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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랑구, 전 직원 대상 ‘장애인식개선교육’ 개최

    서울 중랑구는 오는 9일 구청 대강당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18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직원들부터 장애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다. 서동운 서울특별시 장애인인권센터장이 장애유형별 특성, 장애인 차별 예방, 공무원이 알아야할 인권 지침, 인권침해 및 차별사례 등에 대한 강연을 하게 된다. 중랑구는 등록장애인이 2만 여명으로, 지역 전체 인구 41만 명 중 약 5%를 차지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다른 자치구에 비해 장애인 비율이 높은 특성을 감안해 장애인에 대한 복지 확대·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장애인복지과를 신설했고, 이달 중 ‘장애인 일자리 창출 정책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류 구청장은 “취업 취약계층인 장애인이 직장 내에서 차별 없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강서, 뚝심으로 LG 유치… 마곡 ‘한국판 실리콘밸리’ 변신

    강서, 뚝심으로 LG 유치… 마곡 ‘한국판 실리콘밸리’ 변신

    서울 도심과 13㎞ 거리에 있으며,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수도권 광역교통망과 직결된 서울 서남부 관문 지역.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강서구 마곡지구는 서울의 마지막 미개발지로 남아 있던 곳이다. 논과 밭을 볼 수 있었으며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지하철이 서지 않았다. 마곡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주거단지와 산업·업무단지가 들어선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임시개장한 서울식물원은 열흘 만에 3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찾았다. 마곡지구가 현재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마곡지구를 담당한 강서구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노현송 강서구청장은 민선 2기 구청장 시절 마곡지구 개발을 주도했다. 당시 시정개발연구원을 통해 마곡지구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 구청장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나서도 마곡지구 개발 방향과 당위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가 민선 5기 구청장에 취임하자 마곡지구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마곡지구의 핵심은 ‘산업단지’다. 2009년 첫 삽을 뜬 마곡산업단지는 첨단 연구개발(R&D) 중심의 산업·업무 거점으로 계획됐다. 현재는 기반 시설 공사가 대부분 완료됐다. LG, 코오롱 등 대기업의 신사옥이 지난 4월부터 문을 열었다.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미래를 이끌어 갈 R&D 기지로 ‘마곡산업단지’를 택한 것은 서남부의 관문에 있는 데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마곡지구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거듭나는 데는 강서구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마곡지구 개발의 성패를 좌우했던 LG그룹 유치는 노 구청장의 끈질긴 중재가 도움이 됐다. 서울시와 LG그룹의 입장 차로 투자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당시 노 구청장은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 설득했다. 동분서주 끝에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아내 LG사이언스파크를 유치했다. 현재 LG는 마곡지구 17만㎡(약 5만 3000평) 용지에 사이언스파크를 짓고 입주했다. 미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모든 인재와 장비를 마곡지구에 모아 놓은 셈이다. LG그룹이 모두 4조원을 투자한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산업단지에는 앞으로 2~3년 내 모두 148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노 구청장은 “마곡지구는 첨단산업연구단지, 국제업무단지, 주거지역과 공원이 어우러진 최첨단 친환경 녹색도시를 지향한다. 강서구의 미래가 달렸다”고 말했다. 마곡지구 개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07년 서울시가 워터프런트(수변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큰 위기가 찾아왔다. 서울시는 당초 마곡지구 동쪽 한강변 79만 1000㎡를 한강으로 이어지는 수로와 요트선착장 등을 갖춘 수변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2012년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었다. 사업비만 1조원이 쓰일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강서구는 민선 5기 출범 직후 사업의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본 결과 문제점을 발견했다. 강서구는 워터프런트 사업에 반대했다. 한강물을 끌어와 가두면서 환경오염과 폭우 시 자연재해까지 우려됐기 때문이다. 강서구는 구민과 전문가 의견을 모아 사업을 합리적으로 재검토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줄 것을 서울시에 건의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사업의 백지화를 발표했고 강서구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서울시를 설득했다. 워터프런트 사업 대신 지금의 서울식물원을 건립하는 계획이 세워졌다. 서울식물원은 지난달 임시개장하자마자 시민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마곡지구 개발을 주도한 노 구청장에게 구민들은 3선의 영예를 안겨 줬다. 하지만 노 구청장은 “마곡지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강서구는 지난달 23일 마곡산업단지 활성화 및 일자리창출을 위한 민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12개 민관 기관들은 마곡산업단지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협력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지역사회에 긍정적으로 미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노 구청장은 “강서구민이 우선 채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업무협약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마곡지구 개발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게 하려는 조치다. 강서구는 지난 4월에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LG CNS와 ‘마곡지구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른 기관들과의 유기적인 협조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강서구는 기존의 지역 구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균형 발전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노 구청장은 “고도제한 완화, 수도권 서부광역철도 건설, 지역 간 균형발전 등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식물원·공원 결합 서울 최초 보타닉파크

    식물원·공원 결합 서울 최초 보타닉파크

    지난달 11일 임시개방한 서울식물원은 열흘 만에 3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찾아 강서구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대형 공원이 없었던 서울 서남권지역에 식물원이 생기면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식물원을 찾은 김현수(34)씨는 “평소 볼 수 없었던 신기한 식물들을 볼 수 있다”며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앞으로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서구 마곡첨단산업단지 한가운데에 있는 식물원은 여의도공원의 2배가 넘는 크기다. 식물원과 공원을 결합한 서울 최초의 보타닉 공원으로 일상 속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공원’과 식물을 전시하고 교육하는 ‘식물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곳이다. 식물원은 지하철역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지하철로 강남(신논현역)에서 3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40분 정도 걸린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을 빠져나오면 식물원임을 알리는 잔디마당이 펼쳐진다. 식물원의 공간은 호수원, 습지원, 열린 숲, 주제원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열대림과 함께 지중해 기후를 재현해 놓은 온실 정원, 8가지 주제로 꾸민 야외 정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식물원 길을 걷다 보면 열대, 사막, 지중해의 이국적인 식물을 만날 수 있고 수중 분수와 온실 정원 내 인공폭포에서는 인증샷 행렬이 이어진다. 이원영 서울식물원장은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부족한 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식물원은 내년 5월 정식 개원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거미줄 같은 통신선 다 어디 갔지” 금천, 공중선 정비 시범사업 종료

    “거미줄 같은 통신선 다 어디 갔지” 금천, 공중선 정비 시범사업 종료

    서울 금천구는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공중선 정비 시범사업을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공중선 정비 사업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차량 이동과 주거 안전에 불편을 초래하는 통신선, 전선 등을 하나로 묶거나 폐선을 철거해 정비한다.금천구는 건물 외벽에 통합 분배함을 설치해 가구별 옥외회선 등 난립된 공중선을 한곳에 모아 정비했다. 전국 최초로 시도된 방식으로, 지난해 7월 금천구 민관 협치 의제 발굴을 통해 추진된 지역사회 혁신 주요의제 사업이기도 하다. 구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등과 함께 현장실사, 지역 내 대표적인 저층 주택밀집지역인 독산동 소재 빌라 2곳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공중선을 정비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거미줄처럼 난립한 공중선을 정비하고 건물 미관을 개선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청각 약자들의 귀가 되어 준 구로

    청각 약자들의 귀가 되어 준 구로

    서울 구로구가 청각 장애인이나 노인성 난청 등 청각 약자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 보급에 나선다. 구로구는 청각 약자의 생활을 돕는 넥밴드형 웨어러블 기기를 보급한다고 6일 밝혔다.구로구는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착한 상상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청각 약자들을 돕겠다는 취지로 공모안을 마련했고, 이후 웨어러블 기기 기술력을 가진 IT 디바이스 스타트업 유퍼스트, 한국정보화진흥원 등과 함께 계획을 수립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웨어러블 기기는 자동차 경적이나 화재경보기, 초인종 소리 등의 고음이 발생하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진동으로 알려준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주변의 위험 요소 등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원활한 사회생활을 돕는다. 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개인별 상황에 따른 맞춤형 설정도 가능하다. 구로구는 최근 웨어러블 기기 40대를 지역에 있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시범적으로 보급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안전, 복지, 교육, 환경 등 구정 전반에 걸쳐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할 수 있도록 스마트 행정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영등포 밀가루 공장, 82년만에 문화 공장으로

    영등포 밀가루 공장, 82년만에 문화 공장으로

    1936년 문을 연 뒤 82년간 서울 영등포역의 터줏대감이었던 밀가루 공장이 문화 공장으로 다시 태어난다.서울시는 1만 8963㎡(약 5700평) 규모의 문래동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도시재생 구상안을 6일 발표했다. 대선제분이 2013년 시설을 충남 아산으로 이전하고 나서 멈춰 있던 이 공장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당시 원형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 시는 공장의 상징적 시설물인 원통형 사일로(곡물 저장창고)와 대형창고 등 기존 건물을 최대한 유지·활용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할 예정이다. 우선 전체 23개 동 가운데 14개 동을 카페, 레스토랑, 상점, 역사박물관 등으로 만든다. 1936년 지어진 정미공장은 기획 전시장으로, 창고는 창업지원 공간과 공유사무실로 활용된다. 사무동은 제분 산업을 중심으로 서울 근·현대산업 역사를 기록하는 전시관으로 쓴다. 대형창고 건물에는 레스토랑과 갤러리 카페가 들어설 계획이다. 광장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행사와 문래동 예술인과 기술 장인이 참여하는 플리마켓, 공연이 열리게 된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 최초의 ‘민간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이다. 대선제분 창업주 손자인 박상정 대표가 운영하는 아르고스가 사업비 전액을 부담해 재생계획 수립부터 리모델링, 준공 후 운영까지 맡는다. 시는 최소한의 도시재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보행·가로환경 등 주변 기반시설을 정비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이 산업화 유산의 원형을 살리고 문화의 가치를 덧입힌 서울시의 또 다른 도시재생 아이콘이자 문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 영등포구, 자체 감사활동평가 ‘최고등급’

    서울 영등포구, 자체 감사활동평가 ‘최고등급’

    서울 영등포구가 최근 감사원에서 실시한 2018년 자체감사활동 감사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자체감사활동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기관의 자체감사활동을 심사해 자체감사의 개선·발전을 유도하고 국가 전체의 감사역량을 높이기 위해 매년 시행된다. 이번 평가는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총 213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조직 및 인력운영, 감사활동, 감사성과, 사후관리 등 4개 분야 27개 심사지표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A등급 15%, B등급 35%, C등급 45%, D등급 5%로 등급을 분류했다. 영등포구는 인구 30만 명 이상 전국 40개 기초자치단체 그룹에서 지난해보다 한 등급 상승한 A등급(최고등급)을 받았다. 구 자체의 감사에 대한 독립성·전문성·공정성 등을 인정받은 것이다. 구는 지난 2016년부터 감사·조사분야 전문관을 운영해 자체 감사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 또 감사계획·감사시행·사후관리까지 체계적인 감사시스템을 구축하고, 외부 민간 전문가의 감사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투명성과 공정성 향상에도 주력해 왔다. 특히 자체감사활동 업무 매뉴얼 제작·활용, 감사만족도 조사, 적극 행정 면책제도 자체 기준 운영, 안전·채용 등 주요사업의 예방적 일상 감사 강화 등 내실 있고 실질적인 자체 감사를 해왔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전 직원의 노력으로 이번 감사원 평가에서 최고등급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구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감사행정을 통해 ‘청렴 영등포’ 구현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현장 행정] 詩 읽는 백발 여중생, 맘 읽은 ‘교장 구청장’

    [현장 행정] 詩 읽는 백발 여중생, 맘 읽은 ‘교장 구청장’

    문맹·졸업 못 한 어르신들 93명 ‘열공’ 교육 과정 마치면 초·중등 학력 인정 “만학의 꿈 이뤄줘 고마워” 눈물바다“70살 흰머리 여중생. 설레는 이 마음을 누가 알까요.” 서울 영등포 늘푸름학교 학생 이문선 할머니가 자작시를 읽기 시작하자 옆자리에 서 있던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눈시울을 붉혔다. A4용지 2장 분량의 시를 다 읽은 이 할머니는 “배우지 못하고 살아오면서 학교를 꼭 한 번은 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며 “제 평생 꿈을 이뤄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이 할머니의 발언이 끝나자 “취임하고 나서 한 번도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지난 1일 영등포구청 별관 평생학습센터에서는 특별한 시낭송 대회가 열렸다. 영등포구가 운영하는 늘푸름학교 학생 50여명이 참가한 시낭송 대회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교실을 가득 메웠다. 글을 모르거나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구민들이 수업을 듣는 늘푸름학교에는 초등학력 64명, 중등학력 29명 등 모두 93명이 재학 중이다. 채 구청장이 늘푸름학교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채 구청장은 지난달 10~11일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갈 때 일일이 인사하며 배웅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이날 교실을 찾은 채 구청장을 교장선생님이라 부르며 반겼다. 이동숙 할머니는 “늦깎이 학생이지만 초등과정을 다 배우고 나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며 “시간을 거꾸로 되돌릴 순 없지만 저처럼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 이런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오늘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들었다”며 “어머님, 아버님의 삶이 녹아 있는 내용이라 더 가슴에 와닿았다”고 화답했다. 늘푸름학교는 2015년 10월 서울시 최초로 초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문해교육 기관으로 지정됐다. 단순히 한글을 깨우치거나 기초 지식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면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영등포구는 현재 초등과정 1~3단계, 중학과정 1단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학력이 인정되지는 않지만 중학과정으로 연착륙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인 ‘은빛생각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학교가 생긴 2015년 이후 매년 입학생이 늘어나는 데다 어르신들의 참여도가 높아 내년부터는 중학과정 2단계를 신설할 예정이다. 채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배움은 물론 건강과 복지까지 세세하게 챙기도록 하겠다”며 “늘푸름학교 교육이 재미있고 알차게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온 마을에 온기 나눔… 강서의 겨울은 따뜻하겠네

    온 마을에 온기 나눔… 강서의 겨울은 따뜻하겠네

    서울 강서구는 올겨울 추위를 대비해 ‘온(溫) 마을에 온(溫)기 나눔 사업’을 펼친다고 5일 밝혔다. 강서구는 화곡본동 희망드림단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기부로 마련한 전기장판을 이날부터 전달했다.강서구는 평소 취약계층의 상담 및 사례관리 활동을 펼치는 동 복지플래너를 통해 대상 가구를 발굴하고, 동네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아는 복지통장과 희망드림단 추천을 받아 120가구를 선정했다. 구와 함께 사업을 기획한 한미순 희망드림단장은 “오래된 주택은 한파에 취약해 다가올 겨울을 걱정하는 이웃들을 만나 뵈면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희망드림단은 어르신을 일일이 방문해 전기장판의 설치와 함께 사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겨울나기가 힘든 주민들이 보다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실 수 있도록 작은 부분까지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 금천구, 가을철 산불예방 비상체제 돌입

    서울 금천구, 가을철 산불예방 비상체제 돌입

    서울 금천구는 산불 취약시기를 맞아 다음달 15일까지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한다고 5일 밝혔다. 금천구는 관악산의 한 줄기인 호암산이 지역 내 있어 산림 면적(294㏊)이 전체 구 면적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산불 발생 즉시 현장에 투입할 초동진화인력 78명, 보조진화대 389명을 편성하고 인접 소방서, 자치구 등과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주요 등산로에는 진화용 삽, 등짐펌프 등 산불진화장비를 비치하기도 했다. 아울러 산불전문예방진화대(산불감시원)를 채용해 현장순찰을 강화하고, 단속공무원을 투입해 산림 내 불법행위자, 취사행위자, 화기물질 소지자, 흡연자 등에 대한 계도와 단속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의정 포커스] “전문성 강화로 의회 위상 높일 것”

    [의정 포커스] “전문성 강화로 의회 위상 높일 것”

    “경쟁자가 없는 조직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집행부가 잘못한 점은 비판하고, 강서구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습니다.”제8대 강서구의회 전반기를 이끌어 갈 김병진(더불어민주당) 의장은 지난 1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집행부(구청)와의 협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재 강서구의회는 민주당 14명, 자유한국당 8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됐다. 김 의장은 “구청장과 같은 당이라는 이유만으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민으로서 잘하는 것은 칭찬하고 잘못할 때는 과감하게 비판하고 대안도 제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의회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의회, 신뢰받는 의회’를 강조했다. 강서구의회는 지방선거 직후인 7월 초 별다른 충돌 없이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김 의장은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에 선출됐다. 김 의장은 제5대 강서구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이번 민선 7기 지방선거(제8대 강서구의회 의원)까지 10년 넘게 지역사회에서 의정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김 의장은 “만장일치로 선출된 데 대해 굉장히 감사드리고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면서 “신뢰받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쏟겠다”고 말했다. 구의회는 기존의 운영위원회, 행정재무위원회, 복지건설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4개로 늘렸다. 전문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복지건설위원회를 보건복지위원회와 도시건설위원회로 나눴다. 원 구성에 이어 7월 초부터 현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의원학습모임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역량 강화를 위한 움직임도 빠르다. 김 의장은 “의회의 수준과 위상은 의원의 역량에 달렸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의원학습모임, 세미나, 의정 활동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는 김포공항이 있어 발생하는 공항 고도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과 서울시 중장기 사업에도 포함된 서부광역철도를 꼽았다. 아울러 마곡지구에 대해서는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인 서남물재생센터를 이전하지 않고는 완전한 마곡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재생센터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나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구로 위기가정 통합지원센터 개소

    서울 구로구는 폭력·학대·방임 등 위험에 노출된 위기가정을 찾아내고 돌봄체계를 구축하는 ‘위기가정 통합지원센터’를 개소했다고 1일 밝혔다. 위기가정 통합지원센터는 구로구의 통합사례관리지원 시스템을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개별 가구의 문제를 맞춤형으로 해결하게 된다. 지원센터는 구청 복지정책과 내에 마련되고, 구청 공무원과 통합사례관리사 8명, 구로경찰서의 학대예방경찰관 1명, 서울시 지원 상담원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112(경찰), 117(학교폭력) 신고를 통해 학대예방경찰관이 위기가구를 발굴하면 구청과 자료를 공유한다. 상담원은 전화로 초기 상담을 하고, 통합사례관리사는 개별 가정에 맞춰 전문가 개입, 복지플래너 연계, 전문기관 연계 등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각 기관의 업무를 하나로 통합해 위기가구 발굴과 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내일 17m 암벽 타기 도전하세요

    내일 17m 암벽 타기 도전하세요

    서울 중랑구가 오는 3일 용마폭포공원에서 스포츠클라이밍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용마폭포공원은 중랑스포츠클라이밍 경기장과 51.4m의 동양 최대 인공 폭포, 도서관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춘 중랑구의 명소다. 특히 2015년에 준공된 클라이밍 경기장은 폭 30m, 높이 17m의 국제 공인 규격 인공암벽장으로, 현재 국가대표 선수들의 연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랑구는 스포츠클라이밍 체험과 동시에 용마폭포공원과 용마산 둘레길을 알리고자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 스포츠클라이밍 경기는 중등부·고등부·일반부로 나눠 진행된다. 경기와는 별도로 체험도 가능하다.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전문가 도움을 받아 인공암벽 체험등반을 할 수 있다. 난이도가 낮은 이동형 암벽장비를 추가로 설치해 초등학생도 클라이밍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무료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앞으로 온 가족이 함께 클라이밍 체험을 즐기고,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중랑구의 대표 축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사심 없는 소통 투어… 회색도시 지우고 ‘탁 트인 영등포’ 만든다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사심 없는 소통 투어… 회색도시 지우고 ‘탁 트인 영등포’ 만든다

    “영등포가 제대로 바뀌었다. 저 사람이 사심 없이 일했다. 그런 말을 듣고 싶습니다.”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1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민선 7기 임기 막바지에 그런 평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탁 트인 영등포’를 구정 목표로 삼은 채 구청장은 주민과 직원들을 날마다 만나며 소통을 거듭했다. 그에게 영등포 발전의 밑그림을 들었다.→초선 구청장으로서 100일 동안 일해 본 소회는. -영등포 미래 100년 초석을 놓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직원, 주민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현장과 정책은 혼연일치가 돼야 하고, 제 생각만으로 영등포의 미래를 그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화통한 스쿨데이, 원탁토론 등을 통해 주민을 만났고,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을 체감했다. →실제로 구청장 업무를 해 보니 외부에서 바라보던 것과 어떤 차이가 있나. -국회 보좌관 생활을 하면서부터 줄곧 영등포구민이었다. 이후 청와대와 서울시에서 근무하면서도 가족이 사는 영등포라는 지역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 왔다. 하지만 구청장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고민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책임지는 자리에 온 만큼 지역의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청와대와 서울시에서 근무하면서 터득한 소통과 협치를 영등포에서 구현하겠다는 생각에는 많은 분이 호응과 공감을 보내 주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영등포 신문고, 영등포 1번가 등 다양한 소통 창구가 눈에 띈다. -구정은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운영돼야 한다.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18개 동을 직접 찾아가 지역 현안을 듣고 해결하는 소통 투어를 했다. 이전에는 구민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구청장한테 말할 수 있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없었다. 영등포 1번가는 문재인 정부 초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운영했던 국민 참여 공간인 광화문 1번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등포 1번가’에는 현재까지 3964건의 정책 제안이 접수됐다. 접수 내용은 쓰레기, 주차 문제 등 주민 민원부터 교육, 일자리,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정책 제안까지 다양하다. 10월 1일부터는 구민 1000명이 제안하는 현안에 직접 답변하는 영등포 신문고를 개설했다. 영등포 신문고에는 47건의 구민 제안이 접수됐고, 이 중 영등포역 주변 노점상 문제 개선과 신길도서관 조기 착공 요구 등 2건에는 이미 1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조만간 주민들 앞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00일 동안 주민과의 만남을 바탕으로 ‘탁 트인 영등포’를 구정 목표로 삼았는데. -그렇다. 10월 15일 영등포구의 분야별 목표로 ‘꿈이 실현되는 교육도시’, ‘조화로운 성장 경제도시’, ‘쾌적한 주거 안심도시’, ‘더불어 잘사는 복지도시’, ‘소통과 협치의 민주도시’를 제시했다. 교육, 주거환경, 4차산업, 일자리, 문화, 사회적경제 등 중요 정책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우선 주거환경이 개선돼야 아이들 키우기 좋은 곳이 되고 주변 상권도 살아난다. 지금의 영등포는 회색도시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제 변화를 시작할 때라고 생각한다.→최대 중점 현안도 주거환경 개선을 꼽았다. -주거환경 정책의 핵심은 낡은 주거환경, 재건축, 도시재생 등 하드웨어 부분과 쓰레기, 주차 등 생활민원 부분 개선이다. 살고 싶은 영등포를 만드는 기본이 쾌적한 주거환경이라고 본다. 매주 청소 현장에 나가 고질적인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눈으로 보고 느끼고 있다. 주차 문제와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클린하우스 설치, 쓰레기 무단투기 다발 지역에 조화 또는 화단 설치, 무선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주차공간 공유 서비스와 같은 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영등포 고가차도 철거도 주요 사업 중 하나인데. -1970년대 만들어진 영등포 고가차도를 철거하는 것도 주거환경 개선과 관련이 있다. 고가를 철거한 이후에는 평면교차로 방식으로 전환하고, 영등포를 상징하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타임스퀘어와 영중로 일대도 보행자 친화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노점상도 거리가게 허가제로 전환하고, 하반기쯤 이를 위한 디자인 심의와 주민 설명회를 연다. →이 밖에도 ‘탁 트인 영등포’를 위해 집중해야 할 분야가 있다면. -교육 문제다. 취임 이후 무엇보다 교육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매주 화요일 초중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지역 내 학부모 150명과 원탁토론을 진행했다. 아이들에게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전국 최초로 지역 내 모든 초중고 통학로를 금연거리로 지정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영등포구를 떠나지 않고 초중고교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다녔으면 한다. 새로운 영등포는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직원들과 함께 노력해 구민들이 최고의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생계·의료·주거급여 차별받는 청춘들… 어른이면 청년을 품어라

    생계·의료·주거급여 차별받는 청춘들… 어른이면 청년을 품어라

    노인 빈곤·저출산 직결되는 청년 빈곤… 청년·기성세대·전문가 한자리에 모이다 청년 빈곤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의 독립이 늦어지면, 그 짐은 부모 세대로 고스란히 전가된다. 지난해 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 인구 14% 이상)로 진입한 상황에서 ‘가난의 대올림’은 노인 빈곤의 확산을 가속화하는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저출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불안한 일자리와 월세에 허덕이는 청년들은 이미 연애와 결혼, 출산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합계출산율은 0.97명을 기록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우리나라 저출산의 원인과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출산율이 1.05명으로 유지될 때 2060년 국내총생산(GDP)은 3.3~5.0% 감소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앞면과 뒷면의 구분이 무의미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청년 빈곤은 노인 빈곤과 저출산으로 직결되고 결국 우리 사회의 활력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서울신문은 지난달 19일 광화문 본사에서 기현주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장,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과 함께 대담을 진행했다. 청년은 일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거급여 등 주요 복지 대상에서 차별받고 있는데, 이 지점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청년 빈곤 →우리 사회 청년 빈곤의 특징은 무엇인가. -김 위원장 청년 빈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게 문제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보면 청년은 빈곤하지 않다. 단지 소득 빈곤으로 청년 빈곤을 얘기할 수 없다. 기성세대가 열심히 일해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불가능하다. 심리적 빈곤도 논의돼야 한다. 소득이 낮고, 저학력 청년일수록 사회적 관계 단절이 쉽다. 문화자본과 관계자본 등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소득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청년 세대 내에서도 빈곤 청년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의욕이 상실되며 빈곤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최 소장 과거가 성장시대였다면 지금은 성장이 거의 멈췄다. 청년 빈곤은 과거와 양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과거엔 열심히 일하면 월세, 전세, 자가로 한 걸음씩 상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거 사다리가 끊겼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부터 그랬다. 그때 가난한 청년은 지금 가난한 중년이 됐고, 그들의 자녀가 지금의 20대다. 지금의 중년들이 자녀를 도와줄 여력이 없다. 오랜 시간 누적된 빈곤의 결과다. 문제는 다른 아동, 노인 빈곤과 달리 청년은 가정의 책임으로 여전히 두고 있다. 사회는 바뀌는데 기성세대 인식이 바뀌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다.-기 센터장 청년 빈곤을 해석할 때 다차원이라는 키워드가 제일 중요하다. 소득 부족에서 발생하는 박탈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서울시 청년수당을 시작할 때 ‘청년에게 시간을 드립니다’라는 키워드를 사용했다. 청년들은 시간 빈곤을 느꼈고,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이 없었다. 시간 빈곤에 처한 청년은 사회적 관계에 쏟을 여력이 없었다. 인적 자본도 굉장히 줄고, 자신의 선택지도 줄 수밖에 없었다. 악순환이 발생하는 구조다. 일본에도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발생한 이후 최근 청년 나이를 40세로 본다. 우리 사회도 그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주거 빈곤 →가난한 청년이 독립해 처음 마주하는 건 주거 빈곤이다. 해결책이 있을까. -최 소장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1960년대 산업화 시대에 공장과 대학을 늘리면서 청년 주거 문제는 신경을 안 썼다. 미국 등 선진국은 대학을 만들면 기숙사는 의무로 지어야 한다. 주거 문제를 학생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의무가 없다. 주거 문제의 책임을 중앙정부와 지자체만 지면 안 된다. 대학과 기업 모두 나눠서 져야 한다. 교육부가 대학평가를 할 때 기숙사 수용률도 평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원, 구청장들도 나서야 한다. 청년 주거 지원 대상도 잘못됐다.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신혼부부가 주요 대상인데, 이미 자기 집을 소유한 이들이 44.7%(2017년 주거실태조사·청년가구 19.2%)다. 전체 가구의 자가 점유율이 57.7%인 것을 고려하면 10% 올려 주려고 국가가 힘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또 고시원 사는 청년 지원책은 거의 없다. 주거급여도 이달부터 부양의무제가 폐지돼 본인이 가난하면 주거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청년은 대상이 아니다. 부모가 수급자면 독립한 청년은 수급 대상이 아니다. 청년은 주거 문제에서만큼은 사회적 왕따를 당하고 있다. -김 위원장 주거 빈곤 당사자로서 서울 와서 8년간 다섯 번 이사했다. 지금도 5평 원룸에 산다. 그런데 청년 주거 정책은 전혀 나아지지 않은 걸 체감한다. 서울에서 안정된 공간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노동에 근로기준법이 있듯 주거에도 최저주거선에 대한 법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기 센터장 서울시가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을 추진하다가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면에는 집값 문제가 있다. 청년들만 집단으로 살면 시끄러워서 주변 집값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주택 공급에서 청년만 따로 분리하면 안 된다. 청년, 노인, 장애인 분리하지 말고 통 합해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특정 세대만 공격받는다. 주거수당을 (일정 기준을 적용한) 급여 말고 전면적으로 도입했으면 좋겠다. 서울시가 청년을 대상으로 전세자금대출을 고민하고 있는데, 주택 공급 물량도 늘려야 월세 상승을 낮출 수 있다. -최 소장 전·월세 상한제가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 특히 서울은 시급하다. 뉴욕도 민간임대주택의 3분의2가 상한제 규제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중심으로 주거 정책이 결정되는데, 지자체에도 정책의 권한을 줘야 한다. 서울시장에게 서울의 전·월세 임대료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 공공임대주택과 주거급여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임대시장 규제는 선진국에선 상식이다. #청년 실업 →청년실업이 문제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기 센터장 일자리의 질과 조직, 문화 모두 중요하다. 여성 청년은 성적 불평등을 겪을 때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6개월간 청년수당을 받는 청년들은 진로를 탐색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일자리 결정에서 자기결정권이 높아지면 청년 스스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힘이 커진다. 청년수당을 받는 청년이 점차 늘어나야 한다. -김 위원장 정권이 바뀌어도 청년을 바라보는 관점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그나마 전 정부처럼 중동에 가란 말을 안 하는 게 다행일 정도다. 고용보험제도를 고쳐야 한다. 지금 청년 세대에게 평생 직장은 무의미하다. 이직이 잦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게 청년 노동의 특성인데 자발적 이직에 따른 실업급여는 지급되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은 청년이 10명 중 1명(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청년 실업자 가운데 수급 비율은 2014년 기준 3.1%)도 안 된다. 가난한 청년일수록 기술 발전으로 위협받을 확률이 높다. 직업훈련을 받기 어려워 단순노무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질 좋은 직업훈련을 제공할 수 있는 공공정책이 필요하다. -최 소장 우리 때만 해도 석사만 따면 연구원에서 정규직 취직이 가능했다. 지금은 박사 학위를 받아도 안 된다. 예전엔 고등학교만 나와서 성실히 일하면 평생 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청년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만 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 판이 바뀐 것을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본소득 보장 →청년 빈곤에서 기본소득 보장은 의미가 있을까. -최 소장 기본소득을 논의하기에 앞서 기존 복지 틀에서 청년을 배제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새로운 논의도 좋지만 이 지점부터 우선 논의를 해야 한다. 청년들도 가난하면 연령 차별 없이 급여를 받아야 하는데, 청년 대부분은 가난해도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를 못 받는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청년은 부모와 함께 묶여 있기 때문이다. 모든 기초 복지가 가난한 부모에게만 쏠려 지급되는 형태다. 시행령을 보면 30세 미만 년은 지방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교육이나 취업준비 때문에 서울에 와서 따로 살아도 별도 가구로 집계가 안 된다. 통계청은 두 가구로 집계하면서 기초생활보장 대상으로는 한 가구로 분류한다. 서울에 사는 청년과 지방에 사는 부모가 동시에 기초급여를 신청하면 한 가구만 받을 수 있다. 불합리한 조항이어서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정하지 않고 않다. -기 센터장 청년수당 도입 초기에 대상을 선정할 때 가구소득 기준을 두지 않았다. 미취업 기간만 뒀다. 낙인을 찍지 말자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금은 중위소득 150% 이하로 기준으로 둔다. 청년 세대 안에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청년끼리도 자산, 소득 격차가 심하다 보니 보편적 수당 지급에 대한 합의가 안 되고 있었다. 부모의 부가 청년에게 이어지고 있고, 청년 세대 안에서도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있어 빈부격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기본소득으로 청년 빈곤 문제를 돌파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저소득 청년에게 실업수당과 주거수당 같은 다층적 지원을 해야 한다. -김 위원장 다양한 시도 차원에서 기본소득은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우선순위는 필요해 보인다. 청년 세대는 양극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격차를 줄이려면 다층적 복지 정책이 나와야 하고, 더 열악한 청년에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청년수당은 전국적 확대가 필요하다. 서울시 모델이 바람직하다.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가난한 청년들의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지원도 있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2007년 ‘88만원 세대론’이 등장했을 때 우석훈 박사는 ‘짱돌이라도 던져라’라고 충고했다. 지금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기 센터장 청년들이 이보다 얼마나 더 짱돌을 던져야 하나. 이미 온몸으로 던지고 있다. 사회 진입, 결혼, 출산을 거부하고 있다. 이보다 어떻게 더 던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청년들의 몸부림을 외면하고 있는 거다. 청년들은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사는 거다. 살기 위해 안 맞는 사회와 제도에 몸을 끼워 맞추고 각자도생하는 모습이다. 청년들이 각종 정책에 참여할 기회를 대폭 열어 줘야 한다. 각종 사회적 기구에 청년 참여를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짱돌을 던질 것만 요구하지 말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터를 마련해 줘야 한다. -김 위원장 짱돌은 혁명을 의미하는데, 1980년대 혁명 방식은 믿지 않는다.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청년에게 권한을 많이 줘야 그게 가능할 것 같다. -최 소장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기성세대가 알아줘야 한다. 어른이면 청년도 포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20대 청년 중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이 생기고 있는데,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 20대라고 주거급여를 안 주는 것도 문제다.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저같이 목소리를 내는 기성세대는 사회적 힘이 없다. 그래도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특별취재팀 이성원·홍인기·민나리 기자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인재 1명보다 평범한 시민 100명의 아이디어가 세상 바꿔”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영등포구에는 소통 창구가 유독 많이 늘어났다. ‘소통을 잘못하면 체계화되지 않은 정책 수립으로 이어진다’는 채 구청장의 생각 때문이다. 구정은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채 구청장의 생각처럼 영등포구는 구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다. 채 구청장은 “1명의 뛰어난 인재보다 평범한 시민 100명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현재 문재인 정부 초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운영했던 국민 참여 공간인 광화문 1번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영등포 1번가’, 구민 1000명이 제안하는 현안에 직접 답변하는 ‘영등포 신문고’를 운영하고 있다. 또 평범한 주민, 공무원,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영등포 100년 미래비전위원회’에서는 영등포 중장기 계획을 만들고 있다. 채 구청장은 민선 6기에서 추진했던 사업 중 우수한 정책은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채 구청장은 내년부터는 민선 7기 영등포구의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을 운영할 계획이다. 취임 이후 시행한 조직 진단이 마무리되는 올 연말쯤 조직 개편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채 구청장은 “‘탁 트인 영등포’를 위해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토닥토닥 중랑구민 스트레스 ‘마음건강상담소’가 관리해요

    토닥토닥 중랑구민 스트레스 ‘마음건강상담소’가 관리해요

    서울 중랑구는 1일 주민들을 위한 ‘토닥토닥’ 마음건강상담소 문을 연다고 31일 밝혔다.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랑구민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31.6%, 우울감 경험률은 9.7%로 서울시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주민 마음건강 증진을 위한 지역사회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7월 취임 후 마음건강상담소 설치·운영을 추진해왔다. 상담을 원하는 일반 주민들을 위한 기초상담과 강좌, 독거노인·아동청소년 등의 취약군을 위한 마음건강 힐링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우울·자살 고위험군을 위한 회복탄력성 강화 프로그램 등 위험 수준별 맞춤형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된다. 류 구청장은 “주민 행복이 구정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강서 ‘주민배심원’이 검토하는 공약사업

    서울 강서구는 공약사업 실행계획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위해 ‘2018 주민배심원단’을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배심원단은 지역 내 만 19세 이상 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추출하고 나서 참여의사를 밝힌 주민 40여명으로 구성된다. 주민배심원단은 오는 6일 위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배심원단 운영목적 및 역할에 대한 기본교육을 받은 후 안건 심의를 위해 5개 분임이 구성될 예정이다. 20일에는 심의 안건에 대한 설명회를 열어 배심원단에게 공약사업별 담당부서장이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는 분임별 자유 토의를 진행한다. 설명회 이후에는 약 2주간 5개 분임별로 재난안전교육센터 건립, 명품시장 조성 등 20개 심의 안건의 사업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부서 담당자와 심층면담을 진행한다. 배심원단이 요구하면 사업별 현장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배심원단은 12월 최종 회의에서 공약사업의 조정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심의해 최종 권고안을 확정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사업 이행을 위한 과정에 주민 참여는 필수”라며 “최종권고안 수용 절차를 거쳐 내년 1월에 주민들에게 결과를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무기계약직 시험 안보고 정규직 전환… 젊은 직원들 중심 반감”

    “모두 함께 외쳤던 ‘비정규직 철폐’는 그저 구호일 뿐이었습니다. 막상 우리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철폐가 실현되자 반목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30일 만난 서울교통공사 25년차 50대 노동자 A씨는 “채용비리 논란의 핵심은 갑자기 찾아온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반감”이라고 말했다. A씨는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과 승진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비정규직을 위한 활동만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입사 5년차 미만의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무기계약직들이 시험을 보지 않고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이 거셌다”고 고백했다. 이 갈등이 은폐돼 있다가 채용비리 의혹으로 터졌다는 것이다. 밖에서 보기에 서울교통공사는 정규직화를 모범적으로 추진한 사업장이다.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다른 대기업 노조와 달리 무기계약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노사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무기계약직 전환이나 자회사 전환까지 정규직으로 해석해 ‘무늬만 정규직 전환’이라고 비판받는 다른 공공기관과도 차이가 났다. 하지만 기존 정규직 노동자 중 일부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강하게 반발했다. A씨는 “정규직화 자체를 반대하는 직원들과 받아들이자는 직원들, 받아들이되 차이를 두라는 직원들 사이에서 노동조합이 발목을 잡혀 있었다”고 회고했다. 2006년 이후 입사한 직원들은 경쟁이 치열한 시험을 뚫고 들어왔기 때문에 채용 과정이 동일하지 않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데 힘쓰는 노조를 불신했다. A씨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직원을 거의 뽑지 않다가 2006년에 찔끔 뽑고, 2015년 이후에 공채가 대거 이뤄져 세대 차이도 심각하다”면서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젊은 직원들과 그래도 받아들이자는 삼촌뻘 되는 기존 직원들 사이에 소통 자체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A씨는 고용세습 논란의 뿌리는 2008년 단행된 외주화에 있다고 봤다. 당시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메트로는 민간업체에 전동차 경정비와 스크린도어 운영 등의 업무를 위탁했다. 정규직 정원 1000여명이 감축됐고, 압박을 받은 일부 직원들은 외주업체로 넘어가야 했다. A씨는 “연봉 1500만원을 받는 외주업체에 취업하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지인들을 데려와 일을 시키기도 했다”며 “이런 과정에서 친인척 비율이 높아졌을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비리나 세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A씨는 “감사원의 감사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면서도 “이미 심각해진 세대별, 출신별, 노조별 갈등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고용세습 논란에…노조는 왜 ‘적’이 됐나

    ‘귀족 노조’ 인식이 채용 의혹과 맞물려 연루 사실 아직 없는데 정치권서 ‘공격’ 노조 측 미온적 대처도 오해 증폭시켜 서울교통공사에서 시작된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이 고용세습 논란으로 번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노동조합으로 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 노조나 노조 간부가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공사 노조는 지난 25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혹 제기 초기부터 씌워진 이른바 ‘귀족노조의 밥그릇 챙기기’ 프레임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은 ‘높은 친인척 비율은 채용비리의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 노조가 개입했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노조가 적극적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알고 정보를 빼내 아는 사람을 하청업체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시켰을 것이라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의혹이 제기된 사례는 현재까지 노조와 관련없는 협력업체 사장·본부장 등의 청탁으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 전 노조위원장의 아들이 무기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이 됐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었다. 공성식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지금까지 정치권의 청탁이 문제가 됐다”며 “친인척이 많다는 사실 외에 채용 과정에서의 우대나 평가의 불공정성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노동계 관계자들은 노조 책임론의 일차적인 원인은 정치권에 있다고 봤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는 “채용비리가 있었다면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밝히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지금은 정치적인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 정책이 실패했다는 주장과 반노조 정서가 결합하면서 노조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19년차 직원은 “공사를 다니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언론을 보면 노조의 고용세습이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철밥통 조직이라는 공사에 대한 인식이 의혹과 맞물리면서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비리집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규직 노조 중심의 공공기관들이 이번 의혹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데다 일부 노조의 가족 우선 채용 단체협약 조항 등이 오해를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사문화된 가족 우선 채용 조항도 진작 없앴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조조직률이 10%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조 내부 구성원만을 위한 정책이나 활동은 나머지 90%의 노동자나 일반 국민에게 지탄받게 된다”면서 “‘밥그릇만 지키는 노조’라는 비판적인 인식을 바꾸려면 노조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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