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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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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생생 리포트] ‘죄수 소방관’ 들어보셨나요

    [특파원 생생 리포트] ‘죄수 소방관’ 들어보셨나요

    “불과 마주하면 무섭기도 하지만 교도소 대신 여기에 있는 것이 행복해요. 그리고 보람도 있고요.”미국에 ‘죄수 소방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나라는 1960~70년대 경부고속도로나 제주도 5·16 도로 건설에 범죄자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인권과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국가에서 산불 진화 등 중노동에 죄수나 범죄자를 이용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산불이 잦은 미 캘리포니아주의 범죄자들에게 ‘죄수 소방관’은 인기다. 교도소가 아닌 산불 진화 캠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주 정부는 일반 소방관(매달 평균 임금 3300달러)에 비해 매우 저렴한 비용(평균 500여 달러)으로 소방 인력을 충원하면서 연간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아끼고 있다. 캘리포니아 교정당국 관계자는 “캘리포니아 소방관 1만 2000여명 중 3분의1인 4000여명이 조기석방과 약간의 금전적 대가를 받고 산불 진화에 나서는 죄수 소방관”이라면서 “주 정부와 죄수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죄수 소방관 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한 해 평균 크고 작은 산불이 5000회 이상 발생한다. 2010년에는 한 건의 산불로 46만 에이커(약 5억 6300만평)를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기도 했다. 산세가 험하면서 우기가 짧은 탓에 산불이 쉽게 일어나고 진화도 어렵다. 1년 내내 험준한 산에서 산불과 마주하는 캘리포니아 소방관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피 직업 중 하나로 알려졌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죄수 소방관’이다. 먼저 약물이나 알코올 관련 등 범죄 사안이 가볍고 비폭력적인 수감자 가운데서 신청을 받는다. 그렇다고 수천명의 신청자 모두가 소방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차적으로 교정당국의 선택을 받은 이들은 체력 테스트를 거친다. 또 4주의 기초 훈련을 마쳐야 비로소 ‘죄수 소방관’이 된다. 이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한다. 교도소가 아니라 담장이 없고 열린 기숙사에서 민간 소방관들과 함께 생활한다. 식사의 ‘질’도 교도소와 비교할 것이 안 된다. 양질의 스테이크와 새우를 마음껏 먹을 수도 있다. 또 가족들이 방문하면 바비큐를 즐길 수도 있고, 캠프 내 작은 숙소에서 최대 3일간 가족과 지낼 수 있다. 한 죄수 소방관은 “교도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자유가 주어지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보통 캘리포니아 죄수들은 하루 모범 생활을 하면 하루 복역일이 줄어든다. 하지만 죄수 소방관들은 하루 산불 진화에 투입되면 복역일이 이틀 준다. 따라서 1년에 100일 정도 산불현장에 투입된다면 하루 자연 감소분과 이틀 특별 감소분을 더해 1년 정도의 형기가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 특별 급여도 나온다. 하루에 기본 2.56달러에 산불현장에 투입되면 시간당 1달러의 수당이 더해진다. 일반 교도소 죄수들의 시간당 노역장 임금인 8~95센트에 비해 높은 편이다. 죄수를 소방관으로 쓰는 것을 ‘착취’로 보는 시각에 대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강요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면서 “교도소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바로 돌려보낸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틸러슨, 中에 ‘더 적극적 대북 압박’ 촉구할 듯

    틸러슨, 中에 ‘더 적극적 대북 압박’ 촉구할 듯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30일 중국을 방문한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 문제가 논의 테이블 위에 올라갈 것”이라고 밝혀 중국에 더욱 적극적인 대북 압박을 촉구할 것임을 시사했다.틸러슨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중국 방문길에 오르기 앞서 미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방미 중인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면담 직전 틸러슨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더 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중국 방문 때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방문에서 최우선 안건은 무엇이냐’고 묻자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한 (중국) 방문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의) 방중 의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방중 기간 사실상 중국 은행들의 대북 금융거래 차단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대통령의 새 대북 독자 제재 행정명령(13810호)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행정명령 서명 닷새 만인 지난 26일 첫 이행조치로 북한 은행 10곳과 개인 26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 정부는 앞으로 이들 은행과 거래하는 중국 등 외국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미국의 국제 금융망 이용을 차단하는 사실상의 ‘세컨더리 보이콧’을 가할 방침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류 부총리 면담에서도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면담 후 곧바로 중국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서 벌어진 ‘北 핵보유국’ 논쟁

    미국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밥 코커(공화·테네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미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 점검을 위해 열린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강조하면서 미 국무부와의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코커 위원장은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우린 인정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시갈 만델커 재무부 테러리즘금융정보 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위협이 전례 없는 수준을 보인 것은 맞다”고 했다. 이에 코커 위원장은 “토론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핵보유국이란 것에 동의하고 있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그것은 국무부의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을 그것(핵보유국)이라고 확실히 말하려면 다양한 기술적 평가가 수반돼야 한다”고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코커 위원장은 다시 “나는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면서 “그것이 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정보기관은 공개적으로 ‘아무리 많은 압박을 가해도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핵을 생존 티켓으로 간주하며, 한반도의 균형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커 위원장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거론하며 “북한을 멈출 수 있는 압박이 없다는 우리 정보기관의 일치된 관점과 반대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손턴 대행은 “우리는 중국이 북한을 자산이 아니라 부채로 보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틸러슨 장관은 그 부분에서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中, 트럼프 방중 앞두고 北에 ‘채찍’… 美와 모처럼 대북공조

    中, 트럼프 방중 앞두고 北에 ‘채찍’… 美와 모처럼 대북공조

    트럼프 “대북금융제재, 시진핑이 호응” 국무부도 “中 대북정책 바뀌고 있다” 외신 “北고립 위한 美·中 공동대응 개선”요즘 중국의 모든 국내 정치 일정은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제19차 공산당 대표대회(당대회)에 맞춰져 있고, 외교 일정은 11월 초에 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무역 전쟁’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중국이 두 가지 대사(大事)를 성공적으로 치르느냐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는 북한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중국의 잔칫상을 엎어 온 전례와 최근 ‘상상 이상의 보복’을 천명한 김정은의 태도를 들어 당대회 기간 또는 트럼프 방중 기간에 중대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북한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전례 없는 ‘채찍’을 들었다. 지난 28일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120일 이내 북한과의 합자·합작 기업 전부 폐쇄 명령은 그 결정판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 든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자 제재) 위협에 시 주석이 호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고액 기부자 행사에서 중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결정된 배경을 설명하며 “내가 요청했기 때문에 그(시진핑)가 그렇게(북한 은행 거래 중단) 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이날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대북 정책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제재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모두 들어 있는 내용이어서 새로울 건 없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결의안 채택 보름 만에 일사천리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대외에 제재 방식을 구체적으로 공표하고 있다. 결의안 채택 이후 2~3개월 지나 잊힐 때쯤 슬그머니 발표하던 이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미국과 국제사회에 의지를 과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 폐쇄는 양국 간 상업 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의미해 북·중 경제관계에 ‘대못’을 박은 조치로 평가된다. 중국 내 북한 기업은 물론 북한 나진·선봉 특구에 진출한 중국 기업도 폐쇄될 가능성이 크다. 북·중 합작 기업 현황은 중국 정부가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 투자액은 2010년 1120만 달러(약 128억원)에서 2015년에는 7만 달러(약 8000만원)로 떨어졌다. 합작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내 100여개 북한 식당이 내년 1월 예정대로 자취를 감추면 얼어붙은 북·중 관계를 극적으로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태도 변화로 미국과 중국은 모처럼 화합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중국 쪽에서는 이미 양제츠 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류옌둥 부총리가 미국으로 건너가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미국 쪽에서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 이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방중 일정에 들어간다. 외신들은 “미국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북 제재 등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 태도에 불만을 가졌지만 최근 북한 고립을 위한 공동대응 과정에서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아프간, 미국의 제2 베트남 되나?

    아프간, 미국의 제2 베트남 되나?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에서 베트남전의 ‘쓴’맛을 다시 보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년째 아프간에 발목이 잡혀 있던 미국이 최근 적극적인 개입을 선언하며 3000여명이 넘는 추가 파병에 나섰지만, 대부분 군사전문가들은 미군의 아프간 장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승리 없는 전쟁에 지쳤다. 이기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프간에 미군 3000여명 추가 파병이 나섰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파병 규모는 정확히 3000명이 넘는 병력이다. 대부분 이미 이동 중이거나 파병 명령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임기 초반 외교정책에서 고립주의를 추구하며 아프간 철수까지 고려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21일 전국으로 생중계된 TV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주변 지역에 직면한 안보 위협이 어마어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이 아프간 철수에서 적극 개입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해결사가 되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번에 파병되고 있는 인력은 특수전투를 수행할 요원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티스 장관은 “적을 돕는 추가 정보를 제공하고 싶지 않다”며 이와 관련한 언급을 회피했다. ◆16년째 헤어나오지 못하는 미국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감싸던 아프간 탈레반을 미·영 연합군이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한 달 만에 탈레반 정권은 무너졌지만, 지금까지 탈레반의 뿌리를 뽑지 못해 각종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탈레반의 저항이 계속되면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치르고 있다. 미국이 지금껏 이 전쟁에 쏟아부은 돈은 7830억 달러(약 888조원)에 달한다. 탈레반은 지난 20여년간 아프간에서 꾸준히 세를 확장했다. 현재 아프간 전체의 60%가량이 탈레반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의 지난해 분석에서 전체 지역의 35% 정도가 탈레반의 영향권에 있다고 밝혔다. 한 해 사이에 급격하게 탈레반의 세력이 확장된 것은 미국 등이 아프간 철수를 고려하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프간의 퇴역 장군은 “군사력 증강만으로 절대 아프간 장악은 이뤄질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군사적 접근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최근 숨진 탈레반 전사를 예로 들었다. 이 전사는 아들 6명이 있었다. 6명의 아들은 한 명씩 미군에 맞서 싸웠고 죽을 때다 AK-47 소총을 다음 동생에게 전했다. 결국, 6명 아들이 모두 죽자, 60세가 넘은 아버지마저 소총을 들고 싸우다 숨졌다. 이렇게 대를 이어가면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탈레반 세력을 뿌리 뽑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강대국의 중앙아시아 주도권 다툼 미국이 시쳇말로 한 줌 거리도 안 되는 아프간에서 16년 동안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아프간 정부의 몰락, 부족 간의 세력 다툼, 지방 군사실력자들의 등장 등 국내 상황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의 중앙정부는 수도인 카불 일대만 장악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지방 토호와 군벌(군부를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 탈레반이 각각 거점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또 여기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인도와 파키스탄까지 아프간의 영향력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어떤 나라도 아프간의 지정학적 위치와 무궁무진한 천연자원 등으로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들 강대국은 아프간의 각종 세력과 물밑 접촉으로 자국의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통일된 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2001년 아프간전을 시작하면서 탈레반을 몰아내고 친미 중앙정부를 세우고 아프간의 경제건설에 나서면서 아프간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강력한 아프간의 중앙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 토호나 군벌 세력을 약화시키려 했다. 이들 지방세력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 이들을 포괄하는 종전안이나 평화안을 만들자니 이해당사자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승산 없는 싸움’이라며 아프간 철수를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16년간 88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빈손으로 철수하자니 체면도 구겨지지만, 본전 생각이 간절했다. 또 미국이 철수하면 탈레반이 아프간 장악하면서 중앙아시아 영향력이 약화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다시 아프간으로 ‘전진’을 선택했다. 미국은 ‘어떤 조치를 취하든 후회할 수 밖에 없다’는 아프간전을 성공한 전쟁으로 만들지, 베트남전의 아픔을 다시 맛볼지 갈림길에 서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FTA 폐기 위협 임박… 효과적 봉쇄 방안 모색”

    “美 FTA 폐기 위협 임박… 효과적 봉쇄 방안 모색”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해 있다. 미국이 한·미 FTA 폐기를 위해 한국 정부에 보내는 공식 서한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4일 열리는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를 앞두고 방미한 김 본부장은 이같이 밝힌 뒤 “미국이 폐기 위협을 지속적으로 지렛대로 쓸 것 같다”면서도 “이를 감안해 폐기 위협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방안을 모색하면서 개정 협상에도 면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김 본부장은 미국 측의 움직임과 관련, ‘블러핑(엄포)이 아닌 실질적 위협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국제 협상에서는 블러핑이더라도 상대방이 그것을 ‘콜’ 하면 끝까지 가야 하지 않느냐”며 “이번에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만나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블러핑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초 백악관 내에서 한·미 FTA 폐기가 임박했다고 보도한 미국 언론기사를 언급하며 “기사 내용이 정확했던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한·미 FTA 폐기를 진지하게 검토했으며 의원들과 행정부 내 외교안보 라인의 문제제기, 미국 내 주요 이익단체들의 폐기 반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등을 다 감안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폐기 위협이) 블러핑이 아니더라도 우리 통상팀은 협상 준비가 돼 있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며 “이러한 기조는 유지될 것이며 국익 극대화 및 이익균형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폐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게 폐기를 통보하면 180일 후 자동 폐기된다. 다만 그 시점에서 누가 승자가 되고 패자가 될지를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이번에 상하원 의원들에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안보 상황이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서도, 김 본부장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 내에서 한·미 FTA에 대한 우호 기류도 상당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미 새달 트랙 1.5 대화” 긴장 완화 새 돌파구 될까

    北, 최근 美와 물밑접촉 적극적 美국무부 관계자 참석 여부 주목 다음달 유럽에서 열릴 북·미 ‘트랙 1.5’ 대화가 한반도 갈등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그 어떤 때보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아사히신문 등은 10월 중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한의 당국자와 미국의 전직 당국자·학자 등이 참여하는 북·미 트랙 1.5 대화가 열릴 예정이라고 28일 전했다. 미국 측 참석자로는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등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났던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측에서 ‘급’을 높여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나 한 부상의 참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대화에 미 국무부 관계자가 참석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월 오슬로 트랙 1.5 대화 때 조지프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최 국장과 별도의 회담을 하면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이 급물살을 타기도 했다. 최근 북한 유엔대표부가 워싱턴DC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접촉, 강연이나 회담 주선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한이 미국과의 물밑 접촉에 적극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과의 물밑 교섭으로 최근의 갈등 국면을 돌파하면서 핵보유국 인정을 받기 위한 외교적 모색에 나서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번 트랙 1.5 대화에 적극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번 트랙 1.5 대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직전 대화는 불발되기도 했다. 이번 것이 성사된다면, 북한은 ‘핵 폐기 협상’보다는 ‘핵 포기 불가’, ‘핵보유국 인정’ 등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대북 군사공격의 가능성 등 미국의 분위기 파악, 한반도 긴장 완화 등 이면에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민주 “北공격시 피해 알려 달라” 매티스에 요구

    미 민주당 소속 테드 리우(캘리포니아), 루벤 갈레고(애리조나) 하원의원이 최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때 예상되는 인명 피해 규모, 북한의 보복 가능성, 사후 대책 등을 질의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의원들은 의회를 대상으로 한 행정부 기밀 브리핑들에 참여했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듣지 못했다며 매티스 장관이 30일 이내에 답변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미국의 북한 공격 시 한국과 일본, 괌에 주둔하는 미군과 미국인, 현지인들이 겪게 될 인명 피해의 최소치와 최대치를 물었다. 또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 이후 북한이 핵이나 생화학 무기로 보복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이들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북한에 지상군을 투입해야 할지에 대한 대답도 요구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 대북전문가 은밀 접촉… 뒤엔 도발재개 카드

    北, 대북전문가 은밀 접촉… 뒤엔 도발재개 카드

    北 외무성 북미국장 최선희 방러 외교가, 추석연휴 도발 재개 전망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6일(현지시간) 북한 은행 10곳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등 매일같이 북한을 외교적·군사적으로 압박하는 방안을 쏟아내면서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북·미 대결 구도에서 북한은 강도 높은 ‘말폭탄’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이날까지 실질적인 도발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미국의 일련의 조치를 지켜본 뒤 북한이 이를 명분으로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관측된다. 이번 북·미 대결의 양상을 보면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맞불’ 기조연설 및 기자회견, 선전매체 논평 등을 통해 도발을 예고하며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말폭탄 대결에 맞서면서도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B1B 전략폭격기 출격 등 실제 압박 조치까지 병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북·미 대결 양상은 사실상 ‘말 대 행동’ 구도인 셈이다. 북한은 최근의 한반도 긴장 국면을 내부 체제 결속에 활용하며 도발 시점을 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성명 이후 당 중앙위원회 집회, 인민무력성 군인집회, 평양 10만 군중집회, 노동자·농민 단체 집회 등이 줄줄이 이어지며 ‘최고 존엄’에 대한 충성과 ‘반미대결전’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북한은 ‘물밑 외교전’도 이어 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워싱턴의 싱크탱크 관계자들에게 접근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유엔주재 북한 사무소는 최근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을 평양으로 초대했으나 거절당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그들(북한 관계자)은 미 학자들과 전직 관료들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만남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이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려면 미 정부에 직접 연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전문가를 했던 더글러스 팔 카네기국제평화기금 부소장도 접촉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한 북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전략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워싱턴 싱크탱크의 전문가들과 채널을 열어 놓으려고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북한 대미 외교 핵심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은 이날 러시아를 방문했다.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한 최 국장은 방문 목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러시아 외무성과 협상하기 위해서 왔다”고 짧게 답했다. 최 국장은 러시아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외무부 특임대사와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다음달 10일 당 창건기념일을 앞두고 추석연휴에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최근 미국의 조치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마친 뒤 도발 수위와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핵실험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사거리를 늘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이나 아직 공개되지 않은 ‘화성13형’, ‘북극성3형’ 등을 발사할 것이란 관측이 주로 나온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북핵 돈줄 봉쇄… 트럼프 “군사, 2번째 옵션이지만 파괴적“

    美, 북핵 돈줄 봉쇄… 트럼프 “군사, 2번째 옵션이지만 파괴적“

    미국은 26일(현지시간)에도 북한의 도발에 대한 ‘완벽한 대비 태세’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미군의 ‘1인자’인 조지프 던퍼드 미 합동참모본부의장이 각각 “군사옵션을 완전히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던퍼드 합참의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의 재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게 되는 시기와 관련, “3개월이 되든, 6개월이 되든, 18개월이 되든 곧 될 것”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일부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지만 우리는 북한이 그런 능력을 갖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는 가정하에 행동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핵 탑재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현재 북한에 그런 능력이 있고, 그런 능력을 사용할 의지도 있다고 추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를 북한 동해 국제공역으로 출격시킨 데 대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이 (미국의) 오판을 피하기 위해 우리의 모든 준비 태세를 살펴보고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며 “최근 작전도 매티스 장관과 내가 개인적으로 여러 시간 점검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현재 배치된 44기의 요격미사일 외에 추가로 21기의 요격미사일을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던퍼드 의장은 지난 18개월 동안 북한의 군사활동과 무기 개발을 감시하기 위한 정보 수집량을 늘려 왔다고도 보고했다. 그는 “북한은 시급성의 측면에서 오늘날 가장 큰 위협을 제기한다”면서 “중국은 2025년까지 우리나라에 최대 위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의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문당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이날 폭스뉴스가 웜비어 부모와의 인터뷰를 방송한 직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오토를 납치했고, 고문했고 의도적으로 상해를 입혔다. 그들(북한)은 희생자가 아니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웜비어는 작년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에서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같은 해 3월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 6월 13일 전격 석방돼 의식불명 상태로 고향에 돌아왔지만 엿새 만에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 사건과 관련해 고문 사실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北은행 8곳·개인 26명 제재

    美, 北은행 8곳·개인 26명 제재

    므누신 “北 고립화 한단계 진전” 트럼프 “군사옵션 준비돼 있다”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대북 ‘군사옵션 준비를 마쳤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을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자금줄 차단을 위해 북한 은행 10곳을 독자 제재 명단에 올리는 등 경제적 대북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미 재무부는 이날 농업개발은행과 제일신용은행, 하나은행, 국제산업개발은행, 진명합영은행, 진성합영은행, 고려상업은행, 류경산업은행 등 8개 북한 은행을 새롭게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 은행의 중국, 러시아, 홍콩, 리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지점에 근무하는 북한인 26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33개 기관과 개인 48명을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날 조치는 지난 21일 발표한 초강력 행정명령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효과를 최대한 조기에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완전한 북한의 고립화 전략을 한 단계 진전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선호하는 방안은 아니지만, 두 번째 방안을 이행할 준비가 완전히 돼 있으며 그것은 바로 군사 옵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 매우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만일 그러한 방안을 택해야 한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그(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가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북·미 말 폭탄의 책임을 북한에 돌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는 25년 전, 아니면 5년 전에만 대응했더라면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전임 미국 정부들이 엉망인 상황을 물려줬다. 그럼에도 해결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B1B 2시간 출격 때 조치 없었다”… 北 대공 방어망 허점 노출

    “B1B 2시간 출격 때 조치 없었다”… 北 대공 방어망 허점 노출

    거미줄처럼 촘촘한 방어망 불구 예상 못한 심야라 포착 못한 듯 北, 뒤늦게서야 초계비행 실시 탐지했더라도 ‘격추’는 미지수 통일부 “평양 유가 올 3배 급등”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와 F15C 전투기 6대 등이 북한 동해 쪽 공해 상공을 2시간 넘게 비행하던 지난 23일 밤 북한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북한의 대공방어망 실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간담회에서 북한의 무대응 사실과 함께 그 배경으로 “자정 무렵이니 전혀 예상도 못 했고 레이더나 이런 데서도 강하게 잡히지 않아 조치를 못 한 것 같다”고 보고했다고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밝혔다. 미군은 우리 측에 “북한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B1B 궤적을 공개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후속 대응으로 비행기를 이동시키고 동해안 쪽으로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한 정보위원은 “황해도에 있는 비행기를 동해안 쪽으로 이동시켰으며 B1B 출격 이후에 초계비행도 실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B1B 랜서의 격추를 경고하면서 유엔헌장의 ‘자위적 권리’ 즉 자위권을 주장했다. 유엔헌장 51조에는 “이 헌장의 어떠한 규정도 국제연합 회원국에 대해 무력공격이 발생한 경우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때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며 ‘개별 자위권’과 ‘집단 자위권’을 고유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미군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의 대규모 공중폭격에 초토화된 북한은 이후 평양 등 주요 거점의 대공방어망을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150여㎞로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번개5호(KN06) 지대공미사일과 사거리 250여㎞의 SA5 지대공미사일 등은 물론 사거리 30㎞의 SA2 지대공미사일, 15㎞의 SA3 지대공미사일 등으로 저·중·고고도 중층방어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SA5는 6개 포대 24개의 발사대가 있다. 탐지레이더 또한 SA5의 경우 5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력난 등으로 24시간 가동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B1B 편대를 비롯한 미군 항공기들이 출격했을 때가 ‘탐지 사각 시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의 한 소식통도 “미군 비행기들이 심야에 북한 동쪽 공해상으로 진입한 것도 지대공 레이더가 가동되지 않는 취약 시간대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군기들이 2시간 넘게 유유히 작전을 펼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탐지 능력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3월과 5월 B1B 편대가 한반도 남쪽에 비공개로 전개해 모의폭격 훈련 등을 진행했을 때 이 같은 사실을 포착해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탐지했더라도 B1B 편대와 F15C 6대에 제대로 공격을 가할 능력까지 갖췄는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B1B를 비롯한 미군의 폭격기와 전투기에는 지대공 레이더가 가동됐을 때 이를 탐지하는 레이더가 있고, 설사 지대공미사일이 날아온다고 해도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기만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B1B는 사거리 370여㎞의 AGM158, F15C는 사거리 278㎞의 슬램ER 공대지미사일을 각각 탑재하고 있어 지대공레이더가 가동되는 순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북한은 4세대 전투기인 미그29 16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그29는 우리의 KF16급에 해당해 F15 등 미군 최신예 전투기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북한은 미그29를 수도 방어를 위해 평양 주변에만 배치하고 있어 이번에 설령 B1B 전개를 알았다 해도 대응 출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통일부는 최근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내 유가가 연초 대비 3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이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연초 6000원대 중반이었던 북한의 휘발유 1㎏당 가격은 8월 중순 이후 급등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되며 유가 상승세가 평양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전투기들이 제때 기동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같은 유류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의 동향과 관련,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은 “북한도 (비무장지대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우려해) 강하게 선(先)보고·후(後)조치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면서 “우발적 도발이나 충돌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 ‘자위권’ 발언에…美 “북핵 시나리오 4~5개 검토”

    北 ‘자위권’ 발언에…美 “북핵 시나리오 4~5개 검토”

    “핵 포기 선언해야 대화” 못박아 美 국방부 “모든 대북옵션 행사” 트럼프 “北, 웜비어 고문 테러” 미국과 북한의 ‘말 폭탄’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미 백악관의 고위관계자가 대북 대화의 조건을 ‘핵 포기 선언’으로 못박았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로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의해 고문당했다”며 “그들(북한)은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의 사건과 관련해 고문 사실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압박은 북·미 간 대화나 협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 것으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목전에 둔 북한이 핵 사찰과 포기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제임스 클래퍼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최근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전쟁학연구소(ISW)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북한 정권과 협상하기 전, 북한은 핵시설 사찰을 받아들이고 핵무기를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획득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위협을 완전히 해결할 4∼5가지 시나리오를 찾고 있다”면서 “일부는 다른 해결책보다 더 험악하다”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강력 경고했다. 미국과 북한은 이날도 험악한 협박을 주고받았다. 리용호 외무상은 미국 출국 직전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공언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미국 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서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 발표 직후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 23일 밤 B1B 랜서 무력시위와 관련, “비행할 권리가 있는 국제공역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되받고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며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북한과 정권을 어떻게 다룰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한인 美 입국금지는 상징적… 압박 메시지

    북한인 美 입국금지는 상징적… 압박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인의 미국 전면 입국 금지 등 대북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에 이어 북한과의 거래를 완전히 끊는 조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 카드가 별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과 베네수엘라, 차드 등 3개국을 추가한 8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금지 행정명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미국과 사업이나 여행을 하는 북한인이 극소수이기 때문에 이번 행정명령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내 북한 국적자는 뉴욕의 주유엔 대표부 외교관과 난민 자격의 탈북자 200여명 정도밖에 없다”면서 “또 유엔 외교관과 ‘국익에 도움이 되는 사람’ 등 행정명령의 예외조항을 두었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인의 방미 상황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학술적 목적이나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북한인도 상황에 따라 미 정부가 가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완전히 차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반이민 행정명령의 북한 추가는 실효성보다는 상징적 의미로 읽힌다. 특히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미국과 북한이 연일 ‘말폭탄’을 주고받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북한 압박에 나서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앞서 지난 7월 모든 미국 시민의 북한 여행 전면 금지 조치를 승인했으며, 지난달 말부터 미 국적자의 북한 여행이 완전히 금지됐다. 다만 인도적 목적 등 특수한 목적의 방문의 경우 특별여권을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한편 수미 테리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미국이 가진 실효성 있는 대북 옵션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가진 좋은 (대북) 옵션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완성을 앞두고 있는) 북한도 물러설 수 없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테리 전 분석관은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은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함을 의미한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선택을 한다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보복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결국 전면전이 벌어지면서 북한은 완전히 파괴되고 일본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김정은 정권의 교체 시도에 대해서도 “북한이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라면서 “추진하기 어려운 옵션”이라고 평가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핵전쟁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그것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군사옵션이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해 왔다”면서 “대통령은 그에게 제공된 많은 대안이 있으며, 대통령은 그(북한 도발)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선전포고했다…美폭격기에 자위대응”

    “트럼프 선전포고했다…美폭격기에 자위대응”

    北리용호 유엔 숙소 앞 기자회견 美, 북한인 입국 전면 금지 조치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미국이 선전포고를 했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리 외무상은 이날 미국 뉴욕 밀레니엄힐튼호텔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 말싸움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우리 지도부에 오래 가지 못할 거라며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또 “미 현직 대통령의 말이기 때문에 명백한 선전포고다”라면서 “모든 유엔 총회 참석 국가는 미국이 우리에게 선전포고한 것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유엔이 인정한 북한의 자위권을 언급한 뒤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우리 영공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자위적 대응 권리를 갖게 될 것이다”면서 “누가 더 오래 갈 것인가는 그때 가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회견 자리를 떠났다. 북한이 군사옵션을 밝힌 상황에서 강 대 강 방침을 밝힌 것이다. 때문에 지난 23일 미국의 B1B랜서 전략폭격기가 동해 북방한계산(NLL) 북쪽 공해상에 출격한 것과 같은 군사행동을 했을 때 북한이 자위권 대응을 내세워 공격할 경우, 한반도는 위기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리 외무상은 당초 밤 11시(한국시간)에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40여 분 늦게 회견에 나섰다. 리 외무상은 전날 밤 숙소에서 밤늦게까지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북한 국적 소지자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CNN,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북한은 미국 정부와 어떤 면에서도 협조를 하지 않고 정보 공유의 필요조건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며 북한을 입국 금지 대상에 추가한 이유를 밝혔다. 미 행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에는 북한 등 3개국이 새롭게 추가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반도 긴장 고조] “美, 핵공격 감지 후 45~60분이면 핵 보복타격”

    대통령 ‘챌린지 코드’ 암호 사용 미국이 핵 공격을 받은 뒤 핵 보복타격이 이뤄지기까지는 45∼60분이 걸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 운용 책임자 출신의 핵·미사일 전문가인 브루스 블레어 프린스턴대 연구원의 주장을 인용한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은 핵 공격을 받은 뒤 경보 발령-대통령에 대한 보고-발사 명령-명령 확인-잠금장치 해제-발사 등의 과정을 거친다. 먼저 적의 핵 공격을 감지 후 경보 발령에 3분이 걸린다. 미 콜로라도의 콜로라도 스프링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위성이나 지상 레이더로 적의 핵 공격을 감지하면 이를 미 국방부에 즉각 전파하고 경보를 발령한다. 미 국방부는 대통령에게 전화로 보고하고,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전략사령부에도 같은 내용을 전파한다. 대통령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군사 보좌관들은 핵 지령 자료가 들어 있는 가죽 핵 가방, ‘풋볼’에서 핵 보복 수단을 준비한다. 전략사령관의 간단한 브리핑을 받고 대통령이 보복공격을 결정해도 ‘전시 상황실’은 공격 명령이 대통령의 공식 명령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알파벳 암호로 된 ‘챌린지 코드’를 요구한다. 이에 대통령은 ‘비스킷’으로 알려진 인증카드를 사용해 응답한다. 이 확인과정에 12분여가 걸린다. 대통령의 공식 명령이 확인되면 국방부는 핵미사일을 선택하는 전쟁코드와 해당 핵미사일의 잠금장치를 풀 코드, 발사시각 등을 담은 명령을 알린다. 지상 발사 핵미사일을 통제하는 요원들은 핵미사일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발사 버튼을 누르면, 30여분 뒤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까지 핵미사일이 날아간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군사옵션 ‘죽음의 백조’ NLL 넘었다

    美 군사옵션 ‘죽음의 백조’ NLL 넘었다

    트럼프 “리틀 로켓맨 오래 못가” 北리용호 “美 공격 기미 보이면 가차 없는 선제행동 취할 것” 文대통령, NSC소집… 대응 점검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파괴’ 발언에 ‘예방적 선제행동’을 거론했다. 이 발언 직전 미국은 전략폭격기를 북한 동해상 국제 공역으로 전개했다. 제72차 유엔총회를 기점으로 격발된 북·미 간 ‘말 전쟁’이 격화하고 있고 ‘군사적 위협’도 점점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오후 국가안보회의(NSC) 전체회의를 열고 한반도 안보정세와 관련한 북한 주요 동향과 우리의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외교안보 부처에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도록 지시했다. 또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한 확고한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강화해 나가도록 강조했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이 우리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군사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예정보다 하루 미뤄 행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고 내세웠다. 그러면서 “미국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할 의사가 없다”며 국제사회의 균열도 유도했다. 베네수엘라와 쿠바, 시리아를 일일이 거명하며 연대감을 내세우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강한 인신공격적 발언을 쏟아냈다. “권모술수를 가리지 않고 한 생을 늙어 온 투전꾼이 미국 핵 단추를 쥐고 있는 위험천만한 현실이 국제평화에 최대 위협”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에게마저 고통만을 불러오는 최고통사령관”이라고 비판했다. 또 ‘거짓말 왕초’, ‘악통령’(악의 대통령) 등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의 생각을 되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시간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여러 대가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 공역을 비행했다. 미국 폭격기와 전투기가 북한 동해 공해상까지 비행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비행한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 중 이번이 휴전선(DMZ)의 가장 북쪽까지 간 것”이라면서 “이는 그동안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화이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북한에 경고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미 국방부는 한국과 일본의 전투기들은 이번 작전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고, 이번 작전에 참여한 항공기의 수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움직인 것”이라고 밝혔다. 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로 미국에 대한 경고 성명을 낸 데 이어 “북한의 다음 수순이 ‘태평양 수소탄 시험’일 수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추가 도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도는 날로 상승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국이냐 북한이냐 선택하라”…美, 사실상 北 고립시켰다

    美언론 “BDA 제재와 비슷한 효과 기대” 北 회피 기술 발전… 제재 효과 지켜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서명한 대북 제재는 한마디로 ‘미국이냐, 북한이냐’에 대한 선택을 강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날 “외국 금융기관은 미국과 거래할지, 북한과 거래할지를 선택할 수 있지만 둘 다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실행한 것은 2010년 이란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우리나라도 이란 멜라트은행의 서울지점 폐쇄, 원유 수입 축소, 현지 건설 수주 중단 등의 경제적 고통을 감수하고 이를 수행해야 했다. 이번 세컨더리 보이콧은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 때보다 외견상 훨씬 단순하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행정명령이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제재와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2005년 중국계 BDA가 북한의 불법 자금세탁 창구로 이용된다며 미국과의 거래를 중단시킨 적이 있다. 그 파장으로 미국과의 거래 중단을 염려한 중국의 24개 은행이 북한과 거래를 중단했다. 당시 북한의 한 외교관은 “피가 마르는 고통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 등 현지언론은 “이번 행정명령은 사실상 북한거래 기업의 미국 시장 진입 봉쇄뿐 아니라 금융, 산업 등 북한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포괄적이고 강력하다”면서 “사실상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니컬러스 번스 하버드대 케네디대학원 교수는 “최근 유엔 결의안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새로운 제재는 ‘현명한 조치’”라면서 “미국의 제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비용을 높이고 속도는 늦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의 제재 회피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제재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북한은 2005년 BDA 제재 이후 위장 회사나 차명계좌 등 각종 편법을 활용하며 국제 금융 시스템 바깥에서 적응해 왔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자금세탁을 거쳐 은행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으며 중국과 러시아 선박들이 항로 도중 목적지 변경 및 위치추적 장치를 끄는 수법으로 북한 석탄을 실어나르는 등 밀무역을 하는 사례도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 ‘최고수준 北 옥죄기’

    美 ‘최고수준 北 옥죄기’

    美 행정명령… 文대통령 “지금은 압박 외엔 없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북한과 교역을 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물론 북한과의 무역·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외국은행을 미 재무부가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대북 독자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제3국 개인·기업을 제재하는 실질적인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로, ‘군사옵션’ 이외의 가장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로 평가된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뉴욕에서 가진 3자 정상회담의 모두 발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은행들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미국과 거래를 하거나 북한 불법정권과 교역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지구촌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범죄자들과 불량국가를 다른 이들이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의 새로운 행정명령은 인류가 아는 가장 치명적인 북한의 핵개발 노력을 뒷받침해 온 자금줄을 끊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이 새롭고 강력한 도구를 제공할 것이고 이는 오직 한 국가만을 목표로 하는데 그 국가는 북한”이라며 “북한은 절대 다른 나라를 통해 무역과 은행 거래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행정명령은 재무부가 국무부와의 협의 아래 북한의 건설, 에너지, 어업, 정보기술(IT), 의료, 광업, 섬유, 운송 산업 활동에 연루된 기관과 개인을 제재하도록 했다. 북한에 있는 항구와 공항, 육상 통관소를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데 관련된 기관과 개인도 제재 대상이다. 북한을 상대로 ‘중요한’ 상품, 서비스, 기술을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기관과 개인도 제재를 받는다. 북한을 방문한 선박과 항공기에 대해 180일 동안 미국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외교부 “北, 하루속히 대화의 장 나와야” 해외 은행의 북한 거래와 선박·항공기 출입을 막아 핵과 미사일 개발에 흘러들어 가는 북한의 자금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취지이다. 행정명령의 효력은 이날 이후 발생하는 거래부터 적용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못할 게 뭐가 있느냐”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북한이 미국에 사상 최고의 대응조치를 하겠다고 맞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김정은은 자기 인민들을 굶주리고 죽이는 일을 개의치 않는 분명한 미치광이”라며 “그는 전례 없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은 앞서 21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일선 은행들에 대북 신규 거래 중단을 지시, 미국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장기 공백’ 주한 美대사 연내 부임 물 건너가나

    ‘장기 공백’ 주한 美대사 연내 부임 물 건너가나

    8개월 동안 공석인 주한 미국대사 등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한반도 담당 요직 인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주한 미국대사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겸 조지타운대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발표 등이 늦어지면서 연내 부임이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백악관은 현재 차 교수의 검증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언론에 자주 논평해 왔던 차 교수는 상당 기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 교수를 주한 미국대사에 공식 지명하면 미 상원 인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와 관련, 차 교수의 한 지인은 “오는 12월 전에 차 교수의 주한 미국대사 공식 지명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도 “우리는 지금 발표할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중요한 자리에 맞는 사람을 확인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민주당 상원의원 10명이 지난 15일 백악관에 전달한 공동서한에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점을 고려할 때 한반도 담당 고위직 자리가 아직도 공석이라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며 “신속히 상원에 지명자를 보내 조언과 동의를 구하라”고 촉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8개월째 공석인 주한 미국대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명하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들은 “한국은 미국의 가장 소중한 동맹국 중 하나”라면서 “최근 채택된 미국 의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안의 이행 문제를 긴밀히 조율하려면 지금의 대행체제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북핵 위기로 동북아시아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권위 있고 강력한 파트너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적 허풍의 진의에 대해 설명해 줄 사람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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