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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어 표기로 갈등… 미·캐나다 관세전쟁 이면엔 ‘문화전쟁’

    미국과 캐나다가 무역 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공용어인 프랑스어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24일(현지시간) CNN,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퀘벡주 레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 무역 협상단이 캐나다의 프랑스어 보호 정책을 ‘골칫거리’로 여겼다고 주장했다. 카니 총리는 프랑스어로 “미국인들에게 프랑스어와 프랑스어권 문화, 캐나다 문화는 거슬리는 것들”이라며 “이곳 퀘벡에서 프랑스어는 곧 권리”라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인구의 약 5분의 1이 프랑스어를 쓴다. 특히 퀘벡주에서는 인구의 약 85%가 프랑스어를 구사한다. 퀘벡주는 ‘법안 96호’에 따라 판매되는 제품의 라벨과 상표 등에 프랑스어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스포티파이 등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프랑스어 콘텐츠 지원과 홍보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은 캐나다의 언어 보호 정책을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고 시정을 요구해 왔으나 캐나다 측은 이를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으로 간주해 왔다. 크리스틴 프레셰트 퀘벡주 총리는 카니 총리에 힘을 실으며 “우리의 문화와 언어는 정체성의 핵심이며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퀘벡주를 중심으로 미국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면서 캐나다의 내부 결속력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퀘벡 분리주의 정당인 퀘벡당의 폴 생피에르 플라몽동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캐나다로부터의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이 캐나다에 프랑스어 보호 조치를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를 “우스꽝스러운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핵심 쟁점은 캐나다가 미국의 스트리밍 대기업에 수익 일부를 캐나다 콘텐츠 지원에 사용하도록 강요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대미 관세전쟁서 캐나다와 ‘전우’된 중국 “다음은 한국일 수도”

    대미 관세전쟁서 캐나다와 ‘전우’된 중국 “다음은 한국일 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기 위한 무역정책을 도입하자 오직 두 나라, 중국과 캐나다만이 보복했다.” 캐나다와 무역협상을 맡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캐나다와 중국을 한데 싸잡아 비난하며 협상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와 중국 간에 무역 거래가 활발하다며 두 나라가 미국의 관세 조치에 상응하는 보복을 한 유일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200억 달러(약 27조원) 상당의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 정부도 오는 9월 8일부터 철강 등 미국산 수입품에 동일한 세율의 보복을 예고했다. 중국은 “캐나다가 중국식 반격을 시작했다”면서 대미 관세전쟁에서 캐나다를 전우로 취급하며 환영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미국의 무역 조치에 상응하는 비례식 대응을 해온 자국 방식을 캐나다도 선택한 것은 놀랍지 않다며 “일방적인 압박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리어 대표가 중국과 캐나다를 ‘유일한 보복 국가’로 지목한 것은 정책 실패를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만약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이 훌륭했다면 가까운 동맹국이 보복에 나설 필요성이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그리어 대표는 “왜 동맹국이 중국처럼 행동하는가”가 아니라 “왜 미국의 정책이 중국과 유사한 보복 대응을 낳는가”를 자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언론의 사설은 “전략적 자율성이 점차 미국 동맹국들에 현실적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미국에 양보한다고 존중과 안정을 얻을 수 없으며, 캐나다가 ‘중국식 보복’을 선택한 것처럼 내일은 유럽, 다음날은 일본이나 한국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중견국들의 연대에 대해 연설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한편 캐나다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과도한 관세 요구와 넷플릭스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미국산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는 알고리즘 강요 때문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11시간에 걸친 무역협상 데드라인 약 한시간 전에 그리어 대표보다 훨씬 가혹한 조건을 들이밀었다고 캐나다 언론 글로브 앤드 메일은 24일 전했다.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알루미늄 관세는 50%에서 25%로 낮추는 것에 미국과 캐나다 대표단이 잠정적으로 합의했으나, 막판에 러트닉 장관이 관세 인하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공용어로 사용하는 이중 언어 체계가 국가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는 캐나다 정부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등 미국 동영상 플랫폼에서 프랑스어 콘텐츠를 포함한 자국 제작 영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미국은 이를 반대했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퀘벡 지역은 외국 동영상 플랫폼에서 불어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 도입을 법제화했지만, 미국이 이를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며 거부하면서 결국 무역 협상은 파국을 맞았다.
  • 트럼프와 관세전쟁 나선 캐나다…한국이 지켜봐야 하는 이유 [핫이슈]

    트럼프와 관세전쟁 나선 캐나다…한국이 지켜봐야 하는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면으로 관세전쟁에 나선 캐나다의 선택이 한국에도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미국이 자동차·철강 관세를 대폭 낮추는 안까지 제시했지만 캐나다는 자국의 문화정책과 제3국 무역정책까지 손대려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장을 떠났다. 관세 인하와 함께 대규모 투자와 각종 비관세장벽 개선을 약속한 한국으로서는 캐나다의 ‘버티기’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200억 달러(약 27조 760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발효했다. 이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음 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과 가전제품, 농기계, 전자제품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관세를 두고 “공격을 받았고, 공격을 받으면 전쟁 중인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에 ‘달러 대 달러’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양국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합의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캐나다 측은 마감 시한을 앞둔 21일 밤 돌연 협상을 중단했다. 자동차 7%·철강 25%까지 낮췄는데…캐나다가 돌아선 이유 미국이 내놓은 제안만 보면 상당한 수준의 관세 인하가 담겼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NYT 인터뷰에서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5% 관세를 낮추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부품 사용에 따른 추가 감면까지 적용하면 일부 자동차의 실질 관세율은 최저 7%까지 내려갈 수 있었다. 캐나다산 철강에 대해서도 대부분 물량의 관세를 50%에서 25%로 낮추는 관세할당제를 제시했다. 알루미늄 관세 역시 50%에서 25%로 인하하고, 목재에 새로 부과한 10% 관세는 없애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가 다른 어떤 교역 상대보다 우대받는 조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니 총리의 평가는 정반대였다. 그는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너무 적게 제시했다”며 이를 ‘나쁜 합의’라고 규정했다. 관세 아닌 ‘주권’에서 깨졌다…제3국·프랑스어 정책까지 충돌 협상을 무너뜨린 것은 관세율만이 아니었다. 카니 총리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가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관세정책을 미국의 정책과 맞추도록 요구했다. 그는 이를 두고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주권의 문제라고 반발했다. 미국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캐나다·프랑스어 콘텐츠 보호정책, 출판·영화산업 보조금, 제품의 프랑스어 표기 의무 등에도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 총리는 문화와 언어에 관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이 깨진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결국 캐나다는 관세를 더 낮추는 대신 국내 정책과 대외 무역정책에서 양보하는 길보다 관세전쟁의 비용을 감수하는 쪽을 택했다. 대가는 작지 않다. 캐나다는 수출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한다. 캘거리대의 무역경제학자 트레버 톰은 이번 미국 관세로 캐나다에서 최대 9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캐나다 정부는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250억 캐나다달러(약 25조 206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약속했다. 미국도 상처를 피하기 어렵다. NYT는 캐나다의 맞대응이 자동차 등 미국 산업의 비용을 높이고, 이미 높은 물가에 추가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도 15% 대가로 투자·규제 약속…캐나다 선택이 선례될까 한국이 이번 충돌을 남의 일처럼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췄다. 대신 미국에 총 3500억 달러(약 485조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약 208조 2000억원)는 조선업에, 2000억 달러(약 277조 6000억원)는 전략산업 투자에 배정하기로 했다. 관세만 주고받은 것도 아니다. 한국은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한 자동차의 국내 판매 물량 제한을 없애고, 농업 생명공학 제품의 승인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디지털서비스와 온라인플랫폼 규제에서도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데이터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캐나다와 한국의 협상 조건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이 캐나다에 요구했다는 ‘제3국 관세정책 동조’를 한국에도 동일하게 요구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다만 두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협상이 단순히 관세율을 몇 % 낮추느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투자와 자동차·농업 시장 접근, 디지털 규제부터 경우에 따라 다른 나라와의 무역정책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한국에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캐나다가 경제적 충격을 감수하고 미국의 추가 양보를 끌어낸다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하는 다른 동맹국에도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 반대로 보복관세가 장기화하면서 기업과 소비자의 피해만 커진다면 미국에 맞서는 데 따르는 비용을 보여주는 경고가 된다. NYT는 카니 총리가 주요 미국 동맹국 지도자 가운데 드물게 관세가 포함된 새로운 무역질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협상장을 떠났다고 평가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미국과 새로운 관세 합의를 선택했다. 트럼프와 정면승부를 택한 캐나다가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가 이제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다른 동맹국에도 하나의 ‘관세 협상 계산서’가 될 전망이다.
  • ‘화웨이 공주’ 체포로 원수된 중국-캐나다, 미국 덕에 화해하나

    ‘화웨이 공주’ 체포로 원수된 중국-캐나다, 미국 덕에 화해하나

    이웃인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회복될 조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월 24일 미국 국빈방문 때 캐나다도 함께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콩 명보는 22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필리핀에서 열린 미중 외교수장의 회담을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시 주석의 방미 때 협력할 분야에 대해 논의했으며,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중 외교장관의 회담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약 한시간 반 정도 진행됐다. 루비오 장관은 “9월 미중 정상회담 전 구체적 협력 분야를 명확히 하기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중국의 2020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명보는 왕 외교부장이 21일 필리핀에서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교장관을 만나 “중국은 캐나다와 함께하고 싶다”면서 “다음 단계 고위급 교류를 잘 준비하고 정치적 신뢰를 증진하고 싶다”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캐나다 외교장관과 각각 만난 뒤 나온 중국 외교부의 발표문에 ‘다음 단계 고위급 교류 준비’ 문구가 동일하게 들어간 만큼, 시 주석이 9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캐나다를 방문한다면 2010년 6월 후진타오 국가주석 이후 16년 만이다. 중국과 캐나다 관계는 트럼프 미 행정부 1기 때인 2018년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밴쿠버에 머물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하면서 급격히 경색했다. 하지만 캐나다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의 일방주의적 관세 위협에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모색했다. 올해 1월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 총리로 8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의 답방을 제안했다. 한편 최근 미국산 자동차와 주류 수출에 차별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제품 대부분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뒤 양국을 연결하는 다리 개통식이 취소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잇는 ‘고디 하우 국제대교’ 개통식이 24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양국 간 관세 갈등으로 무산됐다. 다리 명칭은 캐나다 출신 전설적 하키 선수로 미국 디트로이트 레드윙스에서 활약했던 고디 하우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양국 화합을 상징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리 지분의 최소 절반을 자국이 소유해야 하며 캐나다가 미국의 통상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다리 개통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
  •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 “기후·전력·고령화 복합위기…보험, 리스크 경고하는 ‘연구소’ 돼야”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 “기후·전력·고령화 복합위기…보험, 리스크 경고하는 ‘연구소’ 돼야”

    정경선 현대해상 지속가능최고책임자(CSO) 부사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신기업가정신’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앞으로 한국이 마주할 가장 큰 위기는 기후변화와 인공지능(AI), 초고령화가 동시에 닥치는 ‘복합 위기’”라며 “사람과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미래를 위한 보험료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한국이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기후재난, 미중 갈등과 관세전쟁 등 복합적인 위험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화가 약화되면서 자원 확보 비용은 높아지고 효율성은 떨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전환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을 통해 협력사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전환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심각한 위험으로는 초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현재 생산가능인구 4~5명이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20~30년 뒤에는 1.5명이 1명을 부양하는 구조가 된다”며 “돌봄은 아직 자동화하기 어려운 영역이어서 간병과 돌봄 비용이 폭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생산가능인구 감소뿐 아니라 돌봄 인력이 다른 산업에서 빠져나가는 만큼 경제적 손실은 훨씬 커질 것”이라며 “지금 예상하는 비용보다 실제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복합위기 시대에 정 부사장은 보험사의 역할이 단순한 보상에서 위험 예방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부사장은 “보험사는 기업이 위치한 지역을 기반으로 기후 리스크, 인구구조 등 주변 산업 분석을 통해 먼저 위험 리스크를 제시하는 일종의 ‘연구소’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후 다시 보험으로 연결되는 ‘토탈 리스크 관리 매니지먼트’가 돼야 한다고 보고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여름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서울시민대학, 7·8월 계절학기 선착순 모집

    여름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서울시민대학, 7·8월 계절학기 선착순 모집

    서울시민대학이 7월 7일부터 8월 21일까지 6주간 여름 계절학기를 운영한다. 서울의 4개 캠퍼스에서 110개 강좌를 열어 3700여명 시민에게 배움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시민대학은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대표 평생학습 플랫폼으로 시민 성장과 역량 개발 지원을 위해 인문교양, 직업역량, 디지털 교육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계절학기에는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교양·실용 강좌가 마련된다. 중부권 캠퍼스의 ‘물건이 국경을 건널 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관세와 소비생활’은 현직 관세사가 생활용품 물가부터 해외 직구, 면세까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관세·통상 이슈를 쉽게 풀어준다. 동남권 캠퍼스의 ‘관세전쟁부터 AI 경쟁까지: 글로벌 경제의 변화’는 미국 관세정책과 중동전쟁의 여파, AI 패권 경쟁으로 출렁이는 세계 경제를 살펴본다. 가족, 친구와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있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모두의학교 캠퍼스에서는 가족 관람객을 위한 ‘페이퍼아트 가족뮤지컬 종이아빠’ 공연을 선보인다. 수강 신청은 23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시평생학습포털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 [사설] 17년 만의 환율 1500원… 에너지 의존 경제에 켜진 경고등

    [사설] 17년 만의 환율 1500원… 에너지 의존 경제에 켜진 경고등

    원달러 환율이 어제 장중 1501원을 찍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맞은 직격탄이다. 여기에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 참여를 거부하면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엄포로 미중 갈등의 출구는 더 멀어졌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 70%, 대미·대중 수출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한국에 두 전선의 동시 악화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관세전쟁 장기화에 유가 급등이 맞물리며 성장은 꺾이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우리 경제를 짓누른다. 충격은 이미 산업 현장으로 번졌다. 조선업계는 선박 철판 절단에 쓰이는 에틸렌 수급이 막혔다. 에틸렌 원료인 나프타의 절반 이상이 호르무즈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위기가 원자재 위기로, 원자재 위기가 제조업 위기로 번지는 연쇄고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수출 물류비·환율 급등이 중소기업 유동성을 흔들고, 기름값 상승은 서민과 소상공인을 동시에 옥죈다. 에너지·제조·물류·금융·민생이 하나의 충격에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다. 석유 최고가격제로 기름값 인상에 제동을 건 가운데 당정은 어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한 비축유 2246만 배럴을 3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수리 중인 원전 6기를 5월 중순까지 조기 정비해 가동률을 높이고, 석탄 발전량 80% 상한제도 해제한다. 정유사 손실 보전과 서민 에너지 바우처, 수출 피해 기업 물류 지원을 위한 추경도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런 긴급 처방들은 시간을 버는 수단일 뿐 완전한 해법일 수 없다. 이번에 확인한 것은 두 가지다. 중동 에너지 과대 의존의 구조적 취약성, 그리고 미중 갈등이 격화될 때마다 전방위적 타격을 받는 한국 경제의 부실 체력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극복할 에너지 믹스의 재구성, 미중 갈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통상·외교의 재설계는 더이상 중장기 과제가 아닌 당장의 생존 전략이다.
  • [열린세상] 중견국 연대, 관세전쟁 이기는 해법

    [열린세상] 중견국 연대, 관세전쟁 이기는 해법

    지금 세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의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국은 엄청난 투자액을 약속받고 관세 합의를 한 후에도 자국 이익을 위해 우리가 받기 힘든 조건을 추가하는 변덕을 부리고 있다. 이런 일방주의로 국제 질서는 무너지고 과거와 미래가 딴판이 되는 단절이 발생할 것이다. 지난 80년간의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와 미국의 패권도 이전처럼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지금 미국이 국력 회복을 위해 유별난 행동을 하지만 패권 유지 방식을 재조정한 후 왕좌로 복귀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패권을 유지하는 데는 힘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정당성과 신뢰성도 필수불가결하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국력도 쇠퇴하고 있지만 최근의 행보를 통해 정당성과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미국은 단기적 이익 확보에 혈안이 돼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 구도를 자국에 불리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자유주의 무역 질서는 사실 미국이 설계했고 지난 80년간 자국에 유리했기에 미국은 이를 유지해 왔다. 최근 들어 미국의 무역 경쟁력이 약화해 적자가 확대되자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들고 나왔다. 과거 다른 나라들이 무역에서 미국을 ‘벗겨 먹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허위이다. 이와 같은 미국의 과거 위선과 현재의 민낯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미국이 만든 상호의존형 경제 체제에 많은 나라들이 동참하게 만든 뒤 미국은 이제 상호의존성을 약점 잡아 이를 무기화해 관세를 강요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로 알고 이제 우리도 동맹의 편익과 비용을 냉정히 계산하는 실용외교를 펼쳐야 한다. 미국이 관세를 패권 경쟁국인 중국에 가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가혹하게 동맹, 우방국에 부과하면서 피아 구분을 흩트려 혼돈은 더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미국이 지향했던 자유와 권위주의 진영 간 분리가 이뤄졌다면 사실 우리 같은 중견국은 운신의 폭을 넓힐 수도 있었다. 지금 이 전선이 불투명해지니 각국은 진영 편입보다는 각자도생을 도모하게 된다. 특히 미국이 각국을 상대로 일대일 관세협상을 진행하면서 중견국들은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먼저 희생되지 않으려고 중견국들이 ‘죄수의 딜레마’ 이론처럼 서로 경쟁하면서 결국 모두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 지난 다보스 포럼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중견국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관세 부담을 미국에 떠넘겨 관세로 인한 자국의 피해가 더 심해지면 미국은 관세 압박을 거둬들일 것이다. 반대로 관세전쟁이 지속되면 미국의 국력만 쇠퇴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교역 국가들도 집단적 피해를 입어 결국 세계 경제 위기를 불러올 소지가 있다. 그렇기에 더욱 중견국들이 연대해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 속에서 번영을 누려 온 자유주의적 교역 질서도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질서를 지킬 국가들끼리 연대해 별도의 교역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교역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강제하려는 국가들은 제외하고 자유무역을 원하는 국가끼리 교역권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유럽연합(EU)을 결합하면 가능하며, 따라서 우리도 CPTPP에 속히 가입할 필요가 있다. 그냥 미국이 시키는 대로 순응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이런 인식과 비전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만 우리 협상력이 올라간다. 손자(孫子)도 전쟁은 주도권 싸움이며 전투에서 상대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면 필패한다고 했다. 상대의 약한 점을 파악하고 우리가 강할 수 있는 지점을 찾으면 위태롭지 않다는 것이 손자병법의 교훈이다. 미 대법원이 관세 부과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려 그 법적 기반이 약화된 점을 우리는 잘 이용해야 한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10% ‘트럼프 관세’ 발효… “대법 판결로 장난치는 국가엔 더 부과”

    10% ‘트럼프 관세’ 발효… “대법 판결로 장난치는 국가엔 더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전 세계에 부과한 새로운 관세가 24일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계기로 무역 합의를 불이행하는 국가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연방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 하는 나라는 최근에 합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체결한 대미 투자 협약을 번복하거나 보류할 경우 보복을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 비준 절차를 연기하고, 인도가 무역회담 일정을 미룬 것 등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바탕으로 각국에 10%의 관세를 매긴 행정명령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1분을 기해 발효됐다. 트럼프발 ‘관세전쟁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그는 이 관세를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터라 조만간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세는 미국 의회 동의가 없는 한 최장 150일 동안 유지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다른 법 조항을 적용해 관세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형 배터리·주철 및 철제 부품·플라스틱 배관·산업용 화학물질·전력망·통신장비 등 6개 산업 분야에 대해 신규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사설] ‘과거사 열쇠’ 찾은 韓日… 경제·안보 협력 보폭 넓혀야

    [사설] ‘과거사 열쇠’ 찾은 韓日… 경제·안보 협력 보폭 넓혀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간 협력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두 정상의 첫 회담 이후 두 달 반 만의 ‘셔틀외교’다. 두 정상은 특히 80여년 전 조세이 탄광에 수몰된 한국인 유해 확인을 위한 실무 협의에 합의하면서 과거사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 두 정상은 단독·확대회담, 환담, 만찬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중일 갈등 상황을 고려한 완곡한 메시지였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일, 한미일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특히 한미일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북핵 공조를 과시했다. 과거사 문제를 의제로 올려 공감 폭을 넓혔다는 점은 이번 회담의 무엇보다 큰 성과다. 조세이 탄광 문제에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은 이 대통령의 말대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할 만하다. 1942년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 한일 간 독도 영유권·위안부 등 과거사·역사를 둘러싼 시각차가 존재하지만 과거를 함께 직시한다면 미래로 나아갈 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 미중 갈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공급망 협력 등 경제안보 강화 논의에도 성과가 있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및 일본 수산물 수입 문제를 논의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일본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CPTPP 가입은 공급망 안정화, 대미 협상 지렛대 차원에서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다. 양국 정상이 셔틀외교를 통해 대북 공조뿐 아니라 경제적 실익을 챙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실용외교다.
  • [손열 칼럼] 을사년이 남긴 교훈

    [손열 칼럼] 을사년이 남긴 교훈

    새해를 맞을 때면 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든 해가 될 거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트럼프 리스크로 숨 가빴던 작년보다 더 어려운 국제정세를 맞이할 것인가. 작년 새해 주요 기사들의 전망은 대체로 트럼프 변수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미국의 패권 쇠퇴가 가속화되고 국제질서는 혼란에 빠질 것이란 점과 이에 따라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면서 무역전쟁 등으로 양국은 돌이킬 수 없는 디커플링 상태로 진입할 것이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현시점에서 첫 번째는 맞고, 두 번째는 틀렸다. 트럼프 정권은 관세를 만능 도구로 삼아 시장 보호, 투자 유치, 재정 적자 보전, 타국 외교정책 개입 등을 추구했다 자국이 제정한 국제규범과 규칙을 다반사로 무시하고 위반했다. 이제 미국은 패권국으로서의 책무 즉, 지구적 의제를 추진하거나 질서 유지에 기여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공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대외 관여를 선별적으로 축소하고 서반구 관리를 중시하는 트럼프식 먼로주의를 선보였다. 미주 대륙을 중심으로 이민과 마약, 중국의 우회수출로를 차단하고 상업적 이권과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는 자국우선주의의 결정판이다. 한편 ‘관세맨’은 중국에 대해 지난해 4월 사실상 금수 조치인 145% 관세로 위협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부문에서 대중 수출 및 투자 제한, 화웨이 반도체 수입 제한 등 중국의 AI 개발 억제를 위한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희토류 수출통제란 보복 조치로 반격하자 트럼프는 관세 부과를 3개월 유예하며 후퇴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부산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및 기타 핵심 광물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연장하는 대가로 관세 유예 조치를 1년 연장하고, 펜타닐 관련 징벌적 관세를 10% 삭감해 주었다. 관세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일본, 나토 회원국 등 동맹국이다. 이들은 동맹을 거래로 여기는 트럼프 정권과 잔혹한 협상을 치렀다. 안보 면에서 미국에 과잉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다. 관세 10% 삭감의 대가로 유럽연합(EU)은 6000억 달러, 한국은 3500억 달러, 일본은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동시에 나토국은 GDP 대비 5%, 한국은 3.5%, 일본도 한국에 근접한 수치로 국방비 증액을 약속할 형편이다. 결국 미국에 ‘카드’를 갖지 못한 동맹국들은 1970년대 닉슨 쇼크와 유사한 트럼프 쇼크를 막기 위해 경제적 희생을 감수한 반면 카드를 가진 중국은 관세 폭탄을 피해 갔다. 중국을 국제질서 수정 세력이자 미국의 유일한 경쟁상대라 지목한 바이든 정권과 달리 트럼프 정권은 자국의 무역 재균형과 경제자립, 경제적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 거래 상대로 간주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전술적 데탕트’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 11월 중간선거에 정치생명이 달려 있는 트럼프는 중국의 경제 보복을 경계하며 협조적 자세를 지속할 것이다. 내년 제21차 당대회에서 4연임을 획책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은 침체된 경제 부양을 위해 대미 관계의 안정화를 꾀할 것이다. 양국은 오는 4월 예정된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을 거치며 유화 국면을 이어 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 등 동맹국은 안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대국이 강압에 나서지 못하도록 억지 혹은 협상 카드를 보유해야 한다는 점도 깨달았다. 국내에서는 핵무장 등 ‘자립’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의 자율성은 상호의존의 축소 및 차단을 의미하는 자립만으로 얻어지기 어렵다. 핵무장과 같은 군사적 자립은 머나먼 여정이고, 경제적 자립은 불가능하다. 적정한 수준의 상호의존으로 재균형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의 희토류와 같은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안보·경제 투자는 단순히 미국의 억지력이나 인프라 재건의 보완재가 아니라 미국에 대체 불가한 필수재, 급소(chokepoint)가 될 수 있는 재화를 만들어 가는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 미국에 대해 카드를 가져야 필수불가결한 동맹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사설] 민생 주름 펴지게 정치 복원, 경제 회생… 다시 도약을

    [사설] 민생 주름 펴지게 정치 복원, 경제 회생… 다시 도약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관세전쟁의 포연이 자욱한데, 2026년 병오년 첫날은 밝았다. 희망의 기지개를 켜야 할 새해 아침에도 우리 어깨는 마냥 가볍지 않다. 올 한 해 뚫고 헤쳐 나갈 터널은 길고, 걸어가야 할 길은 멀고 또 험하다. 급변하는 세계 무역질서 속에 한국의 좌표를 단단히 설정하는 숙제가 우선 무겁다. 새로운 무역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방중은 강대국 패권이 재편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동북아에서도 연초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과 방일, 북한의 9차 노동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북미·남북 간 대화가 어떤 속도와 폭으로 전개될지도 변수다. 국내 상황도 혼란스럽다.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접어들지만 내란 관련 종합특검 및 재판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대치 정국은 진행형이다. 6월 지방선거를 내란 청산의 완결판으로 삼고자 하는 여당과 절멸 위기 속에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야당의 대결이 거칠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외적 불확실성이 중첩된 복합 위기를 돌파해야 할 일차적 책무는 정부와 여당에 있다. 내란 청산의 구호를 이제 그만 멈추고 민생의 주름살을 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민생 회복에 국민의 역량을 모으고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는 책임정치를 해야 할 시간이다. 개헌과 정치개혁으로 낡은 정치와 결별하고 독선과 배제가 아닌 통합의 실력을 보여 주길 바란다. 국민의힘은 건강한 보수와 중도층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합리적 대안 세력으로 그야말로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지지율 20%대를 탈피하려면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양당 중심 정치의 균형이 잡혀야 민생을 뒷받침할 정책이 반듯하게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략에 휘둘려 경제의 발목을 잡는 자해적 퇴행 정치를 벗어나 협의 정치를 복원할 책임이 여야 모두에 있다. 올해 경제는 회복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전환기가 될 전망이다. 미래 생존의 필수 조건인 인공지능(AI)을 향한 산업 생태계 재편에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이다. 경제 역동성을 막는 규제를 개혁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 공급망·경제안보 역량을 더 탄탄히 키워야 한다. 이 숙제들을 해결해 허약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면 우리 경제는 도약의 발판에 가뿐히 올라설 수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1.8%로 잡고 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바뀌면서 이마저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2023년부터 1%대에 빠진 저성장의 늪을 빠져 나가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일일이 꼽기가 벅차다. 고환율, 치솟는 집값, 고물가 속의 내수 침체를 극복하려면 규제·금융·공공·노동·연금·교육 등 6대 구조개혁도 더이상 미룰 수가 없다. 고통스럽더라도 한발 한발 걸어 터널을 지나면 반드시 햇빛은 기다린다. 모두가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해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2026년은 국가 재도약의 모멘텀이었다고 훗날 말할 수 있게 하자.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한다.
  • 관세전쟁에 수출국 다변화하는 중국..“제조업 지배력 더 커질 수도”

    관세전쟁에 수출국 다변화하는 중국..“제조업 지배력 더 커질 수도”

    미국과의 관세 전쟁 여파로 중국 제조업의 지배력이 커지고 이로 인해 한국 등 경쟁국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의 수출 대상국 다변화 노력이 오히려 제조업의 국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최근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 가속화 현상 평가’ 보고서에서 “미국 관세정책이 완화하더라도 미·중 경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도 중국은 수출국 다변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수출국 다변화는 단기적으로 대(對)미국 수출 감소를 완충할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신흥시장 등 미국 외 국가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통관기준 수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5.6%였던 것이 2분기 6.1%로 올랐고 3분기 들어 6.5%까지 상승했다. 올해 2∼3분기 중국의 대미 수출은 26% 줄었지만, 같은 기간 EU·아세안·아프리카 등 미국 외 국가로 수출은 12% 증가했다. 당초 미국 관세 정책에 따라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수출이 시선을 다른 국가로 돌린 것이 주효하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최근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 가속화로 미국 이외 국가에서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제조업 경쟁력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경쟁력까지 접목되면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역할이 더 강해지고 중국 제조업의 글로벌 지배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독일·일본 등 다른 제조업 중심 국가의 어려움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트럼프 내년 4월 방중·시진핑 방미 초청… 경제·안보 빅딜 가능성

    트럼프 내년 4월 방중·시진핑 방미 초청… 경제·안보 빅딜 가능성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 변곡점 전망트럼프 “큰 그림” 시진핑 “긍정 방향”통화 내용 핵심 의제는 미묘한 차이“우크라·대두 논의” “대만 문제 이해”日다카이치 “트럼프, 미중 관계 설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내년 중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답방해달라고 초청했다. ‘관세전쟁’을 벌였던 두 정상이 9년 만에 ‘셔틀 외교’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제·안보 빅딜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중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에 변곡점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과 아주 유익한 통화를 했다. 3주 전 한국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된 회담의 후속 조치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고 시 주석이 내년 4월 나를 베이징에 초대했다. 나는 수락했고 시 주석은 답례로 내년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나의 손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에서 만나 해빙 무드를 보인 두 정상이 한층 대화의 ‘판’을 키우는 것이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부산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많은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이후 양국 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다만 중국 측은 시 주석이 방미를 수락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통화는 1시간 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1기 때인 2017년 11월 이후 8년여 만이다. 앞서 시 주석은 같은 해 4월 미국을 찾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다만 당시는 국빈 자격은 아니었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버락 오바마 정부 때인 2015년이 마지막이다. 다만 두 정상이 전한 통화 내용 핵심 의제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펜타닐, 대두 및 기타 농산물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며 “우리의 위대한 농부들을 위해 훌륭하고 중요한 합의를 이뤘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이 펜타닐 관세를 10% 포인트 인하하는 대가로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기로 한 합의를 강조한 것이다. 반면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우호적인 메시지를 받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예고한대로 내년 만남을 진행한다면 경제와 안보 분야 갈등 요인들을 한 테이블에 올려 놓고 ‘빅딜’을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1년간 유예하기로 한 희토류 수출 통제, 미국의 대중 관세 등 각종 제재, 대만 해협을 둘러싼 양국 긴장 국면 등을 한 데 묶어 거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이 내년 양국 관계 ‘새판 짜기’에 성공하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는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 하에 아태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엔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중국과의 관계 등을 논의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미 동맹 강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정세, 여러 과제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중 정상 간 통화 포함, 최근 미중 관계 상황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 트럼프 내년 4월 8년 만에 방중…시진핑과 경제·안보 빅딜 가능성

    트럼프 내년 4월 8년 만에 방중…시진핑과 경제·안보 빅딜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내년 중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답방해달라고 초청했다. ‘관세전쟁’을 벌였던 두 정상이 9년 만에 ‘셔틀 외교’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제·안보 빅딜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중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에 변곡점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과 아주 유익한 통화를 했다. 3주 전 한국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된 회담의 후속 조치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고 시 주석이 내년 4월 나를 베이징에 초대했다. 나는 수락했고 시 주석은 답례로 내년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나의 손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에서 만나 해빙 무드를 보인 두 정상이 한층 대화의 ‘판’을 키우는 것이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부산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많은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이후 양국 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다만 중국 측은 시 주석이 방미를 수락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통화는 1시간 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1기 때인 2017년 11월 이후 8년여 만이다. 앞서 시 주석은 같은 해 4월 미국을 찾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다만 당시는 국빈 자격은 아니었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버락 오바마 정부 때인 2015년이 마지막이다. 다만 두 정상이 전한 통화 내용 핵심 의제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펜타닐, 대두 및 기타 농산물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며 “우리의 위대한 농부들을 위해 훌륭하고 중요한 합의를 이뤘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이 펜타닐 관세를 10% 포인트 인하하는 대가로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기로 한 합의를 강조한 것이다. 반면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대만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는데 중국 측이 공개한 것이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우호적인 메시지를 받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예고한대로 내년 만남을 진행한다면 경제와 안보 분야 갈등 요인들을 한 테이블에 올려 놓고 ‘빅딜’을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1년간 유예하기로 한 희토류 수출 통제, 미국의 대중 관세 등 각종 제재, 대만 해협을 둘러싼 양국 긴장 국면 등을 한 데 묶어 거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이 내년 양국 관계 ‘새판 짜기’에 성공하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는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 하에 아태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엔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중국과의 관계 등을 논의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미 동맹 강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정세, 여러 과제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중 정상 간 통화 포함, 최근 미중 관계 상황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2026년 시사이슈 11가지’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2026년 시사이슈 11가지’

    현직 기자들이 올 한해 관심을 끈 시사 이슈 가운데 11가지를 선정해 설명한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시사이슈 2026’(동아엠앤비)가 출간됐다. 11명 기자들은 치열한 토론 끝에 100여 개 올해 중요 이슈 후보군 가운데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이슈로 11가지를 선정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개헌 ▲관세전쟁 ▲상법 개정 ▲소비쿠폰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스테이블 코인 ▲중동전쟁 ▲검찰 개혁 ▲노동 개혁 ▲케이팝데몬헌터스 신드롬 등이다. 책은 정치, 경제, 국제, 사회 각 분야를 아우르며 이 한 권으로 시사 상식과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사 상식을 공부하는 수험생은 물론,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확한 시사 지식을 알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유용하다. 김위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추천사에서 “기자는 시민을 대신해 사회에 질문하는 사람이다. 기자가 주목하는 이슈를 통해 우리 사회를 설명하고 규정할 수 있다. 따라서 베테랑 기자들이 2025년을 대표하는 이슈를 선정해 설명하는 이 책은 청소년이 사회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역량을 향상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평했다.
  • [서울광장] 또 닥친 위기, 또 다른 기회로 만들려면

    [서울광장] 또 닥친 위기, 또 다른 기회로 만들려면

    “정부도, 기업도 더 정신 바짝 차려야죠. 사실상 무관세였던 미국 시장과 넓은 중국 시장에만 의존하다 당하게 된 거죠. 예전처럼 위기가 기회가 될지, 안주하며 뒤처질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최근 만난 정부 고위 당국자의 ‘반성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폭탄에 시달리고 미중 갈등 속 새우등이 된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의 수출 시장 1·2위를 고수해 온 중국과 미국 시장이 고관세와 공급망·기술 경쟁 등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도출한 ‘경주선언’은 미측의 입김이 반영돼 세계무역기구(WTO)와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한다는 표현을 제외함으로써 WTO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징되는 자유무역과의 결별을 고하는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전략인 고관세 때리기로 한국은 한미 FTA 덕에 제로(0) 수준이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가 15%로 올라갔다. 철강은 50%로 더 높고 반도체 등 품목관세는 오리무중이다. 자동차만 해도 기존 2.5%였던 유럽연합(EU)·일본과 15%로 같아졌으니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3500억 달러(약 500조원) 투자를 약속하며 25%에서 15%로 낮췄으니 선방했다고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품목관세 등 공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중 수출도 주요 품목인 ‘SBBB’(반도체·배터리·바이오·뷰티)는 이미 포화 상태라는 진단이 나온다. 6·25전쟁을 겪는 등 가난했던 한국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민관이 함께 노력해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올랐다. 그러나 지금은 10위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8위까지 올랐으나 2022년 12위로 밀린 뒤 계속 하락해 2030년 15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소비·투자 등의 부진으로 1%대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더이상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다. 라이벌인 스페인, 호주, 멕시코 등의 성장률은 2%대가 넘고 인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3분기 GDP가 1.2% 성장했다며 정부가 자화자찬할 때인가 싶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이 야기한 내란 후유증에다 글로벌 통상 전쟁 속에서 이대로 뒤처질 것인가, 아니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가. 그동안 닥쳤던 위기와 고비는 셀 수 없이 많았다. 1970년대 석유파동부터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대부분이 나라 밖에서 불어닥쳤다. ‘외세의 침공’과도 같은 이들 위기에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했으나 정부와 업계, 국민이 합심해 수출기업·신산업 육성 등 산업·재정·금융정책과 ‘금 모으기 운동’ 등 대국민 캠페인 등을 하며 극복할 수 있었다. 기업 구조조정과 재벌·노동·금융개혁 등도 추진됐다. 외세발 위기 극복 사례는 또 있다. 1980년대 후반 영화 시장 개방, 2004년 한·칠레 FTA 체결로 시작된 시장 개방, 2019년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 2016~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 등 보복 조치는 우리 경제에 큰 위기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시장 개방과 제재 압력은 또 다른 기회가 돼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와 수출 시장 확대, 기술 자립 등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할리우드 영화보다 한국 영화를 먼저 찾고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는 세계 6~8위권 수출국이 됐으며 공급망 불안도 어느 정도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렇게 이뤄진 수출 주력과 신산업 육성 등이 이제 또 다른 위기와 도전 앞에 섰다. 미중 시장 의존에서 벗어나 동남아·유럽·중남미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강화해야 한다. 중화학에서 정보기술(IT), 반도체에 이어 인공지능(AI)·바이오·로봇 등 신산업 투자를 통한 성장동력 발굴도 필수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구조개혁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시정연설에서 산업화, 정보화에 이어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변화를 읽지 못하고 도태되느냐, 다시 일어나 한발 앞서가느냐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이 달려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사설] ‘자유무역’ 빠진 APEC 경주 선언… 각자도생 시작됐다

    [사설] ‘자유무역’ 빠진 APEC 경주 선언… 각자도생 시작됐다

    그제 경북 경주에서 채택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선언문은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을 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협력 의지도 확인했다.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 한미, 미중, 한일, 한중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은 한고비를 넘었다.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도 무난한 첫발을 뗐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라는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생존을 위한 각국과의 구체적 협력과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국제질서의 변곡점에서 협력과 연대가 더 나은 미래로 이끄는 확실한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통상 APEC 정상선언문에 들어갔던 세계무역기구(WTO)와 다자무역 체제를 지지한다는 표현은 미국의 부정적 입장을 반영하듯 이번엔 빠졌다.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서는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정신에 바탕한 경제협력 기회를 극대화해야 하는 전례 없이 지난한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 미국과 타결한 관세 협상을 놓고도 양국에서 서로 다른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관세는 별도로 논의할 사항이라 하고,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미 필리조선소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한다. 반도체는 대만과 같은 수준의 혜택을 받기로 했고, 핵잠은 건조시설이 갖춰진 국내 조선소에서 제작하되 연료인 농축 우라늄 공급을 허용해 달라는 우리 측 구상과 결이 다르다. 공식 문서에 사인을 하기 전까지 국익 관철을 위한 치열한 협상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한국과 함께 막대한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유럽연합이나 중국보다 높은 보복관세가 부과된 인도·브라질, 아세안 등과의 협력 강화도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첫 회담에서 재확인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에도 1430원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부담이다.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위상도 위협받고 있다. 대한상의가 최근 제조기업 2275곳을 대상으로 올해 경영실적 전망을 조사한 결과 75%가 연초 설정한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74%)보다 높은 수치다. 포항, 군산 등 제조업 근거지들의 공장 폐쇄 등 공동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규제 완화와 다양한 지원책으로 정부가 산업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할 때다.
  • [열린세상] 미국산 콩의 ‘고향 대역습’

    [열린세상] 미국산 콩의 ‘고향 대역습’

    최근 미국과 중국은 주력 수출 품목인 중국산 희토류와 미국산 대두(콩)를 두고 치킨게임 같은 관세전쟁을 펼쳤다. 그러다 양국 정상의 부산 회담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미국 정부는 다음달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대중 100% 추가 관세를 철회하겠다고 화답했다. 여기에서 의문이 한 가지 생긴다. 대두의 원산지는 두만강 일대라는 학설과 양쯔강 중류 지역이라는 학설이 있다. 그러면 대두의 원산지 중 한 곳인 중국이 왜 미국산 대두를 대량으로 수입할까. 먼저 미국 대두의 역사를 살펴보자. 영국인 새뮤얼 보엔은 1758년 영국 동인도회사의 배를 타고 중국 광저우에 가서 거의 4년 동안 포로로 잡혀 있었다. 이때 보엔은 대두 한 보따리를 훔쳐 나왔고 1765년 미국 남부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재배에 성공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까지 북미의 백인 농민들은 대두 재배에 큰 관심이 없었다. 1941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식용유의 약 35%를 수입산에 의존하던 미국엔 비상이 걸렸다. 그러자 미국 정부는 대두 농가에 생산량을 늘리도록 요구했다. 1944년 미국 식용유 기업은 역사상 처음으로 목화씨보다 콩에서 기름을 더 많이 짜냈다. 1940년대만 해도 세계에서 생산되는 대두의 90%는 중국산이었다. 중국은 1980년대 초반 개혁개방정책 이후 대두 사용량이 급속히 늘었다. 겉으로만 보면 한국인처럼 중국인 대부분도 대두를 두부와 간장·된장 등의 식품 제조에 주로 사용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대두는 콩기름을 짜는 핵심 재료다. 콩기름을 짜내고 남은 콩깻묵은 공장제 돼지 축사와 양계장에서 사료로 쓰인다. 중국인은 전 세계 돼지고기의 45% 이상을 소비한다. 따라서 중국 국내의 대두만으로는 이 엄청난 소비량을 맞출 수가 없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중국은 국내 대두 시장을 외국에 본격적으로 개방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의 농민들은 다른 곡물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대두를 굳이 대량으로 재배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1995년 대두 농민에게 보조금까지 지원하며 생산량을 빠르게 늘렸다. 더욱이 농업생명공학기업 몬산토가 1994년 미국 정부로부터 유전자 변형 대두에 대해 상업적 승인을 받은 후 미국의 대두 농가는 GM 대두 생산에 열을 올렸다. 미국산 GM 대두값은 그 전보다 더욱 싸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산 대두의 대량 유입을 방관했다. 한국의 사정도 중국과 다르지 않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가을 논두렁에는 서리가 올 때쯤 서리태가 알알이 맺혀 있었다. 논두렁에서 수확한 서리태만으로도 농촌의 가정에서 늦가을에 빚을 메주와 두부 등을 만들 수 있었다. 1970년 한국의 콩 자급률은 92.3%나 됐다. 그런데 1990년 초반 정부가 주도한 경지정리를 통해 논 대부분이 반듯한 모양을 갖추게 되자 논두렁의 서리태가 사라졌다. 1995년 한국의 콩 자급률은 37%로 떨어졌고 그 이후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한국 정부도 중국처럼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는 데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2022년 이후 한국 정부는 자급률 100%를 넘나드는 벼농사를 대신해 콩을 재배하는 농가에 ‘콩 직불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덕분에 지난해 국내산 대두는 2021년 대비 거의 2만t 이상 늘어 15만 5000t에 이르렀다. 문제는 국내산과 수입산 대두의 가격 차이가 약 4배나 된다는 것이다. 대두가 없으면 한국인은 간장·된장·청국장·두부·콩나물을 비롯해 삼겹살과 프라이드치킨을 먹을 수 없다. 이들 음식 없이 하루도 살지 못하는 한국인은 미국산 대두의 고향 대역습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정부와 유관 식품업체 그리고 국민이 함께 지혜를 모을 때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사설] 한일 정상 첫 만남… “기우였다” 소리 나오게 관계 발전을

    [사설] 한일 정상 첫 만남… “기우였다” 소리 나오게 관계 발전을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한일 간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한발 핵 위협과 관세전쟁 등 엄혹한 안보·경제 상황에서 한일 관계가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열린 두 정상의 첫 회담이다. 한미일 간 공조 강화도 테이블에 올랐다. 지난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강경 보수파로 평가된다. 게다가 연정 상대로 극우 일본유신회와 손잡고 ‘전쟁 가능 국가’, ‘군사 대국화’ 등 우클릭 행보에 나서 한일 관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유신회는 신사 참배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양국이 과거사·역사 문제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걱정도 많다. 양국 정부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날 방일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재개했던 셔틀외교를 이어 가기 위해 다카이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서두른 것은 무엇보다 의미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일본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고 회담 날짜도 일본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됐다. 반일 성향을 보여 온 이 대통령과 반한 성향으로 소문난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 관계를 안정 궤도에 올리고 더욱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것만으로도 출발은 좋다. 이 대통령은 실용외교를 천명하며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했고 다카이치 총리도 “셔틀외교를 잘 활용하겠다”며 안정적 한일 관계를 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목표가 흔들리지 않도록 한일 간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셔틀외교의 복원을 넘어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이웃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현명하고 비상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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