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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자사고 선발권 되레 강화…교육부의 굴욕

    서울 자사고 선발권 되레 강화…교육부의 굴욕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5학년도부터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신입생에 대한 면접 선발권을 갖는다. 자사고의 우수학생 선발권을 박탈해 ‘일반고 슬럼화’를 막겠다던 교육 당국의 구상은 ‘없던 일’이 됐다. 학원가에서는 추첨제였던 지금까지의 선발 방식에 비해 오히려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한이 강화되고, 우수 학생의 자사고 선호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교육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확정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8월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시안’ 내용 가운데 일반고의 교육과정 필수 이수단위를 현행 116단위(1단위는 주당 1시간)에서 86단위로 축소해 학교별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확정안에 담았다. 교육과정 개선 지원비로 4년간 일반고에 5000만원씩, 모두 76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도 확정됐다.  시안과 판이하게 달라진 대목은 서울 지역 자사고 선발방식이다. 2010년 도입 이후 자사고는 지금까지 중학교 내신 상위 50% 이내 학생 중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첨해 학생을 뽑았다. 때문에 중학교 성적 우수 학생들이 자사고로 쏠렸고, 일반고에는 중하위권 성적의 학생들이 주로 모이게 됐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8월 중학교 내신 성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사고에 지원할 수 있도록 자사고 선발 방식을 바꾸는 내용의 ‘시안’을 발표했다. ‘상위 50% 지원-추첨’ 방식에서 ‘누구나 지원-추첨’ 방식으로 바꾼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졸지에 우수 학생 선발 기회를 잃은 자사고가 두 달 동안 반발했다.  결국 교육부는 8월에 발표한 시안과 자사고 반발 주장을 버무린 형태로 이날 확정안을 발표했다. 중학교 내신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자사고 지원자격을 부여하되 지원자의 1.5배를 추첨으로 선발한 뒤 자사고가 2차 면접을 실시해 학생을 뽑도록 한 것이다. ‘누구나 지원-1.5배 추첨-면접 선발’ 방식이다.  입시업체들은 자사고에 상위권 학생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성호 하늘교육중앙학원 대표는 “2013학년도(지난해)에 서울에 있는 자사고 24곳 가운데 18곳의 경쟁률이 1.5대1을 넘지 못했다”면서 “결국 1.5배 추첨 방식은 사실상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했다.  교육부의 정책 후퇴가 강남 학부모를 비롯한 자사고 측의 로비와 항의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동안 자사고 학부모 수천명이 대규모 집회를 잇따라 열어 세를 과시했고 교육부의 공청회장을 점거해 농성도 벌였다. 일반고 교장단 대표와 한 차례, 자사고 교장단 대표와 다섯 차례 공청회를 여는 등 교육부의 공식 의견수렴 절차도 자사고에 유리하게 이뤄졌다.  이번 정책 후퇴로 인해 인문계 고교의 서열화 체계는 쉽게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중학교 성적이 좋고 학비부담을 감내할 수 있다면 ‘외고·국제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56곳) 또는 전국 단위 선발 자사고(10곳)-광역 단위 선발 자사고(서울 24곳 등 39곳)-일반고(1524곳)’ 순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유영익 아들, 병역기피 이어 특채 의혹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해 논란을 빚었던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의 아들 유모씨가 공공기관 입사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7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를 인용해 “아들 유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진흥원 사무소에 특혜 채용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진흥원이 제시한 ‘미국 사무소 마케팅 디렉터’ 채용 기본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유씨가 지원자 19명 가운데 1등으로 합격했다는 것이다. 유씨가 합격할 때 유 위원장은 국내에서 연세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긍정적인 면모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기존 한국사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 뉴라이트 주장의 이론적 근거를 탐색하고 있었다. 유씨를 채용한 2006년 진흥원은 당초 마케팅 디렉터의 기본 자격 조건으로 ‘미국 현지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마케팅 5년 이상 경력’을 제시했다. 당시까지 유씨는 아리랑TV에서 영어 자막 검수를 하거나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했을 뿐 미국 현지 경력이 없었지만 재공고 절차 없이 채용됐다. 1년 뒤 유씨가 개인 사정으로 퇴사 의사를 밝히자 진흥원은 다시 채용 공고를 냈는데 이때는 ‘7년 이상 미국 현지 경력’을 요구했다. 이어 ‘7년 이상 경력자’를 찾지 못한 진흥원은 면접 절차도 생략한 채 업무 효율을 강조하며 유씨를 재입사시켰다. 안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진흥원이 직원을 뽑으면서 적격자가 없으면 당연히 재공고를 내야지, 기준과 원칙 없이 특정인을 합격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명백한 채용 비리이고 유씨는 두 차례나 특혜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유 위원장은 병역 기피를 위해 아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언어 장애가 있다거나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거짓 해명을 했다”면서 “아들이 한국 국적을 갖고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미국 내 한국 공공기관에서 일한 사실이 드러난 것도 모자라 채용 과정마저 특혜였다는 게 드러났으니 유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불어라, 독서 열풍! 국회도서관 광장서부터

    독서르네상스운동(상임대표 조남철·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이 지난 7~17일 회원 879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은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 같은가요’라고 묻자 53.1%가 ‘한 권 이하’를 꼽았다. 야박한 평가 같지만, 실상은 우리나라 성인 독서량에 비해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한국출판연구소의 ‘연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성인의 연 평균 독서량은 9.9권으로 한 달에 한 권을 넘지 못했다. 차츰 책을 멀리하고 진학과 취업을 위해서만 책을 읽는 사회 문화를 바꾸기 위해 국회와 독서르네상스운동이 손을 잡았다. 이들은 한우리와 동양기전 협찬으로 25일부터 사흘 동안 국회도서관 광장에서 ‘읽어라,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독서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작가 6명이 강연에 나서는 ‘북콘서트’와 ‘책 읽는 나라 만들기 국민 대토론회’가 개최되고 70여개 출판사들이 도서를 할인 판매하는 ‘북페어’도 열린다. ‘독서 백일장’, ‘가족신문 만들기’, ‘달빛 독서회’에는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이 중 26일 오후 6~9시에 열릴 ‘달빛 독서회’는 해질 무렵 국회를 책 읽는 공간으로 단장할 전망이다. 독서르네상스운동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행사를 기획한 오서경 한우리 독서문화정보개발원 연구실장은 “책 읽는 국회의 모습을 먼저 선보인 뒤 앞으로 범국민적 독서문화 확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6일 오후 2시에 열릴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독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최인자 신라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책을 읽으면 균형 잡히고 통합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책 읽는 시민이 창발적 변화를 주도하고 화합의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다”면서 “계몽주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독서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現 중3 수능 한국사 필수·문이과 유지

    現 중3 수능 한국사 필수·문이과 유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013학년도 수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한국사만 필수 과목으로 추가된다. 교육부는 그동안 검토해 온 ‘문·이과 통합안’을 당장 3년 뒤부터 실시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판단,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대학에 갈 2021학년도 도입을 목표로 다음 달부터 중장기 검토에 들어간다. 2017학년도부터 수능 필수가 될 한국사 성적표는 절대평가(9등급) 방식으로 제공, 과도한 학습 부담을 지양하기로 했다.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완화하는 선에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2017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안을 24일 발표했다. 지난 8월 27일 현 수능 체제 유지안(1안), 문·이과 일부 융합안(2안), 문·이과 완전 융합안(3안)을 발표하고 두 달 동안의 여론 수렴 끝에 1안을 선택했다. 박백범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은 “문·이과 융합 방안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지만 현 교육과정 체계에서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올해 말부터 교육과정 개편과 교과서 개발을 추진해 2021학년도에 문·이과 융합 수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17~2020학년도에 과도기 형태의 수능을 실시하지 않는 이유는 “대입 제도를 지나치게 자주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확정안에 따라 2017학년도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은 문·이과 구별 없이 같은 시험지로 된 국어·영어·한국사·제2외국어 시험을 보게 된다. 여기에 문과생은 사회탐구에서 2과목을 선택하고 나형 수학을 풀어야 한다. 이과생은 과학탐구에서 2과목을 선택하고 가형 수학에 응시한다. 다음 달 7일 실시되는 2014학년도 수능은 국어·영어·수학을 난이도에 따라 A·B형으로 나눠 출제하고 2015~2016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수학의 A·B형 분리출제 체계가 유지되지만 2017학년도엔 국어도 문·이과 공통 시험지로 치르게 된다. 2017학년도 수능 역시 지금처럼 EBS 수능교재와 70% 연계해 출제된다. 수능일은 11월 셋째주로 정해 올해에 비해 보름 정도 늦췄다. 대학들이 수시 1차 입시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관행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수시에 수능 최저등급을 반영하는 제도 자체는 완화될 뿐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사를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해 9단계 등급만 성적표에 기재하는 방안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낸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성적 상위 4%가 1등급, 2등급이 7% 식으로 석차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고 절대평가 방식에서는 100점 만점 환산에 90점 이상이 1등급, 80점 이상이 2등급 식으로 정해진다. 교육부는 ‘한국사에 대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수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쉽게 출제한다’는 원칙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쯤 출제경향과 예시문항을 공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대학들이 수능 한국사 등급을 입시에 반영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식도 일부 바뀐다. 교육부는 ‘학생에게 유리한 부풀리기 기재’를 막기 위해 학생부 항목별 입력글자 수를 줄이기로 했다. 또 ‘진로희망사항’에 진로선택 동기 등을 쓰게 하고 예체능 활동 영역을 신설한다. 고교 내신 등급을 현행 상대평가 방식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성취평가 도입’은 내년부터 실시되지만, 2018학년도까지 대입엔 상대평가 성적을 반영하기로 했다. 2019학년도 이후 성취평가 대입 반영 여부는 2015년에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2017학년도 수능에 큰 변화를 주지 않기로 한 데 대해 교육단체와 입시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맹은 “무리한 변화보다 제도적 안정성을 중시한 교육부 선택을 환영한다”면서 “다만 사교육을 유발시키는 고난이도 논술을 지양하고 수능과 내신 위주로 대입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공교육 정상화 노력을 추가로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한국사 절대평가 등급제와 관련해 “상대평가에 비해 아무래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투표한 재외국민 北지령 받은 것”… 초중고생 교육한 보훈처

    국가보훈처 산하 보훈교육연구원이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좌익적 정부이고, 친북정권 창출을 막기 위해 친북 성향 교포들의 재외국민투표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자료를 학생과 공무원 교육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까지 20개월 동안 이런 교육에 노출된 2만 4255명 중에는 초등학생(1만 632명)과 중·고등학생(9370명)도 대거 포함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24일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제출받은 보훈교육자료집 ‘호국과 보훈’의 내용을 폭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가보훈처가 안보교육이라며 시행하는 나라사랑교육의 자료집으로 ‘호국과 보훈’이 활용됐다”면서 “보훈처는 독립기념관이나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체험교육 방식으로 나라사랑교육을 실시하거나 초·중·고교 특별활동 시간에 강사를 파견해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초·중·고 학생뿐 아니라 교원 등 공무원(2251명), 대학생(1663명), 보훈대상자(339명) 등도 교육을 받았다. 박 의원이 발췌해 공개한 ‘호국과 보훈’ 내용을 보면, 햇볕정책이 노골적인 친북 정책으로 규정돼 있다. 2002년 제2연평해전에 대해 쓴 18쪽엔 ‘북한은 햇볕정책으로 손이 묶인 한국 해군을 마음껏 유린, 참수리호를 무참하게 격침시키고 우리 해군 병사 6명을 살해했다’고 돼 있다. 일방적으로 우리 군만 피해를 입었던 2010년 천안함 사태와 달리 2002년 교전 결과 북한 고속정 한 척이 침몰했다는 설명을 누락시켰을 뿐 아니라 마치 햇볕정책이 제2연평해전의 원인인 양 말하는 우익의 주장을 그대로 쓴 것이다. 36쪽에는 이번 대선에서 처음 실시된 재외국민투표에 ‘색깔론’을 입힌 내용이 실렸다. ‘투표권을 가진 재외동포 중 우파 성향을 가진 교포들은 생업종사에 바빠 먼 거리에 있는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까지 와서 투표하려는 의지가 약한 반면 그동안 북한의 관리하에 잘 조직화되어 있는 친북 반한 성향의 교포들은 북한 공작지령에 따라 친북단체별로 이동수단을 확보하고 선거참여를 독려하여 똘똘 뭉쳐 특정 친북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쓴 뒤 ‘1997년 김대중 후보와 2002년 노무현 후보가 각각 39만표와 57만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해외의 300만 표의 위력은 대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첨언했다.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행사한 재외국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것이다. 박 의원은 “정부가 야당을 종북 세력으로 매도하는 것도 모자라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자료집을 배포해 안보교육을 위장한 정치적 선동을 벌였다”면서 “정권 차원에서 사과하라”고 주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역사교과서 7종 ‘수정의 딜레마’

    교학사를 제외한 역사교과서 7종의 집필자 협의회가 24일 자체 수정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한 가운데 이들의 자체 수정안이 교육부의 수정·권고안과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교육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일부 출판사들이 집필진 자체 수정안 대신 교육부의 권고를 따를 조짐도 보이고 있어 출판사들과 집필진 간 마찰도 예상된다. 교육부가 유독 교학사판에 대해서만 실제 사실 오류와 왜곡 사례에 비해 수정·보완 항목을 대폭 축소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교육부는 21일 역사교과서 7종에 대해 모두 578건의 수정 권고를 내놓았다. 교과서별로 평균 82건에 달하는 오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맞춤법이나 연표가 1~2년 차로 틀린 게 대부분이다. ‘1/2’이란 분수 표기를 ‘2분의1’로 풀어서 쓰라는 식의 불필요해 보이는 수정 권고도 있다. 대부분의 권고가 집필자로서 수정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준인 셈이다. 하지만 교육부 수정 권고 사항 중에는 ‘사관의 수정’을 유도하는 듯한 항목도 포함돼 있다. 해방 이후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가 들어서다’라는 단원을 둔 금성출판사를 상대로 교육부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는 대한민국이란 집필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며 수정 권고를 내린 게 대표적이다. 마찬가지로 6·25전쟁 발발 이전 상황을 묘사하며 ‘남북은 각각 북진 통일과 적화 통일을 내세우며 38도선 부근에서 잦은 무력 충돌을 빚고 있었다’고 쓴 미래엔에 대해 교육부는 “6·25 발발 책임이 남북 모두에게 있다는 오해를 줄 수 있으니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지적을 받은 교과서들이 남과 북을 개별 당사자로 취급해 양쪽 입장을 대등하게 다루려고 한 반면 교육부 권고에는 북한을 주적으로 보는 시각이 반영돼 있다. 교육부가 출판사에 수정 명령 등 행정제재를 가하면 출판사와 집필진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2008년 집필진 동의 없이 교육부의 명령대로 교과서를 수정한 금성출판사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에서는 지난 4월 출판사에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역사연구회와 역사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등 진보 성향의 4개 역사 단체는 23일 교학사 교과서에 담긴 역사적 사실관계 오류와 편파 해석이 최소 453건에 달한다면서 “교육부가 발표한 251건의 수정·보완 사항을 보면 교학사 책을 비호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우리가 교학사 책에 대해 지적한 것은 무수한 사실 오류와 의도적인 왜곡이었다”면서 “그런데 교육부는 전자 일부를 수정·보완 사항으로 담았고 후자는 방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23일 오후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고 서남수 장관에게 교학사 교과서 채점 결과표와 교사 집필자의 내용증명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8종 교과서 수정·보완을 위한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명단 및 구성 현황과 회의록 등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항의 방문에서 “서 장관이 사실관계 및 표기 오류만을 수정하겠다고 밝혀 놓고 사관 기술까지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며 26일까지 요구 사항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주장했다. 공개 여부와 내용에 따라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등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 방문은 오전에 여당 동의 없이 단독으로 추진한 교문위 긴급 현안 질의 불발에 따른 것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항우연, 작년 출장비만 53억 ‘펑펑’…규정 무시하고 비즈니스석 이용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임직원의 지난해 출장 횟수가 1만 4011회(국내 1만 3456회, 국외 555회)로 모두 52억 8230만원의 출장비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항우연 직원은 733명으로 1인당 연평균 19회 출장을 가고 출장비 721만원을 쓴 셈이다. 나로호 발사를 위해 외나로도 출장이 잦은 탓도 있지만 국외 여비 규정을 무시한 사례도 적발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21일 “한 선임급 직원은 7~12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대전에서 외나로도로 국내 출장을 갔다”면서 “이 정도면 근무지를 옮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책임급 연구원이 3박 5일 캐나다 출장 여비로 1200만원을 신청했는데 이 직원은 960만원인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면서 “책임급 직원은 항공기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게 돼 있는 연구원 여비 규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여비 자료만 봐도 예산이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되는지 알 수 있다”면서 “국가 기초과학 연구개발(R&D)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2957억 800만원이던 항우연 예산은 올해 3923억 5600만원으로 32% 증가했고 새 정부의 ‘달 탐사 공약’ 등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더 증가할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교육부, 한국사 교과서 8종에 수정·보완 권고…교학사는 최대 4배 오류

    교육부, 한국사 교과서 8종에 수정·보완 권고…교학사는 최대 4배 오류

    교육부가 21일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수정·보완 권고를 내렸다. 수정 권고사항 829건 가운데 251건(30%)은 우 편향 논란에 휘말린 교학사 교과서에서 적발됐다. 다른 교과서 7종에 내려진 수정 권고 건수(62~112건)의 2~4배 수준이다.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5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8월 30일 국사편찬위원회 최종검정을 통과한 한국사 교과서 8종의 내용을 교육부 내외 전문가 25명과 외부 자문위원회 12명이 여러 차례 분석해 수정·보완 사항을 찾아 출판사별로 통보했다”면서 “다음 달 1일까지 교과서 수정을 위한 정·오 대조표를 출판사에서 받아 교과서를 고치고 같은 달 말까지 일선 고교에서 교과서를 채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오후 4시쯤 예정에 없던 일정을 기자들에게 통보했고, 121쪽에 이르는 ‘한국사 교과서 수정·보완 사항’을 기자회견과 동시에 배포했다. 또 기자회견장에 교과서 8종의 내용을 검토한 역사학자의 참석을 배제시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정의당 의원들은 “교육부의 수정 권고는 교학사 교과서 오류를 잡아주면서 다른 7종을 끼워넣은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교학사 外 오류 많지 않은데… 8종 한꺼번에 수정 권고 적절했나

    교학사 外 오류 많지 않은데… 8종 한꺼번에 수정 권고 적절했나

    “결국 교육부가 ‘역사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21일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의 수정·보완 권고사항을 전격 발표하면서 역사학계의 이념 논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수정 권고를 따르지 않는 출판사에 수정명령 등 행정권을 발동하기로 선언하면서 긴장감을 더했다. 교학사 이외 7종 교과서 집필진은 “교육부 수정 권고에 무조건 따르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앞서 2008년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좌 편향 논란 당시나 2011년 ‘민주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집필기준 수정 논란이 일었을 때에도 교육부 개입이 진보-보수 간 대립을 격화시킨 선례가 있다. 교육부가 8종의 오류 829건을 발표한 뒤 다시 부각된 쟁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교학사를 뺀 다른 교과서 7종의 오류 건수는 62~112건으로 평소 다른 과목에서 발견되는 오류에 비해 과도하게 많지 않은데, 8종 전체가 수정 권고를 받는 게 적절한 지 의문이 제기됐다. 교학사 오류 건수는 251건으로 다른 교과서의 2~4배에 달했다.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은 “2014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공부하게 된다”면서 “사실 오류, 표현·표기 오류, 서술상 불균형, 국가정체성 왜곡할 수 있는 내용이 실린 교과서를 수정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8종 교과서를 한꺼번에 분석, 8종이 공통적으로 오류를 범한 경우나 서로 다른 사관을 채택해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대목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별로 ‘장보고 사망연대’를 841년이나 846년으로 다르게 기술했거나, 고려 시대 ‘안승’과 ‘보장왕’의 관계에 대해 아들·조카·서자 등 이설을 교과서마다 각각 다르게 서술한 부분을 찾아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도 오류 수정을 위해 고교 현장의 교과서 채택 일정을 연기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감수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두 번째로 진보 진영에 교학사에 대해 제기한 우 편향 지적과 보수 진영이 나머지 7종에 대해 제기한 좌 편향 지적을 교육부가 모두 수렴해 수정·보완 권고를 내리면서 오히려 양 진영 모두 불만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교육부가 권고한 교학사 수정 권고 건수는 앞서 지난달 역사학계에서 지적한 오류 건수 293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머지 7종과 관련해 ‘국가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무더기로 수정 권고를 한 내용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적한 내용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성·천재·비상교육·두산동아 등 4개 출판사는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사람 중심 세계관이고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이라고 북한 자료를 그대로 인용했다가 수정 권고를 받았다. 앞서 여당 의원들이 지적했던 대목이다. 금성출판사는 ‘소련의 치스차코프 포고문’과 ‘미국 맥아더 포고령’을 단순 비교하느라 소련 포고문의 기만성을 서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부 수정 권고를 받았는데, 앞서 14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지적했던 내용 그대로이다. 세 번째로 교육부가 ‘집필기준 준수 여부’를 수정 권고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명확한 집필기준을 설명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심 실장은 “비상교육 등 3개 출판사의 교과서에 북한 주민 인권문제 서술이 누락시킨 점은 집필기준에 위배됐다”고 했지만, 이 교과서들은 “북한이 인권문제로 인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는 식의 간략한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사 측에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얼마나 할애해 어떻게 쓰라는 말인지 기준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교육부가 국사편찬위원회의 ‘부실 검정 의혹’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정 권고 사항 892건을 찾아냈다는 말은 곧 검정 책임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졌지만, 교육부는 “여력이 없다”며 검정과정에 대한 조사를 거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013 국정감사] “곽병선, 정진후 의원 전교조 전력 거론하며 협박성 전화”

    [2013 국정감사] “곽병선, 정진후 의원 전교조 전력 거론하며 협박성 전화”

    1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부 소관 공공·유관 기관 12곳에 대한 국정감사는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되며 이른바 ‘낙하산’ 논란을 빚은 기관장과 야권과의 기싸움 때문에 파행을 빚었다. 공교롭게도 피감기관 12곳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수장 교체작업이 이뤄진 한국학중앙연구원(이배용 원장), 한국교직원공제회(이규택 이사장), 한국장학재단(곽병선 이사장) 모두 ‘측근 인사’ 지적을 듣고 있다. 곽병선 이사장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사로 참여해 ‘친 정권 인사’로 분류됐다. 곽 이사장과 정진후 정의당 의원 간 언쟁이 오전 국감 파행의 단초가 됐다. 곽 이사장이 전날 정 의원 보좌관에게 전화해 정 의원의 전국교직원노조 전력을 거론하며 “(이경숙 전 이사장의 업무추진비 자료 요구는) 지도급 인사를 깎아내리고 기존 질서 체계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에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정 의원이 공개했다. 이에 곽 이사장이 사과했지만, 야권이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국감이 중단됐다. 오후 국감에서는 이배용 원장의 천만원대 취임식 경비가 도마에 올랐다. 박혜자 민주당 의원은 “이 원장 취임식 비용이 식대 800만원을 포함해 1512만 2000원”이라면서 “교육부 산하 17개 기관장 평균 취임식 비용인 162만 4112원의 9.3배”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절약하겠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했다. 친박(친박근혜)계 4선 의원 출신인 이규택 이사장은 선정 과정에서 특혜를 입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 이사장이 일반 지원자가 접근할 수 없는 내부 정보를 인용한 지원서를 작성했다”면서 “친박 올드보이 선임을 위해 다른 지원자가 들러리를 선 꼴”이라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감 이슈] “이배용 저서에 ‘명성황후→민비’ 폄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8일 동북아역사재단·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역사 교과서’는 뜨거운 감자로 화두에 올랐다.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저자인 권희영 교수가 재직 중인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야당의 질문이 집중됐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2005년 발간한 ‘한국 역사 속의 여성들’을 분석해 보니 ‘명성황후’를 ‘민비’라고 호칭하고 있다”면서 “‘민비’라는 호칭은 일제가 명성황후를 비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것이기 때문에 여성사학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책에서 이화여대 설립자이자 초대 총장인 김활란에 대해 ‘일제의 극심한 회유가 교차되는 가운데 끝까지 이화를 지키려던 그는 크나큰 시련과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겪게 되었다’라고 썼다”면서 “민족문제연구소가 낸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김활란의 친일 행적은 은폐하고 친일의 불가피성만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2011년 이 원장이 위원장을 맡은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에서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중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도록 자문을 제공했다”면서 “당시 추진위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집필 기준을 바꾸자는 의견은 소수였는데, 유일하게 이 사안에서만 소수 의견을 채택해 결국 ‘자유민주주의’가 집필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현대사학회 출신인 권 교수가 참여한 ‘대한민국의 건국-시선의 교차’ 연구에 3700만원의 연구비가 지원됐다”면서 “연구계획서를 보면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의 글만큼 우편향적인 역사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이 발췌·공개한 연구계획서에는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 건국 폄하 세력의 역사인식이 역사의 자의적인 해석에 입각해 이데올로기적으로 함몰된 주장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을 밝혀내려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우 의원은 “공공기관이 국민의 세금으로 우편향 연구과제를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잇따른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 “나는 식민지 근대화론자가 아니라 식민지 수탈론자”라면서 “최근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논쟁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에게 야당 의원의 공세적 질문이 잇따르자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은 “고생이 많으시다”고 질의 중간 이 원장을 위로하기도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아들 한국 국적 포기한 美시민권자

    최근 “미국에 당당하자는 것은 반미(反美)”라고 발언해 빈축을 산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의 외아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 시민권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국사편찬위원회의 유 위원장 인사 기록을 확인한 결과 유 위원장 아들이 한국 병역을 회피하고 국적도 미국 국적으로 바꿨다고 17일 밝혔다. 안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아들의 국가이자, 학자로서 커리어를 쌓은 미국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분에게 역사 기록의 무거운 책임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위원장은 지난 13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햇볕정책은 친북 정책”이란 발언과 함께 “미국에 대해 우리가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반미”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도 지적했다. “국사편찬위원장 아들의 미국 국적 취득은 국민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데 이를 몰랐거나 무시한 박근혜 정부의 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유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똑똑 융합과학씨… ’ 등 69종 올해의 우수과학도서에 선정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13 우수과학도서’ 69종을 선정해 17일 발표했다. 정부는 과학도서 창작·발간 활성화를 위해 1999년부터 우수 도서를 선정해 왔다. 미래부는 우수과학도서에 인증서와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소외 지역 학교와 복지시설 760여곳에 4만여권을 무상 보급하기로 했다. 위즈덤하우스의 ‘똑똑 융합과학씨 빛과 놀아요’, 키즈엠의 ‘땅속에도 풀숲에도 곤충은 어디에나 있어’ 등이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전체 선정 목록은 홈페이지(kofac.re.kr/scibook)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사‘편향’위원장 유영익

    국사‘편향’위원장 유영익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4년 전인 2009년 쓴 축사로 ‘설화’(舌禍)에 휘말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5일 오전 성명을 내고 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시작해 이날 오전 1시까지 진행된 국정감사가 끝날 무렵 유 위원장이 “햇볕정책은 친북 정책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당당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반미 정책”이란 취지로 발언한 게 화근이 됐다. 해당 발언은 ‘미래한국’이란 잡지가 ‘우남 이승만 애국상’을 받을 당시 유 위원장이 써 준 축사 내용에 대해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질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유 위원장은 당시 축사에서 “김대중·노무현 집권기 정부가 추구한 친북·반미 정책”이라는 표현을 썼다. 유 위원장은 또 축사에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비하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내용을 (미래한국이) 신랄하게 비판해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국사교과서 편집방향을 대폭 수정하게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는 내용을 쓰기도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좌편향’ 지적 7종도 수정권고 대상에

    지난 8월 검정을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한 교육부 재검토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일단락될 예정인 가운데 한 달 전 재검토 시작 당시와 판이하게 달라진 교육부 내부 기류가 15일 감지됐다. 교학사 교과서의 우 편향성과 부실사료 문제 때문에 재검토가 시작됐지만, 정작 좌 편향 지적을 받은 나머지 7종의 현대사 부분도 교육부의 수정권고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전날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추석 연휴 동안 교과서를 봤는데, 좌 편향 지적을 받을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한 게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이 달 중순이 지나기 전 8종 교과서 별로 수정 권고를 하겠다”면서 “교과서 집필자들이 권고를 받아들여 수정을 요청하면 교육부 장관 승인 절차를 이달 말까지 끝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집필자에게 수정 권고→집필자가 교육부 권고 수락해 교과서 수정 요청→교육부 장관이 집필자의 수정 요청 승인’이란 절차를 밟겠다는 얘기다. 이 규정은 사실 집필자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변화된 사회상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교과서 수정 간이 절차다. 기왕 수정할 부분을 찾아낸 교육부가 곧바로 집필자에게 수정을 요구하는 대신 최소 3단계에 걸친 복잡한 과정을 밟는 이유는 교육부 장관이 교과서 수정 명령권을 행사하기 위해 교과용도서심의회를 운영하려면 최소한 8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교육부 장관이 수정 명령권을 행사하려다 당장 내년 3월로 확정된 한국사 교과서 발간 일정이 무산될 수 있다. 교육부의 수정 권고를 전후해 그 동안 ‘1(교학사 교과서) 대 7(다른 교과서)’의 구도로 교학사만 비판받던 상황이 180도 역전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교학사를 뺀 7종 교과서 집필자 모임인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 협의회’가 교육부의 수정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집필자 협의회 관계자는 “교육부가 만일 ‘남로당식·북한식 사관이니 고쳐라’라는 식으로 명예훼손 수준의 권고를 내린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교학사는 교육부 수정 권고를 따를 계획이다. 일괄 수정권고 거부 뒤 7종 집필자와 교육부 간 갈등이 격화한다면 ‘국정 교과서 도입’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전날 국감에서 이학재 의원 등 새누리당 측은 “수능 필수인 한국사에 한해 검·인정 대신 국정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서 장관도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련의 움직임이 이같이 진행되자 7종 집필자와 야권 측에서는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하며 방어 태세를 갖췄다. 한국사 교과서 논란이 ‘우 편향 국정 교과서’ 도입을 위한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란 주장이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2011년 현대사학회 주도로 ‘민주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집필기준을 바꾸더니 올 상반기 현대사학회장인 이명희 교수가 교학사 교과서를 냈고, 하반기에 현대사학회 고문인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임명된 뒤부터 새누리당이 국정 교과서를 주장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국정 교과서는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에 있는 제도”라면서 “설사 시행되더라도 ‘햇볕정책은 친북 정책’이라고 국감장에서 발언하는 유 국사편찬위원장에게 국정 교과서 편찬을 맡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이 열거한 나라 외에 최근 일본 우익이 자국 정부 입장과 판례에 입각한 교과서 기술을 강화하고 출판사 재량을 없애는 내용의 교과서법 제정을 아베 신조 총리 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충돌·파행… 올 국감도 구태 ‘판박이’

    충돌·파행… 올 국감도 구태 ‘판박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실시하는 2013년 국정감사 첫날인 14일 여야는 곳곳에서 충돌했으며 일부 파행이 빚어졌다. 해마다 파행을 거듭해 ‘불량 상임위’로 낙인찍혔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올해도 6년째 파행을 이어갔다.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놓고 여야가 맞붙어 교육부 등에 대한 국감은 오전 내내 열리지 못하다가 오후 3시가 돼서야 국감을 시작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대거 4대강 사업 증인으로 나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으며, 보건복지위에서는 기초연금 논란으로 여야 의원 간 설전이 이어졌다. 안전행정위에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쟁점이 됐다. 이처럼 여야가 지난 수개월 이상 벌여 온 정치 공방이 국감장으로 그대로 옮겨지자 이번 국감도 과거를 답습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감사를 하는 국감이 아니라 밀린 이야기를 하는 국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회에서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가 국감에서 피감기관을 앞에 두고 일전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감이 개시된 이후라도 여야가 실질적인 국감을 위해 해법 모색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무위원회에서 “단계적으로 교학사를 포함한 8종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보완을 조속한 시일 안에 하겠으며 중기적으로는 (교과서) 검정심사제도를 개편하는 방안까지 병행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국보 285호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한 ‘가변형 투명 물막이’(카이네틱댐)가 내년 상반기 중 설치될 전망이라고 보고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환영을 표시한 것에 대해 “우리뿐 아니라 일본 재무장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나라가 많아 일본의 재무장을 묵인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 측의 언급 내용에 미·일 안보조약 범위 내에서라는 표현이 있다. 백지수표를 위임하겠다는 차원이라기보다는 미·일 안보조약 범위 내에서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15일에는 감사원과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을 상대로 각각 법제사법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안전행정위 등 12개 상임위에서 국감이 진행된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외고 졸업생들 연세대 가장 많이 갔다

    외고 졸업생들 연세대 가장 많이 갔다

    최근 5년 동안 외국어고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학한 대학은 연세대로 나타났다. 졸업생의 8.57%인 3068명이 연세대에 갔다. 이어 고려대(2883명), 성균관대(2223명) 순으로 외고생이 많이 입학했다. 서울·경기 지역 외고만 따져봐도 연세대 진학자가 가장 많았고 고려대와 이화여대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14일 최근 5년 동안의 전국 29개 외고 졸업생 3만 5818명의 대학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5년간 외고 졸업생 중 지방 소재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13.6%인 4880명에 불과했고 60.5%인 2만 1493명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해외대학에 유학한 외고 졸업생이 4.4%이고 진학하지 않거나 통계에 잡히지 않은 졸업생은 21.5%였다. 유 의원은 “같은 외고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교육격차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났다”면서 “외고 출신 서울대생 중 85%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소재 외고 졸업생이었다”고 밝혔다. 수도권 소재 외고 졸업생 비중은 연세대생 중 85%, 고려대생 중 80%로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격차 때문에 이른바 명문 외고가 밀집해 있는 서울·경기 지역 12개 학교만 비교하면 졸업생 대학진학 현황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전체 29개 외고 졸업생 중 서울대 입학자 비율은 3.2%인데, 서울·경기 지역만 보면 서울대 진학 비율이 4.6%로1.4% 포인트 높아졌다. 연세대 입학자 비율은 전체 8.6%에서 서울·경기 12.0%로 3.4% 포인트 증가했고 고려대 입학자 비율은 전체 8.1%에서 서울·경기 10.6%로 2.5% 포인트 늘었다. 유 의원은 “전국 통계와 서울·경기 통계에 격차가 큰 것을 볼 때 외고에서도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병인 지역 격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면서 “우리나라 교육 정책이 외고 육성정책에서 벗어나 서울 쏠림현상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학 현황 분석 결과 인문계인 외고 교육과정과 맞지 않는 이공계 대학인 KAIST 진학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외고가 주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년 동안 서울·경기 지역 외고에서 KAIST에 142명이 진학한 반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4명이 이 대학에 입학했다. 또 다른 이공계 대학인 포스텍 진학자 역시 수도권에 8명이 있었고, 비수도권에는 한 명도 없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학교 밖에서 배운다] 문화예술·아빠교육 현장속으로

    [학교 밖에서 배운다] 문화예술·아빠교육 현장속으로

    학교 밖 문화시설을 활용한 ‘문화·예술 교육’과 아빠의 참여로 인해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아빠 교육’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 8월부터 ‘학교 밖에서 배운다’ 기획 기사를 통해 찾은 현장에서 참가자들은 새로운 방식의 교육에 만족하고 잘 적응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문화·예술 교육’과 ‘아빠 교육’ 유행에 제대로 참여하고 있는 것인지 조바심도 감지된다. 현장에서 만난 교육 전문가들은 두 가지 새로운 교육 흐름이 어려운 게 아니라고 조언했다. 돈을 들여 멀리 교육을 위한 구색이 갖춰진 장소를 찾지 않고, 그저 가족이 함께 집 주변을 돌며 환경을 개선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더 좋은 교육 효과를 내고 아이를 성장시킨다는 설명이다. 절대 어렵지 않은 ‘문화·예술 교육’과 ‘아빠 교육’의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현장 3곳을 찾아봤다. ■ 예술옷 입는 새싹들 “우리도 그림 그릴 수 있어,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거야.” 지난 10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1930~4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인 애싱턴 지역의 광부들이 그림을 통해 화가로 변신하는 모습을 그린 연극 ‘광부화가들’의 한 대사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공연에 초대받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들이 대사에 공감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연을 보고 나오던 한 교장 선생님은 “평범한 생활 속에서 광부들이 그림이라는 예술을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니 나를 포함한 교사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껴진다”면서 “학생 모두가 예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열린 ‘2013 예술꽃 씨앗학교 학교장 워크숍’ 행사의 하나였다. 워크숍에는 2008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진행 중인 예술꽃 씨앗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30개교 학교장이 참석했다. 예술꽃 씨앗학교는 소규모 초등학교 전교생이 학교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국악, 서양악, 시각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워크숍에서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된 초등학교 학교장들은 한목소리로 학생들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변하고 인성 함양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전교생이 50명에 불과한 부산 강서구 배영초교의 이승희 교장은 “소규모 학교라 그런지 아이들이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부산 자랑 10개를 하라고 하면 그중 하나가 우리 학교일 정도로 자부심이 많이 생겼다”면서 “예술교육이 꼭 엘리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2011년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된 대전 중구 대신초교는 실력 또한 인정받고 있다. 3~5학년 학생 35명으로 이뤄진 국악반은 올해 열린 대전광역시동부교육청 주최 학생음악경연대회에 나가 10여개 팀을 물리치고 금상을 받았다. 정상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 과장은 “예술꽃 씨앗학교를 통해 부산 금정초교, 전남 여수북초교가 폐교위기에서 벗어나는 건 물론 학생들이 몰릴 정도로 성공하자 해를 거듭할수록 지원학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능 교육이 아닌 소통·공감 교육에 방점을 두고 교육하면 아이들의 소통 능력이 증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감성 자라는 꿈나무 “오늘 뮤지컬에는 열심히 꿈을 향해 노력하는 시골 소녀가 나와요. 그 소녀를 보면서 ‘ 평소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찾아 오고, 진짜로 준비가 됐다면 그 기회를 낚아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배우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꼭 교훈을 얻지 않아도 돼요. 탭댄스가 많이 나와 흥겨운 공연이니까 흥이 나면 박수를 많이 보내주세요. 노래나 춤이 끝난 다음에 ‘와’ 하고 손뼉을 쳐주면 정말 힘이 날 것 같아요.” 지난 12일 경기 광주시 송정동에 있는 문화스포츠센터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막이 오르기 직전 주연 배우 남경주가 초등학생들에게 뮤지컬 관람법을 설명했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 50여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전국 43개 문예회관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토요 예술 감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연말까지 1만 5000명이 참여해 문예회관에서 열리는 미술 전시회나 각종 공연 감상법을 배우고 직접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50여명 안에 포함된 차상위계층 12명을 포함해 학생 대부분이 성인용 뮤지컬을 관람하는 건 처음이다. 어떤 작품을 보여줄지 몰라서, 비용 부담 때문에 부모 손을 잡고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는 게 녹록하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생애 첫 뮤지컬 관람’을 위해 예술문화회관 측은 4주 동안 교육을 통해 무대장치를 보거나 미술 전시회를 본 뒤 감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임선주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 문화예술팀 대리는 “그동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와 같은 체험형 문화예술 교육이 많이 활성화됐기 때문에 이제는 예술 감상법에 대한 교육이 가능한 시점이 됐다”면서 “하반기부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예술감상 교육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고 전했다. 고난을 겪은 주인공이 끝내 성취를 이루는 내용이 대부분인 뮤지컬을 보다 보면 주인공이 시련을 겪는 과정을 보는 게 지루할 법도 했지만, 이날 주연 배우 설명을 듣는 ‘특전’을 누린 탓인지 학생들은 끈기있게 공연을 관람했다. 중간 쉬는 시간에는 학생들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줄거리를 놓고 서로의 생각을 털어놓는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경영기획부의 이종현 담당자는 “학생들이 앞으로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공연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공연을 관람하는 게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이 학생들이 성인이 된 뒤에도 좋은 관객이 되고 예술 후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내 아이 믿는 아빠들 “여러분은 좋은 아빠입니까.”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유아교육진흥원 3층 강당에 모인 100여명의 아빠들은 강사인 홍웅식 한국직무능력개발원장의 질문에 멋쩍게 웃었다. 유치원생 아이를 둔 아빠들은 토요일도 반납하고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았다. 강연자인 홍 원장이 먼저 “좋은 아빠가 되려면 우선 자녀들과 소통을 잘해야 한다. 그러려면 콩깍지를 벗어 던져야 한다”고 하자 아빠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콩깍지가 뭐지?” 홍 원장은 “콩깍지는 ‘인식의 기준선’”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춤·노래를 배우고 싶은 콩깍지가 씌었다. 아빠는 아이가 반듯하게 공부 잘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길 원하는 콩깍지가 씌었다. 서로 콩깍지가 다르니 대화가 통할 리 없다. 홍 원장은 “아이들 콩깍지를 벗기려면 아빠부터 콩깍지를 벗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이를 잘 관찰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라”고 조언했다. 홍 원장은 두 번째로 권위를 내려놓으라고 강조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빠, 어디가.’ 영상이 이어졌다. 김성주, 성동일, 이종혁, 윤민수, 송종국 등 다섯 아빠가 추운 겨울 시골에서 아이를 씻기고 재우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나는 성동일 같기도 하고, 가끔은 이종혁 같기도 한데….” 이 모습을 보던 홍 원장이 설명을 이어간다. “요즘 트렌드는 윤민수 같은 ‘프렌대디’(Friend+Daddy·친구 같은 아빠)입니다. 친하게 지내며 아이의 개성과 능력을 발견해 주고 키워 줘야 성공합니다.” 홍 원장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중물 같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저는 늦둥이 아들을 얻은 후 둘째 딸에게 거의 신경을 못 썼어요. 학교에선 중학교 졸업도 어렵다고 했어요. 이런 딸을 대학에 보내기까지 과정은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아이를 되돌리려고 직장도 그만두고 이해하고자 정말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앞으로는 아이들한테 많이 실망할 겁니다. 가끔은 배신당하는 기분도 들 겁니다. 하지만 아이를 믿어주세요. 지금 시작하는 여러분은 저보다도 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날 자신들만의 ‘좋은 아빠’ 상을 지니고 돌아갔다. 신형철(37)씨는 “믿고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딸 아이가 이유 없이 고집을 피울 때면 ‘우리 애는 왜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화도 많이 났다. 아이를 믿는 일이 새삼 어렵지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013 국정감사] “교학사 교과서 특혜” vs “기존 교과서 반미친북”

    [2013 국정감사] “교학사 교과서 특혜” vs “기존 교과서 반미친북”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첫날 일정인 14일 교육부 국정감사는 ‘역사 교과서 국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 문제에 천착했다. 국감장 주변에선 ‘역사 교과서가 국감을 들었다 놨다 한다’는 총평이 나왔다.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을 증인으로 채택할지를 놓고 오전 내내 다투던 여야 의원들은 오후 3시에 가까스로 국감을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 국감용 노트북에 ‘친일독재 미화하는 교학사 교과서 검정취소’(야권) 또는 ‘좌편향 왜곡교과서 검정취소’(여당)란 시위성 스티커를 붙인 채 여야는 국감 내내 역사 교과서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고교 한국사 교과서 7종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했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역사 교과서들이 오직 반이승만, 반박정희, 반미, 친북 등 네 단어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6·25전쟁으로 인한 참상에 대해 남북한 공동 책임을 묻거나 베트남전에서 국군이 범죄를 저지른 듯 묘사하는 교과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가적으로 통일성이 필요하니 한국사를 국정 교과서 체제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교과서 7종의 좌편향성 지적에 대해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일부 좌편향이 있다”고 동의했다.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인정이 아닌 국정 발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권은 교학사 교과서를 둘러싼 친일 논란과 교육부의 교과서 8종 전체에 대한 재검토 작업의 부당함을 집중 제기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친일’의 반대말은 ‘항일’이 되어야 할 텐데, 이 국감장에선 ‘친일’의 반대말로 ‘종북’을 꼽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우리 사법부가 친일 행적을 인정한 김성수에 대해 교학사 교과서는 민족 기업가 측면만 부각시키고 명백한 친일 행위를 다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정 교과서 전환 주장에 대해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뉴라이트 계열 현대사학회의 고문이자 이승만 옹호자인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에게 교과서 편찬을 맡기려는 음모”라고 일축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폄하 발언’을 했는지를 놓고 야권의 잇따른 질문에 유 위원장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응수하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국감장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본질의가 끝날 무렵인 오후 7시쯤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한 역사 교과서가 ‘출처 불명’이라며 인용한 사료가 북한 책과 연관성이 있다”고 언급하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다. 소란 속에서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이 “북한 책이 나오니 난리네”라고 하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한 끝에 박 의원의 사과를 받아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립 신규교원 85% 기간제 불법 임용

    전국의 사립 초·중·고교가 올해 결원보충 사유로 임용한 신규교원 가운데 84.8%를 정규교원이 아닌 기간제 교원으로 불법 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5년 동안 사학에서 퇴임한 정규교원은 1만 1883명이지만, 정규교원으로 신규 채용된 인원은 8255명으로 3628명이 모자랐다. 정규교원 감소는 교권 추락과 교육의 질 악화로 이어지지만, 정부가 사학의 불법행위를 방조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13일 교육부 자료를 공개하며 “사학들이 결원보충 사유로 임용한 전체 교원 대비 기간제 교원은 2008학년도 6407명 중 4951명(77.3%)에서 2013학년도 8314명 중 7054명(84.8%)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학생 수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해도 학급 당 학생 수 지표의 국제비교를 봤을 때 정규교원이 아직 더 필요한 수준”이라면서 “관할 교육청들이 정규교원이 퇴직한 자리를 불법 기간제 임용교원으로 채우는 관행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학이 결원보충 사유로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게 불법인 이유는 사립학교법에서 퇴임, 명예퇴임, 의원면직, 전보·파견 등으로 교원 결원이 생겼을 때 정규교원을 임용하는 게 원칙이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기간제 교원을 임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관련 법에는 ▲기존 교원이 휴직하거나 ▲교원이 파견·연수·정직·직위해제·휴가 등으로 한 달 이상 교직을 비우거나 ▲파면·해임 처분을 받은 교원이 교원소청심사 과정 중이어서 후임자 보충 발령을 받지 못하거나 ▲특정한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사립학교가 기간제 교원을 임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시·도별로 전북과 세종 교육청 소속 사립학교에선 올해 기간제 교원 불법임용 비율이 100%로 집계됐다. 전북에서는 공립학교와 공동으로 교원임용 시험을 볼 것을 요구한 도교육청 지침에 반발해 도내 사립학교 96곳이 신규 정규교원을 일절 임용하지 않았다. 세종시엔 사립학교가 1곳뿐이어서 통계적인 착시 현상이 생겼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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