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월드컵 ‘북적’ 선거판 ‘썰렁’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에는 자원봉사자가 몰려 넘쳐나는 반면 지방선거에는 일반시민 지원자가 크게 모자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9일 월드컵 조직위원회 대구 운영본부에 따르면 의무,입장관리,안전,관중안내 등 15개 분야별 자원봉사자 필요 인원이 1600명이지만 현재 1700여명이 줄을 서는 바람에 초과인원을 정리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대구시도 월드컵 자원봉사자 780여명이 필요하지만 현재 1000여명이 신청해 일부를 대기자로 돌려놨다.
이에 따라 조직위와 시는 자원봉사 교육 참석률과 봉사의지 등을 기준으로 탈락자를 골라내는 등 선별작업에 고심하고 있다.대구 운영본부 관계자는 “자원봉사 신청자가 너무 많아 일부를 탈락시키지 않을 수 없다.”며 “탈락자들의 항의가 우려돼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광주시도 경기장 밖의 주차관리·교통 및 숙박 안내를 위한 자원봉사자를 당초 500명 모집키로 했으나 신청자가 많아 50여명을 더 뽑았다.
부산시의 월드컵 자원봉사 신청자도 3370명으로 정원을 370명 초과했다.부산시 관계자는 “월드컵이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지원자가 많이 몰린 것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각급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6·13지방선거를20여일 앞두고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일반인 자원봉사자를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대구시내 8개 구·군 선관위는 최근 부재자 투표용지 우편 발송,유세현장 공명선거 캠페인,장애인·노약자 투표도우미,선거법 위반 신고 접수 등의 업무를 도울 일반인자원봉사자 50명씩을 모집키로 했으나 중구 23명,동구 21명,남구 31명,달서구 39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이에 따라 봉사자 확보를 위해 지역대학과 학교 등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광주시 선관위도 일반인 자원봉사자 모집에 나섰으나 신청자가 적어 최근 시교육청에 학생들의 도움을 요청하는공문을 보냈다.광주 동구 선관위의 경우 39개 투표소에 각각 4명씩 1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일반인 지원자는 겨우 47명만 확보해 크게 미달된 상태다.
인천지역 10개 구·군 선관위에는 각각 20명 안팎의 자원봉사자들이확보됐으나 이름만 걸어 놓고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실제 인원은 선관위당 10명이 채 안되는 형편이다.
대구시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가 월드컵과 겹치는 바람에 선거 자원봉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저조한 게 사실”이라며 “일반인들 중에서 자원봉사자가 많으면 좋을 텐데 결국 학생들에게 의존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와는 별도로 투·개표 종사자 확보작업도 교사와 공무원 등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여야의 대선후보 경선에 도입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은 ‘전자투표제’를 일반선거로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도 거세게 일고있다.
국가 대사인 선거 관련 업무의 상당부분을 자원봉사자에의존하는 것은 문제이며,이번 기회에 선거 운영과 관련해종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종합·정리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