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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로사회 탈출, 근로기준법부터 손봐야”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7·끝> 한국 사회의 국민병인 과로 문제를 심층 취재·보도한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가 오늘 7회로 연재를 마친다. 이번 기획을 위해 과로사 유족 100여명의 사연을 취재하는 등 다각도의 접근으로 일반 직장인과 공무원, 워킹맘, 특례업종 종사자 등 국내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헤쳤다. 마지막회에서는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법률·의료·노동 전문가, 시민단체, 경영계 등이 제안한 과로사회 탈출 해법을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근로기준법부터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고, 사업자와 노동자가 합의하면 법정 근로시간을 넘겨 일해도 되도록 한 ‘근로기준법 59조’상 특례업종을 폐지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야근, 특근을 밥 먹듯 시키면서도 추가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명목으로 악용되는 ‘포괄임금제’도 최소한의 직종에서만 허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장시간 업무 당연시 문화 바뀌어야… SNS 업무 금지 로그오프법 검토를

    장시간 업무 당연시 문화 바뀌어야… SNS 업무 금지 로그오프법 검토를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7·끝> 과로사회 탈출 해법 대한민국 노동자 가운데 과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은 ‘과로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봤다’(그림①)고 말하고, 공무원에게도 야근과 주말 근무는 필수(그림②)가 됐습니다. 오전에는 회사로, 퇴근 뒤에는 가정으로 하루에 두 번 출근하는 236만명의 워킹맘(미성년 자녀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숨 돌릴 새 없이 가사노동까지 강요당합니다. 서울신문의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산업 현장의 과로를 끝낼 대안을 살펴봤습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법률·의료·노동 전문가, 시민단체, 경영계 등이 말하는 과로사회 탈출 해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신문에서 노동 분야를 취재하는 홍인기 기자라고 합니다. 저에게도 과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노트북 켜고 일하는 공식 업무 시간 외에 식사 등을 겸한 저녁 취재 시간까지 포함하면 주당 노동시간은 고용노동부가 정한 과로 기준인 60시간에 가깝습니다. 한국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세 번째(연간 2069시간·2016년 기준)로 오래 일하는 국민입니다(그림③). 굳이 통계를 보지 않아도 국내 노동자의 일하는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과로사회’를 벗어나기 위해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것은 근로시간 단축입니다. 우선 현행 최대 68시간(주7일 기준)인 법정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이 가장 많이 거론됩니다. 사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최대 근로시간이 주당 52시간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부가 2000년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1주의 근로시간’에서 1주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로 행정해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은 52시간과 별개로 16시간까지 추가로 일을 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그림④).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7일간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못박는 근로기준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면서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야는 근로시간을 사업장 규모에 따라 3단계에 걸쳐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잠정 합의했지만, 기업군별로 유예기간을 얼마로 둘지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보여 최종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정해석으로 인한 법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국회가 끝내 근로기준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1주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로 판단하는 행정해석을 폐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주일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되더라도 장시간 노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을 듯합니다. 우선 특례업종 종사자가 전체 노동자의 49.5%(2015년 사업체노동실태현황 기준)에 달합니다. 즉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 아무리 줄어도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노동자가 절반 정도라는 겁니다. 노동계에서 특례업종 폐기와 축소 주장을 계속해서 제기하는 이유입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운수업, 보건업 등 특례업종의 공영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체질 개선 한 후에 근로시간 상한제 등의 대안도 현실적으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손봐야 하는 제도가 또 있습니다. 포괄임금제입니다. 고정야근수당 등 초과근무 수당을 미리 산정해 월급에 포함하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는 ‘당신이 야·특근할 것을 미리 계산해 연봉에 넣었다’면서 무제한으로 일을 시킵니다(그림⑤). 고용부는 이달 중으로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직종을 제외한 사무직 등에 대해서는 포괄임금제를 적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또 다른 문제로 부각되는 것은 ‘측정되지 않는 노동’입니다. 버스기사 등 타코미터(운행기록계)로 운행시간을 측정하거나 출퇴근 카드를 찍는 소수 직종을 제외하면 실제로 장시간 노동을 한다는 점을 입증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자가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의무적으로 기록·보존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그림⑥)되기도 했습니다.이러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면 근무시간 측면에서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문화와 사람이 제도를 따라오지 못하면 장시간 노동 관행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겁니다. 예컨대 현재 국회에 발의된 ‘슈퍼우먼 방지법’은 남성 배우자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현행 5일에서 30일로 확대하고, 30일을 모두 유급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그림⑦).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현행 제도들은 나름대로 잘돼 있다. 하지만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는 인식과 문화가 제도를 쓸모없는 것으로 만든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남성 노동자들이 그 짧은 배우자 출산휴가를 쓰려고 해도 “남자가 무슨 출산휴가를 가느냐”는 잘못된 인식이 발목을 잡습니다. 기업 문화나 직장 상사들의 고루한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출근은 있지만 퇴근이 없는 삶’은 사람이 사람을 옭아매면서 시작합니다. 업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일상에 침투하는 빈도가 잦아졌고, 스트레스도 높아졌습니다. ‘카톡 감옥’, ‘전자 발찌’라는 자조적 표현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최근 프랑스는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업무시간 외에 이메일, SNS, 전화를 통한 업무 관련 연락을 차단하도록 ‘로그오프법’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업무 환경이 공간 제약 없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연결되자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환경 변화에 제도 개선이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 지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며,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이 되도록 근로감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앞으로 장시간 노동 관행이 줄어들어도 분명히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업장은 존재할 것입니다. 과로사, 과로자살에 대한 기준이나 산재 판정 심의과정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오래 일하다 죽은 노동자에 대한 법률적인 규정조차 없고, 과로사로 여기는 뇌·심혈관계질환의 판단기준(그림⑧)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장조사를 강화하고, 회사의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유가족들이 죽음을 입증해야 하는 현행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취재 도중 만났던 유가족은 “‘그렇게 힘들면 회사를 그만두지 왜 다녔어요’라는 질판위원의 한마디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만두고 싶다’와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릿속에서 부딪칩니다. 법과 제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 간다면 ‘죽을 정도로 일하지 않아도 인간다운 삶을 이어 갈 수 있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요. 특별기획팀 ikik@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홍인기 기자는 2011년 11월 서울신문에 입사한 뒤 2014~2015년 고용노동부를 출입하며 노동 분야를 두루 취재했다. 이후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올해 초부터 노동 분야를 다시 담당하고 있다.
  • 생리휴가 없고, 임산부도 야간근무...성심병원 갑질 고발 쏟아져

    생리휴가 없고, 임산부도 야간근무...성심병원 갑질 고발 쏟아져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이 수당을 축소 지급하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 임산부도 야간근무를 시키는 등 직원들에게 각종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노동건강연대·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등 노동시민단체가 구성한 ‘직장갑질 119’는 15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그동안 제보받은 성심병원 관련 내용들을 고용노동부에 전달하고, 강력한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직장갑질 119가 제보받은 내용을 살펴보면, 성심병원의 갑질은 일송재단 가족이 운영하는 6개 병원(한강·강남·춘천·한림대·동탄·강동)에서 모두 나타났다. 성심병원은 임산부 야간·휴일근로를 금지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임산부에 대해서도 야간근무를 시켰으며, 육아휴직 복귀 후 타 부서로 배치전환해 업무상 불이익을 가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자시스템을 통해 휴가 신청이 이뤄지지만, 휴가 신청 사유 가운데 ‘생리휴가‘ 항목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주간근무자가 야간당직으로 업무가 변경될 경우, 시간외 근로수당을 적게 지급할 목적으로 호봉급수를 하향 조정하고, 휴일 근로시 대체휴가를 1.5일 부여해야 하지만 1일만 줬다는 내용도 제보에 포함돼 있다. 실제로 강동성심병원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시간외수당 등 직원 임금 240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됐다. 하지만 이후 일부 부서의 체불임금 62억원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조기출근, 교육, 체육대회 등 병원행사에 동원된 직원들에게 시간외 수당은 지급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간호사나 일반 직원들에게 이사짐 나르기, 병원 청소, 광고지 배포, 환자유치도 강요했다는 제보도 쏟아졌다.앞서 성심병원은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복장을 입고 춤을 추도록 강요하는 등 성희롱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지난 14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고용부는 같은 날 성심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날 직장갑질 119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 여부와 법 위반 사항인지 등을 특별근로감독에서 면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업장 근로감독 ‘직장 성희롱’ 필수 조사

    사업장 근로감독 ‘직장 성희롱’ 필수 조사

    성심병원, 가구업체 한샘 등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는 14일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대책안에 따르면 고용부는 장시간 근로, 비정규직, 임금 체불 등 근로감독 유형과 관계없이 사업장을 점검하는 모든 근로감독에 ‘직장 내 성희롱’ 분야를 필수적으로 포함한다. 앞으로는 연간 2만여개 사업장을 살펴보는 모든 근로감독 때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시행 여부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업주 조치 여부 등을 확인하게 된다. 고용부는 이번 대책에 따라 성희롱 및 갑질 논란이 불거진 성심병원과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다. 한림대 성심병원은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 복장을 입고 춤을 추도록 강요하는 등 성희롱 논란을 빚고 있다. 한림대 일송재단 산하 성심병원은 강남(강동)·동탄·춘천·한강·안양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강남성심병원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시간외수당 등 직원 임금 240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되기도 했다. LX는 인턴 여직원과 실습 여대생을 상대로 성희롱·성추행을 일삼은 간부들에게 3개월 감봉 등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용부는 이번 주 중으로 근로감독에 돌입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처리 과정에서의 2차 피해 발생 여부, 성희롱 예방교육 준수 여부 등을 파악해 관련자들을 처벌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대책에는 사업장별로 자체적인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권리구제를 위한 제도를 운용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선 성희롱 고충처리담당자를 두거나 사내 전산망에 사이버 신고센터를 설치해 직원들의 상담·신고 통로를 마련하도록 했다. 성희롱 예방교육 자료는 승강기 주변이나 정문 등 눈에 잘 띄는 장소에 게시하고, 기업 임원과 시·도의원들도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30인 이상 사업장에 설치된 노사협의회가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다루도록 법제화하는 방안, 성희롱 발생 시 법에 정한 대로 조치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서는 현행 과태료에서 벌금형·징역형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현재 운영 중인 고용부 고객상담센터(1350), 전국 고용평등상담실을 통한 성희롱 기초 상담과 신고 절차 등을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신고 사건은 2012년 263건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 556건, 올 10월까지 532건을 기록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태일 47주기 맞아 노동계 ‘사회적 선언’

    전태일 열사 47주기인 13일 전국 각지에서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기본권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전태일 열사는 1970년 이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했다. 전국 100여개 노동 단체로 구성된 ‘노조 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기본권과 노조를 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정부와 재계에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사회적 선언문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노동 존중은 기만이고 껍데기”라면서 “여성, 청년, 장애인, 이주노동자들이 노조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등한 세상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전태일 열사를 기리면서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자 모였다.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를 할 권리를 선언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사회적 선언에는 교수 128명, 문화예술인 143명, 법조인 86명, 시민사회·노동사회·민중단체 소속 448명, 정당인 189명, 종교인 84명, 학생 90명, 노동자 246명, 온라인 서명 참여자 464명 등 사회 각계 인사 1878명이 이름을 올렸다.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에서 열린 47주기 추모식에서도 노동기본권 보장 요구는 이어졌다. 추모식에는 전태일 열사의 유가족인 전순옥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장을 비롯해 같은 당 이용득 의원, 정의당 노회찬·심상정 의원,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이번 정부가 노동 존중 사회를 목표로 내걸면서 전태일 열사를 더욱 뜻깊게 돌아보는 한 해다”며 “하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높은 광고탑이나 굴뚝에 올라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 직무대행은 “노조 조직율이 낮고, 노동 3권이 없는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볼 수 없다”며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며 “온전하게 노조를 할 권리가 확보되는 등 노동 존중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머릿수 채워라, 의자라도 옮겨라…700개 지역축제 폭죽인지 폭탄인지

    [스포트라이트] 머릿수 채워라, 의자라도 옮겨라…700개 지역축제 폭죽인지 폭탄인지

    지역 축제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지방직 공무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텅 빈 행사장에 머릿수를 채우려고 표를 할당받거나 주로 주말에 진행되는 행사 준비와 진행에 동원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발전에 앞장서야 하는 공무원 본연의 역할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의자라도 옮겨라”,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압박, 쉴 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한 해에 700개가 넘는 축제 가운데 예산 대비 방문객 수가 지나치게 적은 축제 등 경쟁력이 없는 축제를 줄여 행정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1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5년 전국적으로 662건이 열렸던 지역축제는 2016년 693건, 올해는 733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축제 기간이 2일 이상이고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문화관광예술축제만 문체부 통계에 잡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개최되는 축제 및 행사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직 공무원들 사이에서 ‘한 달에 한 번은 축제나 행사에 동원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잦은 축제와 행사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도 있다. 2012년에는 경북 영주시 소속 공무원이 풍기인삼축제를 준비하다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대구지법은 2014년 “해당 공무원을 국가유공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 좋지만 여기저기 축제 지역축제는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상품 개발 등을 이유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비슷한 주제나 특성의 축제가 인근 지역에서 열리기도 하고, 연예인 초청공연 등 사람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전시성 행사도 개최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제를 방문한 사람이 1만명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전체의 16.9%(지난해 기준, 693건 가운데 117건)에 달한다. 반면 50만명 이상이 찾은 축제는 62건으로, 전체의 8.9%에 불과하다. 단순히 축제나 행사가 자주 열린다는 이유로 공무원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것은 아니다. 마땅히 지원해야 할 업무가 없음에도 ‘공복’이라는 이유만으로 행사장에 동원돼 허드렛일만 하거나 시간만 보내다 오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지역 축제에 참석하는 것을 ‘휴일을 빼앗긴다’, ‘4시간짜리 초과근무 수당 받고 멍하니 서 있는 시간’이라고 인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 파주시도 이런 이유로 불만이 제기됐다. 파주시 공무원노동조합은 축제가 열리기 한 달 전인 9월 시에 ‘축제 및 행사에 부당하게 직원을 동원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달 21∼22일 시가 임진각에서 개최한 파주개성인삼축제에는 공무원 일부가 동원됐다. 시는 “올해는 예년과 같이 강제동원도 하지 않았고, 상당수는 행사 진행이나 교통 안내 같은 행사 담당 일을 위해 참석한 직원”이라며 “자율적으로 참석한 직원들이 서로 나눠 봉사활동을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축제 행사장에는 근무평가 등에 영향력을 미치는 관리자나 인사권을 쥔 지방자치단체장이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조건 참석하라’는 식의 강제 동원은 아니라는 말이 무색한 이유다. 공무원 A씨는 “축제 현장에서 해야 할 일이 명확하지 않은데도 매년 동원되고 있다”며 “강제동원은 아니지만 ‘주말에 다들 행사장으로 오느냐’는 식으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 참석하지 않기도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무원 B씨는 “축제 준비나 진행과정에서 서빙이나 식당 설치, 철거 등 허드렛일을 한다”며 “정작 공무상 필요한 지원 업무나 축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획 준비 업무 등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 천안 삼거리 축제, 명확한 업무·지원으로 상생 충남 천안시에서 열리는 천안 삼거리 축제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문제점을 모두 안고 있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시 집행부서, 문화재단이 필요한 인력을 협의하고 있다. 담당 업무와 함께 지원이 필요한 인력 규모까지 논의하고, 3년 전 공무원들이 담당했었던 주차장 관리, 화장실 청소는 외부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다. 공주석 천안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담당 업무가 명확한 인원에 대해 지원을 요청하고, 축제에 지원 업무를 하면 시간외 초과근무나 대체 휴무 부여 등도 함께 논의한다”며 “지자체, 지역단체, 공무원 간의 소통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진혁 충남대 행정학부 교수는 “지역의 고유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지방직 공무원의 업무라는 점에서 그동안 축제 준비와 진행을 지원해 왔다”면서 “하지만 축제나 행사가 늘어나면서 휴일 근무나 강제 동원 등의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제가 당초 취지대로 지역주민과 해당 지자체 발전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주민들과 공무원, 지방정부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단순히 소비성이나 보여주기식 축제가 아니라면 공무원들도 강제동원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이고, 주민·지자체·공무원의 협의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를 풀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승진 적체로 4.5급 늘렸는데… 이제 와서 직급 강등될 판”

    [관가 인사이드] “승진 적체로 4.5급 늘렸는데… 이제 와서 직급 강등될 판”

    “승진도 안 되는데 채용만 늘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뽑아 놓고 승진은 알아서 하라는 것은 책임 방기다.” “각 기관이 자구책을 마련해 시행 중인 인력 운용마저 제한하면 총액인건비제를 뭐하러 하나.”# 총액인건비로 늘린 초과인력 3년내 축소 지침 정부가 최근 마련한 ‘2017년 총액인건비제 세부운영지침’을 놓고 공직사회가 들끓고 있다. 논란은 ‘조직·정원 분야 운영에 대한 일몰제 시행’이다. 행정안전부는 2011년 총액인건비제 세부이행지침 시행 이전에 총액인건비제로 직급을 상향 또는 하향한 경우 3년 이내 정비토록 했다. 그동안 각 부처는 승진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총액인건비를 활용해 인사적체가 심한 직급에서 기준정원(정원) 대비 10%까지 초과 인력을 운영해 왔는데 이를 2021년까지 5% 이하로 줄이라는 것이다. 특히 4.5급은 2021년 이후 정원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정부 각 부처마다 정도 차이만 있을뿐 사실상 승진 기회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로운 총액인건비제 운영지침이 시행되면서 인사적체가 상대적으로 심한 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원(1619명)의 73.7%가 5급 이상인 특허청은 심사관들의 동요가 심각하다. 2000년 초반 특허·실용신안·상표 등 지식재산권 출원이 증가하면서 특정 시기(2004년 116명, 2005년 176명 등)에 5급 심사관 채용이 집중됐다. 그러나 상위 직급 및 기구 확대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기형적인 항아리 조직이 만들어졌다. 5급 대비 4급 비율이 9%로 청 단위(20%)뿐 아니라 부단위(26%)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그렇다 보니 5급에서 4급 승진하는 데 평균 11.8년이 걸려 정부 전체 평균(8.6년)보다 3년 이상 길다. 더욱이 기술직은 12.3년에 달한다. 4급 승진을 했더라도 과장 보직을 받는 데 기술직은 6~7년이 필요하다. 2001~2003년 5급 임용자 중 39명, 2004년 임용자 가운데 80명이 여전히 사무관이다. 특허청은 심각한 승진 적체로 5급 사무관들의 사기가 저하되자 2006년부터 연가보상비(연간 3억원)를 활용해 5급 정원(904명)을 66명 줄이고 4.5급(235명)을 늘렸다. 4.5급은 파트장으로 심사 과장의 역할을 분담해 심사품질 관리를 담당한다. 지침대로라면 특허청은 4.5급 66명을 줄여야 하는데 연평균 10명이 4급으로 승진하는 것을 감안할 때 6년간 승진이 불가능하다. 특허청 심사관은 “2006년 5급 임용자가 과장으로 승진하는 데 20년 이상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승진은 생각하지 말고 공무원이 된 것에 만족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도 4.5급 81개 중 15개를 없애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고용부 관계자는 “총액인건비 내에서 직급 조정 등을 권고하더니 정식 직제 전환 등 대책 없이 원점으로 돌리라고 하는 상황으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위부터 막힌 승진에… 6급도 “이대로 퇴직인가” 관세청은 정원(4384명) 대비 5급 이상 비율이 9.3%(406명)에 불과하다. 9급으로 들어와 5급까지 승진하는 데 평균 30~32년이 소요된다. 그나마 총액인건비 중 연가보상비와 초과근무수당을 활용해 6급 운영정원(1086명)을 161명 늘리고, 5급 승진자를 내정한 결과다. 달라진 지침에 따르면 관세청은 4.5급 6명을 줄이고, 5급 12명, 6급 80명을 줄여야 한다. 한 해 6급 승진자가 70여명이라는 점에서 6급 승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4.5급은 본청 팀장, 5급은 일선 세관에서 과장을 맡고 있어 조직이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관세청의 한 간부는 “9급으로 관세공무원을 시작하면 5급 승진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6급으로 퇴직한다면 누가 의욕을 갖고 공직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어떻게 일을 시키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6급 이하는 연차적으로 직급을 조정해 기준 정원을 환원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5급 이상은 기준 정원에 반영하기 위해 행안부와 적극적인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재원 아껴 임기제 고용? 일자리 정책 꿰맞추기” 행안부가 ‘조직·정원 운영 일몰제’를 꺼내든 것은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맞춘 임기응변식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총액인건비를 활용한 기구, 직급 조정을 축소해 남은 재원과 불용예산을 더해 공직에서 채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안 대응 취지와 달리 직급 조정이 상위 직급에 편중되는 것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재원이 가변적이기에 일반직은 안 되고 임기제 공무원을 부처가 자유롭게 채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력 충원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실효성과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연가보상비 활용 등 구성원이 고통을 분담하는 ‘갹출’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용어 클릭] ■총액인건비 예산 당국은 기관별 인건비 총액만 관리하고, 각 기관이 인건비 한도에서 일정 비율 인력 운용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다. 2006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07년 1월 전면 도입됐다.
  • 국회서도 외면받는 ‘장애인 의무고용’

    국회서도 외면받는 ‘장애인 의무고용’

    서울 등 교육청 8곳도 고용 미달 고용률 최저 부영주택 1명 뽑아 시행된 지 26년이 지난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가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특히 장애인 의무고용이 담긴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을 통과시킨 국회는 3년 연속(2014~2016년) 장애인 고용 실적 저조기관으로 꼽혀 명단 공표 대상에 포함됐다.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 실적이 낮은 공공기관, 민간기업 명단 539곳을 9일 발표했다.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이 1.8% 미만이거나 장애인 근로자(비공무원) 고용률이 1.35% 미만인 국가 및 자치단체, 장애인 고용률이 1.8% 미만인 공공기관(100명 이상)과 1.35% 미만인 민간기업(300명 이상)이다. 전체 1056곳 가운데 신규 채용,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등 개선 노력을 한 517곳은 제외됐다. 국회는 지난해에 장애인 122명을 고용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72명(고용률 1.77%)만 뽑았다. 서울·부산·인천·세종·전남·경남·경기·충청지방교육청 등 8곳의 지방교육청도 장애인 고용 실적이 낮았다. 공공기관 가운데 공기업은 한국석유공사가 유일하게 포함됐고 중소기업연구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 연구 기능을 수행하는 중앙행정기관 산하 기타공공기관들이 장애인 고용 저조기관에 포함됐다. 자산총액 10억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 26곳(606개 계열사) 가운데 장애인 의무고용률(2.7%)을 절반도 지키지 않은 곳도 16곳(25개 계열사)에 달했다. 고용률이 가장 낮은 부영그룹의 부영주택은 의무고용 인원 32명 중 단 1명을 고용(고용률 0.08%)했다. 이 외에도 한진그룹(진에어), 미래에셋(미래에셋컨설팅), SK그룹(나래에너지서비스), 대림그룹(고려개발), 대우조선해양(대한조선), 현대자동차(현대파워텍) 등도 포함됐다. 특히 부영주택, 진에어 등은 최근 3년 연속 장애인 고용 저조기업 명단에 올랐다. 관련법 개정으로 지난해 2.7%였던 민간기업 의무고용률(공공기관은 3.0%)은 올해부터 2.9%(공공기관 3.2%), 2019년 이후 3.1%(공공기관 3.4%)로 올라간다. 김경선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은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을 강화하고,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직업능력개발 인프라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저임금 지원안] 1인당 최대 월 13만원 일자리 안정자금…국회 통과 진통 예상

    [최저임금 지원안] 1인당 최대 월 13만원 일자리 안정자금…국회 통과 진통 예상

    최저임금 16.4% 인상 충격 완화 김동연 “내년 한 해만 한시 적용 연장 여부는 하반기 결정할 방침”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오름에 따라 3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에게는 1인당 최대 월 13만원의 정부 보조금이 지급된다. 국회 통과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정부는 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총 2조 9708억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신청일 기준으로 1개월 이상 근무 중인 월 보수액 190만원 미만인 근로자가 대상이다. 종업원 수가 30인 미만이어야 하지만 해고 가능성이 큰 아파트 경비원이나 청소원은 소속 사업장이 30인 이상이어도 지원받을 수 있게 예외를 인정했다. 정부는 300만명가량이 지원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일단 내년 한 해만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연장 여부는 내년 하반기에 결정할 방침이다. 김 부총리는 “한시적으로 시행하되, 내년 상반기 집행상황을 보면서 경제여건 등 복합요인을 고려해 연착륙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해 연장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약 3조원의 지원금은 내년 예산안에 책정해 놓은 상태다. 국회가 예산안을 승인해야 실행이 가능하다. 야당 일각에서는 “미봉책”이라며 반대 기류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보험료 부담도 줄여줄 방침이다. 1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월 보수액이 190만원 미만이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모두 지원해준다. 신규 가입자는 보험료의 90%까지 보조해준다. 안정자금 지원 대상이면서 신규로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업장은 한시적으로 보험료를 50% 감면해준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근로복지공단,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지사나 고용노동부 고용센터, 일자리 안정자금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미봉책” vs “기대감”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용 축소’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처방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커진 기업들이 자칫 고용을 줄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 현장에서는 “최저임금은 해마다 오를 텐데 내년 한 해만 지원해 준다고 해서 해결되겠느냐”며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불안해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근로감독 강화 등을 고려하면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6.4% 그 이상일 것”이라면서 “인력 감축, 무인화 폐업 등 자영업 구조조정이 발생하는데 1년 한시 지원 효과가 이를 막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는 올해처럼 ‘급격한 인상→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재정 부담’의 방식이 아닌 근로장려세제(EITC) 재원을 늘리는 등 다른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은 “근로자 1인당 1년에 150만원은 작은 돈이 아니다. 신규로 사회보험에 가입하면 최대 90%까지 지원해 주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주의 실질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며 “이번 지원 정책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는 “한시적인 대책이어서 조만간 최저임금 월 200만원 시대를 맞이할 소상공인에게는 일시적 미봉책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정부가 최저임금부터 올려놓고 후속 조치를 생각하다 보니 혼선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한다면 영세 사업자들은 결국 내년에 사람을 내보내는 등 임금 인상에 대한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장은 “기본적으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지지한다. 다만, 노동자와 자영업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연장근로가 많은 중소유통업계 현실을 감안해 시간외수당에 대한 추가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건 임금 문제가 아니라 골목상권 파괴와 갑질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고용보험 가입과 연계시킨 것에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장은 “사실상 4대 보험이 연동돼 있는 만큼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으려다가 더 큰 비용이 나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 실장은 “고용보험 가입을 지원 요건으로 하지 않으면 지원 대상 확인 절차가 쉽지 않다”며 “고용보험 미가입 사업장에 대해서는 두루누리사업 지원 폭을 확대하고 건강보험료 50%를 지원하는 등 사회보험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과로사 예방센터 오늘 문 연다

    서울 변호사문화회관서 개소식 과로로 인해 게임개발자와 집배원, 방송 프로듀서(PD) 등이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과로사를 방지하고 유가족과 피해자를 돕기 위한 센터가 문을 연다. 과로사예방센터는 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문화회관에서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법률·의료·안전보건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인 센터는 과로로 죽음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을 줄이고 장시간 노동이 당연시되는 문화를 바꾸기 위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원회가 과로 탓에 병을 얻거나 죽었다고 인정한 경우만 421건에 이르지만 장시간 노동 관행은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다. 센터는 과도한 노동시간뿐 아니라 업무량이나 업무 성과 압박, 다양한 유형의 직장 내 괴롭힘까지 과로사와 과로자살의 원인으로 보고, 이 때문에 피해를 입은 노동자와 유가족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산업재해 신청이나 행정소송 등 과로로 인한 피해 이후의 법적 대응과 관련해 전화 무료 상담(02-490-2352)을 제공한다. 또 전국의 법률·의료·안전보건 활동 분야 네트워크를 통해 피해자를 모아 지원을 이어 갈 방침이다. 과로사를 산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드문 데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이를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아울러 센터는 유가족 모임을 통해 과로사 예방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과로사 예방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 가족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산재 신청, 소송 진행 과정에 대한 정보 공유 및 심리 치유 프로그램 등으로 유가족이나 피해자의 심리 회복 및 재활을 돕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막말 들은 콜센터 직원, 전화 끊을 수 있다

    업무 중단권·휴식 보장 포함 앞으로 콜센터 직원, 판매원 등 감정노동자들이 고객의 막말이나 욕설에 대응해 업무를 중단할 수 있게 된다. 사업주는 이렇게 고객을 응대한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아야 하고 폭행 등을 한 고객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 시 노동자를 지원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핸드북’을 6일 발표하고 모든 감정노동자들에게 적용하도록 기업들에 권고했다. 김왕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감정노동자가 겪는 폭언·폭력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라며 “핸드북을 현장에 보급해 사업주의 관심과 적극적 보호조치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핸드북에는 막말·욕설·폭력을 저지르는 고객에 대한 업무중단권 부여, 휴식시간 및 휴게시설 제공, 사업장 특성에 맞는 고객 응대 업무 매뉴얼 마련 등 감정노동자에 대한 건강보호 조치가 주로 담겼다. 특히 “비합리적 방법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의 행동을 통제하고 이로 인해 직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노동자 보호에 초점을 뒀다. 무리한 요구나 막말·욕설을 계속하는 고객에게는 ‘중단 요청→전화 종료 알림→전화 종료(업무 중단)’ 순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전화 응대가 아닌 경우에도 폭력이나 폭언을 하는 고객에게는 중지 요청을 우선적으로 하고, 이후에도 위협이 계속되면 업무를 중단하도록 했다. 또 폐쇄회로(CC)TV 녹화 중이라는 사실과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몸을 피하도록 권고했다. 업무중단권과 재량권을 감정노동자에게 부여하는 내용의 고객 응대 업무 매뉴얼은 사업장별 특성에 맞춰 갖추도록 권고했다. 매뉴얼에 따라 고객을 응대한 노동자에게는 해고·징계 등 불이익을 주지 않아야 하고 폭언·폭행 등을 저지른 고객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 시에는 사업주가 행정적·절차적 지원을 하도록 했다. 피해를 입은 노동자에 대한 심리상담·치료, 과도한 업무 모니터링 자제 등을 사업주에게 요청하는 내용도 담겼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고용노동부 한샘 근로감독 착수… 위법 적발 땐 엄정 조치

    피해자 “증거 수집 재수사 의뢰… 가해자로 소문 돌아 너무 억울” 교육담당자 증거 부족에 불기소 가구업체 한샘의 사내 성폭행 논란과 관련한 파문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 여성이 조만간 추가 증거를 수집해 수사기관에 재수사를 의뢰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한샘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한다. 피해 여성 측 법률 대리인인 김상균 변호사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샘 교육 담당자의 성폭행 사건 재수사 요청을 위해 추가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폭행 논란에 휘말린 교육 담당자는 경찰 조사 결과 증거 불충분으로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상태라 추가 증거가 있어야 재수사가 가능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방배경찰서 측은 “피해자가 형사고소를 취하하고 진술을 번복해 신빙성이 떨어지며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해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피해 여성이 해당 남성을 고소했다가 취하했음에도 뒤늦게 이를 공론화한 배경에 대해서는 “본인이 피해자인데 소문은 마치 가해자인 것처럼 돌고 있어 너무 억울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은 성폭행이 아닌 자발적 성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남성은 그 근거로 피해자와 당시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카톡의 어조·어투의 변화를 보면 사건 전날과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여성의 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7일부터 15일까지 한샘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근로감독은 서울지방노동청 소속 근로감독관 3명이 팀을 구성해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징계 여부와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아울러 회사의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뿐 아니라 직원 대상 성희롱 실태조사도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샘의 직장문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남녀고용평등 직장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할 계획”이라며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에는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희롱 예방교육을 연 1회, 최소 1시간 이상 하지 않으면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성희롱 가해자를 조치하지 않은 경우에는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지고,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시 최대 징역 3년 또는 벌금 2000만원이 부과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과로는 국가의 책임… 가로시의 나라 일본, 과로사방지법 30년 걸렸다”

    “과로는 국가의 책임… 가로시의 나라 일본, 과로사방지법 30년 걸렸다”

    일본은 과로사의 원조 격인 나라다. 한국에만 있는 기업 지배 체제인 ‘재벌’이 영어사전에 ‘Chaebol’로 실린 것처럼 ‘가로시’(過勞死·과로사)라는 일본어는 2002년 옥스퍼드 사전에 고유명사로 등재됐다. 과로의 폐해를 먼저 겪은 만큼 해결 노력도 한발 빨랐다. 2014년 제정된 일본의 ‘과로사방지법’은 유족과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과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책임으로 돌리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한 데라니시 에미코 전국 과로사를 생각하는 가족 모임 대표와 모리오카 고지 간사이대 명예교수, 이와키 유타카 변호사 등으로부터 과로사방지법 제정 과정에 대해 들어 봤다.“남편이 사망하셨습니다.” 21년 전 일이지만 데라니시는 그날 수화기 속 음성을 잊지 못한다. 남편 아키라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일본식 면요리 프랜차이즈 지점장이던 남편은 1996년 2월 1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로자살이었다. 데라니시는 “조리사였던 남편이 관리자가 돼 가장 큰 지점을 맡았는데 스트레스가 심했다”면서 “사장에게 모멸적 폭언까지 들어 우울증이 생겼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일본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아키라 같은 사례는 드물지 않았다.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자살 또는 과로사하는 사례가 여럿 보도됐다. 불황에 과로사가 많아졌다는 게 역설적으로 들린다. 이에 대해 이와키 변호사는 “일본인들은 원래 오래 일했는데 호황 때는 그만큼 돈을 줬으니 사회문제로 커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과로사를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건 이때부터다. 1988년 오사카 지역 등의 변호사가 모여 직장인 상담 전화인 ‘과로사 110번’을 개통했다. 이와키 변호사는 “아침부터 밤까지 상담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릴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그해 10월에는 변호사 모임인 ‘과로사 변호단 전국 연락회의’(변호단회의)가 결성됐고 1991년에는 과로사·과로자살 유족 단체인 ‘전국 과로사를 생각하는 가족모임’(가족모임)이 만들어졌다. 변호단회의와 가족모임은 이후 과로자살 인정 기준을 제정하고, 과로사 기업의 법률 위반사항을 정부 부처에 신고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과로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일본 과로사 유족과 시민사회의 노력은 2014년 6월 ‘과로사 등 방지대책 추진법’(과로사방지법) 제정으로 큰 결실을 맺었다. 이 법은 학계·법조계 전문가들이 틀을 짰지만 결국 여론과 의회를 움직인 것은 유족이었다. 데라니시는 “가족 모임 회원들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750여명을 한 명 한 명 만나 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모리오카 교수는 “유족은 사건 당사자이기 때문에 과로를 없애자는 발언에 진정성이 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키 변호사는 “과로사방지법은 이념법적 성격이 강하다”고 규정했다. 과로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 병폐로 선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법은 크게 ▲과로사 등에 대한 조사 연구 ▲장시간 노동 단축을 위해 국민 홍보 ▲상담 체계 설비 ▲과로 예방 목적으로 활동하는 민간 단체 지원 등의 내용으로 채워졌다. 과로사방지법은 제정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효과를 논하기 이르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연간 2000여건의 과로사와 과로자살이 발생한다. 그래도 일본 사회는 한 걸음씩 진보하고 있다. 데라니시는 “유족들이 혼자 끙끙 앓는 게 아니라 밖을 향해 소리치는 게 중요하다. 지식인이든, 노조든 붙잡고 함께 얘기해야 사회문제로서 과로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사카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 특별기획팀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직원 응급수술… 의사 만난 상사 “언제 출근할 수 있죠?”

    [단독] 직원 응급수술… 의사 만난 상사 “언제 출근할 수 있죠?”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6>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 먹듯 하는 근무 형태, 상사 말에는 좀처럼 ‘노’(No)라고 하지 않는 조직 문화, ‘코가 비뚤어질 때’까지 술 마시며 단결력을 과시하는 회식, 대통령 경호만큼 칼 같은 의전…. 수평적 조직 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국내 기업에 입사하면 마주치는 기괴한 풍경이다. 미국인인 프랭크 에이렌스(54) 전 현대자동차 상무와 프랑스인인 에리크 쉬르데주(61) 전 LG전자 프랑스 법인장(상무)은 한국 대표 기업에서 고위직으로 일하며 조직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2017 대한민국 과로리포트’ 6회에서는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인에 대한 존경심과 연민이 동시에 커졌다”는 두 외국인을 이메일로 인터뷰해 직접 목격한 국내 기업의 격무 문화에 대해 들었다. 두 외국인의 경험담 중에 우리가 몰랐던 사실은 없다. 다만 너무 익숙해져 상황이 잘못되고 있다는 걸 잊어버린 게 문제다.“술 드십니까?”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인 에이렌스가 현대차 입사 면접 때 받은 질문이다. 면접관은 그에게 “팀원들이 술을 권하는 방식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에이렌스는 “맥주는 좋아하고, 팀원들이 존경을 표할 방법은 술 말고도 많다”며 웃어넘겼다고 한다. 입사 뒤 그가 맞닥뜨린 상황은 예상과는 달랐다. 일단 맥주는 술이 아니었다. 잠자는 구강세포를 깨우기 위한 에피타이저였다. 한국 직원들은 “이건 술이 아니라 혼”이라며 폭탄주를 마시고, 또 마셨다. 한국인은 술을 참 좋아하는 민족이라 생각했다. 오해였다. 언젠가 한국인 동료 한 명이 귓속말로 말했다. “저도 술 안 좋아해요. 안 마시면 출세에 지장이 있으니까 마시는 거예요.”2010년 10월부터 3년여 동안 현대차 양재동 본사에서 한국인 동료들과 지낸 경험담을 책(‘현대자동차 푸상무 이야기’)으로 내기도 한 그는 6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건 역시 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엔 이해됐지만 처음엔 왜 그렇게 술을 마셔대는지 충격이었고 안타까웠다”고 고백했다. 토요일 오전 직원들이 함께 등산 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농담인 줄 알았다. 예전에 일했던 신문사였다면 직원들의 트위터에 온갖 불만과 조롱이 넘쳐났을 일이다. 그런데 한국 직원 중 공식으로 항의하는 이는 없었다. 에이렌스는 “등산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꼭 필요한 행사라면 왜 근무시간에 가지 않는가”라고 물으며 회사에 반항 해 봤지만 소용 없었다. 그는 “일사분란하게 집단체조한 뒤 업무하듯 공격적으로 정상을 향했다”며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 이게 한국이구나!’LG 전자를 떠난 지 4년 된 쉬르데주의 머릿속에도 한국 직원들의 강렬한 인상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하루 14시간 일하고 쉬는 시간이라고는 밥 먹는 시간뿐이며, 하루 종일 책상머리에 앉아 있어 유선전화를 놀라운 정도로 빨리 받는 사람들. 그의 부하 직원들은 주말 출근을 당연시하며 삶을 직장에 모두 바쳤다. 한번은 직원이 쓰러져 급성궤양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실을 찾아온 한국인 상사가 의사에게 건넨 말에 경악했다고 한다. “그럼 언제 다시 복귀할 수 있나”였다. 에이렌스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산업화한 역사가 한국을 경쟁사회로 만들어 놓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눈부신 성장을 거둔 한국이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쉬르데주는 “한국 노동자가 창의성이 떨어지는 건 매일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직에 헌신적이고 업무 실행력이 뛰어나지만 의전 등 비생산적 업무 압박이 심해 업무 주도성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그는 “한국 직원들은 보통 바람직한 업무 처리 방향을 알았다. 하지만 사장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일처리하려 할 때 이를 설득하는 데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효율을 강조하는 한국기업에서 비효율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에이렌스도 한국 직장인이 지나칠 정도로 상사의 ‘심기 경호’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유교 문화에서 이유를 찾았다. 그는 “예컨대 월차를 쓰겠다고 할 때 상사가 “좋다”고 답해도 한국인들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상사의 얼굴 표정, 목소리 톤, 상사와의 관계, 상사의 개인 사정 등을 눈치로 따져 본 뒤 사실은 “안 돼”라고 표정으로 말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고 말했다. 특히 상사가 떠날 때까지 퇴근하지 말라는 훈련을 받은 듯 누구도 먼저 일어서지 않는 점은 이해할 수 없었다. 쉬르데주는 LG전자에서의 경험을 엮어 쓴 책 ‘한국인은 미쳤다’에서 한국인의 DNA에는 ‘군인정신’이 새겨져 있고 이 덕에 재벌이 성장할 수 있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쳐야 할 문화라고 평가했다. “직원들에게 특정 프로젝트를 무작정 지시하는 대신 기획 단계부터 직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게 쉬르데주의 조언이다. 한국 노동자의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적극적 참여를 막는 기업 문화 탓이라고 했다. 에이렌스는 “조직 문화의 한계 속에서도 분투하는 한국 직장인들이 멋지다”고 치켜세웠다. 교육 수준이 높고 똑똑하며 열심히 일하는 데다 좋은 아이디어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필요 이상으로 길게 일하는 문화 탓에 많은 직장인이 좌절하고 있지만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서 차차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기획팀 dream@seoul.co.kr ■ 특별기획팀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서글픈 노년’

    ‘서글픈 노년’

    투잡 희망자 52%는 50대 이상 최근 2년 사이 4.5% 정도 증가 20~30 女·40대 이상 男 많아 임금이나 시간 등 노동조건이 맞지 않아 두 번째 직장을 희망하는 ‘투잡족’ 가운데 절반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노동 시간, 낮은 임금 등에 내몰린 고령층은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해 또 다른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5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투잡 희망자 51만 6000명 가운데 52.0%(26만 8000명)는 5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차지하는 비중은 40대 23.3%, 30대 13.3%, 20대 10.6% 순이었다. 투잡 희망자는 실제로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두 번째 일자리를 원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투잡 희망자는 2015년 49만 4000명(9월 기준)에서 지난해 50만 2000명, 올해 51만 6000명까지 늘어났다. 최근 2년 새 4.5% 정도 증가한 셈이다. 20대에서는 여성(4만 4000명)이 남성(1만 1000명)보가 4배 정도 많았고, 30대에서도 여성(3만 7000명)이 남성(3만 1000명)보다 많았다. 반면 40대 이후의 투잡 희망자는 여성보다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남성의 경우 40대(6만 2000명), 50대(7만 7000명), 60대 이상(9만 2000명)만 해도 전체 투잡 희망자의 44.8%를 차지했다. 또 나이가 많을수록 투잡을 원하는 인원도 늘어났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투잡 희망자가 가장 많이 분포하는 업종은 건설업이 12만 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교육 서비스업(7만 5000명), 숙박·음식점업(6만1000명) 순이었다. 이정아 부연구위원은 “50대 일자리의 불안정성이 투잡 희망자 규모가 늘어난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업종별로는 건설업 일자리 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택배發 특수고용노동자 노조 불씨 ‘근로자 권리 보장’ 확대 불 지피나

    정부가 지난 3일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는 택배기사의 노동조합 설립을 인정하면서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대리운전 기사 등 다른 특수고용직의 노조 설립도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또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가 처음 인정되면서 4대 보험 가입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권리 보장에 대한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특수고용노동자의 고용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와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0만명으로 추산되는 특수고용노동자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위탁 계약 등을 맺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2014년 대법원은 골프장 캐디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상 근로자로 판단했지만,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노조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돼 설립 신고 요건을 충족했다”며 전국택배연대노조가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지 2개월 만에 설립 필증을 발급했다. 하지만 대리운전 기사 등 다른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직종에 따라 근무 형태, 사용자에 대한 종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조충현 고용부 노사관계법제과장은 “모든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설립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른 업종은 설립 신고가 들어오면 개별적으로 판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택배기사뿐 아니라 배달대행앱 등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업 노동자가 늘어나지만 법에 규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며 “현실을 감안해 새로운 정의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법상 근로자의 개념을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다른 자의 업무를 위해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아 생활하는 자’로 넓혀 특수고용노동자까지 포함하는 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 발의돼 있다. 앞으로 택배노조는 법의 보호를 받으면서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쟁의활동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법정 근로시간 준수, 4대 보험 가입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권리는 여전히 보장받지 못한다. 고용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경우 직종이나 근무 형태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권리를 보장하기는 힘들겠지만, 산재로부터 보호하는 등 최소한의 대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특수고용노동자’ 택배노조 설립 첫 인정

    택배연대노조 “부당 노동조건 개선 투쟁” 고용노동부가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는 택배기사들이 설립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연대노조)이 제출한 설립신고에 대해 필증을 발급했다. 이번 택배노조 필증 교부를 계기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했던 특수고용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고용부는 지난 8월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택배연대노조의 설립신고 필증을 발급했다고 3일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택배기사는 업무 내용이 사측에 의해 지정되고, 사측이 작성한 업무 매뉴얼 등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고, 회사나 대리점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다”며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해당 노조에 속한 택배기사들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택배연대노조는 노조법에 따라 사용자와의 단체협약 체결권 및 단체행동권 등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한 것이 아니므로 4대 보험 가입 등은 불가능하다. 또 다른 업종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설립신고를 일괄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특수고용노동자는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다”라며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은 설립신고가 들어오면 개별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일상적 계약해지 위협, 과도한 대리점 수수료, 하루 13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 등 부당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자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230만명으로 추산되는 특수고용노동자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위탁 계약 등을 맺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시간 규제, 휴가·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9개 직종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노조 설립이나 단체교섭 요구, 쟁의행위 등 노조법상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없다. 고용부는 지난 5월 인권위 권고를 8월에야 받아들여 이달부터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노사정 및 전문가의 사회적 논의를 통해 입법적 보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조선업 중대 산재 대책 마련 국민참여 조사위 활동 시작

    조선업 중대 산업재해 대책 마련을 위해 민간 전문가가 주축이 된 국민 참여 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다. 고용노동부는 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조선업 중대 산업재해 국민 참여 조사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위원 17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위원장을 맡고,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 등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4명,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사회학·경영학·법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산업구조 및 제도 전문가 5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또 조선업에 종사했던 노동자 4명, 노사 추천 전문가 3명도 포함됐다. 위원회는 올해 중대 재해가 발생한 삼성중공업, STX조선의 사고 현장을 방문해 사업장 자료 및 노사 관계자, 크레인 운전원 등 현장 노동자에 대한 심층 면접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고 원인을 분석한다. 위원회는 조사가 마무리되면 사업장의 안전대책뿐 아니라 중대 재해 방지를 위한 구조적 개선 대책을 발표한다. 이날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간 활동하며, 필요하면 활동 기간이 연장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직장 내 갑질 “참을까” “따질까”…대기업보다 中企가 더 소극적

    직장 내 갑질 “참을까” “따질까”…대기업보다 中企가 더 소극적

    상사의 괴롭힘, 불합리한 업무 지시,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분위기 등 회사 내 ‘갑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직장인은 10명 중 2명이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건강연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등 노동시민단체가 구성한 ‘직장갑질 119’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직장 내 갑질 실태조사 결과를 1일 공개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금·노동시간·언어폭력·성폭력·따돌림·해고 위협 등 각종 갑질에 동료들과 조직적으로 항의하거나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는 15.7%에 그쳤다. 응답자의 31.5%가 직장 내 갑질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봤지만 참거나 모른 척하는 경우(41.3%)가 가장 많았다. 개인적으로 항의하거나(23.7%) 친구와 상의했다(22.0%)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소기업 직장인은 응답자의 59.1%가, 대기업 직장인은 43.5%가 갑질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갑질에 대해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는 지난달 13~20일 전국 만 15~45세 직장인 7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직장인이 경험한 갑질로는 ‘업무량보다 인원이 적다’(60.8%), ‘추가근무 수당이 없는 경우가 많다’(51.5%), ‘하는 일보다 임금을 적게 준다’(49.9%), ‘계약보다 더 많이 근무시킨다’(46.5%)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울러 폭언과 폭행, 해고 위협 등 비인간적인 조직문화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사로부터 해고하겠다는 위협을 종종 받는다’고 응답한 경우가 12.1%, ‘반말, 욕설 등 인격 무시와 언어폭력을 받는다’는 경우가 21.7%에 달했다.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신체폭력을 받았다’(6.8%), ‘성희롱이나 성폭력이 있다’(9.4%)는 응답도 있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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