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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한류를 만든 보이지 않는 손(권호진·배기형 외 지음, 사우) 한류를 화려한 성공 신화가 아닌 수많은 사람의 선택과 노동, 실패와 인내가 축적된 문화적 과정으로 다시 바라본다. 지난 30여년간 콘텐츠 수출, 제작, 정책, 관광, 연구, 팬덤 현장에 몸담아 온 저자들은 한류가 어떻게 기획되고 조율되며 세계 각지 팬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었는지 각자의 경험을 통해 증언한다. 책은 한류의 기반을 닦은 현장 개척자들의 기록에서 시작해 산업과 관광, 비즈니스로 확장된 한류의 구조를 통찰력 있게 살펴본다. 352쪽, 2만 4000원. 얼음의 눈물, 황금의 항로(양진호 지음, 쑬딴스북) 인류의 장대한 ‘길 개척사’를 북극이라는 마지막 심연으로 확장해 문명의 대동맥이 이동하는 과정을 담담히 추적한다. 책은 북극항로를 새로운 부와 물류 혁명의 기회로 보는 개발론의 뜨거운 열망과 이를 지구가 보내는 마지막 비명으로 읽는 환경론의 차가운 경고 사이에서 조화로운 균형을 추구한다. 정통 해운인인 저자는 자원 패권을 향한 인간의 오랜 욕망과 생태적 파국에 대한 실존적 공포를 인문학적 성찰로 녹여내며 우리 시대에 필요한 상생의 문법을 모색한다. 307쪽, 2만 2000원. 노바디스 걸(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 지음, 김나연 옮김, 은행나무 출판사) 희대의 아동 성범죄자 제프리 앱스타인의 성폭력 피해 생존자이자 여성 인권운동가인 저자가 그들의 희생양이었던 시절부터 범죄 행위를 고발하고 나선 투사가 되기까지의 생애를 진솔하게 써내려간 회고록이다. 책은 정의와 존엄을 되찾는 회복과 투쟁의 여정을 통해 권력을 가진 가해자들이 보호받는 부조리한 현실을 폭로하고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정의, 연대를 전한다. 656쪽, 2만 7000원.
  • 아이돌로 되살린 조선의 개척자 ‘미션보이즈’

    아이돌로 되살린 조선의 개척자 ‘미션보이즈’

    조선 성장의 씨앗 된 외국 청년 4人 의료·교육 개척 서사 뮤지컬로 부활 140년 전 조선에 건너와 의료와 교육의 뿌리를 내렸던 외국인 개척자들이 현대적 감각을 입고 뮤지컬 콘서트로 부활했다. 오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콘서트 ‘더 미션:K-새벽을 연 사람들’은 19세기 말 조선 땅에 기독교와 서양의학, 근대 교육을 알린 외국 출신 청년들의 이야기다. 조선 왕실 의사이자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호러스 알렌(미국·1858~1932), 조선에 장로회를 전도하고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등을 세운 호러스 언더우드(영국·1859~1916),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안착시킨 올리버 에이비슨(캐나다·1860~1956), 의료와 교육사업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기업인 루이스 세브란스(미국·1858~1913)가 주인공. ‘더 미션:K’는 이들의 이야기를 토크쇼와 콘서트 형식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총괄 프로듀서인 장소영 음악감독은 26일 전화 통화에서 “조선 최초의 서양 병원인 제중원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있었고 선교사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었다”면서 “숭고한 정신 하나로 먼 타국에 온 이들의 서사를 나열하다 너무 엄숙해지지 않을까 싶어 고민하던 중 한 영상을 접했다”고 운을 뗐다. 안중근, 안창호, 윤동주, 유관순, 김구 등 독립운동가를 오늘의 대학생으로 환생시킨 인공지능(AI) 제작 쇼츠(짧은 영상)였다. 외국 청년들이 조선 땅에서 열정을 불살랐던 나이가 20대 중반, 30대 초반이었다는 점에서 K팝 아이돌을 떠올렸다. 출연 배우들이 현재 활동 중이거나 그룹 소속이었던 아이돌인 이유다. 알렌은 아스트로의 MJ, 언더우드는 SF9 재윤, 에이비슨은 제국의아이들 출신 김동준, 세브란스는 틴탑 리키가 소화한다. 그룹명 ‘미션보이즈’가 출연하는 토크쇼의 MC 역할은 뮤지컬 배우 서범석이 맡았다. ‘더 미션:K’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언더우드, 세브란스에 비해 덜 알려진 에이비슨이다. 1893년 서양의료 국립병원인 제중원에서 의료 선교를 시작했고, 현 서울 신촌 땅에 학교와 의학당을 들어서게 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전염병 전문가로서 조선인들에게 기본적인 방역 개념을 전파한 ‘K방역의 효시’이기도 하다. 장 감독은 “이들에게 ‘100년 후 조선은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사회에 성장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의지였다”고 했다. 이어 “이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지금 하는 일이 씨앗이 될 거라는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외교부 “이스라엘 구금 한국인 활동가 석방, 조만간 귀국”

    외교부 “이스라엘 구금 한국인 활동가 석방, 조만간 귀국”

    가자지구에 접근하다 이스라엘군에 나포, 구금됐던 한국인 활동가가 제3국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다고 외교부가 10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스라엘에 구금됐던 우리 국민이 10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하는 항공편을 통해 자진 추방되어 조만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강정친구들,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한국 국적 활동가 김아현씨 등이 탑승한 국제 구호선단 선박 11척이 가자지구에 접근하려다 지난 8일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김씨 등은 이스라엘 남부 사막에 있는 케치오트교도소에 수감됐다고 단체들은 전했다. 외교부는 “본부 및 주이스라엘대사관 차원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신속 석방, 조기 귀국을 위해 총력 대응해 왔다”며 “9일 주이스라엘대사관 영사를 구금시설에 급파해 영사 면담을 실시하고 건강과 안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이스라엘대사관 영사가 공항에서 김씨의 항공기 탑승과 이륙까지 확인했다”며 “주이스탄불총영사관 등 현지 공관을 통해서도 필요한 영사조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신속 석방, 조기 귀국을 위해 국가 외교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9일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대사대리를 만나 김씨의 석방을 위한 이스라엘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 李대통령 “이스라엘 나포 국민 석방에 외교 역량 최대한 투입”

    李대통령 “이스라엘 나포 국민 석방에 외교 역량 최대한 투입”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선박이 가자지구에 접근하다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것과 관련, 이스라엘 측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9일 밝혔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대사대리를 만나 전날 이스라엘에 의해 나포된 선박에 탑승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조속한 석방을 위한 이스라엘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샤인 대사대리는 관련 절차를 거쳐 한국 국민이 최대한 신속하게 석방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며 그의 안전 확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김 차관은 특히 우리 국민의 안전과 신속한 석방, 귀국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신속 석방, 조기 귀국을 위해 국가 외교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저녁 관련 상황과 조치 계획을 보고받았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현지에 있는 우리 대사관에서도 이스라엘 관계당국과 적극 접촉하는 한편 관련 우방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나가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및 신속한 석방을 위해 총력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강정친구들,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한국 국적 활동가 김아현씨 등이 탑승한 국제 구호선단 선박 11척이 가자지구에 접근하려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이들은 이스라엘 항구로 이송된 뒤 추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스라엘군, 한국인 탑승 선박 나포…“사막 교도소 수감”

    이스라엘군, 한국인 탑승 선박 나포…“사막 교도소 수감”

    한국인이 탑승한 구호선단이 가자지구에 접근하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신속 석방, 조기 귀국을 위해 국가 외교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전날 저녁 관련 상황과 조치 계획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지시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강정친구들,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전날 가자지구에 접근하던 국제 구호선단 선박 11척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이 선단에는 한국 국적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27)도 탑승하고 있었다. 나포된 선박 탑승자들은 이스라엘의 케치오트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단체들은 “해초 활동가가 이스라에 남부 사막에 있는 케치오트교도소로 옮겨졌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항해 참여자들을 테러리스트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억류된 탑승자들에게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팔레스타인 지원 인권단체 아달라도 “이스라엘 해군이 8일 새벽 가자지구로 향하던 ‘천 개의 매들린 함대’ 소속 선박들을 나포한 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케치오트교도소로 이송됐다”라고 밝혔다. 아달라는 이 교도소에 대해 “가혹하고 학대적인 환경으로 악명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의 이집트 접경지에 위치한 케치오트교도소는 통상 팔레스타인 출신 테러리스트 등을 수용하는 데에 쓰이는 시설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수무드함대(GSF) 구호선단을 타고 가자지구 접근을 시도했다가 지난 6일 추방된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도 이 교도소에 머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억류된 이들은 전례에 따라 추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측 “한국인 최대한 신속 석방에 협조”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대사대리를 만나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조속한 석방을 위한 이스라엘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샤인 대사대리는 관련 절차를 거쳐 한국 국민이 최대한 신속하게 석방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으며, 그의 안전 확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차관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 신속한 석방, 귀국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전달하며 이스라엘 측의 관심과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또 현재 해외 체류 중인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대사에게도 연락해 한국 정부의 요청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현지에 있는 우리 대사관에서도 이스라엘 관계당국과 적극 접촉하는 한편, 관련 우방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나가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및 신속한 석방을 위해 총력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 시민단체 “한국인 1명 탄 구호선박 이스라엘에 나포…구금 해제해야”

    시민단체 “한국인 1명 탄 구호선박 이스라엘에 나포…구금 해제해야”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탑승해 가자지구로 향하던 선박이 이스라엘에 나포됐다고 국내 시민단체가 밝혔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긴급행동)과 강정친구들,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는 8일 서울 종로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선박 나포 중단과 구금 해제를 촉구했다. 긴급행동 등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한국 국적 활동가 김아현씨가 탑승한 ‘가자로 향하는 천개의 매들린 선단’ 배 11척이 이스라엘에 나포됐다. 매들린은 지난 6월 그레타 툰베리 등 활동가들을 태우고 가자지구로 향하다 이스라엘에 나포된 범선 이름이다. 긴급행동 등은 이날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관은 구금자를 즉시 면담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며 “한국 정부와 국회는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과 인권 침해에 강력히 항의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영구적인 감옥에 갇힌 채 포격과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긴급 구호 물품을 전달하려는 선박들이 가자로 항해를 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해군은 이 바닷길조차 봉쇄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이스라엘은 ‘글로벌 스무드 선단’ 44척을 나포하고 인도주의 활동가 462명을 구금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구호선단을 국제 해역에서 나포한 것은 최근 일주일 새 두 번째다. 이날 나포된 것으로 전해진 활동가 김씨는 가자 항해를 앞두고 보낸 편지에서 “제주·새만금·오키나와·대만·홍콩·팔레스타인과 수많은 민중의 연대로 자본과 군사가 만든 봉쇄를 끊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 보이저 1호 통신 복구…목소리 되찾았다[아하! 우주]

    보이저 1호 통신 복구…목소리 되찾았다[아하! 우주]

    미 항공우주국(NASA)는 가장 위대한 우주탐사 임무 중 하나인 보이저 1호가 지난 10월에 발생한 사고로 인해 통신이 두절됨에 따라 보이저호는 한동안 목소리를 잃었지만, 통신 복구에 성공함으로써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1977년 지구를 떠난 이래 47주년을 맞이한 보이저 1호는 현재 지구에서 249억km 떨어진 성간공간을 항해하고 있다. 이 거리는 지구-태양 간 거리(1AU)의 약 166배에 이르며, 1초에 17km씩 더 멀어지고 있다. ​ 붕괴되는 플루토늄에서 공급되는 전력이 줄어들면서 현재는 4개의 과학기기만 작동이 가능하지만, 놀랍게도 모두 원래 설계된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작동을 원활하게 있다.​ NASA 엔지니어가 보이저 1호에 히터 중 하나를 켜서 기기에 부드러운 열 마사지를 하라고 명령했을 때, 전력 수준이 낮아서 안전 기능이 작동했다. 우주선의 결함 보호 시스템은 보이저 1호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남았는지 모니터링하고, 탐사선이 계속 작동하기에 에너지가 너무 적다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불필요한 시스템을 끈다. ​ 결함 보호 시스템은 스스로 주 X-밴드 송신기를 끄고 대신 저전력 S-밴드 송신기를 활성화했다. 그러나 보이저 1호와 지구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S-밴드 안테나의 전송은 NASA의 심우주 통신망으로는 들을 수 없었는데, 이는 보이저 1호와의 통신이 사실상 단절되고 보이저가 지구로 전하는 목소리를 잃었다는 것을 뜻한다.​ NASA 엔지니어들은 11월 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X-밴드 통신은 11월 18일에 재개되었으며, 우주선은 다시 네 개의 나머지 기기에서 데이터를 반환해왔다. 즉, 저에너지 대전 입자 실험, 우주선(宇宙線) 감지 망원경, 삼축 플럭스게이트 자력계, 플라스마파 실험 등이다. 보이저 1호가 통신 문제를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주선은 확실히 노후화되고 있다. 2022년과 2023년에 보이저 1호는 왜곡된 원격 측정 데이터를 반환하기 시작했으며, 후자의 문제는 2024년 여름까지 해결되었다. 그리고 2023년에 쌍둥이 보이저 2호는 통신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최신 문제는 우주선과 그 하위 시스템이 실제로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예일 뿐이다.​ 그런데도 두 보이저 우주선은 지금까지 저전력 수준에 굴복했을 것이라는 예측을 뛰어넘었다. 카이퍼 벨트 너머 가장 바깥쪽 태양계의 심층을 탐험하는 동안 남은 기기들은 계속 작동하고 있지만, 보이저 2호는 9월에 플라스마 과학기구를 꺼야 했다. 이는 두 우주선 모두 16년 만에 처음으로 끈 기구였다.​ 또한 각 우주선은 총 에너지 예산에서 1년에 4와트의 에너지를 잃고, 탑재된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에서 붕괴되는 플루토늄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수명이 점차 단축될 것이다. 그래도 앞으로 3년을 더 넘겨 반세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인류의 우주탐험사에서 훌륭한 업적이 될 것이다. ​ 두 보이저는 이제 오래되어 지속적인 보살핌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들은 진정한 개척자들이다. 1977년에 몇 주 차이로 발사된 그들은 외 태양계를 탐험하고, 이오 화산의 복잡한 구조를 포함하여 목성과 토성의 위성에 대한 풍부한 세부 정보를 발견했으며, 천왕성과 해왕성을 방문한 유일한 우주선으로 기록되었을 뿐더러, 카이퍼 벨트를 깔끔하게 통과하고 태양권계면을 벗어나 성간공간에 진입했다.​ 보이저 1호는 현재 기대 수명을 훨씬 넘었으나 전력 사정에 따라서 2036년까지는 지구와 통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결국 전력이 고갈되면 지구와의 통신이 끊어진 보이저 1호는 우주의 미아가 되겠지만, 그래고 그 항해는 멈추지 않고 우리은하 속 긴 궤도로 영원히 떠돌면서 외로운 길을 나아갈 것이다.
  • ‘인공 신경망으로 기계 학습’… AI 시대 연 개척자들

    ‘인공 신경망으로 기계 학습’… AI 시대 연 개척자들

    응용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선정1982년 ‘홉필드 네트워크’ 제시이론물리학, 컴퓨터 분야 적용인공 신경망 통해 강력한 계산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은 인공 신경망 연구로 현재의 인공지능 시대를 연 미국, 캐나다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91)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제프리 힌턴(77)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홉필드 교수는 이미지를 저장하고 데이터의 다른 유형 패턴을 재구성할 수 있는 연상기억이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힌턴 교수는 데이터에서 자율적으로 속성을 찾아 특정 요소를 식별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업적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1980년대 두 사람의 연구가 2010년대에 시작된 인공지능 혁명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입자물리, 우주론, 고체물리 같은 전통 분야가 아닌 응용 분야에서 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고체물리학자였던 홉필드 교수는 1980년대 들어 생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공 신경망에 관해 연구했다. 그는 1982년 ‘신경회로망과 응집력이 있는 물리적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전설적인 논문에서 ‘홉필드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신경망을 물리적으로 해석한 홉필드 네트워크는 최적화나 연상기억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홉필드 교수의 연구는 이론물리학의 개념을 컴퓨터 과학 분야에 적용하며 유전학과 신경과학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학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인공지능 연구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50년대 인공지능 개념이 처음 제시된 뒤 1970년대 초까지 활발히 연구됐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급속도로 식어 버린 이른바 ‘인공지능 연구의 첫 번째 빙하기’를 맞는다. 이때 꺼져 가던 인공지능 연구의 불꽃을 되살리고 지금의 인공지능 기술이 있게 만든 것이 힌턴 교수다. 힌턴 교수는 1984년 홉필드 교수의 제자인 테리 세즈노프스키와 함께 ‘볼츠만 머신’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기존 홉필드 네트워크에 신경망 알고리즘을 결합해 개선한 것으로 대규모 병렬처리를 이용해 강력한 계산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볼츠만 머신은 확률적으로 순환하는 신경망 네트워크로 내부 구조에 의한 학습이 가능하고 여러 조합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힌턴 교수가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앞장서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1100만 크로나(약 14억 3033만원)를 반씩 나눠 갖는다.
  • 지금의 현실, 당신이 만든 망상은 아닐까

    지금의 현실, 당신이 만든 망상은 아닐까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단요 지음/자음과모음196쪽/1만 3000원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소설 세 편의 질문이 결국 하나로 귀결한다. 망상으로 구축한 세계의 실재는 한없이 위태롭고, 언제든 무너질 것만 같은 그 세계에서 인간은 현실과 허구를 분간할 수 있는가. 소설, 평론 등 문학의 안팎에서 전방위적 글쓰기를 하는 작가 단요의 새 소설집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을 서점에서 집어 들었다면 당신은 함정에 빠진 것이다. 가벼워서 과자 까먹듯 후다닥 읽을 요량이었겠지만 이내 작가가 구축한 무겁고 진지하며 철학적인 세계에서 길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소설 세 편과 작가의 에세이 한 편, 그리고 문학평론가 이성민의 해설로 구성됐다. “신의 목소리는 도화지 바깥에서 온다.”(‘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23쪽) 표제작이기도 한 첫 번째 소설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은 단연 압권이다. 제약회사의 회장 ‘건록’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그의 신체 중 머리만 남게 됐다. 어떻게든 생명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통 안에 든 머리’ 신세일 뿐이다. 신체의 감각이 그리워 ‘목향’이라는 소년에게 자신의 뇌를 연결한다. 그의 회사가 후원하는 고아원에서 자란 목향은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고 그때마다 건록은 그를 살려 준다. 목향은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건록의 목소리를 하느님의 음성으로 착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목향은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목향이 함의하는 바는 적지 않다. 건록의 실체를 독자인 우리는 안다. 하지만 목향은 그의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다.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 역사적으로 우리는 그것을 ‘신’이라고 간주하기로 하지 않았나. 우리가 목향이라면 그것이 신이 아니라는 확신을 과연 가질 수 있겠는가.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토대로 현실과 거짓을 구분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처한 조건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가. 착각이다. 모두의 착각 위에 만들어진 세계를 우리는 실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땅에 사는 인간의 정신은 육신의 부산물이며 지극히 유한합니다. 그러나 가장 뛰어난 성취를 이룬 이는 구원받을 것입니다. 개척자들은 언제나 우리를 눈여겨보고 있으며, 우리를 위한 방주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방주에 타는 이들에게 땅의 육신과 영광은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땅의 질서에 유혹받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제발!’ 60쪽) 전쟁 이후의 세계에서 사이비 종교 ‘별의 인내자’에 빠진 누나를 찾아가는 두 번째 소설 ‘제발!’과 강력한 마약 성분을 가진 꽃가루로 서서히 붕괴하고 있는 도시 속 주인공의 어지러운 환각을 그린 세 번째 소설 ‘Called or Uncalled’까지, 단요는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우리의 세계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단요라는 필명 외에 작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사람 한 명, 개 한 마리와 함께 강원도에서 살고 있다는 정보가 전부다. 귀여우면서도 어딘지 그로테스크하게 웃고 있는 다람쥐는 작가의 마스코트다. 2022년 작품활동을 시작해 지난해 문윤성SF문학상, 박지리문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2024 문학동네신인상’으로 평론가로도 등단했다. 수능과 사교육 시장의 병폐를 지적한 르포 ‘수능 해킹’이라는 책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는 것과 강경한 종말론자가 되는 것은 정말로 한 꺼풀 차이인 듯 느껴진다(그 모두가 현 체제 바깥에 있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두 종류의 마음을 조금씩 만족시키고 조금씩 실망시키는 형세로 소설이 완성되었는데, 지금도 그걸 쓰는 입장에서 제어할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올바르게 완성된 글은 언제나 글쓴이의 의지를 떨쳐 내고 한 발짝 더 나아가기 때문이다.”(에세이 ‘토끼-오리가 있는 테마파크’ 175쪽)
  • “세계 무대 뛸 개척자형 인재 양성… 울산의 ‘스탠퍼드’로 만들 것”

    “세계 무대 뛸 개척자형 인재 양성… 울산의 ‘스탠퍼드’로 만들 것”

    학생 개개인 자질 살릴 교육 개편기술진화 맞춰 단계별 연구개발해외 유수 대학에 ‘거점 랩’ 구축AI·스마트 제조업 등 새 동력 확보 지역 84% 차지하는 중기와 협력기술 개발 연계해 동반 성장 모색울산지역 대학들이 연구개발(R&D)과 혁신 인재 양성에 다양한 성과를 내면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제5대 박종래 총장 취임을 계기로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울산대는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사업과 연구과제 수행으로 미래산업 분야 핵심 인재 양성에 성과를 내고 있다. “개척자형 인재를 양성해 UNIST를 미국의 스탠퍼드대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키우겠습니다.” 박종래(65) UNIST 신임 총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UNIST를 ‘울산의 스탠퍼드’로 키울 비전과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박 총장과의 일문일답.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UNIST의 비전은. “울산은 우리나라 대기업 창업주들이 꿈을 키워 낸 ‘개척자들의 땅’이다. UNIST는 지난 17년간 울산의 개척자들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성장은 젊은 과학자, 명망 있는 교수, 헌신적인 교직원,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가능했다. 앞으로 UNIST는 ‘울산의 스탠퍼드’로 성장해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창의적 통찰력과 융합적 연결력을 갖춘 개척자형 인재를 양성하는 ‘UNIST형 파이어니어스(개척자) 인재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믿음과 지원이 UNIST의 지속적인 발전을 견인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나. “UNIST는 연구중심대학이다. 선택과 집중, 동반 성장 중 어느 게 더 효율적이고 파급 효과가 클 것인지는 보는 견해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집중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동안 UNIST는 이차전지 등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우리 대학의 강점을 더 강화시켜 가는 전략, 다른 누구와 경쟁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분야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세계적인 트렌드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인공지능(AI)이 열풍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가 도태되지 않으려면 AI 분야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AI 분야에서도 다른 어떤 곳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 이 밖에 울산의 제조업 혁신을 견인할 스마트 제조업 분야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파이어니어스 인재교육’의 핵심은. “먼저 미래 인재의 핵심역량 계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입학전형 제도를 추진하고, 학생 개개인의 특기와 자질을 살려 학생들의 성공적 자아실현의 원동력이 되도록 교육체계를 개편하겠다. 또 기술진화 단계별 맞춤형 융복합 연구 플랫폼을 통해 기술진화의 전주기에 맞춘 단계별 핵심기술 R&D를 강화하고, 지역 산업체가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겠다. 마지막으로 글로컬 윈-윈 협력 플랫폼을 통해 UNIST 파이어니어스의 무대를 세계로 넓히는 게 목표다. 해외 유수 대학에 UNIST의 거점 랩을 구축하고 저개발국가에는 UNIST의 성공 경험을 공유해 국제적 영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 -최근 UNIST의 성장이 주춤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UNIST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숨 가쁘게 달려오던 동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본다. 성장의 중심은 교수와 학생이라는 ‘사람’에 있다. 경쟁력 있는 교수, 우수한 학생 등 결국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 외부적 성과는 연구 성과물로 평가된다. 그래서 우수한 교원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UNIST는 UNIST만의 차별화되고, 고도화된 연구 문화가 있다. 우리 학교 연구지원본부에는 첨단 기기·설비와 이를 운영하는 전문 인력이 배치돼 있다. 국내에서 이런 연구 인프라를 갖춘 곳은 UNIST가 유일하다. 고가 기자재를 운영하는 고급 인력을 갖춘 것은 UNIST만의 차별점이다. 동료들과의 연구·협업 문화도 UNIST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장점들이 UNIST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 -‘울산형 스탠퍼드’의 핵심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출발점이 스탠퍼드대다. 스탠퍼드대 출신의 청년들이 캘리포니아주의 허름한 차고에서 창업을 시작했다. 이게 바로 실리콘밸리의 씨앗이었다. UNIST도 울산지역 산업체와 함께 그런 선순환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동반 성장 전략은. “울산은 국가산업단지가 즐비한 산업도시다. 하지만 대기업의 주요 R&D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 때문에 울산은 브레인 없는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브레인 역할은 수도권에서 맡아 연구 대학인 UNIST와의 접점이 없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게 울산의 기업 중 84%를 차지하는 중소, 중견기업들이다. 기업을 승계한 2세들이 자기 사업을 하고 싶은 욕구, 그 포인트에 주목하고 있다. UNIST가 지역의 중소·중견기업과 협력해 성과를 내고 그 기술을 지역기업에 이전해 월드클래스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 “신이 노여움 느꼈나”···멕시코 피라미드가 무너진 이유

    “신이 노여움 느꼈나”···멕시코 피라미드가 무너진 이유

    만들어진 지 1000년이 훌쩍 넘은 멕시코의 피라미드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일각에서는 ‘멸망의 징조’를 언급하며 두려움을 표출했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부 미초아칸주(州)를 대표하는 유적지인 이와치오의 벽돌 피라미드 한쪽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지역에는 폭우가 내렸으며, 전문가들은 거센 폭우를 견디지 못한 피라미드 벽돌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 측은 “최근 높은 기온과 그에 따른 가뭄으로 인해 균열이 생긴 가운데, 폭우가 균열로 스며들면서 피라미드 일부를 무너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피라미드는 미초아칸주 북서부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원주민 집단인 푸레페차족(族)이 1100여 년 전에 건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레페차 문화는 14세기에 출현하여 아즈텍과 스페인 식민지 개척자들을 물리친 후 메소아메리카(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북서부를 포함한 아메리카 구역)에서 두 번째로 큰 문화로 성장했다.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는 피라미드의 붕괴 원인이 자연적 현상이라고 설명했지만, 푸레페차족 후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프레페차족 부족원인 타리아쿠리 알바레즈는 자신의 SNS에 “신들이 노여워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 (피라미드를 무너뜨린) 폭풍은 멸망의 신호일 수 있다”면서 “피라미드를 지었던 우리 조상들에게 이러한 일은 중요한 사건이 다가온다는 나쁜 징조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정복자들이 우리의 거주지에 도착했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푸레페차족의 전통과 세계관에 따르면, 이는 우리가 섬기는 신들이 불쾌함을 느꼈을 때 발생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와치오 피라미드가 있는 곳은 미초아칸주에서도 가장 중요한 고고학 유적지로 꼽힌다. 이에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는 피라미드를 보호하고 재건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 “멸망의 징조”…‘1000년 넘은 피라미드’ 와르르 무너져, 원인은? [핵잼 사이언스]

    “멸망의 징조”…‘1000년 넘은 피라미드’ 와르르 무너져, 원인은? [핵잼 사이언스]

    만들어진 지 1000년이 훌쩍 넘은 멕시코의 피라미드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일각에서는 ‘멸망의 징조’를 언급하며 두려움을 표출했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부 미초아칸주(州)를 대표하는 유적지인 이와치오의 벽돌 피라미드 한쪽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지역에는 폭우가 내렸으며, 전문가들은 거센 폭우를 견디지 못한 피라미드 벽돌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 측은 “최근 높은 기온과 그에 따른 가뭄으로 인해 균열이 생긴 가운데, 폭우가 균열로 스며들면서 피라미드 일부를 무너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피라미드는 미초아칸주 북서부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원주민 집단인 푸레페차족(族)이 1100여 년 전에 건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레페차 문화는 14세기에 출현하여 아즈텍과 스페인 식민지 개척자들을 물리친 후 메소아메리카(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북서부를 포함한 아메리카 구역)에서 두 번째로 큰 문화로 성장했다.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는 피라미드의 붕괴 원인이 자연적 현상이라고 설명했지만, 푸레페차족 후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프레페차족 부족원인 타리아쿠리 알바레즈는 자신의 SNS에 “신들이 노여워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 (피라미드를 무너뜨린) 폭풍은 멸망의 신호일 수 있다”면서 “피라미드를 지었던 우리 조상들에게 이러한 일은 중요한 사건이 다가온다는 나쁜 징조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정복자들이 우리의 거주지에 도착했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푸레페차족의 전통과 세계관에 따르면, 이는 우리가 섬기는 신들이 불쾌함을 느꼈을 때 발생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와치오 피라미드가 있는 곳은 미초아칸주에서도 가장 중요한 고고학 유적지로 꼽힌다. 이에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는 피라미드를 보호하고 재건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 “UNIST를 울산의 스탠퍼드로 만들겠다”… 박종래 UNIST 총장 취임

    “UNIST를 울산의 스탠퍼드로 만들겠다”… 박종래 UNIST 총장 취임

    “울산과학기술원을 스탠퍼드와 같은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키우고, 울산의 자부심으로 만들겠다.” 박종래(65)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제5대 총장은 14일 열린 취임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앞서 박 총장은 지난 6월 26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날 취임식에는 송재호 UNIST 이사장, 안효대 울산시 경제부시장, 이순걸 울주군수, 교직원, 학생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박 총장은 취임사에서 “울산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개척자들의 땅”이라며 “그 바탕에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한 UNIST의 성장은 곧 울산의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창의적 통찰력과 융합적 연결력을 갖춘 ‘개척자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척자형 인재교육 플랫폼 ▲기술 진화 단계별 맞춤형 융복합 연구 플랫폼 ▲글로컬 윈-윈 협력 플랫폼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UNIST를 세계무대로 도약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또 대학의 독창성을 강화하고, 연결과 협력의 문화도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서울대에서 섬유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영국 리즈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 총장은 (주)서울대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기반소위 위원장, 연구개발특구 실증특례 전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대전 ‘일류 경제도시’ 조성…지방분권시대의 주역으로[지방튼튼 나라튼튼]

    대전 ‘일류 경제도시’ 조성…지방분권시대의 주역으로[지방튼튼 나라튼튼]

    ‘스위스 미라클’. 스위스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뛰어난 발전을 이룬 것을 강조한 말이다. 성취의 핵심에는 지방분권이 있다. 스위스는 의사결정의 무게 중심이 지역과 주민에게 있어 강력한 권한을 갖고 중앙정부의 정책에 개입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지방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방분권을 원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고 이어 7월 지방시대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대전은 황무지에서 인구 145만명에 이르는 가장 혁신적인 도시, 한국 과학 수도를 일군 개척자들의 도시다. 반도체와 방산기업의 빛나는 성과가 대전에서 시작됐고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등 핵심 과학기술이 지금도 끊임없이 대전에서 태어나고 있다. 불과 한 세대만의 일이다. 진정한 지방분권을 실현하고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대표 도시라 자부할 만하다. 민선 8기 대전 시정은 ‘일류 경제도시 대전’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온 힘을 쏟고 있다. 경제·산업을 기반으로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일류 도시를 만들어 시민 모두가 행복할 뿐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선정, 우주산업 클러스터 연구·인재 개발 특화지구 포함,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 대전 ‘0시 축제’ 개최, 글로벌 바이오기업 머크를 비롯한 72개 기업의 투자(2조 1849억원),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 정상화 등 산업과 경제 부흥 기반을 확보했다. 과학기술 집약도 세계 3위, 아시아 1위의 막강한 역량을 기반으로 대전 기업들은 이미 코스닥 상장기업 수와 시가총액(42조 5431억원)에서 대구나 부산을 능가했다. 과학 수도 명성에 걸맞게 세계 100대 과학기술 클러스터에 선정됐고 도시 브랜드 평판지수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역량과 잠재력이 증명됐다. 지역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지방분권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다. 진정한 지방분권은 지역이 스스로 성장동력을 찾고 중앙정부가 이를 제대로 뒷받침할 때 실현될 수 있다. 개척자 정신, 과학기술을 기반 삼아 대전이 국가 발전을 위해 직접 뛰어야 할 때이다. 민선 8기 대전 시정은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지방분권의 최선봉에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대전을 살기 좋은 지방시대의 모범 도시로 우뚝 서게 함으로써 한국의 새로운 도약에 앞장설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
  • 잠들지 않는 꿀잼도시, ‘대전 0시 축제’서 만나요

    잠들지 않는 꿀잼도시, ‘대전 0시 축제’서 만나요

    더 풍성해진 볼거리·즐길거리군악대·모델 등 대규모 퍼레이드SG워너비 등 정상급 뮤지션 출동 교향악단 등 시립예술단 공연도아시아 1위·세계 3대 축제로9일로 기간 늘리고 행사장도 확장日 삿포로 등 우호 도시 공연까지“200만 방문·3000억 경제 효과 목표” 지난해 8월 14년 만에 부활해 대박 난 ‘대전 0시 축제’가 올해 더 강력한 축제로 돌아온다. 기간이 늘어나고, 축제장도 확대되지만 무엇보다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한층 더 다양해졌다. 전국적 열풍이 몰아치는 토종 빵집 ‘성심당’을 빼면 가거나 즐길 곳이 적어 ‘노잼도시’로 불리던 대전이 ‘꿀잼도시’로 탈바꿈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2009년 동구청장 시절 개최했다가 지난해 부활시킨 축제에는 110만명이 찾았다.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지역 최대 흥행이었다. 이 시장은 17일 “지난해 축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 만큼 올해는 방문객 200만명과 경제적 효과 3000억원이 목표다. 착실히 준비해 반드시 이루겠다”며 “더 나아가 5년 안에 0시 축제를 아시아 1위·세계 3대 축제 반열에 올려놓겠다. 대전하면 ‘0시 축제’를 얘기할 정도로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로 키우겠다”고 했다.부활 첫해, 단 한 번의 축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2024년 ‘K컬처 이벤트 100선’,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 선정된 것에서 축제의 성장 잠재력이 드러났다.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열리는 올해 축제는 다음달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대전역~옛 충남도청 1㎞ 구간 중앙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축제 기간 행사장은 매일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차량이 전면 통제된다. 행사장은 지난해 중앙로 중심에서 올해 옛 충남도청사 안과 인근 원도심 상권까지 확장됐다. 7일이던 기간이 9일로 이틀 더 늘면서 신규 프로그램 등이 많아져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훨씬 더 풍성해졌다. 지난해 3일에 그쳤던 대규모 길거리 퍼레이드가 매일 벌어진다. 군악대·패션모델·오토바이·민속놀이 등 다양한 퍼레이드단이 나선다. 15일 광복절에는 외국 백파이프단과 군악대의 특별 퍼레이드도 있다. 대전의 과거·현재·미래를 상징하는 증기기관차·수소트램·우주선 소재의 퍼레이드카가 9일 동안 행사장을 누비며 ‘시간 여행’으로 인도한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버스킹을 하고 소극장 등 실내와 갤러리 등 25개 공간에서 공연을 펼친다. 이들은 1주일 전부터 공연, 전시회, 연극제를 열어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정상급 뮤지션도 출동한다. SG워너비·화사·이무진·다비치·10CM·다이나믹듀오·비오·코요태 등 K팝을 알린 뮤지션들이 매일 댄스·발라드·힙합 등을 뽐낸다. 장민호·박서진·김수찬·박지현·김의영·설운도 등 정상급 트로트 가수들도 나선다. K팝 전사가 총출동해 뜨거운 여름밤의 무더위를 식혀 줄 참이다. 광복절에는 서경석·차지연·김의영·VOS·스우파2베베 등 대전 출신 스타들이 시민들과 추억을 나눈다. ‘0시 축제’의 모티브가 된 대중가요 ‘대전부르스’를 활용한 전국가요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9일 0시 축제 홍보대사로 위촉된 2인조 그룹 ‘육중완밴드’는 대전부르스를 리메이크해 무대에 오른다. 평소 접하기 힘든 교향악단·무용단·합창단·연정국악단 등 시립예술단의 고품격 공연도 펼쳐진다. 해외 우호 도시인 일본 삿포로시, 대만 가오슝시, 베트남 빈증성, 헝가리 부다페스트시 등의 공연도 열린다. 전효진 대전시 관광축제팀장은 “지난해보다 2배 많은 5~6곳의 우호 도시가 전통 공연을 펼친다”고 했다. 행사장은 과거·현재·미래존으로 나뉘는데 1905년 대전역 개통으로 성장한 대전의 모습을 보여 준다. 시는 역을 관문으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성장한 ‘개척자들의 도시’라고 대전을 설명한다. 과거존에서는 기차 멀티쇼, 무성영화, 레트로 코미디언쇼 등을 볼 수 있다. 현재존에는 길거리 퍼레이드 등이 열리고 미래존에서는 대전이 ‘과학수도’임을 자랑한다. 무인자동차·누리호발사체·로봇·대덕특구 연구성과물을 선보인다. 마니아들이 혹할 만한 희귀 슈퍼카 전시 및 시승회도 내내 열린다. 대학생·시니어 모델 150명은 대규모 패션쇼 퍼레이드를 벌인다. 특히 개막일인 오는 8월 9일 오후 6시부터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축하 에어쇼를 하고, 폐막일인 17일 시민과 합창단이 함께 부르는 ‘1000인(명) 대전부르스’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축제 기간에는 ‘93 대전엑스포’에서 태어난 대전의 새 캐릭터 ‘꿈씨 패밀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당시 마스코트 ‘꿈돌이’의 아들·딸·친구 8명이 100m의 포토존과 테마파크에서 기다린다. 굿즈도 선보인다. 시는 평소에도 북적이는 성심당 본점·대전역점이 행사장 안에 있어 엄청난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옛 대전부청사에 축제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교통·치안·소방·환경 등 6개의 상황실을 둘 참이다. 경찰,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하루 565명을 투입해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벌인다. 인파관리예측시스템을 갖춰 메인무대, 성심당 등에 상시 안전요원을 배치한다. 지하철 운행을 새벽 1시까지 연장하고 하루 28회 이상 늘릴 계획이나 행사장 가운데에 위치한 중앙로역은 무정차 운행한다. 폭염에 대비해 행사장 곳곳에 그늘막과 쿨링포그를 설치한다. 시간당 5㎜ 이상 비가 내리면 우의 등을 지급하고 방수 대책에 들어갈 방침이다. 응급환자 구조체계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대책도 수립했다. 이 시장은 “행사장이 대전의 옛 중심지이고 성심당 본점 등이 있어 지난해 수많은 관람객이 운집했지만 크고 작은 사고 하나 없이 안전하게 치러졌다”며 “대전의 대표 문화콘텐츠이자 세계적 축제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인 만큼 올해는 대전의 재미와 매력을 더 만끽할 수 있는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홋카이도에 어둠이 내려앉자, 영혼 달래는 맛천국이 열렸다

    홋카이도에 어둠이 내려앉자, 영혼 달래는 맛천국이 열렸다

    어느 지역이나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솔푸드가 있기 마련이다. ‘일본의 식량창고’라 불리는 홋카이도도 마찬가지다. 광활한 북쪽 대지가 선물한 채소와 해산물, 유제품 등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가 넘쳐 난다. 자연스레 이 재료를 활용한 토속 요리도 발달했다. 이번 여정에선 라멘, 징기스칸, 수프 카레, 부타동 등 홋카이도 토속 음식의 세계를 엿본다. 음식을 통해 주민들의 삶과 지역의 역사를 톺아보자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음식 자체를 탐닉하는 ‘미식’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눈요기는 그 후의 일이다. ‘야행’ 맛·잘·알 고수 믿고 먹기 여기는 삿포로시의 한 구역인 스스키노. 호사가들이 ‘일본의 3대 유흥가’ 중 한 곳으로 꼽을 만큼 일본에서도 소문난 유흥가다. 라멘 등 서민 음식점부터 고급 게요릿집까지 몰려 있다. 이 일대에 먹고 마시는 업소만 3000곳에 이른다고 한다. 이 많은 업소 중에서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을 골라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여정에선 ‘오모레인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들이 누군지에 대해선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오모레인저는 삿포로에 있는 OMO3호텔 소속의 여행 도우미다. 대부분 이 지역 출신으로, 지역전문가 집단이라 보면 된다. 도심의 맛집과 명소에 대해 강의하거나, 실제 참가자들을 인솔하고 나가는 밤나들이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이들이 ‘올빼미 야행’을 벌이는 것엔 사연이 있다. 삿포로 중심가의 맛집들은 대체로 저녁 때 문을 연다. 스스키노 유흥가의 영업시간과 맞추려는 거다. 저녁 6시께 문을 열어 새벽 서너 시까지 영업하는 라멘집이 허다하다. 심지어 요루노시게처럼 밤 10시에 문을 열고 새벽에 문을 닫는 빵집도 있다. 오모레인저가 소개하는 곳은 자체적으로 검증을 끝낸 곳이다. ‘미스터리 쇼퍼’처럼 입소문 난 맛집들을 일일이 찾아 직접 맛을 본 뒤 체험 코스를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전부를 호텔 측에서 댄다고 한다. 투숙객을 모두 호텔 내 영업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우리 숙박업소들과 달리 지역 상권과 상생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자세가 독특하다. ‘라멘’ 미소라멘 성지, 절로 미소 먼저 라멘부터. 라멘의 종류는 크게 쇼유(간장)와 시오(소금) 그리고 미소(된장) 등으로 갈리는데, 삿포로는 이 중 미소라멘의 발상지로 꼽힌다. 돼지기름인 라드를 넣어 라멘의 온기가 오래 유지되고, 풍성한 식감을 안겨 주는 면발이 매력이다. 홋카이도 주민들의 라멘 사랑은 남달라서 2001년 ‘홋카이도의 유산 25’ 중 하나로 삿포로 라멘을 선정했다. 라멘 앞에 ‘삿포로’라는 지역명을 자랑스레 붙일 만큼 소중한 보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다른 종류의 라멘 맛집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유명한 집들은 대부분 미소라멘에서 출발했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소노카즈오, 멘야스즈란 등이 널리 알려졌다. 스스키노역 인근에 있는데 두 집 모두 밤 10시에 문을 연다. 이른바 ‘오픈런’을 벌여야 하는 데다, 늘 대기열이 늘어서 있어 시간에 쫓기는 여행객들이 맛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후지야 누들은 다소 ‘이른’ 오후 6시에 문을 연다. 정통 미소라멘을 고집하는 집으로 된장 소믈리에가 조리한다. ‘포렴’ 이름값하네, 면발부심 오래된 라멘집들이 몰려 있는 곳도 있다. ‘라멘 요코초’다. 삿포로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필수 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저 유명한 ‘미슐랭 가이드’에 실릴 만큼 해외에도 잘 알려진 라멘골목이다. 1950년대에 8개의 점포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7곳으로 늘었다. 오가는 사람과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비좁은 골목 양옆에 라멘가게가 빽빽하게 마주 보고 있다. 여기선 OMO3호텔의 식사권이 통용된다. 호텔 측이 라멘 골목과 협업한 결과다.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식사권은 3장. 미소, 쇼유, 시오 라멘 등을 종류별로 하프 사이즈로 맛볼 수 있다. 라면 위에 홋카이도 특산물인 옥수수와 버터를 토핑으로 올려도 별미다. 라멘 요코초에선 가게마다 내건 포렴(일본어로 노렌)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포렴 왼쪽에 제면소 이름이 적힌 업소는 면을 전문 제작업체에서 사다가 쓰는 집이다. 홋카이도의 라멘 맛집들은 가게에서 직접 면을 만드는 경우가 드물고 대개는 ‘니시야마’ 등 이름난 제면소의 면을 가져다 쓴다. ‘자가 수타’ 면을 고급으로 치는 우리와 다소 다르다. 이때 해당 제면소에서 자신들의 면을 쓰는 라멘집에 포렴을 선물하는데, 각 라멘집 앞에 걸린 포렴은 이를 상징하는 것이다. ‘징기스칸’ 불판 양고기 끝판왕 홋카이도 음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징기스칸이다. 불판에 양고기를 얹고 양파와 숙주, 양배추, 단호박 등을 함께 구워 먹는 음식이다. 일본 전국적으로는 이른바 ‘부먹’, 그러니까 양념에 재운 양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홋카이도는 다르다. ‘찍먹’처럼 구운 양고기를 양념에 찍어 먹는 걸 선호한다. 징기스칸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양고기와 불판이다. 일본 내 양고기 자급률은 0.7%에 불과하다. 그마저 대부분 홋카이도에서 생산된다. 그러니 홋카이도산 양고기가 비쌀 수밖에 없다. 생산지마다 고유 브랜드가 있는 와규(일본 소고기)처럼 홋카이도산 양도 고유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아스파라거스양이다. 아스파라거스는 값이 결코 싸지 않은 채소다. 홋카이도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일반 포장 판매에 쓰고 남은 아스파라거스 줄기를 먹여 키운다고 한다. 불판도 중요하다. 마루타케라는 곳처럼 불판을 자체 제작하는 업소도 있는데, 보통은 볼록렌즈처럼 생긴 불판을 쓴다. 냄비가 두꺼운 데다 불판의 높이도 높아 고기가 전체적으로 천천히 익는다. 잔열을 이용해 고기를 고르게 굽기 위해 냄비 둘레를 일부러 높이기도 한다니, 치밀한 일본 사람들의 성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하다. 다루마 5.5, 후쿠스케, 유우히, 히쓰지 등이 맛집으로 소문났다. 대체로 오후 5시께 문을 열고 밤 10~12시까지 영업한다. ‘수프카레’ 감칠맛에 녹아드네 수프 카레도 삿포로 사람들의 각별한 자부심이 담긴 음식이다. 찌개 국물처럼 묽은 카레에 감자, 피망, 당근 등의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끓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메인 재료로 닭고기나 소고기, 해산물 등을 푸짐하게 넣어 즐긴다. 카레를 묽게 만들면 무슨 맛일까 싶은데, 뜻밖에 입에 착 감길 정도로 맛있다. 주문할 때 카레 베이스와 맵기 정도, 토핑 등을 취향껏 고를 수 있다. 음식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1975년 삿포로의 아잔타라는 다방이 중국의 약선 수프를 변형해 처음 내놓은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이후 1993년 매직 스타이스라는 식당에서 ‘수프 카레’라는 이름으로 내기 시작하면서 일본 전체로 퍼져 나갔다. 삿포로에만 200개가 넘는 수프 카레 가게가 영업 중이라고 한다. 스스키노의 스아게, 가라쿠 등에 사람이 몰리는 편. 긴 대기는 각오해야 한다. 이번 여정에선 치열한 ‘구글링’을 통해 덜 밀리는 집을 찾아갔다. 소문난 맛집과는 거리가 있는 업소인 듯한데도 맛은 훌륭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굳이 시간을 들여 수프 카레 맛집을 찾는 수고를 덜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이센동’ 노포서 한끼의 호사 가이센동은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일본식 덮밥을 말한다. 한두 가지 재료만 들어가면 마구로동(참치), 사케동(연어)처럼 주재료 이름을 붙이고, 3~4가지 이상의 해산물이 들어가야 비로소 가이센동이라 부를 수 있단다. 가이센동은 니조 시장에서 먹는 게 제격이다. 이른 새벽부터 관광객들이 몰리는 전통시장이다. 스스키노 중심부에서 10분 정도 거리다. 해산물이 싱싱하긴 한데, 음식값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어지간한 가이센동은 한 그릇에 2000~3000엔(약 1만 8000~2만 7000원)을 훌쩍 넘긴다. 대기열이 늘어선 바깥쪽 식당보다는 시장 내부의 허름한 집을 찾길 권한다. ‘스낵바’ 퇴근길 한잔 소확행 오모레인저와 함께하는 나이트 투어 프로그램도 재밌다. 스스키노의 음식점을 ‘개척’하고 거리를 ‘탐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삿포로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는 주점 거리 ‘제로 번지’, 술자리의 마지막에 ‘해장용’으로 찾는다는 파르페 카페 등을 돌아본다. ‘해장 파르페’도 특이했지만 무엇보다 독특한 건 스낵바였다. 일본의 월급쟁이들이 1차를 마치고 종종 들른다는 일종의 간이주점이다. 이름 그대로 스낵(과자)을 안주로 내고, 원하는 주류를 정해진 시간 내에 마음껏 마실 수 있다. 주로 ‘마마’라 불리는 여주인과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는다고 한다. “삿포로에서 편의점보다 많은 게 스낵바”라는 이야기가 회자할 정도라니, 스낵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대부분 회원제로 운영돼 체험하기 어려운데, 오모레인저가 추천하는 집은 관광객도 방문할 수 있다. ‘부타동’ 화끈한 불맛, 힘 불끈 이제 이웃 소도시 오비히로로 간다. 부타동을 먹기 위해서다. 삿포로에서 승용차로 두어 시간 거리다. 부타동은 쉽게 말해 돼지고기 덮밥이다. 오비히로가 중심인 도카치 지방에서는 메이지 시대 말부터 양돈업이 시작됐다고 한다. 오비히로의 명물인 부타동은 이런 토대 위에서 생겨났다. 이른바 ‘원조’는 오비히로역 앞의 부타동 판초다. 1933년 이 가게 점주가 오비히로의 들녘을 거닐다 열심히 일하는 농민과 개척자들의 보양식으로 개발했다고 전해진다.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위에 보양식으로 유명한 장어구이풍의 소스를 얹은 게 원형이다. 오비히로역 주변에 부타동 맛집들이 몰려 있다. 하게텐은 부타동 판초와 쌍벽을 이루는 집이다. 판초가 문을 연 이듬해에 개점했다고 한다.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부타동 노 돈다도 지역 주민들이 줄 서는 가게로 알려져 있다.‘스위츠’ 달달함에 무장 해제 오비히로는 달달한 먹거리, 스위츠(달콤한 과자를 뜻하는 일본식 영어)의 왕국과도 같은 곳이다. 홋카이도의 ‘원픽’ 과자 중 하나인 ‘마루세이 버터샌드’를 생산하는 롯카테이를 비롯해 류게쓰, 그랑베리 등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스위츠 업체 본점이 오비히로에 있다. 작은 도시 규모에 비춰 보면 퍽 의외다. 너른 도카치 평야를 중심으로 유제품과 밀가루, 팥 등 양질의 농축산물이 생산되기에 가능한 결과로 여겨진다. 본점 매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맛볼 수 있다. 다카하시 만주야도 찾을 만하다. 70년 넘도록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지역 과자점이다. 명물은 오반야키(일본식 풀빵)다. 팥 맛과 치즈 맛, 두 가지다.
  • 새만금 일구는 미래 개척자들[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새만금 일구는 미래 개척자들[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새만금개발청은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사업인 새만금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2013년 9월 문을 열었다. 개청 후에 ▲기본계획 수립 ▲법령 정비 ▲국가산단 조성 및 투자유치 등 성과를 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1년 6개월 만에 8조 7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끌어내며 역대 최대 성과를 이뤘다. 입주 기업의 성장 동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킬러 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와 식품허브지원 TF를 신설하고 원스톱 행정 지원 서비스를 강화했다. 앞으로 입주 기업들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비상하도록 뒷받침하고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도약시키는 역할이 남았다.김경안 청장은 새만금 방조제가 착공된 1991년부터 30년 넘게 새만금에서 지역 목소리를 대변한 자타공인 새만금 전문가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 오래 몸담은 그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새만금TF 전문위원으로 새만금종합개발계획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했다. 현 정부 출범 당시에도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새만금발전기획단장을 맡아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고, 지난 7월 청장에 부임했다. 강한 추진력이 돋보이는 김 청장은 전임 김규현 청장과 함께 현 정부 들어 새만금 사업 시작 이후 최대 규모인 9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윤순희 차장은 부드러우면서도 강단 있는 일 처리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외유내강형 리더다. 국무총리비서실, 대통령실 등을 거친 윤 차장은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르고 현안 관리에 탁월한 엘리트다. 휴직계를 내고 민간기업 유한킴벌리에서 일한 독특한 이력도 있다. 현장에서 체득한 기업 경영마인드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새만금청의 기업지원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고 트렌드에도 관심이 많다. 정인권 기획조정관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돌부처’ 스타일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핵심 보직을 맡았고 국무총리실 국정과제과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등 파견 경력도 있어 업무 전반을 아우르는 이해력을 갖췄다. 변화에 유연하고 결단력도 있다. 직원들과 숨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새만금청의 대표 미식가다. 이동민 개발전략국장은 개발 분야에 잔뼈가 굵다.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김 청장 등을 보필해 사상 최대 투자 유치 성과인 9조원을 달성했다. 이 국장은 상황에 알맞은 조언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유능한 멘토라는 평가도 받는다. 뮤지컬 공연 관람이 취미다. 가끔 사석에서 뮤지컬 곡을 부르기도 하는데 실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김민수 개발사업국장 직무대리는 새만금 사업을 위해 국토를 넓힌 네덜란드에 유학을 다녀올 정도로 새만금에 ‘진심’이다. 특유의 조정 능력으로 국무조정실에서 새만금 주요 현안을 둘러싼 관련 부처 간 이견 조정에 힘썼다. 간척 사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새만금 사업의 진행 상황을 세세하게 파악해 새만금의 차세대 아이콘으로 통한다. 아이들 사진찍기가 취미인 가정적인 스타일이다. 이범 대변인은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하고 산둥성 옌타이시정부 연수를 마친 중국통이다. 베이징공업대에서 도시계획 석사 과정을 마쳤을 정도로 학구파다. 국토부 주요 부서를 두루 경험했고 새만금의 해외 투자와 첨단전략기업 유치에 힘썼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대변인을 맡았고 MZ 세대 직원들과 새로운 콘텐츠 구상에도 몰두하고 있다. 매일 새벽 아내와 테니스를 치며 체력을 다진다. 그동안 공직열전에 관심을 가져 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윤석열 정부 2023 공직열전’ 시리즈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수록돼 있습니다.
  • 표준길이 1m 탄생 뒤에 프랑스혁명 있었다

    표준길이 1m 탄생 뒤에 프랑스혁명 있었다

    프랑스가 ‘가장 크고 변하지 않는 물체’를 기준 삼아 단위로 만든 미터법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측정 체계로 꼽힌다. 1m는 적도에서 북극까지 거리를 1000만분의1로 나눈 값이다. 각 변 길이 10분의1m인 정육면체 부피를 1ℓ 그리고 물 1ℓ의 질량을 1㎏으로 정했다. 당시 프랑스에 1000여개의 단위가 있고, 지방에 있는 여러 변종 측정까지 합치면 무려 2만 5000종의 단위가 난립했다고 하니 그 불편함을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단위 통일은 프랑스혁명 당시 중요한 의제이기도 했다. 교역과 농업 생산을 촉진하려는 귀족 그리고 귀족의 속임수에 속지 않으려는 평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측정 방법과 단위는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치열한 탐구,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소, 시대정신 변화 그리고 기존의 것을 지키려던 이들의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표준 길이 1m가 탄생한 배경에 프랑스혁명이 있었고, 토지를 측량하면서 그린 지도는 제국의 식민지 지배에 막대한 역할을 했다. 책은 역사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철학을 넘나들며 도량형의 변천을 살핀다. 뼈에 그은 금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면에 숨겨진 갈등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컨대 영국 정부가 1965년 미터법 사용을 위한 10년 계획을 발표하자 자경단인 ‘미터법 저항단’이 전통적 제국 도량형인 마일, 야드, 피트를 쓰자며 전국에서 3000개가 넘는 표지판을 뽑기도 했다. 18세기 미국 개척자들이 ‘야생의 땅’을 측량해 ‘관리할 수 있는 땅’으로 바꾸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지도를 그린 역사, 미터법이 전 세계를 정복하게 된 과정, 통계가 학문으로 자리잡는 과정 등을 살피는 일도 흥미롭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자기 자신을 자연스럽게 숫자로 표현하는 모습 등을 거론하며 현대사회에서 측정의 힘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커진 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 하워드 호주 전 총리 “영국의 식민지 된 것은 행운…유익한 식민 지배”

    하워드 호주 전 총리 “영국의 식민지 된 것은 행운…유익한 식민 지배”

    “17∼18세기에 호주 대륙이 식민지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호주에서 일어난 가장 운 좋은 일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한 나라의 총리까지 지냈던 인물이 이런 망발을 늘어놓았다. 호주 역사에 두 번째로 길게 총리 직을 수행했던 존 하워드(84)가 26일 발간된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과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호주가 영국의 식민지가 됐던 것은 행운이라며 현 정부의 개헌 시도는 결국 실패할 것이란 견해를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영국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유럽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더 없이 성공적이었으며 유익한 식민지 개척자들이었다”고 상궤를 벗어난 발언을 이어갔다. 그의 문제 발언은 호주 정부가 추진 중인 개헌이 결국 원주민들에 대한 금전적 배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반대한다고 말하는 과정에 나왔다. 지난해 총선에서 정권을 되찾은 노동당 정부는 공약에 따라 헌법에 애버리지널(호주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원주민들을 호주 최초의 주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대변할 헌법 기구 ‘보이스’를 설립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야당 등은 정부가 ‘보이스’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보이스를 통해 원주민들에 대한 금전적 배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워드 전 총리는 원주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고 지역사회의 주류로 편입시킬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합리적인 주장보다 ‘진부한 일반화’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려 한다며 “속임수가 있고 관련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불쾌감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개헌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앞서고 있다며 결국 국민투표는 실패하고 불필요한 갈등만 낳으며 정부 재정만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워드 전 총리는 보수당인 자유당 당수 출신으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12년 동안 총리로 재임, 호주 역사상 로버트 멘지스 전 총리(1939∼1941년, 1949∼196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총리직을 맡은 인물로 기록됐다. 개헌안은 국회를 통과해 오는 10∼12월 국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개헌이 되려면 국민투표 결과 찬성 응답이 과반을 넘어서고 6개 주 중 4개 주에서 과반 찬성이 나와야 한다. 개헌이 되면 5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 尹, 역대 첫 하버드대 연설 “북, 자유 무시 결정판” “우크라 짓밟혀” 러 비판

    尹, 역대 첫 하버드대 연설 “북, 자유 무시 결정판” “우크라 짓밟혀” 러 비판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국제사회는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후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진행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Pioneering a New Freedom Trail)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국제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종종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나타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래서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없음을 입증시키고 앞으로 이런 시도를 꿈꿀 수 없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리키며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무시하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 태도의 결정판은 바로 북한”이라며 “이러한 전체주의적 태도는 필연적으로 북한 내 참혹한 집단적 인권 유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윤 대통령은 연설 장소인 하버드대를 “자유의 전당”으로 칭하면서 ‘자유의 가치’를 역설했다. 보스턴의 ‘자유의 길’(Freedom Trail)을 언급한 뒤 “자유를 찾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개척자들이 자유를 이야기하고 토론을 벌이던 흔적이 그 길 곳곳에 묻어 있다”며 “이들이 자유민주의 국가 미국의 기틀을 만들었고 7세기에 성직자 양성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하버드가 그 중심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버드대에 재학 중에 한국전쟁에 참전, 28세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하버드인’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 이야기를 꺼내며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로 70년을 맞이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 온 중심축이었다”며 “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의 자유 수호를 위한 안전판의 상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은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동맹,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정의로운 동맹”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허위 선동, 거짓 뉴스, 독재 및 전체주의 세력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다며 “이들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자유의 열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자유를 침해하는 디지털 기술의 악용은 전 세계 자유시민이 연대해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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