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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나눠먹기 끝내자… 울산이 에너지자원공사 최적지 [민선 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공공기관 나눠먹기 끝내자… 울산이 에너지자원공사 최적지 [민선 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공공기관을 표 계산이나 지역 안배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쪼개놓던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울산 하나 잘살자고 떼쓰는 게 아닙니다. 정치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보아주십시오.” 민선 9기 김상욱(46) 울산시장의 일성은 단호하고 파격적이었다. 김 시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대면 인터뷰에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중앙 정치권의 낡은 ‘나눠먹기식 관행’에 정면으로 돌직구를 날렸다. 다른 지역(대구)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와 울산의 한국석유공사를 통합한 매머드급 컨트롤타워,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를 울산에 유치하겠다는 강력한 선언이다. 이는 단순히 지방자치단체 간의 유치전 차원을 넘어섰다. 에너지 인프라가 완벽히 깔린 ‘현장’에 지휘부를 두는 것만이 국가 에너지 안보와 국익을 극대화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논리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부터 구태 정치와의 단절을 선언한 김 시장은 시정 운영에서도 기득권 카르텔 타파, 수십 년 묵은 시내버스 사태의 ‘공영제’ 정면 돌파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행정가를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과 에너지 백년지대계를 그리는 김 시장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완결형 에너지 생태계 박차압도적 에너지 인프라 품은 울산항통합본사 유치로 장점 극대화해야차세대 항만 육성엔 정부 도움 필요 -전국 지자체가 2차 공공기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왜 하필 울산에 통합 ‘에너지자원공사’가 와야만 하는가. “울산 하나 잘살자고 떼쓰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먹고살고,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지켜내기 위한 가장 상식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을 표 계산이나 지역 안배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감자 나누듯 쪼개놓던 시대는 끝내야 한다. 부산은 해양, 대전은 연구개발(R&D), 광주는 반도체로 각자 강점을 극대화해야 나라가 산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에너지는 어디에 있어야 하겠나. 답은 이미 현장에 있다.” -‘현장’이 의미하는 울산만의 압도적 인프라는 무엇인가. “에너지는 종이 위에서 서류로 다루는 게 아니다. 거대한 탱크가 있고, 배관이 흐르며, 공장이 24시간 돌아가는 현장에서 다뤄져야 한다. 울산항은 세계 4위의 액체 물동량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에너지 관문이다. 석유공사의 1680만 배럴 비축기지, 초대형 LNG 터미널, 여기에 에쓰-오일과 SK를 비롯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단지가 이미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전통 화석연료부터 미래 청정에너지까지 ‘완결형 에너지 생태계’를 가진 도시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울산밖에 없다.” -동북아 에너지 허브 조성을 위해 중앙정부에 건의한 사항도 있다고 들었다. “울산 남신항을 북극항로 시대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 거점항으로 키우는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하부 기반시설 구축에 드는 약 4000억원마저 전액 민간투자로 되어 있어 초기 부담과 사업 장기화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이에 해양수산부에 하부 기반시설은 국가재정사업으로 전환하고 상부 시설을 민간투자로 추진해 줄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정부의 재정 투입이 마중물이 된다면 투자 유치에 물꼬가 트이고 에너지 허브 조성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3조원대 국비를 확보하며 울산을 ‘산업 AX(인공지능 전환) 실증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앞으로의 3년이 울산 산업 재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기초 인공지능(AI)에 강한 광주·전남, 피지컬 AI에 강한 대구·경북, 그리고 빅테크 기업들과 연대하는 ‘울산 산업 AX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울산의 압도적 제조 현장을 시험대로 삼아 대한민국 제조업의 AI 혁신을 선도하는 넥서스(중심) 역할을 해내겠다.” -과거의 우려를 딛고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산·경남과의 상생 협력으로 도시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복안은. “당장 ‘행정통합이냐, 특별연합이냐’ 하는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핵심은 부울경의 역량을 합쳐 지역 경쟁력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실리’다. 해양수도 부산, 우주항공·방산의 경남, 에너지 수도 울산이 각자 강점을 살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 피지컬AI, AI데이터센터) 등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 산업, 광역교통, 인재 양성 등 실효성 있는 초광역 사업을 함께 추진하며 신뢰를 쌓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나 된 부울경, 나아가 행정통합의 길도 열릴 것이다.” 산업 재도약 ‘골든타임’빅테크 연대 울산 AX 협의체 출범제조업 AI 혁신 선도하는 중심추로실리 최우선으로 부울경 힘 합칠 것-거시적 현안을 이끌어가는 시정 철학도 궁금하다. 취임 두 달이 지났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행정은 거대한 사업 이전에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가 내건 비전은 ‘시민이 주인 되는 민주도시 울산’이다. 이를 위해선 공정하고 청렴한 행정 시스템이 필수다. 지난 선거에서 돈, 비방, 조직, 유세차가 없는 ‘4무(無)선거운동’을 치렀다. 선거 조직을 두면 이권과 자리를 약속하게 되고 이는 곧 불공정한 기득권 카르텔로 이어진다. 인재를 채용하거나 대규모 조직을 운영할 때 실력 대신 인맥과 정치색이 개입되는 친소 관계의 적폐를 완전히 끊어낼 것이다. 공정 회복을 위해서라면 시장의 권한을 내려놓고 견제받는 구조를 만들 각오가 되어 있다.” -라이브 방송과 주요 회의 생중계 등 파격적인 소통 행보가 화제다. 이런 열정의 원동력은. “시정의 주인은 시민이다. 주권자인 시민이 행정의 면면을 알아야 제대로 평가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 회의 생중계 이후 시민들께서 직접 시정에 의견을 개진하며 행정 효능감을 느끼고 있다. 또한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공직자들에게 강력한 책임감을 부여한다. 앞으로도 가능한 모든 일정은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 -트램 도입, 2028 국제정원박람회 등 굵직한 현안이 많다. 시의회와의 갈등을 풀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해법은. “이런 대형 프로젝트들은 시민의 피 같은 혈세인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따라서 ‘실제로 시민의 안전과 편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명확한 기준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가 시의회에 공론화 조례 제정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도, 시의회도 결국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 당리당략에 얽매인 갈등은 울산의 미래에 백해무익하다. 오직 ‘시민의 이익’을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삼아 시의회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력하겠다.” -만성적인 시내버스 파업과 적자 문제에 대해 ‘교통공사 설립’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현재 울산 시내버스는 민영제 한계에 부딪혀 미적립 퇴직금과 통상임금 소송 부담만 1600억원에 달한다. 매년 시에서 막대한 재정을 지원하면서도 법적 협상 주체로 나설 수 없는 모순된 상황이다. 결국 돌파구는 ‘공영제’뿐이다. 재정 지원 책임과 운영 권한을 일치시키기 위해 2029년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울산교통공사’ 설립을 추진한다. 당장 내년 하반기 도시공사 내 교통팀 신설을 시작으로 단계적 확장을 밟아 나갈 것이다.” -‘산업수도’ 위상에 비해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대규모 시설 건립을 넘어선 ‘체감형 문화도시’ 구상은 무엇인가. “문화도시의 경쟁력은 번듯한 건물이나 행사 숫자에 있지 않다.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생애주기별로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고 지역 예술인이 안정적으로 창작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반구천 암각화, 처용 설화 등 7000년 역사를 지닌 울산 고유의 자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대표 콘텐츠로 키우겠다. 산업수도의 자부심 위에 역사와 문화를 덧입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시민 삶의 기본 지키는 울산회의 생중계 통해 시민 의견 수렴만성적 버스 파업 해법은 ‘공영제’상수도 교체 같은 기본기부터 시작-보여주기식 행정을 탈피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기 동안 울산 시민들에게 꼭 남기고 싶은 대표적인 변화나 성과는. “가장 바라는 것은 4년 뒤 ‘김상욱이 시장이 되더니 울산이 참 살기 좋아졌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다. 행정은 거대하고 화려한 사업보다 ‘시민 삶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먼저다. 예컨대 520억원을 투입해 40년 넘게 방치된 노후 상수도관 24㎞를 교체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눈에 띄진 않지만 시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행정이다. 대중교통, 의료, 안전, 돌봄 등 시민의 일상을 탄탄하게 받치는 기본기 강한 시정을 펼치겠다.”
  • 중동 또다시 폭발 직전…사우디 때린 드론, 알고 보니 이라크발 [밀리터리노트]

    중동 또다시 폭발 직전…사우디 때린 드론, 알고 보니 이라크발 [밀리터리노트]

    홍해 항로 차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중동의 핵심 석유 수송 축인 사우디아라비아 동서송유관이 드론 피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당초 친(親)이란 계열 무장단체나 예멘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됐으나, 드론의 발사지가 이라크 영토로 확인되면서 중동 전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호르무즈 우회로’ 노린 육상 타격…이라크발 확인에 확전기로 사우디 에너지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동부 산유지대에서 홍해 연안으로 하루 400만~500만배럴의 원유를 운반하는 1200㎞ 길이의 동서송유관 펌프장 여러 곳이 연속적인 드론 공격을 받았다. 조사 결과, 공격 무기가 이라크 남부 마이산주 방향에서 출격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라크 정부는 즉각 해당 지역 작전 지휘관을 해임하고 이란 접경지대인 샬람체 국경검문소를 전격 폐쇄하는 등 확전 방지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라크 군 당국은 배후 세력을 추적 중이나, 미군 및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시아파 민병대(PMF) 등 이란의 ‘저항의 축’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사우디 정부는 이라크 총리의 보복 자제 요청을 받아들여 일단 즉각적인 군사 반격을 유보했다. 그러나 “국익 보호를 위한 모든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엄중히 경고한 만큼, 자국 핵심 에너지를 향한 위협이 계속될 경우 대규모 응징에 나설 위험성은 여전히 잠재해 있다. 바닷길 막히고 육로마저 피격…글로벌 에너지 ‘이중 병목’ 심화 이번 피격이 전 세계 석유 공급망의 심장부를 직격한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예멘 후티 반군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점령 시도로 해상 수송로가 마비된 상황에서 유일한 대체 우회로였던 사우디 동서송유관마저 멈춰 섰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5%를 책임지던 우회로가 차단되면서 유가 폭등 및 글로벌 공급망 대란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이라크 영토가 공격 진지로 사용된 것이 공식 입증되면서 사우디·이란 대리전 양상이 이라크, 예멘, 홍해 일대로 전면 확대되는 ‘다자간 연쇄 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의 절제된 대응이 유지되는 사이 미·중동 우방국들이 어떠한 안보 공조를 펼칠지, 그리고 이라크 내부의 친이란 세력 통제가 가능할지에 중동 정세의 향방이 달렸다고 보고 있다.
  • “이란 타깃 될 것” “대북 억지력 약화”… 군도 여권도 파병 우려

    “이란 타깃 될 것” “대북 억지력 약화”… 군도 여권도 파병 우려

    “안전한 파병 없어… 리스크 따를 것”비전투 병력 파병해도 충돌 우려“군함 등 유출 땐 한반도 안보 공백”“동맹의 가치로 모든 것 결정 안 돼”송영길 “이라크전보다 명분 없어” 미국이 우리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시기를 11월 미 중간선거 전후로 명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도 현지 실사에 나서는 등 대응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군과 외교가, 정치권에서는 파병 임무 수행의 위험성, 파병에 따른 안보 공백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우려로 무력 충돌 위험성을 꼽았다.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과 합동 작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이란으로부터 적대 행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동맹의 가치에 가중치를 둘 필요는 있으나 그게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대규모 파병이 동반되는 군수지원함이 아닌 해상초계기 P-8A와 폭발물처리반(EOD) 등 비전투 전력 파견이 우선 검토될 것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 역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마영삼 전 주이스라엘 대사는 “100% 안전한 파병은 없고 리스크가 반드시 따른다”며 “비전투 병력이 가더라도 이란 측 반응이 중요한 만큼 관계국과 사전 임무 규정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대북 대비 태세 약화 우려도 나온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우리 해군의 역할은 대북 억제나 제3작전, 우리나라 해상 감시와 국익 보호가 최우선 고려 요소”라며 “군함을 금방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유한 전력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호섭 전 해군참모총장도 “대북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만약 전투 손상이 생기면 아주 곤란하다”고 짚었다. 2003년 이라크 파병 당시 외교 수장이었던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국제법연구원 주최 국제회의에서 미측에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단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파병의 목적을 “국제 공공재 제공과 한국의 경제 안보”로 특정하고 기한도 명시하되 “상응하는 약속을 요구하는 패키지 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병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시간과의 싸움에선 (두 달 후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하다. 우리가 그런 걸 감안해 조급하게 파병을 결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라크 전쟁 때보다 더 명분이 없다”며 “계속 미국의 입장을 들어주고 대화하면서 제3의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영국·프랑스와 협력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배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솔직히 파병 반대”라면서도 “원유 수송 과정에서 보호 수단은 꼭 필요하다. 영국·프랑스도 (호르무즈 해협) 군함은 가 있다. 연합 차원에서 고민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김병주 의원도 “나중에 항행의 자유, 우리 상선 보호를 한다면 프랑스나 영국 등 이런 나라들과 협조를 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대미투자는 재촉, 핵잠 논의는 ‘감감’통상 엮어 호르무즈 파병 압박까지靑 “결정된 것 없다… 국익 기반 기여” 한국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대미 투자 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미국은 1년이 넘도록 실제 이행한 약속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까지 추가로 압박하면서 한국 정부도 실질적 대가를 적극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대미 투자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요구사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핵심 사안의 이행에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한국을 향해서는 계속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합의사항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6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해 ‘1호 사업’으로 22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등을 오는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이달 중 처음으로 대미 투자금도 송금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방위비 부담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3.5%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2년 연속 국방비를 약 8% 증액했다. 미국이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던 비관세 장벽도 허물었다. 정부는 지난 2월 구글이 요구해 온 1대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은 국회 처리가 미뤄진 상태다. 반면 미국이 약속한 것들은 진척 사항이 없다.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도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 6월에서야 첫 고위급 협의를 한 차례 개최했을 뿐이다. 7월 미 워싱턴DC에서 2차 협의를 갖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깜깜무소식이다. 미국이 15%로 낮추기로 한 상호관세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이를 301조 관세로 대체했고, 과잉생산 관세 등도 추가 검토 중이라 15% 수준을 사수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이 추가로 파병을 압박하면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 점검단까지 파견했다. 정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의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달 미국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공조에 있어 어떻게 할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이 대통령은)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그런 기본 입장을 가지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민들의 반대가 심하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강행하지 않거나 파병을 하더라도 비전투 인력을 보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맹에 계속해서 부담을 전가하는 모습에 정부 안팎에선 미국의 요구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외교 문법을 무시한 채 동시다발적으로 현안을 수시로 제기하면서 다른 사안까지 연계해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대한 국민 감정은 악화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3일부터 4월 4일까지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은 55%였다. 지난해 대비 16% 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한국리서치의 지난 4월 조사에서도 미국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44.8점으로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 호감도는 26.9점이었다. 외교가에선 정부도 미국의 추가 요구를 단순 수용하기보다 이를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국제안보연구센터 교수는 “파병 전력과 시기를 단계적으로 나눠 협상하면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반대급부를 확보해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한국이 미국을 위해 어려운 것들을 해 주고 있다는 인식을 미국에 심어 줘서 거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사설] 트럼프 ‘11월 선거용’ 파병 요구, 시한 쫓기는 결정 말아야

    [사설] 트럼프 ‘11월 선거용’ 파병 요구, 시한 쫓기는 결정 말아야

    미국이 한국에 늦어도 오는 11월까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11월’로 못박은 것은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일정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기 없는 이란 전쟁과 기름값 폭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고전할 듯하니 한국 참전을 반전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계산일 것이다. 이런 용도로 동맹에 파병을 압박하는 것이라면 개탄스럽다. 미국의 정치 일정 때문에 우리 장병과 국민의 안위가 걸린 문제를 쫓기듯 결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안 그래도 지금 전황은 심각하다. 미군이 이란 유조선 5척을 공격하자 이란은 요르단의 미군기지와 군함 2척, 호르무즈를 지나는 유조선 등 민간 선박 10척을 미사일로 보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파병한다면 이런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실제로 이란 정부는 한국이 파병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원유의 70%를 호르무즈를 통해 수입하므로 미국을 도와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원유 수송의 안전은 이란군이 키를 쥐고 있다. 얼마 전 한국 선박들이 무사히 호르무즈를 빠져나온 것도 이란이 한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감안해 공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급속히 레임덕에 빠지면서 정국은 예측불허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다. 성급하게 전쟁에 발을 들여놓았다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빠질 우려가 크다. 청와대는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곤혹스러운 상황이지만, 국민 과반수가 파병에 반대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백번 고민 끝에 파병을 결정하더라도 영국, 프랑스 등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외곽 다국적 항행 관리 시스템 안에서 보조를 맞추는 방안을 마지노선으로 해야 한다.
  • 동맹마저 네타냐후와 거리 두나… 서방 12개국 “서안 정착촌 제재”

    英 “테러범들이 인종청소 자행”‘두 국가 해법’ 가능성 훼손 지적이스라엘 “총선 개입” 즉각 반발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 서방 12개국이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의 상품·서비스에 대한 교역 제한 조치를 단행하자,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주재 영국 영사관 폐쇄로 즉각 맞대응하면서 전통적 우방국 간 외교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프랑스,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등 12개국이 국제법상 불법인 정착촌과의 상품 교역을 차단하는 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과 극단주의 정착민들의 전례 없는 폭력이 ‘두 국가 해법’의 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를 주도한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서안지구에서 정착민 테러리스트들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음에도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은 앤디 버넘 총리 취임 후 이스라엘에 좀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버넘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별도 공동성명을 내고 “두 국가 해법을 지키는 것이 우리 세 나라의 근본적 국익”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은 “역사의 그른 편에 서는 중대한 오판”이라며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주권 국가의 민주적 선거에 대한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동예루살렘 주재 영국 영사관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자지구 전쟁과 서안지구 정착민 폭력 사태가 겹치며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이 임계점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직후 들어서기 시작한 정착촌은 국제사회의 위법성 지적에도 70만명 규모로 확대됐다. 군의 방관 속에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 주민 공격이 확산하자, 든든한 방어막이었던 서방 동맹국들마저 압박 카드를 꺼내며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와 거리 두기에 나선 모양새다.
  • ‘탈영 의혹’ 안규백, 대정부질문 ‘펑크’ 크로아티아행…도피성 출장 의혹까지 제기된 이유

    ‘탈영 의혹’ 안규백, 대정부질문 ‘펑크’ 크로아티아행…도피성 출장 의혹까지 제기된 이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계약식 참석을 위해 9일부터 11일까지 크로아티아를 방문한다. 일정에 따라 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는 불참한다. 안 장관이 한참 전부터 예고된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돌연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정치권에서는 출장의 적절성을 둘러싼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안 장관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와 면담한 뒤 천무 계약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천무 계약은 크로아티아에 대한 첫 방산 수출로, 방산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양국의 상호호혜적 협력관계를 질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출장에 따라 안 장관은 전날 국회에 대정부질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대정부질문 출석은 이두희 차관이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안 장관이 대정부질문을 뒤로 하고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을 놓고, 야권에서는 도피·외유성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안 장관은 오는 16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따라 사실상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또한 이번 대정부질문에서는 안 장관의 방위병 복무 당시 탈영 의혹과 관련한 질의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퇴임을 앞둔 안 장관이 자신을 상대로 한 민감한 질의를 피하려 해외 출장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이유다. 한 야당 관계자는 뉴스1에 “대정부질문은 한참 전부터 예고돼 있던 일정인데 장관이 크로아티아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한다고 해 혼란이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안 장관의 이번 크로아티아 방문이 현지 국방부 요청에 따른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관계자는 “무기 계약은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업무이기도 한데 갑자기 장관이 출국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군 관계자도 서울신문에 “방사청장 급에서 소화할 만한 일정에 굳이 장관이 나선 것으로, 선례에 비추어 봐도 일반적이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안 장관은 지난달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영 의혹에 대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라며 “공직을 그만둔 뒤 이런 부분에 대해 법적,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출장을 둘러싼 잡음과 관련해 국방부는 “국익차원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국회 양해 하에 크로아티아 출장을 가게 되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 靑 “호르무즈해협 파병 결정된 것 없다…다 열어 놓고 검토 중”

    靑 “호르무즈해협 파병 결정된 것 없다…다 열어 놓고 검토 중”

    청와대가 8일(현지시간) 미국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에 대해 “지금 검토 진행 중이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지조사단이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으며 현지에서 파병 부대의 작전 여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실사단의 파견도 (파병 여부) 검토 과정의 일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 정상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와 지역 안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대해 논의했고 공감대를 넓혔다”며 “이 대통령은 해협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서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 그런 기본 입장을 가지고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과 관련해선 프랑스와 영국은 물론 미국과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만 파병 등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국적 임무는 평화로운 것”이라며 “관련 동의가 구해지는 대로 한·프랑스가 협력하도록 하겠다”며 좀 더 진전된 논의가 있었던 것처럼 언급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적인 공조에 대해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에 있다. 정해진 것은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을 소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란 측 반발에 대해서는 “이란 측에서 언론 보도를 보고 관심을 표시한 정도”라고 밝혔다.
  • “국경 넘는 단일시장으로… ‘한일 경제공동체 TF’ 띄우자”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반도체·배터리 협력 전담기구 필요”최태원 공동체 구상 후 첫 언론포럼“한일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도출하고 실행에 옮길 ‘한일경제공동체 태스크포스(TF)’ 출범 필요성에 공감대를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미래경제포럼’ 개회사에서 “글로벌 경제는 공급망 재편과 첨단기술 패권 경쟁,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대전환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부터 에너지 전환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는 매우 넓고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주창한 뒤 열린 첫 언론 포럼이다. 참석자들은 한일 경제공동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최 회장의 제안을 국내에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한일 협력이 외교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제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역사의 원칙은 지키되 경제와 산업은 철저히 양국의 국익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공급망 안정과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제3국 공동 진출이라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금은 에너지 대전환과 산업 대전환이 함께 일어나는 문명사적 전환기”라며 “이런 시대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위기이자 기회다. 과거 전환기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이자 경쟁자로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이와타니 료헤이 일본연립여당 의원은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일 뿐만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며 “정치권과 기업, 학계가 협력해 국경을 넘는 단일 시장을 만들고 함께 세계 규범을 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이상이 아니라 양국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이고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관세·EU 규제 파고… 한일 ‘각자도생 공급망’ 벗어나야”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트럼프 관세·EU 규제 파고… 한일 ‘각자도생 공급망’ 벗어나야” [2026 미래경제포럼:경제동맹, 새로운 길 열다]

    ‘지정학적 이중 샌드위치’ 탈피해야“日 원유 조달하면 한국 정제 공급”“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유사한 입장에 있고 공동 대응으로 얻을 이익도 분명합니다. 한일 경제협력은 국익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신문 ‘2026 미래경제포럼’에서 ‘글로벌 대전환과 한일 경제협력’을 주제로 발표하며 “미중 전략경쟁으로 시작된 경제안보 전선이 트럼프 2기 들어 동맹국을 향한 미국의 관세 장벽과 유럽연합(EU)의 탄소·환경 규제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센터장은 “한국과 일본은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제조 강국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경제위험의 구조적 동조화가 뚜렷하다”며 각자도생에서 벗어나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안보 측면에서는 동북아 정세에 묶여 있고 경제안보 측면에서는 미중 갈등 속 글로벌 공급망에 연동된 ‘이중의 지정학적 샌드위치’에 놓였다며 3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양국이 함께 정책자금을 투입한 사업은 한쪽만 지원한 사업보다 규모와 수익이 컸다며 고위험·대형 프로젝트일수록 ‘한국의 기술과 일본의 기획·금융’을 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제3국 인프라 시장에 공동 진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센터장은 “한일 제3국 협력사업 109건 가운데 일본 종합상사가 참여한 사업이 76건으로 70%에 달한다”며 “양국이 리쇼어링과 재고 확대 등으로 각각 공급망을 구축하면 비용이 많이 늘어 산업경쟁력이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뢰할 수 있는 국가끼리 경제성과 회복력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한일 공급망과 조기경보시스템을 연계해 중복 투자를 줄이자고 제안했다. 일본이 원유를 조달하고 한국이 정제한 뒤 일본에 재공급하는 분업 방식도 예로 들었다. EU 주도의 수소 인증 기준에도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료 채굴부터 운송·소비까지 국제표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목소리를 내 EU발 통상 장벽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EU 기준은 양국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수소 특허 세계 1위인 일본과 4위인 한국이 호주·아프리카 등의 청정수소 공급망을 공동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설] 대미 투자 첫 사업 확정… 한미 통상·안보 심기일전 계기로

    [사설] 대미 투자 첫 사업 확정… 한미 통상·안보 심기일전 계기로

    한미 양국이 2000억 달러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22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확정했다. 후속 사업으로는 미국 현지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되 그 가운데 2기는 한국형 원자로(APR1400)를 직접 수출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협상 중이다. 1200억 달러 규모의 원전 건설과 함께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까지 협의가 진행된다. 2000억 달러 사업의 윤곽은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미 투자 합의 이후 실무협의 과정에서 삐걱대던 양국 관계를 조율할 실마리가 잡혔다. 엔시날 사업은 인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장기 전력 판매계약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원전 건설 사업은 국내 원전 기업의 참여와 수주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그러나 한국형 원자로 2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미국 본토에 한국형 원자로가 완공되는 첫 사례가 관철돼야 한미 원전협력의 장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체적 건설 지역이나 사업 규모에 대해서도 우리 기업들의 투자·결정권이 확보돼야 한다. 알래스카 LNG사업은 막대한 파이프라인 건설비와 장거리 운송에 따른 경제성 등이 사업 선정의 변수가 될 것이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들인 만큼 세부 협상 과정에서 실질적 국익이 관철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안보 부문의 한미 협의에서도 차근차근 실타래를 풀어 갔으면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 정부의 파병을 기다리고 있다”며 호르무즈 참전을 압박한다. 이란은 이란대로 “비전투 임무도 군사적 침략과 전쟁 참여로 간주하고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국익과 장병 안전, 한미동맹과 국제 공조의 원칙 아래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내야 한다. 지혜를 모은다면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처럼 참여는 하되 피해는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외교적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파병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더라도 손을 내밀 때 동맹국이 외면했다는 배신감이 들지 않도록 외교적 지혜를 총동원해야 할 순간이다. 미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우라늄 농축 가능성을 열어 준 원자력 협정을 타결했다.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핵잠) 건조와 연료용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 간 협의도 더 지체돼선 안 될 일이다.
  • 이란 ‘한글 경고문’ 내걸었다… ‘최저 지지율’ 李 덮친 파병 논란

    이란 ‘한글 경고문’ 내걸었다… ‘최저 지지율’ 李 덮친 파병 논란

    이란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 따른다”“심각한 결과 초래” 이례적 공개 경고與 “파병 가능” “위험” 당내 엇박자지도부는 “논란 확산 안 돼” 입단속野 “한미동맹 문제에 佛순방” 맹폭 미국의 압박과 이란의 경고 속에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마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돌파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미·이란의 무력 충돌마저 재격화하면서 여권의 전략적 대응에 따라 향후 파병을 둘러싼 대미 협상력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7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당내 의원들에게 “‘미국의 공식적인 요구도, 정부의 공식 입장도 없는데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적절치 않다’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도 “비전투병 파병도 교전 당사국이 참전으로 인정하면 대단히 위험한 일”(이기헌 의원, MBC 라디오), “비전투 병과라고 하면 어느 정도 파병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5선 박지원 의원, SBS 라디오) 등 개별 의원들의 파병 관련 의견이 엇갈리자 메시지 관리 차원에서 언행 주의령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원회 직후 “김민석 대표는 아직 명확하게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자칫 파병 이슈가 설익은 채로 논쟁만 격화시킬 경우 지지율 상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8월 31일~9월 4일 무선 ARS,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37.4%(-1.5%포인트)로 8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파병과 관련해 “많은 다른 국가들이 우리에게 연락해 왔다”며 “그들은 우리와 협력하고 싶어 하고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이란도 한국을 향해 “군사작전에 참여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례적인 한글 공개 메시지를 내놨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엑스(X)에 양국 관계를 언급하며 “이란은 한국과의 우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면서도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침략 가해자를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일각에선 정부가 파병에 대한 반대 여론을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에는 파병 의지를 보여주되 국내 여론을 명분으로 실제 파병동의안 처리까진 시간을 벌 수 있단 것이다. 범여권에선 분명한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진보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은 위헌”이라며 국회가 파병 반대 결의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익 우선 결정을 촉구하면서도 “지금 문제는 한미 동맹”이라며 프랑스를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 델타 이어 JAL도 한진칼 지분 취득… “국적항공사, 외국자본 대거 유입 우려”

    일본항공(JAL)이 대한항공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도 취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항공업계에서는 국적 항공사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외국 자본을 우군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대한항공과 JAL에 따르면 두 항공사는 지난 3일 일본 도쿄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대한항공(스카이팀)과 JAL(원월드)은 서로 다른 항공 동맹체에 속해 있지만 이를 넘는 개별 동맹 관계를 수립한 것이다. JAL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과 함께 한진칼 주식도 취득했다. 구체적인 지분율과 취득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5% 이상 대량 보유 공시가 나오지 않은 만큼 지분율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단순 투자보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에 힘을 싣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한진칼 최대주주인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지난 6월 말 기준 20.57%로, 20.15%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호반그룹과 지분 격차가 약 0.42%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국적항공사의 지분을 외국계 자본이 대거 보유하는 구도가 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의 지분 14.9%를 보유한 상황에서 국적 항공사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가적으로 외국 자본 지분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JAL은 지분 취득과 함께 공동운항, 항공기 정비, 지상조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는데, 외국 자본의 입김이 커질 경우 리스크가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 자본이 배당 확대 등을 무리하게 요구할 경우 경영진이 방어할 명분도 약해진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호 간 지분 취득이 국가 간 비행 노선 확보 등에 용이할 수 있다”면서도 “그 지분율이 과도하면 주요 의사 결정에서 (국익에 반하는 등의)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의 경우는 다른 산업과 달리 외국 지분이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외국 지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일본항공과 손잡고 급변하는 글로벌 항공 시장 환경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협력”이라며 “외국 항공사 지분 취득은 노선을 뚫는 등 영업상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 美 압박, 여론은 반대… 호르무즈 파병 ‘딜레마’

    美 압박, 여론은 반대… 호르무즈 파병 ‘딜레마’

    청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 자산 파견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국내외 반대 목소리에 직면했다. 한미동맹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최근 국정 지지율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 파병 이슈가 불거지면서 정부는 대이란 관계 관리와 국내 여론 설득이라는 난제에 한꺼번에 봉착한 모습이다. 청와대가 파병 검토 입장을 밝힌 뒤 미국과 이란은 동시에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의 파병 검토 관련 언론 질의에 “한국은 중동 원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며 “우리는 여전히 한국이 이 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반면 이란의 한 안보·정치 부문 고위 관리는 현지에 보도된 레바논 친헤즈볼라 매체 알마야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의 불법적인 군사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에 응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는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이자 전쟁 참여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파병 카드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측의 기여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미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미투자와 쿠팡 문제 등으로 잡음이 계속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핵추진잠수함 도입, 북미 대화 등 주요 현안이 걸려 있는 가운데 미국의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병 결정 시 당장 이란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HMM 소속 나무호 피격 사건에도 비교적 신중한 대응을 이어 가며 이란과의 관계 관리에 공을 들였지만 군 자산을 보내면 이란은 한국을 교전 당사자로 인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더 큰 문제는 지지층을 비롯한 국내 여론의 반발이다. 특히 최근 지지율이 약세를 보이는 정부로서는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의 지난 3월 조사(전화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에 대한 응답은 반대가 55%, 찬성이 30%였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공개적 반대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지난 4일 “어떤 명목으로도 우리 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만큼 여당 및 진보정당 의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파병 검토 철회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여당도 고심하는 분위기다. 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은 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키는 것도 우리 국익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북미 회담도 있고 한미동맹 신뢰 문제도 있어서 그 틈새 속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할지, 선택과 설득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전했다. 야당은 늑장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3월 파병을 주장했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은 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고민’ 운운하며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사설] 호르무즈 파병, 국익·동맹 따져 정교한 접근과 국민 설득을

    [사설] 호르무즈 파병, 국익·동맹 따져 정교한 접근과 국민 설득을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전투는 물론 전투 참여까지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고민 중이다. 미국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까지 내리며 노골적으로 파병을 압박했다. 안보·경제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신경 써야 하는 정부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파병 결정만은 백번 신중해야만 한다. 미국이 일으킨 이란 전쟁 자체가 명분이 약하고, 감수할 위험성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가 파병했던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9·11테러라는 전대미문의 공격을 받은 데 대한 반격 차원이었다. 그래서 당시 영국 등 미국의 우방들도 적극 참전했다. 반면 이란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모한 공격으로 빚어졌다. 미국의 전쟁에는 거의 반사적으로 참전해 온 영국마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미국의 애완견’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미국 뜻을 살폈던 일본도 파병에 선을 긋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만 불만을 표하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제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영국 편을 들지 않았다. 영국의 이란 전쟁 참전 거부를 이유로 들었다. 그럼에도 전쟁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영국 총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주한 미군 주둔 문제가 파병 사유가 될 수는 없다. 한국보다 많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독일은 참전을 거부했다. 스페인도 이란 전쟁과 관련한 미군 기지·영공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마당이다. 파병 시 호르무즈의 장병은 물론 국민의 안전이 테러 등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가 높다. 이란 정부 측은 한국이 파병한다면 직접적인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미군이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도 충분히 감안했으면 한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과의 불화 끝에 해군장관,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육군장관까지 지난주 사퇴하면서 군 수뇌부 공백이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란 전쟁으로 무기가 부족해졌다는 보도의 출처를 색출하려고 합동참모본부 소속 50여명을 대상으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벌였다. 한번 발이 빠지면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 전쟁이다. 군함을 파견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외부의 항행 안전 관리 등으로 임무를 국한하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 보폭을 맞추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과반수가 파병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적 우려를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
  • ‘노무현 때 이라크 파병 잔혹사 재현되나’…범여권, 호르무즈 파병에 ‘초강수 반대’ [밀리터리노트]

    ‘노무현 때 이라크 파병 잔혹사 재현되나’…범여권, 호르무즈 파병에 ‘초강수 반대’ [밀리터리노트]

    미국의 강력한 압박과 통상 압박 암시 속에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 전력 파병안을 구체화하자, 여권 내부가 거센 폭풍우 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다. 한국과 미국 안보·통상 협상의 수위를 높이려는 정부의 실리적 판단과 “대한민국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적 가치를 내세운 범여권의 초강수 반대론이 전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최신예 자산 파병안 구체화… 미국 압박에 딜레마 빠진 정부 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와 1만 1000t급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을 파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비전투 자산을 통한 ‘실질적 군사적 기여’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국익을 챙기겠다는 셈법이다. 실제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은 한반도 대비 태세에 손상이 없는 범위 내에서의 운신을 언급하며 파병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 속에서 안정적인 원유 수송로를 확보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과 함께 미국 측이 반도체 및 통상 이슈를 연계해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정부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범여권 ‘헌법 제5조 1항’ 들고 직격… “비전투라도 본질은 참전” 하지만 정치권, 특히 진보 진영과 범여권 내부의 반발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소셜미디어(SNS)에 “대한민국 헌법 제5조 1항, ‘대한민국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라는 문구를 게시하며 정부의 행보에 직접적인 경고장을 날렸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역시 “윤석열 정부조차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놓고 파병하지는 않았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진보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 정당들도 일제히 참전 반대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국회 국방위 소속 이기헌 의원은 “비전투병 전력이라 한들 본질은 명백한 전쟁 참여”라며 “미국이 일으키고 수렁에 빠진 기약 없는 전쟁에 우리 군을 내몰 수 없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 이라크 파병’ 잔혹사 재현되나 여권 내 이 같은 강경 분위기는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 당시 당정이 극심한 분열을 겪었던 ‘트라우마’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여당 내부에서조차 파병 동의안을 두고 찬반 표가 팽팽하게 갈리며 진영 전체가 휘청였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국회 상임위원회(국방위) 논의가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국회 동의 절차나 비준안 상정 카드를 만질 경우 여권발 정계 개편 수준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명분과 실리의 기로… 국회 검증대 시험대 오를 듯 일각에서는 이번 호르무즈 파병 논란이 단순한 군사 자산 이동을 넘어 현 정부 외교안보 기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맹국의 압박 속에서 경제·안보적 실리를 취할 것인가, 아니면 평화 유지를 명시한 헌법적 가치와 진영 내 연대를 지켜낼 것인가의 선택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파병안을 확정하더라도 국회 비준 동의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는 만큼, 향후 정치권의 주도권 싸움과 헌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 한국, 트럼프 등쌀에 ‘호르무즈 파병’ 가닥 잡았나…P-8·작전기지까지 [배틀라인]

    한국, 트럼프 등쌀에 ‘호르무즈 파병’ 가닥 잡았나…P-8·작전기지까지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 쪽으로 가닥을 잡고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제출하기 위해 내용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 하지만 군에서는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EOD 전력, 군수지원함을 파견하는 방안이 준비 중이며 해외 기항지와 작전기지 협의도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가 한국의 대이란 기여 부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뒤 정부는 ‘군사적 기여’를 언급했으며, 실제 파병에는 정부의 최종 결정과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호르무즈해협 파병에 긍정적인 방향을 잡고 국회에 제출할 파병동의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군에서는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EOD) 전력, 군수지원함을 보내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관계자 발언이 나왔다. JTBC는 3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파병안의 국회 제출까지 “아주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파병 목적에 대해 “호르무즈해협 주변을 안정화하고 우리 배를 지키러 가는 것”이라며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논의해 왔다”고 했다. 몇 시간 뒤 SBS는 국방부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군이 “해군 전력을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P-8과 군수지원함, EOD를 파견 대상으로 특정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SBS에 “기항지와 작전 기지도 해당국과 협의가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P-8을 현지에서 계속 운용하려면 이착륙하고 급유·정비할 주변국 공항이 필요하다. 군수지원함도 기항하고 보급받을 항만이 있어야 한다. 정부 차원의 최종 파병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군은 정부의 최종 결정에 앞서 투입 전력과 임무, 작전구역, 기항지와 작전기지 등을 포함한 작전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P-8 호르무즈 첫 투입 가능성…EOD·군수지원함도 거론P-8이 실제 파견되면 한국 해군 해상초계기가 호르무즈에서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추적하는 임무를 맡는다. SBS는 현실화할 경우 한국 해상초계기의 해당 지역 파견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EOD는 각종 폭발물을 탐지·식별·처리하는 전력이다. SBS는 해군 특수전전단 소속 EOD가 파병 시 외국 해군과 연합작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구체적인 임무는 전하지 않았다. 군수지원함은 장기간 작전에 필요한 물자와 장비를 보급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실질적 기여’서 ‘군사적 기여’로…트럼프 압박 뒤 수위 높아져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 관련 국제회의에서 한국이 원유의 약 70%를 호르무즈를 통해 수입하는 핵심 이해당사국이라며 ‘실질적 기여’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당시 국제사회의 노력 지지, 인력 파견, 정보 공유, 군사자산 지원 순으로 대응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군사자산 지원은 네 단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한미연합연습 축소를 지시하면서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노력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정부는 이튿날 미국과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을 위한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SBS는 정부가 그동안 미·이란전쟁이 끝난 뒤 호르무즈 파병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최근 방침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보도대로라면 정부는 종전 뒤 항행안전을 지원하는 방안뿐 아니라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군 전력을 투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신규 파병 땐 국회 동의…청해부대는 기존 동의안 범위가 기준국군을 새로 편성해 호르무즈해협에 파견하려면 정부는 파견 목적과 병력 규모, 임무, 작전구역, 파견기간 등을 담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반면 이미 아덴만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를 활용할 경우에는 기존 파병동의안이 허용한 임무와 해역이 기준이 된다. 정부는 2020년 청해부대 파병동의안에 포함된 우리 국민·선박 보호 임무를 근거로 별도의 국회 동의 없이 작전구역을 호르무즈 일대까지 넓혀 한국 선박 보호작전을 수행했다. 다만 국방부는 올해 5월 청해부대가 기존 동의안에 정해진 임무와 해역을 벗어나 작전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청해부대에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거나 작전구역을 기존 범위 밖으로 확대하면 추가 동의가 필요하다.
  • 李대통령 “종부세 인상 한도는 ‘호오’가 교차하는 정책 선택의 문제…내용 전체 살펴봐야”

    李대통령 “종부세 인상 한도는 ‘호오’가 교차하는 정책 선택의 문제…내용 전체 살펴봐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개혁 후퇴라는 비판에 대해 “비거주 1주택, 초고가 주택, 다주택의 양도세 감면 축소는 간과한 비판”이라며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엑스에 정치권과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중저가 비거주용 1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감면 상한을 되돌린 데 대해 “왜 일관성이 없느냐, 개혁 후퇴다 등의 비판이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종부세 인상한도 200%는 정의롭고 150%는 부정의한 것도 아니다 단지 호오(좋고 싫음)가 교차하는 정책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격적인 강성 주장만이 아니라 정책 내용 전체를 살펴보고 강남 등지의 주택 가격이 지금 왜 급락하고 있는지 그 이유도 살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을 당초 계획보다 손질한 것에 무분별한 공세를 펼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더 중요한 것들은 외면하고 전체를 보지 않은 채 극히 일부를 가지고 헐뜯는 것이 타당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책 입장을 바꾸는 것은 부정의고 고수하는 것은 무조건 옳은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탈진실의 시대라고 하지만 진실에 입각해 국민과 국가를 중심에 두고 어떤 것이 더 국익에 부합하는지를 겨루는 진정한 정치를 회복하면 좋겠다”며 “허위에 기초한 선동과 음해, 무조건적 비난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 잘하기 경쟁이 꼭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 “구윤철 부총리, 공항서 개각 소식에 미국행 취소하려다 G20 참석차 출국”

    “구윤철 부총리, 공항서 개각 소식에 미국행 취소하려다 G20 참석차 출국”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 일정을 취소하려다가 참석하기로 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으나 출국하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가 다시 일정을 소화하기로 하고 출국했다. 구 부총리는 자신이 개각 교체 대상에 포함된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미국 출장 취소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 부총리 인선이 발표되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후임자가 임명되기까지 임기를 계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예정 일정을 소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등 주요국 인사와 양자 면담 일정까지 모두 잡은 상태에서 취소할 경우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 구조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을 소개하고, 부채·불균형 등 글로벌 경제 핵심 현안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 李대통령, 통상본부장에 박정성 차관보·소방청장에 최용철 現차장 임명

    李대통령, 통상본부장에 박정성 차관보·소방청장에 최용철 現차장 임명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박정성 산업부 통상차관보를, 소방청장에는 최용철 소방청 차장을 각각 임명했다. 박 신임 본부장은 산업부 무역투자실장과 통상차관보 등을 지내며 30년 가까이 통상·무역정책 분야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관료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박 본부장에 대해 “WTO(세계무역기구) 투자원활화 협상 공동의장, 대미 관세협상TF(태스크포스) 실무수석대표 경험을 바탕으로 정교한 협상전략을 통해 복잡한 통상 현안을 풀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미 관세 및 투자 협상의 실무 총괄을 맡아온 인물로 급박한 대미 통상 현안 속에서 협상의 연속성을 유지하며 국익을 극대화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함께 임명된 최 신임 소방청장은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 전담직무대리와 소방청 차장을 역임하는 등 27년 동안 일선 구조 현장과 핵심 정책 부서를 모두 거친 소방 전문가다. 강 수석대변인은 최 청장에 대해 “탁월한 현장지휘능력과 업무추진력, 풍부한 행정 경험을 겸비했으며, 소통과 화합의 합리적 리더십으로 소방청 내에서 신망도 높다”며 “국정 전 분야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국정목표에 따라 철저한 재난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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