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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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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센터 거래 자제” 학교 압박한 서울교육청

    “친환경센터 거래 자제” 학교 압박한 서울교육청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친환경유통센터와 급식 식재료를 공급받고 있는 일선 학교에 계약 취소 압력을 넣어 무더기로 계약이 파기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계약 자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 지난 7일 이후 이 센터와 공급 계약을 맺은 학교 중 3분의2가 넘는 43곳이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시교육청의 이번 취소 압력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음해성 소문까지 난무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시교육청과 친환경유통센터, 일선 학교 등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산하 11개 교육지원청 간부들이 직접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을 만나거나 전화로 센터와의 계약 취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오전 시교육청 회의에서 권역별 간사 교장들에게 센터 이용 자제를 요청해 같은 날 오후 권역별로 근처 학교 교장들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6일까지 학교별로 행정실장과 영양교사가 함께 센터를 이용하지 않을 때 대안을 찾기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교장이 무조건 센터 이용을 하면 안 된다고 교육청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면서 “당장 공급원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의견을 냈지만 묵살됐다”고 말했다. 6일 이후에도 센터 이용을 고수하려고 한 학교에는 교육지원청 간부들이 학교 행정실장에게 거듭 센터 배제를 요청했다고 이 교사는 전했다. 친환경유통센터는 2006년 급식 식중독 파문 이후 위탁 방식에서 직영 방식으로 학교급식 형태가 바뀐 뒤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2009년 시범사업으로 서울 지역 학교 62곳에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시작해 2010년(연말 기준) 270곳, 2011년 588곳, 2012년 784곳, 2013년 867곳 등으로 거래 학교를 늘려 왔다. 특히 센터는 2010년 곽노현 전 교육감 당선 이후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되면서 급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시교육청이 친환경 재료 사용 비율 하한선을 50%로 하향조정하고, 민간업체와 센터의 수의계약 범위가 모두 1000만원으로 똑같이 조정되면서 센터에 유리한 환경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이달 초까지 센터와 3월분 식재료 공급계약을 체결한 학교는 66곳으로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센터에 따르면 66개 학교 가운데 7일 12곳, 10일 17곳, 11일 14곳 등 43곳이 계약을 파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 센터를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한 게 아니라 바뀐 급식 지침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센터와의 계약을 파기한 학교 관계자들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시교육청 압력 때문에 계약을 취소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센터에 큰 불만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일부 학교에서는 “센터가 다른 친환경 재료보다 비싸게 받는다는 보도를 봤다”거나 “센터에서 공급하는 축산물 품질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센터와 3월분 계약을 맺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복지·고용·여가부 업무보고] 캐디·택배도 고용보험 혜택

    올해부터 300인 이상 기업(2960곳)이 추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를 공시해야 한다. 2016년부터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직 근로자와 예술인도 고용보험에 가입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30인 이하 사업장에는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가 도입된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4년 업무계획에는 이 같은 내용의 취약계층 보호 대책이 포함됐다.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늘리는 한편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중점을 뒀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고용부는 세대와 계층 맞춤형 4대 정책목표를 발표했다. 청년이 일할 기회를 늘리고, 여성이 경력 단절 공포에서 벗어나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도록 할 계획이다. 중장년층은 활력 있게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유도하고, 저소득층은 일을 통한 복지를 누리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정책목표에 담았다고 고용부는 밝혔다. 특수고용직 근로자가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정부는 노사정 논의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가입 방식과 보험료 분담률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어 하반기에 법 개정을 추진, 내년에 시행령을 마련해 2016년부터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실시하기로 했다.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됐다. 고용부는 사업자 등록 후 6개월 이내로 정해진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 기한 요건을 1년 이내로 완화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보험 소멸 사유를 3개월 연속 체납에서 6개월 연속 체납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3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퇴직연금기금제도는 근로자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받아 일정 기간 인출을 제한하는 대신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게 한 제도다. 또 앞으로 신설 사업장은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고용부는 이와 함께 지난 1월 경기 남양주에 문을 연 고용·복지종합센터를 올해 안에 10곳까지 늘리고 2017년에는 전국 70곳으로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소액 체불임금 정부가 선지급 뒤 법적 해결”

    “소액 체불임금 정부가 선지급 뒤 법적 해결”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내 집무실에서 만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 부문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며 “체불 임금으로 인한 취약계층의 고통을 해소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약계층을 위한 잘못된 고용 관행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후 붕괴된 노정 관계 확립과 시간제 일자리 등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풀되 지금은 고용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체불임금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한데. -고용부가 고용률 70% 로드맵을 만들었을 때 중요한 항목 중 하나가 기초고용을 튼튼히 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일자리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인데 그중 하나가 체불임금 문제다. 현재 체불임금에 대한 체납 제도가 있는데 근로자들한테 받지 못한 돈을 주고 구상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기업이 진짜 파산 위기인지, 기업주가 나쁜 마음을 먹고 도망간 것인지 봐야 하는데 그러자면 법적인 프로세스(절차)를 많이 거쳐야 한다. 일단 소액인 경우 근로자들에게 먼저 줘 근로자들이 임금이 체불되더라도 생계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고, 나중에 법적인 구상권, 프로세스를 진행하겠다. 우리가 먼저 선제적,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체불임금 문제의 핵심을 풀면 더 많은 저소득 취약계층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철도노조 파업 이후 노사 관계가 어렵다. 노조를 대화 테이블로 돌릴 복안은. -노사정 대화는 어느 한편을 위한 것이 아니다. 현안들이 되고 있는 통상임금, 근로시간, 임금체계 개편 이런 것들이기 때문에 노사정이 모여 대화를 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다. 실무 차원에서는 많이 접촉을 하고 있다. 어떤 공통의 접점을 찾을 수 있겠는지, 노조 쪽에서 원하는 것은 뭔지, 정부가 원하는 것은 뭔지, 경영계의 사정은 뭔지 서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집행부가 들어선 지 얼마 안 되는데 이달 말이 지나면 대의원 대회도 끝나고 본격적인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하겠다. →최근에 고용부의 통상임금 지침이 오히려 혼란을 일으키는 것 같은데. -통상임금과 관련해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입법적 명확성을 확보하려 했다. 이를 위해서는 절차, 시간이 소요된다. 국회에서 논의가 돼야 하고 노사의 합의가 필요하고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 일정한 사회적 논의와 협의를 거치자면 시간이 걸린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대로 기존의 관행들은 인정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으로 가야 한다는 명확한 원칙에 따라 임금체계를 개편하려고 한 것이다. 새로운 원칙과 방향에 따라 그걸 지도할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한 것이기 때문에 지침이 혼란을 촉발했다고 하기보다는 지도 지침이 없으면 현장에서 지도할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도 지침은 입법적 명확성을 확보하기 전까지 과도기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다. →최근에 ‘경단녀’(경력 단절녀)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과 현장에서 느끼는 괴리가 큰 것 같다. 지금 일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공공 부문부터 선도하고 그런 유연한 근무 시스템 인식 문화가 민간 부문으로 퍼져서 확산시키도록 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민간 부문은 지금부터 기업들이 만들어 시간선택제가 좋은 인력들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좋은 사례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홍보를 강화해 나가겠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해임 이후 국무회의 분위기는 어떤가. 장관들의 소신발언이 줄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저는 꼭 해야 할 말은 소신 있게 한다. 이렇게 하는 게 대통령을 위해서 좋은 것이다. 국정의 큰 방향과 틀을 이해하고 소신 있게 나가야 하며 쭈뼛거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도 국정과제와 현안이 있을 때 장관들이 움츠러드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원한다. 대담 이종락 사회부장 정리 홍희경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고의·상습체불 악덕 사업주, 임금 외 부가금까지 물린다”

    “고의·상습체불 악덕 사업주, 임금 외 부가금까지 물린다”

    고의, 상습적인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해 법원이 체불임금 이외에 같은 금액 내 부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민사소송에서 임금 체불 사업주에게 체불한 임금의 두 배까지 물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는 노무사와 변호사가 팀을 이루는 ‘권리구제지원팀’을 설치, 체불 사건을 신속 처리하게 된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내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와 11일 세종청사 국무회의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4년 업무계획’에서 이같이 밝혔다. 방 장관은 인터뷰에서 “체불임금은 취약계층의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라면서 “고의, 상습적인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한 배상책임을 강화하고 체불당한 근로자에게 긴급 생활비를 지원하는 일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우선 고의, 상습 체불을 하면 사업주에게도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도록 하기 위해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고용부가 새롭게 도입하는 ‘체불임금 부가금 제도’는 고의,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할 때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체불임금만큼만 배상하는 게 아니라 부가금을 더해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다. 근로자에게 상습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다가 그만두려고 하면 1개월치 임금을 준 뒤 다시 몇 달 동안 임금을 주지 않는 상습 체불 사업주나 임금으로 줘야 할 돈을 사재로 빼돌리는 등 고의적인 체불 사업주가 부가금 판결 대상이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방 장관은 “일본과 미국 등에서도 고의, 상습적인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해고예고수당이나 할증임금 등 부가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상습적 체불 사업주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제재를 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체불 사업주들이 기소되더라도 대부분 체불임금 총액의 6분의1에서 3분의1 정도의 벌금 판결을 받고 풀려났었다. 그동안 퇴직자 위주로 구성됐던 체불 근로자 보호 정책도 재직자에게까지 확대된다. 고용부는 체불임금 청산을 위한 사업주 융자 제도를 확대, 퇴직자뿐 아니라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근로자도 혜택을 보도록 했다. 또 현재 ‘퇴직자에 한해 연 20% 이내’로 지급되는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적용 대상 범위를 넓혀 ‘재직자에 대해 연 10% 이내’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언론인 저술지원 39건 선정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1일 2014년도 저술지원작으로 서울신문 홍희경 기자의 ‘노다지 주식회사’ 등 39건을 선정했다. 저술지원은 전·현직 언론인의 전문성을 활용한 출판물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으로, 선정작에는 700만원이 지원되며 우수 저술에는 도서 구매 지원의 혜택이 주어진다.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집필진에게 듣는 좋은 독서법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집필진에게 듣는 좋은 독서법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인생에 보탬이 되는지에 대해 깨닫는 찰나(刹那)를 만나지 못했다면 독서는 ‘숙제’가 될 수밖에 없지요. 많은 학생들이 무엇인가 빨리 느끼고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책 앞머리에 흥미를 못 느끼면 덮어 버리죠. 사색 없이 양 채우기에 급급한 독서가 과연 도움을 줄까요.” 10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우리열린교육 사무실에 모인 서울신문 새 연재 ‘읽어라 청춘-서울대 추천도서 100선’ 집필자들은 한목소리로 책 읽기 자체의 ‘재미’를 강조했다. 최근 학교에서 창의체험활동의 일환으로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대입 수시 전형에서도 학생의 독서량을 면밀하게 보면서 ‘재미있는 독서’ 대신 ‘스펙으로 남는 독서’에 치중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독서는 책을 즐기는 대상이 아닌 부담으로 느껴야 하는 학생에게도 불운이지만, 논술과 토론 역량이 중시될 미래 교육에서도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우리열린교육의 정은주 미래교육연구소장과 집필자로 나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의 서은영·신언수·신운선·최영주 책임연구원은 베테랑 독서 교사들이다. 책을 좋아하는 학생부터 무관심한 학생까지, 부모가 골라주는 책을 읽는 학생부터 자신이 보고 싶은 분야의 책에만 몰두하는 학생까지 다양한 학생을 만났다. 중·고생 또는 대학생의 부모이기도 한 이들은 유아기 독서부터 챙겨야 할 자녀들을 키우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이들은 공통된 결론에 접근했다. 바로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라는 것이다. 정 소장은 “요즘은 부모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아는 과잉 교육학의 시대”라면서 “독서교육에서도 자신만의 소신과 원칙을 가진 부모가 많지만 무엇보다 먼저 아이 고유의 특성을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이가 책과 친해지려면 부모가 먼저 책을 들어야 한다’는 말이 철칙처럼 돼 있지만 만일 부모가 책을 보는 것을 싫어하는 가정에서라면 이 말은 틀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실패사례로 최 연구원은 자신의 사례를 직접 들었다. 활자 중독자 수준인 최 연구원이 집안에 멋진 서재를 꾸미고 아이를 위해 많은 책을 배치했지만 어느 날 아이가 집에 있는 똑같은 책을 빌려 왔단다. 최 연구원은 “릴레이식으로 친구들끼리 책을 돌려 읽는 게 재미있어서 집에 있는 책이지만 빌려 왔다는 말을 듣고 집안의 멋있는 서재 때문에 책을 빌려 읽고 서로 줄거리를 맞춰보는 재미를 아이에게서 빼앗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부모의 독서 방식이 아닌 아이의 독서 방식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의 독서 방식을 존중하다 보면 ‘몹쓸’ 책들만 읽지 않을까. 기자의 질문에 베테랑 독서 교사들은 일제히 “편독도 독서”라며 반박했다. 신언수 연구원은 “가장 재미있는 책은 스스로 골라서 읽은 책”이라면서 “아이들은 공룡책에 미칠 수도 있고, 자동차책에 미치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언젠가 그 분야 책을 떼고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시기가 온다”고 했다. 서은영 연구원은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한 분야에 미치면 다른 분야에서 뒤떨어질까 두려워 다른 분야를 권하게 되기 마련이지만 아이가 한 분야를 파고들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면서 “독서습관을 놓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떤 분야에 흥미가 생긴 아이를 가다 말게 하는 것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대입제도가 도입되면서 학교에서 독서 수업을 받거나 독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도 늘었다. 15년 넘게 독서교육을 실시한 집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우려스럽기도 하단다. 정 소장은 “학교에서 과제를 하기 위해 독서 숙제를 하는 학생을 보며 과연 즐거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에 맞춰 고전을 만화로 바꾼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만화를 원전에 대한 흥미를 북돋을 마중물로 삼지 않고 만화만 보고 마치 그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독서”라고 덧붙였다. 독서 교사를 오래하다 보니 다들 그동안 교육 정책에서 독서와 논술이 강조될 때도 겪었고, 반대로 열기가 식을 때도 체험했다. 변곡점에서마다 “선생님, 독서공부를 해서 시험 성적이 올랐나 봐요”라고 묻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선생님, 성적이 올랐다고 칭찬하지 마세요. 성적 떨어진다고 독서공부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어떡해요”라고 말하는 학부모도 간혹 있단다. 경험적으로 후자의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그리고 추진하는 데 자신감을 보였다. 독서 교사들이 학교에서의 독서 교육 확산을 보며 담담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을 읽고 이를 지면에 소개하는 일은 집필자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신운선 연구원은 “고전이라면 다들 멀게만 생각하는데 내 삶과의 연관성을 찾아 음미할 수 있도록 쓰겠다”면서 “글을 읽고 소개된 책을 찾아서 읽는다면 성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집필자들도 한번도 가져본 적 없거나, 그동안 잃고 살았던 ‘읽기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안내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퇴직 전 못받은 시간외 수당 청구 가능… 사업자 바뀌기 전 연락처·주소 확보를

    퇴직 전 못받은 시간외 수당 청구 가능… 사업자 바뀌기 전 연락처·주소 확보를

    퇴직금을 곧 입금한다더니 한 달이 지나도록 깜깜무소식이다. 다니던 직장 동료가 야근수당을 받았다고 함박웃음을 짓는데, 퇴직자는 대상이 아니라며 회사가 입을 싹 닦아 버렸다. 이럴 경우 임금체불 피해를 당한 것인지 궁금하다. 임금을 안 주는 것도 모자라 어느 날 갑자기 대표자 명의를 바꿔 버렸다. 이때 과연 임금을 받을 수 있는지 헷갈린다. 체불임금의 범위를 노무법인 로맥의 김창현 노무사가 안내한다. →퇴직한 뒤 2주가 지나도 못받은 퇴직금은 체불임금에 포함되나. -퇴직금은 넓은 의미에서 체불임금에 해당한다. 다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적용을 받아 매달 지급되는 성격의 임금과 퇴직 시 또는 근로관계가 지속되는 중에 중간정산되는 퇴직금의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 또 근로관계 당사자가 약정한 각종 수당과 근로기준법상 지급되어야 하는 수당은 비록 근로자가 입금일 전에 퇴직했더라도 퇴직 14일 이내에 지급받을 수 있다. 회사에서 지급을 거부한다면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해 지급 청구를 촉구할 수 있다. →근로 중 부당하게 시간 외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면 체불임금으로 따로 청구할 수 있나. -퇴직 이전에 근로를 계속하는 중에도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을 못 받았다면 체불임금으로 청구할 수 있다. →몇 개월 이상 월급이 밀렸을 때 체불임금 청구를 하는 게 적당한가. -회사의 경영 상황,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체불임금 변제 의지, 근로자 당사자의 의견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하는 사안이다. 월급이 한 달만 밀렸어도 당장 회사가 부도위기라면 임금채권을 온전히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체불임금 청구를 하는 편이 좋다. 역으로 3개월 이상 장기체불이 됐더라도 회사의 경영이 나아지는 등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체불임금을 당장 청구해 계속 지속될 수 있는 근로 관계를 어색하고 불편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노무사를 통해 체불임금을 청구할 때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장점은 적법하게 산정하면 받을 수 있는 수당과 임금이 존재함에도 법적인 지식이 없어 놓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다. 노무사는 또한 노동청의 행정절차 및 사건처리 방향을 알고 있고 입증 자료 채집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근로관계 당사자들끼리 마주하기 꺼릴 때에도 노무사를 선임하는 게 유리하다. 단점은 수임료와 같은 추가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임금을 체불한 사업자 명의가 바뀌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사업자 명의가 바뀌는 경우는 실제로 그 사업이 타인에게 모두 양도되었거나 또는 소위 바지사장을 내세워 명의를 바꾼 경우일 것이다. 경우에 따라 대처법이 다른데 최우선적으로, 특히 개인사업주라면 이전 사업자와 이후 사업자의 연락처와 주소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변제 책임이 어떤 사업자에게 있는지 밝히는 게 중요한데, 그리 녹록지 않으므로 노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악덕 임금체불 98%가 벌금형

    악덕 임금체불 98%가 벌금형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명단 공개 대상이 된 악덕, 상습 체불 사업주 498명 가운데 8명(1.6%)이 집행유예형을 포함한 징역형을 선고받고, 나머지 490명(98.4%)은 벌금형 처벌을 받는 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명단 공개 사업주 3명 중 1명은 자신이 체불한 임금 총액의 6분의1에도 못 미치는 미미한 금액만 벌금으로 선고받았다.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악덕, 상습 체불 사업주가 오히려 늘게 생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용부는 10일 2010~2012년 악덕 체불로 인해 명단 공개 통지를 받은 사업주 가운데 확정 판결을 받은 전원의 형량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고용부는 명단 공개 대상 사업주뿐 아니라 신용 제재를 받은 사업주 787명, 구속수사를 받은 사업주 52명 가운데 형이 확정된 피고인 34명에 대한 확정 형량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들 모두에게 징역형은 극히 드물게 선고됐고, 벌금형 역시 체불 금액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고용부는 덧붙였다. 임금 체불 혐의로 기소된 사업주에 대한 법원 형량 분석이 이뤄지기는 처음이다. 지난해 말 체불임금으로 인한 두 번째 명단 공개 대상자 56명을 분석했을 때 사업주당 평균 체불액은 6818만원이고, 1억원 이상 체불한 사업주는 12명이었다. 체불액을 범죄 액수로 보고 다른 범죄 형량과 비교해 보면 법원이 체불 사업주에게 유독 관대한 것이 확인됐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범죄 금액이 1억원 미만일 때 사기죄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 횡령 및 배임죄는 징역 4개월~1년 4개월이 기본 형량으로 매겨졌다. 범죄 금액이 1억~5억원일 때 사기죄 기본 형량은 징역 1~4년, 횡령 및 배임죄 형량은 징역 1~3년으로 늘어난다. 체불 사업주가 명단 공개 대상이 되려면 명단 공개 이전 3년 동안 체불임금으로 인해 2차례 이상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하고, 최근 1년 동안 3000만원 이상 임금을 체불해야 한다. 사업주가 이 정도 금액을 체불하면 임금 체불 피해자수가 10여명이 넘기 일쑤이고, 피해자들의 가계는 생활비 부족으로 고통받다가 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년치 월급 밀리고 1000만원 깎여, 年29% 이자 감당못해… 회생 신청

    1년치 월급 밀리고 1000만원 깎여, 年29% 이자 감당못해… 회생 신청

    “제 날짜보다 조금 밀려 지급되던 월급이 몇 달씩 밀리기 시작했다. 월급이 3개월급으로 바뀐 지 반 년 만에 회사 주인이 교체됐다. 지난해 말 회사는 1년치 월급을 한꺼번에 줬지만, 동시에 1000만원이 깎인 연봉계약서를 내밀었다. 80만원씩 깎인 월급으로는 신용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 2년 전 400명이던 직원이 100명으로 줄었다. 떠날 수 있었던 그들이 부럽다.” 토목 설계 분야에서 팀장급으로 일하는 구민호(41·가명)씨는 지난 한 해가 악몽 같다. 1000만원이 깎인 연봉을 수락한 그는 결국 새해가 밝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지난 18개월 동안 구씨는 임금을 체불당하는 근로자가 겪을 만한 대부분의 일을 모두 겪었다. 고질적인 토목 업계 불황으로 인해 적자 상태이던 회사는 18개월 동안 법인 대표와 회사명을 한 차례 바꿨다. 정리해고자와 자발적 퇴직자를 제외한 나머지 고용은 승계됐지만 새롭게 바뀐 대표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당장 돈이 없으니 월급을 못 주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발주 대금이 지급될 때에 맞춰 회사는 3개월에 한 번씩 임금의 일부를 지급했다. 집안사정 때문에 원래 빚을 지고 있었던 구씨와 아무리 줄여도 최소 200만원은 넘게 생활비가 들어가는 외벌이 기혼자들은 이 같은 간헐적인 임금으로 버틸 수 없었다. “얼른 갚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사금융 대출을 받은 게 화근이었다고 구씨는 설명했다. 그는 10일 “연 29% 금리의 위력을 그때는 체감할 수 없었다”면서 “1년 동안 체불한 회사가 정상화되더라도 사금융 대출을 받은 상태라면 월급은 모두 이자비용을 대는 데 쓰이고 적자를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있는 집은 급한 대로 카드로 먼저 소비하는데 예정된 날짜에 임금이 안 나온다면 그게 모두 빚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몇 개월의 임금 체불이 가계 경제를 파탄낼 수 있는 구조란 설명이다. 1년간 임금 체불로 산전수전을 다 겪으면서도 구씨가 하지 않은 일이 있다. 구씨는 고용노동청에 체불임금에 대한 신고와 구제를 요청하지 않았다. 구씨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월급이 끊기기 시작한 몇 달 동안 팀장으로서 ‘고생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며 팀원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맡는 동시에 한편으로 밀린 임금을 달라고 회사에 독촉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토목 설계 분야처럼 좁은 업계에서 일을 계속해야 하는데 회사를 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는 소문이 나면 일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임금을 못 받은 지 몇 개월 만에 사금융권에 종속된 구씨의 가계 경제는 그가 일자리를 잃는 순간 붕괴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기적처럼 경기가 좋아지고 회사가 살아나고 월급이 다시 오른다면 구씨와 동료의 가계도 회복되지 않을까. 구씨는 “경영이 어렵다고 월급을 주지 않던 회사가 매출이 오른다고 근로자의 이자를 대신 내주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과거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부질없지만, 만일 돌아간다면 당장 어렵다는 이유로 사금융 대출을 받지는 않겠다”면서 “회사에서 부당하게 임금을 못 받을 때 재직 근로자에게 급전을 제공하는 정책이 나온다면 나 같은 처지에 빠지는 사람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프란츠 카프카는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프란츠 카프카는

    “우리를 찌르거나 충격을 주는 책이 아니라면 읽을 필요가 없다. 만일 우리가 읽는 책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며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읽을 의미가 있는가. 책이란 우리 안의 꽁꽁 언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여야 한다.” 카프카의 말이 아니더라도 ‘변신’에 드러난 삶의 부조리는 우리에게 정면으로 주먹을 날린다. 프란츠 카프카(1883년 7월 3일~1924년 6월 3일)는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나 성장하며 일하다 사망했다. 성장기 지배적인 품성의 아버지에게 품었던 반감은 평생 카프카에게 영향을 미쳤다. 카프카는 첫 번째 직장인 이탈리아계 보험회사보다 두 번째 직장인 노동자 상해 보험회사 업무에 호의적이었는데, 두 번째 직장에서는 오후 2시에 일을 마치고 나머지 시간을 글 쓰는데 몰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몇 편의 단편만이 그의 생전에 발표됐지만, 대중은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의 원고를 모두 파기시켜 달라던 카프카의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고, 사후에 공개된 그의 작품은 대중의 이해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었다. 혹자는 “카프카가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하면서 이 상의 권위가 실추됐다”고 평하기도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3개월치 임금보전 ‘체당금’제도 악용 만연

    “저희 업계는 워낙 체불이 만연해 있으니까요, 월급이 한 달 안 나온다고 바로 그만두지는 않습니다. 저희끼리는 3개월이 지나도록 월급이 안 나오면 그만두고 지방노동관서에 신고하는 게 좋다고 얘기합니다.”(건설업계 근로자) “사업주가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을 체불한 뒤 폐업하고 체당금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습, 고의성 여부를 확인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목포고용노동지청) 고용노동부와 근로자 모두 ‘3개월’을 거론하는 이유는 임금 체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도산 기업의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체당금’이 최종 3개월치 임금·휴업수당을 보전해 주기 때문이다. 퇴직하지 않고 재직 중인 근로자는 1인당 1000만원 범위에서 생계비 대부를 신청할 수 있다. 임금 체불로 인한 선의의 피해를 막자는 취지에서 시행된 제도지만 일부 사업주들이 일부러 고의 체불을 염두에 두고 3개월치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도 한다. 체당금 지원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사례로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체불임금 구제를 신청하는 근로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 좌초된 적도 있다. 2010년 시범 운영되다가 이듬해 43개 관서에서 실시된 ‘체불제로 서비스팀’ 제도다. 이 팀은 노무사가 나서 체불 사건에 대한 원스톱 조정, 해결을 전담하도록 했지만 노무 인력으로 체불 이외의 체당금, 부당해고, 산업재해 등에 대한 소송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체됐다. 이어 2012년에는 변호사들이 전면에 나섰지만 노동 사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고용부는 올해부터 변호사와 노무사가 한 팀을 이루는 ‘권리구제지원팀’을 구성해 체불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번만 신고해도 낙인… 덫에 빠진 근로자들

    금형 분야 근로자로 일하던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다니던 직장에서 유독 자주 근로계약서를 썼다고 회상했다. 이 회사는 연장근로수당을 월 급여에 통합해 지급한다는 내용의 포괄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연장근로 내용이 자주 바뀌니 계약서도 자주 바뀌었다. 때때로 이씨는 오전 8시에 출근해 다음 날 오전 2시에 퇴근하기도 했다. 1주일 동안 연장근로가 12시간을 초과하면 법을 위반하게 되지만 회사는 개의치 않았고, 이씨는 항의하지 않았다. 이씨는 퇴사한 뒤 주당 12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수당을 계산해 봤다. 1년 반 동안 계산된 금액은 1000만원이 훌쩍 넘었다. 퇴사하기 전 자신의 출퇴근 기록을 챙겨서 나온 이씨는 회사를 상대로 체불임금을 청구했고, 고용노동청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처럼 월급 외 각종 수당과 퇴직금 등을 더하면 임금체불 문제는 일부 부실 사업장뿐만이 아닌 정상적인 회사에서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근로자 스스로 자신의 월급 또는 수당이 체불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도 이를 찾기 위한 구제조치는 쉽지 않다. 이의제기를 하는 순간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심지어 전문성이 강한 업계에서는 퇴직 후 체불임금을 청구했을 때 업계에 발을 붙이지 못할 수도 있다. 문화산업 분야에서 근무한 한 퇴직자는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넣어 체불임금을 받게 됐지만, 인터뷰를 요청한 10일 “더 이상 화제에 오르거나 소문이 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고사했다. 체불 사업주가 자진해서 임금을 마련하도록 근로자에게 권한을 부여하자는 취지에서 2006년 도입한 ‘반의사 불벌죄 체계’가 근로자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근로자가 모시던 사업주를 상대로 “체불임금을 갚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사업주가 적반하장식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하면 임금을 못 받을 줄 알아라”라고 공세를 펴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홍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체불임금의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근로자가 밀린 임금을 조속히 지급받는 것”이라면서 “임금 분쟁을 소송으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 공인노무사나 변호사가 조정과 중재 등을 통해 조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등 다양한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수천만원 임금체불도 수백만원 벌금 그쳐

    수천만원 임금체불도 수백만원 벌금 그쳐

    수천만원대의 임금을 체불한 악의적, 상습적 체불 사업주가 기소되더라도 수백만원의 벌금을 내는 데 그치면서 최고 10회 이상 유죄 판결을 받는 사업주까지 등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상습 체불 명단 공개 대상 사업주 498명 중 385명(77.3%)이 2~3회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고 91명(18.3%)은 4~5회, 18명(3.6%)은 6~7회, 4명(0.8%)은 8회 이상 유죄 판결을 받은 누범들이라고 10일 집계했다. 지난해 고용부가 체불 사업주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고 금융 거래에 제약을 받도록 신용 제재를 가하는 정책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이들 정책에 따라 체불액이 감소되기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정책을 기만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미국의 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사태 이후 세계 경제 악화 여파로 피치 못하게 체불을 하게 된 선량한 사업자를 구제할 수 있는 여지도 줄게 됐다. 고용부는 지난해 7월부터 체불 사업주의 인적 사항과 3년치 체불 금액을 관보와 고용부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명단 공개 조치를 단행했다. 명단 공개 대상은 최근 3년 동안 임금 체불로 인해 2차례 이상 유죄가 확정된 자로서 최근 1년 동안 임금 체불 총액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로 성명, 상호, 나이, 주소, 체불액 등이 공개됐다. 최근 3년 동안 2차례 이상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1년치 임금 체불 총액이 2000만~3000만원인 사업주에 대해서는 명단 공개 대신 신용 제재 조치를 실시했다. 신용 제재 조치는 체불 사업주의 인적 사항 및 3년치 체불 금액을 종합신용정보 집중 기관인 전국은행연합회에 제공해 사업주 신용도를 평가할 때 반영하는 일을 말한다. 명단 공개 등의 고용부 조치는 체불 사업주들에게 부담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명단 공개 대상은 당초 498명이었지만 조치에 부담을 느낀 사업주들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과 소명에 나서 208명이 배제되고 290명의 명단만 공개됐다. 마찬가지로 신용 제재 대상 인원 역시 당초 787명이었지만 문제를 해결하거나 소명한 이들을 제외하고 505명만 최종 대상에 포함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체불 임금이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은 경기 침체”라면서 “근로자 임금을 안 주고 회사 돈을 빼돌리는 악의적 체불 사업주도 있지만 사재를 털어 월급을 주다가 망하는 사업주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상 어려워 불가피하게 체불을 발생시킨 사업자를 대상으로 2012년 8월부터 퇴직 근로자의 임금 체불 청산을 위한 융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명단 공개 이후에도 체불을 일삼는 사업주에 대한 제재 장치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0만곳 1조 체불에도 구속 年10명…명단공개·신용제재 정책 ‘무용지물’

    발주 대금 수천만원을 입금받은 사업주 A씨가 이 돈으로 밀린 임금을 주는 대신 자신의 도박 빚을 청산했다. 32명의 임금 1억여원을 떼먹은 A씨는 가족을 이사시키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정지시켜 연락 두절 상태로 만든 뒤 도주했다. 6개월 만에 검문에 걸려 구속, 기소된 A씨에게 법원은 징역 8개월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구속 상태에서 받은 재판이 끝나자 A씨는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옮겨 3개월 정도 추가 복역한 뒤 곧 풀려났다. 원청 업체로부터 돈이 들어오면 주겠다며 33명의 2개월치 월급 지급을 미루던 사업주 B씨는 3개월치 월급 지급일을 하루 앞두고 돌연 잠적했다. 원청 업체로부터 돈을 못 받았다는 변명과 다르게 B씨는 이미 1억 6000만원의 대금을 모두 받아둔 상태로, 이 돈만으로 총 7600만원인 밀린 임금을 지급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도주하면서 돈을 친척 등에게 빼돌리거나 써 버린 B씨는 결국 붙잡혀 구속 기소됐지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반면 임금을 떼인 직원들은 돈을 되찾으려고 B씨의 친척 등을 상대로 소를 제기했지만 민사소송이 언제 끝날지 기약하지 못하는 상태다. A씨와 B씨처럼 구속되는 사업주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0일 “고의로 임금을 체불하고 재산을 빼돌리거나 잠적하는 사업주처럼 아주 상습적인 사업주를 구속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10만 8043개 사업장이 26만 7000여명의 임금 1조 1930억원어치를 체불해 지방고용노동관서 조사를 받는 데 비해 임금 체불로 인해 구속된 사업주는 매년 10명 안팎에 그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사업주’에게도 법원은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고용부가 지난해 최초로 도입한 명단 공개 및 신용 제재 정책은 임금 체불을 줄이는 데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고용부가 지난 4년 동안 임금 체불로 인한 구속 피의자 52명 중 확정 판결을 받은 34명의 최종 형량을 사상 최초로 분석했더니 ▲실형 11명(32.3%) ▲집행유예 18명(53.0%) ▲벌금형 4명(11.8%) ▲선고유예 1명(2.9%)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11명의 형량을 보면 1년 미만 형을 받은 이가 8명이고 나머지 3명도 1년 6개월 미만 형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법조계 관계자는 “체불 피해자들은 확정된 형사 판결을 근거로 민사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형 확정으로 단기 수감 생활을 이미 마친 피의자가 민사 재판에 성실한 태도를 보일 여지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 2000만원 이상 임금을 체불해 형사 재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사업주로 전국은행연합회에 인적 사항이 통보되는 ‘신용 제재’를 받은 787명 중에서도 징역(집행유예 포함)형 확정 판결을 받은 이는 9명(1.1%)에 불과했다. 이어 1000만원 이상 벌금형이 80명(10.2%), 500만~1000만원 벌금형이 300명(38.1%), 100만~500만원 벌금형이 383명(48.7%), 100만원 미만 벌금형이 15명(1.9%)이었다. 연 2000만원 체불이 신용 제재 기준의 하한선이란 점을 감안하면 신용 제재 인원의 절반은 체불액의 4분의1만 벌금으로 내면 처벌이 끝나는 셈이다.한 노무사는 “법원은 체불 임금뿐 아니라 부당 해고 같은 노무 사건을 사업주와 근로자 간 민사적 분쟁으로 보는 일이 많고, 이에 따라 여러 상황을 고려해 다른 범죄에 비해 수위가 낮은 형을 선고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체불이 비교적 만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업, 도소매 서비스업, 중소기업 등에 우수한 인재가 몰리지 않는 현상을 보면 이 문제를 개인 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꼭 옳은 방향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노병호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체불 임금 구제 방안’에 대해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조항이 사문화되고 사업주들이 100만~200만원의 벌금형만 받는 현실 때문에 법을 경시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임금을 체불했을 때 엄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영유아~노년층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 확대

    ‘도서관, 속을 채워라.’ 과거에 비해 책의 위상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멀티미디어 보급과 함께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던 10년 전의 우울한 예언 또한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통령 소속 위원회인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올해 초 ‘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14~2018년)을 발표했다. 앞서 2009~2013년에 추진된 1차 계획 시기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공공도서관을 곳곳에 세웠다. 2008년 644개관이던 공공도서관은 2012년 828개관으로 늘고, 학교도서관 역시 1만 262개관에서 1만 1506개관으로 늘어 전체 학교에 100% 설치됐다. 외형적인 성장이 있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인프라 구축에 부실함이 드러난다고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판단했다. 공공도서관 1개관당 봉사대상 인구 수는 2012년 6만 1532명으로 일본(3만 9813명), 미국(3만 4493명), 영국(1만 4826명), 독일(1만 60명)에 크게 못 미쳤다. 전영웅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책과장은 10일 “앞으로 5년 동안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도서관 서비스’를 확대해 학생 등 특정 계층뿐 아니라 전 세대가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독서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유아에게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어린이·청소년에게는 도서관 활용수업과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청장년에게는 취업·창업 정보와 인문정신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식이다. 특히 인구 급증이 예상되는 노인이 도서관에서 건강 정보를 얻고 재능기부를 하거나 재취업 정보를 얻는 공간으로 도서관을 활용할 계획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읽어라 청춘-서울대 추천도서 100선] 책맹씨에게 필요한 건 독서근육 걷다가도 책과 만나게 합시다

    [읽어라 청춘-서울대 추천도서 100선] 책맹씨에게 필요한 건 독서근육 걷다가도 책과 만나게 합시다

    ‘주말 동안 어떤 책을 읽었나, 새해 들어 몇 권의 책을 읽었나’라는 질문에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서울신문이 매주 화요일 ‘읽어라 청춘-서울대 추천도서 100선’을 시작한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의 책임연구원들이 2005년 서울대가 발표한 추천도서 100선을 소개하고 재해석한다. 연재를 통해 대입에서 논술이 강화된다고 하는데 읽어둔 책이 없어 두려운 중·고생, 독서량이 부족해 학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대학생, 바쁜 일상에 치인다는 핑계로 책과 멀어져 이제는 아예 ‘독서 능력’이 퇴화한 직장인, 자녀에게 독서습관을 붙여주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한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연재를 시작하기에 앞서 현재 독서 실태와 독서 패러다임을 진단해 보니 주 5일 근무제의 정착과 일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의 노력에 힘입어 독서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음이 확인됐다. TV와 인터넷, 스마트폰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고급 정보를 탐색하는 통로 또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 내는 열쇠로 독서 열기가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연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읽기’라는 아주 원초적인 즐거움을 다시 깨닫게 되길 기대한다. ‘책’에 구애를 펼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 서울 관악·송파구, 경기 군포시, 전남 순천시, 경남 김해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지역명 앞에 ‘책 읽는’이란 수식을 붙이며 ‘브랜드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간에는 ‘책 읽히기 교육’ 확산 경쟁이 불붙었다. EBS가 2012년 ‘책 읽어주는 라디오’를 출범시켰고, 숭실대는 ‘독서 명문대학’으로 스스로를 재단장했다. 서울 송파구의 택시회사인 삼광교통은 기사 휴게실을 작은 도서관으로 꾸미더니 아예 ‘책 읽는 택시’ 캠페인을 통해 승객들에게 책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전국 통계를 보면 아직까지 ‘책 읽는 대한민국’이 됐다고 단언하기 쉽지 않다. 2011년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가 격년 조사한 ‘2013년 국민독서실태’를 보면 한 해 동안 책을 한 권이라도 읽는 빈도인 독서율은 66.8%에서 71.4%로 4.6% 포인트 늘었지만, 여전히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9.2권으로 한 달에 한 권꼴이 못됐고, 평일 독서시간도 23.5분으로 하루 30분을 채우지 못했다. 이처럼 ‘책 읽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갈 길이 멀지만 학생 독서율의 변화를 보면 희망이 엿보인다. 문화부의 ‘독서실태’ 조사를 다시 보면 초·중·고교생의 연평균 독서율은 2011년 83.8%에서 96.0%로 12.2% 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학생들의 주말 평균 독서시간은 46.1분에서 59.4분으로 늘었다. 주말 동안이라도 하루에 1시간씩은 문제집, 참고서, 만화책을 제외한 교양도서를 읽는다는 얘기다. 이은숙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주말에 여유가 생긴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인 여가 시간 활용 조사를 봐도 TV(18.4%)에 이어 책 읽기(15.3%)가 2위로 3위인 인터넷(9.9%)을 앞섰다”면서 “결국 매체이용 습관이 독서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서를 습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13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군포시는 초등학교 시절 열심히 책을 읽다가 이후 공부에 방해된다며 책을 멀리하는 ‘독서 습관 소멸’과 독서는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라며 학생들에게 특정 책을 강요하는 ‘재미와 분리된 독서 강요’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포시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1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 98.1%이던 독서율은 중학교 73.5%, 고등학교 56.8%로 떨어졌다. 아울러 교사의 독서 권장률은 초등학교 68.5%에서 고등학교 31.7%로, 부모의 관심도는 초등학생 63.9%에서 고등학생 32.9%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독서를 멀리해도 된다는 암묵적 동의가 형성된 셈이다. 군포시 관계자는 “오랫동안 책을 멀리하면 책을 읽기 위한 ‘독서근육’ 자체가 사라져 나중에 성인이 되어 꼭 필요한 책을 읽기도 힘겹게 된다”면서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집 근처 작은 도서관은 물론 버스 정류장, 공원 산책로에까지 책을 배치한 군포시의 노력이 언젠가는 건전한 시민 양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알기는 힘들지만, 한 번 알면 헤어나올 수 없는 게 독서의 즐거움이기 때문에 조만간에 시민들의 독서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공교육 신뢰 성적 50점도 못 넘었다

    지난해 공교육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전년보다 악화되고 교사를 향한 불만도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9명 중 8명꼴로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가 앞으로도 유지되거나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전국의 만 19~75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 여론조사 2013’ 결과를 9일 밝혔다. 점수가 높을수록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우리나라 초·중·고교 전반에 대한 평가’에서 응답자들은 5점 만점에 평균 2.49를 줬다. 2012년 평균 2.90에 비해 0.41포인트 떨어졌다. 공교육에 대해 ‘전혀 못한다’는 응답은 13.5%로 2012년 5.7%에 비해 7.8% 포인트 많아졌고 ‘별로 못한다’는 응답도 2012년 24.2%에서 지난해 34.4%로 늘었다. ‘교사 역할 수행에 대한 평가’ 역시 2012년 2.99에서 지난해 2.58로 악화됐다. 응답자의 90% 이상은 자녀가 일반대학 졸업 이상(석·박사 학위 취득 포함) 학력까지 교육받기를 원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뒤 자녀가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비관적인 응답(48.2%)이 낙관적인 응답(39.4%)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60% 이상은 대학 졸업장 유무나 출신 대학에 따라 사회에서 심각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학벌주의 전망에 대해 ‘큰 변화가 없을 것’(56.7%)이란 응답과 ‘심화될 것’(31.9%)이란 응답이 많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올 대학 입학식은 스키장서 합니다”

    참석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던 대학 입학식 풍경이 바뀌고 있다. 학생은 물론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여는가 하면 입학식에서 교수와 신입생 간 멘토링 관계를 맺어 주는 학교도 있다.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위치한 한성대는 오는 25일 강원 횡성군의 한 스키장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입학식을 연다고 9일 밝혔다. 학교 바깥에서 입학식을 개최하기는 개교 이후 처음이다. 신민철 교무처장은 “전체 입학식 행사와 함께 열리는 과 단위 행사에서 교수와 학생이 자연스럽게 멘토와 멘티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대는 오는 21일 입학식 이후 학부모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총장과 교수진이 학부모들에게 직접 학교 전반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자녀의 학교생활에 도움이 되는 당부와 조언을 건넬 계획이다. 이 대학 유지수 총장은 입학을 축하한다는 뜻으로 잔치국수를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대접하기로 했다. 2000년 이후 신입생 전체 대상 입학식을 따로 열지 않던 건국대는 오는 26일 14년 만에 입학식을 재개한다. 건국대 관계자는 “획일적이란 지적 때문에 입학식을 폐지했었지만 건대인이라는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부활시켰다”면서 “조용호 헌법재판관 등 동문이 배석하고 공연을 선보이는 등 올해 입학식을 성대하게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고용부 정보관리 지속 점검” 전국 기관장·센터소장 회의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정보보안 및 공직기강 확립 관련 전국 기관장·센터소장 회의’를 소집해 “고용부 직원의 업무정보 유용사건으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고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방 장관은 “공직자 비위는 조직 전체를 넘어 국가정책과 국가기관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부 직원 최모(58·5급)씨가 5년 동안 고용부가 관리하는 개인 및 기업정보 수백만건을 무단으로 조회, 일부 개인정보 12만 8000여건을 포함해 27만 4000여건의 정보를 유출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국 겨울 교복 상한가 올 평균 20만 1076원

    교육부는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의 겨울철 교복 상한 가격이 평균 20만 1076원이라고 6일 집계했다. 지난해 7월 교육부가 제시한 상한선 20만 3084원보다 2008원 싸다. 지역별로 전북(16만 3959원), 전남(19만 4690원), 충남(19만 8000원), 대구(19만 8203원), 서울(19만 9502원)의 교복 상한가가 교육부 제시 가격보다 낮았다. 이 밖에 교육부 기준 가격보다 높게 설정한 지역인 경북(21만 3307원), 울산(22만 1800원) 등 2곳과 아직 상한가를 정하지 않은 강원을 제외한 경기 등 나머지 교육청은 교육부 기준가격을 상한선으로 정했다. 한편 지난해 평균가를 기준으로 올해 상한가를 설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했던 교복 제조사들은 올해 가격 인상 요인에 관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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