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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산입 조정 갈등에… 민주노총 “노사정 회의 불참”

    노동계는 산입 범위 확대 반대 양극화 논의 ‘사회적 대화’ 위기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화 불참을 선언하면서 양극화 문제 등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민주노총은 22일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노총은 한국노총 및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함께 3자 합의를 통해 노사중심성에 따른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로 관련 논의를 이관할 것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노사정 대표자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어떠한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논의를 이어 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최대 쟁점이었던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는 데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달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경영계는 1년 내 지급된 모든 상여금, 식대·교통비 등 각종 고정수당도 모두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수단’이라며 산입범위 확대를 반대했다. 민주노총은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국회 처리를 겁박하는 국회에는 희망이 없다”며 “모든 노동자의 노조를 할 권리 및 비정규직 철폐 등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의제를 투쟁으로 쟁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나서면서 8년 2개월 만에 복원됐던 사회적 대화는 새로운 대화기구가 출범하기도 전에 위기를 맞게 됐다. 올해 3차례에 걸쳐 대표자회의를 연 노사정은 지난달 비정규직과 여성, 청년, 중소기업, 소상공인, 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에 합의했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악한 노동환경 못 버틴 실습생, 투명인간 취급당해”

    “열악한 노동환경 못 버틴 실습생, 투명인간 취급당해”

    “누군가 죽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너네가 공부를 못하니까 그런 곳에서 사고를 당하는 거야’라는 말이 돌아옵니다.”지난 18일 경기 평택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은아(19) 특성화고졸업생노조위원장은 특성화고 학생을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누군가 죽었을 때만 잠시 주목받을 뿐”이라며 “잠깐의 관심이 아니라 근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작은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인 특성화고졸업생노조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출범했다. “노동 현장을 손톱만큼이라도 고쳐 내겠다”는 의지로 출발한 특성화고졸업생노조는 지난 2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설립 신고서를 냈고, 11일 필증을 교부받았다.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노조를 만든 이유는 절박함 때문이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졸업생(400명)들은 취업후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 강제 야근 등 강제노동(24%), 고졸이어서 받는 차별과 무시(23%), 연장노동수당 미지급(18%), 성추행·성희롱(12%), 임금체불(10%) 등을 꼽았다. 하지만 근로계약서가 무엇인지조차 교육하지 않고 취업률에만 목매는 학교, 아이들을 싼값에 쓰는 부품 정도로 여기는 기업들 사이에서 학생들은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다. 이 위원장은 “취업해서 겪는 문제를 학교에 이야기하면 ‘그런 것도 못 버티냐’, ‘세상은 만만치 않다. 그러니 버텨라’라는 답만 돌아온다”며 “버티지 못해 학교로 돌아오면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고 했다.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2017년 1월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 같은 해 11월 제주 음료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일하다 숨진 이들은 모두 특성화고 졸업생과 현장 실습생이었다. 이 위원장은 “학교를 다니면서 12시간이 넘는 근무시간, 임금체불, 사내 따돌림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뉴스를 통해 접한 동료와 선후배의 죽음은 차원이 다른 두려움으로 다가왔다”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잠시뿐이었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를 통해 ‘노조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전국에서 30여명의 학생이 지난 1일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서로 얼굴조차 모르던 학생들은 광장에서 ‘억울한 죽음을 끝내자’는 팻말을 함께 들었다. 노조 출범 이후 현재까지 특성화고 졸업생 110여명이 가입했다. 대부분 올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살이다. 노조는 이달 중으로 조합원 토론회를 거쳐 하반기쯤 정부에 교섭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노동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와 처우 개선 대책 마련을 제안하고, ‘특성화고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 위원장은 “간단한 노동교육조차 하지 않고, 취업 현장으로만 내모는 특성화고의 현실은 1960년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변하지 않고 있다”며 “단순히 현장실습 기간만 줄일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노동 현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저임금위 첫 회의… ‘산입 범위’ 기싸움

    최저임금위 첫 회의… ‘산입 범위’ 기싸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제11대 최저임금위원회가 17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위원장은 공익위원 중 추천을 받아 전체 위원 중 과반수 출석 과반수 의결로 뽑는다. 류 위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사회경제학회 이사, 한국노동경제학회 이사 등을 역임한 고용노동 분야 전문가다. 위원회는 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결을 위한 전문위원회·운영위원회 구성 방안과 향후 심의 일정 등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촉박한 심의 기간을 감안해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노동자, 사용자, 근로감독관과의 집담회, 기업 방문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전문위원회에서는 최저임금 산출 시 참고가 되는 임금 수준과 비혼 단신 노동자 실태생계비(결혼하지 않은 근로자가 혼자 살 때 필요한 생계비) 등을 검토한다. 회의에 앞서 열린 위촉식에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최저임금 연착륙 상황, 고용·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저임금 노동자의 격차 해소를 통해 소득분배 상황이 단계적으로 개선되도록 합리적인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해 달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노동계는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와 함께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반면 경영계는 국회에서 산입범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다음달 29일까지 고용부 장관에게 심의안을 제출해야 하고, 고용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주52시간’ 기업 신규 채용 땐 1인당 월 100만원 지원

    ‘주52시간’ 기업 신규 채용 땐 1인당 월 100만원 지원

    300인 이상 기업에도 월60만원 재직자 임금보전 최대 3년으로 퇴직금 감소 땐 중간정산 가능 ‘노선버스업 탄력근로제’ 논란 노동계 “단축 무력화 조치” 반발 정부가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주 52시간제의 현장 안착을 위해 신규 채용 인건비와 재직자 임금 감소분을 지원한다. 정부는 17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노동시간 단축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이번 대책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력 부족, 재직자 임금감소 등이 우려되는 300인 미만 사업장의 부담을 줄이고 줄어든 노동시간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현행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 개편한다. 현재는 노동시간 단축 이후 신규 채용 시 1인당 월 40만~80만원을, 임금 보전 비용으로는 월 10만~40만원을 최대 2년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법정시행일보다 6개월 이상 먼저 노동시간을 줄인 300인 미만 사업장이 신규 채용을 하면 월 80만~100만원을 최대 3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재직자 임금 보전은 금액은 같지만 기간이 최대 3년으로 늘어난다. 다만 임금 보전 지원은 실제 임금 감소분의 80%까지다.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도 신규 채용 시 1인당 월 60만원을 최대 2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300~500인 사업장 가운데 제조업과 특례제외된 21개 업종의 경우 재직자 임금보전 명목으로 1인당 월 10만~40만원을 최대 2년간 지원받게 된다. 일자리 함께하기 지원금을 받더라도 청년 추가고용장려금 등 기존 대상별 고용장려금도 70%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고용부는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 확대 개편으로 2022년까지 47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5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의 10.6%(118만명)는 월평균 35만원의 임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대책의 경우 지원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이전 정책과 비교했을 때 지원 규모가 큰 차이가 없어 실질적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기존 노동자 인건비 지원 규모는 그대로인 데다 신규 채용 1명당 기존 노동자 10명의 임금만 보전하는 현행 체계가 그대로 유지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기존 제도에 생색내기 지원을 조금 더 한다고 신청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왕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재직자 임금보전 방안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이해되지만, 재정을 투입하는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대책 모니터링을 통해 세부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경영계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도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제도개선을 준비하기로 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늘리면 다른 근로일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정 기간(2주 또는 3개월)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 한도에 맞추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노선버스업에 활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자 노동계는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시키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경영계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시급한 개선을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나라 장시간 근로는 근로시간의 양으로 임금을 산정하는 임금체계에 근본 원인이 있다”며 “생산성 제고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의 충격을 최소화시키는 한편 직무와 성과에 기초한 임금체계 개편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소셜벤처·뿌리산업 키워 일자리 11만개

    정부가 2022년까지 민간 분야에서 일자리 11만개를 만들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소셜벤처, 뿌리산업 등 다소 소외됐던 부문의 일자리 창출 계획이 담겼다. 현장에서는 장기적 구조 개선 등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자리위원회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소셜벤처 및 혁신창업 활성화, 국토교통, 뿌리산업 등 민간분야 일자리 창출 방안을 의결했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대책이 실천되면 연말쯤 고용문제가 해결의 길로 가고 있다는 국민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벤처는 혁신적 기술이나 아이디어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뜻한다. 헤이그라운드 등 소셜벤처가 위치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를 소셜벤처밸리로 육성하고, 우수 소셜벤처에 1억원까지 지원하는 등 소셜벤처 창업 붐을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주조·금형·용접·표면처리·열처리 등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기업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뿌리산업 특화단지 중심으로 공정혁신과 노동환경 개선 등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 분야에서는 2022년까지 4700개 창업 공간 조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및 서비스 개선에 따른 공공기관 일자리 1만 3300개 창출, 시간선택제·탄력정원제 등을 활용한 일자리 나누기 확대(2400개) 등이 포함됐다. 한국노총은 “시간선택제와 탄력정원제는 일시적·초단시간 근무로 나쁜 결과만 초래하고 있다”며 “뿌리산업의 경우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과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구조 개선 없이는 중소기업 기피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병원노동자 70% “초과근무수당 못 받아”

    연장근로를 하는 병원노동자 10명 중 7명은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병원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 처해 있다”며 “특례업종을 폐지하고 간호인력을 늘리는 등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노련이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등 14개 병원의 조합원 13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2%는 ‘연장근무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2시간 정도의 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지만 전체의 68.2%는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호사의 경우 전체 983명 중 775명(78.8%)이 연장근무를 하고 있었다. 병원노동자들이 연장근무를 하는 이유는 ‘일상적인 업무 과다’(52.4%)가 가장 많았다. 근무시간 중 식사시간이 아예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21.0%에 달했고 20분 미만(35.7%), 40분 미만(20.5%) 순이었다. 우리나라 국민 1000명당 간호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5명)의 절반 수준인 3.5명이다. 간호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인 ‘태움’ 문화와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신규 간호사가 1년 이내 이직하는 비율은 33.9%에 달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230만 특수고용 상당수 자영업자 아닌 ‘노동자’

    [단독] 230만 특수고용 상당수 자영업자 아닌 ‘노동자’

    4대 보험 가입도 극히 드물어정부, 사회보험·노동삼권 추진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리운전기사, 보험설계사 등 현재 특수고용노동자(특고노동자)는 위장자영업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0만명으로 추산되는 특고노동자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위탁계약 등을 맺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돼 왔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시간 규제, 휴가·휴게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으며, 4대 보험 가운데 산재보험만 일부 직종(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9개 직종)이 가입할 수 있다. 또 노조 설립이나 단체교섭 요구, 쟁의행위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상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14일 한국노동연구원의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근로 실태 파악 및 법적 보호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택배기사·퀵서비스기사·화물기사·레미콘기사·덤프트럭기사·대리운전기사·보험설계사 등 7개 직종의 특고노동자는 91만 3435명으로 추산된다. 직종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특고노동자들은 계약을 맺은 업체에 종속돼 있는 경우가 많았고, 경제적인 부분도 노동자성이 인정될 정도로 높은 종속성을 보였다. 직종별 노동자성을 판단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 조사(1000명 대상)를 살펴보면, 1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노동자가 10명 중 7명(66.3%)으로 나타났다. 임금을 협의해 결정하는 경우는 14.8%에 그쳤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경우가 75.6%였다. 또 사측이 제시하는 업무를 자유롭게 거절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66.7%는 ‘거절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대법원 판례는 사용자가 업무의 내용, 근무 장소와 시간 등을 결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개별적으로 지휘·감독을 하는지,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는지, 노무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 유무와 정도 등을 노동자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근무 장소와 시간을 사측이 결정한다’는 응답이 62.4%에 달했고, ‘업무 과정에서 본사·지점장 등의 지시 및 감독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20.0%에 그쳤다. 반면 고용보험(3.4%), 국민연금(직장가입·6.6%), 건강보험(직장가입·7.7%)에 가입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보고서는 “특고노동자들은 자발적 보호 수단이 미약한 상태에서 계약관계에서 다양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위장자영업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며 “노동자 성격이 강해 자영업자로만 볼 수 없는 중간 영역의 노무제공자에 대해서는 유사노동자 개념을 도입해 사회보험을 적용하는 등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특고노동자를 노조법상 노동자로 인정해 노동 삼권을 부여하고 스스로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고용부는 이번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특고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 및 노동기본권 보장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초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한만큼 앞으로 직종별로 사회보험이나 노동기본권, 근로조건 등을 면밀히 조사해 향후 특고노동자 대책 마련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8년간 최저임금도 못 미쳐”…탠디 1300원 인상안 합의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두 한 켤레당 공임 인상과 소(小)사장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16일 동안 구두업체 탠디 본사를 점거 농성해 온 제화공들이 11일 사측과 합의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전 2시쯤 신발 밑창(저부)과 신발 윗부분(갑피)의 공임 단가를 각각 1300원 인상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일감 축소로 조합원을 차별하지 않고 소사장제 폐지를 결정하는 협의회를 상·하반기에 한 번씩 연다는 내용도 담겼다. 파업에 참여한 100여명의 제화공들은 오는 14일부터 전원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동안 탠디의 제화공들은 한 켤레에 30만원 정도인 구두를 만들면서 켤레당 공임을 6500~7000원 정도 받았다. 2011년 책정된 이후 8년 동안 제자리였던 공임 단가는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753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들은 탠디에 소속된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받은 사장이었기 때문에 회사와 교섭을 할 수 없었고, 연차 휴가·퇴직금 등도 받지 못했다. 탠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제화업체는 2000년대 초반 노동자 신분이던 제화공들을 개인 사업자로 만들어 회사 책임을 회피하는 ‘소사장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2월 서울고법은 탠디 노동자 9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이들이 노동자임을 인정하고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법원은 이들이 탠디와 도급 계약을 체결한 개인 사업자지만 사실상 탠디의 구두 제조 공정에 편입돼 있다고 봤다. ‘제품 기획 및 설계, 작업지시서 작성, 견본 제작, 재단 작업, 갑피 작업, 저부 작업, 검품 및 출고’ 순으로 이뤄지는 구두 제조 공정에서 노동자들이 맡은 작업은 탠디의 작업지시서 및 견본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탠디는 계약 조건을 바꾸지 않았고 공임 단가도 올리지 않았다. 이에 탠디 제화공들은 공임 인상과 소사장제 폐지 및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관악구의 본사 건물에서 점거 농성을 벌여 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저임금위원 27명 확정… 청년유니온·소상공인 포함

    내년 15%선 인상 vs 속도 조절론 주목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제11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7명이 확정되면서 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고용노동부는 전체 위원 27명 가운데 임기가 끝난 노동자·사용자위원 각 9명, 공익위원 8명 등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6명을 새로 위촉했다고 11일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익·노동자·사용자위원 각 9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오는 14일부터 향후 3년간 최저임금 심의·의결을 담당한다. 노동자·사용자위원은 양대 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노사 양측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구성된다. 노동자위원으로는 양대 노총을 포함해 비정규직과 청년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이 위촉됐다. 사용자위원으로는 경총, 중소기업중앙회를 포함해 권순종·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경숙 뷰티콜라겐 대표이사 등이 위촉됐다. 노사를 중재하고 타협안을 제시하는 등 최저임금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은 노동경제·노사관계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로 채워졌다.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김혜진 세종대 경영학부 부교수,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백학영 강원대 사회복지학과 부교수, 박은정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부교수 등 8명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위촉장을 받고 첫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공익위원 중 추천을 통해 선출하게 되고, 전체 위원 중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의결로 뽑힌다. 위원회는 다음달 29일까지 고용부 장관에게 심의안을 제출해야 하고, 고용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려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15% 정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올해 역대 최대 인상으로 소상공인, 영세상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속도 조절론’도 제기된다. 정기상여금 등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할지에 대한 국회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터라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올해부터 5월 10일은 ‘한부모 가족의 날’

    올해부터 5월 10일이 한부모 가족의 날로 지정된다. 여성가족부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한부모 가족 단체가 주최하는 기념행사와 정책 세미나가 열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가족 형태와 관계없이 동등하고 안전하게 자녀를 양육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한부모 가족 인권선언문을 낭독하고 한부모 가족 서포터스 발대식 등이 진행된다. 정책세미나에서는 전문가들이 한부모 가족 차별과 편견 실태를 살펴보고 부모의 혼인 여부에 따라 자녀의 신분을 구분하는 민법·가족관계등록법 등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한다. 또 미혼모, 한부모 가족 관련기관 종사자 등이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종합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12일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부모 가족 단체가 운영하는 상담 부스, 차별 경험 등을 발언하는 자유발언대 등 야외행사도 열린다. 한부모 가족의 날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예방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월 제정됐다. 태어난 가정에서 양육하는 것이 입양보다 우선이라는 의미를 담아 입양의 날(5월 11일) 하루 전날로 기념일을 정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한부모 가족은 154만 가구로 전체 가구 중 10.8%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가족 형태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유만으로 편견과 사회적 차별에 시달리고, 생계와 양육 부담도 크다. 여가부는 한부모 가족의 날 제정을 계기로 다양한 가족 형태에 포용적인 사회인식을 확산하고 관련 법과 제도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여전히 노동자 울리는 근로감독관 갑질

    여전히 노동자 울리는 근로감독관 갑질

    민원해도 “업무 많다” 감감무소식 신고 직장인 신원 사측에 넘기고 근로감독 날짜는 미리 회사 통보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 민원을 접수시키고 나서 6개월간 한 번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수도권의 한 사회복지법인에서 일했던 최모(62·여)씨는 지난해 9월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회사를 상대로 고용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최씨는 사건이 빨리 처리돼 조만간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최씨는 진정을 낸 지 3개월이 지나서야 지청에 나가 조사를 받았고, 올 2월에는 담당 근로감독관이 바뀌면서 뒤늦게 각하 처리 통보를 받았다. 최씨는 “반년 동안 고용부에 먼저 전화를 먼저 걸어야 (마지못해) 진행 상황을 알려 줬다”며 “진정을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최소한 민원인에게 ‘상황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정기적으로 알려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노동존중사회를 강조하고 있지만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고용부 근로감독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신고나 제보 접수 뒤 일터의 불합리한 점이 개선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게 예사다. 아예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을 때도 다반사다. 일부 근로감독관이 노골적으로 사용자 편을 들기 때문이다. 시민노동단체 ‘직장갑질119’가 8일 공개한 근로감독 갑질 사례를 살펴보면 최씨의 사례처럼 접수 사건 처리가 지연되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사업주와의 대면 조사가 미뤄지거나 이 때문에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잘못된 상황을 고치려 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합의를 강요하는 근로감독관도 있었다. 일부는 위반 사안을 신고하거나 근로감독을 청원한 직장인 정보를 회사에 넘겨주거나 근로감독 날짜를 사측에 통보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감독관이 미리 방문 일시를 알려 준 탓에 회사가 가짜 임금계약서를 만들고 직원들끼리도 말 맞추기를 종용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은 최근 넷마블을 고발한 노동자의 신원 정보를 회사에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부지구협의회는 “해당 자료를 근거로 넷마블은 노동자의 집 앞까지 찾아가 ‘주당 12시간 이상 일한 적이 없다’는 확인서를 받아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넷마블은 “직원들의 집을 찾아가거나 확인서를 요청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이날 문재인 정부 1년 주요 정책 설명회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근로감독관의 업무 과부하를 포함해 혁신 대책을 만들어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국 8개 대학·캠퍼스 35곳… 장학금 빵빵하고 평균 취업률 80% 넘어

    강서캠퍼스 외 모든 곳 학비 국비로 지원 한국폴리텍대학은 높은 취업률과 세밀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청년부터 경력단절여성, 퇴직자에게 각광받는 기술교육 기관이다. 하지만 전국에 8개 대학, 35곳에 달하는 캠퍼스는 모집 시기와 운영 과정이나 과목이 달라 자신이 지원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입학 희망자들도 있다. 폴리텍대학은 2006년 24개 기능대학과 21개 직업전문학교를 통합해 출범했다. 많은 기관이 합쳐진 만큼 전국 곳곳에 캠퍼스가 있어 헷갈릴 수 있지만, 대학은 권역별로Ⅰ~Ⅶ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이 외에 특성화대학까지 모두 8개 대학이 있다. 교육과정으로는 전문대와 같은 2년제 학위과정과 비학위 직업교육 과정이 운영된다. 학위과정의 경우 국책 대학 특성상 등록금은 올해 기준 평균 210만~250만원이다. 지난해 기준 재학생 1인당 장학금은 142만 7000원(폴리텍Ⅰ대학 기준)으로 등록금의 절반 이상이 장학금으로 주어진다. 2016년 바이오캠퍼스의 경우 92.6%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캠퍼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 평균 80% 이상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학위 과정은 다른 전문대학과 마찬가지로 매년 9~12월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 같은 권역 내에서 중복지원은 불가능하지만 다른 권역에 있는 캠퍼스라면 전국 어느 곳이나 지원이 가능하다. 고등학교 학생부 성적이 있어야 하며 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없어도 된다. 일반대학이나 다른 전문대학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비학위 과정은 별도 지원 조건 없이 기술교육을 원하는 만 15세 이상 미취업자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여성 재취업 과정이나 신중년 특화과정(만 50세 이상) 등은 나이나 성별 제한이 있다. 입학 희망자는 자신에게 맞는 과정과 학과를 찾아 통학이 편한 캠퍼스에 지원하면 된다. 비학위 과정은 전문기술과정(기능사 취득), 하이테크과정(2년제 또는 4년제 대학졸업(예정)자), 베이비부머과정 등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 강서캠퍼스를 제외한 전국 모든 캠퍼스가 기숙사를 제공하며 기숙사비를 비롯한 교육비, 실습재료비, 식비는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캠퍼스마다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은 폴리텍대학 홈페이지(www.kopo.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정을 발판으로, 기술을 무기 삼아… 인생 이모작 나선 5060

    열정을 발판으로, 기술을 무기 삼아… 인생 이모작 나선 5060

    지난해 기준 주된 일자리 퇴직자(55~64세)는 440만명이다. 2013년 383만명에서 57만명 늘어난 수치다. 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수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중장년층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완전한 은퇴를 희망하는 퇴직자는 찾아보기 드물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자 가운데 62.4%는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다만 일을 그만두고 재취업을 준비하는 실업자 10명 중 3명(29.2%)은 퇴사 이후 1년 넘게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들을 위한 하나의 돌파구로 마련된 한국폴리텍대학을 소개한다.“2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니 힘듭니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몇 번이나 다시 봐야 수업 내용이 이해되니까요. 그래도 기술을 배우고 나면 다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기네요.” 지난달 24일 인천 남구에 위치한 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에서 만난 김대규(53)씨는 복잡한 전기회로판을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김씨가 있던 교실에서는 50~60대 교육생 20여명이 전기회로를 연결하는 실습에 한창이었다. 회로가 정상적으로 연결된 이후 “삐삑” 하는 소리가 나면 자축하는 감탄사가 조용한 교실 안에 울려 퍼졌다.김씨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계 통신회사에서 근무했다. 희망퇴직 이후 부푼 꿈을 안고 자영업을 시작했지만 1년 만에 운영이 어려워졌다. 김씨는 다시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뒤 올해 폴리텍대학 스마트전기과에 지원했다. 교육과정을 들으며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시설관리 분야에 취직하면 나이와 관계없이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김씨는 “첫 수업 때만 해도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교육과정이 끝나는 6개월 뒤에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씨뿐 아니라 교실 안에서 수업을 듣는 교육생들은 강사의 말 한마디까지 모두 노트에 적을 정도로 열의에 찬 모습이었다. 신중년 과정 수업인 터라 모두 50대 이상인 이 반에는 23명의 교육생이 있다. 이들 가운데 18명은 지난 3월 치러진 전기기능사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인생에서 여러 번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한 경험이 있는 교육생들의 남다른 열정은 다른 교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수용접학과 신중년 과정에서는 50대 12명, 60대 13명, 70대 1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정창수(56)씨는 특수용접학과에서 성실하기로 유명하다. 오전 9시 수업시간 30분 전에 미리 도착해 장비를 챙기고, 실습도구를 가지런히 배치해 놓는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교단에서 역사과목을 가르치던 정씨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퇴직 이후 곧바로 폴리텍대학에 입학했다. 정씨는 “주변에서는 만류했지만 아직까지는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익환 남인천캠퍼스 교학처장은 “퇴직 이후에도 손에서 일을 놓을 수 없는 처지가 대부분”이라며 “다시 취업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도 다른 교육생들보다 더 열정적이고 간절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은퇴한 중장년층 고용 변화추이 패널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재취업한 중장년층은 2015년 2.8%로 2003년(1.5%)에 비해 늘었고, 은퇴하지 않고 취업한 중장년층도 72.3%로 2003년(60.5%)보다 급증했다. 반면 완전은퇴한 중장년층은 2003년 38.0%에서 2015년 24.9%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기술 교육 이후 실제 취업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다. 실제로 폴리텍대학 전체 직업훈련 과정(전체 교육생 4662명)의 취업률은 지난해 기준 75.3%지만, 만 45세 이상이 교육받는 베이비부머 과정의 취업률(교육생 1213명)은 57.0%다. 물론 2014년 베이비부머 과정의 취업률이 49.8%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마다 사정이 나아지는 추세다. 교육생들도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로 인해 취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특수용접학과에서 교육받고 있는 조성구(61)씨는 “용접의 경우 하루 12시간 근무, 한 달에 4일 휴무 등 노동시간이나 업무 강도가 세다 보니 나이가 있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냉혹한 현실에도 나이의 벽을 뚫고 재취업에 성공한 졸업생들은 인생 이모작을 꾸려 나가고 있다. 서울정수캠퍼스에서 화장품 상품기획개발과정을 수료한 선효님(54·여)씨는 입학 전까지만 해도 화장품 제조판매 관리자로 일했다. 결혼과 육아로 인해 10년 넘게 경력이 단절된 상태였던 터라 직장생활에 적응하기도 벅찼지만, 폴리텍대학에서 마케팅과 기획을 배웠다. 선씨는 지난해 다른 업체로 재취업하면서 화장품 제조판매뿐 아니라 상품기획까지 업무 영역을 확장했다. 또 불과 2년 전까지 자신이 교육받았던 서울정수캠퍼스에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선씨는 “다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조선 불황 목포·영암 ‘고용위기지역’ 지정

    조선 불황 목포·영암 ‘고용위기지역’ 지정

    조선업계의 장기 불황으로 타격을 받은 전남 목포와 영암이 고용위기지역에 지정됐다.고용노동부는 3일 고용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두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2009년 평택, 2013년 통영, 지난달 군산·울산 동구 등에 이어 역대 4번째이다. 영암군과 목포시는 지난달 조선업 불황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와 일자리 문제 등을 이유로 고용위기지역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용부는 “2016년 이후 지속된 조선업 불황이 직간접적으로 두 지역의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영암은 현대삼호중공업 등 지역 내 조선업체가 장기간 불황을 겪고 있어 고용위기지역 지정 정량 요건을 충족했다. 목포는 영암과 경제공동체라는 점이 인정됐다. 이들 두 곳에는 앞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과 같은 내용의 고용 지원 방안이 시행된다. 위기에 취약한 노동자의 생활안전망 확충과 맞춤형 재취업·훈련 참여기회 확대, 고용유지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방안이 시행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인사]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전보△투자정책관 이호준 ■부산대 △산학협력단 양산캠퍼스 산학협력본부장 김재호 ■코스닥협회 ◇부장대우 승진△연구정책본부 법제팀장 진성훈△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팀장 정의송△경영지원본부 홍보·IR팀장 노수찬◇차장대우 승진△회원서비스본부 회원업무팀장 신영재△회원서비스본부 회원지원팀 경미선△연구정책본부 경제팀 김변주 ■한국증권금융 ◇상무△신탁본부장 홍인기△영업부문장 이병렬 ■NH투자증권 ◇신규 선임△투자금융부장 이주현 ■소시에테제네랄은행 서울지점 ◇신규 선임△글로벌마켓코리아헤드 박태신 ■스포츠월드 △편집국 체육부장 권기범
  • “노동시간 단축, 청년 일자리와 이어 달라”

    “노동시간 단축, 청년 일자리와 이어 달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에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김 장관은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노동시간 단축 기업인 간담회에서 “장시간 노동관행을 개선해 노동자들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 청년들에게는 더 많은 일자리, 기업에는 생산성을 향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노동시간 단축이 더 많은 청년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협력업체들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경영상 애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납품단가 현실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오는 7월 1일부터 최대 노동시간을 주 68시간에서 주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21개 업종은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50~300인 미만은 2020년 1월 1일부터, 5~50인 미만은 2021년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노동시간 단축 간담회는 지난달 은행 업종 간담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하이닉스 등 300인 이상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준동 대한상의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기업도 법정 근로시간만 준수하면 된다는 소극적 자세가 아니라 장시간 근로 관행을 고쳐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생산성을 어떻게 높이고 불필요한 근로시간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해 왔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자원 재활용·대중음악 공헌 사회적기업 40곳 신규 인증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 40곳을 새로 인증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도입된 이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인증을 받아 활동하고 있는 기업은 모두 1937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에서 ‘새로운 일자리의 보고’로 사회적경제 활성화, 사회적기업을 꼽았다. 이번에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은 대중음악을 통한 사회공헌, 자원재활용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 중증장애인 및 도박중독자 일자리 제공, 공정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두팔로’는 다양한 대중음악 콘텐츠를 창작해 청년들에게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취약계층에는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사이클’은 버려지는 물건에 새로운 디자인을 더한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기업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발주내역과 다른 설계방식 공사… 권익위 “구청, 벌점 부과 취소를”

    지방자치단체의 발주내역서와 다른 설계방식으로 건물을 지은 건설업체에게 공사비 회수 외에 벌점까지 부과한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A업체가 제기한 과도한 벌점 관련 고충민원에 대해 “벌점까지 부과한 것은 과도한 것으로 이를 취소하라”고 해당 구청에 권고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A업체는 구청이 발주한 건축 공사를 시행하면서 구청으로부터 각각 다른 내용이 담긴 발주내역서와 설계도면을 받았다. 구청이 외부 용역을 통해 작성한 발주내역서에는 원형기둥을 사용하도록 돼 있었고, 설계도면에는 사각기둥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A업체는 설계도면에 따라 원형이 아닌 사각기둥으로 건물을 지었다. 구청은 발주내역서와 다르게 공사를 했다는 이유로 공사비를 회수하고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벌점을 부과했다. 이에 A업체는 지난해 11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설계도면을 살펴보면 벌점이 부과된 부분은 불필요한 공정”이라며 “또 법에서 정하고 있는 보완 시공이나 보수가 필요하지 않은 사안이라 벌점까지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르면 건설사업자가 벌점을 받으면 각종 입찰 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권석원 권익위 고충민원심의관은 “사실상 구청이 외부 용역을 맡긴 발주내역서가 잘못돼 발생한 문제”라면서 “업체의 존폐까지 좌우하는 벌점 부과는 명확한 법적 근거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턱받이 갑질’‘닭사료 갑질’… 약자들의 지옥이 된 일터

    ‘턱받이 갑질’‘닭사료 갑질’… 약자들의 지옥이 된 일터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공분을 사면서 일터에서의 갑질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직원을 노예처럼 부리거나 성폭력을 일삼는 직장 내 악성 갑질 사례가 공개됐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노동절 128주년인 1일 단체가 출범한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접수된 1만 5000여건의 제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갑질 사례 10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10대 갑질에 대한 전시와 가장 심각한 사례에 투표하는 행사도 진행됐다.●비정규직·여성·신입이 피해자 박점규 직장갑질119 스태프는 “제보받은 사례 중 단순 임금 상담이나 체불 등을 제외하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괴롭힘이나 노예처럼 부리는 사례 등을 공개한 것”이라며 “특히 심각한 사례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신입직원이 피해자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10대 갑질에는 식사시간에 신입 직원에게 자신의 턱받이를 해 달라고 강요한 사장(턱받이 갑질), 가족 여행을 간다며 직원에게 자신이 키우는 닭과 개의 사료를 주라고 지시한 사장(닭사료 갑질) 등 직원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사장이나 직장 상사의 사례가 많았다. 중소병원 행정부장은 비정규직인 청소노동자에게 자신의 집까지 청소하라고 지시하기도 했고, 공공기관장은 직원에게 개인운동 트레이너 역할을 맡기고 운동 후 마사지를 강요하기도 했다. 또 직장 상사가 영어 과외나 논문 대필을 강요하거나 자녀 결혼식에 동원을 지시한 사례도 있었다. ●국회는 ‘갑질방지법’ 방치 위계와 권력을 이용해 여성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성폭력도 심각했다.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노동자가 생리휴가를 사용하면 생리대를 검사했고, 성폭력에 저항하는 직원에게 ‘아빠라고 생각하라’는 방송업계 제작사 대표도 있었다. 징계나 재교육도 인격을 말살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수도권의 한 버스회사에서는 사고를 낸 버스기사들에게 사고 내용이 적힌 종이를 목에 건 채 교육(개목걸이 갑질)을 받도록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90일 이내 퇴사하면 하루에 15만원씩 차감하는 택배기사들을 뜻하는 ‘노비계약’, 선임 간호사가 후배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인 ‘간호사 태움 문화’도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꼽혔다. 직장갑질119는 “조현민의 폭언, 이명희의 폭력은 대한항공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직장은 지옥으로 변했고, 국회는 여전히 갑질방지법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재능기부로 100명 용접공 키운 홍종철씨

    재능기부로 100명 용접공 키운 홍종철씨

    자신의 재능을 무료로 기부해 100명이 넘는 용접공들을 탄생시킨 35년 베테랑 용접공 홍종철(58)씨가 1일 노동절을 맞아 정부 포상을 받았다.고용노동부는 30일 서울 구로구 쉐라톤 디큐브시티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2018년 근로자의 날 정부 포상 시상식을 열고 홍씨를 포함해 205명에게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을 수여했다.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홍씨는 국내외 현장에서 용접공으로 근무하면서 용접기능장, 지게차기능사 등 6개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한국바스프 여수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홍씨는 1996년부터 실직가장 및 청년 구직자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사재를 털어 무료로 ‘용접·배관 기술나눔터’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동안 기술나눔터에서 교육받은 700여명 가운데 100여명은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홍씨는 2009년부터는 개인 돈으로 설립한 ‘제일장학회’를 통해 매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10∼20명에게 200만∼400만원의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홍씨는 “가진 것이 손재주뿐이라 하나라도 나눌 수 있다면 계속해서 이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탑산업훈장은 박배옥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과 정광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처장이 수상했다. 권익형 현대자동차 대구서비스센터 수석기사, 지유선 쌍용양회공업 영월공장 기장, 권동섭 LG디스플레이 노조 위원장, 서영기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의장은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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