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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객에게 더 가까이… ‘웃긴 비극’이 날아올랐다 [연극 리뷰]

    관객에게 더 가까이… ‘웃긴 비극’이 날아올랐다 [연극 리뷰]

    전미도, 15년 만에 다시 니나役22년 전 단역 임철수도 주연에차오르는 물로 욕망·좌절 표현몸짓·어투로 비극 속 희극 살려객석과의 거리감도 한층 좁혀 막이 오르면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마샤(이은 분)와 메드베젠꼬(권경민)가 대화를 나눈다. “당신은 왜 언제나 검은 옷만 입고 다니죠?” “이건 내 인생에 대한 상복이에요.” 두 사람은 대화를 주고받지만 좀처럼 같은 자리에 머물지도, 가까이 가지도 않는다. 다가서면 물러나고 또 밀려난다. 같은 극끼리 마주한 자석처럼 보이는 이 움직임은 작품의 골격을 발설한다. 연극 ‘갈매기’를 연출한 김정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목을 관객에게 건네는 “쉬운 말 걸기”라고 표현했다. 인물 관계도이자 객석과의 거리를 좁히는 진입로인 셈이다.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개막한 연극 ‘갈매기’는 원작 자체로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안톤 체호프(1860~1904)가 쓴 이 4막 희곡은 비극적인 인물들 사이에 끼어 있는 희극성, 갈매기라는 상징을 바라보는 해석의 다양성, 사슬처럼 이어지는 짝사랑의 구조, 창작에 대한 고뇌와 모순 등 다양한 의미를 찾을 만한 작품이다. 맨씨어터가 15년 만에 꺼내 든 이번 공연은 배우들에게도 의미가 크다. 가장 또렷한 성취는 그만큼의 세월을 지나 다시 무대에 선 배우 전미도의 니나다. 니나는 전반부엔 ‘빛나는 배우’를 향한 열망으로 들끓고, 후반부에는 자신을 붕괴시킨 그 열망의 짐을 진 채 등장한다. 극단 대표이자 아르까지나를 연기한 우현주는 “전미도의 니나를 보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다”면서 기획 배경을 밝혔다. 정작 전미도는 처음에 “나이가 많아서 못하겠다”고 고사했다. 다시 니나가 된 뒤에 전미도는 “15년 전에는 몰랐던 니나의 맥락들이 읽히더라”며 “초연 때는 순수함과 생경함만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그 아래 깔린 갈등과 욕망, 불안, 두려움까지 보였다”고 했다. 전미도가 세월이 흘러 발견한 것은 4막의 니나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고통이 더욱 두텁게 느껴지는 이유다. 15년 전 젊고 유명한 작가 뜨리고린 역을 맡았던 박호산은 중년 의사 도른 역으로 옮겨갔고, 황영희는 도른에게 매달리는 뽈리나를 다시 연기한다. 22년 전 연극 ‘갈매기’의 단역으로 데뷔한 임철수는 주역인 무명작가 뜨레쁠레프로 캐스팅 보드의 가장 앞에 위치하는 배우가 됐다. 나이가 곧 인물의 조건인 이 작품에서 배역의 이동으로서 흘러간 시간을 증언한다. 무대 문법도 작품의 본질을 또렷하게 떠받친다. 이태섭 무대디자이너는 무대에 자작나무 90그루를 세우고 꿈과 파멸의 배경이 되는 호수를 올렸다. 그는 자작나무 숲과 호수의 물그림자를 통해 “인간의 모습을 더욱 잘 관찰할 수 있다”고 봤다. 마지막에 이르러 무대에 물이 차오르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인물들이 내내 바라보며 살아온 호수가 앞으로 밀려드는 순간이다. 비틀거리는 니나는 물 위를 가로질러 호수를 벗어나지만 뜨레쁠레프는 여전히 발목까지 잠겨 호수에 붙어 있다. “나는 갈매기예요”라고 했다가 “아니, 나는 배우예요”라고 고쳐 말하는 니나는 호수를 박차고 나가며 다시 한 걸음 내디딘다. 변화를 갈망하지만 호수에 붙들려 결국 무엇도 이루지 못하는 뜨레쁠레프와의 대비가 여기서 완결된다. 체호프가 의도한 비극 속 희극성이 무대 위 대화의 공백에서 느껴지는 게 아니라 배우의 몸짓과 어투로 곧바로 발신되는 점은 아쉽다. 다만 그 즉시성 덕에 객석과의 거리감은 좁아진다. 인물 간 거리, 세월의 거리에 무대와 객석의 거리까지 의도한 설계라면 성공한 셈이다. 공연은 오는 31일까지.
  • ‘K팝은 전진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존재’… 태국 방콕 사로잡은 K팝 커버댄스

    ‘K팝은 전진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존재’… 태국 방콕 사로잡은 K팝 커버댄스

    지난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북부에 위치한 퓨처파크 랑싯 쇼핑몰 특설무대에서 열린 ‘202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타일랜드’가 현지 팬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관객들은 무대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객석에 자리를 잡고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는 영상을 감상하거나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며 공연을 기다렸다. 객석에서는 음악에 맞춰 환호와 함성이 이어졌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쇼핑몰을 찾은 일반 시민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자리를 잡은 채 무대를 함께 즐겼다. 15년 만에 제자들과 한 무대… 폭발적 에너지로 무대 장악본선 진출 팀들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 끝에 최종 우승의 영예는 8인조 남성팀 ‘디비니티(DIVINITY)’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소리꾼’, ‘MEGAVERSE’, ‘RUN IT’을 커버하며 강렬한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해 현장을 장악했다. 20~30대로 구성된 디비니티는 안무가, 댄스강사, 전문 댄서 등으로 이루어져 다른 팀들에 비해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다. 팀 리더 티라파카윗(37)은 “15년 전 처음 이 행사에 참가했는데, 지금은 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제자들과 같은 무대에 서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진정한 K팝 커버댄스의 매력을 선보이고, 관객분들도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두가 함께 호흡하며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K팝의 매력을 묻는 말에 다양한 스타일과 멋진 퍼포먼스를 꼽으며 “K팝은 우리의 열정과 꿈을 일깨워주고 계속 전진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디비니티는 오는 가을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 파이널 무대에 올라 세계 각국에서 모인 정상급 크루들과 최종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광복절에 열린 문화 교류의 장… 세계 최대 온·오프라인 한류 축제 이날 현장에서는 한국과 태국 양국의 우호 증진을 다지는 내빈들의 축하 메시지도 이어졌다. 박용민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는 “8월 15일 광복절이라는 뜻깊은 날에 열리는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문화를 더욱 가까이에서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태국에서 K-POP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이번 행사가 한국과 태국 양국의 문화를 서로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지희 민주평통 동남아서부협의회장 역시 환영사를 통해 “이 축제를 오랫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태국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이었다”며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무대가 여러분의 꿈을 이루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소중한 단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를 전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K팝 온·오프라인 한류 팬 소통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경연을 넘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전 세계 젊은 세대가 음악과 춤을 통해 교감하는 의미 있는 축제의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서울신문과 한태교류센터 KTCC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 서울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서울관광재단, LG, Happy Korea, KTCC미디어, 올케이팝, 펜타클이 후원했다.
  • 정교한 거리, 조금은 가까워진 웃음…15년 만에 오른 전미도·임철수의 연극 ‘갈매기’

    정교한 거리, 조금은 가까워진 웃음…15년 만에 오른 전미도·임철수의 연극 ‘갈매기’

    2026년 여름, 무대에 오른 연극 ‘갈매기’는 한둘이 아니었다. 지난 7월 국립극단과 충북도립극단의 공동기획으로 서울 명동예술극장에 오른 ‘갈매기’는 ‘3년 차 젊은 극단’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호평을 받았고, 종로구 대학로 동숭무대에서 공연한 극단 창파의 ‘불굴의 니나’는 예술의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졌다. 맨씨어터가 15년 만에 올린 ‘갈매기’를 연출한 김정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유독 이 작품이 많았고 자신들은 그중 하나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차이를 만들기 위해 연습실에서 반복해 물었다는 질문, ‘ 우리는 왜 하는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김정 연출은 담백한 대답을 내놨다. 다름에 집중하지 말자는 것. 고전이 지닌 힘 때문에 이 작품은 계속 무대에 오르는 것이고, 그렇다면 무엇을 다르게 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보여줄지에 집중하자는 판단이었다. 그 판단은 결국 ‘거리’라는 한 단어로 수렴한다. 첫 장면부터 그 거리가 도드라진다. 막이 오르면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마샤(이은 분)와 메드베젠꼬(권경민)가 대화를 나눈다. “당신은 왜 언제나 검은 옷만 입고 다니죠?” “이건 내 인생에 대한 상복이에요.” 두 사람은 대화를 주고받지만 좀처럼 같은 자리에 머물지도, 가까이 가지도 않는다. 다가서면 물러나고 또 밀려난다. 같은 극끼리 마주한 자석처럼 보이는 이 움직임은 작품의 골격을 발설한다. 김정 연출은 이 대목을 관객에게 건네는 “쉬운 말 걸기”라고 표현했다. 인물 관계도이자 객석과의 거리를 좁히는 진입로인 셈이다.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개막한 ‘갈매기’는 원작 자체로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안톤 체호프(1860~1904)가 쓴 이 4막 희곡은 비극적인 인물들 사이에 끼어 있는 희극성, 갈매기라는 상징을 바라보는 해석의 다양성, 사슬처럼 이어지는 짝사랑의 구조, 창작에 대한 고뇌와 모순 등 다양한 의미를 찾을 만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배우들에게도 의미가 크다. 가장 또렷한 성취는 그만큼의 세월을 지나 다시 무대에 선 배우 전미도의 니나다. 니나는 전반부엔 ‘빛나는 배우’를 향한 열망으로 들끓고, 후반부에는 자신을 붕괴시킨 그 열망의 짐을 진 채 등장한다. 극단 대표이자 아르까지나를 연기한 우현주는 “전미도의 니나를 보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다”면서 기획 배경을 밝혔다. 정작 전미도는 처음에 “나이가 많아서 못하겠다”고 고사했다. 다시 니나가 된 뒤에 전미도는 “15년 전에는 몰랐던 니나의 맥락들이 읽히더라”며 “초연 때는 순수함과 생경함만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그 아래 깔린 갈등과 욕망, 불안, 두려움까지 보였다”고 했다. 전미도가 세월이 흘러 발견한 것은 4막의 니나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고통이 더욱 두텁게 느껴지는 이유다. 15년 전 젊고 유명한 작가 뜨리고린 역을 맡았던 박호산은 중년 의사 도른 역으로 옮겨갔고, 황영희는 도른에게 매달리는 뽈리나를 다시 연기한다. 22년 전 연극 ‘갈매기’의 단역으로 데뷔한 임철수는 주역인 무명작가 뜨레쁠레프로 캐스팅 보드의 가장 앞에 위치하는 배우가 됐다. 나이가 곧 인물의 조건인 이 작품에서 배역의 이동으로서 흘러간 시간을 증언한다. 무대 문법도 작품의 본질을 또렷하게 떠받친다. 이태섭 무대디자이너는 무대에 자작나무 90그루를 세우고 꿈과 파멸의 배경이 되는 호수를 올렸다. 그는 자작나무 숲과 호수의 물그림자를 통해 “인간의 모습을 더욱 잘 관찰할 수 있다”고 봤다. 마지막에 이르러 무대에 물이 차오르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인물들이 내내 바라보며 살아온 호수가 앞으로 밀려드는 순간이다. 비틀거리는 니나는 물 위를 가로질러 호수를 벗어나지만 뜨레쁠레프는 여전히 발목까지 잠겨 호수에 붙어 있다. “나는 갈매기예요”라고 했다가 “아니, 나는 배우예요”라고 고쳐 말하는 니나는 호수를 박차고 나가며 다시 한 걸음 내디딘다. 변화를 갈망하지만 호수에 붙들려 결국 무엇도 이루지 못하는 뜨레쁠레프와의 대비가 여기서 완결된다. 체호프가 의도한 비극 속 희극성이 무대 위 대화의 공백에서 느껴지는 게 아니라 배우의 몸짓과 어투로 곧바로 발신되는 점은 아쉽다. 다만 그 즉시성 덕에 객석과의 거리감은 좁아진다. 인물 간 거리, 세월의 거리에 무대와 객석의 거리까지 의도한 설계라면 성공한 셈이다. 공연은 오는 31일까지.
  •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AI 연출과 콘서트 오페라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AI 연출과 콘서트 오페라

    올해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전막 초연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전체 4부작으로 총 연주 시간이 15시간에 달하는 이 음악극은 종합예술작품을 지향한 바그너의 예술적 정수라고 불린다.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은 바그너가 건립한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페스티벌로 바그너의 오페라만을 무대에 올린다.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은 여느 오페라극장과는 다르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무대 앞의 피트는 깊숙이 파여있고 일부가 덮여있다. 이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음악은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고 무대와 객석의 독특한 구조를 거쳐 신비한 음향을 만들어낸다. 바그너는 귀족들이 오페라는 보지 않고 잡담을 나누거나 이성을 훔쳐보던 박스석을 없애고 모든 관객이 무대를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대의 관객들에겐 어려움도 있다. 딱딱한 의자나 좁은 좌석 간 거리는 여전히 개선이 어렵고, 에어컨도 없으니 요즘처럼 폭염이 닥치기라도 하면 관람환경은 끔찍해진다. 바그너 작품의 매력, 아니 마력이 아니면 이 페스티벌의 인기는 설명이 어렵다. 올해 ‘반지’ 프로덕션의 정식 제목은 ‘니벨룽의 반지 10010110’였다. 이 숫자는 150을 이진수로 표현한 것으로, 전 세계의 화두인 인공지능(AI)를 연출에 활용한 것을 의미했다. 원래는 한 차례만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삭감으로 일부 오페라가 취소되면서 두 사이클이 추가돼 결과적으로 세 차례 공연되었다. 연출자는 따로 없이 큐레이터와 비주얼 아티스트가 150년간 바이로이트의 ‘반지’ 공연 이미지와 역사적 사건들을 AI에게 활용하도록 했고, AI는 이를 바탕으로 공연 중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영상을 생성해 무대 전면의 거대한 스크린에 투사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한국에서 보러 간 애호가들이나 해외의 비평가들 모두 혹평을 보냈다. 영상들은 오케스트라와 성악가의 훌륭한 음악과 뒤섞이지 못하고 따로 놀았으며, 관객이 음악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한다. 공연 후 기립박수를 받은 음악가와 달리 무대 위에 오른 제작진은 야유를 받았다. 오페라 연출에서 AI 도입이 옳고 그름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술이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이 더한다고 더 풍부한 예술 경험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이런 점에서 역설적으로 콘서트 오페라의 의의도 생각해볼 수 있다. 콘서트 오페라는 무대를 덜어내고 연기와 의상은 최소화하고 음악에 최대한 집중한다. 관객은 음악과 언어에 몰입하며 자신의 상상력으로 시각적 무대 너머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콘서트 오페라는 세트 제작이나 인건비를 아끼고 연습 기간을 단축시키며 한두 번만의 공연도 가능하게 하는 장점도 있다. 국공립 콘서트홀이나 오케스트라라면 음악의 다양성 확보 면에서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콘서트 오페라를 시도하면 어떨까. 콘서트 오페라도 오페라다. 양창섭 음악칼럼니스트
  • “나 키스 받았어!” 소아암 환아의 벅찬 표정…BTS 지민, 전 세계 울린 ‘감동 스킨십’[월드픽]

    “나 키스 받았어!” 소아암 환아의 벅찬 표정…BTS 지민, 전 세계 울린 ‘감동 스킨십’[월드픽]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미국 월드 투어 현장에서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어린 팬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했다. 지민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투어 ‘ARIRANG’ 공연 도중 관객석을 향해 걸어갔다. 지민의 목적지는 객석에 앉아 있던 소아암 환아 올리비아였다. 이 모습은 미국 비영리단체 ‘히어로즈 포 칠드런(Heroes for Children)’의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상으로 공개됐다. 암 환아와 그 가족을 지원하는 이 단체는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는 ‘메이크어위시(Make-A-Wish)’ 프로그램과 연계해 올리비아를 비롯한 어린이들을 BTS 콘서트에 특별 초청했다. 공개된 영상 속 지민은 무대 도중 올리비아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눈을 맞췄다. 이어 허리를 숙여 자신이 갖고 있던 키링을 건넨 뒤, 올리비아를 따뜻하게 품에 안고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지민의 입맞춤에 감격한 올리비아는 “나 키스 받았어(I got a kiss!)”라고 외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팬들과 관계자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단체 측은 ”지난밤 공연에서 올리비아에게 가장 애정 어린 포옹을 선사해 준 방탄소년단에 감사하다“며 ”평생 가슴에 새겨질 보석 같은 기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을 진행 중이다. 미국 알링턴 AT&T 스타디움 공연에 이어 22~23일에는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스타디움 무대에 오른다. 이번 투어는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인종적·장르적 선을 긋는 의도가 엿보이는 ‘베스트 아시안 팝 음악 퍼포먼스’ 부문 신설에 반발해 ‘그래미 어워즈’ 보이콧을 선언했다. 팬들은 현장에서 이를 지지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응원을 보냈다. 그래미 어워즈 측은 결국 16일 “우리 의도와 무관하게 일부 아티스트들이 (아시안 팝) 부문이 자신들이 힘들게 만든 음악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 BTS가 데뷔 직후 올랐던 무대…미국 ‘잘파세대’ 홀린 케이콘

    BTS가 데뷔 직후 올랐던 무대…미국 ‘잘파세대’ 홀린 케이콘

    “케이팝 아티스트들을 발견하고 한국 음식 종류들과 문화를 많이 알게 됐어요. 스킨케어도 독특하고 매력적이었어요.”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케이콘(KCON)에 참가한 미국인 새라이는 이렇게 말했다. KCON은 2012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K컬처 페스티벌로 K팝 공연과 뷰티, 음식,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올리브영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처음으로 미국에서 ‘올리브영 페스타’를 열었다. 올해는 연간 테마인 ‘K소울 시티’ 서울을 중심으로 스토리와 푸드, 뷰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서울 대표 상권인 홍대·명동·성수·강남 거리가 재현됐다. 참석자들은 각 동네에서 종류별로 뷰티 상품을 체험했다. 한국의 야시장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붕어빵과 달고나 등 한국 간식을 포장마차 분위기에서 즐겼다. 리센느 등 한국 아이돌의 사인 CD를 받거나 신인 아이돌 그룹과 함께 춤을 따라 추는 공간도 팬들로 북적였다. 보이그룹 NCT 127의 팬으로 한국 문화에 입문한 안드레아는 “한국 스킨케어 제품 사는 걸 좋아한다”며 “다양한 부스들을 다니면서 다양한 한국 제품과 K팝 음식에 대해서도 더 배우게 됐다”고 했다. 참가자 대부분은 이른바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 이후 출생)였다. K팝, K콘텐츠에 대한 경험과 몰입이 음식과 화장품 등 다른 영역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다. CJ그룹이 지난해 12월 전세계 12개국24개 도시 15~49세 남녀 총 7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 소비자들 사이 K컬처 경험은 K푸드, K팝과 상호 연결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미국 소비자 30%는 K푸드, K뷰티, K팝, K콘텐츠 등 K카테고리 전반을 모두 경험했다고 답했고 2개 이상 경험한 비율도 75%로 집계됐다. 김숙영 UCLA 연극영화대학 교수는 “미국 잘파세대들은 역사상 타 문화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중시한다”며 “한국 문화와 식음료는 시대 변화와 맞물려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중소기업 40여곳도 참여해 뷰티·푸드·패션·생활용품을 소개했다. CJ 관계자는 “KCON은 자력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역할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이듬해 미국에서 처음 공연했던 KCON 메인 무대에는 지난 15일 저녁 제로베이스원, 아일릿 등 K팝 대표 그룹들이 올랐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가수들과 함께 “KCON 놀자”를 외쳤다. CJ 관계자는 “지난해 사흘간 12만 5000명의 현장 관객이 모였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무엘 윤·최인식·김기훈의 힘… ‘니벨룽의 반지’ 압축한 완벽한 요약본

    사무엘 윤·최인식·김기훈의 힘… ‘니벨룽의 반지’ 압축한 완벽한 요약본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니벨룽의 반지’는 무대에 올리는 일 자체가 사건이다. 26년에 걸쳐 완성한 4부작을 다 듣는 데만 16시간이 걸린다. 1876년 독일 바이로이트에서 전막이 초연된 지 150년이 흘렀지만 국내에서 전막을 온전히 만나기란 여전히 어렵다. 지난 8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14일 경기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콘서트는 그 간극을 파고들었다. 각 부를 50분 안팎으로 압축해 3시간 45분(인터미션 20분 포함)에 담았다. 신들이 황금 반지를 손에 넣는 1부 ‘라인의 황금’부터 그 반지가 신들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4부 ‘신들의 황혼’까지, 인과를 따라가기 어렵지 않게 서사의 뼈대를 잘 살렸다.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린 공연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왔다. 기획자인 바리톤 사무엘 윤(알베리히·하겐)을 비롯해 바리톤 최인식(보탄·방랑자)·김기훈(도너·군터), 테너 김재형(지그프리트), 소프라노 이명주(브륀힐데)·김은희(지글린데) 등 성악가 14명은 무대 장식 없는 2D형 공연에 생생한 연기를 가미해 3D로 만들었다. 99인조 오케스트라를 이끈 아드리앙 페뤼송은 공연 내내 서서 지휘하면서도 입 모양으로 노래를 따라 하며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사무엘 윤은 ‘명불허전’이었다. 1부에서 알베리히 역할을 할 때는 재킷을 벗어 머리에 뒤집어쓰고 쪼그려 앉아 두꺼비 흉내를 내며 객석에서 웃음을 끌어냈다. 4부의 하겐은 정반대였다. 무대 좌우를 오가며 지그프리트와 군터, 브륀힐데, 구트루네(김지원)를 파멸로 몰아넣는 교활함, 그 자체였다. 알베리히와 하겐은 부자지간이다. 아버지가 반지에 건 저주가 아들의 몸을 빌려 실현되는 과정을 같은 목소리로 풀어내며 탄탄한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 최인식과 김기훈은 엄청난 성량과 또렷한 발성으로 유럽 극장들이 아끼는 바리톤이라는 그들의 명성을 입증했다. “관악기 소리가 워낙 커서 성악가의 성량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던 김기훈의 소리는 대편성 오케스트라 앞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4부 마지막 지그프리트를 화장(火葬)하는 장면은 공연장 전체에 붉은 조명이 켜지며 분위기를 최대치로 올렸다. 오케스트라가 불안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부 ‘발퀴레’에 등장해 4부까지 이어지는 ‘발퀴레의 기행’ 선율은 작품의 뼈대를 이루는 유도 동기여서 정확한 재현이 필수인데, 관 파트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이 적지 않았다. ‘발퀴레의 기행’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지옥의 묵시록’(1979)에서 활용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가장 유명한 곡에서 생긴 균열은 성악이 제 몫을 다했기에 더욱 아쉽다. 최인식은 앞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두고 “가수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모든 조건이 블렌딩돼야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이날의 결과는 그 말의 정확한 증명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남은 것은 분명하다. 바이로이트에서 알베리히를 불러온 사무엘 윤, 쾰른에서 ‘반지’ 전편을 소화한 최인식, 올해 베를린 필하모닉과 ‘라인의 황금’을 부른 김기훈, 김재형과 이명주까지 각자 유럽에서 쌓은 이력이 한자리에 모여 대작을 완성한 것은 초연 150주년을 기념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방식이었다고 할 만하다. 완벽한 요약본을 읽었으니 남은 것은 원본을 감상하는 일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1부 ‘라인의 황금’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린다.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공연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 객석의 소년이 발레리노로…최태지·윤혜진·이영철이 보여준 발레의 유산

    객석의 소년이 발레리노로…최태지·윤혜진·이영철이 보여준 발레의 유산

    무대 위에 덩그러니 놓인 발레 바. 한 무용수가 걸어 나와 그 옆에서 몸을 풀었다. 카미유 생상스(1835~1921)가 작곡한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가 잔잔히 흐르는 동안 윤혜진(46)은 천천히 어깨를 돌리고 팔을 들어 올리다가 다리를 뻗으며 몸을 열었다. 그가 춤을 준비하는 시간 위로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의 내레이션이 얹혔다. “늘 멀리서 가장 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는 그는 “가장 완벽했던 무대보다 다시 용기를 내 이 연습실에 온 네 모습을 보는 게 그 어떤 공연보다 아름답고 기대된다”고 애정을 담아 읽어 내려갔다. 지난 8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열린 ‘최태지의 발레 오픈 리허설I 를르베: 다시, 무대 위로’의 첫 장면이다. 무용 특화 공연장을 표방해 온 강동아트센터가 개관 15주년을 맞아 마련한 자리다. 지난해 김주원 국립발레단장과 무용수 강경호·이은원·이현준 등이 함께한 무대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8일 윤혜진과 11월 14일 차진엽(48·국립현대무용단장) 두 회차에 걸쳐 준비했다. 연출을 맡은 최 전 단장의 기획 의도는 분명했다. “인공지능(AI)으로 정보를 바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AI가 보여줄 수 없는 백스테이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기본 동작이자 ‘다시 들어 올리다’라는 의미를 가진 ‘를르베’는 이날 무대의 부제를 그대로 설명한다. 윤혜진에게 이번 공연은 2014년 이후 처음 토슈즈를 신는 자리였다. 애초 토크만 하기로 했던 계획은 준비 과정에서 “작품도 해야지”로 바뀌었고, 그가 마지막 소속 무용단이었던 몬테카를로 발레단에서 만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예술감독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도베 라 루나’ 공연을 허락받았다. 현역의 몸을 되찾기 위해 개인 운동과 발레 클래스, 달리기를 병행했다. “50세를 앞두고 왜 이걸 해야 하나 싶다가도, 거울 속 라인이 달라지는 순간 울컥했다”는 고백은 무대의 전제였다. 무대 위 대화는 최태지 전 단장 시절 국립발레단의 유산을 그대로 보여줬다. 단장과 준단원으로 만난 두 사람이 국립발레단 시절을 되짚는 동안, 한국 발레가 통과해 온 한 시기의 지형도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정통 클래식을 지키면서도 마이요의 신선한 해석을 입은 드라마 발레 ‘신데렐라’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들여왔고, 대형 발레작 ‘스파르타쿠스’까지 시도했던 시간. 그때 쌓아 둔 목록은 지금도 국립발레단의 자산으로 남아 있다. 최 전 단장의 혹독한 지도, 이영철(48)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와 ‘신데렐라’, ‘스파르타쿠스’를 공연하다 벌어진 무대 실수 등 다양한 일화들은 객석을 여러 번 웃겼지만 웃음의 끝은 늘 같은 자리를 가리켰다. 오케스트라까지 참여한 무대 리허설 도중 최 전 단장이 객석에서 마이크를 잡고 윤혜진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올림머리가 덜렁거리는 것이 보이니 다시 만지고 오라는 지시였다. 사소해 보이는 요구가 켜켜이 쌓여 단체의 기준선이 된다는 것, 예술감독의 완벽주의가 곧 발레단의 수준이 된다는 것을 선명하게 설명했다. 프로그램 구성도 촘촘했다. 이영철 발레마스터의 신작 ‘소성’은 고려청자가 가마의 시간을 견디고서야 완성되듯 무용수 역시 고통을 통과하며 만들어진다는 은유를 몸에 실었다. 마젠타 색상 조명이 청자의 비색과 겹치며 강렬한 남색과 보랏빛으로 일렁이다 끝에 이르러 옥색에 가까운 빛으로 가라앉는 색의 변화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린 무용수들이 채운 ‘젠자노의 꽃 축제’ 파드되(유은수·이시환), ‘라 바야데르’ 감자티 바리에이션(김지영), ‘파키타’ 왈츠 바리에이션(김서윤), ‘탈리스만’ 바리에이션(박상욱), ‘실비아’ 바리에이션(김예담), ‘고집쟁이 딸’ 파드되(조희원·이은수)가 이어지면서 무대에는 신선한 에너지가 퍼졌다. 이날의 무게중심은 마지막 ‘도베 라 루나’에 있었다. 알렉산드르 스크랴빈(1872~1915)의 음악 위에 마이요가 새긴 2인무는 세 사람의 인연이 만나는 교차점이기도 하다. 윤혜진은 마이요의 ‘신데렐라’를 계기로 몬테카를로에 갔고, 안재용(34) 몬테카를로 발레단 수석무용수는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발레의 꿈을 품었다. 한 사람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출발점이 되는 과정을 무대가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윤혜진이 이 작품의 기억을 더듬으며 연습한 시간, “가슴에 마이요를 품고” 귀국한 안재용이 달라진 버전을 짚어 주는 시간을 몸으로 풀어내 준 꼭지는 이 기획의 또 다른 강점이었다. 난해하다는 이유로 멀어지기 쉬운 현대 발레 작품에 관객이 다가서게 하는 확실한 방식이다. 객석에 감동이 퍼진 건 마지막 내레이션에서였다. 첫머리 최 전 단장의 애정 담긴 목소리에 대한 윤혜진의 화답이 이어지면서 객석 곳곳에선 조용한 훌쩍임이 퍼졌다. “춤을 추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기술이 아니라 버티는 마음이었다”, “믿음이 다시 춤을 추게 만들었다”, “단장님과 함께한 시간은 춤을 배운 시간을 넘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되묻는 시간이었다”는 말은 예술인이 무대에 서기까지 감당해야 하는 시간을 아는 이라면, 다시 세상으로 걸어 나오는 무게를 아는 이에게도 모두 공명했기 때문일 것이다. 무르익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 이 무대는 11월 14일 차진엽이 ‘원형하는 몸’을 토대로 ‘정성’과 ‘돌봄’을 풀어낼 두 번째 이야기를 기다려지게 한다.
  • 개그맨 딸 미모에 ‘깜짝’…알고보니 4년 전 데뷔한 뮤지컬 배우

    개그맨 딸 미모에 ‘깜짝’…알고보니 4년 전 데뷔한 뮤지컬 배우

    개그맨 표인봉의 딸 표바하가 주연급 뮤지컬 배우로 성장한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13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붕어빵을 굽고 음식을 나누는 목사 표인봉의 일상과 함께 훌쩍 자란 외동딸 표바하가 등장했다. 과거 여러 번의 유산 위기 끝에 어렵게 얻은 외동딸 표바하는 어릴 적 다양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아빠와 동반 출연해 귀여운 외모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딸은 3년 전 독립을 선언하며 집을 떠나 생활하고 있다. 표인봉은 당시를 회상하며 “한 달 내내 우울했다. 밥 먹다가도 눈물이 흐르더라. 자녀가 더 있으면 좋겠는데 외동딸이라 빈자리가 더 컸다”며 헛헛하고 쓸쓸했던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방송에서 표인봉 부부는 딸이 출연하는 뮤지컬 공연을 직접 관람하기 위해 대학로 극장가를 찾았다. 뮤지컬 배우로 당당히 데뷔해 어느덧 주연 자리를 꿰찬 딸의 무대를 객석에서 지켜본 표인봉은 “옛날에는 ‘표인봉 딸 표바하’였는데, 이제는 제가 ‘표바하 아빠 표인봉’으로 사는 것 같다”며 벅차오르는 대견함을 감추지 못했다. 표바하는 “주위에서 ‘저 친구는 아버지 덕을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 아무리 정당하게 공개 오디션을 거쳐 합격해도 실력보다 배경을 먼저 보는 차가운 시선이 있었다”고 그간 말 못 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어릴 때부터 ‘표인봉 딸’이라는 무거운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녀서, 그걸 온전히 떨쳐내기 위해 계속해서 홀로서기를 하려는 이유도 있다”며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한편, 표인봉의 딸 표바하는 지난 2022년 뮤지컬 ‘블루헬멧: 메이사의 노래’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드림하이’, ‘문스토리’ 등을 거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현재는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에 주연으로 출연해 열연하고 있다.
  • “좌파, 첩의 자식들” “5·18은 소요”…이진숙 토론회 난장판

    “좌파, 첩의 자식들” “5·18은 소요”…이진숙 토론회 난장판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 포럼에서 “5·18은 소요 사태”, “좌파들은 첩의 자식들”이라는 발언이 나와 파장이 일었다. 객석에서는 고성과 욕설에 이어 물병을 던지고 멱살을 잡는 충돌까지 벌어졌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시민단체 새역사국민운동과 공동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을 열었다. 새역사국민운동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의원은 환영사에서 “5·18이 성역이 되는 것이 과연 자유 대한민국에서 바람직한지 반문하고 싶다”며 “5·18은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5·18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연구와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영훈 “5·18은 소요 사태”…주동식 “좌파는 첩의 자식들”발제자로 나선 이영훈 대표는 “딥스테이트가 형성되는 결정적 계기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소요 사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좌파 정치 세력과 좌파 역사·문학이 독점하고 있는 5·18의 문화 권력을 해체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새역사국민운동이 ‘광주를 해방하라’를 강령으로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새역사국민운동은 강령에서 5·18 당시 인명 피해를 국가폭력이 기획한 학살로 규정하는 데 반대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적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주동식 자유주의작가회의 공동의장은 발표에서 “대한민국의 정통 주인은 이승만 그리고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맥락”이라며 “비유를 하자면 좌파들은 첩의 자식들”이라고 말했다. 호남과 5·18 문제를 거론하면서는 “대외적으로는 고립시키고 내부적으로는 분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주대환 민주화운동동지회 의장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했고, 펜앤드마이크 김용삼 기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5·18 유혈진압의 책임을 묻는 기존 평가에 반박하는 주장을 폈다. 고성 이어 물병·멱살잡이, 경찰 출동…“업무방해”토론회 도중 객석에서는 항의가 잇따랐다. 일부 참석자들은 욕설과 함께 “아직도 5·18을 인정하지 못하느냐”, “살인자 전두환” 등을 외쳤고, 견해가 다른 참석자들이 물병을 던지거나 멱살을 잡는 소동도 벌어졌다. 폭행 신고를 받은 경찰도 출동했다. 소란이 지속되자 사회자는 “남의 행사장에 와서 방해하는 게 5·18 정신이냐”며 계속 방해하면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이런 소란 사태로 행사가 중단되도록 하는 것이 특정 세력의 목표”라며 행사를 이어갔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5·18이 지금까지 어느 정도 성역이 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어떤 면에서는 자기검열도 있었고 침묵을 강요당하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 뒤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내용의 토론회를 국회에서 여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오늘 발표를 들었으면 5·18을 폄훼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 느꼈을 것”이라고 답했다. 패널들의 전 전 대통령 관련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답변할 수준도 아니고 답변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취소 권고·전원 불참…민주당 “제명”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행사 개최 전 이 의원에게 취소를 권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원내 관계자는 “정점식 원내대표 지시에 따라 ‘개최하지 말라’고 권유했으나 이 의원이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당이 관여하는 행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의원의 제명을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를 5·18 민주화운동 폄훼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다”며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을 예고했다. 민주당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은 행사장 밖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고, 조국혁신당도 이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를 촉구했다. 靑 “5·18 민주화 운동 왜곡·폄훼 엄단해야”청와대는 5·18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킨 명실상부한 민주화 운동”이라며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모든 시도는 사회적으로 엄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발언이 일반론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이 안 된 사항이라 다음에 더 알아보고 답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 윤수혁 서울시의원, ‘전국노래자랑 중구편’ 현장서 주민과 소통… “주민 목소리 의정에 반영”

    윤수혁 서울시의원, ‘전국노래자랑 중구편’ 현장서 주민과 소통… “주민 목소리 의정에 반영”

    국민의힘 중구2선거구 윤수혁 의원이 지난 11일 장충체육관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KBS 전국노래자랑 서울 중구편’ 공개녹화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3000여 명의 중구민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윤 의원은 최수진 국회의원과 함께 객석 구석구석을 누비며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번 공개녹화는 민선 9기 출범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KBS 전국노래자랑’이 2023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중구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앞서 지난 6일 신당누리센터에서 진행된 예심에는 320여 팀이 참가하는 등 주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행사가 진행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실내 종합체육관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며 주민들이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이 됐다. 현장에서는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다채로운 시간이 이어졌으며, 일상적인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욱 가까이에서 경청하는 소통 행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윤 의원은 “무더운 날씨에도 함께 웃고 즐기시는 주민 여러분을 직접 만나 뵙게 돼 뜻깊었다”며 “주민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생활 속 불편과 필요한 정책을 듣는 것이 의정활동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들려주시는 목소리를 서울시 정책에 충실히 전달하고, 필요한 사항은 조례와 예산 등 의회가 가진 수단을 통해 꼼꼼히 살피며 중구 주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녹화된 ‘KBS 전국노래자랑 서울 중구편’은 오는 23일 낮 12시 10분 KBS 1TV를 통해 전국에 방송될 예정이다.
  • [정은귀의 시선] 당신은 어떤 바다를

    [정은귀의 시선] 당신은 어떤 바다를

    베개를 베고 누워 달빛이나 다정한 별빛에 의지해 밖을 내다보다가 나는안뜰 예배당에 서 있는 뉴턴의 석상을 볼 수 있었다. 프리즘을 들고 고요한 얼굴로 서있는 그 대리석상은 사유의 낯선 바다를 홀로 항해하는 영원한정신을 기리는 듯. 강의실 가득 메운열성적인 학생들, 딴청 피우는 자들,꿋꿋한 반항아들, 순진한 낙제생들까지,저울에 달리는 듯했던 시험의 날들,넘치는 희망, 떨림과 기특한 두려움,소소한 질투와 희비가 엇갈린 승리들. 그 모든 대학시절의 풍경은 더 아는 이들에게 그 몫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윌리엄 워즈워스, ‘서곡’ 중에서 김우창 선생님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를 보고 왔다. 최정단 감독은 김우창 선생의 제자로, 카메라를 달가워하지 않는 선생의 댁을 21년 동안 드나들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일상을 세심히 기록한다. 멀리 산과 하늘이 보이는 그의 거실은 안에서 밖을 보면 평화롭지만,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오래된 집은 비가 오면 지붕이 샌다. 똑똑 떨어지는 빗물 아래 그릇을 받쳐 두었다. 장성한 자녀들은 외국에 있어서 손님처럼 다녀가고, 걸음이 편치 않은 노부부는 오롯이 서로를 의지하며 산다. 새해 제사상을 차려 놓고 영국, 미국, 한국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인사를 건네는 가족. 눈빛이 영민하고 아름다운 아내 설순봉은 평생 불변의 가치를 묵상하며 살아 온 남편을 이해한다. 다름 속에서 서로는 서로를 받치는 기둥이다. 어느 날 아내가 다리를 다쳐 수술을 받고 김우창은 혼자 밥을 차려 먹는다. 퇴원해 집에서 요양하는 아내의 아침을 차리려고 우산을 쓰고 가파른 길을 걸어 내려가 바나나를 사와 똑똑 잘라 그릇에 담아준다. 평생 살아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요, 아내의 타박은 흘려듣는다. 책으로 둘러싸인 서가의 책상에 앉아 글을 쓴다. ‘사물과 존재의 지평’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 글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영화 속 노부부가 주고받는 선문답 속에서 가끔 관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온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앞자리에 앉은 관객이 제목의 의미를 묻는다. 직업병이 발동해서 말을 보태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기이한’이란 단어에서 생각이 오래 머물렀다. 이 시는 워즈워스의 ‘서곡’ 3권에 있다. ‘서곡’은 시인 워즈워스의 자전적 서사시로, 어린 시절 자연에서의 경험, 학교생활, 케임브리지 시절, 프랑스 혁명과 정치적 환멸, 자연과 상상력을 통해 다시 정신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심을 이루는 작품이다. 이 구절은 케임브리지 시절, 뉴턴의 동상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뉴턴의 대리석상을 보면서 시인은 뉴턴의 정신을 ‘홀로 낯선 사유의 바다를 항해하는 마음’으로 그린다. 시 속에서 ‘strange’는 기이하다기보다는 낯설다는 의미에 가깝다. 낯섦, 항해, 고독. 이 세 축으로 시인은 낯선 사유의 바다를 홀로 항해하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말한다. 지금은 너무 쉽게 답이 주어지는 시대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답이 아니라 답 없는 곳에 머무르는 끈기다. 익숙함을 따르지 않고 낯선 사유의 바다로 홀로 들어가는 힘이다. 뉴턴의 정신을 워즈워스가 위대하게 본 이유도 지식을 많이 소유해서가 아니라 이름 없는 낯선 곳으로 항해한 사유의 추동력에 있었다. 매일 정해진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우리 일상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사유이며 상상력이다. 이 여름, 낯선 사유의 바다를 항해하는 노학자의 느린 걸음이 속도전에 매몰된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너무 쉽게 단정하고 너무 빨리 답을 얻으려 하지 말자. 영화가 끝나고 한 단어를 곰곰 생각한 경험이 이 글을 쓰게 했다. 이 혼돈의 세계에 우리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낯선 사유의 바다를 홀로 건너는 용기를 우리는 혹시 너무 쉽게 팽개치고 익숙한 타성에 의지하고 있지는 않는지. 오늘 당신은 어떤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지.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20초만에 매진 ‘화엄사 모기장영화음악회’, 700명 관객 성황

    20초만에 매진 ‘화엄사 모기장영화음악회’, 700명 관객 성황

    지난 8일 화엄원 특설무대에서 열린 ‘2026 제6회 지리산 대화엄사 모기장영화음악회’에 관객 700명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모기장영화음악회는 지리산 화엄사의 여름밤과 별빛, 반딧불, 바람, 모기장 객석이 어우러진 특별한 야간 문화공연으로 진행됐다. 모기장영화음악회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화엄사만의 독창적인 여름 공연으로, 구례와 지리산 대화엄사를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전 예약 시작 20초 만에 마감되며 일찌감치 높은 관심을 입증한 모기장영화음악회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 연인, 방학을 맞은 학생, 지역 주민과 관광객 등 다양한 관객층이 함께했다. 제6회 모기장영화음악회에는 지난해에 이어 ‘뮤지컬계의 신사’로 불리는 이건명 배우가 메인 MC로 함께했다. 뮤지컬 배우 리사, 김신의, 백주연, 최지이 등이 출연했다. 음악은 김주연 음악감독이 맡아 약 100분 동안 오프닝 영상, 출연진 개별 무대, 듀엣 및 합동 무대, 디즈니 스페셜, 피날레 합창, 관객 참여형 엔딩으로 이어지는 완성도 높은 뮤지컬 갈라 무대를 구성했다. 공연은 사랑과 꿈, 희망과 위로, 다시 살아갈 용기를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로 전하는 영화음악 콘서트로 꾸며졌다. 무엇보다 올해 행사는 ‘자유의사에 의한 기부형 입장료’ 방식으로 운영돼 의미를 더했다. 참가자들이 기부한 입장료 1만 원은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행복나눔기금으로 조성돼 500만 원이 한국농아인협회 구례군지회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구례군지회에 전달됐다. 모기장영화음악회를 기획한 성기홍 화엄사 홍보기획위원장은 “이번 음악회는 화엄사의 문화행사가 세대를 잇고 지역과 함께하는 열린 문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며 “김주연 음악감독의 섬세한 구성과 배우들의 무대가 조화를 이루며 한여름 밤의 정서를 잘 살려냈고,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고 밝혔다. 화엄사 주지 우석 스님은 “모기장영화음악회가 즐거운 공연으로 기억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이웃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나눔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지리산의 자연, 화엄원의 공간, 음악과 예술, 지역사회 나눔을 하나로 연결해 매년 더 품격 있고 따뜻한 여름 문화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가야고분군 세계유산축전, 7개 고분군서 동시 개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축전, 7개 고분군서 동시 개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이후 처음으로 7개 고분군을 아우르는 세계유산축전이 열린다. 재단법인 가야고분군 세계유산관리재단은 이달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등 7개 가야고분군에서 ‘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축전은 ‘함께 가는 길, 동행’을 주제로 삼았다. 경남과 김해·함안·합천·고성·창녕, 경북 고령, 전북 남원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관리재단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2023년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7개 고분군이 처음으로 함께 여는 축전이다. 축전은 28일 오후 7시 함안박물관에서 열리는 개막식 ‘7개의 이야기, 하나의 문명’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행사 기간 7개 고분군에서는 세계유산의 역사와 가치를 공연과 전시, 체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대표 프로그램인 ‘별 보러 가야로!’에서는 가야인들이 바라봤던 밤하늘을 별자리 해설과 천체관측으로 살펴본다. ‘나도 해보자! 유물발굴’에서는 고분 축조부터 유물 발굴·실측·기록까지 실제 발굴조사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플로깅으로 세계유산을 직접 가꾸고 퀴즈를 풀며 가야 역사를 배우는 ‘맛있는 가야 즐거운 가야’도 진행한다. 지역 먹거리와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7개 고분군을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하는 스탬프 투어도 운영한다. 행사 기간 4곳 이상의 고분군을 방문하면 출토 유물을 활용한 기념품 7종 세트를 받을 수 있다. 밤의 고분군을 배경으로 예술을 즐기는 ‘야금야금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참가자와 출연자가 함께 명상과 요가를 체험하며 발레·첼로·가야금 공연을 감상하는 방식이다. 어린이가 직접 세계유산을 배우고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가야고분군 어린이해설사’와 온라인 사진 공모전도 진행한다. 행사장에서는 가야고분군 안내 전시와 함께 세계유산 등재일인 9월 24일을 기억하는 ‘9.24초 시간 잡기’ 이벤트, 가야 유물을 소재로 한 대형 젠가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선보인다. 체험 프로그램은 ‘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 공식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관리재단 관계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세계유산의 가치를 배우고 즐기며 함께 만들어가는 축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서대문의 가장 큰 자산은 9개 대학”… 이대 공학콘서트 첫발 [현장 행정]

    “서대문의 가장 큰 자산은 9개 대학”… 이대 공학콘서트 첫발 [현장 행정]

    AI·반도체 강연 이어 캠퍼스 투어연세대 과학콘서트 등 추가 진행“대학별 특성 살린 프로그램 발굴” “사실 저도 공대 출신입니다. 오늘 강의에서 여러분이 미래의 꿈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신공학관에서 열린 ‘이화여대와 함께하는 공학콘서트’.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100석 규모의 강연장은 부모와 함께 온 초등학생과 청소년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아이들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학부모들도 메모하며 강연에 집중했다. 콘서트 이후 캠퍼스 투어가 이어졌다. 학생들은 실험실과 강의시설을 둘러보며 대학 생활을 미리 체험했다. 공학콘서트에서는 생체역학 연구가 의료기기와 AI 기술, 창업으로 이어지는 과정부터 생성형 AI와 AI 반도체 등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까지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소개됐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한 학부모는 “아이가 AI에 관심이 많아 공대에서는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함께 들어보고 싶었다”며 “강의를 듣고 캠퍼스까지 둘러보면서 대학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박운기 구청장이 핵심 교육정책으로 추진하는 ‘9개 대학 연계 서대문 학습지구 조성’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그동안 연세대를 중심으로 운영해온 대학 연계 프로그램을 민선 9기 들어 이화여대로 확대한 것이다. 서대문구에는 연세대와 이화여대를 비롯해 명지대, 경기대, 추계예술대, 감리교신학대, 서울여자간호대, 명지전문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가 있다. 연세대와의 협력도 이어 간다. 올해 과학콘서트와 인문학캠프 등 2개 프로그램에 총 857명이 참여했다. 하반기에도 두 프로그램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구는 앞으로 매년 1~2개 대학씩 협력을 늘릴 계획이다. 공학을 시작으로 간호·보건, 문화예술, 인문학 등 대학별 특성을 살린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대학생들이 멘토로 참여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대학의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이 지역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서대문형 교육공동체’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박 구청장은 “서대문의 가장 큰 자산은 9개 대학이라는 교육 인프라”라며 “이화여대 공학콘서트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별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학생들이 대학의 우수한 교육자원을 가까이에서 누릴 기회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사랑의달팽이, 청각장애 유소년 연극단 달꿈극단 창작연극 ‘미로와 푸른귀 이야기’ 성료

    사랑의달팽이, 청각장애 유소년 연극단 달꿈극단 창작연극 ‘미로와 푸른귀 이야기’ 성료

    청각장애 유소년 배우 9인·성인 배우 5인 호흡…CKL스테이지 객석 3회 연속 매진우리금융미래재단, 서울경제진흥원 후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회장 이행희) 소속 청각장애 유소년 연극단 ‘달꿈극단’이 창작 연극 ‘미로와 푸른귀 이야기’ 공연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달꿈극단은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총 3회에 걸쳐 무대를 선보였다. 회차당 200석 규모의 객석이 대부분 채워지며 청각장애 청소년들의 예술 활동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김양구 작가와 추미정 연출이 함께한 이번 작품은 혜성의 접근으로 세상이 불안과 설렘으로 가득 찬 가운데 펼쳐지는 이야기다. 인공와우를 착용한 소녀 ‘미로’는 토굴에서 정체불명의 신호를 따라가다 현실과 과거, 기억과 이야기가 얽힌 낯선 세계로 들어선다. 그곳에서 전쟁을 피해 아이들을 지키려 했던 바우와 태수, 그리고 모든 이야기에 귀를 열어 두는 존재 ‘푸른귀’와 만나게 된다. 작품은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순간 이해가 시작되고 잊힌 삶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듣는다는 것’의 의미로 풀어냈다. 이번 무대에는 청각장애 단원 김예린, 김찬솔, 박승민, 박승혜, 오예나, 이윤아, 장윤소, 최시현, 홍수민이 출연했으며, 성인 배우 김완수, 김진호, 유슈인, 지혜연, 최혜수가 함께 무대를 완성했다. 공연을 찾은 관객들은 청각장애 유소년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와 전문 배우들과의 조화로운 앙상블에 호평을 쏟아냈다. 한 관객은 “청각장애 배우들이 나온다고 해서 왔는데, 막이 오르자마자 이야기 자체에 빠져들었다”며 “공연이 끝나고도 ‘듣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계속 맴도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달꿈극단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달팽이의 꿈’, ‘달팽이들의 꿈의 무대’라는 뜻을 담은 달꿈극단은 2022년 창단한 청각장애인 연극단 옥탑방달팽이에서 출발해 2026년 새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발성·호흡·연기 교육을 통해 청각장애 청소년의 언어 재활과 자존감 향상을 꾸준히 지원해 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미로 역의 최시현 배우는 “처음에는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것이 떨렸지만, 준비 과정에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관객들이 우리 이야기에 함께 웃고 집중해 주는 모습이 정말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우리금융미래재단과 서울경제진흥원의 후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CKL스테이지 공간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사랑의달팽이는 달꿈극단 활동 외에도 클라리넷앙상블 연주단 운영, 멘토링, 직업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각장애 청소년의 사회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청각장애 청소년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듣는다는 것’의 가치를 예술로 표현한 이번 공연은 문화예술이 장벽을 허물고 공감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의미 있는 사례로 남았다.
  • [기고] 한국판 코첼라, ‘패노메논’의 성공 조건

    [기고] 한국판 코첼라, ‘패노메논’의 성공 조건

    최근 방탄소년단(BTS)이 미국의 그래미상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2027년 12월 ‘패노메논(Fanomenon)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내년에는 서울아레나와 일산 킨텍스 공간을 이용하고 2028년 5월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세계 대도시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K컬처 센터를 건립한다는 내용이다. BTS의 그래미 미출품 결정은 세계적 아티스트가 더이상 그래미의 권위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선언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그래미가 상징해 온 북미 중심 대중음악 질서에 대한 동의를 거둬들인 것이자 세계 대중음악의 문화적 헤게모니에 균열이 시작됐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등장한 패노메논 기획은 긍정적으로 보면 K팝을 중심으로 새로운 글로벌 문화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K팝 스타뿐 아니라 롤라팔루자나 코첼라처럼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들을 한자리에 모을 뿐 아니라 공연과 K뷰티·K컬처 체험, 관광을 연계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기획이 따라오니, 아무리 팬덤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해도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형 K콘의 성격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해외 대도시에서 열릴 패노메논의 경우 한국 문화상품 쇼룸 론칭을 위한 행사로 보일 위험조차 존재한다. 패노메논의 가장 큰 특징은 팬을 행사의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공동체성을 기반으로 성장한 풀뿌리 문화인 팬덤 문화를 정부 주도의 하향식 행사 안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과제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공연과 팬들 사이의 나눔과 연대에서 큰 가치를 찾는 반면, 다른 팬덤과의 경쟁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팬 창작물 시상이나 팬덤의 공익활동을 기념하는 프로그램 역시 평가 기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하면 형식적 행사에 그칠 수 있다. 또한 대형 기획사와 대형 팬덤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팬 문화 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미 K팝은 전 세계 팬들로부터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우려를 듣고 있다. 따라서 팬덤 페스티벌이 성공하려면 정부와 대형 기획사 연합이 주체가 되더라도 그 프로그램의 핵심에 구매력이 아닌 팬과 아티스트가 있어야 한다. 세계 팬들에게 보답하고 감사를 전하는 축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화에서 정부의 역할은 몇조 효과 같은 단기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와 창작 환경, 국제 교류 기반을 마련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새로운 시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에는 공감할 수 있다. K팝은 가장 높은 세계적 위상을 누리고 있고, 기존 북미 중심의 문화 질서에 대안이 요구되는 시절이 아닌가. 패노메논의 성패는 결국 세계적인 K팝 아티스트와 팬들, 거대 팬덤을 지닌 해외 스타들이 이 축제를 얼마나 자발적으로 자신의 행사로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 행사가 세계적 문화 플랫폼을 지향한다면 행사 규모와 공간 역시 그 비전에 걸맞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12월 실내 행사로 진행될 페스티벌에서 객석 2만의 서울아레나는 너무도 협소해 보인다. 이미 혼자서 6만~8만 관객을 채우는 월드투어를 하는 K팝 스타들을 한데 모은 축제인데. 홍석경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장
  • ‘한국의 지젤’이 선 그곳에서 온 왕자…전민철, 전막 ‘백조의 호수’ 데뷔

    ‘한국의 지젤’이 선 그곳에서 온 왕자…전민철, 전막 ‘백조의 호수’ 데뷔

    유니버설발레단·예술의전당, 8월 ‘백조의 호수’ 무대 유니버설발레단이 예술의전당과 손잡고 여름 무대에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를 다시 올린다. 8월 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김성진)의 라이브 연주로 총 11회 공연한다. ‘백조의 호수’는 지난해 회당 평균 객석 점유율 95.6%를 기록한 흥행작으로, 올해는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을 게스트 주역으로 초청했다. 6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문훈숙(63) 단장은 ‘백조의 호수’를 “클래식 발레의 정수이자 발레단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유니버설발레단에도 의미 있는 레퍼토리다. 1992년 당시 마린스키 예술감독이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89)와의 첫 협업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인 작품이었고, 발레단이 러시아 정통 레퍼토리를 쌓아 올린 출발점이 됐다. 현재 마린스키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1895년 정립한 판본을 콘스탄틴 세르게예프(1910~1992)가 1950년에 개정한 버전을 올린다. 유니버설발레단이 공연하는 비노그라도프 버전은 호숫가 백조 장면과 무도회 장면은 정통 버전과 같고 1막 왕자의 생일 잔치와 결말 부분이 다르다. 문훈숙 “클래식 정수…세계 속 한국 무용수들 뿌듯”문 단장은 두 판본의 뿌리인 마린스키의 색을 또 다른 러시아 명문 발레단 볼쇼이와 비교하며 이해를 도왔다. “볼쇼이가 굵은 붓으로 웅장하게 그린다면, 마린스키는 그에 못지않게 장대하되 가는 붓으로 우아함과 섬세한 디테일을 살린다”고 설명했다. 1989년 동양인 최초로 마린스키(당시 명칭은 키로프) 무대에서 ‘지젤’을 췄던 문 단장은, 제자였던 전민철이 그 발레단의 정단원이 되어 돌아온 상황에 감회를 감추지 못했다. “1984년 발레단 창단 때만 해도 한국은 발레 불모지였다”는 그는 “강산이 네 번 바뀌는 사이 한국 발레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감정이 북받친 듯 말끝을 흐렸다. 이어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34)과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37)에 이어 마린스키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22)까지 언급하며 “세계 정상급 발레단에 입단해 주역 무용수가 되고 세계적인 스타로 탄생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도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전민철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선화예고 시절부터 눈여겨봤다는 그는 마린스키행을 앞둔 전민철에게 ‘라 바야데르’와 ‘지젤’ 전막 주역을 맡겨 큰 무대의 경험을 먼저 쌓게 했다. 무대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였다. 전민철은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를 기다린다”고 했다. 지난 1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으로는 삶 자체를 꼽았다. 연습실에 살다시피 하던 예전과 달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사유하고 영감을 채울 시간이 늘었고, 그 시간이 춤에 스몄다고 부연했다. 무대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연기였다. “가만히 서 있는 역할조차 감정을 몸으로 말하고 있었다”면서 동작이 아름답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도 했다. ‘백조의 호수’는 어릴 때부터 마린스키에서까지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이다. “백조의 동작에 담긴 말과 왕자의 이야기가 해설 없이도 또렷이 읽힌다”는 그는 “재해석된 무대가 아무리 많아도 정통 클래식을 따라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민철 “어떤 손동작으로 왕자를 전할까 가장 고민”첫 전막 지그프리드로 나서는 그는 자신의 역할을 “결혼을 할 나이가 됐지만 아직 그 변화를 낯설어하는 왕자”로 읽었다. 파티 한가운데서도 홀로 쓸쓸함에 잠기고 백조를 향한 마음도 사랑이기 이전에 연민에서 출발한다는 해석이다. 마린스키 버전이 백조를 구해내는 해피엔딩이라면, 이번 유니버설발레단 무대는 왕자가 백조를 잃는 비극으로 맺어 또 다른 여운을 남긴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이런 이야기를 어떤 손동작으로 설득력 있게 전할지 가장 집중하고 있다”면서 “마린스키에서 첫 시즌을 보내면서 습득한 경험들을 이번 한국 관객들에게 잘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백조의 호수’는 여섯 커플이 오데트·오딜과 지그프리드를 나눠 맡는다. 홍향기는 전민철과 16·19일에, 이동탁과는 22일에 호흡을 맞춘다.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이현준, 이유림-임선우, 전여진-이승민, 서혜원-유주형이 다양한 무대를 만든다.
  • ‘정청래 볼 콕’ 경찰出 이지은 “둘이 무슨 사이냐? 전부 고소” 강력 경고

    ‘정청래 볼 콕’ 경찰出 이지은 “둘이 무슨 사이냐? 전부 고소” 강력 경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정청래 당대표 후보의 볼을 손가락으로 찌르는 장난을 해 논란이 된 이지은 전 민주당 대변인(현 서울 마포갑 지역위원장)이 공식 행사에서 지나치게 가벼운 행동이었다는 비판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정 후보와 사적인 관계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게시물에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3일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한 이 전 대변인은 이른바 ‘정청래 볼콕’ 논란과 관련해 “‘나이 50이 다 돼서 철없는 짓을 한다’, ‘엄숙한 전당대회에서 무슨 장난을 치고 있느냐’고 하신다면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와의 사적 관계를 암시하는 주장에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 전 대변인은 “둘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하시면 저는 참지 않는다. 그때는 고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을 넘는 댓글 등을 다 캡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논란은 지난 1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8·17 전당대회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불거졌다. 2일 유튜브 채널 ‘황기자TV’에 따르면 당시 객석에서 정 후보 바로 뒤편에 앉은 이 전 대변인은 정 후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정 후보가 뒤를 돌아보자 그는 오른손 검지로 정 후보의 볼을 살짝 찔렀고, 정 후보는 웃으며 반응했다. 이후 이 전 대변인이 손으로 특정 모양을 그리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이 전 대변인은 당시 상황에 대해 원래 더 뒤쪽에 앉아 있다가 조승래 사무총장이 “옆자리가 비어 있으니까 앉아”라고 해 정 후보 바로 뒷자리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 후보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뜻이었다며 “‘저 왔어요’ 이렇게, 초딩처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속 손동작을 두고 온라인에서 ‘하트를 그렸다’는 해석이 나온 데 대해서는 “사각형을 그린 것”이라고 부인했다. 영상이 확산하자 온라인에서는 공식 행사에서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비판과 후보를 응원하는 과정에서 나온 친근한 표현이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이 전 대변인은 경찰대 17기 출신으로 경찰 재직 중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경무관으로 명예퇴직했다. 그는 방송에서 과거 경찰 제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두고 성적 비하성 발언을 한 이들을 직접 형사 고소했던 사례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는 합의 없다”며 “선을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재차 경고했다.
  • ‘아기돼지’ 비틀고 형식 부순 음악극…양정욱 “원작은 치킨일 뿐”

    ‘아기돼지’ 비틀고 형식 부순 음악극…양정욱 “원작은 치킨일 뿐”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뒤집은 음악극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가 15~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 26’의 한 편으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작곡가 이하느리(20)와 작곡가 신예훈(30)·이한(28)이 음악을 맡았다. 이하느리에게는 첫 음악극이자 연출작이다. 조각가 양정욱(44)은 시노그라피(공간연출)를 담당한다. 2024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종 수상자이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미술 부문 수상자인 그가 무대와 의상 등 시각적인 요소 전체를 설계하며 서사가 비워둔 자리를 감각으로 채운다. 3일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양 작가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시상식(지난해 11월 7일)에서 만나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그게 인상적이었는지 협업으로 이어졌다”면서 “제 작업실에 자주 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고 작업의 시작과 과정을 소개했다. 공연의 제목은 원작을 거꾸로 읽은 데서 나왔다. 첫째·둘째 돼지가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판본의 결말은 막내 돼지가 늑대를 삶아먹는 결말이다. 결국 셋째가 형들을 먹은 셈이 된다. 양 작가는 세 존재를 움직임과 소리로 갈랐다. 첫째는 몸짓에서, 둘째는 소리에서 예고 없이 불편함이 튀어나오고, 셋째는 그 둘을 모두 흡수한다. 돼지 탈 같은 의상도 없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의상은 얼굴을 덮는 커다란 형태여서 누가 늑대이고 누가 몇째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애매한 설정에 대해 양 작가는 치킨에 빗대 설명했다. “저녁 늦게 몇 명 모여 치킨을 먹지만 사실 치킨은 중요하지 않은 거예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아기돼지 삼형제라는 치킨이 나오는 순간부터 효과가 쌓이고 단계를 거치면서 하게 되는 이야기는 전쟁에 대한 것일 수도, 주식에 대한 것일 수도 있죠.” 공연은 3막이다. 돼지들이 등장하는 1막, 인터미션처럼 보이지만 실은 극의 일부인 2막, 공연 자체를 해체하며 앞선 장면을 뒤흔드는 3막이다. 여기에 공연 전 장면과 에필로그, 코다가 앞뒤로 20~30분 붙는다. 2막에서 무대는 설치미술 전시장처럼 바뀌며 관객을 객석에 붙들어 둔다. 음악은 이하느리와 신예훈, 이한이 손을 바꿔가며 이어 쓴다. 전반부는 이하느리가 주도하고 뒤로 갈수록 전자음악의 비중이 커진다. 드럼과 퍼커션, 색소폰, 트럼펫, 키보드, 일렉트릭 기타와 신시사이저가 투입된다. 간담회 시점까지 그는 전곡을 듣지 못했다. 완성된 지 열흘 남짓인 음악을 리허설에서 처음 만나니 무대는 조각보다 설치에 가까워졌다. 이달에만 네 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그는 “음악적 구성이 끝나고 무대에 구체화하니 안전성에 3회 공연을 버틸 내구성이라는 현실적인 것들을 생각해야 하니 어렵다”면서도 “작업이 재미있다”며 웃었다. 움직임 설계까지 깊이 관여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시노그라퍼라기보다는 미수에 그친 느낌”이라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음악은 정말 좋을 것”이라면서 작곡가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여기에 ‘젊은 작곡가의 새로운 시도’를 분명히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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