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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와 바위가 빚은 산…이 풍경에 ‘나’를 씻는다

    바다와 바위가 빚은 산…이 풍경에 ‘나’를 씻는다

    절집 뜨락에서 올려다본 밤하늘. 불퉁하게 솟은 산 하나가 험상궂은 표정으로 절집을 굽어본다. 공룡 등뼈를 닮은 암봉이 여덟 개. 그래서 이름도 팔영산이다. 내일, 아침이 열리면 오를 산이다. 달은 절반 넘게 지구 그늘에 가렸는데도 밝기가 오징어잡이 어화(漁火) 뺨친다. 달빛이 비춰 낸 초여름 밤 풍경이 어찌나 요염하던지, 공연히 들떠 전전반측이다. 전남 고흥 능가사의 밤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여덟 봉우리가 감싼 절집에서 하룻밤 고흥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능가사로 정한 건 절집이 팔영산 등산로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이다. 템플 스테이를 통해 스님에게 따끔한 경구를 듣고, 이튿날 팔영산에 오른다면 마음과 몸을 한 번에 씻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터다. 효용으로 따지면 흔한 숙박업소에 묵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밥도 준다. 푸성귀 일색 반찬이지만 세상 이런 꿀맛이 없다. 공양간에 승속이 함께 앉아 수저를 달그락거리다 보면 순식간에 발우의 밑바닥이 드러난다. 어찌 그리 배가 고프던지.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 알겠지만, 군대 문턱을 넘어서면 불과 몇 미터 거리에도 라면과 초코파이가 천상의 음식처럼 느껴지지 않던가. 절밥도 그와 똑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다. 저녁 공양 뒤엔 스님과 선명상을 함께했다. 가르침을 이끈 이는 가냘픈 체격의 비구니, 동현 스님이다. 스님은 “부처님이 깨달으신 근본”이라며 “내 숨을 느끼라”라고 주문했다. 들숨 날숨만 제대로 파악해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단다. 쉬울 듯하면서도, 밖으로 뻗어나가려는 몸 안의 감각들을 잠재우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일반인을 위해 ‘5분 명상’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지 싶다. 명상만 잘 해도 깨달음의 열락에 이를 건 명약관화하다. 이는 진우 스님뿐 아니라 모든 스님들이 입을 모아 전하는 바다. 한데 이를 알면서도 도무지 내 몸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 1분이 지나기 전에 몸이 꼬이고, 5분까지는 억겁의 시간을 건너는 듯하다. 스님들이 이 과정을 매일 되풀이한다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하다. 이러구러 스님과의 차담 시간. 철근을 매단 듯, 무겁게 감기는 눈꺼풀을 초인적인 힘으로 들어 올리며 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대화를 나눈다. 비몽사몽간 들었던 말 가운데 대부분은 ‘순삭’됐고, 몇몇은 건졌다. 그중 하나가 ‘뇌썩음’이다. 2024년 영국 옥스퍼드대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면서 새삼 화제가 됐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쇼츠처럼 짧고 얕으며 자극적인 내용의 영상에 매몰돼 끊임없이 스크롤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뇌가 썩는다는 것이다. 때로는 넓고 묵직한 내용물로 균형을 맞춰야 내가 오래도록 내 뇌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겠다. 동현 스님은 “말에는 실체적인 힘이 있다”고도 했다. 바르고 좋은 말만 가려서 해야 할 이유다. 실체적 힘의 이면에 있는 건 책임이다. 다른 사람을 입길에 올릴 때 더 조심하라는 얘기다. 이른 새벽, 절집 구경에 나선다. 경내는 꽤 넓다. 나쁘게 말하면 덜 정비됐고, 좋게 말하면 허허롭다. 국가 유산 보물인 대웅전 등의 당우가 꽤 당당하다. 가장 인상적인 건 응진당 앞의 법계도다. 의상(625~702)이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를 토대로 만든 작은 미로다. 거창한 만다라보다 규모는 작아도, 국내 화엄종의 개조(開祖)로 추앙받는 의상의 화엄 세계가 이 작은 미로에 고스란히 구현돼 있다고 한다. 산책 중에 마주친 능가사 주지 진허 스님이 법계도에 담긴 의미를 설명해 줬지만, 우수마발(牛溲馬勃)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어렵다. 한 귀로 듣는 즉시 다른 귀로 빠져나가고 만다. 사면사각의 굴곡진 이 길을 한 번 돌면, 장삼이사들도 자비를 발현하고 불도를 깨닫는 사람으로 변모할 수 있을까. 다시 공양간. 사회에선 아직 이불 끝을 붙잡고 있을 시간이다. 생경한 경험인데도 이른 아침밥이 다디달게 넘어간다. 어쩌면 템플 스테이는 음식에 대한 절제와 공양을 준비하는 보살들의 보살핌에 감동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어쩌랴. 산문을 나서자마자 난폭 운전을 일삼는 불량 운전자와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고 마는 것을. 우수마발로 되돌아가는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다. 능가사를 감싸 안은 팔영산은 바위와 바다가 만나 잉태한 풍경을 갈무리한 산이다. 고흥의 푸른 바다 앞에서 불끈 솟았다. 나라 안에 바다와 접한 산은 많아도 팔영산처럼 아름답고 웅장한 암봉을 가진 산은 흔하지 않다. ●암릉 끝 편백숲에서 지친 몸을 달랜다 팔영산 암릉 타는 맛이 각별하다. ‘선비의 그림자’를 뜻하는 제1봉 유영봉(儒影峰)에서 ‘비췻빛 푸르름이 쌓였다’는 8봉 적취봉(積翠峰)에 이르기까지 봉우리마다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깃대봉(609m)이다. ‘8영봉’ 외의 봉우리로, 8봉에서 능선길로 20분쯤 더 가서 만날 수 있다. 다만 몇몇 봉우리는 도마뱀처럼 ‘네 다리’로 기어올라야 할 만큼 험하다. 여느 산에 견줘 산행 피로가 오래 지속되는 이유다. 암봉의 표면 또한 팥시루떡처럼 투박하고 거칠다. 설악산, 북한산 등의 암릉이 인절미처럼 매끈한 것과 사뭇 대비된다. 낙석의 위험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힘은 들어도 발 딛고 서서 굽어보는 풍경만큼은 선계다. 1봉부터 8봉까지, 어디가 우월하다 말하기 어렵다. 온 길 뒤돌아보는 맛, 갈 길 보는 맛,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맛이 제각각이다. 팔영산이란 이름은 중국 위나라 왕의 세숫대야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비쳤다고 해서 지어진 것이라 한다. 맹랑하고 터무니없다. 왜 하필 중국의 왕이었을까. 필경 중국 중심의 세계관이 세계를 보는 유일한 창인 양 여겨졌던 시절의 흔적이 아닐까 싶다. 아마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겨 쓰던 이 산의 이름이 있을 터. 꼭 일제강점기에 바뀐 이름만 우리 것으로 바꿀 게 아니라, 이런 사대주의적 색채가 농후한 곳도 본디 이름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팔영산을 내려오면 다리부터 신호가 온다. 발바닥이 얼얼하고 무릎이 시큰거리는 그 익숙한 통증 앞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팔영산 편백치유의 숲을 떠올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100㏊가 넘는 부지에 들어선 국내 최대 규모 편백림 중 하나다. 수령 40~50년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길로 들어서는 순간, 산행으로 달궈진 몸이 알아서 먼저 반응한다. 평상에 등을 대고 눕는 것만으로 치유는 시작된다. 숲 그늘 전체가 이미 하나의 거대한 침상이나 다름없다. 편백 특유의 알싸하면서도 청량한 향이 폐 속으로 스며들고,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이 눈꺼풀 위에서 점점이 흔들린다. 산행의 피로가 짧은 낮잠 한 토막에 슬그머니 풀리는 경험은 직접 누워 보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게다가 입장료도 없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명상쉘터나 테라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본격적인 휴식을 택할 수도 있다. 산을 오른 다리에게 베푸는 보상으로는 이만한 게 없다. ●여름꽃이 시선 붙잡는 고양이섬 이 계절에 가볼 만한 고흥의 명소는 쑥섬이다. 공식 행정명은 애도(艾島)다. 길고양이가 많아 고양이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쑥이 유독 향긋하고 질이 좋아 쑥섬이라 불렸다는데, 정작 섬에 들어서면 쑥보다 먼저 수국 등 여름꽃이 시선을 붙잡는다. 쑥섬에선 사계절 내내 300여 가지 꽃이 피고 진다고 한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난대원시림을 지나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탁 트인 바다와 마주한다. 정상이라 부르기 무색할 정도로 낮은 해발 83m 높이지만 멀리 여수 거문도와 완도 청산도까지 눈에 들어온다. 한 시간 반 정도 산책을 즐기고 나면 다리도 마음도 부쩍 가벼워진다. 우주발사장이 있는 고흥은 아이들 놀이터도 ‘우주적’이다. 내륙의 여느 놀이터와 달리 우주인이나 우주선 콘셉트로 꾸민 곳이 대부분이다. 해창만 초입의 나라올라우주랜드도 그중 하나다. 팔영산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우주선을 닮은 외관의 건물이 갈대로 둘러싸인 해창만 풍경 속에 우뚝 서 있다. 1층은 각종 체험존, 2층은 그물망 놀이대와 볼풀장, 트램펄린 등 몸으로 부딪치며 노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야외 전망대에 오르면 갈대가 일렁이는 해창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용료가 없는 대신 예약제로 운영된다. 군청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다. ●갯장어·황가오리 보양식과 유자 디저트 이제 고흥의 먹거리를 말할 차례다. 두원면 다미식당과 동일면 유자제빵소다. 다미식당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백반 맛집이다. 한 TV 음식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한층 유명해졌다. 오전 9시 문을 열고 오후 2시면 닫는다. 1만 3000원에 이십여 가지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고급스럽다기보다 토속 먹거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집이라 보면 맞을 듯하다. 유자제빵소는 도무지 ‘상권’과는 무관해 보이는 외딴곳에 있다. 그런데도 주말이면 줄을 서야 할 만큼 방문객이 많다. 유자제빵소를 운영하는 이는 충청북도 1호 제과·제빵 분야 명장이자 대한민국제과기능장인 이종화(70)씨다. 충북 청주에서 빵집과 제과 학원을 50년 가까이 운영하다 고흥으로 내려왔다. 그는 “고흥에 사는 지인과 함께 배를 타고 나가 누리호 발사 장면을 봤는데, 한마디로 뿅 갔다”며 “이런 세상이 다 있나 싶어 정착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고흥으로 내려오면서 제빵과는 무관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그였지만 지자체에선 그를 그냥 두지 않았다. 어쩌다 만든 유자 빵을 고흥군에서 연 관광상품공모전에 출품했고 최우수상까지 거머쥐었다. 고흥군에선 당연히 유자 빵의 상품화를 요청했고, 고심 끝에 그는 지난해 유자제빵소 문을 열었다. 사실 그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제품 개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강원 속초 오징어빵, 충북 단양 흑마늘빵과 청원(현 청주) 생명쌀 등이 그의 손을 거쳐 세상에 선을 보인 제품들이다. 정착하는 곳마다 히트 상품을 만들어 냈다. 유자제빵소에서 가장 잘 나가는 건 지역 특산물 유자를 넣어 만든 ‘유자뺑’이다. 마들렌 비슷한 식감의 빵인데, 작은 유자 알갱이가 씹히면서 상큼한 맛을 낸다. 노란 빛깔은 인공 염료가 아닌 치자를 활용해 물들였다. 초콜릿으로 만든 초록빛 잎사귀를 산뜻하게 얹었다. 음료를 전담하는 그의 아내 김선아(69)씨도 바리스타이다. 유자향커피크림라떼, 유자스무디 등이 인기다. 고흥의 여름 보양식도 빼놓을 수 없다. 정점은 갯장어와 황가오리다. 갯장어야 워낙 유명하다. 여수, 장흥 등 남도 사람들이 지갑을 털릴지언정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 꼭 먹어두는 음식이다. 주로 샤브샤브로 먹는다. 황가오리는 특히 고흥 일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여름 보양식이다. 꼬들꼬들하면서도 담백하다. 황가오리가 잡히지 않는 날도 있다. 이런 날 예약 없이 방문했다간 공치기 십상이다. 도라지식당 등 고흥읍내 몇몇 노포에서 맛볼 수 있다.
  • “서대문 주민과 ‘운기조식’ 큰 힘… 우리 모두의 구청장 될 것” [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서대문 주민과 ‘운기조식’ 큰 힘… 우리 모두의 구청장 될 것” [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4년 만의 ‘리턴매치’ 승리매주 골목 식당 찾아 주민들과 식사‘싸우지 말라’는 말씀 따라 협치할 것1호 결재 ‘주민자치회 부활’ 참여 예산 늘리고 ‘동장직선제’ 도입AI로 의견 접수 ‘주민 주권’ 첫걸음교통 여건 개선 총력서부선 서명 운동… 2년 안에 착공강북횡단선, 조속히 예타 절차 진행정비사업 속도·상권 부활유진상가 등 재개발, 서울시와 협력9개 대학 연계해 ‘AI 청년특구 ’신설 “매주 서대문의 골목 식당에서 이웃들을 만나는 ‘운기조식’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주민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이는 ‘우리 모두의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운기(59) 서울 서대문구청장 당선인은 25일 연희동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소통하는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성헌 구청장과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도 ‘운기조식’을 비롯한 적극적인 소통을 꼽았다. 흔히 쓰는 ‘운기조식(運氣調息)’에 착안해 본인 이름과 ‘아침 식사’를 조합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정겨운 골목 식당에서 찍은 사진을 담은 글 200여 개가 쌓여 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원회부터 ‘우리 모두의 구청장’ 구상을 구체화했다. 4년 전 경선에서 경쟁한 조상호 전 시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국민의힘 당적을 가진 강철구 변호사도 합류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주민 의견 접수 시스템으로 ‘골목길 민주주의’를 실현할 계획이다. 그는 “1호 결재로 주민자치회 부활을 선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2000년대 초 ‘홍제천 살리기’ 운동을 계기로 풀뿌리 정치에 입문했다. 그만큼 서대문의 자연환경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서부선(새절역~관악산역) 추진을 위해 “전 주민 서명 운동과 캠페인을 진행해 주민 뜻을 서울시에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왕시장·유진상가 재개발에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고, 신촌·이화여대 상권 부활을 위해 “인수위에 전문가를 영입해 대학과 연계한 AI 산업 유치의 청사진을 그려내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치열한 선거를 치른 소감은. “(구청장이 되기까지) 8년이 걸렸다(웃음). 4년 전 민주당 경선 때 시작한 운기조식 시즌 1을 낙선한 뒤에도 시즌 2로 이어갔다. 200차례 주민과 아침 식사를 하며 대화한 ‘운기조식’은 이번 선거에도 큰 힘이 됐다. 운기조식은 취임 이후 시즌 3로 이어간다. 앞으로 주민 목소리에 더욱 더 귀를 기울이겠다.” -민선 9기 가장 중점을 두고 실행할 정책은. “1호 결재로 ‘주민자치회의 부활’을 선포하겠다. 참여 예산, 사회적 경제 등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동 단위 주민참여 예산을 확대한다면 생활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동장 직선제도 추진한다.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선거로 뽑고, 동에 애정이 있는 공무원에게 5년간 최소 임기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보통 공무원은 1~2년마다 인사가 나지만 5년 임기라면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선거 기간 동안 만난 주민들이 가장 당부한 대목은. “주민들은 ‘싸우지 말라’고 강조했다. 여의도 정치나 구청과 구의회 대립을 보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 저는 ‘싸우지 않고 협치를 잘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구청장’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인수위 구성부터 의지를 상징적으로 담았다. 4년 전 경쟁했던 조상호 전 시의원과 국민의힘 강철구 변호사를 설득해 모셨다.” -서대문구는 서부선·강북횡단선 등 교통 여건 개선에 관심이 높다. 향후 추진 계획은. “서부선은 2년 안에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서부선은 민자 사업 재공고와 재정 사업 전환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곧장 전 주민 서명 운동과 캠페인을 진행해 열망을 서울시에 전달하고 협력하겠다. 강북횡단선(청량리역~목동역)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 ‘교통은 곧 복지’란 점을 정부에 강하게 어필할 생각이다. 4년 내 예타 통과가 목표다. 최근 발표된 서울시의 3차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는 강북횡단선 홍은동 권역의 (서울여자)간호대역 신설이 빠져 있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홍제동 유진상가·인왕시장 재개발은 어떤 계획이 있나. “일단 구청이 직접 시행사를 맡는 것은 맞지 않다. 민관 공동개발 방식이 정답이지만 자치구가 시행사를 맡을 경우 빚까지 떠안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놓을 수는 없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맡을 수 있도록 변경이 필요하다. 역시 서울시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제 첫 단계를 마친 상황인데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내며 알게 된 인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정비사업도 시의회 도시계획심의위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한 추진을 도울 방법을 알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 의견을 우선해 정주를 위한 따뜻한 개발을 추구하겠다.” -‘미스터 홍제천’으로 불릴 만큼 서대문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다. “서대문구 생태축을 되살리겠다. 안산과 인왕산을 잇는 무악재 생태다리를 홍은동 권역에도 추가로 만들겠다. 인왕산과 북한산이 연결될 수 있다. 안산·홍제천·불광천은 건물 옥상 녹화, 보도변 정원 등을 통해 징검다리 형태로 생태축을 연결할 수 있다. 기후위기 대응도 구에서 앞장서야 한다. 쓰레기를 대폭 줄이는 방안 중 하나로 배달 업체의 다회용기 회수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쓰레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달 용기를 다회용기로 바꾸고 세척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방식이다. 꼭 추진하겠다.” -신촌·이화여대 상권 부활을 위한 복안이 궁금한데. “제가 경제, 산업 분야에 약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래서 성동구에서 ‘성수동 신화’의 밑그림을 그린 임채선 전 성동청년창업이룸센터장을 인수위에 모셔왔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9개 대학을 연계한 인공지능(AI) 청년특구 청사진을 그려내겠다. 서대문구에 밀집한 대학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산이다. 청년과 AI 산업을 연계한 일자리도 창출하겠다. 상가 공실에 임대료 인센티브를 부여해 청년 창업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성균관대 86학번이다. 민주화 항쟁 때 거리에 나가면 키가 커서인지 경찰에 잡히기 일쑤였다. 그렇다 보니 가족들이 강제 휴학계를 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고민을 하다 ‘노동자와 함께하는 삶’을 위해 공장에 취업했다. 기계에 손을 다쳐 군대도 못 가게 됐다. 노동자가 돼야겠다는 마음에 울산에서 용접공으로 일했다. 그러다 1993년 해고를 당했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아내와 함께 본가로 돌아왔다. 가락시장에서 새벽 배송을 하다 눈을 뜬 게 ‘열린사회시민연합’이었다. 집 앞 홍제천 살리기가 소명이었다. 서울에 10개 지부를 둔 열린사회시민연합이 지방선거에서 3명의 후보를 냈는데 당선된 것은 저뿐이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시민운동을 거쳐 정치를 시작한 셈이다. 스스로 정치인이 아닌 ‘정치운동가’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닌 주민과 소통하고 경청하는 정치운동가가 되겠다.” -민선 9기 시작과 함께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I를 활용해 주민 의견을 접수하는 시스템을 시작한다.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전용 번호로 의견을 남기면 된다. 단순 민원부터 지역 현안, 구정 발전 아이디어 등을 AI가 요약해 인수위의 검토를 거친다. 주민 주권 확립의 첫걸음이다. 어떤 목소리든 좋다. 귀 기울이고 네 편 내 편 나누지 않겠다. 우리 모두의 구청장이 되겠다.” ■ 박운기 당선인은 1967년 출생. 지역에서 초중고(연희초-숭문중-명지고)를 졸업했다. 1986년 성균관대 조경학과 1학년을 마친 뒤 안산공단에 위장 취업해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기계에 손이 끼어 오른쪽 검지와 중지가 짧아지게 된 것도 이때다. 울산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다 해고된 뒤 1993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후 열린사회시민연합에 합류해 홍제천 살리기에 나서면서 시민운동에 뛰어들었고, 2002년 무소속으로 구의원에 당선됐다. 4년 뒤 열린우리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고, 체급을 올려 제8·9대 시의원을 지내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2018년부터 구청장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당내 경선, 2022년에는 국민의힘 이성헌 후보에게 패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2전 3기 끝에 6·3선거에서 51.87%로 당선됐다.
  • 난 불량품이지만 오히려 다행스러워

    난 불량품이지만 오히려 다행스러워

    성소수자인 작가의 내밀한 고백사적인 이슈로 사회적 담론 확장 대만의 작은 마을 용징에서 아홉째 아이가 태어난다. 사내아이다. 적어도 외모는 그랬다. 이름은 천쓰홍. 그의 위로는 형 하나와 일곱 누이가 있다. 부모는 화물 운송, 농업, 가내수공업 등의 노동으로 바쁘고 힘겹게 이들을 부양했다. 일곱 딸들 역시 집안일과 농사, 각종 일들을 도맡아 생계를 도왔다. 하지만 늦게 태어났는데도 ‘장남’인 형과 막내인 천쓰홍은 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누리며 자랐다. 이유는 하나, 남자라서다. 천쓰홍에게 이 시골 마을의 완고한 가부장적 질서는 혜택이면서 동시에 큰 부담이었다. 형색은 남자라도 ‘가문을 이뤄 조상의 영전에 향을 올릴 수가 없는’, 게이였기 때문이다. ‘아홉 번째 몸’은 대만의 젊은 거장으로 꼽히는 소설가 천쓰홍(50)의 자전적 에세이다. 내밀하고 사적인 자기 고백을 담았다. 성소수자로서 차별과 냉대를 견디고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그는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소설가, 번역가,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책의 얼개에서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건 그를 세상에 알린 베스트셀러 ‘귀신들의 땅’(2023)과 겹쳐져서다. 이 책 역시 고향 마을 용징을 배경으로 성소수자 막내아들과 다섯 누나의 고된 성장기를 담았다. 1980년대 대만의 학교는 군인이 상주하며 학생을 단속하고 군대식 훈련을 시키던 군사정권의 교풍이 여전했다. 성적에 따른 우열반 배정과 체벌, 모욕이 일상이었다. 이 숨 막히는 환경에서 그에게 탈출구가 되어준 것은 문학이었다. 일곱 누나들이 어렵사리 모아준 책과 잡지를 가장 먼저 읽으며 문자의 힘을 체득했고, 글짓기 대회에서 도시 또래들과 만나 더 넓은 문화 세계를 갈망하게 됐다. 푸런 대학 영문과에 진학한 그는 비로소 자신의 성 정체성을 포함, 여러 면에서 자유와 맞닥뜨린다. 작가로 등단한 뒤 그는 대만을 떠나 베를린으로 이주한다. 나치 과거를 청산하려는 노력이 약자에 대한 포용으로 이어지는 이 도시에서 그는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로서, 소수 인종으로서의 삶을 충만하게 누린다. 고향에서 멀어질수록 고향에 대해 더 선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는 역설 속에서, 그의 글쓰기는 치유의 글쓰기로 깊어진다. 책은 한 성소수자 소년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동시대 세계인들이 함께 고민하는 역사와 사회의 지점들로 확장된다.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라는 믿음을 구현했지만 특유의 위트와 유머로 무겁지 않게 읽힌다. 그가 소설이 아닌 산문으로 건네는 목소리는 한층 직접적이고 솔직하다. 저자는 “성적 취향 때문에 차별과 공격을 받았지만 점차 나 자신을 증오하는 상태에서 좋아하는 상태로 변화해 갔다”며 “나는 불량품이지만 그 편이 오히려 너무나 다행스럽다. 자신이 되어, 자신으로 사는 것이, 가장 자유로웠다”고 했다.
  • ‘제왕’ 트럼프, 나토 향해 “충성해라” 훈계…유일하게 반발한 나라 어디? [핫이슈]

    ‘제왕’ 트럼프, 나토 향해 “충성해라” 훈계…유일하게 반발한 나라 어디?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동맹국 정상들을 향해 ‘충성심’을 보이라고 훈계했다.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눈 뒤 취재진 앞에서 “우리는 (나토에) 실망했다”며 나토 회원국인 이탈리아,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 전쟁에서 전혀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토 동맹국이 ‘우리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나는 단지 그들(나토 동맹국)의 충성심을 원할 뿐, 그들의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옆에 있던 뤼터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려 했지만 오히려 그는 취재진 앞세어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성심’이라는 표현이 자칫 다른 뜻으로 곡해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우리는 나토 동맹국에 매우 충성스럽다. 우리는 늘 그들을 위해 싸운다”며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유럽 동맹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대규모 군대를 주둔시켜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음을 상기시킨 셈이다. 용감하게 ‘반발한’ 이탈리아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시 나토에 충성한다고 언급했지만 해당 발언은 일부 회원국에게 불만을 안겼다. 이란 전쟁 개전 이후 나토가 미국을 돕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어왔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뤼터 사무총장은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란전 기간 미국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 내 미군 기지에서 수천 차례의 미군 항공기 운용과 군수·후방 지원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는 즉각 뤼터 사무총장의 발언에 반발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 장관은 “이탈리아는 미국의 전투 작전은 허용하지 않았으며, 기술·군수·물류 지원만 승인했다”면서 “뤼터 사무총장의 설명이 사실과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회동한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접한 이후 유럽의 단결과 나토의 ‘유럽 축’ 강화를 재확인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대서양 동맹을 유지하면서 공동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미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공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 전쟁하면 북한에 패배할 수도”…트럼프도 손 못 대는 진짜 이유 [밀리터리+]

    “한국, 전쟁하면 북한에 패배할 수도”…트럼프도 손 못 대는 진짜 이유 [밀리터리+]

    군사력 세계 5위 수준의 한국이 북한과 충돌할 경우 상대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북한이 핵 전력을 급속도로 증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과거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각국의 군사력을 측정하는 비정부 기구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5위라고 하지만 재래식 무기만으로 군사력을 판단할 수 없다. 핵무기 능력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북한의 종합 군사력은 남한의 100배, 1000배 이상이라고 본다. 남한의 재래식 무기는 북한의 핵무기 앞에서는 무기라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라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핵폭탄 2개를 맞고는 곧바로 항복하지 않았나. 남한이 자랑하는 현무 미사일은 1000기 정도는 있어야 북한의 전술핵무기 1기 정도의 위력을 갖는다. 한마디로 비교 불가”라고 강조했다. 정 부소장은 당시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쏠 가능성에 대해 “대부분은 북한이 미치지 않는다면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발사할 리 없다고 말한다”면서 “핵무기를 사용하면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 있으므로 그럴 가능성이 제로라고 한다. 다만 한국군과 북한군의 국지전이 핵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핵 전력, 어디까지 왔나지난 10일 영국의 비영리 단체 버틱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이 완전히 가동되면 우라늄 농축 능력이 기존보다 75%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버틱은 “새 시설에는 원심분리기 9000기 이상이 들어설 것으로 추정된다”며 “해당 시설이 연간 약 160kg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북한의 기존 고농축우라늄 생산 능력은 연간 약 215kg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버틱 분석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그랜트 크리스토퍼는 “북한은 이미 중간 규모의 핵무기 보유에 필요한 모든 물질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는 그 숫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대규모 증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압박에도 핵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북한이 현재 핵탄두 약 6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최소 90기의 핵탄두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도 확보한 것으로 봤다. 이는 2025년 약 50기에서 증가한 규모다. 또한 북한은 전술핵무기 운용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핵탄두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에 탑재해 한반도 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추구하고 있으며, 핵무기의 사용 범위를 전략핵뿐 아니라 전술핵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 갈수록 멀어지나북한의 핵전력 증강은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현재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1기 행정부 때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당시 1기 임기 재임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가졌던 북한과 현재의 북한은 매우 다른 국가적 위치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북한은 중국이 동참한 유엔 제재의 강한 영향을 받는 반면 러시아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해 제재를 완화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해 경제 개발을 도모하려 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뒤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파병을 결정하면서 북한과 러시아는 사실상 준동맹 수준에 이르렀다. 2025년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에는 상호 군사 지원 조항이 포함됐고 이후 협력이 급격히 확대됐다. 더불어 군사력에도 상당한 변화와 발전이 있었으며, 현재 북한군은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실전 경험을 보유한 군대가 됐다. 중국은 북한이 러시아라는 새로운 후원자를 확보하자 눈에 띄게 러시아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일방적 의존도가 감소하고, 이는 곧 북한에 대한 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를 토대로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 지위를 명문화했으며 비핵화 문제는 더 이상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8일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를 통해 “핵보유는 반드시 고수해야 할 우리의 핵심 이익이며 비핵화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불퇴의 선”이라고 일축했다.
  • 李 “징집병 최소화… 모병제로 군 선택할 수 있게 바꿀 것”

    李 “징집병 최소화… 모병제로 군 선택할 수 있게 바꿀 것”

    해병대 오찬간담회서 장병들 만나“선택적 모병제로 충분한 보수” 약속NLL 침범 조업 中 어선 단속 주문“대낮에 너무 심해” 상주 단속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앞으로 우리 군대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며 “징집병들을 최소화하고 모병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직장으로 군을 선택할 수 있게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선 공약인 ‘선택적 모병제’를 재차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76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 있는 해병대 연평부대 포9대대를 찾아 장병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증액하기로 한 공약을 언급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군의 개편을 강조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 병사들의 역할도 우리 군인들의 역할도 과거와는 달리 첨단무기 장비 체제를 운영하는 전문 병사로, 전문 간부로 새롭게 태어나서 여러분이 군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결코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충분히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군 체제를 바꿔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 모병으로 바꾸는 건 아니고 예산 허용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가능하면 정상적이고 충분한 보수를 지급 받는 약간의 장기의 직업군인을 선택하던지 아니면 그게 싫으면 단기 징병에 응하게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선택적 모병제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징병 체제를 유지하되 전문 기술 분야 등 일부 부문에서 모병을 확대하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이어 평화전망대를 현장 시찰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단 침범해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 “북한 선박도 아니고 중국 선박이 경계 지점에 와서 분쟁을 일으키고 이런 건 못하게 해야 한다”며 강력한 단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정동혁 포9대대장은 시야에 들어와 있는 선박들을 가리키며 “NLL이 위치한 곳에 중국 조업선들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 해병대, 해경에선 작전 수행하면서 나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렇게 보고 있는데도 저렇게 넘어와 있단 말인가”라며 “우리도 단속 선박을 상주시키든지 그래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군 관계자들이 NLL 경계를 둘러싼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 단속 과정에서의 의도치 않은 NLL 침범 등 우려를 전하자 이 대통령은 “그냥 방치하면 안 될 거 같다”며 “이게 너무 심하지 않나. 대낮에”라고 반응했다. 그러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중국 배는 대처를 하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李대통령 “중국 선박이 NLL 경계 지점서 분쟁 못 하게 해야”

    李대통령 “중국 선박이 NLL 경계 지점서 분쟁 못 하게 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북한 선박도 아니고 중국 선박이 경계 지점에 와서 분쟁을 일으키고 이런 건 못하게 해야 한다”며 중국 어선이 NLL을 무단 침범해 조업을 하는 상황에 대해 비판하고 강하게 단속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76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평화전망대를 현장 시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동혁 해병대 연평부대 포9대대장이 “NLL이 위치한 곳에 중국 조업선들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며 “해병대, 해경에선 작전 수행하면서 나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단속 선박을 상주시키던지 그래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관계자들은 NLL 경계를 놓고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했다. 주일석 해병사령관은 “해경들도 (단속을 위해) 막 올라가면 북쪽 NLL 이북으로 넘어가 버린다. 그래서 특히나 이 앞에 있는 NLL과 북한이 주장하는 선이 굉장히 짧은 지역이다 보니 그런 마찰들이 과거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중국 어선 단속 필요성을 언급하며 “동해안은 많이 정리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동해안은 여기보다 낫다. 거기는 (불법 조업을 하기에는) 넓고 깊어서”라고 답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중국 배는 대처를 하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포9대대를 찾아 장병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대선 공약이었던 ‘선택적 모병제’를 다시 한번 약속했다.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증액하기로 한 공약을 언급한 이 대통령은 “앞으로 우리 군대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며 “특히 첨단 과학기술로 재무장을 해야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우리 병사들의 역할도 우리 군인들의 역할도 과거와는 달리 첨단무기 장비 체제를 운영하는 전문 병사로, 전문 간부로 새롭게 태어나서 여러분이 군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결코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충분히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군 체제를 바꿔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 모병으로 바꾸는 건 아니고 예산 허용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가능하면 정상적이고 충분한 보수를 지급 받는 약간의 장기의 직업군인을 선택하던지 아니면 그게 싫으면 단기 징병에 응하게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직종을 하다 보면 사회에 나가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군에 계속 남아서 근무할 수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로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 中 견제냐 AI 주권 침해냐… 연거푸 앤트로픽 때린 美 [글로벌 인사이트]

    中 견제냐 AI 주권 침해냐… 연거푸 앤트로픽 때린 美 [글로벌 인사이트]

    미국 정부, 미토스 탈옥 해킹 우려최신 모델 외국인 접속 중단 통보수출 규제 해제 위한 협상 진행 중아모데이 “中 권위주의 악용 우려”오픈AI도 민주 국가들 협력 공감역량 뛰어난 ‘자체 AI’ 개발 필요성세계 최고 성능으로 평가받는 앤트로픽사의 인공지능(AI)이 올들어 미국 정부로부터 두 차례나 퇴출당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AI가 고통과 유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며, AI가 가져올 수 있는 인류 종말의 위험을 진지하게 경고한다. 그는 이러한 입장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좌파 미치광이’로 비난받기도 했다. 앤트로픽이 정부 규제란 암초를 만나면서 AI 주권이 주목받는 상황을 짚어봤다. 지난 17일 프랑스 에비앙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모데이를 비롯한 AI기업 CEO들은 국가 원수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 불과 닷새 전 앤트로픽은 자사의 최신 AI 모델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한 외국인의 접속을 중단하라는 ‘수출 금지’ 규제를 통보받았다. 이 조치는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로 갑자기 AI 접속이 차단된 유럽과 한국 등에서 AI 주권 침해라는 우려를 낳았다. 앞서 지난 2월 앤트로픽은 미 국방부의 공급망 블랙리스트에 올라 모든 연방정부 기관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앤트로픽이 AI를 군사적 용도로 최적화해야 한다는 국방부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앤트로픽을 두고 “현실 세계를 모르는 급진 좌파 기업이 우리 군대를 위험에 빠뜨리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분노했다. 하지만 G7에서 아모데이와 만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두고 “똑똑한 사람이며 책임감있게 행동하고 있다”며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아모데이 CEO는 미토스5 모델이 굉장히 똑똑하고 위험해서 ‘탈옥’(AI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해킹)으로 생화학무기 개발 등에 사용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실제 미토스의 탈옥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미국 정부가 수출 금지를 한 것으로 앤트로픽이 이를 보완하면 제재는 다시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앤트로픽에 대한 미 정부의 규제는 아모데이가 AI의 위험을 과장하는 발언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공개를 앞두고 AI의 성능을 지나치게 포장해 사람들에게 불안과 위기를 심어주는 소위 ‘공포 마케팅’에 제 발등을 찍힌 상황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AI 기업의 경영자들이 자기 사업에 유리한 이야기만 하는 것을 걸러서 들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와 앤트로픽 사이에서는 수출 규제 해제를 위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앤트로픽 한국 지사 출범 기자회견에서도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은 “(탈옥 문제는) 앤트로픽만이 아닌 다른 업체에도 해당되는 것이고, (수출 규제는)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가 앤트로픽 AI의 ‘탈옥’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중국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며 자랑하지만, 중국의 따라잡는 속도가 무시무시하다. 아모데이는 “미토스급의 AI 모델을 중국을 비롯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심각한 위험이 뒤따른다”면서 “중국의 권위주의 통치와 AI가 결합하면 조지 오웰의 ‘1984’보다 더 나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AI 수출 규제가 되레 중국의 오픈소스 AI에 대한 수요 증가란 반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AI 딥시크는 토큰 100만개당 요금이 87센트로 미토스5의 6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가는 동안 오픈소스(AI의 코드·학습 데이터 등을 공개) 전략을 쓰고 있지만 가장 먼저 폐쇄할 나라도 중국”이라며 “중국은 충분히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7에서 아모데이를 비롯한 AI CEO들은 한목소리로 민주주의 국가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아모데이는 “분열하려는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와 앙숙인 오픈 AI의 샘 올트먼 CEO도 AI 통제에 대한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국제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모데이는 올트먼과 AI 안전 철학에 대한 차이로 2020년 오픈AI를 퇴사해 앤트로픽을 창업했다. 두 CEO는 올가을 기업 상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 중이지만 AI 규제에 있어서 민주 국가의 통합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한편 앤트로픽의 갑작스러운 접속 차단 조치는 소버린 AI로 불리는 독자적 AI 구축 역량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했다. 이 교수는 “단순히 한국말을 잘하거나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대답하는 AI가 아니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소버린 AI를 개발해 미국에 휘둘리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9년 내 잠수함 받겠다며?”…한국이 1년 빠른데 캐나다가 고민하는 이유 [밀리터리+]

    “9년 내 잠수함 받겠다며?”…한국이 1년 빠른데 캐나다가 고민하는 이유 [밀리터리+]

    캐나다가 차세대 잠수함 전력을 예상보다 빠르게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한국과 독일의 ‘1년 납기 차이’가 수주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한화오션은 2035년까지 4척,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는 2036년까지 4척을 인도하겠다고 제안했다. 댄 샤를부아 캐나다 신임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 해밀턴에서 열린 지휘권 이양식에서 잠수함을 “궁극적인 억지력”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잠수함 전력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납기가 1년 빠르다고 한국의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캐나다는 전력 공백을 막아야 하는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동 운용과 정비망, 경제적 파급 효과까지 함께 따지고 있다. 캐나다가 서두르는 배경에는 노후 잠수함의 낮은 가동률과 2030년대 중반으로 다가온 전력 공백이 있다. 캐나다 해군은 현재 영국에서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비 지연과 잦은 고장으로 실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전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캐나다 정부는 이들 잠수함을 2030년대 중반부터 퇴역시키고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이다. 첫 대체 잠수함과 훈련·정비 기반을 늦어도 2035년까지 확보해 수중전력의 단절을 막겠다는 목표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담당 국무장관은 22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달 말 전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표 시점은 다음 달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막하는 나토 정상회의 직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서양·태평양·북극해까지…4척으로는 부족 잠수함을 4척에서 최대 12척으로 늘리는 이유는 단순한 노후 함정 교체에 그치지 않는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 해군은 대서양과 태평양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의 활동이 늘어나는 북극해까지 감시해야 한다. 신형 잠수함은 적 함정과 잠수함을 탐지·추적하고 필요하면 공격하는 임무를 맡는다. 서부 북극해와 그린란드·래브라도 사이 해역, 그린란드 북쪽 극지 지역, 바렌츠해 등 북극 진입로를 감시하고 나토 연합작전에도 투입될 수 있다. 마크 노먼 전 캐나다 해군사령관은 새 잠수함이 이들 해역에서 북극 지역의 출입 동향을 추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캐나다 잠수함이 미국 핵추진 잠수함 전력과 협력하면 두꺼운 빙하 아래가 아닌 빙하 가장자리와 북극 접근로에서도 충분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 잠수함에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가 적용된다. 재래식 잠수함은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수면 가까이 올라와 공기를 공급받아야 하지만 AIP를 활용하면 노출 위험을 줄인 채 장기간 잠항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하면 작전 거리와 수중 체류 시간도 늘어난다. 잠수함은 정비와 승조원 훈련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12척을 도입하더라도 전 함정을 동시에 바다에 띄울 수는 없다. 일부는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작전하고 일부는 훈련·정비에 투입하면서 북극과 해외 파견 수요에 대응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현재 4척만으로는 세 해역에 지속적으로 잠수함을 배치하기 어렵다. 캐나다가 함정 수와 도입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이유다. 한국 2035년·독일 2036년…1년이 가른 승부 납기만 놓고 보면 한국이 한발 앞선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을 체결하면 첫 KSS-Ⅲ 잠수함을 2032년에 인도하고 2035년까지 모두 4척을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매년 한 척씩 추가해 2043년까지 12척을 모두 넘긴다는 계획이다. KSS-Ⅲ는 이미 한국 해군에 실전 배치됐고 생산시설도 가동 중이다. 지난달에는 도산안창호함이 1만4000㎞ 이상을 항해해 캐나다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입항하며 장거리 운용 능력을 직접 선보였다. KSS-Ⅲ의 또 다른 강점은 수직발사관이다. 장거리 순항·탄도미사일을 탑재하면 잠수함 자체가 이동식 정밀타격 플랫폼으로 바뀐다. 캐나다 해군은 1960년대 이후 보유하지 못했던 해상발사 육상 타격 능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다. 폴 미첼 캐나다군대학 교수는 KSS-Ⅲ의 수직발사관을 보기 드문 역량으로 평가하면서 캐나다가 이를 확보하면 동맹국들이 해당 전력의 해외 배치를 요청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터 존스 오타와대 교수는 KSS-Ⅲ와 독일 212CD가 모두 육상 공격 능력을 갖췄다며 캐나다도 이를 확보하면 해상에서 육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거리 타격 능력은 새로운 부담도 낳는다. 캐나다가 희소한 전력을 갖추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동맹국이 향후 해외 군사작전에서 잠수함 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 캐나다 정부가 어떤 미사일을 도입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독일 TKMS는 독일·노르웨이 해군용 212CD 잠수함의 생산 순번을 조정해 2036년까지 4척을 인도하겠다고 맞섰다. 한화보다 1년 늦지만 기존 예상보다 일정을 크게 앞당겼다. 독일은 나토 회원국인 독일·노르웨이와 훈련, 부품, 정비체계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다만 212CD는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았고 캐나다 물량을 확보하려면 양국 해군의 건조 순서를 바꿔야 한다. 반면 한화오션은 이미 건조·운용 중인 플랫폼을 활용한다. 조기 인도로 빅토리아급을 빨리 퇴역시키면 캐나다가 정비·지원 비용 약 10억 캐나다달러(약 1조원)를 줄일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물론 빠른 납기만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캐나다 해군은 두 후보 모두 작전 요구를 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종 선택에서는 현지 생산과 정비시설 구축, 일자리 창출, 장기 유지비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퓨어 장관도 잠수함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요소로 경제적 환원 효과를 꼽았다. 한국이 납기와 실전 운용 경험에서 앞서더라도 나토 공동 운용망과 현지 산업 기여도까지 종합하면 캐나다의 계산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캐나다 해군이 전력 공백을 막고 세 해역의 감시·타격 능력을 서둘러 확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면 납기 1년 차이는 작지 않다. 캐나다의 속도전이 치열해질수록 2035년까지 4척을 약속한 한국 잠수함의 강점도 커질 수 있다.
  • 러우 전쟁 확전 가나?…젤렌스키, 벨라루스에 공격 암시 ‘최후통첩’ 던진 이유 [핫이슈]

    러우 전쟁 확전 가나?…젤렌스키, 벨라루스에 공격 암시 ‘최후통첩’ 던진 이유 [핫이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군사적 공격을 의미하는 ‘최후통첩’을 날려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조만간 만나 최후통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의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다른 나라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우 전쟁 제3국으로 확장 가능성러시아의 이 같은 날 선 입장은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지난 20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벨라루스 영토 내 러시아 드론 지원 시설을 1주일 안에 철거하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시설은 통신탑과 신호 중계 시스템으로 러시아 드론의 장거리 공격 시 항법 및 유도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후통첩은 특히 개전 이후 다른 국가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군사 조치를 암시한 첫 번째 사례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뿐 아니라 제3국으로 전선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경고로 확전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만약 벨라루스가 공격받는다면, 벨라루스 역시 참전 명분이 생기고 이는 주변국으로 연쇄적으로 번져나갈 수 있다. 벨라루스, 뒤에서 러시아 전쟁 지원사실상 러시아의 위성국가인 벨라루스는 이번 전쟁에 군대를 직접 파병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에 영토를 내주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등 뒤에서 지원해 왔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후통첩에 벨라루스 정부는 “우리를 강제로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유인 시도”라고 반발하면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는 ‘푸틴을 가장 친한 친구이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칭송하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이례적인 사과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지난 15일 중동 최대 뉴스 채널인 알 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 말에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과한다”면서 “전쟁 중인 상황에서 그렇게 강경하게 말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간 루카셴코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 말만 번지르르하다”라거나 “정치나 군사 경험이 전혀 없는 애송이” 등의 발언으로 조롱했다. 여기에 “무언가를 흡입했다. 투약했다” 등 도를 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는 군사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 군대의 시야에 훤히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의 주요 핵심 기반 시설, 즉 생산 및 물류 시설이 공격받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를 전혀 두려워할 것이 없다며 참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 세계 1위 앤트로픽의 인공지능, 왜 두 번이나 퇴출당했나 [글로벌 인사이트]

    세계 1위 앤트로픽의 인공지능, 왜 두 번이나 퇴출당했나 [글로벌 인사이트]

    세계 최고 성능으로 평가받는 앤트로픽사의 인공지능(AI)이 올들어 미국 정부로부터 두 차례나 퇴출당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AI가 고통과 유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며, AI가 가져올 수 있는 인류 종말의 위험을 진지하게 경고한다. 그는 이러한 입장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좌파 미치광이’로 비난받기도 했다. 앤트로픽이 정부 규제란 암초를 만나면서 AI 주권이 주목받는 상황을 짚어봤다. 지난 17일 프랑스 에비앙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모데이를 비롯한 AI기업 CEO들은 국가 원수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 불과 닷새 전 앤트로픽은 자사의 최신 AI 모델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한 외국인의 접속을 중단하라는 ‘수출 금지’ 규제를 통보받았다. 이 조치는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로 갑자기 AI 접속이 차단된 유럽과 한국 등에서 AI 주권 침해라는 우려를 낳았다. 앞서 지난 2월 앤트로픽은 미 국방부의 공급망 블랙리스트에 올라 모든 연방정부 기관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앤트로픽이 AI를 군사적 용도로 최적화해야 한다는 국방부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앤트로픽을 두고 “현실 세계를 모르는 급진 좌파 기업이 우리 군대를 위험에 빠뜨리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분노했다. 하지만 G7에서 아모데이와 만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두고 “똑똑한 사람이며 책임감있게 행동하고 있다”며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아모데이 CEO는 미토스5 모델이 굉장히 똑똑하고 위험해서 탈옥(AI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해킹)으로 생화학무기 개발 등에 사용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실제 미토스의 탈옥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미국 정부가 수출 금지를 한 것으로 앤트로픽이 이를 보완하면 제재는 다시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앤트로픽에 대한 미 정부의 규제는 아모데이가 AI의 위험을 과장하는 발언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공개를 앞두고 AI의 성능을 지나치게 포장해 사람들에게 불안과 위기를 심어주는 소위 ‘공포 마케팅’에 제 발등을 찍힌 상황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AI 기업의 경영자들이 자기 사업에 유리한 이야기만 하는 것을 걸러서 들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와 앤트로픽 사이에서는 수출 규제 해제를 위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앤트로픽 한국 지사 출범 기자회견에서도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은 “(탈옥 문제는) 앤트로픽만이 아닌 다른 업체에도 해당되는 것이고, (수출 규제는)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가 앤트로픽 AI의 ‘탈옥’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중국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며 자랑하지만, 중국의 따라잡는 속도가 무시무시하다. 아모데이는 “미토스급의 AI 모델을 중국을 비롯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심각한 위험이 뒤따른다”면서 “중국의 권위주의 통치와 AI가 결합하면 조지 오웰의 ‘1984’보다 더 나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AI 수출 규제가 되레 중국의 오픈소스 AI에 대한 수요 증가란 반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AI 딥시크는 토큰 100만개당 요금이 87센트로 미토스5의 6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가는 동안 오픈소스(AI의 코드·학습 데이터 등을 공개) 전략을 쓰고 있지만 가장 먼저 폐쇄할 나라도 중국”이라며 “중국은 충분히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7에서 아모데이를 비롯한 AI CEO들은 한목소리로 민주주의 국가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아모데이는 “분열하려는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와 앙숙인 오픈 AI의 샘 올트먼 CEO도 AI 통제에 대한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국제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모데이는 올트먼과 AI 안전 철학에 대한 차이로 2020년 오픈AI를 퇴사해 앤트로픽을 창업했다. 두 CEO는 올가을 기업 상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 중이지만 AI 규제에 있어서 민주 국가의 통합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한편 앤트로픽의 갑작스러운 접속 차단 조치는 소버린 AI로 불리는 독자적 AI 구축 역량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했다. 이 교수는 “단순히 한국말을 잘하거나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대답하는 AI가 아니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소버린 AI를 개발해 미국에 휘둘리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우크라이나 군대, 나토서 두 번째로 강력”…젤렌스키 ‘유럽 방패’ 강조한 이유 [핫이슈]

    “우크라이나 군대, 나토서 두 번째로 강력”…젤렌스키 ‘유럽 방패’ 강조한 이유 [핫이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신속한 가입을 촉구하며 유럽의 안보가 우크라이나 방어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군사력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나토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 만큼 우리도 나토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는 오늘날 사실상 나토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군대를 상대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힌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군대는 러시아를 말한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다음가는 ‘나토 내 두 번째 군대’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가진 유럽 최고 수준의 실전 경험과 방어 기여도를 강조해 지원을 계속 끌어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신속히 EU 가입 자격을 부여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는 “자유롭고 단결돼 있으며 평화로운 유럽의 미래는 우크라이나 방어 속에서 결정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조치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한 신속한 경로를 제공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의 안보가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한 자금 확보에 달려 있다며, EU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이른바 ‘의지의 연합’ 국가들이 이를 보장하기 위한 금융 수단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푸틴은 우리나라의 모든 것이 불타오르기를 바라는 미치광이로 1991년 붕괴한 소련을 복원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크렘린궁에 머물 것”이라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없이는 불가능하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리 국민이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찬진 금감원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심각…KB 회장 숏리스트 전 지배구조안 발표 예정”

    이찬진 금감원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심각…KB 회장 숏리스트 전 지배구조안 발표 예정”

    빚투·단일종목 ETF 과열에 경고음사내대출 DSR 편입 가능성 첫 언급중앙그룹 채권 판매 검사 전환 시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급증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또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은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되기 전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22일 금감원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증시 과열 양상과 관련해 “신용융자 등 차입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통계상 비중은 낮아 보이지만 금액 자체는 계속 늘고 있다”며 “통계의 착시에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출시할 때부터 의문이 있었다”며 “환율 안정 효과도 기대만큼 크지 않았고 부작용은 너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회전율이 130~200%에 달하고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매매 수수료 규모가 5조~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수억원 규모의 기업 사내대출과 관련해 “마음 같아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체계 안으로 편입하고 싶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 복지 영역이라는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담보를 저당권 방식으로 설정할 경우 기술적으로는 DSR에 일부 반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사내대출 규제 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정책 주무부처인 금융위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중앙그룹 계열사 회생 신청과 관련해서는 회사채·기업어음(CP)·전단채 판매 과정에 대한 점검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도 직전 발행된 채권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된 경위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필요하면 검사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최대 관심사인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KB금융 회장 숏리스트 선정 절차가 시작되는 7월 초 전에는 발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 연임 제한과 승계 절차 투명성 강화 등 기존 금융위가 공개한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 공모주 국내 투자자 ‘0주 배정’ 사태와 관련해서는 “미국 증권신고서를 직접 봤는데도 당연히 배정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 검사에서 투자자 보호 절차와 물량 배정 과정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주식시장을 단순한 유통시장이 아니라 자본조달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코스닥이 벤처·스타트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로 향하는 자금을 국내 혁신기업 투자로 돌릴 수 있도록 자본시장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학교와 군대 내 도박·불법사금융 문제를 언급하며 “최근 드라마 ‘참교육’의 내용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금융교육과 불법금융 근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푸틴만 기뻐할 뿐”…젤렌스키 훈장 박탈에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 충돌한 이유 [핫이슈]

    “푸틴만 기뻐할 뿐”…젤렌스키 훈장 박탈에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 충돌한 이유 [핫이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수여한 최고 훈장 박탈을 놓고 폴란드 내부에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지난 19일과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연달아 글을 올리고 이번 사태를 둘러싼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은 푸틴에게는 기쁨을, 우리 동맹국들에는 충격을 안겨준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역할은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것이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다. 전선은 다른 곳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정치인이 갈등에 개입하는 것은 경제적, 지정학적, 평판 면에서 양국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전략적 실수”라면서 “유럽 파트너들과의 논의에서 나는 손실을 최소화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군부대의 명명 문제가 발단투스크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자국 나브로츠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자 명백한 엇박자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3년 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수여했던 폴란드 최고 훈장 ‘백수리 훈장’을 박탈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군부대의 명명 때문이다. 지난달 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 특수부대에 ‘우크라이나 반군(UPA)의 영웅들’이라는 명예 칭호를 부여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를 군대의 역사적 전통을 복원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폴란드는 즉각 반발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UPA가 구소련과 나치 독일에 맞선 저항 세력으로 평가받지만 폴란드에서는 1943~1945년 발생한 ‘볼히니아 대량학살’의 주범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폴란드 측은 이 사건으로 당시 약 10만명의 폴란드계 주민이 잔인하게 학살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엑스에 “폴란드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훈장을 박탈한 결정은 경고”라면서 “양국 간의 관계에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훈장이 상자에 담겨 배송되는 사진을 게시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폴란드 내부 정치 갈등으로 갈라진 훈장 박탈 문제훈장 박탈 여파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직 대통령 3명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도 자신들이 받았던 폴란드 훈장 반환에 동참하며 뜻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폴란드 정계도 갈라졌다. 폴란드는 이원집정부제인데, 나브로츠키 대통령과 투스크 총리는 정당도 서로 다른 오랜 정치적 라이벌 관계다. 친유럽연합(EU) 성향의 투스크 총리와 달리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민족주의 성향으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데 제동을 걸어왔다. 특히 두 사람은 러시아가 유럽의 최대 위협이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역사학자 출신인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과거사 사과 없이 우크라이나를 무조건 도울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다만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훈장 박탈이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반감이 아니며 폴란드 안보 정책의 전략적 방향 변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웃 나라인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파트너이자 친구 사이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사회 내부의 증오를 부추겨 정치적 지지율을 올리려는 싸움은 매우 위험한 사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우리 군인들이 스스로 부대에 영웅적인 이름을 붙이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없이는 누구도 폴란드를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이제 북한 때리나…“北 비핵화 우선 과제” 발언에 코웃음 나온 이유 [핫이슈]

    트럼프, 이제 북한 때리나…“北 비핵화 우선 과제” 발언에 코웃음 나온 이유 [핫이슈]

    미국과 이란이 휴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전쟁이 일단락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한 비핵화’를 매우 높은 위치에 놓고 논의 중이라는 미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윌레졸 미 국무부 한국·일본·몽골 담당 부차관보는 워싱턴DC에서 민관 정책 플랫폼 트라이포럼이 개최한 ‘한·미 전략산업 및 안보 포럼’에서 “북한 문제는 정책 우선순위 목록에서 매우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행정부에서도 그러했지만, 우리 행정부에서 이뤄지는 북한에 대한 논의는 비핵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 후 발표된 팩트시트에서도 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약속했다. 어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 재개와 관련해 윌레졸 부차관보는 “과거에 적어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입증된 제재를 이행하고 북한의 사이버 위협 및 IT 인력 파견, 가상화폐 절취 등에 다른 나라들과 함께 대처함으로써 북한 정권의 수익원을 박탈하고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보유국 지위 요구하는 북한, 대화 나설까윌레졸 부차관보는 미국과 북한의 대화 재개와 관련해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트럼프 행정부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조선노동당 제9차 당대회 정책연설에서 핵무기 보유와 관련해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인 국가의 지위”라고 강조한 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잘 지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은 거부하지만,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전제로 한 북미 대화에는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2기 임기 시작 직후인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북한을 ‘핵 국가’(nuclear power)라고 언급했고, 같은 해 3월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대화하며 “나는 핵보유국인 북한의 지도자(김정은)와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쏟아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란 전쟁의 최대 목표이자 핵심 성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포기를 꼽은 바 있다. 핵무기가 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제거를 위해 전쟁까지 벌인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 인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1기 때와는 달라진 북한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1기 행정부 때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년 당시 1기 임기 재임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가졌던 북한과 현재의 북한은 매우 다른 국가적 위치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북한은 중국이 동참한 유엔 제재의 강한 영향을 받는 반면 러시아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해 제재를 완화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해 경제 개발을 도모하려 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뒤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파병을 결정하면서 북한과 러시아는 사실상 준동맹 수준에 이르렀다. 2025년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에는 상호 군사 지원 조항이 포함됐고 이후 협력이 급격히 확대됐다. 더불어 군사력에도 상당한 변화와 발전이 있었으며, 현재 북한군은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실전 경험을 보유한 군대가 됐다. 중국은 북한이 러시아라는 새로운 후원자를 확보하자 눈에 띄게 러시아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일방적 의존도가 감소하고, 이는 곧 북한에 대한 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를 토대로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 지위를 명문화했으며 비핵화 문제는 더 이상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 국무부 당국자의 발언이 나온 지난 18일에도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를 통해 “핵보유는 반드시 고수해야 할 우리의 핵심 이익이며 비핵화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불퇴의 선”이라고 일축했다. 또 북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G7 정상회의 성명을 겨냥해 “결코 실현할 수 없는 공허한 목표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비핵화 구호 합창이라는 상습적 관행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서방의 가긍한 처지가 다시 한번 여과 없이 노출되었다”고 비난했다.
  • 젤렌스키에 ‘뒤통수’ 맞은 폴란드…역사 문제로 최고 훈장 박탈한 이유 [핫이슈]

    젤렌스키에 ‘뒤통수’ 맞은 폴란드…역사 문제로 최고 훈장 박탈한 이유 [핫이슈]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우방 중 하나인 폴란드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수여한 최고 훈장을 박탈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3년 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수여했던 폴란드 최고 훈장 ‘백수리 훈장’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우크라이나 군부대의 명명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 특수부대에 ‘우크라이나 반군(UPA)의 영웅들’이라는 명예 칭호를 부여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를 군대의 역사적 전통을 복원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폴란드는 즉각 반발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UPA가 구소련과 나치 독일에 맞선 저항 세력으로 평가받지만 폴란드에서는 1943~1945년 발생한 ‘볼히니아 대량학살’의 주범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폴란드 측은 이 사건으로 당시 약 10만명의 폴란드계 주민이 잔인하게 학살됐다고 보고 있다. 역사문제로 얽혀있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이에 대해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폴란드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훈장을 박탈한 결정은 ‘경고’”라면서 “양국 간의 관계에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훈장이 상자에 담겨 배송되는 사진을 게시하며 폴란드로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훈장은 예카테리나 2세, 베니토 무솔리니,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하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에게도 수여됐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는 과거 폴란드 침략에 앞장섰거나 도왔던 인물들의 훈장은 취소하지 않으면서 정작 러시아와 싸우는 자신만 박탈했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폴란드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군사 지원로이터 통신은 “폴란드는 그간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원해 왔다”면서 “이번 일로 양국 간에 심각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일로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끊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훈장 박탈이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반감이 아니며 폴란드 안보 정책의 전략적 방향 변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한편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전차 및 장갑차와 MiG-29 전투기, 자주포 등을 대량 지원해왔으며 서방 국가들이 보낸 군수물자의 통로 역할도 수행해왔다.
  • 6·25 앞두고 ‘멸공라떼’ 마케팅…“정치 전혀 모른다, 감사의 의미” 카페 측 해명

    6·25 앞두고 ‘멸공라떼’ 마케팅…“정치 전혀 모른다, 감사의 의미” 카페 측 해명

    대전의 한 카페가 6·25전쟁 76주기를 맞아 판매 수익금 전액을 참전용사와 호국보훈 단체에 기부하는 ‘멸공라떼’ 캠페인을 내놓았다. 경건해야 할 보훈의 대상이 극단화한 정치 이념과 뒤섞여 홍보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비판이 나오자 카페 측은 “그저 감사의 의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전 지역에만 3개 매장을 두고 있는 A 카페는 이번 달 19일부터 25일까지 판매하는 흑당우유 카페라테에 ‘멸공라떼’라는 이름을 붙였다. 카페 측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면서 멸공라떼 판매 수익 전액을 6·25 참전용사 지원 사업, 호국보훈단체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홍보물에는 전쟁터를 배경으로 한 이미지와 함께 “당신의 한 잔이 누군가의 희생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존재합니다. 그 숭고한 헌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내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카페 측은 이번 캠페인을 홍보하는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카페 직원이 “이번 이벤트는 사회적 책임이 따를 수 있고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며 “갈등과 혐오, 분열을 조장할 수 있고 시대정신에 역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우려한다. 이에 카페 대표가 “군대 안 갔다 왔냐?”고 되묻자 직원은 갑자기 태극기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목에는 ‘멸공’ 문구가 적힌 목토시를 착용한 채 직접 ‘멸공라떼’를 제조한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너무 기대된다”, “돈쭐내러 가야겠다”, “용기 있는 움직임” 등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스타벅스 사례를 잊었군”, “기부 취지는 좋은데 굳이 정치적 메시지를 섞어야 했나”, “절대 안 가겠다” 등 부정적인 의견도 쏟아졌다. 특히 홍보물 속 태극기의 건곤감리 위치가 잘못 표시된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태극기의 오른쪽 하단에 위치해야 할 곤괘가 오른쪽 상단과 왼쪽 하단에 위치한 것이다. 이에 “건곤감리 위치도 틀렸는데 태극기를 제대로 알고 사용한 것이 맞냐”, “좋은 취지라고 해도 국기 사용은 신중했어야 한다”, “태극기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애국 마케팅을 하는 것 아니냐”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카페 대표는 “저는 정치는 전혀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76년전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희생된 분들이 없었다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평범한 일상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그분들의 희생이 점점 잊히는 것 같다. 말 한마디로 추모하는 게 아니라 음료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의미를 떠올릴 수 있길 바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멸공이라는 단어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적어도 6·25를 기억하는 이 시기만큼은 감사의 의미로 사용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국가가 만든 감시 장벽… 괴물이 된 인간들

    국가가 만든 감시 장벽… 괴물이 된 인간들

    시민 6.5명마다 정보원 한 명 배치동독시절 비밀경찰을 추적한 작가전직요원부터 피해자까지 인터뷰감시가 파괴하는 영혼의 비극 고발현대 국가·자본의 감시에도 경고장 ‘시민 6.5명마다 한 명.’ 통일이 되면서 세상에서 사라진 옛 동독(독일민주공화국)은 냉전시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치밀한 감시 국가였다. 비밀경찰 슈타지 관계자와 그들이 운용하는 정보원 규모는 히틀러 치하 나치 독일(2000명마다 한 명), 스탈린 치하 소련(5830명마다 한 명)보다도 훨씬 많았다. ‘역사상 가장 완성된 감시 국가’라고 불렸던 동독의 폭력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은폐됐다. 호주 출신의 변호사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이기도 한 작가 애나 펀더는 ‘이방인’의 시선으로 은폐된 진실의 퍼즐을 맞춘다. 동독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독일을 대신해 그는 슈타지에게 감시와 박해를 받았던 피해자와 과거 슈타지에서 일했던 가해자를 만나 인터뷰하고 잊힌 기억을 복원한다. “슈타지는 정부가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둔 내부 군대였다. 그 기관의 임무는 스스로 선택한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고 사용해 모든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슈타지는 당신을 찾아오는 손님이 누구인지, 당신이 어디에 전화를 거는지, 심지어는 당신의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지 아닌지까지 알았다. 그것은 동독 사회 전체에 퍼져나가는 하나의 관료 체제였다.” 1968년 열여섯 나이의 미리암은 경찰이 소방 호스로 사람들에게 물을 뿌리고 체포하는 과정을 보고 부당함을 느낀다. 이에 전단지를 만들어 붙였다는 이유로 그는 ‘국가의 적’이 된다. 그는 두려움 끝에 베를린 장벽을 넘으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남편 찰리 역시 의문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줄리아는 이탈리아인 남자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슈타지의 표적이 된다. 슈타지는 그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직장을 얻지 못하게 하는 등 모든 인간관계를 고립시킨다. 비극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이 빛을 내기도 한다. 중병에 걸려 장벽 너머 서독 병원에 있는 아이를 둔 파울 부인은 모성애를 시험당한다. 그는 아들을 보게 해줄 테니 동독 탈출을 돕는 조력자를 밀고하라는 제안을 거절한다. 작가는 악이 얼마나 평범하고 관료적인 얼굴을 하고 있는지, 과거 슈타지 요원들을 인터뷰하며 ‘악의 평범성’을 폭로한다. 그들은 반성하기보다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에 바쁘다. 동독 시절 정치 선전 방송인 ‘검은 채널’의 진행자였던 폰 슈니츨러는 여전히 자본주의를 맹렬히 비난하며 베를린 장벽과 국경에서 벌어진 살해 행위를 정당한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형편없는 보수에도 이웃을 밀고했던 정보원들, 체제가 붕괴한 후에도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전직 요원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우편물을 검열하고 이웃을 감시하게 했던 일들을 마치 우체국에서 서류 작업을 한 것처럼 덤덤하게 회상하는 모습은 섬뜩하게 다가온다. 장벽과 슈타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거대한 국가 권력의 상흔은 ‘머릿속의 장벽’을 남겼다. “나는 이 말을 그저 독일인들이 자신을 여전히 동독인과 서독인으로 규정하는 간단한 방식이라고만 여겼다. (중략) 장벽은 슈타지 출신 남자들의 머릿속에서는 언젠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무언가로, 그리고 피해자들의 머릿속에서는 무시무시한 가능성으로 계속 존재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수십년이 흘렀다. 냉전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일까. 저자가 맞춰낸 퍼즐은 스마트폰 위치 추적, 인터넷 검색 기록 데이터, 빅데이터 등 모든 것이 기록되고 추적되는 21세기에도 국가와 거대 자본의 감시는 여전하다는 것을 경고한다.
  • 美 종전 MOU 전문 공개...“호르무즈 통행료 60일 동안만 면제”

    美 종전 MOU 전문 공개...“호르무즈 통행료 60일 동안만 면제”

    레바논 포함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 종식 이란 재건 위한 3000억 달러 기금도 명시 미국이 17일(현지시간) 14개 조항으로 이뤄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전문을 공개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통행료를 60일 동안만 면제하고, 이란 재건을 위해 3000억 달러(약 465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익명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 등이 담긴 MOU 조항 전문을 낭독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MOU 초안을 입수해 공개한 적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 MOU 전문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MOU 제1조에는 “미국과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한다고 선언한다”고 명시됐다. 제3조에선 “상호 합의에 따라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최대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를 협상하고 완료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제4조와 5조는 양측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조처를 명시했다. MOU에는 “미국은 서명 즉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기 시작한다. 미국은 또 최종협정 체결 후 30일 이내에 이란 인근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합의한다”고 적혔다. 아울러 “이란은 60일 동안만 수수료 부과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명시됐다. 이는 통행료 없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60일로 한정하고, 이후에는 요금 부과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MOU 제6조에는 “미국은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및 경제 발전 계획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이 계획의 이행 메커니즘은 60일 내에 완료되며 미국은 관련 금융 거래를 위한 모든 허가 및 면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최종 합의에서 정해질 일정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결의, 미국 단독의 1·2차 제재를 포함한 모든 대이란 제재를 해제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제7조에 담겼다. MOU 제8조는 “이란은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한다. 미국과 이란은 비축된 농축 핵물질의 처리 문제를 상호 합의된 메커니즘을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한다. 최소한의 방법은 IAEA의 감독 하에 현장에서 핵물질을 희석하는 것”이라고 명시됐다. 제10조는 “미국 재무부는 서명과 동시에 이란이 원유, 석유 제품 및 파생상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면제 조처를 발효할 것”이라며 “이런 면제는 은행, 보험, 운송을 포함한 관련 서비스까지 확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11조는 “미국은 MOU 이행 시 이란의 동결 또는 사용이 제한된 자금 및 자산을 전액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마지막으로 제14조에는 “최종 합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의해 승인된다”고 적시됐다. 미 고위 당국자는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양측의 MOU 서명식에 대해 “이란과의 협상이 어떻게 진전될지 가늠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MOU는 이미 양측의 전자 서명이 이뤄진 상태이지만, 이 당국자는 “구속력 있는 합의가 체결되기 전까지 어느 쪽이든 철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中·러와 연대한 北… ‘북미대화 해야만 생존’ 생각 안 해” [김상연의 Deep Into]

    “中·러와 연대한 北… ‘북미대화 해야만 생존’ 생각 안 해” [김상연의 Deep Into]

    北 엘리트 그룹 ‘중대위기 직면’ 판단선대 통일정책 부정… 南과 관계 정리‘제1 적대국’은 아직 헌법에 안 담아南 측과 평화적 공존 공간 남겨놓아북중 두만강 개발로 패러다임 전환남북이 뭘 주고받는 시대는 지나가李대통령, 핵 동결부터 단계 접근론北, 확실한 대가 없인 응하지 않을 것정부 통일백서에 ‘평화적 두 국가론’영토 ‘한반도’ 모순… 南 헌법 바꿔야현실 인식 바탕 새 관계형성 옳은 길남북 아닌 ‘한국’ ‘조선’ 호칭 인정해야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론’이 올해 3월 북한 헌법에 명문화됐다. 이번 개헌의 핵심은 통일 조항의 삭제, 영토 조항의 신설, 김정은의 핵무력 지휘권 독점이다. 그러자 통일부는 지난달 발간한 통일백서에서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국가론은 북한을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한 우리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신문은 17일 북한 문제에 정통한 송두율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수십 년간 통일을 주장해 온 북한이 갑자기 두 국가론을 주창한 배경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혼란스러운 상황을 진단해봤다. 현대 사회철학의 거장 위르겐 하버마스를 사사(師事)한 송 교수는 2009년 독일 뮌스터대에서 퇴임한 뒤 현재는 대서양이 내려다보이는 포르투갈 알가베에 살고 있다. 강단에서는 은퇴했지만 저술 활동과 사유는 더 치열해졌다. 두 달 전엔 ‘현대의 단층’(Bruchlinien der Moderne·사진)이라는 제목의 독일어 책을 냈다. 남과 북의 경계인으로 살았던 그가 이번엔 동서양의 경계인적 시각에서 여러 세계적 위기를 고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의 통일 정책을 부정하면서까지 두 국가론을 주창한 배경은 무엇일까. “선대의 엄청난 유훈인 민족통일 문제를 정리했다는 것은 김정은 시대 들어와 자기들이 현재 처한 위치를 심각하게 보고 많은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 아닐까 한다. 국제관계를 지배냐 예속이냐라는 힘의 관계로 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신현실주의 논리처럼 지금 북의 엘리트 그룹은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해 그런 결정을 했을 수 있다. 특히 2018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납치, 이란 하메네이 참수 작전, 쿠바에 대한 엄청난 압력 등을 보면서 북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남한과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어느 나라나 새로운 세대의 지도부는 선대와는 다른 사고를 하지 않나. 물론 핵무력이라는 수단이 없다면 이런 변화는 실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예상과 달리 올해 안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긴 힘든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김정은과의 제1차 북미 정상회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불쑥 올리긴 했는데. “그런 것(북미 정상회담 예상)도 옛날얘기다. 북으로서는 지금 당장 구석에 몰린 것도 아니고 중국, 러시아와의 연대가 있기 때문에 북미 대화가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노이 노딜로 북은 미국을 믿을 수 없게 됐다. 다시 북미 대화를 한다면 적어도 제재 철폐, 나아가 종전선언, 평화선언, 그리고 국교 정상화까지 긴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런 게 트럼프를 만나서 당장 해결될지 의문이다. 몇십 년을 끌어온 북미 간 장애물을 한순간에 쉽게 넘어설 수 있겠나. 중국도 미국과 걸린 문제가 많아 중재자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 -김정은이 2023년 지시했던 ‘제1의 적대국’ 조항이 올해 개정 헌법에는 담기지 않았는데 남북 대화 여지를 남겨둔 걸까. “그렇게 본다. 적대국이라는 것을 헌법에 박아 놓으면 모든 길을 막게 된다. 적대적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고 평화적 공존으로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놓은 것이다. 북의 체제가 안정되고 남쪽이 북에 위협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남쪽의 평화적 두 국가론과 접점이 있지 않겠나.” -북한이 핵 무력 직접 지휘권을 헌법에 명시한 건 비핵화 협상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즉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도일까. “그렇게 볼 수 있다. 여전히 남쪽에서는 비핵화 원칙을 버리지 않겠다고 하지만, 가장 강력한 체제 보호막인 핵무력을 헌법에 넣었다는 것은 협상을 통해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제재를 당했나. 심지어 중국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에 찬성하는 상황에서도 핵무력을 꾸려왔는데 그걸 포기하겠나. 그래서 중국도 그 문제를 이번 북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언급 안 한 것이다. 완전히 다른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현실적으로 비핵화에 앞서 북한 핵을 동결하는 게 급선무라며 단계적 접근론을 밝혔는데. “확실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동결도 응하지 않을 것이다. 1년에 수십 개씩, 그리고 운반수단까지 만들고 있는데 쉽게 동결하겠나. 며칠 전 이 대통령과 유럽연합 정상의 공동성명도 다시 비핵화를 얘기하면서 남북 관계의 개선을 말하는 모순을 보였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확보하는 관계가 됐기에 더이상 남한의 지원도 필요치 않은 상황이 됐고, 그래서 두 국가론을 주창하는 걸까. 그렇다면 우리의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남북 관계 개선을 도모했던 패러다임도 변해야 하는 걸까. “이제 남북이 뭘 주고받는 시대는 아니다. 최근 북중 정상회담은 두 국가론 이후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북중 간 두만강 하구 개발은 기존의 지정학적 사고를 깨는 큰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그동안 중국은 동북 3성 생산물이 동해로 나가는 길이 막혀 있었는데 두만강을 통해 북과 중국, 러시아의 3각 협조로 새로운 공간이 뚫리면서 숙원이었던 동해 뱃길이 생기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북의 나진·선봉, 중국의 훈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연결되면서 물류가 열리는 큰 공간이 되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북중러 공조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행사 때 북중러 정상의 만남에서부터 분명해졌다.” -이런 변화는 중국의 힘이 세진 게 영향을 미쳤을까. “그것이 결정적이다. 원래는 2035년쯤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중국의 굴기가 무서운 기세다. 상대적으로 미국이 약화되고 있다. 유럽은 유럽대로 우크라이나 대리전쟁에 내몰리고, 그렇다고 미국으로부터 혜택보다는 요구조건만 많아 진퇴양난이다.” -우리 헌법엔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이고 통일을 지향한다고 적시돼 있어 두 국가론은 위헌이 된다. 그런데 최근 통일부가 통일백서에 ‘평화적 두 국가론’을 실어 논란이 됐다. “평화적 두 국가 개념 자체는 옳은 개념이다. 남북이 통일될 때까지는 서로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평화적 두 국가를 하자면서 영토는 그대로 두는 건 모순이다. 헌법을 부정하는 데 따른 현실적 고민이 있으니 한반도와 부속 도서를 영토로 규정한 헌법 개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현실을 인정한 뒤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게 옳은 길이다.” -얼마 전 북한 여자축구단 감독이 한국 기자의 ‘북측’ 호칭에 반발하는 일이 있었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불러 논란이 되고 있는데. “그동안 우리는 관성적으로 ‘북한’이라고 하고 심지어는 ‘북괴’라고 한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 정식으로 서로를 불러 줘야 하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물론 어느 날 갑자가 북한을 ‘조선’이라고 부르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북한도 우리를 ‘대한민국’이라고 부르지 않나. 현실적으로 배움과 훈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공자도 정명(正名), 즉 이름을 바르게 하는 게 모든 삶의 기초라고 하지 않았나.” -통일 전 동서독은 서로를 어떻게 불렀나. “동독, 서독 이렇게 불렀다. 그러나 독일은 지방 분권이 강한 반면 우리는 중앙집권이 강력하다. 우리는 동족상잔 전쟁으로 분리 감정이 심각한 반면 독일은 내전을 겪지 않았다. 중국 사람들은 서로를 ‘대륙 지구’, ‘대만 지구’로 호칭하면서 민감한 부분을 피해 간다. 희망적인 부분은 앞으로 우리 자녀 세대가 되면 정치적 감정 없이 자기가 살아왔던 세계 중심으로, 국가 단위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두 국가론은 통일을 요원하게 하고 남북을 두 국가로 고착화시키지 않을까. “원래 같은 민족이었던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예를 보자. 신성로마제국이 무너진 뒤 성립된 독일 연방 속 프러시아와 오스트리아가 ‘형제의 전쟁’을 벌여 프러시아가 승리했다. 그 후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합병, 분리를 겪다가 1955년 영세중립국이 됐다. 지금 오스트리아 인구는 900만명이지만 빈의 음악과 철학 등 정체성이 분명하며 자부심을 갖고 잘 산다. 우리도 북은 북대로 잘 살고 남쪽은 남쪽대로 정체성 충돌 없이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역사는 끝난 것이 아니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독일도 통일 이후 후유증이 크지 않았나. 옛 동독 지역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득세했고 지금은 옛 서독 지역까지 그 영향이 뻗쳐서 극우 판이 됐다.” -독일, 오스트리아처럼 다른 나라가 된다면 슬플 것 같다. “우리 세대만 하더라도 그런 감정이 든다. 통일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 뛰던 세대 아닌가. 하지만 북이 선대 유훈에도 불구하고 생존의 길로 이렇게 결정한 데는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통일이라는 것은 절대 사건, 즉 어느 날 손잡고 춤추는 이벤트가 아니다. 통일은 과정, 프로세스다. 자라나는 세대가 미래에 통일을 어떻게 상상하며 현실로 옮길 수 있을지 이를 준비하는 교육도 굉장히 중요하다.” -두 국가론이 고착화될 경우 북한 급변사태 시 한국의 권리가 사라질 우려는 없을까. 중국군이 북한으로 진주해 영유권을 주장할 가능성은. “중국, 러시아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의 동북 4성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비극적 사태가 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것이 숙제다.” -1972년 서독은 ‘동서독 기본조약’ 체결을 통해 흡수통일을 골자로 한 할슈타인 원칙을 포기하고 두 국가론을 인정했다. 이에 서독에서도 위헌 논란이 있었으나 헌법소원 끝에 합헌으로 판정됐는데, 이런 사례가 우리 현실에도 적용이 가능할까. “북은 동독과 정체성이 달라 비교하기 힘들다. 당시 동독엔 소련군이 주둔해 있었다. 하지만 북에는 외국 군대가 없다. 당시 동독은 후견인 소련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브란트가 동방정책으로 소련과의 협상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었다.” -동서독 기본조약 7조의 교류 확대, 8조의 상주 대표부 설치 등으로 동서독 간 교류가 활발해졌고 이것이 향후 통일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 우리도 북한에 상주 대표부 설치를 요구하는 등 두 국가론을 교류를 늘리는 명분으로 역이용할 수도 있을까. “그렇게 할 수 있다. 서독 정부엔 통일부라는 조직이 없었고 ‘내독관계성’(內獨關係省)이라는 조직이 있었다. 우리도 통일부의 이름을 바꿔 평화적 두 국가로 정상화하는 업무를 할 필요가 있다.” -두 국가론이 현실화하면 이산가족 상봉은 어떻게 되는 건가. “이산가족들 대부분이 돌아가셨다. 그보다는 두 국가가 되면 탈북자들, 특히 젊은 탈북자들이 외국인 출신처럼 되니 정체성 문제를 잘 살펴야 한다.” -김주애로의 4대 세습 가능성은. “그건 본질을 흐리는 얘기다. 13~14살 되는 아이로 어떻게 세습을 하겠나. 4대 세습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자꾸 백두혈통 운운하는데, 김정은 어머니가 백두혈통이 아니지 않나. 북한도 정상적인 사회다. 북중 현안을 다루는 것만 보더라도 아주 섬세하고 전략적인 두뇌들이 많다. 두만강 물류 개발이라든지, 두 국가론의 첫 번째 단계를 조중 정상회담으로 한 것이라든지, 역사적 단계를 끌어가는 로드맵을 나름대로 잘하고 있고 세계질서의 흐름 속에서 자기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위상을 굳힐 경우 한국은 안보 불안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리가 핵을 가지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하고 대만도 핵을 가지려고 할 테고 일본은 내일이라도 당장 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중국이 가만히 있겠나. 상당히 복잡한 일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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