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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기소되지 않았어야 할 사건”… 與 “檢, 스스로 정치검찰 자백”

    野 “기소되지 않았어야 할 사건”… 與 “檢, 스스로 정치검찰 자백”

    검찰의 ‘패스트트랙 사건’ 항소 포기에도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은 27일 “애초에 기소되지 않았어야 했을 사건”이라며 항소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항소 포기에 “스스로 정치검찰임을 자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국 이번 판결대로라면 민주당의 다수결 독재, 일당 독재를 막을 길은 더 좁아질 것이다. 제1 야당은 거대여당 입법 폭주의 들러리,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 여기서 멈추게 된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괴물 공수처, 위성정당 난립으로 본래 취지가 사라진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민주당이 군소정당과 야합해 강행했던 악법들을 인정해 주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며 “또한 지금도 입법 독주를 일삼는 민주당에 면죄부를 주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함께 유죄를 받은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이장우 대전시장 등도 항소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의 항소 포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항소 포기는 형종이 달라진 경우 항소한다고 규정한 대검 예규를 위반한 것”이라며 “피고인들의 범행 동기에 사적 이익 추구가 없었다는 주장은 국회법 위반 자체가 국가적 법익 침해와 공적 영역의 문제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화된 분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이라며 “권력자들의 버티기 전략과 시간 끌기 전략을 검찰이 정식으로 인정해 준 후안무치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찰은) 대장동 사건에는 그토록 격렬하게 저항하더니,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회 폭력 사건에는 왜 이렇게 조용한가”라며 “법리와 원칙은 상대를 가려가며 적용하는 것인지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대여공세 수위 높이는 박형준, “민주당, 사법부 잡아먹으려 검은 혀 드러내”

    대여공세 수위 높이는 박형준, “민주당, 사법부 잡아먹으려 검은 혀 드러내”

    내년 지방선거 3선도전을 공식화한 국민의힘 박형준부산시장이 연일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의 대표적 신사로 불리는 박시장이 다가오는 지선을 앞두고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4일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87년 체제가 4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로의 오르막길이 아니라 천박한 민주주의로의 내리막길로 페달을 밟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천박한 민주주의는 권력을 잡은 자들이 다수의 이름으로 제멋대로 하는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며 “완장 민주주의, 선동 민주주의, 위선 민주주의 등 가짜 민주주의를 등에 업었다”고 강조했다.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폭주하고 있다는 국민의힘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국회는 이미 무너졌다. 다수의 폭력이 일상화됐다”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더불어민주당을 직접적으로 겨냥해서는 “사법부를 잡아먹기 위해 검은 혀를 드러내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어 “선동 민주주의는 왜곡과 침소봉대, 가짜 뉴스든 관계없이 이용한다”면서 “대법원장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 퇴진을 압박하다가 거짓말이 드러나자 본인이 직접 수사를 받고 혐의를 벗으라는 아이들 보기도 부끄러운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그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관세협상을 거론하며 “이 정권만은 어제 얘기와 오늘 얘기가 달라도 낯빛 하나 변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의의 타락한 형태가 위선이다.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탈을 쓴 독재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선거에서 다수를 얻었으면 제멋대로 해도 된다는 다수의 폭력이 올바른 민주주의일 수는 없다”면서 앞서 언급한 ‘천박한 민주주의’를 재차 언급했다. 그는 “절제와 관용,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잃는다면 이미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지금 안녕하지 않다”라고 끝을 맺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강경한 대여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 시장은 지난 18일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법부를 통제권 안에 두기 위해 정치공작적인 모습으로 접근하면 큰코 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17일에는 정부의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방침을 비판하며 “밥상은 못차리겠으니 떡이나 하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시장이 이날 또 SNS를 통해 비판 목소리를 이어가는 것은 대통령 탄핵, 정권 교체에 이은 3대 특검 수사, 해수부 이전 등 영향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부산 민심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반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설] 野 송언석 원내대표,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당 쇄신하길

    [사설] 野 송언석 원내대표,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당 쇄신하길

    국민의힘이 새 원내대표에 3선 송언석(62·경북 김천) 의원을 선출했다. 송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비교적 옅다는 평가를 받지만, 범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친윤계 등 구(舊) 주류와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원내내표는 대선 참패 이후 내홍을 수습하고 대여 투쟁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지금 땅에 떨어져 있다. 한국갤럽이 10~12일 실시한 정기조사에서의 지지율은 21%였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24%)보다 더 낮다. 내란·김건희·채해병 등 3대 특검법 시행에 따른 수사가 본격화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물론 국민의힘에도 수사의 태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진상규명,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등 ‘5대 개혁과제’를 제시해 놓고 있다. 국민의힘이 변화와 쇄신으로 가느냐 구태와 기득권 세력의 연장으로 가느냐에 따라 가까이는 내년 지방선거 승패, 멀리는 당의 명운이 갈라진다. 지리멸렬한 지금 모습으로는 정당해산론이 나온들 지켜주고 싶은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야당 역할로 국민 신뢰를 쌓아 가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가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기업규제 철폐, 민간주도 성장 법안 등을 거대여당과 적극 조율할 책무가 있다. 당장 20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실질적인 민생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게 힘을 모아 줘야 한다. 107석으로 190석에 육박하는 범여권에 맞서 견제 역할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일 것이다. 그럴수록 국민의힘의 선택지는 더 분명해진다. 정부와 여당의 실정과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세력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가길 바란다. 환골탈태로 수권 야당의 면모를 보여야 기대를 접었던 국민이 다시 돌아봐 줄 것이다.
  • [사설] 첫 야당 단독 의장 선출… 반쪽국회로 협치 깰 건가

    [사설] 첫 야당 단독 의장 선출… 반쪽국회로 협치 깰 건가

    22대 국회가 어제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첫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출신 우원식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집권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국회가 개원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192석의 거대야당이 협의에 의한 국회운영이라는 국회법 정신을 저버리고 힘의 과시로 새 국회의 문을 열게 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4년 전인 21대 국회 때는 원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 대치 속에 180석 ‘거대여당’ 민주당이 임기 시작 47일 만인 7월 16일 개원을 강행했다. 여야 간 원구성 협상에 극적인 타결이 없는 경우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국회 본회의도 다음주 중 민주당 단독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우원식 신임 의장은 여야 원내지도부에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구성을 마쳐야 한다”며 “남은 기간 밤을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 7일 자정까지 상임위원 선임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여야는 법제사법위·운영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3개 상임위 위원장직을 놓고 양보 없는 대치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법상 원구성 시한인 7일까지 합의가 되지 않으면 표결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18개 상임위를 독식할 수 있다는 압박도 하고 있다. 법제사법위는 제2당이,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 왔던 관례를 바탕으로 여야 간 타협점을 찾아낼 수 있도록 우 의장이 정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우 의장이 입법부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중립의무를 무시하고 협상시한까지 못박으며 민주당의 수적 논리에 치우친 상임위 구성을 밀어붙인다면 의장 선출에 대한 보은용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이 우선 처리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는 ‘채 상병 특검법’을 비롯한 각종 특검법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특별법 등 쟁점 법안들을 둘러싸고도 똑같은 갈등이 되풀이될 것이다. 22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여야가 한발짝씩 물러서 의회주의 정신을 살려 나가기 위한 절제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과거 18대 국회 때는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88일이 소요된 원구성 협상을 거쳐 국회를 개원한 일도 있다. 합의와 타협의 전통을 무시하고 다수의 힘으로만 밀어붙인다면 의회주의는 실종되고 ‘의회독재’가 지배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1당독식 시의회는 단체장 하위조직… 관변단체 1조 지원 감사 한 번도 못해”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1당독식 시의회는 단체장 하위조직… 관변단체 1조 지원 감사 한 번도 못해”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6·1 지방선거는 2018년 6·13 지방선거를 뒤집은 데칼코마니다. 광역단체장 12곳을 차지하며 환호작약하는 국민의힘은 4년 전 그야말로 죽을 쒔다. 텃밭인 대구·경북 2곳만 건지며 ‘지역당’으로 전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땠나. 지금이야 선거 참패 책임을 놓고 집안 싸움에 여념이 없지만 4년 전 그들은 광역단체장 14곳을 휩쓸며 기세가 등등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역시 말아먹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독식했다.‘정당지사’ 새옹지마를 얘기하자는 게 아니다. 시나브로 지방자치의 도드라진 특질이 돼 버린 1당 지배체제의 그늘을 한 번은 짚어 보자는 얘기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선 시장은 국민의힘,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는 교차투표 양상이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긴 했으나 대체로 ‘묶음투표’의 경향은 여전했다. 이처럼 단체장과 의회를 한 정당이 독식하는 게 과연 지방자치에, 그리고 지역 주민들에게 바람직한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10대 서울시의회 김소양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물었다. 110개 의석 중 102석을 여당인 민주당이 차지한 1당 지배 의회에서 그는 같은 당 동료 5명과 함께 4년을 보냈다. 무력했지만 절실했기에 결코 무기력하진 않았던 시간이다.-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난 6·1 지방선거에 대한 소회가 남다르겠다. “10년 넘도록 지방권력을 독점한 채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으로 일관한 민주당을 정말 오랜만에 심판한 선거가 아닌가 생각한다.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데, 다만 이전 선거와 달리 단체장은 여당, 의원은 야당을 찍는 교차투표가 제법 많이 이뤄진 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지방자치 차원에선 바람직한 일인데 국민의힘으로선 긴장할 일이기도 하다. 서울만 해도 인물에서 앞선 오세훈 시장에게 표를 주면서도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를 찍은 경우가 적지 않다. 당선됐어도 간신히 이긴 곳이 적지 않다. 민심은 여전히 지난 대선 때의 0.7% 포인트 차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다. 민심이 민주당을 떠난 건 맞지만 국민의힘으로 온 건 아니다.” -지난 4년 서울시의회는 110개 의석 중 102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야당 의원으로서 많이 힘들었겠다. “개원 때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6명이었다.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고 11개 상임위도 다 채우지 못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1명도 못 들어간 상임위가 5개나 됐다. 사실 상임위에 들어갔어도 여당 11명 대 야당 1명이니 그 어떤 견제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예산결산위만 해도 전체 31명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2명 들어가긴 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계수조정소위엔 얼씬도 못했다. 쪽지예산을 어떻게 나눠 먹는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당선된 첫해만 해도 초선으로서 최소한 속기록에라도 남겨 보자며 호기롭게 반대 토론도 하고 추궁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몸짓조차 거대여당 앞에서 무력했다. 4년 내내 예산안 두드릴 때 책상 치고 나가는 게 일이었다. 솔직히 4년 동안 너무도 많이 무력감을 느꼈다. 비리가 있어도 이를 밝혀낼 구조가 아니었던 것이다.” -지난해 4·7 보궐선거로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 체제가 들어선 뒤론 의정 환경이 달라졌나. “아니다. 졸지에 소수여당이 되니까 더 힘들더라.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오 시장 정책에 죄다 제동을 걸었다. 예산을 전액 삭감한 사업도 즐비하고. 특히 오 시장이 ‘서울 바로 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전임 박원순 시장 때의 문제사업들을 정상화하려 하자 굉장한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자기들도 박 전 시장 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놓곤 오 시장이 손을 대려 하자 결사저항하더라.” -시장과 시의원은 어떤 관계인가. “공천 등으로 인해 의회가 단체장의 하위조직으로 변질됐다. 일례로 은평구의회 같은 경우 세월호와 관련한 조례들을 계속 만들었다. 은평구가 세월호와 무슨 상관인가. 오직 세월호에 관심 많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그곳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의 다단계 하청업체가 된 꼴이다. 다음 11대 의회도 오 시장 사업에 무조건 찬성표만 던진다면 4년 뒤 박원순 체제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오 시장이 서울 바로 세우기를 주창하고 있다. 서울이 많이 기울어졌나. “박 전 시장이 임기 10년 동안 중간지원조직이라는 걸 굉장히 많이 만들었다. 일례로 서울시에 마을종합지원센터라는 게 있고 또 자치구마다 소위 마을자치센터라는 것들이 있다. 각 구청과 주민센터를 통해 집행하면 될 사업들을 죄다 이런 센터 같은 데에다 위탁했다.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특정 시민단체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또 이들 센터의 하부조직들을 만들어 용역이나 일부 사업을 맡기고 하는 식이다. 구청마다 노동자종합지원센터, 사회적기업 종합지원센터, 청년무중력지대 등등 열거하기도 어렵다. 참여한 관변단체만 3000곳이 넘는다고 한다. 마을공동체사업이니, 무슨 동호회사업이니, 쓰레기줍기사업이니 하는 이름으로 2~3명이 사업계획서를 내면 200만원이고 300만원이고 나눠 주는 식이었다. 그야말로 다단계 ATM(현금출납기)이 따로 없다. 박 전 시장 체제에서 이런 지원조직에 들어간 예산이 1조원 가까이 된다. 그 돈의 80%가 인건비다. 시민세금이 줄줄 새나간 건데 민주당이 독점한 시의회에선 단 한 번도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으니 오 시장으로선 시정을 펴기가 한층 수월해졌겠다. “우선 박 전 시장 재임 10년간 잘못돼 있던 것들을 바로잡는 게 급선무다. 지난해 보선을 통해 오 시장이 다시 취임했지만 지난 1년간은 민주당의 시의회와 시민단체 출신 중간간부들의 저항으로 인해 인사든 조직개편이든 무엇 하나 변변히 하지 못했다. 이번 지방선거로 오세훈 서울시가 첫발을 뗄 환경은 마련된 셈이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초선인데 반해 민주당 의원 36명 중 재선 이상이 19명이다. 이들 대부분 진영 논리가 강한 강성이어서 저항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2030세대의 진입이 눈에 띈다. 선배로서 뭘 당부할 텐가. “2030세대는 경쟁에 너무도 익숙한 세대다. 내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너무나 잘 안다. 정치에 입문한 친구들도 내가 다음 공천을 받으려면 당협위원장이나 국회의원을 위해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부터 하는 것 같더라. 그런데 정치는 회사생활이 아니다. 공천 경쟁에 매몰되면 금세 한계에 다다른다. 무슨 정치를 하고 싶은지부터 정립해야 한다.” 인터뷰 말미 김 의원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을 이어 갔다. 청년정치, 여성정치를 위한 당에 대한 당부였다. “선거 때면 각 당이 구색 갖추기 식으로 청년들을 끌어다 쓰는데 정작 청년 정치인을 어떻게 양성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전혀 없다. 우리 청년당의 모델인 영국 보수당의 경우 청년들은 대부분 지방의회를 거쳐 중앙정치로 진출한다. 반면 우리는 이런 양성과정이 없다. 특히 지방의원은 속된 말로 지역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사노비나 다름없는 게 현실이다. 공천 기준이라는 것도 이들의 의정 역량을 보는 게 아니라 내 총선에 도움이 되느냐부터 따진다. 당협위원장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에게 공천 권한을 부여한 시스템이 문제다. 청년 정치인이 지역에서 정치역량을 익히고, 이들의 역량을 기준으로 중앙당이 발탁하는 공천 개혁이 절실하다.” “50대 남성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정당이다 보니 저처럼 아이 키우는 30~40대 엄마가 설 자리가 없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정치무대에서도 여성은 능력으로만 올라갈 수 없는 구조다. 남성들은 필요 없는 독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독하지 않으면 못 한다. 아이 버리고, 남편 버려야 정치한다. 이번 지방선거만 봐도 586명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여성은 7명뿐이다. 다 독한 사람들이다. 왜 여자는 독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나 하는 생각이 절로 솟구친다. 여성도 자기희생 없이 정치할 수 있는 구조가 됐으면 싶다.” ■김소양 의원은 “왜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잠시 걸음을 멈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초선 4년을 보냈으니 당연히 재선에 도전하는 식의 끌려 가는 정치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이다. 중앙정치로 무대를 옮기려는 도움닫기 아닌가 하는 짐작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5년 뒤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오세훈 시장에 대한 촌평. “지난해 서울시장에 복귀했을 때 전보다 많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TBS 민영화를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걸 보면 사람은 안 바뀌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싸울 땐 싸워야 하는데…(웃음).” 2001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사무처에 들어가 정치 실무를 익힌 워킹맘 정치인이다. 당 정책위 전문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 행정자치부 장관 정책보좌관,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하다 2018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후신인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1번으로 서울시의원이 됐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메시지특보를 맡았다. 78년. 서울.
  •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박원순 서울시’ 10년의 그늘 털어내는 게 시급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박원순 서울시’ 10년의 그늘 털어내는 게 시급

     6·1지방선거는 2018년 6·13지방선거를 뒤집은 데칼코마니다. 광역단체장 12곳을 차지하며 환호작약하는 국민의힘은 4년 전 그야말로 죽을 쒔다. 텃밭인 대구·경북 2곳만 건지며 ‘지역당’으로 전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땠나. 지금이야 선거 참패 책임을 놓고 집안 싸움에 여념이 없지만 4년 전 그들은 광역단체장 14곳을 휩쓸며 기세가 등등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역시 말아먹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독식했다.  정당지사 새옹지마를 얘기하자는 게 아니다. 시나브로 지방자치의 도드라진 특질이 돼 버린 1당 지배체제의 그늘을 한번은 짚어보자는 얘기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선 시장은 국민의힘,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는 교차투표 양상이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긴 했으나 대체로 ‘묶음투표’의 경향은 여전했다. 이처럼 단체장과 의회를 한 정당이 독식하는 게 과연 지방자치에, 그리고 지역민들에게 바람직한가. 지방자치의 주인공은 정당인가, 주민인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10대 서울시의회 김소양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물었다. 110개 의석 중 102석을 여당인 민주당이 차지한 1당 지배 의회에서 그는 같은 당 동료 5명과 함께 4년을 보냈다. 무력했지만 절실했기에 결코 무기력하진 않았던 시간이다.    -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난 6·1지방선거에 대한 소회가 남다르겠다.  “10년 넘도록 지방권력을 독점한 채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으로 일관한 민주당을 정말 오랜만에 심판한 선거가 아닌가 생각한다.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데, 다만 이전 선거와 달리 단체장은 여당, 의원은 야당을 찍는 교차투표가 제법 많이 이뤄진 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지방자치 차원에선 바람직한 일인데, 국민의힘으로선 긴장할 일이기도 하다. 서울만 해도 인물에서 앞선 오세훈 시장에게 표를 주면서도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를 찍은 경우가 적지 않다. 당선됐어도 간신히 이긴 곳이 적지 않다. 시민들이 아직 국민의힘에게 마음을 줄 생각이 그다지 없다고 보인다. 민심은 여전히 지난 대선 때의 0.7% 포인트차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다. 민심이 민주당을 떠난 건 맞지만 국민의힘으로 간 건 아니다.”  - 지난 4년 서울시의회는 110개 의석 중 102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야당의원으로서 많이 힘들었겠다.  “개원 때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6명이었다.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고 11개 상임위도 다 채우지 못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1명도 못 들어간 상임위가 5개나 됐다. 사실 상임위에 들어갔어도 여당 11명 대 야당 1명이니 그 어떤 견제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예산결산위만 해도 전체 31명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2명 들어가긴 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계수조정소위엔 얼씬도 못했다. 쪽지예산을 어떻게 나눠먹는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당선된 첫해만 해도 초선으로서 최소한 속기록에라도 남겨보자며 호기롭게 반대 토론도 하고 추궁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몸짓조차 거대여당 앞에서 무력했다. 4년 내내 예산안 두드릴 때 책상 치고 나가는 게 일이었다. 솔직히 4년 동안 너무도 무력감을 느꼈다. 그나마 언론의 도움을 받았는데, 사실 서울시와 시의회가 몽땅 박원순 체제였으니 언론도 문제를 파헤치는데 어려움이 컸다. 비리가 있어도 이를 밝혀낼 구조가 아니었던 것이다.”  - 작년 4·7보궐선거로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 체제가 들어선 뒤론 의정 환경이 달라졌나.  “아니다. 졸지에 소수여당이 되니까 더 힘들더라.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오 시장 정책에 죄다 제동을 걸었다. 예산을 전액 삭감한 사업도 즐비하고. 특히 오 시장이 ‘서울 바로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전임 박원순 시장 때의 문제사업들을 정상화하려 하자 굉장한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자기들도 박 시장 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놓곤 오 시장이 손을 대려하자 결사저항하더라.”  - 시장과 시의원은 어떤 관계인가.  “공천 등으로 인해 의회가 단체장의 하위조직으로 변질됐다. 일례로 은평구의회 같은 경우 세월호와 관련한 조례들을 계속 만들었다. 은평구가 세월호와 무슨 상관인가. 오직 세월호에 관심 많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그곳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의 다단계 하청업체가 된 꼴이다. 다음 11대 의회도 오 시장 사업에 무조건 찬성표만 던진다면 4년 뒤 박원순 체제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 오 시장이 서울 바로세우기를 주창하고 있다. 서울이 많이 기울어졌나.  “박원순 시장이 임기 10년 동안 중간지원조직이라는 걸 굉장히 많이 만들었다. 일례로 서울시에 마을종합지원센터라는 게 있고 또 각 자치구마다 소위 마을자치센터라는 것들이 있다. 각 구청과 주민센터를 통해 집행하면 될 사업들을 죄다 이런 센터 같은 데에다 위탁했다. 예산은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데 결과물은 공무원이 직접 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민간공모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이런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특정 시민단체 사람들을 여기에 참여시키고, 또 이들 센터의 하부조직들을 만들어 용역이나 일부 사업을 맡기고 하는 식이다. 각 구청마다 노동자종합지원센터, 사회적기업 종합지원센터, 청년무중력지대 등등 열거하기도 어렵다. 참여한 관변단체만 3000곳이 넘는다고 한다. 마을공동체사업이니, 무슨 동호회사업이니, 쓰레기줍기사업이니, 교육사업이니 하는 이름으로 2~3명이 사업계획서를 내면 200만원이고 300만원이고 나눠주는 식이었다. 그야말로 다단계 ATM(현금출납기)이 따로 없다. 일부 보도가 되기도 했지만 박 시장 체제에서 이런 지원조직에 들어간 예산이 1조원 가까이 된다. 그 돈의 80%가 인건비다. 시민세금이 줄줄 새나간 건데 민주당이 독점한 시의회에선 단 한번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으니 오 시장으로선 시정을 펴기가 한층 수월해졌겠다.  “우선 박원순 시장 10년간 잘못돼 있던 것들을 바로잡는 게 급선무다. 사실 지난해 보선을 통해 오 시장이 다시 취임했지만 지난 1년 간은 민주당의 시의회와 시민단체 출신 중간간부들의 저항으로 인해 인사든 조직개편이든 무엇 하나 변변히 하지 못했다. ‘서울런’ 사업 등 공약도 마찬가지다. 이번 지방선거로 그나마 시의회가 국민의힘 76명, 민주당 36명으로 꾸려지게 됐는데 오세훈 서울시의 첫 발을 뗄 환경은 마련된 셈이다. 다만 민주당 36명 중 재선 이상이 19명인데, 대부분 진영 논리가 강한 강성이어서 저항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9명을 뺀 67명이 의정 경험이 없는 초선이다.”  - 이번 지방선거에선 2030세대의 진입이 눈에 띈다. 선배로서 뭘 당부할텐가.  “2030세대는 경쟁에 너무도 익숙한 세대다. 내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너무나 잘 안다. 정치에 입문한 친구들도 내가 다음 공천을 받으려면 당협위원장이나 국회의원을 위해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부터 하는 것 같더라. 그런데 정치는 회사생활이 아니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고 고과 잘 받고 빨리 성과 내서 좋은 자리로 가고, 이런 식으로 정치를 생각한다면 한계가 빨리 올 거라 생각한다. 무슨 정치를 하고 싶은지부터 정립해야 한다. ”  인터뷰 말미 김 의원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청년정치, 여성정치를 위한 당에 대한 당부였다.  “선거 때면 각 당이 구색 갖추기 식으로 청년들을 끌어다 쓰는데 정작 청년 정치인을 어떻게 양성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전혀 없다. 우리 청년당의 모델인 영국 보수당의 경우 청년들에게 권한을 많이 주는 당이 아니다. 정치를 시작할 땐 일단 지역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걸 원칙으로 갖고 있다. 우리로 치면 지방의회에서 정치를 시작해야 중앙정치로 갈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우리는 속된 말로 지방의원들이 지역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사노비나 다름없는 게 현실이다. 공천 기준이라는 것도 이들의 의정 역량을 보는 게 아니라 내 총선에 도움이 되느냐, 우리 조직에 도움이 되느냐부터 따진다. 당협위원장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에게 공천 권한을 부여한 시스템이 문제다. 청년 정치인이 지역에서 정치역량을 익히고, 이들의 역량을 기준으로 중앙당이 발탁하는 공천 개혁이 절실하다.”  “50대 남성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정당이다보니 저처럼 아이 키우는 30~40대 엄마가 설 자리가 없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정치 역시 여성은 능력으로만 올라갈 수 없는 구조다. 남성들은 필요없는 독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독하지 않으면 못한다. 아이 버리고, 남편 버려야 정치한다. 이번 지방선거만 봐도 586명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여성은 7명 뿐이다. 다 독한 사람들이다. 왜 여자는 독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나 하는 생각이 절로 솟구친다. 여성도 자기 희생 없이 정치할 수 있는 구조가 됐으면 싶다.”◈ 김소양 의원은 “왜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잠시 걸음을 멈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초선 4년을 보냈으니 당연히 재선에 도전하는 식의 끌려가는 정치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이다. ‘중앙정치로 무대를 옮기려는 도움닫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5년 뒤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오 시장에 대한 촌평. “지난해 서울시장에 복귀했을 때 전보다 많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TBS 민영화를 강하게 밀어부치지 못하는 걸 보면 사람은 안 바뀌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싸울 땐 싸워야 하는데…하하.” 2001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사무처에 들어가 정치 실무를 익힌 워킹맘 정치인이다. 당 정책위 전문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 행자부장관 정책보좌관,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하다 2018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후신인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1번으로 서울시의원이 됐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메시지특보를 맡았다. 78년. 서울
  • 무리수로 끝난 ‘국민투표 승부수’?

    무리수로 끝난 ‘국민투표 승부수’?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27일 찬반 국민투표 카드를 돌연 꺼내 들었지만, 현행 국민투표법으로는 실시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검수완박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목전에 둔 상황을 되돌리려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의 여야 원내대표단 협의가 결렬된 직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들에게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당선인 취임 후 국민투표하는 안을 윤 당선인에게 보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장 비서실장은 “비서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당선인에게 ‘국민에게 직접 물어보자’고 제안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6월 지방선거에서 검수완박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구상을 밝히며 “큰 비용도 들지 않고, 국민들께 직접 물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라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메시지를 통해 “재외국민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의 효력이 상실됐다”며 “현행 규정으로는 투표인 명부 작성이 불가능해 국민투표 실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국민투표법은 국내 거소를 신고하지 않은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2016년 1월부터 효력을 잃었고, 현재까지 국회에서 개정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민투표를 실시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국민투표 카드’를 전격 꺼내든 모습은 뒤늦게 중재안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가 역풍을 맞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과 교차된다. 이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응조차 더불어민주당이 강제 종료권을 행사하면 금세 위력을 잃게 돼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거대여당의 단독 처리를 눈뜨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게 된다. 마땅한 대책이 없다면 윤 당선인이 향후 직접 관련 입장을 밝히는 등 ‘참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대변인 브리핑과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입장 발표 등의 형식으로 검수완박 문제에 대해 간접적으로 입장을 밝히며 자신은 거리를 둬 왔다. 일각에선 검수완박 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앞둔 시점에 윤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사설]제왕적 대통령·양당제 폐해 개선 약속 꼭 지켜져야

    [사설]제왕적 대통령·양당제 폐해 개선 약속 꼭 지켜져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두 번째 TV 토론회가 주요 정당 후보 4인이 참여한 가운데 어제 열렸다. 이날 주제는 ‘권력구조 개편’과 ‘남북 관계와 외교 안보 정책’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진행된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4인 4색의 견해가 나왔지만,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당제의 폐해를 개선하자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네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권력분점에 대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더불어 그간 후보들의 TV토론 수준이 형편 없었던 탓에 무용론도 나왔지만, 어제 토론회는 비교적 상당한 수준을 유지했다. 남은 세 번째 TV토론회도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을 주는 효과적인 토론회가 되길 기대한다. 정치개혁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내일이나 모레쯤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입법 제안을 할테니 권력 분산형 새로운 정치체제를 기대해도 된다”면서 국민통합내각을 제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나 다당제 하에서 책임연정을 강조하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구애했다. 이 후보가 이른바 정치교체를 앞세워 필승카드를 제시한 것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은 대통령이 해야 될 일에서만 분권형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동의했고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한다”고 해 큰 틀의 정치개혁에 동의했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권력구조, 개헌 담론이 나오지만 늘 선거 후에는 흐지부지 되기 일쑤로 정치쇼”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심 후보도 “법개정 약속하고 나중에 안하는 경우가 민주당에 있었다”면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민주당 현역의원들의 의지로도 가능하니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윤 후보의 정치쇼라는 비판이나, 심 후보의 진정성 요구 모두 일리가 있다. 거대여당인 민주당은 선거용 꼼수라는 비판이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면,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지금이라도 진정성을 제대로 내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2020년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뒤 위성정당을 출범시킨 민주당이 국민의힘 탓을 하기 보다는 뒤늦게나마 “위성정당은 위헌적이었다”며 국민에 사과하고 법개정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를 앞세워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생각했으나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국정농단이라고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득표도 중요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심판이 내려진 사건에 대해서 어정쩡하게 넘어가려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 윤상현, 이준석에 “尹·安, 상보적…조롱 말고 조력 필요”

    윤상현, 이준석에 “尹·安, 상보적…조롱 말고 조력 필요”

    “단일화 갈구…거대여당 넘을 마지막 키”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지금 필요한 것은 조롱 아닌 조력”이라며 강경 발언 완화를 요구했다. 윤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님이 당 대표로서 대선을 앞두고 당내 화합에 힘쓰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계신 걸 안다”며 “그러나 보름도 안 남은 대선 현 여론조사 추세를 볼 때 정권 교체 대의를 달성하기에는 아직도 불투명하고 2%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목적은 정권 창출에 있고 이 대표님은 국민의힘 대표로서 정권 교체 달성의 가장 막중한 책임자”라며 “그러기 위해 국민의당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를 위한 동반자로서 먼저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 이 대표는 106석 제1야당의 수장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힘 지지층과 윤 후보 지지층의 73%가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며 단일화를 갈구한다”며 “거대여당의 높은 장벽을 국민의힘이 뛰어넘을 마지막 키가 단일화라는 사실을 국민이 절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그들의 타는 듯한 목소리는 이 대표님도 익히 들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응답하는 것이 당의 도리다. 우리 정치인은 모두 국민의 손바닥 위에 있는 손오공뿐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그런 국민의 힘을 각종 선거 등을 통해 절절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당명까지 국민의힘으로 바꿨다”며 “국민 무서운줄 아는 국민의힘 초당 당대표가 이준석 대표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은 국민의힘이 지금의 마지막 고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보고 최후의 표를 결정할 것”이라며 “재외국민 투표는 이미 오늘부터 시작했다. 대선 일정은 속절없이 흘러갈 것이고 대선 결과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무한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가 만들 공정한 대한민국과 안철수 후보가 만들고 싶어하는 과학경제강국은 결코 중첩되는 목표가 아니라 함께 필요한 상보적 비전”이라며 “정권 교체를 위해 우리 당이 국민에게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의 조력을 요청한다”고 했다.
  • [노태우 별세] 노태우 전 대통령이 걸어온 길

    [노태우 별세] 노태우 전 대통령이 걸어온 길

     ●육사에서 전두환과 운명적 조우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32년 12월 4일 경북 달성군(현재 대구)에서 부친 노병수씨와 모친 김태향씨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모가 결혼한지 8년 만에 태어나 귀여움을 한몸에 받으며 성장했다. 부친이 일제시대 면서기로 일한 덕에 여유있는 생활을 누렸지만, 노 전 대통령이 7살 되던 해 부친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가세가 기울어 어렵게 살았다.  대구공업중학교(대구공고) 항공과에 입학한 그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말라리아에 걸려 생사를 오가는 투병 생활을 거치며 의사의 꿈을 갖게 되고, 경북중학교 4학년(학제 개편 이후 경북고 1학년)으로 편입한다. 편입한 해에는 중간 정도의 성적을 받았지만 5학년부터는 상위권을 유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6학년 때 6·25 전쟁이 발발하자 학도병으로 헌병학교에 지원해 군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된다. 헌병학교 9기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헌병으로 근무한 1년 동안 2등 중사(현재의 상병)까지 진급한다.  이후 육군사관학교 11기로 입교한다. 이곳에서 그는 대구공고 1년 선배인 전두환 전 대통령과 운명적인 조우를 하게 된다. 두 사람은 생도 시절 방을 같이 쓰면서 단순한 육사 동기를 넘어서는 관계를 맺게 된다. 육사 졸업 4년 뒤 육사 동기인 김복동의 동생 김옥숙과 결혼한다. 월남 파병을 다녀오고 제9공수여단장, 제9보병사단장 등 요직을 거쳤다. 참모총장 수석보좌관,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 보안사령관 등 보직을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넘겨받는 등 그의 뒤를 따랐다. 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12·12 쿠데타’로 이어진다.   ●12·12 쿠데타와 5·18  노 전 대통령이 속한 육사 11기가 중심이 된 육군의 사조직 ‘하나회’는 박정희 대통령의 친위 세력으로 성장했다. 국가보안사령부, 수도경비사령부 등 수도권 지역에서 세력을 성장하던 하나회는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때 전 전 대통령과 함께 핵심 세력으로 꼽히는 사람이 바로 노 전 대통령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9사단에서 29연대, 30연대를 강제로 출동시키는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은 1979년 12월 12일, 당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을 ‘김재규 내란 방조죄’라는 죄목으로 체포해 청와대를 포위하고 국방부부터 차례대로 장악했다. 이 사건으로 9사단장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군부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 이때를 기점으로 전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사실상 ‘친구’에서 ‘군신’으로 바뀌게 된다.  두 전직 대통령은 다음해 5월 17일 비상계엄확대조치를 단행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이로써 권력을 완전히 장악, 본격적인 정치 무대에 뛰어든다.  ‘12·12 쿠데타’는 노태우 정권까지 정당화 됐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이 들어서 과거 청산 움직임과 함께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으로 규정된다. 이후 5·18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노 전 대통령은 법정에 서게 됐다. 1997년 재판부는 “12·12는 명백한 군사반란이며 5·17과 5·18은 내란 또는 내란목적 살인행위였다”고 판결했다.   ●5공화국의 2인자  노 전 대통령은 늘 두번째였다. 정치군인의 길을 걸었던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육사 동기들의 반감을 다스리는 것을 비롯해 전 전 대통령 주변에서 도움을 줬다. 5공화국에서 주요 요직을 맡았지만 전 전 대통령의 2인자일 뿐이었다.  1980년 8월 27일 전 전 대통령이 제11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국군 보안사령관직을 1년간 맡다가 이듬해 7월 육군 대장으로 예편했다. 군에서 예편한 직후 외교안보 담당 정무 제2장관에 임명됐고 올림픽을 서울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1982년에는 남북 고위회담 수석대표를 맡았고 이어 초대 체육부장관과 제41대 내무부장관을 지냈다. 5공화국의 가장 큰 역점 사업이었던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1985년에는 제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정의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육사 동기인 권익현의 뒤를 이어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을 거쳐 총재를 지냈다. 1987년 6월 10일 민주정의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전 전 대통령의 4·13 호헌조치를 계기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주장하는 민주화 운동이 확산되면서 노 전 대통령은 1인자가 될 기회를 잡는다. 6월 29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과 김대중 사면복권 및 구속자 석방 등 8개항의 시국수습방안인 ‘6·29선언’을 발표한다. 이에 강성 군부세력과 구별되는 온건 군부세력의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다.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 36%의 득표율로 1971년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직선제로 선출된다.   ●6공화국과 북방정책  1988년 2월 출범한 노태우 정부의 앞길은 말 그대로 가시밭길이었다.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민족자존, 민주화합, 균형발전, 통일번영을 4대 국정기조로 내걸었지만 정권의 탄생 배경과 인적구성으로 볼 때 이러한 정책들을 실천하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따랐다. ‘6공화국’이 아닌 ‘5.5공화국’이란 평가도 나왔다.  1988년 4월, 민주화 이후 첫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다. 노태우 정부의 순탄찮은 운명을 암시하는 전주곡이었다. 재야인사들에 대한 복권과 해금을 단행하지만, 평민·민주·공화 야3당이 청문회를 통해 5공화국의 비리를 파헤치면서 핵심인사들에 대한 처벌이 이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해 11월 과오를 사과하고 백담사로 유배를 떠나야 했다.  노태우 정부가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된 것은 1989년 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과 현대중공업 파업 등을 통해 형성된 공안정국을 통해서다. 1990년에는 대통령 선언 형식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동시에 ‘1노 3김’의 분할체제를 청산하는 정계개편을 추진하기 시작한다. 민정·민주·공화 3당은 1990년 1월 22일 ‘내각제 개헌’을 조건으로 합당을 선언한다. 1992년 14대 총선으로 민자·민주·국민의 3당구조가 출현하기까지 의회는 214석의 거대여당이 주도하는 사실상의 일방적 독주체제가 2년 남짓 이어진다.  노태우 정부는 근본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절차적 측면의 민주주의가 상대적으로 신장된 시기였다. 5공에 비해 입법·사법부의 자율성이 강화됐고 30년만에 지방자치제가 부활됐다. 노동·시민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국민들의 요구가 활성화된 시기이기도 했다. 정치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저달러·저유가·저금리의 ‘3저호황’이란 우호적 대외환경 덕분에 상당한 수준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기도 했다.  남북관계도 진전이 있었다. 그 시작은 1988년 발표된 7·7선언이었다. 6공화국 대외정책의 핵심인 ‘북방정책’의 기본지침이었던 선언을 바탕으로 중국·소련 등 사회주의권과 관개개선이 이뤄진다. 경제력과 군사·외교적인 측면에서 북한에 대한 우위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회주의권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북한과도 대화창구도 복원, 1991년 9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12월 ‘남북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채택하기에 이른다.   ●비자금 투옥과 그 이후  1992년 대선을 통해 김영삼 정부에 성공적으로 정권을 승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0월 박계동 당시 민주당 의원의 폭로로 불거진 비자금 사건으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는다. 10월 27일 연희동 자택에서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한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통해 4500억여원의 비자금 조성해 13·14대 총선자금, 부동산 위장 매입, 민정·민자당 지원 등에 사용하고 잔금 1940억원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구속기소된다.  ‘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전직 대통령의 개인비리 차원을 넘어서 정치권력과 재벌이 합작해 정치와 경제를 밀실에서 주무른 정경유착의 표본으로 평가받는다. 30대 재벌총수 대부분이 관련돼 재판을 받았고, 노 전 대통령은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돼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원을 선고받고 1997년말 국민의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면·복권된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전임자였던 전두환 대통령과 달리 외부활동을 삼간채 자택에 칩거하며 사실상의 ‘은둔’ 생활에 들어간다. 10년 넘게 권부의 1·2인자 자리를 지켰던 그로선 치욕적이고 불우한 말년이었다.
  • “규제입법 몰려온다”… 정기국회 앞두고 바빠지는 재계

    “규제입법 몰려온다”… 정기국회 앞두고 바빠지는 재계

    주요 법안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정기국회 시즌이 다가오며 규제 입법을 막기 위한 재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재계가 반대했던 주요 법안들이 처리되는 모습을 또다시 반복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거대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이 최근 공동으로 여당이 발의한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4법’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국민연금법·국가재정법·조달사업법·공공기관운영법 일부 개정안으로, 연기금 투자나 공공조달 사업자 평가에 기업에 대한 ESG 평가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 ESG가 강화되는데 따라 관련 조항을 강화·신설한다는 취지이지만, 기업들은 사실상의 규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개정안 취지대로라면 자본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기업에 ESG를 강화하도록 할 수 있는데, ESG와 관련한 국제 기준도 없는 상황에서는 자의적인 판단으로 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날 전경련은 국회 계류중인 ESG 관련 97개 법안의 224개 조항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으며 규제 처벌 조항이 전체의 80.3%로, 지원 조항의 11배나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기국회를 한 달 앞둔 시점에 나온 이들 법안이 정부와의 교감 속에 발의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재계 관계자는 “ESG4법은 여권 유력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가 발의한 법안이기 때문에 정기국회 때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여당에선 대형마트에 대해 적용되고 있는 영업일 제한 규정을 복합쇼핑몰까지 확대적용하는 법안(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내놓아 유통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자사 뉴스룸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유통 규제의 시작”이라며 정부 규제를 비판한 바 있는데, 업계에서는 국회가 법안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기업이 이례적으로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재계는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하한선을 2018년 대비 26.3%에서 35%로 크게 올린 ‘탄소중립기본법’이 전격 통과되며 또 하나의 큰 규제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보성향인 범여권 의석수가 180석이 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런 법안들이 얼마든지 통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사설] 文정부 마지막 정기국회, 민생·상생 정치 복원하라

    문재인 정부 마지막 정기국회가 어제 100일 일정으로 막이 올랐다. 여야가 아직 구체적 일정에 합의하지 않은 상태지만 전례에 비춰 교섭단체별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10월 초 국정감사 등이 열릴 예정이다. 국회는 그제 공석이었던 야당 몫 부의장과 야당 몫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21대 개원 13개월 만에 의장단구성을 완료하는 등 외형적인 국회 정상화에 나섰지만 이번 정기국회는 벌써부터 전운이 감돈다. 우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사상 최대 규모의 604조원 ‘슈퍼예산’을 둘러싸고 진통이 예상된다. 여당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확장적 재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선거용 퍼주기 예산을 걸러 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부 예산안에 대한 꼼꼼한 심사는 국회의 기본적인 임무지만 정쟁이 아닌 국민과 민생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예산안 심사에 못지않게 이번 국회에서 재정준칙의 법제화 등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당장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가 뜨거운 쟁점이다. 여야는 8인 협의체를 통해 오는 27일 국회 상정에 합의했지만 속도조절에 나선 민주당이 냉각기를 거쳐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이를 ‘거대여당의 독주’로 규정하고 독소조항을 모두 삭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회 기능 자체가 마비되는 구태가 재현돼선 안 될 일이다. 국정감사 역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리당략에 따른 네거티브 이전투구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문재인 정부 실정론을 부각하려는 야당과 정권 재창출 기반을 구축하려는 민주당 간에 치열한 싸움이 불가피하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압도적 수적 우위를 점한 여당의 일방독주가 재연돼선 안 된다. 여당 주장대로 합당한 논리와 근거가 있더라도 절차적 민주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법안의 정당성 자체를 훼손하게 된다. 첨예한 쟁점이 있더라도 시급한 민생 법안은 한발씩 양보하는 타협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생을 볼모로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정당은 내년 대선에서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여야 모두 협치를 강조해 왔지만 여태까지 실천하지 못했다. 여당은 강성 지지층에 영합하지 말고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입법 활동에 나서길 당부한다. 국민의힘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 대신 대안 있는 비판으로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 줘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는 ‘국민 혈세만 축냈다’는 오명을 듣지 않도록 민생 최우선 원칙을 실천하는, 상생의 장이 돼야 한다.
  • 17·18·19·21대 국회의원 한자리에…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정의당 장혜영 지난해 6월 발의…심사는 없어민주당 이상민 6월 발의 예정…“노력하겠다”권영길, 최순영, 김재연 전 의원도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제정을 꿈꿨던 전·현직 의원들이 31일 국회에서 모여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지난해 6월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대한민국이 꾸는 꿈”이라며 “지난 1년은 이미 지나가 버렸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새로운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후 소위로 넘어간 차별금지법은 아직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주최한 기자회견에는 17·18·19대에서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던 의원들과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준비하는 의원들이 함께했다. 차별금지법(평등법)을 준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사실 민주당 내에서도 법안 동참이 그리 녹록지 않다”면서도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6월 중에 법안을 발의해 장혜영 의원안과 함께 법사위 심의가 추동력을 발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도 “21대 국회에선 달라져야 한다”며 “국민 10명 중 9명이 법 제정에 동의하고, 가장 논란이 되는 성적 지향도 대부분 동의한다. 젊은 층은 오히려 아직도 이 법이 없다는 걸 놀라워한다”고 했다. 전직 국회의원들도 차별금지법을 촉구했다. 18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전 대표는 “먼저 고 변희수 하사의 안식을 다시 한 번 빈다”며 “그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었다. 국회는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권 전 대표는 “17대 노회찬, 18대 권영길 이름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지만 이루질 못해서, 지금 이 자리에서 촉구하고 있다”며 “정치적 상황이 바뀌었다는데도 되지 않고 있다. 모든 의원들이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대여당인 민주당을 향해 경고도 했다. 17대 국회에서 고 노회찬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에 동참한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그때 민주노동당은 소수정당이었지만, 지금 민주당은 과반수 정당이다. 그런데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나서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19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17대 때부터 발의됐던 법이 21대에서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무능하다 못해 국민을 배신하는 정치”라고 했다. 한편, 지난 24일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린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은 이날 낮 5만 6000명을 돌파했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이내 10만명 이상 동의하면 관련 청원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은 장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이 의원이 발의할 법안 등과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상민 “성역·맹종 문제…문 대통령, 조국 전 장관은 높다란 성벽”

    이상민 “성역·맹종 문제…문 대통령, 조국 전 장관은 높다란 성벽”

    ‘일색’인 거대여당에서 ‘다양성’ 외치는 5선 중진평등법 발의시기 3번 미뤄…20여명 동의 확보민주당 문제점으로 ‘일색’과 ‘성역·맹종’ 지적“문자폭탄 관행 바꾸지 못하면 민심은 떠날 것”“5선이니까요.” 평등법(차별금지법)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5선 비주류이다. 친문(친문재인) 주류의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며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를 바라는 ‘값싼’ 비주류가 아니다. ‘일색’이 되어 가는 거대 여당에서 다양성을 외치는 몇 안 되는 ‘값진’ 중진이다. 이 의원은 5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종교계 인사들이나 5선이 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로부터 ‘왜 굳이 5선이 욕을 먹으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느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5선이니까 해야 한다”고 답한다고 했다. 지역과 종교계 등의 반대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초·재선들에게 맡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평등법 발의 시점을 3번 미뤘다. 당초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발의하려고 했지만, 종교계의 반발이 있었고, 4·7 재보궐 선거와 5·2 전당대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막바지 정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20여 의원들이 동의해 발의 조건(10명 이상)은 확보한 상태다. 그는 평등법과 관련, “부당한 차별이 발생하면 국가기관이 중단시키고,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차별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기본계획과 시행계획도 세우도록 해 차별을 줄이기 위한 제도화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외눈’ 발언에 이 의원이 “차별적 언동”이라고 지적한 것도 관성적으로 곳곳에 존재하는 차별적 언어와 풍습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사회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최소한으로 보장할 평등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의원이 다양성 없는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민주당의 문제점을 ‘일색’과 ‘성역·맹종’으로 요약했다. 그는 “민주당은 친문과 비문이 아니라 그냥 일색”이라며 “심하게 말하면 이견이 숨 쉬고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또한 이 의원은 “성역과 맹종도 큰 문제”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이) 알게 모르게 쌓아 올린 높다란 성벽”이라고 했다. “당의 색깔이 일색이 되고, 특정인이 성역화되고, 그를 맹종하면 다른 소리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다른 소리를 대변할 수 없고, 결국 사회로부터 고립됩니다.” 당 일각에서는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중구난방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 의원은 “그러니까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중구난방이 두려우면 민주주의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도 개탄스러운 상황이다. 그는 “문자를 많이 보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문자에 담긴 내용과 표현이 괴롭힘을 줘 소신을 꺾게 하고 입법 활동을 방해하면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내 이견도 존중하지 못하는 정당이 국민과 약자를 존중하고 배려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문자 폭탄 관행을 바꾸지 못하면 민심은 떠나게 돼 있다”고 경고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97세대 원내대표로 당 변화 의지 국민에 알릴 것”

    “97세대 원내대표로 당 변화 의지 국민에 알릴 것”

    민심을 얻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중요탄핵은 돌이킬 수 없는 일… 분열 안 돼당이 변하면 윤석열 입당 등 해결될 것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유의동 후보는 보수정당의 파격적 변화를 위해선 이른바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거대여당과의 원 구성 재협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도 ‘민심을 얻는 것이 먼저’라며 자강과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유 후보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재보궐선거에선 이겼지만 여전히 우리 당이 세대·지역·가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쳐 있다는 오해와 편견들이 많다”며 “더불어민주당조차도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친문(친문재인) 정당’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3선이자, 71년생인 내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변화에 대한 당의 강한 의지를 국민에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여당과의 관계에서 투쟁만을 앞세우는 건 의미가 없다며 투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74석과 101석은 숫자에 불과하다. 여당에 맞서 이길 수 있는 힘은 민심에서 나온다”며 “이번 보선 결과에서 드러났듯 향후 대선 국면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는 의석수가 아닌, 누가 민심의 동아줄을 견고하게 붙잡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유 후보는 윤 전 총장 영입, 무소속 홍준표 의원 복당 등 민감한 사안도 당이 먼저 변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보선 과정에서 국민들과 만났을 때 야권재편, 합당, 복당 등의 문제는 ‘여의도만의 이야기’라는 걸 느꼈다”며 “지금 국민들은 코로나19, 취업, 전·월세 문제로 시름하고 있는데 정치권이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우리 당이 매력적인 정당으로 변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는다면 윤 전 총장의 입당도, 국민의당과의 합당 등도 적절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최근 당 일각에서 탄핵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 유 후보는 “탄핵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이미 존재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며 “내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당이 다시 분열하는 일만큼은 절대적으로 막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당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하고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결국 당이 변화와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쓴소리도 당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정의당 강민진 “거지갑 박주민 어디에 있나”

    정의당 강민진 “거지갑 박주민 어디에 있나”

    최근 월세를 대폭 올려 비판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을 두고 정의당에서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청년 정치인들의 비판이 거세다. 1일 정의당 대표단회의에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님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며 “세상이 주목하지 않아도 기꺼이 진심을 보였던 변호사 박주민, 국민의 신뢰를 얻었던 거지갑 국회의원 박주민은 이제 어디에 있나”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전월세 5% 상한제를 골자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당사자가, 법 통과를 앞두고서는 자신이 소유한 집의 월세를 대폭 올렸다”면서 “누구라도 배신감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더 이상 면피하려고 애쓰지 말아달라”며 “앞에서는 사회정의를 외쳤지만 막상 자신의 말을 삶에서 실천하지 못했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강 대표는 “‘오대수’라는 말을 아십니까. ‘오늘만 대충 수습하자’의 준말”이라며 “민주당의 최근 행태를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그런데 민주당에 대한 무너진 신뢰는 오늘만 대충 수습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로 탄생한 정부, 촛불의 힘으로 만들어진 거대여당의 권력을 무너뜨리고 있는 건 민주당 자신”이라며 “국민들은 민주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변화를 위해 촛불을 들었다. 국민들이 촛불로 무너뜨렸던 세력을 다시 되살리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민주당 스스로임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집값 열통, LH 분통… 與 밉고 野 못 믿겠고”

    “집값 열통, LH 분통… 與 밉고 野 못 믿겠고”

    “2017년 5월 새 대통령이 참모들과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사진을 보면서 처음으로 정치에 설렜어요. 그땐 집값으로 뒤통수 맞을 줄 몰랐죠.”(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30대 남성) “선거 앞두고 LH 사태가 터져 문재인 대통령이 걱정됩니다.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 갈 겁니다.”(마포구에서 만난 80대 남성) 차기 대선의 전초전 격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된다. 서울시민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49석 가운데 41석을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줬다. 그러나 부동산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사태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신문이 23~24일 서울 강남·광진·구로·노원·마포구를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다만 정권 심판의 의지를 보수 야당 후보를 찍어서 표출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하는 시민들도 많았다.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노원구(34.7%, 서울 평균 19.9%)는 지난 총선에서 갑·을·병 모두 여당이 휩쓸었다. 하지만 급상승한 집값만큼이나 민심도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편도 1시간 20분 거리를 매일 통학한다는 대학원생 장모(30)씨는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빨리 돈 모아 서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부동산 폭등으로 이젠 노원에 발붙이고 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재건축 바람으로 술렁이는 상계주공아파트에서 만난 70대 퇴직공무원은 “현 정부 집권 이후 이번 LH 사태를 보고 화가 제일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집값에 코로나19에 서민들은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어느 놈들은 낙하산으로 요직을 꿰차고, LH 놈들은 정보를 빼내 재산 뻥튀기를 했으니 이 정부에 희망이 있겠느냐”면서 야당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야당에 표를 줄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벌써 국민의힘이 용서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포구 마래푸(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2014년 분양가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해 ‘강북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꼽힌다. 마래푸 인근에서 만난 이모(29)씨, 손모(74)씨, 김모(83)씨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여당 후보를 뽑았지만, 지금은 입장이 갈렸다. 공덕래미안에 거주하는 공시생 이씨는 견제 차원에서 야당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그는 “공정함을 내세운 정부에 실망을 많이 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면서 “2주택자인 부모님은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쳐 예년에 비해 세금이 3배(1000만원에서 3000만원)가 늘어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집만 오른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올랐고 실질적으로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세금은 바로 피부로 와닿는다”고 답했다. 마래푸 2단지 로열층에 거주하는 손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이번에는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처음 34평 분양가가 7억원 조금 넘었는데 그게 18억원이 됐다”며 “집 하나만 가지고 있고 실거주용이니 집값이 오르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세금을 올리면서 재난지원금 10만원을 공약하는 여당이 못마땅하다”면서도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지팡이를 손에 쥐고 마래푸 4단지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김씨는 문 대통령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잘해 오고 있다. 다만 부동산값이 안 내려가고 LH 문제까지 터져서 민심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는 가겠다”면서 “그 사람(오세훈 후보)은 한 번 하다가 자기가 그만두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강남은 2017년 대비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3.3㎡당 평균 4397만원에서 7492만원으로 4년 만에 3095만원(70.4%) 뛰었다. 삼성동에서 10년 넘게 부모님과 사는 이모(31)씨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부모님과 주위 어르신들이 ‘빨리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번에도 같은 정당(국민의힘)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부모님은 내가 결혼하고 집을 구할 때를 걱정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금융회사 직원 박모(39)씨는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는 동의하면서도 오 후보는 도저히 찍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 후보가 ‘급식충’(초등학생 무상급식 반대한 것을 표현)이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한테도 광진에서 진 걸 세상이 다 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강남역이 침수됐다. 당시 ‘오세이돈’이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했다. 오 후보가 당협위원장(광진을)을 맡고 있는 광진구도 집값 고민으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자양사거리에서 만난 30대 예비부부는 지금까지 각각 민주당·정의당을 찍어 왔지만 이번엔 매우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예비신부 이모씨는 “맞벌이로 1억원쯤 모으고 ‘영끌’ 대출을 받아도 20년 넘은 아파트 한 채 갖지 못하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처럼 결혼 준비하는 사람치고 머리끝까지 열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예비신랑 남모씨는 “전임 시장 성범죄는 물론이고 정책 실패에 LH 사태까지 민주당을 뽑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지만, 국민의힘을 뽑을 이유도 딱히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거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옛 지역구인 구로구에서도 나왔다. 부동산도 문제지만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것에 대한 실망감을 많이 드러냈다. 구로역 앞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이모(63·여)씨는 “조국 사태 때 마음을 바꾸었다. 반은 독주의 책임, 반은 LH 투기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구로공구상가에서 일하는 한모(58)씨는 “정의, 공정에 반하는 일들이 많아지니까 배신감이 들었다. 솔직히 정부가 밉다”고 말했다. 구로에서 50년을 살며 민주당을 지지한 김모(75·여)씨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이번에는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파트 단지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던 한 주민은 “나는 1주택자이기 때문에 세금과는 관련이 없다”며 “박 후보가 구로에서 오래 일한 만큼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세금폭탄, 공정 무너져 배신감” “그렇다고 野 용서한 건 아냐”

    “세금폭탄, 공정 무너져 배신감” “그렇다고 野 용서한 건 아냐”

    “2017년 5월 새 대통령이 참모들과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사진을 보면서 처음으로 정치에 설어요. 그땐 집값으로 뒤통수 맞을 줄 몰랐죠.”(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30대 남성) “선거 앞두고 LH 사태가 터져 문재인 대통령이 걱정됩니다.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 갈 겁니다.”(마포구에서 만난 80대 남성) 차기 대선의 전초전 격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된다. 서울시민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49석 가운데 41석을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줬다. 그러나 부동산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사태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신문이 23~24일 서울 강남·광진·구로·노원·마포구를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다만 정권 심판의 의지를 보수 야당 후보를 찍어서 표출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노원구(34.7%, 서울 평균 19.9%)는 지난 총선에서 갑·을·병 모두 여당이 휩쓸었다. 하지만 급상승한 집값만큼이나 민심도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편도 1시간 20분 거리를 매일 통학한다는 대학원생 장모(30)씨는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빨리 돈 모아 서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부동산 폭등으로 이젠 노원에 발붙이고 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재건축 바람으로 술렁이는 상계주공아파트에서 만난 70대 퇴직공무원은 “현 정부 집권 이후 이번 LH 사태를 보고 화가 제일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집값에 코로나19에 서민들은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어느 놈들은 낙하산으로 요직을 꿰차고, LH 놈들은 정보를 빼내 재산 뻥튀기를 했으니 이 정부에 희망이 있겠느냐”면서 야당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야당에 표를 줄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벌써 국민의힘이 용서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포구 마래푸(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2014년 분양가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해 ‘강북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꼽힌다. 마래푸 인근에서 만난 이모(29)씨, 손모(74)씨, 김모(83)씨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여당 후보를 뽑았지만, 지금은 입장이 갈렸다. 공덕래미안에 거주하는 공시생 이씨는 견제 차원에서 야당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그는 “공정함을 내세운 정부에 실망을 많이 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면서 “2주택자인 부모님은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쳐 예년에 비해 세금이 3배(1000만원에서 3000만원)가 늘어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집만 오른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올랐고 실질적으로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세금은 바로 피부로 와닿는다”고 답했다. 마래푸 2단지 로열층에 거주하는 손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이번에는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처음 34평 분양가가 7억원 조금 넘었는데 그게 18억원이 됐다”며 “집 하나만 가지고 있고 실거주용이니 집값이 오르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세금을 올리면서 재난지원금 10만원을 공약하는 여당이 못마땅하다”면서도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지팡이를 손에 쥐고 마래푸 4단지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김씨는 문 대통령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잘해 오고 있다. 다만 부동산값이 안 내려가고 LH 문제까지 터져서 민심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는 가겠다”면서 “그 사람(오세훈 후보)은 한 번 하다가 자기가 그만두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강남은 2017년 대비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3.3㎡당 평균 4397만원에서 7492만원으로 4년 만에 3095만원(70.4%) 뛰었다. 삼성동에서 10년 넘게 부모님과 사는 이모(31)씨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부모님과 주위 어르신들이 ‘빨리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번에도 같은 정당(국민의힘)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부모님은 내가 결혼하고 집을 구할 때를 걱정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금융회사 직원 박모(39)씨는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는 동의하면서도 오 후보는 도저히 찍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 후보가 ‘급식충’(초등학생 무상급식 반대한 것을 표현)이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한테도 광진에서 진 걸 세상이 다 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강남역이 침수됐다. 당시 ‘오세이돈’이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했다. 오 후보가 당협위원장(광진을)을 맡고 있는 광진구도 집값 고민으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자양사거리에서 만난 30대 예비부부는 지금까지 각각 민주당·정의당을 찍어 왔지만 이번엔 매우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예비신부 이모씨는 “맞벌이로 1억원쯤 모으고 ‘영끌’ 대출을 받아도 20년 넘은 아파트 한 채 갖지 못하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처럼 결혼 준비하는 사람치고 머리끝까지 열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예비신랑 남모씨는 “전임 시장 성범죄는 물론이고 정책 실패에 LH 사태까지 민주당을 뽑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지만, 국민의힘을 뽑을 이유도 딱히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거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옛 지역구인 구로구에서도 나왔다. 부동산도 문제지만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것에 대한 실망감을 많이 드러냈다. 구로역 앞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이모(63·여)씨는 “조국 사태 때 마음을 바꾸었다. 반은 독주의 책임, 반은 LH 투기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구로공구상가에서 일하는 한모(58)씨는 “정의, 공정에 반하는 일들이 많아지니까 배신감이 들었다. 솔직히 정부가 밉다”고 말했다. 구로에서 50년을 살며 민주당을 지지한 김모(75·여)씨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이번에는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파트 단지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던 한 주민은 “나는 1주택자이기 때문에 세금과는 관련이 없다”며 “박 후보가 구로에서 오래 일한 만큼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르포] “집값 열통, LH 분통…與 밉고 野 못 믿고”

    [르포] “집값 열통, LH 분통…與 밉고 野 못 믿고”

    공정 이슈 실망한 20대 “오세훈 찍겠다”민주당 지지했던 70대 “그래도 박영선”부동산 정책 실패 분노 속 표심은 흔들“2017년 5월 새 대통령이 참모들과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사진을 보면서 처음으로 정치에 설?어요. 그땐 집값으로 뒤통수 맞을 줄 몰랐죠.”(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30대 남성) “선거 앞두고 LH 사태가 터져 문재인 대통령이 걱정됩니다.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 갈 겁니다.”(마포구에서 만난 80대 남성) 차기 대선의 전초전 격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된다. 서울시민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49석 가운데 41석을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줬다. 그러나 부동산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사태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신문이 23~24일 서울 강남·광진·구로·노원·마포구를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분노는 예상보다 컸다. 다만 정권 심판의 의지를 보수 야당 후보를 찍어서 표출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노원구(34.7%, 서울 평균 19.9%)는 지난 총선에서 갑·을·병 모두 여당이 휩쓸었다. 하지만 급상승한 집값만큼이나 민심도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편도 1시간 20분 거리를 매일 통학한다는 대학원생 장모(30)씨는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빨리 돈 모아 서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부동산 폭등으로 이젠 노원에 발붙이고 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재건축 바람으로 술렁이는 상계주공아파트에서 만난 70대 퇴직공무원은 “현 정부 집권 이후 이번 LH 사태를 보고 화가 제일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집값에 코로나19에 서민들은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어느 놈들은 낙하산으로 요직을 꿰차고, LH 놈들은 정보를 빼내 재산 뻥튀기를 했으니 이 정부에 희망이 있겠느냐”면서 야당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야당에 표를 줄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벌써 국민의힘이 용서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마포구 마래푸(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2014년 분양가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해 ‘강북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꼽힌다. 마래푸 인근에서 만난 이모(29)씨, 손모(74)씨, 김모(83)씨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여당 후보를 뽑았지만, 지금은 입장이 갈렸다. 공덕래미안에 거주하는 공시생 이씨는 견제 차원에서 야당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그는 “공정함을 내세운 정부에 실망을 많이 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면서 “2주택자인 부모님은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쳐 예년에 비해 세금이 3배(1000만원에서 3000만원)가 늘어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했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집만 오른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올랐고 실질적으로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세금은 바로 피부로 와닿는다”고 답했다. 마래푸 2단지 로열층에 거주하는 손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이번에는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처음 34평 분양가가 7억원 조금 넘었는데 그게 18억원이 됐다”며 “집 하나만 가지고 있고 실거주용이니 집값이 오르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세금을 올리면서 재난지원금 10만원을 공약하는 여당이 못마땅하다”면서도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지팡이를 손에 쥐고 마래푸 4단지 앞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김씨는 문 대통령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잘해 오고 있다. 다만 부동산값이 안 내려가고 LH 문제까지 터져서 민심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절뚝거리면서라도 투표장에는 가겠다”면서 “그 사람(오세훈 후보)은 한 번 하다가 자기가 그만두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강남은 2017년 대비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3.3㎡당 평균 4397만원에서 7492만원으로 4년 만에 3095만원(70.4%) 뛰었다. 삼성동에서 10년 넘게 부모님과 사는 이모(31)씨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부모님과 주위 어르신들이 ‘빨리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번에도 같은 정당(국민의힘)을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부모님은 내가 결혼하고 집을 구할 때를 걱정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금융회사 직원 박모(39)씨는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는 동의하면서도 오 후보는 도저히 찍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 후보가 ‘급식충’(초등학생 무상급식 반대한 것을 표현)이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한테도 광진에서 진 걸 세상이 다 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강남역이 침수됐다. 당시 ‘오세이돈’이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했다. 오 후보가 당협위원장(광진을)을 맡고 있는 광진구도 집값 고민으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자양사거리에서 만난 30대 예비부부는 지금까지 각각 민주당·정의당을 찍어 왔지만 이번엔 매우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예비신부 이모씨는 “맞벌이로 1억원쯤 모으고 ‘영끌’ 대출을 받아도 20년 넘은 아파트 한 채 갖지 못하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처럼 결혼 준비하는 사람치고 머리끝까지 열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예비신랑 남모씨는 “전임 시장 성범죄는 물론이고 정책 실패에 LH 사태까지 민주당을 뽑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지만, 국민의힘을 뽑을 이유도 딱히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거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옛 지역구인 구로구에서도 나왔다. 부동산도 문제지만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것에 대한 실망감을 많이 드러냈다. 구로역 앞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이모(63·여)씨는 “조국 사태 때 마음을 바꾸었다. 반은 독주의 책임, 반은 LH 투기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구로공구상가에서 일하는 한모(58)씨는 “정의, 공정에 반하는 일들이 많아지니까 배신감이 들었다. 솔직히 정부가 밉다”고 말했다. 구로에서 50년을 살며 민주당을 지지한 김모(75·여)씨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이번에는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파트 단지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던 한 주민은 “나는 1주택자이기 때문에 세금과는 관련이 없다”며 “박 후보가 구로에서 오래 일한 만큼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종철 “정의당 상징은 데스노트 아닌 입법노트”

    김종철 “정의당 상징은 데스노트 아닌 입법노트”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11일 “20대 국회 정의당의 상징이 ‘데스노트’였다면 21대 국회 정의당의 상징은 ‘입법노트’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대표는 이날 대표단 회의에서 “전국민소득보험, 차별금지법, 위기 시 임차인·임대인·정부 임대료 공동분담법, 주거복지법 등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을 극복하는 법안 제정에 매진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거대여당이 주도하는 국회에서 국무위원 후보 낙마 여부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단 사회적 약자의 삶을 개선하는 ‘선명한 진보야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출신의 정의당 권수정(48) 서울시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불평등 위기, 기후 위기, 코로나 위기의 3중 위기 시대에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한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정의당은 이번 보궐선거를 ‘변화를 열망했던 촛불 시민의 뜻을 배반한 민주당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 아직은 사면복권시킬 수 없는 국민의힘을 묶어 두는 선거’로 규정했다. 이에 민주당과의 단일화는 고려하지 않는 대신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녹색당, 여성의당 등 범진보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 놨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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