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性대결’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골프 파문’이 주춤해지자 이번엔 ‘성(性)’ 공방이 여야간에 재연됐다. 열린우리당은 야 4당이 16일 ‘최연희 의원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한 것을 성토했다.“뻔뻔하고 염치 없다.”“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 2중대”“국민 우롱하는 얄팍한 행태” 등 거친 표현도 주저하지 않았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야4당이 결의안을 내는 것에 대해 최 의원을 우리당 의원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비꼬며 “최 의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우리당이 가장 강하다.”고 강조했다. 박기춘 원내부대표는 “우리당은 국회법 개정을 통해 성추행, 인권침해 등에 대해선 국회의원을 제명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퇴권고안이 구속력이 없음을 지적한 셈이다. 이화영 원내부대표는 “민주·민노당이 한나라당의 2중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은 전날 원내대표 회담에서 사실상 국회조사단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다른 야당과 공조해 전국 교도소 인권실태 조사를 위해 조만간 ‘국회조사단’ 구성을 공식 제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정배 법무장관의 사퇴를 거듭 촉구한 뒤 “천 장관이 물러나지 않으면 4월 임시국회에서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순자 여성위원장은 “성추행 피해자의 사망은 국가기관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한나라당은 ‘재소자 성추행 실태 진상조사단’을 발족시키고, 서울구치소를 방문했다. 한편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는 ‘전자팔찌법안’ 등 성폭력 관련법 공청회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적용방법 및 시기 등 각론에선 이견을 보였으나 전자팔찌가 필요하다는 점엔 대체로 공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