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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기빈의 미래완료] ‘개방’이 소유물이 되다

    [홍기빈의 미래완료] ‘개방’이 소유물이 되다

    지난 9월 2일 엔비디아의 허깅페이스 인수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인수 총액은 129억 3000만 달러로,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119억 달러에 더하여 회사에 남기로 한 직원들에게 지분 보상으로 최대 10억 달러가 더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법적 승인이 이루어지면 내년 상반기 완료가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이미 작년 12월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을 200억 달러에 사들인 바 있으며 이번 건은 엔비디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인수합병이다. 허깅페이스는 개방된 플랫폼으로서 인공지능(AI) 업계의 표준 저장소로 불리는 곳이다. 1800만 명이 넘는 개발자가 참여하여 작업을 서로 공유하는 곳으로, 300만 개 이상의 모델이 나와 있으며 고객 기업만 해도 20만 개가 넘는 곳이다. 폐쇄형 기업인 앤스로픽이나 오픈AI 등 선도 기업들의 개발자들 또한 이곳을 개발과 모델 검증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지능 발전의 엔진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이곳을 완전히 소유하게 되는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소식은 큰 파장을 던지고 있다. 많은 이들은 이 인수의 동기에 주목한다. 젠슨 황은 허깅페이스 집단 해킹 사건이 벌어진 직후인 7월 24일, 인공지능 업계가 소수 기업의 기술 독점에 지배당하지 않고 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오픈 모델에 대한 접근을 더 많은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소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글을 발표하였다. 이 서한에 25개 기업이 서명하였고 동참한 기업은 하루 만에 50개사로 나흘 뒤엔 150개사 이상으로 불어났다. 처음엔 빠져 있던 오픈AI와 구글과 아마존 또한 이 흐름에 곧 합류했다. 흥미롭게도 안전이 최고의 가치임을 목놓아 외치는 앤스로픽이 끝까지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업계에 충격을 던졌던 중국 모델 키미 K3에 대해서도 황은 중국 모델 또한 성능만 뛰어나면 얼마든지 써야 한다고 하면서, 모델 하나에 세계가 의존하는 순간 그것이 곧 약한 고리, 단 하나의 공격 지점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벌어진 이번 인수는 단순한 엔비디아의 사업 확장이 아니라, 끝내 문을 걸어 잠근 진영에 맞서서 오픈소스 생태계 전체를 지켜내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그럴 법한 일이다. 이 폐쇄형 인공지능의 선도기업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독자적인 GPU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오픈소스 모델들이 왕성하게 발전할 수 있는 장을 지켜내야 한다. 그런데 그 결과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엔비디아는 이제 GPU 생산에서 시작하여 인공지능 모델의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갖춘 이른바 ‘풀 스택’ 체제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장군을 멍군으로 받으면서 동시에 거꾸로 장군을 친 셈이다. 이 거래가 완결되는 데에는 아직 장벽이 있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이 업계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완전히 집어삼키는 일을 ‘빅3’의 이익과 무관하지 않은 미국 규제당국이 순순히 승인할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래들의 힘싸움 와중에 터지는 새우등이 있다. 바로 ‘오픈소스’의 공간이다. 물론 황은 허깅페이스가 앞으로도 개방형 플랫폼으로 남을 것이며 엔비디아 컴퓨팅을 강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그 약속을 지킬지 말지를 결정할 권한 자체가 이제 전적으로 한 회사에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지난 2018년 오픈소스 개발자들의 놀이터였던 깃허브가 마이크로소프트에 75억 달러에 인수됐을 때에도 개발자 커뮤니티가 대기업 품에서도 중립성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온 바가 있었다. 이 질문의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훨씬 더 큰 판에서 이 질문은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개방’이 소유물이 된 것이다. 서로 다른 논리를 가진 이 두 명사는 공존할 수 있을까. 한 쪽이 이긴다면 어느 쪽일까.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 태안 기업도시 내 은퇴자마을 조성 ‘청신호’

    태안 기업도시 내 은퇴자마을 조성 ‘청신호’

    충남 태안군의 핵심 공약 사업인 ‘태안기업도시 내 은퇴자마을 조성’이 군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충서산·태안)과의 협력으로 제도적 기반 마련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군에 따르면 성 의원이 11일 태안기업도시 등 기존 기업도시에 은퇴자마을 지구를 중복 지정하고 인허가를 신속히 의제 처리할 수 있는 내용의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은퇴자마을 특별법’은 2027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현행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에는 기업도시 구역 내 은퇴자마을 지구를 중복 지정, 인허가를 의제 처리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태안기업도시 내 사업 추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규제 장벽이다. 이번 개정안은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제13조(관련 인허가 등의 의제) 제1항에 제40호를 신설했다. 기업도시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승인 시 ‘은퇴자마을 특별법’에 따른 은퇴자마을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승인을 의제 처리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태안 기업도시의 우수한 도로·상하수도·관광·레저 인프라를 활용해 별도의 복잡한 인허가 절차 없이 신속하게 은퇴자 마을을 연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윤희신 군수는 지난 7월 8일 개최된 성 의원 초청 군정설명회에서 법령 개정의 당위성을 최초로 공식 건의했다. 윤 군수와 성 의원은 수시로 실무협의를 이어가며 개정 조문과 논리를 정교화했고, 지난 9월 7일 윤 군수가 직접 국회를 방문해 성 의원과 함께 최종 점검 후 이날 법안 발의로 결실을 맺었다. 성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심의 등 향후 입법 과정에서도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윤 군수는 “태안군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은퇴자마을이 차질 없이 안착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후속 개발계획 수립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 ‘수출 1조 달러’ 눈앞인데 왜 마음 놓고 웃지 못할까 [강 기자의 세종실록]

    ‘수출 1조 달러’ 눈앞인데 왜 마음 놓고 웃지 못할까 [강 기자의 세종실록]

    수출 7094억 달러, 작년 연간 수출 추월 117일 앞당겨…6월 첫 월 1000억弗 돌파 반도체 수출 8개월째 세 자릿수 상승 대미흑자 작년 두 배…美 AI 인프라 수요↑ 반도체 투자 압박 등 美 ‘새 청구서’ 될라 오는 18일 대미투자 프로젝트 1호 공개 한국 수출이 지난 5일 오후 1시 기준 7094억 달러(약 957조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7093억 달러)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을 117일이나 앞당긴 것으로 추세대로라면 세계 4번째로 ‘꿈의 연간 수출 1조 달러’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해 수출은 중동 전쟁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등 반도체 활황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 역대 동월 대비 최대 실적들이 쏟아졌습니다. 6월에는 사상 처음 월간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의 견조한 수출 흐름이 이어진다면 12월 초쯤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전망된다”는 이종욱 관세청장의 보고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로 공개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정작 수출·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는 마음 놓고 웃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동맹국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우방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전쟁을 벌이는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가 100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산업부는 지난 1일 ‘8월 수출입 동향’에 이어 5일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해 올해 화려한 수출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참고로 산업부는 매월 1일이 되면 전달 수출입 결과를 발표합니다. 핵심 주역은 역시 ‘슈퍼 사이클’을 탄 반도체였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1~8월 누적 2812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9.6%로 급증하며 전체 수출 비중의 40.6%를 차지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209% 증가한 지난달에는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8%까지 올랐습니다. 거의 절반 가까운 실적을 반도체 한 품목에서 올린 셈입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올해 8월까지 컴퓨터 주변기기(262.2%), 석유제품(40.7%), 무선통신기기(28.1%), 선박(12.4%) 등 다른 주요 품목들도 고루 성장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수출이 9.8% 급감한 중동 지역 수출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았습니다. 중국(76.1%), 미국(57.0%) 등 주요국에서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전년보다 전체 수출이 50% 이상 늘었고 베트남(57.7%), 말레이시아(95.4%), 대만(61.3%) 등에서도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산업부는 ‘1조 달러’ 달성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 무역법 301조 ‘과잉 생산 관세’ 부과가 남아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미국이 적자를 보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단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준을 겨냥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과의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며 “연방대법원은 어리석고 값비싼 관세 판결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할 절대적 권한이 있다’고 강력히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고용 호조로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자 대미 흑자국과의 교역 중단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든 것이죠.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에 불만을 제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산 제품에 25%의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하고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습니다.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반이라며 무효화했습니다. 헌법상 관세 부과 권한은 원칙적으로 의회에 있고, IEEPA의 수입 규제 권한에 관세를 매길 권한까지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는 국가를 겨냥해 미 무역법 232조로 임시 1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어 다시 301조를 활용해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301조로 관세율이 더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대미 무역흑자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는 겁니다. 한국의 대미 흑자폭은 지난해 약 490억 달러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누적 647억 달러를 넘어 연말 두 배인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미 흑자가 줄어야 관세를 내릴 명분이 생기는데 되레 호수출이 협상에 부담이 되는 역설이 생긴 셈입니다. 지난달에도 대미 수출은 165억 달러로 89% 증가했습니다. 특히 반도체는 아마존·구글 등 초대형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확대로 AI 인프라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300% 상승하는 등 8개월째 세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컴퓨터 수출도 기업용 SSD 핵심 부품인 낸드 가격이 상승과 수출 물량이 늘면서 1040%가 증가했습니다. 심지어 미국이 관세 장벽을 쳤던 철강마저 109% 대미 수출이 늘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끌어올렸습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 대미 수출 흑자가 이미 지난해 흑자 수준을 넘어 굉장히 커지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때문”이라며 “특히 유럽연합(EU) 수출 규제로 인한 철강 감소분도 미국의 AI 데이터센터용 강재료 등으로 메우면서 수출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EU 철강 쿼터로 인한 수출 하락분을 미국 AI ·전력 수요로 인한 철강 수입 증가가 완충해주는 모양새라는 거죠. 문제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 기업에 대미 반도체 투자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추가 투자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7월 뉴욕주 클레이에서 열린 마이크론의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팹) 착공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거론하며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두 회사와 투자 확대를 논의 중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미국 기업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과 무역흑자가 크게 늘었다면, 미국에서 필요한 반도체는 아예 생산시설을 미국에 지어 현지에서 공급하라는 논리인 셈입니다. 한국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800조원 규모의 대규모 국내 투자를 추진할 여력이 있다면 그만큼 미국에도 추가 투자하라는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죠. 이미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 이상(약 51조원)을 들여 첨단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2곳과 연구개발(R&D)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기존 오스틴 공장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 7000만 달러(약 5조원)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와 R&D 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출은 기업의 영역인 만큼 대미 흑자를 둘러싼 미국의 요구는 ‘투자’ 등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출은 기업 문제이고 대미흑자는 정부가 ‘투자’ 측면에서 풀면 될 일”이라며 “상호이익 관점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에 우려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영원한 우방’이라 믿었던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연일 관세 압박을 벌이는 데 대해 정부는 상황을 타파할 해법으로 미국과 ‘미국이 경계하는’ 중국이 가입해 있지 않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농어민 등을 대상으로 공론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중 양국이 없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급 다자간 공동경제협력체는 CPTPP가 유일하다는 이유에서죠.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아세안, 멕시코 등 신규 시장을 확보하고 K-콘텐츠, 소비재 수출을 가속하도록 CPTPP 가입을 검토해 나가겠다”, 같은 달 6일 관훈토론회에서는 “한국 같은 통상 국가가 CPTPP에 가입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농수산 분야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산업부는 지난 4일 농어업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분야별·업종별 의견 수렴에 착수했습니다. 오는 18일에는 대미투자 프로젝트 1호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233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1200억 달러(약 161조원) 규모의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프로젝트가 막바지 조율 중입니다. 전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1500억 달러를 제외한 2000억 달러의 약 7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는 수출 호조의 성적표인 ‘대미 무역흑자 1000억 달러 시대’가 역설적으로 미국의 또 다른 ‘투자 청구서’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수출 호조의 성과는 지키면서 미국의 추가 투자 압박은 막아야 하는 딜레마를 정부가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됩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대미투자는 재촉, 핵잠 논의는 ‘감감’통상 엮어 호르무즈 파병 압박까지靑 “결정된 것 없다… 국익 기반 기여” 한국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대미 투자 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미국은 1년이 넘도록 실제 이행한 약속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까지 추가로 압박하면서 한국 정부도 실질적 대가를 적극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대미 투자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요구사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핵심 사안의 이행에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한국을 향해서는 계속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합의사항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6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해 ‘1호 사업’으로 22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등을 오는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이달 중 처음으로 대미 투자금도 송금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방위비 부담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3.5%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2년 연속 국방비를 약 8% 증액했다. 미국이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던 비관세 장벽도 허물었다. 정부는 지난 2월 구글이 요구해 온 1대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은 국회 처리가 미뤄진 상태다. 반면 미국이 약속한 것들은 진척 사항이 없다.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도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 6월에서야 첫 고위급 협의를 한 차례 개최했을 뿐이다. 7월 미 워싱턴DC에서 2차 협의를 갖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깜깜무소식이다. 미국이 15%로 낮추기로 한 상호관세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이를 301조 관세로 대체했고, 과잉생산 관세 등도 추가 검토 중이라 15% 수준을 사수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이 추가로 파병을 압박하면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 점검단까지 파견했다. 정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의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달 미국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공조에 있어 어떻게 할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이 대통령은)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그런 기본 입장을 가지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민들의 반대가 심하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강행하지 않거나 파병을 하더라도 비전투 인력을 보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맹에 계속해서 부담을 전가하는 모습에 정부 안팎에선 미국의 요구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외교 문법을 무시한 채 동시다발적으로 현안을 수시로 제기하면서 다른 사안까지 연계해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대한 국민 감정은 악화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3일부터 4월 4일까지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은 55%였다. 지난해 대비 16% 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한국리서치의 지난 4월 조사에서도 미국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44.8점으로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 호감도는 26.9점이었다. 외교가에선 정부도 미국의 추가 요구를 단순 수용하기보다 이를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국제안보연구센터 교수는 “파병 전력과 시기를 단계적으로 나눠 협상하면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반대급부를 확보해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한국이 미국을 위해 어려운 것들을 해 주고 있다는 인식을 미국에 심어 줘서 거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일 이동장벽 낮춰, 경제공동체 구축을”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한일 이동장벽 낮춰, 경제공동체 구축을”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한일 양국이 상품·자본·인재·데이터의 이동 장벽을 낮추는 ‘기능적 경제공동체’를 구축해야 합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신문 주최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양국은 해외 공급망 충격에 많이 노출돼 있어 신뢰할 수 있는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포럼은 ‘경제동맹, 새로운 길을 열다: 한일 경제협력 가속화와 글로벌 확장’이란 주제로 열렸다. 장 원장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양국 상위 20개 품목 중 12개가 같고 중간재 비중은 70.8%”라며 “긴밀히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제도와 규범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관 ‘경제공동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구감소와 제조업 인력난에 대응할 ‘한일 인적이동 협약’을 맺자고도 제안했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국제학부 교수)은 “미국의 보호무역과 중국의 공급망 통제, 유럽연합(EU)의 탈탄소 규제에 각자도생식 대응은 한계가 있다”며 “제3국 공동 진출과 공급망·수소 협력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준형 산업통상부 통상협력국장은 “한일 산업·통상정책 대화 첫 회의가 곧 열린다”며 “가입 공론화를 시작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은 한일 경제협력 확대의 좋은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 “통관·비자 허들 낮추고 ‘기능적 공동시장’ 열어야”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통관·비자 허들 낮추고 ‘기능적 공동시장’ 열어야”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단순교역 넘어 인재·자본 연결 필요中광물 의존 탈피… 공동투자 시급한일 양국이 경제협력 분야에서 단순히 교역 확대를 넘어 공급망·기술·인재·자본을 연결하는 ‘경제공동체’로 발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양측이 이미 반도체·소재·부품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규제와 통관, 데이터, 인력 이동 등 국경의 장벽을 낮춰 실질적인 공동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세계경제가 효율성만 중시하던 시대에서 ‘경제안보’와 ‘공급망 안정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면서 “한일 경제공동체는 산업·자본·인재·기술·데이터가 이동할 때 수반되는 비용과 장벽을 낮추는 ‘기능적 공동시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한일 경제공동체가 필요한 이유로 ‘공급망 회복력’을 꼽았다. 미중 갈등과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경제안보와 공급망 회복력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자원 빈국인 한국과 일본은 반도체와 핵심광물, 에너지 등을 공동으로 확보하고 제3국 광산·정제시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리, 리튬, 희토류 등에서 중국 집중도가 과거보다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지를 늘려 ‘경제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장 원장은 한일 경제공동체가 유럽연합(EU)처럼 정치·제도적으로 통합하는 형태가 아니라 ‘기능적 공동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관과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한국 기업이 활동할 때 느끼는 국경의 비용과 장벽을 가능한 분야부터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분야로 ‘인적 이동’을 꼽았다. 장 원장은 “한국의 전문가가 일본에서 일하거나, 일본 연구자가 한국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여전히 비자, 취업절차, 자격·경력 인정, 사회보장 등의 장벽이 남아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한·일 인적이동 협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한·일 경제협력의 실행방안으로 먼저 ‘한·일 경제공동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양국 경제계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관 실행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트럼프 관세·EU 규제 파고… 한일 ‘각자도생 공급망’ 벗어나야”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트럼프 관세·EU 규제 파고… 한일 ‘각자도생 공급망’ 벗어나야”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지정학적 이중 샌드위치’ 탈피해야“日 원유 조달하면 한국 정제 공급”“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유사한 입장에 있고 공동 대응으로 얻을 이익도 분명합니다. 한일 경제협력은 국익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신문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글로벌 대전환과 한일 경제협력’을 주제로 발표하며 “미중 전략경쟁으로 시작된 경제안보 전선이 트럼프 2기 들어 동맹국을 향한 미국의 관세 장벽과 유럽연합(EU)의 탄소·환경 규제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센터장은 “한국과 일본은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제조 강국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경제위험의 구조적 동조화가 뚜렷하다”며 각자도생에서 벗어나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안보 측면에서는 동북아 정세에 묶여 있고 경제안보 측면에서는 미중 갈등 속 글로벌 공급망에 연동된 ‘이중의 지정학적 샌드위치’에 놓였다며 3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양국이 함께 정책자금을 투입한 사업은 한쪽만 지원한 사업보다 규모와 수익이 컸다며 고위험·대형 프로젝트일수록 ‘한국의 기술과 일본의 기획·금융’을 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제3국 인프라 시장에 공동 진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센터장은 “한일 제3국 협력사업 109건 가운데 일본 종합상사가 참여한 사업이 76건으로 70%에 달한다”며 “양국이 리쇼어링과 재고 확대 등으로 각각 공급망을 구축하면 비용이 많이 늘어 산업경쟁력이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뢰할 수 있는 국가끼리 경제성과 회복력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한일 공급망과 조기경보시스템을 연계해 중복 투자를 줄이자고 제안했다. 일본이 원유를 조달하고 한국이 정제한 뒤 일본에 재공급하는 분업 방식도 예로 들었다. EU 주도의 수소 인증 기준에도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료 채굴부터 운송·소비까지 국제표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목소리를 내 EU발 통상 장벽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EU 기준은 양국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수소 특허 세계 1위인 일본과 4위인 한국이 호주·아프리카 등의 청정수소 공급망을 공동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자는 척했던 거인창신메모리, 5년 내 판도 엎을 것국가 빅펀드, 수십조원 씨앗 뿌려IPO로 시장에서 자본 회수 모델DDR4 반값에 뿌리며 시장 잠식삼전닉스, 멈추는 순간 따라잡혀AI 응용시장에 사활 거는 中14억 인구와 데이터 원석이 무기AI로 제조업 전환, 생산성 극대화2500명 필요했던 공장, 로봇 대체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가동원가절감해 제조업 세계 1위 목표한국의 대응방안은한국 제조업·미국 빅테크 손잡고중국처럼 생산 원가 낮춰 생산을반도체·배터리·바이오 최종 보루규제·주52시간 근무 등 타개하고고품질·고신뢰 첨단 공급자 돼야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인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중국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만나 중국 반도체·AI 굴기의 비결, 한국 반도체의 갈 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 소장은 “최근 반도체 초호황은 미중 갈등에서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미국도 중국도 못 하는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기술 공급자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中 앞선 반도체, 기술 격차 3년 -창신메모리(CXMT)가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시가총액 1위(약 770조 원)에 올랐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난 게 아니라, 사실 자고 있던 척했던 거다. 지금은 세계 4위지만 5년 안에 판도가 뒤집힐 것이다. 현재 우리와 기술 격차는 범용 D램은 3년, HBM은 5년 격차, 이 숫자를 편하게 볼 수 있는 한국 기업은 없다. 올해 2분기 CXMT의 D램 점유율은 불과 1년 만에 4%에서 10%로 2.5배 뛰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CXMT에 자금과 자신감을 동시에 선물했다. 호황의 과실이 경쟁자를 키우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국가 보조금’에서 ‘증시 활용’으로 전략을 바꿨나. “씨앗은 국가가 뿌리고 열매는 시장이 따가는 구조다. 1단계는 국가 빅펀드가 수십조원을 쏟아 기술 기반을 닦는 것, 2단계는 기업공개(IPO)로 자본을 회수하는 것이다. CXMT는 666억 위안, YMTC는 330억 위안을 증시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리스크는 국가가, 수익은 시장이 가져간다. 반도체에 이어 로봇까지 이 공식이 반복된다. 더 교묘한 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여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에 돈을 넣게 만들면, 미국도 함부로 제재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이다. 외국 돈이 들어오면 미국도 쉽게 손을 못 댄다.”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점은. “범용 D램 기술 격차 3년, 실적 타격은 5년, 달력을 보면서 긴장해야 할 숫자다. CXMT는 지금 DDR4를 반값에 뿌리며 시장을 잠식 중이다. 가격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한국에 남은 방어선은 HBM뿐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HBM4, HBM4E에 자원을 집중하고 범용 D램 의존도를 줄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중국이 쫓아올 수 없는 속도로 계속 앞으로 달아나야 한다. 멈추는 순간 따라잡힌다.” -HBM 경쟁에서 중국은 아직 못 따라오고 있는데. “5년 격차의 기술 해자(진입 장벽), 지금은 든든해 보이지만 해자도 메워진다. HBM은 단순 반도체가 아니라 패키징·적층 공정이 결합된 복합 기술이다. 2030년 이전에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중국이 HBM3를 양산하는 순간, 한국은 HBM4E와 HBM5로 이미 올라서 있어야 한다. 기술 우위란 결국 속도 경쟁이다. 앞서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가장 위험하다.” -최근 반도체 호황은 우리 기업의 실력 아닌가. “운을 실력으로 오판하는 착각이다. 미중이 싸우는 바람에 우리한테 황금비가 내린 것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AI 제재가 없었다면 지금의 초과수요는 절반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횡재를 실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판단이 흐려진다. 지금 대비해야 할 건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부동산 폭락보다 더 빠르고 더 깊을 수 있다.” -중국의 AI모델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딥시크가 증명한 건 단순하다. 돈 많이 쓴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AI·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델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물량으로, 중국은 저비용 효율로 싸운다. 다만 추론 극한·에이전트 AI·멀티모달 최전선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6~12개월 앞서 있다. AI는 1등이 독식하는 시장이다. 그 격차가 작아 보여도 결정적이다.” -중국은 AI보다 기존 산업에 AI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인데. “중국은 이걸 ‘AI플러스’라 부른다. AI 모델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우면 AI 응용 시장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14억 인구와 세계 최대 제조업이 데이터 원석이다. 제조·물류·농업·의료에 AI를 입히면 데이터가 폭발하고 AI 성능이 다시 올라가는 선순환이 생긴다. 제조업의 AI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수출이 금지된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없어도 산업적인 응용은 중간급 칩으로 충분히 작동한다. 싸움터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저비용 두뇌·몸통 단 中휴머노이드 -AI플러스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 “작년에 중국의 가전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다녀왔다. 과거 2500명이 돌리던 라인을 지금은 로봇과 자율 운반차가 대신한다. 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돌아가는 공장, 이른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다. 현재 중국에서 수백 개가 가동 중이다. 중국이 노리는 건 AI로 생산원가를 절반으로 자르는 것, 제조업 세계 1위를 기술이 아닌 원가절감으로 굳히는 것이다. AI를 목적이 아니라 돈 버는 수단으로 본다.” -중국의 AI플러스 전략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AI플러스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다. 반도체 빼고 제조업에서 중국을 앞서는 분야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다크팩토리로 인건비를 0에 수렴시키고 원가를 40~50% 낮추면 한국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경고음은 울리고 있지만 한국은 듣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제조업에서도 AI를 활용할 방안이 있다면. “한국이 미국에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를 투자해도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 그 해법으로 산업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한국의 제조업과 미국의 빅테크가 손 잡고 중국처럼 생산원가를 낮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현대차와 오픈AI, 삼성전자와 클로드, SK하이닉스와 구글이 손잡고 ‘한국형 AI플러스’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한국에서 다크팩토리를 만들어 원가가 50% 절감되는 것을 보여주는 시범사업을 한 뒤 미국에 이런 공장을 짓는 것이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상장해 주가가 폭등했다. “1600만 원짜리 휴머노이드가 로봇 시장의 문법을 바꿨다.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싸고 더 많이 찍어낸다. 유니트리 G1은 글로벌 가격 파괴를 선도하며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의 32%를 장악했다. 중국의 강점은 부품 공급망이 전부 국내에 있다는 점이다. 모터·배터리·센서·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외국에서 조달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설치 시장 상위 4개사가 전부 중국 업체다. 로봇 시장을 만든 것도, 지배하는 것도 중국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밸류체인이 세계에 주는 영향력은. “딥시크라는 저비용 두뇌에 유니트리라는 저비용 몸통, 이 조합이 ‘피지컬 AI’ 양산 시대를 열고 있다. 모터·배터리·AI 모델·로봇 프레임까지 밸류체인이 중국 안에서 완결된다. 외부 의존도가 거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지점이 한국의 기회다. 서방 기업들이 중국산 하드웨어를 꺼리는 상황에서, 자동차·정밀기계 기반을 갖추고 신뢰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한국이 믿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미국 제재에도 중국의 반도체·로봇 기술이 향상되는 이유는. “미국 제재가 오히려 자립을 강요했다. 화웨이가 미국 칩 공급이 끊기자 기린 칩을 스스로 만든 게 상징적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게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엔지니어 수는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공대생이 의대생보다 대우받는 나라, 그 선택이 지금의 기술력을 만들었다. 현재 반도체 자립도 33%, 로봇 자립도 55~65%다. 제재의 역설이다.” ●수명 다한 전략적 모호성 버려야 -이대로면 우리 기업이 코너에 몰리지 않을까. “가마솥의 개구리가 물이 뜨거워지는 걸 모르듯, 위기는 천천히 온다. 철강·조선·가전·화학은 이미 중국에 내줬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가 마지막 보루인데, 이마저 내주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해체된다. 다음 세대 기술인 HBM5·차세대 배터리·바이오신약에 지금 당장 베팅해야 한다. 중국보다 1~2세대 앞서 있으면 가격이 아닌 기술로 싸울 수 있다. 규제·주 52시간 근무·데이터·벤처자본 등 발목을 잡는 구조를 빨리 타개해야 한다.” -미중패권 시대 한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전략적 모호성은 수명이 다했다. 이제는 선택적 명확성의 시대다. HBM·AI 반도체·첨단 방산은 미국 동맹 체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와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실용적 관계를 끊을 수 없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최대 수출처다. 등을 돌리는 건 전략이 아니라 자해다. 미국도 중국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것,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부품 공급자 포지션을 선점하면 양쪽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나라가 된다.” -오래전부터 중국을 지켜봤다. 느끼는 점은. “중국은 느리다는 편견은 착각이었다. 20년 전 중국 공대생은 100만 명이었다. 지금은 이공계 졸업생만 480만 명, 한국 전체 대학생보다 많다. 중국 기업가들의 위기의식은 한국보다 훨씬 날이 서 있다. ‘내일 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혁신을 만든다. 실패해도 다시 하는 집요함이 있다. 한국은 대기업 시스템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45일에 한 번씩 AI·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을 함께 공부한다. 국가 장기 산업전략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인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략이 흔들린다. 그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 ■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역임한 이후 20년여간 중국 경제와 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 혁신전략’, ‘한국반도체 슈퍼乙전략’,‘차이나 퍼즐’ 등이 있다. 최광숙 대기자
  • 차인영 서울시 주택공간위 부위원장 “주택공급 확대 공감대 있었다면 부결보다는 원만한 수정·협의 도모했어야”

    차인영 서울시 주택공간위 부위원장 “주택공급 확대 공감대 있었다면 부결보다는 원만한 수정·협의 도모했어야”

    서울특별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차인영 부위원장(국민의힘·영등포구 제3선거구)은 2일 제339회 임시회 주택공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서울시 주택 공급 확대와 부동산 정책 정상화 촉구 결의안’이 국민의힘 의원 4명 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9명 반대로 부결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해당 결의안은 실거주 의무 및 수요 억제 중심 부동산 정책의 재검토를 비롯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저해하는 대출 규제와 인허가 장벽 개선, 규제지역의 합리적 조정 등을 통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시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심의에서 여야 위원들은 서울시민의 주거 불안 해소와 합리적인 주택정책 마련이라는 결의안의 큰 틀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구체적인 발의 절차와 일부 표현을 두고 이견을 드러냈다. 표결에 앞서 차 부위원장은 주택공급 확대와 주거안정이라는 결의안의 본질적 가치를 살리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반대 사유로 꼽힌 결의안 명의 문제나 양당 간 사전협의 부재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 일동’과 같은 표현은 충분히 수정할 수 있고 양당 간 조율로 보완 가능한 사안”이라며, “단순히 절차나 표현상의 문제로 결의안을 부결할 것이 아니라 내용을 다듬어 취지를 살리는 편이 현명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주택공급과 주거안정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서울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핵심 현안임을 강조했다. 이번 부결로 논의를 매듭지을 것이 아니라, 여야가 서로의 입장을 조율해 시민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주택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 박승진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주택 공급 결의안 부결 입장 표명

    박승진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주택 공급 결의안 부결 입장 표명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위원장 박승진, 더불어민주당 중랑구 제3선거구)는 제339회 제1차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38명이 공동 발의한 ‘서울시 주택 공급 확대 및 부동산 정책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최종 부결시켰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안건은 주택 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두고 여야 의원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오간 끝에 표결로 처리됐다. 해당 결의안은 지난 7월 10일 김길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실거주 의무 및 수요 억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시민 중심의 주택 공급 확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저해하는 대출 규제·인허가 장벽 개선 ▲취득세·양도소득세 완화 등 합리적 세제 개편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과도한 시장 개입 지양과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 권한 존중 등을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상임위원들은 서울시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정부에 합리적인 주택 정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는 결의안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했다. 다만, 결의안의 구체적인 발의 절차와 세부 내용을 두고 위원들 간에 적지 않은 이견이 노출됐다. 각각의 상임위원들은 표결에 앞서 ▲전세의 월세화에 따른 시민 주거비 부담 가중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 따른 주택 거래 급감으로 인한 주택 시장 침체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결의안 가결의 필요성을 제시하였으며, 반대로 ▲발의문의 의결 주체가 ‘서울시의회 의원 일동’이 아닌 ‘국민의힘 의원 일동’이라는 점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시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결의안을 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절차적 문제▲지방선거 결과를 특정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해석하는 등 편향된 주장이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표현상 문제 ▲무조건적 규제 완화 시 무자본 갭투자 성행, 전세사기·깡통전세 재발, 지가 상승, 대량 이주 시기 전월세난 심화, 지방세 세수 감소에 따른 공공재원 부족 등 부작용이 간과됐다는 내용상 문제 또한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 결의안은 발의 절차, 표현 및 내용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가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그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정부에 심각한 부동산 상황에 대해 건의하시려면, 내용·표현상의 보완과 함께 양당 합의를 먼저 거친 후 재발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제12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주택공간위원회를 이끌며, 주택 및 부동산 정책이 일방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율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여야 의원 간의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치고 각계각층의 생생한 시민 의견을 고루 수렴하여, 민생과 직결된 주요 정책들이 균형 잡힌 시각 속에서 합리적으로 결정되도록 투명한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 김선희 경기도의원, 글로벌 AI 반도체 골든타임... “경기도, ‘규제자’ 아닌 ‘가속기·조율사’ 역할 나서야”

    김선희 경기도의원, 글로벌 AI 반도체 골든타임... “경기도, ‘규제자’ 아닌 ‘가속기·조율사’ 역할 나서야”

    경기도의회 김선희 의원(국민의힘, 용인 6)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경기도의 반도체 정책이 기업과 기초지자체에 과도한 규제나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선희 의원은 1일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경기도 반도체 인프라 지원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실효성 있는 상생 중재안 마련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초 단위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속도가 생명이자 시간 자체가 보조금”이라며, “경기도의 ‘K-반도체 혁신 대책’이 과연 바람직한 ‘지원’인지, 아니면 기업과 시·군을 가로막는 ‘장벽’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지자체 간 수계 방류 갈등으로 SK하이닉스 용인 Y1 팹(Fab)의 용수 시설 시운전이 보류된 상황을 거론하며 도 차원의 적극적인 갈등 조정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현실을 무시한 환경 규제와 무방류 시스템 등 추가 설비 요구는 막대한 전력 소모와 환경영향평가 변경을 불러와 팹 가동을 수년씩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도의 재정난 국면에서 시·군의 핵심 세원인 ‘법인지방소득세 공동 세원화’를 검토하거나,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을 위한 출자금을 기초지자체에 분담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시·군의 재원을 도에 귀속시켜 재정 부담을 전가하려는 시도는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반도체 산업의 적기 육성을 위해 3대 핵심 과제로 ▲방류수 갈등 해결을 위한 ‘민·관·공 협의체’ 즉각 가동 및 도 차원의 상생 중재안 마련 ▲일방적인 폐수 감축 요구 재검토와 공동 세원화·경기미래투자공사 출자 분담 요구 중단 ▲도 차원의 현실적 탄소 중립 대안 수립 및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 대상 실질적 피해 보상 대책 마련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가 행정 편의와 재정난에 기대어 일방통행식 규제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성장을 이끄는 ‘가속기’이자 지자체 갈등을 해결하는 ‘조율사’, 나아가 현장과 함께 달리는 ‘든든한 러닝메이트’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용인시와 경기도가 글로벌 AI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주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기반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지방도와 광역철도 등 필수 연계 교통망 확충과 전문적·체계적 지원에 경기도가 총력을 다해 줄 것”을 덧붙였다. 김 의원은 앞으로도 도정의 불합리한 행정을 감시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원활한 안착과 도민 상생 인프라 구축을 위한 의정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 지역경제 발전에 전력 투구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 지역경제 발전에 전력 투구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김창혁(구미))는 지난 25일 제365회 임시회 상임위 회의를 열어 소관 실·국 조례안 및 과학산업국 소관 공모사업 신청 보고의 건 등 4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획조정실, 에너지산업국, 경제통상국 소관의 주요 현안 조례가 면밀히 심의됐으며, 특히 2026년도 과학산업국 소관 공모사업 신청 보고 건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함께 경북의 기간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이날 안건 심의에서는 두 건의 조례안이 모두 원안 가결됐다. 먼저 영천시 경마장 개장에 맞춰 한국마사회와의 협약을 이행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주민 복리 증진을 도모하고자 ‘경북도 도세 감면조례 일부개정조례안’(레저세 감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어 최근 관세 장벽과 탄소 무역규제 등 대외 위기에 직면한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탄소중립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경북도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 촉진에 관한 조례안’ 역시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인정되어 원안 가결됐다. 또한 ‘경북도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은 상위법인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서 활성화구역 내 빈 점포를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를 위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도내 빈 점포 활용 범위를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원안 가결됐다. 뿐만 아니라 ‘2026년도 과학산업국 소관 공모사업 신청 건’에 대해 보고를 받고 사업 내용을 숙지하는 한편, 소관 부서에 대한 격려와 함께 내실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업무 추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창혁(구미) 위원장은 “오늘 처리한 안건들이 경북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기획경제위원회는 앞으로도 집행부의 정책과 사업을 면밀히 살피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견제와 지원의 역할을 균형 있게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배충식 카이스트 총장 “AI 역할 커질수록 기본이 중요”

    배충식 카이스트 총장 “AI 역할 커질수록 기본이 중요”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커질수록 기본은 더욱 중요합니다. 수학과 자연과학, 전공의 깊이, 인문사회학적 소양이 탄탄해야 AI가 제시한 결과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새로운 문제를 정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충식(63) 카이스트 총장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제18대 카이스트 총장으로 취임한 배 총장은 이달 10일 열린 취임식에서도 ‘기본’을 강조했다. 배 총장은 구체적으로 ‘비욘드(Beyond) 5’라는 5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AI를 넘어 모두의 AI, 실험실을 넘어 혁신적 연구·창업으로 확장, 규제와 장벽 철폐, 탄소중립과 지속가능성 강화, 국제협력 확대 등이 핵심 내용이다. 배 총장은 AI를 모든 학생과 연구자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을 AI 활용 수준과 교육 목적에 따라 재설계하고 인문학과 기초과학의 기반 위에서 AI 원리와 응용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카이스트를 혁신적 연구와 창업 기지화하기 위해 입학과 동시에 창업 교육을 시작할 방침이다. 새로운 기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는 능력은 창업가뿐 아니라 연구자에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는 학생 창업가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창업 활동의 학업 인정, 창업 실습 보고를 통한 학사학위논문 대체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학생이 학업과 창업을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배 총장은 “기본을 강조하는 것은 변화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기본이 튼튼하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혁신하고 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땅 좁아, 전력 부족해… 데이터센터, 바다·우주로 영토 개척[데이터센터의 명암]

    땅 좁아, 전력 부족해… 데이터센터, 바다·우주로 영토 개척[데이터센터의 명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증가하는 데이터센터가 주민 반발, 전력·용지 확보 등의 문제에 부딪히면서 빅테크들이 육상을 벗어나 바다와 우주 등 미개척지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AI 경쟁력의 병목이 컴퓨팅 능력에서 토지 및 전력망 등 인프라로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를 지을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기술 경쟁에 불이 붙었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집중하는 기술은 바닷물을 냉각에 활용하는 수중 데이터센터(UDC)와 선박이나 바지선을 개조해 서버를 탑재하는 해상부유식 데이터센터(FDC)다. 둘 다 주민 민원이나 인허가 문제에서 자유롭고, 바닷물을 이용해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하는 방식이어서 경제적이다. 바닷속에 들어간 데이터센터KIOST, 울산 수심 20m 시공 계획수도권 집중 해소하고 해수로 냉각 산업계, FDC·액침냉각 개발 속도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지난해 11월 울산시와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모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울산 앞바다 수심 20m 해저에 서버 10만대 규모의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를 설계·시공·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으로 2031년 상용화가 목표다. 한국수력원자력, 울산과학기술원, 포스코, SK텔레콤 등도 참여한다. 수중 데이터센터는 별도 인허가 없이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만 획득하면 돼 건축 기간이 짧다. 육상 데이터센터는 전체 소비전력 중 약 40%를 냉각시스템 가동에 쓰지만 해수를 활용하면 이 비용도 대폭 감소한다. 문제는 해수 취수에 따른 유지·보수 부담이다. KIOST는 2022년 구조체 외부와 연결된 열교환 파이프로 해수를 유입·배출시키며 열을 식히는 방식을 택했다. 한택희 KIOST 책임연구원은 “뜨거워진 (외부 열교환) 파이프로 해저 미생물이 모여들어 열효율이 떨어졌고 이에 대한 고압 세척 과정에서 파이프가 손상될 가능성도 생겨 유지·보수가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2015년에 ‘나틱 프로젝트’를 통해 같은 냉각 방식의 수중 데이터센터를 최초로 개발했고 2년여간의 실증을 통해 ‘성공’이라고 자평했지만, 상업화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고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KIOST는 외부 파이프를 없앤 ‘이중벽 실린더 구조물’ 기술로 상업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와 관련한 특허출원도 마쳤다. 중국도 적극적이다. 하이랜더는 2023년 하이난섬 인근에 최초의 상업용 수중 데이터센터 가동에 성공한 데 이어 상하이 린강에 해상풍력 발전과 연계한 총 24㎿ 규모 수중 데이터센터 일부를 운용하고 있다. 육지에서 전력 소모 비난이 높다면, 하이랜더는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력과 바닷물로 이를 대체한 셈이다. 다만 해양 생태계 교란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바다 위 데이터센터로 불리는 FDC 역시 인허가 유연성과 구축 신속성, 해수를 활용한 냉각 효율성 등이 강점이다. 특히 국내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력이 핵심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선급협회와 영국 로이드 선급협회로부터 개념설계 인증(AIP)을 확보했고, FDC 상업 서비스 시점을 2028년 상반기로 발표했다. 연내 최대 2척의 FDC 수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6월 프랑스 에너지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FDC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정보·통신(IT) 기업들은 냉각 효율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말부터 액침 냉각 기술 상용화에 나섰다. 액침 냉각은 서버나 전자 제품을 절연액에 담아 열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2024년 실증 결과에 따르면 기존 공랭식 대비 유틸리티 전력량을 58%, 서버 팬 전력량을 15% 이상 절감했다. 네이버는 외기 활용과 데이터센터 폐열 재활용 등을 통해 냉각 전력량을 감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더 나아가 지난 13일 파력 발전을 활용하는 해상 AI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판탈라사’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데이터센터 현황MS, 최초 수중 DC, 2년 만에 중단中, 해상풍력발전 연계해 일부 운용극저온 우주센터 꿈… 상용화 과제미국, 유럽, 일본 등은 우주 데이터센터를 꿈꾸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실증 연구 차원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위성을 스페이스X 팰컨9에 실어 우주로 발사했다. 유럽연합은 2024년 200만 유로(약 32억원)를 투자한 어센드(ASCEND)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 데이터센터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본의 통신기업 NTT와 위성·방송기업 스카파JSAT는 2022년 합작회사 스페이스 컴퍼스(Space compass)를 설립한 뒤 우주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평균 영하 270도의 극저온 환경서 냉각 에너지 소모량을 지상 대비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고 높은 태양광 발전 효율 등을 갖출 수 있다. 비용은 막대하겠지만 각종 사회 규제에서 자유롭다. 다만,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원은 “우주 데이터센터 배치에는 공학적·경제적 장벽이 존재한다”며 “그간 우주로 발사된 어떤 것보다도 큰 태양광 어레이(태양광 패널을 이어 붙인 대형 발전 장치)가 필요하며 이런 규모의 냉각 솔루션도 검증된 바 없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와 관세전쟁 나선 캐나다…한국이 지켜봐야 하는 이유 [핫이슈]

    트럼프와 관세전쟁 나선 캐나다…한국이 지켜봐야 하는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면으로 관세전쟁에 나선 캐나다의 선택이 한국에도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미국이 자동차·철강 관세를 대폭 낮추는 안까지 제시했지만 캐나다는 자국의 문화정책과 제3국 무역정책까지 손대려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장을 떠났다. 관세 인하와 함께 대규모 투자와 각종 비관세장벽 개선을 약속한 한국으로서는 캐나다의 ‘버티기’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200억 달러(약 27조 760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발효했다. 이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음 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과 가전제품, 농기계, 전자제품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관세를 두고 “공격을 받았고, 공격을 받으면 전쟁 중인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에 ‘달러 대 달러’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양국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합의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캐나다 측은 마감 시한을 앞둔 21일 밤 돌연 협상을 중단했다. 자동차 7%·철강 25%까지 낮췄는데…캐나다가 돌아선 이유 미국이 내놓은 제안만 보면 상당한 수준의 관세 인하가 담겼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NYT 인터뷰에서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5% 관세를 낮추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부품 사용에 따른 추가 감면까지 적용하면 일부 자동차의 실질 관세율은 최저 7%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 캐나다산 철강에 대해서도 대부분 물량의 관세를 50%에서 25%로 낮추는 관세할당제를 제시했다. 알루미늄 관세 역시 50%에서 25%로 인하하고, 목재에 새로 부과한 10% 관세는 없애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가 다른 어떤 교역 상대보다 우대받는 조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니 총리의 평가는 정반대였다. 그는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너무 적게 제시했다”며 이를 ‘나쁜 합의’라고 규정했다. 관세 아닌 ‘주권’에서 깨졌다…제3국·프랑스어 정책까지 충돌 협상을 무너뜨린 것은 관세율만이 아니었다. 카니 총리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가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관세정책을 미국의 정책과 맞추도록 요구했다. 그는 이를 두고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주권의 문제라고 반발했다. 미국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캐나다·프랑스어 콘텐츠 보호정책, 출판·영화산업 보조금, 제품의 프랑스어 표기 의무 등에도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 총리는 문화와 언어에 관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이 깨진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결국 캐나다는 관세를 더 낮추는 대신 국내 정책과 대외 무역정책에서 양보하는 길보다 관세전쟁의 비용을 감수하는 쪽을 택했다. 대가는 작지 않다. 캐나다는 수출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한다. 캘거리대의 무역경제학자 트레버 톰은 이번 미국 관세로 캐나다에서 최대 9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캐나다 정부는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250억 캐나다달러(약 25조 206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약속했다. 미국도 상처를 피하기 어렵다. NYT는 캐나다의 맞대응이 자동차 등 미국 산업의 비용을 높이고, 이미 높은 물가에 추가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도 15% 대가로 투자·규제 약속…캐나다 선택이 선례될까 한국이 이번 충돌을 남의 일처럼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췄다. 대신 미국에 총 3500억 달러(약 485조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약 208조 2000억원)는 조선업에, 2000억 달러(약 277조 6000억원)는 전략산업 투자에 배정하기로 했다. 관세만 주고받은 것도 아니다. 한국은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한 자동차의 국내 판매 물량 제한을 없애고, 농업 생명공학 제품의 승인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디지털서비스와 온라인플랫폼 규제에서도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데이터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캐나다와 한국의 협상 조건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이 캐나다에 요구했다는 ‘제3국 관세정책 동조’를 한국에도 동일하게 요구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다만 두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협상이 단순히 관세율을 몇 % 낮추느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투자와 자동차·농업 시장 접근, 디지털 규제부터 경우에 따라 다른 나라와의 무역정책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한국에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캐나다가 경제적 충격을 감수하고 미국의 추가 양보를 끌어낸다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하는 다른 동맹국에도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 반대로 보복관세가 장기화하면서 기업과 소비자의 피해만 커진다면 미국에 맞서는 데 따르는 비용을 보여주는 경고가 된다. NYT는 카니 총리가 주요 미국 동맹국 지도자 가운데 드물게 관세가 포함된 새로운 무역질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협상장을 떠났다고 평가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미국과 새로운 관세 합의를 선택했다. 트럼프와 정면승부를 택한 캐나다가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가 이제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다른 동맹국에도 하나의 ‘관세 협상 계산서’가 될 전망이다.
  • 전자담배인 척… ‘마약’ 뻐끔, 길거리서 대놓고 흡입까지

    전자담배인 척… ‘마약’ 뻐끔, 길거리서 대놓고 흡입까지

    일명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마약류 ‘에토미데이트’를 해외에서 대거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마약을 액상형 전자담배로 위장해 유통을 쉽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3개의 밀수·유통 일당과 판매책 등 총 32명을 검거하고 이 중 13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에토미데이트는 2021년부터 미국에서 펜타닐 등 다른 마약류와 혼합된 신종 마약을 제조하는 데 활용됐다. 하지만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가 지난 2월 마약류로 편입되자 경찰은 집중 단속을 벌였다. 이번에 붙잡힌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자담배 카트리지 공병을 대량 준비해 에토미데이트를 소분한 뒤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검거한 일당으로부터 시가 12억원 상당의 에토미데이트 2ℓ와 카트리지 공병 1400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수사망을 회피하고 투약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이러한 수법이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실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약류 압수품 형태 중 주사기는 6332건에서 5068건으로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는 941건에서 1465건으로 1.6배로 증가했다. 보통 전자담배에 충전하는 카트리지 방식으로 유통되는 액체 역시 999건에서 3288건으로 3.3배로 늘었다. 특히 에토미데이트의 경우 지난해 압수품 211건 중 87%(184건)가 액체 및 전자담배 형태로 적발됐다. 전자담배 위장 수법은 마약 투약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의심 없이 공개된 장소에서도 흡입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10대의 경우 지난해 압수된 주요 마약류 중 절반이 전자담배 형태와 유사한 합성대마류로 나타나는 등 청소년 오남용 우려도 크다. 경찰은 현행 법률상 에토미데이트의 수출입과 제조 행위만 가중 처벌할 수 있고, 유통 행위는 가중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소관 부처인 법무부에 입법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선봉 서울청 마약범죄수사1계장은 “전자담배를 활용한 에토미데이트 유통이 대규모로 확대될 수 있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피임약 먹었는데 임신했다…‘마운자로 베이비’ 무슨 일[라이프]

    피임약 먹었는데 임신했다…‘마운자로 베이비’ 무슨 일[라이프]

    살을 빼기 위해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사용하던 여성들 사이에서 예상하지 못한 임신을 했다는 경험담이 잇따르면서 이른바 ‘마운자로 베이비’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마운자로가 경구피임약의 효과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가임기 여성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영국 의약품·의료제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의약품을 사용하는 동안 임신을 피해야 한다. 임신 중 해당 약물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안전성 자료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면서 마운자로를 사용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마운자로의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위에서 음식물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추는데, 이 과정에서 함께 복용한 경구피임약의 흡수에 영향을 미쳐 피임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MHRA는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이 마운자로 치료를 시작한 경우 이후 4주 동안 콘돔과 같은 장벽피임법을 추가하거나 자궁내장치·피임 임플란트 등 비경구 피임법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마운자로 용량을 높였을 때도 마찬가지다. 증량할 때마다 이후 4주 동안 추가적인 피임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마운자로 제품 정보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경구 호르몬 피임약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어 마운자로 투약을 시작하거나 용량을 높인 뒤 4주 동안 비경구 피임법으로 전환하거나 장벽피임법을 추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최근 해외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던 중 예상하지 못한 임신을 했다는 경험담이 공유되면서 ‘마운자로 베이비’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다만 마운자로를 맞으면 임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약물 사용과 개별 임신 사례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구피임약의 흡수 문제와 함께 체중 감소 자체가 임신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만은 여성의 배란 장애와 난임 위험을 높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체중이 줄면서 배란 기능이 개선되면 이전보다 자연 임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운자로를 사용하면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임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약물을 중단하는 시점도 중요하다. MHRA는 GLP-1 계열 의약품을 임신 중이나 임신을 시도하는 기간, 수유 중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 마운자로는 최소 1개월 전,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인 위고비·오젬픽 등은 최소 2개월 전에 투약을 중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투약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면 의료진과 신속히 상담해야 한다. 현재 GLP-1 계열 의약품은 임신 중 태아에 대한 안전성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MHRA는 “임신 중 GLP-1 의약품이 태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안전성 자료가 없다”며 가임기 여성에게 치료 기간에 효과적인 피임법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 전자담배로 진화한 마약…‘에토미데이트’ 밀수·유통 일당 무더기 검거

    전자담배로 진화한 마약…‘에토미데이트’ 밀수·유통 일당 무더기 검거

    일명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마약류 ‘에토미데이트’를 해외에서 대거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마약을 액상형 전자담배로 위장해 유통을 쉽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3개의 밀수·유통 일당과 판매책 등 총 32명을 검거하고 이 중 13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에토미데이트는 2021년부터 미국에서 펜타닐 등 다른 마약류와 혼합된 신종 마약을 제조하는 데 활용됐다. 하지만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가 지난 2월 마약류로 편입되자 경찰은 집중 단속을 벌였다. 이번에 붙잡힌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자담배 카트리지 공병을 대량 준비해 에토미데이트를 소분한 뒤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검거한 일당으로부터 시가 12억원 상당의 에토미데이트 2ℓ와 카트리지 공병 1400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수사망을 회피하고 투약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이러한 수법이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실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약류 압수품 형태 중 주사기는 6332건에서 5068건으로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는 941건에서 1465건으로 1.6배로 증가했다. 보통 전자담배에 충전하는 카트리지 방식으로 유통되는 액체 역시 999건에서 3288건으로 3.3배로 늘었다. 특히 에토미데이트의 경우 지난해 압수품 211건 중 87%(184건)가 액체 및 전자담배 형태로 적발됐다. 전자담배 위장 수법은 마약 투약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의심 없이 공개된 장소에서도 흡입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10대의 경우 지난해 압수된 주요 마약류 중 절반이 전자담배 형태와 유사한 합성대마류로 나타나는 등 청소년 오남용 우려도 크다. 경찰은 현행 법률상 에토미데이트의 수출입과 제조 행위만 가중 처벌할 수 있고, 유통 행위는 가중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소관 부처인 법무부에 입법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선봉 서울청 마약범죄수사1계장은 “전자담배를 활용한 에토미데이트 유통이 대규모로 확대될 수 있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유호준 경기도의원, 남양주 수출기업 ‘크리셰프’ 현장 방문... “규제 완화 및 수출 장벽 해소 총력”

    유호준 경기도의원, 남양주 수출기업 ‘크리셰프’ 현장 방문... “규제 완화 및 수출 장벽 해소 총력”

    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 다산1동)은 지난 11일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한 도 해외마케팅 사업 우수 참여기업 ‘(주)크리셰프’를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유 의원은 도내 기업의 수출 현장 속 애로사항을 세심하게 청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유 의원을 비롯해 경기도의회 이건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 화도읍․수동면)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GBSA) 안경우 글로벌성장본부장 및 담당 팀장진, (주)크리셰프 이형만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크리셰프는 독자적인 세라믹 히터 기술 기반의 군고구마 오븐과 인덕션 라면조리기 등을 제조해 미국 H-Mart, M-Mart 등 글로벌 시장에 활발히 수출 중인 남양주시의 대표적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UL 인증 등 과도한 해외 인증 비용과 중대형 장비 수출 시 발생하는 물류비 부담,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 등 입지 규제로 인한 공장 확장 한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도의회 참석자들은 남양주 지역 기업들이 겪는 실질적인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기도와 남양주시 및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유 의원은 남양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판로를 넓혀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고 “남양주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남양주시와 함께 해외인증, 물류, 입지규제, 자금조달의 장벽을 낮출 방안을 찾겠다”며 “고비용 해외 인증비 지원 확대와 대형 장비 지원 기준 현실화 등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지원책을 신속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용수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오염 제조업체조차 일률적인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에 묶여 타 지자체로 이탈하는 현상에 대해 강력한 규제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유 의원은 “‘규제지역’ 남양주가 성장에서 배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반도체 산업 용수 문제를 지렛대로 규제 완화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경기 남부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공급되는 팔당 수자원 용수의 공공적 가치를 적극 활용해, 정작 용수 공급원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수질 규제와 손해를 감수해 온 남양주의 입지 규제(상수원 보호구역 규제 완화 등)를 풀어내는 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끝으로 유 의원은 이번 현장 방문에서 수렴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경기도 및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남양주시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경기도 수출 지원 관련 조례 정비와 예산 심의 등 실질적인 의정 활동을 통해 남양주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 트럼프가 원하는 핵잠수함, 한국이 만들까…“한화, 1조 7000억 걸었다” [밀리터리+]

    트럼프가 원하는 핵잠수함, 한국이 만들까…“한화, 1조 7000억 걸었다” [밀리터리+]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USA’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11일 오스탈 측에 미국 사업부 인수를 위한 예비적·비구속적 제안을 전달했다. 사업 법인과 운영자산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기업가치는 10억 5000만~12억 달러(약 1조 5000억~1조7000억원) 수준이다. 오스탈USA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본사를 둔 조선업체로 미국 해군과 해안경비대용 함정을 전문적으로 건조해 왔다. 수주 잔고는 100억 달러(약 14조 1000억원) 규모이며, 미 해군에 연안전투함(LCS) 19척, 신속기동수송함(EPF) 15척 등 34척을 인도한 핵심 공급사로 꼽힌다. 특히 오스탈USA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에 잠수함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생산된 모듈은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추진잠수함과 컬럼비아급 전략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사용된다. 따라서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 해군 핵잠수함 공급망의 진입 장벽을 뛰어넘을 ‘무기’를 갖게 된다. 실제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화가 오스탈USA 조선소를 통해 미국의 가장 민감한 해군 프로그램을 포함한 주요 국방 계약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리조선소 이어 오스탈USA 인수하면 벌어질 일한화는 2024년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시설을 현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어 남부 앨라배마 거점까지 확보해 미국 내 복수 생산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군함 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지목됐던 현지 건조 실적 한계를 일시에 해소할 기회로 해석된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해군 예산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전투함 구매에 쓰지 못하도록 한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켰다. 언급된 전투함에는 구축함과 호위함 같은 전투함뿐 아니라 전투지원함과 군수지원함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해군의 전투함과 비(非) 전투 지원함 각각 2척을 해외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행정부 정책입장서’(SAP)를 의회에 전달했다. 미 군함의 해외 건조를 반대하는 의회가 백악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화가 오스탈USA 인수에 성공한다면 미국 군함의 해외 건조 문제를 사실상 우회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해외 조선소에서 미군 함정을 건조할 경우 적용되는 법적 제한을 피하는 동시에, 미국 내에서 직접 함정을 건조하고 미 해군 조달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수 있다. 이는 한화가 단순히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미국 내 복수의 조선소를 기반으로 미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한화의 필리조선소는 지난 1년간 미국 정부가 발주한 미사일 추적함 건조 사업을 수주했으며, 해군 작전 과정에서 연료와 장비를 공급하는 군수지원함 설계 사업도 따낸 상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함의 해외 건조 구상과 관련해 한국을 언급하며 “한국은 우리와 선박 건조에 있어 협력하고 있다. 지역 밖에서 만들어진 일부 선박도 구매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규제 승인 절차 등 숙제 남아한화의 오스탈USA 인수 거래는 약 4주간의 현지 실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안보국(DCSA) 등 현지 당국의 규제 승인 절차도 넘어야 한다. 한화디펜스USA의 제임스 휴잇 대변인은 “한화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기여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미국 내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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