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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잔만 마셔도 걸릴라”… 음주운전 19% 줄었다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강화한 ‘제2윤창호법’(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후 일주일 동안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약 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잔만 마셔도 처벌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어느 정도 퍼진 결과로 보인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 법이 시행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일평균 건수는 270건이었다. 개정법 시행 전인 올해 1∼5월 일평균 음주운전 적발 건수(334건)와 비교하면 약 19.2%가 줄었다. 일평균 270건 가운데 면허정지(혈중알코올농도 0.03∼0.08% 미만)는 79건, 면허취소(0.08% 이상)는 182건이었다. 이 밖에 측정 거부가 9건이었다. 면허정지 건 가운데 32.9%(26건)는 법 개정 전에는 훈방 대상이었던 혈중알코올농도 0.03∼0.05% 미만이었다. 또 면허가 취소된 사례 중 19.8%(36건)는 혈중알코올농도 0.08∼1.0% 미만으로 기존에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시간대별로 보면 오후 10시에서 자정 사이가 6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0시∼오전 2시(55건), 오후 8∼10시(32건), 오전 2∼4시(29건) 순이었다. 숙취 운전으로 의심되는 오전 4∼8시 적발 건수는 48건으로 집계됐다. 집중단속 시간대(오후 10시∼오전 4시) 적발된 음주운전자는 줄었지만 출근시간대인 오전 6∼8시 단속자는 오히려 늘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개정법 시행 후 일주일간 음주운전 사고는 일평균 30건으로 집계됐다. 법 시행 전 5개월간 일평균 39건과 비교하면 약 23.1% 감소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병풍 사건’ 김대업 도피 3년 만에 필리핀서 체포

    ‘병풍 사건’ 김대업 도피 3년 만에 필리핀서 체포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병풍’(兵風) 파문을 일으킨 김대업(57)씨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도피한 지 3년 만에 필리핀에서 체포됐다. 2일 경찰과 검찰, 법무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인 한국 경찰관(코리안데스크)은 현지 이민청과 합동으로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테 지역 유흥가 내 한 호텔에서 퇴실 절차(체크아웃)를 밟던 김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아 수용소에 수감했다. 김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수배된 상태였다. 김씨는 2011∼2013년 강원랜드 등의 폐쇄회로(CC)TV 교체 사업권을 따주겠다며 관련 업체 영업이사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2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고소당했다.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은 김씨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자 2016년 6월 30일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출석을 미루다가 같은 해 10월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검찰은 출국금지 조치는 하지 않았었다. 김씨는 사기 혐의와는 별개로 게임산업진흥법위반·방조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처분이 선고된 상태였다. 김씨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보호관찰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집행유예는 취소됐다. 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즉시 징역형 처벌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법무부는 필리핀 당국이 김씨를 추방하는 대로 신병을 넘겨받아 사기 혐의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군 부사관 출신인 김씨는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이 장남의 병역 비리를 덮기 위해 대책회의를 했다고 허위로 폭로한 인물이다. 이듬해 대법원 재판에서 명예훼손과 무고, 공무원 사칭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10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에도 사기와 불법 오락실 운영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영상]‘병풍→사기 도주범’ 김대업 체포 당시 보니

    [영상]‘병풍→사기 도주범’ 김대업 체포 당시 보니

    필리핀 현지에서 체포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병풍’(兵風) 파문을 일으킨 김대업(57)씨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도피한 지 3년 만에 필리핀에서 체포됐다. 2일 경찰과 검찰, 법무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인 한국 경찰관(코리안데스크)은 현지 이민청과 합동으로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테 지역 유흥가 내 한 호텔에서 퇴실 절차(체크아웃)를 밟던 김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아 수용소에 수감했다. 김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수배된 상태였다. 경찰청이 공개한 김씨의 체포 당시 영상을 보면 김씨는 필리핀 이민청 직원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했다. 2002년 병풍 의혹을 제기하며 언론에 자주 등장했을 때와 비교하면 나이든 모습이었다.김씨는 2011∼2013년 강원랜드 등의 폐쇄회로(CC)TV 교체 사업권을 따주겠다며 관련 업체 영업이사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2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고소당했다.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은 김씨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자 2016년 6월 30일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출석을 미루다가 같은 해 10월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검찰은 출국금지 조치는 하지 않았었다. 김씨는 사기 혐의와는 별개로 게임산업진흥법위반·방조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처분이 선고된 상태였다. 김씨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보호관찰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집행유예는 취소됐다. 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즉시 징역형 처벌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법무부는 필리핀 당국이 김씨를 추방하는 대로 신병을 넘겨받아 사기 혐의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군 부사관 출신인 김씨는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이 장남의 병역 비리를 덮기 위해 대책회의를 했다고 허위로 폭로한 인물이다. 이듬해 대법원 재판에서 명예훼손과 무고, 공무원 사칭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10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에도 사기와 불법 오락실 운영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청장에 ‘정보통’ 이용표… 경찰 고위직 인사 단행

    서울청장에 ‘정보통’ 이용표… 경찰 고위직 인사 단행

    ‘정보통’으로 분류되는 이용표(54·경찰대 3기) 부산경찰청장(치안정감)이 서울경찰청장으로 전보·내정됐다. 정부는 1일 경찰 치안정감 승진·전보 인사를 실시했다. 경찰청장(치안총감)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은 경찰 조직 내 6명으로, 모두 잠재적인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이다. 이준섭(55·간부후보생 36기) 경찰청 보안국장은 경찰대학장으로, 김창룡(54·경찰대 4기) 경남지방경찰청장은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 배용주(56·경찰대 2기) 경찰청 수사국장은 경기남부경찰청장으로 내정되는 등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임호선(56·경찰대 2기) 경찰청 차장과 이상로(55·간부후보생 37기) 인천경찰청장은 유임됐다. 치안정감 6명 중 경찰대 출신은 4명, 간부후보 출신은 2명이다. 지역별로는 영남이 3명, 충청 2명, 호남 1명이다. 이번 치안정감 인사에서는 급격한 변화보다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개혁 과제를 끝맺음하는 데 신경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갑룡 경찰청장(경찰대 4기)보다 경찰대 선배이자 기획통인 임호선 경찰청 차장(경찰대 2기)이 유임됐고 배용주 수사국장도 승진했다. 정부는 이날 치안감 승진 및 치안감 직위 직무대리 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치안정감 아래 계급인 치안감은 서울·부산·인천·경기남부를 제외한 나머지 13개 지방청장과 본청 국장급 계급이다. 본청에서는 김남현 자치경찰추진단장, 이규문 수사기획관이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서울경찰청에서는 이문수 보안부장, 이명교 수사부장, 진교훈 정보관리부장, 진정무 교통지도부장, 이영상 생활안전부장이 승진했다. 김교태 경찰청 정보심의관, 임용환 서울경찰청 경무부장, 남구준 국정기획상황실 경무관은 치안감 직위 직무대리가 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트럼프 정부의 반(反) 이민정책이 불러온 탐사보도 경쟁

    트럼프 정부의 반(反) 이민정책이 불러온 탐사보도 경쟁

    美 휴스턴서 열린 탐사보도협회 콘퍼런스서 이민정책 화두이민정책으로 갈라지는 가족 이야기 담은 보도 쏟아져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함께 목숨을 잃은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아버지와 23개월 딸의 사진이 공개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부녀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모든 이민자를 위해 기도를 올리는 등 비판 여론은 전 세계로 확산했다. 지난달 13일부터 나흘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IRE(미국 탐사보도협회·Investigative Reporters & Editors) 2019 콘퍼런스에서도 이민정책 관련 세션은 유독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반 이민정책에 미국 언론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관련 정책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민정책을 다룬 보도들은 주로 갈라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민자와 이민자의 자녀를 체포, 감금, 추방하는 기관들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취재에 참여한 기자들은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출처와 해석 방법 등을 공유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탐사보도 매체 리빌의 아우라 보가도 기자는 “이민정책과 관련된 보도가 매일 쏟아졌지만, 취재할 가치가 있는 세부 주제에 대한 결정이 어려웠다”며 “블랙홀을 파고드는 느낌”이라고 취재 후기를 전했다. 그는 2018년 6월 아이들이 부모와 격리되는 장면이 담긴 제보 영상을 입수한 이후 부모와 격리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보도를 최근까지 이어가고 있다. 반 이민정책에 따른 가족분리 현상은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밀리에 벌어지고 있다. 지역 일간지 휴스턴 클로니클의 로미 클리엘 기자는 “약 4만 5000명이 이민자가 구금 상태에 있고, 트럼프 정부 정책으로 이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며 “이민정책으로 가족이 분리된 아이들은 전국에 있는 비영리 단체와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연방 보호소에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보호소에 보내지는 과정을 취재한 그는 “가족들이 분리되기 전 공공기관의 제대로 된 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호소에서 방치되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를 보도한 뉴욕타임스의 카이틀린 딕컬슨 기자는 ‘사람 이야기’를 유독 강조했다. 그는 “통계나 자료 뿐 아니라 국경을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에 대한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 그리고 관련 정책의 문제점이 전반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아이들이 언제 일어나 어떤 밥을 먹고 하루일과를 보내는지를 세세하게 취재해 독자들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 이민정책의 부정적인 현상을 파고들었던 기자들은 지속적인 취재와 보도로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이 분리되는 현상을 막고, 위험을 발견해내는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사회적 약자인 이민자, 불법체류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카이틀린 딕컬슨 기자는 “트라우마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가족을 인터뷰할 때는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기미가 보이면 취재를 잠시 멈추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며 “이민정책과 관련된 기사를 쓰는 것은 그들을 도우려는 것이지 상처를 입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민정책과 관련된 세션이 진행된 직후인 지난달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고학력자와 숙련 기술자를 우대하는 능력 기반의 새로운 이민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 리오그란데 강에서 익사한 엘살바도르 이민자 부녀의 사진이 공개됐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민정책의 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이민정책과 관련한 문제점을 파헤치는 탐사보도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휴스턴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9 KPF 디플로마-탐사보도 교육 참여의 하나로 작성됐습니다.>
  • 檢, 황교안 대표 아들 ‘KT 특혜채용 사건’ 수사 착수

    檢, 황교안 대표 아들 ‘KT 특혜채용 사건’ 수사 착수

    검찰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아들의 KT 특혜채용 의혹 고발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청년민중당이 황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6부(부장 김영일)에 배당했다고 30일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숙명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큰 기업에서는 스펙보다는 특성화된 역량을 본다”며 아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황 대표는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 되고 다른 스펙이 없다”며 “졸업해서 회사 원서를 15군데 냈는데 10군데에서는 서류심사에서 떨어졌고 서류를 통과한 나머지 5군데는 아주 큰 기업들인데도 다 최종합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황 대표의 아들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학점은 3.29, 토익은 925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황 대표는 “낮은 점수를 높게 얘기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반대도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아들이 취업한 기업이 최근 채용 비리 문제가 크게 불거진 KT라는 점에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다만 황 대표의 아들이 KT에 입사한 시기는 2011년으로, 업무방해죄의 공소시효(7년)는 이미 지난 상황이라 수사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또 검찰은 직접 점수 조작을 지시하는 등의 구체적인 범죄 행위가 없는 단순 채용 청탁은 처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10m 톨게이트 위로 올라간 노동자들

    10m 톨게이트 위로 올라간 노동자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서울톨게이트 구조물 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소속 톨게이트 노조원과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소속 노조원 1500여명은 이날 밤 12시 용역 계약이 종료되면서 일자리를 잃는다. 용역업체 소속인 이들은 도로공사의 정규직 전환 방법인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7월 1일부터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의 운영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자회사로 이적하지 않은 노동자에 대한 계약은 종료된다. 이들을 한시적 기간제 노동자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성과가 없었다. 이날 자회사 전환 반대 요금수납 노동자들은 경기 성남시 분당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부근 갓길에서 공사 본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현장 주변을 통제하면서 고속도로 양방향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30여명이 10m 높이의 톨게이트 구조물 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2013년 도로공사 직원임을 확인해 달라는 취지의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한 노동자들은 2015년 1심, 2017년 2심에서 승소했다. 용역업체 소속인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실제로는 도로공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일했기 때문에 도로공사에 고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판결의 요지다. 하지만 사건이 2년 동안 대법원에 계류되면서 공사는 자회사 전환을 추진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1일 청와대 앞에서 직접고용 투쟁을 이어 갈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틀 뒤 해고?… 벼랑 끝 톨게이트 노동자 1500명

    노조 “대법 판결 전 자회사 전환은 부당” 서울톨게이트·靑서 새달 1일까지 투쟁 도공 “요금수납 이관… 거부하면 떠나야” 전환 동의한 5000명 노동자들과도 갈등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요금 수납을 맡고 있는 노동자 1500여명이 다음달 1일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350여개 영업소에서 일하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6500여명 중 1500여명이 도로공사 측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공사 측은 이달 30일로 외주업체와 해오던 요금수납업무 계약을 끝내고 새로 만든 자회사에 수납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자회사 전환을 반대하는 이들은 수납업무에서 배제돼 사실상 해고 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오는 30일 서울톨게이트, 다음달 1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직접고용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도로공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기존의 용역회사 소속이었던 요금수납원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영업소노조·서비스노조 조합원 등 5000여명은 자회사 전환 방식에 동의했다. 그러나 1500여명은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이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는 것은 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재판 1, 2심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2013년 자신들은 파견·용역업체 소속이 아니라 도로공사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1심에서, 2017년에는 2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실제로는 도로공사의 지휘·명령을 받고 일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간의 노동 계약 관계를 불법 파견이라고 봤다. 일한 지 2년이 지난 노동자들은 도로공사에 고용된 것으로 봐야 하고, 2년이 되지 않은 노동자들은 도로공사가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사건은 이후 2년 넘게 대법원에 계류됐다. 그 사이 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였다. 노조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자회사로 전환한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2004년부터 요금수납원으로 일한 도명화(48·여)씨는 “용역업체에서 매년 근로계약서를 쓰면서 고용불안에 떨었다”면서 “자회사는 또 다른 방식의 용역업체일 뿐이다. 더이상 고용불안에 떨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도로공사는 예정대로 다음달 1일부터 요금수납 업무는 신설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 맡길 계획이다. 만일 대법원도 이들을 직접고용하라고 판결하면 공사는 이들에게 수납 업무가 아닌 도로정비, 환경정비(졸음쉼터, 버스정류장) 등 임시·기간제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자회사 전환과 직무 변경을 거부하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회사 전환에 동의한 노동자들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자회사 전환에 동의한 영업소노조·서비스노조는 “적법한 과정으로 진행된 자회사 전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직접고용을 주장하고 있는 일부 노동자들의 유언비어 유포와 악의적 여론몰이로 자회사 출범을 원하는 다수의 노동자들과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용산·쌍용차… 경찰, 과거사 바로 잡을 의지 있나”

    용산 참사, 쌍용자동차 파업 강제 진압 등 경찰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들이 민갑룡 경찰청장의 사과와 손해배상 소송·가압류 신청 취하를 요구했다. 경찰 인권침해 8개 사건 피해자단체들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 이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권고 이행이 이뤄지지 않는 진상조사위 조사는 면피용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2017년 8월 출범해 용산참사, 쌍용차 파업 강제 진압, 밀양·청도 송전탑, 강정마을 해군기지, 백남기 농민 사망, 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 노조원 시신 탈취, KBS 공권력 투입 등 8개 사건과 관련한 경찰권 행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조사해온 경찰청 진상조사위는 다음달 말 공식 활동을 마무리한다. 조사위는 2018년 8월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해 집회 당시 경찰의 차단선 설정, 살수 행위까지 모든 과정에서 인권침해 요소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경찰이 집회 주최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3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할 것을 권고했다. 용산 참사와 밀양·청도 송전탑,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대한 조사에서도 공식적인 사과 권고가, 쌍용차 파업 강제 진압에 대한 조사에서는 손해배상과 가압류 조치 취하 권고가 내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식 사과나 소송 취하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인사] 충북도교육청, 농림축산식품부

    ■ 충북도교육청 ◇ 초등 장학관 △ 기획국장 민경찬 △ 미래인재과장 충북교육정책연구소장 ◇ 중등 장학관 △ 교육도서관 독서교육진흥부장 김사명 △ 감사관 학사감사팀장 황대운 ◇ 3급 △ 행정국장 양개석 ◇ 4급 △ 단재교육연수원 분원장 엄병용 △ 교육도서관 학교도서관지원부장 박순구 △ 교육연구정보원 정보운영부장 김규현 △ 교육문화원 학생수영부장 허용범 △ 행정과장 이종수 △ 충청북도의회사무처 전문위원 최경분 △ 교육도서관장 이충환 △ 교육문화원장 박경환 △ 교육문화원 총무부장 윤숙희 △ 청주행정국장 김기수 ◇ 5급 △ 노사협력과 박종철 △ 학생수련원 총무과장 안치관 △ 특수교육원 총무과장 곽정충 △ 제천고 장사현 △ 증평공고 김연호 △ 진천고 신용열 △ 충북과학고 이혜순 △ 충북반도체고 정일주 △ 학산고 박진항(교육부파견) △ 노사협력과 정선택 △ 충주공고 이효성 △ 감사관 신원호 △ 예산과 박영균 △ 체육건강안전과 박종한 △ 체육건강안전과 이종석 △ 총무과 안치동 △ 행정과 이상래 △ 국제교육원 김중성 △ 해양교육원 분원장 홍춘기 △ 산남고 한주형 △ 서원고 김용관 △ 제천상고 박봉실 △ 주성고 김흥범 △ 청주농고 서정진 △ 충주고 이혁영 △ 충주여고 정경용 △ 흥덕고 유보현 △ 충주행정과장 음영운 △ 보은행정과장 김상호 △ 영동행정과장 배상근 △ 단양행정과장 유재춘 △ 각리중 임성만 △ 교육도서관 문헌정보과장 안승헌 △ 시설과 신주성 △ 청주공고 최웅식 ■ 농림축산식품부 ◇ 실장급 승진 △ 식품산업정책실장 박병홍 ◇ 실장급 전보 △ 차관보 오병석 △ 기획조정실장 김종훈 ◇ 과장급 파견 △ 국외훈련 홍인기
  • 직업계高, 학교라는 이름의 용역업체

    “학교로 돌아오면 투명인간 취급 당해” 학생들 부당한 대우 받고도 속앓이만 연간 약 2만여명의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3학년생들이 졸업 전 공장 등에서 직무를 익히는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가운데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고졸 취업자수를 늘리기 위한 ‘선취업 후진학’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앞서 10대들이 일하는 노동 현장의 안전부터 챙겨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16일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년) 현장실습 중 다쳤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한 고3 학생은 모두 43명이었다. 34명은 승인받았고, 9명은 받지 못했다. 직업계고 학생들은 공식 통계에 잡힌 부상자수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한다. 현장실습 사업장에서 바로 조기 취업하는 사례가 많아서 다쳐도 산재 신청을 꺼리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실제 산재 중 21~42%가량이 은폐된다. 18살에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직업계고 학생들은 현장실습 중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다쳐도 학교로 돌아가기 어렵다. 이은아 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은 “현장실습에서 겪는 문제를 학교에 이야기하면 ‘그런 것도 못 버티냐’는 답만 돌아온다”며 “학교로 돌아오면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고 말했다. 맹목적인 대학 진학 대신 고졸 채용을 권장하면서도 우리 사회는 고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시교육청의 현장실습 및 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특성화고 졸업생 중 취업자의 평균 급여는 2018년 기준 연봉 1535만원이다. 월 100만원 조금 넘게 버는 셈이다. 평균 연봉은 2016년 1786만원, 2017년 1861만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2년 전 특성화고를 졸업한 이상민(21·가명)씨는 “직업계고는 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값싸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용역업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교생이 현장실습을 하다가 다치면 이 학생의 남은 인생도 문제지만 산업현장 전반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심어줄 수 있다”면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현장 안전에 대한 규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돌봄 대신 풀 뽑고 감자 캐고… 그곳은 이사장 일가의 왕국이었다

    돌봄 대신 풀 뽑고 감자 캐고… 그곳은 이사장 일가의 왕국이었다

    각종 농사일 원예 치료프로그램으로 둔갑 직원들 밭일·청소에 환자·장애인들 방치 돌봄보다 사적 업무 못하면 더 질책 받아 이사장 물러나도 아내·자식들 계속 운영 부당한 대우 알고도 절대 영향력에 침묵 송년회 등 시설 행사땐 ‘기쁨조’ 역할도‘이사장 일가의 소(小)왕국.’ 사회복지사들은 일부 사회복지시설을 이렇게 부른다. 민간인이 운영하는 시설에서는 매년 비리가 발생한다. 노인, 장애인 등 사회 약자를 돌볼 목적으로 운영되는 전국 사회복지법인 2만여곳에는 한 해 약 3조 1700억원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다. 하지만 공적 감시망이 허술한 틈을 타 일부 원장과 이사장이 시설과 직원들을 개인 소유물처럼 다루고 있다. 1996년 3월 문을 연 경기 안성의 A장애인복지시설도 이사장 일가의 왕국이다. A시설은 현재 중증 장애인 126명이 살고 있다. 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 등 직원 70여명이 일한다. 원장 이모씨가 명목상 책임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법인 이사장인 이씨의 어머니가 시설을 총괄한다. 13일 노동시민단체인 ‘사회복지 119’에 접수된 제보와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곳의 직원들은 장애인을 돌보는 업무보다 마늘밭에서 풀을 뽑거나 감자를 캐고 고추를 따는 등 농사일을 주로 한다. 직원 B씨는 “정작 돌봐야 할 아이들(장애인)은 방치해 놓고 풀을 뽑거나 감자를 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경기도가 관련 문제를 조사해 “생활재활교사는 장애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권고하자 잠시 잠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농사일은 원예 치료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해 최근 다시 직원들에게 강요되고 있다. 직원 C씨는 “지금도 감자, 고추, 양파, 마늘, 대파, 깻잎 농사에 동원되고 있다”며 “(이사장 일가는) 이 일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전혀 못한다”고 전했다. 권호현 변호사는 “법인과 사회복지사가 작성한 근로계약의 내용과 무관한 업무를 시켰다면 부당한 사적 지시로 볼 수 있어 근로기준법 위반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시설 내 도를 넘는 갑질은 다음달 16일부터 시행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법은 비록 형사처벌 규정은 없지만, 직장 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부당한 대우에도 많은 직원들이 침묵하는 건 이사장 일가의 절대적 영향력 탓이다. 설립자가 자녀에게 원장직을 대물림하면서 20년 넘게 운영해 왔다. 설립 당시 원장인 이모씨는 현재 원장의 아버지다. 그는 2000년 보조금 33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이사장직은 이씨의 아내가, 원장직은 아들이 물려받았다. 이사장의 두 딸과 사위도 시설에서 일한다. 이사장은 매일 시설을 둘러보는 이른바 ‘라운딩’을 주재한다. 이사장 이씨는 경기도의 조사에서 매주 시내 문화센터에 갈 때 시설 소유의 법인차량을 주로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뿐 아니다. 직원들은 “매년 바자회를 열면서 후원물품이나 10만원이 훌쩍 넘는 바자회 티켓 구매를 강요한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샴푸나 비누 등 생필품 중 유통기한이 지난 게 상당수일 정도로 관리가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사장 일가의 왕국이 된 시설에서 직원들은 지쳐간다. 올해 초 경기도의 조사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자 직원들은 노동시민단체인 ‘사회복지 119’ 등에 제보했다. 직원 D씨는 “이사장 가족들이 사는 사택 청소를 직원들이 하기도 한다. 장애인 시설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는 질책보다 밭에 난 풀을 제대로 뽑지 않았다는 질책을 더 많이 들어야 하는 현실이 코미디 같다”며 “엄청난 불법이 아니더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은 A시설의 해명을 듣기 위해 원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사장 일가의 작은 왕국으로 전락한 사회복지시설의 현실은 A시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복지 119에 접수된 사례만 살펴봐도 심각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사회복지사 E씨가 일하는 종교 재단 노인복지시설에서 직원들은 이사장의 기쁨조다. 행사를 할 때마다 직원들은 장기자랑 준비를 강요당한다. E씨는 “지난해 송년회에서는 복면가왕을 한다며 직원을 차출해 준비시켰다”고 전했다. 이사장은 법인 명의로 구입한 차를 개인 용무에 쓴다. 당연히 자동차세와 기름값도 법인카드로 결제한다. 이곳은 장기요양기관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은 곳이다. 이 밖에도 센터장이 관내에 거주하며 국가 지원금을 자신의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시설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종교 행사에 직원들의 참여를 강제하는 곳도 있었다. 또 월급을 받으면 이 가운데 50만원을 다시 시설에 기부할 것을 강요하는 곳, 행사 진행을 목적으로 휴일 근무를 강요하고선 연장근로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농사일 강요, 물품 강매… 복지시설은 ‘갑질 왕국’

    농사일 강요, 물품 강매… 복지시설은 ‘갑질 왕국’

    직원들 정작 장애인 등 돌봄 신경 못 써 세금 투입되지만 공공 감시망서 비켜나 “정부, 직장 내 괴롭힘 근절 감독 나서야”장애인시설·요양기관 등 일부 사회복지시설에서 이사장 등 운영자 일가의 ‘갑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운영자의 횡포에 시달리다 보니 정작 노인, 장애인 등 돌봄 대상에게는 신경 쓰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다음달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사회복지시설 내 갑질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한 정부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노동시민단체인 ‘사회복지 119’에 접수된 제보와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최근 경기 안성에 위치한 A장애인시설에 “직원들에게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에 해당하지 않는 업무를 수행토록 강요하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시설은 직원들에게 장애인 서비스 업무 외 농사일 등 부당한 업무를 강요한다는 의혹으로 올해 초 경기도의 조사를 받았다. 또 매년 바자회를 열어 직원들에게 후원물품을 내놓으라고 하거나 바자회 티켓 구매를 강요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경기 안성 경찰서는 후원물품 및 수입금 비리 의혹을 내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도가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자료 검토 후 본격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장 일가의 작은 왕국으로 전락한 사회복지시설의 현실은 A시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9월 사회복지시설과 법인 37곳을 조사한 결과 위법·부당행위 76건이 적발됐고 이에 따라 182건의 행정조치가 내려졌다. 사회복지시설이 전국적으로 2만 976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나지 않은 비리와 갑질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달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 사회복지시설의 갑질 행태에 대한 고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법은 직장 내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한다. 다만 형사처벌 규정은 없다. 직장 내 갑질 사례를 제보받아 고발해 온 ‘직장갑질 119’의 박점규 운영위원은 “갑질 사례가 가장 많이 접수되는 곳 중 하나가 사회복지시설”이라면서 “이사장 일가가 시설을 사유화해 직원들에게 갑질을 일삼거나 종교단체의 갑질과 행사 참석 강요가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은 또 “세금이 투입되지만 오랜 세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갑질과 비리의 온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함바 비리 무마 1억 수수 의혹 경찰 소환

    함바 비리 무마 1억 수수 의혹 경찰 소환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 브로커 유상봉(73)씨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고발당한 경찰 고위 간부가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유현철 경기 분당경찰서장(경무관)을 지난 4월 불러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유씨는 함바 운영권 수주와 사건 무마 대가로 2009~2010년 유 서장에게 1억 2000만원을 건넸다며 지난해 11월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이 사건을 경찰로 보내 서울청 지수대가 수사를 맡고 있다. 유 서장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수대 관계자는 “유씨가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해 뇌물액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주장이 일관되지 못해 참고인들과 연관 계좌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씨가 주장한 뇌물 의혹은 공소시효(7년)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 하지만 포괄일죄(긴 시간에 걸쳐 받은 뇌물을 하나의 범죄로 보는 것)를 적용하면 시효가 15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포괄일죄 적용 여부를 포함해 검찰과 협의하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선체 감싸는 본와이어 4묶음 연결 막바지… 11일 오후 인양할 듯

    선체 감싸는 본와이어 4묶음 연결 막바지… 11일 오후 인양할 듯

    와이어 작업 끝나면 클라크 아담과 연결 사고 지점 부근 인양 도울 선박 3대 배치 화장 절차 끝낸 희생자 4명 유가족 귀국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침몰한 허블레아니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인양 작업이 사고 발생 14일째인 11일(현지시간) 진행된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대령은 10일 현지 브리핑에서 “어제 인양을 위한 본와이어 4개 중 3개(1·3·4번)의 연결을 완료했고, 오늘은 최종적으로 크레인 고리까지 걸 수 있도록 2번 와이어 연결 작업을 최대한 마칠 것”이라며 “작업이 순조롭게 끝나면 인양은 내일 오전부터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양 작업은 언론에 공개된다.  마지막 남은 2번 와이어 연결 작업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송 대령은 “선박 아래 강바닥에 단단한 돌이나 콘크리트 조각이 있어 작업이 쉽지 않다”며 “오늘 오후 늦게 와이어 연결이 완료돼도 야간에는 수색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인양은 11일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작업이 완료되면 와이어가 선체를 감싸게 되고, 사고 지점 남쪽에 배치된 대형 수상 크레인 ‘클라크 아담’과 와이어 사이를 로프로 연결하면 인양 준비가 완료된다. 인양에 대비해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지점 양옆으로는 인양 작업 바지선과 인양 선박 거치용 바지선이 놓였다. 사고 지점 북쪽에도 바지선이 배치돼 선박 위 포크레인이 강물 속 허블레아니호를 고정하고 있다.  신속대응팀은 본와이어를 크레인과 결속하기만 하면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하는 작업에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대령은 “선체 높이가 5.4m이고 현재 다뉴브강 수위가 7.1m이니 약 2m를 끌어올리면 선체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블레아니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 양국 수색팀은 육안으로 조타실과 갑판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후 선실 창문을 깨트려 물을 뺀 뒤, 양국 대원 2명씩 선체에 진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게 된다. 인양 도중 선체가 흔들리거나 파손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5㎝ 정도씩 천천히 들어 올리며 균형을 유지할 방침이다. 양국 대원들의 수색 작업 뒤에는 선박 구조를 잘 아는 현지 전문가를 대동해 두 번째 수색을 진행한다. 더이상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배를 바지선 위에 올릴 예정이다.  헬리콥터와 보트를 이용한 수색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데일리 뉴스 헝가리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헝가리 당국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다뉴브강 일대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했다. 10일 기준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한 한국인 33명 가운데 사망자는 19명, 실종자는 7명이다. 헝가리인 2명 중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는 수습됐지만, 선장은 실종 상태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일부 희생자의 유해가 국내에 송환됐다. 항공업계와 신속대응팀에 따르면 희생자 4명의 유가족은 화장 절차를 마친 유골함을 들고 이날 입국했다. 희생자 유가족이 귀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사고 생존자 2명도 귀국했다. 이날 대전과 경기 안양시의 장례식장에서는 희생자들의 첫 장례식이 엄수됐다.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소주 1잔 마시고 운전해도 면허 정지

    농도 0.08% 땐 면허 취소… 25일 시행 과음 이튿날 운전도 면허 정지당할 수도 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일명 제2의 윤창호법)이 오는 25일 시행된다. 기존에 소주 한 잔 먹고 운전하다가 적발된 뒤 훈방 조치를 받던 운전자가 매달 1000명가량이었는데 앞으론 면허가 정지된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 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0.05% 구간으로 측정된 운전자는 훈방조치됐지만 오는 25일부터는 처벌을 받는다. 이 구간에 해당하는 운전자는 2월 941명, 3월 1124명, 4월 1213명, 5월 1296명 등으로 매달 1000명 안팎이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를 현재 0.05%에서 0.03%, 면허취소는 0.1%에서 0.08%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의 알코올 분해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강화된 기준인 0.03%는 소주 한 잔을 마시고 1시간 정도 지나면 측정되는 수치로 간주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술을 마시면 무조건 운전하지 않아야 한다”며 “과음한 다음날도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나올 수 있으니 과음 뒤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음주운전 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일명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감소 추세였던 음주운전 적발은 다시 개정법 시행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집계됐다. 개정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11월 1만 2801건이었던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법이 시행된 12월 1만 714건, 올 1월 8644건, 2월 8412건으로 감소 추세였다가 3월 1만 320건, 4월 1만 1069건, 5월 1만 2018건으로 늘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47년 만에… ‘박정희 유신 비난’ 옥살이 재심 무죄

    47년 만에… ‘박정희 유신 비난’ 옥살이 재심 무죄

    1972년 10월 유신 선포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옥살이를 했던 남성이 고인이 되고 나서야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강혁성)는 1972년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개월을 선고받은 이모(사건 당시 49세)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이씨는 유신 선포 다음날인 1972년 10월 18일 서울 성북구 일대 상점가에서 “박정희는 집권을 연장하려고 계엄을 선포하고 개헌을 하려고 한다. 죽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비난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씨는 이듬해 1월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진행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로 감형됐다. 판결 직후 군법회의 관할관이 이씨의 형량을 3개월로 감형해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올해 3월 해당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북부지법이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당시 선포된 계엄령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내용도 영장주의와 죄형 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고,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계엄 포고가 처음부터 위헌이고 무효인 이상, 이를 위반했음을 전제로 한 이씨의 공소사실 또한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소형 규제하라”… 타워크레인 2500대 멈춰세운 양대노총

    “소형 규제하라”… 타워크레인 2500대 멈춰세운 양대노총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 2500여명이 전국에서 일제히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은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에 대한 규제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농성을 이어 갈 방침이다. 양대 노총이 동시에 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일시에 멈춰 선 크레인으로 인해 아파트 등 건설 현장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에 대한 제원 규격과 등록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 국토교통부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크레인 조종석에서 곧바로 농성에 돌입했다. 국토부는 지게차 등 다른 소형 건설기계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라는 노동계의 요구를 거부했다. 조종석이 있는 대형 크레인은 무게 3t 이상의 자재를 옮길 수 있는 반면, 소형 크레인은 3t 미만을 들어 올린다. 소형 크레인은 지상에서 원격 조종이 가능하고 자격증 없이 20시간의 안전교육을 받으면 운전이 가능하다. 건설업체들은 현장 운영이나 인건비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으로 소형 크레인을 늘리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크레인 장비 전문업체와 따로 계약을 맺고 장비를 빌려서 쓴다. 크레인 노동자는 공사가 끝날 때까지 장비업체에 고용된다. 국가기술자격증이 있는 조종사가 크레인을 타고 직접 조종해야 하는 대형 크레인은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게 건설업체의 설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4년 소형 타워크레인 등록제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 1845대가 등록을 신청했으며 소형 타워크레인 면허를 발급받은 사람은 2014년 629명에서 올 3월 8256명으로 급증했다. 대형 면허를 받은 사람이 같은 기간 5628명에서 8627명으로 약간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노동계는 지상에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타워크레인은 직접 운전하는 대형 크레인보다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소형은 건설기계 등록 제원 조건도 없다”며 “불법 개조된 장비들이 전국에서 사고를 일으키고 있지만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희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조종사노조 홍보국장은 “중국에서 저가부품을 들여와 허술하게 만들어도 등록이 가능하다”며 “단기 교육을 받은 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도 “2018년 10건이 넘는 무인 타워크레인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올해도 9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3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외국에서 수십 년간 운영된 크레인이 불법 개조돼 새것처럼 둔갑하는 현행 등록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안전성, 경제성, 인력의 유연성 측면에서의 장점 때문에 소형 타워크레인이 증가했다”면서 “기술 발전에 따른 신규 장비 사용을 금지하라는 노조의 주장은 기술발전을 외면한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전쟁 때 경찰들이 확실하게 중공군 저지”

    6·25전쟁 당시 유엔군과 중공군이 격돌한 장진호 전투에서 우리나라 경찰부대인 ‘화랑부대’가 활약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오는 6일 현충일을 앞두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화랑부대의 활약상을 발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6·25전쟁 초기인 1950년 11~12월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미국 해병 로버트 태플릿 중령은 2002년 발간한 자신의 수기 ‘다크호스 식스’에서 “화랑부대는 상대 공격의 예봉을 잡았고 기관총 대원들의 영웅적인 희생은 대대 지휘본부 지역으로 진격하던 중공군을 확실하게 저지했다”고 서술했다. 미국 해병 마틴 러스의 저서 ‘브레이크 아웃’(2004년)에서도 장진호 전투와 관련한 기록이 남아 있다. 그는 책에서 “전초에는 미 해병에 의해 훈련된, 군기가 있고 상당한 전투력을 가진 한국경찰 기관총 부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진호 전투에 경찰부대가 참전한 사실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화랑부대원들의 활약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당시 미 해병의 통역장교였던 변호사 이종연(91)씨는 지난 4월 경찰청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한국 경찰은 장진호 서쪽 유담리에서 전투를 했다”며 “경찰관들이 전투 전문인 해병과 함께 싸우면서 주공격을 맡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회고했다. 6·25전쟁 당시 경찰은 1만 5000여명이 유엔군에 배속돼 활동했다. 특히 미군에게 특별훈련을 받고 별도로 편제된 경찰관들은 ‘화랑부대’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경찰청이 1957년 작성된 ‘유엔 종군기장 수여대상자 조사명부’ 등을 통해 확인한 장진호 전투 참전 경찰관은 모두 18명이다. 전체적으로는 40여명이 참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귀찮게 토론은… 커피나 마실래요” 성평등 강의 딴죽 건 고위 경찰들

    총경 승진 예정자·간부급 등 60여명 “일찍 끝내라” 소리치고 자리 이탈도 민갑룡 “구체적 확인 뒤 재발 방지” 일선 경찰서장급인 총경 승진 예정자와 간부급 공무원 등이 성평등 교육을 받으며 노골적으로 강사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자리를 이탈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된 강의를 맡았던 권수현 여성학 박사는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는 모습이었다”며 “배우려는 의지가 없었으며, 조직을 관리하겠다는 사람으로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고민도 없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충남 아산의 경찰대에서 실시된 치안정책과정 ‘성평등한 조직 문화 만들기’ 강의에는 총경 승진 예정자 51명과 일반 부처 4급(서기관) 간부 6명, 공공기관 임직원 14명 등 총 71명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사정상 자리를 비운 경우를 제외하고 60여명이 수업을 들었는데 권 박사는 “1명을 제외한 모두가 비협조적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권 박사는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강의 중 잡담, 토론 거부, 자리 이탈에 대한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권 박사에 따르면 수업 중 “성평등 조직을 만들기 위해 관리자의 고민을 이야기해 보자”며 토론을 제안하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 A씨는 “피곤한데 귀찮게 토론시키지 말고 그냥 강의하고 일찍 끝내라”고 큰소리를 쳤다. 권 박사가 그대로 토론을 진행하자 “귀찮게 이런 것 왜 하냐”, “졸리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15명 정도는 “커피나 마셔 볼까”라며 자리를 비웠다. 토론에 참여한 사람도 무성의하긴 마찬가지였으며, 강의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며 딴죽을 거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증가하는 여성 대상 범죄를 언급하자 “여성 대상 범죄가 증가한다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권 박사는 “강사 개인은 물론 성평등이란 주제 자체를 조롱하는 것으로 느껴졌다”며 “이런 사람들이 기관장이나 경찰서장으로 앉아 있는 조직에선 성평등 행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성평등 강사로 일하고 있는 장승진씨도 “성범죄 등 여성 대상 범죄를 수사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있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비판이 쇄도하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강연한 분의 입장에서 보면 불쾌하고 무례한 행동이 있었던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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