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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국민 모두 ‘산불 감시원’이 되어야

    [기고] 국민 모두 ‘산불 감시원’이 되어야

    우리는 푸른 숲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나무를 심고 산림을 체계적으로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바로 산림 재난을 막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산불이 100년의 세월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산불 발생 건수는 500건을 웃돈다. 특히 지난해에는 피해 면적이 10만 4000㏊로 서울의 1.7배에 달하는 산림이 사라졌다. 수십 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고 수많은 이재민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복구 비용만 1조 8000억원에 달한다. 산림이 1년간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의 20%가 한번에 줄었다. 산불은 경제 재난이자 환경 재난이며 동시에 기후위기 대응을 후퇴시키는 국가적 손실이다. 문제는 대형 산불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길어지고 강풍이 잦아졌다. 올해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동해안과 영남권에서 눈과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이어졌다. 급기야 경남 함양에서 올해 들어 첫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통계는 또 다른 사실을 보여 준다. 산불의 99%가 인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영농 부산물과 쓰레기 소각, 입산 중 불 사용,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등이다. 특히 산불 건수의 67%가 건조한 3월에 집중된다. 날씨가 풀리면 많은 사람이 산을 찾는다. 사람과 함께 위험한 ‘불씨’가 산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산불은 피할 수 없는 재난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 13일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산불 위기 경보가 사상 처음 1월에 ‘경계’ 단계까지 격상됐다. 계도를 넘어 처벌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산림이나 산림 인접 지역에서 불을 피우거나 불씨를 소지하는 행위만으로도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불을 내면 형사처벌과 함께 복구 비용에 대한 구상권까지 청구한다. 산불은 더이상 실수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다. 산불 예방 활동도 강화했다. 영농 부산물 소각을 줄이기 위해 파쇄 지원과 장비 무상 임대에도 나섰다. ‘소각 산불 없는 녹색마을’ 캠페인과 함께 올해 처음 3월 첫째 주를 ‘산불 조심 주간’으로 정했다. 산불 감시와 대응 체계도 고도화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폐쇄회로(CC)TV가 연기를 감지하고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헬기가 상공에서 화선을 포착한다. 위성까지 활용한 ‘3중 그물망’ 감시 체계로 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다. 지상 진화의 핵심인 공중진화대와 특수진화대를 확충했고 대형 산불 진화 헬기 도입과 범부처 헬기 공조 체계 구축도 재점검했다. 산불이 발생하면 최단거리에 있는 헬기가 30분 이내 현장에 도착하고 50㎞ 이내 모든 헬기를 투입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제도가 촘촘하고 장비가 첨단이라 해도 초기 불씨를 막지 못하면 대응은 사후 수습에 불과하다. 산불 예방의 출발은 거창하지 않다. 논밭에서 소각을 멈추는 선택, 산에 오르기 전 라이터를 내려놓는 실천, 연기나 불씨를 보면 즉시 119나 112에 신고하는 행동이다. 이 작은 결단이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거대한 숲을 지키는 길이다. 국민 한 명 한 명이 모두 산불 감시원이 되어야 한다. 산불은 막을 수 있는 재난이며 그 출발점은 우리의 행동이다. 우리의 미래를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산불은 모두가 참여하는 예방을 통해 막을 수 있다. 박은식 산림청장 직무대리
  • 서울 강서구 첫 주민참여예산 성과공유회

    서울 강서구 첫 주민참여예산 성과공유회

    서울 강서구는 지난 23일 ‘2025년 강서구 주민참여예산 성과공유회’를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이번 성과공유회에는 주민참여예산위원회와 각 동 주민자치회장 5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참여예산 제도는 구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고 예산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제도다. 2011년부터 시행됐지만 관련 성과공유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5년 사업 공모에는 총 155건의 주민 제안이 접수됐다. 위원회 심사와 주민 6736명의 투표를 거쳐 최종 29건 총 17억 5720만 원 규모의 사업이 선정됐다. 차량 등 사고위험을 줄이는 ‘주민들이 안전한 허준공원 가는 길’, 구립도서관 이용 시 낙상사고 방지를 위한 ‘논슬립 강서구 도서관’ , 레이더를 활용한 도로하부 정밀조사 ‘지반침하 점검 및 예방’ 등이 대표적이다. 무더위 그늘막 추가 설치, 전통시장 출입구 주차 안내판 설치, 빗물받이 담배꽁초 거름망 설치 등 생활밀착형 사업도 선정됐다. 강서구는 행정안전부 주관 ‘2025년 주민참여예산제도 성과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사업규모를 2억원 늘린 20억웡으로 확대해 생활 밀착사업을 발굴한단 방침이다.
  • 양주시 ‘담배꽁초 투기’ 등 신고하면 포상금

    양주시 ‘담배꽁초 투기’ 등 신고하면 포상금

    양주시가 폐기물 불법처리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폐기물 불법처리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한다. 양주시는 폐기물 불법투기나 불법 소각 행위를 적발해 신고한 시민에게 예산 범위 안에서 포상금이나 포상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신고는 위반행위를 확인한 날부터 7일 이내에 가능하며, 위반행위자와 불법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나 영상 등 증빙자료를 첨부해 양주시 청소행정과 가로환경팀으로 제출하면 된다. 포상금은 접수된 신고에 대해 과태료 부과가 완료된 경우에 한해 지급되며, 1인당 월 최대 지급 한도는 40만원이다. 신고 유형별 포상금은 불법 투기 규모와 행위 유형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담배꽁초나 휴지 등 소량의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는 1만원, 비닐봉지 등을 이용한 불법 투기나 행락지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은 경우는 4만원이 지급된다. 생활폐기물을 불법 소각하거나 차량·손수레 등을 이용해 폐기물을 버릴 경우에는 10만원, 사업장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거나 불법 소각한 경우에는 최대 2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포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위반행위 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며, 예산이 조기 소진될 경우 지급이 제한될 수 있다. 신고서 양식은 양주시 누리집 시정소식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감시와 참여가 폐기물 불법처리 근절에 큰 도움이 된다”며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박유진 서울시의원 “금연만큼 중요한 것은 공기정화 흡연실 설치”… 내년 서울시장 공약으로 공식 제안

    박유진 서울시의원 “금연만큼 중요한 것은 공기정화 흡연실 설치”… 내년 서울시장 공약으로 공식 제안

    박유진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3)은 제333회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시가 담배꽁초 무단 투기 근절과 흡연 갈등 해소를 위해 정화 장치를 갖춘 ‘제대로 된 흡연부스’ 설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현재 서울시내 대부분의 흡연실은 단순히 벽만 쳐져 있고 재떨이만 놓인 수준”이라며 “정화 장치가 없다 보니 담배 연기가 그대로 밖으로 새어 나가는 ‘무늬만 흡연실’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하수 관로 막힘 원인의 70%가 하수구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낙엽의 엉킴 현상임을 언급하며, “흡연자들이 숨어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하수구에 버리는 악순환이 수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안으로 ‘스마트 흡연부스’를 제시했다. 그는 “이미 기술적으로 담배 연기를 포집해 맑은 공기로 정화 배출하는 시설 구현이 가능하다”면서 “서울시가 주도하여 흡연 공간의 혁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쾌적한 흡연 부스를 제공하고 흡연 공간을 명확히 제한한다면, 흡연자에게는 온전한 휴식을 보장하고 비흡연자의 건강권도 지킬 수 있다”라며 “현실적으로 담배꽁초 무단 투기를 막을 수 있고 도시 미관과 환경을 지키는 상식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내년 6월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이 사안을 공약으로 채택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제안하며 “서울시 행정과 주권자의 의지가 모인다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일인 만큼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흡연문화 개선과 인프라 구축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 [천태만컷] 거리 위 버려진 양심

    [천태만컷] 거리 위 버려진 양심

    길에서 우연히 들여다본 빗물받이 안은 담배꽁초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경계석에 적힌 ‘쓰레기 NO’라는 문구가 무색하게, 무심코 버려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쓰레기를 든 손은 길거리가 아닌, 반드시 쓰레기통을 향해야 합니다.
  • 류중일 전 며느리 사건에 친정아버지 반박 “사위가 40억 공갈”

    류중일 전 며느리 사건에 친정아버지 반박 “사위가 40억 공갈”

    류중일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전 며느리에 대해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며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려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 며느리의 친정아버지가 반박에 나섰다. ‘부적절한 관계’는 없었으며, 오히려 전 사위가 해당 사건을 빌미로 수십억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 감독의 전 며느리 A씨의 부친인 사업가 B씨는 연합뉴스에 “전 사위가 ‘언론에 제보하겠다’면서 40억원대의 금전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로 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B씨는 그러면서 사위가 지난해 4월 아파트 공유지분 이전과 양육비 매월 500만원, 위자료 20억원 등 40억원 상당의 금전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돼 지난달 300만원의 약식명령 선고가 내려졌다는 내용의 자료를 연합뉴스에 제시했다. A씨 측이 이혼 소송 위자료 6000만원을 판결 다음 날 지급했는데, 사위가 이와 별도로 40억원과 함께 자녀에 대한 친권 포기를 요구해 협의가 안 됐다고 B씨는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사위가 A씨 측에 “언론에 제보하고 국민청원을 올리겠다”면서 거액을 요구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전 사위가 A씨를 폭행해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도 B씨는 주장했다. B씨는 “작년에 딸이 아이를 보고 싶어 대구에 갔을 때 전 사위가 아이 앞에서 딸을 폭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사위가 상해 혐의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고, 항소가 기각된 뒤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 소송 위자료 지급했는데 거액 요구”B씨는 또한 딸이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없다면서 제자와 호텔에 투숙할 당시 남편에게 결제 알림이 전송되는 카드를 이용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B씨에 따르면 딸이 재직하던 학교는 일반 고등학교가 아니며, 학생들과 함께 ‘호캉스’를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B씨는 그러면서 딸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호캉스’ 사진, 학생들과 호캉스를 계획하던 대화 내역을 제시했다. 또한 딸이 자녀를 데리고 제자와 호텔에 머문 것에 대해서는 “남편이 지방에 간 날 남편에게 이야기했고 공동 생활비 통장에 연결된 남편의 카드를 썼다”고 설명했다. 제자의 대학 면접을 앞두고 제자가 “(면접에) 늦게 간 적이 있어 이번에는 (면접 장소) 근처에서 자고 싶다”고 했고, 이에 자녀도 있으니 따로 자라고 간이침대를 결제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간이침대 결제 내역서를 제시하며 “불륜을 저질렀다면 남편에게 알림이 가는 카드를 결제하고 간이침대를 빌렸겠나”면서 이같은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이라고 B씨는 주장했다. B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딸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딸과 제자의 휴대전화 위치를 조회하는 등 수개월 동안 수사했지만 아무 증거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A씨가 ‘코스튬 의상’을 가지고 있던 것은 “남편과 사용하려고 샀던 것”이며, 제자의 주거지 인근에서 수거한 담배꽁초를 사설업체에 맡겨 DNA를 대조한 결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사위가 여러 학생에게 돈을 주겠다며 DNA를 구하러 다녔다”라면서, 경찰이 아닌 사설업체에 의뢰한 것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딸 복직 안 해…사회적으로 매도당했다”“딸이 교사로 복직할 생각은 없다”는 B씨는 “딸이 빌미를 제공했지만, 프레임에 씌워졌다는 생각에 억울하다”라고 호소했다. B씨는 “이렇게 사회적으로 매도당했다면 숨 쉬고 살 수 있겠나”라며 “딸을 잃을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추측성 댓글이나 악플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재직하던 학교의 제자와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숙박업소 등에 투숙하며 성적 행위를 하고, 해당 장소에 한 살배기 아들을 데려간 혐의로 고소·고발당했으나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14일 A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면서 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만, 제자가 만 18세가 되는 2023년 9월 이전에 성적 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류 감독은 지난 4일 자신의 신상을 공개하며 “전 며느리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올렸다. 류 전 감독은 “한 명의 부모로서 이번 사건을 겪으며 대한민국 사법기관과 교육행정의 대응에 깊은 실망을 느꼈다”면서 “여교사가 당시 고3 학생과 학기 중 장기간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존재하며, 그 과정에서 제 손자가 여러 차례 호텔 등에 동행한 사실도 확인돼 가족에게 큰 상처와 충격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 “죽는 순간까지 여성이길 원했다”… 대법원 판례 뒤집은 ‘최초 성전환자 부검 사건’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죽는 순간까지 여성이길 원했다”… 대법원 판례 뒤집은 ‘최초 성전환자 부검 사건’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001년 3월 3일 오후 1시 울산 울주군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397.5㎞ 지점. 도로 청소하던 환경미화원이 수풀 사이에 쓰러져 있는 알몸의 여성을 발견했다. 걸친 것은 검은색 스타킹이 전부였다. 목에는 2m가량의 검정 끈이 감겨 있었다. 목 주위를 여섯 바퀴나 휘감고 있었다. 경찰은 지문을 채취해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현장 정황상 타살 가능성이 커 보였다. 다행히 그녀의 몸은 타살의 흔적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여성의 몸에서는 정액이 검출됐다. 목이 졸려지는 순간 방어한 흔적 탓인지 목 주위 피부가 벗겨진 큰 상처도 보였다. 피부 밑 출혈도 심했다. 누군가가 강하게 목을 졸랐다는 증거다. 얼굴엔 심한 울혈(피가 흐르지 못해 생긴 피멍)이 있었고 눈꺼풀 결막에는 일혈점(내부 출혈에 따른 좁쌀 같은 반점)이 생겼다. 한눈에 봐도 외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가 분명했다. 부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검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녀의 뱃속에는 자궁도 난소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궁적출술 같은 것을 받은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여성의 바깥쪽 생식기 모양은 여성이 맞았지만, 어딘가 일반적인 여성의 그것과는 좀 달라 보였다. 또 치골 뼈 주위에는 큰 수술을 받은 듯한 자국이 선명했다. 오른쪽과 왼쪽 가슴에는 각각 250㏄와 230㏄의 실리콘 주머니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의학적으로 성(性)을 구별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자궁과 같은 내부 생식기관, 성기와 같은 외부 생식기관, 마지막으로 염색체가 일치하는지다. 그런데 부검대 위 여성은 속은 남성, 겉은 여성이었다. 국과원은 염색체 분석에 들어갔다. 치아의 법랑질에 있는 단백질인 애멜로게닌을 떼 검사한 결과 피해자의 23번째 성염색체에선 남성(XY) 염색체가 나왔다. 부검 후 경찰의 지문감식 결과도 남성이었다. 52세 남성 N씨로 판명됐다. 이 부검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성전환자 부검 사례로 기록됐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이 호적 정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1차 정리됐다. 명쾌한 부검 결과와는 달리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죽은 사람의 몸에서 나온 정액을 통해 용의자의 DNA를 채취하기는 했지만 경찰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들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그나마 용의선상에 올릴 대상이 하나둘 무혐의가 확인되면서 사건은 영구 미제로 빠지는 듯했다. 이런 가운데 N씨의 비명횡사를 더 원통하게 만드는 일이 생겼다. 범인을 잡는다 해도 ‘살인’ 혐의는 처벌할 수 있지만 ‘강간’ 혐의는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뒤집어 보면 피해자가 ‘부녀’가 아니라면 가해자를 강간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법적 선택은 ‘강제추행’. 일반적으로 강제추행을 했을 때 받는 형량은 6개월~2년으로 강간을 했을 때 받는 기본 형량 2년 6개월~4년 6개월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형량이 가벼우면 죄를 대하는 사회적 무게감도 범죄자들의 죄책감도 가벼워지기 마련. 이런 이유로 성전환자들은 사회에서 성폭력에 노출되는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강간하더라도 동성을 상대로 한 추행 정도로 치부하는 게 이 사회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7년여가 지난 2008년 6월 18일. 전남 광양경찰서 형사계에 이 모(당시 39세) 씨가 폭행 혐의로 붙들려 왔다. 이 씨는 자신이 평소 따라다니던 식당 여종업원 하 모(43) 씨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이를 따지러 온 하 씨의 아들과 친구를 때린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서에서 이 씨는 “무단침입은 물론 폭행 혐의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가 성폭력 전과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하 씨 집 앞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와 이 씨의 구강 상피세포를 국과원에 보냈다.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이 씨의 상피세포 유전자형이 7년 전 N씨 시신에서 발견됐던 정액의 유전자형과 일치했다. 7년간 풀리지 않던 강력범죄의 미스터리는 이렇게 우발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로부터 다시 1년이 흘렀다. 죽은 N씨가 반길 만한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호적상 남자 성전환자라 해도 강간의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었다. 대법원은 “피해자는 어릴 때부터 여성으로서 성적 정체성을 갖고 살아오던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여성으로 성적 정체성을 보유하고 있다면 형법이 정한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996년 비슷한 사건에 대해 “성염색체가 남성이고 여성과 내외부 성기의 구조가 다르며 여성으로서 생식능력이 없는 만큼 성전환 피해자는 부녀로 볼 수 없다.”고 했던 법원 판결을 180도 뒤집은 것이었다. N씨 시신 부검에 참석했던 법의관은 “성전환자에 대한 개인적 편견을 바꿀 수 있는 사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면서 “뒤늦게나마 억울하게 숨진 N씨가 한을 풀게 된 것 같아 다행이긴 하지만 사회적 편견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 65명 사망·279명 실종… 닭장 구조·대나무 자재가 화 키웠다

    65명 사망·279명 실종… 닭장 구조·대나무 자재가 화 키웠다

    발생 27시간 만에 7개동 모두 진화 비계가 불 옮겨, 좁은 간격도 원인 입주민 대부분 노령층… 피해 커져공사 관계자 ‘과실치사’ 혐의 체포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42년 된 고층 ‘닭장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 26일 보수공사 도중 화재가 발생해 27일 오후 8시 현재 65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실종되는 홍콩 사상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 내화 기준에 미달한 건물 외벽 자재, 홍콩 특유의 밀집한 주거 구조, 흡연 등 공사 직원들의 부주의가 참사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화재는 32층 아파트 ‘웡 푹 코트’의 전체 8개 동 가운데 7개 동에서 시작됐으며 발생 27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그러나 보수공사를 위한 대나무 비계(飛階·작업자 이동용 간이 구조물)와 스티로폼 등 가연성 물질 때문에 4개 동이 불길을 잡는 데 20시간 이상 애를 먹었다. 부상자 70여명 중 상당수가 중상이며 실종자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주민 900명은 임시 대피소로 대피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불붙은 대나무 비계가 바람을 타고 인근 건물로 날아가면서 화염이 7개 동으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 내부 유리창에 부착된 발포 스티로폼과 외벽 보호망, 방수 덮개 등이 불에 쉽게 타는 자재여서 화재를 키웠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공사 중인 건물 외벽에 금속보다 저렴하지만 불이 잘 붙는 대나무 비계를 주로 사용하고 방화 처리를 한 그물망을 덮는다. 지난 3월부터 홍콩 정부는 공공 건설공사에 금속 비계 사용률 50% 이상을 의무화했으나 올해에만 대나무 비계 화재가 최소 3건 발생했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공사 관계자 3명을 체포했다. 1983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40년 넘은 건물은 보수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공사 중이었다. 현장 인부들이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렸다는 아파트 거주민의 증언이 나와 화재의 직접 원인으로는 흡연이 의심된다. 건물 간 간격이 15m밖에 되지 않는 아파트의 ‘닭장’ 구조도 화재를 키웠다. 입주민 대부분이 노령층이라 실종자 규모도 늘었다. 총 1984가구가 거주하는 면적 48~54㎡(약 14~16평)의 노후 공공아파트 단지 주민 4643명 가운데 약 40%가 65세 이상이어서 90m 높이 건물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희생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피해 최소화를 촉구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이날 보도했다. 다음 달 7일 예정이던 입법회(의회) 총선 유세 등 관련 활동도 모두 중단됐다.
  • 한살 아들 데리고 10대 제자와 ‘호텔 불륜’ 女교사 무혐의, 왜?

    한살 아들 데리고 10대 제자와 ‘호텔 불륜’ 女교사 무혐의, 왜?

    10대 제자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전 남편에게 고발당한 전직 여교사가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 여성은 제자와 만나는 장소에 한 살배기 아들을 데려가 입맞춤과 포옹하는 것을 보인 혐의로도 고소당했지만, 검찰은 아동학대도 혐의가 없다고 봤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4일 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직 교사 A(34)씨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A씨는 고교생 B군과 2023년 8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서울, 경기, 인천 호텔 등에 투숙하며 성적 행위를 하고, 아들을 데려간 혐의로 전 남편에게 고소·고발당했다. 당시 혼인 관계였던 전 남편은 호텔 로비와 식당 등에서 이들이 포옹과 입맞춤을 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다수의 호텔 예약 명세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는 A씨가 구매한 복장과 B군 주거지 인근에서 수거한 담배꽁초를 사설업체에 맡겨 DNA를 대조해본 결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포옹과 입맞춤 외에 신체 접촉을 하거나 교제한 적이 없다고 했으며, 함께 투숙한 적이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확인되지만, B군이 만 18세가 되는 2023년 9월 이전에 성적 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A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했으나 B군과의 대화가 대부분 삭제된 상태였고, 진술 등에서도 아동학대가 인정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B군이 DNA 제출을 거부하고 법원이 강제 채취를 불허해 판별도 어려웠다. A씨는 사건 발생 뒤 이혼 소송을 당해 패소했다. 법원은 A씨와 B군이 전남편에게 각각 7000만원, 1000만원의 위자료를 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검찰은 소송에서 인정된 사실과 별개로 성적 학대의 구체적 상황이 확인되지 않는 한 혐의 인정은 어렵다고 봤다. 아동학대 혐의도 불기소했다. 전 남편은 “서울시교육청에 문의한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교사로 복직 및 재취업이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라며 “이런 행동이 무죄로 끝나면 대한민국 교육이 망가질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전 남편은 검찰 판단에 불복해 항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꽁초 천지” 집에서 담배 피우다 결국 불…고양이도 실려가

    “꽁초 천지” 집에서 담배 피우다 결국 불…고양이도 실려가

    네이버 치지직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의 집에서 실내흡연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스트리머가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가 연기를 마셔 병원에 실려가면서 반려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광역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 44분~50분 부산 진구 범천동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담뱃불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3.3㎡가 소실됐고,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아래층까지 피해가 번져 총 289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스트리머 ‘얍얍(본명 김성태)’의 자택으로 확인됐다. 당시 생방송을 진행 중이던 얍얍은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난다”며 화면에서 사라졌고, 몇 분 뒤 정전으로 방송이 종료됐다. 얍얍은 다음날 공식 카페에 사과문을 올리고 화재 사실을 인정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 제보한 사진에는 관리사무소가 세대 내 흡연을 삼가달라는 공지를 꾸준히 해온 흔적이 담겼다. 현장사진에서는 담배 꽁초 수백개와 쓰레기가 확인됐다. 오랜 기간 이어진 실내흡연 습관이 결국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얍얍은 “100% 제 잘못과 부주의로 벌어진 일이며 어떠한 비판도 달게 듣고 반성하겠다”며 “진행 중인 콘텐츠나 예정된 게임 대회에서는 하차할 예정이며, 당분간 자숙하며 깊이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얍얍이 기르는 반려묘 ‘첵스’와 ‘오즈’가 연기를 많이 마셔 병원으로 이송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기에는 더 부적절한 생활습관”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양이는 사람보다 간접흡연에 훨씬 더 민감하다. 실내 흡연은 고양이에게 니코틴 중독, 구강암, 악성 림프종, 심장·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고양이는 흡연자가 내뿜는 연기뿐만 아니라 옷이나 가구, 털에 묻는 담배의 유해물질을 그대로 흡수한다. 담배에는 니코틴과 타르, 일산화탄소 등 20종이 넘는 유해물질이 들어있는데, 혀로 털을 핥는 그루밍 습관이 있는 고양이는 이런 유해물질을 직접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고양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실내에서는 완전히 금연을 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집 밖에서 흡연했더라도 귀가 즉시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감는 편이 안전하다. 얍얍은 “이번 일을 계기로 담배를 끊고 제 생활 전반을 다시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 ‘연습은 실전처럼’ 강서의 산불 진압 훈련

    ‘연습은 실전처럼’ 강서의 산불 진압 훈련

    최근 강원도 인제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서울 강서구가 지난 21일 ‘유관기관 합동 산불진압훈련’을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강서구 관계자는 “산불과 같은 재난은 주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현장에서 직접 챙긴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진 구청장은 이날 기관별 임무를 살피며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를 면밀히 점검했다. 등짐펌프를 매고 산불진화대원과 함께 잔불 진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훈련은 우장산 중턱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시작돼 산 정상까지 번지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강서구청, 강서소방서, 강서경찰서 3개 유관기관과 의용소방대 등 110여명이 함께 참여했다. 소방차, 살수차 등 장비 30여대가 투입됐다. 참여자들은 이날 훈련에 앞서 산불예방 캠페인도 진행했다. 산불의 주요 원인이 담배꽁초나 취사행위 등 인재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을 감안해 산불예방 주의사항도 홍보했다. 진 구청장은 “실전과 같은 훈련과 반복적인 교육, 진화장비가 조화롭게 잘 맞물렸을 때 비로소 신속한 진화작업이 가능하다”며 “산불 예방에 최선을 다해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 ‘코인 청산’으로 벼랑 끝 몰린 40대 가장, 원금 회복 위해 ‘투자 전문가’에 매달리다 [파멸의 기획자들 #41]

    ‘코인 청산’으로 벼랑 끝 몰린 40대 가장, 원금 회복 위해 ‘투자 전문가’에 매달리다 [파멸의 기획자들 #41]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김민준 학우님, 김승대입니다.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했습니다. 저는 일단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아서 급한 불을 껐어요. 민준 학우님도 추가 투자금 준비가 끝나셨나요?” 오후 2시 경기도 남양주의 한 가구공장. 이날따라 사무실 공기가 유난히 탁했다. 거래처 구매 담당자와의 미팅을 코앞에 둔 시점, 민준의 스마트폰이 짧고 묵직하게 진동했다. 액정에 뜬 이름은 ‘김승대 대표’. 민준은 침을 꼴깍 삼켰다. 지난 며칠간 지옥 같은 코인 강제청산의 악몽 속에서 유일하게 기다려온 구명보트였다. 하지만 막상 도착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읽는 순간, 그의 명치끝이 꽉 막힌 듯 답답해졌다. 김 대표가 지난번 남겼던 경고가 뇌리에서 되살아난 탓이었다. ‘일주일 안에 원금을 되찾으려면 적어도 10만 달러 정도는 있어야겠죠. 그 이하로는 승산이 적습니다.’ 10만 달러. 지금 환율로 1억 4000만원. 민준이 멍한 눈으로 공장 풍경을 훑었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가구를 조립하는 동료들, 시끄럽게 울리는 전기톱 소리. 여기서 김승대 대표와 통화를 할 수는 없었다. “박 대리.” 민준이 낮은 목소리로 부하 직원을 불렀다. “거래처 사람들이 오면 네가 회의실로 안내해서 믹스커피 타 드리고 얘기 좀 나누고 있어. 갑자기 급한 용무가 생겨서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네? 이번 건 중요한 계약이잖아요. 그래서 팀장님이 직접 브리핑하신다고…”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시키는 대로 해!” 민준은 의아해하는 박 대리를 뒤로하고 도망치듯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거울 속에 비친 남자는 흠뻑 땀에 젖어 있었다. 눈동자도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김 대표에게 답장을 보냈다. “대표님, 연락 기다렸습니다. 혹시 지금 통화 가능하실까요? 텔레그램 프로필에 있는 번호로 걸겠습니다.” 즉시 답장이 돌아왔다. “민준 님, 그 번호는 예전 법인 폰이라 지금은 쓰지 않습니다. 보안 문제도 있고 하니 텔레그램 보이스톡으로 하시죠.” “예, 지금 바로 걸겠습니다.” 민준은 건물 1층 로비를 가로질러 후문 쪽 공터로 뛰쳐 나갔다. 에어컨 실외기가 웅웅거리는 소음, 직원들이 뿜어내는 담배 연기로 자욱한 곳. 바닥에 널브러진 담배꽁초들이 자신의 처지 같았다. 그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김 대표 프로필 사진 바로 위에 있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김승대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소음 하나 없이 고요하고 차분했다. 시끄러운 공장 뒤편 공터에 서 있는 자신과는 사는 세상이 다른 사람 같았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김민준입니다.” “네, 민준 님. 목소리 들으니 반갑네요. 그날 충격이 크셨을 텐데…마음은 좀 추스르셨습니까?” “네…그때는 거의 패닉 상태였습니다. 대표님께서 ‘도와주신다’는 말씀 하나만 믿고 겨우 정신차렸습니다.” “일단 그날 강제청산에 대해서는 다시 사과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대표님도 거액을 강제청산 당하지 않으셨습니까. 우리 모두 극심한 코인 시세 변동의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타격이 컸지만, 다행히 부동산 담보 대출이 빨리 나와서 20만 달러(2억 8000만원) 정도로 시드를 다시 맞췄습니다. 민준 님은 준비가 되셨습니까?” 김 대표의 질문이 비수처럼 날카로웠다. 민준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표님, 정말 면목 없습니다만… 지난 며칠 백방으로 뛰었지만 5000만원밖에 구하지 못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긴 침묵이 흘렀다. 김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민준은 갑자기 찾아온 무거운 분위기에 압도됐다. “민준 님.” 한참 뒤 김 대표가 그를 비난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5000만원… 적은 돈은 아니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원금 회복’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 금액으로는 제가 설계한 복구 플랜을 가동할 수가 없어요. 당장 레버리지 비율부터가 달라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0만 달러가 없으면 일주일 내로 원금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가…” 민준이 다급하게 말을 잘랐다. “일단 마련한 돈으로 먼저 시작해 주십시오. 이것도 친구한테 울면서 사정해서 2주일만 쓰고 돌려주기로 약속한 피 같은 돈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대표님.” 민준은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허리를 90도로 굽혔다. 그만큼 절박했다. 박 대리가 계속해서 전화를 해댔지만, 민준은 신경질적으로 거절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카톡이 날아왔다. “팀장님! 거래처 상무님이 팀장님 안 오신다고 엄청 화내고 계십니다! 제발 빨리 와주세요!” (42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박춘선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생태경관보전지역 밤섬··· 불꽃축제 그늘 살펴야”

    박춘선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생태경관보전지역 밤섬··· 불꽃축제 그늘 살펴야”

    여의도 불꽃축제가 서울 유일의 람사르습지인 밤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33회 정례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정원도시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춘선 부위원장(강동3, 국민의힘)이 선유도공원에 설치됐던 불꽃축제 작업장의 해체 현장을 공개하며, 민간축제를 위해 생태공간이 훼손되는 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 9월 27일 불꽃축제 이틀 후인 29일 선유도공원 북단 기슭에서 축제 시설물 해체작업을 진행하는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작업 현장에는 화약 잔재물과 담배꽁초, 각종 폐기물이 방치돼 있었고, 안전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부위원장은 하천 일반보존지구인 선유도공원이 한강 생태축의 중요한 거점이라는 점을 근거로 축제 작업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원 환경영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민간축제의 작업 공간으로 전락한 현실을 개탄했다. 생태보전이 필요한 공간에서 불꽃놀이를 위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사고라도 발생하면 한강 생태계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더 큰 문제는 불꽃축제 개최지와 람사르습지인 밤섬의 거리가 가깝다는 점이다. 밤섬은 1999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고 2012년 전국 26개 중 하나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된 서울의 대표 생태자원이다. 수도권 최초로 람사르습지 지정을 받은 만큼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 박 부위원장은 불꽃축제 후 작업장 잔재물들이 조속히 정리되지 않아, 밤섬 유입 우려가 크며, 특히 불꽃축제 당일은 큰 소음과 빛으로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철새들의 서식환경을 교란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불꽃놀이 후 수백 마리의 새가 집단 폐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박 부위원장은 불꽃축제의 전면 중단보다는 개최 장소 변경과 친환경적 운영방식 도입을 제안했다. 화약 잔재를 최소화하는 기술 적용, 생태경관보전지역과 충분한 거리 확보, 작업장의 적절한 입지 선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태경관보전지역 구역을 확대하고, 한강 생태축 전체를 보전 중심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원도시국은 불꽃축제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 한강사업본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친환경 축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박 부위원장은 내년에는 생태공간에서 불꽃놀이 작업장 잔재물이 공원 주변에서 목격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행정이 보전의 원칙을 지킬 때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 “해물탕에서 니코틴 냄새”…중국산 냉동 해물 모듬서 나온 담배꽁초

    “해물탕에서 니코틴 냄새”…중국산 냉동 해물 모듬서 나온 담배꽁초

    중국산 냉동 해물 모둠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돼 논란이다. 50대 여성 A씨는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냉동해물모둠에서 담배꽁초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맞벌이라 바쁘고 피곤해서 전날 저녁에 찌개를 미리 끓여 놓고 자곤 한다”며 “보통은 냉동해물모둠 한 움큼을 늘 다져서 찌개에 넣는다. 이날따라 너무 피곤해서 물에 대충 헹군 뒤 다지지도 않고 그냥 풍덩 넣고 끓여 다음 날 아침에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도 먹고 출근, 애들도 한 그릇씩 먹고 등교한 뒤 제가 먹었다. 그런데 입 안에서 질긴 것이 씹혔다”라며 “식감이 이상해서 꺼내 보니 찌개의 국물 색이 물들어 있어 맨눈으로 식별이 어려웠다. 냄새를 맡아보니 니코틴 냄새가 지독하게 났다”고 설명했다. A씨는 문제의 이물질을 물에 헹궜고, 그 결과 담배꽁초인 것을 확인했다. A씨는 “담배꽁초에 제 이빨 자국도 났다. 남편, 애들도 다 먹고 간 그 국물이 담배꽁초 국물이었다”라며 “수입처에 전화해 보니 불성실하게 ‘판매처에 가서 물어보세요’라고 하더라. 저는 보상도 필요 없고 이런 것을 팔지 말라고 하려던 것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식약처에 신고하려고 한다. 이런 식품은 대기업도 아니고 작은 소상공인이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 같은데 두 번 다시는 중국산 냉동해물모둠을 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달 일찍 ‘한라산타’ 내려오셨네~~ 선물 대신 집게 들고

    한달 일찍 ‘한라산타’ 내려오셨네~~ 선물 대신 집게 들고

    지난달 31일 저녁 제주시 누웨마루 거리에 크리스마스보다 한 달 빠른 ‘산타들’이 나타났다. 손에는 선물이 아닌 집게와 마대가 들려있는 빨간 복장의 산타들은 “쓰레기는 되가져가세요!”라고 구호를 외치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이들은 바로 올해 새롭게 출범한 ‘2025 한라산타-산타구조대’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속가능 관광 캠페인 ‘제주와의 약속’의 일환으로, 지난해 한라산 정화활동으로 시작된 ‘한라산타’가 올해는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왔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대표이사 회장 김기병)의 사회공헌사업이 더해지면서 한라산 중심의 정화활동에서 도심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한 ‘산타구조대’ 프로그램이 신설된 것이다. 누웨마루 거리와 골목길 곳곳을 돌며 담배꽁초, 일회용 컵, 포장 쓰레기 등을 주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날 수거된 쓰레기양은 50ℓ 마대 네 자루에 달했다. 지난해 ‘2024 한라산타’는 12월 한달 간 도민 및 관광객 50여 명이 참여해 한라산 성판악·관음사 코스에서 총 7차례 등반하며 정화활동을 펼친 바 있다. 올해 ‘한라산타’는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민·관 협력형 ESG 활동으로 발전했다. 올해도 제주 청년단체 ‘구보’, 제주 장애인기업 ‘이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을 맡고 코오롱스포츠, 올포기어, 얼티브, 리얼그램 등이 후원에 참여했다. 정화활동 중 산타구조대를 본 사람들은 버리려던 꽁초를 되가져가거나, 지나가던 차량이 멈춰 “파이팅!”을 외치는 등 현장에는 따뜻한 응원 분위기도 이어졌다. 누웨마루 상인회 관계자는“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거리인 만큼 청결 역시 경쟁력”이라며,“산타구조대의 활동이 상권과 방문객 모두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산타구조대장을 맡은 이규호 구보 대표(제주 트레일런 선수)는“트레일러너로 제주의 길을 가장 많이 밟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깨끗한 길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싶었다”며 “달리기처럼 꾸준한 실천이 제주의 변화를 만들어 간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함께한 권미란 아나테이너(일일 산타구조대장)는 “겉으로는 깨끗했지만, 거리 곳곳에 쓰레기들이 숨어 있었다”며“작은 실천이지만 우리가 먼저 움직이면 제주의 일상이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2025 한라산타’는 앞으로 총 3차례의 산타구조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레길과 해안가, 곶자왈 숲으로 이동하며, 12월에는 도민과 관광객 200여 명이 참여하는 ‘한라산 그린트레킹 원정대’로 대미를 장식한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한라산타는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행사가 아니라, 제주의 자연과 사람 사이의 약속을 지키는 실천 캠페인”이라며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제주의 공존 가치를 일상 속에서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거리 청소에 통역·안내까지… APEC 빛낸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

    거리 청소에 통역·안내까지… APEC 빛낸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

    부녀회 “깨끗한 경주 보여주고 싶어”허리 숙여 담배 꽁초 줍고 분리수거방문객 맞이·안내 나선 20대 청년들식당서 통역 봉사하는 60대 어르신 “경주 얼굴이라는 책임감 갖고 봉사” 지난 1일 막을 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 곳곳에서는 시민들의 땀과 헌신이 빛났다.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고 관광객을 안내하며 경주의 얼굴이 된 자원봉사자들은 “우리가 경주의 첫인상이자 마지막 인상이라는 사명감으로 임했다”며 “큰 행사가 무사히 끝나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경주 중부동 새마을부녀회장 장정희(74)씨와 주민 정찬하(64)·손순호(72)씨는 정상회의 기간 매일 버스터미널과 중앙시장, 숙박업소가 몰린 성건동 일대를 돌며 담배꽁초를 주웠다. 이날도 허리를 굽혀 6시간째 골목을 청소하던 세 사람은 “누가 시킨 건 아니지만 외국인과 관광객이 많이 오니 깨끗한 경주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쾌적해야 경주의 인상도 좋지 않겠냐”고 웃었다. 경주역에서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방문객 안내에 나섰다. 하루 100여 명을 맞이한 한다경(22)·함경림(23)씨는 “경주 시민으로서 문화유적과 행사 프로그램을 더 잘 안내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씨는 “기차에서 내린 분들에게 저희가 첫인상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며 “경주의 얼굴이라는 책임감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함씨는 “세계 정상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한 것만으로도 뜻깊었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경주 관광과 자영업자들이 더 힘을 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통역으로 힘을 보탠 봉사자들도 많았다. 은퇴 후 국가에 기여하고 싶어 경기 고양시에서 왔다는 손주영(65)씨는 황리단길 식당에서 메뉴의 재료와 맛을 설명하느라 분주했다. 손씨는 “대단한 어학 능력은 아니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했다. 전화 통역으로 외국인을 돕는 봉사자도 있었다. 30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일한 뒤 귀국한 유지성(74)씨는 13년째 이어온 전화 통역 봉사 경험을 살려 APEC 기간 내내 유선으로 외국인을 도왔다. 그는 “외국인이 다쳐 병원에 가거나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은 대부분 늦은 밤에 발생한다”며 “가장 통역이 필요한 시간에 도움을 드리고 싶어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고 기다렸다”고 했다. 이번 APEC 기간에는 경북도가 선발한 254명의 자원봉사자와 동국대·한국수력원자력 측 인원까지 총 324명의 내국인이 봉사자로 참여했다. 유학생 200명도 손을 보탰다. 경북도 관계자는 “자원봉사 선발에 1072명이 지원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며 “APEC의 경험이 앞으로 경주 관광 발전에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우리가 경주의 첫인상” 꽁초 줍고 밤낮 통역한 APEC 숨은 주역들

    “우리가 경주의 첫인상” 꽁초 줍고 밤낮 통역한 APEC 숨은 주역들

    지난 1일 막을 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 곳곳에서는 시민들의 땀과 헌신이 빛났다.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고 관광객을 안내하며 경주의 얼굴이 된 자원봉사자들은 “우리가 경주의 첫인상이자 마지막 인상이라는 사명감으로 임했다”며 “큰 행사가 무사히 끝나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경주 중부동 새마을부녀회장 장정희(74)씨와 주민 정찬하(64)·손순호(72)씨는 정상회의 기간 매일 버스터미널과 중앙시장, 숙박업소가 몰린 성건동 일대를 돌며 담배꽁초를 주웠다. 이날도 허리를 굽혀 6시간째 골목을 청소하던 세 사람은 “누가 시킨 건 아니지만 외국인과 관광객이 많이 오니 깨끗한 경주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쾌적해야 경주의 인상도 좋지 않겠냐”고 웃었다. 경주역에서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방문객 안내에 나섰다. 하루 100여 명을 맞이한 한다경(22)·함경림(23)씨는 “경주 시민으로서 문화유적과 행사 프로그램을 더 잘 안내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씨는 “기차에서 내린 분들에게 저희가 첫인상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며 “경주의 얼굴이라는 책임감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함씨는 “세계 정상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한 것만으로도 뜻깊었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경주 관광과 자영업자들이 더 힘을 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통역으로 힘을 보탠 봉사자들도 많았다. 은퇴 후 국가에 기여하고 싶어 경기 고양시에서 왔다는 손주영(65)씨는 황리단길 식당에서 메뉴의 재료와 맛을 설명하느라 분주했다. 손씨는 “대단한 어학 능력은 아니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했다. 전화 통역으로 외국인을 돕는 봉사자도 있었다. 30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일한 뒤 귀국한 유지성(74)씨는 13년째 이어온 전화 통역 봉사 경험을 살려 APEC 기간 내내 유선으로 외국인을 도왔다. 그는 “외국인이 다쳐 병원에 가거나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은 대부분 늦은 밤에 발생한다”며 “가장 통역이 필요한 시간에 도움을 드리고 싶어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고 기다렸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한국 대학에 재학 중인 레오 리카르도(20)씨도 경주 황리단길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먼저 다가가 주변을 안내했다. 레오씨는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관광객도 돕고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도 키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APEC 기간에는 경북도가 선발한 254명의 자원봉사자와 동국대·한국수력원자력 측 인원까지 총 324명의 내국인이 봉사자로 참여했다. 유학생 200명도 손을 보탰다. 경북도 관계자는 “자원봉사 선발에 1072명이 지원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며 “APEC의 경험이 앞으로 경주 관광 발전에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BAT로스만스, 청년 서포터즈와 함께 ‘오늘도 수거했어!’… 에코 플로깅 성료

    BAT로스만스, 청년 서포터즈와 함께 ‘오늘도 수거했어!’… 에코 플로깅 성료

    BAT로스만스는 청년 환경 서포터즈 ‘플로깅 히어로즈(Plogging Heroes)’와 함께 지난 29일 서울 종묘광장공원 일대에서 캠페인의 메인 이벤트인 ‘에코 플로깅’을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플로깅 히어로즈’는 BAT로스만스가 올해 처음 선보인 청년 환경 서포터즈 캠페인으로, 기존 임직원 중심의 플로깅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30 세대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시민참여형 캠페인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에코 플로깅’은 8월부터 이어진 ‘플로깅 히어로즈’ 캠페인의 마지막 행사로, 참가자들은 그간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BAT로스만스 임직원들과 함께 약 2시간 동안 도심 내 담배꽁초와 생활 폐기물 약 45kg를 수거하며 환경 보호를 실천했다.
  • 가난하게 자란 내가 원래는 부잣집 아들…60년만에 알게 된 日노인

    가난하게 자란 내가 원래는 부잣집 아들…60년만에 알게 된 日노인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병원의 실수로 신원이 바뀌어 평생 가난하게 살아온 일본 노인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에서 어릴 때 납치돼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친부모와 재회하는 사례가 여러 건 보도되면서 과거 일본에서 발생했던 비슷한 사연이 온라인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11월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도쿄 스미다구에 있는 산이쿠카이 병원에 대해 “3800만엔(당시 환율로 약 4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병원 측이 배상해야 할 대상은 1953년 3월 30일 이 병원에서 태어난 A(당시 60세)씨였다. 그는 원래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으나 병원의 실수로 가난한 집안의 갓난아기와 뒤바뀌게 됐다. A씨와 뒤바뀐 아기는 A씨보다 약 13분 뒤에 태어난 아기였다. A씨가 두살 되던 해 아버지(실제로는 양부)가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자녀들을 홀로 키워야 했던 어머니(실제로는 양모)를 도와 4형제 중 맏이로서 동생 3명을 돌보며 지냈다. 동생 중 1명은 뇌졸중을 앓고 있었다. 집안 환경은 척박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가전제품도 제대로 갖추진 못한 원룸 아파트에서 가족 5명이 함께 지내야 했다. A씨는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중학교 때부터 낮에는 공장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녔다. A씨가 뒤바뀐 운명을 알게 된 것은 몇십년이 흐른 뒤였다. 진실은 A씨의 원래 가족이었던 부유한 집안에서 형제들끼리 다툼이 생기면서 드러났다. A씨와 신원이 뒤바뀌어 부잣집 맏아들로 자란 B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를 돌보는 대가로 어머니의 유산 중 아버지의 몫을 맡아 권리를 행사했다. 그러나 B씨는 아버지를 직접 돌보지 않고 요양원으로 보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다른 형제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들과 유독 생김새가 달랐던 B씨의 핏줄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또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 ‘B씨를 낳은 병원에서 간호사가 아기를 목욕시킨 뒤 옷을 갈아입혔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냈다. B씨의 형제들은 B씨가 버린 담배꽁초를 입수해 2009년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고, B씨가 자신들과 생물학적으로 형제 관계가 아니라는 결과를 받았다. 그리고 병원 기록을 조사해 도쿄에서 트럭 운전사 일을 하고 있던 친형 A씨를 찾아냈다. 힘겹게 살아오느라 결혼도 하지 못했던 A씨는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운명이 뒤바뀐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땐 폭탄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믿지 못하겠다. 솔직히 말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 역시 어릴 때 자라면서 어머니와 이웃들로부터 부모님 중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는 말을 계속해서 들었다고 밝혔다. 가난과 싸우며 살아오는 사이 A씨의 인생을 대신 산 아기(B씨)는 좋은 교육을 받고 회사의 사장이 되었고, 그의 세 동생 역시 회사의 고위직을 맡고 있었다. A씨가 환갑이 돼서야 진실을 알았을 때는 친부모 모두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는 “그런 일만 없었다면 인생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원래의 삶을 살 수 있게 내가 태어난 날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달라”고 분노했다. A씨와 친형제들이 병원 측으로부터 받게 된 3800만엔 중 3200만엔은 A씨가, 나머지는 3명의 친동생이 받게 됐다.
  • [천태만컷] 휴식 공간 위, 시민의 민낯

    [천태만컷] 휴식 공간 위, 시민의 민낯

    서울 강남구 인근,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만든 벤치에 사람은 사라지고 쓰레기만 눌러앉았습니다. 커피는 마실 줄 알면서 캔은 치울 줄 모르고, 담배는 피울 줄 알면서 꽁초는 챙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남기고 간 시민의식의 민낯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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