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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협상 타결] 복잡해진 중동… 고립 벗은 이란 부상… 사우디·이스라엘 ‘긴장’

    [이란 핵협상 타결] 복잡해진 중동… 고립 벗은 이란 부상… 사우디·이스라엘 ‘긴장’

    ‘적의 적은 친구다.’ 미국 등 주요6개국과 이란이 2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이란 핵협상을 큰 틀에서 합의한 이후 중동 정세 분석을 위해 새겨 둘 격언이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서방의 정치·경제적 제재에서 벗어나자 이스라엘과 수니파 국가들이 동시에 강한 경계심을 표출했다. 이란 견제를 위해 오랜 앙숙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핵협상에 따라 이란은 1년 내 정상적인 통상 및 원유 수출 시스템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에서 두 번째로 많은 8000만명의 인구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이란의 경제가 날개를 다는 셈이다. 중동 정세엔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사우디(수니)와 이란(시아)이 양대 축을 이루던 중동 내 힘의 균형이 급격하게 붕괴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시리아·예멘 사태에 저자세를 유지해 왔던 이란이 시아파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전 중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 쿠데타로 예멘의 정치적 실권을 장악한 후티 반군 모두 시아파다. 특히 쿠데타로 쫓겨난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은 후티를 “이란의 꼭두각시”로 지목할 정도다. 이에 사우디가 주도해 지난달 26일부터 예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군에는 모로코·바레인·수단·아랍에미리트연합(UAE)·요르단·이집트·카타르·쿠웨이트 등이 뭉쳤다. 반면 레바논·시리아·예멘·이라크 등은 이란의 영향권 안에 있다. 그렇더라도 이란을 상대로 숙적인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합종연횡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이유는 미국이 중동 지역 골치인 이슬람국가(IS) 문제를 풀 때 이란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김중관 동국대 이슬람다문화연구센터 소장은 “이라크 정부군이 티크리트에서 수니파인 IS를 몰아내는 전투에 이란과 미국이 참여한 반면, 사우디는 공군기지를 제공하는 등 측면 지원에 머물고 있다”며 “전 세계적 지탄을 받고 있는 IS를 격퇴해야 한다는 미국의 대외적 과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이란이 당분간 제휴 관계를 유지할 것이고, 이것이 미국의 전통 우방들의 불만을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유엔 차석대사 차베스의 딸 美 비난행사서 국제무대 데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인 마리아 가브릴라 차베스(32)가 1일(현지시간) 유엔 차석대사로 국제 무대에 데뷔했다. 마리아 가브릴라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베네수엘라가 개최한 ‘연대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를 문제 삼아 미국이 지난달 베네수엘라에 제재 조치를 취한 데 항의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마리아 가브릴라는 첫 공식행사에서 아버지처럼 격정적 연설을 하는 대신 “(일을) 배우러 왔다”며 참석자들과 짧은 포옹과 인사를 나눴다. 마리아 가브릴라는 지난해 8월 유엔 차석대사로 임명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악 가뭄 캘리포니아… 167년 만에 ‘강제 절수’

    최악 가뭄 캘리포니아… 167년 만에 ‘강제 절수’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1일(현지시간) 주 역사 167년 만에 처음으로 강제 절수 명령을 내렸다고 AFP가 보도했다. 최근 4년 동안 이어진 가뭄 때문에 단행한 초유의 행정명령이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산하 모든 지역 자치단체들의 물 사용량을 4분의1 이상 강제로 감축하는 방안을 주 수자원 관리위원회가 수립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 동부 내륙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있는 소도시 필립스에서 열린 주 수자원 관리위원회의 적설량 측정을 참관한 브라운 주지사는 “눈이 약 150㎝ 쌓여 있어야 하는 지금 마른풀만 있는 땅에 서 있다”며 “역사적인 가뭄 때문에 전례 없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내륙 산맥의 눈이 녹아 콜로라도강으로 흘러든 물이 캘리포니아주의 취수원이 돼 왔다. 후버댐 등 대형 기반 시설이 갖춰진 탓에 평소 캘리포니아주는 사막 지역 관개를 통해 잔디밭과 골프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가뭄으로 물 부족이 심각해지자 캘리포니아주는 465만㎡의 잔디밭을 없애고 대형 학교 시설과 골프장 운영을 자제시키는 한편 레스토랑에서도 물을 주문할 때만 제공하기로 했다. 주 정부는 또 가구마다 물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별 수도 사업자들에게 요금 부과 체계를 의무적으로 바꾸도록 하고 절수용 시설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도 단행했다. 이런 조치에 따른 물 사용량 강제 감축분을 모두 합치면 앞으로 9개월 동안 1조 8500ℓ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 정부는 설명했다. 한편 물 부족은 캘리포니아주 구성원 간 갈등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지역 언론이 전했다. 특히 와인 생산지인 캘리포니아주 나파 밸리가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비영리단체 푸드앤드워터 와치의 아담 스코우는 “지난 2년 동안 주가 공급하는 용수의 80%를 농업에 썼지만, 이들은 주 경제성장에 2%를 기여하고 일자리의 4%를 창출하고 있을 뿐”이라며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아몬드나 피스타치오 등을 대신 재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동성애 차별’ 인디애나州 4일 만에 백기

    ‘동성애 차별’ 인디애나州 4일 만에 백기

    종교적 신념에 따른 동성애자 차별을 허용한 ‘종교자유보호법’을 옹호해 온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법안 서명 나흘 만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중 종교자유보호법을 수정해 주 의회에 수정 법안 통과를 요청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애플, 스타벅스, NBA 등의 기업들이 ‘투자 태업’을 시사하며 으름장을 놓은 게 법안 수정을 이끌어 낸 배경으로 꼽혔다. 오는 7월부터 적용될 인디애나주의 종교자유보호법에는 ‘사업주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노동자와 고객들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국가나 법원이 이를 간섭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동성애자에게 결혼식장 제공을 거부하는 성당,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에서의 공공연한 직원 차별 등 갖가지 상황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며 이 법은 ‘동성애자 차별 허용법’으로 인식됐다. 지난달 29일 미국 ABC방송에 출연한 펜스 주지사도 ‘종교적 신념 때문에 꽃집 주인이 동성애 커플에게 꽃을 팔지 않아도 되느냐’는 질문에 끝까지 답을 하지 않았다. 종교적 자유를 보호한다는 외피를 쓴 채 동성애자 차별을 허용한 법이란 지적에 반박하지도, 법안을 보완할 의사를 밝히지도 않는 완고한 태도를 보인 셈이다. 펜스 주지사의 완고함은 왜 ABC방송 이틀 만에 무너졌을까. CNN은 인디애나주를 사회·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 전역의 보이콧 움직임, 특히 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한 데 주목했다. 아이폰의 애플,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 리뷰 사이트인 앤지스리스트, 온라인 소액 결제 선두 기업인 페이팔, 기업용 고객관계관리 솔루션 세계 1위 기업인 세일즈포스, 스포츠협회인 NBA와 NCAA, 게임 컨벤션업체인 젠콘 등이 이 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일부는 투자 태업을 시사했다. 지난해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종교자유보호법은 불평등을 교묘하게 합리화한, 지극히 위험한 움직임”이라고 혹평했다. 세일즈포스는 자회사 이그잭트타깃의 본사 이전을, NCAA는 스포츠 행사를 다른 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법 제정 움직임이 주 경계를 넘자 기업들의 압박도 전미 지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인디애나주에 이어 아칸소주 하원이 31일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자 아칸소주 벤턴빌에 본부를 둔 월마트는 “이 법이 아칸소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다양성을 존중하라는 회사 방침에 어긋난다”는 우려 성명을 냈다. 공화당 소속 초선인 아사 허친슨 주지사는 애초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상황 변화에 따라 결정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인디애나주와 아칸소주 이외에 14개 주가 종교자유보호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조지아주에서는 법안에 차별 금지 문구를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연기파’ 줄리안 무어의 굴욕? 터키 관광홍보영상서 연기 못해 ‘퇴짜’

    터키 문화관광부가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줄리안 무어(55)의 연기력을 문제 삼아 관광홍보 영상 사업을 중단했다고 터키 일간 휴리예트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어는 어린 시절 여행했던 기억을 되살려 터키를 재방문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홍보 영상 촬영에 임했지만, 터키 문화부는 “영상의 독창성이 떨어지고, 무어가 연기를 못했다”며 재촬영을 요구했다. 무어 측이 이 요구를 거절하며 사업이 아예 취소됐다. 앞서 터키 정치권과 광고계는 “무어가 주로 우울한 역할을 많이 맡았다”며 캐스팅에 반대한 바 있다. 촬영을 진행한 광고회사는 150만 달러(약 16억여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무어는 영화 ‘스틸 앨리스’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는 여교수 역할을 맡아 지난 2월 제 87회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스틸 앨리스’는 다음달 30일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IT여제’ 美대선 출사표… “힐러리는 솔직하지 않다”

    ‘IT여제’ 美대선 출사표… “힐러리는 솔직하지 않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닷컴 붐 당시 ‘실리콘밸리의 여제’로 불렸던 칼리 피오리나(왼쪽·61)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도전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공화당 후보군 중 유일한 여성인 피오리나는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오른쪽·68) 전 국무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피오리나는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을 수치로 묻자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4월 말이나 5월 초쯤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피오리나는 현재 캠프를 조직 중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 피오리나의 경쟁군은 이미 출마를 공식 선언한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을 비롯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등이다. 현재까지 공화당 내 유일한 여성이고, 민주당을 더한 전체 대선 후보군 중에선 힐러리와 더불어 단 둘이다. 피오리나는 거침없이 ‘힐러리 저격수’ 역할을 수행했다. 인터뷰에서 피오리나는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임 기간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개인용과 관용 이메일) 2개의 계정을 유지하기 불편했다는 힐러리의 해명은 전직 국무장관이자 상원의원, 퍼스트레이디로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힐러리는 솔직하지 않으며 성격적으로 결함이 많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도 피오리나는 힐러리의 국무장관 시절인 2012년 9월 이슬람 무장세력이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을 공격한 사건을 들춰내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1998년 포천지가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한 피오리나는 1999년 HP 최고경영자로 영입됐다. 대대적인 감원, 컴팩과의 합병 등으로 주목받았지만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 국면에서 2005년 사임했다. 이후 유방암을 이겨내고 정계에 진출해 2010년 11월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선거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이 같은 이력 탓에 경제 분야에서 거둔 성과에 비해 정치적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 피오리나는 “주지사나 상원의원 후보들에게 결여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기술을 변화의 도구로 쓰는 법을 알고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 중요한 결정을 내려 봤다”면서 “소규모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일자리를 늘리고 중산층을 복원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오리나는 특히 제로 베이스 예산, 관료주의 청산 등 워싱턴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선보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美 국가안보국 본부 괴한 2명에 뚫릴 뻔

    괴한 2명이 차량을 이용해 미국 국가안보국(NSA) 본부 진입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국의 총격을 받아 한 명은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부상을 입었다. CNN에 따르면, 괴한 2명이 탄 흰색 차량이 미국 메릴랜드주 포트미드 근처 NSA 본부로 돌진하며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NSA 게이트를 향해 차량을 몰아 부딪쳤고, 당국은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며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이 숨졌으며 당국은 이들이 누구인지, NSA 본부 진입을 시도한 배경이 무엇인지 조사 중이라고 CNN은 밝혔다. 지역 방송들은 제복을 입은 남성 1명이 구급차로 옮겨지는 모습을 방영했지만, 사태 초반 정확한 인명피해 집계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메릴랜드주 경찰은 “NSA 본부에서 차량 돌진 사건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총격도 발생했다”고 짧게 전달했을 뿐 자세한 언급을 삼갔다. 육군 기지 안에 위치한 NSA는 이메일, 인터넷 기록, 전화통화, 개인 정보 등의 정보를 감시하는 기관이다. 앞서 지난 3일 NSA 근처에서 두 발의 총성이 울리자 근처 주요 도로를 폐쇄하는 등 경비가 삼엄한 곳이다. 당시에도 총성이 울린 뒤 확인 결과 NSA 건물 일부가 훼손되는 등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룸메이트 살해’ 美 여대생 무죄 판결 논란

    이탈리아 유학 중 룸메이트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4년 동안 수감되고 8년 동안 재판을 받은 미국인 아만다 녹스(28·여)에 대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살해된 피해자 가족과 녹스의 혐의를 확신하는 이탈리아인들은 “사법 체계의 허점”이라고 비난, 논란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대법원은 27일(현지시간) 녹스의 살인 혐의에 대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녹스는 2007년 11월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남자친구인 라파엘 솔레시토와 함께, 그룹섹스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커처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2009년 1심에서 징역 26년형을 선고받았지만, 2011년 항소심에서 솔레시토와 함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이탈리아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지만, 이번에 다시 열린 대법원 재심에서 무죄 확정 판결이 나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헌신 기억할 것”… 폭우 속 시민들 ‘마줄라’ 연호

    “헌신 기억할 것”… 폭우 속 시민들 ‘마줄라’ 연호

    조문 41만명, 15.4㎞의 운구 행렬, 예포 21발, 몇 분 동안의 전체 묵념….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국장이 싱가포르 국립대 문화센터에서 치러진 29일 오후 2시까지 싱가포르 전역이 추모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일요일 대목이지만 시내 일부 대형 상가는 리 전 총리 추모를 위해 영업을 중단했고, 카지노업체 젠팅싱가포르도 장례식이 열리는 2시간 동안 센토사섬 카지노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 23일 리 전 총리가 사망하고 공식 조문이 진행된 나흘 동안 시신이 안치된 국회의사당을 조문객 41만명이 찾았다. 싱가포르 인구의 10%가 조문한 셈이다. 공식 추모 사이트에는 85만건의 추모 메시지가 달렸다. 폭우가 내린 이날에도 우산을 든 수천명이 운구 행렬을 직접 지켜보며 “마줄라 싱가포르”(싱가포르에 번영을·말레이어)를 외쳤다. 두 살배기 딸을 안고 운구 행렬이 지나는 도로변을 찾은 켈빈과 맨디 탄 부부는 “우리 딸이 리 전 총리가 누구인지, 그가 얼마나 싱가포르를 위해 헌신했는지 기억하기를 원해 참석했다”고 BBC와 인터뷰했다. 44세 남성 시민은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싱가포르 국민 모두가 리 전 총리의 식견과 경제정책 덕분에 번영을 누릴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함께 모여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장은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 총리, 토니 탄 대통령, 고촉동 전 총리, 옹팡분 전 장관 등 10여명이 추도사를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 총리는 “부친은 싱가포르와 함께 살았고, 함께 숨쉬었다”고 말했다. 장례식 이후 리 전 총리의 시신은 만다이 화장장으로 옮겨져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화장됐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장에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회원국 등 18개국을 초청했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훈 센 캄보디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등 정상들이 직접 조문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부주석, 이고리 슈발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 윌리엄 헤이그 보수당 하원 대표 등도 참석했다. 비초청 국가 중에서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데이비드 존스턴 캐나다 총독 등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장례식에 앞서 리 전 총리 운구 행렬은 ▲싱가포르 초대 총리부터 퇴임 뒤 선임장관까지 싱가포르 최장수 의원인 리 전 총리와 인연이 깊은 옛 의회 건물 ▲싱가포르 독립 뒤 첫 선거가 치러졌던 시청과 파당 광장 ▲정부 및 고용주와 함께 리 전 총리가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여겼던 전국노동조합(NTCU)의 거점 ▲싱가포르가 자생적으로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리 전 총리가 1987년 구축한 정화·저수지인 마리나 버러지 등 나라 곳곳 리 전 총리의 영향력이 미친 랜드마크를 거쳤다. 1923년생인 리 전 총리는 1959~1990년 싱가포르 초대 총리를 역임했고, 이후에도 선임장관 등으로 영향력을 유지했다. 재임 기간 어촌 마을에 불과하던 싱가포르를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로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지만, 언론의 자유와 정치적 자유를 억압해 독재자를 뜻하는 ‘아시아의 히틀러’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부기장 집에서 사고 당일 병가용 진단서 찢긴 채 발견”

    “부기장 집에서 사고 당일 병가용 진단서 찢긴 채 발견”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킨 것으로 지목된 안드레아스 루비츠(28) 부기장이 추락 당일자 병가용 의료 진단서를 소지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검찰은 “루비츠의 뒤셀도르프 아파트를 압수수색한 결과 병가용 진단서를 찾았고, 이 중 사고 당일 진단서가 찢긴 채 발견됐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검찰은 진단서 발급 사유에 대해 함구했고 유언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독일 지역 언론들은 루비츠가 2009년 미국 피닉스에서 조종훈련을 받던 당시 18개월 동안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이 때문에 ‘조종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독일 대중지 빌트는 독일 연방항공청이 관리하는 그의 신상 기록에 정기적 병원 검진이 필요하다는 표시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루비츠가 사귀던 여성과 최근 불화를 겪었다는 독일의 지역 언론 보도를 인용했다. 루비츠가 최근 진단서를 발급받은 이유가 정신 질환 때문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항공업계는 조종실 보안과 관련해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테러리스트들이 조종실을 점거한 2001년 미국 9·11테러 이후 잠금장치를 강화했는데, 이번에는 잠금장치 때문에 기장이 조종실로 진입하지 못해 추락 시도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이지제트가 “조종실에 2명의 승무원이 함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고 에미리트항공, 에어캐나다, 노르웨이 에어셔틀 등도 이 규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北, 외국인 납치 해결하라”

    유엔 인권이사회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제출한 북한 인권결의안을 찬성 27, 반대 6, 기권 14표로 채택했다. 정치범 수용소 해체, 외국인 납치 문제 해결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다. 결의안에 따라 유엔 인권이사회는 오는 9월 30차 인권이사회에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주관하는 북한의 외국인 납치 등에 대한 패널 토론을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리흥식 북한 외무성 대사는 “결의안은 허위와 왜곡으로 가득 찬 정치적 음모”라며 반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부기장, 조종실 문 잠그고 수동 하강”… 자살 비행 가능성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 원인이 부기장의 ‘고의 추락’으로 잠정 결론이 나자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앞서 일부 외신이 ‘자살비행’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끔찍한 행위의 동기와 배경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사고를 조사 중인 프랑스 검찰은 테러나 자살 가능성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브리스 로뱅 검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부기장이 여객기를 추락시킬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수동 조작해 여객기를 하강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뱅 검사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조종석에 혼자 남은 부기장이 여객기의 하강 버튼을 눌렀다”고 말했다. 저먼윙스 여객기는 지난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이륙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중 해발 2000m가량 되는 알프스 산에 추락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륙 후 약 20분간 기장과 부기장은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기장이 부기장에게 착륙에 관한 중간 브리핑을 할 때 부기장이 갑자기 퉁명스러워졌다. 이후 기장은 화장실에 가려는 듯 부기장에게 조종간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블랙박스 음성녹음장치에는 대화 후 자리를 뒤로 빼고 문을 닫는 소리가 담겨 있다. 로뱅 검사는 “사고 직전 조종실 밖에 있던 기장이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부기장은 의도적으로 문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기장은 비행기 충돌 직전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마지막 10분간 조종석은 완전한 침묵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부기장은 독일 국적의 안드레아스 루비츠(28)로 테러단체나 극단주의단체와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독일 정부도 이번 추락에 테러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도 사고 당일 정보 및 경찰당국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승무원이나 승객에게서 테러 의혹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로뱅 검사는 자살비행에 대해서도 “자살을 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혼자서 한다”면서 “이 행위는 자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루비츠의 인종이나 종교적 배경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27일 독일 당국으로부터 그의 이력과 사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아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저먼윙스에 따르면 루비츠는 2013년 9월부터 조종간을 잡기 시작했으며 비행 경력은 모두 630시간이다. 루비츠와 알고 지내온 이들은 “그가 조용한 편이지만 사교적인 젊은이”라며 우울증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지인은 루비츠가 저먼윙스에 입사한 것에 만족하며 잘 지내왔다고 밝혔다. 저먼윙스의 모회사 루프트한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카르스텐 슈포어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쾰른 본사에서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직원을 매우 신중하게 선택한다”며 “조종사들은 매년 건강검진을 받게 돼 있으나 여기에 심리테스트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고기에 탔던 144명의 승객들은 추락 직전까지 비행기 추락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로뱅 검사는 “기내에서 울음소리 등이 들리지 않았다”며 “충돌하는 마지막 순간 비명이 터져 나왔으며 모두 즉사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추락 직전 사고기 조종실에는 조종사 2명 중 1명만 있었다고 전해 자살비행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독일機, 프랑스 알프스산맥서 추락… 150명 전원 숨진 듯

    독일機, 프랑스 알프스산맥서 추락… 150명 전원 숨진 듯

    승객 144명과 승무원 6명 등 150명을 태우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독일 저먼윙스 소속 여객기 4U 9525편이 24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알프스산맥 일대 딘레뱅 근처에서 추락했다.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먼윙스는 루프트한자가 2002년에 자회사로 설립한 저가 항공사로 독일 쾰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사고 기종은 쌍발 엔진의 에어버스 A320으로 1991년 루프트한자에 인도됐다. 사고기 탑승객은 스페인인 45명, 독일인 67명과 터키인 등으로 알려졌다. 탑승객 중 유아 2명이 포함되지 않아 사고 직후 희생자가 148명으로 잘못 집계되기도 했다. 특히 독일인 가운데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한 학교 학생 16명과 교사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스, 스페인 정부와 협조해 사고 수습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전부 기울이고, 25일 사고 현장을 방문하겠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도 유족을 위로했고, 지난해 즉위 이후 이날 처음으로 프랑스를 방문 중이던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저먼윙스는 이날 쾰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여객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시각은 오전 10시 53분이며, 추락 직전까지 8분 동안 강하하다 6000피트(1.82㎞) 상공에서 관제레이더와 접촉이 끊겼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민간항공관리국(DGAC)은 “오전 10시 1분 바르셀로나에서 이륙해 47분쯤 조종사가 6000피트(1.82㎞) 상공에서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냈지만, 53분쯤 레이더에서 항공기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추락 당시 사고기 기장은 프랑스 마르세유 공항 관제탑에 “메이 데이, 메이 데이, 메이 데이”라고 외치며 비상하강을 시도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메이 데이’는 항공 용어로 위급한 상황이니 항로 주변 영공을 비워 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AFP는 프랑스 항공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사고기가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경찰관과 소방관 300여명이 사고 현장 수색에 나섰지만, 험준한 산악 지대여서 차량 진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산행 안내자들은 사고 지점에 구조대가 걸어서 접근하거나 헬기에서 스키를 신고 내려서 접근하는 방법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사고 수습을 지휘하기 위해 현장에 급파된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헬기 수색 결과 해발 2000피트(610m) 지점에서 여객기 잔해가 목격됐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은 지중해 도시인 니스에서 100㎞ 정도 떨어진 곳으로 바르셀로나와 뒤셀도르프 중간 지점이다. CNN은 항공 전문가인 메리 스키아보의 말을 인용해 “이착륙 순간이 아닌 비행 중 여객기 사고는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어떤 요인이 사고를 유발했는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사고 당시 현지 기후는 평온했고 비행을 방해할 터뷸런스(난기류)도 없었다고 진단했다. 저먼윙스 측은 “사고 전날 뒤셀도르프에서 루프트한자 정비팀이 실시한 점검에서 비행기에 이상이 없었고, 기장 역시 10년 이상 6000여 시간 동안 비행한 경력자”라면서 “저먼윙스, 루프트한자, 에어버스 전문가팀이 당국의 원인 규명 조사를 돕겠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아시아에 영감을 준 지도자 잃었다”

    말레이 반도 남단의 가난한 도시국가를 ‘아시아의 용’으로 성장시켜 ‘싱가포르 국부’로 불리던 리콴유(李光耀·91) 전 싱가포르 총리가 23일 오전 3시 18분(현지시간) 폐렴으로 영면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9일까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관공서마다 조기를 게양했다.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는 “우리는 앞으로 그와 같은 사람을 더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싱가포르 국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리콴유가 곧 싱가포르’였다”며 애도했다. 1965년 독립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에 올라 1990년까지 26년간 재임했고 이후로도 선임장관 등을 맡아 영향력을 행사한 리콴유는 강소국, 국제금융·물류허브, 반부패 청렴국가와 같은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각국 정상들은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싱가포르 국민을 위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고인은 수차례의 방한으로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쌓았으며 한·싱가포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지혜를 주신 우리 국민의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이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거행되는 리콴유의 국장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해외 정상급 지도자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리콴유는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물류, 금융허브이자 선진국으로 도약시킨 세계적 지도자일 뿐 아니라 한국을 6차례 방문하는 등 우리와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사였다”며 참석 결정 배경을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시아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지도자”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대 싱가포르의 아버지이자 아시아의 위대한 전략가”로 칭송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 중국과 싱가포르 관계의 개척자이자 추동자”라고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사망] 리커창 “中에 끼친 개혁·개방, 역사책에 남을 것”… 부시 父子 “친구라서 자랑스러웠다”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재편된 국제 질서의 한 축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지만 세계 각국은 ‘큰 별’이 졌음을 한목소리로 애도했다. 지난달 5일 폐렴으로 입원했던 리콴유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머물렀던 싱가포르 종합병원 바깥에는 그의 쾌유를 비는 싱가포르 국민의 조화와 카드가 수북이 쌓였다. 29일 장례식이 거행될 때까지 애도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페이스북엔 애도 메시지가 이어졌다. 각국 정부는 공식 애도 성명을 발표했으며, 그와 교류한 전직 정상들도 추모 대열에 동참했다. 미국의 아버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과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공동 성명을 내고 “리콴유는 부패를 뿌리 뽑고 국민의 삶의 질을 혁신적으로 바꿨다”며 “그와 친구라서 언제나 자랑스러웠고, 싱가포르의 번영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언론은 자국의 개국공신이 타계했을 때보다 더 각별한 예의를 갖춰 애도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리셴룽 총리에게 조전을 보내 “고인이 중국 개혁·개방에 끼친 공헌은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콴유가 화교라서 중국인들은 싱가포르를 ‘중화인이 세운 국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美 금리 인상 9월 이후 유력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 기존 ‘인내심’(patient)이란 단어를 버리는 대신 ‘합리적 확신’(reasonably confident)이란 표현을 꺼내 들었다. 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석달 전에 비해 하향 조정했다. 연준의 이 같은 결정을 시장은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금리 인상 카드를 마다하지 않겠지만 무리하게 속도를 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 반응했다. 강세를 보이던 달러가 이날 약세 흐름을 보였고, 반사적으로 국제 유가가 반등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성명에서 “노동 시장이 더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근접한다는 ‘합리적 확신’이 설 때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4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성명에서 ‘인내심’이란 말을 지운 게 반대말인 ‘조바심’(impatient)을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시장은 연준처럼 지표를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또 “달러 강세가 수출의 악재이긴 하지만, 한편으로 미국의 강한 경제를 반영하며 수입물가 안정에도 기여한다”며 최근 강달러장에 대해 중립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연준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3~2.7%, 내년 2.3~2.7%, 2017년 2.0~2.4%로 석달 전보다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망치는 올해 2.6~3.0%, 내년 2.5~3.0%, 2017년 2.3~2.5%였다. ‘미국의 경기 회복이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으니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연준의 속내가 성장률 전망치에도 반영된 셈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이르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의 길이 열렸지만 현실적으로는 9월 이후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 소비 지표가 부진하면 연내 인상 없이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마저 제기됐다. 연준은 올해 연말까지 예상되는 금리 인상 폭을 당초 1.125%에서 0.625%로 하향 조정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연준은 5.25%였던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로 낮춰 지금까지 유지시키는 양적완화 정책을 폈다. 연준은 지난해 10월 말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했지만 고용과 소비에서 뚜렷한 회복세가 드러나지 않음에 따라 초저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선 넘어 사선… 이스라엘 더 강경 모드로

    사선 넘어 사선… 이스라엘 더 강경 모드로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보수·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승리했다. 4선이 유력해진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 외교·안보 정책을 거침없이 고수, 국제사회의 긴장을 높일 전망이다. 리쿠드당은 이스라엘 의회(크네스트) 120개 의석 중 30석(25%)을 확보해 제1당이 됐다. 중도 좌파 성향으로 ‘야권 연합’을 이룬 시오니스트 연합 의석은 24석(20%)으로 리쿠드당보다 6석 적다. 당초 시오니스트 연합이 근소한 표 차로 승리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리쿠드당은 뜻밖의 낙승을 거뒀다.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모든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안보와 사회복지를 안겨주겠다”고 밝혔다. 그를 ‘비비’란 애칭으로 부르는 지지자들은 “하일, 비비”(비비, 만세)라고 연호하며 화답했다. 1996~1999년, 2009년부터 지금까지 9년째 총리직을 수행한 네타냐후 총리가 우파 연정을 구성해 4년을 더 재임하면 이스라엘 초대 총리인 다비드 벤구리온의 역대 최장 재임 기록(2차례, 12년 5개월)을 능가하게 된다. 건국 이후 67년 동안 이스라엘에서 과반을 넘긴 단일당이 탄생한 적은 없었다. 강경파인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 체제가 조성되면서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 간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는 유세전 막판 “재선에 성공하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건설을 막겠다”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더욱이 지난 정부에서 리쿠드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중도파 각료 2명을 해임한 게 이번 조기총선의 계기가 된 터여서, 향후 강경파 위주 내각이 구성될 전망이다. 나탄 색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네타냐후가 다시 총리가 되면, 이스라엘의 국제관계는 이전처럼 유지되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하반기 추진하던 ‘유대민족 국가기본법’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유대민족 국가기본법은 ‘유대인 국가이자 민주국가’로 지칭했던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유대민족의 국민국가’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아랍계 이스라엘 국민차별에 악용되고, 이스라엘 내 민주주의를 훼손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관계에서도 험로가 예상된다. 이스라엘 현지 영자지는 “이번 총선의 주요 어젠다는 ‘평화’가 아닌 ‘경제’로, 누구도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정에 관심이 없는 듯했다. 누가 총리가 되든 이·팔 관계에 큰 변화가 없었을 것”이라며 총선 결과의 의미를 깎아내리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반응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정을 방관하고, 강경 정책을 이어간다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기가 더 요원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또 네타냐후 총리가 투표 당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아랍계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결집하고 있다’고 호소하며 유대계, 보수표 결집을 시도한 사례를 들면서 “매우 추한 선거 캠페인을 폈다”고 꼬집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英 해리 왕자 10년 만에 軍 떠난다

    英 해리 왕자 10년 만에 軍 떠난다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윈저(30) 왕자가 오는 6월 전역, 10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B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 왕자는 4~5월 호주방위군에서 마지막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해리 왕자는 성명을 통해 “군 복무 기회를 얻은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행운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군을 떠난다는 정말 힘든 결정으로 내 인생의 일부분을 끝내고 있고, 새로운 장으로 들어가는 중”이라면서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2006년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근위기병대 산하 기갑수색부대 소대장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07~2008년 전투지역 공군 관제사로, 2012~2013년엔 아파치 헬기 부조종사로 총 2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했다. 한편 BBC는 해리 왕자의 참전 당시 기록과 더불어 어린시절, 군복무 기간 등의 사진을 함께 실으며 국방 의무를 다한 왕가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아울러 여배우 엠마 왓슨과의 열애설, 음주 스캔들 등에 휘말렸던 해리 왕자의 전력을 염두에 둔 듯 “‘파티 왕자’를 넘어 보람 있는 성취를 이루기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전역 이후 해리 왕자는 환경, 상이용사 관련 자선 활동에 매진할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인내심’ 문구 뺄까 말까 촉각

    17일(현지시간) 개막해 18일까지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정례회의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인내심’(Patient) 문구가 빠지고 2006년 이후 최초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 달러 강세장이 이어지며 금리인상 전망이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연 8차례 중 두 번째로 열린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19일 오전 3시 성명 형태로 발표된다. 지난해 12월, 지난 1월 회의 뒤 성명에 잇따라 들어갔던 ‘금리 인상 시 인내심 발휘’란 언급이 유지될지 시장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은 ‘인내심’을 ‘금리 인상을 천천히 하겠다’거나 ‘인상 카드 활용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어왔다.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국면이 연출되자, FOMC가 인내심 문구를 빼며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되 당장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는 절충안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한 미국에서 정책 금리 인상은 정해진 수순이지만, 미국 내 경기·고용·소비재 판매 등 각종 지표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올해 예정된 FOMC 정례회의 개막일은 4월 28일, 6월 16일, 7월 28일, 9월 16일, 10월 27일, 12월 15일 등이다. 이번 회의에서 FOMC가 ‘인내심’ 표현을 삭제한다면, 연중 2~3회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 경제지 마켓워치는 “인내심이란 문구가 삭제되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이 더 놀랄 것”이라면서 “FRB가 오는 6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증권사 메릴린치는 “최근 미국의 지표 부진을 북서부 한파나 서부 항만파업 등 단기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판단한 FOMC가 이번 회의에서 ‘인내심’이란 문구를 삭제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금리 인상 시기는 회의 때마다 검토될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화학무기까지… IS, 끝없는 전쟁 범죄

    민간인 인간 방패, 무차별 화학전, 고대 유물을 훼손하는 반달리즘….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등이 이슬람국가(IS)의 주요 거점을 맹공격 중인 가운데 IS가 점점 더 극단적인 저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 코바니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IS와 전면전을 하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IS가 화학무기인 염소 가스를 쓰고 있다”고 폭로했다고 AP가 14일 보도했다. YPG 측은 “IS가 뿌린 가스통에서 뿜어져 나온 흰색 연기는 분명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사용 금지된 염소 가스였다”면서 “구멍이 뚫린 가스통 20여개를 증거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북부 IS 근거지인 모술에서는 민간인이 IS의 ‘총알받이’로 전락했다. 이라크 정부군 등이 모술로 향하는 관문인 티크리트 탈환에 자신감을 보이자 IS가 다음 타격 대상인 모술을 방어하기 위해 민간인 이주를 통제하고 있다. 중동 전문 매체인 알모니터는 “IS가 여행사를 폐쇄해 모술 주민들은 비행기표를 예매할 수 없고, 의사가 의약품 구입 여행을 떠날 때도 가족을 볼모로 잡힌 뒤 2주 안에 복귀한다는 조건을 걸어야 한다”고 타전했다. 이에 더해 AP는 주민의 말을 인용해 “2주 동안 모술을 떠나려면 집 문서나 2만 달러 이상 값어치가 있는 차의 소유증서를 IS에 담보로 맡겨야 한다”고 전했다. 제네바협약에 따라 전쟁 중 보호받아야 할 민간인을 모술에 머물게 해 공습, 교전의 전면에 세워 ‘인간 방패’로 쓰려는 IS의 악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난해 하반기 모술을 장악했을 때 IS는 소수 민족인 야지디족 여성을 대원들에게 성노예로 팔기도 했다. 포로 참수, 화형 동영상을 주기적으로 유포하고 고대 유적지를 잇따라 파괴하는 등 IS의 반인륜적 범죄는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역으로 일부 이라크군이 IS 대원들을 건물에서 떨어뜨리거나 참수시키는 사진과 영상이 유포되는 등 교전 지역에서 ‘반인륜 범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ABC뉴스는 보도했다. 교전이 반복될수록, 수세에 몰릴수록 IS는 더욱 잔인한 전쟁 범죄에 가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패퇴 지역마다 IS가 반대편 주민 학살이나 지뢰 대량 매설에 가담하는 점은 전쟁 후유증 양산 우려를 부추겼다. 티크리트 교전을 전후해 IS가 병력을 집중 배치했던 티그리스강 서쪽에 매설된 지뢰는 18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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