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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도 금빛사냥 떠나요”

    “경기당 두골씩 넣으려고요. 금메달 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자 축구 대표팀 원톱 박희영(25·대교)이 득점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박희영은 12일 광저우 중위안중학교 운동장에서 두 시간가량 구슬땀을 흘린 뒤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좀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이란 단서를 붙였지만 여유가 엿보였다. 일반 팬들에겐 ‘지메시’ 지소연(19·한양여대)의 이름이 더 익숙하지만, 대표팀의 원톱은 박희영이다. 지금까지 A매치 43경기에 출전, 20골을 넣은 간판 골잡이. 이번 대회에는 이장미(대교)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교체선수로 합류했지만 파괴력은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4월에는 독일 SC07 바드 노이에나르와 계약을 맺고 분데스리가를 경험하기도 했다. 태극 낭자들이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는 박희영의 활약이 필수다. 그의 골문 앞 움직임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터.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을 지소연의 움직임을 좌우하는 것 역시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희영의 몫이다. 박희영도 잘 알고 있다. 그는 “4년 전 아시안게임 때는 막내로 출전했지만 이번엔 중고참이 됐다. 게다가 원톱이라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박희영은 20세 이하(U-20) 월드컵 3위, U-17 월드컵 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굵직한 성적을 거둔 후배들을 보며 울고 웃었다. 그는 “후배들을 보면서 어떤 상대를 만나도 자신감 있게 하면 통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센 팀과 붙으면 지레 주눅 들었는데, 자신감이 붙었다.”라고 밝혔다. ‘박희영의 여자 대표팀’은 14일 베트남전에 처음 출격한다. 16일에는 요르단과, 18일에는 중국과 격돌한다. 조별리그 통과는 어렵지 않을 전망. 현재 대표팀은 박희영-전가을(22·수원FMC) 등 기존 멤버에 김나래(여주대)-권은솜(울산과학대·이상 20) 등이 가세하며 신구 조화를 이뤘다. 태극 낭자군의 목표는 사상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하는 것이다. 여자 축구는 아직 한번도 아시안게임 메달을 딴 적이 없다. 지금까지 5번 출전했지만, 매번 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다. 4위만 3번(1994·2002·2006년). 때문에 메달을 향한 선수단의 의욕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최인철 감독은 경기를 이틀 앞두고 선수단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인자하던 평소 모습과 달리 쉴 새 없이 선수들을 다그친 것. 최 감독은 “어제까지 체력훈련 위주로 하다 보니 선수들 정신력이 좀 늘어져 있다고 판단했다. 공격에서 득점으로 마무리하는, 아주 세밀한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아 혼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커스는 4강에 맞춰 있다. 베트남이 한수 아래긴 하지만, 첫 경기의 부담이 있는 만큼 신중히 치러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광저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지소연 美진출 임박?

    지소연(19·한양여대)이 국내 여자프로축구 WK리그 신인 드래프트 신청을 철회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은 27일 신인 드래프트 신청자 64명 명단을 발표하면서 당초 신청서를 제출했던 지소연이 지원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지소연은 미국 여자프로축구(WPS) 보스턴 브레이커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가운데 다음 달 4일 신생팀인 웨스턴 뉴욕의 우선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두팀의 지명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지난 25일 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도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소연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는 “WK리그 드래프트에 참여하면 2011년 미국 리그 진출이 불가능해져 드래프트 신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무대 진출이 확정적이라는 뜻이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 출신인 권은솜(20·울산과학대)도 일본 여자축구 L리그 고베 아이낙으로 진로를 정해 드래프트 명단에서 빠졌다. 이 밖에 김나래(20)와 이현영(19), 김혜리(20·이상 여주대), 문소리(20·울산과학대) 등 U-20 여자 월드컵 3위 주역들은 대부분 WK리그 신인 드래프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北, U-19축구 4년만에 亞정상 탈환

    북한 19세 이하(U-19) 남자 축구대표팀이 호주를 꺾고 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 북한은 17일 중국 산둥성 쯔보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치른 호주와의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공격수 정일관의 활약으로 호주를 3-2로 꺾었다. 북한은 2006년 인도 대회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준우승국인 북한과 호주를 비롯해 4강 팀인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를 대표해 내년 7월 말 콜롬비아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AFC U-19 선수권대회]아우들이 日 깼다 오늘은 형님 차례

    일본은 없었다. 한국은 11일 중국 쯔보의 린지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선수권대회 일본과의 8강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4강까지 주어지는 내년 U-20월드컵(콜롬비아) 출전권도 획득했다. 5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 14일 준결승전은 중국을 2-0으로 완파한 북한과 치른다. 짜릿한 승리였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던 이광종 감독의 말이 엄살이 아니었다. 일본은 지역-대인 방어를 적절히 혼합하며 공간 자체를 내주지 않았다. 수비 라인은 ‘자리 지키기’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빠른 역습과 골대 앞의 세밀한 플레이를 앞세워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 갔다. 선제골도 일본 차지. 전반 13분 한국 수비진이 붕괴된 틈을 놓치지 않고, 이부스키가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한국의 대회 첫 실점. 전반 30분에도 이부스키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장현수(연세대)가 거친 수비로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 골키퍼 노동건(고려대)이 막아냈지만, 심판은 킥을 하기 전 움직였다는 석연찮은 판정을 내렸다. 재차 시도한 페널티킥은 성공. 0-2로 끌려가게 됐다. 이때부터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하프라인에서 띄워 준 킥을 정승용(FC서울)이 머리로 떨어뜨렸고 김경중(고려대)이 반박자 빠른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 44분엔 황도연(전남)이 코너킥을 머리로 연결했다가 골키퍼에 맞고 나온 공을 왼발 ‘태권킥’으로 밀어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인저리 타임엔 정승용의 왼발 프리킥이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전반을 펠레스코어로 마친 두 팀은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3-2, 한국 승리였다. 2008년 대회 8강에서 한국에 패(0-3)해 세계대회 출전권을 놓쳤던 일본은 아픔을 되풀이했다. 2004년 이후 우승컵과 인연이 없는 한국은 12번째 트로피를 향한 꿈을 이어가게 됐다. 경기 전 “우리와 A대표팀 모두 일본을 시원하게 이겼으면 좋겠다.”던 이광종 감독의 바람이 일단 이루어졌다. 배턴은 이제 12일 한·일전을 치르는 대표팀 형들에게 전해졌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AFC U-19]아우도 8강서 日과 격돌

    형님보다 하루 앞선 11일 아우도 한·일전을 치른다. 19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8일 중국 지보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수권대회에서 호주와 득점 없이 비겼다.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한국은 2승1무(승점7·골득실 +3)로 호주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호주(+6)에 뒤져 D조 2위가 됐다. 한국의 8강 상대는 3연승으로 C조 1위를 차지한 일본. 이번 대회 4강까지 내년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U-20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AFC U-19 선수권대회] 한국축구 ‘지’ 돌풍…지동원도 있다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이끌었던 남자축구대표팀이 남아공월드컵 16강에 올랐다. 지소연(19·한양여대)이 앞장선 20세 이하(U-20) 여자축구팀도 월드컵 4위에 올랐다. 여민지(17·함안대산고)는 U-17 여자대표팀을 세계 정상에 올려놨다. 지금 한국축구는 ‘지’의 전성시대다. 그 바통을 지동원(19·전남)이 이어받았다. 무대는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3~17일). 지동원은 이란-예멘전에서 연속 결승골을 넣었다. ‘죽음의 조’라고 평가된 D조에서 한국은 2연승으로 일찌감치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8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남아 있지만 순위결정전 성격이 짙다. 지동원은 한국의 차세대 에이스. 황선홍(부산 감독)-박주영(AS모나코)의 장점을 모았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187㎝·76㎏의 호리호리한 체형이지만, 페널티 지역에서의 영리한 움직임과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다. ‘조광래호 1기’에 깜짝 발탁돼 가능성을 점검받기도 했다. U-19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다면 박지성-지소연-여민지 못지않은 인기도 누릴 수 있다. 다만, 유력해 보였던 K-리그 신인상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올 시즌 8골4어시스트(24경기)로 기록은 출중하다. 그러나 ‘라이벌’ 윤빛가람(20·경남)이 리그 경기에 매진하는 반면, 지동원은 국제대회 일정이 촘촘하게 잡혀 있다. U-19 대표팀에 차출됐을 뿐만 아니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남은 현재 10위(승점25·6승7무9패)로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멀어져 올 시즌 리그에서 지동원을 볼 일은 없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인 만큼 욕심이 날 법도 하지만 지동원은 마음을 비웠다. U-19 대표팀을 아시아 챔피언에 올려놓는 데 집중하겠다는 각오. 대회 4강까지는 내년 콜롬비아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2004년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12번째 우승이 지동원의 발끝에 달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스퀸컵 女축구대표 23명 발표

    20세 이하(U-20) 월드컵 3위, U-17 우승에 이어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가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 피스퀸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 참가할 대표 23명을 발표했다. 실업축구 WK-리그 멤버인 이장미, 차연희(이상 고양대교), 박은정(서울시청), 전가을(수원FMC), 유영아(부산상무) 등과 U-20 팀의 주축인 지소연(한양여대), 김나래(여주대), 문소리(울산과학대) 등 아시안게임 대표 18명은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최인철 대표 팀 감독은 여기다 골키퍼 김스리(부산상무), 공격수 박희영(고양대교), 정영아(울산과학대), 임선주(한양여대), 미드필더 박희영(강원도립대) 등 5명을 더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U-19 남자 대표팀 이란에 2-0 승리

    이광종(46)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U-19) 남자 대표팀이 6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은 4일 중국 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 이란과의 D조 1차전을 지동원(전남)과 정승용(서울)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경기 초반 이란의 거친 압박에 당황하며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우승이 목표”라는 이 감독의 출사표는 빈말이 아니었다. 한국은 수비-미드필드-최전방의 간격을 줄이면서 주도권을 장악해 갔다. 중앙, 측면에서 빠른 패스와 개인기로 이란의 압박을 무너뜨렸다. 첫 골은 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정승용의 헤딩골이 오심으로 무효 선언된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터졌다. 주인공은 K-리그 신인왕 자리까지 포기하며 대표팀에 합류했던 지동원. 전반 39분 페널티 박스 외곽 아크 부근에서 개인기로 수비수를 벗겨낸 뒤 반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반대쪽 구석을 정확하게 보고 깔아 찬 슈팅은 이란의 밀집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이란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최전방까지 롱패스를 뿌리는 패턴으로 역습을 노렸지만 골키퍼 노동건(고려대)의 선방에 막혔다. 추가골은 지동원의 투톱 파트너 정승용이 넣었다. 후반 9분 마크맨을 뿌리치고 골문으로 쇄도하던 정승용은 페널티 박스 외곽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오른발로 방향만 바꿔 골문을 갈랐다. 정확한 크로스와 각도에 감각적인 슈팅까지 3박자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쐐기골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란, 예멘, 호주와 함께 D조에 속했다. 4위까지 내년 U-20 청소년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예멘과의 2차전은 6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U-17 女축구팀 우승장학금 4억9000만원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모두 4억 9000만원의 격려금을 받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U-17 여자대표팀에 대한 격려금 및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 우승 포상금 지급 방안에 대해 결정했다. 21명의 선수들에게는 출전 경기수와 팀 기여도 등에 따라 A등급 14명과 B등급 7명으로 분류해 A등급에 2000만원, B등급에 1500만원을 장학금 명목으로 차등지급한다. A등급에는 대회 골든볼과 골든부트를 차지한 여민지와 주장 김아름 등이 포함됐다. 이번 대회에는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18명 가운데 6경기 내내 벤치만 지켰던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최덕주(50) 대표팀 감독은 3000만원, 김윤권, 김태희, 박영수 코치는 2500만원씩을 받는다. 이는 지난 8월 독일에서 치러진 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대표팀이 받은 2억 4700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액수다. U-17 대표팀 선수들은 또 축구협회 공식 후원사인 하나은행으로부터 1인당 3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경우 감독에게 1억원, 수석코치와 코치에겐 각각 8000만원과 7000만원의 포상금을 주고 선수에게는 A급 6000만원, B급 4000만원, C급 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면 FIFA로부터 받게 되는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가 배당금 140만달러 대부분을 포상금으로 내놓겠다는 뜻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언제까지 불모지에서 꽃 피울 것인가

    자랑스러운 태극소녀들이 우승컵을 높이 들었고, 우리는 미안해졌다. 그동안 관심을 써주지 못한 것이 안쓰러웠고, 1등을 차지한 것이 대견했다. 여자축구 선수 1450명. 그 중 이들 또래가 345명이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 345명 중 뽑힌 21명이 일군 성과라며 ‘기적’이라고 했다. 그러곤 “저변을 넓히자. 여자축구 클럽을 활성화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자뷔였다. 두 달 전 여자축구 U-20대표팀이 3위를 차지했을 때도 그랬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김연아(피겨)가 금메달을 땄을 때도 우린 놀랐다. 박태환(수영)과 장미란(역도) 때도 그랬다. 저변이라고 할 것조차 없어 차라리 ‘천재’라고 불렀다. 과연 한국 스포츠에서 저변을 갖췄다고 자신 있게 말할 종목이 있을까. 없다. 4년마다 전국을 붉게 물들이는 남자축구조차 선수는 2만 2878명에 불과하다. 올림픽 금메달만 14개를 따낸 양궁(리커브)의 등록선수는 1570명.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일궈낸 빙상종목도 선수층이 얇긴 매한가지다. 쇼트트랙은 444명(여 150명), 스피드는 449명(여 140명), 피겨는 258명(남 31명)이 전부다. 실업선수까지 총망라한 인원이다. 저변이 없었지만 양궁은, 쇼트트랙은 정말 잘해왔다. 그래서 우리는 한 번도 ‘불모지’라 생각한 적이 없다. 그래서 새삼 ‘저변을 넓히자.’고 하는 모습이 기이하다. 독일은 여자축구 등록선수가 105만명이다. 다시 생각해 보자. 한국의 등록선수는 유럽·미국·일본의 등록선수와 다르다. 외국은 교사가, 의사가, 영업사원이 선수를 한다. 한국의 등록선수는 그 운동에 인생을 건, 부상이라도 당하면 당장 미래가 막막한 직업선수다. 초·중·고·대학교 내내 운동만 하고, 실업팀에 입단해 연봉을 받는 운동선수란 말이다. 이름하여 ‘엘리트 스포츠’. 태릉선수촌에서 매일 새벽 체조를 하며 겨우 눈을 뜨는 그 악착같음이 국제대회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국가대표 훈련수당은 하루 3만원. 그마저도 종목마다 정해진 훈련일수(6~8개월)가 지나면 끊긴다. 선수들은 ‘광저우아시안게임 D-44’를 보며 밥을 먹고 땀을 흘리고 잠을 잔다. 태극마크를 달았으면 그래도 훌륭하다.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음지에서 땀 흘리고 있다. 해온 것이, 할 줄 아는 것이 운동밖에 없기에 운동을 하는 선수도 많다. 이래서 저변확대는 중요하다. 학생선수(학업과 운동을 병행)와 클럽활성화는 현실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선진적이다. 두꺼운 선수층에서 선수를 발굴하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 국제경쟁력은 더 높아진다. 물론 어려운 얘기다. 그러나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불모지가 아닌 종목은 없다. 기적은 많이 일어났다. 이제 그만하자. 불모지를 비옥한 땅으로 만들려면 차근차근 준비가 필요하다. 운동을 하고 싶어서 전학 다니는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는 없지 않은가.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코리아조네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Frailty, thy name is woman.)” 희곡 햄릿 속의 명대사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도 세계 스포츠 제전에서 한국 낭자군의 활약상을 봤다면 이 대사를 거둬들였을 법하다. 그제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월드컵(U-17) 결승전. 한국 소녀들의 파워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FIFA 주관 세계대회에서 한국이 첫 우승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 까닭이다. 남자 축구 대표팀도 2002년 월드컵서 4강 신화를 일궈냈고 올해도 첫 원정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투자 효율성 면에서 여자 U-17대표팀에 비할 바 아니다. 여자 U-17대표팀을 위해 올해 편성된 예산은 6억 3000여만원에 불과했다. 남자 대표팀 예산은 17.5배 많은 111억 8000여만원이었다. 사실 총 등록선수 1450명, 고교생은 345명에 불과한 게 한국 여자축구의 현주소다. 여자 U-20월드컵 준결승에서 우리를 꺾은 독일은 등록선수만 105만명이 넘는다니 비교조차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하루 원정 간식비로 5000원이 책정된 한국이 덜컥 우승하자 외신들도 기적이라고 타전했다. 물론 한국 여자 선수들의 위업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장미란이 베이징올림픽 역도에서 금메달을 들어올린 게 엊그제 같은데 올해 밴쿠버에서 김연아가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그뿐인가. 남자 골퍼 양용은이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대회 우승기록을 남긴 것도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박세리가 LPGA 3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지 오래다. 이쯤 되면 우리의 딸들을 ‘코리아조네스(코리안+아마조네스)’라 불러도 무리가 아닐 성싶다. 아마조네스는 1500년경 스페인탐험대가 남미 아마존 강에서 만난 여전사들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본래 그리스 신화 속의 여성무사족이다. 그러나 ‘코리안 우먼’들은 핏속에 남다른 성공 DNA가 흐르고 있음을 신화 아닌, 각 분야의 현실에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어디 스포츠뿐이랴. 반도체 등 섬세한 손재주를 요하는 산업에서도 한국 여성들의 기여도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어쩌면 IT강국 한국의 오늘도 이름 모를 코리아조네스의 공이라면 논리의 비약일까. 여성들이 사회 각 분야에 많이 진출했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시대적 과제인 선진국 진입을 위해선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을 없애는 데 남성들이 오히려 앞장서야 할 듯싶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태극소녀 세계제패… 현대家도 한몫

    태극소녀 세계제패… 현대家도 한몫

    ‘현대가(家)의 18년 투자도 기적 연출에 한몫했다?’ 한국 여자축구가 짧은 역사와 취약한 저변에도 불구하고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현대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도 적지않은 밑거름이 됐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1993년. 당시 학교법인 현대학원 이사장이었던 정몽준 전 회장은 실무자를 불러 “한국축구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빨리 세계무대를 호령할 것”이라면서 “일단 중·고등학교 여자축구팀부터 창단하라.”고 지시했다. 대한양궁협회장까지 지냈던 정 전 회장은 여자 양궁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잇달아 딴 것을 예로 들며 “여자축구도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것이 당시 현대학원 사무국장을 지낸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의 말이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일단 자원이 부족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래 봐야 몇 안 되는 선수들의 진학과 진로였다.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대학팀, 그리고 실업팀이 필요했다. 그래서 1993년 창단된 울산 청운중을 시작으로 현대정보과학고-울산과학대-인천현대제철로 이어지는 현재 한국 여자축구의 중추라인이 갖춰지게 된 것이다. 정 전 회장은 창단 비용은 물론 연간 운영비까지 지원토록 했다. 4개 각급 팀유지와 어린이축구교실 운영 등에 드는 연간 수십억원의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 참가한 대표 선수 21명 중 일본과 결승에서 폭발적인 하프 발리슛을 날려 우승에 큰 힘을 보탠 미드필더 이소담을 비롯한 6명이 현대정보과학고에 다니고 있다.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했던 대표팀의 골키퍼 문소리와 수비수 정영아, 공격수 권은솜 등 3명은 울산과학대에서, 공격수 정혜인은 현대제철에서 뛰고 있는 선수다. 현대중공업스포츠단 사장과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권오갑 사장은 “정 전 축구회장의 여자축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지난 18년간의 투자와 관심이 이제야 결실을 봤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여자 골키퍼도 키다리 길러라

    여자 골키퍼도 키다리 길러라

    26일 벌어진 일본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결승전. 2-3으로 끌려가던 후반 34분 간절한 마음으로 TV를 보며 응원하던 한국팬들의 온몸을 소름 돋게 하는 골이 터져 나왔다. 2선에서 쇄도하던 대표팀 최단신(155㎝) 이소담(16·현대정보과학고)의 그림 같은 중거리 하프 발리골이 터진 것. ●골터치 세밀 한 여자선수가 유리 데자뷔였다. 경기 상황은 덜 절박했다. 하지만 많은 축구팬은 지난 7월17일 U-20 여자월드컵 가나와의 D조예선 2차전 후반 17분 김나래(20·여주대)가 30m가 넘는 거리에서 쏘아 올린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이 골망을 흔든 순간을 떠올렸다. 축구팬들은 여자축구의 매력으로 남자에 비해 골이 많이 터지는 것을 든다. 특히 멋진 중거리골은 여자축구의 백미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나온 6골 가운데 무려 5개가 중거리골이다. 왜 그럴까. 슈팅에 있어 남자선수들은 힘을, 여자선수들은 정교함과 섬세함을 앞세운다. 그런데 이번 대회의 공인구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자블라니였다. 반발력이 크고 비행궤도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여자선수들에게는 아니었다. 힘이 좋은 남자선수들의 말을 듣지 않던 자블라니는 여자선수들의 세밀한 볼터치에 고분고분해진 것이다. 또 수비 압박도 남자보다 약하다. 남자는 상대가 하프라인을 넘는 순간부터 압박에 들어가는 반면, 여자는 아크 부근에서부터 달라붙기 시작한다. 그만큼 중원에서 열린 공간이 많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골키퍼에 있다. 축구장과 골대 크기는 남자성인과 같은데 키는 남자보다 작다. 그래서 골대는 넓고 높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골문 앞에서 뚝 떨어지는 이른바 ‘독수리슛’에 ‘만세’를 부르는 자세로 골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이소담의 하프 발리슛도 높이 244㎝의 골대 상단과 골키퍼의 손끝 사이를 절묘하게 뚫은 골이었다. ●골키퍼 체계적인 전문교육 필요 하지만 모든 중거리슛이 높이 때문에 골망을 흔드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첫 번째 중거리골은 반응속도가 느려서 내줬던 골이었다. 골키퍼 김민아(17·포항여전자고)는 무게중심이 시계 2시 방향으로 치우친 상태에서 다급하게 8시 방향으로 손을 내밀었지만 공을 막을 만한 체중이 실리지 않았던 것. 이 장면이 안타까웠던 것은 키와 달리 반응속도는 훈련으로 키울 수 있기 때문.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골키퍼 양성에 많은 역량을 쏟을 수 없는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프로축구 K-리그 경남의 골키퍼 김병지(40)는 “여자축구에는 골키퍼가 차지하는 비중이 남자보다 크기 때문에 골키퍼만 좋다면 훨씬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많다.”면서 “골키퍼는 전문적인 교육을 꾸준히 받았느냐, 못 받았느냐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여자축구뿐만 아니라 남자 초·중·고, 심지어 대학팀에서도 골키퍼 전문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팀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격려금 대신 장학금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사상 처음 우승을 차지한 17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장학금 선물’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트리니다드토바고를 방문 중인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26일 “아직 나이 어린 학생들이라 격려금 지급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대신 장학금을 주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서울로 돌아가게 되면 협회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장학금 지급 규모와 방법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월 막을 내린 U-20 여자월드컵에서 대표팀이 3위를 차지하자 대표팀에 총 2억 47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팀을 3위에 올려놓은 최인철 감독이 2000만원, 황인선 등 코치 세 명이 각각 1500만원을, 선수들은 출전 경기 수 등 기여도에 따라 A, B등급으로 나눠 각각 1000만원과 600만원을 받았다. 이번 대회 일본을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한 17세 이하 여자대표팀은 한국 언니 대표팀이 받은 격려금 액수를 훌쩍 뛰어넘는 장학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승부가 극적이었고 국민 여론도 좋은 상태다. 대표팀은 28일 오후 5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황금 소녀시대’ 2015월드컵 접수한다

    지소연(19·한양여대)과 여민지(17·함안대산고)가 투톱으로 나선다면? 상상만으로도 두근거리는 환상적인 공격 조합이다. 2015년 여자월드컵(장소 미정) 때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 벌써 5년 뒤 월드컵이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8월 여자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3위를 차지했을 때 우린 ‘기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감흥이 채 식기도 전인 26일 U-17대표팀이 ‘월드챔피언’에 올랐다. 이젠 기적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바야흐로 여자축구에 ‘황금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 여자축구는 철저한 변방이었다. 1991년 시작된 여자월드컵도 2003년 미국대회에 출전한 게 유일했다. 그나마도 조별리그 3전 전패로 쓸쓸히 귀국했다. 이후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내년 독일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 본선 티켓도 따지 못했다. 하지만 황금세대가 있기에 미래는 장밋빛이다. 한 달 간격으로 세계무대를 ‘접수’한 태극 소녀들은 기존 언니들과 차원이 다르다. 과거 세대가 핸드볼·하키·육상 등 다른 종목에서 전향한 ‘체육인’이었다면, 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전문적으로 공을 찬 ‘축구인’이다. 지난해 U-20월드컵 8강 신화를 썼던 남자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여자팀도 2002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성장한 ‘월드컵 키즈’다. 1990년대 일본·중국·북한에 밀려 아시아에서도 어깨를 펴지 못하던 한국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 단계 도약했다. 초등학교에 여자 축구부가 만들어졌고, 대한축구협회의 본격적인 지원도 시작됐다. 이듬해부터 여자팀도 연령별 대표를 선발했고, 전임지도자를 투입하며 본격적인 조련에 돌입했다. 소녀들은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며 탄탄한 기본기를 쌓았고, 덕분에 화려한 개인기에 탁월한 축구 센스까지 갖췄다. 부드러운 잔디를 밟았고, 국제대회에도 다양하게 출전했다. 그 결과가 최근 국제무대에서 뚜렷하게 열매를 맺고 있다. 2008년 U-17월드컵 8강으로 잔잔하게 신호탄을 쏘더니 지난해엔 아시아축구연맹(AFC) U-16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새 역사를 창조했다. 그리고 올해 U-20월드컵 3위, U-17월드컵 우승까지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1990년 최초의 여자대표팀이 꾸려진 지 겨우 20년 만에 세계를 평정한 것이다. 탄탄한 기본기에 짜릿한 ‘성공 경험’까지 아로새긴 태극소녀들. 5년 뒤엔 기량에 물이 오른 20대 초·중반의 ‘태극낭자’가 되어 또 한번 세계를 뒤흔들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월드컵 거머쥔 여자축구 정말 대견하다

    드디어 해냈다. 어린 소녀들이, 나이 많아야 고작 17세인 소녀들이 오빠·언니들도 이루지 못한 위업을 달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것이다. 추석 연휴를 사실상 마무리한 26일 그 아침 대한민국 국민은 지구 건너편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벌어진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을 초조히 지켜보았다. 골을 주고받으며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가 승부차기 끝에 우리 팀 승리로 결정났을 때 어느 국민이 환호하지 않았겠는가. 참으로 대견하다. 여자축구 선수에게 이 땅은 얼마나 척박한가. 여자축구대표팀이 처음 구성된 때가 딱 20년 전이다. 그것도 1990베이징아시안게임에 여자축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바람에 부랴부랴 만들었다. 여자축구연맹은 그로부터 11년이나 지나서야 설립됐다. 현재 등록 여자축구 선수는 다 합쳐서 1450명이고, 그 가운데 여고생 선수라고는 16개 팀 345명뿐이다. 그 345명 중에서 선발한 21명이 세계를 제패한 것이다. 그만큼 U-17 여자월드컵 우승은 주위 도움 없이 선수와 지도자의 피와 땀, 눈물만으로 이룩해냈다 하겠다. 그래서 미안하다. 우리 국민은, 지난 7~8월 독일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을 뒤늦게 지켜보면서 비로소 여자축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대회에서 3위에 오르자 국민은 한국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라고 치하했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온 국민에게 환희를 안겨준 선수·지도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두달이 채 지나지 않아 더 어린 선수들이, 더 뛰어난 성적을 올렸으니 그동안의 무관심을 어찌 되돌아보지 않겠는가.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제 꿈을 향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청소년들에게 적절한 보답을 하는 건 우리사회의 의무이다. 먼저 이번 대회에서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국가 명예를 드높인 선수·지도자들에게 축구계 차원에서 적절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 제2의 지소연·여민지를 꿈꾸는 어린 여자선수들이 장래에 대한 불안 없이 힘차게 공을 찰 수 있게끔 인프라도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 여자축구 선수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냈고, 사회는 그것을 보았다. 그들을 격려하고, 앞길을 훤히 터주는 일은 이제 어른들의 몫이다.
  • ‘FIFA U-17 결승전’, 한국 VS 일본 “진검승부 펼친다”

    ‘FIFA U-17 결승전’, 한국 VS 일본 “진검승부 펼친다”

    ‘2010 FIFA U-17’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결승전을 펼친다.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트리니다드 토바고 코우바 아토 볼던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 FIFA U-17 청소년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일본이 북한을 상대로 2-1로 우승해 한국과 맞붙게 됐다.이에 따라 오는 26일 새벽 7시 포트오브스페인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일본은 마지막 결승전을 놓고 승부를 펼친다.북한은 비록 결승행이 좌절 됐지만 스페인과의 3·4위를 가르는 경기가 남아있어 이들의 승부에도 관심 클 전망이다.한편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03년 U-20 청소년월드컵 16강전 경기 이후 FIFA 주관대회 본선 맞대결이 7년 만이다.사진=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U-17 女축구] 7골 여민지 “골든슈 신겠다”

    [U-17 女축구] 7골 여민지 “골든슈 신겠다”

    여민지(17·함안 대산고)가 두 살 위 지소연(한양여대)을 뛰어넘어 국제축구연맹(FIFA) 사상 첫 득점왕 등극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민지는 17일 트리니다드토바고 마라벨라의 매니 램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 해트트릭을 포함, 무려 5개의 공격포인트(4골1도움)를 기록했다. 한 경기 4골은 한국 선수가 FIFA 주관 대회 단일 경기에서 세운 역대 최다골. 이전까지는 지소연이 지난 7월 U-20 월드컵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4-0 승)에서 기록한 3골이었다. 한국 축구사를 새로 쓴 여민지의 기록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여민지는 남아공과의 1차전 1골1도움, 멕시코와의 2차전 2골을 포함, 대회 4경기에서 모두 7골2도움을 기록했다. 지소연의 단일 대회 최다골(7골)과 타이기록. 득점 순위에서도 독일의 키라 말리노프스키(4경기 7골)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이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여민지는 사상 첫 결승 진출과 함께 득점왕에 더 근접해지는 건 물론 지소연의 최다골 기록마저 갈아치울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더욱이 북한과의 8강전에서 독일이 탈락, 확률은 더 높아졌다. 득점 10위권 이내 선수 대부분이 독일과 나이지리아 선수들. 일본의 구미 요코야마(4골1도움)와 북한의 김금종(4경기 4골)이 각각 7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여민지의 기세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민지는 특급 스트라이커답게 ‘해결사의 공격본능’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2골이나 허용한 불리한 상황. 전반 5분 시도한 위협적인 왼발 슈팅으로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꿔놓더니 전반 15분에는 과감한 왼쪽 측면 돌파에 이은 절묘한 크로스로 이금민(16·현대정과고)의 첫 골을 도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 23분 동점골, 후반 23분 페널티킥골에 이어 연장 전반 8분 강력한 헤딩골 등 고비마다 순도 높은 골을 성공했다. 대회 직전 “세계무대에 여민지가 누구인지 보여주겠다.”던 다짐과 각오는 이미 실현됐다. 남은 건 최초의 우승컵과 오직 득점왕만 신을 수 있는 골든슈다. 여민지는 22일 4강전에 나선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남북 “한가위 어깨동무”

    17세 이하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남북한이 나란히 4강에 올랐다. 남녀 각급 대표팀 통틀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동반 준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북한과 결승전을 치르는 것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한국이 17일 트리니다드토바고 마라벨라의 매니 램존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를 6-5로 이기고 준결승에 선착했다. 북한도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을 1-0으로 꺾고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스페인-브라질의 승자와, 북한은 아일랜드-일본의 승자와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국은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3으로 졌을 뿐 남아프리카공화국(3-1 승)·멕시코(4-1 승)를 대파하며 막강 공격력을 과시했다. 대회 조별리그에서 북한을 3-2로 이겼던 짜임새 있는 나이지리아를 120분 혈투 끝에 제압해 상승세도 붙었다. 세밀한 패싱게임과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이 강점. 북한은 여자축구계의 ‘강호’다. 중국, 미국과 함께 이미 세계무대를 호령해 왔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2006년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북한 축구 사상 처음 FIFA대회 우승컵을 차지했다. 2년 뒤 칠레 대회에서는 미국에 왕좌를 내줬지만 결승까지 가는 저력을 보였다. 2008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U-17여자월드컵 초대 챔피언도 북한 몫이었다. ‘미리보는 결승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북한-독일의 8강전 승자도 북한이었다. 조별리그에서 22골을 터뜨린 독일의 막강화력이 북한 수비벽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이 넣은 7골 중 6골을 책임진 김금정(평양시)과 김수경(4·25)이 키 플레이어다. 김금정(4골)-김수경(2골1어시스트)을 앞세운 북한은 대회 2연패를 향해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남북한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격돌한 경험이 있다. 조별리그에서는 2-2로 비겼지만, 결승에선 한국이 4-0으로 완승하고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U-17 女월드컵] “언니들 우승꿈 우리가 이룬다”

    [U-17 女월드컵] “언니들 우승꿈 우리가 이룬다”

    승리의 행진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17세 이하(U-17) 여자대표팀이 주인공이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대표팀이 6일 트리니다드토바고의 드와이트 요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조별예선 B조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의 1차전을 3-1로 승리했다. 역대 남녀 대표팀 통틀어 FIFA 주관 대회 사상 첫 우승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유쾌하지 않은 시작 경기장에 들어서는 앳된 얼굴의 선수들은 해맑게 웃고 재잘거렸다. 앞뒤로 손을 잡고 나오는 모습은 수학여행 온 여고생들을 떠올리게 했다. 앞서 독일대회에서 3위에 오른 언니(U-20 여자대표팀)들을 넘어서겠다는 약속에 대한 부담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남아공은 난적이었다. 빠르고 유연했다. 경기 초반 긴장한 탓인지 한국은 패스미스가 잦았다. 남아공은 이를 놓치지 않고 빠른 돌파로 한국의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5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다혜가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 찬스를 내줬다. 다행히 키커로 나선 마풀라 크고알라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훌쩍 넘겼다. 이후에도 모두 3차례나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문제는 믿을 수 있는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였다. 미드필더, 수비수가 보유한 공의 종착지는 언제나 최전방 공격수.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팀이 소유한 공에는 목표가 없다. 패스나 드리블이 중간에 끊기기 일쑤다. 한국이 그랬다. 여민지가 안 나온 전반 26분까지는. ●전반 26분 ‘에이스’의 등장 최 감독은 여민지를 서둘러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고, 이는 적중했다.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수비수들은 남아공의 빠른 공격수들을 오프사이드 트랩에 빠뜨렸고, 미드필더들은 예리한 패스와 저돌적인 드리블로 점유율을 높여갔다. 첫 골은 전반 36분 여민지의 오른발에서 나왔다. 주장 김아름이 크로스를 올리자 여민지는 남아공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단박에 무너뜨리며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고, 침착하게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공을 차 넣었다. 후반 7분 저메인 세포센위의 기습 침투에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4분 뒤 다시 여민지의 골로 앞서갔다. 후반 11분 남아공 진영 왼쪽 측면을 돌파한 김다혜가 페널티박스 왼쪽 구석에서 골대로 달려드는 여민지를 보고 공을 연결했고, 여민지는 논스톱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전방 투톱이 완벽한 돌파, 패스, 슈팅으로 만들어 낸 그림 같은 골이었다. 쐐기골은 후반 32분 중앙 수비수 신담영의 머리에서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신담영은 문전으로 날아오는 공을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3-1. 여민지는 후반 34분 김인지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달려들며 왼발로 강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으로 해트트릭 작성은 실패했다. ●아직도 60% 컨디션 여민지는 오른쪽 무릎 수술 뒤 회복 중이라 컨디션이 평소의 60%밖에 되지 않는다는 최 감독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파괴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팀의 공격을 주도했고,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안정적인 경기운영에 기여했다. 9일 오전 8시 열릴 조별리그 2차전 상대는 독일에 0-9로 대패한 멕시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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