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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 집단방위 내세워 北·中·러 동시 압박… “바이든의 외교 승리”

    나토 집단방위 내세워 北·中·러 동시 압박… “바이든의 외교 승리”

    ‘동맹차원 안보 대응’ 나토조약 5조 강조나토 정상 “北, CVID·대미 협상 나서라” 美·EU 17년 무역분쟁 휴전… 대중 공조이 와중에 美 항모전단, 남중국해 진입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반중 스크럼(여럿이 힘을 모아 상대방을 차단하는 대열)을 짜는 데 성공했다. 외교와 군사 채널을 모두 활용해 ‘중국 견제’ 합종연횡 구도를 완성했다. 중국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동맹국들과 공동전선을 마련하길 원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적 승리라는 평가다. 나토의 30개국 정상들은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정상회의를 마친 뒤 공동성명에서 “우리의 연대와 단결을 재확인하고 대서양 양안 관계의 새 장을 열고자 모였다”고 선언했다. 직전 회의인 2019년 12월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 무용론’을 토로하며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해 ‘파투’ 분위기였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방주의’로 반발이 커진 서구 정상들의 마음을 돌리고자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지를 유럽으로 잡았다. G7과 나토에서 “미국이 돌아왔다”고 설득해 이들의 마음을 돌리고 세를 규합했다. 결국 베이징의 강한 반대에도 ‘중국 압박’이라는 공동 기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 온화한 이미지의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문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훨씬 능숙하게 대처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나토의 화해는 나토 조약 5조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나토 조약 5조는 나토의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이를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동맹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규정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조약 5조는 신성한 의무”라며 “모든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늘 함께 있다는 걸 알기 원한다”고 말했다. 나토 역시 바이든의 노력에 화답하듯 북한에 대해서도 강한 목소리를 냈다. 나토 정상들은 북한을 향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촉구하며 “미국과 의미 있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2019년 정상회의 때 북한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 천양지차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방세계의 지지를 기반으로 러시아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다만 일부 정상들은 중국 문제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누구도 중국과 신냉전으로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중국에 늘 대화의 문을 열어 둬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끄는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이 15일 남중국해로 진입했다. 남중국해는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갈등을 빚는 곳이다. G7 및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서방세계가 중국 압박 기조를 공식화한 뒤 나온 움직임이어서 의도가 주목된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EU 정상회의 후 성명을 내고 “오늘 미국과 EU은 16년 이상을 끌어온 보잉과 에어버스 무역분쟁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5년간의 관세 유예 합의를 자찬한 뒤 “우리는 중국의 기업에 불공정한 이득을 주던 이 분야에서 중국의 비시장적 관행에 맞서고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대중 공조를 강조했다. 베이징 류지영·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사설] ‘反中’ 부각된 미국 주도 G7과 한국의 과제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현지시간 13일 폐막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미국 개최를 건너뛴 G7 정상회의는 중국 문제, 코로나 대응을 비롯해 기후변화, 북한·이란 핵문제 등 다양한 국제사회 현안을 논의하고 공동성명으로 정리했다. 성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서방 시각에서 본 중국 문제를 총망라해 ‘대중 전선’에 각을 세운 점이다. 또한 2022년으로 설정한 코로나 종식을 위해 백신 공급에 노력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CVID)를 촉구한 점이 손꼽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주도의 색채가 두드러진 G7 회의였다. 미국은 일부 국가의 중국 관련 이해상충이 있었음에도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존중, 홍콩의 자치권 인정, 대만해협·남동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 조사 등 중국에 민감한 이슈에 관한 의견을 성명에 담았다.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중국 문제가 담긴 것은 처음이다. 중국이 ‘스몰 서클’이라며 G7의 대중 공동전선을 평가절하했지만, 미국 주도의 선진국 연합을 과시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로선 큰 성과이며 중국에는 타격이다. 중국의 경제영토 확대 구상 ‘일대일로’에 맞서는 중·저소득 국가들에 대한 40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또한 중국으로선 압박일 것이다. 한국은 호주, 인도 등과 게스트로 초대받아 국제사회 현안에 참여함으로써 대중 관계에 부담을 지게 됐다. 한국이 서명한 ‘열린사회 성명’에는 국제사회가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받고 있으며 권위주의 정부 등에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듯 보이지만 청와대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G7의 G10이나 G11으로의 확대 개편이 거론되는 마당에 대중 전선 합류는 불가피성이 있다. 반중 성명에 신중했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참조해 정교한 외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한국이 G7에 초대받은 것은 국가 위상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G11 확대론이 주춤해졌지만 한국의 참여는 시간문제다. G7은 선진국 카르텔에서 벗어나 국력을 감안한 재조정이 있어야 한다. 일본이 한국의 G11 참여에 반대하며 ‘아시아 유일의 G7 국가로서 영향력 유지’라는 논리를 내세웠다면 어불성설이다. 또한 일본은 한국이 제안했던 영국에서의 약식 한일 정상회담 약속을 취소했다는데 협소한 일본 측 판단은 정말이지 유감이다. 마지막으로 G7 정상들이 촉구한 대북 외교도 재가동돼야 한다. 한미는 8월 연합훈련을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해 북미 대화의 문을 열 지혜를 짜내길 기대한다.
  • [글로벌 In&Out] 한일 줄다리기보다 협력이 필요한 대북정책/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 줄다리기보다 협력이 필요한 대북정책/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두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과 가졌다. 한일관계를 반영한 탓인지 양국 정부와 언론은 회담 형식, 분위기, 내용을 놓고 어느 쪽이 더 잘된 정상회담인지 경쟁했다. 대북 정책으로 좁혀서 보자면 미일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기됐다. 완전하게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2000년대 6자회담에서 북한에 들이댄 요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애매한 표현에 숨어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았으니 ‘북한의 비핵화’라고 해야 하며 CVID라는 강한 표현으로 도망칠 여지가 없는 비핵화를 북한이 수용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는 주장한다. 그러나 한미 공동성명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북한을 배려함으로써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고 남북관계 개선의 길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다.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우선이지 협상을 거부할 빌미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한국 정부는 본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국의 의도를 존중한 모양새다. 대신 미국은 미일 공동성명에 명기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한국도 받아들이도록 했다. 한국은 중국을 자극하고 싶지 않아 대만 언급을 가급적 피하고 싶었겠지만 미국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이든 정권은 동맹국을 배려하면서도 동맹의 결속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언론 보도에도 온도 차가 있다. 한국 언론은 대북정책에서 미국을 설득해 한국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반면 일본 언론은 한미 간 대북정책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차이는 대북 압박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인 일본 정부와 제재만으로 북한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고 대북 관여를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차이를 반영한다. 바이든 행정부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듯한 한일 양국은 아전인수 격으로 미국의 의도가 자신 쪽에 가깝다고 주장하려 든다. 그러나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일의 입장은 정말 다른가. 우선 북한의 핵 포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한일은 동일한 목적을 공유한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미국의 확장억지에 영향을 미친다. 한일에 간접적인 위협은 될 수 있어도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다. 미국이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북한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핵 보유는 묵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한일은 공유한다. 따라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적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일은 협력해야 한다. 수단에서도 한일이 공유하는 부분은 크다. 외과수술적 공격을 생각했던 클린턴 행정부, 코피 작전을 모색했던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듯 미국은 언제든 군사 옵션으로 기울 수 있다. 미국에 대북 군사작전은 ‘국지전’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일은 군사 옵션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한일은 평화적 수단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제재 압력으로 북핵 개발에 제약을 가하고 대북 관여를 강화함으로써 비핵화로 초래되는 이익의 크기를 강조하는 게 효과적이다. 제재와 관여가 모두 필요하며 한일 양국이 분담해 제공하는 게 좋다. 특히 일본은 제재에 의존하는 편이었으나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을 북한에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정책을 놓고 한일이 줄다리기를 할 게 아니다. 목적과 수단을 공유하는 협력이야말로 양국의 대북정책에 필요하다. 한일의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은 이런 점에 더 주목했으면 한다.
  • 한미, 대북·백신·기술 ‘전방위 동맹’ … 北 호응 미지수

    한미, 대북·백신·기술 ‘전방위 동맹’ … 北 호응 미지수

    판문점선언 등 비핵화 ‘연속성’ 명문화文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 보낸 것”삼성 등 4대 그룹, 44조원 美 투자 결정“최고의 순방이었고, 회담이었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기대 이상이다.” 3박 5일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이렇게 자평했다.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한 판단은 다소 엇갈리겠지만,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한미관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질적 변화를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국 정상은 회담과 공동성명에서 안보 현안에만 머물지 않고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기술·경제 분야로 동맹의 지평을 확장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44조원의 대미 투자는 한국의 기술 역량과 경제적 위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평화를 얻었고 미국은 경제를 얻었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한미동맹의 확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드라이브를 건 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재편과 5G·6G 네트워크 기술 협력, 중국의 ‘역린’에 해당하는 대만해협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 언급된 점은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의 위험요인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도 중국에는 불편한 얘기다. 다만 대중 견제전략의 핵심인 ‘쿼드’(미·일·호주·인도)가 공동성명에 언급됐지만, 정상회담에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선을 그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대북정책에서는 한국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미국이 ‘최대 유연성’을 발휘한 모양새다. 특히 한미 정상이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힌 점이 두드러진다. 비핵화 대화의 ‘연속성’을 명문화한 것이다.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 철회는 물론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유예·면제를 미국이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문 대통령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제안했던 종전선언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이란 점에서 남북·북미 대화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 지지를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가 독자적으로 숨 쉴 틈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비핵화 시간표에 양국 간 생각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북측이 질색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비핵화 대상은 ‘북한’이 아닌 ‘한반도’로 표현했다.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깜짝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워싱턴에서 북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알려준 깜짝 선물”이라면서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정상회담도 ‘톱다운 방식’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의 노력으로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취했지만, 그렇다고 북측이 반색할 결정적 유인책도 없었다. 북측의 호응은 미지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북이 요구하는 ‘본질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 게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양 교수는 “바이든이 조건 없는 대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북중 조율이 필요할 테고 남측의 설명을 듣고 싶을 수 있다”며 대화 재개를 밝게 전망했다. 임일영·신융아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분석]동맹 지평 넓힌 韓美… ‘최대 유연성’ 발휘했지만 北호응 미지수

    [뉴스분석]동맹 지평 넓힌 韓美… ‘최대 유연성’ 발휘했지만 北호응 미지수

    첨단기술 공급망 재편, 대만해협 거론… 한중관계 리스크 판문점선언 넣고 CVID 제외 설득… 北 결정적 유인책 없어“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기대 이상이다(문재인 대통령).” 3박 5일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2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이렇게 자평했다.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한 판단은 다소 엇갈리겠지만,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한미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질적 변화를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국 정상은 회담과 공동성명에서 안보 현안에만 머물지 않고,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기술·경제분야로 동맹의 지평을 확장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44조원의 대미 투자는 한국 기업의 기술 역량과 경제적 위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평화를 얻었고 미국은 경제를 얻었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확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드라이브를 건 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재편과 5G·6G 네트워크 기술 협력, 중국의 ‘역린’에 해당하는 대만해협 문제가 언급된 점은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의 위험요인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도 중국에는 불편한 얘기다. 다만 대중 견제전략의 핵심인 ‘쿼드(미·일·호주·인도)’가 공동성명에 언급됐지만, 정상회담에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선을 그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관심이 쏠렸던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한국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미국이 ‘최대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데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견이 없다. 특히 한미 정상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데 필수적”이라고 밝힌 점이 두드러진다. 비핵화 대화의 ‘연속성’을 명문화한 것이다.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 철회는 물론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유예·면제를 미국이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제안했던 종전선언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이란 점에서 남북·북미 대화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 지지를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가 독자적으로 숨 쉴 틈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비핵화 시간표는 양국의 차이가 없다”며 긴밀한 대북공조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북측이 질색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비핵화 대상은 ‘북한’이 아닌 ‘한반도’로 표현했다. 워싱턴에서 북을 가장 잘 아는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깜짝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알려준 깜짝 선물”이라면서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정상회담도 ‘탑다운 방식’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이 가장 꺼리는 ‘인권’은 회견에서 거론되지 않았지만, 공동성명에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했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취했지만, 그렇다고 북측이 반색할 결정적 유인책도 없었다. 북측의 호응은 미지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을 유인하는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고, 한국의 설득으로 유의미한 표현이 들어갔지만 미국은 북이 요구하는 ‘본질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게 전혀 없다”며 북측이 대화에 나설 명분이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이 조건없는 대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 미국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다 한 것”이라면서 “북중 조율이 필요할테고 남측 설명을 듣고 싶을 수 있다”며 대화 재개를 밝게 전망했다. 임일영·신융아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분석]다시 ‘한반도의 협상가’로 나선 文대통령

    [뉴스분석]다시 ‘한반도의 협상가’로 나선 文대통령

    바이든, CVID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언급 北, 文의 영향력 재확인 계기… 대화 재개 가능성도“(조)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미국과 긴밀한 협력 속에 남북관계 증진을 촉진해 북미대화의 선순환을 이루겠다.”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향후 북미·남북관계를 가늠할 척도가 될 ‘바이든 시대’ 들어 첫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냈으며, 멈춰선 남북관계의 수레바퀴를 다시 굴려 북미대화의 선순환을 끌어내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 복원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데 대한 미측의 양해를 구했다는 의미다. ‘미국과 긴밀한 협력’이란 전제조건을 달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체제에서 남북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한미 워킹그룹’을 해체한다거나,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틀을 깨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임기내 남북관계가 숨 쉴 공간을 만들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를 끝낸 뒤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북한과의 합의 존중’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한국 정부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되고 긴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등 북핵 공조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한데 따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대북 정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는 원칙으로, 비핵화 시간표는 양국 생각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상회담과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북측이 질색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란 표현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표현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집요한 외교적 노력의 산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회견장에서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는 대북정책 리뷰 결과에 따라 대북특별대표가 없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도 나왔지만, 워싱턴에서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성김 대표 임명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도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를 하고, 이미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한반도 문제에 전문성이 탁월한 분이 임명돼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예상대로 북한에 대해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탑다운 방식’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과거 특정한 전제조건 없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었다’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제가 절대로 안 하는 것은 결코 그 사람의 말을 가지고 뭘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약속을 하고 이를 통해 긴장 완화를 할 것인지를 봐야하며 국무장관이라든지 외교적으로 협상을 한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서는 진전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북한과 마주앉기 전에 우선 우리의 팀들이 북한 팀과 먼저 만나야 할 것이고, 우리가 무엇 때문에 만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이나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중단, 제재 완화 등의 메시지도 담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시에는 실무적인 준비를 착실하게 한 이후에 정상회담에서 문제를 마무리 짓기보다는 정상 차원에서 협상을 가져 가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실무적인 협의를 착실히 추진해서 북핵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간다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반색할만한 결정적 유인책은 나오지 않은 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협상테이블을 걷어찰 만한 상황도 아니다. 보다 주목할 대목은 그동안 남북관계를 접어둔채 북미대화 계기를 주시하던 북측으로선 ‘협상가’ 내지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대화를 진전시키는 추동력이 될 것이며, 서로 선순환 관계를 이뤄야 한다”라고 했던 문 대통령이 ‘바이든 시대’ 들어 처음으로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 북미대화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메시지를 밝힌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북의 호응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다만 북측이 화답할지는 불투명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겸 북한연구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김정은의 상가포르 합의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도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으로서는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과 북한 체제를 직접 비난하거나 북한 인권,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다시 대화테이블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북한 인권 문제는요? 기자회견 돌발 변수

    북한 인권 문제는요? 기자회견 돌발 변수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한미 정상회담 직후 열리는 공동기자회견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케미’가 얼마나 잘 맞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3시간여에 걸친 회담에서 대화 밀도가 높지 않다면 북한 인권 등 ‘돌발 질문’ 대처 과정에서 엇박자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동성명에는 최소한의 공유된 내용만 담기기 때문에 관심이 큰 현안인데도 언급하지 않거나 원론적 입장만 밝힐 때가 있다. 결국 민감한 현안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20일 “기자회견은 조율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공동성명에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핵심인 ‘인권’이 원칙 차원에서 담길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기자들이 인권에 대해 물어본다면 바이든은 중국 인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다. 그게 제일 걸린다”고 말했다. 북핵과 관련, 미측 기자들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에 대한 입장을 물어볼 가능성도 있다. 이날 미 하원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결의안을 발의하면서 CVID를 집어넣었다. 북한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이 집착하는 이 표현에 대해 물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 논의 여부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북한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주장에 대한 입장, 싱가포르 합의를 북미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도 나올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일 협력 강화도 주요 의제인 만큼 한일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박기석 기자 dream@seoul.co.kr
  • 기자회견서 드러날 文·바이든 ‘호흡’...北 인권 등 ‘돌발 질문’ 가능성

    기자회견서 드러날 文·바이든 ‘호흡’...北 인권 등 ‘돌발 질문’ 가능성

    22일 한국시간 오전 공동기자회견공동성명과 달리 사전 조율 어려워北 인권 놓고 한미 입장 갈릴 수도하원 결의안에 담긴 CVID도 ‘복병’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한미정상회담 직후 열리는 공동기자회견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케미’가 얼마나 잘 맞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3시간여에 걸친 회담에서 대화 밀도가 높지 않다면 북한 인권 등 ‘돌발 질문’ 대처 과정에서 엇박자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동성명에는 최소한의 공유된 내용만 담기기 때문에 관심이 큰 현안인데도 언급하지 않거나 원론적 입장만 밝힐 때가 있다. 결국 민감한 현안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20일 “기자회견은 조율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공동성명에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핵심인 ‘인권’이 원칙 차원에서 담길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기자들이 인권에 대해 물어본다면 바이든은 중국 인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다. 그게 제일 걸린다”라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도 “(질문이 나온다면) 미국이 워낙 예민하게 인권 문제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북핵과 관련, 미측 기자들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에 대한 입장을 물어볼 가능성도 있다. 이날 미 하원은 한미동맹 중요성을 강조하는 결의안을 발의하면서 CVID를 집어 넣었다. 북한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이 집착하는 이 표현에 대해 물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 논의 여부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북한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주장에 대한 입장, 싱가포르 합의를 북미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도 나올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일 협력 강화도 주요 의제인 만큼 한일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박기석 기자 dream@seoul.co.kr
  • 황교안 “중국, 중요 국가지만 동맹과 다르다”

    황교안 “중국, 중요 국가지만 동맹과 다르다”

    12일까지 워싱턴 방문, 화상 간담회 참석“한국, 쿼드 참여 후 펜타로 전환” 주장해중국의 견제에 대해 “비상적인 것” 경계 “비핵화의 지름길 있다는 착각 벗어나야”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재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를 한국까지 참여하는 5각 협력체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인도태평양 세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개최된 화상 간담회에서 “쿼드는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가치에 부합한다. 한국은 쿼드 플러스에 참여해야 하고, 나아가 5각 동맹 체제인 ‘펜타’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쿼드는 4개국이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꾸린 협력체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참여시켜 ‘쿼드 플러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황 전 대표는 더 나아가 한국이 참여하는 5각 동맹으로 만들자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또 ‘민주주의 10개국’(D10)과 같은 자유체제 구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D10은 영국이 주요 7개국(G7)에 한국, 호주, 인도를 더해 제안한 ‘민주주의 연합’ 구상이다. 황 전 대표의 발언은 중국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긋고 미국이 구축 중인 반중 연합에 참여하자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그는 “제3국이 이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넘어서 비상식적”이라며 중국의 간섭을 경계했다. 이어 “중국이 가장 가까운 데 인접하고 중요한 나라지만 동맹과는 다르다”며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대북 접근법에 대해서는 “비핵화의 지름길이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한미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최우선 목표로 재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또 “우려스러운 점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한미 군사동맹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안일한 생각”이라며 “우리는 하루빨리 이 어설픈 대환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에 대해서는 “현 정부에서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악화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일 관계에서 미국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한 황 전 대표는 미국 조야의 인사들을 접촉한 뒤 오는 12일 귀국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한미일, 50분간 북핵에만 집중… 블링컨 “中과도 논의할 것”

    한미일, 50분간 북핵에만 집중… 블링컨 “中과도 논의할 것”

    싱가포르 합의 등 명시 땐 긍정 흐름 기대文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여부도 판가름美, 북핵 실질 성과위해 中관여 허용할 듯‘北비핵화 표현 고수’ 日 어깃장은 우려5일(현지시간) 오전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중 따로 만난 한미일 외교 수장들은 약 50분간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만 집중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제안해 이뤄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관건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유인책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곧 발표될 ‘바이든식’ 대북 정책의 내용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복원 가능성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과 미 국무부가 언론 보도를 통해 밝힌 정책의 기조를 보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와 외교적 해법 강조, 북미 싱가포르 합의를 포함한 기존의 합의 정신 등 큰 틀에서의 방향성과 원칙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키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 “일괄타결에 집중하지도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실용적 접근”을 얘기했다. 이는 비핵화 해법에서 한 번에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 내는 ‘빅딜’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핵 위협을 줄여 나가며 거기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등 보상을 제공하는 현실적 접근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식의 완결적이고 일괄적인 비핵화 기조를 처음으로 접고 단계적인 핵 위협 감소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이는 기존의 과도한 압박이나 무관심이 아니라 외교적 옵션을 제시하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자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 국무부는 싱가포르 합의 등 기존 합의서들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 내용이 대북 정책에 직접 명시된다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도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인 싱가포르 합의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적 성과로 여기고 있다. 미국은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과 협력할 의사를 내비쳤다. 블링컨 장관은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중국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분명히 이해관계가 겹친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성과 지향적이고 실제로 일을 성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관여를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외교적 방식에 무게를 싣는 듯하면서도 여전히 핵 억지력 강화 차원에서 압박 전략도 함께 거론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직후 “3국 장관은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와 억지력 강화를 위한 협력, 핵확산 방지를 위해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들을 완전히 이행할 필요에 대해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각 공조에 있어 일본이 ‘북한 비핵화’, CVID 등의 표현을 고수하며 어깃장을 놓으려는 모습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3일 북한과 이란을 주제로 개최된 G7 외교장관 실무 환영 만찬 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대북정책 재검토에서 미국이 일본·한국 양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중시하면서 대처하는 것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면서도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CVID’라는 목표를 유지하기로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밝힌 기조와는 다르게, 일본이 원하는 방식의 표현을 넣어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때문에 대북 정책 공조가 이뤄지려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분명히 하고 한미 동맹 간 신뢰를 높여야 한다. 문 대통령의 임기 내 남북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서두를 경우 공조가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과 일본이 목표로 하는 비핵화와 남북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 사이에는 시각차가 분명히 있다”면서 “한국이 초기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국이 힘을 실어 주려면 우리도 중국 문제에 협력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등 외교적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발표 임박한 美 대북정책…평화프로세스 마중물 될까

    발표 임박한 美 대북정책…평화프로세스 마중물 될까

    ‘바이든 식’ 대북정책 어떤 내용 담길까 단계적 비핵화·외교적 해법·싱가포르 합의 경제난 심각한 北, 못이긴 척 호응할까 “한미일 3각 공조 철저히..서두르면 안돼”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대북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발표될 ‘바이든 식’ 대북정책의 내용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 가능성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유인책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새 대북정책에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와 외교적 해법 강조, 북미 싱가포르 합의를 포함한 기존의 합의 정신 등 큰 틀에서의 방향성과 원칙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일괄타결에 집중하지도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실용적 접근”을 얘기했는데, 이는 비핵화 해법에 있어 한번에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는 ‘빅딜’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핵 위협을 줄여나가며 거기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등 보상을 제공하는 현실적 접근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식의 완결적이고 일괄적인 비핵화 기조를 처음으로 접고 단계적이고 핵위협 감소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기존의 과도한 압박이나 무관심이 아니라 외교적 옵션을 제시하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자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특히 미 국무부는 언론을 통해 싱가포르합의 등 기존 합의서들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 내용이 대북정책에 직접 명시된다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역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인 싱가포르합의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적 성과로 여기고 있는 만큼 간접적이지만 긍정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첫 의회 연설에서 핵 억지력 강화의 뜻도 밝힌 만큼 외교와 함께 압박 전략이 병행 거론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미 간 접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가 바이든 행정부를 설득해 다리를 놓고, 한미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친서를 보내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그러기 위해서는 한·미·일 3각 공조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임기 내 남북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서두를 경우 협상이 어그러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핵 보유국임을 밝힌 만큼 비핵화의 최종 상태를 처음부터 분명하게 정하고 가야 한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조급함 때문에 협상만 서두를 경우 중간에 협상이 깨지는 패턴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미일 정상의 ‘밀착’, 정부도 대책 세워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하며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촉구하고 국제사회에도 이행을 요구했다. 스가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에 대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언급했다. 하지만 성명에는 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도 당초 CVID를 북한 비핵화의 목표로 제시했다가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항복 문서에나 등장할 문구’라고 거부감을 보이자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란 완화된 표현을 썼다. 두 정상은 “우리는 한국과의 3국 협력이 공동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을 성명에 담았다. 스가 총리는 회견에서 “북한의 대응이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이 전례 없이 중요해졌다는 인식에서 일치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최대의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본도 비핵화와 납북자 문제 등 국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풀려면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다만 역사 문제 때문에 경제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진 한일 간의 관계를 고려하면 한미일 협력이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가 총리가 한국과의 대립각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3국 협력 강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였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미일 두 정상은 서로 ‘조’, ‘스가’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과거 로널드 레이건과 나카소네 야스히로가 연출했던 ‘론’, ‘야스’ 밀월 관계를 재현하며 내놓고 친밀을 과시했다.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미일 정상은 첫 대면임에도 중국 견제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코로나19 백신 협력 등 여러 파격적인 현안에 의기투합했다. 역대로 미일 정상이 밀월 관계였을 때 한미 관계는 긴장 관계를 유지한 전례가 있다. 미일이 동맹을 재확인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물을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 후반에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떻게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하려는 정부로서는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정해지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정부의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한미동맹의 기조를 굳건히 다지면서도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 스가 강조 ‘CVID’ 공동성명에 빠졌지만… 美日 밀착에 정부 ‘고심’

    스가 강조 ‘CVID’ 공동성명에 빠졌지만… 美日 밀착에 정부 ‘고심’

    새달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부담 커져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시험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중국 견제 및 대북 공조에 뜻을 모으면서 한국의 고심이 깊어졌다. 바이든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재차 지지하고, 화이자 백신 1억회분의 추가 제공을 용인하는 등 미일 양국이 밀착하는 모양새다. 양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국제법에 기반을 둔 질서와 부합하지 않는 중국의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대중 견제에 뜻을 모았음을 명시했다. 특히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던 일본이 처음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권장한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넣는 데 합의했다. 미국은 일본이 대중 압박 파트너가 된 대가인 듯 공동성명에서 중일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방위를 재확인했고, ‘바이든은 올해 여름 안전한 도쿄올림픽을 열려는 스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넣는 데도 합의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은 스가를 ‘요시’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친밀함을 과시했고, 특히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은 후지TV에 출연해 방미 중인 스가가 화이자와 백신 추가 공급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스가는 오는 9월까지 1억회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약 1년 6개월간 북미 대화의 주변부를 맴돌던 일본은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공동성명에는 한미일 3각 동맹의 중요성과 함께 일본의 숙원인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 해결’도 명시됐다. 스가는 이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화상 연설에서 “나는 조건을 달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밀착하는 미일을 두고 워싱턴DC 외교가에서는 5년간 함께했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돈독한 관계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가는 지난해 9월, 바이든은 올해 1월 취임했다. 정권 말인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다음달 하순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우리 정부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키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한데 미일이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나섰다. 다만 스가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재확인했다”고 말했지만 공동성명에는 이 문구가 빠졌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측이 (대북 정책) 재검토를 마칠 때까지는 확정적 표현을 피하고 싶은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뺐다”는 당국자의 설명을 전했다. 한국과의 공조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미일공동성명서 빠진 ‘CVID’... “美, 확정적 표현 피하고 싶은 듯”

    미일공동성명서 빠진 ‘CVID’... “美, 확정적 표현 피하고 싶은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거쳐 발표된 공동성명에 북핵 문제와 관련해 ‘CVID’ 용어가 사용되지 않아 이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VID는 북핵과 관련해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를 칭할 때 사용된다. 다만 일본 정부나 일본 언론의 최근 용례를 보면 CVID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라는 의미로 조금 다르게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선언에 CVID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관해 일본 총리관저의 한 담당자는 바이든 정권이 대북 정책을 재검토 중인 것을 언급했다. 18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해당 담당자는 “미국 측이 재검토를 마칠 때까지는 확정적 표현을 피하고 싶은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뺐다”고 설명했다.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가 총리는 “모든 대량 파괴 무기 및 온갖 사정(射程)의 탄도미사일의 CVID 커미트먼트(약속)”을 요구하기로 의견 일치를 이뤘다며 북한과 관련한 논의 내용을 소개했다. 공동선언에 CVID가 들어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지만, 성명에는 CVID는 등장하지 않는 대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CVID에 거부감을 보인 바 있으며 미국은 이를 고려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와 관련해 미국 정부 고관은 “완료에 근접한 단계”라고 설명했으며 워싱턴DC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대북 정책이 북한에 대가를 주면서 장기적으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단계적 접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일정상 “한미일 협력 필수”…중국 견제에 의기투합(종합)

    미일정상 “한미일 협력 필수”…중국 견제에 의기투합(종합)

    바이든 취임후 첫 대면 정상회담52년만에 ‘대만’ 정상문서에 거론기후변화·전염병 종식 협력키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7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공동 안보를 위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도 뜻을 같이 했다.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해협 평화’ 문구를 성명에 담아 대만을 거론하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협력 의지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백악관이 배포한 ‘새 시대를 위한 미일의 글로벌 파트너십’이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 안보리 결의준수·국제사회 이행 촉구” 스가 총리는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대면 회담을 가진 정상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둔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하며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촉구하고 국제사회에도 이행을 요구했다. 스가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에 대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언급했지만 북한이 질색하는 표현인 CVID가 성명에 담기진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의 묵은 과제인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미일정상 “北비핵화 전념·한미일 협력 필수” 두 정상은 “우리는 한국과의 3국 협력이 공동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았다. 스가 총리는 회견에서 “북한 대응이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이 전례 없이 중요해졌다는 인식에서 일치했다”고 전했다. 한일 관계가 급랭한 상황을 감안하면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미국의 주문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5G·반도체공급망 협력” 곳곳서 中견제 두 정상은 모두발언 때부터 인도태평양에서의 협력을 강조하는 등 중국 견제에 의기투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두 중요한 민주국가”라고 말했고, 스가 총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을 언급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도 중국에 대해 경제와 다른 형태의 강압을 포함해 국제적 규칙 기반 질서에 부합하지 않은 행동에 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표현하는 등 곳곳에서 중국을 겨냥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는가 하면,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권장한다”며 1969년 이후 처음으로 미일 정상 공동문서에 대만 문제를 담았다. 중국의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지역의 인권에 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는 표현도 명기했다. 양국과 호주, 인도의 중국 견제 4개국 협의체인 ‘쿼드’를 포함한 협력을 계속키로 했고, 미국은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어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대상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지적재산권 위반, 강제 기술 이전, 산업보조 등을 포함해 불공정한 관행의 악용에 대처하기 위해 주요7개국(G7), 세계무역기구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한 부분도 중국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바이든 대통령이 회견 때 기술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5G 네트워크, 반도체 공급망 협력 증대, 인공지능 등 분야의 공동 연구 추진에 협력키로 했다고 소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술 역시 중국과 중요한 경쟁 분야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주도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종식를 위한 협력 필요성에도 뜻을 같이 했다. 바이든 “도쿄 올림픽 개최 노력 지지” 바이든 대통령은 안전한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했다고 성명은 밝혔다. 스가 총리도 자신이 세계인 단결의 상징으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할 결의를 표명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日스가 “北김정은 조건없이 만날 준비돼 있다”(종합)

    日스가 “北김정은 조건없이 만날 준비돼 있다”(종합)

    북한 도쿄올림픽 불참 속 재차 손짓한미일 협력 통한 북한 CVID도 강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납북자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끝난 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화상 연설에서 “나는 납북자 문제 해결과 생산적 북일관계 수립을 향해 김정은 위원장을 조건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2013년 자신이 관방장관을 맡은 이래 북한이 약 80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면서 이는 분명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를 위반한 것이자 일본은 물론 역내 전체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미국과 파트너십, 또 한미일의 3자 협력을 통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를 끈질기게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주권, 인권 등에서 양보할 의향 없어…건설적 관계구축도 노력” 스가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결의를 완전한 이행을 추진할 것이라며 북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고 중국 역할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쿄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동향을 잘 살피고 온갖 기회를 활용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유로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스가 총리는 중국이 군사적, 경제적 주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역내 주권과 민주주의, 인권 수호를 위해 단호히 일어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현재 상태를 일방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나는 주권과 민주주의, 인권, 법치와 같은 보편적 가치에 관한 문제에서 양보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또 “미얀마와 중국 신장, 홍콩 등의 인권 상황과 관련해 일본은 우리의 목소리를 확고히 키울 것이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구체적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관련 사안에 대한 일본의 기본 정책은 주장되어야 하는 것을 확고히 주장하고 중국에 구체적 조치를 취하라고 강력히 요청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중국과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스가 총리는 일본이 역내 안보 도전과제를 대처하기 위해 자국을 방어할 준비를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억지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미일 정상 ‘중국 견제’ 한 목소리… 바이든 “대북 공조”·스가 “CVID 확인”

    미일 정상 ‘중국 견제’ 한 목소리… 바이든 “대북 공조”·스가 “CVID 확인”

    바이든 스가와 첫 정상회담, 한미는 5월바이든 “중국의 도전에 함께 대응할 것”“미일은 인도태평양의 중요한 민주국가”핵사고 10년 애도, 오염수 방류 언급 안해 스가 “미일, 北에 대한 CVID 약속 확인”“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해 바이든 지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도전에 대한 공동 대응’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다만 대북문제에 대해 바이든은 공동 대응을 하겠다는 식으로 짧게 언급한 반면, 스가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확인했다며 한층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확대정상회담 뒤 먼저 성명 발표에 나선 바이든은 자신이 백악관에서 첫 외국 정상을 맞았다는데 의미를 두고, 스가를 ‘요시’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어 양국의 공동 안보에 “철통같은 지지를 확인했다”며 “우리는 중국의 도전에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이 “남중국해 및 북한 문제 등의 문제에서 협력키로 했다”며 미국과 일본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중요한 두 민주국가“라고 칭했다. 바이든은 첨단 과학 협력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 의지를 분명히했다. 그는 5세대 이동통신(5G), 반도체 공급망 형성, 인공지능(AI)·양자컴퓨터 공동연구 등에 있어서 미일 간 협력을 언급하며 “이런 기술들은 독재정치가 아닌 양국이 공유하는 민주주의가 정한 규범에 의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외 “지난달 양국은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일본의) 지진, 쓰나미, 핵발전소 재앙이 10년이 된 것을 양국이 기렸다”며 애도하는 마음을 전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이날 최근 마스터스 골프에서 일본인 처음으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끼 선수에 대한 축하를 건네기도 하는 등 미일 관계의 친밀성을 강조하는데 연설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반면 스가는 주로 현안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미국이 수용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인도 태평양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중국의 영향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무력 등으로 현상을 변화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반대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해서는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에 대한 CVID라는 우리의 약속을 확인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이 그들의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며 “납치자 문제는 중대한 인권 문제이며, 이에 대해 우리 두 나라가 북한의 즉각적인 해결을 (요구하기) 요구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여름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세계 단결의 상징으로서 실현하겠다는 결심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일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스가는 오후 1시 30분에 차량을 타고 백악관에 들어왔지만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영부인과 현관까지 나가 맞는 모습은 연출하지 않았다. 코로나19를 의식한 듯 스가의 부인 마리코 여사도 이번 방문에 동행하지 않았다. 오후 1시 50분쯤 양국 정상은 백악관 바이든 집무실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고, 오후 3시10분쯤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확대정상회담이 열렸다. 바이든 측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했고 스가 측은 사카이 마나부 관방부 장관,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보국장, 이즈미 히로토 총리 보좌관 등이 동석했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은 다음달 하순에 열린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박지원 “국정원, 재보궐서 ‘정치 거리두기’ 철저히 실천”

    박지원 “국정원, 재보궐서 ‘정치 거리두기’ 철저히 실천”

    北 태양절 앞두고 “해외 정보기관과 긴밀 협력”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최근 비공개 언론 간담회에서 “국정원은 지난 4·7재보궐 선거에서 정치적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지켰다”며 “이제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이 오는데, 정치 거리두기는 국정원 최고의 개혁이자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는 각오로 앞으로도 철저히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말 3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경찰에 이관하기로 한 대공수사권에 대해서도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도록 완벽하게 이관하겠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대공 수사는 경찰이 ‘사수’, 국정원이 ‘조수’로서 협업하고 있고 조만간 그 성과도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5·18 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세월호, 국정원 사찰 등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자료 발굴 및 공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관련 기관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트남 ‘민간인 희생 사건’(퐁니·퐁넛 사건)과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국정원의 공개 자료가 부실하다고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퐁니·퐁넛 사건은 1968년 2월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위치한 퐁니·퐁넛 마을에서 한국군에 의해 발생한 민간인 74명 학살사건으로, 민변은 2017년 11월 국정원을 상대로 당시 관련사건 신문조서 목록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3월 대법원은 국정원에 이를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정원이 공개한 정보는 당시 조사 대상이었던 군인 3명의 이름과 지역명 등 총 15글자에 그쳐 비판이 나왔다.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4월 15일)과 미국의 대북정책 발표 등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박 원장은 해외 정보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남북, 북미, 한미일, 한중, 한러 등 주변 정세가 매우 유동적”이라며 “정보기관간 협력은 어느 때보다 잘 이뤄지고 있으며, 정보기관 파트너십이 동맹강화 및 관계 개선으로 이어져 대한민국 발전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신융아의 외교통일수첩] ‘한반도 비핵화’ 백악관 발표문에는 왜 없을까

    [신융아의 외교통일수첩] ‘한반도 비핵화’ 백악관 발표문에는 왜 없을까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14일 만인 지난 4일 한미 정상 간 첫 전화통화가 이뤄졌다. 약 일주일 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며 선수를 친 데다 그 사이 한중 정상 통화가 이뤄지면서 늦어지는 한미 정상 통화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던 참이었다. 어쨌든 이날 문재인·바이든 두 대통령이 통화하며 ‘세 차례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는 것까지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북한 문제는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니 첫 전화통화로서는 무난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외교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전화 외교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자연히 통화 순서만 놓고도 묘한 경쟁이 벌어진다. 미일 통화 후 일주일 가까이 한미 통화가 이뤄지지 않자 일각에서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이 가까운 캐나다와 멕시코부터 시작해 유럽, 아시아 국가 순으로 통화를 이어 가고 있는 것을 보면 한미 정상 통화는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심야 통화도 마다하지 않으며 순서를 대폭 앞당긴 일본은 스타트는 빨랐으나 밤 12시 넘어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를 받기 위해 출근한 스가 총리의 모습에서 도쿄올림픽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다급한 사정도 읽혔다. 흥미로운 점은 통화 후 각국 발표 내용이다. 여기에는 각국 우선순위에 따른 교집합과 여집합이 드러난다. 우리 발표엔 있지만 상대 쪽엔 없는 것도 있고, 순서나 단어 선택에도 차이가 보인다. 이번 한미 정상 통화 후 백악관 발표문은 네 문장에 그친다(앞서 일본과의 통화 발표문은 일곱 문장이었다). 내용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인 한미동맹 강화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긴밀한 협력 △미얀마(버마)의 즉각적인 민주주의 회복 필요성 △다양한 국제 현안 논의와 코로나19·기후변화 등 협력이 전부다. 우리 브리핑에서 나온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나 양 정상이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전략을 함께 마련하자”고 했다는 내용은 백악관 발표에는 빠졌다. 같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우리의 제1현안인 북한 문제에 대한 시급성이나 중대성 인식엔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언급은 오히려 일본과의 전화통화에서 찾을 수 있다. 발표문에서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 필요성을 함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이 나온 데 주목했다.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비핵화 방법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보다 완화된 표현으로, 2018년 6·12 싱가포르 합의서에 담긴 내용이기도 하다. 그동안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던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라고 한 것도 이례적이다. 미국의 한미 정상 통화 발표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미얀마와 북한에 대한 명칭이다. 미얀마에 대해서는 공식 국가명 대신 민주화 세력이 부르는 옛 이름인 버마로 표기한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North Korea’ 대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는 공식명을 사용했다. 미국이 북한을 공식 국가명으로 부른 건 2018년 북미 정상회담 때나 있던 일로, 북한이 먼저 도발하기 전까진 최소한의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진 싱가포르 합의의 계승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도 이런 노력을 알고 상당히 신경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가급적 조속히”를 강조한 것과 별개로 협력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존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이 북한 억제 차원에서 동맹을 강조하면 우리의 한반도 정책을 수용하겠지만, 중국 견제 차원에서 동맹을 강조하며 한미일 협력,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안보회의체) 등으로 확장되면 우리는 미중 사이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yashin@seoul.co.kr
  • 조셉 윤 “종전선언, 美 무조건 수용 어려울 것”

    조셉 윤 “종전선언, 美 무조건 수용 어려울 것”

    정의용 “한미동맹 관계는 우리 외교 근간”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의지 보여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 협상의 출발점으로 내걸었던 ‘종전선언’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가 없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북 전략을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27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아리랑TV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미국 입장에서 평화선언이나 종전선언은 관계가 개선된 뒤에야 뒤따라올 수 있는 정치적인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최소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의 초기 단계를 밟을 준비를 해야 하고 그러면 미국이 상응하게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무력 도발을 자제하는 것과 관련해선 “북한이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와 대화하고 싶고, 미국 역시 대화하고자 하는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길 바란다’고 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개념을 고수하는 것은 애당초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며 “더 나은 모델로 옮겨 가고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28일 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 “한미동맹 관계는 우리 외교의 근간”이라면서 “동맹 관계를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미리 준비한 발언만 하고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았는데 짧은 발언 속에서도 ‘동맹’은 4차례나 언급됐다. 바이든 정부와의 공조 체제를 강화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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