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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울을 닮은 아기 바람… 멈추지 않고 흐를 거야

    개울을 닮은 아기 바람… 멈추지 않고 흐를 거야

    바람 친구들이 일제히 하늘로 솟구치는 동안 아기 바람이 홀로 들판에 남겨졌다. 몇 번을 힘껏 뛰어보아도 번번이 땅으로 되돌아왔다. 서투른 도약을 또다시 시도했던 아기 바람은 더위에 지쳐 연신 부채질하던 두더지 머리 위에 내려앉았다. “와~ 시원해!” 이 한마디가 아기 바람의 불안을 걷어냈다. 작은 실패의 끝자락에 누군가에게 작은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법을 알게 된 아기 바람은 개울 같은 시원함을 전해주면서 ‘여울’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높이 오르지 못하면 낮게 흐르면 될 일이다. 잔잔하게 흐르던 여울은 더위에 입맛을 잃은 여우를 만나버렸다. ‘여울’을 제 이름으로 알아들은 여우가 불쑥 나타나 입맛을 다셨다. “저 녀석을 냉면처럼 후루룩 집어삼켜 볼까? 사이다처럼 벌컥벌컥 들이켜 볼까?” 여우 뱃속에 들어간 여울은 두더지 집을 떠나 멀리 첫 여행도 다녀왔다. 친구들을 만나 다시 날아오르는 여울은 조약돌이 별처럼 빛나고 흙무더기가 구름을 닮았다는 땅 밑 세계를 바라보며 노래한다. “나는 여울. 개울을 닮은 바람. 멈추지 않고 흐를 거야.” 바람이 어떤 빛깔일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 혀에 닿으면 어떤 맛일지, 책은 피부로 느끼던 바람을 또 다른 감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싱그러운 들판과 눈부신 구름, 맑은 개울과 청명한 여름밤을 지나는 여울의 이야기를 이경아 작가가 청량한 그림으로 시각화했다. 아기 바람의 귀여운 실패에서 출발한 그림책 ‘여울’은 실패가 방향을 바꿔 보면 재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 ‘갈비사자’ 22살 바람이, 하늘나라로…청주동물원 추모공간 만든다

    ‘갈비사자’ 22살 바람이, 하늘나라로…청주동물원 추모공간 만든다

    청주동물원에서 지내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수사자 ‘바람이’가 12일 세상을 떠났다. 청주동물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바람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들어 며칠 동안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하던 바람이는 전날에 작은 움직임을 보이다 이날 숨을 거뒀다. 사자 평균 수명이 10∼15년인 것을 고려하면 22살인 바람이는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청주동물원의 설명이다.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바람이는 2016년 경남 김해의 한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비좁은 실내 공간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며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모습이 알려지며 ‘갈비사자’로 불렸다. 딱한 사연을 접한 청주동물원은 소유주와 협의를 거쳐 2023년 7월 청주로 이송한 뒤 ‘바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청주동물원의 돌봄 덕에 바람이는 이송 약 두 달 만에 정상 범위까지 체형을 회복했다. 2024년에는 김해에서 태어난 바람이의 딸 ‘구름이’도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지면서 부녀 사자의 재회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청주동물원은 관람객들이 바람이를 추모할 수 있도록 동물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추모 공간에 바람이 명패를 걸어놓을 예정이다.
  • 강원도 고성서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물체 목격

    강원도 고성서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물체 목격

    12일 오전 강원 고성군에서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목격됐다. 관광객 박모씨는 이날 오전 6시 1분쯤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해변 인근을 산책하던 중 북한 방향에서 동해 쪽으로 날아가는 물체를 봤다. 박씨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물체를 봤는데, 비행기에서 생기는 구름과는 모양이 달랐다”며 “미사일이 날아가는 것처럼 연기가 길게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방향에서 동해 쪽으로 날아온 것처럼 보였다”며 “소음 등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앞서 합참은 이날 오전 6시쯤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 원산 일대와 강원 고성군 공현진은 직선거리로 약 130㎞ 떨어져 있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북한에서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물체가 발사됐으며,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깥쪽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 대한매일신보 최초 보도… 충절의 상징 ‘민영환 혈죽도’, 광복 81년 맞아 다시 본다

    대한매일신보 최초 보도… 충절의 상징 ‘민영환 혈죽도’, 광복 81년 맞아 다시 본다

    충정공, 을사조약에 항의해 자결 뒤피묻은 옷 보관한 방서 대나무 자라‘항일’ 대한매일신보 4면에 그림 실려‘널리 칭송하라’ 보도 이후 구름 인파독립기념관 7관 재개관 기념해 공개 ‘대한매일신보의 ‘혈죽도’(血竹圖), 충절과 구국의 상징이 되다.’ 충정공(忠正公) 민영환(1861~1905)이 을사조약 강제 체결에 죽음으로 항거할 때 입은 피 묻은 의복을 보관한 방에서 자라난 대나무를 소재로 그려진 혈죽도를 게재한 대한매일신보 원본이 광복 81주년을 맞아 일반에 공개된다.오는 15일부터 독립기념관 기획전시관(제7관)에서 진행되는 ‘세계와 함께한 독립운동’ 주제 전시를 통해서다. 독립기념관은 복합 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된 제7관 재개관을 기념해 희귀 자료 93건을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전시물 중 대한매일신보 1906년 7월 17일 자 원본이 단연 눈에 띈다. 현 서울신문의 뿌리인 대한매일신보는 영국 출신 언론인 어니스트 베델(1872~1909)이 일제 침략상을 고발하기 위해 독립운동가 양기탁(1871~1938)과 함께 1904년 7월 18일 창간했다. 대한매일신보는 당시 체결된 ‘영일 동맹’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치외법권을 내세우며 신문사에 “개와 일본인은 출입을 금한다”는 간판까지 달아 일제에 저항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대한매일신보 7월 17일 자 4면에는 민영환의 순국에 얽힌 혈죽도가 인쇄되어 있다. 민영환은 1905년 11월 17일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상소를 올리며 저항했고, 같은 달 30일 의관 이완식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민영환의 유족은 이듬해 7월 4일 민영환의 피 묻은 옷과 칼 등을 보관한 마루방에서 네 줄기의 대나무가 자란 것을 발견했다. 이 대나무는 대한매일신보가 7월 5일 자에 ‘녹죽이 저절로 자라남’(綠竹自生)이라는 기사를 게재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절개와 충절을 나타낸다는 보도에 대나무를 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렸고, 사대부들은 대나무 그림을 그리며 민영환의 충절을 기렸다고 한다. 이후 ‘녹죽’은 ‘혈죽’으로 널리 알려졌고 구국의 상징이 됐다. 혈죽은 대한매일신보 7월 17일 자에 그림으로 처음 등장한다. 당시 촬영된 기념사진을 지면에 인쇄하기가 힘들자 대한매일신보는 화가 양기훈(1843~1911)에게 한 폭의 대나무 그림을 청탁했고, 이를 목판에 새겨 광고를 싣던 4면을 비우고 인쇄했다. 대한매일신보는 혈죽도 오른쪽에 “이 그림을 인쇄하여 널리 펴내니 ‘충절’을 애모하는 여러분들은 즐겨 감상하며 칭송하라”는 문구를 실어 국권 회복을 위한 항일 의식을 고취했다. 이 대한매일신보 원본은 독립기념관이 1983년 정낙평 선생으로부터 구한말 태극기를 비롯한 근대 사료와 함께 기증받았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대한매일신보는 황무지 개간권 요구 등 일제 침략을 비판하고 의병투쟁 등을 상세히 보도하며 한국인의 저항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고,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구한말 민족지이자 항일 언론의 거점이었다”며 “베델은 대한매일신보의 발행인으로서 한국독립운동을 지지했던 주요 통로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 경기관광공사, “바다·산 대신 시원한 실내 피서지 어때요?”…스파·빙상장 등 6곳 추천

    경기관광공사, “바다·산 대신 시원한 실내 피서지 어때요?”…스파·빙상장 등 6곳 추천

    경기관광공사가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8월, 산과 바다, 계곡 대신 쾌적한 실내에서 여름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경기도 실내 여행지 6선을 추천했다. [한여름 열음 위 세상, 의정부실내빙상장] 연중 쾌적한 빙질을 유지하기 위해 실내 온도를 약 10~15℃로 관리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한여름 폭염을 깨끗이 잊게 만드는 직관적인 피서지다. 피부에 닿는 서늘한 공기와 새하얀 빙판 위에서 초보자는 기본 동작을 익히고 숙련자는 속도감 있는 주행을 즐기는 등 누구나 수준에 맞게 자유로운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헬멧을 무료로 대여하며, 스케이트화 대여료도 저렴해 가성비가 뛰어난 환경을 갖췄다. 안전요원의 지도와 넉넉한 링크 공간 덕분에 가족 단위 방문객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1천 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춰 각종 빙상대회와 선수 훈련장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바로 옆 컬링경기장에서는 6인 이상 단체 사전 예약을 통한 컬링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물놀이부터 스파까지, 하남 아쿠아필드] 아이들을 위한 신나는 물놀이 시설과 어른들을 위한 찜질스파를 두루 갖춘 도심 속 대표 여름 힐링 명소다. ‘2026년 우수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이곳은 세대별 취향을 모두 만족시키는 실내외 워터 시설과 차별화된 휴식 공간이다. 탁 트인 조망을 지닌 루프탑 야외 인피니티풀에서는 팔당대교와 미사경정공원, 하남유니온파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예봉산과 적갑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실내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키즈풀과 유수풀이 마련되어 있으며, 물놀이 후에는 오로라·구름 등 8가지 테마로 꾸며진 찜질스파와 휴게 라운지에서 완벽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과 연결되어 있어 피서와 함께 쇼핑, 미식, 문화생활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다. 8월 17일까지 워터건 배틀, 버블파티, 아쿠아오락관 등 시간대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 ‘아쿠아 썸머 페스타’가 진행된다. [한여름 수중 다이빙 체험, 가평 K26] 가평 K26은 한여름 바다 대신 깊은 물속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실내 다이빙 명소다. 사계절 내내 쾌적하게 프리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잠수풀로,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하는 최대 수심 26m를 갖췄다. 수온은 사계절 29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며, 2,600t 규모의 담수 공간에 1.3m부터 26m까지 단계별 수심 구간이 조성되어 초보자부터 전문 다이버까지 수준별 체험이 가능하다. 스쿠버다이빙과 프리다이빙을 통해 수중 무중력 감각과 신비로운 바닷속 환경을 경험할 수 있으며, 수직 동굴과 에어포켓 등 실제 해양 환경을 반영한 입체 시설을 갖춰 전문 훈련장으로도 활용된다. 전문 자격증이 없는 초보자나 일반 방문객도 전담 강사의 지도 아래 장비 착용법부터 호흡법까지 배워 안전하게 도전하는 일일 체험 다이빙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시원한 초록 쉼터,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 부천 상동호수공원에 위치한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는 열대·아열대 식물 430여 종과 2층 스카이워크, 식물원 카페를 두루 갖춘 도심 속 복합 힐링 공간이다. 일반적인 온실과 달리 내부 환경이 사계절 내내 쾌적하게 유지되어, 한여름 폭염에도 부담 없이 숲속을 걸으며 청량한 초록빛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곡선형 유리 지붕을 통해 쏟아지는 자연광 아래 관엽원, 수생원, 고사리원, 화목원 등 9개 테마원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동선 곳곳에서 거북이와 앵무새 등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금·토요일에는 야간 개장을 실시해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진 신비로운 온실 경관을 선보인다. 관람 후 상동호수공원 수변 산책로를 걸으며 운치 있는 여름밤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작은 동전 속 세계, 포천 코버월드] 세계 각국의 화폐와 동전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는 이색 실내 박물관이다. 약 35년간 세계 화폐를 수집해 온 조진영 관장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조성됐으며, 화폐(Coin)와 물가에 자라는 버드나무(Willow)의 의미를 결합한 이름처럼 화폐 속에 담긴 시대상과 문화를 유기적으로 조명한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짐바브웨의 100조 달러 지폐 등 희귀 화폐를 통해 각국의 사회·경제 변화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단순 관람을 넘어 위조지폐 감별, 세계 화폐 퍼즐, 다문화 의상 및 해외 악기 체험 등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자동차와 예술의 경계를 허문 공간, 고양 포마자동차디자인미술관] 국내 자동차 디자인 1세대인 박종서 관장(전 현대차 디자인연구소장)이 설립한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자동차 디자인 전문 미술관이다. 스쿠프, 티뷰론, 싼타페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를 디자인한 박 관장의 철학과 노하우가 집약된 공간으로,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조형 예술 작품으로 조명한다. 전시는 ‘모든 디자인은 자연에서 시작된다’는 철학 아래 마차에서 자동차로 이어진 기술의 역사와 자연의 유선형 구조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선보인다. 특히 목형으로 복원한 초기 포니와 실물 클레이(점토) 모델링 작품을 통해 실제 자동차 디자인 개발 과정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문 도슨트 투어 형식으로 운영되어 1953년형 페라리 디자인 등 시대를 뛰어넘는 조형미를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으며, 청소년 대상 디자이너 양성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 7월엔 중부호우·남부폭염, 8월엔 서부폭염·동해안 폭우…‘극과 극’ 호우·폭염, 왜

    7월엔 중부호우·남부폭염, 8월엔 서부폭염·동해안 폭우…‘극과 극’ 호우·폭염, 왜

    지난달 중부지방에 호우가 집중되는 동안 남부지방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는 등 뚜렷했던 ‘극과 극 날씨’가 8월 들어서는 동해안 폭우와 서쪽 지역 폭염으로 양상이 바뀌어 나타나고 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 강원 동해안에 시간당 8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반면 경기·충청 등 서쪽 지역에서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채 체감온도가 38도를 넘어섰다. 이날 강원 강릉시 용강동에는 도로까지 침수됐지만, 경기 화성시는 낮 최고기온이 39.5도까지 치솟았다. 한반도의 날씨가 이처럼 극명하게 갈린 데는 동풍과 태백산맥의 영향이 크다. 동해에서 많은 수증기를 머금은 동풍이 태백산맥과 부딪혀 동해안에 강한 비구름을 발달시킨 반면,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내려간 공기는 하강하면서 압축·가열되는 ‘푄 현상’으로 수도권 등 서쪽 지역의 기온을 끌어올렸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한반도 동·서의 날씨 차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13호 태풍 ‘돌핀’으로 동해안에는 비구름이 발달하는 반면 태백산맥 서쪽에는 건조하고 기온이 오르는 식으로 날씨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이와 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7월에는 정체전선이 머문 중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남부 지역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실제 서울의 7월 폭염일수는 2일, 대구는 22일을 기록했다. 10일부터는 지난주처럼 40도를 넘나드는 극한 더위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낮 최고기온은 10~12일 사이 27~34도로 예보됐다. 비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이어지겠다. 9~10일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5~40㎜,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 20~60㎜, 부산·경남 남해안과 경남 중·동부 내륙 5~40㎜, 제주 5~10㎜다. 한편 전날 하루 전국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총 131명으로, 이 중 2명이 숨졌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5월부터 파악한 온열질환 누적 환자 수는 지난 8일 기준 3237명, 사망자는 28명이다.
  • [단기예보] 폭염·열대야 이어져…오늘~내일 동해안 중심 강한 비, 해상 풍랑·너울 주의

    [단기예보] 폭염·열대야 이어져…오늘~내일 동해안 중심 강한 비, 해상 풍랑·너울 주의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당분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겠다. 낮에는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르겠고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많은 지역에서 열대야가 나타날 전망이다. 오늘과 내일은 강원 동해안과 산지, 경북 동해안과 북동산지, 부산·울산, 경남 중·동부 내륙,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비는 오늘부터 시작돼 내일 오전까지 이어지겠고, 동해안 일부 지역에는 짧은 시간에 강하게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오늘 오전까지 강원 중·남부 동해안과 산지, 경북 북부 동해안과 북동산지에는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예보됐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중·남부 동해안과 산지 20~60㎜, 많은 곳은 80㎜ 이상이며 강원 북부 동해안과 산지는 5~40㎜다. 경북 동해안과 북동산지는 20~60㎜, 많은 곳은 경북 북부 동해안과 북동산지에서 80㎜ 이상이 예상된다. 부산·울산은 20~60㎜, 경남 중·동부 내륙과 울릉도·독도는 5~40㎜, 제주도 산지·중산간은 10~50㎜, 제주도 해안은 5~30㎜가 내릴 전망이다. 오늘 오후에는 경기 남부 내륙과 강원 남부 내륙, 충청권, 전북, 전남 북부, 경상권 내륙에도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 내륙과 강원 남부 내륙 5~40㎜, 충북과 대구·경북 내륙 5~60㎜, 대전·세종·충남과 전북, 광주·전남 북부, 경남 서부 내륙은 5~40㎜다. 비나 소나기가 오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가 동반될 수 있어 하천변, 지하차도, 저지대와 급경사지 주변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하늘은 오늘과 내일 전국이 가끔 구름 많겠지만 동해안과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겠다. 모레는 중부지방이 대체로 맑겠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대체로 흐릴 전망이다. 비가 내리는 동안에는 기온이 일시적으로 내려가겠지만,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다시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온은 당분간 평년보다 높겠다. 오늘 낮 최고기온은 26~35도, 내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낮 최고기온은 27~34도, 모레 아침 최저기온은 19~25도·낮 최고기온은 27~35도로 예상된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곳이 많아 냉방기기 활용과 수분 섭취 등 온열질환 대비가 필요하다. 바다 상황도 좋지 않다. 제주도 해상과 남해 먼바다, 서해 남부 먼바다, 동해상에는 바람이 시속 30~70㎞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2.0~4.0m, 일부 해역은 최대 5.0m 이상으로 매우 높게 일겠다. 제주도 해상과 남해상, 서해상, 동해상에는 돌풍과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 전남 해안과 제주도 해안, 경남 남해안, 동해안에는 너울성 파도가 강하게 밀려와 방파제나 갯바위를 넘는 곳이 있겠고, 해안도로 침수 가능성도 있어 해안가 접근을 자제해야 한다. 제주도에는 내일까지 순간풍속 70㎞/h 이상, 산지는 90㎞/h 이상에 이르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도 내일까지, 남해안은 모레까지 순간풍속 55㎞/h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어 시설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글피는 전국이 대체로 맑겠지만 강원 영동과 제주도는 흐리겠고, 밤에는 강원 영동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서울신문과 MetaVX의 생성형 AI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 극한폭염 꺾여도 ‘찜통더위’ 계속…동해안은 최대 150㎜ 폭우

    극한폭염 꺾여도 ‘찜통더위’ 계속…동해안은 최대 150㎜ 폭우

    토요일인 8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동해안엔 많은 비가 내리겠다. 이날 우리나라는 중국 동북부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이겠다. 남쪽 멀리엔 제13호 태풍 돌핀이 지나가면서 ‘북고남저’ 기압계가 형성됐고, 이에 우리나라에 주로 동풍이 불어 들겠다. 해수면 온도가 27~29도로 높은 동해에서 많은 수증기를 공급받은 북동풍은 태백산맥에 부딪히면서 상승해 비구름대를 만들겠다. 이에 이날 강원동해안·산지에 비가 내리겠으며, 아침에는 경북동해안·북동산지, 오전 중엔 제주산지·중산간에도 비가 오기 시작하겠다. 비는 일요일인 9일 새벽 제주 나머지 지역과 경남으로 확대된 뒤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강원동해안·산지와 경북북부동해안, 제주는 10일 오전까지 강수가 계속되는 곳도 있겠다. 북동풍이 거세게 불어 들며 강원중북부동해안·산지에 이날 오전에서 늦은 오후 사이 비가 시간당 30~50㎜, 최고 50㎜ 이상씩 쏟아질 때도 있겠다. 오후엔 강원남부동해안·산지에도 시간당 30~50㎜의 호우가 내리겠다. 강원남부동해안·산지엔 이날 오전과 이날 밤부터 9일 이른 새벽 사이에도 시간당 20~30㎜씩 비가 거세게 내리겠으며 이날 저녁에서 9일 늦은 새벽엔 경북북부동해안·북동산지에도 비슷한 수준의 호우가 예상된다. 총강수량은 강원동해안·산지 50~100㎜(많은 곳 150㎜ 이상), 경북북부동해안·북동산지 30~80㎜(많은 곳 120㎜ 이상), 제주산지·중산간 20~70㎜, 경북남부동해안 20~60㎜, 부산·울산·경남중부내륙·경남동부내륙·울릉도·독도 5~40㎜, 제주해안 5~30㎜ 정도 될 전망이다. 동해안에 비를 내리고 태백산맥을 넘으며 뜨겁고 건조해진 동풍은 산맥 서쪽 기온을 끌어올리겠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주요 도시 기온을 보면 인천 33.0도, 서울 33.5도, 부산 33.8도, 대전 33.1도, 광주 31.9도, 대구 32.6도, 울산 31.3도 등으로 30도를 넘었다. ‘극한폭염’은 지나갔지만, 폭염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6~37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은 한낮 기온이 36도, 서울·인천·광주·대구는 35도, 울산과 부산은 33도까지 오르겠다. 9일도 아침 최저기온이 21~26도, 낮 최고기온이 26~35도로 무덥겠다. 이날 대기 상층에 -4도 이하 찬 공기가 자리한 가운데 낮에 지상 공기가 햇볕에 달궈지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오후와 밤사이 수도권과 강원내륙, 충청, 호남, 경상내륙에 5~40㎜ 소나기가 올 때가 있겠다. 소나기는 기온을 일시적으로만 떨어뜨리고 습도를 높이기에 무더위를 해소해 주는 역할은 못 하겠다. 오후엔 인천과 경기남부, 충남, 전북의 오존 농도가 ‘나쁨’ 수준을 높기도 하겠다. 햇볕이 강해 대기오염물질과 햇빛의 광화학 반응으로 오존이 많이 생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남해안과 제주해안, 경남해안, 동해안에 당분간 너울이 유입되겠다. 해상 파고가 높은 가운데 너울이 강하게 유입, 해안도로를 넘을 정도로 높은 물결이 들이치겠으니 갯바위·방파제·백사장 등 해안엔 가지 말아야 한다. 또 해안 저지대에서는 침수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서해남부남쪽먼바다와 제주해상(북부앞바다 제외), 남해서부동쪽먼바다, 남해동부먼바다에 당분간 바람이 시속 30~70㎞(9~20㎧)로 거세게 불고 물결이 2~4m(최고 5m 이상)로 매우 높게 일겠다. 남해서부서쪽먼바다와 제주북부앞바다도 이날 새벽부터 풍랑이 거칠게 일기 시작했으며 오전 중엔 동해중부해상 풍랑도 거세지겠다. 9일 새벽에는 서해남부북쪽먼바다에도 다른 해상처럼 바람이 거세게 불고 물결이 높게 일겠으니 최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 [정정엽의 마음 처방] 폭염에 지친 뇌를 회복하려면

    [정정엽의 마음 처방] 폭염에 지친 뇌를 회복하려면

    우리 몸은 평소에 열을 방출해 체온을 낮춘다. 하지만 기온이 35도를 넘으면 공기 온도가 피부 온도보다 높아져 이 자연스러운 냉각 방식이 작동을 멈춘다. 오히려 바깥의 열이 몸 안으로 침투하기 시작한다. 뇌의 시상하부는 이를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인지하고 적색경보를 발령한다. 이때부터는 땀을 흘려 기화열로 체온을 낮추는 증발 시스템에 의존하게 된다. 체온 조절을 위해 뇌가 에너지를 끌어다 쓰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뇌는 뜨겁고 답답한 감각을 지속 감시한다. 땀, 갈증, 심박 증가, 피부의 끈적임 같은 내부 신호가 주의를 끌어당긴다. 뇌가 ‘너무 덥다’는 신체 신호를 처리하는 데 점유되는 것이다.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써야 할 연료를 냉방에 소진한다. 이렇게 소진해 버린 에너지는 수면을 통해 다시 채워야 한다. 잠들기 직전 손발의 혈관이 확장되면서 몸 중심부의 열이 말초로 흘러나가고 심부 체온이 약 1도 떨어져야 잠이 시작된다. 깊은 서파 수면을 하기 위해서도 이 상태가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열대야는 이런 숙면 기회마저 뺏어버린다. 소모한 에너지도 다시 채우지 못하고 낮 동안 축적된 뇌의 노폐물도 씻어내지 못하게 된다. 폭염 속에서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고, 안개 낀 듯 멍해지고, 일처리가 잘 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름에 휴가가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심리학자 캐플런 부부는 우리를 사로잡는 자극을 두 가지로 나누었다. 하나는 ‘거친 매혹’이다. 화려한 볼거리, 매콤한 음식과 술처럼 주의를 완전히 장악해 다른 생각이 들어설 틈을 주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부드러운 매혹’이다. 흔들리는 나뭇잎, 흐르는 물소리, 떠가는 구름처럼 힘들이지 않고 시선이 머무는 자극이다. 지친 뇌를 회복시키는 것은 오직 후자뿐이다. 전자는 주의를 붙잡을 뿐 채워 주지는 않는다. 제대로 된 여름휴가는 화려할 필요가 없다. 시원한 새벽 산책 삼십 분, 창밖의 나무를 오래 바라보는 시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오후. 뇌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극이 아니라 조용한 여백이다.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분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매일 반복되는 짧은 쉼이 필요하다. 신경과학자 브루스 매큐언은 스트레스가 몸에 남기는 흔적을 ‘알로스타틱 부하’라 이름 붙였다. 스트레스 자체가 해로운 것이 아니라 회복할 시간 없이 다음 스트레스가 이어질 때 몸과 뇌에 마모가 쌓인다는 것이다. 심리학의 기본 법칙 중 하나인 ‘누적 부하의 법칙’이다. 스트레스는 크기보다 지속 시간이 더 문제다. 오전에 5분, 오후에 5분, 손을 찬물에 담그고 창밖을 보는 시간을 하루에 몇 번씩 흩어놓자. 짧아도 좋다. 다만 규칙적이어야 한다. 우리 뇌는 긴 회복 한 번보다 짧은 회복 여러 번에 더 잘 반응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더운 날에는 고향에 홀로 계신 아버지, 어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하자. 에어컨은 틀었는지, 물은 드시고 있는지 시시콜콜 물어보자. 더위에 지친 어르신들의 뇌는 자신이 뜨거운 상태인지, 물을 마셔야 되는 상태인지도 모를 수 있다. 정정엽 광화문숲 수면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차가운 표면 아래 뜨거운 속살? 목성의 화산 위성 이오의 비밀 [우주를 보다]

    차가운 표면 아래 뜨거운 속살? 목성의 화산 위성 이오의 비밀 [우주를 보다]

    태양계 8개 행성은 수성과 금성을 제외하고 여러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목성은 미니 태양계라고 부를 만큼 큰 위성 네 개를 거느리고 있는데, 태양계의 내행성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만큼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가운데서 과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천체는 두 번째 위성인 유로파다. 내부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현재 주요 관측 목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생명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가장 안쪽 위성인 ‘이오’ 역시 독특함으로 치면 유로파에 뒤지지 않는다. 이오의 특징은 바로 태양계에서 보기 드문 활화산 위성이라는 점이다. 이오는 목성의 강한 중력과 다른 위성의 간섭으로 인해 내부가 잡아당겨졌다가 다시 팽창하는 조석 마찰 현상을 겪는다. 이 마찰열로 인해 내부의 암석이 녹고 화산이 분출하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 우주선인 주노는 목성 궤도 안쪽으로 이동하면서 2023년 12월 30일과 2024년 2월 3일 근접 비행에서 이오에 표면 약 1500㎞ 거리까지 접근해 관측을 진행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주노 탐사선 책임 연구원인 스콧 볼턴과 동료들은 이 데이터를 분석해 이오 표면 아래 지열을 상세히 분석했다. 주노 탐사선의 주요 장비 중 하나인 마이크로파 복사계(MWR)는 본래 목성의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내부를 관측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장비다. 적외선보다 긴 파장의 마이크로파는 물체를 더 깊이 투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과학자들은 이 장비를 유로파의 두꺼운 얼음 지각을 뚫고 관측하는 데 활용했다. 이오 표면은 암석이기 때문에 목성의 구름층이나 유로파의 얼음층처럼 깊이 투과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연구팀은 10m 깊이까지 내부 지열의 분포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이오의 표면과 방출 에너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목성 궤도는 태양에서 멀기 때문에 매우 춥고 어두운 환경이다. 예를 들어 이웃 위성인 유로파 표면은 평균 영하 170도 미만으로 낮다. 이오 역시 표면은 차갑지만, 이번 관측에서 확인된 지열은 생각보다 높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불과 1m 아래로만 들어가도 온도는 4도로 상승했다. 이는 지표 아래에서 분출하는 에너지의 양이 매우 많다는 의미다. 이렇게 온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이오 지각이 열전도율이 높은 물질로 구성되어 있거나 혹은 표면에 식어가는 용암류에 의한 열에너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어느 쪽이든 이오 표면에서 나오는 열은 ㎡당 1~3와트로 지구 평균의 30배에 달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이오 표면이 매우 매끄럽고 균일하다는 것이다. 거대한 화산이 분출하는 환경을 생각하면 의외이지만, 이런 화산을 제외하면 용암으로 인해 표면 지형이 매우 균일하게 형성되어 마치 북미의 대평원 같은 지역이 많았다. 그리고 표면 물질의 밀도는 매우 낮아 단단한 암석보다 부석이나 솜털 같은 화산재에 더 가까운 구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 연구는 생명체를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두꺼운 대기와 호수를 지닌 토성의 위성 타이탄처럼 이오 역시 흥미로운 비밀을 많이 간직한 위성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주노가 거둔 과학적 성과는 2030년대 목성권을 탐사할 차세대 탐사선들에 의해 이어질 것이다.
  • 혼자 16명 돌보던 중 치매 노인 사망…70대 요양보호사 ‘무죄’

    혼자 16명 돌보던 중 치매 노인 사망…70대 요양보호사 ‘무죄’

    치매 노인이 요양원 베란다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요양보호사와 요양원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5일 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6단독 유승원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요양보호사 A(71)씨와 요양원 대표 B(66)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2023년 1월 30일 요양보호사 A씨는 인천시 강화군 한 요양원에서 홀로 노인 16명을 돌보고 있었다. 함께 주간 근무를 하던 동료 요양보호사가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였다. A씨는 때마침 치매를 앓던 입소자 C(83)씨가 구름다리를 건너가 빈방 베란다 앞을 서성이는 것을 보고 다시 데리고 온 참이었다. 이 요양원 2층에는 빈방과 입소자들의 생활 공간이 구름다리를 통해 연결돼 있었으며, 구름다리 양쪽의 철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이후 C씨는 A씨가 다른 입소자의 기저귀를 갈아주러 가자 불과 2분 만에 다시 빈방으로 건너갔다. C씨는 베란다로 나가 난간을 잡고는 바닥에서 59㎝ 높이의 턱을 밟고 올라갔다가 1층으로 추락했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날 오후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끝내 숨졌다. 요양원 입소 닷새 만이었다. C씨는 요양원에 들어올 때부터 치매로 인한 섬망(일시적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정신 혼란 상태) 증세가 심했다. 그에 대한 관찰 일지에는 ‘망상과 배회가 심하고 요양원이 외국이라고 알고 계심.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함’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C씨는 사고 사흘 전과 전날 “아들과 러시아로 가야 한다”, “자녀들을 만나러 가야 한다”며 요양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C씨의 상태와 추락 위험을 알면서도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A씨와 B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유 판사는 “사고가 난 베란다 난간은 바닥에서부터 철제봉까지 높이가 131.5㎝로 치매 노인뿐 아니라 일반 성인의 추락을 막기에 충분한 높이”라며 “C씨는 턱을 딛고 철제봉을 넘어 추락했는데 B씨가 이를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유 판사는 요양원 측에 모든 이례적인 상황을 가정한 안전 조치 의무까지는 없다고 봤다. 그는 “요양원은 입소자들의 탈출을 막기 위한 교도소나 감호시설이 아니라 노인복지시설일 뿐”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사고 이전 상황을 봐도 C씨가 2층 베란다 난간을 넘어 1층으로 추락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C씨의 적극적 행위로 인한 사망을 예견하고 회피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를 피고인들의 주의 의무 위반 탓으로 돌릴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 [씨줄날줄] AI 시대의 기우제

    [씨줄날줄] AI 시대의 기우제

    단군신화에는 비, 바람, 구름을 관장하는 우사(雨師), 풍백(風伯), 운사(雲師)가 등장한다. 농경과 직결되는 자연 현상을 다스리는 이 신들은 오랫동안 가뭄과 홍수 같은 기후 재난 앞에서 인간이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구원의 존재였다. 가뭄이 극심할 때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기우제의 역사는 깊다. 고구려, 백제, 신라 모두 가뭄이 들면 명산에 신하를 보내 제사를 지냈다. 고려 시대에는 국교인 불교 의례와 도교·유교·민간 신앙이 결합된 독특한 기우제가 발달했다. 조선은 기우제를 국가 공식 의례인 ‘국조오례의’에 포함시켜 운용했다. 국왕은 가뭄을 ‘부덕의 소치’로 여겨 삼베옷을 입고 수라상의 음식 가짓수를 줄이는 등 절제와 수양에 힘썼다. 땡볕 아래 멍석을 깔고 앉아 칠일간 기도하거나 기우제를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왕위에서 물러나 병석에 누웠던 태종은 가뭄으로 백성들이 큰 고통을 겪자 “내가 죽어 영혼이 있다면 반드시 하늘에 아뢰어 백성들에게 단비를 내리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런데 임종 직후 하늘에서 비가 내리자 음력 5월 10일 무렵의 단비를 ‘태종우’(太宗雨)라고 부르게 됐다. 기상학과 수리 시설이 발달하고 국가 재난 대응 체계가 정착하면서 기우제는 거의 사라졌다. 일부 지역에서만 민속 의례로 명맥을 잇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행해진 경남 양산의 가야진용신제가 대표적이다. 1997년 경상남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매년 봄 음력 3월에 제례를 거행한다.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이 덮치면서 최근 기우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남 창녕군과 창녕군농업인단체협의회가 사직단에서 기우제를 지냈고, 30일에는 가야진용신제가 열렸다. 함안군도 지난 3일 단비를 기원하는 제를 올렸다. 인공지능(AI)이 초고속으로 발전하고, 인류의 화성 이주를 꿈꾸는 시대. 아이러니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 좌빨·극우 한번에 찍혔다… 혐오 뒤집는 ‘B주류 간지’

    좌빨·극우 한번에 찍혔다… 혐오 뒤집는 ‘B주류 간지’

    ‘좌빨, 극우, 여혐, 페미, 친중, 친미.’ 한 사람에게 동시에 쏟아졌다고 믿기 힘든 수식어들이다. 이념과 진영의 잣대로 끊임없이 편을 가르고 낙인을 찍는 시대, 드러머 김간지(사진)는 자신에게 드리워진 극단적 프레임에 유쾌한 혼선을 주며 독자적인 박자를 만들어간다. 김간지는 인디 음악계와 방송가를 10년 넘게 오간 베테랑 뮤지션이다. 한국 밴드 최초로 2014년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공식 무대에 오른 디스코·펑크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드러머로 이름을 알렸다. 중학교 시절부터 써온 인터넷 아이디를 자연스럽게 활동명으로 사용해 온 김간지는 지상파 라디오와 인터넷 방송에서 10년 넘게 고정 게스트로 활약해 왔다. 온라인에서 꼬리표를 달고 사는 그는 자신에게 붙는 각종 딱지를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놀잇감으로 바꿔 버린다. 진보 성향 방송 ‘매불쇼’에 출연했더니 ‘좌빨’로, 남성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방송에 나왔다고 ‘여혐’이나 ‘극우’라는 낙인이 붙었다. 이에 김간지는 “사람들이 나를 규정짓고 싶어 하는 걸 일부러 헷갈리게 만드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좌빨’이라고 생각하면 그 기대를 깨는 말을 하고, ‘우파’라고 생각하면 또 그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프레임을 뒤집는다”고 말했다. 김간지는 “인터넷에서 온갖 소리를 해도 내 실생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욕심을 버리고 방송과 유튜브를 부업이자 취미로 정의하니 이른바 ‘나락’의 공포에서도 한 발 떨어져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휴대전화 하나로 직접 촬영·편집해 유튜브에 올린 팟캐스트 영상 ‘통통배 스튜디오’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상파에선 보기 힘든 거침없는 대담 속에 단순한 자극을 넘어서는 지혜를 담아내며 빛을 발했다. 유튜브 ‘머니그라피’ 채널의 백순도 PD는 ‘통통배’에 담긴 날것의 내공을 간파했다. 그는 김간지를 ‘B주류초대석’ 메인 호스트로 발탁했고, 프로그램은 영상당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튜브 대표 팟캐스트로 자리 잡았다. 백 PD는 “(김간지는) 적당히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살아온 삶이 캐릭터가 돼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김간지는 B주류초대석 고별 무대를 준비하면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멤버들에게 “한 번 도와달라”며 무대에 올라줄 것을 제안했다. 이 한마디가 6년 동안 멈춰 있던 술탄의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1500석 공연을 매진시키며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이들은, 여세를 몰아 지난 2일 국내 대표 음악 축제인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구름 인파를 끌어모으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김간지는 “복귀 무대를 해놓고 가만히 있는 건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술탄의 복귀를 공식화했다. 술탄은 오는 11일 싱글 ‘신나는 음악, 잘못된 인생’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김간지는 홍대 펑크의 거목 차승우가 속한 밴드 ‘차승우와 사촌들’ 활동과 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신곡 작업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 김간지 “좌빨·극우? 헷갈리게 해야 재미”…술탄, 6년 만에 싱글 발매

    김간지 “좌빨·극우? 헷갈리게 해야 재미”…술탄, 6년 만에 싱글 발매

    ‘좌빨, 극우, 여혐, 페미, 친중, 친미.’ 한 사람에게 동시에 쏟아졌다고 믿기 힘든 수식어들이다. 이념과 진영의 잣대로 끊임없이 편을 가르고 낙인을 찍는 시대, 드러머 김간지는 자신에게 드리워진 극단적 프레임들에 유쾌한 혼선을 주며 독자적인 박자를 만들어간다. 김간지는 인디 음악계와 방송가를 10년 넘게 오간 베테랑 뮤지션이다. 한국 밴드 최초로 2014년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공식 무대에 올랐던 디스코·펑크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드러머로 이름을 알렸다. 중학교 시절부터 써온 인터넷 아이디를 자연스럽게 활동명으로 사용해 온 김간지는 10년 넘게 지상파 라디오와 인터넷 방송에서 고정 게스트로 활약해 왔다. 온라인에서 꼬리표를 달고 사는 그는 자신에게 붙는 각종 딱지를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놀잇감으로 바꿔 버린다. 진보 성향 방송 ‘매불쇼’에 출연했더니 ‘좌빨’로, 남성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방송에 나왔다고 ‘여혐’이나 ‘극우’라는 낙인이 붙었다. 이에 김간지는 “사람들이 나를 규정짓고 싶어 하는 걸 일부러 헷갈리게 만드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좌빨’이라고 생각하면 그 기대를 깨는 말을 하고, ‘우파’라고 생각하면 또 그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프레임을 뒤집는다”고 말했다. 악플과 비난을 흘려보내는 힘은 온라인과 실제 삶의 거리감에 대한 깨달음에서 나온다. 그는 “인터넷에서 온갖 소리를 해도 내 실생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남들이 날 어떻게 볼까 집착하고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 이유가 없고, 내가 다 설명할 수는 없다는 걸 인정하고 완벽하게 이해받으려는 욕망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이 같은 태도는 대다수 방송인이 겪는 ‘나락’의 공포에서도 그를 한 발 떨어지게 만든다. 방송과 유튜브를 ‘부업’이자 ‘취미’로 정의한 덕분이다. 그는 “유튜브나 방송 활동에서 뒤가 없음을 느낀다면 이유는 간단하게도 본업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질러봐야 더 재미있고, 모든 걸 취미처럼 부담 없이 즐겨야 오래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그는 휴대전화 하나로 직접 촬영·편집해 유튜브에 올린 팟캐스트 영상 ‘통통배 스튜디오’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보기 힘든 거침없는 대담을 담아내는 이곳에서, 단순한 자극을 넘어 깊은 통찰을 전하는 김간지 특유의 매력이 빛을 발했다. 유튜브 ‘머니그라피’ 채널의 백순도 PD는 ‘통통배’에 담긴 날것의 내공을 간파했다. 그는 김간지를 ‘B주류초대석’ 메인 호스트로 발탁했고, 프로그램은 영상당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튜브 대표 팟캐스트로 자리 잡았다. 백 PD는 “김간지는 적당히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살아온 삶이 캐릭터가 돼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김간지는 B주류초대석 고별 무대를 준비하면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멤버들에게 “한 번 도와달라”며 무대에 올라줄 것을 제안했다. 이 한마디가 6년 동안 멈춰 있던 술탄의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1500석 공연을 매진시키며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이들은, 여세를 몰아 지난 2일 국내 대표 음악 축제인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구름 인파를 끌어모으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어 김간지는 “복귀 무대를 해놓고 가만히 있는 건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술탄의 복귀를 공식화했다. 술탄은 오는 11일 싱글 ‘신나는 음악, 잘못된 인생’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아울러 홍대 펑크의 거목 차승우가 속한 밴드 ‘차승우와 사촌들’ 활동과 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신곡 작업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 전남광주 41.1도… 서울·경기 첫 폭염중대경보

    전남광주 41.1도… 서울·경기 첫 폭염중대경보

    경남권을 뜨겁게 달군 극한 폭염이 3일 동풍을 타고 수도권과 서쪽 지역을 덮쳤다. 서울과 경기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고, 전남광주의 낮 최고기온은 41.1도까지 올랐다. 4일도 최고 38도까지 치솟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주요 도시 낮 최고기온은 부산(37.9도)과 울산(36.8도)보다 전남광주 광양(41.1도)과 경기 가평(40.1도), 서울(39.0도) 등 서쪽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닷새간 40도를 넘긴 양산을 비롯해 경남권의 더운 열기가 동풍을 타고 수도권과 백두대간 서쪽으로 옮겨간 영향이다. 분지 지형으로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한 대구와 양산은 이날도 각각 40.9도, 39.1도까지 올랐다. 기상청은 서울 동남권·서남권과 경기 하남·오산·여주 서부에 폭염중대경보를 내렸다. 폭염중대경보는 올해 신설된 폭염특보의 최상위 경고단계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발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권, 경북권, 경남권에도 폭염중대경보가, 그외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경보나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열대야 주의보도 계속 발효중이다. 지난 6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평균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관측된 열대야 일수는 10.6일로, 1973년 기상관측망 구축 이후 역대 1위 기록을 연일 새로 쓰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폭염일수가 11.3일로 역대 4위에 오른 이번 주도 더위는 계속된다. 낮 최고기온은 4일 30~38도, 5일 30~37도, 6일 29~37도까지 오르겠다. 한편 제13호 태풍 ‘돌핀’이 현재 괌 북동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잇다. 오는 7일쯤 일본 오키나와 해상까지 접근할 전망이다. 예상 경로대로면 한반도 남쪽을 지나면서 폭염이 더 심해질 수 있지만, 태풍이 제주와 가까워지면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더위가 한풀 꺾일 수도 있다.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더위가 예상된다.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 韓 달궤도선 다누리, 스페이스X 로켓 잔해와 달 충돌 전후 관측

    韓 달궤도선 다누리, 스페이스X 로켓 잔해와 달 충돌 전후 관측

    한국 달 궤도선 ‘다누리’가 오는 5일 달 표면에 충돌하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잔해 관측에 나선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3시 34분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가 달 표면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충돌할 계획이며 다누리호가 충돌 전후를 관측한다고 3일 밝혔다. 달과 충돌하는 팰컨9 상단부는 지난 1월 미국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와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레질리언스를 달로 보낸 발사체 일부다. 임무를 마친 뒤 잔여 추진제 부족으로 궤도를 벗어나 지구와 달 중력장 사이를 떠돌다가 이번에 달 표면에 추락하는 것이다. 로켓 잔해가 달에 충돌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2022년 중국 로켓 파편이 달 뒷면에 충돌해 충돌구(크레이터)를 2개 만들었다. 질량 약 4.9t의 로켓 상단부가 초속 2.43㎞로 달에 떨어지면 TNT 3t 상당의 위력으로 지름 20~30m 크기의 소규모 충돌구를 형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충돌로 인한 섬광은 1초 정도 발생하겠지만 먼지 구름은 수 ㎞ 높이까지 솟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충돌이 미국 대륙에서는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는데 수십 분간 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누리호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해 충돌 전후 장면을 고해상도로 촬영해 외국 달 탐사선들과 함께 표면 변화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달 표면 변화와 충돌 메커니즘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충돌 당일에는 다누리가 궤도 기동을 통해 충돌 지점 상공을 세 차례 지나면서 고해상도 영상을 확보하고 편광카메라도 병행해 촬영한다. 우주청 관계자는 “이번 충돌은 국지적 소규모 흔적에 그쳐 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인공 충돌을 사전 예측하고 관측할 수 있는 사실상 최초 사례로 과학적 가치가 크다”며 “다누리호가 찍은 영상 자료는 관계 연구기관 분석을 거친 뒤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아내의 고향서… 6년째 제주살이 하는 문태준 시인에게 제주를 묻다

    아내의 고향서… 6년째 제주살이 하는 문태준 시인에게 제주를 묻다

    “노동하는 시간은 사유의 시간입니다. 생각을 비우는 일도 삶의 공부입니다.” 지난 2일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에서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오롬마르’(산마루 제주어)에서 만난 문태준(56)시인은 풀을 뽑다가 잠시 쉼표를 찍고 앉아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농부였다. 제주바다를 닮은 푸른 모자에 수건을 걸친 목에는 땀이 송송 맺혀 있었다. 멀구슬나무에 시선이 머문 채 상념에 빠져 있는 그를 차마 부르는게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문 시인은 1994년 등단한 이후 30여 년 동안 9권의 시집을 내고 500여편의 시를 발표했다. 2020년 8월 아내의 고향 제주 애월읍 장전리에 정착한 그는 어느덧 6년째 제주의 느린 삶에 스며들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4년 가장 좋은 시로 뽑혔던 ‘가재미’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큰어머니의 이야기-지난달 31일 제주시 육필문학관에서 열린 북토크때 가장 먼저 대표작 ‘가재미’를 낭송해줬는데.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큰어머니의 이야기다.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기 전 마지막으로 뵌 기억이 오래 남았고, 그 기억이 결국 한 편의 시가 됐다. 큰어머니는 늘 조용하고 자상한 분이었다. 저희 집은 너무 가난했는데 큰어머니는 항상 먹을거리를 챙겨주시고 부모님이 안 계시면 형제들을 돌봐주시던 따뜻한 기억이 남아 있다.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뵌 뒤 그 기억이 오래 남아 시가 됐다. 시 속의 ‘가재미’는 물속에서 좌우로 흔들리며 살아온 큰어머니의 삶을 겹쳐 표현했다.” (‘가재미’는 시인과 문학평론가들로부터 2004년 문예지에 발표된 시 중에서 가장 좋은 작품으로 뽑혔던 대표작이면서 ‘맨발의 가수’ 이은미가 힘든 시절 냉장고에 붙여놓고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을 끈 시이기도 하다.) -유년시절 가난했던 시절을 담담하게 회상했는데. “제 고향은 경북 김천이다. 가난했던 시절 아버지를 따라 산에서 나무를 하고 지냈다. ‘가재미’ 속 오솔길과 대낮의 뻐꾸기 소리,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은 실제 경험들이다. 당시엔 라면이 귀해 국수와 함께 삶아 먹던 기억이 생생하다.” -유년시절인데도 당시 ‘나는 누구지’ 라는 철학적인 자문을 했다 들었는데. “한여름 산길을 혼자 내려오다 ‘여기가 어디지, 나는 누구지’라는 질문을 처음 품었던 순간이 지금도 선명하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질문이 제 삶과 시를 계속 이끌어온 힘이 된 것 같다. 가난했지만 그 풍경들이 모두 제 시의 바탕이 됐다.” # 중학교 2학년때 원인모를 병에 가매장 의식 치러…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어온 경험했다-중학교땐 원인모를 큰 병을 앓았다고 들었다. “중학교 2학년 무렵 원인을 알 수 없는 큰 병을 앓았다. 심방(무당)은 아버지가 나무하러 갔다가 어떤 나무를 잘못 잘라서 그런 것 같으니 의식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알몸으로 마당에 누운 나를 가마니로 덮었고 아버지는 내 몸에 흙을 덮어주며 눈물을 흘렸다. 일종의 가매장 의식을 치르는, 삶과 죽음의 문턱을 한 번 넘어온 경험을 했던 것 같다. 그 뒤부터 존재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절을 자주 찾게 됐다.” -불교 사상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경험이 종교적인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절을 자주 찾았던 그는 자연스럽게 불교와 가까워졌고, 생명과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도 자연스럽게 깊어진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한 뒤 우연처럼 불교방송(BBS)에 입사하게 됐고 30년 가까이 불교방송에서 일하며 수많은 스님을 만난 경험이 문학에도 스며들게 된 것 같다. 불교방송 면접때 대학 시절 배웠던 불교 경전인 ‘육조단경’의 내용을 설명하는 문제가 출제됐고, 운좋게 그 경험이 합격으로 이어진 걸 보면 불교와 인연이 되려고 했던 것 같다.” # 500여편의 시와 9권의 시집 낸 문 시인 “시를 많이 읽을때 좋은 시가 나오는 것 같다”-북토크에서 좋은 시를 쓰려면 시를 많이 읽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시를 많이 읽어야 한다. 시를 읽으면서 ‘이 시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시인은 무엇 때문에 이 작품을 쓰게 됐을까’를 계속 질문해야 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시를 알아보는 눈이다. 문장을 잘 만드는 것보다 무엇이 시가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안목이 먼저다. 그 눈이 생기면 표현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시는 특별한 영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삶의 기억에서 시작된다. 시는 결국 삶을 기억하는 일이다.” -‘시대를 반영하는 시선’에 대한 질문을 한 독자도 있는데. “예전에는 시대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참여시가 활발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시대의 문제를 문학으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낀다. 그렇다고 시대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부채의식 같은게 여전히 남아 있다. 4·3에 대한 시도 썼지만, 내게는 너무 무겁고 버겁다. 생명과 생태, 불교 생태학 같은 문제에 더 관심이 많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대에 응답하고 싶다. 문학이 감당해야 할 몫을 고민하면서도 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그동안 500여편의 시를 썼다고 했는데. “시를 쓰고 시를 잊어버리려 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내가 쓴 시, 생각의 짐들을 정리하고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정호승 선생님이 ‘시를 많이 쓸 때다’ 라며 조언해주기도 했다.” # 아내의 고향이 애월읍 장전리… ‘오롬마르’ 카페 앞 집은 아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어떻게 제주에 정착하게 됐나. “제주는 아내의 고향이다. ‘오롬마르(산마루 제주어·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바로 앞이 아내가 태어난 곳이다. 2020년 불교방송 제주총국장으로 부임하며 제주에 눌러앉게 됐다.” -애월읍 장전리에서 탑동(원도심) 불교방송까지 장거리 출퇴근이 힘들지 않나. “약 14~15㎞에 불과한데 출퇴근 시간에 많이 막힌다. 그래도 탑동, 도두동을 거쳐 외도, 하귀를 지나는 해안도로로 퇴근할 때가 좋다. 50분 정도 소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잡한 시내를 관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2년 전 ‘측백나무 위에, 칸나 위에, 다시 붉은 꽃 주변을 어정거리는 흰나비 위에, 저르렁 울려오는 소읍의 유희와 소음 위에’ 떠 있는 ‘무지개’란 시도 그렇게 탄생했다. ‘어느날 아침에는 산까치 한마리가 항아리에 앉아 있다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훨씬 전날에는 일어난 구름, 사랑, 실바람과 풍설, 질긴 장마, 무서리, 그리고 동백꽃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라고 한 ‘항아리’ 시도 제주에 스며든 4년 전에 쓴 시다.” -제주살이에 만족하는가. “집 앞에는 바다가 있고, 주변에는 나무와 밭이 있다. 이웃들이 복숭아를 따가라고 하면 바구니에 담아 나눠 먹기도 하고, 풀을 뽑거나 마당을 가꾸는 노동도 제게는 잘 맞는 것 같다. 다만 여름철 풀모기와 무더위는 쉽지 않다.(웃음)” # 느리고 천천히 살아가기 좋은 곳이 제주다… 그 제주의 풍경과 시간을 시에 담고 싶다-방금전에도 풀을 뽑다가 잠시 그늘에서 쉬며 상념에 빠져 있던 것 같던데. “노동하는 시간은 사유의 시간이다. 풀을 뽑다 보면 오래전 기억들이 계속 떠오른다. 서울에서 있었던 일, 어린 시절의 풍경, 누군가의 말들이 차례로 생각난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더 하려고 애썼다면 요즘은 하지 않는 연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비우는 것도 삶의 공부다.” -제주 어디가 특히 좋은가. “제주는 걷기 좋은 곳이고, 느리게, 천천히 살아가기 좋은 곳이다. 족은노꼬메오름, 한라생태숲도 좋다. 아직 제주를 다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제주에 오래 살며 제주의 풍경과 시간을 시에 담고 싶다.”
  • 스페이스X 로켓 잔해, 5일 달 덮친다

    스페이스X 로켓 잔해, 5일 달 덮친다

    우주에서 1년 넘게 표류 중인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잔해가 오는 5일 달에 충돌할 전망이다. AP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우주에서 방치돼 표류 중인 스페이스X 로켓의 잔해가 달 표면에 충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팰컨9은 지난해 1월 15일 달 착륙선 2척을 싣고 발사됐다. 1단 로켓(하단부)은 발사 직후 지구로 돌아왔고, 2단 로켓(상단부)은 달 착륙선들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임무를 완수한 후 우주 공간에 버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상단부 잔해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는 5일 새벽(한국시간 5일 오후) 달 앞면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했다. 팰컨9의 잔해가 시속 8700㎞ 속도로 달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아인슈타인 분화구 주변에 충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충돌 직후 TNT 3t 규모 폭발력으로 지름 27m, 깊이 5m의 새로운 충돌구(크레이터)를 만들고 먼지와 파편 구름을 쏘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솟구친 파편들이 띠처럼 줄을 이어 우주 공간으로 수 킬로미터 뻗어나갈 수 있어 지구에서도 망원경으로 수십 분간 관측이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궤도 탐사선과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충돌 전후 현장 사진을 수집할 예정이다. 팰컨9 파편은 버려진 로켓에 의한 두 번째 충돌 사례다. 중국 로켓 파편이 2022년에도 달 뒷면에 충돌해 충돌구 두 개를 만든 바 있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벤저민 페르난도 연구원은 “이번 충돌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잔해 충돌이 향후 우주비행사들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될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우주 잔해물은 10㎝ 이상이 최소 3만 6500개, 1~10㎝는 약 100만개에 달한다. 이에 우주 쓰레기가 위성과 충돌해 연쇄적으로 쓰레기를 양산하는 ‘케슬러 증후군’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국제적 통제 장치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우주쓰레기조정위원회(IADC), 유엔 우주평화이용위원회(UN COPUOS) 등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어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우주 쓰레기가 달 덮친다” 스페이스X 로켓 충돌 예고

    “우주 쓰레기가 달 덮친다” 스페이스X 로켓 충돌 예고

    우주에서 1년 넘게 표류 중인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잔해가 오는 5일 달에 충돌할 전망이다. AP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우주에서 방치돼 표류 중인 스페이스X 로켓의 잔해가 달 표면에 충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팰컨9은 지난해 1월 15일 달 착륙선 2척을 싣고 발사됐다. 1단 로켓(하단부)은 발사 직후 지구로 돌아왔고, 2단 로켓(상단부)은 달 착륙선들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임무를 완수한 후 우주 공간에 버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상단부 잔해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는 5일 새벽(한국시간 5일 오후) 달 앞면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했다. 팰컨9의 잔해가 시속 8700㎞ 속도로 달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아인슈타인 분화구 주변에 충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충돌 직후 TNT 3t 규모 폭발력으로 지름 27m, 깊이 5m의 새로운 충돌구(크레이터)를 만들고 먼지와 파편 구름을 쏘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솟구친 파편들이 띠처럼 줄을 이어 우주 공간으로 수 킬로미터 뻗어나갈 수 있어 지구에서도 망원경으로 수십 분간 관측이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궤도 탐사선과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충돌 전후 현장 사진을 수집할 예정이다. 팰컨9 파편은 버려진 로켓에 의한 두 번째 충돌 사례다. 중국 로켓 파편이 2022년에도 달 뒷면에 충돌해 충돌구 두 개를 만든 바 있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벤저민 페르난도 연구원은 “이번 충돌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잔해 충돌이 향후 우주비행사들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될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우주 잔해물은 10㎝ 이상 크기가 최소 3만 6500개, 1~10㎝는 약 100만개에 달한다. 이에 우주 쓰레기가 위성과 충돌해 연쇄적으로 쓰레기를 양산하는 ‘케슬러 증후군’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국제적 통제 장치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우주쓰레기조정위원회(IADC), 유엔 우주평화이용위원회(UN COPUOS) 등이 우주 쓰레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강제성은 없어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 낱낱의 공간, 겹겹의 시간… 그 여름 묵호는 잔잔했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낱낱의 공간, 겹겹의 시간… 그 여름 묵호는 잔잔했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첫날 태풍을 만나지 않았다면, 감사함이 이리 컸을까. 잔잔한 묵호항과 두둥실 그림처럼 떠 있는 구름이 마음에 평화를 안겨줬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잠시 멈췄다가 내쉬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순간이 영원이 되었다.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처럼, 잊고 있던 내가 거기에 있었다. 채지형 ‘언제라도 동해’ 중에서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말은 익숙하다. 그런데 이 말은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하는 순간 마음에 콕하고 별처럼 박힌다. 잊고 있던 나는 꿈꾸는 나일 수도, 어느 한철의 뜨거운 생일 수도 있어서, 우리는 그 사실을 두 번 잊지 않으려 낱장의 마음 모서리를 표시 나게 접어두곤 한다. 겹과 겹의 시간이 쌓인 묵호에는 그런 표식이 많아서 걸음을 멈추고 거리의 풍경을 읽는 시간이 길었다. ●차곡차곡 쌓인 묵호의 시간 기차를 탔다. 묵호 가는 길이다. 막 정동진역을 지났다. 차창 밖으로 바다가 흐른다. ‘바다다!’ 하며 별일 아닌 척하지만 들뜬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이미 ‘와~’하며 기차 밖으로 뛰쳐나갈 기세다. 바다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움튼다. 채지형 작가는 2020년 3월 동해시립발한도서관 강의를 위해 묵호를 찾았다. 처음 방문한 건 아니었는데 동해의 속삭임이 유독 크게 들렸다. 9월에는 묵호 논골담길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한 달의 첫날, 작가를 맞이한 건 ‘덜컹거리는 문, 방파제를 넘나드는 파도 소리, 그리고 바람의 울음소리’였다. 푸른 바다가 아닌 태풍의 ‘소리에 점령당한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은 거짓말처럼 맑고 고요했다. 결국 한 달 살기를 두 번 더 연장해 석 달을 살았다. 다음 해에는 ‘한 달’을 뗀 살기를 시작했다. 사진작가인 남편 브루스와 집을 구하고 ‘잔잔하게’라는 이름의 책방도 열었다. 어느새 5년째다. 그날, 작가가 논골담길 바람의언덕에서 만난 ‘잊고 있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묵호는 2020년만 해도 인기 있는 여행지는 아니었다. KTX가 개통되며 막 여행자들이 찾기 시작하던 시기다. 불과 6년이 지났을 뿐인데 묵호의 여행 열기는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그럴 만도 하다. 묵호역에서 바다가 보이는 도째비골스카이밸리까지 고작 1.5㎞다. 바다가 이처럼 가까운 KTX역은 많지 않다. 더구나 번화하던 묵호의 옛 도심에 새로 자리 잡은 카페와 소품 가게가 역과 바다를 잇는다. 시간이 혼재한 거리는 이채롭기 그지없다. 두 사람은 여전히 묵호에 산다. ‘언제라도 동해(푸른향기)’는 여행기라기보다 그 여정의 기록에 가깝다. ●한의원 옆 소품 가게 동해시는 1980년 강릉시 묵호읍과 삼척시 북평읍이 합쳐 탄생했다. 그래서 묵호와 북평을 중심으로 큰 시가를 이룬다. 묵호는 동해시가 생기기 이전부터 이미 동해를 대표하는 항구였다. 일제강점기이던 1930~40년대에는 태백과 삼척의 무연탄이 기차로 옮겨진 후 묵호항에서 일본으로 빠져나갔다. 1963년에는 묵호등대가 불을 밝혔고 다음 해 묵호항은 국제항으로 승격했다. 명태와 오징어가 풍요를 더했다. 개들이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고 발한삼거리 땅값이 ‘강원도에서 으뜸’이었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90년대 이후로는 과거의 영화만이 낡은 네온사인처럼 길 위에 머물렀는데, 벽화마을을 지나 바다까지 걸어가다 보면 동해의 20세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 같은 풍경이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었나 보다. 묵호역에서 발한삼거리를 잇는 거리부터 독특하다. 실상 4차선 도로가 지나니 걷기 좋은 길이라기에는 폭이 넓다.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이나 전북 군산시 근대역사문화거리는 좀 더 촘촘하고 호젓한 편이다. 대신 묵호역에서 묵호항까지 신호등이 없다. 사람들은 좌우를 살핀 후 횡단보도로 넘나들고 차들은 그에 맞춰 속도를 줄인다. 또한 여행과 삶, 옛것과 새것이 어울린 전경을 빼놓을 수 없다. 굳이 횡단보도를 건너게 하는 건 할머니와 손주처럼 나란한 상점들 때문이다. 묵호의 생활이 뒤섞인 낡은 상가에 카페와 소품 가게가 숨은그림처럼 존재한다. 묘한동해는 한의원 옆에 있고 작은 클래식 공연장 페르마타 2층에는 ‘노래빠’가 있다. 111호 프로젝트와 끼룩 등은 뉴월드상가 1층에 오밀조밀하다. 등대 모형이 있는 발한삼거리는 그 정점이다. 회전교차로 북쪽 건물은 ‘발리 관광룸클럽’이라는 큰 글자가 두드러진다. 지난 시절의 유흥을 상징하는 간판은 당당히 삼거리의 랜드마크다. 반면 건너편 서쪽 2층 타로 카페 이름은 ‘김수영을 위하여’다. 투명한 천장 위로 물결이 일렁이는 티룸 도야하우스의 옆인데, 1층 계단 입구에는 ‘정오가 조금 못되어 우리는 폐허를 지나 바닷가의 작은 카페로 돌아온다’라는 알베르 카뮈의 글이 적혔다. 동쪽 모퉁이에는 라운드어바웃 동해가 여행자의 핫플로 부상했다. 창밖으로 ‘발리 관광룸클럽’이 보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옛날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읽힌다. 김수영이라는 이름조차 그러할 것이다. 1960~70년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위대한 시인이고 저항의 아이콘일 테지만, 21세기를 사는 누군가에게는 그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카페의 이름일 따름이다.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거리에서, 서로의 시간을 읽어가며 이렇듯 어울리고 있다.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해도(그래봐야 발한삼거리에서 2.8㎞다) 어달삼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채 작가가 책을 쓸 때는 무심히 지나는 바다 곁의 길이었다. ‘이렇게 좋은데 왜 모를까’ 했던 동네의 명소는 이제 동해 여행의 성지다. 길 끝에 펼쳐지는 푸른 바다가 마치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장면 같다. ●괘종시계로 이어진 공간 채지형 작가와 브루스의 여행책방 ‘잔잔하게’도 묵호의 일상에 밀착한다. 발한삼거리 못미처 은행365코너와 헤어숍의 사이의 책방은 안쪽으로 길쭉해 밖에서 보는 입면이 앙증맞다. 책 속의 지혜는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두는 법이라는 은유일까. 잔잔하게 앞서 들른 만능열쇠기공이라는 가게 역시 그러했다. 묵호사거리 지하도의 출구 모퉁이에 자리해 지나치기 쉽다. 그럼에도 기어이 문을 연 건 쇼윈도에 적힌 ‘72년 기능올림픽 은메달(강원지방대회)’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한 까닭이다. 묵호에 아파트가 줄줄이 지어지던 1977년 문을 연 열쇠 가게에서는 열쇠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기의 작은 부속품이 박상희 씨의 손에서 고쳐지고 만들어졌다. 피서철에는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린 여행객의 주문이 폭주해 덩달아 성수기였다고. 가게 벽면에는 이빨을 새기지 않은 원물의 열쇠가 종과 열을 맞춰 늘어서 있다. 그 가운데 옛날 자동차 열쇠가 여럿 보인다. 괘종시계와 악기도 시선을 끈다. 시계와 악기의 부품을 수리하는 것 역시 그의 일이었다. 정시가 되자 괘종시계는 시간을 맞춰 울렸다. 이제는 들을 수 없는 시간의 소리를, 시침처럼 멈춰 서서 여운이 사라지기까지 귀 기울인다. 만능열쇠기공을 나올 때는 복둥이(개)와 별이(고양이)가 무뚝뚝하게 배웅했다. 같은 해에 태어난 개와 고양이는 11년째 부부처럼 산다. 건너편 묘한 동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 건 열쇠 가게의 별이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묘한 동해는 여행을 기억할 수 있는 다채로운 기념품과 소품을 판매한다. 대부분 고양이를 주제로 한 것들이다. 사람이 빚은 세상 모든 고양이의 형상을 한곳에 모은 듯하다. 묘한의 ‘묘(猫)’는 고양이를 이르는 말일 텐데 이 거리에서 동해는 한층 묘한 도시가 된다. 묘한 동해를 나와서는 이웃한 농산물 유통업체의 ‘먹을 복 福‘이라는 글자 앞에 멈춰서 웃고 말았다. 두 가게가 영락없이 복둥이와 별이인 셈이다. ●오늘도 여행의 날들 여행책방 잔잔하게는 묘한 동해에서 멀지 않은 길 건너편이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좌우를 살핀다. 묵호 사람에게는 익숙한 일상일 테지만 여행자에게는 무단횡단만큼이나 낯설다. 책방에서 역시 책보다 괘종시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제 막 익숙해진 시간의 소리, 괘종의 여운 탓이다. 여행책방 ‘잔잔하게’를 이루는 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여행책이다. 책방의 슬로건은 ‘책과 함께 당신의 동해 여행이 시작되는 곳’. 채 작가와 브루스는 책방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해변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때 어울리는 책들을 책장에 큐레이션한다. 하지만 여행은 각자가 다르므로 여행자의 시선이 다시 큐레이션 주제로 돌아오기도 한다. 또 하나는 시간과 사연이 깃든 물건이다. 괘종시계는 채 작가 엄마의 약국에서 이미 한 생을 살았다. 괘종시계 옆에 놓인 카세트 플레이어는 그녀의 아버지가 쓰시던 것이다. 앞선 세대에게 카세트 플레이어는 여행의 필수품이었다지. 맨 안쪽 작은 방에는 채 작가가 여행에서 수집한 인형이 가득하다. 인형은 그 나라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 그러니 이곳은 여행책방이지만 ‘여행+책방’이기도 하다. 거기에 묵호의 바다가 일상으로 스민 셈이다. 이를 표현한 말이 ‘잔잔하게’다. 채 작가는 “꽃이 참 잔잔해서 예쁘다”던 엄마의 말을 떠올려 책방 이름을 지었다. 잔잔한 파도, 잔잔한 음악 돌이켜보니 잔잔한 일들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잔잔하게를 나와서는 동쪽바다중앙시장 북문을 지나 바다정원길을 오른다. 묵호의 벽화마을은 논골담길이 유명하지만 동쪽바다중앙시장부터 이미 벽화의 골목은 시작한다. 별빛마을전망대를 지나 묵꼬양치유카페까지, 묵호항과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기슭을 오르내린다. 누군가의 생활 터를 지날 때는 발소리를 죽인다. 묵꼬양치유카페에서는 동쪽으로 논골담길 전경이 선물처럼 펼쳐진다. 묵호등대와 채 작가가 ‘태풍의 다음 날’을 맞은 바람의언덕이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이룬다. 그 너머에 도째비골스카이밸리와 도째비골해랑전망대 또 어달삼거리가 있을 것이다. 그리 이어진 풍경 안에서 마을과 바다는 다정한 이웃이자 삶의 동지다. 채 작가는 해가 지고 논골담길에 하나둘 불이 켜지는 순간을 무척 좋아한다 했다. 기슭에 촘촘한 집들 위로 별들이 고요히 내려앉은 듯한 시간, 저마다 다른 생김과 다른 사연을 간직한 반짝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풍경은 삶의 터전이 된 묵호에서 변함없는 여행의 날들을 선물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테지. 그러고 보면 여행은 풍경의 발견이 아닌 생활의 발견, 태도의 변화일 수 있겠다. 날 선 감각은 지우고 낯선 감각을 불러내며, 드러나지 않게 시간과 공간의 사연을 잇대는 여정, 순간이 영원이 될 수는 없지만 현재를 누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테다. 그래서 여행은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된다. 잊고 있던 어제의 내가 오늘은 거기에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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