, 창업지원 등 분야별 중복 사업 구조조정이 우선돼야 한다. 도로, 항만, 공항 등 지역 간 중복 투자를 조정하고 중재할 갈등관리 체계 구축도 시급하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이 미래세대에 무거운 짐을 떠넘기는 패착이 되지 않으려면 예산 효율화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 나랏빚 40년 뒤 GDP의 1.5배로… 지금의 3배 수준까지 불어난다

    나랏빚 40년 뒤 GDP의 1.5배로… 지금의 3배 수준까지 불어난다

    저출생·고령화 의무 지출 급격 증가경제성장률 0%로 수렴 ‘추락 예고’ 나랏빚이 40년 뒤 지금의 3배 수준까지 불어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저출생·고령화로 생산성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국민연금 등 의무 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까닭이다. 현실화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그때쯤이면 0%에 가까워져 ‘경제 발전’이란 개념 자체가 퇴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일 이런 내용의 ‘제3차 장기재정전망(2025~2065)’을 발표했다. 미래 재정 위험을 알리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5년에 한 번 내놓는 재정 전망으로 2015년, 202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전망 경로는 ‘성장’과 ‘인구’를 변수로 총 5개 시나리오(기준·인구 대응·인구 악화·성장 대응·성장악화)로 제시됐다. 평균에 해당하는 기준 시나리오(인구 중위, 성장 중립)로 2065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56.3%로 추계됐다. 올해 49.1%인 것을 고려하면 40년 뒤 국가채무가 3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40년간 경로는 2035년 71.5%, 2045년 97.4%, 2055년 126.3%로 예측됐다. 20년 뒤면 100%를 돌파하게 되는데, 이는 정부가 갚아야 할 나랏빚이 전 국민이 1년간 창출하는 국부(國富)보다 많아진다는 뜻이다. 2065년 최악의 시나리오(성장 악화)로는 173.4%, 최상의 시나리오(성장 대응)로는 133.0%로 전망됐다. 정부가 아무리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을 펴도 나랏빚이 최소 GDP의 1.3배를 웃도는 건 막지 못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경제성장률은 0%로 수렴되는 추락이 예고됐다. 실질 GDP는 평균적인 중립 시나리오로 2025~2035년 1.7%, 2035~2045년 1.0%, 2045~2055년 0.6%, 2055~2065년 0.3%로 추계됐다. 2055~2065년 낙관적인 시나리오로는 0.8%, 비관적인 시나리오로는 0.0%였다. 앞으로 ‘0%대 성장률’이 한국 경제에 일상화하는 것이다. 나랏빚이 급증하는 건 법률에 지출 의무가 명시돼 있어 임의로 줄일 수 없는 ‘의무 지출’ 탓이 크다. 성장률 둔화로 세수가 줄어드는 데 복지 지출은 확대되다 보니 국채 발행 등으로 빚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장기재정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전망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2020년 발표된 ‘2020~2060년’ 재정 전망이 ‘의도적 축소 논란’에 휩싸이면서 추계 방식을 재조정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2060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64.5~81.1%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 2060년 111.6~168.2% 범위로 산출됐으나, 당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와대 보고 과정에서 지출 증가율을 성장률에 연동해 증가 폭을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해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를 100% 아래로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 [사설] 빚내서 예산… 구조개혁·규제 완화해야 “빌린 씨앗” 결실

    [사설] 빚내서 예산… 구조개혁·규제 완화해야 “빌린 씨앗” 결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올해 본예산보다 54조 7000억원 늘어난 728조원으로 편성됐다. 증가율 8.1%로 문재인 정부 때인 2022년(8.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예산안을 의결하는 국무회의에서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경제성장률이 올해 0.9%, 내년 1.6%(한국은행 전망)로 잠재성장률(2% 안팎)을 밑도는 상황을 고려하면 재정의 마중물 역할은 시급하다. 연구개발(R&D)은 최대(19.3%)로 늘어나 35조 3000억원, 인공지능(AI)은 3배 증가한 10조 1000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문제는 재정 여건이다. 나랏빚은 올해보다 113조원 늘어나 1415조원이 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51.6%로 처음 50%를 넘는다. 나라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4.2%다. 현 정부 임기 말인 2029년에는 GDP 대비 나랏빚이 58.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재정 적자는 GDP 대비 4%를 계속 웃돌 것으로 보인다. 재정준칙(GDP 대비 3%)은 결국 물건너간 셈이다. 예산당국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건·복지·고용의 비중이 큰 의무지출이 9.4% 급증해 총지출의 절반을 넘겼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내국세와 연동돼 해마다 잉여금이 발생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숨은 보조금’이라는 조세지출(국세감면)이 내년에 처음 80조원을 넘는다. 재정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확장재정이 경제성장의 근본 해법일 수는 없다. 미래세대에게 빌려서 뿌리는 씨앗이 제대로 결실을 맺게 하려면 고강도 규제 완화와 구조개혁이 시급하다. 기업 활력과 시장 역동성이 살아나야만 한다. 마냥 늘어나는 의무지출도 과감히 손봐야 한다. 예산안을 심의할 국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건만 신뢰를 보낼 수가 없으니 걱정만 커진다.
  • 나랏빚, OECD 평균 밑돌지만… 위기에 취약한 ‘비기축통화국’

    나랏빚, OECD 평균 밑돌지만… 위기에 취약한 ‘비기축통화국’

    정부 ‘재정 통한 성장’ 불가피 판단AI 내세우고 R&D 19%까지 늘려채무 상환 어렵고 대외변수 민감국가신용등급 하락 이어질 수도IMF 비기축통화국 60% 내 권고이재명 정부 ‘2029년 58%’ 예상 “뿌릴 씨앗이 부족하다고 밭을 묵혀두는 우(愚)를 범할 순 없다.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하며 이렇게 말했다. 빚을 내서라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기본사회’의 주춧돌을 놓겠다는 의지를 ‘씨앗 뿌리기’에 빗댄 것이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8.1%(54조 7000억원)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2022년(49조 700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증가액이다. 본예산 기준 700조원대도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내년 나랏빚(국가채무)은 올해보다 141조 9000억원 늘어난 1415조 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48.1%에서 51.6%로 늘어난다. 서울신문은 31일 예산안에 담긴 함의와 늘어난 국가채무가 미칠 영향을 짚어봤다. Q. 왜 확장재정인가. A. 정부는 비상계엄·탄핵과 통상위기, 민간투자·소비 위축으로 0%대 저성장이 예고된 상황을 돌파하려면 ‘재정을 통한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나랏빚이 늘어도 성장률이 뛰어 세수가 확충되면 경제가 선순환한다는 논리다. 인공지능(AI)을 내세우고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대 35조 3000억원(19.3%↑)까지 늘린 것도 같은 이유다. Q.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51.6%란. A. 나랏빚이 국가가 1년간 창출하는 부의 절반을 넘어서게 됐다는 의미다. 다만 주요국과 비교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26위로 하위권이다. OECD 평균은 110.5%(2023년)에 이른다. 특히 일본은 228.1%(2023년),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지난해 각각 122.9%, 90.1%로 높다. Q. 채무 비율이 낮은데 무엇이 문제인가. A. 비(非)기축통화국이어서다. 원화는 무역 거래에서 결제용 화폐로 사용되지 않아 원화로 채무를 상환하기 어렵고, 부정적 대외변수에 민감하다. 반면 미국은 기축통화 달러를 언제든지 찍어 내 채무를 상환할 수 있다. 일본 엔화와 EU 유로화도 준기축통화다. 일본은 국채의 90%를 자국 국민과 금융기관이 갖고 있어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 비중이 23.9%(7월)인 한국보다 안정적이다. Q. 국가채무가 늘어나면. A.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금리 상승→정부·기업의 차입 비용 증가→원화 가치 하락→외국인 투자자 이탈→민간 투자·소비심리 위축→성장률 둔화’ 등 자본시장 전반에 충격이 가해진다. Q. 채무 비율의 마지노선은. A.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정해진 건 아니다.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비기축통화국에 권고하는 비율은 60% 이내다. 이재명 정부는 2029년 58.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잠재성장률 3%·코스피 5000시대 개막’이 현실화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온다면 악영향을 상쇄할 순 있다. Q. 가계부채가 더 위험하다는데. A.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3%다. 조사 대상 38개국 중 캐나다(100.4%)에 이어 2위였다. 미국(68.0%), 일본(61.8%)보다 월등히 높다. 가계부채 증가는 ‘상환 부담 증가→소비 여력 감소→내수 위축→기업 매출 감소→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악화하는 나라살림… GDP 절반 넘은 나랏빚

    악화하는 나라살림… GDP 절반 넘은 나랏빚

    이재명 정부가 내년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만큼 나라살림은 더욱 악화하게 됐다. 내년 나라살림 적자 규모는 100조원대 둑이 무너졌고, 나랏빚은 올해 1300조원에 이어 내년 1400조원을 돌파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웃돌 전망이다. 국민 한 명이 짊어져야 할 나랏빚은 2765만원에 이르렀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728조원 규모의 예산 편성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본예산 기준 올해 73조 9000억원에서 109조원으로 늘어난다. 관리재정수지는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나라살림’ 지표다. GDP 대비 비율은 2.8%에서 4.0%로 확대된다. 적자 비율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재정 준칙’ 준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적자 규모는 2027년 115조 4000억원, 2028년 128조 9000억원, 2029년 124조 9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고, GDP 대비 비율도 꾸준히 4%대로 예측됐다. 국가채무는 내년 1415조 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올해 본예산 기준 1273조 3000억원에서 2회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해 1301조 9000억원으로 늘어나고, 내년에 1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GDP 대비 비율은 50%대를 돌파한 51.6%가 된다. 나랏빚이 국가가 1년간 창출하는 부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GDP 대비 비율은 2023년에 50.4%로 처음 50%를 넘었지만, 이후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연도가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되면서 통계가 조정돼 다시 50% 아래로 내려갔다.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확장 재정’ 기조를 계속 유지할 방침을 정하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7년 53.8%(1532조 5000억원), 2028년 56.2%(1664조 3000억원), 2029년 58.0%(1788조 9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나랏빚이 불어나면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해 경제 전반이 위기에 빠지게 된다. 정부는 2029년까지 지출 증가율을 본예산 기준 평균 5.5%로 책정했다. 내년 8.1%를 늘린 728조원에 이어 2027년 5.0% 늘어난 764조 4000억원, 2028년 5.0% 늘어난 802조 6000억원, 2029년 4.0% 늘어난 834조 7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여기엔 추경분이 빠져 있다. 추경 편성 여부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확장재정 기조에 따른 추경 편성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재명 정부의 평균 지출 증가율은 5.5%에서 더 상승할 수 있고, 예산도 900조원에 이어 10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재정지출 중에는 저출생·고령화 영향으로 의무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의무지출은 4대 공적연금, 지방교부세처럼 법에 지급 의무가 명시돼 정부가 임의로 줄일 수 없는 예산이다. 의무지출 규모는 올해 365조원에서 내년 388조원으로 6.3% 늘어난다. 2029년까지 연평균 증가율도 6.3%가 유지된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년 53.3%, 2027년 54.3%, 2028년 55.0%, 2029년 55.8%로 확대된다. 정부가 정책 의지에 따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재량지출 규모는 올해 308조 3000억원에서 내년 340조원으로,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8%에서 46.7%로 늘어난다. 하지만 2027년 45.7%, 2028년 45.0%, 2029년 44.2%로 차츰 낮아진다. 2029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은 4.6%로 의무지출보단 증가세가 더딜 것으로 전망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가채무 비율 58%는 확장재정으로 성장률이 올라가고 세입 여건이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성공했다는 가정을 하지 않은 결과”라면서 “인공지능(AI)에 집중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설] 공공기관 개혁 TF, 통폐합 넘어 전면 혁신 나서야

    [사설] 공공기관 개혁 TF, 통폐합 넘어 전면 혁신 나서야

    대통령실에 비서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공공기관 개혁 태스크포스(TF)가 설치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나라 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공공기관 통폐합도 좀 해야 할 것 같다. 너무 많아서 숫자를 못 세겠다”고 한 발언의 후속 조치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그제 대통령이 재차 공공기관 통폐합을 지시했다며 “인공지능(AI) 시대에 맞게 역할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한전·발전공기업 구조, KTX·SRT 통합, 금융공기업 기능 조정 등을 언급했다. 현재 331개 공공기관에 40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기관장 연봉은 2억원에 육박하고 직원 보수는 평균 7000만원을 넘는다. 지난해 말 부채는 742조원으로 4년 사이 200조원 늘었다. 2차 추경까지 더한 올해 정부 예산(703조원)보다 많다. 공공기관 부채는 정부가 보증을 선 것이나 마찬가지라 ‘숨겨진 나랏빚’이라 불린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이 개선되지 않으면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된다. 역대 정부마다 공공기관 개혁을 외쳤지만 용두사미에 그쳤다. ‘낙하산 인사’ 수요가 넘치는 데다 노조 반발 등으로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되레 정책 사업을 한다며, 변하는 시대상에 맞춘다며 공공기관이 새로 신설되거나 몸집이 커지기도 했다. 2020년대 이후 생긴 공공기관이 10여개가 넘는다. 국가균형발전이 무색하게 본부가 서울에 있는 곳들도 있다. 공공기관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고,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며, 국가 안보와 장기 투자를 위해 필요한 조직이다.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이다. 이참에 공공기관 개혁 TF에서 통폐합은 물론 신설 기준도 투명하게 정립해야겠다. 유사·중복 서비스로 오히려 불편을 야기하는 경우는 통폐합하고 비핵심 자산은 팔도록 하는 등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1983년 도입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도 시대 변화에 맞춰 손질해야겠다.
  • 나라살림 적자 94조 ‘역대 4번째’…국가채무 1218조

    나라살림 적자 94조 ‘역대 4번째’…국가채무 1218조

    올해 상반기 나라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역대 네 번째인 94조 3000억원까지 불었다. 나랏빚(국가채무)은 1218조 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15만~55만원 민생회복 소비쿠폰 집행과 대미 관세 협상 타결을 바탕으로 침체됐던 경기가 터닝포인트를 맞았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6월 말 기준)에 따르면 총수입은 320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4조 7000억원 증가했다. 국세 수입은 190조원으로 21조 5000억원 늘었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법인세가 지난해보다 14조 4000억원 더 걷혔다. 미국 뉴욕 증시 호황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로 소득세도 7조 1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으로 총지출이 불어나면서 관리재정수지는 94조 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집행이 시작된 2차 추경 지출액은 다음달 발표에 포함된다. 연말에는 적자 규모가 111조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6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1218조 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000억원 증가했다. 연말에는 1301조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49.1% 수준이다. 다만 긍정적 시그널도 있다. 기재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추경과 소비쿠폰 등) 정책 효과로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향후 경기 회복에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올해 1월부터 7개월간 유지했던 ‘경기 하방 압력’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소비 등 내수와 관련해 긍정적인 표현이 등장한 건 2년 만이다.
  • [자치광장] 조달청 개혁하면 나랏빚도 갚는다

    [자치광장] 조달청 개혁하면 나랏빚도 갚는다

    ‘관공서에서 볼펜 하나 사는 데 6개월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과장처럼 들리지만 실제 행정 현장에서는 그리 낯설지 않은 게 현실이다. 볼펜 한 자루를 구매하더라도 예산을 미리 편성하고, 계획을 세운 뒤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절차가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공공조달은 세금으로 집행되므로 투명성과 형식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명분 때문이다. 공공조달은 기본적으로 입찰을 통해 진행된다. 입찰을 잘해야 계약을 제대로 맺을 수 있고, 계약을 잘해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 입찰과 계약의 모든 과정이 조달청의 시스템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조달 절차의 수단이나 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없고, 공고부터 낙찰자 선정까지 복잡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로 인해 행정 비용은 증가하고, 사업 기간은 불필요하게 길어진다. 또한 지역 실정에 맞는 조달은 어렵다. 경쟁력 있는 지역 업체나 스타트업도 나라장터에 등록되지 않으면 입찰에 참여조차 못한다. 등록 과정도 까다로워 중소기업이나 신생기업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물품 구매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은 나라장터에 등록된 물품만 살 수 있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공무원이 이런 가격 왜곡을 알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이 나라장터를 이용하는 이유는 ‘절차 준수’만을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처럼 실보다 절차가 우선되는 구조는 예산의 책임성과 합리성을 모두 무디게 만들고 있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조달업무까지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조달행정의 중앙집중형 구조는 지역 실정을 반영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실질적인 행정 주권의 침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재정과 행정의 자율성이다. 그러나 조달 분야에서는 이 기본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 자치입법권과 예산권을 가진 기초자치단체까지 동일한 조달 기준을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달청을 통한 공공조달 규모는 연간 225조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과 낭비는 수조원에 이를 수 있다. 과도한 수수료, 복잡한 절차, 단가 부풀림 등의 문제는 예산 누수를 초래하고 있다. 조달 시스템을 개선해 투명성과 경쟁을 높이면 연간 수조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국채 이자 상환이나 재정 적자 보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며, 결과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조달청은 법률적 요건만 갖춘 조달꾼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 단순한 구매 대행기관을 넘어 지역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소비자로서의 조달청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중앙집중적 조달체계를 개선하고 일정 규모 이하의 사업에 대해 지자체에 자율권을 부여하여 지역 순환경제도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조달청 개혁은 곧 나라 살림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다. “조달청을 고치면 빚도 줄일 수 있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눈앞의 작은 비효율을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국가 재정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
  • [씨줄날줄] 수술 멀어진 교육교부금

    [씨줄날줄] 수술 멀어진 교육교부금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5년간 시설을 개선한 학교 건물도 철거 후 새로 지었다. 기존 공사비 96억원은 헛돈이 됐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서는 안전등급과 상관없이 전체 물량의 50%를 개축했다. 2900억원이 더 쓰였다. 지난 3월 발표된 경기도교육청 정기감사 결과였다. ‘주어진 예산을 모두 쓰기 위해’ 불요불급한 공사를 했던 것이다. 전국 시도교육청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교사와 학생들에게 노트북과 태블릿PC를 공짜로 뿌리더니 이제는 청사 신·증축에 돈을 쓴다. 교육청들은 해마다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자동으로 배정받는다. 올해 배정된 예산은 72조원. 그런데 더 늘어나게 됐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어제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국비 지원 3년 연장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2020년 시작된 고교 무상교육 재원 부담은 정부 47.5%, 교육청 47.5%, 지방자치단체 5%였다. 해당 조항(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4조)은 지난해 말까지만 유효했다. 예산당국은 한 해 2조원의 무상교육 비용을 교육청이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올해 예산에 담지 않았다. 교육교부금도 지난해보다 3조원 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3년 더 부담하는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지난 1월 전 정부의 거부권 행사, 4월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됐으나 또 살아났다.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는 꾸준히 이어진다. 학령인구는 줄고 들어오는 돈은 늘어나니 부작용이 속출한다. 선출직 교육감의 공약을 위한 쌈짓돈이 되기도 한다. 학생수가 줄어도 교육공무원은 늘리고, 늘어난 인력을 핑계로 청사를 늘리는 악순환이다. 올해 나랏빚은 1302조원. 2022년 1067조원이더니 3년 만에 200조원 이상 늘었다. 나랏빚은 아들딸들이 허리가 휘게 갚아야 할 돈이다. 재정건전성을 지켜 줘야 하건만 그들을 위한다면서 교육교부금부터 흥청망청이다. 아껴서 신성장산업, 사회안전망 등에 쓰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한 길 아닌가.
  • [사설] 물가, 부동산, 규제 개혁… 2차 추경 후속 대책 시급하다

    [사설] 물가, 부동산, 규제 개혁… 2차 추경 후속 대책 시급하다

    이재명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31조 8000억원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매우 어려운 국민경제 상황을 고려해 긴급하게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소비쿠폰이 12조 2000억원이다. 내수 침체 장기화로 지난해 폐업자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는 등 내수 회복의 마중물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달 안에 1인당 최대 45만원, 9월까지 선별 대상자 1인당 1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소비쿠폰 사용처를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종으로 제한하는 등 정교하게 설계했지만 물가 상승 심리를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인데 가공식품(4.6%), 외식(3.1%) 등 ‘먹거리 물가’ 상승폭이 유독 컸다. 부동산시장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 벼락같이 오르던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소득 수준이나 주택가격과 무관한 주택담보대출 최대 6억원 규제로 간신히 눌러놓고 있다. 긴급히 편성·집행되는 추경만큼이나 후속 대책도 시급하다. 정권 교체기를 틈타 일부 식품업체들이 출고가를 올린 것도 바로잡아야겠지만 유통구조가 꾸준히 개선돼야 한다. 유통 단계 축소, 물류 개선 등을 통해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의 후생도 높여야 한다. 부동산 공급에 대한 신뢰도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 있는데 공급이 실제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 건설사 등과 머리를 맞대 지연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이번 추경으로 올해 나랏빚이 1302조원이다. 2년 연속 ‘세수 펑크’에 올해도 세수 결손이 예상돼 10조원의 세입 경정까지 했다. 세수에는 기업의 실적이 중요하다. 신성장 산업이 도약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모든 정부가 규제 개선을 외쳤지만 기업들은 체감하지 못했다. 국정기획위원회의 규제합리화태스크포스(TF)가 실패 원인을 제대로 짚어 가시적 성과를 내놓아야만 한다.
  • [사설] 새 경제팀 “주식회사 대한민국”, 구두선 되지 않으려면

    [사설] 새 경제팀 “주식회사 대한민국”, 구두선 되지 않으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기재부 출신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했다. 경제사령탑인 구 후보자는 예산실장 출신으로 ‘국가정책 전문가의 시각에서 본 AI 코리아’를 최근 출간했을 정도로 경제 흐름에 기민한 면모를 갖췄다. 김 후보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에 이은 기업인 출신 장관이다. 이로써 새 정부의 경제팀은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 위주로 진용을 꾸렸다. 구 후보자는 인선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혁신의 기본 방향은 대한민국을 주식회사처럼 경영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건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도 투자를 제대로 해서 수익이 나게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을 주주, 공무원을 핵심 사원에 비유했다. 김 후보자는 어제 “기업들이 불철주야 해외시장을 뚫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함께 길을 뚫어 보겠다”고 했다. 새 정부의 실용 인사에 기대를 걸게 되지만 경제 현실은 너무나 암울하다. 두 달 연속 감소한 내수는 5월에는 제자리걸음이었다. 5월 첫날 국회를 통과한 13조 8000억원의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그나마 내수시장을 떠받쳤던 덕분이다. 설비투자는 석 달 연속 줄었다. 산업생산은 두 달째 줄었는데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앞날은 더 불안하다. 대외 의존도가 높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재정건전성은 갈수록 중요하지만 지표는 거꾸로 가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30조 3000억원의 2차 추경이 통과되면 나랏빚은 1300조 6000억원이 된다. 이 가운데 조세 등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923조 5000억원으로 2년 새 200조원이나 늘었다.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에 올해도 결손이 예상돼 세입경정까지 했다. 이 대통령의 공약 실행에 필요한 재원은 210조원으로 추정된다. 국정기획위원회가 공약별 예산과 재원 조달 계획을 분석하는 중이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에 도움 되지 않는 공약이라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철회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진짜 성장’으로 선순환 경제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에서 기업은 성장을 좌우하는 생산요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을 며칠 내 처리할 계획이다. 경제단체들은 어제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당정, 기업이 한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실현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20.2조 수혈로 성장률 0.1%P 상승 효과, 나랏빚 1300조… “재정준칙 재평가 필요”

    20.2조 수혈로 성장률 0.1%P 상승 효과, 나랏빚 1300조… “재정준칙 재평가 필요”

    0%대 ‘성장 쇼크’가 예고된 상황에서 20조 2000억원의 긴급 수혈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 포인트 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재정이 악화한 상태에서 19조 8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해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이다 보니 나랏빚 증가는 불가피하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경으로 올해 예산은 본예산 673조 3000억원에서 702조원으로 28조 7000억원 늘었다. 연간 총예산이 700조원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전년 대비 지출 증가율은 2.5%에서 6.9%까지 확대됐다. 국가 채무는 연말 1300조 6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GDP 대비 49.0%에 해당한다. 나랏빚이 전 국민이 1년간 창출하는 국부의 절반에 가깝다는 뜻이다. 나라 살림살이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적자 규모가 110조 4000억원(GDP 대비 4.2%)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적자 규모를 3.0% 이내로 관리한다는 ‘재정 준칙’ 준수는 물건너간 것이다. 재정정책 기조가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 유턴했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임기근 기재부 2차관은 “관리재정수지 3% 이내 관리를 준수하는 건 경제와 재정 운용에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재정 준칙을 재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준칙 법제화를 원점 재검토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세입 예산을 본예산 대비 10조 3000억원 낮춰 잡는 ‘세입 경정’도 2020년 이후 5년 만에 추진한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세수 펑크가 예상되자 세수 목표치를 낮춰 잡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법인세가 4조 7000억원, 부가가치세가 4조 3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세입 경정을 하면 내국세에서 20%를 떼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출을 4조원가량 줄일 수 있다. 그래도 세수 펑크가 날 가능성은 여전하다. 박금철 기재부 세제실장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은 세수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추경이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사설] 2차 추경, 민생 마중물 되도록 정교한 후속 대책을

    [사설] 2차 추경, 민생 마중물 되도록 정교한 후속 대책을

    이재명 정부가 출범 2주 만에 20조 2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내놨다. 이 대통령의 공약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보편과 선별 혼합 방식으로 1인당 15만~50만원씩 지급된다. 이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추경안을 심사하면서 “일부는 소득지원 측면에서, 일부는 경기부양 측면에서 공평하게 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6000억원을 추가 지원하며 할인율은 최대 15%(인구감소지역) 등 차등화했다. 상환 불가능한 대출자가 7년 이상 보유한 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 소액채권을 소각하는 등 취약차주 140만명의 채무 경감에 1조 4000억원을 투입한다. 우리 경제는 올 1분기 역성장(-0.2%) 등 4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치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등으로 내수가 가라앉은 가운데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수출마저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13조 8000억원)은 ‘필수 추경’으로 임시 방편에 그쳤다는 평가다. 재정 투입이 늦어질수록 경기 반등이 지연되고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진다는 점에서 추경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국민의힘도 대선 과정에서 30조원의 추경을 약속한 만큼 추경 심사를 서두르길 바란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소상공인 채무 조정, 대상 기준의 형평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1차 추경에 대한 점검과 결과 분석도 해야겠다. 추경이 내수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으려면 정교한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달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이 0.36%로 2018년 9월 둘째주(0.45%) 이후 최고라고 발표했다. 다음달로 예상되는 추경 집행과 더불어 부동산 불안심리를 해소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9조원가량 발행될 전망이다. 상품권이 학원비 등에 쓰여 지역상권 활성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세 소상공인 등의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추경으로 당장 경제 냉기는 덜겠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2차 추경을 더하면 올해 나랏빚이 1300조원을 넘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49.0%로 지난해(47.4%)보다 1.6% 포인트나 높아졌다. 우리의 나랏빚 폭증은 해외 주요기관들이 누차 경고한 사안이다. 근본적 민생해법은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 신성장동력에 대한 파격적 지원 등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해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경기가 계속 살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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