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삼성동에 114층 랜드마크 빌딩
서울시가 1만㎡ 이상 대규모 부지에 대해 공공기여를 전제로 개발을 허용키로 방침을 정하자 공기업과 대기업 등이 앞다퉈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나섰다.
서울시의 방침은 25일 개발사업 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26곳에 대한 사업신청서가 접수될 만큼 파격적인 조치로 인식되고 있다. 대규모 부동산개발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대다수 신청자가 기대 이하의 공공기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시와 사업 협상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대기업 등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공공기여안을 제시하지 않고 인센티브만 챙길 경우 특혜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기업 보유 부지 앞다퉈 개발 신청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 가장 먼저 레미콘 공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성수동1가 부지를 글로벌 비즈니스 기능을 담당할 사옥으로 건립(숙박, 문화시설 포함)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냈다. 현대차는 4년여 동안 약 2조원의 비용을 투자한다는 개발 계획안을 마련했다. 또 국제적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를 공공기여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진중공업은 광진구 구의동 546-1 동서울터미널 부지 3만 6700㎡를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도시계획변경신청안을 제출했다. 동서울터미널 부지는 현재 준주거지역(용적률 400%)으로, 향후 상업지역으로 변경할 경우 용적률이 800%에 이를 전망이다. 한진중공업은 이곳에 주거, 업무, 판매, 문화를 아우르는 복합단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의 랜드마크로 부상할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개발도 눈에 띈다. 롯데건설은 지하5층, 지상 35~60층짜리 4개동을 건설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냈다. 이 건물을 국제비즈니스용 업무단지와 호텔, 판매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오피스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도로·비즈니스호텔 건립 등을 공공기여 방안으로 제시했다.
강서구 가양동 CJ 부지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타운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CJ는 이번 신청에서 전체 부지 10만 2933㎡ 중 78.4%인 8만 687㎡를 개발할 계획이다. 호텔과 공연장, 게임스튜디오, 아트갤러리 등 상업시설이 1만 4562㎡가 들어선다. 준주거지역으로 바뀔 6만 6125㎡에는 아파트가 들어설 전망이다. 나머지는 도로와 공원 등 공공시설로 1만 7169㎡, 영유아 플라자와 어린이 도서관 등 공익시설을 5077㎡로 계획했다.
●공공기관·학교도 사업 참여 신청
한국전력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7만 9342㎡)에는 114층 랜드마크 빌딩을 짓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반대 여론이 만만찮아 공공기여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전은 인근 서울의료원(3만 1657㎡), 한국감정원(1만 989㎡) 부지와 연계해 코엑스의 8배 규모인 94만 4757㎡의 초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특혜시비를 없애기 위해 단지에 주거시설은 전혀 짓지 않는다. 한전은 지방 이전을 끝낸 2011년 착공에 들어가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동작구 노량진동 수산시장을 60층 이상 고층 오피스빌딩을 포함한 수산테마복합시설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의 수산시장을 절반가량 줄이고 관광호텔, 전시관, 컨벤션센터와 60층 이상 오피스빌딩을 짓겠다는 복안이다. 전체 부지 8만7133㎡에 기존 수산시장을 7만 1005에서 3만 2173㎡로 줄이는 대신 관광호텔, 전시관, 오피스텔 등 수산복합테마센터가 4만 3085㎡에 들어선다. 도로, 녹지, 한강시민공원과 연결 보행도로 등 공공시설물도 7437㎡도 새로 만들 계획이다.
한준규 오상도 류지영기자 hih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