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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조선소, 美해군 MRO 기지 낙점 받을까

    군산조선소, 美해군 MRO 기지 낙점 받을까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미국 해군 유지·보수·정비(MRO)기지 적지로 거론된다. 미 해군 MRO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북도가 추진하는 군산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 사업과도 연관성이 높아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7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25만t급 선박 4척을 한꺼번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130만t급 도크 1기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건립돼 한해 8~14척의 벌크선, 유조선 등을 건조했으나 선박 경기가 불황에 접어들자 2017년 7월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전북도는 초대형 도크가 비어 있는 군산조선소가 미 해군 MRO 기지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산업부가 추진하는 군산항 일대 특수목적선 선진화 단지 조성계획도 MRO와 연계된다는 점도 내세운다. 이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약 5300억원을 투입해 7부두 일대를 관공선, 해군 함정 성능 개량·개조 기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산업부, 해양수산부, 해군은 20차례 실무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산업부의 마스가 제안은 단기적으로 국내 조선소를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 미국 현지 협력이라는 구조여서 군산이 MRO 최적지라는 평가지만 협상 과정에 변수가 많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남 지역특화형 비자 외국인에 인기

    전남도는 지역특화형비자(F-2-R, E-7-4R) 사업인 인재 유형과 지역특화숙련인력 유형이 외국인 우수 인재 유치와 안정적 정착에 효과를 보인다고 7일 밝혔다. 지역특화우수인재 유형은 외국인 유학생 등이 인구 감소 지역에 5년 이상 체류하는 조건으로 발급되고 가족을 데려올 수 있다. 올해 신설된 지역특화숙련인력 유형은 단순 노무근로자가 장기 체류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다. 장기 체류가 가능하고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비자 발급의 걸림돌이었던 소득 기준이 완화된 지역우수인재 유형은 상반기 8명에 불과했던 신청자가 개선 이후 한달 만에 11명이 비자 전환을 신청하는 효과를 보였다. 올해 쿼터는 386명 배정받았다. 전남도 등록 외국인의 45%를 차지하는 단순 노무 근로자가 장기 체류가 가능한 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지역특화 숙련인력 유형도 올해 308명의 추천 쿼터를 배정받았으나 빠르게 소진돼 지난 6월 130명을 추가 배정받았으며 8월 현재 303명이 비자 전환을 신청, 전국에서 가장 높은 쿼터 충원율을 기록하고 있다.
  • 허수아비 대신 드론이 황금들녘 지킨다

    허수아비 대신 드론이 황금들녘 지킨다

    벼 수확이 시작되는 충남 당진에서 황금 들녘 사수를 위해 참새 쫓는 드론이 등장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7일 당진시 송악읍 반촌리 시범단지에서 열린 초조생종 빠르미향 벼 베기에 드론 스테이션을 활용한 조류 퇴치 현장 실증을 했다고 밝혔다. 7월 말∼8월 초 수확이 가능한 빠르미벼는 참새들 표적이다. 농업인들은 허수아비를 세우고, 화약총, 레이저 등을 동원해 ‘참새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드론은 스테이션을 스스로 이륙해 논 구석구석 미리 정해둔 경로를 비행한다. 조류가 싫어하는 소리를 내보내 참새들을 쫓는다. 배터리가 소진하면 자동으로 스테이션에 착륙해 충전하고 다시 이륙하는 것을 반복한다. 농가는 앱을 통해 드론 작동 또는 중지 명령만 하면 된다. 드론 조류 퇴치는 콩 등 밭작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 광주 물난리 막아줄 저류지 조성 난항

    광주 물난리 막아줄 저류지 조성 난항

    최근 한달 새 광주·전남을 강타한 ‘극한 호우’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대량의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우수저류 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서·남·북·광산구 등 4개 구에 9곳의 저류시설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공사 중인 저류시설은 북구 문흥성당 인근 1곳(저장용량 2만 7000t)과 광산구 우산동 광주자동화설비 공고 인근(9660t) 등 2곳뿐으로 각각 내년 6월과 1월 준공 예정이다. 북구에는 2곳의 저류시설 설치가 예정돼 있지만 아직 실시설계 단계다. 북구청 사거리 동강대 주차장 지하에 들어설 저류시설(1만2700t)은 오는 12월, 중흥동 전남대 인근 시설(3만t)은 2027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 완공까지는 2년 이상 걸린다. 서구 농성동 서석고 인근(12만 5000t)과 쌍촌동 상무중학교 인근(1만 5000t), 남구 주월동 봉선공원 인근(14만t), 광산구 송정공원역 인근 (5만 2750t)과 월전동 평동산업단지 인근(5만 2500t) 등 5곳은 계획만 있다. 광주에서는 지난번 폭우 당시 도시철도2호선 지하구간 공사로 인해 남구 백운광장 일대와 서구 운천저수지 일대 지하에 빗물이 고일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나면서 상습 침수지였던 이들 지역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저류시설의 효과가 입증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도시철도 공사로 인해 생겨난 지하구간이 7만t 정도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물그릇’ 역할을 해내면서 침수 피해를 막아냈다”고 밝힌 바 있다.
  •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전국 지자체 테마파크 조성 붐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전국 지자체 테마파크 조성 붐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지자체들이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등 ‘반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관광·산업과 결합한 전략이 지역성장의 동력이 되면서 지방 균형발전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남 나주시는 영산강을 품은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금천면 일원에 110억원을 들여 반려견 놀이터, 체험관, 수영장, 글램핑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내년 착공, 2027년 완공이 목표다. 향후 펫푸드·헬스케어까지 아우르는 산업 클러스터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전남 해남군은 해남읍권 관광수요와 연계해 화원면 오시아노 관광단지에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한다. 2만 8134㎡ 부지에 반려견 놀이터, 유치원, 펫카페, 입양홍보관 등 시설이 들어선다. 사업비 75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경기 연천군과 함께 수도권 최대 규모 반려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총면적 12만㎡, 사업비 450억원 규모로 수영장과 캠핑장, 미용살롱, 훈련센터 등 복합시설에 화장장까지 포함된다. 현재 부지 정비와 설계 중이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에는 전국 최대급 반려문화공원이 들어선다. 총면적 24만㎡ 규모에 테마정원, 교육공간, 커뮤니티 시설 등을 갖춘다. 사업비는 355억원으로 현재 보상과 실시설계 단계다. 이르면 내년에 착공한다. 경북 의성군은 2020년 국내 최초 공공형 테마파크인 ‘의성 펫월드’를 개장해 운영 중이다. 누적 방문객 2만 5000명을 넘어섰으며, 최근 입양 지원과 행동교정 등 돌봄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펫가든 시티’ 구상 아래 정원도시 브랜드와 접목한 반려공간 유치를 추진 중이다. 울산과 대전 등도 테마파크 조성 타당성 용역에 착수하는 등 전국 확산세가 뚜렷하다. 다만, 일부 지자체에선 장묘시설 포함 여부를 둘러싼 갈등도 불거진다. 악취, 교통혼잡, 환경오염 등을 우려한 지역 반발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축소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인프라는 이제 복지를 넘어 관광·산업·문화 콘텐츠를 포함한 종합 전략자산”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반려동물과 함께 체류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 정시·접근성 좋은 수상버스 ‘시티캣’… 승객 42%가 출퇴근 시민

    정시·접근성 좋은 수상버스 ‘시티캣’… 승객 42%가 출퇴근 시민

    배 27척이 19개 선착장 20㎞ 운항시속 33㎞… 소음도 생각보다 작아작년 580만명 탑승… 관광자원 활용자체 시설로 3~5년마다 엔진 점검 지난 4일 오전 8시 15분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리버사이드 페리 터미널’에 수상버스 ‘시티캣’ 두 척이 강 위를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약 25m 길이의 배가 멈추자 하늘색 옷을 입은 직원은 능숙하게 밧줄을 말뚝에 묶고 선착장에 간이 다리를 내려 연결했다. 이 과정까지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문이 열리자 셔츠와 얇은 점퍼 등을 입은 승객 150여명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선착장에서 5분가량 떨어진 고층빌딩을 향해 빠르게 흩어졌다. 서울 여의도 출근길 모습과 비슷했다. 정확히 15분 뒤 도착한 또 다른 시티캣에 직접 타봤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한강버스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이들은 다음 달 정식 운항을 앞둔 ‘한강버스’의 개선점을 시티캣으로부터 찾고자 브리즈번을 찾았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곳곳을 둘러보며 시티캣 운영 비결 등을 확인했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고 빈 좌석에 앉자 우렁찬 디젤 엔진 소리와 함께 시티켓이 출발했다. 속도는 18노트(약 33.3㎞/h)로 강을 가로지르며 부드럽게 달렸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측정한 야외 소음은 최대 85데시벨(dB)이 나왔지만, 바람에 섞여 체감 소음은 이보다 작았다. 덜컹거림 없이 매끄러운 승선감 덕에 멀미도 느껴지지 않았다. 1996년 첫 운항을 시작한 시티캣은 브리즈번 시민의 출퇴근을 책임지는 대중교통이다. 현재 27척이 약 20㎞ 구간 내 19개 선착장을 운항 중이다. 지난해에만 580만명을 태웠다. 단순한 수상 교통을 넘어 생활 교통 수단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브리즈번시와 시티캣 운영사인 ‘리버시티 페리’에 따르면 시티캣 이용객의 42%는 출퇴근, 34%는 여가 목적이다. 한강버스도 이 모델을 꿈꾼다. 시는 김포대교~잠실대교(31.5㎞) 구간에 총 7개 선착장과 12척의 전기 및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다. 급행 노선과 환승 할인도 함께 도입된다. 한강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쾌적성’이다. 한 척당 최대 탑승 인원은 199명으로 시티캣보다 크고, 좌석 간 간격도 넓어 여유롭다. 한강버스 관계자는 “정시성과 운영 노하우는 시티캣에 배워야하지만, 실내 환경은 한강버스가 더 낫다”고 평가했다. 과제도 있다. 한강버스의 정비 인프라 문제다. 시티캣은 3~5년마다 정기적으로 엔진 등을 손본다. 선박을 들어 올려 정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강버스의 경우 선박에 이상이 생기면 인천까지 이동해야 한다. 점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점검을 받을 때마다 기본으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든다. 황상하 SH공사 사장은 “이번 출장을 계기로 한강버스가 나가야 할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며 “한강버스가 시민의 일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향후 300년간 슈퍼태풍 위협 이어진다”

    탄소배출을 완전히 멈추더라도 향후 300년 동안 대형 태풍 피해가 지속될 것이란 기후 모델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북 포항공과대학(POSTECH)은 민승기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추는 ‘탄소중립’만으로는 강력한 태풍과 폭우의 위험을 막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기후 모델을 이용해 ‘탄소중립’과 ‘탄소감축’ 두 가지 시나리오의 향후 400년 변화를 분석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는 경우를, 탄소감축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까지 제거하는 시나리오다. 탄소중립을 달성할 경우 북반구 태풍은 줄어들지만, 남반구에서는 증가해 향후 300년 동안 지속됐다. 문제는 육지에 상륙하는 태풍의 강도와 쏟아지는 비의 양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태풍 수가 줄어도 한번 발생하면 더 강력하고 위험한 형태로 변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탄소감축 시나리오에서는 남반구 태풍 증가는 200년 만에 해소되고, 태풍 강도와 극한 강수 현상도 눈에 띄게 완화됐다. 기후 재난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도 제거해야 한다는 게 기후 모델에서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파트너 저널인 ‘npj 기후와 대기과학’에 실렸다. 민 교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강력한 태풍과 극한 강수 위험은 수 세기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탄소감축과 같은 적극적인 기후 대응 전략과 지역 맞춤형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 공무원 반복 행정업무 AI가 대신한다

    서울시 공무원이 문서를 찾거나 보고서를 작성할 때 인공지능(AI)이 대신해주는 행정지원 시스템이 도입된다. 시민을 위한 챗봇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해 답변 속도와 품질을 높인다. 서울시는 공무원의 반복 행정업무를 생성형 AI로 대체하는 행정 지원 체계 ‘챗봇 2.0’ 사업을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올해 내부망에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도입하고 일부 부서부터 시범 운영한다. 내년부터는 내부 행정 시스템과 연계해 문서 자동화나 의사 결정 지원 등 고도화된 기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에 도입한 직원용 업무 챗봇 ‘서우리 주무관’이나 시민용 챗봇 ‘서울톡’은 정해진 답변을 제시하기에 자연스러운 대화나 복합적인 질문에는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는 ‘공유재산 사용료가 3회 연속 체납되면 즉시 계약 해지가 가능한가’처럼 질문하면 AI가 자동으로 업무 편람을 종합해 답변할 수 있게 된다. 보도자료 등 자료를 찾아 시민 질문에 답할 수도 있다. 또 계획서나 기획안을 올리면 AI가 양식에 맞춰 보도자료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할 수도 있다. 부서 단위로 자체 챗봇을 만들면 반복적인 실무나 협업에도 활용 가능하다. 내부망에 독립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민감한 공공 데이터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챗봇 2.0 도입을 시작으로 공무원은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시민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응답받는 새로운 행정 서비스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신의 선택은

    신의 선택은

    좌초 위기를 맞은 프로축구 울산HD가 선장을 바꾸고 첫 항해에 나선다. 신태용 울산 신임 감독은 현재 리그 11경기 동안 무실점이 한 번도 없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홍명보 전 감독의 포백과 김판곤 전 감독의 스리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울산은 오는 9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2025 K리그1 25라운드에서 제주SK와 맞붙는다. 울산 지난 5월 28일 광주FC전(1-1 무)부터 7경기 무승(3무4패)의 늪에 빠지며 리그 7위(8승7무9패)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강등권인 수원FC와 승점차도 3점에 불과하다. 신 감독이 해결해야 하는 첫번째 과제는 올 시즌 24경기 29실점이나 되는 수비다. 울산은 지난 5월 2일 11라운드에서 광주에게 3-0으로 승리한 뒤 K리그1 11경기에서 모두 실점했다. 신 감독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그라운드의 여우’라 불릴 만큼 임기응변에 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선수비 후역습을 활용했고, 세계 최강 독일을 2-0으로 무너트렸다. 당시 결승 골을 넣었던 김영권, 수문장 조현우를 비롯해 정우영과 정승현까지 울산의 후방 핵심 4명이 당시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춰봤다. 이 때문에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소방수로 투입되는 신 감독으로선 자신이 잘 아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수비안정을 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생활지원사 세심한 배려가 폭염 속 독거노인 살려

    폭염경보가 이어지던 최근 경기 성남과 경북 의성에서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수행하는 생활지원사들의 관심이 홀로 사는 노인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7일 뒤늦게 알려졌다. 연일 폭염이 도시를 달구던 지난 3일 아침 8시 성남시 소속 생활지원사 임선아씨는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대원동에 있는 한 어르신 집을 찾았다. 초인종 소리에 현관문이 열리며 “괜찮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고 무언가 평소와 달랐다. 그래서 오후 1시 30분쯤 임씨는 다시 그 집을 찾아갔고,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했다.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열사병 진단을 받았다. 치료가 조금만 늦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경북 의성군 안계면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달 29일 안계노인복지관 소속 생활지원사 이란미씨도 땀을 훔치며 돌봄 대상 어르신들에게 안부 전화를 이어갔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통화였지만 89세 어르신의 목소리가 힘이 없었고, 말끝에는 구토 증상이 들려왔다. 전화를 끊자마자 김씨는 차를 몰고 어르신 집으로 향했다. 몸이 축 처진 어르신을 부축해 병원까지 동행했다. 의사는 ‘열사병 초기 증상’이라고 했다.
  • 광복 80년 맞아 전국 수목원 무궁화 물결

    광복 80주년을 맞아 전국 수목원에 나라꽃 ‘무궁화’가 물결친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이달 한 달간 국립백두대간수목원·국립세종수목원·국립한국자생식물원·국립정원문화원 등에서 ‘광복이를 찾습니다’를 주제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특히 1945년생 어르신에게는 무궁화 ‘안동’을 증정한다. 안동은 1919년 지역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예안향교에 심은 품종이다. 2011년 고사했는데 보존회가 증식해 ‘반려 식물’로 제공할 예정이다. 경북 봉화 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무궁화원 등에서 ‘밤하늘에 핀 꽃인 줄도 모르고’ 무궁화 특별전시가 열린다.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민족의 아픔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성격유형(MBTI)과 무궁화 품종을 연계한 ‘재미로 알아보는 내 무궁화 찾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세종수목원에서는 14~17일 열리는 ‘광복 80년 기념 나라꽃 무궁화 대축제’ 기간 80여 품종, 1000여점의 분화를 만날 수 있다. 14일에는 무궁화를 형상화한 대규모 드론 쇼가 펼쳐진다. 심상택 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은 “무궁화는 민족의 정체성과 역사,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꽃”이라며 “과거의 아픔과 오늘의 평화를 되새기고, 미래 세대에게 광복의 의미를 전하는 문화의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 LAFC 리그 신흥 강호… 한국 선수 4명과 코리안 더비

    손흥민이 새 둥지를 튼 로스앤젤레스FC(LAFC)는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신흥 강호다. 2014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를 연고로 창단했으며 2018년부터 MLS에 참가했다. 역사는 짧지만30개 팀이 참가하는 MLS는 동부 콘퍼런스(15개팀), 서부 콘퍼런스(15개팀)로 나뉘어 34경기(인터리그 6경기 포함)씩 치르는데 정규리그가 끝나면 챔피언 결정전 개념의 MLS컵이 이어진다. LAFC는 정규리그 챔피언에 해당하는 서포터스 실드 2회(2019, 2022년), MLS컵 1회(2022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축구협회(FA)컵에 해당하는 US오픈컵에서 우승했다. LAFC 최대 라이벌은 1995년 창단해 30년 역사를 지닌 LA 갤럭시가 꼽힌다. LAFC에는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베테랑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골문을 지키고 있다. 요리스는 현재 LAFC 부주장도 맡고 있다. 과거 김문환(현 대전 하나시티즌)이 LAFC에서 뛰었던 적이 있다. MLS 전체로 보면 정상빈(세인트루이스 시티), 정호연(미네소타 유나이티드), 김준홍(DC유나이티드), 김기희(시애틀 사운더스)가 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손흥민과 흥미로운 코리안더비가 기대된다.
  • 욕심 버렸더니 쾅쾅쾅쾅쾅쾅

    욕심 버렸더니 쾅쾅쾅쾅쾅쾅

    장타 욕심을 버렸더니 장타가 계속 나온다. 방망이에 공을 ‘맞혀 나가는’ 콘택트형 타격으로 바꾼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6경기 연속 장타 행진을 이어가며 결승 득점까지 책임졌다. 이정후는 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58을 유지했다. 이정후는 2회와 4회 타석은 모두 땅볼로 물러났고, 7회 공격에서는 3루 뜬공으로 돌아서며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2-2로 팽팽하게 맞섰던 승부는 9회에 갈렸다. 이정후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네 번째 타석에 올라 피츠버그 투수 데니스 산타나의 5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이정후가 단번에 득점 기회를 만들자 후속 타자 도미니크 스미스도 타격 응집력을 이어갔다. 스미스도 2루까지 내달리는 장타를 때려냈고, 이때 이정후가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후 1점을 더 추가해 4-2로 달아나 2연승을 거두며 피츠버그 원정을 2승 1패로 마쳤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나무 새 꽃, 느림의 미학(민병일 지음, 열림원) “별로 가는 길이 초현실적인 동경을 통해 열린다면, 숲으로 향하는 길은 느림의 사색을 통해 열린다.//숲길은 초현실적인 몽상의 공간이면서 생명체들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장이다. 나는 문학적 꿈을 꾸고 생명이 숨 쉬는 신비를 느끼기 위하여 숲을 찾아간다.” 숲을 달리 보게 만드는 숲 해설서. 사진가이자 철학자이며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저자가 숲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생태학이나 식물학이 아닌 인문학과 철학의 관점에 접근하는 게 독특하다. 저자는 십 년 넘게 오후 2시면 숲길을 산책해 왔다. 이를 통해 만난 나무와 새, 꽃 등 존재의 뿌리를 인문학과 잘 버무려 놨다. 496쪽, 2만원.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박지영 지음, 현대문학) “절망은 쉽고 낙관은 어렵다. 그러나 세상의 시간은 절망의 속도가 아니라 낙관의 속도로 움직인다. 아마도 용맹한 박자로, 경솔한 리듬으로, 낙관한 사람들이 먼저 도달한 나중의 세계에서 열어 놓은 문을 통해. 지금의 세계 역시 조금씩 물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작가가 천착해 온 ‘돌봄’의 대상을 ‘나’로 환원한 소설. 용맹하면서도 경솔한 복미영(사실상 가장 무서운 부류의 인간이다)이 단 한 명의 팬을 위해 설계한 ‘역조공’ 팬서비스가 어떻게 일어서고, 실패했는가를 경쾌한 시선으로 따라간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사랑해야겠다고 깨달은 복미영의 자기 돌봄이 시작된다. 268쪽, 1만 6000원. 나를 키워봐!(알렉스 테스티어 지음, 임이랑 옮김, 김영사)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꽃은 우리에게 손짓합니다. 꽃은 인간, 벌레, 새 등 자신을 바라보는 존재들을 끌어당기도록 설계돼 있죠.” 식물의 피어남과 스러짐을 통해 살핀 성장에 관한 그림책. 식물이든 사람이든 모두 무엇인가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 마음 한구석엔 “심을 용기를 내기만 기다리는 씨앗”이 있다. 그 씨앗을 심고, 아주 작은 묘목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일구고, 수없는 동기부여와 함께 뿌리를 내려주면, 씨앗은 마침내 꽃을 피운다. 우리가 가진 어떤 작은 씨앗이라도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8쪽, 2만 9800원.
  • 작은 것들을 사랑한 거장과의 산책

    작은 것들을 사랑한 거장과의 산책

    특별 아닌 일상의 것 추구한 이념발저의 마지막 책 ‘장미’ 국내 출간문학·출판계 멀리했던 아웃사이더극찬 받고도 궁핍하고 쓸쓸했던 삶남긴 글 상당수 ‘산책 중 느낀 것들’마지막 순간마저도 걷다가 맞이해 ‘산책하는 하인’의 문학. 스위스 작가 로베르트 발저(1878~1956)의 작품세계는 이 문장으로 요약된다. 프란츠 카프카, 헤르만 헤세, 발터 베냐민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하지만 생전에는 그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궁핍하게 살다가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던. ‘비운의 거장’ 발저의 글들이 최근 하나둘씩 한국어로 소개되고 있다. ‘작은 것들을 위한’ 문학을 추구했던 발저의 작품은 거대 담론의 시대가 끝난 지금, 새로운 의미와 영감으로 다가온다. 온라인 서점에서 ‘로베르트 발저’를 검색하면 2023년 말부터 최근까지 출간된 발저의 책은 7건이나 된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말 출간된 산문집 ‘장미’는 발저가 죽기 전 직접 펴낸 마지막 책이다. 1925년 독일 베를린에 있는 로볼트 출판사에서 출간됐는데, 당시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천재적이고도 혁신적인 형식의 글이 여럿 있었고 심지어 당대 작가들의 찬사도 있었으나 부와 명성은 발저의 것이 아니었다. 발저는 이후 1929년 1월 스위스 베른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1933년까지 글을 계속 썼지만, 문학적으로 밀도 있는 ‘장미’가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인정된다. 생전의 발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지난달 초에 한국어로 번역된 ‘우리는 작가를 출판합니다’(유유)에서 엿볼 수 있다. 가난했던 가정 형편 탓에 발저는 초등학교와 예비 김나지움을 졸업하는 데 그쳤다. 배움은 짧았지만, 타고난 천재성으로 좋은 시와 소설을 남기며 독일어권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특유의 ‘아웃사이더’ 기질 때문에 결국 당대 문학·출판계에서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책의 저자이자 독일의 전설적인 출판사 주르캄프, 인젤 등을 이끌었던 지크프리트 운젤트에 따르면 발저는 당대 출판인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발저는 산책을 사랑했다. 그가 남긴 글 상당수가 산책 중에 보고 느낀 일들을 기록한 것이다. 스위스 베른에서 취리히까지 100㎞가 훌쩍 넘는 거리도 걸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발저가 산책하다가 죽었다는 사실은 꽤 극적으로 다가온다. 1956년 크리스마스(12월 25일)에 요양원 근처를 걷다가 눈 속에 쓰러져 죽음을 맞이했다. ‘산책’(민음사)이라는 단편도 남겼다. “산책은 … 살아있는 세상과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세상에 대한 느낌이 없으면 나는 한마디도 쓸 수가 없고 아주 작은 시도, 운문이든 산문이든 창작할 수가 없습니다.”(‘산책’ 부분) ‘하인’을 지향했던 작가이기도 하다. 큰 것이 아닌 작은 것, 성공이 아닌 실패,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 발저가 평생에 걸쳐 추구한 이념으로 그는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길어 올렸다. 거대 담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쏟아졌던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이 부상하던 1970년대 이후 서구에서 발저의 문학이 재조명된 이유이기도 하다. 발저는 1905년 오늘날 폴란드에 있는 한 성에서 실제 하인으로 체류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2009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발저의 대표작 ‘벤야멘타 하인학교: 야콥 폰 군텐 이야기’(문학동네)가 출간된 것은 1909년 봄이다. 인간의 성장과 발전이야말로 소설의 이념이다. 하찮은 하인 되기를 가르치는 학교의 일상을 그리는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기이하기 짝이 없다. 소설의 첫 문장은 아주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여기서 배우는 것이 거의 없다. 가르치는 교사들도 없다. … 말하자면 우리 모두는 훗날 아주 미미한 존재, 누군가에게 예속된 존재로 살아갈 거라는 뜻이다.”(‘벤야멘타 하인학교’ 부분)
  • 사회 갈등 풀려면 인간의 ‘부족 본능’ 깨워라

    사회 갈등 풀려면 인간의 ‘부족 본능’ 깨워라

    부족 본능, 신뢰 바탕 둔 집단 형성협력·화해 위한 가장 훌륭한 도구인류는 부족으로 함께할 때 번영히딩크 ‘동료 본능’ 활용 기적 연출 오늘날 정치의 양극화와 상호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선거에서 지면 부정선거 소송을 제기하고 상대편을 향한 폭력 행사조차 마다하지 않는다. 의회가 법안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상 능력을 상실하면서 입법 교착 상태는 상습화되고 있다. 심지어 양당파 지지자들은 거주 지역, 말하는 방식, 좋아하는 음악 장르, 소유한 차량 형태, 즐기는 음식 종류, 선호하는 의류 브랜드조차 다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극단적 분열과 갈등이 일상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들은 다른 집단에 대한 원초적 적대감, 즉 부족주의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하지만 저명한 문화심리학자인 저자는 진화와 과학에 근거해 이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5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 쪽으로 이동했을 때 그곳에는 이미 다른 인류 종인 네안데르탈인이 살고 있었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처럼 척추가 곧았고, 뇌 크기도 같았으며, 신체는 더 강했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에 퍼지고 몇천년 뒤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인근 씨족들과 싸우고 서로 잡아먹은 반면 호모 사피엔스는 그들과 거래하고 짝짓기를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뢰와 협력에 바탕을 둔 집단을 형성할 줄 아는 부족 본능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면서 “부족 본능은 집단 협력을 위한 가장 훌륭한 도구이며 더 나아가 협력과 화해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침팬지는 무리가 50마리 이상이면 협력이 깨지고 파벌 간 충돌이 일어나며 100마리를 넘으면 유혈 사태가 벌어진다. 반면 인간은 수백만 명의 낯선 이들이 모여도 너끈히 함께 살아가며 지식을 공유하는 뇌 시스템까지 갖췄다. 저자는 “서로 연대하는 중첩된 집단들 속에서 지식을 공유하며 생존하는 것이 바로 부족 생활”이라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라 부족적 동물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인간의 부족 본능을 동료 본능, 영웅 본능, 조상 본능 등 세가지 층으로 구분한다. 동료의 경험을 학습하고 모방하고 순응하는 동료 본능은 초기 인류의 진화를 주도했으며 영웅의 헌신을 모방하고 조상의 지혜를 축적하는 조상 본능은 인간을 더 큰 번영으로 이끌었다. 한국 대표팀을 월드컵 4강, 호주 대표팀을 월드컵 16강, 러시아 대표팀을 유로 4강에 올려놓는 기적을 일으킨 ‘히딩크 매직’의 비밀은 부족 본능에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서 선후배 한방 사용, 경어 금지 등으로 동료 본능을 자극했다. 호주 대표팀에서는 이기적인 스타 선수들을 통제해 영웅 본능을 일깨웠고, 러시아 대표팀에서는 모스크바 프로팀의 토털 축구 전통을 알려 주면서 조상 본능을 부추겼다. 리콴유 총리는 동료 본능을 활용해 청렴 문화가 확산되도록 만들어 부정부패에 물든 싱가포르를 선진국으로 만들었고, 사티아 나델라는 영웅 본능을 활용해 성장과 혁신의 동력을 잃어버린 마이크로소프트를 재건함으로써 기술업계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부족 본능은 때로 역기능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대와 협력의 과정이 건전한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 동료 본능은 어울림 망상적 집단 사고로 전이되고, 영웅 본능은 더 넓은 정의를 훼손하는 씨족 편애로 변질된다. 부족 본능을 화해와 협력의 무기로 활용하려면 외부인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를 멈추고 문화 패턴은 가변적이며 유연하다는 인식을 전제로 해야 한다. 저자는 “부족주의는 인류의 결함이 아니라 위대한 업적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라면서 “민주주의, 기후 등 전 세계가 마주한 과제들은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인류는 부족 안에서 함께할 때 번영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폭정의 굴레 극복해 가는 기억 품은 빛

    폭정의 굴레 극복해 가는 기억 품은 빛

    별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 치고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을 모르는 이는 없다. 지구 행성에서 가장 건조한 곳, 그 덕에 가장 많은 별을 가장 맑게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그 고요한 아타카마 사막 한 켠에서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지독한 인간 파괴를 자행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새 책 ‘보이저’는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꼽히는 피노체트 치하에서 태어나 어른이 된 이른바 ‘독재의 딸’이 쓴 자전적 에세이다. 피노체트가 특수부대 ‘지옥의 카라반’을 동원해 스물여섯명의 정치범을 아타카마 사막에서 비밀리에 처형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책의 이야기 전개가 무척 독특하다. 별의 탄생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에다 자신과 엄마, 민주와 인권 등의 이야기를 버무려 놓았다. 그 흐름을 따라잡는 게 버겁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별은 멀고 먼 과거에서 기억을 품고 온 빛이다. 수억 광년을 날아온 과거의 빛이 현재에 자리잡아 우주의 무시무시한 어둠을 등대처럼 밝히고 있는 거다. 아타카마 사건 이후 국제앰네스티는 그 죽음이 잊히지 않도록 희생자들의 이름을 26개 별에 붙여 ‘우주의 기념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저자도 그 별 중 하나의 대모(代母)를 맡게 된다. 당최 만날 것 같지 않았던 영역들이 이제 비로소 나란히 놓이기 시작한다. 저자의 엄마는 자주 발작을 일으킨다. 뇌에 병변이 있어서다. 어느날 병원에서 엄마의 머리를 컴퓨터단층촬영(CT)한 사진을 보니 꼭 밤하늘의 별자리를 닮았더란다. 그리고 엄마가 행복한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특정한 부위가 성운처럼 반짝이더라고. 우주선 보이저호가 하는 일이 바로 그런 별들을 관찰하고 촬영해 저장하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먼 거리를 여행하고, 역사상 최장 거리 통신 기록을 새로 쓰면서 보이저는 지금도 기억 저장 임무를 이어 가고 있다. 독재와 기억과 별과 보이저는 그렇게 하나로 묶이는 거다. 피노체트는 1973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후 17년간 나라를 폭정의 굴레로 몰아넣었다. 그 잔재가 뿌리 깊은 탓에 지금도 칠레에선 과거 청산 문제가 첨예하다. 저자는 기억이 저항의 방법이란 걸 잘 안다. 범죄의 재현을 막기 위해선 폭력의 역사와 그 책임자들의 이름이 우리 내면의 아카이브에서 사라지지 말아야 한다. 보이저는 바로 그걸 환기시키는 장치다. 이는 작가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역사적 소명과도 맞닿아 있다. 저자는 “별은 죽은 별들의 별 먼지로 만들어진다”며 “기억의 의미와 힘을 현재에 맞게 갱신하는 시도를 누락한다면 후대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정보 넘쳐나는데… 우리가 읽어야 할 이야기는 뭘까

    정보 넘쳐나는데… 우리가 읽어야 할 이야기는 뭘까

    미셸 푸코는 ‘지식의 고고학’, ‘권력의 계보학’ 등에서 “지식 없는 권력 행사는 불가능하고, 권력 관계를 만들지 않는 지식도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지식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은 바로 ‘이야기’다.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고 소비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세계관은 물론 공동체의 미래가 결정될 수도 있다. 그래서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을 꼽았다. 문제는 정보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요즘은 이야기가 넘쳐난다는 점이다.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일상을 보내든, 어떤 삶을 살아가든 상관없이 하루 종일…신문의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오고, 스마트폰에서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온갖 소식이 날아”든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 전체보다 제목만으로 사건을 판단하고 세상에 대한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이 책은 독일 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인 저자가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2년간 통신원으로 활동하던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내놓은 것이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 중 특히 ‘뉴스’에 초점을 맞춰 얘기하고 있다. 뉴스는 세상과 우리 삶의 일부를 보여 주는 이야기임이 분명하지만, 최근 들어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색채로 가득찼다고 저자는 우려를 표한다. “어쩌다 뉴스 읽기를 그만두었는지…잘 기억나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분명 의식적인 결정이었고, 그 순간부터 나를 둘러싼 세상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만은 똑똑히 기억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지만, 언론 종사자로서는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저자는 ‘당신이 읽는 것이 바로 당신’이라는 심리학자 조디 잭슨의 책 제목을 인용하면서 레거시 미디어나 SNS의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기 삶과 세상의 서사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하라고 조언한다. 개념적으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기는 하지만, 구체적 실천 방안 없이 너무 막연하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 [책꽂이]

    [책꽂이]

    전기의 요정(이태연 지음, 동아시아) 대학 진학을 고민할 때 ‘전기공학과’와 ‘전자공학과’의 차이가 뭔지 몹시 궁금했던 적이 있다. 1937년 프랑스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된 화가 라울 뒤피의 거대한 그림 ‘전기의 요정’을 제목으로 한 이 책은 ‘전기’가 인간의 삶과 과학기술을 어떻게 바꿔 놨는지를 탈레스, 맥스웰, 패러데이, 테슬라, 에디슨 등 전자기학의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설명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책을 읽고 나면 학창 시절 배웠던 전기와 관련한 개념들이 하나로 연결됨을 느낄 수 있다. 372쪽, 2만원. 킹 달러(폴 블루스타인 지음, 서정아 옮김, 인플루엔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실제로 트럼프는 탈달러화 움직임을 보인 브릭스의 핵심 국가 브라질과 인도 등에 고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인 저자는 위안화·유로·엔 등의 탈달러화가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달러 약세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 화폐 전쟁의 최후 승자는 달러일 것이라는 주장을 다양한 측면에서 주장한다. 504쪽, 2만 8000원. 바다의 국경 섬을 걷다(강제윤 지음, 어른의시간) 8월 8일은 ‘섬의 날’이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는 수많은 섬이 있다. 행정안전부와 해양수산부의 통계로는 3399개, 학계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1만 2000여개의 섬이 있다고 말한다. 시인이자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수많은 섬 중에서 31곳을 골라 그곳과 관련된 나무, 길, 사람, 역사 이야기를 풀어낸다. 고종 황제보다 먼저 샴페인을 맛본 섬 사람, 걷기 천국 울릉도 등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훌쩍 섬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이 들지 모른다. 320쪽, 2만 2000원. 나폴리 1925(마르틴 미텔마이어 지음, 최용주 옮김, 사월의책) 1925년 약관의 독일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는 ‘행렬역학’을 발표해 양자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같은 해 이탈리아 나폴리에서는 훗날 ‘프랑크푸르트 학파’라 불리는 아도르노, 베냐민, 크라카우어, 존-레텔 등 네 명의 젊은 지식인이 만났다. 이때 수많은 해석과 억측을 일으킨 다공성, 성좌, 변증법적 이미지 등 비판 이론의 개념이 탄생했다. 비판 이론 100년의 역사가 시작된 그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바로 이 책이 필요할 것이다. 222쪽, 1만 8000원.
  • 이봐, 셜록… 이 뜨거운 여름을 부탁해

    이봐, 셜록… 이 뜨거운 여름을 부탁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작열하는 태양으로 섭씨 37도는 이제 우스울 정도다. “여기가 동남아”라며 굳이 해외여행 갈 필요가 있겠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가마솥더위와 열대야가 계속되며 지치게 만든다. 더위를 피해 유명 휴양지를 찾으면, 넘치는 인파로 오히려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른다. 이럴 때는 시원한 생수 한잔을 옆에 놓고 등골 오싹하게 하는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소설이나 영화에 빠져드는 것도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하는 데 특효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이 되면 서점가에서는 추리·미스터리 소설의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미스터리 소설은 사건 해결보다는 사건 자체의 불가사의함, 비밀스러운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추리 소설은 논리적 추론과 증거 분석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밝히는 과정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최근에는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공포물이 혼합된 혼종도 많지만,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탐정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추리 소설의 매력은 여전히 거부할 수 없다. ●안락의자에 앉아 논리력으로 추리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의 현대적 추리 소설은 1841년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소설 ‘모르그가 살인사건’으로 시작됐다. 소설의 주인공은 ‘C. 오귀스트 뒤팽’. 이름 앞에 슈발리에(기사)의 약자 ‘C’를 붙이는 프랑스 몰락 귀족 출신으로, 낮보다는 밤을 좋아하고 상대가 생각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맞히는 등의 모습은 셜록 홈스를 비롯한 수많은 사립 탐정의 모델이 됐다. 수수께끼, 암호, 상형문자에도 상당한 조예를 보여 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의 캐릭터에도 영향을 줬다. 영화나 드라마에 가장 많이 등장한 불후의 명탐정이자 탐정의 대명사는 영국의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스’다. 1887년 ‘주홍색 연구’로 처음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홈스는 1927년 ‘셜록 홈스의 사건집’까지 장편 4개, 단편 56편의 주인공으로 나온다. 2010년 처음 방영된 BBC 드라마 ‘셜록’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스마트폰을 비롯한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현대판 홈스로 등장해 큰 호응을 얻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미국 CBS 드라마 ‘엘리멘트리’에도 약물 중독자인 홈스가 등장하고, 일본 만화 ‘명탐정 코난’의 모티브가 되는 등 수많은 작가와 작품에서 재창조되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탐정들은 추리 방법과 직업에 근거해 안락의자형 탐정, 하드보일드 탐정, 과학자 탐정, 성직자 탐정 등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안락의자형 탐정은 범죄 현장을 직접 살펴보거나 증인과 면담하는 등의 수사는 거의 하지 않고, 언론에 보도된 기사나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말을 통해서만 사건을 풀어나간다. 홈스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스,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소설 ‘스칼릿 핌퍼넬’의 헝가리 출신 영국 작가 오르치 남작 부인이 만들어 낸 이름 없는 ‘구석의 노인’, 영국 출신으로 추리소설의 여왕인 애거사 크리스티의 분신으로 불리는 할머니 탐정 제인 마플, 미국 작가 렉스 스타우트가 빚어낸 뚱보 탐정 네로 울프 등이 대표적인 안락의자형 탐정이다. 이들은 직접 움직이지 않는다 뿐이지 옆에서 수족처럼 쓸 수 있는 조수들이 있다. 홈스 옆 왓슨처럼 울프 옆에는 조수인 아치 굿윈, 구석의 노인에게는 여기자 폴리 버튼, 마플 옆에는 수많은 동네 주민이 있다. 물론 안락의자형 탐정 중에서도 홈스나 크리스티가 만든 달걀형 머리를 가진 탐정 에르퀼 푸아로처럼 경우에 따라 범죄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수사하기도 한다. ●하드보일드 행동파답게 주먹 불끈! 하드보일드 행동파 탐정은 범죄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사건을 해결하고, 때로는 무력 사용을 꺼리지 않는다. 최근 스릴러, 미스터리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유형이다. 하드보일드 탐정의 원조는 실제 탐정 생활을 했던 미국 작가 더실 해밋이 창조한 ‘샘 스페이드’로, 대표작인 ‘몰타의 매’는 1941년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후대 하드보일드 작가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미국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만든 필립 말로, 해밋과 챈들러를 계승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계 캐나다 작가 로스 맥도널드의 탐정 루 아처는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탐정이다. TV 시리즈로 여러 번 제작되기도 한 미국 작가 미키 스필레인의 탐정 마이크 해머는 하드보일드의 끝판을 보여 준다. 철저한 권선징악적 내용으로 읽는 내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지만, 지나친 폭력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작품이다 보니 비평가는 물론 독자 중에서도 혹평하는 이들이 많다. ●성직자 탐정들은 치유에 관심을 소설 속에서는 직업이 탐정인 경우가 많지만, 취미나 우연한 계기로 탐정으로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성직자 탐정이다. 20세기 초 대표적인 영국의 비평가이자 작가인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이 창조한 ‘브라운 신부’와 이탈리아의 지성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프란체스코회 수도사인 바스커빌의 윌리엄, 에코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영국 작가 엘리스 피터스의 베네딕토회 수도사 캐드펠이 대표적이다. 세 명의 성직자 탐정은 모두 영국 출신이며, 가톨릭 성직자라는 점이 독특하다. 이들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들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 단죄만큼이나 피해자들의 치유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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