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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제로금리로 내리고 돈 더 풀어야… 중장기적 증세 논의 필요”

    KDI “제로금리로 내리고 돈 더 풀어야… 중장기적 증세 논의 필요”

    코로나 여파… 올 경제성장률 0.2% 전망 민간소비·수출 동시에 큰 폭으로 위축 연말까지 경제활동 제한 땐 -1.6% 예상추가 재정지출·건전성 확보 동시 주문 다음주 금통위서 추가 금리 인하 주목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선 상반기, 전 세계적으론 하반기에 둔화되면서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는 가정에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활동이 계속 멈춰 서는 최악일 땐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내리고 국채매입과 같은 양적완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악화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증세 필요성도 주문했다.KDI는 20일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와 수출이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전년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전망한 -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0.6%, 무디스의 -0.5% 등과 비교하면 낙관적인 수치다. KDI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을 2.3%로 잡았다. 코로나19가 2.1% 포인트나 깎아먹은 셈이다. 수출이 전년 대비 3.4%나 빠지고 민간소비도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도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과 지난해(-7.7%)의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0.9%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이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개선돼 증가세(1.4%)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이 멈추고 하반기에는 국내 경제활동이 대부분 정상화된다는 가정하에 나온 것이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돼 연말까지 경제활동이 제한될 경우 성장률은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차 석유파동 때인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두 차례뿐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7~3.9%로 제시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와 같은 0.4%로 잡았다. 이처럼 경기와 물가가 동시에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가급적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하하고 양적완화도 적극적으로 동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통위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첫 0%대인 0.75%로 낮췄는데, 다음주 회의에서 추가 인하 관측이 많다. 재정정책에 대해선 추가적인 재정지출을 적극 고려하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37.2%였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쳐 41.4%로 늘었다. 다음달 30조원 내외의 3차 추경 편성이 완료되면 46%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재정지출이 확대된 만큼 재정수입도 그에 준해 늘어야 한다”며 “당장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세가 필요한 만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은, 1.5조 규모 국고채 매입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

    한은, 1.5조 규모 국고채 매입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

    한국은행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국고채 매입에 나선다. 한국은행은 19일 채권시장 안정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대상증권 확충을 위해 1조5000억원(액면 기준)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 증권은 △국고채권 10년물(2029년 12월 10일 만기) △국고채권 5년물(2025년 3월10일 만기) △국고채권 3년물(2022년 12월 10일) △국고채권 10년물(2029년 6월 10일 만기) △국고채권 3년(2022년 6월 10일 만기)이다. 입찰은 20일 오후 1시30분부터 10분간 진행한다. 대금 결제일은 24일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임시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고채금리가 상승하면 곧바로 국채매입을 한다든가 해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국채매입은 늘 한은이 갖고 있는 카드”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27일 공개한 ‘202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도 국고채 매입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이 총재는 일주일 만에 다시 청와대를 찾아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매월 600억 유로 양적완화 시행…ECB, 9일부터 유로존 국채매입

    유럽중앙은행(ECB)은 5일(현지시간) 지난 1월 발표한 국채 매입을 통한 전면적 양적완화 정책의 시행을 위해 오는 9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 매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이미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유로존 전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5%, 내년 1.9%로 상향해 기존 전망치인 1.0%와 1.5%보다 끌어올렸다. 기준금리는 0.05%로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키프로스에서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이같이 구체적인 복안을 밝혔다. 그는 매월 600억 유로 규모의 양적완화를 예정대로 시행한다며 일반적 채권 매입 수익률 하한선을 현행 예금금리인 -0.2%로 제시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당분간 그리스 채권을 담보로 인정할 수 없고, 매입도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유로존 각국 정부의 경제개혁이 지체되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개혁 지속을 촉구했다.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 외에 유가 하락이 유로존 가계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유로존 전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린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이날 처음 내놓은 2017년 전망치도 2.1%로 다소 높게 제시했다. ECB는 중기 기준 2.0%에 육박하는 목표 달성을 노리는 인플레율 전망치는 올해 애초 0.7%에서 오히려 0.0%로 낮추되 내년에는 1.3%에서 1.5%로 끌어올렸다. 또 2017년에는 1.8%까지 인플레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ECB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5%로 동결해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내리고 난 뒤 이번까지 5번째 연속 동결했다. ECB는 또 예금금리도 현행 -0.20%, 한계대출금리 역시 현행 0.30%로 각각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지난 1월 국채 매입을 통한 전면적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일정 기간 현행 주요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커지는 디플레 걱정, 우리도 양적완화 검토해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1.3%)이 일본(2.7%)보다 낮았다.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일본에 못 미친 것은 석유 파동의 여파가 한창이던 1973년 이후 41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일본이 걸었던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답습하며 우리나라도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우리 경제는 연초부터 곳곳에 빨간불이 켜져 있을 만큼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1월의 생산·소비·투자·수출입 등 거시지표는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석 달째 0%대다.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담뱃값 인상 효과를 빼면 마이너스다. 내수 부진은 오래됐지만 올 들어 경기가 더욱 급속히 활력을 잃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이미 디플레이션의 초입 단계에 돌입했다고 진단한다. 정부도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껏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부인해 오던 것과는 사뭇 달라졌다. 디플레이션은 한 번 빠져들면 특별한 처방이 없다. 불황과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렵다. 기업이 어려우니 가계의 소득은 줄고 이로 인해 소비가 줄면서 다시 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고착화하기 전에 재정·통화정책을 가리지 않고 총력전을 펼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최경환 경제팀은 출범 이후 내수를 살리려고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다. 최근에는 세금도 잘 걷히지 않아 추가로 재정확대 정책을 펼 여력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펴 볼 필요가 있다.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부담이지만 넉 달 연속 동결했던 기준금리의 인하를 고려할 만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채매입 등 양적완화 조치도 신중하게 검토해 볼 만하다. 최 경제팀은 4대 구조개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대책을 여러 차례 내놓았지만 내수를 활성화하는 데 실패했다. 디플레이션의 우려를 떨치려면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고 중산층의 지갑을 열게 해 소비를 살아나게 해야 한다. “임금을 올려 달라”고 기업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최 경제팀은 정부가 할 수 있는 더 정교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야당이 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푸념만 할 일이 아니다. ‘지도에 없는 길’을 이만큼 갔으면 이제는 결과물을 내놓을 때가 됐다.
  • 日은행 “화폐공급·장기국채 보유 2년내 각각 2배로 늘린다”

    日은행 “화폐공급·장기국채 보유 2년내 각각 2배로 늘린다”

    ‘아베 노믹스’의 신봉자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4일 시중 화폐 공급량을 2년 내 2배로 늘리고 물가 2% 상승을 목표로 하는 ‘양적·질적 금융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구로다 총재는 취임 이후 처음 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융완화의 지표를 익일물 금리에서 시중 화폐공급 총량(통화량)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138조엔이었던 화폐공급 총량을 연 60조~70조엔 늘려 내년 말 지금의 2배인 270조엔(약 321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장기국채 매입량도 내년 말까지 현재의 2배 이상인 190조엔(약 2259조원) 규모로 확대키로 했으며,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보유 잔고는 매년 1조엔(약 12조원)씩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장기국채 보유액을 화폐 발행 총액 이내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화폐총액 룰(규칙)’의 적용을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일본은행이 정부의 재정적자 해소에 동원되는 듯한 인상을 외부에 주지 않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오퍼레이션’으로 불리는 통상적인 국채매입에 대해서만 적용돼 왔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자산매입 기금으로 매입한 국채까지 포함하면 이미 화폐 발행액을 넘어서 제도가 무의미해졌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와 함께 2010년 도입된 자산매입 기금의 활용과 1960년대부터 계속된 통상적인 국채 매입 등 두 갈래로 이뤄져 온 국채매입 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자산매입 기금을 통한 금융완화 방식을 폐지하는 셈이다. 종전의 이원화된 체제로는 금융완화에 대한 일본은행의 의지가 시장에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워 금융완화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런 만큼 금융완화의 틀을 일원화함으로써 시장에 정부의 의지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또 부동산투자신탁(REIT), 상장지수펀드(ETF) 등 리스크가 큰 자산의 매입을 확대하는 등 매입자산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의 발표 이후 도쿄 증시가 크게 오르고 엔화가치는 내리는 등 시장이 빠르게 반응했다.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 종가(1만 2362.20)보다 272.34포인트(2.2%) 오른 1만 2634.54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2일에 기록한 올해 최고치(1만 2635.69포인트)에 거의 육박하는 것이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도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1.61엔 내린 달러당 95.03엔에 거래됐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양적완화 파장] 일본은행 “2% 물가상승 조기 달성”… 정책·자금 총동원령

    [日 양적완화 파장] 일본은행 “2% 물가상승 조기 달성”… 정책·자금 총동원령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장기적인 디플레이션(물가하락+경기침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의 물가상승 목표를 설정하고, 국채매입 등 무제한 금융(양적)완화를 실시키로 확정해 파장이 일고 있다.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기업 때문에 각국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지난 2010년과 같은 글로벌 환율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22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전년 대비 2% 물가상승 목표를 ‘가능한 한 빨리 달성’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에 부응해 정부가 대담한 규제·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세제 등을 활용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며, 지속 가능한 재정구조 확립 조치를 추진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은행이 물가의 명확한 수치 목표를 설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10조엔(약 119조원)의 자산매입기금 확충을 결의했다. 일본은행은 물가목표 실현을 위해 제로 금리 정책과 금융자산 매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강력한 금융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올해 이미 101조엔의 자산매입기금이 확보된 만큼 추가 매입은 하지 않지만 내년부터 매월 장기국채 2조엔, 단기채권 10조엔 등 13조엔씩 매입하기로 했다. 매월 13조엔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는 얘기다. 정부는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의장인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 달성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에서 독립성을 잃고 ‘아베노믹스’ 실천을 위한 하청기관으로 전락한 셈이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이날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에게 “2% 물가안정(상승) 목표를 하루라도 빨리 실현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압박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금융완화를 단행했다. 2개월 연속 금융완화는 2003년 4∼5월 이후 9년 8개월 만이다. 이날 엔화 가치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무제한 금융완화 방침이 이미 시장에 널리 퍼져 달러당 89.16엔으로 전날보다 오히려 0.43엔이 올랐다. 하지만 앞으로 엔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9월 26일 달러당 77.71엔이었던 엔화 가치는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2월 16일 83.70엔, 1월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90엔으로 하락했다. 4개월 동안 엔화 가치가 15% 곤두박질쳤다. 지나친 엔저 현상은 일본의 경쟁 국가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엔저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일본의 통화정책에 대해 “인위적인 통화 가치 하락은 IMF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드는 정책을 각국이 채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도 21일(이하 현지시간) 중앙은행에 대한 정치권의 완화 압박이 독립성을 위태롭게 하면서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부추기는 위험 요소라고 경고했다. 세계 금융전문가들은 다음 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둘러싼 각국 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내부에서도 무제한 금융완화가 수출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서민 생활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글로벌 시대] 독일의 인플레 트라우마/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독일의 인플레 트라우마/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유로존 위기는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뒤늦게 미봉책이 발표되어 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투자자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국채 매입 등의 즉각적 대응조치를 원하고 있는 데 반해 독일 정부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혹자는 이를 ‘속도인식의 괴리’라고 지칭하는데, 그간의 대응책은 늘 타이밍을 놓쳐서 위기를 키워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불이 났으면 우선 불을 꺼야지, 왜 평소에 방화관리를 철저히 못했느냐고 나무라면서 방화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면 불은 더욱 번져만 갈 뿐이다. 중장기적 대응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단기적 대응을 서둘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치솟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지난 9월 6일 유럽중앙은행(ECB)은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주도로 재정위기국이 발행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바라던 정책이었으나 그간 ECB 내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있는 독일 중앙은행의 완강한 반대로 뒤늦게야 성사되었다. 이 발표로 ECB 드라기 총재의 기민함과 리더십이 찬양을 받았고 시장도 일단 안정세를 회복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독일 중앙은행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국채매입계획에 대해 22명의 ECB 집행위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유럽국가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며, 유로존 위기 해결을 둘러싼 독일의 외고집과 고립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인물이 되었다. 바이트만 총재는 ECB의 국채 매입 결정 후에도 연일 비판을 가하면서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까지 끄집어 내었다. ‘파우스트’ 중 메피스토펠레스가 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황제를 부추겨 화폐를 찍어 내도록 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부채위기를 해결하였으나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화폐제도가 붕괴되는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우회적으로 ECB의 결정을 비판하였다. 독일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후 화폐 남발로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경험이 있으며 생필품을 사기 위해 엄청난 양의 화폐를 수레에 싣고 가는 유명한 사진의 당사자였다. 이의 교훈으로 독일은 중앙은행(분데스방크)에 강력하고 독립된 권한을 부여하여 안정되고 신뢰받는 통화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자국 통화인 ‘마르크’ 시대에서 공동 통화인 ‘유로’시대로 바뀌고 더욱이 유로존이 총체적 재정위기에 빠진 현재 상황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금기시하고 배척하는 것만이 능사인지 의문이다. 지금은 유로존 전체 입장에서의 공조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재정정책 수단의 제약으로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와 성장궤도에 진입하려면 독일이 견인 역할을 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플레를 감수하고라도 적극적 내수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독일 당국자들은 미국식의 양적완화 정책을 무책임한 정책으로 폄하하며 이러한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 독일은 오히려 재정위기국에 긴축과 구조개혁을 강요하면서, 한 마디로 모든 유로존 국가들이 독일처럼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등생이 열등생에게 왜 나처럼 잘하지 못하냐고 윽박지르는 방식이어서는 주변국의 반감만 불러올 뿐이다. 트라우마(trauma)는 대형사고를 겪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심리적 장애현상을 가리키는데, 그 장애현상 중에는 충격을 안겨준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것을 회피하려는 증상이 있다고 한다. 독일 당국자들이 1920년대의 인플레이션 경험으로 양적완화 정책에 심리적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현재의 시대상황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접근방식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과거의 쓰라린 경험이 ‘교훈’이라는 긍정적 요소를 넘어 ‘트라우마’라는 장애요소로 발목을 잡는다면 유로존 위기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뿐이다.
  • 日 “한국 국채매입 유보”

    한국과 일본 정부가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일본 정부는 한국 국채 매입 계획 유보 의사를 밝혔다. 양국 간 경제협력이 상당 기간 냉각될 조짐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국채 매입과 관련해 ”앞으로 검토할 과제이며 매입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며 매입 계획을 유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교도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한국 국채 매입은 지난 5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당시 아즈미 준 일본 재무상이 밝혔다. 일본 국채를 이미 보유 중인 한국과 국채를 상호 보유해 경제연대 강화의 상징으로 삼을 의도였다. 하지만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 정부가 재검토에 나서 결국 국채를 매입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일본의 한국 국채 매입 계획 유보에 대해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의 일본 자금은 5100억원으로 0.0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아직까지 일본 측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듣지 못한 상태지만 일본 측이 굳이 한국 국채 매입을 유보하겠다고 언급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ECB 국채매입땐 유럽자금 한국 유입”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조치(OMT)가 현실화되면 유럽계 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스티븐 메이저 HSBC 채권 리서치센터 글로벌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HSBC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의 신용등급이 높아지고 선진시장 일부의 등급이 떨어지면서 이에 대한 경계와 구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개인적으로 한국을 신흥시장의 범위에 포함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에 이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조만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유럽을 벗어나 안전하고 유동성이 있으며 단일 경제주권을 갖고 있는 나라를 찾다 보면 한국이 맞아떨어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슈퍼마리오’ 선물에 글로벌 주가 급등… 버냉키도 ‘한턱’ 쏠까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 매입을 결정하자 세계 주요 증시가 1~4%씩 급등했다. 코스피는 2.57% 올라 7월 27일(2.62%)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ECB의 국채 매입 결정으로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에 있을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3차 양적완화(QE3)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 지수는 1.87% 상승했고, 독일 DAX 지수(2.91%)와 영국 FTSE(2.11%)도 올랐다. 7일 아시아 국가들도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2.20%, 타이완 자취안 지수는 1.38% 상승했다. ‘슈퍼 마리오’로 불리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통화정책회의에서 무제한 국채 매입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국채 매입 대상국과 매입 규모를 미리 제한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이다. 물론 국채 매입 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지원요청을 해야 하는 몇 가지 강력한 조건이 단서로 붙는다. 하지만 스페인 등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디폴트(파산) 우려는 일단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슈퍼 마리오’의 선물로 코스피 지수는 7일 1929.58을 기록, 전 거래일보다 48.34포인트(2.57%)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4.15포인트(0.82%) 오른 510.87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내린 1130.3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ECB의 조치가 ‘강력한 미봉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종전의 국채 매입보다 효과가 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완화시킬 것”이지만 “유럽의 경기침체를 돌려놓을 수 있는 대책은 못돼 그 효과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12~13일에 열리는 미국 FOMC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가 나올 것인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이번 조치로 다음 주 열릴 FOMC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도한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드라기 실망감’에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글로벌 금융시장이 ‘드라기 충격’에 출렁였다. 지난주 ‘나를 믿으라’며 유로존 재정 위기의 ‘소방수’를 자임했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또 액션(대책) 없는 ‘립 서비스’만 제공했기 때문이다. 유로화 안정 지원대책을 놓고 독일의 반대가 거세지자 바로 꼬리를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독일의 태도 변화가 없거나 ECB가 실제로 국채 매입 등 구체적인 부양 카드를 꺼내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드라기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코스피는 185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3일 22.82포인트(1.22%) 떨어진 1846.58로 개장했다. 185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20.72포인트(1.11%) 하락한 1848.68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3.1원 오른 1134.8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주 스페인 지방정부의 부도설 때보다 낙폭이 크지 않은 것은 ECB가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가 “충분한 규모의 전면적인 공개시장 조작이 시행 가능하다.”고 밝혀 곧 금리 인하나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CB에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다.”면서 “최소한 정책에 대한 예고를 했기 때문에 시장 실망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시장은 여전히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로존 재정 위기의 당사자인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직격탄을 맞았다. 스페인 증시는 5% 이상 빠졌으며, 이탈리아도 4.64% 급락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상승했다.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CDS 프리미엄은 전일 대비 33bp(1bp=0.01% 포인트) 오른 521bp를 기록했고, 스페인의 CDS 프리미엄은 무려 50bp 오른 578bp로 뛰었다. CDS는 채권 발행인의 파산 위험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신용파생상품으로, 채권 발행인의 부도 위험 크기로 인식된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또다시 7%대에 진입했고,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도 6.33%를 기록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의 10년물 국채금리가 7%대였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ECB가 나서지 않는다면 전면적인 구제금융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프랑스와 독일 증시도 2% 이상 하락했고, 미국 다우지수는 ECB에 대한 실망감으로 0.71% 떨어졌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큰 ECB의 국채 매입이 이번엔 실패했지만 곧 가시화될 상황이 올 것”이라면서 “스페인발(發) 충격이 한두 번 더 온다면 (국채 매입에) 반대하는 독일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ECB “국채매입 재개 가능”

    거세지는 유럽발 경기 둔화 우려 속에 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준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0.75%로 동결했다.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해법이 빠지면서 미국, 유럽 증시는 실망감에 하락했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 직후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 위기국의 차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채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드라기 총재는 “ECB는 물가 안정과 통화정책의 독립성 유지라는 임무 안에서 전면적인 공개시장 조작에 나설 수 있다. 수주 안에 구체적인 정책을 고안하겠다.”면서 금융권에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할 뜻을 내비쳤다.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유로존 위기에 대항할 더욱 예외적인 추가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면서 3년 만기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의 재가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는 유로존 시중은행에 만기가 3년인 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것으로, ECB는 지난해 12월, 지난 2월 두 차례 이 조치를 통해 위험 수위로 치솟던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위기국의 국채 금리를 안정시킨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ECB는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다. ECB는 드라기 총재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12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올들어서는 지난달 처음으로 0.25% 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ECB가 내놓을 유로존 해법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미 지난달 26일 드라기 총재가 “유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니 나를 믿어 달라.”며 유로존 사수 의지를 적극적으로 폈던 탓이다. 이에 대해 전날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ECB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본연의 기능에서 월권하지 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영국중앙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5%로 42개월째 동결시켰다. 시장에서는 BOE 역시 경기 부양의 일환으로 새 투자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나오지 않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ECB 회의에 앞서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 등급으로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은 기존의 ‘BB+’ 등급에서 ‘BB’ 등급으로 강등됐다. S&P는 키프로스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앞으로 3분기 안에 등급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예고했다. 인구가 100만명도 안 되는 섬나라 키프로스는 지난 6월 유로존에서 5번째로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부채 위기로 진통을 겪고 있다. 키프로스의 부채는 2013년 국내총생산(GDP)의 105%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벼랑 끝 스페인… 전면적 구제금융 가나

    한동안 잠잠했던 스페인 재정 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스페인 지방정부의 줄도산 가능성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지방정부 부실 어떻길래 지방정부발 위기는 발렌시아가 중앙정부에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비롯됐다. 이어 무르시아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에 손을 벌렸고, 지방정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 중앙정부에 따르면 17개 지방정부 채무는 1820억 유로. 이 가운데 많게는 8개 지방정부가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24일 “발렌시아를 포함해 현재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스페인 지방정부들이 갖고 있는 올해 만기 도래 채권은 약 95억 유로 수준으로 이는 스페인이 구제금융 목적으로 마련한 180억 유로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경제를 불안에 빠뜨리게 한 진짜 원인은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라면서 “이런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데도 유럽중앙은행(ECB)이라든가 유럽연합(EU) 측이 별다른 대응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게 진정으로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빠지게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면적인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관측은 엇갈린다. 구제금융으로 가는 수순보다 유로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과 은행 동맹을 통한 은행 안정화 조치로 스페인의 재정 위기를 풀어 나갈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ECB가 장기대출 프로그램이나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으면 구제금융 사태로까지 갈 수 있다.”면서도 “만약 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향후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불러올 수 있어 ECB도 이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로존의 재정 통합이 오기까지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재정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면서 “세계경제 불황은 그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경제가 위축될수록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손실을 입는 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향후 스페인 위기의 전개 시나리오에 대해 “스페인이 신재정협약 비준에 동의한다면 ECB와 EU는 스페인의 직접적인 국채매입 등을 통해 전면적인 구제금융에 빠지지 않도록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스 디폴트?… 유로존 9월 위기설 유로존 9월 위기설도 제기된다. 그리스가 9월 디폴트 상태에 빠져 유로존을 이탈하고 독일 경제가 9월 이후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로존 위기가 가을에 정점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조지 소로스의 발언도 위기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이 추가적인 구제금융을 검토하고 있다고 얘기한 이상 그리스 디폴트설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경두·이성원기자 golders@seoul.co.kr
  • 실물 ‘냉탕’·금융 ‘온탕’… 한국경제 출구는?

    실물 ‘냉탕’·금융 ‘온탕’… 한국경제 출구는?

    선진국들이 경기하강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대하자 우리나라 경제의 실물부문은 냉탕에 있고, 금융부문은 급등하는 현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증시에 10조원에 육박하는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코스피지수가 급격히 오르는 것은 민간소비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물가 급등이나 급격한 자본 유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의 중앙은행 자산을 종합한 결과 2008년 1월의 262%로 증가했다. 주요국의 통화량이 금융위기 이후 2.62배가 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은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만기를 3년으로 확대했고, 이달 말에 2차 대출이 예정돼 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지난 9일 양적 완화 규모를 500억 파운드(약 89조원) 늘렸고, 일본 금융정책위원회는 지난 14일 국채매입 규모를 10억엔(약 141억원) 확대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최근 지준율을 추가 인하했고,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정책도 예상된다. 통화량이 늘자 금융시장은 화답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대표 주가지수의 상승률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최초로 강등된 지난해 8월 8일 이후 지난 17일까지 6개월여간 10% 이상 증가했다. 브라질 주가지수는 36.03%나 급등했고, 우리나라(8.24%), 홍콩(4.89%), 타이완(4.52%), 일본(3.15%) 등도 상승했다. 하지만 실물 경기는 찬바람이 분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3분기보다 0.3% 하락했다. 10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미국과 중국도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고,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은 3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실물과 금융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우려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세계적으로 실물의 움직임에 비해 금융이 반응하는 폭이 크다. 결국 이것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언급했다.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확대되면 국내 수입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미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고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은 낮아진다. 올해 들어 이달 17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 9조 290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중 세계 경제에 민감하고 들락거리는 유럽계 자금은 절반이 넘는 5조 785억원에 달했다. 급격한 자본유출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은행을 통해 들고나는 외국인 자금에 대해서는 많은 조치를 했지만 주식시장을 통한 유출입은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인 자금이 일정규모 이상으로 유입되면 거래세를 부과하고, 순유출로 반전되면 거래세 부과를 자동 중단하는 ‘조건부 금융거래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이 뒷받침되지 않고 금융시장만 회복되면 자산버블 등의 역효과가 크기 때문에 미세조정을 전제로 한 출구전략으로 실물경제의 회복을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2024.90으로 전거래일보다 1.43포인트(0.07%)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0.19포인트(0.04%) 오른 540.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유럽서 가장 안전한 독일 국채도 흔들… 국내 파장은

    유럽서 가장 안전한 독일 국채도 흔들… 국내 파장은

    유럽에서 가장 안전했던 독일 국채마저 입찰에 실패하면서 유로지역의 경제위기가 위기에서 파국으로 접어들고 있다. 사태가 심화되면 국가부채 위기, 금융기관의 신용 경색, 경기침체 등 ‘3각 파도’가 동시에 세계경제에 충격을 주게 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시중에 돈을 풀면 긴축이 어렵다. 성장과 긴축의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24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가부도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프리미엄)가 유럽 주요 국 모두 23일에 100을 넘어섰다. 그간 위험국들과 달리 100 이하였던 독일과 영국이 각각 110과 100을 나타냈다. 우리나라(176)보다 낮지만 미국(56)과 비교하면 거의 2배에 달한다. 독일 국채가 흔들린 것은 유럽에 더 이상 안전자산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유형의 경제위기인 4기로 접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 붕괴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스 국가부채 문제(1기)로 시작된 유로존 경제 위기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전이(2기)됐고 최근 프랑스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와 동유럽 국가의 신용경색 위기(3기)로 전개됐다. 유로존은 급등하는 국채 금리를 잡는 것이 급선무지만 긴축이 먼저냐 경기부양이 먼저냐의 국가 간 싸움은 여전하다. 지난 8월 1일과 비교해 11월 23일 10년만기국채의 금리 상승률은 그리스가 89.4%에 달했고 벨기에(25%), 프랑스(17%), 헝가리(16%), 이탈리아(16%), 스페인(7.1%) 등도 크게 높아졌다. 사실 내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단기국채 공급 물량은 일본(65.8%)과 미국(37.2%)이 그리스(30.4%), 스페인(27.7%), 이탈리아(24.3%), 프랑스(15.7%), 독일(10.1%) 등보다 많다. 문제는 유로존의 일반 은행들이 국채를 살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ECB도 여전히 소극적이다.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각각 17.4%, 18.8%씩 자국 국채를 보유하는 데 비해 ECB는 남유럽 5개국 부채를 9.2%만 보유하고 있다. 국채매입 확대에 따른 신용위험 부담, 회원국의 도덕적 해이 등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 금융기관의 신용경색을 막는 것도 버거워 보인다. 2008년 미국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2120억 달러가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10배에 이르는 자금시장인 유로존을 안정시키려면 2조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는 6000억 달러에 불과하다. 김기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채 금리 상승으로 유럽 은행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헝가리에서 나타난 금융시장 여파는 아시아에도 영향이 올것”이라면서 “그리스 국채 상각 때문에 유럽계가 지난 8월 한국에서 대규모로 빠져나간 것을 볼 때 면밀한 모니터링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베를루스코니도 의회 ‘심판’ 넘어설까

    유로존 위기의 블랙홀이 이탈리아로 옮겨 가고 있다. 수년간 효과적인 개혁을 시행하고 공공부채를 억제하겠다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금리(수익률)은 6.43%로 유로화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부채상환 능력과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리더십은 불신과 조롱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퇴진 시위 격화… “과반 힘들것” 전망 그간 여러 차례 불신임 위기를 넘겨온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8일 내년도 예산안 승인 투표에서 다시 한번 고비를 맞게 된다. 내각책임제 정치구조상 예산안 승인 자체가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띠는 데다 여당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겨냥한 압박은 나라 안팎으로 조여 오고 있다. 수도 로마에서는 5일 수만명이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야당 지지 세력이 대부분인 이들은 야당의 깃발을 흔들며 조기 총선과 새 과도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이탈리아 제1야당인 민주당의 피에르 루이기 베르사니 당대표는 시위에서 중도 성향 정당들과 함께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 국정 운영의 책임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며 베를루스코니를 압박했다. ●ECB “개혁 미흡하면 국채매입 중단”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냈다. ECB 정책이사이자 룩셈부르크 중앙은행장인 이브 메르시는 6일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과 약속한 개혁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ECB는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중단할 수 있고 ECB는 이에 대해 계속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일은 정치인들의 실수를 바로잡는 게 아니다.”라는 말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ECB는 지난 8월부터 채권직매입프로그램(SMP)을 재개해 1000억 유로 규모의 유로존 국채를 매입해 왔다. 로이터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이탈리아 국채라고 전했다. 앞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이탈리아의 개혁 이행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실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IMF의 자금 지원 제안은 거부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유로존 안정화 특수목적법인 추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부들이 유럽 은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수목적법인(SPV) 설립을 통해 국채매입 자금을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유로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먼저 유럽 공공부채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종잣돈 삼아 유럽연합(EU) 소유인 유럽투자은행(EIB)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다. 이 특수목적법인은 투자자를 모집해 채권을 발행하며 이 자금으로 공공부채 위기를 겪는 국가들의 국채를 직접 매입한다. 은행들은 부실 우려가 있는 회원국 국채를 특수목적법인으로 넘기는 대신 특수목적법인이 발행한 채권을 구입하고, 이 채권을 유럽중앙은행(ECB)에 담보로 제공해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재정위기에 처한 국가들은 조달비용(국채 수익률) 하락을 기대할 수 있고, 재정위기에 빠진 나라의 국채를 잔뜩 짊어진 유럽 은행들은 이들 국채를 특수목적회사에 매각해 부실화 위험을 덜 수 있게 된다. 상당히 복잡한 구조이지만, 단순하게 정리하면 위기를 겪는 은행들의 부실 국채를 특수목적법인으로 넘기는 것이다. 이 방안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입안했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원안과 유사하다.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구제금융기금으로 직접 시장에서 부실채권을 매입하려 했지만 시장 가격 산정이 어렵고 시행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문제 때문에 결국 정부가 금융기관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CNBC는 이 방안이 갖는 한 가지 의문점은 EFSF 확충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미국 등 주요국 대표들은 현재 5940억 달러 규모인 EFSF를 수조 달러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CNBC는 EU 회원국 간 이견과 비용분담 문제가 바로 EFSF나 EIB가 아니라 특수목적법인이라는 복잡한 해법이 나온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7일 독일산업연맹 초청 연설을 통해 “최근 위기는 유로와 관련된 것이라기보다는 유로존 국가들에 축적된 부채 문제 때문”이라며 경기부양을 위주로 한 해법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리스 위기 탈출을 위해 “가능한 한 모든 협력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그리스가 금융시장에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며 그리스에 지속적인 자구 노력을 촉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 신용등급 강등] “美 펀더멘털 문제 아닌 재정위기 대처 못한 정치권에 경고”

    [美 신용등급 강등] “美 펀더멘털 문제 아닌 재정위기 대처 못한 정치권에 경고”

    “미국국가 신용등급 하락은 펀더멘털보다는 재정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미국 정치권에 대한 경고로 봐야 합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국가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이튿날인 7일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락시켜서 세계경제가 출렁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부채 문제를 반영해 신용등급을 하락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의 하락보다는 미국 경제가 실제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지느냐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그는 “미국 경제의 여건상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는 더블딥까지 가는 것은 힘들 것”이라면서 “오히려 신용등급 하락이 미국 정치권에 재정적자 축소 의지를 높이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P의 미국국가 신용등급 하락이 세계경제에 거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사실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락시켜서 세계경제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미국에 문제가 있으니 신용등급 하락으로 경고한 것이다. S&P는 미국 정치 지도자들이 재정위기를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그간 구두경고를 하다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신용등급 하락이 미국 경제가 기울어져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향후 미국 정치권에서 S&P의 경고를 받아들여 재정적자를 줄이고 펀더멘털을 더 공고히 구축하는 노력을 한다면 신용등급 하락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미국이 더블딥까지 가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더블딥의 의미가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볼 때, 중요한 것은 고용 및 주택 지표다. 지난 7월 고용지표는 실업률도 떨어지고 당초 예상보다 좋은 상태이며 주택 위기도 마무리 국면이라는 예상이 많다. 미국 경제성장률도 상반기에는 나빠졌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블딥까지 가기는 힘들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S&P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예의 주시할 변수도 생겼다. 만일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주면 소비지출이 줄고 이는 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주가가 다른 나라보다 유독 많이 빠졌다.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그간 세계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미국 주가의 고점을 1만 5000 정도라고 보는데 실제 주가는 1만 1000선이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2100을 넘어서면서 역사상 고점 근처에 있었다. 상대적으로 많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사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과 직결되지만 이번 강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 재부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번 충격이 완화되기 전까지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론은 이번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아시아 주식시장에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했다. 주말에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전됐고, 유럽중앙은행이 이탈리아 국채매입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의 매도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신용등급이 하락했는데 미국 국채의 지위는 흔들리지 않겠나. -사실 해외 여론은 미국채 외에 대안이 없어 미국 국채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국채의 수요가 줄어든다면 그간 유럽 재정위기의 수혜를 받아 미국이 낮은 금리로 적자를 보전하고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었던 장점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 모기지 금리부터 미국 국채금리까지 전반적인 미국의 금리부담이 높아질 경우 경기회복의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FRB 국채매입 시작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이 12일(현지시간) 경기부양을 위한 ‘2차 양적완화’ 계획에 따라 국채 매입을 시작했다. FRB는 이날 2014~2016년 만기 국채 72억 2900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다음 달 9일까지 모두 18차례의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총 10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실세금리 인하 등을 목표로 한 FRB의 국채 매입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의 금리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 포인트 오른 연 2.75% 수준을 보였고, 2년 만기도 0.05% 포인트 오른 연 0.48% 수준에 형성됐다. 5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1.34%로 0.13% 포인트가량 올랐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의 2차 양적완화가 시작 단계인 만큼 금리인하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美연준 ‘경기회복 처방’ 놓고 갑론을박

    더디기만 한 경기회복에 대한 처방과 전망을 놓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8월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경기부양 방안 가운데 하나로 모기지증권 만기도래분을 국채매입용으로 재투자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때 일부 위원들이 반대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토머스 호니그 총재는 국채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조치에 강력히 반대했다. 일부 이사들도 이러한 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수 있고 금융위기 이후에 취했던 비정상적인 조치들을 거둬들여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로 한 연준의 입장과 달리 잘못된 메시지를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경기전망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일부 이사들은 최근 몇 개월간 성장세가 약해졌으며 경기하강 위험이 증가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다른 참석자들은 경기회복세가 내년까지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이미 예상했던 대로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또 한 참석자는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던 것과 같은 디플레이션의 위험성이 우려된다는 견해를 표명했으나 다른 참석자들은 연준의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해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 단계로 회복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10명의 참석자 가운데 호니그 이사 1명이 반대한 가운데 나머지 위원 9명은 모기지증권 만기 도래분을 국채 매입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담은 성명서를 채택했다. CNN 등은 연준 내부에서 이 정도로 견해차가 선명하게 노출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경기전망을 놓고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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