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비쿠폰 덕 봤다… 카드사 석 달 수수료 수익 392억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집행되는 동안 국내 전업카드사들이 올린 수수료 수익이 총 39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12조원의 세금을 투입해 시행한 소비쿠폰 사업의 최대 수혜자가 카드사란 지적이 나온다.
27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카드사 수수료 수익 현황’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119억 3000만원으로 수익 규모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B국민카드(85억원), 현대카드(49억 9000만원), 삼성카드(49억 3000만원), 하나카드(31억 6000만원), 우리카드(31억원), 롯데카드(26억 2000만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쿠폰 시행 전 행정안전부는 카드사에 수수료 추가 인하를 요청했지만, 카드업계는 “이미 우대 수수료율만으로도 역마진 우려가 있다”며 난색을 표한 바 있지만 실제로는 이득을 본 것이다. 소비쿠폰은 카드사 결제망을 활용해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가맹점에서만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평균 수수료율은 대부분 0.9% 안팎이었다. 삼성카드가 1.05%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대카드 1.01%, 하나카드 0.945%, 신한·KB국민카드 0.91%, 우리카드 0.88% 순이었다. 롯데카드는 1차 1.07%, 2차 1.03%로 수수료율을 다르게 적용했다. 앞서 정부는 “우대 수수료율(0.4~1.45%)을 적용했다”고 설명했고, 7개 카드사의 실제 결제 금액이 4조 3558억원에 달하면서 억 단위 수익이 누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쿠폰 수익은 집행 초기였던 7~8월에 집중됐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카드 모두 이 시기에 수익이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7월 40억원에서 8월 37억원을 기록한 뒤 9월에는 9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주요 카드사 수익 상당수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로 집행된 사업임에도 실질 수익이 대도시 상권에 집중된 셈이다.
다만 카드업계는 이번 수수료 수익이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가맹점 결제 대금을 먼저 선지급한 뒤 정부로부터 사후 정산받는 구조라 단기 유동성 조달 과정에서 이자 비용이 발생했고, 결제망 인프라 유지비·인건비·안내 문자 발송 등 부대비용도 모두 카드사가 부담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900억원 넘게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간신히 충당하는 정도일 뿐, 순이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