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홍희경
    2025-09-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50
  • [20&30] 새내기 사원들 이직바람

    [20&30] 새내기 사원들 이직바람

    ‘취업난을 뚫은 당신, 떠나라?’ 취업난 속에서 어렵게 경쟁을 뚫은 신입사원 사이에 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지난 14일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사원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무려 75.7%인 768명이 ‘이직을 원한다.’고 답했을 정도다. ●“직장 다녀보니 인생의 가치 깨달아” 사회생활 경력이 채 2년도 되지 않은 이모(29)씨는 직장을 2차례 옮겼다. 그는 서울의 한 명문대 대학원을 졸업하던 2003년 7월 입사한 대기업에 1년 정도 다니다 지난해 9월 증권회사로 이직했다. 증권회사 역시 두 달만에 그만둔 이씨는 이후 공기업 입사시험에 합격해 출근을 기다리고 있다. 이씨는 “젊은 시절 회사를 여러차례 옮기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직장을 나갈 때마다 ‘원하던 일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합격한 공기업이 그동안의 직장보다 연봉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직장을 다녀보니 내가 바라던 인생의 가치가 높은 연봉보다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갓 졸업했을 때는 주변에서 하도 취업난이라고 하니까, 합격하면 내키지 않아도 다닐 수밖에 없었다.”면서 “대학 시절에 장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직을 반복하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니다.” 싶으면 한 달만에 사표 지난달 대형 정유사에 입사했다가 한 달만에 그만둔 박모(26)씨는 “입사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외부인이 보는 회사와 내부인 눈에 비친 회사는 달랐다.”면서 “폭탄주 문화부터 경직된 사무실 분위기까지 하루도 더 못견딜 것 같아서 사표를 냈다.”고 홀가분해했다. 정유회사는 보험회사 등 3개 업체에 합격한 뒤 고심 끝에 선택한 직장이었고, 출퇴근 시간이나 연봉에도 불만이 없었지만 회사 분위기를 견딜 수 없었다. 회사를 그만둔 지 15일 정도 지난 현재 박씨는 다시 취업 원서를 쓰고 있다. 그는 “그만두었지만 다른 회사를 가는 것밖에는 대안이 없지 않으냐.”면서 “회사 내부 정보를 입사 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몇 차례 이직을 해봐야 원하는 회사를 고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박씨는 이직에 대한 두려움도, 죄의식도 전혀 내비치지 않았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기대감은 사라진 듯 보였다. 서울대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이같은 이직바람이 “사회 활동을 시작하는 직장인들의 정체성 위기”라고 진단했다. 심리학적으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정체성 위기는 사춘기와 중년에 찾아온다. 곽 교수는 “10년 전 연구에서, 한국인들은 중·고교 시절에 위기감을 경험하는 외국과 달리 대학시절에 정체성을 고민하는 양상이었다.”면서 “몇년 전만 해도 대학생이 직장을 갖게 되면 자아 정체감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요즘에는 취업에서 오는 갈등이 오히려 정체성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정체성 위기가 변화를 즐기는 신세대들의 특징과 맞물리면서 신입사원의 이직 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 전문가들 역시 출세에 대한 압박, 구직활동 기간에 겪는 좌절감, 입사한 뒤 생소한 환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신입사원들은 이직충동이 생기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취업 조사기관 헤드헌터포럼의 김재윤 이사는 “인터넷으로 원서를 쉽게 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곳에 원서를 낸 뒤 한 곳에 붙으면 무작정 입사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면서 “이들은 대학 동기 등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연봉이나 대우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어도 불만을 터뜨리고 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원치 않는 이직…좌절감 키워 지난해 대구에 있는 대학의 유전공학과를 졸업한 김모(24·여)씨는 학습지 교사 일을 1년째 하고 있다. 김씨는 “어려서부터 장래희망이 원대하지 않았다.”면서 “결혼할 때까지 착실하게 돈을 벌고 아이를 낳은 뒤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았다.”고 구직에 나설 당시를 회상했다. 낙관적인 성격인 김씨는 “한달에 130여만원의 월급은 많지 않지만 교사 일 자체에는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학습지 교사의 신분 문제가 불거지면서 직업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면서 “대학 때도 나가지 않았던 시위에 참가하고 보니 내 처지가 궁색하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김씨는 결국 직업을 바꾸기로 마음먹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그는 “대학 시절 사회에 나가면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았지만, 결국 첫 직장에서 실패를 맛보고 있다.”면서 “내가 일에 만족한다고 직장생활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곽금주 교수는 “신입사원의 잦은 이직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아 정체감을 형성해야 할 시기에 좌절을 맛본 이들이 겪는 심리적인 고통”이라면서 “회사 상사나 동료, 가족 등과 함께 이 시기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윤 이사는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을 3년 이상 해야 경력이 쌓이고 업무에 대한 노하우가 생긴다.”면서 “이직으로 현상황을 해결하려는 것은 개인의 업무업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직충동 다스리려면 ▲3년은 지나야 경력이 된다.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직장이라면 과감하게 이직하라. 하지만 당장 일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직을 결심해서는 안된다. 직장에 적응하는 1년과 업무에 익숙해지는 1년, 업무를 자신의 능력으로 만드는 1년의 시간을 가진 뒤 차분하게 이직을 생각하라. ▲연봉에 일희일비하지 말라. -연봉보다는 회사에서 쌓을 수 있는 경력에 집중하라. 같은 업계에서 계속 일할 생각이라면 당장의 조건으로 이직하는 것보다는 처음에 선택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는 것이 알차다.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라. -신입사원들끼리 정보를 구하면 처지를 비교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직을 하고 싶다면 구체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업계의 선배와 상의하라. ■ 김재윤 헤드헌터포럼 이사 ■ 대학교수들이 권하는 ‘신입생 새출발 이렇게’ 똑같이 출발하고도 결과는 다른 것이 ‘인생’이라는 마라톤이다. 대학 새내기 시절이 중요한 것도 새로운 레이스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버릇없는 젊은이가 미래를 연다’(오늘의 문학사)는 인생의 대선배들이 대학 새내기에게 주는 충고이다. 집필에 참여한 한남대 교수 34명은 대학생활에 필요한 조언뿐 아니라 젊은 날의 고통스러운 기억 등도 진솔하게 소개했다. 마치 자네들은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듯…. 이문균 기독교학과 교수는 신입생들에게 ‘미래 이력서’를 작성해 보라고 권한다. 이 교수는 한남대 총장을 지낸 이원설 박사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 박사가 대학시절 만든 ‘미래의 이력서’가 지나온 세월과 거의 일치해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졸업은 4학년 때가 아니라 입학하는 순간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곤 유럽어문학부 교수도 “소나무 숲 벤치에 조용히 앉아 미래의 스케줄을 만들어보라.”고 권고했다. 힘들었던 대학생활의 진솔한 회고도 있다. 박영환 국문과 교수는 “30년 전 대학에 입학했을 때 나는 나를 몰랐다. 나는 모든 것에 무지했다. 술을 달고 다니며 철학과 신학 책을 게걸스럽게 훑고 문화와 예술을 집적거렸지만 마음은 언제나 텅 비어 있었다. 방황하며 번민하고 비애와 고독을 처절히 맛보며 지낸 대학생활을 또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교수는 “고통스러운 대학생활을 피하고 싶다면 나라는 존재를 제대로 알고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라.”고 일깨웠다. 정기철 문예창작과 교수는 시인 T S 엘리엇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긍정적으로 사고하라고 충고했다. 엘리엇이 공원에서 야구시합을 하고 있는 소년에게 “지금 이기고 있니?”라고 묻자 소년은 “아니오.15대0으로 지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적잖이 당황한 엘리엇에게 소년은 “우리 팀이 아직 한번도 공격을 하지 않은 걸요.”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1회초에 15대0이면 이미 시합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지만 소년은 자기 팀의 공격에 희망을 갖고 있었다.”면서 “어렵거나 힘들어 형편없는 내 모습에 실망할 때 이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주고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선택을 잘못해서 인생을 그르치는 경우는 드물고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 실패할 뿐”이라고 일깨웠다. 이달 기독교학과 교수는 “희망을 멀리서 찾지 말고 자신에게서 찾으라.”고 당부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다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희망의 빛이 비춰진다는 것이다. 배정열 일문과 교수는 희망과 용기를 얘기했다. 그는 “아기가 두 손을 꼭 쥐고 태어나는 것은 하느님께 받은 귀중한 선물을 놓지 않기 위한 것”이라면서 “하나는 희망이며 다른 하나는 용기”라고 말했다. 또 김균태 국문과 교수는 “기왕에 공부를 시작했으니 미친 듯이 해보라.”고, 미사토 아키코 일문과 교수는 “혼자서 배를 조종하지 말고 함께 할 친구를 찾아 인생의 여행을 떠나라.”고 조언했다. 김용환 문과대 학장은 “젊음의 무모함과 시행착오는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새내기들이 용기와 비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일진회 덮기’ 급급한 일선학교

    일선 경찰들은 ‘학교폭력’을 어떻게 수사하고 있을까. 서울 A경찰서 형사들은 요즘 인근 중·고등학교와 주택가 인근의 슈퍼마켓에서 잠복 아닌 잠복을 하고 있다. 불량 학생들과 직접 접촉해 학교폭력의 첩보를 입수하기 위해서다. 형사들이 동네 슈퍼마켓으로 간 까닭은 일선 학교의 첩보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매주 1차례 이상 형사들이 학생지도교사들을 만나고 있지만 일진회나 폭력서클은 전혀 없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학교폭력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이 없다고 하니 궁여지책으로 동네 우범지대와 슈퍼마켓을 형사들이 직접 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학교 폭력조직인 ‘일진회’ 근절을 위해 교육부와 경찰이 적극 나섰지만 정작 일선 학교에서는 덮는 데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B고교의 김모 교사는 “학교의 협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자진신고하거나 교사가 경찰에게 귀띔만 해도 담임교사부터 교감, 교장 라인이 모두 책임을 지는 분위기”라면서 “학교 명예와 승진문제가 걸려 있어 학교폭력에 연루된다는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들마다 플래카드와 피켓을 만들고 가정통신문을 보낸다고 난리법석을 부리지만 학생부 교사의 업무만 많아졌을 뿐 학년별 회의나 교무회의에서는 ‘입단속이나 잘해서 좋게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박모(26) 교사는 “지난해 학생이 물건을 강매하다 적발됐지만 폭력서클이 시켰는지도 몰라 그 학생만 자퇴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한 적이 있다.”면서 “교사들조차도 일진회 등 폭력서클의 실체를 잘 몰라 대처를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학생의 학부모들은 울화통을 터트리고 있다. 학교가 폭력문제를 공론화기보다는 덮는 데 급급해 ‘제2, 제3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송연숙 사무국장은 “피해 학생이 교사에게 학교폭력을 알렸지만 교사가 폭력 사실을 학교에 소문내는 바람에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으로부터 2차 폭력을 당한 상담 사례가 있다.”면서 “그 학부모의 경우 신고를 해야 할지 학교에 다시 이야기를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하소연을 했다.”고 말했다. 안동환 홍희경기자 sunstory@seoul.co.kr
  • 벚꽃 일주일 늦게 핀다

    벚꽃 일주일 늦게 핀다

    올 봄 벚꽃은 오는 26일 제주 서귀포에서 피기 시작해 30일은 부산, 새달 3일은 광주,6일은 대전,9일은 서울에서도 볼 수 있겠다. 기상청은 “올해 벚꽃이 피는 시기는 평년과 비슷하지만, 지난해보다는 6∼8일 정도 늦을 것”이라고 11일 전망했다. 주요 벚꽃관광지의 예상 개화시기는 진해 제황산 벚꽃동산과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이 새달 2일, 전주에서 군산을 잇는 번영로가 10일, 청주 무심천변과 서울 여의도 윤중로가 5일이다. 윤중로의 개화시기가 서울지역 평균보다 훨씬 빠른 것은 햇볕이 잘들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주말인 12일은 기온이 뚝 떨어져 춥겠다.”면서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가는 등 제주를 뺀 전국이 영하권에 머물겠다.”고 내다봤다. 추위는 일요일인 13일까지 이어져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7도, 강릉 영하 5도, 광주·부산 영하 3도 등으로 예상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일진회’ 꿈이 없는 아이들] 14세 ‘일진회’ 소녀의 증언

    [‘일진회’ 꿈이 없는 아이들] 14세 ‘일진회’ 소녀의 증언

    “입학식을 하고 며칠 지나니 일진회 소속 초등학교 선배가 저를 불렀어요. 선배들이 ‘맞장’을 뜨라고 했는데, 저보다 키가 10㎝ 정도 큰 애를 넘어뜨리니까 캡틴을 시켜주더군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일진회’에 들어있던 정혜영(14·가명)양은 중학교 입학 직후 가졌던 신고식을 이렇게 회상했다. 초등학교 선배가 신입생 10여명을 공원으로 불러모은 뒤 ‘서열다툼’을 시켰던 것이다. 서울신문 취재팀은 10일 일진회 활동을 하다 지난해 학교를 중퇴한 정양을 만나 생생한 실태를 들어봤다. 정양은 일진회 가입 조건을 “남자는 싸움, 여자는 외모와 싸움”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진회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일진회가 ‘선택’하지 않으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서 “일진회 아이들은 자신이 일진회라고 떠벌리지 않지만, 자청해서 들어온 아이들은 떠들고 다니기 때문에 오래 활동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은 일진회와는 말도 잘 섞지(나누지) 않기 때문에 일진회 역시 그들을 무시한다.”면서 “대들면 방과 후 다른 곳으로 불러내 집단으로 때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초 정양은 말로만 듣던 ‘1일 록카페’에 참가, 공개 성행위인 ‘섹스머신’과 ‘노예팅’을 목격했다. 정양은 공개 성행위에 대해 “‘1일 록카페’에선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낫다.”면서 “3학년 일진회 남자선배가 성행위를 요구하자, 싫지만 보복이 두려워 억지로 응하는 친구도 봤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정양은 “섹스머신을 직접 보면서 일진회에 부정적인 느낌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일진회 조직은 피라미드식으로 움직인다. 선배가 유흥비 마련을 지시하면 후배는 일반 학생을 상대로 돈을 뜯는다. 정양은 “선배가 후배들에게 ‘언제까지 얼마를 모아 오라.’고 지시하면 후배들은 학교 친구나 다른 아이들에게 돈을 빼앗아 갖다 바친다.”면서 “보통 1만∼10만원 규모이며, 생일파티 등 행사가 있을 때는 10만원씩 갖고 오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서 ‘1000원만 빌려줘.’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그 친구는 싫어도 무서워서 주게 된다.”면서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강탈이라는 것을 알지만 말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부모와 다투다 가출, 고등학교 남자선배와 동거하던 정양은 원조교제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정양은 끝없이 추락하는 자신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지난해 여름 일진회 탈퇴를 선언하고 학교를 그만뒀다. 정양은 “탈퇴할 때 선배와 친구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했지만, 함께 지내던 일진회 친구들과 관계를 끊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울먹였다. 그는 “서울보다 부산, 광주 등 지방학교의 일진회는 위계질서도 훨씬 뚜렷하고 폭행도 심하다.”고 말했다. 일진회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 나와 고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정양은 “일진회 학생들은 모두 꿈이 없다.”면서 “그들을 챙기거나 받아주는 곳도 없지 않으냐.”고 사회와 학교의 무관심에 원망의 눈초리를 보냈다. 홍희경 유지혜기자 saloo@seoul.co.kr
  • 일진회 5월부터 해체작업

    일진회 5월부터 해체작업

    전국 초·중·고교의 폭력집단에 가담하고 있는 학생이 ‘일진회’를 비롯,40만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J중학교의 한 교사는 일진회 회원이 전국적으로 4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한 바 있으나 스스로를 일진회로 부르거나, 피해학생들이 일진회로 여기는 보통의 폭력집단을 합쳐 이같은 숫자에 이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공개 성행위 등 일진회의 퇴폐적인 단합대회가 존재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과 교육 당국은 일진회를 비롯한 학교 폭력 집단의 실태조사에 착수,5월부터 해체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10일 서울신문 취재팀이 일진회 출신 10대 소녀를 만나 인터뷰한 결과 실제 섹스머신과 노예팅이 일진회 단합대회에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진회에 가입한 정혜영(가명·14·중학 2년 중퇴)양은 이날 “지난해 초 강동구 일대 중학교 일진회 학생 60여명이 동대문구 어느 창고를 빌려 술을 마시며 ‘1일 록카페’를 열었다.”면서 “당시 남녀 커플 두팀이 공개 성행위인 섹스머신을 했고, 노예팅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강동지역 모 중학교에 다니다 지난해 중퇴한 정양은 “우리 학교에서 일진회는 남자가 60∼90명, 여자가 30∼50명 규모”라면서 “학교에서도 일진회의 실상을 잘 알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교장이 일진회의 학년별 ‘캡틴’ 몇 명을 불러 해체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일진회의 간부뿐 아니라 단순 가담자에 보통의 폭력 집단까지 합치면, 최대 40만명 정도가 연루된 것으로 추산했다. 경북대 이동진 사회학과 교수는 “일진회는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되는 현상을 보이지만, 지방의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중·고교에는 거의 다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03년 12월 형사정책연구원 재직 당시 ‘청소년 폭력집단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를 냈다. 그는 “중학교의 경우 일진회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청소년 사이에 인식되고 있으며 교내 폭력이 일진회로 나타난다.”면서 “교내 폭력서클의 단순 가담자 등을 포함하면 40여만명이라는 규모가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일진회는 중·고생들 사이에 폭력·또래 집단을 부르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는 것이지 전국적이고 대규모의 폭력 집단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해명했다. 이렇듯 학교폭력에 관한 각종 연구보고서에서 지역별 일진회 숫자나 가담학생 등의 정확한 규모가 제시되지 않을 정도로 일진회 등 교내 폭력집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청은 오는 4월말까지 일진회 등 폭력집단 연루자를 대상으로 자진 신고를 설득하고, 구체적인 피해 사례와 실태, 규모 등을 파악한 뒤 5월부터 수사국을 중심으로 본격 해체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등을 통해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학교별, 지역별 일진회 조직을 파악키로 했다. 이금형 여성청소년과장은 “4월까지 자진 신고하면, 일진회 등의 주도 멤버라 하더라도 최대한 관용을 베풀 것”이라면서 “하지만 5월부터는 사법처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동환 홍희경기자 sunstory@seoul.co.kr
  • “기름진 음식 먹어도 살안찌게”

    고지방 음식물을 섭취해도 거의 살이 찌지 않는 비만치료 약물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임상실험 등을 거쳐 빠르면 4∼5년 뒤 실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강헌중 교수 연구팀은 9일 고지방 음식물을 체내에서 분해, 열로 방출해 비만을 막을 수 있는 원천물질을 개발해 지난달 28일 국내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지방을 분해하는 단백질(PPAR-δ)을 몸 속에서 활성화해 지방을 열로 방출시키는 기능을 하며, 실험결과 세계적 제약회사인 그락소 스미스 클라인사가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보다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35일 동안 ‘기름덩어리’에 가까울 정도로 지방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였는데도 약물을 투여한 쥐는 체중이 14%만 증가한 반면 약물을 투입하지 않은 쥐는 무려 53%나 늘어났다. 강 교수는 “지방을 분해하는 특정 단백질만 활성화시켜 체내에 흡수한 지방을 열로 분해, 방출할 수 있도록 하는 ‘원천물질’을 국내기술로 자체 개발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특허출원에 따라 최대 30개월 이내에 세계 각국에서 이같은 내용의 특허를 출원할 수 있게 됐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미리 들여다 본 서울대 기록관

    미리 들여다 본 서울대 기록관

    서울대 기록관이 전시시설을 갖추고 올해 말 정식으로 문을 연다. 기록관은 지난 10년 동안 서울대와 관련한 모든 기록을 모아왔다. 서울대의 역사는 이 대학만의 것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기록관의 출범은 의미있다.‘기록은 과거를 회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서울대 기록관으로 들어가 본다. “금번에 동 대학 사학과에서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여주 신륵사에 지방고적답사를 다녀오고자 합니다.” 1957년, 사학과 이병도 교수는 답사를 앞두고 동숭동에 있던 문리대의 관할서인 동대문경찰서에 허가를 요청했다.‘서울대문리대학교’의 요청에 ‘허가’를 뜻하는 동대문경찰서장의 직인이 찍힌 이 답사 허가서는 2003년 3월 정양모(71) 전 국립박물관장이 서울대 기록관에 기증했다. 기록관장인 송기호 국사학과 교수는 “당시 유적답사를 트럭을 타고 다녀왔다는 사실도 재미있는 데다, 연구활동의 일환인 학생들의 단체이동마저 경찰의 통제 속에 이루어졌던 사회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며 웃었다. ●40평 서고 속의 시간여행 초대 기록관장을 역임한 김기석 교육학과 교수는 “우리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유신시대를 거치면서 훌륭했던 기록의 전통을 잃어버렸다.”면서 “불행한 기록이라도 남겨두면 훗날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좋은 기록도 체계적으로 보관하지 않으면 5년 안에 잊혀진다.”고 기록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같은 안팎의 인식 속에 서울대 기록관이 설립된 것이 2001년이다. 송 교수는 “기록관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요즘은 구성원들이 자료를 기록관으로 보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자료 수집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4년 남짓한 시간 동안의 변화를 설명했다. 기록관 소장품은 학교 당국에서 보관하고 있던 자료도 있지만 기증받은 것이 많다. 지난달 28일 정년퇴임한 김명렬(65) 명예교수는 연구실을 정리하면서 1958년부터 1961년까지 학생 등록카드 7점 등을 기탁했다. 누렇게 변색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은 카드의 뒷면은 성적표다. 한 학기 동안 수강한 과목 이름과 학점이 펜글씨로 정성스레 씌어 있다. 과목 이름이든 학점이든 모두 인쇄되어 나오는 요즘의 성적표와는 다르게 사람 냄새가 묻어난다. 함께 기증한 학생증에는 서기가 아닌 단기로 표시되어 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진균 사회학과 교수의 자료는 5t 트럭 한 대 분량이다. 강의노트와 계획서, 민주화교수협의회 활동 자료부터 연하장과 메모 쪽지까지 그득하다. ●역사 되살리는 문서의 힘 학생과 창고에 잠자고 있던 기록들도 기록관으로 넘어왔다. 인적사항 등이 적시된 기록이 많아 공개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목록만 살펴보아도 과거 ‘학생 사찰’이 실재했음을 알 수 있다. 목록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 흔하던 ‘상황’이라는 파일 이름이 1990년대 초에는 사라진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라는 이름의 보고서에는 학생회를 비롯해 학회와 학생 조직에 대한 동태보고 등이 담겨 있다.”고 귀띔했다. ‘학생 동향보고서’도 있다. 총학생회와 학회 동향이 열거된 1964년 자료의 말미에는 “3·24 한·일회담 반대 데모를 주동한 김중태 등의 복교문제를 학교 당국과 절충 중이며 학생운동이 전개되면 제2과에서 자문역할을….”이라는 전망이 곁들여져 있다. 앞서 학생회가 만들고 학생과에서 수집한 유인물에는 ‘激(격)’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씌어 있다.‘한·일굴욕회담에 반대하며 단식을 한다.’는 선언 다음에 열거된 단식참여자 명단에는 김지하 시인의 이름도 보인다. 학생과에서 근무하던 임선웅씨는 1997년 9월에 80년대 학생운동 자료 600여건을 기증했다.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며 단과대 건물 옥상에서 뿌린 전단과 화장실 곳곳에 붙였던 격문도 포함돼 있다. 김명진 기록관 전문위원은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됐던 기록이 한 사람의 관심 덕에 살아 남았다.”면서 “임씨의 기증품은 ‘임선웅 컬렉션’이라는 주제로 전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서로 남은 학생운동 학생회와 대학신문사가 갖고 있던 자료도 넘어왔다. 학생운동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김기석 교수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자료를 주지 않으려 했지만 기록관이 기록을 악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자 기탁했다.”고 밝혔다. 김 전문위원은 “1960년대에는 판에 철심으로 글을 쓰고 등사를 했지만,1980년대부터 타자기 글씨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유인물의 변천사’를 설명했다. 1960년대 중반, 학생회 기록에는 요즘에도 되풀이되고 있는 등록금 투쟁 관련문서도 남아 있다.“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이며 특히 후진(後進) 한국의 근대화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라는 구호로 시작된 건의서는 수혜자 부담원칙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기록은 발전의 동력 김기석 교수는 “기록관은 역사기록소가 아니라 학교 발전의 동력이 되는 엔진”이라면서 “예를 들어 황우석 교수의 논문은 도서관에서 보관하면 되지만, 그가 논문을 쓰기까지의 과정은 어디에서 찾겠느냐.”고 반문한다. 서울대는 앞으로 행정·학생·교수자료를 기록관에서 일원화하여 관리하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교육·연구·봉사에 헌신한 교수들의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연구와 시행착오 과정을 보여주기로 했다. 또 정운찬 총장도 임기가 끝나면 재임기간의 일정표를 비롯한 모든 기록을 기록관에 기증하는 등 기록 보존을 서울대의 새로운 전통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서울대 기록관은 서울대 기록관은 행정·교수·학생 기록을 포함하여 대학과 관련된 모든 기록물을 생산·수집·발굴하는 일을 한다.2001년 설립 이후 행정기록물 3000건, 학교 역사 관련 자료 4020건, 학생운동 기록 4330건 등 모두 1만 건이 넘는 기록물을 소장하고 있다. 서울대는 개교 50주년을 맞은 1996년 ‘서울대 50년사’를 편찬하며 체계적인 자료수집의 필요성을 절감했다.10년에 한 차례씩 학교의 역사를 책으로 만들었지만, 관련자료는 출간 이후 폐기되거나 소실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50년사를 만들며 남아 있는 기록이 워낙 부실해 미국 공문서보관소(NARA)와 미네소타대학의 자료를 참고해야 하는 촌극을 겪기도 했다. 초대 기록관장 김기석 교육학과 교수는 “60년사·70년사를 편찬할 때도 똑같은 과정을 반복할 수는 없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기록관에 앞서 1997년 대학사료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산하에 만들어진 대학사료실은 1998년 기획실의 대학기록관실,2001년 대학기록관으로 바뀌었다. 소속과 이름이 바뀌면서 자료수집에 치중하던 업무 영역도 보존 영역까지 확대됐다.2003년에는 전문위원 2명을 채용하고 항온·항습 시설이 갖추어진 보존 서고도 마련할 수 있었다. 2002년부터는 자료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대학창설 및 국대안 기록, 미군정청 기록, 학생운동 기록 등은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 자료들은 서울대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서울대는 2006년 개교 60주년을 앞두고 올해 안에 전시실을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전시실은 추모실, 업적실, 역사실로 이루어진 상설 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꾸며지게 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대 기록관 소장품 현황 ▲행정기록 약 3000건 -회의 및 행사, 교수요원채용, 수업편성, 농촌봉사, 학생단체, 대학문화 육성 등 ▲대학 역사 자료 4020건 -대학 창설 관련 기록 587건 -미군정청 기록 2543건 -50주년 기념행사 수집자료 654건 -교수기증 기록 975건 -인문대 기증기록 975건 -학생처장 기증기록 756건 ▲학생운동 기록 4330건 538철 -학생과 기록 538철 -박물관에서 넘겨받은 기록 882건 -학생자치도서관에서 넘겨받은 기록 2512건 -교수 기증기록 254건 -학생과 직원 기증기록 682건 ▲계 1만 1330건 538철
  • 복직 김민수교수 떨리는 첫 강의

    “자, 출석 한번 불러볼까요.” 8일 오후 2시 서울대 미대 건물 강의실 215호.1998년 8월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뒤 6년반 만에 강단에 다시 선 김민수 교수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이날 강의는 디자인학부 전공필수인 ‘디자인사’로, 탈락 전까지 맡았던 과목이다. 지난 3일 미대 교수로 재임용된 김 교수는 이번 학기에 ‘디자인사’와 교양과목 ‘디자인과 생활’을 강의한다.‘디자인과 생활’은 ‘장외투쟁’을 하는 동안에도 무학점 강의로 7학기 동안이나 진행했다. 출석을 부르면서 김 교수는 이내 자신감을 되찾는 표정이었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지나간 시간이 공백만은 아니었다.”면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보니 이 땅의 도시와 디자인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불청객 ‘황사’ 벌써 왔나

    불청객 ‘황사’ 벌써 왔나

    지난 7일에 이어 8일에도 황사가 한반도에 내습했다. 이번 황사는 기상청이 당초 예보한 3월 말보다 무려 3주 정도나 앞선 것이다. 하지만 황사를 놓고 기상청 내부에서조차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응용기상연구실의 황사 전문가 변영진 연구관은 “7일 오후부터 공기 중 미세먼지 비율이 증가하면서 중국에서 날아 온 황사가 공기 중에 섞여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8일 밝혔다. 실제로 7일 오후부터 8일 오전까지 서울 지역에서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섞여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하지만 김승배 공보관은 황사의 내습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내몽골 고원에서 발생한 약한 황사가 7일 만주 부근을 통과했지만 한반도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면서 “야간에 지면 부근에서 수증기가 응결하는 바람에 중부지역에 안개가 짙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황사의 영향이 아닌 오염물질과 먼지 등이 안개와 섞여 시야를 가렸다는 것이다. 혼선이 일고 있는 것은 미세먼지 계측기로 명확한 미세먼지의 정도를 관측할 수 있는데도 ‘황사일’에 대한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변 연구관은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가 1000㎍/㎥ 이상 관측될 때 황사주의보가 발효되지만 7,8일은 150㎍으로 눈으로는 분간하기 어려웠다.”면서 “해마다 황사일수는 황사가 눈에 보이는 날만 계산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황사가 아닌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관은 “건강한 사람은 이 정도의 황사로 지장을 받지 않겠지만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 환자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외출 뒤에는 손과 코를 씻는게 좋다.”고 당부했다. 그는 “9일까지 대기가 혼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0일 비가 내리면 공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는 깨끗이 씻겨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다롄 등 중국내 5곳에 설치한 한·중 공동 황사관측소의 측정자료를 빠르면 이달 말부터 입수, 분석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황사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오는 2007년까지 중국이 운영하는 30여개 황사관측소 중 6곳에 자금을 지원해 시설을 개선한 뒤 측정 자료를 실시간으로 입수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달 말 양국간 황사정보 공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현재 황사예보는 위성측정 자료에 의존하고 있으나 중국 관측소의 실측자료가 실시간으로 입수되면 예보가 한층 정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황사는 이달 하순 이후부터 발생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황사는 황사발원지에 내린 전년 누적강수량에 따라 좌우되는데 지난해 황사발원지에 비가 많이 내려 황사일수가 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국 평균 황사발생일이 3.6일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은호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장애인 시설 화재 1명 사망

    8일 오후 7시20분쯤 서울 도봉구 도봉동 5층짜리 다세대 주택 1층에서 불이 나 지체장애인 최모(27)씨가 사망하고 역시 장애인인 김모(32)씨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들을 돌봐주던 관리인 최모씨는 외출 중이어서 갑자기 발생한 화재 앞에서 장애인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대학교 김용환 교수팀 美 군사기술 연구 첫 수주

    서울대 교수가 미국 해군 연구기관으로부터 첨단 군사기술 연구 프로젝트를 따냈다. 서울대는 8일 공대 조선해양공학과 김용환 교수팀이 최근 미 해군 연구청(ONR)이 지원하는 ‘유체충격 압력추정에 관한 연구’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ONR는 해군부의 군사기술분야 사업 총괄기관으로, 국내 연구진이 미국의 군사 연구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미 해군은 새 전투개념에 적합한 차세대 전투함 개발에 나서면서 작전 능력이 향상된 초고속 소형 연안 전투함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는 함정에서 발사한 어뢰가 빠른 속도로 물 속을 파고들 때 수면충격에 따른 미묘한 차이로 예측경로를 벗어나는 현상을 개선하는데 필요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3월폭설 대란] 3월 폭설 왜?

    ‘3월 폭설’이 이번에는 부산과 울산 지역을 강타했다. 이번 폭설은 ‘소나기성 눈구름대’때문이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여름철과는 달리 겨울에 소나기성 눈구름대가 발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기상청은 6일 “한반도 5㎞ 상공에 영하 40도에 이르는 찬 공기가 발달해 있는 반면 부산 부근의 해수면 온도는 8∼9도로 기온차이가 크다.”면서 “지상기압골과 상층기압골의 온도차에 따라 불안정으로 눈구름이 크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3월에도 몇 차례 더 눈이 올 것”이라면서 “목요일인 10일쯤 전국적으로 눈이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윤석환 예보관리과장은 “시기상으로는 봄철 기압배치가 관측되어야 하는 시점이지만 강하게 발달한 시베리아 기단의 여파로 겨울철 기압배치의 양상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반도 대기가 불안정한 가운데 각 기단의 세력 다툼으로 눈이 내리는 날이 많겠다.”고 말했다. 한편 월요일인 7일은 한반도가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권에 완전히 들어 맑은 날씨를 보이겠다. 그러나 찬 공기 덩어리가 남하하면서 변질되는 바람에 춥지는 않겠다. 아침기온은 서울·포항·광주 0도, 강릉 4도, 부산 2도 등으로 중부 내륙 산간지역을 제외한 전국이 영상의 날씨를 보이겠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강원·영동지역 4일 폭설

    4일 강원도·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리겠다. 일부 지역에는 5일까지 50㎝가 넘는 눈이 오겠다. 기상청은 “북쪽에서 내려온 기압골의 영향으로 영동 지역에 큰 눈이 내리겠다.”고 3일 예보했다. 특히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고, 산간 지역에는 우박이 내리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은 영동을 제외한 다른 지역도 한 두 차례 눈 또는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눈이 내린다면 적설량은 1∼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4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광주·대전 영하 3도, 부산 영하 1도 등의 분포를 보이겠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민수 前교수 서울대 복직 확정

    김민수 교수가 우여곡절 끝에 3일 서울대에 재임용됐다. 서울대는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고 재임용안을 통과시켰다. 재임용안은 재적위원 33명 가운데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3표, 반대 5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정운찬 총장은 김 교수를 미대 디자인학부 조교수로 임명했다. 김 교수는 “7년간 함께 고생한 교수·학생 대책위원회에 감사한다.”면서 “학교측과 합의한 양해문대로 4월1일 부교수 승진이 이뤄질 때까지 천막을 철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김 교수가 상당 기간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은 데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재임용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1998년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뒤 복직을 요구하며 법정투쟁과 교내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우울증에… 빚고민에…자살 도미노

    ●부산 강서 부구청장 음독 부산시 강서구 최성실(60·3급) 부구청장이 음독 자살했다. 2일 오전 10시30분쯤 부산 강서구 송정동 자신의 집에서 농약을 마시고 신음하고 있는 것을 운전기사 최모(40)씨가 발견, 병원에 옮겼으나 숨졌다. 운전기사 최씨는 경찰에서 “오늘 새벽 부구청장을 모시러 갔으나 ‘병가 처리해 달라.’고 말해 구청으로 돌아왔다가 오전 10시쯤 안부전화를 해보니 부구청장의 어머니(82)가 ‘부구청장의 상태가 위독하다.’고 말해 달려갔더니 방안에서 의식을 잃고 신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 부구청장의 시신 검안 결과 음독흔적과 ‘우울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우울증을 앓고 있던 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대女 ‘이은주 모방’ 목매 지난 1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다세대주택 1층에서 김모(29·여)씨가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를 발견한 친구 한모(37·여)씨는 “5일 동안 김씨와 연락이 끊겨 집으로 찾아갔다 숨진 김씨를 보게 됐다.”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최근 한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은주가 죽는 것을 보니 나도 빚에서 해방될 방법을 찾았다.”고 털어놨던 것으로 밝혀졌다.10년 전 가출해서 줄곧 혼자 살던 김씨는 3년 전 은행 대출을 받아 인천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최근까지 1억여원에 이르는 빚을 갚지 못해 고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50대 ‘기러기 아빠’ 신병 비관 부인과 자녀들을 외국에 보내고 혼자 생활해 오던 ‘기러기 아빠’가 부인이 잠시 다니러 온 사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일 오후 4시 10분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아파트 정모(50·무역업)씨 집에서 정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 강모(42)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강씨는 경찰에서 “남동생 부부와 함께 등산을 갔다 남편이 ‘몸이 좋지 않아 들어가야겠다.’고 먼저 돌아갔다.”면서 “문이 잠겨 있고 전화도 받지 않기에 비상열쇠를 갖고 있는 시동생을 급히 불러 집안에 들어갔더니 남편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캐나다에서 조기유학 중인 아들과 딸을 뒷바라지하다 일시귀국한 상태로 정씨는 4년 전부터 혼자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대 일본연구소 개소

    일본을 총체적으로 연구할 서울대 일본연구소가 2일 문을 열었다. 초대 소장에 임명된 김용덕 국제대학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일본연구는 감정적이고 때로는 일면적이기도 했다.”면서 “우리 연구소가 일본에 대한 편향적인 입장을 객관적이고도 균형잡힌 시각으로 교정시켜 가는데 한 역할을 하겠다.”라고 설립취지를 설명했다. 개소식에는 정운찬 총장을 비롯해 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 미국 내 유력한 지일(知日)학자인 제럴드 커티스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연구소는 어학 보다는 사회·역사·첨단 과학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게 된다. 일본 유학 경험자를 중심으로 김문환(미학과)·금장태(종교학과)·박철희(국제대학원) 교수 등 19명의 겸임 연구원을 뽑았다. 일본사와 일본사회, 법학, 인류학은 물론 공과대, 약학대, 수의대, 보건대 등 이공계 교수 4명도 포함됐다. 수의대 교수인 박재학 연구원은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수의과대학에서 비교병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일본과 꾸준히 교류를 해왔다.”면서 “학교 차원에서 일본과 종합적인 교류를 하게 되면 학문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3월 폭설’ 이젠 연례행사?

    ‘3월 폭설’ 이젠 연례행사?

    2일 출근대란을 몰고온 ‘3월 폭설’에 기상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날 새벽부터 중부지역에 내린 눈은 강화 9.8㎝, 원주 6.5㎝, 서울 4.9㎝, 충주 2.9㎝를 기록했다. 서울은 겨울 들어 최고 적설량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0년대 서울 지역에서 3월에 눈이 내린 것은 3차례에 불과했다.1991년과 1994년,1995년이다. 하지만 2001년부터는 5년 연속 3월에 눈이 왔다. 특히 지난해 3월 4일에는 적설량이 18.5㎝에 이른 폭설이 내렸다. 기상청은 일단 봄과 가을이 짧아짐에 따라 겨울과 여름이 길어진 것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4계절이 아니라 사실상 긴 겨울과 긴 여름만 되풀이되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잇따른 3월 폭설은 예보도 어렵다. 이날 직장마다 지각이 속출하면서 기상청에는 “낮에 1㎝의 눈이 내리지만 날씨가 따뜻해 교통이 지장이 없다더니 어떻게 된 일이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기상청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적설량을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현재로는 적설량을 실제에 가깝게 예상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국민에게 죄송스러우며 이해를 구한다.”고 해명에 나섰다. 현재는 적설량과 강수량까지 예보하기에 기술적 어려움이 있지만, 슈퍼컴 2호기가 작동하는 올해 중반부터는 나아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날 눈은 북한 지역의 찬 공기가 중부지역을 지나는 따뜻한 기압골과 부딪쳐 눈구름을 형성했기 때문”이라면서 “눈구름대는 3일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4일 전국적으로 다시 눈·비를 뿌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겨울철 기압배치가 예상보다 늦게까지 세력을 떨치며 봄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3월 중순까지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오는 곳이 많겠다.”고 내다봤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민수교수 재임용 심의 무산

    서울대는 28일 김민수 전 미대 교수 재임용안을 놓고 인사위원회를 열었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1학기가 시작되는 3월1일자로 김 전 교수를 재임용하려던 학교측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서울대 인사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같은 안을 부결시킨 지 3일 만에 열린 것이다. 학교측은 오는 3일 다시 인사위원회를 소집키로 했다. 정운찬 총장은 이날 인사위원회에 참석해 재임용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대하는 교수들은 “1차 재임용 심사와 달라진 안건이 없음에도 뚜렷한 재소집 명분 없이 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꽃소식 4~5일 늦어요

    꽃소식 4~5일 늦어요

    올 봄 개나리는 오는 16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피기 시작해 20일에는 부산,30일에는 서울에서도 볼 수 있겠다. 진달래는 19일 서귀포,20일 부산에 이어 31일 서울에서 첫 꽃망울을 터뜨리겠다. 기상청은 ‘봄꽃 개화시기 전망’에서 “올해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평년과 비슷하지만, 지난해보다는 4∼5일 정도 늦을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개나리의 개화시기는 남부지역이 3월20∼25일, 중부 및 동해안 지역이 27일∼4월4일, 중부내륙 산간지역이 4월5일 이후이다. 만개는 개화로부터 7일쯤 늦어 서귀포가 23일, 서울이 4월6일 이후가 될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대, 김민수교수 복직안 부결

    김민수 전 서울대 교수의 미술대 복직안이 대학 인사위원회 심의에서 부결돼 복직이 불투명해졌다. 서울대는 25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김 전 교수에 대한 복직안을 투표에 부친 결과 인사위원 24명 가운데 찬성 12표, 반대 9표, 기권 3표로 찬성이 과반수를 얻지 못해 복직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인사위 안건의 가결은 과반수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복직안은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위는 의결기구가 아니고 심의기구여서 규정상 총장의 직권으로도 복직은 가능하지만 전례가 없어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