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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갈등 유발자’ 낙인찍고 괴롭힘… 공익신고 뒤 내쫓긴 사람들 [빌런 오피스]

    [단독] ‘갈등 유발자’ 낙인찍고 괴롭힘… 공익신고 뒤 내쫓긴 사람들 [빌런 오피스]

    직장 내 괴롭힘이 사내 부정행위나 잘못된 관행을 더 오래 지속시키는 수단이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공익신고자나 부조리를 시정하려고 노력한 이들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경우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성립 기준에 관한 연구를 한 서유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갈등을 해결 대상이 아닌 회피 대상으로 보는 조직문화에선 피해 호소를 갈등 유발과 동의어로 취급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괴롭힘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신고 절차를 상세히 규정했을 뿐 피해자 보호, 조직문화 개선과 같은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2021년 A보육원의 임상심리상담사로 일하던 임미영(47·여·가명)씨는 근무 중 심각한 문제들을 발견했다. 심리상담 비밀보장 의무를 깨고 상담 내용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다. 심리치료 비용 부정수급 의혹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임씨는 이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로 인해 약 833만원의 보조금이 환수됐고, 보조금법 위반 고발 조치가 이어졌다. 이듬해 임씨는 이사장 생일 행사에 보육원 아이들이 동원돼 춤과 노래 공연을 하고 용돈까지 ‘축하비’ 명목으로 갹출한 상황을 제보해 서울시 전체 보육시설의 인권 실태 점검을 이끌어 냈다. ‘정의’ 실현은 찰나였을 뿐보육원 보조금 집행 절차 문의에‘모난 사람’ 취급… 괴롭힘의 시작 임씨의 행동은 지난해 1월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의 우수 사례로 기록됐다. 이문옥밝은사회상도 수상했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이사장 생일 행사의 모습이 변했고 보육시설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보람의 시간은 짧았고,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대가는 컸다. 차별과 따돌림에 못 이겨 병가를 낸 데 이어 임상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을 포기해야 했다. 신고를 애초에 작심했던 건 아니다. 발음장애 치료를 받는다는데 만날 때마다 “떤땡님, 안냐하때요”라고 앳되게 인사하는 초등 아이의 상태가 왜 나아지지 않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규정 시간만큼 치료를 제대로 받았는지 셈하다 보니 보조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의심이 들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조바심에 앞뒤 잴 것 없이 A보육원에 착오가 있는 것 같다고 문의했는데 이 일이 임씨를 향한 왕따와 괴롭힘의 출발점이 됐다. “어느 순간부터 ‘모난 사람’이 되더니 결국 A보육원에서 말을 거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졌습니다.” 차별적 대우의 수위는 나날이 높아졌다. 공용 메일 접근이 제한되는 등 업무에 필요한 정보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여기 와서 큰소리치고 공갈이나 해대고 난리 치는 태도가 문제”라거나 “변태처럼 엿듣고 있다”는 상사의 폭언도 듣게 됐다. 결국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끝에 2022년 여름 노동청에서 괴롭힘이 맞다는 인정을 받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오히려 괴롭힘은 더 은밀해졌다.노동청이 괴롭힘을 인정한 다음부터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의무 준수 조치란 명목으로 임씨는 사무기기가 없는 상담실에서 홀로 근무하게 됐다. 임씨와 대화했다는 이유만으로 상사에게 불려 가 질책을 듣는 직원이 생겼다. 마음을 추스르려고 임씨가 점심시간에 A보육원 경내 교회에 가는 걸 알았는지 어느 날 돌연 교회 문을 열 자물쇠를 수거해 갔다. 고립감을 못 이긴 임씨는 지난해 12월 퇴사를 결심했다. ‘말썽 직원’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서였는지 임씨를 받아 주는 사회복지기관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임씨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일자리를 구했다. “2011년 임상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따 10년 넘게 아이들 만나는 즐거움으로 일해 왔어요. 정년까지 상담하고 싶었어요. 제가 신고해서 보육원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 걸 생각하면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결국 좋아하는 직업을 잃었고 아이들도 만나지 못하게 됐어요.” 사라져야만 했던 피해자가해자와 분리 명분… 나 홀로 근무‘말썽 직원’ 꼬리표에 이직도 못 해 임씨가 A보육원에서 증발되듯 사라진 것과 다르게 직장 내 괴롭힘에 가담한 전 원장은 A보육원을 운영하는 B법인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그의 아들이 대표이사를 맡는 등 이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A보육원의 ‘공식 왕따’로 지내다 떠난 임씨의 우편함에 얼마 전 예기치 못한 편지가 도착했다고 한다. 겉봉에 ‘공익 제보’라고 적힌 편지에는 임씨가 떠난 후에도 계속되는 보육원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최소 세 사람이 돌아가며 쓴 듯한 다른 필체의 장문의 편지였다. “사회복지 분야를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들이면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은 진심일 거예요. 하지만 제가 쫓겨나다시피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만약 제가 지금도 당당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이분들도 용기 내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요.” A보육원의 부당한 조치가 무엇인지 다른 이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뿌듯함과 자신의 퇴출이 남긴 공포의 그림자. 자신이 남기고 온 양면의 유산이 담긴 편지를 보며 임씨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서유정 연구위원 등이 지난해 근로자 1200명을 조사, 한국형 직장 내 괴롭힘 자가진단 기준을 개발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서 붙이면 괴롭힘 자가진단을 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saloo993.github.io/workplace-bullying-diagnosis1
  • [단독] 가족 실망할까 말도 못 하고… 유서로 고백한 ‘떠밀린 죽음’ [빌런 오피스]

    [단독] 가족 실망할까 말도 못 하고… 유서로 고백한 ‘떠밀린 죽음’ [빌런 오피스]

    “엄마 미안해. 나한테 해준 게 없다 했지. 그래도 엄마 자식으로 태어나서 행복했어.” “여기서 못 버티는데 어디 가서 버티겠냐라 생각하니 더 암울해진다… 아빠, 저 너무 힘들어요.” 살아 있을 때 딸은 엄마에게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까불며 괜찮다고 했다. 직장 기숙사로 돌아가기 전 아들은 가족들 앞에서 의젓했다. 유서를 보니 어쩌면 그때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려 말을 아꼈던 것 같기도 하다. ‘힘들다, 싫다, 당하다, 지치다, 잘못되었다, 버티다, 수치심, 모멸감, 스트레스, 욕설, 괴롭힘….’ 죽음보다 힘들었던 퇴사가족 기대 배신이라 생각 ‘죄책감’직장 내 괴롭힘 관련 산재 증가세 자녀가 유서에 적은 단어를 하나도 납득 못하는 부모에게 자녀와 가까운 데 살던 친척이 “사실은 ○○가 많이 힘든데 부모님한테 죄송해서 말 못하겠다 했었다”며 뒤늦게 털어놓는 일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사망한 빈소에서 드물지 않은 광경이다. 어렵게 들어가 놓고 그 직장에서 못 버틴다는 건 부모의 뒷바라지를 배신하는 일, 성숙하지 못한 태도, 나약한 행동이라고 자책하는 게 한국의 자녀들이다. 그들은 떠밀리듯 죽게 됐다고 유서에 고백하면서도 가족들에게 죄스러워했다. “먼저 가서 미안”했고 “기대에 못 미쳐 미안”했고 “가슴에 대못 박아서 미안”했고 “가족을 너무너무 사랑”했다. 서울신문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인 2019년 7월 이후 5년 동안의 법원 판결문, 언론 보도, 2022년 질병판정서 등을 통해 확보한 23건의 유서 내용을 24일 분석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산재, 괴롭힘과 관련된 정신질병 산재는 이 기간 동안 늘어나는 추세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최승현 직장갑질119 노무사가 2019~2022년 승인된 자살 산재 200건을 사유별로 분석한 결과 괴롭힘(61건)은 과로(68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괴롭힘을 당한 뒤 비교적 단시일 안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 주로 진단되는 적응장애 산재는 2019년 72건에서 2023년 228건으로 3.2배가 됐다. 직장에는 ‘퇴사’라는 출구가 있다. 그런데도 정신 질환을 앓거나 가족보다 먼저 떠나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때까지 직장을 벗어나지 못했던 복잡한 이유들이 유서에 담겼다. 유서엔 직장 내 괴롭힘의 실체가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 “야근·주말 근무가 끝이 없다”, “○○ 상사의 폭언과 폭행을 견딜 수 없다”, “부당한 업무 지시가 너무 많다” 등이다. 일부는 특정 구역의 폐쇄회로(CC)TV를 보거나 자신의 휴대전화 자동녹음 앱을 조사하면 폭행·폭언의 증거를 찾을 수 있다고 썼다. 원인을 아는 괴롭힘이기에 원인이 제거되면 괴롭힘도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을 수 있었겠지만 많은 이들이 상황을 바꾸지 못한 채 장기간 괴롭힘을 견뎌야 했다. 장기간 괴롭힘을 당한 흔적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유서들의 내용에서 드러났다. “버티기 힘들다”거나 “많이 지쳐서 이제 쉬고 싶다”라고 했고 “이렇게라도 해야 끝이 날 것 같다”고 체념했다. 괴롭힘의 이유를 자신의 무능력이나 한계에서 찾으며 스스로를 탓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나는 부족한 사람”, “한 마디도 못하는 내가 싫다”며 자책하고 “능력에 과분한 회사”라고 자신을 한없이 낮췄다. 유일한 바람으로 회사에 들어오기 전 과거로 돌아가는 일을 꼽는 유서도 발견됐다. 한 군인은 “입대만 안 했어도, 관사로만 안 나왔어도”라며 후회했다. 고졸로 입사해 승진이 늦었던 공기업 직원은 열심히 하면 기회가 생길까 싶어 큰 지점 근무나 기피 업무를 자청했던 일을 후회하며 “(부당한 지시를) 단호하게 거부하거나 지금처럼 갑질 신고 제도를 이용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라고 돌아봤다. 마지막 순간 이들이 내비친 희망은 자신이 세상을 등지는 마지막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정식으로 문제가 돼 낱낱이 밝혀지면 좋겠다”, “한을 풀어 달라”고 했다. 괴롭힘 이유, 자신의 무능 탓 자책“이렇게라도 해야 끝날 것” 체념도마지막 글엔 고통 그대로 유서는 남은 가족의 답답함을 풀어 주지 못했다. 유서를 읽은 뒤에도 사랑하는 가족이 왜 ‘직장인으로서의 죽음’의 길을 가야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유가족이 많다. 돌아오면 맞아 줄 가족이 있으니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도 아니고 자신이 겪는 괴롭힘의 원인과 양태를 잘 알고 있으니 직장을 관두면 괴롭힘이 끝난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었을 텐데 대체 왜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간호사 괴롭힘 문화인 태움, 서이초 교사 등 ‘직업 집단의 자살’을 연구한 김명희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이 ‘숙명론적 자살’의 성격을 띤다고 진단한다. 구성원들 사이 갈등을 초래하는 업무 과다, 한 직원에게 여러 역할을 맡기는 등의 ‘직장 시스템’이 죽음으로 떠미는 요인이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개인들이 그들의 관계를 둘러싼 제도·규범·가치에 지나치게 규제되고 자율성과 통제력을 박탈당하면 숙명론적 자살의 잠재적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회사에서 잘 못 버틴다고 엄마에게 말하기가 죄송한 사회, 회사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한때일 뿐이야. 버티면 좋은 날 올 거야”라고 격려하는 사회는 ‘숙명론적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서유정 연구위원 등이 지난해 근로자 1200명을 조사, 한국형 직장 내 괴롭힘 자가진단 기준을 개발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서 붙이면 괴롭힘 자가진단을 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saloo993.github.io/workplace-bullying-diagnosis1
  • 직장 내 괴롭힘 여기서 자가진단 해보세요

    직장 내 괴롭힘 여기서 자가진단 해보세요

    ‘나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나, 그냥 괴로운 걸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5년이 되었음에도 직장 내 괴롭힘의 범위와 판단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은 물론 전문가들도 괴롭힘 행위별 승인 범위를 헷갈려 하고, 지역별·근로감독관별로 직장 내 괴롭힘 판단에 격차가 있다고 주장하는 공인노무사들도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서유정 연구위원 등은 지난해 근로자 1200명을 조사한 뒤 전문가 검토를 거쳐 사업장 내 괴롭힘 진단 기준을 개발했다. 서 연구위원은 24일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개념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은 하라스먼트(Harassment)와 불링(Bullying)의 개념이 섞여있기 때문”이라면서 두 개념을 나누어 개발한 자가진단표를 서울신문에 제공했다.신체적·가시적 괴롭힘부터 교묘하고 지속적인 괴롭힘까지 서 연구위원 설명에 따르면 하라스먼트(Harassment)는 폭력·폭언·성희롱 등 신체적이거나 가시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괴롭히거나 위협하는 행위, 불링(Bullying)은 심리적이고 교묘한 방식으로 지속해서 반복적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행동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최종 인정되기 위해선 여러 정황과 행동의 맥락, 회사사정, 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롭힘으로 인식되는 행위에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다면 스스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닌지 점검하기 위해 자가진단 도구가 개발되었다. 서 연구위원과 전문가들은 아울러 단 한차례 행위로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는 행위들이 있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부당한 퇴사·부서이동 요구, 신체적 폭력, 노골적인 욕설, 부당한 징계 등이 해당하며 자세한 내용은 표로 정리했다.■ 직장 내 괴롭힘 자가진단. 아래 링크를 복사해서 주소창에 붙이면 진단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https://saloo993.github.io/workplace-bullying-diagnosis1
  • ‘왕따엔 다 이유 있다’ ‘왜 문제를 키워서’…조직적 방임에 꼬리에 꼬리 무는 ‘빌런’[빌런 오피스]

    ‘왕따엔 다 이유 있다’ ‘왜 문제를 키워서’…조직적 방임에 꼬리에 꼬리 무는 ‘빌런’[빌런 오피스]

    괴롭힘 사건 이후 ‘안전한 가해자’와 ‘사라지는 피해자’ 사이는 진공 상태가 아니다. 동료가 당하는 괴롭힘을 방임하는 조직문화가 그 사이를 채우고 있다. ‘조직 내 갈등 자체보다 그 갈등을 표면화하는 일이 오히려 조직을 해친다’는 식의 집단주의적 사고도 반영돼 있다. 문제 조직을 설명하는 이론들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뒤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엇갈린 행보를 걷게 되는 이유를 살펴본다. 2차 피해 모형은 피해 발생 뒤 대응 과정에서 피해자가 추가로 정신적·경제적·사회적 피해를 당하는 경우를 설명한다. 피해자의 신고 때문에 조직의 평판과 업무 역량이 저해됐다고 보는 것이다. “왕따당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보며 피해자에게 문제의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가 이에 해당한다. 자연스럽게 이런 조직에선 직장의 정체성과 내부 권력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피해자를 내보내거나(퇴사·이직형) 업무에서 배제하는(2차 피해형) 식의 대응이 이뤄진다. 반면 가해자의 경우엔 자진 사퇴하는(솜방망이 처벌형, 안전 이별형) 선택이 채택된다. 피해자가 문제를 공론화했다고 지적 받은 경험이 축적된 뒤 나타나는 조직 침묵 모형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침묵하는 조직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조치가 미뤄지는 상황(현상 유지형)을 설명한다. 이곳의 구성원들은 몸담고 있는 조직에 문제가 있다고는 의식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내진 않고 대부분의 상황에 방임하는 태도를 보인다. 집단적인 방임은 피해자에겐 독이 된다. 무력감과 수치심이 극대화된 피해자는 비극적인 결말(사망형·분리 실패형)을 따르기도 한다. 조직 내 권력 관계에 따라 높은 직위의 가해자는 보호되고 신고자가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는 권력 불균형 모형으로 설명된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인사권을 쥐고 있거나 직장의 대표와 친분이 있을 경우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고(2차 피해형) 가해자는 조직 내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하는(현상 유지형) 일이 생긴다. 권력 불균형 모형에선 조직이 가해자를 감싸며 업무 효율을 위해서라고 주장한다면 독성 리더십 모형에서는 업무와 무관한 파벌이 괴롭힘 행위 면죄부를 받는 경우가 생긴다. 차명호 평택대 교수는 “집단 내 권위주의나 자기중심적 문화가 심할 경우 독성 리더십의 양상이 드러날 수 있고 독성 리더십이 지배하는 조직에서 개인의 고유성은 무시된다”고 설명했다. 독성 리더십이 지배하는 조직에서는 괴로움을 공감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목숨을 끊어도(사망형) 가해자들은 타격 없이 사내 지배력을 유지(솜방망이 처벌형·현상 유지형)하는 일이 많다.
  • [단독] 성추행과 갑질 ‘유죄’에도… 그들의 추악함은 버젓이 살아 있다[빌런 오피스]

    [단독] 성추행과 갑질 ‘유죄’에도… 그들의 추악함은 버젓이 살아 있다[빌런 오피스]

    “저분이 왜 우리 매장 옆에 있어요? 대법원에서 유죄판결받은 거 아니에요?” 유명 브랜드 매장관리자 A씨는 몇 년 전 여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최근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법정에서의 피해자는 한 명이었으나 실제 피해를 당한 이는 십수 명에 달했다. 처음 피해가 드러났을 때 회사는 A씨에게 경징계와 함께 근무지 변경 조치를 취했다. 변경된 근무지는 같은 층의 다른 매장. A씨와 마주칠 때마다 피해 직원들이 불편해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노조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A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일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미 징계가 완료되었다며 거부했다. 이로 인해 피해 직원들의 고충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최근 5년 동안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주요 사건 27건을 추적한 결과 A씨처럼 대법원 유죄판결이 내려진 뒤에도 가벼운 징계만 받고 ‘안전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예가 다반사였다. 부득이 직장을 옮기게 되더라도 이직 시 결격사유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사표를 쓸 수 있게 조치한 경우가 흔했다. 반면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다니던 직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일이 많았다. 취재팀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이후 가해자들이 밟아 간 길을 ‘안전 이별형’, ‘솜방망이 처벌형’, ‘현상 유지형’, ‘강제 퇴출형’ 등 4개 유형으로 구별했다. 안전 이별형판결 상관없이 자진 사표 등 구제직급 높을수록 타격 없이 마무리 자진해서 그만둔 뒤 긴 공백 없이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해임·파면 조치 등 중징계를 당했지만 소송을 통해 구제받는 ‘안전 이별형’은 직급이 높은 가해자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기관장급 가해자가 파면 조치 등을 받는 경우 그의 후임으로 외부 인사가 오고, 결국 내부 조직문화를 바꾸는 식의 변화는 시도되지 못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장 B씨는 직원들에게 성희롱과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다는 의혹으로 대기 발령을 받았다. 하지만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고 조사 기간이 길어지며 심적 부담을 느낀 피해자가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자 해임 처분 대신 자진 사퇴 절차를 밟았다. 징계를 피한 뒤 기관장에서 물러난 B씨는 다른 지자체 산하 유사 기관으로 이직할 수 있었다. 직원을 상습 추행했다는 의혹을 산 시의원 C씨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피해자는 C씨가 자신을 의원실로 불러 추행하고 늦은 밤 문자메시지를 보내 괴롭혔다며 C씨를 경찰에 신고하고 관련 증거를 공개했다. 시의원이 속한 시의회는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문화 개선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했지만, 정작 C씨가 시의회 징계 절차 도중 시의원직에서 사퇴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 솜방망이 처벌·현상유지형‘n차 괴롭힘’에도 견책 등 경징계뚜렷한 처벌 조항 없어 ‘무마’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는 경우 회사가 1차 조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해자의 직급이 높거나 회사에서 핵심 인력으로 평가받을수록 괴롭힘 관련 조치가 무력화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가해자에 대한 추적 조사 결과 이런 지적이 실제로 직장 현장에서 가해자에게 경징계를 하고 징계 뒤 복직시키거나 승진시키는 ‘솜방망이 처벌형’과 조사 및 징계 절차를 아예 밟지 않고 가해자를 다른 부서로 이동시켜 상황을 무마하는 ‘현상 유지형’의 사례로 나타났다. 지방 대학병원 교수 2명이 간호사 수십 명을 상대로 여러 해에 걸쳐 폭언과 욕설을 일삼은 사건은 ‘솜방망이 처벌형’의 대표적인 예다. “초등학생을 데려와도 너희보다 잘하겠다”거나 “내가 괴롭혀서 너 나가게 하겠다”는 식의 모욕적 발언들에 대한 증언이 나왔지만 이들은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은 뒤 복직했다. 교수 2명 중 1명은 이전에도 모욕적 발언 때문에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 식구 감싸기식’ 처벌로는 조직 내 잘못이 반복되는 일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공기업 차장 D씨 역시 솜방망이 처벌 뒤 복귀해 직원들을 상대로 ‘n차 괴롭힘 행위’를 한 예로 지목된다. D씨는 과거 욕설, 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해 감봉 3개월 경징계 처분을 받고 승진이 제한됐다. 그러다 올 초 다시 후배 직원과 말다툼을 하다 폭행하기까지에 이르고 휴무일에 업무 지시를 하기도 했다. 선임인 그의 무리한 지시를 후배 직원들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제2금융권 기관의 E이사장은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적 발언을 하고 부당 지시를 내렸다. “여자가 그렇게 앉아 있으면 꼴불견”이라면서 “다리 좀 바르게 하고 앉아”라며 간섭하거나 “아침에 일찍 와서 화장실 청소를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20~40대 여직원들이 모욕감을 여러 차례 호소하자 회사는 외부 노무법인을 선임해 조사했으나 결과는 경징계인 견책 처분에 그쳤다. 직원들은 분노했지만 회사 조치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던 터라 E씨를 제지할 수단을 찾지 못했다. 강제퇴출형추적한 27건 중 8건만 해임·파면실형받아도 피해 회복은 힘들어 27건 중 약 3분의1에 해당하는 8건의 경우 가해자가 해임 또는 파면되는 ‘강제 퇴출형’에 해당했다. 회사가 가해 행위에 적극 대응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퇴출된 8건 중 5건은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다. 사법적인 처벌을 받아 출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에야 가해자 퇴출이 실행된 셈이다.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은 사건의 피해자들은 목숨을 끊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았다. 이를테면 F우체국장은 여직원을 강제추행하고 폭언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다가 오히려 항소심에서 형량이 징역 2년으로 가중되기도 했다. 피해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음에도 가해자는 재판에서 ‘농담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과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 유망주에게 폭언과 폭행, 성희롱 등을 해 세상을 등지게 만든 가해자, 후배 간호사의 멱살을 잡고 모욕적인 ‘태움’ 행위를 한 간호사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형사처벌 없이 퇴출된 사례로는 한 지방 공기업 이사장 G씨가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폭언, 모욕, 무시 행위를 했다. 노조의 문제 제기로 G씨는 해임되었지만 공교롭게도 후임은 G씨와 같은 업종 출신인 외부 인사였다.
  • 박주호 털어놓은 감독 선임 과정이 비밀이라고? #CantBuyMySilence [잡(Job)스]

    박주호 털어놓은 감독 선임 과정이 비밀이라고? #CantBuyMySilence [잡(Job)스]

    “한 단어가 내 머릿속을 강타한다. 법적 대응. 누구보다 노력한 사람한테 이런 단어는 아니다.”(이동국)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 감독 선임 과정 및 박주호 선수에 대한 축구협회의 법적 대응 소식을 접하고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조원희) 축구계가 시끌시끌하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인 박주호가 최근 단행된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을 언급했다가 축구협회로부터 비밀유지 의무 위반 혐의 고소 위협을 받았기 때문이다. 많은 선수들이 축구협회를 비판했고, 한 시민단체는 이 대목을 협박 혐의로 보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혹시라도 축구협회가 고소를 감행한다면 박주호는 두 개의 싸움을 치르게 된다. 축구협회 개혁을 촉구하는 축구계의 내전, 그리고 비밀서약 의무를 실제 위반했는지를 따지는 법적 다툼이다. 이 중 그의 두 번째 전쟁, 박주호에게 닥친 고발 위협은 대부분의 한국 직장인에게도 제기될 수 있는 일이다. 입사부터 퇴사까지… 비밀 권하는 회사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비밀서약이 있다. 직장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러니까 입사에서 퇴사까지 회사가 제시하는 이런저런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봉 정보다. “네 연봉은 너랑 회사만 알자”는 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임금 격차가 표면화돼 직원들 간 갈등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임금 격차를 숨기는 게 유리한 쪽은 받는 이(직원) 보다는 주는 (회사)일 여지가 크다. 이 문제를 일반 직장인보다 좀 더 숙고해 「노동의 배신」이란 책을 쓴 미국의 르포 작가 바바라 애런라이크는 일찍이 “연봉 정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 인해 회사는 근로자 간의 단결을 약하게 할 수있고, 연봉협상에서도 훨씬 유리한 고지를 갖게 된다”고 했다. 애런라이크가 지적한 문제는 회사에 노조가 있든 없든 마찬가지로 발생한다. 노조가 있다고 해도 직원 각자의 연봉을 모르는데, 애초에 임금단체협상 같은 걸 효율적으로 할 수가 없다. 연봉과 연동되면서 인사평가 결과도 비밀에 부치라는 곳이 많다. “네 성과도 너랑 회사만 알자”는 거다. 괜히 ‘C’ 나온 거 소문 안나게 해주겠다는 회사의 배려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받는 입장에선 답답하다. 누가 ‘A’인지를 모르면 ‘C’가 적당한 평가인지 알 수가 없고, 어쩌다 ‘A’를 받았다는 누군가에 대한 평가를 수용하기 어렵다면 회사가 공정한 조직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비밀서약서 좀 그만 만들어’… 영국에서 시작된 캠페인 이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해외 캠페인이 있다. #CantBuyMySilence. 말 그대로 “내 침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선언하는 캠페인이다. 성범죄 파문을 일으킨 하비 와인스타인과 수십년 전 맺은 비밀유지계약(NDA)를 위반한 최초의 여성이 된 젤다 퍼킨스와 캐나다 법학자인 줄리 맥팔레인이 2017년 시작한 캠페인으로 해시태그 운동으로 동참할 수 있고, www.cantbuymysilence.com 홈페이지에서 그 간의 성과를 볼 수도 있다. #CantBuyMySilence는 일상 속 남용되는 NDA에 반대하는 운동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목표는 ‘나쁜 일을 감추기 위한 NDA’를 거부하는 일이다. 직장 내 성희롱, 차별, 괴롭힘 등의 문제를 숨기기 위해 NDA를 남용하는 관행을 막자는 것이다. NDA 때문에 피해자는 자신의 문제를 친한 가족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하고, 괴롭힘 행위자는 자신의 행위가 소문이 나지 않은 틈을 이용해 안전하게 이직하는 일이 생기는 일을 피하자는 얘기다.비밀서약서를 썼다고 성희롱, 차별, 괴롭힘과 같은 문제가 은폐될까 싶지만 직장에서 ‘문서’의 힘은 흔히 생각하는 상식의 범주를 넘어선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회사가 너무 고지식하게 신고자에 대한 비밀의무를 지키는 바람에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행위를 했는지도 모른 채 무조건 괴롭힘 잘못을 인정하라는 회사 측과 다투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역으로 직장 내 괴롭힘 여부 조사 과정에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직원들의 근태 관리 내역이라든지 각종 서류들이 비밀서약 문서란 이유로 신고자에게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비밀서약서 쓰는 관행 바꿀 수 있을까 모든 비밀서약이 나쁜 것은 아니다. 기업의 중요한 기밀 보호, 회사 간 영업비밀, 그 밖에도 보호해야 할 비밀은 많다. 하지만 그 범위가 너무 넓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공익에 반하는 수준인지는 점검해 볼 일이다. 비밀유지서약서가 직장인의 전직을 못하게 하는 근거가 되고, 회사가 전 직원을 고발할 때의 붙임서류가 되고, 기업과 직원 간 정보비대칭의 수단이 된다면 말이다. 많은 선수들이 박주호를 응원했고, 많은 팬들이 박주호가 그 간의 사정을 공개적으로 말해준 것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많다. 비밀유지계약이란 이름으로 저간의 사정을 모두 함구하는 행태와 비밀유지계약을 깨더라도 공익 발언이란 신념을 지키는 일 중 어떤 방식을 우리 사회는 페어플레이로 규정하게 될까. 직장인이라면 박주호와 축구협회의 공수 과정을 눈여겨 볼 일이다. 서울신문 ‘잡(Job)스’는 직업세계와 직장문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현상을 진단하는 연재물입니다.
  • “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세제 지원·기업 자율 존중이 비결”

    “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세제 지원·기업 자율 존중이 비결”

    보조금 현금 지급 대신 민관 소통TSMC 생산·수출 원활하도록 돕고R&D 예산 감세, 해외 설비도 지원 대만 남부 도시 타이난은 어떻게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자국 기업인 TSMC를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1위 기업으로 키워낼 수 있었을까. 지난 14일 방한한 황웨이저(60) 타이난 시장은 ‘세제 지원’과 ‘기업 자율성 존중’을 비결로 꼽았다. 주요국들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내걸고 반도체 기업 유치 경쟁을 하는데 끼는 대신 대만의 독특한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모색했다는 것인데, 대만과 유사하게 세제 혜택 등을 통한 반도체 산업 지원에 나선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큰 설명이다. “미국 애리조나주는 66억 달러, 일본 구마모토현은 4760억엔을 투자해 TSMC를 유치했지만 대만 정부엔 그만큼의 현금을 직접 지원할 여력이 없습니다. 대신 정부는 연구개발(R&D) 세금 감면을 파격적으로 하며 간접 지원에 힘쓰거나 기업의 경영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보조금은 없었지만 활발한 민관 소통을 통해 기업을 지원한 게 대만 정책의 특징으로, 소통을 하다 보니 기업이 필요할 때 요구에 맞춘 지원이 가능했다고 한다. 황 시장은 “예를 들어 2000년대에는 TSMC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주로 하면서 기술력을 높여 가던 시기였기 때문에 대만 정부는 생산과 해외 납품이 원활하도록 지원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TSMC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R&D 예산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의 지원을 하게 된 것”이라면서 “TSMC가 타이난이 아닌 대만 다른 지역 등 해외에 생산 설비를 갖추겠다고 해도 정부는 기업의 경영 전략을 존중하고 지원한다”고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위치해 TSMC의 심장으로 불리지만 타이난은 반도체 외에도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지닌 도시다. 400년 역사를 지닌 관광도시이고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9년 동안 시장으로서 활약한 지역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리사 수 AMD CEO가 타이난 출신이고 애플망고가 재배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한국에 온 것도 특산품인 애플망고 판매를 위해서다. 황 시장은 “400년 역사를 지닌 타이난에 TSMC 같은 하이테크 기업이 들어오면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기우였다”면서 “오히려 역사와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 문화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중진 정치인이 지역 특산품 판매를 위해 한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와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황 시장은 “시장이 출연하면 출연료가 들지 않아서 제가 온 것일 뿐”이라면서 웃었다. 이어 라이브커머스 업체인 라라스테이션이 서울 강서구 SBA 글로벌마케팅센터에서 진행한 판매 방송에 출연해 타이난 애플망고 먹방을 한 시간 가까이 이어 갔다. 방송이 끝난 뒤 황 시장은 “대만에선 할리우드보다 한류가 더 인기가 많다”면서 “식품·산업·문화 등 다방면의 교류 기회가 있다면 또 방한하고 싶다”고 말했다.
  • 황웨이저 “美·日 보다 적은 보조금… 세금 감면·기업 자율성 존중이 대만 반도체 클러스터의 비결”

    황웨이저 “美·日 보다 적은 보조금… 세금 감면·기업 자율성 존중이 대만 반도체 클러스터의 비결”

    대만 남부 도시 타이난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TSMC를 주축으로 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4일 방한한 황웨이저(60) 타이난 시장은 ‘파격적인 세금 감면’과 ‘기업 자율성 존중’을 꼽았다. 주요국들이 거액의 보조금을 내걸고 반도체 기업 유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보조금 실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큰 전략이다.타이난의 반도체 클러스터 전략은 미국, 일본 등과 차별화 된다. 황 시장은 “미국 애리조나주나 일본 구마모토현처럼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정부는 그만큼의 현금을 직접 지원할 여력이 없다”면서 “대신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같은 방식으로 간접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난 시정부와 기업들 간 이러한 소통방식은 2000년 TSMC 유치 이후 타이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육성하는 과정에서 조성되었다. 황 시장은 “당시 TSMC는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을 주로 했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이 원활하게 생산해 해외에 납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TSMC가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연구개발(R&D) 예산에 대한 세금 감면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성장 단계와 필요에 맞춰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 방법을 바꿔 간다는 말이다.타이난시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황 시장은 인적 네트워크를 꼽았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AMD의 리사 수 CEO가 모두 타이난 출신이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최근 젠슨황이 타이난시 친척을 방문하는 등 교류할 기회가 많다고 황 시장은 전망했다. 황 시장은 삼성전자와 TSMC 간 경쟁에 대해 “양사의 경쟁은 반도체 산업 발전에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그는 “삼성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종합 전자기업인 반면 TSMC는 반도체 위탁생산에 특화된 기업”이라며 두 기업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위치해 TSMC의 심장으로 불리지만, 타이난시는 반도체 외에도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지닌 도시다. 400년 역사를 지닌 대만 남부 관광도시이고,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9년 동안 시장으로서 활약한 지역이며, 애플망고가 재배되는 곳이기도 하다.이번에 방한한 이유도 애플망고 국내 판매를 점검하고 독려하기 위해서다.황 시장은 라라스테이션이 송출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직접 출연해 타이난시 애플망고를 판매, 1시간 만에 2종류 상품을 매진시키기도 했다. 라이브 방송 중 26만명의 시청자가 동시 접속했다. 이맘때가 제철인 타이난시 애플망고는 지난해 돌연 ‘정치적 과일’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중국이 검역 문제를 이유로 타이난시 애플망고에 대해 금수조치를 취했는데, 당시에는 부총통이던 라이칭더의 방미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애플망고 수입을 중단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게 된 애플망고의 새로운 판매처를 찾기 위해 이번 방한을 했는지 묻자 황 시장은 “중국의 금수조치와 상관없이 한국을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타이난 애플망고의 새로운 수요처로 보고 있다”고 했다. 황 시장은 오랜 기간 일본을 정기적으로 찾아 애플망고를 홍보해왔고, 지난해부터 한국과 싱가포르에서도 애플망고를 직접 홍보하고 있는데 중국 금수조치 이전인 지난해 7월에 한국을 찾았다고 부연했다. 최근 한 달에 450t의 타이난시 애플망고가 한국에 수입된다. 황 시장은 “대만에서 (미국) 할리우드보다 한류가 더 인기 있다”며 타이난시도 매년 신년행사에 한국 스타들을 초청해 왔다고 했다. 3선 의원·재선 시장인 그 역시 라이칭더 총통처럼 다시 대만 중앙정계로 돌아갈 지에 대해선 “타이난시 시장 임기가 2년 반이 남았는데, 2주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잘 가늠되지 않는다”며 웃음으로 답을 피했다.
  • 직장 괴롭힘 금지법 5년… 신고 늘면서 역갑질·업무쏠림도 늘었다

    직장 괴롭힘 금지법 5년… 신고 늘면서 역갑질·업무쏠림도 늘었다

    2019년 7월 근로기준법 등을 개정해 도입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5년. 법 시행 이후 ‘직장 갑질’이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부작용이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당한 업무 지시를 괴롭힘으로 신고하거나 신고하겠다며 업무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례나 일단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신고가 이뤄진 경우 사내 문화가 경직된다는 게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일터 현장에서 말하는 법 시행 5년 동안의 변화와 부작용을 각각 5가지 항목으로 나눠 살펴본다.예방교육·신고 늘었다… 7가지 일터 변화 “박 주임, 정말 일을 못하네요. 초등학생도 이보단 잘할 거야.” “부장님, 그런 식의 질책은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좀 더 명확한 피드백을 주세요.” “오늘 회식이나 할까요. 전원 참석이죠?” “부장님, 저는 개인 사정이 있어 불참해도 될까요?” 법 시행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①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다는 점이다. 상사의 부당한 행위라도 우선 참아야 한다던 과거의 관행은 이제 ‘법적으로’ 부당한 일이 되었다. 직장 내 괴롭힘 판정은 평소 관계와 분위기, 상황, 실적 등 여러 정황을 두루 본 뒤 이뤄지지만 ‘초등학생보다 일을 못한다’는 식으로 모욕적인 표현을 섞어 업무 질책을 하거나 갑자기 회식을 소집하고 참석을 강요하는 일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관련 행위에 대한 경계가 커지게 된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식 확산은 ②노동청 신고건수가 2020년 5823건에서 지난해 1만 960건으로 꾸준히 늘어난 데서 확인된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이 통계를 공개하며 2019년 7월 16일 법 시행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접수건수가 3만 9316건으로 집계되었다고 했다. 이 가운데 3만 8732건의 처리가 완료됐다. 개선 지도가 4005건, 과태료 501건, 검찰 송치 709건이며 검찰 송치 사건 중 302건이 기소로 이어졌다. 신고 취하 사건이 1만 1998건, 법 위반 없음 사건이 1만 1301건이다. 노동청 처리완료 사건 중 13.5% 정도만 행정적·사법적 조치로 이어졌다는 점은 법의 한계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없었다면 이조차도 이뤄지기 어려운 일들이다. ③피해를 구제할 법적 보호막이 생긴 걸 법 시행 효과로 보는 이유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 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법 규정이 있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객관적 조사나 피해자 보호 등 사용자 조치 의무 위반은 5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 된다. 사용자도 변하고 있다. ④기업에서 직장 내 괴롭힘 대응을 위한 내부 지침과 매뉴얼, 예방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고용부의 ‘2022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인사·노무 담당자 4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내 괴롭힘 예방교육이 실시된다는 응답은 87.5%, 실시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2.6%였다. 나아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줄이기 위해선 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늘기 시작하면서 ⑤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호칭 체계를 개선하거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장려하는 식의 변화다. 보복소송·을질·정당한 업무 거부 등 부작용도 그러나 제도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이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주로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과 범주에 대한 세대간, 성별간 인식차가 큰데 법령에서 규정하는 괴롭힘의 정의도 모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부작용들이다. 노동청과 판례가 축적되는 초기 단계에서 비슷한 행위를 두고 엇갈리는 판단이 나오거나 괴롭힘 사건 발생 시 1차적으로 이뤄지는 기업 자체조사가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경우도 괴롭힘 사건 처리에 혼란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용부는 여러 의견을 수렴해 괴롭힘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내용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용부의 업무 소관을 넘는 부작용들이 벌어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봉쇄하기 위한 또 다른 ①보복소송이 드물지 않게 제기되는 게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제정의 기폭제가 된 ‘양진호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들이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측 회사로부터 여러 혐의로 ‘먼지털이식 고발’을 당하고 있는데<서울신문 7월 10일 1·4면 참조>, 다른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들 역시 추후 법적 분쟁을 각오한 뒤에야 신고를 할 수 있는 실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노동청 괴롭힘이라고 승인하지 않으면 신고자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거나 회사가 새로운 징계·감사 조치를 취할 때도 있고, 괴롭힘으로 인정되면 이를 바탕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이후 처벌과 배상, 반박이 사법적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터 현장에서는 ②상사가 업무 지시를 하기 어려워지거나 이로 인해 특정인에게 업무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상적인 업무 지시나 피드백을 괴롭힘으로 신고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생긴 일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과거 성희롱 신고 제도가 도입되었을 때에는 ‘은밀한 눈빛으로 쳐다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면, 최근에는 ‘상사가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는 신고가 직장 내 괴롭힘 사유로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당한 업무지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괴롭힘 신고의 싹을 아예 자르기 위해 배당 업무에 불만을 표시하는 직원보다 군말없이 업무를 이행하는 직원에게 업무가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③역갑질, 이른바 을(乙)질, 허위신고 양상도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겠다며 상사나 회사를 압박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재직 직원 뿐 아니라 이미 퇴사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인정받으면 실업급여, 산업재해 인정 등에 유리하다는 소문이 퍼지며 벌어진 현상이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근로감독관은 “부당해고 등 다른 신고에 직장 내 괴롭힘을 병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신고건수 자체가 는데다 이른바 을질이라는 새로운 양상까지 나타나자 ④기업들은 행정적·비용적 부담을 고민하게 되었다. 일단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벌어졌을 때 외부 공인노무사 조사를 받는데만 수백만원의 비용이 든다. 직원수가 적은 직장에선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공간적으로 분리시키기 위해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등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 비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발생 사실을 되도록 모른 체 하려는 사용자와 사건 처리 비용에 돈을 쓰느니 예방에 비용을 들이겠다는 사용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고 한다. 어느 쪽 사용자를 더 늘릴지는 향후 정책의 방향 설정 방식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연루되는 자체를 경계하는 분위기 속에서 ⑤직원들 간 접촉과 소통을 줄이는 괴롭힘 판 ‘펜스룰’이 작동할 기미도 보인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세대별, 성별 감수성이 다른 가운데 괴롭힘 신고에 더 민감한 계층이 구직 시장에서 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단독] ‘법 기술’ 휘두르는 양진호… 특수강간 혐의, 무죄로 이끌어 [빌런 오피스]

    [단독] ‘법 기술’ 휘두르는 양진호… 특수강간 혐의, 무죄로 이끌어 [빌런 오피스]

    ‘폭행’ 부분 신빙성 몰아붙이고 강간죄는 고소기간 지나 기각 2018년 ‘양진호 갑질 사건’이 터져 나왔을 당시 양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기행이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양 전 회장의 형사재판을 여러 차례 방청한 공익신고자들은 양 전 회장의 진짜 무기는 ‘법 기술’을 동원할 수 있는 힘에 있다고 9일 전했다. 양 전 회장의 재판을 지켜보는 건 이 시대 법 기술이 양 전 회장에게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보는 과정과 같았다고 한다. 이를테면 양 전 회장의 여러 사건 재판 중 직원 폭행 등에 관한 1심 재판에서 양 전 회장에게 내려진 형은 징역 7년(2020년 5월 선고). 2심(2020년 12월)에서 양 전 회장의 여러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형량은 2년 줄었고 대법원(2021년 4월)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그중에서도 특수강간 혐의가 통째로 무죄로 바뀌는 대목은 마치 외국 법정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단다. 단, 장르는 히어로물이 아닌 느와르물에 가까웠다. 특수강간은 폭행을 동반한 강간 범죄를 이르는 말이다. 항소심에서 양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은 강간이 아닌 폭행에 대한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파고들었다. 피해자는 양 전 회장이 약물을 투약한 뒤 의자를 부숴 허벅지를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 측은 장소나 둔기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며 공세를 폈다. 거친 공세에 피해자의 법정 진술은 더 흔들렸고 결국 법원은 폭행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심증을 굳혔다. 항소심 선고일에 판사는 이와 같은 내용의 판결문을 제시했다. “…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함에 있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는 점에 관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을 특수강간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여기까지 듣자 방청석에 있던 공익신고자 A씨에게는 무력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 다만 그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형법상의 강간죄만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특수강간은 무죄라도 단순 강간죄로 양 전 회장이 처벌받을 대안이 있다는 얘기일까. 그러나 판결문은 계속 이어졌다. “… 강간죄 등을 친고죄로 하였던 구 형법에 의하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데… 피해자의 고소가 고소 기간이 경과된 뒤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법의 그물망 사이로 양 전 회장의 혐의가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정의의 칼날이 어느 쪽을 향할지 결정짓는 날이던 항소심 선고의 그날을 공익신고자들은 양 전 회장이 법조문의 미로에서 승리를 거둔 날로 기억한다.
  • [단독] “공익신고자가 변호사비 요구”… 보복성 고발 아니라는 회사측 [빌런 오피스]

    [단독] “공익신고자가 변호사비 요구”… 보복성 고발 아니라는 회사측 [빌런 오피스]

    신고자 “변호사 선임 언급” 반박사측 “손배청구, 돈 때문 아닌가” 시행 5주년을 맞는 직장 내 괴롭힘금지법, 이른바 ‘양진호법’의 계기가 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 신고자들은 회사 측과 여전히 법적 공방 중이다. 공익신고자들이 회사의 ‘먼지떨이식 고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는 데 대해 회사 관계자는 9일 “우리의 법적 대응을 보복성 고소로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들의 행위 중 일부에 범죄 혐의가 있어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공익신고자 신분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이어 “공익신고자들 역시 회사를 고발하고 있다”고 했다. 공익신고자별로 회사나 경영진을 협박죄,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있다는 항변이다.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들의 의도에 의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돈’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익신고를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 조치를 한 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하게 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예로 들었다. A씨는 “공익신고를 이유로 임금이 삭감된 후 아직도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을 청구한 것으로 피해자로서 피해회복을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재반박했다. 공익신고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 A씨가) 공익신고 직전 변호사 비용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정황이 있어서 공갈 미수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A씨는 “양진호 사건 당시 연루된 직원들을 위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한 것을 두고 공갈 미수 혐의로 고발했다”고 재반박했다. 무차별적이거나 보복성 대응이 결코 아니라고 회사 측은 여러 번 강조했다. 한 손으로도 꼽을 수 없는 여러 혐의로 고발이 행해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가 제기한 고소 건수는 4건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회사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단독] 짓밟힌 삶…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빌런 오피스]

    [단독] 짓밟힌 삶…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빌런 오피스]

    먼지떨기식 고발당한 신고자… 두려움에 1~2년마다 주소 옮겨 2018년 늦가을 대한민국을 뒤흔든 한 편의 동영상이 있었다.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던 양진호 당시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을 사무실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었다. 대중은 분노했고, 국회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제2의 양진호를 막겠다”는 결의하에 2019년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다. 사람들은 이 법을 ‘양진호법’이라고 불렀다. 2013년 이후 장기 계류되던 법안이 양진호 사건을 계기로 빛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희망은 여기까지였다. 그로부터 5년,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급증했지만 직장 내 인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갑질에 을질이 가세한 세태가 됐고, 괴롭힘 신고를 경계해 업무 소통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겼다. 양진호의 폭행을 고발한 직원들의 삶은 보복의 굴레에 갇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원하는 공익신고자임에도 이들의 삶은 표류했다. 양진호법은 양진호의 피해자조차 보호하지 못했다. “또 왔네요. 이번엔 무슨 죄목을 씌웠을까요. 벌써 몇 번째인지 끝이 없네요.” 2018년 양진호 사건을 세상에 알렸던 공익신고자 A씨의 말끝엔 체념과 분노가 교차했다. 그의 손에는 회사가 보낸 또 하나의 고발장이 들려 있었다. 사기, 공갈미수, 모해위증 등 혐의도 다양하게 잊을 만하면 고발장이 왔다. 회사는 A씨가 재직 기간 맺었던 관계들을 헤집어 여러 행위를 범죄 혐의로 바꿔 부르기를 반복해 왔다. 사기 혐의 2건, 공갈미수 2건, 모해위증 1건, 정보통신망법 위반 1건. 당장 기억나는 혐의만 셈해도 금세 한 손의 손가락이 모두 접힌다. 과거 A씨가 회사에서 돈을 지급받았던 일에는 사기죄, 공익신고 후 양 전 회장과 나눈 마지막 문자에서 A씨가 “테러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습니다. 세상이 놀랄 만한 진짜 불법행위를 공개하겠습니다”라고 한 데는 공갈미수죄를 거는 식이다. A씨는 수감 중인 양 전 회장이 수사 과정에서 “공익신고자들을 밟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일상 업무를 모두 ‘범죄 소재’로 둔갑시킨 고발장을 볼 때마다 A씨는 고발장에 밟히는 기분이 든다. 수사기관들은 왜 공익신고자인 직원과 직원 때문에 비리가 드러난 회사 간 관계를 참작하지 않는지 원망스럽기도 하다.업무상 있었던 일이 고발 대상이 될 때 회사와 직원의 전력은 비대칭이다. 회사에선 감사 부서 소속 임직원이 업무의 일환으로 월급을 받아 가며 일과 중 공익신고자 고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직원이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도 크지 않다. 반면 ‘먼지떨기식 고발’을 당하는 공익신고자 직원은 스스로 ‘혐의없음’ 입증 자료를 찾아내고 자비로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해야 한다. 최근에도 A씨는 몇 년 전 녹취를 겨우 찾아내 사측이 지급한 돈이 대여금이 아닌 지원금이었음을 규명, 경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6번의 심판·재판대법원 판결 후 복직해도 또 징계업무상 고발, 스스로 무혐의 밝혀 주변에선 그 꼴을 당하느니 퇴사하라고 하지만 누명을 쓴 채로 퇴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부당함에 굴복하면 다른 곳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는 생각에 A씨는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사유라고 판결한 사안인데 왜 같은 행위를 또 징계하겠다는 겁니까.” “사법부는 사법부고, 회사는 회사입니다. 우리는 우리 판단대로 징계하겠습니다.” 회사가 먼지떨기식 고발을 하기 전부터 A씨에게 법원은 익숙한 장소가 된 터였다. 국민권익위와 1·2심 법원이 A씨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연거푸 판정해도 회사는 대법원까지 갔다. 6번의 심판·재판 절차를 거쳐 A씨는 해임 4년여 만인 지난 2월 복직했다. 최종 대법원 판결문을 받고는 ‘그래도 법이 이긴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회사는 복직해 출근한 A씨에게 징계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무단 외근을 징계 사유로 삼았는데 이는 대법원에서 부당 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할 때 다퉜던 사안과 같은 건이었다. “판결문도 회사 안에선 그저 종이가 됩니다. 법과 상식이 회사 정문 앞에서 멈추는 것 같습니다.” 사법부 최고 권위의 논리를 쉽게 부정하는 건 회사가 A씨에게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 양 전 회장이 경영하던 웹하드 업체 2곳에 지금도 여전히 수십 명이 일하고 있지만 A씨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예외인 5인 미만 사업장에 배치됐다. 두 웹하드 운영사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로 A씨를 복직시켰기 때문이다. A씨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주사 직원은 양 전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은 전력이 있는 대표와 임원 1명 그리고 A씨까지 단 3명이다. “솔직히 맞을까 봐, 미행당할까 봐, 테러당할까 봐 무섭습니다.” 5년여 전 드러난 직원 폭행 사건과 웹하드 관련 범죄에 더해 수감 중 회삿돈 90억여원을 빼돌린 사건까지 양 전 회장은 회사와 관련해 세 종류의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 중 확정된 두 종류 재판의 징역 형량을 합산하면 7년으로 내년 11월에 수감 기간이 끝난다. 불안한 일상“맞을까봐 미행당할까봐 무서워”렌터카 타고 생명보험 5개 가입 양 전 회장 혐의의 주를 이뤘던 웹하드를 이용해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은 아직 항소심 계류 중이다. 당초 11일이던 항소심 선고 예정일이 오는 25일로 최근 미뤄졌다. 1심에서 검찰은 징역 14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512억원 등을 구형했는데 지난해 1월 1심 법원이 내린 선고량은 징역 5년이고 추징은 없었다. 양 전 회장의 재산이 추징되지 않았으니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의 힘’ 역시 여전하다. 그 힘이 무서워 공익신고자들은 1~2년마다 주소를 옮기고 그 주소지마저 실제 거주지와 다른 곳에 두려고 한다. 차량은 렌터카를 쓴다. A씨는 5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자꾸만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게 된다. “집 앞에 검은 차량이 오래 정차해 있으면 미행당하는 것인지, 그러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내가 너무 과민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다 숨이 가빠지는 공황장애 증상을 겪을 때도 있어요.” 간혹 불안과 공황 증세가 밀려오면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지만 진료 기록 일수가 늘면 생명보험 가입이 어려워질까 최대한 참아 본다고 했다. “저야 공익신고를 한 죄라도 있지, 가족들은 죄가 없어요. 제가 잘못돼도 가족들이 힘들면 안 돼요.” “양진호 사건은 다 알고 있지만 이후 잘못이 바로잡히는지 지켜본 이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양진호법 5년, 현실은…‘그 회사 다녔다’고 말하기 어려워“법이 부당함에 맞설 무기가 되길” 양진호법 시행 5년. 법의 탄생을 이끈 이들의 암울한 현실은 우리의 무관심이 빚은 결과일 수 있다. 정작 A씨는 그 지독한 무관심이 자신이 양 전 회장 회사에서 일한 걸 부역으로 보는 시각 때문은 아닐지 걱정했다. 들어갔더니 그런 회사였고 바꿔 보려고 양 전 회장에게 맞서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공익신고자가 되는 과정이 있었지만 그 회사에서 일했다는 말을 선뜻 꺼내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다들 어렵게 노력해 회사에 들어가니까 문제가 있어도 일단 참아 보려 합니다. 참아야 할 다른 이유들이 생기고 그래서 점점 더 참을 각오를 하는 우리 다수의 모습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어쩌다 부당함에 끝내 맞서게 된 직원들이 있다면 그때는 우리의 법이 그들에게 싸울 무기가 돼 주면 좋겠습니다. 다른 법은 몰라도 양진호법은 더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 [단독] ‘법 기술’ 휘두르는 양진호… 특수강간 혐의, 무죄로 이끌어[빌런 오피스]

    2018년 ‘양진호 갑질 사건’이 터져 나왔을 당시 양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기행이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양 전 회장의 형사재판을 여러 차례 방청한 공익신고자들은 양 전 회장의 진짜 무기는 ‘법 기술’을 동원할 수 있는 힘에 있다고 9일 전했다. 양 전 회장의 재판을 지켜보는 건 이 시대 법 기술이 양 전 회장에게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보는 과정과 같았다고 한다. 이를테면 양 전 회장의 여러 사건 재판 중 직원 폭행 등에 관한 1심 재판에서 양 전 회장에게 내려진 형은 징역 7년(2020년 5월 선고). 2심(2020년 12월)에서 양 전 회장의 여러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형량은 2년 줄었고 대법원(2021년 4월)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그중에서도 특수강간 혐의가 통째로 무죄로 바뀌는 대목은 마치 외국 법정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단다. 단, 장르는 히어로물이 아닌 느와르물에 가까웠다. 특수강간은 폭행을 동반한 강간 범죄를 이르는 말이다. 항소심에서 양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은 강간이 아닌 폭행에 대한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파고들었다. 피해자는 양 전 회장이 약물을 투약한 뒤 의자를 부숴 허벅지를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 측은 장소나 둔기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며 공세를 폈다. 거친 공세에 피해자의 법정 진술은 더 흔들렸고 결국 법원은 폭행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심증을 굳혔다. 항소심 선고일에 판사는 이와 같은 내용의 판결문을 제시했다. “…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함에 있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는 점에 관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을 특수강간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여기까지 듣자 방청석에 있던 공익신고자 A씨에게는 무력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 다만 그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형법상의 강간죄만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특수강간은 무죄라도 단순 강간죄로 양 전 회장이 처벌받을 대안이 있다는 얘기일까. 그러나 판결문은 계속 이어졌다. “… 강간죄 등을 친고죄로 하였던 구 형법에 의하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데… 피해자의 고소가 고소 기간이 경과된 뒤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법의 그물망 사이로 양 전 회장의 혐의가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정의의 칼날이 어느 쪽을 향할지 결정짓는 날이던 항소심 선고의 그날을 공익신고자들은 양 전 회장이 법조문의 미로에서 승리를 거둔 날로 기억한다.
  • [단독] “공익신고자가 변호사비 요구”… 보복성 고발 아니라는 회사측[빌런 오피스]

    신고자 “변호사 선임 언급” 반박사측 “손배청구, 돈 때문 아닌가” 시행 5주년을 맞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이른바 ‘양진호법’의 계기가 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 신고자들은 회사 측과 여전히 법적 공방 중이다. 공익신고자들이 회사의 ‘먼지떨이식 고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는 데 대해 회사 관계자는 9일 “우리의 법적 대응을 보복성 고소로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들의 행위 중 일부에 범죄 혐의가 있어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공익신고자 신분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공익신고자들 역시 회사를 고발하고 있다”고 했다. 공익신고자별로 회사나 경영진을 협박죄,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있다는 항변이다.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들의 의도에 의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돈’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익신고를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 조치를 한 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하게 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공익신고자가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예로 들었다. 공익신고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공익신고자 A씨가) 공익신고 직전 변호사 비용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정황이 있어서 공갈미수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양진호 사건 당시 연루된 직원들을 위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한 것을 두고 공갈미수 혐의로 고발한 것”이라며 재반박했다. 무차별적이거나 보복성 대응이 결코 아니라고 회사 측은 여러 번 강조했다. 한 손에도 꼽을 게 없는 혐의로 고발이 행해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가 제기한 고소 건수는 4건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회사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롯데지주·포스코인터 ‘2024 컴플라이언스 어워즈’ 대상

    롯데지주·포스코인터 ‘2024 컴플라이언스 어워즈’ 대상

    한국컴플라이언스협회(KCA)가 5일 서울 코엑스에서 ‘국제 컴플라이언스협회(ICA) 후원 2024 컴플라이언스 어워즈’를 개최했다. 기업 부문에서 롯데지주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공공부문에서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한국에너지공단이 대상을 받았다. 컴플라이언스란 기업이 각종 규제나 법규, 윤리를 준수하기 위해 행하는 준법 활동을 뜻한다. 대상을 받은 기업들은 예방적·선제적으로 사내 컴플라이언스 위협 요인을 진단하고 적극 개선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이날 ‘제2회 대한민국 컴플라이언스 컨퍼런스’도 기업윤리와 컴플라이언스를 주제로 개최되었다. 지난 1월 ‘ESG(환경·사회·지속가능성 경영)의 근간, 컴플라이언스’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연 이후 KCA가 개최한 두 번째 컨퍼런스로 전문가와 실무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준법경영을 수행하는 개념을 넘어 조직이 내외부 관계자들의 공정과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대응 새 규범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컨퍼런스에서 이뤄졌다. KMA 경영자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형철 전 연세대 교수가 ‘기업윤리와 리더의 윤리의식’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서며 컨퍼런스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부터 다국적 기업들의 위기관리 사례를 예로 들며 윤리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종근 지멘스 윤리경영실장이 사내 준법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박 실장은 “준법 제도는 기업이 경쟁우위를 섭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탱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이어진 오전 세션에서 맹수석 대한상사중재원 원장이 ‘중재를 통한 전략적 컴플라이언스’를, 법무법인 세종의 홍탁균 변호사가 ‘반부패 뇌물방지 규제 최근 동향’을 전했다. 이어 정연홍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실장의 ‘CP등급평가 운영계획 및 공정거래 자율준수 사례’, 김광기 ESG경제 대표의 ‘ESG 공시 의무 컴플라이언스’, 성수용 금융감독원 선임교수의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책무구조도’ 강의로 참석한 준법경영관리 실무자들이 궁금증을 풀어냈다. 오후에는 신주호 성균관대 글로벌스마트시티융합전공 겸임교수가 ‘AI 시대의 컴플라이언스’에 대해 설명했다. 신 교수는 “2022년 생성형 AI 작품이 미술대회에서 수상을 하면서 창의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용이하다는 점을 보여준 동시에 딥페이크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모니터링 솔루션이나 편향성 검사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재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가 ‘청렴윤리 컴플라이언스’를, 김은성 KCA 이사장이 ‘공공부문의 컴플라이언스’를 주제로 강의하며 공공 부문에서 컴플라이언스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실태를 소개했다. 김은성 이사장은 “컴플라이언스가 단순 법적 의무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컴플라이언스의 변화가 우리 기업과 산업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KCA는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 설립인가를 받아 출범했다. 협회는 기업 전반의 컴플라이언스 체계 진단 및 컨설팅, 교육, 정책연구, 국내외 네트워킹 공유, 어워즈 등의 활동을 통해 컴플라이언스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 청년 10명 중 8명 “선거 통해 국가 미래 달라질 수 있다”

    청년 10명 중 8명 “선거 통해 국가 미래 달라질 수 있다”

    청년과 대학(원)생들은 선거의 효능감을 얼마나 크게 느낄까. 독재나 간접선거 제도를 경험해보지 앖고 대선·총선·지방선거와 같은 직접선거를 마치 공기처럼 당연한 정치환경으로 경험하고 있음에도 10명 중 8~9명 꼴로 ‘선거를 통해 국가 전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인식했다. ‘선거에서 내 한표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청년도 10명 중 8명에 달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청년과 대학(원)생 2901명을 대상으로 5월에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 이처럼 청년들이 선거의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는 양상이 드러났다고 29일 밝혔다. ‘선거를 통해 국가 전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한 동의는 86.56%, 부동의는 13.13%다. ‘선거로 나의 일상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한 동의는 이보다 조금 낮아 75.84%였고, 부동의는 23.87%를 기록했다. ‘선거에서 내 한표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 대한 동의는 79.35%, 이에 대한 부동의는 13.13%에 그쳤다. 한편으로 지난 4월 총선에서 선출할 후보를 최종선택한 시기는 투표소에서가 25.37%, 선거 3일전이 24.44%로 높았다. 이어 선거 1주 전 24.06%, 2주 전 20.61% 순이다. 평소 지지하는 지역구 정치인이 공고하지 않았던 단면을 보여주는 수치다. 국민의힘 참패 이유 묻자…‘대통령 국정운영 심판’ 66%‘국회의원 소환’ 공약 동의 82% 지난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서 청년들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66.36%)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국민의힘의 선거전략 부족(11.82%),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해소부족(10.58%),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의 역량부족(7.41%), 기타(2.24%) 순으로 답이 나왔다.응답자들은 후보 선택의 기준을 정책·공약(36.44%), 소속정당(30.51%), 인물(19.96%) 순으로 높게 꼽았는데, 정작 여야 총선 공약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는 많지 않았다. 국회의사당을 서울 여의도에서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던 국민의힘 공약에 대해 동의(31.40%)가 부동의(67.32%)보다 낮았다.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총선 전후 정책에 대해서도 동의(37.75%)가 부동의(61.36%)보다 낮았다.민주당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또 다른 정책인 경기도를 경기남도와 경기북도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동의(30.44%), 비동의(68.46%)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다만, 권력에 대한 국민 통제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선 높은 지지가 있었다. 국민이 국회의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국회의원 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데 동의(82.49%)가 비동의(16.68%)를 큰 격차로 능가했다.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에도 동의(52.19%)가 부동의(46.40%)를 앞섰다. 이번 조사는 법률연맹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275명이 전국 200여개 대학교와 홍콩시티대, 런던대 등지에서 만난 2901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지 조사를 실시되었다. 응답자 평균연령은 23.24세이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1.82%포인트이다. 조사 대상인 청년들을 정치에 대한 관심 정도에 따라 나눠보니 매우 관심이 많다(9.86%),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44.19%), 별로 관심이 없다(37.99%), 전혀 관심이 없다(7.45%)로 분류되었다. 또 정치 성향에 대한 질문에선 보수적(7.93%), 다소 보수적(32.23%), 다소 진보적(40.06%), 진보적(9.89%)로 넓게 보면 보수 성향이 40.16%이고 진보 성향이 49.95%였다.
  • [단독]청년 10명 중 8명 “유권무죄·무권유죄 현상 여전”

    [단독]청년 10명 중 8명 “유권무죄·무권유죄 현상 여전”

    ‘권력이 있으면 죄로 처벌받지 않고, 힘 없는 사람들은 죄를 뒤집어쓴다.’ 이른바 유권무죄, 무권유죄라고 부르는 이 인식에 수긍하는 청년과 대학(원)생이 10명 중 8명 꼴로 나타났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청년 2901명을 대상으로 5월에 실시한 의식조사에서 81.80%가 유권무죄, 무권유죄 인식에 동의를 표했다. 지난해 같은 질문 조사에서 동의 응답 비중이 78.90%로 조사 이후 처음으로 70%대를 기록했는데, 1년 만에 반등했다. 법이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후퇴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아울러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법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는 의견은 52.60%,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46.81%였다. 같은 문항에 대해 지난해엔 동의한다는 의견이 49.20%로 과반 이하이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0.68%였는데 올해 찬반 비중이 뒤집힌 셈이다. 법원(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전년도에 비해 근소하게 줄어드는 양상이다. ‘법원이 공정한 편이다’는 의견은 2022년 34.91%, 2023년 29.62%에 이어 올해 28.47%로 줄었다. 2022년 4.94%에서 2023년 5.59%로 반등했던 ‘매우 공정하다’는 의견은 올해 3.90%로 떨어졌다. 반면 ‘(법원이) 불공정한 편이다’는 의견은 2022년 18.33%, 2023년 16.58%에 이어 올해 19.34%를 기록했다. ‘매우 불공정하다’는 의견은 2022년 2.72%, 2023년 4.28%에 이어 올해 4.14%이다. ‘법이 대체로 지켜지고 있다’ 59.9%‘법을 지키면 잘 살기 어렵다’ 41.9% 유권무죄에 대한 인식을 제외하면 시민들의 법 준수 여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법률연맹은 28일 설명했다. 우리사회의 법 준수 여부에 대해 ‘대체로 지켜지고 있다’는 의견은 59.94%로 역대 가장 높았던 지난해 59.91% 응답률을 경신했다. ‘매우 잘 지켜지고 있다’는 의견은 7.14%였다. 반면 ‘대체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은 26.99%, ‘매우 안 지켜지고 있다’는 의견은 5.07%를 기록했다. 법 준수에 대한 피해의식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법을 지키면 오히려 잘 살기 어렵다’에 동의하는 의견이 41.92%로 지난해 44.01%에 비해 2.09%포인트 낮아졌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지난해 55.70%에서 올해 57.53%로 1.83%포인트 올랐다. ‘흙수저라도 노력하면 남들처럼 잘 살 수 있다’는 인식은 지난해 50.88%에서 올해 56.64%로 상향되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48.75%에서 44.71%로 줄었따. 이번 조사는 법률연맹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275명이 전국 200여개 대학교와 홍콩시티대, 런던대 등지에서 만난 2901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지 조사를 실시되었다. 응답자 평균연령은 23.24세이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1.82%포인트이다.
  • [단독]“北 도발에 강력 대응해야” 청년 10명 중 7명 동의

    [단독]“北 도발에 강력 대응해야” 청년 10명 중 7명 동의

    청년과 대학(원)생 10명 중 6명 꼴로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에 부동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도발행동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은 10명 중 약 7명 꼴로 나타났다. 지난달 실시한 인식조사에서 드러난 견해인데, 이달 ‘오물 풍선’부터 26일 오전 5시30분쯤 일어난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청년들의 이같은 생각을 더 확고하게 만들었을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청년 2901명을 대상으로 5월에 실시한 의식조사에서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데 동의한 의견은 30.06%에 그쳤다. 부동의는 69.46%에 달했다. 북한의 도발행동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데 동의는 68.25%, 부동의는 31.30%다. 법률연맹은 “청년·대학생들이 강력한 대북정책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대북정책을 원하는 동력은 북한발 안보위기 체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잦은 미사일 발사에 안보위협을 느낀다’에 동의하는 의견은 62.91%인데, 이는 2023년(59.28%)이나 2022년(58.31%)에 비해 높아진 수치다. 안보위협을 느낀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36.64%였다. ‘주한미군 철수하면 국방에 걱정’ 81.39%‘북핵에 맞서 남한도 핵무기 보유’ 48.05% 안보위협에 대한 해법으로 청년들은 한미동맹 기반 태세로 대응하는 현 체제의 유지 쪽에 방점을 싣는 분위기다. ‘주한미군이 철수해도 우리 국방은 걱정 없을 것이다’에 동의하는 의견은 17.99%로 2023년(19.29%), 2022년(21.05%)보다 낮아졌다. 역으로 부동의를 표시하며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우리 국방에 걱정이 생길 것이란 우려를 표명한 의견은 올해 81.39%를 기록했다. 2023년(80.17%), 2022년(78.69%)보다 높아진 것이다. 남한의 핵보유라는 상황 변화에 대한 지지는 주한미군 주둔이라는 상황 유지에 대한 지지보다 낮게 나타났다. ‘북한 핵에 맞서서 핵무기를 보유(개발)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는 의견은 48.05%으로 부동의한다는 의견 51.36%에 미치지 못했다.법률연맹은 “청년과 대학생들은 북한의 잦은 미사일 시험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여전히 핵무기 보유 내지 개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라면서 “한편으로 주한미군 주둔이 여전히 우리 안보와 직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총평했다. 이번 조사는 법률연맹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275명이 전국 200여개 대학교와 홍콩시티대, 런던대 등지에서 만난 2901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지 조사를 실시되었다. 응답자 평균연령은 23.24세이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1.82%포인트이다.
  • [단독]청년 67% “다수야당의 단독입법 강행 바람직하지 않다”

    [단독]청년 67% “다수야당의 단독입법 강행 바람직하지 않다”

    22대 여소야대 국회가 출범 한 달을 앞두고서야 전반기 국회 원 구성 윤곽이 잡힌 가운데 ‘다수당인 야당이 단독 입법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10명 중 6~7명 꼴로 동의한 청년 대상 의식조사가 주목받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 창출, 정치개혁을 입법과제 우선순위에 꼽았다. 법률소비자연맹은 청년 2901명을 대상으로 22대 국회 출범 전인 5월에 실시한 의식조사에서 야당의 단독입법 강행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67.05%에 달했다고 25일 밝혔다. 67.95%는 바람직하지 않다(50.33%)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16.72%)는 응답을 더한 값이다. 이어 바람직하다(23.75%), 매우 바람직하다(4.52%) 순으로 야당의 단독입법 강행을 용인해야 한다는 취지의 응답은 총 28.27%로 3~4명 중 한 명 꼴로 나타났다. 22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입법과제로 청년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37.64%)을 꼽았다. 이어 정치개혁(29.33%), 복지 강화(17.34%), 공정선거(6.14%) 순으로 상위 입법과제를 택했다. 개헌 시 헌법 전문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넣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선 호의적인 의견이 74.59%로 부정적인 의견(24.20%)을 압도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등이 연일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며 헌법 전문 수정에 관한 논의도 동반되는 와중에 제시된 문항이다. ‘이재명 수사 정당했다’ 동의 55.39%‘항소심 실형 조국 불구속은 잘못’ 50.74%‘김건희 여사 의혹 특검해야’ 77.25%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두고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는 결과가 나왔지만, 양당 지도부에 대한 수사의 정당성을 크게 부정하지 않는 청년들의 인식이 드러난 점도 이번 조사의 특징이다. 우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는 정당했다’에 동의하는 의견은 55.39%이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41.23%였다. ‘이재명 전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에 대한 검찰의 선거법 위반 혐의 기소는 정당했다’에 동의하는 의견은 57.67%,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38.47%다.‘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부부에 대한 수사는 정당했다’에 동의하는 의견은 61.22%,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35.61%다. ‘항소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조국 대표를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구속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었다’에 동의하는 의견은 50.74%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 46.09%보다 높았다. 야권 주요인사 수사에 대한 평가가 비등하게 엇갈리는 데 비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필요성에 대해 압도적 동의 추세가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의견은 77.25%였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19.89%다. 이번 조사는 법률연맹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275명이 전국 200여개 대학교와 홍콩시티대, 런던대 등지에서 만난 2901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지 조사를 실시되었다. 응답자 평균연령은 23.24세이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1.82%포인트이다.
  • 법조언론인클럽 신임 회장에 정철근 중앙일보S 대표

    법조언론인클럽 신임 회장에 정철근 중앙일보S 대표

    사단법인 법조언론인클럽은 24일 정기총회를 열고 정철근(58) 중앙일보S 대표이사를 제10대 회장으로 선출한다고 밝혔다. 정 신임 회장은 중앙일보 사회2부장, 논설위원, 중앙선데이 사회에디터, 코리아중앙데일리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총무는 김건훈 MBN 콘텐츠BIZ국 채널전략부장, 김승현 중앙일보 사회디렉터, 김정인 SBS 정치팀장, 현상엽 한주레저 부회장, 홍병문 서울경제 문화부장, 홍희경 서울신문 기획취재부장이 맡는다. 감사는 강희철 한겨레 논설위원이 담당한다. 부회장에는 김철우 KBS 저널리즘책무실 해설위원, 김태훈 세계일보 논설위원, 노효동 연합뉴스 논설위원, 박정철 매일경제 부국장, 최재혁 조선일보 정치부장이 선임된다. 법조언론인클럽은 전·현직 법조 출입 기자들이 올바른 법률 문화 창달을 위해 2007년 결성한 클럽으로 올해의 법조인상·법조언론인상 등을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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