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홍희경
    2025-09-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49
  • [이수일 前국정원차장 자살] 3차례 조사 받아… 檢 “모욕 언사 없었다”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모욕적 언사나 가혹행위 등은 없었다.’며 매우 난감해 했다. 이씨는 도청사건과 관련, 세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황교안 2차장은 “이씨의 소환조사 중 크게 문제될 진술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씨의 재직기간 동안 국정원 도청이 이루어진 시기가 상대적으로 짧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재만 도청수사팀 부장검사도 “지난 11일 마지막조사때 불구속입건되리란 사실을 이씨가 알았을 것”이라며 “매우난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씨가 국정원에 재직한 시기는 2001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인데, 도청과 관련있는 기간은 국정원이 도청장비를 폐기한 2002년 3월까지로 4개월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의 재임시절은 한나라당 김영일·이부영(현 열린우리당) 전 의원이 ‘국정원 도청문건’이라며 공개한 자료를 작성한 시점과 겹친다. 또 이 시기는 2002년 대선을 전후해 각 당의 경선 판도를 알아보기 위한 도·감청 행위가 극성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해 9월에는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2002년 5월에서 9월까지 도청한 내용으로 국정원의 최고위 간부만이 볼 수 있는 자료”라면서 도청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검찰은 당초 이들 전·현직 의원들을 이번주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이었다. 정 의원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씨로서는 국정원 도청수사가 자신의 재임시절까지 확대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 수장을 맡았던 신건·임동원 전 원장이 지난 15일 전격 구속된 것도 이씨에게 심적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신과 동료들의 검찰 조사를 통해 전 원장과 국정원 조직의 치부가 드러나게 했다는 자책이 심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검찰조사에서 이씨는 비교적 담담하게 수사에 협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모욕적 언사나 가혹행위 등은 없었다.”며 압박수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 생활을 오래 한 이씨가 받아들이기에는 국정원에 대한 검찰조사 자체가 모욕적이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법조인도 못믿는 형사재판

    법조인도 못믿는 형사재판

    현직 법조인 10명 가운데 7명이 형사재판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인 10명 가운데 4명은 검찰수사가 편파적이라고 생각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18일 정상명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현직 판·검사, 변호사 378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3.0%인 276명이 형사재판이 빈부·지위 격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공정하다.’는 대답은 27.0%인 102명이 했다. 검찰조사에 대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22.4%인 85명만이 조사과정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가 일부 있다고 인정했다. 반면 검찰이 피고인 조사과정에서 인격적 모욕이나 협박을 하느냐는 질문에 77.5%인 293명이 ‘있다.’ 또는 ‘조금 있다.’는 답을 선택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거의 없다.’는 77명으로 20.4%,‘없다.’는 8명으로 2.1%에 지나지 않았다. 전관예우와 관련, 전관 출신 변호사가 더 유리한 판결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76.2%인 288명이 ‘그렇다.’를 선택했다. 이 가운데 ‘매우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5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14.8%였다. 노 의원은 “정 후보자는 전관예우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전관예우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는 답을 보내왔다.”면서 “설문조사 결과 법조인들까지 ‘전관예우가 있다.’고 답한 점을 유념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변호사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노 의원측은 “무작위로 1500명을 뽑아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판·검사 대부분이 회신을 하지 않았고 변호사들의 회신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희선의원 집유2년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이기택)는 200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경선 후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9000만원을 추징했다. 형이 확정되면 김 의원은 의원직을 잃는다. 김씨는 같은당 동대문갑지구당 부위원장 성모(60)씨로부터 시의원 공천 청탁을 받고 2억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 가운에 9000만원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인정됐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관·언론계인사 1800명 도청 확인

    정·관·언론계인사 1800명 도청 확인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5일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이 대통령 친인척과 정·재계, 언론계 인사 1800여명에 대해 전방위 불법감청을 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임동원 원장을 이날 통신 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이 법원에 제시한 영장에 따르면 임씨는 1999년 12월∼2001년 3월 재직기간 동안 대북정책부터 정치사찰까지 현안이 있을 때마다 광범위하게 불법감청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임씨의 국정원장 재직 시절 이뤄진 불법 감청 가운데 ▲박재규 당시 통일부 장관 ▲각종 게이트에 연루된 진승현씨 ▲안풍사건의 강삼재 의원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고 정몽헌 회장 등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신씨가 원장으로 있던 2001년 3월∼2003년 4월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박준영 국정홍보처장, 이인제·하순봉 의원 등 대규모로 불법감청이 이뤄졌다. 검찰은 당시 정치권의 이슈였던 DJP공조 파기와 관련, 여·야 의원을 막론한 감청이 이어졌고, 이것이 신씨의 지시 또는 묵인하에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감청대상의 휴대전화 번호를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에 입력, 상시 도청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두 전직 원장의 이 같은 혐의사실을 상당 부분 인정,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득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두 전직 원장이 불법감청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기록에 나와있는 당시 국정원 직원의 진술과 여러 정황에 비춰 (혐의사실이)신빙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두 원장은 자신들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임씨는 영장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임기간 중 불법감청 행위가 이뤄진 것을 적발, 단속하지 못한데 대해 지휘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국민의 정부 국정원장들은 감청을 지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물증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임동원씨 지시로 정치개입”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법정에서 두 원장의 정치 개입과 도청 은폐를 폭로하는 폭탄발언을 했다. 영장이 청구된 신건·임동원씨가 정치에 개입하고 불법도청을 한 실상을 작심한 듯 공개했다.●임동원, 정치개입 지시 김 전 차장은 임 전 원장 지시로 각종 국내정치에 개입한 사실을 소상하게 진술했다. 김 전 차장은 우선 2000년 6월 임 전 원장의 지시로 당시 민주당 장성민 의원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안가로 불렀다. 당시 장 의원은 공천문제에 깊숙이 개입한 권노갑 고문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상황이다.“장 의원이 사실이 아닌 얘기를 떠들고 다녀 청와대가 불쾌해한다. 경고해라.”라는 임 전 원장의 지시를 받은 김 전 차장은 장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장 의원이 급격히 개혁을 추구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같은해 12월에는 DJ 3남인 홍걸씨의 재산문제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동교동’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한나라당 이신범 전 의원을 만났다. 역시 임 전 원장 지시였다. 김 전 차장은 “왜 H3(홍걸씨)를 못살게 구느냐. 당신도 DJ 밑에 있었는데 좀 봐줘라.”며 이 전 의원을 회유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안풍’ 수사가 진행되던 때에는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비서실장이었던 주진우 전 의원을 만나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황장엽씨의 동향에 대한 임 전 원장의 높은 관심에 따라 국정원은 2001년 초 이철승씨와 황씨간 전화통화를 비롯, 상당기간 황씨 전화를 도청하고, 관련 회의도 수시로 열었다.●신건,“진술 번복하라” 이같은 정치개입은 사실상 불법 도청의 산물로 보인다. 임 전 원장 등이 ‘통신첩보 보고서’를 열람한 뒤 필요에 따라 김 전 차장에게 정치개입을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전 차장도 “정치인 관련 통신첩보는 거의 대부분 원장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B급 첩보를 제외한 A급 첩보를 모아서 매일 한두차례 원장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보고서 하단에 감청 시각까지 적혀 있어 도청정보라는 사실을 원장들이 잘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검찰 신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신 전 원장의 경우,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국정원 간부들을 만나 진술을 번복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9월23일 검찰조사를 받고 나온 김모 전 국정원 8국장을 다음날 자신과 함께 만나 진술 내용을 들은 뒤 “다음 조사에서는 진술을 번복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 전 차장은 신 전 원장과 지난 8월부터 여러 차례 접촉했다고 전했다.홍희경 박지윤기자saloo@seoul.co.kr
  • 신건·임동원씨 사전영장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4일 임동원·신건 두 전직 국정원장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15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검찰의 영장 청구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측은 “즉각 영장을 취소하라.”며 강경한 태도로 반발했다. 이와관련,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도 “구속수사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임씨 등은 재임 당시 국정원 8국(과학보안국) 산하 감청팀을 3교대로 24시간 운영하면서 R2(유선중계망 감청장비) 등을 통해 상시적으로 국내 주요인사 등의 휴대전화를 도청토록 하고, 도청정보를 지속적으로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임씨의 경우, 국내 정치현안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첩보수집 등을 지시했고, 신씨는 수사가 본격화되자 전·현직 국정원 간부들을 만나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국내 주요인사를 조직적·계획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도청한 것은 중대한 범죄”라면서 “전직 국정원장들이 이같은 범죄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인정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신씨가 검찰 조사에서 도청사실을 시인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신씨를 지난 9월24일 서울 강남 모 레스토랑에서 국정원 8국장을 역임한 김모씨와 이수일 전 차장과 함께 만났다.”면서 “국정원 직원들이 검찰에서 불법감청 사실을 시인했다고 하자 신씨가 ‘다음 조사 때 진술을 번복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임씨의 지시로 2000년 6월∼2001년 초 국내 정치현안에 개입한 사실도 공개했다. 한편 검찰은 홍석현 전 대사를 16일 오전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홍씨를 상대로 지난 1997년 대선 전 정치권에 제공한 삼성그룹의 불법정치자금, 검찰 간부들에 대한 금품제공, 삼성그룹의 기아차 인수로비 등 참여연대가 고발한 ‘안기부 X파일’의 사실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또 99년 보광그룹 탈세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포착한 출처 불명의 뭉칫돈 30억원이 대선 후보에게 전달하려 했던 돈이었다는 의혹도 규명키로 했다. 김효섭 홍희경기자 newworld@seoul.co.kr
  • ‘동포 방문취업’ 내년 상반기 시행

    중국과 옛 소련 지역 동포들에 대해 5년간 방문과 취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문취업제’ 도입이 빨라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최근 주례보고에서 이해찬 국무총리로부터 방문취업제 추진상황을 보고받은 노무현 대통령이 “좋은 제도니까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11일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부처협의 등 관련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안에 제도를 완성,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방문취업제는 중국동포 등에게 1회 방문시 최장 2년 동안 국내 입국과 취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문취업(H-2) 비자를 신설, 발급토록 하는 제도이다. 시행 초기에는 3만명 정도 쿼터를 정해 비자를 발급하지만, 장기적으로 모든 동포에게 확대하는 것이 법무부의 계획이다. 제도에 대한 관련 부처의 의견을 조율 중인 국무조정실은 법무부안을 기초로 강제조정안을 만들어 이달 안에 각 부처에 통보할 계획이다. 조정안은 노동시장에 미칠 파장과 외교문제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 온 노동부와 외교통상부의 입장을 일부 반영하게 된다. 외교부 등이 강제조정안을 받아들이면 법무부는 법개정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우선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과 동포에게 같은 자격을 주도록 한 외국인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의 관련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동포들의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출입국관리법과 관련 시행령·규칙 역시 손질할 필요가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조속이혼 상담’ 유료화 논란

    ‘조속이혼 상담’ 유료화 논란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시범실시하고 있는 이혼숙려제를 거치지 않고 조속히 이혼을 바라며,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부들은 이르면 내년 봄부터 3시간의 유·무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이 국회에 발의할 ‘이혼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은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에 대해 이혼의사 확인신청 전 3개월 안에 3시간의 상담을 받을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법안은 이미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의 논의를 거쳤고, 다음달 중순쯤 확정된 법안이 제출될 예정이다. 대법원은 지난 3월부터 서울가정법원과 서울북부지법, 광주 가정지원에서 1주일간 이혼을 다시 생각해 보는 ‘이혼숙려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기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부부에 한해 1시간의 법원내 무료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 의원의 법안은 이를 보다 확대해 숙려기간을 3개월로 늘리고 숙려기간을 거치지 않고 조속히 이혼하려는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부에게 3시간의 상담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시범실시 기간 중 무료인 상담이 전체 법원으로 확대될 경우 유료와 무료로 나뉜다는 점이다. 무료상담과 유료상담을 병행할 때, 유료상담이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료상담을 원하는 부부가 있는 반면, 무료상담도 하기 싫어서 그동안 서울가정법원을 피해 다른 법원에 이혼신청을 하는 부부도 많았다. 게다가 국가가 이혼 전 상담을 의무화하면서 돈을 받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법률안 논의 과정에서 끊이지 않았다. 상담은 법원내 상담과 법원외 상담으로 나누어지며, 법원외 상담은 다시 유료와 무료로 갈라진다. 유료상담의 비용은 대법원 규칙에 따라 정해지는데, 시간당 5만∼8만원 정도로 정하는 안이 가장 유력하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한국가정법률상담소와 여성가족부 산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은 대부분 유료상담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상담전문가협회, 가족사회복지학회, 생활교육사협회, 목회상담협회, 여성의 전화 등 기존 상담기관에서 상담할 수 있다. 무료로만 이루어지던 상담을 유료상담까지 확대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시범실시 단계에서는 상담위원들이 모두 자원봉사 형태로 상담을 했지만, 상담을 전국 법원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상시적으로 상담에 임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해서다. 유료상담을 하면 상담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가족생활교육사협회장인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는 “이혼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문제이고, 미성년 자녀 등의 문제가 부부 사이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사회문제화될 수 있다.”면서 “유료상담을 한다면 이혼을 한 뒤에도 추가로 상담받을 수도 있고,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충분한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가정법원 상담위원인 이정원 한영신학대 교수도 “서울가정법원에서 1시간 무료상담을 한 뒤 돈을 내고서라도 상담을 더 하고 싶다는 부부가 많다.”면서 “유료상담까지 상담폭을 넓히는 것은 젊은 부부들이 이혼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3개월의 경과기간 후 시행되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봄부터 법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법시행을 앞두고 전문상담기관 설치와 상담원 교육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부터 5∼20년의 경력을 지닌 상담사 385명이 이혼 전 상담 교육을 주말마다 받고 있다. 형사사건에서 법률구조를 받거나 국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요건이 정해져 있는 것과 달리 특례법안에는 무료상담과 유료상담을 고를 권리가 온전히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초상권침해 日회사에 손배소

    배용준과 김석훈, 문근영, 이병헌, 최지우씨 등 ‘한류스타’ 연예인 5명이 8일 수년전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판촉용으로 배포한 일본 식품회사 등을 상대로 초상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일본 대기업 카바야 식품 주식회사가 7월부터 자사의 껌 판촉용으로 원고들이 출연한 뮤직비디오 DVD를 끼워 팔았다.”면서 “유통금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회사와 뮤직비디오의 저작권자인 한국의 GM기획, 일본측 뮤직비디오 유통사인 KN코퍼레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GM기획을 피고에 포함시킨 데 대해서는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맺은 초상사용권을 4년이 지난 지금 일본기업 제품광고를 위한 초상사용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5종의 DVD에 모두 등장한 배용준씨가 3억 5000만원,1∼2편에 등장한 나머지 4명은 1억 5000만원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신건씨 피의자신분 9일 소환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9일 김대중 정부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신씨가 국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2차장이던 김은성(구속)씨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신씨가 도청정보를 보고받은 혐의 등을 상당부분 밝혀내 사실상 사법처리만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함께 형사처벌 수위 등을 일괄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는 7일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등 고검장급 이상 고위 검찰간부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사건처리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앞서 유재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수사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씨가 김씨와 함께 국정원 감청부서인 8국으로부터 ‘통신첩보’ 형식으로 7∼8건의 도청내용을 매일 보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검찰은 8일 ‘안기부 X파일’과 관련, 삼성그룹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미동포 박인회(58)씨와 전 국정원 미림팀장 공운영(58)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달 1일 오전 10시.홍희경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美軍, 매향리 배상 ‘나몰라라’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이인복)는 미군의 사격훈련 때문에 소음피해를 입어온 매향리 주민 133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해 3월 내려진 대법원 판례에 따라 매향 1∼3리의 가구주에게 한달에 17만원, 매향 4∼3·석천 3·이화 1∼3리 가구주에게 한달에 15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매향1리에 10년 거주했다면 17만원×12×10=2040만원을 받는다.같은 지역 비가구주 주민들은 20%를 감액한 액수를 배상금으로 받도록 했다. 법원 판결 이후 매향리 소음피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소음의 원인을 제공한 미군이 아닌 우리 정부가 배상금을 전부 부담하고 있다. 미군의 공무상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책임을 얼마로 정할지를 놓고 정부와 주한미군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군이 우리측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히면, 법원이 결정한 배상금의 4분의 3을 책임져야 한다.”는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 23조 5항을 근거로 배상금 분담을 촉구했다.반면 주한미군은 “대한민국 정부가 제공한 시설과 구역에 대한 사용과 관련해 제3자 청구권으로부터 해를 받지 않는다.”는 SOFA 5조2항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법원 “객관식시험 정답은 하나”

    서울고법 특별8부(부장 송진현)는 지난해 7월 시행된 법무사 1차 시험에서 0.5점 차이로 떨어진 문모(36)씨가 “애매한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해 달라.”며 출제자인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객관식 시험에서 정답으로 착각할 수 있는 함정을 정답과 함께 제시하는 것은 출제기술의 하나”라면서 “출제 문항과 답항의 표현이 다소 불분명하다고 해서 채점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中·러동포 ‘방문취업 비자’ 검토

    中·러동포 ‘방문취업 비자’ 검토

    법무부가 중국과 옛 소련 지역의 동포들에 대해 5년간 방문과 취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방문취업 비자(H-2)’를 신설,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단독으로 입수한 법무부의 ‘외국국적 동포 정책방향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방문취업 비자를 발급받는 동포는 1회 방문시 최장 2년 동안 국내에 머물면서 취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비자 유효기간인 5년 동안은 입·출국도 자유롭다. 지금 이들 지역 동포는 국내 호적에 올라 있거나, 국내 친족의 초청이 있는 경우 또는 독립유공자의 자손에 한해 비자를 전환해 취업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법무부는 이런 비자발급 방안에 대해 내부 의견조율을 마치고 관련부처인 노동부·외교통상부와 협의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국무조정실에서 관련부처 과장급 실무진이 모여 이 방안을 놓고 회의도 가졌다. 협의에서 노동부가 노동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외교부가 소수민족에 관심이 많은 중국 등과의 외교마찰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지만, 당초 법무부안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부처간 국장급 협의와 청와대 보고 등을 마치면 법무부는 관련 훈령을 정비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내년에 시행될 수 있다. 보고서는 방문취업제 실시 이후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게 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자발급 대상자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비자쿼터제를 운용토록 했다. 몰려드는 희망자를 걸러내기 위해 한국말 시험 성적순으로 비자를 발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 해 비자 발급 대상자수는 외국인력 정책위원회에서 정하며, 동포의 총 체류인원이 기업의 해외인력 총수요의 절반을 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잠정적으로 첫 해에는 3만명 안팎에게 비자를 발급할 방침이다. 동포가 거주하는 나라별 비자발급 대상자수는 경제수준과 동포 인구수에 따라 배정될 예정으로 전체 쿼터의 80%를 중국동포에게, 나머지를 옛 소련 지역의 고려인에게 배정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법무부는 불법체류로 강제추방된 동포에 대해서도 1∼2년의 입국금지 기간이 지나면 다시 방문취업 비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홍희경 김효섭기자 saloo@seoul.co.kr
  • 나승렬前거평회장 집등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유재만)는 동대문 소재 패션몰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운영과 관련된 범죄 혐의 조사를 위해 최근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나온 자료분석 등을 통해 나 전 회장측이 패션몰 ‘청대문’을 운영하면서 회사자금을 횡령했는지, 공적자금을 빼돌려 청대문 건립공사에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쿼터제 적용 첫해 3만명 혜택

    법무부가 중국 동포와 옛 소련지역 거주 고려인에 대해 검토 중인 방문취업제는 외국인 노동자 정책의 일부로만 다루던 정부의 동포문제 접근방식의 변화를 뜻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무부는 ‘외국국적 동포 정책방향 검토 보고서’에서 “‘외국인력 관리대상’에서 ‘포용할 대상’으로 중국동포 등을 바라보는 국민정서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그 배경을 밝히고 있다. 또한 재외동포법 시행령을 개정해 달라는 동포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측면도 있다. 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의 출·입국 자유와 국내 토지거래 등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출·입국 제한을 받고 있는 중국과 옛 소련 지역 동포들은 사실상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개정요구가 거셌다. 방문취업제가 성사되면 까다롭기 짝이 없는 동포자격의 입증도 쉬워진다. 현재 중국동포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특수 취업정책인 ‘취업관리제’는 국내에 호적이나 친척이 있을 때 방문동거 비자를 받고 입국한 뒤 비자를 바꿔 일자리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방문동거 비자와 취업비자를 합친 방문취업 비자(H-2)는 국내 호적이나 연고가 없는 사람도 발급대상에 포함시킨다. 조선족 거민증 등 국적국 서류와 조선족 소학교·중학교 졸업증서, 족보와 인우 보증서, 유전자 감식결과 만으로도 동포자격을 인정받게 된다. 나아가 법무부는 비자 발급대상자 쿼터를 중·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 등을 감안해 중국의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넘는 2010년쯤에는 취업을 원하는 중국동포수가 현재 50만∼70만명에서 2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쯤에는 쿼터 제한없이 동포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에는 남은 변수들이 있다. 지난 4일 노동부·외교부 등과의 부처간 과장급 회의를 거쳤지만, 국장급 협의가 남아 있다. 특히 소수민족 문제에 민감한 중국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변수이다. 법무부는 국제법상 외국인의 입국허용 여부 등은 각국의 재량사항이며, 중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동포들에 대해 국적 또는 비자발급 우대정책을 쓰고 있다고 중국측을 설득할 계획이다. 적절한 비자발급 대상자수나 비자발급의 우선순위를 정할 한국어 능력 평가방법 등 세부사항도 숙제다. 서울대 정인섭 법대 교수는 “그 동안 중국동포를 위한 법적 혜택이 거의 없었지만, 한국말을 잘하는 등의 이점이 있어 자연스럽게 많이 들어온 편”이라면서 “외교적 분쟁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아닌 동포 문제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 홍희경기자 newworld@seoul.co.kr
  • 강완구 서울고법원장등 서초동 법원장 3명 퇴임식

    3일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에서는 각급 법원장들의 퇴임식이 잇따라 열렸다. 오전 11시 강완구(사진 위) 서울고법원장과 우의형(가운데) 서울행정법원장이 퇴임식을 가진데 이어 오후 2시에는 변동걸(아래)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법원을 떠났다. 후배 법관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 30여년간의 법원 생활을 마치고 용퇴한 법원장들의 퇴임사에서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강 원장은 퇴임사에서 “판사 초임 시절부터 거리낌없이 타인의 송사에 관여하고 실체적 진실 발견은 나 혼자만의 특권인 양 함부로 타인을 재단함으로써 이면에 숨은 애환에 대해 별로 알려고도 하지 않는 무모함을 뉘우치게 된다.”면서 “재판 과정과 크고 작은 언행에서 피해를 입은 이가 계신다면 눈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중앙선관위원 손기식·정호영씨

    이용훈 대법원장은 3일 김연태 전 사법연수원장과 강완구 전 서울고등법원장이 중앙선거관리위원직을 사직함에 따라 후임에 손기식(사진 위) 사법연수원장과 정호영(아래) 서울고등법원장을 내정했다. 개정 국회법 등에 따라 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선관위원에 임명된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실미도 피살기간병도 보상을”

    ‘실미도 사건’ 당시 북파 훈련병들에게 피살된 기간병들의 유족 10명이 3일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보상금 지급 청구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이 위원회는 군 첩보부대에 소속돼 특수임무를 하거나 교육·훈련을 받은 사람과 유족에 대한 보상을 위해 지난해 12월 설치됐다. 유족들은 소장에서 “기간병들도 훈련병과 함께 특수임무 훈련을 받고 실제 북파된 적도 있으니 보상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산청·함양 양민학살’ 모의재판 열띤공방

    “50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왜 이제 와서 배상을 요구하는 겁니까. 권리행사를 태만히 하는 동안 이미 소멸시효가 지났습니다.”(피고측 변호인)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자행한 학살이므로 시효와 상관없이 배상을 해야 합니다.”(원고측 변호인) 3일 오후 숭실대 벤처관 강당.6·25전쟁 당시인 1951년 육군 11사단이 경남 산청·함양지역에서 지리산공비 토벌작전을 벌이다 양민을 학살한 사건의 배상을 놓고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이 자리는 이 학교 법대생들이 마련한 ‘제1회 민사모의재판-시효와 정의’. 학살사건의 유족인 원고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 설정됐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안’의 내용을 다룬데다 현직 판사와 변호사 등 실제 법조계 인사들이 재판부로 참여해 여느 모의재판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지했다. ●현직 판사·변호사들 참여 원고측은 “피고는 국가권력이 군사력을 통해 인권침해를 자행해서는 안된다고 천명한 헌법 제10조를 위반, 민법 제750조에 따라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해 입은 물질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개인당 1억원씩의 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피고측은 “이미 50년 이상 지난 사건으로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반박했다. 특히 발생 이듬해에 군사재판이 열려 당사자들이 처벌받은 거창 양민학살(51년)과 달리 산청·함양 주민들은 권리태만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자 원고측은 “거창 사건 가해자의 대부분은 1년도 되지 않아 방면됐다.”면서 “군인에 의한 학살이라 박정희·전두환 정권 하에서는 권리 행사가 불가능했고, 후에도 유족의 심리적 불안이 계속돼 소를 제기하지 못한 것을 참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범죄 시효특례법´ 관련주장도 96년 ‘거창 사건 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으로 희생자들의 명예는 회복됐지만 손해배상을 담은 법 개정안에는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해 실제 금전적 배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정에서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영원히 없애는 내용으로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안’과 관련된 주장도 제기됐다. 원고측은 최후변론에서 “가해자가 군인이라는 것이 입증된 이상 손해배상 청구는 잘못 없는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 국가의 도덕적인 보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디어 판결의 순간. 배심원 12명 가운데 9명은 “법적 안정성보다 법이 근본적으로 지켜나가야 할 정의실현이라는 측면이 더 중요하고,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을 빼앗은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배상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원고승소 의견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적 안정성에 더 무게를 둬 피고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 “배상” 재판부 “법적안정성”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거창사건 가해자에 대한 선고가 이뤄진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국가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법령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국가가 구호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해서 손해배상의 책임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고 판결하며 “국가가 빠른 입법으로 위와 같은 피해를 입은 원고의 아픔을 달래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판에는 서울남부지법 김상훈 판사와 문태현 변호사, 김혜균 변호사 등이 재판부로 참여했으며 서울대 법대생 등 12명이 배심원으로 나섰다. 유지혜 홍희경기자 wisepen@seoul.co.kr
  • 고려시대 총통 원주인 품으로

    고려시대 총통 원주인 품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총통(銃筒·옛날 화포)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총통이 7년 만에 주인에게 돌아갈 길이 열렸다. 청동총통은 1998년 3월 원주인인 김모씨가 고미술상 임모씨에게 감정을 요청하면서 김씨의 품을 떠나게 됐다. 고미술상이 정모씨에게 총통을 팔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매입 직후 “청동총통을 고려에서 제작된 진품으로 속아서 샀다.”며 고미술상을 사기죄로 고소했고, 총통은 검찰에 증거물로 압수됐다. 하지만 법원은 “진품일 가능성이 있다.”며 2003년 무죄를 확정했다. 확정된 뒤에도 총통은 검찰에 압수된 상태였다.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김씨도 고미술상을 상대로 반환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반면 정씨는 총통이 가짜라며 고미술상을 상대로 대금반환 청구소송을 내 돈을 돌려받았기 때문에 소유권을 잃었다. 결국 김씨는 정씨를 상대로 물품인도 청구소송을 냈고,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41단독 김인욱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검찰이 확정 판결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혀, 총통은 당분간 검찰에서 보관할 것으로 보인다. 청동총통은 길이 30.2㎝, 지름 4.6㎝로 표면에는 고려 우왕 11년인 서기 1385년에 해당하는 명태조 주원장의 연호인 ‘홍무18년(洪武十八年)’과 경기·충청 일원에 설치된 고려 행정지명인 ‘양광(楊廣)’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1385년은 고려시대 화포 제조로 이름을 날린 명장 최무선이 살던 시기로, 총통이 진품이라면 국내 최고의 총통으로 국보급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전문기관 감정 결과는 중국산이라는 주장과 고려산이라는 주장이 엇갈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