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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 공공의 적 탄생” “알파맘 진화 모델”

    “女 공공의 적 탄생” “알파맘 진화 모델”

    알파걸이 알파맘으로 진화한 모델일까, 여성 공공의 적이 탄생한 것일까. 오는 12월 딸 쌍둥이를 출산할 머리사 메이어(40)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3년 전 아들을 낳았을 때처럼 법정 출산휴가 16주 중 2주만 쓴 뒤 복귀하겠다고 선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나머지 14주를 반납하겠다는 것이다. 메이어와의 비교가 두려워 여성 샐러리맨들의 출산휴가 사용이 위축될 것이란 비난과 메이어의 사생활이니 신경 쓸 것 없다는 냉소가 교차했다. ●“여성 직장인 출산휴가 사용 위축” vs “그녀의 사생활일 뿐” 메이어는 3년 전엔 구글 부사장에서 야후 CEO로 옮긴 지 3개월 만에 아기를 낳았기에, 올 하반기엔 야후가 대대적인 전환 국면에 서기에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여성 25%가 출산 뒤 2주 만에 복귀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선택이 희귀 사례는 아니다. 그러나 첫아들이 생후 5개월이 되자 자신의 사무실 옆 건물로 아들과 보모를 옮긴 것을 생각하면, 지난해 연봉이 4210만 달러(약 500억원)이고 보유 자산이 3억 달러(약 3300억원)인 메이어에게만 가능한 특별한 육아 사례다. ●저커버그 페북 CEO 출산휴가 사용 여부도 관심 출산과 양육이란 메이어의 개인적인 선택이 집중포화를 맞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다. 우선 출산 2주 만에 복귀하는 ‘무쇠 CEO’가 직장인들의 헌신에 대한 기대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메이어는 첫아들 출산 넉 달 뒤 재택근무 제도를 없애며 반가정적이란 비판을 들은 바 있다. 메이어의 일 집착 때문에 야후의 위기관리 능력이 의심을 받는 게 두 번째 우려다. 앤 와이즈버그 미국 일과 가족위원회 부회장은 “팀을 믿고 자리를 비울 수 있어야 리더”라면서 “임신 이야기와 더불어 야후의 위기감을 쏟아낸 메이어의 소통 방식은 나쁜 선례”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이 나오며 엉뚱하게도 여론의 다음 관심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31)가 쓸 출산휴가에 모아지고 있다. 저커버그는 출산휴가를 가겠다고 밝힌 바 있고 페이스북은 남녀에게 4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보장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고급 식도락 여행 개발하고 중저가 면세 상품 등장하고

    [글로벌 인사이트] 고급 식도락 여행 개발하고 중저가 면세 상품 등장하고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유커)은 300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4% 늘었다고 한국관광공사가 7일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217만명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엔저 여파로 한국행을 계획하던 중국 관광객이 일본으로 빠져나갔음을 보여 주는 통계다.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끝났지만 중국 관광객이 아직은 과거처럼 빠르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다음달 1~7일 국경절 연휴를 실시하면서 해외 여행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지만 중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일본 관광업계가 유커에게 보내는 러브콜이 심상찮을 정도로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인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1위 ‘일본’ 중국 관광객의 일본 사랑은 오래됐다. 지난 1월 여행 사이트 트래블주가 중국인 4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설문조사에서 일본은 39.6%의 지지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일본이 1위였지만, 엔고로 인한 비용 부담이 반영돼 선호율은 29.2%에 그쳤다. 트래블주 조사에서 한국 관광에 대한 선호는 2~7위 선호 여행지인 미국, 뉴질랜드, 호주, 대만, 태국, 몰디브 등에 이어 중국 내 여행보다도 밀려났다. 유커가 선호하는 일본은 최근 중국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할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느라 분주하다. 3년 동안 여러 차례 방문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하는 것을 골자로 일본 정부가 중국인 대상 여행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하고, 중·일 주요 도시 간 항공편을 증편하는 등 기반 구축은 거의 끝났다. ●3년 여행비자 발급 조건 완화도 이에 더해 중국인 대상 계층 맞춤형 여행상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일본의 호텔 예약 사이트인 ‘이큐’에서 부유층 관광객을 겨냥한 고급 식도락 여행 상품을 개발해 중국 최대 여행사 에이전시와 협력해 판매하는가 하면 중저가 생활필수품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에서 5000엔 이상 물건을 사면 소비세 8%만큼을 깎아 면세가로 판매하는 중저가 면세 판매 서비스도 등장했다. 드러그스토어가 주로 취급하는 건강식품, 화장품, 파스 등의 판매 촉진을 위한 정책이었지만, 오카모토사 콘돔을 찾는 중국 여행객이 대폭 늘어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단계적으로 관광 문턱을 내린 뒤 방일한 중국 관광객의 선호를 쫓아 맞춤형 정책을 도입하는 일본의 사례는 한류팬, 쇼핑족 등을 선별적으로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한국의 정책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中 전승절 열병식] ‘황금색 패션 외교’ 朴대통령… 중화부흥·군사굴기 드라마 참관

    [中 전승절 열병식] ‘황금색 패션 외교’ 朴대통령… 중화부흥·군사굴기 드라마 참관

    모처럼 푸른 하늘을 수놓은 첨단 군용기 200대, 지축을 흔들며 등장한 500여기의 최신형 무기 장비, 평균 연령 90세 노병 부대가 포함된 1만 2000여명의 병력, 평화 메시지와 함께 발표된 인민해방군 30만명 감축 방안….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대회 열병식’은 역대 최대 규모로 세계를 향한 ‘군사굴기(軍事崛起) 쇼’이자 중국인을 위한 ‘중화 부흥의 드라마’였다. ●열병식 행진곡은 한국인 정율성 선생이 작곡 오전 9시(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이 톈안먼(天安門) 북쪽의 돤먼(端門) 광장에서 각국 지도자를 맞이하며 열병식의 시작을 알렸다. 공식 예복인 중산복(인민복)을 입은 시 주석과 붉은색 원피스를 입은 펑리위안은 차례차례 입장하는 각국 대표단과 악수를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열병식에서 처음 연주된 ‘중국인민해방군행진곡’은 한국인 작곡가 정율성(1914~1976) 선생이 작곡한 군가였다. 광주 출신인 그는 1939년 이 행진곡을 작곡하는 등 여러 곡을 남겨 중국의 3대 혁명음악가로 불린다. 깍듯한 자세로 영접에 나선 시 주석 부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황금색 상의를 입고 입장하자 미소와 함께 짧은 담소를 나눴다. 중국인들은 황금색이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노란 상의는 펑리위안의 붉은색 원피스와 잘 어울렸다.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악수한 뒤 기념사진 촬영을 하지 않고 이동하려 했지만, 펑리위안이 친절하게 안내해 시 주석 오른쪽 옆에서 촬영을 했다. 마지막으로 입장한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반기문 총장은 오른쪽서 다섯번째 자리 톈안먼 성루에 오를 때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왼쪽에서 걸어갔다. 단체 기념사진 촬영 때는 시 주석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섰고, 왼쪽으로 펑리위안과 박 대통령이 섰다. 성루 위 귀빈석에서 박 대통령은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자리했다. 열병식장 입장부터 성루에서 열병식을 관람할 때까지 박 대통령의 자리가 네 번 바뀌었지만 줄곧 시 주석 가까이에 있었다. 중국 당국은 박 대통령에게 차양막이 없고 햇빛이 강할 수 있으니 미리 선글라스를 준비하라고 안내하는 등 전날 시 주석과의 단독 오찬에 이어 각별한 의전을 이어갔다. 성루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 주석으로부터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자리에 앉았다. ●박대통령, 슈뢰더에 “하르츠 개혁 귀감됐다” 박 대통령은 성루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중국의 원로지도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는 등 성루외교를 펼쳤다. 특히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에게 “지난 2003년 추진한 하르츠 개혁(노동개혁)이 귀감이 됐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2기 핵심과제로 노동개혁을 꼽은 바 있다. 오전 10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개회선언을 하자 시 주석은 15분가량의 기념사를 마친 뒤 톈안먼 광장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창안제(長安街)에 도열해 있는 장병들에게 “퉁즈먼 하오”(同志們 好·동지들 안녕하십니까)라고 외치며 사열했다. 장병들은 “서우장 하오”(首長 好·최고사령관님 안녕하십니까)로 우렁차게 답했다. 시 주석이 탄 무개차는 중국산 최고급 승용차 훙치(紅旗)였다. 시 주석이 각 부대를 사열하면서 왼손을 들어 거수경례를 하다가 맨 마지막에 오른손으로 경례한 것은 중국군의 독특한 전통이다. 분열 행진의 선두엔 항일노병부대가 섰다. 팔로군 등 항일전에 참전했던 노병들은 저마다 가슴에 훈장을 달고 대형 무개차에 앉아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열병식에 참여했다. 대만 국민당군 출신 노병들을 호송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45대의 오토바이 부대가 등장했다. 대원들은 시속 10㎞로 10시간씩 100㎞를 가는 고된 훈련을 거쳤다. 분열 행진 중 미모로 유명세를 탄 평균 신장 178㎝ 육·해·공 여성 의장대 51명이 눈길을 끌었다. ●예포 70발은 항일전쟁 70주년 기념 물량공세로 공중과 지축을 압도했다면, 열병식의 내용은 여러 가지 ‘숫자’로 상징됐다. 먼저 70.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며 개막을 알린 예포가 총 70발 발포됐다. 헬기 편대는 아라비아숫자 ‘7’과 ‘0’의 모양으로 대열을 맞춰 식장 상공을 수놓았다.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화남유격대 등 10개 항일부대가 선보인 깃발 역시 70개였다. 오전 11시 37분 리 총리의 종료 선언과 함께 열병식의 끝은 비둘기 7만 마리와 풍선 7만개가 톈안먼 광장 하늘을 수놓았다. 개막식을 알린 예포 56발은 중국을 이루는 56개 민족의 숫자가 반영됐다. 열병식 국기게양을 맡은 호위부대는 톈안먼 광장 인민영웅기념비에서 게양대까지 정확하게 121걸음을 걸었다. 중국이 패전해 아시아 패권을 잃는 계기였던 청일전쟁(1894년) 발발 121주년을 기념한 행보다. 청일전쟁의 무대는 동학농민혁명 등으로 근대화와 자주화 모색이 한창이었던 한반도였다. 전쟁의 시작도 끝도 제국주의 일본이었다. 열병식에 드러나지 않은 ‘여백’은 앞으로 중국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우선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열병식에 참석한 현직 정상은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유일했다. EU 회원국 대다수는 정상이 참석하지 않고 장관급이나 외교관을 보냈다. 미국에서는 맥스 보커스 주중 대사가 참석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개인 자격으로 초청받아 왔다.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도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초청자 대다수의 정통성이나 격이, 모처럼 준비한 중국에 맞지 않았던 여백을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메워 줬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韓中 정상회담] “한국외교 블루오션 열려… 동북아 헤게모니 재편 이끌어야”

    [韓中 정상회담] “한국외교 블루오션 열려… 동북아 헤게모니 재편 이끌어야”

    “미국, 중국, 일본이 동북아 지역에서 헤게모니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여러 차례 맞게 될 시험대에서 한국은 스스로 원칙 있는 자세로 당당하게 나아가야 한다.” 중국 전승절 행사를 하루 앞두고 2일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중국이 환대하는 것과 관련해 황재호(47)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외교 방향의 전환을 전망했다. 미국과의 동맹 및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라는 큰 틀은 유지되겠지만, 한국 외교적 지평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최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신장에서 주최한 ‘제1차 중국신장발전 포럼’에 한국 연구자 대표로 참석한 그는 “한국에 외교 블루오션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방중에 미국과 일본은 불편한 기색이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우리는 곧잘 아시아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간과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 대통령과 단독 오찬을 하며 환대한 것에서 우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한 경제, 각종 국제협상 유치 경험, 미국과의 동맹이란 지정학적 위상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 외교적으로 매력적이다. 그러니 한국이 한쪽을 일방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조급증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전승절 직전 북한과의 대치 국면에서도 한국이 미국과 긴밀하게 협조한 뒤 북한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 여전히 믿을 만한 미국의 동맹국이란 점을 성공적으로 증명해냈다.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며 미국과의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것은 사실 아닌가. -과거 비단길을 뜻하는 ‘일대’가 시작하는 신장에서 개최된 포럼엔 30여개국에서 10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일대일로 주변국뿐 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 등이 망라됐다. 중국은 주요 2개국(G2)의 다른 축인 미국과 정면 대결을 하기보다 미국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지역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외교적 역량 강화 측면에서도 블루오션이 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포럼에서 제가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가 접목되면 한국의 물류와 남북 관계는 물론 중·북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발표하자, 중국 연구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블루오션에 대비한다면, 한국은 어떤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하는가.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이후 한국은 동북아 외교재편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열병식에서 시 주석 옆으로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는 순간 변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와 동맹으로 함께 섰던 북한 대신 남한 정상이 서는 것이다. 동북아 헤게모니가 변하면 국가 간의 관계들도 변한다. 예컨대 우리가 일본에 대해 과거사 사죄와 같은 의제가 있을 때 한국은 ‘무작정 떼쓰는 것처럼 미국에 보이지 않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며 접근해야 한다. →전승절 이후 우리의 외교적 입지는 어떻게 잡는 게 좋을까. -외교적 균형이 형성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참여정부는 미국, 이명박 정부는 중국, 이번 정부는 일본과 잘 지내지 못했다. 주변국 모두와 좋게 지내는 것은 이상론일 수 있지만, 한쪽을 배제시키는 외교는 지양하는 게 좋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글로벌 경제] 커지는 역내외 위안화 환율차…깊어지는 시진핑의 고민

    [글로벌 경제] 커지는 역내외 위안화 환율차…깊어지는 시진핑의 고민

    지난달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를 단행한 뒤 중국 본토(역내)와 홍콩(역외) 간 위안화 환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을 통해 위안화를 ‘엘리트 통화’로 만들려는 중국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는 상하이 외환시장 거래가보다 1%가량 할인돼 거래됐다. 역내외 위안화 환율 차이가 2%까지 벌어진 날도 있었다. 중국 당국이 추가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 홍콩 투자자들이 지난 3주 동안 적극적으로 위안화 매도에 나선 탓이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도 서둘러 위안화를 미국 달러화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연간 인당 5만 달러(약 5800만원·약 32만 위안)까지만 달러화 매입을 가능하게 해둔 규제가 위안화 팔기 열기를 가로막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역내외 환율 격차는 국제통화로서 위안화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IMF의 SDR 바스켓 편입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같은 액면가 화폐를 들고 중국 본토에서 환전할 때와 경제 자치권을 쥔 특별행정구인 홍콩에서 환전할 때 값어치가 다르다면 기축통화가 갖춰야 할 덕목인 통화가치 안정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 상반기 IMF의 SDR 바스켓 편입 심사를 앞둔 중국 인민은행이 역내외 환율 격차 해소용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단, 중국 금융·실물 경제에 타격을 최소화시키며 역내외 환율을 적정 관리할 묘안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예컨대 인민은행이 홍콩 위안화 가치에 맞춰 본토 위안화 가치에 손을 댄다면 추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예언한 홍콩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꼴이 된다. 홍콩 투자자들이 또다시 위안화 평가절하 쪽에 베팅한다면 홍콩과 본토의 위안화 가치가 번갈아 가며 끝없이 내려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역으로 장기적인 해법으로 중국 당국이 인위적인 환율 정책 대신 시장환율제로의 전환을 서두를 수 있겠지만, 중국 규제 당국의 권한 포기 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검은돈 총리 퇴진”… 노란물결 혼돈의 말레이

    “검은돈 총리 퇴진”… 노란물결 혼돈의 말레이

    “베르시 4.0” 3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코타키나발루 등 주요 도시에서 나집 라작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등장한 구호다. 노란색 옷을 맞춰 입은 시위대는 ‘베르시’란 구호를 외쳤다. 베르시는 말레이시아 말로 ‘깨끗함’을 뜻한다. 시위나 선거에서는 ‘공명 선거’, ‘부패 척결’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시위는 국영 투자기업인 1MDB가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 26억 링깃(약 7300억원)이 나집 총리 계좌로 입금된 정황이 지난달 초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이번 베르시는 총리 퇴진론을 요구하는 부패 척결로 받아들여진다. 베르시 4.0 시위 첫날인 지난 29일 주최 측 주장 20만명(경찰 추산 약 3만망)이 쿠알라룸푸르의 메르데카 광장 주변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오후 7시 40분쯤엔 2003년까지 22년 동안 말레이시아를 통치하며 ‘국부’로 불리기도 하는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가 부인과 함께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 90세인 마하티르는 “잠시 보러 왔다”며 시위대와 악수하고 사진을 함께 찍으며 5분 정도 머문 뒤 자리를 떴지만, 시위대에 힘을 실어준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마하티르는 지난 4월 블로그를 통해 “11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부채를 진 1MDB의 부실, 2002년 국방부 장관 시절 나집의 프랑스 잠수함 구매 비리 의혹 등이 불거지는데 나집이 어떤 답변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도부 개혁을 위해 나집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나집에 대한 불신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나집이 2008년 마하티르의 지목을 받아 이듬해 4월 총리에 올랐기에 마하티르 측의 기류 변화는 현 정권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미 “26억 링깃은 비자금이 아니라 기부금을 받은 것이고 개인 용도로 어떤 자금도 받지 않았다”는 나집의 해명에 여론이 콧방귀를 뀌는 등 반발 기류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이 2013년 총선 당시 나집의 선거법 위반을 주장하며 선거 결과 무효 확인 소송을 내는가 하면 여권 대의원조차 “비자금이 아닌 기부금이라면 당에 반납하라”고 주장하는 소송을 낸 형국이다. 링깃화 가치가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외환보유액이 1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경제 위기론이 제기된 최근 정국도 나집에게 불리한 국면이다. 나집이 “시위대는 반애국적”이라며 집회 강경진압에 나섰고 나집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정계 개편론이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베르시 시위는 ▲2007년 11월 당시 야당이 주도한 ‘베르시 1.0’ ▲2011년 7월 야당을 배제하고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베르시 2.0’ ▲2012년 4월 ‘베르시 3.0’을 거쳐 이번 ‘베르시 4.0’까지 주기적으로 일어났다. ‘베르시 4.0’은 규모와 영향력 측면에서 ‘베르시 1.0~3.0’ 시위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부고] ‘의학계의 시인’ 美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

    [부고] ‘의학계의 시인’ 美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

    세상이 쉽게 비정상으로 치부하는 희귀 신경질환 환자들을 애정어린 눈으로 관찰하고 따뜻한 언어로 기록해 온 ‘의학계의 시인’ 올리버 색스가 30일(현지시간) 영면했다. 82세. 신경질환자 이야기를 담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 등으로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한 의사이자 작가다.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색스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196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 신경과 교수로 환자들과 만났다. 지난 2월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쓴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색스는 “남은 몇 개월을 어떻게 살지 내게 달렸기에 풍성하고 깊고 생산적으로 살려고 한다. 아름다운 행성에서 저는 지각이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고, 이는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며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방콕 도심 폭탄테러… “개인적 범행” vs “회색 늑대들 소행”

    방콕 도심 폭탄테러… “개인적 범행” vs “회색 늑대들 소행”

    태국 경찰이 29일 방콕 북부 외곽 농촉 지역의 4층 건물을 급습, 지난 17일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 용의자인 아뎀 카라다그(28)를 검거했다. 지난해 1월 태국에 입국한 용의자는 이 같은 이름으로 터키 여권을 지녔지만, 태국 경찰은 여권이 위조됐다며 정확한 신원 등을 함구한 채 공범을 쫓고 있다. 앞서 태국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근거로 제작, 배포한 몽타주와 많이 닮지 않았지만 카라다그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유는 그의 아파트에서 위조 여권과 폭탄 제조용 물질이 발견되어서다. 솜욧 뿐빤모엉 태국 경찰청장은 “수색 결과 방 5칸짜리 용의자의 집에서 기폭 장치, 볼베어링, 파이프 등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단 솜욧 청장은 “용의자가 자신의 동료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엄밀한 의미에서) 테러리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솜욧 청장은 공범 검거를 위한 보안상 이유를 들며 용의자의 개인적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중국계 관광객 14명을 포함해 20여명의 사망자와 130여명의 부상자가 테러의 표적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방콕 도심에서의 폭탄 테러로 관광업에 직격탄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 아직까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테러 단체가 등장하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국계 관광객이 즐겨 찾는 사원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무슬림 밀집 지역인 농촉에서 용의자가 잡힘에 따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지난달 태국에 불법 체류하던 위구르인 109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여파로 테러가 일어났고 터키의 극우 이슬람 단체인 ‘회색 늑대들’이 배후일 것이란 심증을 거두지 않았다.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암살을 주도한 테러 단체인 ‘회색 늑대들’은 중국 정부의 신장위구르족 탄압 정책을 비난해 왔다. 지난달 이 단체 회원들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한국 관광객을 중국인으로 오인, 폭행한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케네디 주일 美대사도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 대사도 공적인 업무에 개인 이메일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지시로 국무부 감찰국(OIG)이 부서 전체 이메일 사용 내역을 점검한 과정에서 적발됐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케네디 대사는 이와 관련해 감사를 받고 있다. OIG는 지난 1~3월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일본 대사관 직원들이 ‘민감하지만 기밀로 분류되지 않은 정보’를 개인 이메일로 주고받은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밀로 분류되지 않은 정보의 경우 재량껏 개인 메일 계정을 쓸 수 있어 케네디 대사 등이 내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직원들은 업무 관련 내용을 주고받을 때 업무용 계정 대신 개인 매일 계정을 쓸 수 있지만, 개인 계정으로 주고받았으면 그 기록을 제출하게 돼 있다. 클린턴 후보는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09~2013년 기록 제출 없이 개인 메일 계정으로 업무를 본 것으로 드러났고 국무부가 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자 사적인 내용이라며 3만건의 메일을 임의 삭제해 비판받고 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개인 메일 계정 사용 금지는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라며 케네디 대사에 대한 감사 수위가 높지 않음을 시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돌 이전 아기에게 땅콩 먹이면 땅콩 알레르기 예방 효과 있다”

    땅콩이 함유된 음식을 아기에게 먹이면 땅콩 알레르기 예방 효과가 있다고 미국 의학 단체가 추천했다. 땅콩 알레르기를 피하려면 만 3세까지 땅콩류 섭취를 금해야 한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은 지침이다. 미국 소아과저널은 최근 온라인판에서 “생후 4~11개월인 아기가 땅콩버터, 땅콩 수프 등에 익숙해지면 알레르기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AP가 26일 보도했다. 소아과 의사들은 그러나 “땅콩 알레르기로 발전하기 쉬운 계란 알레르기나 습진 증상을 보이는 아기들은 의사와 상담을 거친 뒤 땅콩을 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이 영아 638명을 대상으로 5년 동안 관찰해 지난 2월 발표한 실험이 땅콩 섭취법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연구팀은 땅콩 함유 식품을 먹은 영아들에게 알레르기가 드물게 발현됐다고 밝혔다. 땅콩 알레르기 발병률은 미국에서 지난 18년 동안 4배로 증가해 최근 미 아동의 2%가 이 증상을 보이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돌 이전 아기에 땅콩 먹이면 알레르기 예방”

    땅콩이 함유된 음식을 아기에게 먹이면 땅콩 알레르기 예방 효과가 있다고 미국 의학 단체가 추천했다. 땅콩 알레르기를 피하려면 만 3세까지 땅콩류 섭취를 금해야 한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은 지침이다. 미국 소아과저널은 최근 온라인판에서 “생후 4~11개월인 아기가 땅콩버터, 땅콩 수프 등에 익숙해지면 알레르기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AP가 26일 보도했다. 소아과 의사들은 그러나 “땅콩 알레르기로 발전하기 쉬운 계란 알레르기나 습진 증상을 보이는 아기들은 의사와 상담을 거친 뒤 땅콩을 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이 영아 638명을 대상으로 5년 동안 관찰해 지난 2월 발표한 실험이 땅콩 섭취법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연구팀은 땅콩 함유 식품을 먹은 영아들에게 알레르기가 드물게 발현됐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남북 8·25 합의] WP “한국의 승리… 北 사과는 미흡”

    남북이 25일 새벽 고위 당국자 접촉에서 극적 타결을 도출하자 한반도 주변국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국제사회는 남북 합의문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남북 합의문 발표 1시간 만에 워싱턴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끊임없는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이번 합의가 한반도 긴장을 낮추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접경지대 군사 활동과 관련해 북한이 단순히 확언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조선(북한)과 한국이 긴 협상을 거쳐 긴장 국면을 완화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로 하는 일련의 합의를 도출했다”면서 “중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남북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화해, 협력을 촉진하고 관련 협의가 순조롭게 실행돼 한반도 평화를 함께 수호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참의원 특별위원회에서 “북한이 도발 행동을 자제해 지역의 긴장 완화와 현안 해결로 연결될 것을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도 기자회견에서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북한에 대해) 미국,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며 긴장감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남북한이 정례적으로 대화에 나서기로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번 남북 대화를 통해 어렵게 얻어낸 성과물들이 북핵 문제를 다루는 대화의 재개로 이어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특별성명을 냈다. 또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남북한 간 상호 협력을 적극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합의문 발표 직후 남북한 긴장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긴급히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이 북한의 도발 악순환을 끊고 이산가족 상봉 추진 재개 약속을 받아냈지만 지뢰 도발에 대해 원하는 사과를 확실히 얻지는 못했다”면서도 “(협상은) 한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이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며 남북 관계가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총 43시간 동안 이뤄진 남북 간 대화는 이례적이었지만 긴장 완화의 결론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외신 가운데 가장 먼저 협상 타결 소식을 긴급 속보로 내보낼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우디 여성 2명에 허락된 첫 참정권

    보호자 없는 여행, 운전, 남자가 있는 곳에서의 수영, 아바야(얼굴·손·발을 뺀 온몸을 가린 옷)를 걸치지 않은 외출, 낯선 남자와의 대화, 축구 같은 경쟁 스포츠, 쇼핑할 때 옷 입어 보기, 화장한 채 외출, 묘역 참배, 검열 안 받은 패션잡지 보기, 바비 인형을 사는 것….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할 수 없는 금지 목록이다. 오는 11월 수많은 금기 중 하나가 깨진다. 여성들이 투표할 수 있는 권리, 참정권이 처음 허락된다. 사우디 여성들이 11월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고 알자지라가 23일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사우디 신문인 사우디가제트를 인용해 지난 16일 다른 지역보다 유권자 등록을 먼저 받은 메카에서 사피나즈 아부 알 샤마트가 여성 1호로, 메디나에선 자말 알사디가 여성 2호로 유권자 자격을 얻었다고 전했다. 알 샤마트는 “선거 참여는 여성으로서의 국가적 의무”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지방선거에서 21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를 준비한다고 보도했다. 바티칸시국과 함께 여성 참정권을 부정해 온 사우디는 2011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전 국왕의 결정을 계기로 여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했다. 왕국인 사우디에는 대선과 총선이 없어 여성들은 참정권을 받은 지 4년 만에 지방선거에서 권한을 행사하게 됐다. 압둘라 전 국왕은 여성들이 투표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지난 1월 타계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참정권 확보를 환영하면서도, 사우디의 여성 인권 상황은 여전히 취약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캐런 미들턴은 “참정권 부여는 사우디의 여성 차별 극복을 위한 작은 변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투표할 자격을 얻어도 보호자 없는 외출, 운전이 금지된 상황이라면 투표소까지 가는 일조차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지적이다. 특히 사우디에선 운전을 허용하지 않는 조치에 대한 반발이 커 이 나라 여성 시민운동가들이 2013년 10월 26일을 ‘여성 운전의 날’로 정하고 직접 운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20여명이 무더기로 체포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ul.co.kr
  • ‘그리스 구제금융 반대’ 집권 여당 25명 신당 창당

    ‘그리스 구제금융 반대’ 집권 여당 25명 신당 창당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다음달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총리직을 사퇴한 가운데 3차 구제금융에 반대해 온 집권여당 내 강경파가 21일(현지시간)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국제 채권단과 치프라스 총리가 합의한 긴축안에 반대해 온 파나요티스 라파자니스 전 에너지 장관 등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의원 25명은 이날 탈당해 ‘민중통합’을 창당한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그리스에 3년 동안 960억 유로(약 112조원)를 지원하기로 승인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로부터 첫 분할금을 받아 유럽중앙은행(ECB) 부채 34억 유로를 갚는 작업을 마쳤으니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임을 발표했다. 이어 “10월부터 진행될 국제 채권단과의 채무 재조정 협상에 임할 정부에 총선 지지를 통한 강력한 권한 부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총선일은 9월 20일이 유력시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1월 25일 ‘긴축 반대’를 주창하며 집권했지만 3차 구제금융 협상에서 입장을 바꿔 채권단이 제시한 강도 높은 긴축안을 수용했다. 이에 시리자 149명 가운데 강경파 중심 43명이 치프라스 총리가 합의한 긴축안에 반대하거나 기권하는 반란표를 던졌다. 그리스 방송 스카이TV는 시리자 의원 4명이 추가로 신당에 참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기 총선 결정은 집권 역량 강화를 노린 치프라스 총리의 승부수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국 가디언은 “조기 총선 승리를 통해 권력 기반을 다지려는 희망에서 비롯된 치프라스 총리의 계산된 도박”이라고 총평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치프라스 총리 지지율이 61%에 달했기 때문이다. 1975년 이후 번갈아 집권했던 신민당(중도보수)과 사회당(중도진보)이 그리스 부도 사태를 야기시킨 주범이란 인식 때문에 ‘참신함’을 내세운 치프라스 총리와 시리자는 여전히 반사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오바마의 파격 인사

    오바마의 파격 인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남성에서 여성이 된 성전환자(트랜스젠더) 직원을 채용했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대통령 산하 위원회나 이사회에 성전환자가 포함된 적은 있지만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성전환자를 채용한 것은 처음이다. 유색인종이자 성전환자인 라피 프리드먼 거스팬(28) ‘국립 성전환자 평등센터’(NCTE) 정책 자문관은 백악관 인사처의 복지·고용국장으로 발탁됐다. 백악관 인사처 직원들을 지휘하고 정부 부처와 기구 전반에 걸쳐 대통령을 보좌할 인재를 찾는 게 거스팬의 업무다. 마라 키슬링 NCTE 사무국장은 “거스팬의 합류로 미국의 다양한 인적 구성을 행정부에 반영하기를 바랐던 오바마 대통령의 꿈이 한 단계 더 현실에 다가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은 ABC뉴스에서 단지 성전환자이기 때문에 거스팬이 발탁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재럿 고문은 “성전환 미국인, 특히 백인이 아닌 성전환 미국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거스팬이 보여준 리더십은 오바마 행정부의 가치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인도의 ‘소통·혁신 DNA’… 세계를 움직인다

    인도의 ‘소통·혁신 DNA’… 세계를 움직인다

    알파벳을 모회사로 삼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바꾼 구글이 새 최고경영자(CEO)를 발표한 뒤 인도 출신 CEO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과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인도 출신 CEO들이 발탁된 역사는 오래됐다. 유창한 영어 실력, 우수한 두뇌, 현장 중심 문제 해결력, 소통 능력 등이 흔히 인도 출신 CEO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국적 기업 수장에 오른 뒤 인도 CEO에게 향하는 시선이 꼭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인도 CEO를 소개한 CNN의 기사에 18일 달린 댓글은 “인도 CEO는 혁신가가 아니라 사장 채용 면접을 통과한 월급쟁이”이란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인도 CEO 중 창업자는 드문 게 사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비를 맞을 때마다 혁신을 시도하고 위아래 동료를 설득하는 역할은 인도 출신이 도맡았다. 이들이 주로 엔지니어로 입사해 소통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이유다. 최근 주목받는 인도 CEO에 대한 퀴즈를 준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Google 2008년 브라우저 ‘크롬’ 개발… 함께 일하고 싶은 인물 1순위 Q. 2004년 입사해 11년 만에 CEO가 되기까지 구글이 봉착한 난제를 풀어낸 ‘해결사’였다. 입사 직후 구글 툴바를 담당하던 ‘해결사’는 브라우저를 직접 개발하자고 상사들을 설득해 2008년 크롬을 내놓았다. 구글앱스, 안드로이드로 업무 영역을 넓히는 동안 ‘해결사’는 엔지니어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특유의 공감 능력과 친화력을 인정받아 구글 내부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1순위’로 꼽혔다. 공감 능력은 삼성전자, 협력업체와 협업을 할 때에도 진가를 발휘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해결사’에 대해 “기술에 대한 식견, 제품을 보는 안목, 리더십을 모두 갖춘 드문 인재”라고 극찬했다. A. 순다르 피차이(42) 구글 CEO. ‘해결사’ 피차이는 인도공과대(IIT-KGP)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등을 거쳤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돈 때문에 석사를 마친 뒤 취직했다. ■ Microsoft 9인치 디바이스서 윈도 무료 허용… MS 관행·한계 깨트리는 ‘학습자’ Q. 1992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해 지난해 2월 CEO가 된 ‘학습자’는 취임 3개월 만에 행사에서 애플 제품을 쓰지 않는 금기를 깼고, 9인치 이하 디바이스에 윈도 라이선스를 무료로 허용했다. 이전부터 그는 2008년 MS의 ‘윈도 라이브 서치’를 ‘빙’(Bing)으로 변환시켜 검색 생태계를 바꾸는 등 거대 소프트웨어 그룹인 MS의 관행과 한계를 깨트리는 조치를 단행해 왔다. ‘학습자’는 MS 홈페이지 소개글에서 “여전히 아침에 15분 짬을 내 신경과학 강의를 듣고, 다 읽을 수 없을 만큼 책을 구입한다”며 학구열이 역발상의 근원임을 고백했다. 심지어 시를 즐기는 이색적인 CEO다. A. 사티아 나델라(47) MS CEO.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고위 공무원 아들로 태어나 인도 마니팔공대를 졸업했다. 미국 밀워키대 유학 시절 “기초 지식이 부족하다”는 교수의 지적을 받자 연구실에서 살며 새벽 3시까지 연구, 2년 만에 석사를 땄다. ■ PEPSI 사업 다각화… 매출 1위 일궈내, 펩시코 사상 첫 여성 CEO 등극 Q. 지난해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여성’ 3위에 오른 ‘최초 여성’은 사회의 편견을 실력으로 깨트려 왔다. 인도 출신 외국 여성이 2006년 펩시코의 첫 여성 CEO로 등극할 무렵 펩시의 매출 순위는 2등에서 1등으로 바뀌었다. 재무담당자였던 ‘최초 여성’이 1998년부터 식품회사 인수·합병을 지휘하며 다각화를 추진한 덕이었다. 인도에서 불거진 ‘농약콜라’ 파문 수습을 위해 전략적으로 CEO로 발탁됐다던 수군거림이 경탄으로 바뀌었다. 직원 20만명 중 30%를 여성과 소수인종으로 채우고 여성과 소수인종이 운영하는 기업과 거래하는 구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A. 인드라 누이(60) 펩시코 CEO. 인도 남부 첸나이에서 태어나 마드라스 크리스천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인도경영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미 예일대에서 또 MBA를 딴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펩시콜라에 입성했다. ■ DIAGEO 1997년 합류… 2년전 CEO 올라, 브랜드 재배치 매출 극대화 임무 Q. 영국 대표 주류회사로 조니워커, 기네스 등으로 유명한 디아지오를 이끄는 CEO는 인도 출신이다. 씨티그룹 수석 부회장이었던 10살 터울 형에 이어 글로벌 그룹 수장이 된 ‘용감한 동생’은 1997년 디아지오에 합류해 북미 지역 최고운영책임자(COO),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장,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지역 회장 등을 거쳐 2013년 7월 디아지오 CEO가 됐다. 전임 폴 월시 전 디아지오 CEO가 인수·합병으로 외형을 키웠다면, 인도 시장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경험을 확대해 온 ‘용감한 동생’에겐 보유 브랜드를 최적 배치해 매출을 극대화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A. 이반 메네제스(56) 디아지오 CEO. 인도 푸네에서 철도위원회 의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인도 델리의 세인트스티븐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구자라트주 아흐메다바드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 Adobe 포토샵 온라인 구독 형태로 전환… 스스로 최고 고객담당자로 불러 Q. 2008년 어도비의 CEO가 된 ‘불도저’는 CD를 100만원에 가까운 고가로 판매하는 대신 매달 1만원 안팎의 사용료를 내고 온라인 구독하는 형태로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판매 방식을 바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론상으로 가능한 일일 뿐”이라며 실패를 점쳤고, 반년 동안 어도비 주가가 60%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결국 이 결정은 제한적이었던 포토샵 프로그램 사용자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고 주가도 회복됐다. 어도비의 플래시를 배척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공개 논쟁을 벌이고, 스스로를 최고 고객담당자로 부르는 등 매사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해 왔다. A. 샨타누 나라옌(52) 어도비 CEO. 인도 하이데라바드 출신으로 인도 오스마니아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 MBA를 수료했다. 애플을 거쳐 1998년 어도비 상품개발 부사장으로 입사해 2005년 COO가 됐고 2년 뒤 CEO가 됐다. ■ Master Card 열악한 환경 이기는 돌파력 강점… 핀테크 전도사 된 다국적 기업맨 Q. 1981년 인도 네슬레에서 업무를 시작한 ‘다국적 기업맨’은 씨티그룹 CEO를 지낸 뒤 2009년 마스터카드로 이적, 이듬해 마스터카드 CEO가 됐다. 네슬레 사장으로 재임할 때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기온 38도의 마을에 킷캣 초콜릿 판매를 하며 냉장 공급망을 자체 제작한 일화가 유명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돋보이는 돌파력은 집안력으로 ‘다국적 기업맨’의 형인 빈디 방가 전 유니레버 사장 역시 인도 농어촌 여성을 제품 판매 대리점 직원으로 고용해 일자리를 늘리며 신규 판로를 개척하는 발상을 실현해 냈다. 마스터카드 CEO가 된 뒤 ‘현금 없는 세상’을 외쳤고 지금은 핀테크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A. 아자이 방가(55) 마스터카드 CEO. 인도 푸네 외곽의 시크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시크교도는 대표적인 상인 가문으로 꼽히지만 방가의 아버지는 군인이었다. 인도 델리 성스테판 칼리지를 졸업한 뒤 아메다바드 IIM에서 MBA 학위를 땄다.
  • 모건 프리먼 ‘스캔들 루머’ 의붓손녀 뉴욕서 피살돼

    모건 프리먼 ‘스캔들 루머’ 의붓손녀 뉴욕서 피살돼

    배우 모건 프리먼(오른쪽·78)의 의붓손녀 에디나 하인즈(왼쪽·33)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칼에 찔려 사망했다고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용의자로 체포된 남자 친구(30)는 “악마야, 물러가라”라고 엑소시즘을 연상시키는 고함을 외치며 하인즈를 공격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뉴욕 경찰은 이날 오전 3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해 16군데를 찔린 채 자신의 아파트 앞길에 쓰러져 있는 하인즈를 할렘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병원 측은 사망 진단을 내렸다. 프리먼의 첫째 부인 지넷 아다이어 브래드쇼의 손녀인 하인즈는 배우였다. 지난해 프리먼과 하인즈는 ‘루스 앤 알렉스’에 함께 출연했고, 시사회장 등에 동반할 정도로 가까웠다. 앞서 2012년 둘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루머나 결혼설이 나돈 적도 있다. 프리먼은 대변인을 통해 “하인즈는 재능 있는 배우였고, 그를 만나고 알게 되어 행운이었다”면서 “그가 우리의 마음과 생각, 기도 속에서 밝게 빛날 것”이라고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방콕 도심 사원서 폭탄 터져… 최소 27명 사망

    방콕 도심 사원서 폭탄 터져… 최소 27명 사망

    태국 방콕 도심 사원에서 17일 저녁 폭탄이 터져 최소 27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폭발 직후 CNN 등은 사망자 숫자를 6명 이내로 보도하는 등 피해자 집계에 혼선이 생길 만큼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폭탄은 방콕 치드롬 지역 에라완 사원 근처 라차프라송 교차로에서 오후 7시쯤 터졌다. 파편이 주변으로 크게 퍼지며 사상자가 대거 발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에라완 사원 입구 주변 교차로에 주차된 오토바이에서 폭탄이 터졌다”며 누가, 어떤 종류의 폭탄을, 왜 터뜨렸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방콕 곳곳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했다. 1956년 세워진 에라완 사원은 힌두교의 창조의 신인 브라흐마를 모시는 사원이지만, 매일 수천명의 불교 신도가 방문하고 있다. 관광객도 자주 찾는 곳으로 주변에 5성급인 르네상스 라차프라송 호텔과 대형 쇼핑몰 3곳이 운집해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폭발 직후 주변은 각종 파편으로 아수라장이 됐고 앰블런스와 오토바이 등이 부상자를 옮겼다고 목격자는 진술했다. 폭발 장면을 찍은 근처 폐쇄회로(CC)TV에는 금발의 부상자가 포착되는 등 관광객 인명피해도 예상된다. 태국 현지 언론은 사망자 중 4명이 중국과 대만 출신 관광객으로 확인됐다고 타전했다. 초기 수습 단계에서 한국인 피해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BBC는 “태국 방콕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2006년 정신이상자가 에라완 사원의 브라흐마 동상을 망치로 부수는 테러가 있었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사원 근처에서 정치 집회가 자주 있었다. 2013년 말부터 잉락 친나왓 총리 퇴진과 중립적인 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곳에서 간헐적으로 벌어져 약 반년 동안 최소 25명이 숨지고 7000명이 다쳤다. 지난해 5월 군부 출신 프라윳 찬 오차 총리가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뒤 시위는 없었지만, 정치적 긴장감은 높아져 왔다. 현 정부에 반대하는 측은 7년째 망명 중인 재벌 출신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동료 짓밟고 고자질 권장… 아마존의 눈물

    동료 짓밟고 고자질 권장… 아마존의 눈물

    “회사의 인재상은 ‘아마봇’(AMABOT) 즉 아마존 로봇이다.” “동료의 아이디어를 물어뜯어 공격하는 게 미덕이다.”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기업이다.” ●美 온라인 유통업체 가혹한 기업문화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닷컴(아마존)이 고객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혹독한 근무환경 감수를 강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16일자(현지시간) 1면에 배치한 이 기사의 제목을 ‘가혹하고 소름끼치는 직장’으로 뽑고, 수많은 아마존 전·현직 직원 인터뷰를 전했다. 호텔 케이터링급 구내식당과 직원 맞춤용 휴식공간을 갖춘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와 다르게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철저하게 직원의 감정을 무시하고 비용 절감에 경영 목표를 맞춘다고 NYT는 전했다. 아마존 기업문화 안에서는 새벽에 직원에게 이메일 업무지시를 보낸 상사가 즉시 회신을 받지 못하자 재차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유를 캐묻는 일, 상사에게 동료의 근무 태만을 비밀회선으로 고지하는 일, 회의에서 다른 직원의 아이디어를 가혹하게 비판해 채택되지 못하게 하는 일이 미덕으로 여겨진다는 게 이들의 증언이다. 이에 직원 대부분이 자신의 책상에서 흐느껴 운 경험을 갖고 있고, 입사자 15% 정도만 5년 이상 근무하는 풍토가 조성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유산 이튿날 출장… 5년 근속 15% 안 돼 직원들이 고발한 아마존의 문제점 중 하나는 곤경에 처한 직원을 밀어붙이는, 비 올 때 우산 뺏는 방식의 평가 시스템이다. 출산 이후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탄력근무를 하던 여직원은 그녀의 조기 출근 여부를 알지 못한 동료가 보낸 “너무 빨리 퇴근한다”는 투서에 해명해야 했다. 자녀 셋을 둔 여직원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란 질책을 받았지만, 실상 주당 85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갑상선암 수술 뒤 복직한 직원은 최하 인사평점을 받았고, 쌍둥이 유산 이튿날 출장을 가는 직원에게 상사는 “개인적인 일 때문에 업무 일정을 바꾸긴 어렵다”고 통보했다. NYT는 혹독한 인력관리의 원인으로 아마존 창업자이자 대표이며 NYT의 경쟁지인 워싱턴포스트 사주인 제프 베조스를 지목했다. 열 살 무렵 “계속 흡연하면 수명이 9년 단축될 것”이란 계산을 제시해 친할머니를 울린 사례에서 보듯 인간관계에 무심하고 숫자와 비용을 중시하는 베조스가 ‘인정없는 경영’을 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에 베조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서한에서 “NYT가 묘사하는 것은 내가 아는 아마존과 매일 함께 일하는 배려심 많은 직원들이 아니다”며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아마존 인사팀 간부도 “몇몇 돌출적 소재를 뽑아내 회사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다”고 트위터로 일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日징용자 115명 유골 반환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강제노동 피해자 추도·유골 봉환 위원회’가 17일 태평양 전쟁 중 징용으로 끌려가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 115명의 유골을 한국으로 반환키로 결정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훗카이도에서 기업의 모집에 응하거나 징용에 징발돼 탄광이나 건설 현장에서 강제노동을 한 조선인들의 유골은 1970년대 발굴되기 시작해 일본 각지 사찰 등에 보관됐다. 위원회가 나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16명의 유골을 반환했지만, 일본 정부는 방관해왔다. 위원회 공동대표인 사찰 이치조지의 도노히라 도시히코 주지는 “전후 70년을 맞아 신원을 특정할 수 없는 유골도 반환하기로 했다”면서 “동아시아 사람들과 평화를 키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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