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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12월 17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12월 17일

    쥐 48년생 : 집안 기운이 화평하니 마음이 놓인다. 60년생 : 하던 일부터 단정히 마무리하라. 72년생 : 작은 이득이 스며들 듯 생긴다. 84년생 : 약속을 지키면 의외의 행운이 붙는다. 96년생 : 성급한 결정만 피하면 흐름이 매끄럽다. 소 49년생 : 가까운 나들이가 기분 전환과 복을 부른다. 61년생 : 가족 의견을 듣고 조율하면 길하다. 73년생 : 문서·기한은 두 번 확인하라. 85년생 : 그동안의 성실함이 눈에 띄게 인정받는다. 97년생 : 새로운 만남이 관계 확장을 돕겠다. 호랑이 50년생 : 베푼 만큼 기쁨이 돌아온다. 62년생 : 변동 운이 좋으니 작게라도 시도해 보라. 74년생 : 말 한마디를 낮추면 시비가 멀어진다. 86년생 : 일의 매듭이 자연스레 풀린다. 98년생 : 욕심을 덜면 재복이 가볍게 따른다. 토끼 51년생 : 평온이 커져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진다. 63년생 : 현상 유지로도 충분히 이익을 지킨다. 75년생 : 타인 말에 휩쓸리지 말고 소신으로 가라. 87년생 : 작은 결심이 큰 성취의 발판이 된다. 99년생 : 이동은 짧게, 대화는 분명하게가 유리하다. 용 52년생 : 귀인의 도움으로 막히던 일에 숨통이 트인다. 64년생 : 금전 거래는 오늘만큼은 보수적으로. 76년생 : 협력의 균형이 속도를 만든다. 88년생 : 친절이 인연을 넓힌다. 00년생 : 순리를 따르면 위험 없이 결실에 닿겠다. 뱀 53년생 : 몸과 마음의 가벼움이 하루를 채운다. 65년생 : 스스로를 믿을수록 일이 단단해진다. 77년생 : 논쟁은 피하고 사실만 정리하라. 89년생 : 컨디션 관리에 투자하면 곧 보답 있다. 01년생 : 지출은 꼭 필요한 것만—허황된 유혹 주의. 말 54년생 : 기다리던 소식이 반가움을 전한다. 66년생 : 겸손이 신뢰를 두껍게 만든다. 78년생 : 추진하면 매끄럽게 성과가 따라온다. 90년생 : 실속은 가까운 관계와 근거리에서. 02년생 : 친한 사이라도 말·금전은 경계선을 지켜라. 양 43년생 : 도움을 요청하면 생각보다 쉽게 풀린다. 55년생 : 한 발 물러서면 전체 그림이 보인다. 67년생 : 불필요한 농담·실언만 조심하라. 79년생 : 인내가 결실과 직결된다. 91년생 : 조용한 행운이 서서히 다가오는 흐름. 원숭이 44년생 : 인간관계는 거리를 알맞게. 신중함이 득이다. 56년생 : 짧은 산책이 답답함을 말끔히 씻는다. 68년생 : 성급한 결정은 이득을 갉아먹는다. 80년생 : 마음고생이 잦아들고 균형을 되찾는다. 92년생 : 중심을 지키면 인연이 알아서 걸러진다. 닭 45년생 : 새 계획은 뼈대부터 단단히 해야 성과가 크다. 57년생 : 화해의 손짓이 관계를 회복한다. 69년생 : 과욕은 실패를 부르니 목표를 낮춰 잡아라. 81년생 : 성과와 평가가 나란히 오른다. 93년생 : 먼저 한 걸음 내밀면 길이 열린다. 개 46년생 : 며칠만 더 참으면 매듭이 풀린다. 58년생 : 소신대로 하되, 구두 약속은 서류로 남겨라. 70년생 : 난처한 부탁엔 범위를 분명히. 82년생 : 사람을 무조건 믿기보다 역할을 나눠라. 94년생 : 차근차근 진행하면 오해 없이 성과난다. 돼지 47년생 : 가는 곳마다 작은 이익이 따르니 즐겁다. 59년생 : 기념·축하가 정서에 힘을 준다. 71년생 : 계약·거래는 조항을 끝까지 확인하라. 83년생 : 신용이 오늘의 최우선 자산이다. 95년생 : 치밀한 검토가 전체 방향을 바꿔놓는다.
  • 박나래 ‘주사이모’ 고발 건 상황…검찰서 경찰로 넘어갔다

    박나래 ‘주사이모’ 고발 건 상황…검찰서 경찰로 넘어갔다

    방송인 박나래씨가 ‘주사이모’라고 불리는 여성으로부터 의료서비스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이 서울서부지검에서 경찰로 이송됐다. 16일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는 이른바 주사이모로 지목된 이모씨가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이날 경찰로 넘겼다. 앞서 서부지검은 지난 12일 임현택 전 대한의료협회 회장이 이모씨를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은 바 있다. 임 전 회장은 이모씨가 의약품을 불법 취득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했다. 임 전 회장은 박나래씨가 이씨와는 다른 인물인 이른바 ‘링거 이모’에게도 의료서비스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박나래씨와 성명불상의 링거 이모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는데, 이 사건 역시 전날 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에 배당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식품의약범죄 중점검찰청으로 각종 의약 사건을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곳이다. 임 전 회장은 이 점을 고려해 서부지검을 관할로 해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부지검은 경찰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고려해 사건을 경찰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날 서울경찰청 기자간담회에서 박나래가 전 매니저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사건은 강남경찰서에서, 박나래 측이 고소한 건은 용산경찰서에서 각각 수사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박나래씨에 대한 고소 건은 총 6건이다. 본인이 피고소된 사건 5건, 본인이 고소한 사건 1건 등이다. 박나래씨의 전 매니저들은 직장 내 괴롭힘, 폭언, 특수 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을 주장하며 특수상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그를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에 맞서 박나래씨는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해당 고소 건은 용산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 심판 향해 박수 ‘짝’…“너 퇴장!” 농구장에서 무슨 일이?

    심판 향해 박수 ‘짝’…“너 퇴장!” 농구장에서 무슨 일이?

    “저도 자제시켜야겠습니다.”(문경은 수원 kt 감독) 15일 경기 고양소노아레나. kt가 81-82로 밀리던 4쿼터 종료 2분 45초 전 데릭 윌리엄스가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윤기의 어시스트로 앨리웁 덩크를 선보인 윌리엄스가 넘어진 후 심판을 보면서 박수를 치자 심판이 테크니컬 파울을 준 상황이었다. 앞서 U-파울을 받았던 윌리엄스가 테크니컬 파울까지 얻자 퇴장을 당하게 된 것. 규정상 선수가 심판을 향해 박수를 치거나 에어펀치를 날리는 등의 행동을 하면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다. 한 경기에서 U-파울과 테크니컬 파울을 함께 받으면 퇴장이다. 접전 상황에서 발생한 비상사태였지만 kt는 마지막 1.4초를 남겨두고 하윤기가 상대 파울을 유도했고 자유투 2개 중 1개를 넣어 86-85 승리로 끝났다. 혹시 모를 역전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두 번째 골은 일부러 넣지 않았다. 문 감독은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선수가 어떤 생각이었는지 몰라도 심판을 보면서 박수를 치면 무조건 테크니컬 파울이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나도 경기본부장을 해봤고 알고 있어서 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윌리엄스도 적응해야 하고 저도 자제시켜야 한다”면서 “재차 교육시켜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어쨌든 승리했다. 그리고 그 승리의 중심에는 윌리엄스가 있었다. 윌리엄스는 26점 8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넣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문 감독이 “칭찬해주고 싶다”고 언급한 신인 강성욱의 활약도 빛났다. 4쿼터 승부처에서 중요한 3점슛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마지막에 강성욱이 엔드라인에서 찔러준 패스가 하윤기가 파울을 얻어내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마지막에 마침표를 찍는 데 도움을 줬다. 강성욱은 이날 11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문 감독은 “승률을 5할로 맞춰놨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이어서 홈경기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오는 19일 원주 DB와 홈에서 맞붙는다.
  • [열린세상] 패륜 상속 방지법, 부모만 나쁜가

    [열린세상] 패륜 상속 방지법, 부모만 나쁜가

    들끓던 상속세 논의가 용두사미로 끝나 간다. 집 한 채 가진 사람에게 최소한 주거 안정의 길을 마련한다더니 그냥 공수표가 돼 버렸다. 한편 내년 1월부터 일명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민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거나 자녀에게 범죄를 저지른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는 법이다.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은 부모에게 유족연금 수급을 제한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도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혈연에 따른 특권인 상속권에 책임의 결과가 반영되도록 한 제도다. 이는 반드시 필요한 입법이다. 그러나 지금 논의는 절반의 정의에 그친다. 부모에만 적용하고 정작 부모를 버린 자식의 상속권 문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법인가. 최근 우리 사회에는 새로운 유형의 패륜이 등장하고 있다. 생전에는 부모를 외면하고 병들면 요양원으로 떠넘기며 사망하면 누구보다 먼저 상속을 요구하는 ‘부양 없는 상속’이다. 연락을 끊고 생활비 지원은 물론 병원 한번 동행하지 않던 자식이 사망신고와 동시에 법정상속인이 되는 현실. 이것은 과연 법이 보호해야 할 가족인가, 법이 미치지 못한 도덕적 공백인가. 상속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한 사람에게 귀속되는 결과적 권리여야 한다. 민법도 피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중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상속결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존 중 부모의 생계를 고의로 방기하고 간병과 부양을 전면 회피한 행위는 왜 결격사유가 될 수 없는가. 폭력은 처벌하면서 생존 방치는 외면하는 현재의 법체계가 오히려 비상식이다. 언어폭력도 폭력으로 정의하는 시대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은 ‘부양 없는 상속’을 도덕 문제로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독거노인, 간병 부담, 요양 비용의 개인화, 고독사 증가가 일상화되고 있음에도 “국가는 최소한만, 가족이 알아서”라며 실질적인 책임을 모두 개인에게 떠넘겼다. 살아 있을 때는 부모를 국가에 의존하게 하고 사망하면 자식이 재산을 상속하는 구조는 이중 왜곡이다. 국가도 무책임했고 자식도 책임을 회피했지만 이익은 무책임한 자식에게도 돌아가는 현재의 구조는 분명히 비정상이다. 물론 감정적 단절이나 일시적 갈등만으로 자식의 상속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부모가 생존 곤란 상태에 있고 자식에게 충분한 돌봄 능력이 있음에도 수년간 반복적인 고의가 입증되는 경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서적 방치는 물론이다. 이런 경우까지 ‘혈연’이라는 이유로 상속권을 온전히 보장하는 것이 오히려 법 앞의 평등에 반한다. 입법의 방향도 분명하다. 무조건적 박탈이 아닌 단계적 제한이다. 부양을 하지 않은 정도에 따라 유류분 감액, 중대한 방기의 경우 상속결격까지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사후 분쟁을 막기 위해 부모 생전 공증이나 가사비송절차를 통해 부양 거부 사실을 법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국가 역시 이 제도를 복지 축소의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기초연금, 간병 국가책임, 노인 돌봄 체계 강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가족 해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책임 없는 권리를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가족 윤리를 가장 빠르게 파괴하는 일이다. 돌보지 않아도 상속받는 사회에서 누가 기꺼이 부모를 돌보겠는가. 아울러 효도를 장려하는 경제적 법체계도 도입해야 한다. 부모의 패륜만 처벌하고 자식의 패륜은 외면한다면 그 법은 정치적 위선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응징이 아니라 정의의 균형이다. ‘부양 없는 상속’이라는 기형적 구조를 바로잡지 않으면 책임은 사라지고 권리만 남는 위험한 공동체로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이제 국회는 부모와 자식, 쌍방의 의무와 권리를 함께 다루는 온전한 상속 정의의 문을 열어야 한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 [이근화의 말하자면] 지구에서의 삶

    [이근화의 말하자면] 지구에서의 삶

    “[알림]가족여행 관계로 쉬어요, 죄송합니다, 행복하세요.”(금남시장, ‘붕어빵 가게’) 건널목 근처 겨울 포차에서는 초겨울부터 붕어빵을 굽기 시작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 늘 북적이고, 주인아저씨는 친절할 법도 한데 언제나 무뚝뚝하다. 간신히 “몇 개?” 하는 정도다. 아이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길거리 간식을 즐긴다. 건너편 호떡 가게도 줄을 길게 늘어선 사람들로 붐빈다. 이것이 어린 시절부터 내가 봐 왔던 겨울 재래시장의 모습이다. 길거리에서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는 달콤한 간식들을 베어 무는 사람들.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포장이 풀리지 않고 꽁꽁 닫힌 채 앞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공들여 쓴 손글씨였다. 일주일간 가족여행을 가게 돼 쉰다는 것. 마지막 말 ‘행복하세요’는 매직으로 여러 번 덧칠해져 있어 한참을 들여다봤다. 자신의 휴식이 누군가에게는 헛걸음이 될까 염려했던 것일까. 양해를 구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공손한 말이 덧붙어 있어 평소 아저씨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래 고민하고 신중하게 이 글자들을 썼던 것 같다. 두껍게 덧칠해진 ‘행복하세요’가 주인 없는 낡은 포차를 조용히 지키고 있었다. 연말이 되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 어딘가로 가서 잠깐 바람을 쐬고 오는 일이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른다. 사실 여행의 가장 큰 의미는 소중한 추억의 갈피를 만든다는 데 있다. 가족여행도 그렇고, 친구들이나 동료들과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는 강릉이나 제주, 부산이나 남해가 꼭 필요하다. 고된 일상과 피로감은 다른 시공간을 필요로 하기에 누군가의 ‘떠나자’는 말이 반갑게 들리고는 한다. 이색 체험이나 지역 축제 소식을 접하고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다. 물론 어느 철학자처럼 평생을 한동네에서 살며, 늘 다니던 산책길에서 명상을 통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내 집이 편한 만큼 일탈도 필요하다. 낯선 곳으로 가서 잠시 일상을 접어 두는 일은, 거꾸로 익숙한 생활을 되돌아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계기가 돼 주는 게 아닐까. 지겹게 반복되는 일 속에서 우리가 어딘가에 도달하고,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바깥’의 경험 때문이다. 공항과 터미널, 골목길과 맛집은 그렇게 우리의 외부가 돼 준다. 주머니가 가벼워질 줄 알면서도 굳이 피로감과 고생을 감당하는 것은 그렇게 해서 ‘살아 내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여행은 요란한 탈출이 아니라 스며듦과 애씀인 것 같다. 붕어빵 아저씨가 무사히 가족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무뚝뚝한 얼굴로 붕어빵을 다시 구워 줬으면 좋겠다. 아니, 돌아오지 않고 새로운 곳에서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어차피 우리는 이 지구에 여행하듯 살러 왔으니 말이다. 누군가의 행복을 기원하는 이로서 아저씨가 붕어빵을 굽듯이 다른 일을 한다 해도 그 말과 진심이 도달하는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여기 이곳이기 때문이다. 이근화 시인
  • [길섶에서] 또 다른 피해자

    [길섶에서] 또 다른 피해자

    이른바 보이스피싱 전화를 처음 받은 것은 30년도 넘은 옛날이었다. 다짜고짜 무슨 범죄에 연루됐다고 겁을 주기 시작했던 것 같다. 휴대전화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이다. 신문사 사회부에 전화를 걸어 사건기자를 위협했으니 어설프기 이를 데 없었다. 장난기가 발동해 “발신지 추적 중”이라고 했더니 뭔가 욕설을 하며 끊었던 기억이 난다. 엊그제는 아침에 전화가 걸려 왔다. 오전 8시 30분이니 일 때문에 연락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목소리는 곧바로 내 이름을 대며 본인이 맞느냐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느 지검의 누구 수사관이라 했으니 보이스피싱의 전형이었다. 기분이 상해 “딴 데 가서 알아보라”고 했더니 전화를 끊는다. 동남아 범죄단지가 다시 살아나고 있구나 싶었다. 그런데 폰 너머 여성의 목소리는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문제가 됐던 그곳 주변이라면 우리와 두 시간 시차가 있다. 새벽 6시 30분에 사기전화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뜻인가. 혹시 감금된 것 아니냐고,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어야 마땅했다. 한동안 돈을 뜯긴 것 이상으로 답답했다.
  • [단독] 임형주 “용산, K컬처 중심부로 거듭날 것”

    [단독] 임형주 “용산, K컬처 중심부로 거듭날 것”

    “용산은 오래전부터 서울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제 K컬처의 중심이자 심장부로 거듭나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팝페라테너 임형주(39·로마시립예술대학 성악과 석좌교수)가 서울 용산구가 창립한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포부를 밝혔다. 서울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 이사장 중 최연소다. 임기는 2년,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용산구는 국립중앙박물관부터 용산가족공원까지 국공립 기관뿐 아니라 블루스퀘어와 리움미술관 등 민간 문화자원 등 문화관광 인프라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재단 설립에 대한 필요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2년 설립 계획을 수립한 뒤 전문기관 타당성 검토, 서울시 출연기관운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 10월 공모해 이사장과 대표이사, 감사 등 임원진을 선임해 오는 18일 창립총회를 열어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임 이사장은 16일 전화 통화에서 “프레데리크 쇼팽은 ‘예술가에게 국경은 없지만 조국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할 기회가 생겨 무척 뜻깊고 감사하다”고 했다. 
  • SK그룹, 연말 이웃사랑 성금 200억 기부

    SK그룹은 연말을 맞아 이웃사랑 성금 2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성금을 전달한 지동섭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으로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K는 1999년 이후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사랑 성금을 기부했다. 누적 기부액은 총 2665억원이다. 올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 지난해 보다 기부액을 80억원 늘렸다. 그룹 차원 성금 외에도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AX,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계열사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로 임직원 기금 약 60억원을 추가로 조성했다.
  • [인사]

    ■기획재정부 ◇실장급 승진△예산실장 조용범△세제실장 조만희 ■동아미디어그룹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장 김기용△문화사업본부장 김윤종△논설위원실 논설위원 김창덕△출판국 디지털랩장 홍중식 ◇채널A△상무 윤정화△콘텐츠전략본부장 정회욱△스튜디오D 본부장 서혜승△비즈니스기획본부장 하임숙△콘텐츠전략본부 콘텐츠세일즈팀장 민정호△콘텐츠전략본부 콘텐츠파이프팀장 이정원△ 콘텐츠전략본부 콘텐츠밸류업팀장 최화정
  • 노숙 생활 접고 다시 세상 속으로… “식당 창업 꿈 드디어 이뤄졌네요”

    노숙 생활 접고 다시 세상 속으로… “식당 창업 꿈 드디어 이뤄졌네요”

    8년 전 사업에 실패한 이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한강 다리를 찾아갔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던 순간, 순찰하던 경찰을 만났다. 지난한 설득 끝에 함께 찾아간 곳은 서울역에 있는 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였다. 김모(가명)씨는 1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그 후로도 한동안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노숙과 쪽방촌 생활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몇번이나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왜 도돌이표일까’를 고민하던 때 인문학을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년 과정의 ‘희망의 인문학’ 수업을 2년 연속 들으면서 머릿속 엉킨 실타래들이 조금씩 풀렸다. 그는 “자만심과 주변을 살피지 못한 행동들이 방황의 원인이었다”며 “인문학을 접하면서 나 자신을 조금은 아낄 수 있게 됐고, 공공일자리 사업을 통해 잊고 있었던 ‘노동의 즐거움’도 깨달았다.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던 분들과 개업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노숙인과 취약계층 대상으로 진행하는 ‘희망의 인문학’ 수료자 5명이 운영하는 집밥 음식점 ‘정담’이 이날 서울역 인근 동자동에 문을 열었다. 점장을 맡은 김씨는 “수업을 마치며 ‘언젠가 창업하고 싶다’고 했던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고 했다. 노숙인과 취약계층의 자존감 회복을 돕기 위한 ‘희망의 인문학’ 과정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운영되다 2022년 재개됐다. 해마다 600~800여명이 수강한다. 소외계층 대상으로 정규대학 수준의 인문학 과정인 ‘클레멘트 코스’를 운영했던 미국의 작가 얼 쇼리스(1934~ 2012)의 책 ‘희망의 인문학’에서 따왔다. ‘정담’은 인문학 과정 수료생 대상의 서울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동행스토어’ 1호다. 창업 준비를 위해 서계동 청파언덕집에서 조리 교육을 받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창업아카데미를 거쳤다. 이혼 후 두 자녀를 데리고 노숙 생활을 하다가 ‘희망의 인문학’ 과정에 참여했던 또 다른 50대도 ‘정담’의 식구가 됐다. 뇌전증을 앓고 장애등급을 받은 데다 우울증 약까지 먹었던 그는 인문학을 접하면서 삶의 의지를 되찾고 중고교 과정도 마쳤다. 개업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가게 보증금 일부를 지원한 신한은행 관계자, ‘희망의 인문학’ 교수진, 수료생 등이 따뜻한 집밥 한 끼를 대접받았다. ‘정담’에서 나온 수익은 임대료와 다른 동행스토어를 위한 적립금으로 쓰인다. 직원들은 월 160만원가량 급여를 받는다.
  • ‘천재 소녀’ 김은지, 바둑 최정상 넘보다

    ‘천재 소녀’ 김은지, 바둑 최정상 넘보다

    최정 상대 1국 267수 만에 불계승1승만 더 추가하면 대회 ‘첫 우승’ ‘천재 소녀’ 김은지(18) 9단이 최정(29) 9단을 또 꺾으며 여자바둑 정상 굳히기에 들어갔다. 김 9단이 최근 무서운 기세를 보이면서 11살 차이인 두 사람의 세대교체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김 9단은 16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0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 3번기 1국에서 최 9단에 26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김 9단이 1승만 더 추가하면 하림배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아직 대국이 남았지만 이날 승리는 지난 9일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김 9단이 최 9단을 꺾고 처음으로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두 사람의 결승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앞서 지난 5월 닥터지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에서는 최 9단이, 오청원배에서는 김 9단이 각각 우승했다. 여자바둑 랭킹 1위는 오랜 기간 최 9단의 몫이었지만 올해 김 9단이 1·3·5·8·9· 10·12월에 1위를 차지하며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최 9단도 2·4·6·7·11월 1위를 빼앗으며 물러서지 않았다. 팽팽한 라이벌전이 1년 내내 펼쳐졌던 만큼 이번 대회가 왕좌의 진정한 주인공을 결정하는 무대로 평가받는다. 통산 상대 전적은 최 9단이 이날까지 20승 10패로 크게 앞서지만 올해만 보면 5승 4패로 김 9단이 우위다. 초반부터 패싸움을 벌이며 치열한 기세 싸움을 벌인 두 기사는 최 9단의 판단미스로 한순간 차이가 벌어졌다. 패의 대가로 중앙 흑 다섯 점을 취한 것이 너무 작았다. 패를 해소하며 국면을 리드하던 김 9단이 승리를 목전에 두고 패싸움 도중 위기를 맞았으나 최 9단이 역전의 길을 찾지 못하고 돌을 거뒀다. 김 9단은 “확실하게 이길 수 있었던 바둑을 마지막에 착각을 했고 운 좋게 간신히 이겼다”면서 “오늘 내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내일은 조금 더 좋은 바둑을 둘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결승 3번기 2국은 17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2국마저 김 9단이 승리하면 우승 상금 3000만원을 받는다.
  • ‘민주화 상징’ DJ 동교동 사저, 국가유산 됐다

    ‘민주화 상징’ DJ 동교동 사저, 국가유산 됐다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상징적 공간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가 국가유산이 됐다. 1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 동교동 김대중 가옥’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로 했다. 앞서 예고 절차를 거쳐 등록 여부를 이날 확정한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달 말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 뒤, 정부 관보를 통해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고시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63년 이곳에 터를 잡은 뒤 미국 망명, 영국 유학, 2년간의 경기 고양시 생활을 빼고는 200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줄곧 동교동에서 지냈다. 김 전 대통령과 뜻을 같이한 이들을 일컫는 ‘동교동계’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현재 건물은 2002년 퇴임에 대비해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사저와 경호용 건물을 신축한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소유자 동의를 얻어 사저 건물의 2층 생활 공간, 문패와 대문을 ‘필수보존요소’로 지정하기로 했다. 필수보존요소를 변경하려면 국가유산청에 신고하거나 허가받아야 한다.
  • 임희정, KLPGA 홍보모델 팬 투표 1위

    임희정, KLPGA 홍보모델 팬 투표 1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16일 제18대 KLPGA 홍보모델 온라인 팬 투표에서 임희정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임희정을 비롯해 2위 박현경, 김민솔과 박결, 박민지, 박혜준, 배소현, 유현조, 이가영, 이세희, 이율린 등이 새 시즌 KLPGA 투어의 얼굴로 활동한다. 홍정민은 2025시즌 KLPGA 투어 상금왕에 올라 홍보모델로 자동 선정됐다. KLPGA는 온라인 투표로 상위 20명을 선별한 뒤 내부 배점 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해 홍보모델을 결정했다. 임희정과 박현경은 7년 연속 홍보모델로 선정됐고 홍정민과 이세희, 김민솔, 박혜준, 이율린 등은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KLPGA 홍보모델은 1년 동안 KLPGA 자선골프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각종 제작물 모델로 활동한다.
  • 한국, 월드컵 직전 6월 멕시코서 평가전 검토

    한국, 월드컵 직전 6월 멕시코서 평가전 검토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월드컵 개막 직전인 6월 초 A매치 기간에 한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3월에는 오스트리아와 원정 평가전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6일 “경기 일정과 빠른 현지 적응의 필요성을 고려해 멕시코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표팀은 결전지로 떠나기에 앞서 국내에서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하곤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충남 천안시에 새로 마련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대표팀을 소집해 평가전과 출정식을 진행하고서 북중미로 떠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렇지만 조 추첨 결과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르게 되면서 현지 적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명보 감독도 조 추첨 뒤 귀국 인터뷰에서 “해발 1500m 환경에서 선수들이 체력 저하 없이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전문가들과 상의해 기후, 고도 적응, 이동 거리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 베이스캠프를 최종 낙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현지 적응에 속도를 내기 위해 멕시코로 가급적 빨리 떠나 평가전을 치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북중미 월드컵은 6월 11일 개막해 7월 19일 끝나며 대회 직전인 6월 1~9일이 A매치 기간이 있다. 대표팀이 6월에 멕시코에서 평가전을 치르게 된다면 평가전 상대로는 멕시코에서 경기를 치르는 다른 팀이 우선 고려 대상이다. 현재로서는 F조에 배정된 튀니지나 H조의 스페인 등이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표팀이 내년 3월 원정 평가전을 가질 2연전 상대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은 내년 오스트리아에서 한국과 평가전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랄프 랑니크(독일) 오스트리아 감독도 “내년 3월 소집 훈련의 마지막 일정으로 한국과 홈경기를 치를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유럽 원정에서 상대할 팀 하나가 오스트리아로 확정된 상황에서 나머지 한 팀으로는 아프리카나 또 다른 유럽팀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 동점골 기쁨에 ‘무중력’ 묘기

    동점골 기쁨에 ‘무중력’ 묘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본머스의 엘리 주니어 크루피가 1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1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후반 39분 3-4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공중제비를 하고 있다. 두 팀은 난타전 끝에 4-4로 비겼다. 맨체스터 AP 연합뉴스
  • 김하성 애틀랜타 잔류… 294억원에 1년만 뛴다

    김하성 애틀랜타 잔류… 294억원에 1년만 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섰던 김하성이 원소속 구단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 2000만 달러(약 294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부상 문제로 장기계약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건강한 몸으로 성적을 내고 다음 기회에 대형 계약을 노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MLB닷컴 등 현지 언론은 16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애틀랜타와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1+1년 계약을 체결한 김하성은 2026시즌 옵션 실행권을 쥐고 있었다. 그런데 보장된 1600만 달러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통해 MLB에 데뷔한 김하성은 지난해 시즌 도중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을 겪었다. 시즌 후 FA로 나섰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고 결국 탬파베이 레이스와 1+1년 최대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올해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시즌 도중 탬파베이에서 방출됐고 유격수 자원이 필요했던 애틀랜타에 9월부터 합류해 24경기 타율 0.253,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1600만 달러를 포기하고 시장에 나섰던 건 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겨울 MLB FA 시장에도 유격수 경쟁자가 많지 않아 김하성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현지 언론도 김하성이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다년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부상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아 결국 원하는 조건을 제시한 구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틀랜타로서는 김하성을 잡아 유격수 포지션을 메우고, 김하성은 대형 계약을 체결하기 힘든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하성이 1년짜리 계약을 맺은 만큼 건강한 몸으로 내년에 건재를 과시한 뒤 2026시즌 FA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0세인 김하성이 건강만 증명한다면 더 좋은 조건에 장기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문소영 칼럼] 내란 재판도 사초 쓰는 자세로 임해야

    [문소영 칼럼] 내란 재판도 사초 쓰는 자세로 임해야

    지난 6월 내란 특검에 조은석 특별검사가 발탁됐을 때 법조계에서는 그를 저인망식으로 혐의를 샅샅이 훑어내는 ‘칼잡이’라고 평했다. 수사 결과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런 기대를 고려한다면 지난 15일 조 특검이 발표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내란·외환 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 특검은 임명 당시 사초 쓰는 자세로 수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비상계엄 구상 시점과 과정, 동기를 확정한 수사 결과에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수사로 확정’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계획한 시점이다. 특검은 비상계엄 준비 시기를 ‘2023년 10월 이전’으로 특정했다. 불온한 계엄의 싹은 일찌감치 튼 것이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다수 국민은 폭탄주에 취한 윤 전 대통령이 술김에 일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실수론’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비상대권’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2022년 11월 25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는 “나에게 비상대권이 있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다 싹 쓸어 버리겠다”고 발언했다. 불과 한 달 전인 10월 29일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159명이 압사하는 참사가 있었음에도 국정 최고책임자가 뼈아픈 반성 대신 추악한 권력욕만 드러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에서 “금방 끝날 계엄이었다”며 의미를 애써 격하했다. 그러나 계엄 실패 직후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내놓은 “중과부적”이라던 한탄이 오히려 북한에 대한 무력 도발까지 시도하며 철저히 준비했던 비상계엄의 실체에 더 가깝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담화문에서 2024년 4월 총선 이후의 정치 상황을 탓한 것은 뻔뻔한 거짓말에 불과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가 정부 관료와 검사를 탄핵하고 예비비를 삭감해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주장 말이다.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판단을 바꿔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특검은 비상계엄의 목적과 동기에 대해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기 위한 것”, 즉 입법부와 사법부를 무력화해 독재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특검이 설명했듯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10월 17일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회를 해산하고 같은 해 12월 27일 유신헌법을 공포, 독재 체제를 구축해 미국의 협조를 얻어내려고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쿠데타는 그 어떤 그럴듯한 명분을 갖다 대더라도 권력 사유화와 탐욕에 기반한 반헌법적 행위일 뿐이다. 개헌 논의에도 국민이 여전히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들로 현대사에 얼룩진 장기 독재의 기억 탓이다.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의 밤’ 이후 생겨난 시민들의 소망은 아직 미완성이다. 쿠데타의 망령을 굴복시키고, 일상이 회복된 민주주의 사회로 돌아가는 그 소망을 법원이 지연시키는 탓이다. 정상 사회로의 복귀 중에 발생한 여러 번의 고비에도 법원의 책임이 막중하다. 지난 3월 지귀연 판사가 관행을 깨고 구속 기간을 날짜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 윤 전 대통령을 석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5월에는 대법원 발로 유력 후보의 대선 출마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여기에 신속하고 엄정해야 할 내란 재판 과정이 내내 웃음거리가 되고 1심 판결이 연말을 넘기는 상황 등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지금이라도 시민들의 소망을 완성하려면 법원은 ‘내란 우두머리’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 전 국방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주요 가담자들에 대한 판결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내려야 한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12·12쿠데타 재판의 1심이 6개월 만에 끝났던 것과 비교하면 현 내란 재판의 지연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위헌 논란에도 신속한 재판을 위해 2심부터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는 이유다. 역사적 심판이 내려지기 전,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엄정한 법의 심판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쿠데타의 재발을 견제할 수단은 없다. 내란 재판 역시 사초를 쓰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문소영 대기자
  • [씨줄날줄] 걷고 또 걷는 한국인

    [씨줄날줄] 걷고 또 걷는 한국인

    걷기는 목적에 따라 쓰임새가 다양한 운동이다. 철학자 칸트는 걸으면서 사색했고, 선각자들은 깨우치기 위해 ‘구도의 길’을 걸었다. 기독교인들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순교의 참뜻을 되새겼다. 올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걸음 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기기 업체 가민이 활동분석 앱인 ‘가민 커넥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한 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9969보. 홍콩(1만 663보)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세계인의 평균 걸음 수는 8000보였다. ‘많이 걷는 한국인’ 기록을 세운 것은 만보 걷기 열풍 덕분 아닌가 싶다. ‘1만보 건강론’의 시초는 일본 규슈보건대 요시히로 하타노 교수다. 요시히로 교수는 1960년대 초 일본 성인들이 하루 평균 3500~5000보가량 걷는데 이를 1만보까지 늘리면 평소보다 20~30%가량 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어 비만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야마사’라는 제조업체에서 걸음 수를 측정해 주는 만보계를 출시해 대히트를 쳤다. 우리나라가 ‘걷기 왕국’ 일본을 제친 것은 자연과 역사, 재테크와 결합된 걷기 운동이 일상화된 결과다. 코리아둘레길은 동·서·남해안 및 DMZ 접경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4500㎞ 코스다. 지자체마다 아름다운 산과 강, 명승지를 따라 둘레길을 조성해 트레킹족들을 모으고 있다. 걸으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옛길도 조성돼 있다. 조선시대 10대로 중 경기 지역을 지나는 6대로를 토대로 만든 경기옛길, 이순신 장군이 서울 남대문에서 합천군 율곡면까지 걸은 ‘이순신 백의종군길’, 퇴계 이황 선생이 관직을 마치고 고향인 안동 도산서원까지 걸어간 ‘퇴계 이황 귀향길’, 단종이 영월로 귀양을 떠난 ‘단종 유배길’ 등이 역사적 사연들과 엮여 있다. 요즘은 걸음 횟수에 따라 돈을 주는 캐시워크 앱도 인기여서 걸으면서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인류의 가장 길고 맛있는 발명품… 중국 면 요리의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인류의 가장 길고 맛있는 발명품… 중국 면 요리의 매력

    솔직히 파스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긴 했지만 평소 면 요리를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다. 면의 매력에 대해 늘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쓰촨성 청두의 길거리 식당에서 맛본 한 그릇의 국수 때문이다. 흔히 중국 요리라고 하면 불맛 입힌 볶음 요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중국 식문화의 근간을 지탱하는 거대한 기둥 중 하나는 바로 면이다. 고기와 해산물, 야채를 먹음직스럽게 볶고 삶고 튀긴 요리 외에 중국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든 주식은 면을 중심으로 하는 국수 요리다. 중국의 모든 국수 요리는 면을 어떻게 맛있게, 특별한 맛으로 먹을까를 고민한 흔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쓰촨을 대표하는 ‘탄탄면’은 가장 자극적인 국수 요리다. 땀을 뻘뻘 흘리며 후루룩 면발을 빨아들이는 순간 입안에서는 탄수화물의 단맛과 향신료의 자극이 폭발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국수의 기원을 두고 이탈리아와 중국, 아랍권 국가들이 서로 원조라며 아웅다웅하지만 고고학적 증거는 중국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황하강 유역 유적에서 발견된 4000년 전의 국수 화석은 인류가 얼마나 오래전부터 이 긴 음식을 사랑해 왔는지 보여 준다. 재미있는 건 밀의 이동 경로다. 밀은 본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탄생해 동쪽으로 이동했지만, 그 밀을 가루내 반죽하고 길게 늘려 국수라는 형태로 만든 것은 동양의 지혜였다. 빵이 오븐 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정적인 음식이라면 국수는 끓는 물 속에서 춤추며 익어 가는 동적인 음식이다. 죽이나 빵으로만 섭취하던 곡물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유희의 대상으로 변모했다. 음식사에 중요한 혁명의 장면이 있다면 결코 빠질 수 없는 대목이 국수의 발명이다. 쓰촨에서 만난 면 요리들이 뇌리에 깊이 박힌 이유는 단순히 매운 양념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생면이 주는 압도적인 관능미 때문이다. 쓰촨 면 요리의 대표 선수 격인 탄탄면은 고추기름과 산초, 땅콩소스의 고소함이 면을 만나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맛의 자극적인 즐거움을 모두 선사하는데, 핵심은 소스도 중요하지만 면도 큰 축을 담당한다는 점이다. 탄탄면은 매끈한 건면보다는 얇게 반죽해 낸 생면과 만났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흔히 쓰촨의 면 요리가 유명해진 이유는 반죽할 때 ‘간수’라 불리는 알칼리성 물을 넣은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알칼리 성분은 밀가루의 글루텐 구조를 치밀하게 만들어 특유의 노르스름한 색감과 함께 꼬들꼬들하면서도 찰진 식감을 부여한다. 입안에서 툭툭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빨과 혀에 기분 좋게 감기는 탄력은 다른 생면이나 건면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이다.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색다른 면의 세계가 펼쳐진다. 란저우의 ‘우육면’은 수타 기술의 정점이다. 주문과 동시에 반죽을 양팔로 늘려 실처럼 뽑아내는 그 기술은 면 자체가 요리사의 퍼포먼스이자 맛의 핵심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맑은 고기 육수에 고추기름을 띄워 낸 이 국수는 쓰촨의 면과는 또 다른 담백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대만식 우육면은 수타를 고집하지 않아 면의 맛보다는 국물과 고명에 힘을 주는 편이라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장르의 음식이라고 봐도 좋다. 산시성의 ‘도삭면’도 중국 면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다. 커다란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한 손에 들고 전용 칼로 빗어 내듯 깎아 끓는 물로 바로 날려 보내는 장면은 어떤 면 요리보다 역동적이다. 도삭면의 진정한 가치는 불규칙함에 있다. 기계로 뽑거나 손으로 균일하게 늘린 면과 달리 칼로 깎아낸 면은 단면이 독특하다. 가운데는 두툼하고 가장자리는 얇다. 이 구조적 특징 때문에 한 가닥의 면 안에 두 가지 식감이 공존한다. 얇은 가장자리는 부드럽게 넘어가고 두꺼운 중심부는 수제비처럼 쫄깃하게 씹힌다. 국수가 ‘선’의 미학이라면 ‘면’의 미학을 보여 주는 요리도 있다. 바로 ‘포개면’이다. ‘푸가이’(포개)는 중국어로 이불을 뜻하는데, 숙성된 반죽을 손으로 잡아당겨 마치 침대 시트처럼 넓고 얇게 펼친 뒤 냄비에 던져 넣어 만든다. 한국의 수제비를 대륙의 기질대로 호쾌하게 확장시킨 버전이랄까. 입안을 가득 채우는 넓은 면은 퍼진 느낌 없이 씹을수록 고소하고 아늑하다. 이탈리아의 파스타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지만, 뿌리는 같을지 몰라도 동서양의 두 면 요리는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다. 가장 큰 차이는 힘의 방향이다. 중국의 면이 반죽을 길게 늘리거나 깎아내는 방식으로 글루텐의 탄성을 극대화했다면 이탈리아의 파스타는 틀에 넣고 강한 압력으로 밀어내는 압착의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인지 식감을 즐기는 포인트도 다르다. 중국의 면이 입안에서 춤을 추듯 튕기는 탄력에 집중한다면 건면 위주의 파스타는 이빨이 들어갈 때 중심부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저항감, 즉 ‘알 덴테’를 미덕으로 삼는다. 인생은 짧지만 국수는 길다고 누가 이야기했던가.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면의 즐거움을 한번 맛보고 나니 음식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는 듯하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속 타서 늙는 감독… 배구판 ‘노·인·위·대’

    속 타서 늙는 감독… 배구판 ‘노·인·위·대’

    파에스, 괴성으로 압박 3연패 탈출김상우, 9연패 사기 저하될라 침묵여오현, 잇단 범실에도 엄지척 격려김종민, 차분한 전술로 최다승 견인이길 수만 있다면 불호령을 마다치 않는다. 쓰라린 범실도 참아가며 선수들을 다독이고 전략을 펼쳐야 한다. 그게 감독이라는 자리다. 2025~26 프로배구 V리그 시즌 3라운드가 열기를 더해갈수록 감독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남자부 우리카드를 이끄는 브라질 출신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지난 1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2세트 도중 불같이 화를 내 주변을 긴장시켰다. 작전타임 버저를 신경질적으로 눌러 선수들을 불러들인 뒤 괴성을 연신 질러댔다. 파에스 감독이 소리를 지르자 통역도 함께 한국어로 외쳤다. “이건 아니잖아!”라는 외침이 코트에 쩌렁쩌렁 울렸다. 우리카드는 이날 1세트를 내줬지만 세트 스코어 3-1로 경기를 뒤집으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22득점에 블로킹·서브 득점 3개를 묶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는 경기 직후 “(파에스 감독이 격노한 게) 선수들에게 압박이 됐고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때때로 압박이 필요하기도 하다. 감독께서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상승세를 탄 파에스 감독은 14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도 승리했다. 반면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지난달 12일 대한항공에 패배한 뒤 9연패째로, 1995년 구단 창단 이래 최다 연패 기록이다. 선수들이 잇따라 범실을 내며 흔들렸지만, 다잡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김 감독은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싶어 화도 제대로 못 내며 애만 태웠다.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는 “지금 고비를 이겨내야 다음이 있는데, 우리의 부족함만 드러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같은 날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경기는 주목받는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여자부 최다승을 앞두고 있었고, 7연패 끝에 김호철 감독이 물러나고 갑작스레 지휘봉을 잡은 여오현 기업은행 감독대행은 거짓말처럼 4연승을 일군 상황. 여 감독대행은 이날 선수들의 실점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엄지를 치켜들고 경기 내내 “오케이!”를 외치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5세트에선 확연히 다른 모습이 등장했다. 도로공사에 뒤지는 데다 알리사 킨켈라(등록명 킨켈라·호주)가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자 “나갈래? 빼줄까? 왜 콜사인 안 해?”라고 강하게 다그쳤다. 킨켈라가 계속 있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한국어로 “네!”라고 답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김 감독은 경기 내내 포커페이스였다. 패배 직전까지 몰렸는데도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차분하게 기다렸다. 결국 3세트 들어 아포짓 스트라이커인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스파이크가 살아나고, 리베로 문정원이 후방을 든든히 지켜내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런 차분함으로 0-2를 3-2로 뒤집을 수 있었고, 김 감독은 역대 여자부 감독 최다승 1위(158승)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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