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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럭·광어 대신 열대어 펄떡… “맛없어 안 팔려” 어업계 한숨

    우럭·광어 대신 열대어 펄떡… “맛없어 안 팔려” 어업계 한숨

    “수온 높은 곳 사는 생선 많이 잡혀”경매장에 어름돔 100여마리 출하뜨거운 바다… 양식 수산물도 피해 지난 21일 새벽 3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활어경매장.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생선인 조피볼락(우럭), 넙치(광어), 참돔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우럭은 아예 자취를 감췄고 자연산 광어 50㎏, 제철인 자연산 참돔 415㎏만 경매에 올랐다. 서울신문과 만난 수산업자 마봉호(62)씨는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요즘은 ‘제철’이란 말이 무색해졌다”며 “높은 수온에서도 키울 수 있는 양식 우럭·광어가 연이은 폭염으로 집단 폐사해 올해는 특히 더 물량이 없다”고 했다. 대신 경매장에는 익숙하지 않은 생선이 눈에 띄었다. 아열대성 어류 중 그나마 소비자들이 찾는 어름돔 100여마리를 출하한 차모(55)씨는 “수온이 높은 곳에 사는 생선인데 많이 잡혔다”고 전했다. ‘국민 생선’이라 불릴 정도로 식탁에 자주 오르던 우럭, 광어같은 생선의 어획량이 줄고 반대로 인기없는 열대어만 주로 잡히면서 어민들과 상인들은 울상이다. 상인 최호석(49)씨는 “뜨거운 바다에 사는 생선들은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지 않아 사와도 팔리지가 않는다”며 “제철 생선도 안 잡히고 있어서 한여름엔 장사를 쉴 생각”이라고 전했다. ‘살인 폭염’으로 불리는 기후변화 탓에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대구·명태·청어 등 차가운 바다에 사는 한대성 어류가 잡히지 않은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최근엔 온대성 어류인 광어와 우럭도 잡히지 않고, 아열대성 어류인 참다랑어·호박돔·아홉동가리가 잡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뜨거워진 바다로 양식 수산물이 폐사하는 등 피해도 크다. 23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80년 16.5도였던 한반도 주변 바다 온도는 2020년 17.6도로, 1.1도 상승했다. 세계 평균 바다 온도 상승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같은 기간 151만t이었던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93만t으로 감소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수산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국가적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아열대성 어류 중 흔히 참치로 불리는 참다랑어를 찾는 고객들은 있지만, 어획량이 제한돼 있다.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는 매년 총허용어획량을 정하고, 해양수산부가 지역마다 이를 배분하는 식이다. 지난 8일 경북 영덕에서 참다랑어가 1300마리나 잡혔지만 어획량 초과로 전량 폐기했다.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바다 온도 변화로 유입되는 어종이 있다면 과학적으로 분석해 어민들에게 상품화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국민 생선’ 줄어들고 밥상에 열대어 등장할까

    ‘국민 생선’ 줄어들고 밥상에 열대어 등장할까

    지난 21일 새벽 3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활어경매장.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생선인 조피볼락(우럭), 넙치(광어), 참돔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우럭은 아예 자취를 감췄고 자연산 광어 50㎏, 제철인 자연산 참돔 415㎏만 경매에 올랐다. 서울신문과 만난 수산업자 마봉호(62)씨는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요즘은 ‘제철’이란 말이 무색해졌다”며 “높은 수온에서도 키울 수 있는 양식 우럭·광어가 연이은 폭염으로 집단 폐사해 올해는 특히 더 물량이 없다”고 했다. 대신 경매장에는 익숙하지 않은 생선이 눈에 띄었다. 아열대성 어류 중 그나마 소비자들이 찾는 어름돔 100여마리를 출하한 차모(55)씨는 “수온이 높은 곳에 사는 생선인데 많이 잡혔다”고 전했다. ‘국민 생선’이라 불릴 정도로 식탁에 자주 오르던 우럭, 광어 같은 생선의 어획량이 줄고 반대로 인기 없는 열대어만 주로 잡히면서 어민들과 상인들은 울상이다. 상인 최호석(49)씨는 “뜨거운 바다에 사는 생선들은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지 않아 사와도 팔리지가 않는다”며 “제철 생선도 안 잡히고 있어서 한여름엔 장사를 쉴 생각”이라고 전했다. ‘살인 폭염’으로 불리는 기후변화 탓에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대구·명태· 청어 등 차가운 바다에 사는 한대성 어류가 잡히지 않은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최근엔 온대성 어류인 광어와 우럭도 잡히지 않고, 아열대성 어류인 참다랑어·호박돔·아홉동가리가 잡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뜨거워진 바다로 양식 수산물이 폐사하는 등 피해도 크다. 23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80년 16.5도였던 한반도 주변 바다 온도는 2020년 17.6도로, 1.1도 상승했다. 세계 평균 바다 온도 상승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같은 기간 151만t이었던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93만t으로 감소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수산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국가적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아열대성 어류 중 흔히 참치로 불리는 참다랑어를 찾는 고객들은 있지만, 어획량이 제한돼 있다.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는 매년 총허용어획량을 정하고, 해양수산부가 지역마다 이를 배분하는 식이다. 지난 8일 경북 영덕에서 참다랑어가 1300마리나 잡혔지만 어획량 초과로 전량 폐기했다.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바다 온도 변화로 유입되는 어종이 있다면 과학적으로 분석해 어민들에게 상품화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낮 기온 42도, 섭씨 맞아? 유럽 대난리…폭염·산불 이상기후 본격화

    낮 기온 42도, 섭씨 맞아? 유럽 대난리…폭염·산불 이상기후 본격화

    유럽 일부 지역이 폭염으로 낮 최고기온이 섭씨 42도까지 치솟으면서 유럽 전역이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스페인 국립 기상청(Aemet)은 지난 27일 폭염 경보를 발령하면서 향후 며칠 사이 일부 남부 지역에서 기온이 42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보했다. 그러면서 “낮과 밤 모두 매우 높고 지속적인 고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취약계층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마드리드 보건부 역시 시민들에게 더위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하며 햇빛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노약자나 임산부, 만성질환자는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포르투갈 당국 역시 리스본의 최고기온이 42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며 폭염과 더불어 산불에 대비해 최고 경계 태세를 취할 방침이다. 포르투갈은 국토의 3분의 2가 폭염과 산불과 관련해 위험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역시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시 당국은 공공 수영장을 무료로 개방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와 팔레르모의 경우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칠리아에서는 한낮 야외 작업을 금지했다. 북부의 리구리아 지역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내려졌다. 시칠리아 노조는 같은 조치가 다른 지역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고기온이 40도에 가까워진 그리스에서는 이미 아테네 남쪽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당국이 대피 명령을 내렸다. 또 고대 포세이돈 신전이 있는 수니온으로 연결되는 해안 도로 일부가 산불의 여파로 폐쇄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어쩌다 나타나는 일회성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올해 3월은 유럽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3월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태풍, 가뭄, 홍수, 폭염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더욱 빈번해지고 심해지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했다. 지난해는 기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고, 전 세계적으로 3000억 달러(약 409조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랜싯 공중보건 연구에 따르면 유럽 내 열사병 사망자 수는 이번 세기말까지 3배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 남부 지역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3도까지 상승할 경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만 연간 12만 9000명에 달할 수 있다. 현재 유럽의 온열 질환 사망자 수는 4만 4000명에 달한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지도자들이 합심해 기온 상승 수준을 섭씨 1.5도 이하로 묶어놓더라도 유럽에서 추위와 더위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는 현재 40만 7000명에서 2100년 4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괴물 산불’ 예고된 재난, 기후 변화가 불쏘시개… 대응 체계 재설계해야[월요인터뷰]

    ‘괴물 산불’ 예고된 재난, 기후 변화가 불쏘시개… 대응 체계 재설계해야[월요인터뷰]

    안전지대 사라진 산불 재난산불 확산 예측보다 파괴력 빨라이상 고온에 태풍급 돌풍 만난 탓과거 기반 빅데이터 의미 없어져산불 이후 닥칠 또 다른 재난병해충 번지고 산사태 위험 커져산불이 숲 생태계 전반 뒤흔들어생물 다양성 무너지는 복합 재난기존 산불 대응 시스템 한계사유림 보상 전제로 대피로 마련마을 주변 빽빽한 소나무숲 정비비행기·드론 편대 적극 활용해야 영남 주민들의 일상을 집어삼킨 ‘괴물 산불’이 꺼진 지 한 달이 됐지만 이재민들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6일에도 강원도 인제에서 산불이 발생해 20시간 만에 가까스로 진화되는 등 산불 재난은 현재진행형이다. 27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만난 이병두(50)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의 일상화가 현실로 닥쳤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대형 산불도 옛이야기다. 지금은 극한 산불의 시대”라고 단언했다. 영남 산불 기간 내내 산림청의 빨간색 산불 현장 대응용 방재복을 입은 채 방송국에 상주하다시피 했던 산불 연구와 대응 분야의 권위자인 그는 기후변화의 거대한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난을 ‘뉴노멀’로 받아들이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인류의 위기를 감지한 과학자의 절박함이 묻어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재난은 수년 전부터 예고돼 있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지난 3월 지구 지표면의 평균기온은 14.06도로 산업화 이전 시기인 1850~1900년의 3월 평년 기온보다 1.6도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 해역 수온은 지구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최근 57년(1968~2024년)간 지구의 표층 수온이 0.74도 오르는 동안 우리나라 해역은 1.58도 상승했다. 해수 온도 상승은 대기 불안정을 심화해 재난 위험을 높인다. 이 연구부장은 “국립산림과학원이 2100년 한국의 산불 위험을 20세기(1971~2000년) 후반 대비 최대 15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화할 줄 몰랐다”며 “산불의 파괴력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어, 과거 통계 기반의 예측은 이제 무의미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영남 산불은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산불 확산 예측 프로그램조차 따라잡지 못했다. 이 연구부장은 “이처럼 광범위한 피해 면적을 예측해 본 적이 없어 프로그램이 과도한 프로세스를 처리하느라 버벅거렸다. 역대급 재난에 대비해 예측 시스템을 보완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재난의 일상화를 경고했던 과학자들조차 이 정도의 극한 산불이 들이닥칠 줄은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영남 산불을 교훈 삼아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연구부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산불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고, 확산 경로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산불은 대개 백두대간에서 발생해 동해안 해안가에서 진화됐다. 그러나 이번 산불은 지난달 21일 내륙인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강풍을 타고 동해안인 경북 영덕으로 삽시간에 번졌다. 이 연구부장은 “이제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이 현실이 되는 재난의 시대”라고 했다. 그는 영남 산불 발생 당시 기상 조건을 이렇게 복기했다. “산불이 발생한 지난달 21~22일 최고 기온이 24~25도로 초여름 날씨였고 기압 배치도 불안정해 경북 안동에서는 초속 27.6m, 의성에서는 21.9m의 강풍이 불었어요. 1997년 이래 3월 최대 순간풍속입니다. 전국 평균기온도 14.2도로 평년보다 7.1도 높아서 역대 1위를 기록했어요.” 이 연구부장은 “기압이 불안정하면 태풍급 돌풍이 동반되고, 대형 산불이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이제 3월은 더이상 산불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머지않아 2월도 안전하지 않다는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곳곳에서도 산불의 ‘계절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 연구부장은 “지중해성 기후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보통 4월부터 9월까지 산불이 발생한다. 그런데 올해는 1월에 산불이 났다”며 “전 세계 곳곳에서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제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온이 오르면 상대 습도가 떨어진다. 낙엽은 바싹 말라 담배꽁초 하나, 작은 불씨에도 불붙는 화약고가 된다. 태풍급 바람을 만나면 불길은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진다. 여름도 예외는 아니다. 이 연구부장은 “이 작은 나라에서도 한쪽에선 호우주의보가, 한쪽에선 건조주의보가 내려지는 형국”이라며 “집중호우가 쏟아진 뒤 햇빛이 쨍쨍하게 비치면서 낙엽층 깊숙한 곳까지 순식간에 마른다. 그렇게 불쏘시개가 늘어나면서 8월에도 산불이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산불이라는 용어도 이젠 새롭지 않다. 국제사회에선 이미 ‘메가 파이어’, ‘익스트림 파이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는 산불을 넘어 산림 병해충과 고사목 증가, 산사태 위험까지 숲 생태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한라산, 지리산 정상부의 구상나무 군락이 대거 죽어 가고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의 붕괴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분이 전혀 없는 고사목이 많아지면 산불이 났을 때 불길이 더욱 거세질 수 있습니다. 겨울이 따뜻해져 병해충의 알이 죽지 않고 다 깨어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병해충 개체수가 증가한 상황에서, 건조한 기후로 수분 스트레스를 받은 나무들이 병해충에 취약해져 집단 고사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부장은 “산불은 단일 재난이 아니다”라며 “병해충이 번지면 생태계가 무너지고, 산불이 나면 산사태 위험도 커진다. 모든 재난이 서로 연결돼 순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 그는 “장기적으로는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거에는 산불이 나도 신속하게 대응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산불은 대피 속도보다 확산 속도가 빨랐다. 이 연구부장은 “이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재난을 ‘예외’가 아니라 ‘일상’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에 맞춰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는 빽빽한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지목했다. “이런 마을이 경북에 의외로 많아요. 특히 외길이 끝나는 곳에 마을이 조성돼 있다 보니, 주변에 불이 붙으면 대피로가 없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피로를 확보하고, 마을 주변의 밀집한 산림을 정리해야 합니다. 또 국가유산이나 국가 인프라가 있는 시설 중심으로 빽빽한 소나무숲을 먼저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사유림이다. 전체 산림의 70%가 사유지이며, 특히 경북과 경남의 경우 사유림 비율이 각각 89%와 91%에 이른다. 산 주인의 허락 없이는 임도(산길)를 확충하거나 빽빽한 산림을 정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 연구부장은 “미국도 대형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숲 가꾸기 대책을 내놓지만, 산 소유권 문제로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불로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은 산 주인의 동의 없이도 대피로를 확보하고 산림을 정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충분한 보상을 전제로 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산불 대응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헬기 중심 진화 방식은 강풍이나 야간 상황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며 “비행기를 활용한 간접 진화, 드론 편대를 이용한 진화 등 새로운 수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생활 속에서도 산불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연구부장은 “과거에는 논·밭두렁 소각처럼 명백한 행위로 인해 산불이 발생했지만 이제는 예초기 불꽃 하나, 작업 중 작은 마찰 불씨만으로도 대형 산불이 일어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건기 때는 산이 온통 ‘탈 것’으로 덮여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 삶의 모든 행위가 산불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심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는 “2013년 경북 포항 용흥초등학교 뒷산에서 큰불이 났다. 이때 아파트 주민이 창문을 열어 놓은 채 외출해 불씨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면서 단지가 불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다른 도시에서도 충분히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연구부장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위기의 문턱을 넘어섰습니다. 이 문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 (산림재난 대응 매뉴얼을 재설계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이병두 박사는 1975년 전남 담양 출생. 산불 위험 예보와 확산 예측, 피해 복원 등 산림재난 연구의 권위자다. 1998년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한 뒤 2000년 4월 동해안 초대형 산불을 계기로 산불 연구에 천착했다. 박사과정 때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2006년부터 산림청 산하 국가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에 몸담고 있다.
  • “기후테크 키운다”…강원도, 기후변화대응센터 건립

    “기후테크 키운다”…강원도, 기후변화대응센터 건립

    강원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대응복합센터를 건립한다. 강원도는 오는 20일 복합센터를 착공한다고 17일 밝혔다. 복합센터 건립에는 환경부 한강수계관리기금 105억원과 도비 70억원 등 총 175억원이 투입된다. 복합센터는 춘천 동내면 신촌리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3154㎡ 규모로 내년 완공된다. 창업보육, 연구, 교육·전시·체험·홍보시설 등이 들어선다. 강원도는 복합센터가 한국기후변화연구원과 시너지효과를 내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싱크탱크이자,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기후테크는 기후와 기술의 합성어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혁신기술을 말한다.기후변화연구원은 2008년 강원도가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설립한 기후 관련 연구기관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기후테크 산업을 도의 7번째 미래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파리협약 마지노선 일시돌파

    “올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파리협약 마지노선 일시돌파

    올해 1~9월 지구 연평균 기온이 국제사회가 약속한 온난화 제한선을 일시적으로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1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올해 1~9월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보다 섭씨 1.54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종전에 ‘가장 더운 해’였던 지난해 연평균 기온보다 높다. 지난해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1.45도 높은 연평균 기록을 나타냈는데, 올해 1~9월 사이 지구 기온이 이 기록을 깼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가 관측한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14.98도였던 점에 비춰볼 때 올해는 연평균 기온이 15도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할 것을 약속했다. 그동안 지구 월 단위로 평균 기온이 제한선을 넘은 경우가 있었지만 올해처럼 연평균 기온이 이를 돌파하면 첫 사례가 된다. 다만 WMO는 이를 일시적 제한선 초과로 진단했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월간·연간 기온 상승 폭이 일시적으로 1.5도를 초과한다고 해서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혹은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가 달성되지 못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WMO는 장기적 추세에서 지구 온난화 수준은 현재 산업화 대비 1.3도 높은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에 큰 위기가 닥친 것은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빙하 손실과 해수면 상승, 해양 열 증가가 가속화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극한 기후로 지역사회가 경제에 큰 피해가 빚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 역사상 가장 뜨거운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지구

    이례적인 폭염과 열대야는 물론 늦더위까지 이어진 올해는 지구 기온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구 기온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파리협약에 따른 ‘기후위기 마지노선’ 1.5도를 넘어섰다. 온실가스, 해수면도 기록을 갈아치웠고, 홍수·가뭄·더위 등 극한 기상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다. 유엔 산하 기상학 전문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1~9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4도(오차범위 0.13도) 높아졌다고 11일 밝혔다. 175년간 관측 기록 중 최고치다. 지난해 6월부터 높아지기 시작한 기구 평균 기온은 올 9월까지 16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떨어지지 않았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가 관측한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14.98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평균 기온은 15도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WMO는 이를 일시적인 제한선 초과라고 진단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월별 및 연간 지구 온난화가 일시적으로 1.5도를 넘었지만, 장기 지구 기온을 의미하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관측 기록을 경신했던 온실가스는 올해도 농도가 증가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산업화 이전인 1750년보다 지난해 2배 넘게 늘었다. 해수면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4.77㎜의 속도로 상승했다. 1993~2002년 속도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수준이다.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는 우리나라를 피해 가지 않았다. 추석에도 반소매를 입어야 할 정도로 늦더위가 이어졌고, 지각 단풍, 입동 이후 따뜻한 날씨 지속 등 예년과 다른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 이러다 다 죽는다…“지금 기후 위기는 빙산의 일각” 전망에 ‘충격’

    이러다 다 죽는다…“지금 기후 위기는 빙산의 일각” 전망에 ‘충격’

    올해가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국제 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1.5도 마지노선이 사상 처음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AP, 로이터, DPA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이러한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코페르니쿠스 연구소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 남은 기간 0도에 가까운 이상기온이 이어지지 않는 이상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기온 상승 폭은 1.55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1.5도 마지노선이 사상 처음으로 붕괴할 우려가 높아진 셈이다. 1.5도는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에서 설정한 마지노선이다. 지구 온난화 지속으로 평균 기온 상승 폭은 지난해 이미 1.48도로 마지노선에 근접했다. 연구소는 1.5도 목표는 장기간 평균이기 때문에 올해 수치만으로 기후협약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간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온난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코페르니쿠스 연구소 국장은 지난해와 올해처럼 이례적으로 기온이 높았던 기간에는 엘니뇨와 화산폭발, 태양에너지 변화 등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장기적인 기온 상승은 나쁜 신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지금의 지구온난화 추세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미 펜실베이니아대학 기상학자 마이클 만은 “올해 1.5도선을 넘는다고 해서 지구온난화의 전반적인 추세선을 넘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일치된 노력이 없다면 곧 마지노선이 붕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탈리 마호월드 코넬대 지구·대기과학 학과장은 1.5도 목표는 기후변화의 최악의 영향을 막기 위해 설정한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폭염과 폭풍, 가뭄은 빙산의 일각일 뿐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영리단체 버클리 어스의 기후학자인 지크 하우스파더는 “매우 강력한 엘니뇨 현상은 앞으로 10년 후의 ‘뉴노멀’이 어떤 모습이 될지 엿보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다음 주로 예정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세계 각국이 보다 단호한 조치에 합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 기후학자 소니아 세네비라트네 교수는 “전 세계의 기후 행동 속도가 너무 느려 파리 협약에서 설정한 한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COP29에서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강력한 조치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AP 등 외신은 기후 위기론을 부정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COP29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가뜩이나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COP29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불참을 통보한 가운데, 미국의 참여 없이는 주요 의제에 대한 합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 한국도 방심했다간…‘역대급’ 폭우에 종말 맞이한 것 같다는 이 나라

    한국도 방심했다간…‘역대급’ 폭우에 종말 맞이한 것 같다는 이 나라

    스페인 남동부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현지 인명피해 규모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를 비롯한 남동부에 전날부터 폭우가 계속되면서 최소 9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발렌시아 지역에서 92명이,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2명이 숨졌다. 남부 안달루시아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강이나 하천이 범람하면서 급류에 떠밀려 실종된 이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구조 과정에서 추가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말라가에서 발렌시아에 이르는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는 전날부터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발렌시아에서 8시간 동안 내린 비가 이 지역의 지난 20개월 치 강수량보다 많다고 밝혔다. 발렌시아 서쪽 치바에선 밤사이 4시간여 만에 318㎜ 이상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렌시아의 통상적인 10월 강수량(72㎜)의 4배를 넘는 수치다. 또한 폭우와 함께 토네이도가 발생하고 우박도 떨어져 피해를 더욱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우가 이 시기에 주로 나타나는 기후 현상인 ‘고타 프리아’(gota fria·차가운 물방울)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베리아반도에서 발생한 찬 공기가 지중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력한 비구름을 형성하면서 폭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이번 홍수에 영향을 줬다고도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종합적 영향 때문에 강우, 가뭄, 폭풍, 더위, 추위 등 기상 현상이 극단화하고 그 빈도도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스페인의 경우 지구 기온 상승으로 지중해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해수면 공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중해는 지난 8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폭풍이 더 많은 수증기와 함께 더 많은 에너지를 얻으면서 강력해졌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정황이다. 영국 레딩대 기후과학과 교수인 리처드 앨런은 “이번 폭우는 지중해의 따뜻한 바다 위로 차가운 공기 방울이 966㎞ 넘게 이동하면서 발생했다”며 “엄청난 양의 습기가 스페인의 산맥을 타고 이동하면서 지속적인 폭우와 심각한 수준의 갑작스러운 홍수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하면서 스페인 당국의 재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스페인 기상청이 전날 아침 발렌시아 동부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했지만, 지역 당국은 같은 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대응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등 주의령이 내려진 때도 전날 오후 8시 이후였다고 한다. AFP는 이는 너무 늦은 조치였다며 상황을 모른 채 “자동차를 몰고 나간 사람들은 도로에 갇히고 거센 급류에 휘말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과 같은 폭우에 대비할 치수 시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뉴캐슬대 교수인 헤일리 파울러는 “우리의 인프라는 이러한 수준의 홍수를 처리하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며 이번 폭우는 “기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또 하나의 경종”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레딩대 교수 리즈 스티븐슨은 “더 잘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이 있는 국가에서 이런 종류의 예측된 기후 현상으로 인해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선 안 된다”며 “이런 종류의 상황에 대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완화(mitigation) 노력뿐만 아니라 뉴노멀에 피해를 최소화할 적응(adaptation)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 빠르게 변화…정부 대책뿐만 아니라 국민 참여도 중요해”한국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기후를 피해 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출범 후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흥행을 누린 국내 야구 또한 올여름 기록적 폭염과 국지성 호우로 경기 운영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 시즌엔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되는 일이 4번이나 발생했다. 지난 9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는 총 41명이 온열질환 증세를 호소했고 11세 소년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상기후로 인해 농산물에 이어 수산물 가격도 뛰고 있다. 여기에 커피와 코코아, 올리브유 등까지 오르면서 ‘기후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 폭염 등으로 가을까지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폐사량이 증가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굴 등은 성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상품화될 수 있는 물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수진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실장은 지난 23일 “기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행정과 기준 등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문제”라며 “다만 훌륭한 대책이 나온다고 해도 국민이 참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각 개인이 변화하고 요구하고 참여하려는 자세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후 위기, 세계 곳간 말라 간다

    기후 위기, 세계 곳간 말라 간다

    유럽연합(EU)의 기후 변화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는 지난 3월 지구 표면 평균 온도가 14.14도로 이전 최고치였던 2016년 3월보다 0.1도 높다고 최근 발표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1.68도 더 높은 수준이다. 올여름 무더위가 살인적일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기후 변화가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예상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까지 속속 나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홍콩 폴리테크닉대 연구팀이 1998~2017년까지 폭염과 해수면 급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사례가 그 이전 20년보다 많이 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금보다 탄소 배출이 더 늘어날 경우 2025년부터 2049년 사이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지금보다 5배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내놨다. 이 연구 결과는 토목 및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지구 및 환경’ 4월 12일자에 실렸다. ‘폭염과 해수면 급상승 동시 발생’(CHWESL)은 말 그대로 일정 기간, 일정 해안 지역에서 무더위와 해수면 급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1979~2017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CHWESL 현상을 조사했다. 북반구는 5~9월, 남반구는 11월~이듬해 3월 여름철에 발생한 것을 대상으로 했다. 현재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2025~2049년의 미래 기후도 예측했다. 그 결과 1979~2017년에는 전 세계 해안 지역의 88%에서 CHWESL 현상이 발생했다. 해안 지역 39%에서는 1979~1998년에 비해 1998~2017년에 연간 CHWESL 현상 발생 일수가 크게 늘었으며 특히 열대 지역에서 더 많이 증가했다.1989~2013년에는 연간 평균 7일 정도만 발생했지만 2025~2049년에는 전 세계 해안 지역에서 연평균 38일 동안 CHWESL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폭염 강도가 1% 증가하면 CHWESL 현상 발생 확률은 2%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런가 하면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포츠담대 물리연구소, 메르카토르 기후변화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현재와 같은 탄소 배출이 지속된다면 2049년까지 전 세계 경제는 평균 19%의 소득 감소를 겪게 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4월 18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전 세계 1600여 지역의 지난 40년 동안의 기온과 강수량 자료, 국가별 소득 자료를 바탕으로 기후 시나리오가 경제 생산성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모형화했다. 분석 결과 탄소 배출이 현재와 같거나 증가할 경우 2049년까지 세계 경제는 최소 19%의 소득 감소가 나타난다. 이런 피해 수준은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온난화 진행을 멈췄을 때 예측치의 6배를 넘는 것이다. 이런 경제적 손실은 주로 온도 변화 때문에 나타나지만 추가적인 기후 변수들을 고려하면 추정치는 50% 이상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역사적으로 탄소 누적 배출량이 적은 저소득 국가는 고소득 국가보다 61%, 탄소 고배출 국가보다 40% 더 큰 손실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기후 불공정의 영향은 더 심각해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때문에 이번 연구는 경제 발전을 위해 그동안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선진국들이 온난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저소득 국가의 손실을 보상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펄펄 끓는 지구…필리핀은 벌써 50도 넘었다”

    “펄펄 끓는 지구…필리핀은 벌써 50도 넘었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섭씨 50도에 달하는 이상 고온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에 뜨거운 여름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한국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지난달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이 섭씨 14.14도로 세계 관측을 시작한 이래 3월 중 가장 높았다. 전 세계 평균기온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연속 각 달 최고 평균 기온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북아메리카 동부, 그린란드, 러시아 동부,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일부, 아프리카, 호주 남부, 남극 대륙 일부 지역 등이 특히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3월 평균 표면 기온은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1.68도 높았다. 다만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약속한 마지노선인 1.5도를 넘었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은 특정 연도가 아닌 수십 년 단위로 측정하기 때문이다. C3S는 3월 더위의 주요 원인이 온실가스 배출과 엘니뇨 현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엘니뇨 현상으로 지구 곳곳에 폭염과 홍수, 가뭄이 예상된다며 지구 기온이 기록적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온도가 약 0.2도 상승한다. 엘니뇨는 앞으로 몇 달 안에는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 기온이 주춤할지는 미지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의 개빈 슈미트 소장은 “만약 올여름이 끝날 때까지 북대서양이나 다른 곳에서 기록적인 기온을 경신한다면, 우리는 정말로 미지의 영역으로 갈 것”이라면서 “우리의 예측은 지난해 이미 상당히 실패했고,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말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했다.여름이 두렵다…‘섭씨 50도’ 달하는 이상 고온 동남아시아는 이미 엄청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역에선 우기가 오기 직전인 3~5월 고온이 지속하는 편이지만 올해는 더욱 폭염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최소 9개 지역에 최고 섭씨 51도에 달하는 폭염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필리핀 교육부는 폭염 위험 수준인 지역의 학교는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태국 기상청도 이달 최고 기온이 44.5도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태국 기상청은 “저기압과 강우량 부족 등으로 북동부 지역에 매우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며 “4월 기온이 평년보다 약 30%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국에서는 4월이 연중 가장 더운 달로 꼽히지만, 최근 들어 폭염 수위가 더 높아졌다. 지난해 4월에는 북서부 딱주 기온이 45.4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45도를 넘어섰다. 태국 유명 기상학자 세이리 수프라티드 랑싯대 기후변화·재난 센터장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최소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약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2084년쯤에는 수코타이, 피칫 등 태국 북부 지역 기온이 평균 50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2023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해…기후재앙 이젠 어떤 뉴스가 기다리나

    2023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해…기후재앙 이젠 어떤 뉴스가 기다리나

    2023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남게 됐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1∼11월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 기온보다 1.46℃ 높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1∼11월) 기준 역대 가장 더웠던 해인 2016년과 비교해서도 0.13℃ 높다. 올해 11월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11월로 기록됐다. 11월 지구 평균 표면 기온은 14.22℃로, 1991∼2020년 평균치보다는 0.85℃, 2020년 기록된 직전 11월 최고치보다도 0.32℃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2023년은 아직 20여일을 남겼지만 비슷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추위를 맞이하지 않는다면 가장 더운 해 기록을 갈아엎을 전망이다. 사만다 버제스 C3S 부국장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나 높았던 날이 이틀을 기록하는 등 11월의 비정상적 기온은 2023년이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해라는 의미”라고 전망했다. 2015년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국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해야 하고 되도록 1.5℃ 이내로 제한하도록 노력한다는 기후협약을 체결했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온실가스 농도가 계속 증대되는 한, 향후에도 올해와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온은 계속 오르고 그만큼 폭염과 가뭄의 영향도 심각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가능한 한 빨리 넷제로(탄소중립)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7월 10일 지구 표면 평균온도가 17.24℃로 하루 최고기록을 찍었다고 발표했다. 남극의 경우 지난 30년 동안의 평균 온도보다 10도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 기후는 우리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인명 및 재난 등 실질적인 피해로도 이어졌다.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발표한 전 세계 자연 재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 간 세계적으로 모두 7348건의 대형 자연재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연간 평균 6만 명이 사망하고 40억명 이상이 재난 피해를 입었으며, 경제적 손실은 2조 9700억 달러(약 3415조 원)에 이른다. 더욱이 최근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최후 방어선인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1.5도 상승이 7년 내 도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기후변화 연구를 위한 국제 과학자 그룹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CP)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맞춰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지금처럼 이산화탄소를 계속 배출하면 7년 만에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시킬 것으로 보인다. 15년 후엔 1.7도 상승할 전망이다. 올해 화석 연료 배출량 1위와 3위인 인도와 중국에선 배출량이 증가한 반면, 역사상 가장 큰 오염 원인인 미국과 유럽연합(EU) 배출량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 수석 저자이자 엑서터 대학 소속 기후 과학자인 피에르 프리들링스타인은 “기후 변화 영향은 우리 주변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는 여전히 고통스럽도록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건 피할 수 없을 듯하다. 2도 상승 목표라도 지키기 위해 COP28 정상들은 화석 연료 배출량을 빠르게 감축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일 COP28 정상회의에서 117개국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 에너지 용량을 3배 늘리고 에너지 효율 개선 속도를 두 배 높이기로 합의했다. 일부 정상들은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려는 노력도 지지했지만, 화석 연료 비확산 조약 지지를 표명한 지도자는 소수에 불과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적했다.
  • 하와이 반얀트리가 어쩌다 이 지경? 가뭄-강풍-외래종 범람 “근본은 기후변화”

    하와이 반얀트리가 어쩌다 이 지경? 가뭄-강풍-외래종 범람 “근본은 기후변화”

    하와이 산불 사망자가 55명으로 늘어 11일 오후 8시 30분쯤 업데이트합니다.“건조한 풍경과는 거리가 멀고 초목이 우거진 곳으로 유명한 하와이에서 이번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은 특히 충격적이다. 지구가 가열되면서 재해로부터 보호받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상낙원 또는 허니문 1번지로 통하던 미국 하와이가 어쩌다 이렇게 잿더미로 변했는지 의문을 갖는 이들에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들려준 답이다. NYT 외에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 방송, AP 통신 등은 정확한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하와이 산불이 가뭄과 강풍 등 위험한 조건들이 결합해 확산 중이라면서 불이 더 잘 붙는 외래 초목이 토종 식생을 밀어내고 하와이를 점령한 것, 또 그 배후에는 기후변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해 눈길을 끈다.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도 언론 브리핑에서 “기후 변화가 여기에 있고 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나는 이것이 우리가 이 화재로 목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콕 짚었다. 가장 먼저 최근 몇 주 사이 갑작스럽게 심해진 가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통합가뭄정보시스템(NIDIS)의 가뭄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마우이섬에서는 ‘비정상적으로 건조한’(D0) 단계인 지역이 전혀 없었으나 6월 13일 3분의 2 이상이 ‘D0’나 ‘보통 가뭄’(D1) 단계가 됐다. 이번 주 들어서는 83%가 D0나 D1, ‘심각한 가뭄’(D3) 단계로 들어섰다. 비가 그치고 기온이 치솟으면 가뭄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대기가 토양과 식물의 습기를 빼앗으면서 불이 잘 붙는 여건이 된다. 위스콘신대의 대기과학자인 제이트 오트킨은 지난 4월 공동 작성한 연구 보고를 통해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로 지구가 데워지면서 이런 급작스러운 가뭄이 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하와이에서 강수량이 줄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 이어왔다. 하와이대·콜로라도대 연구진의 2015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하와이의 강우량이 우기에는 31%, 건기에는 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크대학의 기상학자 애비 프래지어는 라니냐가 약해지고 하와이 상공의 구름층이 얇아지는 등 변화가 있는데, 모두 기온 상승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가 보는 모든 것에 기후변화의 신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길을 빠르게 퍼뜨리는 강풍도 문제다. 하와이를 직접 타격하지는 않았지만, 멀찍이 남쪽 수백㎞ 떨어진 곳을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하와이에서는 바람이 드물지 않아 보통 여름에도 최고 시속 64㎞에 이르는 바람이 불어닥치곤 하지만, 이번 하와이 강풍은 이런 수준을 넘어섰다. 이번 주 빅아일랜드와 오아후에서의 풍속은 최고 시속 130㎞에 달했고 이번에 피해가 큰 마우이에서도 시속 108㎞ 수준이었다. ‘도라’의 영향으로 기압 차이가 커지면서 무역풍이 강해져 하와이의 화염을 부채질했다.실비아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는 “우리 주가 영향권에 들지 않은 허리케인이 이런 산불을 일으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것 역시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 세계적으로 허리케인과 같은 열대성 저기압 현상의 위력이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리카 플레시먼 오리건주립대 기후변화연구소장은 “이런 추세는 부분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더 많은 물을 머금기 때문”이라며 “해수면 상승으로 폭우와 폭풍에 따른 홍수가 더 심각해지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와이의 식생 변화도 산불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래종 풀과 관목이 토종 식물을 몰아내고 하와이를 점령했는데, 이 외래종들은 불에 더 잘 타는 습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와이산불관리’의 엘리자베스 피켓 공동 회장은 과거 파인애플과 사탕수수 농장들이 있던 땅이 산업의 쇠퇴로 외래종 식물들에 점령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외래종 풀에 불이 붙으면 토종 삼림까지 번지게 되며, 화재 후에는 더 잘 자라는 외래종이 토종의 자리를 차지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하와이에서 대형 산불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2018년에도 허리케인 ‘레인’이 일으킨 강풍이 이번에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라하이나 마을을 강타했다. 2000에이커의 땅과 31대의 차량, 21채의 건물을 파괴했다. 과거에는 화산 폭발과 번개 같은 자연 요소 때문에 산불이 일어나곤 했지만 근래 몇십년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재해가 더 빈번해지고 심각한 재앙을 불러온다고 BBC는 진단했다. 한편 이번 하와이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1일 0시 현재 55명으로 늘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전날 CNN 인터뷰를 통해 화재 사망자 수가 앞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60년에 큰 파도(쓰나미)가 섬을 관통했을 때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이번에는 사망자 수가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화재로 17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라하이나(건물)의 약 80%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기후변화연구·교육센터 설립하고 기상학과 개설하고… 제주혁신도시 청사진 나왔다

    기후변화연구·교육센터 설립하고 기상학과 개설하고… 제주혁신도시 청사진 나왔다

    제주혁신도시에 들어선 국립기상과학원이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내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제주대학교에 기상학과 개설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혁신도시를 지역발전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2차 혁신도시 발전계획(안)’을 수립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아 8월 중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연구교육기반을 구축하고 국립기상과학원과의 연계사업 추진 등을 위해 기후변화연구·교육센터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3600㎡부지에 지상2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으로 150억원을 들여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클러스터 용지를 공동주택 용지로 변경해 공공주택 공급 등을 통한 혁신도시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혁신도시 활성화를 도모한다. 200가구의 공공주택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제주 워케이션 협업 네트워크 구축 및 홍보사업 ▲혁신도시 진입도로 개설 ▲주거안정 공공주택 조성 ▲공여주차장 조성 ▲대중교통망 연계 및 스마트 환승센터 건립 ▲문화예술공간 조성 ▲여가공간 확충 위한 그린웨이 조성 ▲자전거도로 조성 ▲그린에너지 인재양성 ▲친환경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커뮤니티공간 조성 ▲제주관광형 UAM 사업 ▲이전공공기관 공항 접근성 향상 등이다.제주혁신도시 발전계획은 혁신도시의 발전을 촉진하고 지역 성장 거점을 육성하기 위해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계획으로, 계획의 시간적 범위는 2023~2027년, 공간적 범위는 제주도 전역을 포함한다. 국토교통부는 혁신도시별로 10여개 사업을 반영해 종합발전계획을 확정한다. 고성대 제주도 도시균형추진단장은 “이번 혁신도시 발전계획에 따라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성장거점으로 자리잡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정주여건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0개 혁신도시 중 처음으로 2007년 9 월 기공식을 한 제주혁신도시는 9개 공공기관이 이전했다. 현재 공공기관은 국토교통인재개발원, 국세공무원교육원,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6월 인천 이전), 한국지능정보화진흥원 글로벌센터, 국세청국세상담센터, 국세청 주류면허지원센터, 국립기상과학원, 공무원연금공단 등이다. 현재는 재외동포재단이 지난 6월 인천으로 이전해 8개 공공기관이 남았다. 유입인구 4974 명으로 계획인구 (5100명) 대비 97.5% 달성해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가족동반 이주율이 부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탄소중립은 규제 아니라 녹색성장 통한 지역 성장 기회”

    “탄소중립은 규제 아니라 녹색성장 통한 지역 성장 기회”

    탄소중립기본법 시행으로 지자체 역할 커져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21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릴레이 컨퍼런스를 공동개최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녹색성장 정책 추진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연구와 제언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되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첫 번째 주제는 ‘지자체 탄소중립·녹색성장 정책추진 실태 및 개선과제’로 지역 탄소중립 실현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지방행정연구원 박진경 연구위원은 “지난 3월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지역의 역할과 책임이 대폭 확대되었지만, 중앙부처 주도의 하향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광역 지자체가 기초 지자체를 아울러서 지역 특성에 맞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광역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정비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 지자체가 중앙의 사업계획에 종속되지 않고,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대응기금 지원 시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는 형태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자체는 탄소중립을 규제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녹색성장을 통한 지역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탄소중립의 비즈니스화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일본 지자체의 사례가 소개됐다.  “탄소중립 그린도시 같은 대형보조금 사업 확대해야”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유종익 수석연구위원은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이끌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였다. 유 연구원은 “현재의 소규모 나눠주기 식의 지원으로는 자치단체장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면서 “ 역량과 의지가 있는 지자체를 선별하여 탄소중립 그린도시와 같은 대형보조금 사업을 확대하고 지역 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협력사업 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 부산 등의 탄소중립 우수사례 발표가 이어졌는데 서울시에서는 ‘건물 100만호 에너지 효율화’와 ‘전기차 10%시대 실현’ 등을 목표로 신축건물에 대한 제로에너지건물 조성, 생활권 내 전기차 충전망 확대 등의 사업을 추진중이다. 부산시는 지방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조기 구성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47% 감축’이라는 도전적인 목표 실현을 위한 지역 공감대 확산과 탄소중립 생활 실천에 주력하고 있다. 김일재 지방행정연구원장은 “국가의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실천과 실행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분권을 조화시키는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유엔해비타트 한국委, 제1회 아시아 도시전문가 협력 컨퍼런스 개최

    유엔해비타트 한국委, 제1회 아시아 도시전문가 협력 컨퍼런스 개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지난 31일 ‘제1회 아시아 도시전문가 협력 컨퍼런스’를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컨퍼런스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지속가능도시연구소,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시안교통리버풀대학교가 공동 주관했으며, 한국관광공사, 경기관광공사, 수원컨벤션센터가 함께 후원했다. 컨퍼런스는 ‘역량강화 도시: 공생하는 도시를 위한 디지털 기술 및 시민 역량강화’를 주제로 현대사회 아시아 각 국의 도시가 직면한 위기에 대응하며 포용적 도시 발전에 기반이 될 수 있는 ‘인에이블링 시티’(역향강화 도시·Enabling City)의 개념을 제시했다. 또 아시아 각 국 도시 전문가 및 활동가 350여명을 온라인으로 초청해 컨퍼런스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발전시켜 나갈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했다. 메인 세션에는 박배균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센터장의 ‘아시아 역량강화 도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으며, 유엔해비타트 인간정주전문가인 파울라 페난넨-리베이로 박사가 유엔해비타트 플래그쉽 프로그램 중 하나인 ‘사람 중심의 스마트 시티’에 대해 발표했다. 주제발표 세션에서는 김채만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과 태국 콘칸 도시개발주식회사 슈라덱 타위생나쿨타이 회장이 각각 경기도의 ‘그린 모빌리티’와 태국의 ‘스마트 시티’ 사례를 공유했다. 개별 세션에서는 주거, 교통, 환경, 통신, 도시재생 등 5가지 각 주제에 대해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와 수원시정연구원, 한국기후변화연구원 및 국제도시훈련센터, KT스마트시티 사업팀, 포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각 분야에서 도시의 공생공락을 위한 시민의 디지털 역량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최기록 회장은 “이 자리에 함께한 아시아 각 국가을 대표하는 도시 전문가와 활동가들 간 소통과 만남이 포용적인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에 김성환 전 광주 동구청장 내정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에 김성환 전 광주 동구청장 내정

    광주시는 광주환경공단 제8대 이사장에 김성환 전 광주 동구청장을 내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광주시는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후보 2명을 추천받아 검토한 끝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김 전 구청장을 낙점했다. 김 내정자는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전남도청 사무관을 시작으로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 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국무총리실 의전비서관,국무조정실 국정과제관리관,민선 6기 광주 동구청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 기후변화연구소(JGCRI)에서 1년간 기후변화 문제를 연구한 환경·경영 분야 전문가라고 광주시는 평가했다. 광주시는 다음 달 13일 시의회에 내정자에 대한 인사 청문을 요청하고 같은 달 21일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할 예정이다. 환경공단은 하수, 음식물쓰레기, 분뇨 등을 처리하는 환경 기초시설을 관리·운영하며 광주천, 영산강 주변 조경·편의시설 등을 관리하는 지방공기업이다.
  • 빈도 줄었지만 강도 더 세진 태풍… 예측불허 ‘기후 청구서’ 날아든다

    빈도 줄었지만 강도 더 세진 태풍… 예측불허 ‘기후 청구서’ 날아든다

    산업화 후 열대성저기압 13% 줄어열에너지 불균형으로 극단적 날씨가뭄·폭우·폭염 등 피해도 불가피한국의 여름은 ‘장마’와 함께 시작된다. 장마는 여름철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많은 비를 내리는 강수 현상으로, 동아시아 여름 몬순 시스템의 일부다. 보통 6월 말에 시작돼 7월 말까지 한 달 동안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1년 강수량의 30~40%를 차지한다. 장마와 함께 한반도 여름철에 빼놓을 수 없는 기상현상은 태풍이다.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 같은 열대성저기압은 막대한 인명 및 재산상 피해를 입히는 대표적 자연재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열대성저기압의 빈도나 강도가 변하고 있는 것도 분명한데 인공위성으로 관측을 시작한 것이 40~50년밖에 되지 않아 정확한 추이가 분석되고 있지는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호주 페더레이션대·멜버른대, 미국 컬럼비아대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 미국립해양대기청(NOAA),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콜로라도주립대, 중국 홍콩시티대 공동 연구팀은 기상 재분석 기법을 통해 20세기는 이전 기간(1850~1900년)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열대성저기압 발생 횟수가 13% 줄었다고 3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네이처 기후변화’ 6월 28일자에 실렸다. 재분석 기법은 수치 예보 시스템으로 관측 데이터가 없는 과거 날씨를 재현해 분석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산업화 이전 연간 100개 이상 발생하던 열대성저기압이 20세기 들어 80개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기 시작한 1950년 이후만 본다면 20세기 이전보다 23% 이상 발생 횟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여름철 열대성저기압 발생이 줄어든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구형으로 된 지구는 저위도와 고위도 간 태양에서 받는 열에너지 불균형이 생긴다. 열에너지를 많이 받는 적도 부근 바다에서는 대류구름을 형성해 태풍 같은 거대한 저기압 시스템으로 발달한다. 태풍은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를 공급받아 강도를 유지하면서 고위도로 이동하는 과정을 통해 고위도·저위도 간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다. 결국 열대성저기압 발생이 줄면 열에너지 불균형으로 극단적 날씨들이 잦아지게 된다. 열대성저기압 발생 빈도는 줄지만 세기는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미국 국립 로렌스버클리연구소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3도 오르면 태풍의 순간 최대 풍속은 지금보다 시속 11~54㎞ 증가하고 강수량은 25~30%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2018년 네이처에 발표했다. 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의 특성 때문에 공기를 끌어당기는 항력이 증가해 도시화가 덜 된 지역보다 태풍으로 인한 홍수 위험이 최대 21배 더 클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와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대 기후변화연구소 등의 공동 연구팀도 열대성저기압뿐만 아니라 가뭄, 폭우, 폭염, 혹한 같은 극한 기상은 지구온난화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이 충분치 않은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들도 급변하는 날씨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의 분석 결과는 기후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학 연구’ 6월 29일자에 실렸다. 프리데리케 오토 옥스퍼드대 교수(국제기후변화연구소)는 “극단적 기상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빈도와 상관없이 더 강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변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를 초래한 사람들에게 지구가 그동안 쌓아 놓은 청구서를 내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열분해 재활용’ 기술 정부 인정

    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열분해 재활용’ 기술 정부 인정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을 열분해를 통해 재활용하는 기술의 탄소감축 효과를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5일 기후변화연구원과 함께 열분해·후처리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측정하는 절차와 기준을 담은 방법론을 공동 개발해 환경부에 제출했고, 환경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지오센트릭은 향후 열분해유 사업에서 탄소 감축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열분해유는 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상태에서 섭씨 300~500도로 가열해 만든 원유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과정을 거쳐 납사, 경유 등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 소각하던 폐플라스틱을 다시 정제유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순환 경제 관련 핵심 기술로 꼽힌다. SK지오센트릭이 승인받은 방법론에 따르면 플라스틱 쓰레기 1t(톤)을 열분해유로 재활용할 경우 소각할 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2.7t가량 줄일 수 있다.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울산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폐플라스틱 약 20만t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40만~50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열분해유 방법론 승인으로 탄소 저감 친환경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통해 탄소 발생량 감축에 기여하고,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안녕? 자연] 2000년 켜켜이 쌓인 에베레스트 빙하, 단 25년 만에 사라졌다

    [안녕? 자연] 2000년 켜켜이 쌓인 에베레스트 빙하, 단 25년 만에 사라졌다

    2000년간 켜켜이 쌓인 에베레스트산(해발 8848m) 빙하가 단 25년 만에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CNN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 때문에 에베레스트산 정상의 수천년치 빙하가 없어졌다고  미국 메인대학교 과학자와 등반가로 구성된 연구진은 2019년 에베레스트산 남쪽 정상 등정 경로인 사우스콜(해발 7906m)에서 10m 길이의 빙상코아(오래 묻혀있던 빙하의 얼음 조각)를 파내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5년간 사우스콜 빙하 55m가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 얼음이 얼려면 약 2000년이 걸린다. 결과적으로 얼음이 어는 속도보다 녹는 속도가 80배 빠랐다는 얘기가 된다. 에베레스트산 정상 빙하의 해빙은 1990년대 들어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 배경에 지구온난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메인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장 폴 마예프스키는 "에베레스트 빙하의 해빙은 195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얼음 손실은 1990년대 후반부터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이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이래 경험한 것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 변화의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경고했다.연구진은 이어 에베레스트 빙하의 해빙이 불러올 기후재앙을 예고했다. 빙하를 덮은 눈이 사라지고 태양 빛을 반사하지 못하게 되면, 노출된 빙하에 빛이 직접 도달해 녹는 속도가 최대 20배 이상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에베레스트산 빙하가 빠르게 유실되면 눈사태가 잦아지고, 식수·관개·수력발전에 필요한 물을 전적으로 에베레스트산 빙하에 의존하는 일대 16억명이 타격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에베레스트산 등반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북극곰이 지구온난화의 상징이 됐다.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일어나는 일도 또 하나의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NPJ) '기후와 대기과학'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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