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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노트7 단종사태 결국 재판대 서나

    이재용 27일 임시주총 불참할 듯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단종 사태가 한국과 미국에서 소비자 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한국에서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겪은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하는 공동소송이 추진됐다. 가을햇살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고영일)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1인당 30만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오는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원고 모집을 시작한 뒤 사흘 만에 60여명의 청구인단이 모였다. 이들은 “예약구매 소비자들은 첫 제품 구매, 배터리 점검, 새 기기 교환, 다른 기종 교환 등을 위해 네 차례나 매장을 방문했다”면서 “삼성전자가 제품 하자 원인을 성급하게 결론짓고, 정밀한 검증 없이 배터리만 바꾼 제품을 교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도 18일(현지시간) 갤럭시노트7을 구입한 3명이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상대로 뉴저지 뉴어크 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갤럭시노트7 리콜을 기다리던 중 자신들이 지불한 음성요금과 데이터 사용요금을 삼성전자가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해 공개사과를 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사과하는 자리를 가질지 관심이 쏠렸지만, 일단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에는 이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3분기 실적보고 등의 안건을 논의할 삼성전자 이사회가 같은 날 임시주총에 앞서 오전 7시쯤 열릴 예정이며, 등기이사 선임 뒤 참석 자격이 생기는 이 부회장은 주총 뒤 열릴 이사회부터 참석할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포스코 키즈콘서트 ‘또봇’ 선봬

    포스코 키즈콘서트 ‘또봇’ 선봬

    포스코가 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2016 포스코 키즈콘서트’ 다섯 번째 공연인 ‘또봇-미션게임’을 선보였다고 18일 밝혔다. 관람객 520여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포스코는 1999년부터 2014년까지 포스코센터에서 진행해 온 ‘포스코 음악회’를 지난해부터 ‘포스코 키즈콘서트’로 이름을 바꿔 짝수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최현우 매직쇼, 종이아빠, 피터와 늑대, 시크릿 쥬쥬 등의 공연을 개최했다. 다음 공연일인 12월 17일에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권장 관람 연령은 7~15세로 11월 24일부터 12월 1일까지 포스코 홈페이지에서 1인 최대 4매까지 표를 신청할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삼성전자 “협력사 70여곳 갤노트7 재고 전액 보상”

    원부자재는 구입 단가만큼 정산… 기어S3 판매도 위축될 듯 삼성전자가 18일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협력사 70여곳의 재고를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 관련 삼성전자 협력사는 70여곳으로 삼성전자가 부담할 보상액은 20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는 완제품·반제품 재고뿐 아니라 생산을 위한 원부자재에 대해서도 전액 보상하겠다고 전날 협력사에 통보했다. 완제품 재고는 납품 단가 전액을 보상하고, 생산 중인 반제품 상태 재고는 진행 상황에 따른 공정 원가를 계산해 전액 보상하고, 원부자재는 협력사가 구입한 단가만큼 전액 보상할 계획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구매팀장 박종서 부사장은 “협력사들의 어려움을 최대한 덜어 드리기 위해 신속하게 보상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라 매출 감소 등 경영 부담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다른 스마트폰 물량 배정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협력사가 투자한 갤럭시노트7 전용 설비를 다른 모델에 적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차 협력사에 대한 보상은 1차 협력사가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이번 보상이 부품을 공급한 2차 협력사, 가공 등을 담당하는 3차 협력사 보상으로 이어지도록 점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사태 수습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웨어러블 기어S3, 기어VR 마케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 8월 공개된 기어VR은 갤럭시노트7과 호환되도록 설계된 제품이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갤럭시S7 등 구형 단말기를 새 기어VR과 연동시킬 수 있지만, 이때 별도의 젠더가 필요하다. 다음달 초 출시될 기어S3 역시 갤럭시노트7 단종 파문에 묻혀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이 기어S3프론티어 LTE 모델 적합인증 판정을 내렸지만, 기어S3는 21일 아이폰7과 함께 국내 출시될 애플의 애플워치2보다 2~3주 늦게 출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삼성전자 10나노 로직 공정 양산

    삼성전자가 전 세계 최초로 10나노(㎚·10억분의1m) 로직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1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서 14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전체 시스템 반도체 업계 최초로 10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 14나노 1세대 양산 당시에 비해 10나노 1세대 공정에서 성능이 27% 개선됐고, 소비전력이 40% 절감됐으며, 웨이퍼당 칩 생산량이 약 30% 향상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삼성 글로벌 자원봉사 대축제…26개국 16만명 나눔에 동참

    삼성 글로벌 자원봉사 대축제…26개국 16만명 나눔에 동참

    삼성이 지난 4일부터 3주 동안 전 세계 26개국 임직원 16만명이 참여하는 ‘2016 삼성 글로벌 자원봉사 대축제’를 열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1995년 시작해 22회째인 행사엔 국내외 2200여개 임직원 봉사팀과 가족, 지역 주민들이 참여한다. 해외에선 사업장별로 다양한 활동이 전개됐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지난 14일을 자원봉사의 날로 정하고 임직원 3200여명이 뉴저지, 캘리포니아, 텍사스주의 21개 복지기관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폈다. 삼성전자 콜롬비아법인 직원 30여명은 이달 초 보고타 지역의 중학교에서 삼성 기어VR 등 첨단기기와 교육용 애플리케이션 활용법을 교육했다. 국내 임직원 14만여명도 농어촌 자매마을 일손돕기, 중·고생 진로교육, 벽화 그리기 등 봉사에 나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장·중·단기 ‘3각 시스템’ 삼성 R&D 재편 주목하라

    삼성 종합기술원은 1987년 삼성의 연구개발(R&D) 허브로 설립됐고, 2008년 삼성전자에 합병됐다. 종기원은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과제를 연구한다. 삼성 반도체 신화의 토대인 종기원은 몇 년 전 그래핀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종기원 인력 축소 소식이 전해졌다. 3~5년 중기 연구에 전념하는 연구 조직인 DMC연구소 인력 감축도 있었다. ●박사급 고급두뇌 현장 투입 인력 재배치 삼성의 R&D 조직 재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삼성이 ‘S급 인재’를 키워 내겠다는 의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혁신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속도가 가속화된 데 따른 적절한 인력 재배치라는 평가도 있다. 박사 학위를 지닌 고급인력이 사업·개발부에서 멀찍이 떨어져 연구실에만 머물 사업 환경이 아니란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에 정보를 나눠 주던 시절이 끝난 것처럼 학계나 연구소가 사업부에 앞선 기술을 전수하던 시절도 끝났다”면서 “오히려 기업 내 연구인력과 개발인력의 교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업들 간의 교류가 강조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전 세계 삼성전자 직원 32만 5677명 중 6만 5602명이 R&D 담당 직원으로 집계됐다. ●기초·응용연구서 상용화까지 촘촘히 배치 실제 삼성전자 R&D 조직을 보면 기초연구에서 응용연구, 상용화 단계까지 R&D 조직을 촘촘히 배치한 모습이다. 이 회사의 R&D 조직은 장기 연구를 책임지는 종기원, 중기 연구를 담당하는 DMC연구소, 1~2년 내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부 개발팀 등 3계층으로 이뤄졌다. 이와 별도로 사내 벤처 형식으로 운영되는 C랩을 관장하는 창의개발센터가 DMC연구소 산하에 배치됐다. 출연연은 이론적인 기술 연구에, 기업들은 추격형 기술 연구에 매진하며 양분화된 국가 전체의 R&D 역량 분포도와는 다른 상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기술 부문 리더 ‘마스터’ 제도로 R&D 효율화 삼성전자가 2009년부터 운영 중인 마스터제도 역시 국가 R&D 인력운영 방향과 대비를 이룬다. 일종의 ‘기술 부문 리더’인 마스터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임원이 돼 경영·행정 업무를 맡는 대신 전문 분야 연구에 전념하는 경로다. 특허 출원, 논문 발표, 학회 참석 등이 자유로운 마스터 58명이 현재 활동 중이다. 이는 정부 연구과제를 맡은 R&D 인력들이 보고서 작성 등 행정 업무의 과다함을 호소하는 현상과 차별화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獨기업 제품 연구비 내면 정부도 실탄 지원… ‘기술 신기원’ 합작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獨기업 제품 연구비 내면 정부도 실탄 지원… ‘기술 신기원’ 합작

    獨 프라운호퍼硏, 기업 위탁받아 연구스마트 아이스박스 등 실용 제품 두각 국책硏, 기업 기술적 한계 극복 뒷받침 2년 전 독일 드레스덴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국책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연구소를 찾아 산·학·연 협력 전략 간담회를 열었다. 첨단 세라믹 소재를 연구하는 드레스덴의 프라운호퍼 IKTS 연구소에서 박 대통령이 시찰한 기술은 태양광 등을 활용해 자립적 에너지 생산·소비 시스템을 구축한 ‘제로 에너지 빌딩’이나 ‘매트형 의료기기’였다.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이미 시중에서 팔고 있는 제품들이다. 지난 5월 중소·중견 기업 기술사업화·상호기술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위해 독일 뮌헨 프라운호퍼 재단본부를 찾은 중소기업청 관계자들도 시제품을 보며 실용적인 프라운호퍼연구소의 연구 풍토를 감지할 수 있었다. 중기청 관계자는 16일 “아이스박스에 센서를 달아 내용물의 부패·냉장 상태를 알아보는 기술을 참관했다”면서 “여러 곳에서의 쓰임이 단숨에 떠오를 만큼 실용적인 기술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온도 센서와 온도 유지 기술을 활용해 기존 제품을 혁신한 사례는 최근 몇 년 동안 사례만 따져도 대여섯 건에 이른다. 맥주회사 사부밀러와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지난 5월 공동 개발한 ‘스마트 아이스박스’가 대표적인 예인데, 이 휴대용 아이스박스는 센서와 냉각장치를 통해 맥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4도를 유지시킨다. 프라운호퍼연구소의 연구가 일상 소비재를 개선하는 데 국한됐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다. 오히려 독일 전역의 67개 연구소에서 2만 4000여명의 연구원이 근무하는 프라운호퍼에서 연간 수행하는 9000여개의 연구 과제 중엔 헬스·영양·소비재뿐 아니라 환경·안전·보안·정보기술(IT)·에너지·공장자동화·비파괴검사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산업에 특화된 연구가 많다. 또한 프라운호퍼의 연구는 기존에 있던 제품을 개량·혁신하는 수준을 넘어 세상에 없던 제품을 새롭게 만드는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1992년 개발돼 지금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라이선스 수입을 연구소에 제공하는 MP3 압축 알고리즘이 프라운호퍼연구소의 대표적인 개발품이다. 흰색 LED, 고해상도 열감지 카메라 등도 프라운호퍼의 주요 개발품으로 꼽힌다. 의료용 카메라로 잠재력이 높은 1㎜ 미만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 가상현실(VR) 핵심 기술인 사운드캡처링(소리 제어) 기술, 증강현실(AR)용 ‘스마트 안경’의 핵심 기술인 눈동자 추적 기술, 수중 AR 기술 등 미래 기술의 최전선에서도 프라운호퍼의 활약이 활발하다. 프라운호퍼가 일상 소비재부터 최첨단 미래 기술까지, 기존 제품을 개량하는 단계에서부터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기술까지의 역량을 모두 보유할 수 있었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정부와 국내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들은 이 연구소의 예산 시스템에 주목했다. 프라운호퍼연구소는 독일 지방정부로부터 전체 예산의 30%를 지원받는데, 일부 원천기술 관련 연구를 제외하고는 기업으로부터 연구개발(R&D) 요청과 연구비를 받은 뒤에야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A기업이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R&D를 프라운호퍼에 돈을 주고 맡기면, A기업이 낸 돈만큼의 예산을 정부가 추가로 지원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R&D 과제를 기업이 정하고, 프라운호퍼연구소별 책임자들은 기업이 비용을 들여서라도 갖추고 싶어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프라운호퍼에 연구를 위탁할 때 기업은 스스로도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덕적 해이가 방지되는 구조다. 프라운호퍼가 만일 R&D 과제를 성공해 내지 못한다면 기업들이 더이상 제 돈을 들여 가며 이 연구소에 일감을 줄 리 없다. 실제 독일 베를린에 있던 프라운호퍼 컴퓨터 아키텍처 연구소(FIRST)의 민간 수탁이 전체 예산의 25%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몇 년간 이어지자 이 연구소를 공중분해해 다른 연구소에 분산, 흡수시킨 적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3년 프라운호퍼의 예산 구성은 출연금이 31%, 정부 수탁이 18%, 민간 수탁이 32%, 해외 수탁이 19%로 구성됐다. 같은 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의 예산 구성을 보면 출연금이 41%, 정부 수탁이 45%로 86%를 차지했다. 프라운호퍼와 다르게 한국 출연연 중에는 정부 재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거대 과학 관련 기관 등이 포함되긴 했지만, 출연금과 정부 수탁 비중이 37% 포인트의 격차를 보인 셈이다. 재원 출처에 따라 연구 과제가 달라진 이후의 결과는 성과 지표의 격차로 이어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결과 1인당 등록 특허 건수는 프라운호퍼가 0.21건(2011년), 국내 출연연이 0.22건(2012년)으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 특허 건당 기술료를 비교해 보면 국내 출연연이 400만원 선인데 비해 프라운호퍼는 5800만원으로 격차가 컸다. 프라운호퍼의 기술은 제품화·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진다는 뜻인 동시에 국내 출연연의 특허가 실적 쌓기식 ‘장롱특허’란 징후가 뚜렷한 셈이다. 최근 프라운호퍼연구소 분원이 국내 포항, 송도, 울산 등지에 설립되고 국내 출연연 일부를 프라운호퍼 방식으로 재편하는 등 ‘프라운호퍼 배우기’가 확산 중이다. 그러나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 R&D’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고민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주한 프라운호퍼 한국사무소 대표는 “프라운호퍼는 기술을 연구한 뒤 이를 상용화하는 단계를 고민하는 조직이 아니라 상용기술 개발 요청을 받고 고급 연구 인력들이 R&D를 대신 해 주는 곳”이라며 프라운호퍼를 일종의 R&D 아웃소싱 기관으로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기업은 상용화 직전 R&D를 전담하고 학교·출연연은 이론적인 R&D에 치중하는 이분법적 역할 구분이 뚜렷해 ‘R&D 아웃소싱 시장’이란 중간 지대를 키우지 않은 국내에서 프라운호퍼 모델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지난 몇 년 동안 프라운호퍼 모델을 국내에 도입하려는 시도는 가용 R&D 예산을 둔 대기업만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모델의 핵심 요인인 민간 수탁 비용에 부담을 느낀 중소·중견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해서다. R&D에 기반한 혁신기술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기술력이 단단한 기업일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체계가 한국에서의 프라운호퍼식 응용연구 성공 열쇠로 꼽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삼성 “갤노트7 쇼크로 총 7조 손실 예상”

    잇단 자성론… “품질점검 절차 전면개편” 기존 제품 판매 총력… 조기 정상화 노력 아이폰7은 매진 행렬… V20도 반사이익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노트7) 단종에 따른 향후 기회비용 손실이 3조원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올해 3분기 실적에 3조원대 직접비용을 대손충당금 등으로 선반영했던 점을 감안하면, 노트7 리콜·단종으로 인한 비용이 7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내부 품질 점검 프로세스 전면 개편 방침을 밝히는 등 와신상담의 자세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14일 “노트7 판매 중단으로 인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판매를 못해서 생기는 기회비용 손실이 3조원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노트7 판매 중단 여파에 대한 시장 이해를 돕기 위해 스스로 전망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에 약 2조원 중반, 내년 1분기 약 1조원 규모 손실을 예상했다. LG V20, 애플 아이폰7이 올가을 출시됐지만 이에 대응할 갤럭시S7 시리즈는 지난 2월에 나왔기 때문이다. 내년 2월 갤럭시S8가 출시될 때까지는 삼성전자는 ‘최신 무기’ 없이 프리미엄폰 시장 전투에 임해야 하는 셈이다. 아이폰7은 노트7 단종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날 이통 3사가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조기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KT는 15분 만에 예약판매 물품 5만대가 매진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예약가입에선 신청 1분 만에 2만대가 넘는 물량이 판매됐다. SK텔레콤 측도 “전작인 아이폰6s보다 예약가입자가 2배 이상 많다”고 귀띔했다. 전날 노트7 교환·환불이 시작되면서 V20의 주말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노트7 사용자들이 타사 폰 교환을 결정할 때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LG전자 관계자는 “안드로이드7.0(누가) OS, 광각 카메라, 뛰어난 오디오 성능 등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사용평이 좋다”면서 “오는 28일부터 미국 판매도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7 시리즈와 노트5 등 기존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조기 정상화를 꾀하는 삼성전자 행보까지 더해지면, 노트7 리콜 여파로 냉각됐던 통신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한편 7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노트7 단종에 따른 비용을 허투루 쓰지 않고 ‘수업료’로 삼으려는 각오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제품 안전성 강화를 위해 내부 품질점검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는 등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6일 실시 ‘삼성 수능’ GSAT 누가 만드나

    입사점수 ‘상위 1%’ 2년차 직원이 출제시험 일주일 전까지 합숙… 외부와 단절 삼성 입사 면접을 가기 전 반드시 넘어야 하는 관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가 16일 실시된다고 삼성이 13일 밝혔다. GSAT 문제, 출제방식, 응시 인원에 대해 삼성이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은 적은 없지만 매년 3월과 9월에 계열사별로 총 20여명의 출제위원을 모집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시험 문제를 출제한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다. 입사 2년차 직원 중 입사 당시 GSAT 점수 상위 1%에 들었던 최상위권 직원이 주로 출제위원이 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예외적으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출제에 참여하기도 한다. 출제위원이 되면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처럼 시험 일주일 전까지 합숙하며 문제를 만든다. 합숙 기간 동안에는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된다. 문제를 인쇄한 시험지는 당일 전국 고사장으로 배포된다. 기업들이 역사 관련 평가를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 4월 치른 GSAT 직무 상식에서는 삼국시대 근초고왕·광개토대왕·법흥왕·진흥왕의 업적을 배열한 뒤 활동 시대 순으로 나열하는 문제, 노비안검법, 흑사병, 제자백가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과학기술 관련 문제는 중력파와 힉스 입자, 스마트그리드처럼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 출제됐다. 시사상식 문제 역시 양적완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최신 시사상식 문제도 출제됐다. 삼성이 주력하거나 신수종 분야로 꼽는 기술인 퀀텀닷,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차, 딥러닝, 초음파영상 등과 관련된 문제도 출시됐다. 삼성은 GSAT 총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가리는데 상위 25% 안에 들면 합격 안전권으로 알려졌다. 단, 영역별로 과락 제도가 있어 한 과목이라도 소홀히 준비하면 안 된다. 오답은 감점 처리된다. GSAT를 통과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삼성은 직무역량·창의성·임원 면접을 거쳐 11~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삼성 하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 1만 4000명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계열사의 소프트웨어 직군은 GSAT 대신 코딩 테스트를 거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갤노트7→삼성 제품 교환 땐 ‘10만원’ 혜택

    갤노트7→삼성 제품 교환 땐 ‘10만원’ 혜택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갤럭시S7 시리즈나 갤럭시노트5로 11월까지 교환하는 소비자에게 총 10만원의 혜택을 준다고 13일 밝혔다. 3만원어치 쿠폰과 통신비 7만원을 지원한다. LG전자, 애플 등 타사 제품으로 교환해도 3만원 쿠폰을 준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노트7으로 큰 불편을 겪은 고객들에게 보답하고자 해당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 교환·환불은 최초 구매한 이동통신사 매장에서 오는 12월 31일까지 가능하다. 이통사들은 직영 온라인몰에서 갤럭시노트7 구매자 대상 교환·환불 정책을 조만간 고지할 방침이다. 갤럭시노트7 기기만 매장에 가져가면 교환·환불을 받을 수 있고, 환불을 받은 뒤 통신사를 옮길 수도 있다. 갤럭시노트7 기기만 반납하면 되고, 기어핏2와 같은 사은품은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교환·환불 첫 날인 이날 이통사 매장은 한산했다. 이통사 측은 “평일인데다 교환·환불 기간이 길어 문의나 내방객이 많지 않았다”면서 “미리 바꾸고 싶은 스마트폰의 재고가 남아 있는지 매장에 확인한 뒤 방문하면 헛걸음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 중 KT는 갤럭시노트7 전담 고객콜센터(1577-3670)를 운영한다. 국내 교환·환불 대상 갤럭시노트7 물량은 50여만대로 추산된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이날 미국에서 지난달 한 차례 리콜 조치를 단행한 갤럭시노트7을 포함, 갤럭시노트7 공식 리콜대상을 190만대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미국 택배업체 페덱스는 반품하는 갤럭시노트7을 특수포장한 방화 상자에 넣어 육상운송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 기준에 따라 택배반품 고객들에게 방화 상자와 장갑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 물량을 더하면 삼성전자가 취급해야 할 갤럭시노트7 물량은 400만대에 달한다.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사흘 동안 10%가량 급락한 삼성전자 주가는 나흘 만에 반등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3% 오른 155만 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향후 주가 및 4분기 실적은 LG V20, 애플 아이폰7 등 경쟁사 프리미엄폰 판매실적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특히 이통3사는 14~20일 일제히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예약판매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아이폰7 등 애플의 신제품은 오는 21일 국내 출시된다. 국정감사장에선 갤럭시노트7 결함 원인 규명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이원복 한국산업기술시험연구원(KTL) 원장은 갤럭시노트7의 발화가 외부 충격 탓이라는 검사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경솔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에서 지난 1일 갤럭시노트7 발화 사례가 보고되자 삼성전자는 2일 한국SGS에 분석을 의뢰해 “외부 충격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논란에 재검증을 담당한 이 원장은 “지난 4일 삼성에서 갤럭시노트7 배터리에 대한 검사 요청이 있었다”면서 “국민적 관심이 있으니 바로 대응해 검사 몇 시간 만인 5일 오전에 외부 충격 흔적이 관찰됐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갤노트7 단종 후폭풍] “조직 소통 능력 키우고 기본기 다져 중장기 혁신 방안 마련을”

    [갤노트7 단종 후폭풍] “조직 소통 능력 키우고 기본기 다져 중장기 혁신 방안 마련을”

    “소통하라. 숲을 보라. 진화하라.” 리콜 사태를 겪은 갤럭시노트7을 단종시킨 여파로 비용·신뢰가 훼손된 삼성전자가 12일 다양한 타개책 모색에 나섰다. 부정적인 이미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갤럭시노트’란 제품명을 없애는 강경책부터 주력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7의 성능을 개선해 선보이는 방안,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을 조기 출격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매년 말 실시되던 그룹 인사를 앞당겨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많다. 그러나 삼성 외부의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야말로 스스로를 점검하고 기본기를 새롭게 다질 기회”라면서 중장기적인 혁신 방안을 마련하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두 달 만에 전 세계 250만대 물량을 두 차례 리콜하는 전례 없는 조치로 삼성전자의 손실이 3조 5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지만, 삼성전자가 감당할 범위 내 사태라는 설명이다. 송원근 경남과기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위기의식을 과장하면 비정상적인 해법을 찾게 될 수도 있다”면서 “위기를 조기 수습하기 위해 갤럭시S8 출시를 서두르거나 그룹 차원에서 사업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신수종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등의 비상 대책을 세울 상황은 절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도 “노트7 사태로 불거진 한·미 간 소비자 차별 논란, 부서 간 유기성이 떨어진 상황을 타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구축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있어 부재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정체성을 빨리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위 교수는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대로 수립해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을 핀테크·사물인터넷·보안 등의 산업과 결합시키는 융합 플랫폼 사업기회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28일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등재를 계기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일, 삼성의 성장을 국민들이 진심으로 박수 칠 수 있는 공생 방안을 철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김용석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 교수도 “이번 사건은 위기이면서 기회”라며 “조급증을 버리고 이 회장이 신경영을 외쳤듯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 원인을 배터리 결함에 국한 지었던 것은 결국 숲을 보기보다 나무에서 원인을 찾으려 했기 때문에 나타난 실수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맹성렬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시장의 수요를 급하게 맞추려다 보니 공정을 등한시한 게 아닐까 싶다”면서 “제품을 빨리 만들어 내놓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치중했지 그만큼 기술력을 늘리려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맹 교수는 이어 “삼성은 지금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기술을 내부에서만 확보해 왔지만 이제 그 한계가 드러난 만큼 중소·벤처 기술을 수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구조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김 교수는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은 결정하고, 계열사들은 실행하는 ‘톱다운’ 방식의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가 갤럭시노트7 사태의 발단이 됐다”면서 “미래전략실이 권한만 지니고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에서 벗어나, 권한과 책임이 적절하게 분산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그동안의 큰 성공에 익숙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간 관리자들의 문제제기 기회를 은연중에 차단한 게 아닌지 조직문화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의 몰락은 스마트폰으로의 트렌드 변화를 읽지 못해서가 아니라, CEO들이 방향을 정하면 중간 관리자들이 비판이나 이의제기 없이 그냥 따르던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헤지펀드 엘리엇 측이 삼성전자를 지주·사업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 박 교수는 “삼성전자 사업회사를 가전, 반도체, 스마트폰 등으로 물적 분리해 경영환경 변화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성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갤노트7 단종 후폭풍] 고동진 사장 “원인 철저 규명… 신뢰 되찾겠다”

    [갤노트7 단종 후폭풍] 고동진 사장 “원인 철저 규명… 신뢰 되찾겠다”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다” 토로 삼성 사장단회의선 모두 말 아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출시 두 달 만에 단종하기로 결정한 다음날인 12일 스마트폰 부문 총책임자인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고 사장이 갤노트7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지난달 2일 첫 자발적 리콜 발표 후 처음이다. 고 사장은 “모든 고객이 우리 삼성 제품을 다시 신뢰하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반드시 근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우리는 지난 몇 주간 사업부 최대의 위기 상황을 맞아 신속하고 용기 있게 정면 돌파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상당한 규모의 경영 손실을 차치하고라도 지난 몇 주간 진행 상황과 결정(단종)이 임직원 여러분께 드릴 마음의 상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끝까지 (원인을) 밝혀내 품질에 대한 자존심과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는 삼성 사장단 회의가 열렸으나 참석자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통하다”고 짧게 말했다.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은 이번 사태로 조직 개편을 앞당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황급히 차에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은 회의에 불참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은 사장단 회의 참석 멤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갤노트7 1차 리콜 단행 이후 사장단 수요회의가 열렸던 지난달 21일에는 갤노트7을 쥔 채 로비에 운집한 기자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핵심 과제 냉철하게 철저하게” 4차 산업혁명 챙기는 구본무

    “핵심 과제 냉철하게 철저하게” 4차 산업혁명 챙기는 구본무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꿔 성장… 저력 발휘해서 꼭 목표를 이루자” “핵심 과제들을 냉철하게 짚어 보고 끝까지 철저하게 실행해 달라.” 구본무 LG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10월 임원 세미나에서 ‘철저한 실행’을 강조하며 경영진을 독려했다. 구 회장은 이날 모인 최고경영진과 임원 300여명을 향해 “글로벌 저성장 등 경영 환경은 어렵지만, LG는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꾸며 성장해 온 저력을 갖고 있다”면서 “철저히 실행해 목표하는 바를 이뤄 내자”고 독려했다. ●“스마트공장·제조업 혁신서 기회 찾자” 구 회장이 바라보는 LG의 미래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올해 초 “산업 구조의 변화와 경쟁의 양상을 읽고 시장 흐름에 맞게 선제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구 회장은 올 들어 열린 네 차례의 임원 세미나 중 두 차례를 4차 산업혁명 관련 논의에 할애했다. 지난 5월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인공지능(AI) 기술 현황과 향후 산업변화 전망’ 강연을 한 데 이어 이날 임원 세미나에선 박진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겸 스마트공장 추진단장이 ‘4차 산업혁명의 실체와 의미, 그리고 대응방안’에 대해 강의했다. 박 교수는 “스마트공장을 통한 제조업 혁신에서 기회를 찾자”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진이 4차 산업혁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내년부터 LG 그룹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 핵심 역량 응축이 이뤄질지 기대가 모아졌다. 지금까지 LG는 계열사별로 4차산업의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센서, 빅데이터 등의 기술 역량을 축적해 왔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센서와 자율주행차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했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와 스마트가전을 통해 딥러닝 기반 인식 기술, 자율주행 기술, 제어 기술 등을 개발해 왔다.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자율주행 공항안내 로봇을 배치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지난 7월 체결하며 지능형 로봇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LG CNS는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사의 인간형 로봇 페퍼에 적용할 안드로이드 앱 개발 키트를 구축, 소프트뱅크에 제공한 바 있다. ●“자율주행차 부품 등 사업 고도화 추진” LG 측은 “앞으로 자율주행차 부품, 지능형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4차산업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조직 체계와 문화를 바꿔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올해 초 LG전자 미래정보기술융합연구소를 인텔리전스연구소로 바꾸거나,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의 일환으로 지난 7월 개최한 ‘LG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날’과 같은 행사가 LG 조직이 변화하는 사례로 꼽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갤노트7 쇼크] 서두르다 2개월 만에 단종까지… 삼성 브랜드가치 수호가 살길

    [갤노트7 쇼크] 서두르다 2개월 만에 단종까지… 삼성 브랜드가치 수호가 살길

    개발단계서 바로잡지 못한 결함, 출시 후엔 비용 1000배 더 늘어 결함 원인 모르는 게 더 큰 문제… 전문가 “영구미제 가능성” 관측 19년 만에 R&D 비용 첫 축소 책임 가려 연말 인사 태풍 예고 삼성전자가 11일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을 내렸지만, 갤럭시노트7의 결함 원인 파악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2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노트7 폭발 원인은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확인했다”고 단언했던 게 교환품 폭발 의혹으로 인해 무색해진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고 사장의 설명대로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라면, 배터리가 교체된 교환품에서는 폭발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2차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결함 원인이 규명되지 못한 채 영구미제로 남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박철완 전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갤럭시노트7에 삼성전자가 보유한 가장 첨단의 기술이 대부분 들어가 있었다”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결함 원인 규명을 생략한다면, 다음 모델에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 전 센터장은 “원인불명 충격이 배터리에 가해져 (배터리가) 훼손된 상태에서 기기 전체가 과열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배터리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도 깊은 원인 분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차전지 관련 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전문가는 “배터리 폭발은 워낙 다양한 변수가 있어 원인 파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배터리 폭발 원인을 시간을 들여 규명하는 대신 사태를 조기 종결 짓고 판매를 빨리 재개하려는 결정을 내린 듯하지만, 이제라도 진짜 결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하기 위해, 또 각종 프리미엄 기술을 서둘러 탑재시키기 위해, 결함으로 인한 리콜 국면을 빨리 타개하기 위해 가졌던 조급증이 결함과 리콜비용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초기 제품 개발에서 생산, 출시까지 단계를 거듭할수록 발견된 결함을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급증하는 ‘리콜 10배의 함정’에 빠졌다는 얘기다. 개발 단계에서 100달러로 해결할 수 있던 결함이 설계가 끝난 뒤 발견되면 1000달러, 생산에 들어간 뒤에는 1만 달러, 출시 이후엔 10만 달러가 드는 해결 비용을 필요로 한다는 게 ‘리콜 10배의 함정’이다. 노트7이 8월 19일 출시 전까지 3주 동안 국내에서 40만대 예약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초기 판매량이 많았던 점, 지난달 2일 리콜이 단행된 뒤에도 충성 고객 이탈이 적었던 점이 오히려 리콜비용 결산액을 높이는 악재로 반전됐다. 노트7 결함 원인 파악과 함께 이번 노트7 리콜 사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의 추락을 막는 게 삼성전자의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노트7에 대한 신뢰도 실추가 자칫 삼성전자의 모든 휴대전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확산으로 전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비용을 전년 대비 줄인 조치나 연구·개발 인력을 재배치했던 것들이 이번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책임소재 규명이 끝난 뒤 올 연말 그룹 인사 때 인사태풍 가능성도 예상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갤노트7 결국 단종… 4분기 수출 ‘빨간불’

    美 사용중지 권고… 中 공식 리콜 리콜제품 재리콜 국가경제 타격 삼성전자가 11일 갤럭시노트7의 생산 중단을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갤럭시노트7은 결국 출시 두 달 만에 단종(斷種)됐다. 국내에선 13일부터 갤럭시노트7에 대한 교환과 환불이 실시된다. 리콜받은 제품에 대한 재리콜 조치는 스마트폰 제조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다. 4분기 수출 전망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를 포함, 전 세계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 및 교환을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면서 “고객들이 사용하는 갤럭시노트7을 13일부터 갤럭시노트5나 갤럭시S7으로 교환 또는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등 해외에서도 이동통신사와 협의를 마치는 대로 갤럭시노트7에 대한 교환·환불 조치가 진행될 예정이다. 리콜 무풍지대였던 중국에서도 19만 984대를 리콜한다는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지난 8월 19일 출시됐다가 폭발 위험성이 불거져 지난달 2일 리콜 대상이 된 1차 출시분뿐 아니라 지난달 19일 이후 보급된 교환제품도 잠재적으로 발화할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 갤럭시노트7 재리콜 및 단종 결정의 도화선이 됐다. 국내외 250만대 분량 리콜에 이어 재리콜 실시가 결정됨에 따라 국가경제 전체에 미칠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리콜 및 생산 중단의 영향이 당장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지만 예의주시하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을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 리콜이 단행된 지난달 휴대전화 수출은 지난해 9월보다 27.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5.9% 위축됐다. 재리콜 결정에 따라 두 달 동안 70만대 이상 리콜 업무를 떠안게 된 이동통신사와 두 달 만에 세 차례 휴대전화를 바꿔야 할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애플 아이폰7, LG V20, 구글 픽셀XL 등이 경합할 4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 하락 전망도 나왔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에 따른 기회손실 비용이 7000억원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삼성전자가 리콜에 들였던 1조원의 비용도 4분기에 또 투입되어야 한다. 부품 재고 처리 과정에서 협력사의 피해도 예상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0.8㎜ 두께 열연코일 포스코 국내 첫 생산

    0.8㎜ 두께 열연코일 포스코 국내 첫 생산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0.8㎜ 두께의 열연코일 생산에 성공했다. 기존 냉연제품 시장인 자동차 내부 패널, 모터코어, 가전제품의 부품, 파이프 등을 가격적으로 우위에 선 0.8㎜ 열연제품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열연코일의 최소 두께는 1.2㎜ 수준으로, 포스코는 이탈리아 아르베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냉연제품급 열연코일을 생산해 냈다. 열연코일은 800도 이상 고온으로 슬래브를 가열한 상태에서 압연롤로 누르고 늘여 두께를 얇게 만들어 바로 뽑아낸 강판을 말한다. 열연강판을 상온에서 재가공하면 냉온강판이 되는데, 고온에서 가공하다 판이 터지거나 찢어지는 문제가 발생해 얇으면서 강성이 좋은 고부가가치 고급강을 만드는 데 열연 방식에 한계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0.8㎜ 열연코일을 만들려면 1.2㎜ 열연코일을 만들 때보다 33% 이상 더한 압력이 필요하고, 이때 판이 터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포스코는 최근 광양제철소 CEM 공장에서 냉연제품급 열연코일 시험생산에 성공했는데, CEM 설비는 고온의 쇳물을 식히지 않고 한 번에 코일로 만들어 내는 연연속압연기술을 보유한 혁신 공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시험생산 성공을 통해 CEM 기술이 1.0㎜ 미만 초극박 냉연대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우수 프로세스임이 입증됐다”면서 “해외 기술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포스코는 향후 초극박재 압연 안정화 기술 개발을 통해 0.75㎜ 두께의 열연코일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애플·소니·노키아·LG 등도 ‘리콜’ 경험

    LG 드럼세탁기·삼성 냉장고 자발적 리콜로 기업이미지 높여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을 단행한 기업은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LG전자, 애플, 소니, 노키아 등도 스마트폰·노트북의 배터리 폭발 사고로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다. 2005~2008년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 사고에 따른 리콜이 집중적으로 진행된 탓에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 징후를 놓고 ‘10년 만의 악몽’이란 평가도 10일 업계에서 나왔다. 다만, 갤럭시노트7에 사용된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개선된 리튬폴리머 배터리라는 게 다르다. 휴대용 가전의 배터리 이상은 화상과 같은 인명 피해, 그을림과 같은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전방위적 리콜이란 강수로 대응했다. 1991년 세계 최초로 상업적 리튬이온 배터리를 출시했던 소니에너지디바이스(구 소니에너지텍)가 2006년 델과 애플 등에 납품한 배터리 410만대를 리콜한 뒤 이 회사 시장점유율은 1위에서 4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소니 배터리 리콜로 반사이익을 얻던 LG화학도 2008년 배터리 리콜 사태를 겪었다. LG전자 노트북용으로 납품했던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LG화학은 12만여대에 대해 배터리를 교체하는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앞서 2004~2005년에는 LG화학이 애플 컴퓨터에 납품한 배터리에서 과열 현상이 보고돼 리콜 조치가 취해졌다. 애플은 2012년 아이폰5의 배터리 글로벌 리콜을 벌이기도 했는데, 이때 리콜 이유는 폭발 때문이 아니라 충전량이 빨리 닳는 현상이 나타나서였다. 기존 리콜이 배터리 교체 방식으로 진행된 것과 다르게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노트7 전체 리콜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통 큰 결정’이라는 찬사가 나왔지만, 새로 교환된 제품에서 폭발 사례가 보고되며 삼성전자의 이번 리콜 정책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리콜로 이미지를 오히려 개선시킨 기업들도 있다. 2008년 LG전자의 드럼세탁기 리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7세 어린이가 이 회사 드럼세탁기 안에서 놀다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LG전자는 어린이 보호 안전캡(세탁기 문이 닫히지 않도록 하는 장치)을 무상공급했다. 나아가 LG전자는 드럼세탁기 안전사고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들고 유치원·초등학교를 찾아 교육하고, 안전교육 동영상을 배포하며 ‘안전 문화’ 확산에 공을 들였다. 이듬해 지펠 냉장고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삼성전자가 즉시 냉장고 21만대를 자발적 리콜한 것도 신속한 리콜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재고한 사례로 꼽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6년째 만성화된 저성장…韓경제 더이상 시간이 없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6년째 만성화된 저성장…韓경제 더이상 시간이 없다

    ‘저성장은 현실이 됐다. 관건은 회복력이다.’ 세계 투자은행(IB)들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2% 후반대인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밑돈다. 이대로라면 2011년 이후 6년째 한국경제 성장률은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낮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 3% 성장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말이다. ‘한국경제 저성장’은 위기론이 아닌 실재하는 위기다. 수십년간 경기 확산에 도움을 주던 정책들은 2010년대 들어 엉뚱한 결과를 낳고 있다.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수출 대기업을 지원했더니 경제 양극화만 심화되고, 인위적으로 저금리 등으로 유동성을 늘리자 가계부채만 폭증하는 식이다. 1990년부터 시작된 거품 붕괴에다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가 겹쳐 ‘잃어버린 20년’에 봉착한 일본 경제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일본은 어설픈 정책을 남발하다 경제체질 개선의 기회를 연거푸 놓쳤다. 신한은행의 일본법인 SBJ의 집행임원 히라오카 히데유키는 9일 “좀비기업과 부실채권을 어정쩡하게 처리하고, 구조개혁을 실기한 게 패착이었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가 저성장 탈출용 무기로 내세우는 덕목들에서도 어정쩡함이 포착된다. 기술로 저성장을 타개하기엔,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국가란 지표에 맞지 않게 “상용화 성과가 미미한 R&D 일색”이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판이 따라붙는다. 교육 분야에선 국제학력평가 1~2위권에 드는 성적표와 ‘고학력 실업자 양산’이란 현상 간 간극이 크다. 2008년 이후 한국경제에 대해 “여전히 노동집약적 성장이었을 뿐 혁신은 미미했다”는 산업연구원의 연구는 창조경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았던 정부를 무색하게 한다. 영광이든 상처든 이제부터라도 쓸데없는 과거는 잊고 미래 활로를 찾기 위해 스스로의 잠재력을 돌아보는 데서 회복은 시작된다. 서울신문은 심층기획을 통해 일본의 불행한 경로를 답습하지 않고, 잠재력을 극대화해 성장 기조를 회복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증시 온기 속 국부 유출 논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이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6일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 지배구조 관련 종목 주가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삼성전자 인적분할 요구가 삼성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헤지펀드의 공격’이라고 쓰고 ‘호재’라고 읽을 만한 역설적인 장이 펼쳐졌다. 장중 한때 170만원에 이르렀던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7만 2000원(4.45%) 오른 169만 1000원에 장을 마쳤다. 엘리엇 측 주장대로 삼성전자가 인적분할된다면 그다음 수순으로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예상된다는 전망에, 삼성물산 주가도 전날보다 1만 2000원(7.89%) 오른 16만 4000원에 마감했다. 금융 계열사 대표주인 삼성생명 주가도 4500원(4.31%) 오른 10만 9000원이 됐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 계열사 주가가 골고루 오르며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30(0.60%) 오른 2065.30을 기록했다. 당장 증시에 온기를 집어넣었지만 엘리엇 측의 제안을 뜯어보면 민감한 사안들도 담겨 있다. 특히 30조원 규모의 특별 현금배당을 요구하거나 삼성전자 인적분할 뒤 지주사(삼성전자홀딩스)를 미국 증시인 나스닥에도 상장하라는 요구는 ‘국부 유출 논란’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삼성전자 사내 유보금의 절반 가까운 금액인 30조원 규모를 현금배당에 쓸 경우 엘리엇에 돌아갈 배당액은 1800억원 정도이지만, 전체 외국인 투자자를 감안하면 15조원이 외국인 몫으로 흘러가게 된다. 삼성전자 지주사를 나스닥에 상장하라는 요구 역시 십여년 전 있었던 ‘코리아리스크 회피를 위한 삼성전자 본사 이전 논란’을 상기시키는 지점이다. 엘리엇 측 요구에 삼성전자가 “검토하겠다”고 일축함에 따라 국민연금 등 국내 대주주들은 사태를 관망하는 중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영 관계자는 “아직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면서 “만일 엘리엇 측 요구가 오는 27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다면, 검토를 거쳐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인적분할 명분 주고 배당은 챙기고… ‘밀정’ 엘리엇?

    “철저한 이익 추구”… 헤지펀드의 이면 ‘삼성물산 사태 때의 적, 이번에는 밀정.’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5일(현지시간) 공개 촉구한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은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자회사다. 지난해 5~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는 과정에서 “구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한 합병”이라며 삼성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불사하던 그 엘리엇이 맞다. 지난해와 올해 엘리엇이 삼성을 대하는 태도는 ‘절차’ 측면에서 닮은꼴, ‘내용’ 면에서 다른 꼴이라는 게 총평이다. ▲구 삼성물산(7.12%), 삼성전자(0.62%) 지분을 지렛대 삼은 요구란 점 ▲이사회 서한 통보 방식으로 압력을 극대화시킨 점 ▲외국인 주주의 대표 격인 양 행동하는 점 등은 닮은꼴이다. 6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지분의 50% 이상이 외국인 소유다. 그러나 지난해 엘리엇의 요구가 삼성에 당혹감을 줬다면, 이번 엘리엇 측 요구엔 삼성 내 호응 기류가 감지된다. 삼성전자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구상은 2014년 삼성에버랜드를 상장하며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 행보에 본격 착수할 때부터 유력하게 제시된 시나리오다. 이미 LG나 SK가 2000년대 지주회사 전환을 마쳐 안정적인 총수 승계방식을 확보한 반면, 삼성전자와 더불어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을 그룹의 두 축으로 거느린 삼성은 금산분리 원칙에 막혀 지주회사 전환을 못 했었다. 엘리엇의 요구를 두고 시장에서 “삼성으로선 불감청고소원 격 제안”(한국투자증권), “엘리엇 제안으로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동반될 것”(메리츠종금증권) 등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계산기를 두드리면 엘리엇 측의 입장 선회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 5월 서울고법이 “구 삼성물산 주주가 손해 본 합병비율”이라고 결정할 정도로,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과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에게 유리하고 엘리엇을 포함한 구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이란 평가가 많았다. 이번 삼성전자 인적분할 시나리오를 따르면 이 부회장 일가는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혜택을, 엘리엇 측은 주가 상승 및 배당 확대로 각각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엘리엇 측의 표변한 태도야말로 초국적 기업 주주 간 관계의 일단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왔다. 송원근 경남과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눈앞의 이익에 맞춰 과거 악연을 일거에 거둘 수 있는 역동성이 이들 관계의 본질”이라면서 “지난해 외국 자본의 국내 기업 공격이라는 식으로, 엘리엇을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비난한 것이 순진한 접근이란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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