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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뒤끝 작렬’?…한국에도 이란전 지원 따지더니 나토국 미군 줄이나 [핫이슈]

    트럼프 ‘뒤끝 작렬’?…한국에도 이란전 지원 따지더니 나토국 미군 줄이나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에 주둔한 미군 약 8만명의 배치를 전면 재검토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각국의 국방비뿐 아니라 이란전 등 미군 작전에 얼마나 협조했는지까지 따져 병력 배치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국에도 이란전 지원 문제를 공개적으로 따져 물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으면서도 대이란 작전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동맹국의 대미 협조 수준이 실제 미군 배치 판단 요소로 거론되면서 트럼프식 ‘동맹 압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미 국방부의 유럽 주둔 미군 검토 지침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11월 6일까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최소 4개의 병력 배치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각 방안에는 병력 규모와 배치 지역, 조정 속도, 비용 등이 담긴다. 최종 검토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나토 회원국들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은 실제 병력 감축 가능성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서 미국을 충분히 돕지 않았다고 판단한 국가들이 우선 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방비만 보는 게 아니다…美 작전 협조 여부도 평가 미 국방부는 단순히 각국의 국방비 지출만 따지지 않는다. 나토 회원국에 보낸 설문을 통해 미국이 해당 국가의 기지와 영공을 얼마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 관련 제한을 줄일 의향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방위비 지출과 무기 조달, 나토 전력 기여도뿐 아니라 미국의 외교·군사정책을 얼마나 지원하는지도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우주·사이버·정보 분야 인프라와 미국의 전 세계 군사작전을 지원할 능력도 점검한다. 각국이 나토가 합의한 국방비 지출 목표를 실제로 달성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도 평가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은 동맹국의 대미 군사작전 협조였다. 일부 국가는 대이란 작전 과정에서 미군의 기지 사용이나 영공 통과를 제한하거나 승인을 늦췄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대응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압박은 한국에도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으면서도 이란 문제에서는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다만 이번 미 국방부 검토는 유럽 주둔 미군과 나토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주한미군 감축까지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美 “유럽이 유럽 방어 이끌어야”…동맹국은 긴장 미국은 이번 검토가 특정 동맹국을 ‘보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회원국 대사들을 만나 유럽이 스스로 더 큰 방위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미국은 앞으로 동맹국이 재래식 방어를 주도하고 자신은 핵심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나토 회원국들도 미국이 실제로 어느 국가에서 얼마나 병력을 줄일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병력 배치 판단 기준에 국방비뿐 아니라 미군 작전 협조 여부까지 포함한 만큼, 동맹국들로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검토의 핵심은 단순히 ‘유럽에서 미군을 줄이느냐’가 아니다. 어느 동맹국에 미군을 계속 둘 것인지, 미국이 동맹의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더 큰 쟁점이다. 한국에도 이란전 지원 문제를 공개적으로 따져 물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맞물리면서, 유럽에서 시작된 ‘동맹 기여도 평가’가 다른 지역의 미군 배치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 땅 좁아, 전력 부족해… 데이터센터, 바다·우주로 영토 개척[데이터센터의 명암]

    땅 좁아, 전력 부족해… 데이터센터, 바다·우주로 영토 개척[데이터센터의 명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증가하는 데이터센터가 주민 반발, 전력·용지 확보 등의 문제에 부딪히면서 빅테크들이 육상을 벗어나 바다와 우주 등 미개척지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AI 경쟁력의 병목이 컴퓨팅 능력에서 토지 및 전력망 등 인프라로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를 지을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기술 경쟁에 불이 붙었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집중하는 기술은 바닷물을 냉각에 활용하는 수중 데이터센터(UDC)와 선박이나 바지선을 개조해 서버를 탑재하는 해상부유식 데이터센터(FDC)다. 둘 다 주민 민원이나 인허가 문제에서 자유롭고, 바닷물을 이용해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하는 방식이어서 경제적이다. 바닷속에 들어간 데이터센터KIOST, 울산 수심 20m 시공 계획수도권 집중 해소하고 해수로 냉각 산업계, FDC·액침냉각 개발 속도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지난해 11월 울산시와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모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울산 앞바다 수심 20m 해저에 서버 10만대 규모의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를 설계·시공·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으로 2031년 상용화가 목표다. 한국수력원자력, 울산과학기술원, 포스코, SK텔레콤 등도 참여한다. 수중 데이터센터는 별도 인허가 없이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만 획득하면 돼 건축 기간이 짧다. 육상 데이터센터는 전체 소비전력 중 약 40%를 냉각시스템 가동에 쓰지만 해수를 활용하면 이 비용도 대폭 감소한다. 문제는 해수 취수에 따른 유지·보수 부담이다. KIOST는 2022년 구조체 외부와 연결된 열교환 파이프로 해수를 유입·배출시키며 열을 식히는 방식을 택했다. 한택희 KIOST 책임연구원은 “뜨거워진 (외부 열교환) 파이프로 해저 미생물이 모여들어 열효율이 떨어졌고 이에 대한 고압 세척 과정에서 파이프가 손상될 가능성도 생겨 유지·보수가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2015년에 ‘나틱 프로젝트’를 통해 같은 냉각 방식의 수중 데이터센터를 최초로 개발했고 2년여간의 실증을 통해 ‘성공’이라고 자평했지만, 상업화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고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KIOST는 외부 파이프를 없앤 ‘이중벽 실린더 구조물’ 기술로 상업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와 관련한 특허출원도 마쳤다. 중국도 적극적이다. 하이랜더는 2023년 하이난섬 인근에 최초의 상업용 수중 데이터센터 가동에 성공한 데 이어 상하이 린강에 해상풍력 발전과 연계한 총 24㎿ 규모 수중 데이터센터 일부를 운용하고 있다. 육지에서 전력 소모 비난이 높다면, 하이랜더는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력과 바닷물로 이를 대체한 셈이다. 다만 해양 생태계 교란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바다 위 데이터센터로 불리는 FDC 역시 인허가 유연성과 구축 신속성, 해수를 활용한 냉각 효율성 등이 강점이다. 특히 국내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력이 핵심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선급협회와 영국 로이드 선급협회로부터 개념설계 인증(AIP)을 확보했고, FDC 상업 서비스 시점을 2028년 상반기로 발표했다. 연내 최대 2척의 FDC 수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6월 프랑스 에너지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FDC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정보·통신(IT) 기업들은 냉각 효율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말부터 액침 냉각 기술 상용화에 나섰다. 액침 냉각은 서버나 전자 제품을 절연액에 담아 열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2024년 실증 결과에 따르면 기존 공랭식 대비 유틸리티 전력량을 58%, 서버 팬 전력량을 15% 이상 절감했다. 네이버는 외기 활용과 데이터센터 폐열 재활용 등을 통해 냉각 전력량을 감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더 나아가 지난 13일 파력 발전을 활용하는 해상 AI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판탈라사’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데이터센터 현황MS, 최초 수중 DC, 2년 만에 중단中, 해상풍력발전 연계해 일부 운용극저온 우주센터 꿈… 상용화 과제미국, 유럽, 일본 등은 우주 데이터센터를 꿈꾸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실증 연구 차원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위성을 스페이스X 팰컨9에 실어 우주로 발사했다. 유럽연합은 2024년 200만 유로(약 32억원)를 투자한 어센드(ASCEND)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 데이터센터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본의 통신기업 NTT와 위성·방송기업 스카파JSAT는 2022년 합작회사 스페이스 컴퍼스(Space compass)를 설립한 뒤 우주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평균 영하 270도의 극저온 환경서 냉각 에너지 소모량을 지상 대비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고 높은 태양광 발전 효율 등을 갖출 수 있다. 비용은 막대하겠지만 각종 사회 규제에서 자유롭다. 다만,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원은 “우주 데이터센터 배치에는 공학적·경제적 장벽이 존재한다”며 “그간 우주로 발사된 어떤 것보다도 큰 태양광 어레이(태양광 패널을 이어 붙인 대형 발전 장치)가 필요하며 이런 규모의 냉각 솔루션도 검증된 바 없다”고 평가했다.
  • 북미 대화 기류속 ‘北 군비통제론’ 재부상… “현실적” vs “역효과” [외안대전]

    북미 대화 기류속 ‘北 군비통제론’ 재부상… “현실적” vs “역효과” [외안대전]

    외교·안보는 총성 없는 전쟁터라고 합니다. 겉으로 나타난 결과 뒤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치열한 협상과 복잡한 선택들이 국가의 생존을 결정합니다. ‘외안대전’(외교안보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는 매주 생생한 외교·안보 현장을 쫒아 뒷이야기를 전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슈를 알기 쉽게 풀어 전하겠습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의 핵 보유 현실을 전제로 핵·미사일 위협부터 줄여나가자는 ‘군비통제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고도화된 북한의 핵능력을 당장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핵·미사일 생산을 우선 동결하고 점진적인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현실론입니다. 반면 이 같은 접근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한국의 안보태세를 약화시키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군비통제가 비핵화로 가기 위한 현실적인 ‘과정’이 될지,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종착점’이 될지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美 내부서 감지되는 북핵 군비통제론25일 외교 당국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 통화를 하고 한미 동맹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북핵 문제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다소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통화 결과 보도자료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미 국무부 북한 비핵화를 포함해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이 빠졌습니다. 국무부는 “동맹에 필수적인 사안들에 대해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때문에 최근 비핵화 문제를 회피하려는 미측의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57개로 언급하며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또 북미 대화의 목표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핵무기를 당장 모두 없애는 ‘완전한 비핵화’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기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한 현실을 인정하고 우선 위협부터 줄여야 한다는 현실론이 점차 힘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입니다. 차 석좌는 지난 4월 미 정부의 역대 비핵화 정책을 “실패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북한 비핵화가 단시일 내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며 북한과의 ‘차가운 평화’(cold peace) 전략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차 석좌는 지난 19일 인터뷰에서도 “비핵화는 중요하지만 향후 협상에서 당장의 목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57개’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북한과 협상에 나설 경우 ‘완전한 비핵화’를 처음부터 요구하기보다 북한의 핵능력을 동결하고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있습니다. ‘파키스탄 모델’…핵 보유한 채 제재 완화·관계 정상화이 과정에서 북한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이른바 ‘파키스탄 모델’일 수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NPT가 인정하는 공식 핵보유국은 아닙니다. 1998년 핵실험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았지만 2001년 9·11 테러 등 미국이 파키스탄을 필요로 하는 안보 이슈가 터지면서 제재가 흐지부지됐습니다. 결국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받고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정상화한 셈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비슷합니다. 미국이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핵무기 일부를 동결하거나 감축하는 대가로 제재 완화와 관계 개선을 얻어낸다면 북한은 상당한 효과가 있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북한의 핵 역량을 일부 축소시키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제공하는 정도의 틀을 마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를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며 “북한은 군축 협상 자체를 ‘미국이 우리의 핵 지위를 인정했다’고 내부적으로 포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인도나 파키스탄 모델처럼 제재를 완화하고, 핵무기 일부를 보유한 상태에서 군축 협상에 나설 경우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도 북한에는 제재 완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비슷한 현실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정하고 명명할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현실을 말한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건 현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확장억제 약화”…군비통제론 우려도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경주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연구위원은 24일 발표한 ‘북미 군비통제 협상론의 한계와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서 “군비통제 협상도 상호 간에 수용 가능한 합의점을 도출해 내야 하고,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확장억제 약화 조치가 교환돼야 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는 비핵화 협상보다 더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군축 협상 과정에서 한미 연합훈련 축소, 전략자산 전개 중단·축소 등과 같은 것들을 북한에 내주어야 하는데, 한국의 안보 측면에서는 더 나은 해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전 위원은 이어 “군비통제 협상이 시작되면 북한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러시아와 연대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미 군비통제 협상론은 여러 측면에서 한계 또는 역효과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축이 비핵화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지,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종착점’이 될지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820조’ 초슈퍼예산… 성장 사이클에 쏟는다

    ‘820조’ 초슈퍼예산… 성장 사이클에 쏟는다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올해와 내년 역대급 세수가 예고된 가운데 내년 예산도 현행 총지출 관리 체계가 도입된 2004년 이후 최대폭으로 증액된다. 총예산 규모는 800조원을 넘어 82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4일 예산 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내년 예산 규모는 12%대 상승률로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본예산 기준으로 올해 727조 9000억원에서 내년 820조원 안팎까지 늘어난다는 의미다.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2009년도 예산을 10.6% 늘린 이후 18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성장 동력 확보, ‘5극 3특’ 지역 균형 발전, 청년 지원, 복지 확대 등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대규모 사업으로는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공급망 등 7대 신성장동력(SEED) 프로젝트가 있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청년미래적금 등 청년 지원 사업과 함께 아동수당, 지역사랑상품권 사업도 대폭 확대한다. 현재 기획예산처는 9월에 열리는 정기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기에 앞서 막판 조율 중이다. 국방 예산도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된다. 올해 65조 8000억원에서 9%가량 증액되며 71조 8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예산 항목에는 핵추진잠수함 사업 등 관련 예산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올해는 2.4% 안팎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GDP가 크게 증가하는 만큼 앞으로 국방 예산의 증액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안에는 지출뿐만 아니라 세입 규모도 담긴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 국세수입은 당초 중기재정운용계획상 전망치보다 100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망치가 412조 1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 세수가 520조원에 이른다는 의미다. 내년 지출 예산의 역대급 증액에도 세수 호조와 GDP 증가로 나라살림 지표인 관리재정수지와 나랏빚인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GDP 대비 3.8%였다. 올해 국가채무는 추경을 기준으로 GDP 대비 50.6%다. 내년 지출 구조조정 규모도 역대 최대인 50조원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의무지출을 10%, 재정지출을 1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1일 발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 추진과 함께 기초연금도 구조조정한다. 재정이 풍족한 상황에서도 불필요한 예산을 과감하게 줄여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30년까지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비율을 최대한 낮춰 관리할 계획이다. 내년에 풀리는 예산 820조원과 초과·추가 세수로 마련될 미래대응기금 150조원을 더하면 재원만 1000조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전례 없는 확장재정 정책이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을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경제 성장으로 세수를 늘리면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특위에서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왕도가 무엇이냐’라는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지금은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미래를 위해 성장에 관련된 부분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기본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 정부와 현 정부의 재정 정책 차이에 대해선 “이전 정부가 굉장히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영했다면 현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 확장재정을 운영한다”며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0% 성장률이었는데 지금은 모든 기관이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과천시, 2028년까지 ‘태양광 무선통신 버스정보안내기(BIT)​ 100% 설치

    과천시, 2028년까지 ‘태양광 무선통신 버스정보안내기(BIT)​ 100% 설치

    경기 과천시는 전기와 통신 인프라 부족으로 버스정보 서비스에서 소외됐던 시 외곽 마을버스 정류장 15곳에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친환경 버스정보안내기(BIT)를 추가 설치했다고 24일 밝혔다. BIT는 정류장에서 버스의 실시간 도착 예정 정보를 제공하는 교통정보 단말기다. 시내버스 정류장은 BIT 보급률이 높은 반면, 마을버스 정류장은 전기·통신 공사의 제약으로 설치가 어려워 교통정보 서비스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사기막골 경로당 앞 등 마을버스 정류장 5개소에 태양광 BIT를 시범 설치한 데 이어 올해 6월 9일부터 8월 10일까지 사업비 1억 9000만 원을 투입해 경마공원역 1번 출구, 뒷골, 세곡, 정부과천청사역 6번 출구 등 15개소에 추가 설치했다. 특히 세곡 정류장에는 배터리 방전 시에만 활용하는 ‘야간 충전’ 방식을 전국 최초로 고안해 적용했다. 이번에 설치한 태양광 BIT 15대는 연간 약 0.679톤(679kg)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75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또한 일반 BIT와 비교할 경우 연간 운영비는 64%, 탄소 배출량은 93%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15대 기준으로 연간 약 3천500만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신계용 시장은 “태양광 에너지와 전자종이를 활용한 친환경 버스정보안내기가 전기·통신 여건으로 소외됐던 지역까지 확대되면서 교통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천시의 이 사업은 2026년 조달청 혁신제품 시범구매사업에도 선정돼 올해 12월 중 10곳에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시는 2028년까지 관내 BIT 보급률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김정은 종전선언 제안·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거래할 수도”

    “김정은 종전선언 제안·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거래할 수도”

    김, 트럼프 ‘노벨평화상 열망’ 고려북미정상회담서 깜짝 카드 낼 수도 北 비핵화는 의제서 제외될 가능성트럼프 대화 의지, 北 협상력 높여훈련 축소, 작전 능력에 위험 초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내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히고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축소한 것과 관련해 미국 내 대북 전문가들은 두 정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경우 다양한 딜이 성사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과거 북미정상회담 당시 무산됐던 한국전쟁 종전 선언이 다시 추진되고, 북한 비핵화는 의제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 고위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 재단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노벨평화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에 착안해 한국전쟁 종식이라는 상징적인 평화 선언을 제안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극적인 외교적 성공으로 선전하고 오랫동안 목표로 삼아 온 주한미군 감축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공식 채택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따라서 7년 만에 대화를 추진하는 두 정상이 다시 마주 앉는다면 당시 무산됐던 종전 선언을 최종 결과물로 상정하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노이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폐기+α’를 요구하면서 결렬됐지만, 현재는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어 비핵화는 의제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종전 선언이 이뤄지더라도 한반도의 안보 상황 개선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지원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군사 훈련을 축소한 것은 북한의 위협 증가에 대한 동맹국의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미국의 안보 및 경제 파트너로서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 실패한 이후 외교 정책에서의 성공에 점점 더 필사적”이라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급락하는 지지율로 인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북한의 협상력이 과거보다 커져 대화 진행 시 미국에 상당한 대가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38노스 국장은 “핵보유국 인정 등을 요구하는 북한은 성명을 내놓을 때마다 대화 조건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미국과의 만남에 절박함이 없기 때문이며 김 위원장에게 상당한 협상력을 제공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해 어디까지 나아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운 국장은 한미 연합 훈련 축소에 대해선 “복잡한 작전의 수행 능력과 변화하는 전쟁 양상, 신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실전 훈련이 필요하다”며 “연합군의 작전 능력에 분명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美 전문가 “김정은, 노벨상 열망하는 트럼프에 한국전쟁 종식 제안할 가능성”

    美 전문가 “김정은, 노벨상 열망하는 트럼프에 한국전쟁 종식 제안할 가능성”

    트럼프도 호응하며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제기 “북한 미국과 협상 절박함 없어...협상력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내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히고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축소한 것과 관련해 미국 내 대북 전문가들은 두 정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경우 다양한 딜이 성사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과거 북미정상회담 당시 무산됐던 한국전쟁 종전 선언이 다시 추진되고, 북한 비핵화는 의제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 고위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 재단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노벨평화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에 착안해 한국전쟁 종식이라는 상징적인 평화 선언을 제안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극적인 외교적 성공으로 선전하고 오랫동안 목표로 삼아 온 주한미군 감축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공식 채택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따라서 7년 만에 대화를 추진하는 두 정상이 다시 마주 앉는다면 당시 무산됐던 종전 선언을 최종 결과물로 상정하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노이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폐기+α’를 요구하면서 결렬됐지만, 현재는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어 비핵화는 의제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종전 선언이 이뤄지더라도 한반도의 안보 상황 개선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지원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군사 훈련을 축소한 것은 북한의 위협 증가에 대한 동맹국의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미국의 안보 및 경제 파트너로서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 실패한 이후 외교 정책에서의 성공에 점점 더 필사적”이라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급락하는 지지율로 인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오랜 전략적 목표나 동맹국의 목표 달성을 우선시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이익이 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안보 상황 개선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업적을 빛낼 수 있는 역사적인 합의를 추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의 협상력이 과거보다 커져 대화 진행 시 미국에 상당한 대가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 수익성 높은 사이버 범죄 덕분에 힘을 얻었다고 느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전 회담 때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훨씬 더 큰 협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회담에 응하는 북한의 요구 사항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38노스 국장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핵보유국 인정 등을 요구하는 북한은 성명을 내놓을 때마다 대화 조건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미국과의 만남에 절박함이 없기 때문이며 김 위원장에게 상당한 협상력을 제공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해 어디까지 나아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운 국장은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적대적 국가들과의 정상회담에서 나온 결과를 살펴보면 구체적인 성과는 거의 없었다. 북한의 경우에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정도도 2018~2019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타운 국장은 한미 연합 훈련 축소에 대해선 “복잡한 작전의 수행 능력과 변화하는 전쟁 양상, 신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실전 훈련이 필요하다”며 “연합군의 작전 능력에 분명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이재명 불안초조” 조롱…한국 빼고 트럼프·김정은 ‘핵 직거래’? [권윤희의 월드뷰]

    “이재명 불안초조” 조롱…한국 빼고 트럼프·김정은 ‘핵 직거래’?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김여정은 트럼프·김정은의 개인관계에는 여지를 남긴 채 이재명 대통령의 ‘이중적 언행’을 공격하며 한국의 협상 참여권과 연합방위 결정권을 깎아내렸다.● 트럼프가 ‘북한 핵무기 57개’를 거론하고 비핵화 질문을 피하면서 북미협상의 첫 목표가 완전한 비핵화에서 현존 핵전력의 동결·관리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ICBM만 제한하고 전술핵·단거리·중거리미사일을 남기는 거래와 전력태세 선행 조정을 막기 위해 협상 의제와 검증 설계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언행이 한국의 “불안초조한 모순심리”를 보여준다고 조롱했다. 한미연합연습 축소를 평화체제 구축의 계기로 평가하면서 자주국방과 독자적 군사력 확보도 강조한 것에 대해선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이라고 공격했다. 미국에 발신한 메시지는 달랐다. 김 부장은 북미 정상 간 소통설은 일축하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북한이 핵무기 57개를 보유했다고 말하고 김 위원장과 연내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북한 비핵화가 여전히 대화의 목표냐는 질문에는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전례 없는 유리한 구도 속에 몸값을 올린 북한은 페이스메이커도 필요 없다는 입장을 시사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외교 통로는 남겨둔 모양새다. 나아가 한국에는 한반도 문제를 해석하고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공세를 펴고 있다. 북미협상이 현존 핵전력을 전제로 시작되면 한국은 의제 설정과 검증에서 배제되고,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제한하는 거래를 떠안을 수 있다. 트럼프엔 “관계 훌륭”, 이재명엔 “이중적”…한국 배제 공세북미 간 신호 교환은 지난 16일부터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와 훈련 비용을 거론하며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17∼27일로 예정됐던 UFS는 미측 제안 뒤 21일까지로 단축됐다. 반격 작전을 연습하는 2부가 취소됐고 연계된 일부 야외기동훈련도 축소·조정됐다. 이 대통령은 19일 엑스(X)에 이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여건 조성으로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 김 부장은 같은 날 첫 입장 발표에서 연습 축소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 간 소통설도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약 2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57개’와 연내 회담 의사를 공개하고 비핵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부장은 20일 한국만 겨냥한 담화를 다시 냈다. UFS 축소를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한국이 연습을 거둔 사건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안보지원이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과 정상외교를 이유로 연습을 줄였고 김여정은 그 결과를 동맹 종속론에 이용했다. 목적은 달랐지만 서울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공동으로 조율하는 주체라는 점을 약한 고리로 만들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9일 입장 발표가 국제 현안을 포괄한 대외정책 설명이었다면 20일 담화는 한국만 떼어내 공격 수위를 높인 즉응성 높은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의 엑스 메시지와 통일부 평가를 직접 반박한 것은 한국의 ‘해석권’과 전략적 주체성을 함께 공격한 것이라는 평가다. 김 부장은 “핵보유국이 관제하는 지역의 역학구도”라는 표현도 썼다. 북한을 핵무기로 지역 세력균형을 좌우하는 행위자로 올려놓고 한국의 협상 당사자 지위를 낮추려는 언어다. “57개” 꺼낸 트럼프…비핵화보다 핵동결 앞서나미 행정부의 공식 정책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언어에는 북한이 이미 확보한 핵전력의 규모와 관리 문제가 전면에 등장했다. 공식 정책목표와 정상회담의 첫 협상목표가 갈라질 수 있다는 신호다. ‘57개’의 출처와 산정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2019년 하노이 회담 당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북한 핵탄두를 20∼30기로 추산했다. 현재 추정치는 조립된 핵탄두 약 60기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인용한 국내외 민간 연구기관의 추정 범위는 80∼120기다. 산정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북한의 핵물질 생산시설과 운반체계가 확대되면서 다음 협상의 신고·검증 대상도 하노이 회담 때보다 커졌다. 첫 거래로는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핵물질 생산동결, 핵무기·기술 이전 금지가 거론된다. 미국은 제한적인 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관계정상화 조치를 상응조치로 제시할 수 있다. 동결은 범위가 중요하다. 핵물질 생산시설을 멈추더라도 기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재고를 신고·계량하지 않으면 북한은 비축 핵물질로 핵탄두를 추가 조립할 수 있다. 후속 감축·폐기 일정과 검증체계까지 빠지면 군비통제는 비핵화의 중간단계가 아니라 북한 핵전력을 고착하는 장치가 된다. 북한은 핵·미사일 생산능력을 키웠고 러시아와 무기 공급·파병을 매개로 경제·군사 협력을 확대했다. 중국은 북한을 공식 핵무기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대북정책을 긴장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요구하고 한국에는 진영 대결을 피하며 전략적 자주성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그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재집권 후 최저인 33%로 떨어졌다. 응답자의 80%는 이란전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정치 환경은 정상외교 성과를 서두를 유인으로 작용하고, 북한에는 회담 문턱을 높일 지렛대가 될 수 있다. ICBM만 묶이면 한국 위협은 남는다…협상 설계부터 참여해야북한은 20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300㎞였다. 발사 목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본토가 아니라 한반도 작전구역을 겨냥한 전력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이 ICBM 시험 제한과 핵무기·기술 이전 금지를 우선하면 자국 본토 위험은 줄어든다. 그러나 한국을 위협하는 전술핵과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핵탑재 가능 순항미사일은 그대로 남을 수 있다. 한국에는 세 가지 위험이 겹친다. 북미대화의 조력자에 머물며 의제 설정과 검증에서 배제되는 위험, 미국 본토 위협만 줄이는 부분합의를 수용해야 하는 위험, 북한의 검증 가능한 조치보다 연합연습과 전략자산 전개 등 한미 전력태세가 먼저 조정되는 위험이다. 한국은 북미 정상회담 전에 미국과 협상범위와 상응조치의 원칙을 확정해야 한다. 핵물질 생산시설과 핵물질 재고, 신고·미신고 농축시설, 보유 핵탄두와 모든 사거리의 핵투발수단을 제한·검증 대상에 넣어야 한다. 추가적인 전력태세 조정은 북한의 핵물질 생산 중단과 재고 신고·계량, 현장검증 등 실질적 조치와 연계해야 한다. 위반 시 제재 복원과 후속 감축·폐기 일정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한미 외교·안보 고위급 협의에서는 한국이 의제와 상응조치, 검증 설계에 참여하는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 한미 핵협의그룹(NCG)에서는 합의가 확장억제와 연합방위태세에 미칠 영향을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ICBM 시험 중단만을 대가로 연합연습과 전략자산 전개를 추가 조정하면 미국 본토 위험은 줄어도 한반도의 핵·미사일 위협은 남는다. 한국이 의제 설정과 검증에 참여하지 못하면 안보 부담은 한국이 지고 거래 조건은 북미가 정하는 합의가 된다.
  • “北 핵무기 57개”… 비핵화 흔드는 트럼프

    “北 핵무기 57개”… 비핵화 흔드는 트럼프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반응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는 57개’라며 핵보유 인정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북한이 대화의 ‘허들’을 높이자 11월 중간선거 전 정치적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스몰딜’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특히 그는 이날 또 다른 행사에서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인가’라는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 부장이 훈련 축소에 미온적 반응을 내놓은 지 2시간여 만에 나왔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전격 조기 종료하면서까지 러브콜을 보냈지만 북한이 사실상 추가 제안을 요구하자 이번엔 비핵화 대신에 핵동결·군축을 전제로 제재를 푸는 스몰딜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김 부장은 훈련 축소에 관해 “우리는 그에 대해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며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성격의 군사 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기 취임일인 지난해 1월 20일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했고, 이후에도 비슷한 표현을 썼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57개라는 수치까지 특정했다. 사실상 북핵 용인으로 대화 재개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날 오후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은 “오후 5시쯤 북한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 십여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미사일은 300여㎞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군은 600㎜ 초대형방사포(KN-25)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교가에선 이 역시 ‘몸값 높이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한미 연합훈련 취소가 아닌 단축(21일까지) 조치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일단 미온적 반응을 보이긴 했으나 북미 간 ‘밀고 당기기’ 양상은 지난해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해제’까지 시사하며 북한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당시 북한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에 김 부장은 “우리 국가수반이 트럼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 밝힌 바 있다”며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고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은 북핵에 관한 현실적 판단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기조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핵동결·축소·비핵화’라는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에 두되, 핵동결과 감축 등 상황을 관리하며 현실적으로 접근하자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필요에 따라 스몰딜을 타결하고 북한의 요구를 과도하게 수용할 경우 한미 간 안보 사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핵화 목표가 요원해지는 것은 물론 북한의 요구에 따라서는 주한미군 감축이 검토되거나 한미가 합의한 핵추진잠수함 후속 협의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두진호 한국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김 부장이 ‘근원적 위협이 제거되지 않는 한 축소는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이는 뒤집어 얘기하면 근원적 위협을 제거해야 협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한미 연합훈련 축소로 미 전략자산 전개는 축소된 것이고, 나아가 북중러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던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도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국가유공자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위헌법률 TF’ 첫 성과

    국가유공자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위헌법률 TF’ 첫 성과

    조정식 국회의장이 신설한 ‘위헌법률 정비 활성화 태스크포스(TF)’가 20일 첫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정비되지 않은 위헌·헌법불합치 법률은 형법상 낙태죄 등을 포함해 26건으로 줄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국가유공자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는 나이에 따라 보상금 지급 여부를 달리하는 것이 차별이라는 이유로 지난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데 따른 후속 입법이다. 개정안은 같은 순위 유족 가운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생활 수준이 낮은 사람에게 보상금을 우선 지급하도록 했다. 이 기준으로도 지급 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을 때만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지급한다. 위탁 의료기관에서 감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유족의 연령 기준도 75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낮췄다. 또 다른 정비 대상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탄소중립기본법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법률에 규정하지 않아 환경권을 침해한다며 2024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TF는 이 법 개정안의 8월 본회의 처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조 의장은 지난 6월 취임한 뒤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헌법 가치 실현을 위해 위헌·헌법불합치 법률을 신속히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국회는 정명호 입법차장을 단장으로 TF를 꾸리고 당시까지 남아 있던 위헌 법률 15건과 헌법불합치 법률 12건 등 총 27건을 정비 대상으로 선정했다. TF는 정비 우선순위에 따라 형법상 낙태죄를 비롯한 헌재 결정 이후 후속 입법이 지연된 법률들의 개정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회법 개정 등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해 정기국회 내 제도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조 의장은 “위헌·헌법불합치 법률 개정은 국민 기본권 보호와 헌법 가치 실현을 위해 국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적극적인 위헌 법률 정비를 통해 국민주권주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효능감 있는 국회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 “푸틴과 접촉하는 한국, 불편해”…‘북극항로 개척’에 불만 쏟아낸 유럽 [핫이슈]

    “푸틴과 접촉하는 한국, 불편해”…‘북극항로 개척’에 불만 쏟아낸 유럽 [핫이슈]

    국내 최초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이 오는 22일 부산항에서 닻을 올릴 예정인 가운데, 서방 국가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서방 외교관들은 한국이 최근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측과 협의하고 선박 항해 허가를 받은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로이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우리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길 원한다”며 “(한국과) 러시아와의 관여(engagement)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우려를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북극항로 전문가들은 선박이 얼음에 갇히는 등 항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할 경우, 한국이 대러 제재를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국 선박이 러시아 측 북극항로로 진입할 때 러시아로부터 항로 안내 및 기상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가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 1월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목표로 러시아와 협의를 준비했고 이후 북극항로 운항을 위한 러시아 측 항행 허가 요청 절차를 모두 마쳤다. 더불어 우리 정부는 시범운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러 제재 이슈와 관련해 미국 등 관계국과도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11일 해수부 관계자는 “대러 제재 문제와 관련해 관계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며 “외교적으로 협의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선사와도 관련 사항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경제성 논란 여전해시범운항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도 대러 제재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북극항로의 경제성 논란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로이터 통신은 북극항로의 상업적 가치에 대해서도 일부 회의론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전직 해군 장교인 최혜원 씨는 로이터에 “북극항로는 얼음이 녹는 하절기 3개월에만 운항이 가능하다”며 “우리는 북극항로를 1년 내내 이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해 학술지 ‘해양정책연구’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북극항로 내 선박 규모의 제한과 보험료 등의 요인으로 단위 운송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유럽 외교관 발언과 관련해 한국 해양수산부와 러시아 외교부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공한다면 한국이 북극 경유하는 최초의 상업 항해”북극항로와 관련한 여러 우려에도 한국의 이번 시범운항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한국이 시범운항에 성공한다면 이번 항해는 한국이 북극을 경유해 유럽으로 향하는 최초의 상업 항해가 될 것”이라며 “중국·러시아와 함께 북극항로를 따라 화물 운송 서비스를 시험 또는 운항한 몇 안 되는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운항사 팬스타그룹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번 시범항해가 이뤄지는 9월은 북극해빙이 연중 가장 적은 수준을 유지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더욱 안전한 항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북극항로를 통해 부산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간 운항 거리를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 대비 35%가량 감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30년 북극항로 상업 운항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팬스타라인닷컴의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 호는 오는 22일 부산항을 출항해 베링해협과 북극해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운항한다. 이용 가치 높아진 북극항로한편 기후변화로 해빙이 줄면서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해당 항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4일 중국계 컨테이너 선사 ‘씨 레전드’가 중국 닝보저우산항과 영국 펠릭스토항을 잇는 ‘북극 익스프레스’를 가동한다고 보도했다. 씨 레전드는 20피트 컨테이너 1740개에 해당하는 적재 능력을 갖춘 1740TEU급 두바이 타워를 시작으로 8월 15일부터 10월 3일까지 선박 7척을 투입해 매주 한 차례씩 모두 8편을 출항시킨다. 중국이 북극항로에 공을 들이는 데는 항로와 자원 개발에서 일찍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극해에 접한 영토가 없는 중국은 2018년 북극정책 백서에서 스스로를 ‘근북극 국가’로 규정하고 북극항로와 자원 개발 참여 의지를 밝혔다. 올해도 쇄빙선 3척을 포함한 연구선 4척을 북극해 과학탐사에 투입했다. 중국은 이러한 상업·과학 항해를 통해 북극해 얼음 관측자료와 극지 운항 경험을 축적하는 동시에 북극항로의 운항·물류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트럼프는 57개라는데…韓 “北핵 최대 120개”, 이유는? [핫이슈]

    트럼프는 57개라는데…韓 “北핵 최대 120개”, 이유는?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를 ‘57개’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지 하루 만에 한국 국방부 장관이 최대 120개라는 훨씬 큰 숫자를 내놨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 최고위급 인사가 내놓은 추정치가 크게 엇갈리면서 실제 북한의 핵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이 쏠린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규모를 묻는 질문에 “보통은 80개에서 120개 정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리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7개에 대해서는 “숫자가 약간 상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이처럼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안 장관은 그렇다고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나 미국 전술핵 재배치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57개와 최대 120개…왜 이렇게 차이 날까 북한 핵무기 숫자가 크게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실제 핵탄두와 핵물질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은 영변 등 핵시설의 가동 상황과 위성사진, 핵실험 자료 등을 토대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생산량을 추정한 뒤 이를 다시 핵탄두 숫자로 환산한다. 여기에 ‘이미 조립한 핵탄두’를 셀 것인지, ‘현재 확보한 핵물질로 만들 수 있는 잠재적 핵무기’까지 포함할 것인지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진다. 핵탄두 한 발에 들어가는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의 양, 북한의 핵무기 설계 수준을 어떻게 가정하느냐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공개한 ‘2026 SIPRI 연감’에서 북한이 올해 1월 기준 약 6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7개와 상당히 가깝다. 그러나 SIPRI는 북한이 적어도 30기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이미 확보했으며 핵물질 생산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2024년 내놓은 분석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났다. 당시 BAS는 북한이 실제 조립한 핵탄두를 약 50기로 추정했지만, 보유 핵물질을 모두 사용할 경우 최대 약 90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핵물질 생산이 계속된다면 2030년 무렵에는 잠재적인 핵무기 생산 능력이 약 130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57개’는 실제 조립된 핵탄두 숫자에 가까운 추정치이고, 한국 정부가 제시한 ‘80~120개’는 북한이 확보한 핵물질과 추가 생산 능력 등을 더 폭넓게 반영한 수치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미 당국이 각각 어떤 기준으로 계산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아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숫자보다 더 큰 변수는 계속 늘어나는 북핵 더 주목할 점은 북한 핵무기의 정확한 숫자보다 증가 속도다. SIPRI는 북한이 핵무기 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에 따라 핵물질 생산을 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을 겨냥한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미사일 방어망을 피하기 위한 각종 신형 무기체계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 핵무기 숫자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는 같은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계획이라고 밝히며 두 사람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반면 북미 대화의 목표가 여전히 북한 비핵화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 비핵화 원칙을 폐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실을 구체적인 숫자까지 들어 언급하면서 향후 북미 협상에서 완전한 비핵화보다 핵전력 동결이나 감축 등 현실적인 문제를 먼저 다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결국 북한 핵무기가 57기인지, 최대 120기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핵전력을 확보했고 이를 계속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조립된 핵탄두와 추가 생산이 가능한 핵물질을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숫자는 달라질 수 있지만, 북핵 위협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 한국지역난방공사·굿네이버스 글로벌임팩트·한국에너지재단, 에너지효율개선과 탄소 감축 위한 업무협약 체결

    한국지역난방공사·굿네이버스 글로벌임팩트·한국에너지재단, 에너지효율개선과 탄소 감축 위한 업무협약 체결

    대표 사회공헌사업 ‘에너지 세이브 365’ 첫 추진…취약계층·시설 39곳에 에너지 효율 개선 지원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대표 현진영)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하동근), 한국에너지재단(이사장 이태동)과 ‘2026년 에너지 세이브 365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과 현진영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대표, 이태동 한국에너지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각 기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에너지 사용 환경 개선이 시급한 개인 가구 및 사회복지시설,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정당한 에너지 복지 향상과 탄소 감축에 기여하기 위해 다각도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에너지 세이브 365’는 에너지 효율화가 필요한 지역 내 개인 가구와 시설을 대상으로 단열·창호 공사, 고효율 보일러 교체 등 시공을 지원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단발성 단순 비용 지원에 그치지 않고, 건물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저탄소·고효율 체계로 전환해 장기적인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사업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열공급권역 내 기초지자체 가운데 복지 취약도가 높은 대구 서구·달서구·달성군, 충북 청주시, 전남 나주시, 경남 양산시에서 추진된다. 개인 17가구, 사회복지시설 16개소, 사회적기업 6개소 등 총 39개 대상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지원하고, 사회복지시설 5개소에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세 기관은 각 기관이 보유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대상 발굴과 에너지 효율 개선 시공, 사업 운영 및 성과 관리에 협력한다. 특히 시공 전후의 에너지 사용량과 설비 운영 정보를 비교하고 사업 특성에 적합한 탄소 감축 방법론을 적용해 에너지 절감량과 탄소 감축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관리할 계획이다. 현진영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에너지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절감과 탄소 감축이라는 사회적 가치까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 기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복지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에너지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공공기관의 ESG 경영과 기후 위기 대응을 연계한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 신청은 에너지 세이브 365 공식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에너지 세이브 365 사무국으로 문의하면 된다.
  • 제주 배달 다회용기 2만건 돌파… 참여매장도 500곳 달해

    제주 배달 다회용기 2만건 돌파… 참여매장도 500곳 달해

    제주에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기 사용이 배달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배달앱 다회용기 주문이 올해 목표였던 2만건을 이미 넘어선 가운데 참여 매장도 500곳을 돌파했다. 제주도는 8월 둘째 주 기준 올해 배달앱 다회용기 주문이 2만 1600여건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사업을 시작한 이후 누적 주문은 3만 1120여건으로 늘었고, 이에 따라 일회용품 약 4t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당초 올해 목표는 2만건이었다. 하지만 목표 시점보다 일찍 달성하면서 다회용기 배달이 제주에서 하나의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이용이 늘면서 참여 매장도 크게 증가했다. 사업 초기 200곳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참여 매장은 533곳으로 2.6배 이상 늘었다. 서비스 지역 확대도 주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도는 지난 4월 제주시 전 동으로 서비스를 확대했고, 6월에는 서귀포시 대륜동·대천동·예래동·중문동 등 4개 동으로 범위를 넓혔다. 할인 행사가 끝난 뒤에도 이용자가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일평균 주문량은 올해 1분기 55.3건에서 2분기 128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친환경 소비에 대한 인센티브도 이용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회용기를 이용하면 주문자와 참여 매장에 각각 지역화폐 ‘탐나는전’ 1000원이 지급된다. 주문자에게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 500원이 추가로 제공된다. 친환경 실천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결한 것이다. 제주도는 배달뿐 아니라 영화관과 행사·축제 등 생활 곳곳으로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도내 메가박스 제주아라·제주삼화·서귀포 등 3개 지점에서 팝콘 용기와 음료컵을 다회용기로 바꿨다. 관람객이 사용한 용기는 영화관 내 전용 반납함에 넣으면 전문 세척업체가 회수·세척해 다시 공급한다. 행사·축제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도는 2024년부터 행사와 축제, 회의 등에 다회용기 대여·회수·세척 비용 등을 지원해왔다. 2024년 65개 행사에 다회용기 142만개를 공급해 일회용품 폐기물 22t가량을 줄였으며, 지난해에는 136개 행사에 182만개를 보급해 약 26t을 감축했다. 2년간 누적으로는 200여개 행사에서 다회용기 324만개가 사용돼 일회용품 폐기물 약 48t을 줄였다. 도는 내년 배달 다회용기 서비스를 도내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용기 종류도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친환경 실천에 대한 보상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국비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임홍철 도 기후환경국장은 “올해 목표 조기 달성은 도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 덕분”이라며 “이번 사업에서 확인된 도민 참여 성과를 바탕으로 다회용기 정책을 비롯한 자원순환 정책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트럼프, 기뢰 다 없앴다더니…“7000개 제거해도 위험, 선원 수천명 갇혔다” [핫이슈]

    트럼프, 기뢰 다 없앴다더니…“7000개 제거해도 위험, 선원 수천명 갇혔다” [핫이슈]

    이란 해역에 8000개의 기뢰가 설치돼 있었으며 이 중 일부는 북한에서 보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유력 군사 전문지인 19포티파이브는 11일(현지시간) “이란 해역에는 8000개의 기뢰가 있었으며 이 중 200개는 북한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뢰의 90%가 제거됐음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5월 미군이 700여 차례의 기뢰 관련 목표물 공격을 통해 이란이 전쟁 이전에 매설했던 8000여 개의 기뢰 중 90% 이상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 6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이 여전히 최대 100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19포티파이브는 “미군이 이란 해역의 기뢰 90%를 제거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미군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수치일 뿐 독립적인 감사를 거친 수치는 아니다”라며 “로이터 통신의 보도대로 1000개만 남아있다고 해도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미 중앙정보국(CIA)의 자료에 따르면 이란은 북한에서 구입한 기뢰 200개를 포함해 수백 개의 해상 기뢰를 가지고 있었다”며 “2026년에는 해당 수치가 80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기뢰는 항공모함이나 유조선을 침몰시키지 않더라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단 한 번의 폭발만으로도 해군은 광범위한 지역을 수색해야 하고, 선주들은 항로를 재고해야 하며, 보험사들은 모든 항해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험료를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기뢰 다 제거했다” 주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호르무즈 해협은 지금 열려 있다. 그곳을 통제하는 유일한 곳은 미 해군”이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틀림없이 작동한 철벽 봉쇄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금 복잡한 것은 그들(이란)이 가끔 기뢰를 (해협에) 떨어뜨리기 때문”이라면서도 “우리는 기뢰를 찾아내고 있다. 해협 모든 곳을 소해(掃海·기뢰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현지에서도 ‘허위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명백한 의도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 있다고 또다시 허위 주장을 펼쳤다”며 “실제로 이 해협은 전쟁 발발 이래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의 지적대로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이 11일 해운 정보업체 케이플러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 20분 기준 빈 석유제품 운반선 2척을 포함해 원자재 운반선 4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했고, 액화석유가스(LPG)를 적재한 소형 유조선 1척과 잔사유(찌꺼기 기름)를 실은 선박 1척 등 2척이 빠져나갔다. 하루 통행량은 고작 6척으로, 이는 최근 10일 평균치인 11척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전쟁 이전 하루 120여 척의 선박이 통행했으며, 전쟁 이후에도 휴전 기간에는 수십 척이 통과했었다. 다국적 해양 정보 공유·분석 기관인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9일 자 보고서에서 “기뢰 위험 지역이 여전히 활성화 상태”라며 “호르무즈 해협 및 그 주변 지역에서 표류 기뢰 또는 미확인 기뢰의 위험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뢰 제거 및 탐사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잔존 기뢰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트럼프 대통령은 기뢰를 100% 제거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은 단 하나의 기뢰만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19포티파이브는 “이란은 고속정 몇 척만으로도 몇 시간 안에 접촉기뢰 등을 살포할 수 있다. 이후 고속정이 철수하면 ‘기뢰밭’은 더 이상 이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며 “이런 이유로 저렴한 기뢰 하나만으로도 수십억 달러짜리 군함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미 해군은 기뢰 제거 전담 부대를 감축했다. 이는 현재 상황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수천 명의 선원이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현재 걸프 지역에 선박 약 500척과 선원 6000명이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전쟁 초기에는 최대 2만 명의 선원이 발이 묶인 것으로 추산됐다. 선원들의 안전도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전쟁이 시작된 뒤 선원 17명이 숨졌으며 대부분 이란의 공격 이후 발생한 사망자”라며 “선박은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 없어 민간 선원들이 군사 충돌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 장송회 경기도의원 “폐기물 감량·공공처리 확대, 지금부터 준비해야”

    장송회 경기도의원 “폐기물 감량·공공처리 확대, 지금부터 준비해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장송회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7)은 경기도 자원순환과로부터 ‘경기도 생활폐기물 감량대책’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감량 목표가 구체적인 성과로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시·군의 실질적인 실행력을 담보해야 하며, 경기도 차원의 지속적인 이행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늘어나는 생활폐기물과 직매립 금지 조치에 발맞춰 대대적인 쓰레기 감량에 나선다. 도는 도민 1인당 하루 30g, 도 전체 기준 하루 약 430t의 생활폐기물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종량제봉투 쓰레기 발생량을 8% 감축하고, 공공 소각시설 확충과 재활용 인프라를 강화해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장 의원은 “경기도가 좋은 감량계획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폐기물 처리와 시설 확충의 실행 주체는 시·군”이라며 “계획만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시·군이 감량과 처리시설 확충 계획을 일정대로 추진하고 있는지 도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폐기물 처리시설은 입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일부 지역은 처리시설 부지가 결정된 이후에도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며 “향후 처리 공백이 발생한 뒤 대응해서는 늦는 만큼 경기도가 시·군별 추진 현황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지원과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분리배출 취약지역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는 단독주택과 상가 등 분리배출이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거점배출시설을 2026년 130개소에서 2030년까지 750개소로 확대하고 전담관리자를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 의원은 “공동주택에 비해 분리배출 여건이 취약한 단독주택이나 도농복합지역에는 생활권 가까이에 관리되는 배출 거점이 필요하다”며 “노인 일자리 등 지역 일자리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공공장례식장 다회용기 도입과 재활용품 보상 확대 등 발생 단계부터 폐기물을 줄이는 정책도 적극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장 의원은 “폐기물 문제는 시설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잘 버리고, 덜 쓰고, 다시 활용하는 생활 속 감량정책과 안정적인 처리 인프라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장 의원은 “생활폐기물 감량은 도민의 실천만 요구해서도, 시·군에 책임만 맡겨서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도민의 참여, 시·군의 실행, 경기도의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맞물릴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추진 상황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 바람 따라 뒤집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80%, 덴마크의 뚝심

    바람 따라 뒤집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80%, 덴마크의 뚝심

    인허가 단일화 ‘원스톱 숍’… 대서양에서 찾은 ‘에너지 해법’ 우리나라는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함께 대비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섰다. 단군 이래 최대 국가 프로젝트인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 요건도 최적의 에너지 믹스를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다. 에너지 전환에 성공한 덴마크의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적용할 시사점을 짚어본다. 2024년 말 덴마크가 북해에서 추진한 3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입찰에 단 한 곳의 기업도 참여하지 않았다.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 때문으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이었다. 덴마크 정부는 실패를 감추거나 책임을 떠넘기지 않았다. 덴마크 에너지청은 곧바로 업계와 소통해 원인을 찾아 투명하게 공개했고, 개발사의 투자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입찰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차액결제계약’ 도입이 대표적이다. 시장 전력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낮으면 정부가 차액을 보전하고, 반대로 기준가격을 웃돌면 개발사가 초과 수익을 정부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사업자의 수익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투자 불확실성을 줄였다. 최근 마감된 총 1.8GW 규모 해상풍력단지 2곳의 신규 입찰은 복수의 개발사가 참여하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런 덴마크 에너지 정책의 저력은 일관성과 유연성의 조화에서 나온다. 에너지 전환 목표는 고수하되 제도는 시장 여건에 맞춰 바꾼다. 한국의 에너지 정책을 거론할 때 덴마크가 통상 거론되는 이유다. 예스퍼 크누센 주한덴마크대사관 에너지참사관은 지난 6일 “에너지 섹터 전반에 걸친 통합적 접근 방식과 굳건한 민관 협력, 유리한 시장 여건 조성,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위한 체계적이고 역동적이되 간결한 허가 절차의 구축과 시행 등이 덴마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1960~1970년대까지 덴마크는 화석연료의 99%를 수입하는 ‘에너지 빈곤국’이었다. 그러나 1973년 오일쇼크를 계기로 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했고 정부, 기업, 국민이 합심해 풍력을 축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워 냈다. 덴마크 에너지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전력 소비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79.7%나 된다. CIP, 오스테드, 베스타스 등 덴마크 기업들은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을 이끌고 있다. 국가 차원의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밑바탕이 됐다.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덴마크는 2000~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생에너지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정치적 화합’도 비결이다. 정부와 정당, 에너지 업계는 주요 에너지 정책 사항을 협정(Agreement)의 형태로 결정해 나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가 부각되고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로 재생에너지가 위축되는 분위기이나, 덴마크는 에너지 전환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정책 일관성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크누센 참사관은 “덴마크의 미래 발전을 위해 에너지 전환이 필수라는 인식은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받아들여졌고 이는 장기적인 초당적 합의로 이어졌다”고 했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는 간소화했고 이는 사업자의 진입 장벽과 행정·거래 비용을 낮췄다. 대표적인 제도가 ‘원스톱 숍’이다. 원스톱 숍은 해상풍력발전단지 관련 복잡한 인허가 업무를 단일화된 전담 창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 제도다. 에너지청이 범부처 권한을 조율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공사 인허가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년 10개월이다. 육상을 포함한 풍력발전단지 개발에 평균 6년이 소요되는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해상풍력 확대에 첫걸음을 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해상풍력특별법 시행으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사업자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 체계와 주민 수용성 확보, 어업인 보상 등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장치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해상풍력 산업의 성패가 단순히 발전단지를 얼마나 많이 짓느냐가 아니라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이해관계자 간 신뢰를 구축하느냐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CIP의 토마스 위베 폴슨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한국에는 철강, 케이블, 조선, 건설 산업 등 해상풍력 발전단지 구축에 필요한 세계적 역량을 가진 기업들이 다수 있어 공급망 측면에선 타 국가 대비 훨씬 유리하다”며 “해상풍력특별법이 기존 프로젝트들의 진전 여부에 주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덴마크의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유틀란트 서부와 북서부에 집중된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 코펜하겐을 비롯한 동부 지역에 몰려 있다. 재생에너지 자원은 호남권에, 대규모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된 우리나라와 닮았다. 유태승 오스테드 한국 대표는 “AI 시대에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에너지 과제는 증가하는 막대한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는 전력 흐름의 불균형을 해결하려 정부 산하 ‘에너기넷’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 장기 발전계획 ‘LUP24’를 수립했다. 2030년까지 약 2700km의 신규 송전망을 구축하고 유럽 국가와 전력망을 연계하는 프로젝트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동시에 전력망과 계통을 함께 확충한 것이 덴마크 에너지 전환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덴마크도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확충을 둘러싼 전력망 부족과 사회적 갈등을 마주했다. 주덴마크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코펜하겐 34곳, 에스비에르 10곳 등 총 88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다. 현재 이들 데이터센터가 덴마크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지만, 2030년에는 8%, 2040년에는 13%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에 덴마크 에너지청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잉여 열이 지역난방 체계에 통합될 수 있는 방법을 조사하고 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한국 정부는 최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구상하면서도 한쪽에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감축, 가스발전 필요성 등 전혀 다른 결의 정책을 거론한다”며 “정책의 정합성(일관성)부터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HD건설기계, 재생에너지 비중 높인다…“RE 100 목표”

    HD건설기계, 재생에너지 비중 높인다…“RE 100 목표”

    HD건설기계가 최근 인천 사업장에서 복수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총 12.4MWp 규모의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인천공장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은 기존 19%에서 2027년 1월 43.9%로 두 배 이상 확대될 예정이다. HD건설기계는 국내 주요 사업장에서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을 높이고 있다. 같은 시기에 울산은 42%, 군산은 53.1%에 이르게 된다. HD건설기계 국내 사업장 전체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은 현재 22%에서 40.3%까지 높아진다. 이로 인한 연간 온실가스 감축량은 2만 2155t으로 30년생 소나무 약 336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HD건설기계는 건설기계 업계 최초로 2023년 ‘RE100’에 가입하고 2040년까지 RE100 달성을 선언한 바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RE100 기준에 따라 공시된 국내 기업들의 평균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평균 12% 수준이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지속 가능한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며 “외부 재생에너지 조달과 자가발전을 지속 확대해 2040 RE100과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하려면 원전 건설 계획 내놔야”[김상연의 Deep Into]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하려면 원전 건설 계획 내놔야”[김상연의 Deep Into]

    대형원전 4기·SMR 2기 추가 필요호남에 최소 원전 2기는 건설해야반도체 공장 가동 위해 LNG 활용재생에너지만으론 전력 공급 부족에너지 정책 쉽게 못 바꾸게 해야원전 40~50%·‘재생’ 30%가 적당한일 해상풍력 공동 개발 고민을기후변화에 따른 사회안전망 시급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전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만큼 에너지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도 결국은 안정적이고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는 모호한 상황이다. 탈(脫)원전인지, 감(減)원전인지, 아니면 탈탈원전인지 불투명하다. 서울신문은 5일 국회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경쟁의 급물살 속에서 대한민국의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견해를 들었다. 김 의원은 보수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기후·에너지 전문가로 국회의원에 선출됐으며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국내 최초의 기후변화 대응 비영리민간단체인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기후 문제와 환경 문제에 천착했다. -현대 산업은 에너지가 경쟁력이라고 할 정도로 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기후 위기가 도래한 이후 이왕이면 깨끗한 에너지, 탄소가 덜 나오는 에너지를 추구하게 됐다. 대표적인 게 재생에너지와 원전인데, 이 둘을 놓고 이념적 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다가 AI 시대를 맞아 특정 에너지만으로는 어렵다는 인식과 함께 탈원전으로부터 방향이 바뀌고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모두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다행이다. 물론 여전히 원전은 안 된다는 분들이 계시지만 예전만큼 목소리가 강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원전 반대론자들도 인식이 바뀐 것일까. “여전히 주장은 계속하지만, 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예전만큼 많이 환경단체의 영향력이 정책에 반영되는 것 같지 않다. 그들의 목소리를 신경은 쓰겠지만 정책의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닌 것 같다. AI 시대에는 가능한 에너지원을 모두 활용해야 하며, 이념에 편향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여기에 대다수 국민이 동의한다. 원전,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우리나라의 전력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보수 쪽 의견에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말 수립되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에 대형원전 4기와 소형모듈원전(SMR) 2기, 즉 ‘4+2기’ 설치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데.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이 총 24.7기가와트(GW)다. 그것을 위해서는 4+2기가 최소한 필요하다. 원자력학회 전문가들은 3대 메가 프로젝트 이전에 이미 4+2를 주장했을 정도다. 이번 정부 임기 안에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정말로 끝내고 싶다면 원전 추가 건설 계획부터 내놓아야 한다. 물론 계속적인 추가 원전 건설을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시설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의 원전 현황은 어떤가. “중국은 매년 10기씩 원전을 짓고 있고 2030년쯤엔 세계 1위 원전 국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동부 해안 지역, 즉 우리 기준으로 서해 쪽에 집중적으로 원전을 짓고 있다. 그 지역에 2030년까지 총 100GW 이상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원전이 정말 위험하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에 짓는 원전보다 지금 중국이 서해 쪽에 짓는 원전이 더한 상황이다. 중국은 또 석탄 발전소를 1200곳 이상 돌리고 있다. 국토가 넓으니 석탄, 원전, LNG, 재생에너지 등을 모두 활용한다. 미국은 아시다시피 현재 원전 1위 국가다. 기후 대응을 얘기하려면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방향을 알아야 한다. 기후 문제를 국내 환경 문제로 보면 안 된다. AI 시대를 맞아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모든 에너지원을 끌어다 쓰는 쪽으로 가고 있다.” -추가적인 원전은 어디에 지어야 하나. 호남 반도체 제조 공장을 위해 호남에 지으면 되나.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호남 반도체를 추진한다면 원전 역시 지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호남에 짓겠다는 반도체 팹(Fab)이 4개니까 최소한 원전 2개는 호남에, 나머지 2개는 얼마 전 신규 원전 부지 공모에서 주민 수용성이 이미 확인된 경남 등 다른 지역에 지어도 좋다. 그런데 추가 원전은 지금 짓기 시작해도 2040년에야 완공된다. 현 정부의 계획대로 호남 반도체 공장을 2030년에 가동하려면 일단은 LNG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는 지속성이 떨어져 안정적 전원 공급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다만 LNG는 환경단체가 반대할 것이다. LNG는 석탄보다 탄소 배출이 절반밖에 안 되는데도, LNG를 쓰자고 하면 반기후론자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 반도체 팹을 돌리는 것은 역부족이다. AI 시대에 원전이 추가로 건설되기 전까지 10~15년은 LNG를 통한 전력 공급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전력 공급, 즉 원전 건설부터 얘기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굉장히 이율배반적이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반도체 공장을 못 돌린다는 것을 정부도 안다. 현 정부의 오랜 지지층이 환경단체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얘기를 못 하는 것이고 시간을 두고 국민 여론을 지켜보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이미 많은 인력이 빠져나가고 산업 생태계가 무너졌다고 관련 업계가 토로하는데,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 원전 산업은 얼마나 타격을 입었나. “국내 원전 제조 기업 근로자가 탈원전 여파로 5000명에서 500명 수준까지 줄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용접 같은 핵심 기술을 가진 숙련 인력도 대거 현장을 떠났다. 윤석열 정부 때 원전 정책이 회복돼 숙련 인력들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지금은 간신히 80~90% 수준으로 채워졌다. 원전 생태계가 망가지는 데는 4년이 걸렸지만 다시 복구하는 데는 10년 이상 걸린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것 같다. “불확실성이 없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야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호남 반도체도 그렇지만 반영되는 계획을 빨리 확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야 발주가 들어가고 부품을 제작할 수 있지 않겠나.” -미국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는 장기 계약 기자재를 건설 허가 이전부터 조기 발주해 인허가와 제작을 병행할 수 있지만, 한국은 선(先)발주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인허가 전까지 미리 제조가 사실상 불가하다 보니 일감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고 원전 협력업체들은 토로한다.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해 장기 계약 기자재에 대해서는 선발주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까. “일리가 있다. 문재인 정부 때 하루아침에 탈원전이라는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정부 정책이 갑자기 변해서 큰 생태계가 망가졌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쉽게 못 바꾸도록 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원전 생태계 유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고민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우리 기후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 앞으로 이 분야는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비효율적이지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20~30% 정도는 재생에너지로 하는 게 맞다. 태양광이 국토 크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면, 해상 풍력 발전을 검토해 볼 만하다. 지금은 비싸지만 규모의 경제가 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해상 풍력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고민해 볼 만하다. 한일 간 넓은 바다에서 해상풍력으로 얻은 전기를 양국이 나눠 쓰는 것이다. 사실 유럽은 전력이 연결돼 있다. 독일도 프랑스 원전에서 나온 전기를 수입해 쓴다. 반면 우리는 에너지로 치면 독립된 섬이다. 대만도 지진 때문에 원전은 못 하는 대신 2030년 목표 전력에서 LNG 비중이 50%에 달하고 해상 풍력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일본도 경제성 때문에 해상 풍력이 속도가 안 나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까. 원전, LNG, 화력, 재생에너지 등 종류별로 비율을 구체화할 수 있을까. “원전 40~50%, 재생에너지 30%, 나머지는 LNG와 수소, 이런 비중이 적당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원전이 30~35% 비중이다. 프랑스는 원전 비중이 50~60%다. 독일은 탈원전이라고 해놓고 전기를 프랑스 원전에서 수입해서 쓴다. 자기네 땅에만 원전이 없다고 탈원전 국가라고 한다. 독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력이 부족해지자 결국 석탄을 태웠다. 전형적인 반기후 국가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환경단체들은 독일을 모범적 탈원전 국가라고 한다.” -환경 문제는 보통 진보 정당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왔다. 보수 정당에서 환경 전문 국회의원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환경을 보호하지 말자는 보수주의자는 한 명도 없다. 다만 개발하면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케이블카다. 스위스처럼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환경단체는 케이블카는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다.” -그래도 환경단체가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는 가치 있는 일 아닌가. “기후는 단순한 환경오염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문제다. 에너지는 산업 경쟁력과 연결된다. 따라서 환경단체의 좌파적 시각이 아닌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는 호흡이 긴 문제인 만큼 정책이 갑자기 바뀌면 안 된다. 영화 한 편 보고 원전 정책을 바꾸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환경 감성팔이도 경계해야 한다.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로 북극곰들이 죽어간다고 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개체수가 늘었다. 지금 국가가 할 일은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국민이 기후변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것, 즉 기후변화에 따른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꿨을 때 비판하셨고, 결국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무심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환경 정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는데. “종이 빨대는 재활용이 안 된다. 플라스틱 빨대와 친환경에 차이가 없다. 보통 사람들도 불편하지만 빨대가 없으면 음료를 마시기 힘든 노약자나 장애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특히 종이 빨대에 불편해했다. 국민 생활이 걸린 문제를 경솔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환경단체의 목소리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미국이 법에 못박은 중국의 한반도 위협

    [세종로의 아침] 미국이 법에 못박은 중국의 한반도 위협

    ‘아름다운 나라’란 뜻의 미국을 한국에서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천조국이다. 원래 천조국은 중국을 높여 부르던 말이었지만 국방예산이 천조원을 넘는다는 뜻에서 미국의 별칭이 됐다.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2027년도 미국의 국방예산은 역대 최대인 1조 1500억 달러(약 1700조원)에 이른다. 미 의회는 매년 국방예산을 정한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키는데 올해 법안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미동맹에 대한 양국의 뚜렷한 시각 차이가 읽힌다. 우선 주한미군을 2만 8500명으로 못박고 이 숫자를 줄이는 데 예산을 쓸 수 없다고 한 부분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법안은 주한미군 감축에 이어 이재명 정부가 임기가 끝나는 2030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도 막고 있다. 종종 전환이란 중립적 표현 대신 ‘환수’란 정치적 표현이 사용되는 전작권 전환에도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 의회의 시각은 지난 6월 발행된 보고서에 훨씬 명확하게 담겨 있다. ‘인 포커스’란 제목의 보고서는 많은 한국인이 2006년 이후 그동안 두 차례 연기된 전작권 전환을 주권의 핵심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전작권 전환 시점은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2030년 6월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4월 의회 청문회에서 제시한 2029년 3월쯤이 거의 맞닿아 있다. 하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전작권 전환은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을 맞바꾸는 것”이란 조기 전환 주장과 “우리가 세계 최강 미군을 지휘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반대 입장이 서로 갈린다. 박범진 경희대 안보전략 교수는 “전작권 전환을 정권의 업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첨단 드론 전술을 익힌 북한군과 맞닥뜨릴 군사적 자신이 있는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회 보고서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해서도 ‘대중 용도’를 강조했다. 대릴 커들 미 해군 참모총장이 지난 11월 방한해 핵잠은 중국과 맞서는 데 사용될 것이며 이는 “당연한 기대”라고 한 발언을 부각했다. 또 국방수권법은 올해 처음으로 미 국방부 장관이 ‘한국 내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 영향력이 미국의 방위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평가해 내년 5월 1일까지 의회 군사위원회에 보고할 것을 명시했다. 의회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침해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하이브리드 전술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가 한국 영토 내 특정 국가의 활동을 점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고는 중국의 영향력이 주한미군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그리고 한미 간 안보 및 방산 협력에 필수적인 이중 용도의 상업용 물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등을 필수적으로 담아야 한다. 이는 주한미군 기지의 안전 확보뿐만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원자력 등 한국 내 기술 자산이 중국의 영향력에 노출되어 있는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지와 한국의 주권적 과제 사이에서 한미동맹은 새로운 긴장과 조율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은 2006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한다고 확인했다.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을 인정했지만 한국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미 의회는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이재명 정부의 노력이 ‘전략적 유연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정부가 대북 억지력 약화를 우려해 주한 미군의 역할 확대를 주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방수권법은 한국을 동맹이자 대중 전략의 전초기지로 바라보며, 우리의 선택지는 줄어들고 있다. 한미의 시각차는 때로 갈등을 낳지만, 동맹의 진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양국이 손을 굳게 맞잡고 한 방향으로 같이 가기를 바란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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