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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 8점! 양효진 8400득점 초읽기

    단 8점! 양효진 8400득점 초읽기

    은퇴를 앞둔 양효진(37·현대건설)이 남은 2경기에서 통산 8400득점을 넘어설 수 있을까. 10일 한국배구연맹에 따르면 양효진은 그동안 정규 리그 566경기를 뛰며 통산 8392득점을 올렸다. 그는 지난 8일 수원체육관에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가 끝난 뒤 열린 은퇴식에서 이번 시즌 정규 리그까지만 뛰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대건설은 오는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정관장과, 18일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정규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양효진이 세운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자부 통산 득점 부문 2위인 박정아(페퍼저축은행)의 6423득점과 1969점이나 차이가 난다. 남자부 통산 득점 부문 선두 레오(현대캐피탈)의 7374득점보다도 1018점이나 많다. ‘블로퀸’이라는 별명답게 블로킹 부문에서도 넘보기 힘든 기록을 남겼다. 양효진은 그동안 1744블로킹을 기록, 부문 2위 정대영(은퇴)의 1228블로킹을 큰 차이로 넘어섰다. 현역 선수 중 두 번째인 김수지(흥국생명)의 1079블로킹보다는 665개가 더 많다. 남자부 최고 기록 보유자인 신영석(한국전력)의 1402블로킹과도 342개나 차이가 난다. 양효진은 이외에 통산 공격 득점 1위(6284득점)와 통산 서브 득점 3위(364개)에도 올라 있다. 2007~08 신인 드래프트 때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무대를 밟은 양효진은 19시즌째 한 팀에서만 뛰었다. 현대건설이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어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1위와 통합챔피언으로 올려놓고 코트를 떠난 김연경처럼 유종의 미를 거둘지도 관심거리다. 양효진의 소속팀 현대건설은 현재 3위(21승 13패, 승점 62)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 한국도로공사(23승 11패, 승점 66)와는 승점 4점 차이에 불과해 정규 리그 1위 가능성과 챔프전 우승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새의 시선으로

    [박미경의 사진의 첫 문장] 새의 시선으로

    “사진을 하면서 늘 부러웠던 것이, 새의 시선이었다.” 높이 떠서 한눈에 아래를 내려다보는 수직의 시선. 땅 위에 수평으로 서서는 볼 수 없는 형상과 질서가 그 속에는 담길 것이었다. 사진가 박김형준에게 그런 시선을 선물한 것은, 뜻밖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전공했던 비주얼저널리즘과는 다른 생업을 이어 가면서, 도시의 난개발과 그로 인해 파생된 우리 사회의 현실을 15년여 동안 근기 있게 기록해 온 사진가가 박김형준이다. 그런 다큐멘터리사진가를 팬데믹이 멈춰 세웠다. 외출도 어려웠고 만남도 제한되었으니, 그냥 멈추게 한 것이 아니라 옴짝달싹할 수 없게 옭아매었다. 그때 문득, 촬영을 자유롭게 해 줄 ‘거리두기’의 방식이 떠올랐다. ‘드론’이었다. 2021년 겨울, 드론을 사용해 처음 부감으로 내려다본 곳은 생활반경 가까이에 있는 왕송호수였다. 오가는 길에 늘 지나치는 일상의 공간이지만, 영하 10도쯤이 되면 색다른 풍경을 보여 주던 기억이 그를 호수로 이끌었다. 그렇게 코로나 상황이 이어지던 네 번의 겨울을 반복해서 찾아갔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손끝의 감각이 사라질 즈음 드론은 떠올랐다. 공중에서 바라본 왕송호수는 달랐다. 입체적이고 복잡하게 느껴졌던 풍경이 평면으로 보였다. 날이 차가워질수록 풍경은 더 선명해졌고, 그 익숙함 속에서 낯선 장면들이 하나씩 드러났다. 색과 요소가 덜어지면서, 단순함 속에 비정형의 형상이 비로소 또렷해졌다. 얼음 위로 얇게 쌓인 눈, 물가의 윤곽, 헐벗은 채로도 다옥하니 모여 있는 나무들, 바람결 따라 얼어붙은 물살의 결과 빙렬들이 서로 조응했다. 선과 면으로 소리 없이 변한 풍경은, 누구도 그린 적 없는 어떤 균형과 리듬을 품고 있었다. 새가 높은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는 뜻을 지닌 조감도(鳥瞰圖)를 제목으로 한 박김형준의 ‘겨울조감도’. 구상이면서 추상인 이 풍경은, 호수가 수평에게는 보여 주지 않던 장면이자 혹독했던 팬데믹이 박김형준을 통해 우리에게 선사한 ‘새의 시선’이다. 박미경 류가헌 갤러리 관장
  • 한국인의 삶, K컬처 뿌리를 캐다

    한국인의 삶, K컬처 뿌리를 캐다

    K푸드 원조 격 밥상의 역사 조명 가장 사적이며 보편적인 집 탐구 K패션 유래 여성 복식의 미 발굴 올해 주요 박물관, 미술관에서 우리 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衣食住)를 주제로 한 대형 전시가 잇따라 예고돼 눈길을 끈다. 높아진 K컬처의 위상이 한국인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중박’ 7월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 지난해 연간 관람객 65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세계 3위 수준의 박물관으로 우뚝 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7월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7월 1일~10월 25일)을 선보인다. K푸드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우리 먹거리 문화의 원형과 변천을 조명하는 자리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전시에는 경남 창원시 다호리 유적에서 출토된 기원전 1세기 무렵의 감이 담긴 칠그릇,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식기, 조선 후기 성협의 풍속화첩 속 ‘고기굽기-야연’ 등 300여점을 소개한다. 유홍준 중앙박물관장은 지난달 3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이 전시를 소개하며 “음식은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문화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소재”라며 “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에 발맞춰 우리 밥상에 올라와 있는 음식의 내용과 그 역사, 민속에 대해 알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현’ 8월 설치미술가 서도호 개인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은 전 세계 미술계의 시선이 서울로 향하는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64) 카드를 내민다. 서 작가는 지난 30여년간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개념의 정교한 조각, 설치, 영상 작업을 통해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입지가 공고한 작가다. 특히 ‘집’으로 대표되는 공간, 기억, 이동, 정체성은 그의 핵심 주제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전시에도 유년기 살았던 서울 성북동의 한옥집을 재현한 작품인 ‘러빙/러빙 프로젝트: 서울집’, 서울, 뉴욕, 런던, 베를린 등 세계 각 도시에서 생활하며 머물렀던 집들을 이은 21.5m 초대형 작품 ‘네스트’, 그가 머물렀던 집 내부 공간 손잡이, 전등, 스위치 등 사물들을 재현한 ‘퍼펙트 홈’ 등을 선보였다. 회고전 성격을 지닌 이번 서울 전시(8월 28일~2027년 2월 9일)에서는 런던에서 보여줬던 작품은 물론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대학원 시절 작품을 공개한다. 또 150여점에 달하는 작가의 드로잉을 최초로 한데 모아 공개한다. 전시를 기획한 설원지 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탐구한 작업과 거주와 이주의 경험을 다룬 ‘집’ 연작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예정”이라며 “나와 타자, 집과 세계에 대한 가장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질문을 관람객이 각자의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박물관 10월 ‘복식특별전’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경기 용인시 경기도박물관은 10월 2008년 발굴돼 화제가 됐던 ‘화조문자수스란치마’의 재현품을 최초로 공개하는 ‘복식 특별전’(10월 22일~2027년 2월 14일)을 예고했다. 복식 특별전은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여성 복식이 지닌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전시로 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이자 희귀 유물인 화조문자수스란치마의 복원 과정을 공개해 전통문화의 현대적 의미를 재해석할 계획이다. 이 치마는 청송 심씨 문중 묘역 성산 이씨(1651~1671) 부인의 무덤에서 자수주머니, 노리개, 비녀, 가락지 등과 함께 발굴된 유물이다. 문헌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수치마’(자수치마)의 실물이 처음 확인된 사례로 정교한 자수로 새와 꽃무늬를 표현한 스란단이 덧대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미숙 박물관 학예팀장은 “최근 ‘K패션’과 전통 복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여성 복식의 아름다움과 섬세한 전통 공예기술 등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후회 없이 뛰었다… ‘영원한 12번’  굿바이 모비스맨[스포츠 라운지]

    후회 없이 뛰었다… ‘영원한 12번’  굿바이 모비스맨[스포츠 라운지]

    센터 체격에 점프력 좋지 않았지만‘생각하는 농구’로 오랜 현역 생활“유재학 감독, 농구 안목 키워줬죠”성실성 으뜸 양동근 감독도 은인2012~2015시즌 3년 연속 우승 값져“지도자로 불러주면 열심히 해야죠”프로 선수에게 ‘원클럽맨’이라는 수식어는 우승 반지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반지가 정상을 향한 팀 구성원의 헌신과 노력에 따른 보상이라면, 원클럽맨은 한 팀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는 평가와 더불어 은퇴 이후에도 구단 역사와 함께 숨쉰다는 상징성까지 부여받기 때문이다. 위대한 여정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함지훈(42·울산 현대모비스)은 출범 30년째를 맞은 한국프로농구(KBL) 역사에 곧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농구대잔치’를 거쳐 1997년 프로 시대를 연 KBL에서 한 팀의 유니폼만 입고 15시즌 이상을 보낸 선수는 추승균(KCC)과 김주성(DB), 양동근(현대모비스), 양희종(정관장)까지 4명뿐이다. 이 가운데 김주성과 양동근, 양희종은 각각 16시즌을 한 팀에서 뛰었고 추승균은 15시즌을 보냈다. 지난 2월 6일 서울 SK나이츠전부터 은퇴 투어를 시작한 함지훈은 프로 데뷔 이후 올해까지 무려 18시즌 동안 현대모비스의 골밑을 지키고 이제 정든 코트를 떠난다. 지난달 25일 용인 현대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함지훈은 “이렇게 좋은 팀에 와서 좋은 선수와 감독을 만났던 게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자신을 낮추며 “이 팀에 와서 우승도 많이 했고, 후회 없이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련하다”고 영광의 시절을 돌아봤다. 1984년생으로 현역 최고령인 함지훈은 2007년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모비스맨’이 됐다.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5차례 이뤘고 2009~10시즌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플레이오프 MVP를 모두 차지하며 리그를 상징하는 빅맨으로 거듭났다. KBL 베스트5 선정 3차례, KBL 올스타 선정 7차례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을 차지했다. 어쩌면 그에게 농구란 운명처럼 정해진 길이었다. 농구 선수 출신인 부모를 둔 덕에 발육이 남달랐고, 초등학교 때 부모의 지도로 처음 농구공을 잡았다. 가드로 출발했으나 중앙대 진학 후 센터로 포지션을 바꿨다. 키 198㎝에 몸무게 94㎏인 체격엔 센터가 제격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약점이 있었다. 비슷한 체격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점프력이 좋지 않았다. 센터라면 누구나 꿈꾸는 호쾌한 덩크슛을 공식 경기는 물론 연습에서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함지훈은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센터로 군림했다. 그는 ‘생각하는 농구’를 생존 비결로 꼽았다. 함지훈은 “농구가 피지컬 운동이긴 하지만 조금 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운동을 한 것이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함지훈은 5일까지 839경기(KBL 역대 2위)에 출전해 8338점(KBL 역대 10위)을 기록, 현대모비스 구단 역대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기량으로는 아직 더 뛸 수 있지 않을까 미련도 남지만, 그는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이 점점 더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고백했다. 올해 갑자기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아니라 구단이나 양동근 감독과도 재작년부터 꾸준하게 논의했다고 한다. 그는 “세월을 이기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면서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제는 물러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데뷔 시즌 평균 33분21초를 출전했던 함지훈은 출전 시간이 조금씩 줄더니 올 시즌에는 평균 11분36초가 됐다. 수치상으로 기여도가 떨어졌지만 사실 함지훈은 ‘함여우’ ‘함바스’(함지훈+아르비다스 사보니스)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팀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부족한 운동 능력을 상쇄하기 위해 뛰어난 농구 지능(BQ)을 활용해 탁월한 위치 선정과 타이밍,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로 오히려 빛났기 때문이다. 사보니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옛 소련에 금메달을 안기고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전설적인 센터다. 이제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그는 농구 인생의 성장을 이끌어준 은인으로 유재학 전 감독과 양 감독을 꼽았다. 함지훈은 “제가 원클럽맨이 될 수 있었던 요인 3가지 중에 좋은 클럽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유 전 감독님이 부족한 제 농구 안목을 키워줬다”면서 “거기에 양동근 선배는 농구 내적이나 외적인 면에서 정말로 인간적으로 본받을 만큼 성실했고, 그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였다”고 또 한 번 겸손해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팀이 2012~13시즌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순간이다. 함지훈은 “쓰리핏(세 번 연속 우승)은 아직까지 어떤 팀도 깨지 못하는 기록이라 기억에 남는다”며 “첫 우승을 하고 나서 MVP를 받았을 때도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함지훈은 은퇴 이후 지도자로 ‘농구인’의 길을 가려 한다. 그는 “어떤 길을 걸을지 아직 구단과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지도자로 불러주시면 열심히 해야죠”라고 웃었다. 오는 4월 8일 창원 LG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접는 그의 등번호 12번은 영구 결번된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말에 함지훈은 “구단과 지도자, 동료로부터 인정받고 꼭 필요한 선수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면서 “팬들로부터도 인정받으면 제가 은퇴한 뒤에도 성공한 농구 선수의 삶이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세종로의 아침] 전문성이 본질이 된다면야

    [세종로의 아침] 전문성이 본질이 된다면야

    6개월 전 ‘두 달째 비어 있는 예술의전당 사장 자리’에 대한 칼럼을 썼다. 그 자리는 이제 ‘여덟 달째 공석’이다. 국립국악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예술단은 13~20개월째 수장이 없고, 지난해 말부터 2월 사이에 국립정동극장 극장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국립오페라단 단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곧 국립극장 극장장의 임기가 끝나고 4~5월에는 국립발레단장, 국립현대무용단장, 국립무용단장, 국립창극단장이 임기를 마무리한다. 일부는 연임될 수도 있지만 12년째 국립발레단을 맡은 강수진 단장은 이미 임기 종료를 알렸다.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예술단체장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발하는 ‘공연예술 정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단체장 선임이 명시적 규정 없이 비공개로 이뤄져 선임 후 잡음이 인 경우도 있었으니 이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도록 현직의 퇴임 1년 전부터 후임자 선임 절차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공석인 예술단체 대부분을 이 정책의 대상으로 꼽았다. 내용은 무척 바람직하다. 정권 입맛에 맞는 인물을 내정하려는 의도가 절차를 통해 걸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이 생각만큼 긍정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다. 대상 기관이었던 국립국악원은 적격자를 찾지 못해 네 번째 공모를 앞두고 있다. 다른 자리도 이미 공모를 진행했어야 하는데 감감무소식이다. 이대로라면 수장 공백의 시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예술기관장은 ‘시대를 관통하는 미학적 가치를 세우고 척박한 기초 예술의 토양을 일궈 낼 인사여야 한다’고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사치 같다. 지난해 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대표와 이사장 인선을 보면서 이들의 능력치보다는 대통령과의 거리를 인선 배경으로 떠올린 이들이 많다. 이들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문화재단 이사장과 대표를 맡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립정동극장 이사장으로 모델 출신 배우 장동직씨가 선임된 사례를 보면서 의아함은 더 커졌다. 문체부의 공식 발표도 없이 장씨의 페이스북에 임명장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는데, 그는 지난 대선 때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몇 번의 사례와 몇몇 이름이 결합하고 그럴싸한 해설도 붙어 퍼지는 하마평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최근 퍼진 정동극장 대표 관련 소문이 특히 그렇다. 거론된 이름은 공연 제작 경험이 있긴 하지만 방송인 경력이 길고 정치적 발언을 많이 했던 인물이다. ‘전통예술의 보고’이자 연극·무용 공연의 장이 됐던 정동극장의 성격과 맞지 않아 예술계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인사 지연에 이런 말도 나온다. 차라리 한꺼번에 인사를 내 어느 한쪽이 공격 대상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으려고 한다는 전망이다. 엉뚱한 인사가 자리를 꿰차면 현 정부에 타격이 되고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대한 미루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소문에는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인사’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 과제 ‘기본이 튼튼한 사회’ 아래 창작의 자유, K콘텐츠 보호, K컬처 확산 등을 내걸었다. 대체로 영상과 대중예술 중심이고 전통예술, 무용, 연극 등 기초예술로 분류되는 장르에 대한 언급은 소소하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단체장 인선이 더디고 전문성에 물음표가 붙는 이름이 나오니 예술계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무대예술은 장르마다 고유 문법과 생태계가 존재한다. 예술단체장은 이에 대한 이해와 경영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름값이나 보은 인사로 자리에 앉혔다가 조직 사기가 떨어지고 경영 부실의 오점을 남긴 사례가 많다. 이 정부가 국정운영 원칙으로 내세운 ‘경청과 통합’, ‘공정과 신뢰’, ‘실용과 성과’라는 방향성이 문화예술계에서 흐트러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제자리에 앉히는 ‘적재적소’가 실현될 수 있다면 인사가 조금 더 늦어져도 기다릴 만하다. 최여경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작은 고분 ‘마총’ 찾아가는 길아득한 사랑의 시작이 떠올라오아르미술관 창문 너머 고분금관총 지나 봉황대까지 산책3월 대릉원의 밤은 목련 명소불같은 사랑의 계절 지나간 듯황남리고분군에선 평온하게어느 커다란 무덤 앞에서 당신이 내 손바닥을 펴더니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손바닥을 접어주었다. 나는 무엇이 적힌 줄도 모르면서 고개를 한참 끄덕였다. -‘그해 경주’(박준)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건 사랑의 고백이었을까. 봄밤의 서정이었을까. 아니면 말로 할 수 없어 그려 나간 암호 같은 기호였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손끝을 세워 점 하나를 찍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사는 이 도시에서, 커다란 무덤은 유구한 약속의 증표였으며 그 또한 하나의 점을 찍는 데서 출발했을 터이므로. ●사랑이 꽃피는 무덤가에서 제133호 고분 마총(馬塚)은 제일 작은 무덤이다. 경북 경주시에 가기 전, 지도 앱을 펼치고 손가락 끝으로 위치를 옮겨 다녔다. 노서동에서 노동동으로 황리단길을 건너 대릉원으로 가장 작은 고분을 찾으려 이름 없는 작은 원들을 살폈다. 점 하나라도 남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은 왜 꼭꼭 숨겨둔 사랑의 고백을 닮아 보이던지. 알고는 있다. 고분의 크기가 곧 권위다. 작은 무덤은 말석일 확률이 높다. 지도의 축척조차 표현하지 못한 너비가 있을 것이고, 그 터만 남아 한없이 초라해지기도 했을 것이다. 또 어떤 무덤은 이름조차 얻지 못한다. 고분에는 능(陵)이 있고, 총(塚)이 있고, 분(墳)이 있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미추왕릉은 삼국유사에 그의 무덤이라 기록된 바다. 총은 유물이 있어 왕릉으로 추정하나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이다. 금관이 나와서 금관총이고 천마도가 나와서 천마총이라 부른다. 가치는 있으나 유물도 없고 주인도 모르는 큰 무덤은 분이다. 분의 근원을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오면 총이 되고 능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러니 실은 어느 것이 크고 어느 것이 작은 무덤인지 알 수 없다. 오늘은 그저 눈에 띈 가장 작은 것을 찾아 헤맬 따름이다. 왠지 그것이 ‘그해 경주’를 닮은 사랑의 깃대가 되어 줄 듯해서. 마총에 가려고 경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앞자리에는 젊은 연인이 앉았다. 버스는 황리단길까지 20분이 걸렸다. 그 짧은 동안에도 그들은 사소하게 다투고 서둘러 화해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남자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사랑해.” 나는 왜 이토록 일상적인 사랑의 뒷자리에 앉아 있는가. 설레고 흔들리는 마음,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개만 끄덕이게 하는 불안한 흔적들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 우연한 기회로 경주에서 박준 시인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시를 느리고 모호하게 표현하는 문학이라 정의했다. 뜨거운 감정은 말로 전하기 힘들어, 뜨거운 채로 건네지면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에둘러 건네는 복잡한 마음은 부풀어 시가 된다. 그날 시인이 읽어준 시가 ‘그해 경주’였다. 시인의 육성을 들으며 문득 이 시가 생각나면 다시 경주를 찾아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내게도 아득한 어느 날 당신이 손끝을 세워 써준 몇 개의 글자가 있을 테고, 접었던 손바닥을 스스로 펴보면 암호 같던 그 말들을 뒤늦게나마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작은 고분과 명소가 된 미술관 마총은 노서리고분군 가장자리에 간신히 걸쳐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지름 11~14m, 높이 3.4m인 이 작은 무덤은 ‘고분’이란 말조차 버거워 보인다. 처음 연 지도에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작은 원이었다. 다른 지도에는 방문자 리뷰가 4건 있었는데 대체로 노서리고분군을 대신한 표시였다. 그나마 이름이 있고 안내판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말뼈와 마구가 발견되어 붙은 마총은 얼마나 무심한 명명인가. 고분의 위용은 외려 이름 없는 134호 고분이 두드러진다. 남과 북의 두 기가 겹친 규모로 마총을 압도한다. 마총 곁에는 지난해 4월 1일 오아르미술관이 개관했다. 작은 고분 곁에 일어난 거짓말 같은 일. 오아르는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했다. 건축가의 명성 덕분인지 단숨에 경주의 명소로 떠올랐다. 고분과 접한 미술관 동쪽은 2층 전체가 거대한 창이다. 고분군의 풍경을 잔뜩 품어 안는다. 그래서 미술관을 소개하는 글에는 어김없이 ‘고분을 품은 미술관’ ‘왕릉 뷰’라는 수사가 따른다. 그때 고분과 왕릉에는 금관총과 봉황대 등 커다란 고분이 오르내린다. 마총은 미술관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슬며시 이름을 감춘다. 작은 봉분을 마주하려 미술관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을 여는 건 고작 작은 열쇠 하나다. 미술관 1층은 카페와 전시장이 공존한다.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는데 다정한 시간을 원하는 연인들은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1층에서 바라보는 건 어김없이 마총이다. 거대 고분군을 배경으로 소담하게 솟은 마총은 아래쪽 석재가 높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기단처럼 보이지만 봉분 안의 널길이나 돌방의 일부일 것이다. 본래의 크기는 인근에 있는 쌍상총(지름 17m, 높이 5m) 정도로 추정한다. 그러니 카페에서 보이는 마총의 서남쪽은 훼손된 형체, 시간이 지나 부서지고 무뎌진 자취다. 그 자리에서 ‘그해 경주’는 마총으로 인해 달리 읽힌다.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말들은 어쩌면 접어 쥔 손안에서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려 이별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해 경주’가 실린 산문집의 제목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난다)이다. 사랑이 지나간 후의 노래 같아서 책 속에는 ‘그해’로 남은 시가 유독 많다. ‘그해 인천’과 ‘그해 경주’가 첫 장을 열고 여수, 협재, 묵호, 행신, 삼척을 지나 ‘그해 연화리’라는 글로 닫힌다. 그해 경주에서, 시 속의 당신과 내가 나란히 앉아 바라보던 무덤은 혹여 마총 같은 자그마한 고분은 아니었을까. 다만 사랑했으므로 우리의 맹세는 그 무덤을 커다랗다고 믿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경주의 시간을 걷는 길 오아르미술관 2층에는 134호 고분의 정상부가 눈을 맞춘다. 마총은 보이지 않는다. 134호 고분은 하부가 절반쯤 사라진 높이로 주변의 고분과 부유한다. 창가로 한 걸음 다가가자 비로소 마총이 보인다. 한층 낮아진 고분 곁으로 손을 마주 쥔 연인들이 지난다. 그들에게는 이 모든 고분이 사랑의 배경이 될까. 마침 전시의 제목은 ‘잠시 더 행복하다’(2026년 3월 16일까지)다. 박서보, 야요이 쿠사마,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을 본다. 시간을 겹겹으로 쌓아 그리는 박서보, 이우환과, 김문호 관장이 천진함에 반했다는 아야코 록카쿠가 세대를 넘나든다. 작품은 없지만 옥상은 잠시 더 행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다. 계단식 전망대가 고분 위에 앉아 경주를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을 제공하는데, 봉분들은 파도처럼 넘실대고 능선 끝에서 기어이 경주 남산까지 가닿는다. 교촌마을의 한옥 또한 옹기종기하다. 천년 경주의 스펙트럼이 그 한 장면 안에 있다. 다시 부풀고 설레는 마음. 이런 황홀한 풍경을 같이 바라볼 때, 연인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처음으로 손을 잡을지 모르겠다. 미술관을 나와서는 금관총을 지나 봉황대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대릉원으로 옮겨간다. 오로지 고분만을 따라 걷는 산책이다. 지도 위에 무뚝뚝한 직선을 그으면 500~600m 남짓이지만 발끝을 세워 걸으니 누그러져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이때만은 옛 무덤의 문을 두드리듯 능이나 총이라 이름 붙여진 고분의 사연을 물어도 좋겠다. 금관총은 봉분이 없다. 대신 돔을 덮어 유적 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신라의 고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그 대답이 금관총 안에 고스란하다. 지난해 APEC 2025 정상회의 기간,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 여섯 점을 한데 전시해 주목받았다. 금관총은 처음 신라의 금관을 발견한 고분이다. 주막 주인이 언 땅을 파헤친 게 계기다. 2013년에는 ‘이사지왕’(爾斯智王)이란 이름을 새긴 고리자루큰칼이 출토되며 한 번 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봉황대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마총과 반대로 경주에서 가장 큰 고분이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조선시대 문인들은 구릉인 줄 알고 올라 경주를 조망하는 시를 읊었다. 고목 아홉 그루가 사슴 뿔처럼 무덤을 장식한다. 보는 방향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연인들은 자꾸만 무덤 주위를 맴돈다. ●봄밤 그리고 목련 대릉원은 봄밤의 다정한 산책에 적합하다. 노서리와 노동리고분군이 집들과 경계 없이 한데 어울린다면 미추왕릉, 천마총, 황남대총은 담장을 둘러 한층 은밀하다. 어둠에 묻힌 능은 서로의 능선이 엇갈리며 길을 만들고, 그 사이로 다정한 걸음을 낼 때 봄밤의 상큼한 기운을 물씬 풍긴다. 그 또한 밤의 무덤일 텐데 두렵지 않은 건 왜일까. 고분과 고분, 대나무숲과 연못 사이를 거닐 때는 도심마저 잊힌다. 손끝에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연인들은 3월 중순이 나을 수도 있겠다. 대릉원 황남대총 동쪽은 목련 한 그루가 유명하다. 박준 시인의 ‘그해 경주’를 사진으로 그려내면 이런 장면이 아닐까. 두 봉분 사이로 하얗게 핀 목련은 고분 위에 쓰인 연서인 듯 하다. 목련 앞에는 사진으로 추억하려는 이들이 늘 길게 늘어선다. 고분의 목련은 경주오릉도 뒤지지 않는다. 오릉은 ‘능’이니 그 이름의 주인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삼국사기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왕비 알영부인 그리고 후대 네 임금의 무덤이라 기록한다. 경주오릉 숭덕전 담장에는 여러 그루의 목련이 전각보다 높게 자란다. 잎도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 나무는 사랑에 비유하면 풋풋하여 풋사랑이다. 그래서 어느 날 후드득 꽃잎을 떨구는 것이려나. 대릉원과 오릉 사이에는 황남리고분군이 있다. 고분 사이에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눈길을 끈다. 남쪽에는 테라로사 경주점이 있는데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그 전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먼 데서 보는 황남리고분군은 지척의 노서동이나 품 안의 대릉원과는 또 다른 감흥을 안긴다. 불같은 사랑이 지나가고 평온한 시절의 연인을 보는 듯 하다.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는 대신 발끝을 세워 나란하게 지나온 궤적들, 오므린 손바닥을 가만히 펴서 지난 ‘그해’의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셈할 수 없는 발견이었을 뿐, 간절한 것은 또 얼마나 오래 걸려 이곳으로 왔던가.
  • 6강 진출 꿈… 부상자 손 달렸다

    6강 진출 꿈… 부상자 손 달렸다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으로 2주간 중단됐던 프로농구가 5일 안양 정관장과 고양 소노, 부산 KCC와 원주 DB의 경기를 시작으로 재개된다. 팀당 모두 54경기를 치르는 2025~26시즌에서 정규시즌 종료인 다음 달 8일까지 각 팀은 대략 11~12경기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선두인 창원 LG가 2위 정관장에 2.5경기차로 앞서고 있지만 정관장과 3위 서울 SK, 4위 DB는 각각 반경기차여서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여기에 5위 KCC와 6위 수원 kt, 7위 소노도 각각 반경기와 1.5경기차라 자칫 연패를 당한다면 곧바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순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KCC·kt·소노 6위 막차 놓고 경쟁 치열한 순위경쟁이 막바지에 달한 만큼 각 팀은 2주간의 휴식기를 통해 부상선수 복귀와 함께 체력회복, 전술훈련 등으로 막판 순위싸움에 치중할 전망이다. 소노에서는 부상이었던 최승욱과 조은후가 복귀한다. 국가대표로 차출됐던 이정현과 강지훈이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6강 플레이오프 진입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정관장 역시 국가대표 가드 출신인 변준형이 부상에서 돌아와 든든하다. 지난 1월 DB와의 경기에서 왼쪽 발등 부상을 입은 변준형은 두 달가량 재활에 매진했다. 선두 LG 추격은 물론 SK의 도전도 물리쳐야 하는 상황에서 변준형의 가세가 큰 힘이 된다. 국가대표로 나섰던 문유현도 복귀하는 만큼 박지훈과 문유현, 박정웅 등이 상대에 따른 맞춤형 라인업을 만들어 2위에 싸움에서도 한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됐다. ●최승욱 복귀·송교창 이탈 등 변수 SK는 지난달 15일 종아리 부상에서 복귀해 대표팀에서 활약한 안영준이 가세했다. 국가대표에 처음 선발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에디 다니엘도 막판 순위권 싸움에서 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4위 DB와 격차가 벌어진 KCC는 송교창이 부상으로 국가대표 명단에서도 제외되면서 순위싸움에서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kt도 하윤기의 부상으로 인한 높이의 열세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자칫 소노와의 6강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 ‘젊은 활기’ 건진 농구… ‘높이 열세’ 과제 안아

    ‘젊은 활기’ 건진 농구… ‘높이 열세’ 과제 안아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첫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된 니콜라이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 데뷔전은 젊은 피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와 함께 높이의 열세를 만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감독 취임 후 처음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대만·일본전에서 모두 아쉽게 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해 중국에 2연승을 거뒀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프로농구 시즌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20일 소집돼 사흘만 훈련하고 대만과 일본 원정 경기를 치르면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유현(정관장)과 에디 다니엘(SK) 등이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문유현은 일본전에서 13분33초를 뛰며 악착같은 수비와 돌파를 선보였으며 다니엘은 일본의 빅맨인 조시 호킨슨과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와타나베 유타를 막고 3쿼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하윤기(kt)와 이원석(삼성) 대신 발탁된 김보배(DB)와 강지훈(소노)은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마줄스 감독도 1일 “일본에는 좋은 파워 포워드들이 있었고 우리는 빅맨을 활용하지 못한 채 스몰 라인업을 가동해야 했다”며 스몰라인업 가동에 따른 한계를 인정했다. 결국 7월 3일과 6일 한국에서 열리는 대만·일본전 승리를 위해서는 조직력을 다지는 것과 함께 빅맨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 실바, 빛바랜 3000득점

    실바, 빛바랜 3000득점

    4위 GS칼텍스, 정관장에 완패봄배구 가능성에도 제동 걸려 봄배구를 위해 1승이 누구보다 간절한 여자배구 GS칼텍스가 최하위 정관장한테 덜미를 잡히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정관장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6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서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0(25-23 25-21 25-16)으로 제압했다. 지난 1월 1일 한국도로공사전 이후 처음으로 거둔 셧아웃 승리다.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을 위해 승점 확보가 절실했던 4위 GS칼텍스(승점 48·16승 16패)는 이날 패배로 3위 흥국생명(승점 53·17승 16패)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봄배구 가능성에 제동이 걸렸다. 준PO는 3-4위 팀의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때 열리는데 현재 두 팀의 승점 차이는 5점이다. 정관장은 1세트 초반 끌려가다 미들블로커 박은진의 활약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박은진은 18-20에서 이동 공격과 블로킹 득점에 성공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정관장은 24-23에서 외국인선수 자네테의 퀵오픈 공격으로 1세트를 따냈다. 기세를 올림 정관장은 2세트와 3세트도 연달아 잡아내며 승리를 따냈다. 박은진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2득점으로 활약했고, 이선우는 14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은진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2득점으로 활약했고, 이선우는 14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GS칼텍스 주포인 실바는 이날 24점을 올리며 역대 17번째로 3000득점 달성에 성공했지만 팀 패배로 빛바랜 기록이 됐다. 이번 시즌 총 998점을 기록한 실바는 V리그 사상 첫 3년 연속 1000득점 대기록 달성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 [서울광장] 군과 경찰, 공무원은 신발끈 다시 매야

    [서울광장] 군과 경찰, 공무원은 신발끈 다시 매야

    12·3 비상계엄을 감행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는 징역 30년과 12년이 선고됐다. 계엄 선포 443일 만에 이뤄진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과 군·경찰 전 수뇌부가 함께 무거운 단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계엄을 주도한 윤 전 대통령과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1심 선고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셈이다. 군과 경찰, 정부기관 등 계엄에 가담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에 대한 후속 조치도 발표됐다. 지난해 11월 구성된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2일 “국회의 해제 의결에도 계엄을 계속 유지하려는 조치나 실행 계획이 군·경찰뿐 아니라 다른 정부기관에서도 마련 내지 이행된 사실을 다수 확인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징계 요구, 수사 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군·경찰, 총리실·법무부·행안부 등 20개 기관 중 10개 기관의 고위 공직자를 중심으로 징계 요구 89건, 주의·경고 82건, 수사 의뢰 110건 등 후속 조치를 요구했는데 군이 징계 요구 48건, 주의·경고 75건, 수사 의뢰 108건으로 대다수였다. 이어 경찰이 징계 요구 22건에 주의·경고 6건이었고 외교부는 징계 요구 3건에 수사 의뢰 2건이었다. TF는 특히 군 1600여명, 경찰 2000여명 등 모두 3600여명이 국회·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을 차단·통제하고 주요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협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군과 경찰이 각각 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군은 계엄에 관여한 180여명에 대한 수사 의뢰와 징계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계엄 사태로 파면이나 해임 징계를 받고 군복을 벗은 장군은 지금까지 10여명.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국회 봉쇄 10명과 선관위 통제 5명을 포함한 총경 이상 19명, 경정 3명 등 22명의 징계에 착수했다. 3600여명이 체포조로 나섰음을 고려하면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TF 발표 결과에는 ‘계엄 주요 협조 사례’보다 더 눈길이 가는 내용이 있었다. 단 3건이기는 하지만 ‘계엄 주요 저항 사례’로, 한 경찰 공무원은 경찰청장에게 계엄 포고령에 따르지 말고 국회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을 내부망에 게시했다. 이 게시글은 당시 강릉경찰서 수사과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국회 차단 조치 해제를 건의해 30여분간 차단이 일시 해제됐으며, 국가안보실의 강압적 지시를 받은 외교부 공무원은 지시를 제한적으로 이행하거나 지연·거부했다. 이런 공무원들이 더 많았다면 헌법과 법률 수호라는 관점에서 정부가 정상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TF 발표와 윤 전 대통령 선고 후 뒤숭숭했던 관가는 국민의 신뢰 회복과 개혁을 위해 신발끈을 다시 단단히 매야 한다. 중앙부처의 20년 차 공무원은 “12·3 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겪으면서 조직이 많이 흐트러진 것 같다”며 “불확실성이 정리된 만큼 안정을 찾아 업무에 집중해 성과를 냈으면 한다”고 했다. 정부는 위헌·위법적 판단과 지시가 이행·방조되지 않도록 제도와 행정 전반을 근본적으로 점검·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자가 따라야 할 최종 기준은 상급자의 지시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 국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주지시키고 이를 위해 법령·제도·교육훈련 등 행정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 복종 의무’ 삭제를 골자로 한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개정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 정부가 계엄 사태를 계기로 지난해 11월 입법 예고한 개정안에는 77년간 유지돼 온 ‘상명하복’식 복종 의무가 사라져 위법한 지휘·감독에 대해 이행을 거부할 수 있다. 법 개정뿐 아니라 합법성과 공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직문화 혁신도 필요하다. 특히 계엄·탄핵 등 여파로 지연된 공무원 인사도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 검경·소방청 등의 수장과 기획예산처·해양수산부 장관은 공석이고 행안부·외교부 등에서는 본부와 재외공관장 등 고위 공무원 인사가 너무 늦어졌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김미경 논설위원
  • 중랑의 참여형 복지 ‘사랑넷’, 국민이 체감한 혁신 행정 꼽혀

    중랑의 참여형 복지 ‘사랑넷’, 국민이 체감한 혁신 행정 꼽혀

    서울 중랑구는 ‘2025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 자치구 부문에서 우수기관에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구는 전국 69개 자치구 중에서 3위를 달성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이번 평가는 전국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자율적 혁신 역량과 주민 체감형 성과를 종합적으로 심사해 상위 25%를 우수기관으로 선정하는 제도다. 전문가 평가와 국민 체감도 조사 등 10개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구는 기관장의 혁신 리더십, 주민 소통·참여 강화, 민·관 협력 활성화, 조직 문화 개선 및 행정 내부 효율화, 국민 체감도 등 주요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참여형 복지 모델 ‘중랑 동행 사랑넷’은 주민이 직접 복지 해결에 참여하는 구조를 구축해 국민 체감도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외국인 주민과 방문객이 행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실시간 번역 홈페이지 운영, 주민과 상인이 협력하는 골목형 상점가 상생 협약, 내부 토크콘서트 등도 혁신 사례로 인정받았다. 류경기 구청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고, 구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번 평가 성과를 계기로 혁신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글씨와 그림이 하나 된 순간… 국중박의 새 계절과 만나다

    글씨와 그림이 하나 된 순간… 국중박의 새 계절과 만나다

    추사의 ‘세한도’ 따온 벽으로 시작탄생 350년 정선의 ‘박연폭포’ 전시보물 10건 포함 70건 작품 선보여유홍준 관장 “3개월마다 명화 교체”“서화는 원래 보존을 위해 빛 노출을 제한하는 ‘적산조도’ 원칙에 따라 3개월마다 교체할 수밖에 없는데 이걸 역으로 활용해 3개월마다 교과서 속 명화를 소개, 국립중앙박물관에 재방문할 계기를 마련하겠습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종이와 붓, 먹이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탄생한 동아시아 전통 예술인 서화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이 26일 새단장한 모습으로 문을 연다. 새 서화실은 시즌 하이라이트를 선정해 교과서에 수록된 익숙한 명품을 상설전시로 공개하는 한편, 대표 서화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주제전시를 개최해 계절마다 관람객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재개관 첫 전시에서는 보물 10건을 포함한 70건을 선보인다. 새로 단장한 서화실은 도입부에서부터 ‘글씨와 그림이 하나’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의 거친 붓질을 따온 벽은 관람객이 글씨와 그림의 경계에서 서화의 의미를 사유하도록 이끈다. 서화 1실은 서예, 서화 2~4실은 회화 전시로 구성됐다. 전시는 서예 문화를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평대군, 한석봉, 김정희, 다산 정약용의 글씨를 담았다. 서화 2~4실의 회화 전시는 시대로 구분하기보다 ‘감상’과 ‘실용’이라는 그림의 기능적 성격에도 주목해 전시했다. 순수 감상을 위한 회화와 궁중장식화, 기록화와 초상화 등 제작 목적에 따라 작품을 구분함으로써 조선 회화의 다양한 층위를 제시하고자 했다. 조선시대 초상화를 대표하는 이명기의 ‘서직수상’,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은 궁중장식화인 ‘일월오봉도’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시즌 하이라이트’ 작품은 교과서에 수록된 익숙한 작품으로 구성된다. 1년에 3~4회 이루어지는 교체전시마다 반드시 봐야 할 서화 작품 2~3점을 선정하기 때문에 관람객의 ‘N차 관람’을 유도한다. 재개관을 기념한 네 번의 주제전시도 열린다. 첫 주제전시는 ‘겸재 정선: 아! 우리 강산이여!’를 시작으로 김홍도전, 김정희전, 조선 말기 회화전이 이어진다. 올해로 탄신 350주년을 맞은 정선의 전시는 진경산수의 시작을 알리는 초기의 기념비적 작품인 ‘신묘년풍악도첩’과 노년의 걸작인 ‘박연폭포’를 시즌 하이라이트로 소개한다. 개인 소장품인 박연폭포가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20년 만이다. 또 다른 개인 소장품인 정선의 벗 조영석의 ‘설중방우도’도 선보인다.
  • “대만·일본 다 꺾는다”… 시동 건 ‘마줄스 농구’

    “대만·일본 다 꺾는다”… 시동 건 ‘마줄스 농구’

    현재 조 2위… 8년 만에 본선 노려첫 외인 감독 “신인 3명 열정적”에이스 이현중 “실력으로 증명” 한국 농구대표팀 첫 외국인 사령탑인 니콜라이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이 데뷔전 필승을 다짐했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농구 대표팀은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첫 경기를 치르기 위해 24일 대만으로 출국했다.대표팀은 2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대만과 아시아 예선 B조 3차전을 치른 뒤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3·1절에 한일전을 치른다. 앞서 중국에 2연승을 거둔 한국은 대만을 누르며 2연승을 거둔 일본에 골득실에서 밀려 조 2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2019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대표팀은 지난 2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소집돼 4박5일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선수들을 지도한마줄스 감독은 “훈련 시간이 짧아 세부 전술을 원하는 만큼 다듬지는 못했지만 항상 강조하는 ‘팀 스피릿’ 만큼은 선수들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선수들이 짧은 시간 안에 서로의 플레이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준비가 잘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유럽 농구 강국 라트비아 출신인 마줄스 감독은 지난해 12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지난 4일 첫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신인선수인 에디 다니엘(SK)과 문유현(정관장), 강지훈(소노)을 대표팀에 포함시켜 관심을 끌었다.대표팀 평균 연령도 26.6세로 대폭 낮췄다. 그는 “그들은 이번 훈련에서도 내가 경기장에서 봤던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면서 “그 선수들은 높은 열정과 높은 에너지를 보였기 때문에 팀에 뽑혔으며 꼭 대표팀에 있어야 할 선수들이기 때문에 뽑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줄스 감독이 “코트 안팎에서 리더 역할을 해주는 선수”라고 치켜세우며 필승 열쇠로 지목한 에이스 이현중(나가사키)도 대만과 일본전을 모두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대표팀 경기는 어떤 경기든 다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도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전 이전에는 우리 팀이 약체로 평가받으며 관심도 낮았지만, 이제 우리가 왜 2위인지를 실력으로 증명하겠다”면서 “일본 선수들의 압박이 거세겠지만 오히려 내가 더 성장하고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 성북 ‘2025 지자체 혁신평가 우수기관’

    성북 ‘2025 지자체 혁신평가 우수기관’

    서울 성북구가 행정안전부 주관 ‘2025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뽑혔다고 24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혁신 노력과 성과가 뛰어난 우수기관을 선정한다. 평가는 혁신 역량, 혁신 성과, 국민 체감도 등 3개 분야 10개 지표로 진행한다. 구가 인공지능(AI) 현장 행정을 포함한 혁신도시 조성을 위해 6대 혁신 전략을 수립하고 현장 행정 분석으로 주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해결하는 ‘소통 중심 행정’을 추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관장의 혁신 리더십, 민·관 협력 활성화, AI·디지털 기술 활용 서비스 향상, 주민 서비스 개선 및 행정 사각지대 해소, 대표 혁신 과제(오동생태문화정원 조성)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구의 주요 혁신 사례로는 지역 참여 기회가 부족했던 청소년들이 마을 의제를 함께 논의하는 ‘1주민자치회 1학교’, 디지털 취약계층의 민원 접근성을 높인 ‘민원 안내 인공지능(AI) 키오스크 도입’, 자치구 최초로 영유아 발달 전수조사를 실시한 ‘발달의 선을 넘는 성북아이’ 사업 등이 있다. 구의 우수 혁신 사례는 전국 지자체로 확산할 예정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혁신 정책을 지속해 발굴하고, 적극적인 행정 혁신을 통해 현장 중심의 행복한 성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신라 금관 오픈런 110일… 28만여명 경주 달궜다

    신라 금관 오픈런 110일… 28만여명 경주 달궜다

    지난 22일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전시 마지막 날.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 입구에는 매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전시장 입구 주변에는 미처 티켓을 구하지 못해 멀찍이서 전시 일부라도 보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신라 금관 6점을 104년 만에 한 자리에 모아 ‘금관 오픈런’(매장이나 전시가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던 특별전이 28만 5401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경주박물관은 110일 동안 열렸던 전시에 하루 평균 2600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특히 관람 인원을 30분 간격의 회차당 150명, 하루 2550명으로 제한했음에도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특별전은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여섯 점의 신라 금관과 여섯 점의 금허리띠가 모두 한자리에 모인 사상 최초의 전시였기에 기획 단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개막 직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복제품을 선물하면서 전세계에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전시는 많은 기록과 이슈를 낳았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애초 지난해 12월 14일까지 예정되었던 전시는 지난 22일까지 연장됐다. 경주박물관은 관람 환경과 전시품의 안전을 고려해 30분 간격의 회차제 관람과 온라인 사전 예약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또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신라 금관 경주존치 범국민운동연합’을 결성하고 신라 금관을 모두 경주에서 소장해야 한다는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박물관은 10년마다 주기적으로 금관 전시를 개최해 박물관의 브랜드 전시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관 6점 중 황남대총 금관과 금령총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서봉총 금관은 국립청주박물관으로 돌아갔다. 천마총 금관·교동 금관은 경주박물관 상설실에서 전시되며 금관총 금관은 경남 양산시립박물관에서 다음달 6일부터 열리는 ‘삽량(歃良), 위대한 양산’전에서 만날 수 있다. 금관총 금관은 5월과 9월에 프랑스 파리와 중국 상하이에서 신라 금관을 포함한 신라 특별전에 나설 예정이다. 윤상덕 경주박물관장은 “앞으로도 신라 문화의 정수를 담은 기획전을 국내외에 활발히 개최해 신라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유홍준 “용산공원 한 뼘 빼서 국중박 2관 짓고 싶어”

    유홍준 “용산공원 한 뼘 빼서 국중박 2관 짓고 싶어”

    “서울 용산공원을 한 뼘 빼서 국립중앙박물관 2관을 신설하는 데 썼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미 (용산공원의) 기본설계까지 나왔지만, 국토교통부와 설계자에게 양해를 구해 붙어 있는 공간을 쓰는 방법은 여지가 있습니다.” 지난해 연간 관람객 650만명이라는 성과를 올린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관람객 증가에 따른 시설과 조직의 확대”를 강조하며 제2상설전시관 건립 추진 의사를 밝혔다. 유 관장은 “현재 전시 공간은 연간 관람객 200만명, 하루 최대 수용 인원 1만 5000명을 목표로 했는데, 성수기에는 4만명 넘게 입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2상설전시관 건립을 추진할 것이고, 조직에선 국제적인 관례에 따라 부관장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박물관과 붙어 있는 용산공원 활용에 대한 질문에는 “공원 일부를 도려내서 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제2관을 신설하는 데 썼으면 하는 마음은 갖고 있다”면서도 “용적률, 건폐율에 대한 법적인 제한만 풀어준다면 상설전시관 옆에 별관을 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문학 발전을 위한 제언도 내놨다. 그는 “오늘날 인문학이 사회적으로 경시되는 이유 중 하나는 대중과 긴밀하게 만나는 저서들이 흡족히 나오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며 “교수업적 평가에서 일반 저서를 용인하고, 국내에도 ‘퓰리처상’ 같은 저작상이 생긴다면 우리 인문학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호남권 바이오헬스복합단지 조성 본격화

    광주시와 전남도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호남권 첨단 바이오헬스복합단지 조성 공동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입법 기반 마련 및 정부 전략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호남권 첨단 바이오헬스복합단지는 광주의 첨단의료기기 산업과 전남 화순의 백신·면역 산업을 연계한 기능 중심 모델이다. 단지 내에 시제품 제작·실증, 임상시험, 인허가, 사업화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두 시도는 광주전남 행정통합과 연계해 산업·기반 시설의 통합 효과를 선도적으로 창출하고 수도권 중심 바이오헬스 산업 구조를 탈피하는 지역 균형발전 모델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공동추진위는 김영문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 선경 K헬스미래추진단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지역 병원장과 연구기관장, 기업 대표 등 13명의 위원이 참여한다. 이날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은 바이오헬스복합단지 지정 근거를 담은 ‘첨단의료단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시도는 신규 대규모 건설 중심이 아닌 기존 기반시설을 고도화하는 ‘저비용·강소형 복합단지 모델’을 제시해 국가 재정부담은 최소화하고 실행 가능성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19세기말 사실주의·자연주의 유행당대 작가들은 어두운 이면 폭로 르누아르 “세상은 이미 골치 아파 예술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소신붓을 든 ‘행복의 호르몬’ 역할 자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는 행복을 그린 화가로 불린다. 실제로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런 감정은 기분 때문만은 아니다. 영국의 신경생물학자 세미르 제키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 뇌의 특정 영역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최대 1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맛있는 음식을 볼 때처럼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르누아르는 어떻게 관람자의 뇌를 사랑에 빠뜨리는 그림을 평생 그릴 수 있었을까. 대답은 르누아르가 남긴 편지와 그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회고록, 그의 화상이자 전기 작가였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저서 ‘르누아르’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명언 “나에게 그림은 소중하고 즐겁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이 문장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르누아르가 활동하던 19세기 말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예술사조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것을 일종의 의무처럼 여겼다. 사회적 모순을 작품으로 고발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르누아르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에게 그림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쉼터여야 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미 세상에는 골치 아픈 일이 충분히 많은데 굳이 예술가까지 나서서 불쾌한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회화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그의 생각은 그림의 장식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배경과도 연결된다. “나는 벽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선호한다”는 그의 말처럼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이 곧 예술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이런 르누아르의 예술관은 대표작은 ‘뱃놀이 일행의 점심’에서 완벽하게 구현된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빈부 격차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커지고 있었지만 화면 어디에서도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림 속 장면은 파리 시민들의 인기 나들이 장소였던 파리 근교 샤투에 위치한 메종 푸르네즈 식당의 발코니다. 르누아르는 14명의 젊은 남녀가 한낮의 햇살 아래 모여 음식과 와인,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순간을 포착했다. 화면 왼쪽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아지를 어르고 있는 여성은 훗날 르누아르의 아내가 되는 알린 샤리고다. 의자를 돌려 앉아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남성은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이유보트다. 그 밖에도 여배우, 언론인, 상인 등 다양한 사회 계층과 직업군을 대변하는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르누아르는 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허물없이 교류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꿈꾸던 삶의 기쁨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화폭에 담아냈다. 차양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살, 식탁 위 술병과 유리잔에 반짝이는 투명한 빛, 와인과 대화로 달아오른 사람들의 발그레한 뺨까지 인상주의 특유의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를 사용해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관람자는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발코니에 함께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놀라운 점은 파리 시민들의 행복한 여가 생활을 담은 그림과는 달리 르누아르의 실제 삶은 오랫동안 가난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르누아르는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화공으로 일하며 지독한 궁핍을 견뎌야 했다. 그가 30대 중반이었을 때 인상주의 전시가 잇따라 실패하고 비평가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목탄화를 지울 때 쓰던 빵 부스러기(당시에는 지우개 대신 빵을 사용)를 먹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훗날 르누아르는 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 자루의 말린 콩이면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카고 미술관의 연구에 따르면 르누아르는 새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다시 덧칠해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인상주의 화가 바지유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즐겁네.” 이때나 그 이후에도 그는 단 한 번도 피로나 걱정, 우울과 같은 어두운 감정을 화면에 옮기지 않았다. 두 번째 명언 “신이 여성의 가슴을 창조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다소 파격적으로 들리는 이 말은 르누아르의 작품 세계에서 행복만큼이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주제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에게 여성은 아름다움과 창조의 근원이었다. 그는 여성의 몸이 지닌 부드러운 곡선과 빛을 머금거나 반사하는 투명한 피부에서 무한한 회화적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히 여체를 그릴 때 조각가가 점토를 빚듯 붓으로 살결을 어루만지는 듯한 촉각적 질감을 화면에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화상 볼라르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엉덩이를 그렸을 때 그것을 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내 붓으로 사랑을 나눈다”며 누드화 작업을 성적 행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육체적 쾌락보다는 생식과 풍요,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건강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평범한 모델들을 신화 속 여신 비너스처럼 묘사했다. 일상의 누드 속에서 고전미의 원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금발의 목욕하는 여인’은 여성의 몸이 그의 창조적 에너지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금발의 여인은 알린 샤리고다. 자연 속에 편안히 기대어 앉은 그녀의 풍만한 몸은 다산과 풍요, 영원한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 누드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붓자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마감된 살결의 질감이다. 살이 눌리고, 접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미묘한 굴곡과 빛을 머금은 듯 투명한 피부의 맑은 기운이 화면에서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림 속 여성 누드는 더이상 수치심이나 관음의 대상이 아니다. 르누아르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벗은 몸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세 번째 명언 “고통은 지나가도 아름다움은 남는다.” 이 말은 1917년 12월께 르누아르와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의 대화에서 나왔다. 삶의 행복을 담은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처절한 육체적 고통 끝에 얻어진 결실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매우 중요한 증언이다. 젊은 시절 마티스는 노년의 르누아르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우러르며 그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자신의 근작을 보여 주며 조언을 구하곤 했다. 르누아르는 마티스의 파격적인 화풍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색채 감각만큼은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며 진심으로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그 무렵 마티스가 목격한 르누아르의 일상은 육체와의 전쟁터였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류머티즘 관절염은 그의 관절을 서서히 파괴해 갔다. 특히 화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손은 엄지가 손바닥 안쪽으로, 다른 손가락들은 손목 쪽으로 굽어 들어가 새의 발톱처럼 변형되었다. 마침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져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손과 팔의 강직은 화가에게 치명적 위협이었지만 르누아르는 그런 상태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굳어버린 손가락 사이로 붓을 억지로 끼워 묶고 붓질 한 번 할 때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노화가의 모습을 마티스는 곁에서 지켜보았다. 결국 참다 못한 마티스가 이렇게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고통을 겪으면서도 계속 그림을 그리십니까?” 그러자 르누아르는 붓질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네.” 르누아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유작 ‘음악회’는 고통을 이겨내고 인류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하고자 했던 그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에는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등장한다. 한 여인은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한 여인은 그녀에게 부드럽게 몸을 기대어 깊은 친밀감을 표시한다. 어릴 적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르누아르에게 음악은 조화와 평화를 의미한다. 그는 관절이 굳어가는 통증 속에서도 어릴 적 성가대에서 느꼈던 평온한 안식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에게 그림은 고통을 잊게 해 주는 진통제이자 평생 갈망하던 조화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마지막 통로였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언뜻 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그린 것 같은 가벼움과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그러나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 데 수십 년에 걸친 연습과 실패, 고통을 견뎌낸 인내가 농축되어 있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고백이 있다. “이 드로잉을 완성하는 데 5분이 걸렸지만 여기에 도달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그의 걸작 ‘조르주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을 감상하면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한 상류층 가족을 그린 초상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아이, 소파와 카펫, 개까지 한순간 포착된 장면을 스냅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캔버스에 옮겨 놓은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시선과 자세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삼각 구도, 부인의 검은 드레스와 아이들의 흰 드레스가 이루는 선명한 색채 대비, 화면 전체에 흐르는 우아한 리듬까지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람자가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은 그가 창작에 바친 긴 세월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19년 12월 3일 행복과 아름다움에 평생을 바쳤던 르누아르가 숨을 거두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 하나는 이렇게 전해진다. “이제야 무언가를 좀 알 것 같다.” 그의 말은 이렇게도 들린다. “평생을 바쳐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리기 위해 애써 왔지만 이제야 그림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관세? 말투 짜증 나서 올렸어”…트럼프가 직접 밝힌 충격적 이유 [송현서의 디테일+]

    “관세? 말투 짜증 나서 올렸어”…트럼프가 직접 밝힌 충격적 이유 [송현서의 디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와의 관세율을 정할 때 적용된 충격적인 ‘기준’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스위스와의 관세 협상 과정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총리에게서 긴급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녀는 친절하긴 했지만 매우 공격적이었다”면서 “자꾸만 ‘우리는 작은 나라’라는 말만 반복하며 전화를 끊어주지 않아 즉석에서 관세를 더 올리라(30%에서 39%로 상향)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스위스 총리’는 정황상 지난해 12월 31일 퇴임한 카린 켈러-주터 전 스위스 대통령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도 켈러-주터 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언급하며 “솔직히 말해 그녀가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농담이 아니라면, 국가 재정 전반이 휘청일 수 있는 관세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 하나에 결정된 셈이다. 이후 미국과 스위스는 지난해 11월 무역 합의를 체결, 미국은 스위스에 대한 관세를 39%에서 15%로 인하했다. 대신 스위스는 2028년 말까지 20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와 소고기(500톤), 들소고기(1000톤), 가금류(1500톤) 등에 대한 무관세 쿼터를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에게는 ‘기분 따라’ 안 했는데…스위스와 다른 점은?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와 관련한 한국 국회의 입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 사례는 스위스와 다소 차이가 있다. 스위스의 경우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관세율을 변경했지만, 한국의 경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보고하는 정책그룹과 이들의 보고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이어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우리의 무역 합의들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합의된 거래 내용에 맞춰 우리의 관세를 신속하게 인하하는 행동을 취해왔다. 우리는 당연히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매우 정제되고 구체적인 메시지다. 이는 평상시 정치적·외교적 관계에서도 존중의 표현 방식을 매우 중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 사례다. 스위스와 달리 한국의 경우 안보 동맹인 것은 물론이고, 반도체·자동차·배터리 공급망, 대중국 견제 전략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관세와 관련해 외교적 여지를 남기고 수위를 조절했다는 것은 한국이 스위스보다 미국과의 구조적 이해관계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 삼아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수많은 나라와의 통상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일방적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 한국 이어 일본·캐나다도 압박하는 미국한국 정부는 미국이 관세를 25%로 재인상하는 것을 확정하기 전에 이를 철회 또는 지연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고 투자기금(펀드) 조성 및 투자위원회 구성까지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는 만큼 먼저 행정부 차원에서 대미 투자 후보 프로젝트 검토에 들어가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15일 통상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범정부 한시 조직으로 출범한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위원회’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실무단 구성에 들어갔다. 지난 13일 출범한 이행위원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재인상에 대응해 신속한 대미 투자 추진을 위해 발족한 범정부 기구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산업부·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외교부 등 관계부처 차관과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국책 금융 기관장이 참여한다. 이행위는 출범 당일 첫 회의에서 최근 한미 관세 합의 이행 동향을 공유하고, 대미 투자 후보 프로젝트의 검토 방향과 향후 추진 절차 등을 논의했다. 한국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 일본 역시 관세 협상 당시 합의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 구체화를 두고 미국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州)라는 비아냥도 모자라,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서 미국이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사면초가에 몰렸다. USMC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하기 위해 탄생한 협정이다. 현재 USMCA 협정 체결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으로부터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실효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자동차 등 예외 품목을 제외하면 대부분 상품에서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USMCA에서 탈퇴하면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경제적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 70대에 ‘화성’의 경지… 유홍준이 극찬한 ‘겸재 정선’

    70대에 ‘화성’의 경지… 유홍준이 극찬한 ‘겸재 정선’

    2009년 절판한 책의 개정 증보판미술사 빛낸 예술가 삶 첫 시리즈겸재, 조선 산천 담은 진경산수 개척60~70대에 인왕제색도 등 걸작 완성 “설령 직접 밟으며 두루 유람한다 한들, 어찌 머리맡에 두고 실컷 보는 것만 하랴.” 겸재 정선(1676~ 1759)의 ‘금강전도’ 상단에 누군가 이 그림을 칭찬하며 남겨놓은 시 한 구절이다. 금강산을 직접 가서 유람하는 것보다 작품을 베갯머리에 두고 감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정도라니 작품에 보내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로 대중에게 문화유산을 보는 안목과 ‘눈맛’의 기쁨을 선물하며 인문학 열풍을 일으켰던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새로 쓰는 화인열전’을 통해 한국 미술사를 빛낸 예술가들의 삶을 소개한다. 화인열전은 한국 미술사를 빛낸 예술가들의 삶을 소개하는 책으로 빈센트 반 고흐나 파블로 피카소 같은 서양 화가보다 한국 화가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새로 쓰는’이라는 말이 붙은 건 2001년 출간했다가 2009년 절판한 화인열전의 개정증보판이기 때문이다. 그사이 조선 회화사 연구는 괄목할 성과가 축적됐고, 유 관장은 이를 반영해 “완전히 새로 쓰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밝혔다. 시리즈의 첫 주인공으로 조선 후기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담아 진경산수라는 장르를 개척한 겸재 정선을 내세웠다. 유 관장은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남다른 인복과 노력으로 70대에 예술의 절정기를 맞은 겸재를 ‘그림의 성인’인 화성(畵聖)이라고 극찬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찬사만을 늘어놓진 않는다. 겸재의 금강산 그림 중 자신이 최고봉으로 꼽는 금강전도와 1711년 겸재가 36세 때 그린 신묘년 풍악도첩 중 ‘금강내산총도’를 비교하며 “도저히 같은 화가의 작품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노년작과 비교해 구도와 필치가 매우 미숙하다는 것이다. 그는 겸재가 금강전도를 59세가 아닌 70대에 그렸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한다. 금강전도 상단에 낙관처럼 적혀 있는 ‘갑인동제’(갑인년 겨울에 썼다)를 통해 1734년에 그린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유 관장은 겸재의 ‘풍악내산총람’, ‘금강내산’ 등 다른 작품과 화풍 비교를 통해 겸재의 70대 중엽 작품으로 추정한다. 저자는 겸재를 대표적 ‘대기만성의 화가’로 평가하며 겸재의 예술의 여정을 세 시기로 나눈다. 첫째는 진경산수를 개척해 가는 모색기(60세 이전), 둘째는 진경산수 화풍을 완성하는 확립기(60대), 그리고 셋째는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원숙기(70대 이후)다. 대부분의 화가는 60세를 넘기면 세상을 떠나거나 만년기로 들어가지만, 겸재의 경우 60~70대에 예술의 절정기를 맞으며 ‘인왕제색도’, ‘독서여가도’, ‘박연폭도’ 같은 걸작을 완성했다고 설명한다. 겸재의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하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당대의 인기 화가였던 만큼 쏟아지는 ‘러브콜’을 마다하지 않았던 모습이나 그림에 유머를 담는 모습 등도 엿볼 수 있다. 올해 겸재 탄생 35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대규모 특별전 ‘겸재 정선’이 열린 데 이어 대구 간송미술관은 오는 9월 겸재 전시를 예고한 상태다. 잇따르는 겸재 전시에 이 책이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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