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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종 경기] 최고의 철인 셰브를레 은퇴

    로만 셰브를레(37·체코)는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이틀 동안 치러진 10종경기의 마지막인 1500m 결승선을 방금 지났다. 마른 수건을 짜내듯 진력을 다했지만 같이 뛴 11명 중 제일 늦게 들어왔다. 꼴찌. 한때 ‘세계 최고의 철인’이라 불리던 그였다. 서글프게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세월은 그를 비껴가지 않았다. 그는 8069점을 얻어 13등을 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그가 참가하는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다. “아쉽다. 더 잘하고 싶었지만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니었다.” 28일 경기 뒤 만난 셰브를레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 대회 8069점으로 13등 올 초 부상을 두 번이나 입어 국가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훈련량이 부족했다고 했다. “나는 이제 너무 늙었다. 은퇴를 고려하는 게 당연한 나이다.” 1974년생인 그는 1991년 처음 경기에 출전한 이래 20년째 현역으로 뛰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트레이 하디(8607점)와는 10살, 은메달을 딴 애슈턴 이턴(8505점·이상 미국)과는 14살 차이가 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린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나라고 다를 것은 없다.” 그의 얼굴에 안타까움이나 체념은 없었다. 운동선수의 전성기를 회상하는 것은 부질없다고들 하지만 셰브를레의 그것은 10종경기의 이정표 자체였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17살의 셰브를레는 5187점을 쌓았고 1년 뒤에는 기록을 7642점까지 늘리며 철인의 탄생을 예고했다. 1997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8380점)을 딴 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2001년 5월에는 9026점이라는 세계신기록을 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기록은 10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역대 9000점 넘은 유일한 선수 10종경기 사상 9000점을 넘긴 선수는 셰브를레가 유일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전문가들에게 ‘우주에서 올림픽이 열려 지구 대표를 뽑아야 한다면 누가 가장 적합한가’란 설문조사를 했을 때 셰브를레는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창에 부상 입고도 오사카서 2007년 1월 당한 불의의 사고는 그를 단순한 운동선수가 아닌 인간 의지의 표상으로 만들었다. 셰브를레는 남아공 전지훈련에서 다른 선수가 던진 창이 오른쪽 어깨에 박히는 불운을 겪었다. 창은 12㎝나 깊이 들어갔는데 1㎝만 비껴 맞았어도 은퇴를, 20㎝ 옆으로 갔더라면 즉사했을 정도로 아찔한 사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개월 뒤 출전한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는 금메달을 따냈다. 셰브를레는 “2007년 오사카 대회는 내 커리어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그 이후 셰브를레는 급격한 부진을 겪었다. 최근 4년간 메달권에는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다. 본인은 “내년 런던올림픽까지는 출전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그래서 대구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셰브를레는 말했다. “국제대회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팽팽한 긴장감을 사랑한다.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인 만큼 남은 기간 매일 대구스타디움에 나와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볼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10종경기와 작별을 준비하는 그에게 10종경기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모든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경기를 치르기 위해 몸을 만드는 과정, 이틀간의 경기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때의 느낌… 그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그는 말했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당뇨병 첫 200만명 5년새 환자 24% 증가

    병원에서 진료받은 당뇨병 환자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또 당뇨병 발병 직전이거나 발병 위험이 높은 예비환자도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환자는 계속 급증할 전망이다. 더욱이 고령화로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당뇨 합병증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당뇨병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뇨병 진료환자수가 201만 5180명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5년 전인 2006년 162만 6236명에서 무려 24%인 39만명이 증가했다. 당뇨병 환자의 지난해 진료비는 건보 급여를 포함, 1조 2935억원으로 2006년에 비해 60% 늘어났다. 더 큰 문제는 당뇨병 환자보다 당뇨 합병증 환자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슐린 비의존 당뇨인 말초순환장애 환자는 2006년부터 17만명에서 지난해 27만명으로 무려 60%나 늘었다. 당뇨병성 망막증 환자도 같은 기간 16만명에서 21만 8000명으로 35.9% 늘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도시 경쟁력 강화” vs “민생외면 전시행정” 극과극 평가

    “도시 경쟁력 강화” vs “민생외면 전시행정” 극과극 평가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된 데 책임을 지고 26일 물러난 오세훈 서울시장의 5년 2개월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공을 인정받는가 하면, 어려운 서민의 삶을 소홀히 다뤘다는 비판도 받는다. 2006년 7월 민선 4기 시장에 취임한 오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은 ‘한강 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이다. 특히 한강 르네상스는 ‘서울의 허파’인 한강에 바람길을 마련해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단순한 휴식공간에 머물러 있던 반포, 뚝섬, 여의도, 난지 등 4개 한강공원을 생태체험, 문화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특화공원을 만들었다. 또 지난 5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한강 인공섬 ‘세빛둥둥섬’을 개장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원래 한강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압구정동, 목동, 뚝섬 10여 곳의 아파트 숲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한강 주변 공간의 재편과 병행됐어야 했다. 근본적인 치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5183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자 ‘대규모 조경사업’으로 선후가 뒤바뀐 사업이 돼 버렸다.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 거리’를 50곳에 조성해 공공 가로시설물의 외관을 개선하고 건물 외벽을 어지럽게 메웠던 간판과 광고물을 대거 정리했다. 담 없는 열린 마을 조성과 같은 프로젝트도 깔끔해진 도시에 대한 즐거움보다 일부 시민들에게는 보도블록 교체와 같은 전시행정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디자인 마케팅 강화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2006년 27위에서 올해 9위까지 끌어올렸고, 금융경쟁력 지표도 53위에서 16위로 30단계나 상승하는 등 도시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자평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희망플러스·꿈나래 통장’은 출범 2년 만에 적립금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집이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목표 아래 성공적인 서민정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소야대’ 상황에 직면해 오 시장이 ‘친환경 무상급식 등 지원 조례안’을 두고 서울시의회와 갈등을 빚으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시정을 끌어간 것은 최대 실정으로 남았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사퇴에 따라 10·26 보궐선거로 새 시장을 선출할 때까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오 시장이 26일자로 허광태 서울시의장 앞으로 사퇴 통지를 보냈고, 사퇴의 효력은 27일 0시부터 발효됐다. 오 시장의 사퇴로 정무 라인도 함께 원칙적으로 ‘동반퇴진’을 한다. 이종현 대변인은 “정무부시장, 정무조정실장, 대변인, 소통특보도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칙적으로 시장과 함께 일괄 사퇴한다.”며 “다만, 실무적인 조정을 위해 시기는 보직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보좌진은 차관급인 조은희 정무부시장과 국장급(3급 부이사관)인 황정일 시민소통특보, 강철원 정무조정실장, 이 대변인 등이다. 조은희 부시장은 “나쁜이가 아니라 조은희”라며 “3년 3개월간의 서울시 생활을 마치고 오늘부터 아내와 엄마로 돌아간다.”고 출입기자들에게 마지막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소영·조현석기자 symun@seoul.co.kr
  • 서울 ‘오세훈 프로젝트’ 표류 불가피

    서울 ‘오세훈 프로젝트’ 표류 불가피

    오세훈 서울시장이 중도 하차하게 됨에 따라 ‘오세훈 프로젝트’로 불리는 대형 사업들이 대거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 중도 사퇴로 추진 동력 잃어 ‘여소야대’ 형국인 서울시의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완강하게 반대해 온 상황에서 오 시장마저 물러날 경우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인공섬(세빛둥둥섬) 사업과 서해뱃길 사업 등 오 시장이 2006년 시장에 취임한 이후 신념을 가지고 밀어붙인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추진 동력을 상실하면서 일단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안팎의 관측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한강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명분 아래 경관·문화시설·생태계를 재정비하는 것으로 한강의 공공성 회복과 생태계 복원 등에 지금까지 5183억원을 투입했다. 이미 964억원을 투입한 세빛둥둥섬이 지난 5월 개장하는 등 전체 예산 7332억원의 70%가량이 투입됐지만 남은 예산의 집행이 불투명한 상태다. 또 한강의 공공성 회복이란 개념을 바탕으로 압구정·여의도·합정·성수·이촌지구 등 한강변 5곳을 개발한 뒤 땅의 일부를 기부채납받아 공공용도로 활용한다는 틀에서 추진해 왔지만 이 사업 역시 앞날이 밝지 않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468억원이 투입된 서해뱃길 사업은 당장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서울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을 잇는 15㎞의 뱃길을 조성하고 국제 크루즈선이 오갈 수 있게 해 중국의 신흥 부자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위장 4대강 사업’이라며 민주당이 줄기차게 반대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총예산 3623억원 가운데 시예산 2250억원과 민자유치 1373억원을 들여 하기로 했으나 현재 집행액은 468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시는 서해뱃길을 위해 진행하던 양화대교 보강 공사에 대해 민주당이 올해 초 서해뱃길 사업 예산 752억원을 삭감하자 예비비를 투입하며 강행했지만 오 시장의 사퇴로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강예술섬사업도 공사 중단상태 한강 노들섬 5만 3000㎡에 복합문화예술시설을 만드는 한강예술섬 사업은 당초 6735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완공하기로 돼 있었지만 시의회가 지난해 말 예산을 보류해 설계비와 토지매입비 등으로 554억원이 들어간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시의회 예결특위는 올해 초 한강예술섬 조성 공사 사업비 406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한편 오 시장이 사퇴한 뒤 권영규 행정1부시장이 재·보궐선거까지 몇개월간 시정(市政)을 맡지만, 대형 사업의 경우 현상 유지 차원에서 소극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나노기술로 여는 행복한 26일

    나노기술로 여는 행복한 26일

    세계 12개국이 참여한 ‘나노코리아 2011’ 행사가 24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주최로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됐다. 행사는 머리카락 1만분의1 크기를 다루는 초미세 과학인 나노기술의 국내외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전시회로 2003년 처음 열렸다. ‘나노기술이 열어 가는 행복한 내일’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심포지엄, 나노융합대전, 나노코리아 2011 어워드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심포지엄에서는 지난해 그래핀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가 25일 기조강연을 하는 등 11개국 53명의 초청 연사들이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 국내 기조 연사로는 김동섭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리튬이온 배터리와 석유 정제에서의 나노기술에 대해 강연한다. 학생들이 나노화학 실험과 모형 제작을 하는 청소년 나노교육 프로그램과 중고등학교 과학교사를 대상으로 한 나노과학기술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나노융합대전에서는 12개국 311개 기관이 518개 부스를 마련했다. 삼성전자·LG전자·한화·효성·쌍용·KCC 등 국내 기업과 일본·벨기에·독일·캐나다·미국 등의 유망 기업이 대거 나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40대 이상에 집중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40대 이상에 집중됐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40대 이상 가구주의 자산에만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자산의 가치가 감소한데다 기존 자산구조를 변경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조세연구원의 재정포럼 8월호에 실린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과 미국의 가계자산 변화’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명목금액상 총자산이 줄고 총부채는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06년 2억 4164만 4000원이던 순자산액은 2010년 2억 3005만원으로 4.8% 줄었다. 그러나 40세 미만 가구주 가구의 순자산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번 결과는 통계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1분기에 실시한 가계금융조사와 금융위기 전인 2006년 2분기에 실시한 가계 금융조사 자료를 비교·분석한 것이다. 30세 미만 가구주 가구의 순자산액은 2006년 4431만 7000원에서 2010년 6620만 8000원으로 49.4%나 늘었다. 30~40세 미만 가구주 가구의 순자산액도 1억 4278만 3000원에서 1억 5518만 9000원으로 8.7%가 늘어났다. 반면 40~50세 미만 가구주 가구는 2억 5316만 9000원에서 2억 2894만 3000원으로 9.6% 줄어들었다. 50~60세 미만 가구주 가구는 8.3%, 60세 이상 가구주는 9.5% 줄어들었다. 특히 65세 이상 가구주 가구의 순자산액은 2억 7055만 9000원에서 2억 2322만 8000원으로 17.5%나 줄어들어 60세 이상 가구주의 자산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주택 및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경직성 지출 등으로 인한 자산구조 변경의 어려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노영훈 조세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특히 60대 이상 가구는 주택자산 비중의 양극화가 심했다.”고 지적했다. 60대 이상 가구 중 총자산의 90~100%를 주택자산 형태로 갖고 있는 가구 비중이 11.6%에서 25%로 급증한 반면 같은 연령대에 무주택 가구주 비중이 15.7%에서 26.0%로 급증했다. 즉, 집이 자산의 전부이거나 또는 집이 없는 60대 이상 가구의 비중이 각각 두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총자산 중 거주주택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42.4%라는 점을 고려하면, 60대를 전후해서 주택자산의 변화가 몰려 있는 셈이다.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보유 여부는 전·월세 보증금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을 전혀 갖고 있지 않는 가구의 전·월세 보증금은 2006년 2050만원에서 2010년 3178만원으로 55.0% 늘었다. 반면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전·월세 보증금은 30.0%, 주택이 아닌 다른 부동산을 소유한 가구의 전·월세 보증금은 39.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법조 실무자질 평가 늘고 체감 난이도 올랐다

    법조 실무자질 평가 늘고 체감 난이도 올랐다

    지난 21일 2012년도 법학적성시험(LEET)이 전국 9개 지구 13개 시험장에서 실시됐다. 지난 세 차례의 시험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한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로스쿨협의회에서 직접 출제, 법조 실무와 관련된 자질을 평가하는 문제들이 예전보다 많이 출제됐다는 평가다. 논술영역에서 최초로 ‘연설문을 작성하라.’는 문제가 출제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채승인 일등로스쿨 학원 소장은 “막연한 추측일 수도 있지만, 실제 법조계에서 공판중심주의가 중시되면서 구두변론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논설문 쓰기 대신 연설문 쓰기가 출제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간이 부족해요. 많이 찍었어요.” 올 언어이해영역 시험을 치른 많은 수험생은 이렇게 반응했다. 영역별·유형별 문항 수의 비중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고 새로운 유형도 출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꼼꼼한 독해를 요구하는 문항이 많아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높았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특히 정치지문과 법논리학 지문에 딸린 문항들이 높은 난이도로 출제됐다. 특히 정치지문은 유권자의 선택이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윤상근 언어이해 영역 강사는 “전반적인 지문이나 문항의 난이도가 높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치·법논리학 지문이 매우 어렵게 출제돼 평균 정답수가 지난해보다 2~3문제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번 추리논증영역 출제의 특징이라면 ‘추리’보다 ‘논증’이 지난해보다 강화된 점이다. 인지활동유형은 논증영역 문제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여 예년과 달리 추리영역과 논증영역이 18문제씩 동등한 비중으로 출제됐다. 또 추리영역에서는 수리추리 문제가 강화됐다. 문제수는 다섯 문제로 지난해와 같지만 ▲복잡한 연산을 요구하는 속도문제 ▲경제학 그래프 분석 문제 ▲행렬조작문제 ▲이산수학을 활용한 문제 등이 출제돼 난이도를 높였다. 법적 논변문제는 문제유형의 변화로 출제기관이 달라졌음을 실감케 했다. 지난해에는 법률을 해석하여 사실 관계에 적용하는 언어추리 형태가 다수 출제되었으나 이번 시험에서는 이런 문제는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았다. 대신 ‘법적 추론의 목적이 무엇이어야 하는가.’, ‘법적용을 위한 단어의 해석에 입법 목적을 고려해야 하는가.’ 등 법 이론과 법 도구 개념에 대한 논쟁을 다루거나 주어진 사실 관계와 이에 대립하는 주장의 관계를 판단하는 논증 영역의 문제가 주로 출제되었다. 과학기술 영역 문제가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조호현 추리논증 강사는 “논증 영역 문제의 증가, 수리추리 문제의 강화, 과학기술 영역의 증가 등을 고려하면 평균 정답수는 지난해보다 1~2문제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논술영역은 지난해보다 논제의 유형, 분량, 배점 등 형식적으로 변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달랐다. 지난해 논술에서는 요약과 평가를 하도록 했지만, 올해는 비교와 논증완성이 과제였다. 특히 펠로폰네소스 전쟁 초기 클레온과 디오도토스의 연설을 제시문으로 주며 “나는 디오도토스와 다른 이유에서 그의 결론에 동의합니다.”로 시작하는 연설문을 작성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두 개의 제시문을 비교하라는 논제는 수험생에게 익숙하지만, 논증의 결론을 연설문 형태로 완성하라는 논제는 수험생에게 새로운 유형이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난이도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채승인 소장은 “연설문 형식으로의 논증 완성형 글쓰기를 요구하였다는 점은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지만, 제시문의 내용이 평이하다는 점, 논제별 요구 분량이 길지 않다는 점은 전체적으로 난이도를 낮추는 요인이다.”면서 “논술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시험의 최종 접수자는 8518명으로 지난해보다 277명이 증가했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한 지원자는 4426명으로 역대 처음으로 법학전공자 비중이 50%를 넘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일등로스쿨
  • 황당한 노르웨이 연쇄테러범

    황당한 노르웨이 연쇄테러범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르웨이 연쇄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가 구치소에 수감돼있으면서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는 바람에 그의 변호인마저 황당해하고 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가이르 리페스타드 변호사는 2일(현지시간) “브레이비크가 크게 두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며 “하나는 담배와 사복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 총사퇴와 일본인 의사의 정신감정으로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것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레이비크가 지난주 법원 심리과정에서 언급한 2개의 다른 소규모 테러조직(cell)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앞서 첫 법원 심리에서 영어로 진술하겠다고 한데 이어 특식과 1518쪽 분량인 자신의 범죄 선언문,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접근을 위한 노트북 컴퓨터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리페스타드는 “이런 요구사항들은 완전히 실현불가능한 것들”이라면서 “이런 요구를 한 것은 그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이민주의를 내세우는 노르웨이의 최대 야당 진보당 당원으로 한때 활동한 브레이비크는 특히 완전한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장에는 정부 총사퇴와 유럽 사회체제의 전복 등도 포함돼 있다고 리페스타드가 말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정신감정을 명예의 가치와 개념을 잘 아는 일본인 정신과 의사에게 받고 싶다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는 등 요구사항의 대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해커집단 어노니머스가 브레이비크의 트위터를 해킹했다고 타임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타임에 따르면 어노니머스는 그의 트위터를 해킹한 뒤 “이 트위터 계정이 조만간 지워질 것이다. 아네르스를 잊어라.”라는 메시지를 게시한 뒤 그의 모든 트윗을 삭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포스코건설 시공능력 첫 톱5

    포스코건설 시공능력 첫 톱5

    건설업체의 시공능력평가에서 포스코건설이 처음으로 4위에 올랐다. 지난해 4위였던 대우건설은 산업은행 인수를 앞두고 잠재부실이 반영돼 6위로 떨어졌다. 현대건설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1만 839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시공능력평가액을 조사한 결과 토목·건축 분야(이하 토건 분야)에서 현대건설이 11조 1201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시공능력평가제도는 발주자의 시공업체 선정을 돕기 위해 건설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매년 공시하는 제도로 조달청의 등급별 유자격자 제도 등의 근거로 활용된다. 현대건설에 이어 삼성물산이 시공능력평가액 10조 2132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GS건설이 8조 5185억원으로 뒤를 잇는 등 1, 2, 3위는 변동이 없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7조 943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6위에서 4위로 뛰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빅5’에 진입했다. 지난해 4위였던 대우건설은 올해 6조 8919억원으로 6위로 내려앉았고 대림산업은 7조 3632억원으로 5위를 유지했다. 해외에서 플랜트 공사 수주에 두드러진 실적을 냈던 삼성엔지니어링도 1조 6038억원으로 2010년 31위에서 21위로 10계단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시공능력, 공사실적, 기술능력, 신인도 등 4개 부문의 평가에서 모두 현대건설이 1위를 차지했고, 경영평가 부문에서는 삼성물산이 1위에 올랐다. 이번에 공시된 시공능력평가액은 앞으로 1년간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할 수 있는 기본자료 등으로 활용된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건설협회 홈페이지(www.cak.or.kr)에 공시하며 국토부 홈페이지(www.mltm.g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고시&취업 플러스]

    ●시흥우체국 택배원 채용 우체국택배원(비정규직) 1명. 우체국택배, EMS 방문접수 업무. 18세 이상으로 제1종 또는 제2종 보통운전면허 소지자. 정보화자격증(정보처리기능사, 정보처리기사, 워드프로세서 1~3급, 컴퓨터 활용능력1~3급, 인터넷정보관리사 1~3급) 소지자 우대. 응시원서는 홈페이지(www.koreapost.go.kr/gi/429)에서 내려받아 8월 4일 오후 6시까지 방문(경기 시흥시 정왕동 1366-10 시흥우체국 지원과) 제출. 지원과 (031)8041-2752. ●법무부 서울소년분류심사원 사무보조원(기간제근로자) 1명. 워드프로세서 3급 이상, 컴퓨터 활용능력 3급 이상, 정보처리기사, 사무자동화 산업기사 자격증 가운데 1개 이상 소지자. 파워포인트 활용 가능자 우대. 응시원서는 법무부 홈페이지(www.moj.go.kr) 및 나라일터(gojobs.mopas.go.kr)에서 내려받아 8월 1일까지 방문(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3동 770 법무부 서울소년분류심사원 서무과) 제출. 서무과(031)451-2683~5. ●대산지방해양항만청 기능직 기능직 10급 1명. 관공선 통신업무 또는 해상교통관제업무. 18세 이상으로 충남, 충북, 대전 거주자. 응시원서는 홈페이지(daesan.mltm.go.kr) 및 나라일터에서 내려받아 8월 9일 오후 6시까지 방문(충남 서산시 대산읍 기은리 438-1 대산지방해양항만청 총무과) 또는 우편 제출. 총무과 최은영 (041)660-7610.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경인지방통계청 내검요원 내검요원 102명. 내검지원 관리자 1명. 확인 대상 검출, 조사표 대조를 통한 자료 확인, 전화질의로 수정·보완, 대상 사업체 중점 점검. 경제총조사 또는 사업체 대상 통계조사 내검업무 유경험자 우대. 응시원서는 홈페이지(kostat.go.kr/office/giro)에서 내려받아 8월 1일 오후 6시까지 방문(서울 강남구 언주로 218 서울세관 별관 2층 조사지원과) 또는 우편 제출. 인터넷 접수 가능. 조사지원과 (02)3438-8518.
  • 공무원 100만명 시대…국민 50명중 1명꼴

    ‘작은 정부’를 지향한 이명박 정부에서도 공무원 수는 계속 늘어나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50명 중 1명이 공무원인 셈이다.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와 지방 공무원 수(현원)는 98만 7754명으로, 5년 만에 7만 2533명(7.9%)이 늘었다. 2005년 말 91만 5221명이었던 전체 공무원 수는 2006년 94만 397명, 2007년 96만 3132명, 2008년 96만 8836명, 2009년 97만 8087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 정부와 한나라당이 향후 2~3년간 복지 및 소방공무원 수를 수천명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공무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방안이 확정될 경우 내년에 공무원 100만명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의 경우 공무원은 전년 대비 9667명(1.0%)이 늘었다. 이 가운데 행정부 국가공무원은 62만 2737명, 지방공무원은 27만 9636명으로 각각 7247명과 1333명이 많아졌다. 특정직인 교사는 35만 6223명으로 5180명(1.4%) 늘었고, 기능직의 일반직 전환 방침 등에 따라 일반직은 2715명 증가한 11만 565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인력 규모가 총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7%로, OECD 평균(15%)의 3분의1이며 조사대상 36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면서 “꼭 필요한 부분에만 인력을 보강하며 정원 관리를 엄격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주말 박스 오피스] ‘트랜스포머3’ 개봉 5일새 300만 돌파

    [주말 박스 오피스] ‘트랜스포머3’ 개봉 5일새 300만 돌파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3’가 주말 극장가를 초토화시켰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트랜스포머 3’는 지난 1~3일 전국 1420개 관에서 210만 9999명(점유율 81.8%)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은 305만 4034명. 개봉한 지 불과 4일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2위는 한국영화 ‘써니’. 김기덕 사단의 ‘풍산개’는 7만 6474명(3.0%)으로 3위를 지켰다. ‘쿵푸팬더 2’는 6만 3058명(2.4%)에 그쳐 4위로 내려앉았다. 곡사 감독의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가 4만 5518명(1.8%)으로 5위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매머드 全大’ 흥행 실패

    25.9%. 3일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 선거인단의 최종 투표율이다. 한나라당이 지난 2003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전당대회를 치르며 변화의 모습을 연출하려 했으나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한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54개 시·군·구 단위로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는 총 20만 2518명 가운데 4분의1을 겨우 넘긴 5만 2809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2003년 24만여명을 대상으로 치른 전당대회에서 전체 선거인단의 57%인 12만 9633명이 투표한 것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치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주의보가 내릴 만큼 궂은 날씨가 계속된 데다 각 지역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던 물리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선 과정 동안 전국위의 당헌 재의결 논란, 공천 협박설을 비롯한 후보자 간 계파 대립도 흥행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21만여명의 선거인단 명부 가운데 624명은 탈당을 했고, 3만~4만명에 달하는 규모가 연락이 닿지 않는 점도 낮은 투표율을 만들어냈다. 갑작스럽게 선거인단을 늘리는 데 급급해 선거 준비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차기 대선 주자들을 배제한 채 치러지다 보니 당 대표 후보들은 ‘스타성’보다는 내년 총선 공천과 대선 경선을 얼마나 더 공정하게 할지의 ‘관리형’에 치중했다. 그러다 보니 여론의 관심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계파·조직 선거를 막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만명 대의원에서 21만여명으로 선거인단을 대폭 늘렸지만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결국 조직을 갖춘 후보가 더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나경원 후보는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이 없는 저에게는 불리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반면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후보는 “지지 당협위원회가 120개가 넘어 조직에서 앞선다. 투표율이 낮으면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홍준표 후보는 “계파 투표가 심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당협위원장의 영향력도 훨씬 줄어들었기 때문에 투표율에 상관없이 제가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대구 출신의 유승민 후보는 대구·경북의 투표율이 높은 데 안도했다. 한편 이날 투표 결과는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 우호 지역인 경북(42.1%)과 대구(39.4%), 부산(36.6%) 등 영남 지역은 투표율이 더 높았지만 수도권과 호남의 투표율은 10~20%대 초반으로 매우 저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트랜스포머3’에 박스오피스 초토화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3’가 주말 극장가를 초토화시켰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트랜스포머 3’는 지난 1~3일 전국 1420개 관에서 210만 9999명(점유율 81.8%)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은 305만 4034명. 개봉한 지 불과 4일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2위는 한국영화 ‘써니’. 김기덕 사단의 ‘풍산개’는 7만 6474명(3.0%)으로 3위를 지켰다. ‘쿵푸팬더 2’는 6만 3058명(2.4%)에 그쳐 4위로 내려앉았다. 곡사 감독의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가 4만 5518명(1.8%)으로 5위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궂은 날씨에 원희룡 웃고 나경원 울었다

    궂은 날씨에 원희룡 웃고 나경원 울었다

     21.7%. 3일 오후 4시 현재 한나라당 전당대회 선거인단의 투표율이다.  한나라당이 지난 2003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전당대회를 치르며 변화의 모습을 연출하려 했으나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한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 254개 시·군·구 단위로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는 총 20만 2518명 가운데 불과 4분의 1 남짓한 인원만 투표에 참여했다. 2003년 24만여명을 대상으로 치른 전당대회에서는 전체 선거인단의 57%인 12만 9633명이 투표한 것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치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주의보가 내릴 만큼 궂은 날씨가 계속된 데다 각 지역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던 물리적 요인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선 과정동안 전국위의 당헌 재의결 논란, 공천협박설을 비롯한 후보자간 계파대립도 흥행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21만여명의 선거인단 명부 가운데 624명은 탈당을 했고, 3~4만명에 달하는 규모가 연락이 닿지 않는 점도 낮은 투표율을 만들어냈다. 갑작스럽게 선거인단을 늘리는 데 급급해 선거 준비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다.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전당대회와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점인 선거인단을 확대한 것이고 특히 1만명의 2030 비당원 젊은층을 선거인단으로 포함시킨 것”이라면서 “투표율이 낮으면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계파·조직선거를 막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만명 대의원에서 21만여명으로 선거인단을 대폭 늘렸지만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결국 조직을 갖춘 후보가 더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나경원 후보는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이 없는 저에게는 불리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반면 친이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후보는 “지지 당협위원회가 120개가 넘어 조직에서 앞선다. 투표율이 낮으면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홍준표 후보는 “계파투표가 심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당협위원장의 영향력도 훨씬 줄어들었기 때문에 투표율에 상관없이 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의 유승민 후보는 대구·경북의 투표율이 높은데 안도했다. 한편 이날 투표결과는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오후 4시 현재 한나라당 우호지역인 경북(34.1%)과 대구(33.8%), 부산(31.6%) 등 영남지역은 투표율이 더 높았지만 수도권과 호남의 투표율은 매우 저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주말 박스 오피스] ‘쿵푸팬더2’ 4주째 극장가 점령

    [주말 박스 오피스] ‘쿵푸팬더2’ 4주째 극장가 점령

    ‘쿵푸팬더 2’가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4주째 정상을 지켰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쿵푸팬더 2’는 지난 17~19일 전국 587개 상영관에서 27만 8214명(18%)을 동원해 1위를 사수했다. 누적관객 수는 449만 5106명. 상반기 최대 흥행작 ‘써니’는 26만 9866명(17.5%)을 모아 1주 전보다 한 계단 오른 2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은 518만 107만명.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26만 668명(16.9%)으로 한 계단 떨어진 3위를 기록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JJ 에이브람스가 뭉친 ‘슈퍼에이트’는 23만 4495명(15.2%)을 모아 4위에 올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친환경급식 전국 표준모델 만들 것”

    “친환경급식 전국 표준모델 만들 것”

    “친환경 급식의 표준 모델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김주수 사장은 15일 “공사 산하 친환경유통센터가 성공적인 급식 기준을 만들어 지방에도 파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급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지만 공기관에서 유통 전반에 걸쳐 프로세스를 가지고 시스템으로 정착시킨 곳은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유일하다. 농림부 차관 출신인 김 사장은 28년 농림관료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답게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과 급식에 대한 남다른 혜안과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인정받아 2009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친환경 농산물은 인증확인을 거치고, 특히 일반 농산물의 경우 전량 안정성 검사를 시행한다. 우리가 시스템을 통해 안정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더욱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서울형 학교급식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친환경 급식 등 정치권의 폭발적인 논쟁이 있기 전부터 서울시는 친환경 급식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해 왔다. 친환경 농산물 소비 증진과 유통과정의 거품빼기, 학교급식의 표준모델 확립 등을 위해서다. 2009년 1학기 25개 학교부터 친환경 급식을 공급한 데 이어 2010년에는 270개 학교에 공급했고, 올해 현재까지 초·중·고와 특수학교를 포함해 서울 소재 514개 학교의 47만 8518명 학생들에게 친환경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47만여명의 매일 먹을거리를 걱정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사업 초기에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농산물 공급가격도 학부모와 교장, 비정부기구(NGO), 산지 업체 등으로 구성된 급식가격산정위원회에서 합리적으로 정한다. 김 사장은 “일반 농산물은 한국은행이나 통계청에서 도매가격, 소매가격이 정해진다.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에는 그런 기준이 없다.”며 농업 관련 연구소에 개발을 의뢰해 가격 모델을 만든다는 복안을 털어놨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익을 내리고 한 사업이 아니니까 수익은 신경쓰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명훈의 극찬 받은 조성진 독주회

    정명훈의 극찬 받은 조성진 독주회

    2009년 일본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콩쿠르는 최연소(당시 15세) 우승자를 배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은 일본 피아니스트 나카무라 히로코는 “오랜만에 들어본 월등하고 거대한 재능”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칭찬에 인색한 것으로 유명한 마에스트로 정명훈조차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음악을 이해하려면 시간이나 경험이 필요한데도, 단지 테크닉뿐 아니라 음악의 큰 그림을 볼 줄 안다. 내가 칭찬을 잘 안 하는 지휘자로 유명한데 그에게만큼은 아끼고 싶지 않다.”며 극찬했다. 천재 피아니스트로 주목받는 조성진(17) 얘기다. 그가 새달 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독주회를 연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수차례 올랐던 조성진이지만 그땐 어디까지나 협연자였다. 1100석의 큰 무대를 홀로 책임지는 독주회는 처음이다. 조성진은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제31번과 차이콥스키의 둠카(애가·哀歌) ‘러시아의 농민풍경’, 슈만의 유모레스크, 리스트의 ‘순례의 해 제 2년: 이탈리아’ 중 제7곡 ‘단테를 읽고’(소나타풍의 판타지)를 통해 섬세하면서도 휘몰아치는 듯한 터치와 왕성한 소화력을 뽐낼 계획이다. 조성진은 새달 15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 나선다. 멘토인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974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피아노 부문에서 준우승했던 무대이기에 각오가 남다르다. 모스크바는 그에게 제6회 국제 청소년 쇼팽콩쿠르 우승을 안겼던 기분 좋은 장소다. 2만~5만원. (02)518-734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위례 보금자리 본청약 등 ‘알짜’ 쏟아진다

    위례 보금자리 본청약 등 ‘알짜’ 쏟아진다

    ‘6월 신규 분양 아파트를 노려라.’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 열기가 살아나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아파트 공급 일정을 잡고 있다. 특히 6월에는 상반기 분양 최대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본청약을 비롯해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등에서 신규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청약저축 1순위 500여만명 유입 1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에는 전국적으로 42곳, 3만 67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도시별로는 서울이 9960가구로 가장 많으며, 경기도가 7778가구 등 수도권에서만 총 1만 7728가구가 공급된다. 부산에서는 3989가구, 충남에는 2209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특히 6월 분양시장에는 1순위 자격조건을 만족하는 500여만명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들이 유입되면서 청약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규정 부동산 114 리서치 센터장은 “6월에는 수도권에서는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자격 발생시점과 맞물려 관심을 가져볼 만한 알짜 단지들이 대거 공급될 계획이어서 예비청약자들이 아껴둔 청약통장을 꺼내 들 좋은 기회”라면서 “청약통장 불입금액이 낮은 사람은 생애최초 등 특별공급을 활용하고 무주택 기간이 길고 청약통장 불입 금액이 많은 사람은 일반공급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주택 서민 위한 공공분양 많아 6월 서울 분양시장에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분양이 눈에 띈다. 이 중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본청약부터 SH공사에서 공급하는 공공임대, 시프트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강남, 마포, 성동 등지의 도심 민간사업장에서도 새 아파트 분양이 이어진다. 본청약이 시작되는 위례신도시는 지난해 2월 사전예약에서 떨어진 사람이나 강남권 보금자리 진입에 실패한 이들에게는 청약 재도전 기회다. 위례신도시 A1-13블록은 총 1137가구로 사전예약을 제외한 228가구에 추가 물량이 포함돼 본청약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용 51~59㎡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또 A1-16블록에는 사전예약분을 제외한 361가구 이상이 본청약으로 공급된다. A1-13블록에 없던 전용 75㎡ 이상의 중형 면적이 포함돼 공급된다. 또 GS건설이 올해 첫 서울지역 분양 물량으로 내놓는 ‘강서한강자이’는 서울 가양동 52일대에 지하 2층~지상 22층 10개동 총 790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전용면적 59~154㎡로, 전체 단지 중 중소형이 약 74%를 구성하고 있다. 강서한강자이는 일부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올림픽대로 가양인터체인지(IC)와 지하철 9호선 가양역과 양천향교역 사이에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신공덕동 14일대 신공덕6구역을 재개발해 아이파크 195가구를 내놓는다. 지상 18층 높이의 4개 동 단지로 81~142㎡형으로 구성된다. 이 중 71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금호19구역을 재개발해 래미안 하이리버 1057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33가구가 일반에 선보인다. 일반분양은 전용 114㎡형으로만 공급될 예정이다. ●한화 김포 풍무동 2620가구 공급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6월 분양물량이 풍성하다. 한화건설이 김포시 풍무동에서 2620가구의 대단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용 84㎡, 101㎡, 117㎡형으로 이뤄져 있다. 삼성물산은 부천 원미구 중동 3의 241일대 래미안부천중동 548가구를 분양한다.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공급되고 조합 공급분을 제외한 518가구가 일반에 선보인다. 또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서는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롯데캐슬이 분양될 예정이다. 롯데캐슬은 1174가구 단지로 이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54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상 35층 높이의 9개동 규모로 전용 84~156㎡의 중대형으로 건립된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수영구 민락1구역을 재개발해 더샵센텀포레 1005가구를 건립할 계획이다. 공급 60~193㎡형으로 671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경기 안성 호밀밭·복거마을

    경기 안성 호밀밭·복거마을

    들녘이 하루가 다르게 연둣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멀지 않은 거리에 근사한 봄 풍경이 펼쳐지는 곳을 찾는다면 경기도 안성이 좋은 대안이 됩니다. 특히 신록의 계절 5월에는 일부러라도 안성의 호밀밭을 찾을 만합니다. 도시에서는 쉬 보기 어려운 너른 초록의 대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안성에는 이 밖에도 의외의 볼거리들이 많습니다. 먹거리 또한 ‘안성맞춤’이어서 근교 여행지로 제격입니다. 초록의 바다가 일렁인다. 호밀밭이다. 보리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초록이 짙고 키도 훤칠하게 크다. 봄바람은 먼저 언덕 위 미루나무를 흔들고, 뒤이어 호밀밭을 훑고 지나간다. 그때면 호밀밭은 일렁이는 파도와 영락없이 닮았다. 시인 이수영이 ‘풀’에서 읊조렸듯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는’ 까닭이다. 호밀밭은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안성목장의 일부다. 올 9월께 농촌체험시설인 ‘안성팜랜드’로 공식 개장할 예정이다. 안성목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세워진 ‘한독 시범농장’이 모태다. 당시 서독의 낙농시설에 감탄한 박 대통령은 목장 건설에 힘썼고, 마침내 1969년 서독에서 차관과 낙농기술자들을 들여와 본격적인 낙농사업을 벌였다. # 30만평 너른 춤판 이달 말이면 사료로 사라져 이용하 안성팜랜드 과장에 따르면 128만 9000㎡(약 39만평) 목장 가운데 호밀밭은 30만평쯤 된다. 호밀은 대체로 사료, 혹은 자운영처럼 지력(地力)을 높이기 위한 천연 비료 등의 목적으로 쓰인다. 안성목장 호밀밭도 비슷하다. 5월 말, 늦어도 6월 초면 호밀을 수확해 가루로 만든 뒤 가축들의 사료로 쓴다. 이처럼 너른 풀밭과 마주할 기회도 5월 말이면 사라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안성팜랜드’가 공식 오픈한 이후에는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라니, 무시로 드나들던 시골의 정취 또한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인 셈이다. ‘호밀밭 파수꾼’은 대여섯 그루의 키 큰 미루나무들이 맡고 있다. 호밀밭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선 미루나무는 사진가들은 물론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의 피사체다. 호밀밭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보리밭과 비슷하다. 다만 호밀은 어른 가슴 높이까지 웃자라 잔바람에도 쉬 일렁인다. 호밀밭에 서면 청량하다. 크고 작은 초록빛 파도가 벌이는 싱그러운 춤판을 보자니 머리가 절로 상쾌해진다. 호밀이 베어진 자리엔 옥수수를 심는다. 한여름엔 드넓은 옥수수밭이 또 다른 볼거리가 될 터다. # 호랑이 담배피는 마을… 항아리 2500개 장관… 푸른 하늘과 맞닿은 목장 한편엔 승마 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도심에서는 쉬 보기 어려운 암갈색 말들이 뛰논다. 건장한 말들을 보고만 있어도 약동하는 봄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승마센터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승마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승마는 1만원(10분), 가족체험승마는 7만원(1시간, 3인 기준), 숙련자용 승마이용권은 5만원(50분)이다. 쿠폰 회원제도 운영하고 있다. 평일 기준 13장에 40만원(장당 50분, 주말은 50만원)이다. 금광면 신양복리 ‘복거마을’은 벽화와 조형물로 예쁘게 꾸민 ‘예술 마을’이다. 수령 400년을 헤아리는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120여가구, 300여명의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호랑이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마을 전체를 호랑이 컨셉트로 꾸몄기 때문. 마을 뒷산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형세라 ‘복호리’라 불린 옛 지명에서 착안했다. 지붕 위로 호랑이가 걸어다니고, 담벼락엔 호랑이가 담배 피우는 모습도 그려 넣었다. 전시된 작품은 모두 50여점이다. 쇠로 만든 ‘호랑이를 기다리며’를 비롯해 ‘옥상 위의 호랑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등이 마을을 찾은 이방인의 입가에 잔잔한 웃음을 걸어준다. 마을회관 입구의 흙으로 만든 ‘마을지도’를 본 뒤 꼼꼼하게 둘러보길. 꼭 담장벽화나 조형물이 아니더라도 아담하고 소박한 마을의 정취를 한껏 엿볼 수 있다. 인근의 금광저수지도 돌아볼 만하다. 서일농원은 ‘장독대’로 유명하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장류를 연구하고 생산·판매하는 곳이다. 2500여개의 항아리가 줄지어 늘어서 장관을 펼친다. 볕이 잘 드는 장독대 입구엔 금줄이 매어 있다. ‘장독대는 마음을 정갈하게 해야 하는 신성한 곳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경구도 적어 뒀다. 장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만큼 재료에 쏟는 관심도 각별하다. 메주는 국산콩으로 만들고, 소금도 전남 영광의 광백사 천일염을 간수가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3년 동안 기다렸다가 사용한다. 물 또한 농원 안의 150m 암반을 뚫고 솟아오르는 청정수를 사용한다. 식당 겸 매점인 ‘솔리’에서 된장찌개, 청국장 정식 등을 맛볼 수 있다. 서일농원 안에 곧게 뻗은 소나무들은 전북 임실군의 수몰지구에서 가져온 것으로, 물에 잠길 운명에 처한 것들을 옮겨 심었다. 자그마한 연못 주변에는 황톳길이 조성돼 있어 산책을 즐기기 좋다. 글 사진 안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을 나와 안성 방향 38번 국도로 갈아탄다. 직진하다 평택충주고속도로 고가 교차지점 아래 레드페이스 의류점을 끼고 우회전, 302번 지방도를 타고 곧장 가면 농협 안성목장교육원이다. 여기서 좌회전한 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우회전하면 안성목장 호밀밭이다. 653-2033. 서일농원(673-3171)이나 호랑이마을(671-3022) 등을 먼저 둘러보려면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낫다. ▲맛집 안일옥(675-2486)은 80년 전통의 곰탕집이다. 곰탕 7000원, 한성맞춤우탕 1만 8000원. 고삼묵집(672-7026)은 아직도 아궁이에 불을 때 묵을 쑨다. 도토리묵밥 6000원. ▲주변 관광지 안성맞춤박물관은 안성유기 등 안성의 문화유산을 엿볼 수 있는 테마박물관이다. 관람료 500원. 676-4352~3. 안성은 조선 말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가 이끄는 남사당패의 본거지가 있던 곳. 올해부터는 남사당놀이 상설공연이 새로 지어진 남사당공연장에서 매주 토·일요일 열린다. 678-2518. 태평무전수관(676-0141)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무료 전통춤 공연이 펼쳐진다. 영화 ‘섬’(2000년) 촬영지인 고삼저수지도 둘러볼 만하다. 고삼면사무소 678-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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