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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공수사권 강화에 방점… 말뿐인 ‘환골탈태’

    대공수사권 강화에 방점… 말뿐인 ‘환골탈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해 밝힌 ‘셀프 개혁’ 약속에 대해 국정원 지휘부가 개혁을 주도하는 것 자체가 ‘개혁의 한계’를 예고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남 원장이 개혁 방향으로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낡은 수사 관행 및 절차 혁신, 강력한 구조조정을 제시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대공수사권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셀프 개혁 자체가 ‘땜질식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오히려 현재 권한을 더 확대하려 한다는 점에서 남 원장이 말한 ‘환골탈태’와는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정보 수집과 대공 수사 분리 등 국정원의 구조와 대통령에 대한 보고 체계 등 전반적인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 국정원이 국내·해외 정보 수집 기능과 수사권을 독식하면서 ‘견제받지 않는 공룡 권력’이 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 기인한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6일 “국정원 조직이 차관급 이상 정무직(원장, 1·2·3차장, 기조실장)이 5명이나 되는 상황에서는 구조적으로 정치 바람을 탈 수밖에 없다”며 “권력의 원천이 정보가 아닌 정치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전 수석은 “정보기관장의 계급이 높은 건 후진국 모델”이라며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전보장국(NSA)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우리로 치면 차관급 정도에 불과하지만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은 대공 수사보다는 핵심인 대북 정보 수집과 분석, 대북 및 해외 공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으로 정보 기관이 수사권을 가진 국가는 중국과 북한뿐”이라며 “이는 정보에 기반해서 수사하는 게 아니라 수사의 필요성에 따라 정보를 획득하는 덫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에 대한 국정원장의 직보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한 교수는 “정보 기관장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체제가 권력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며 “국정원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를 하고 NSC가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으로 견제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대공 수사권에 대해서도 “국정원의 대공 수사 인력이 검찰에 흡수돼 대공수사본부를 창설하면 그 기능이 약화될 우려는 없다”며 “대공수사 과정의 잘못을 사과하면서 다시 대공수사를 강화한다고 표명한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사표를 낸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외에는 인적 쇄신이 보이지 않는 점도 셀프 개혁의 진정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도 “개혁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정원의 권한과 세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국정원 셀프 개혁안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대선 댓글 사건과 관련해 소속 정보관(IO)의 상시출입제도 폐지와 모든 직원의 정치개입 금지 서약 의무화, 적법성 심사위원회 신설 등 자체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내부통제 강화 방침이 나온 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아 또다시 내부통제를 강화한다는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주민번호 대체할 모든 수단 연구”

    정부가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관련 국정조사에 참석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오는 8월부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법적 근거 없이 주민번호를 수집 및 활용하는 것이 금지된다”며 “온라인에서 1400만명 이상 발급받은 아이핀을 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주민증 발급 번호, 휴대전화 인증, 공인인증서 등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주민등록법에 따르면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막으려고 주민번호를 바꿀 수는 없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 등이 생기면 주민번호를 변경할 수 있고, 생년월일·성별·출생지 등 고유한 개인정보가 아니라 난수표와 같은 임의적인 숫자로 번호를 부여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임의 숫자로 주민번호를 바꾸는 대상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신생아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늘려 행정 비용 및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개정안의 목표다. 지난 10년간 24만명이 생년월일이 바뀌었거나 행정착오로 번호에 오류가 있는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했다. 정부는 주민등록번호의 전면적인 개편에 대해서는 “주민등록번호는 국가 발전의 정보 인프라로 전 국민의 주민번호를 모두 바꾸는 것을 배제하진 않지만, 경제·사회적 비용과 국민의 불편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민번호를 임의적인 숫자로 바꾸면 생년월일, 성별과 같은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이유로 금융기관의 개인정보 수집을 용인하고 있는데, 주민번호 이외의 방법으로 개인을 식별하면 된다”고 말했다. 임의 숫자로 된 주민번호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란 주장도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의 번호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각 기관의 데이터베이스(DB)가 그 임의번호를 공유한다면 주민번호와 다를 게 없다. 공공기관별로 업무에 따라 출입국 관리에는 여권번호, 교통관리 업무는 운전면허번호를 사용하는 식으로 돼야지 주민번호처럼 일률적인 개인식별 번호가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훈민 변호사는 “전 세계로 유출돼 양쯔강에 사는 노인들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현행 주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국가 행정을 운영하는 것이 주민번호 도입 목적인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에 따라 18개 중앙행정기관과 6개 시·도에서 6000여명이 사용하는 공무원증의 현금카드와 전자화폐 기능을 삭제하기로 했다. 또 안행부와 각 시·군·구에서 관리하고 있는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 DB도 올해 안에 암호화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론] 새로운 검찰 체제의 출범에 부쳐/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새로운 검찰 체제의 출범에 부쳐/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람은 말이야, 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지는 거래.” 영화 ‘올드 보이’의 이 대사는 신임 검찰총장이 통할하게 된 이 시대의 검찰에 던져지는 최대의 경구다. 검찰이 행사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은 예나 지금이나 정치권력에 기생함으로써만 주어진다. 무한경쟁을 뚫고 다단계의 승진 사다리를 타고 오르려면 이런저런 줄서기의 요령은 필수이며, 자칫 고지식한 수사로 ‘야당 좋은 일’을 하거나 권력의 환부를 건드리는 실수를 범해서도 안 된다. 동료 검사가 권력층의 의지에 반한 수사로 수모와 징벌의 대상이 돼도 남의 일인 양 넘어가야 하고, 정치검찰이니 검찰정치니 하는 세간의 뒷담화도 무지렁이들의 푸념이거니 하며 무시해야 한다. 한국 검찰은 법과 정의가 자기 권력의 원천이 되지 못함을 너무도 잘 안다. 그래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권력의 의향을 법치라는 말로 가공해내고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능력이다. 검사동일체라는 상상적 공동체는 유령처럼 떠도는 권력 앞에서 검사들이 스스로를 정당화할 수 있게 하는 허사에 지나지 않는다. 아쉽게도 신임 검찰총장의 체제라 해서 이런 현실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신임총장은 취임사에서 “민생검찰”을 외치며 “정치적 중립성 유지”를 다짐하지만 정치권력의 부정이나 자본권력의 거악에 대한 적대 의지는 그가 강조하는 ‘형사사법의 영역’에서 명확하게 자리매김돼 있지 않다. 국가정보원 등의 대선개입사건에 이어 그에 대한 수사까지도 파행으로 치닫는 최악의 정치범죄를 마주한 검찰총장이 내세운 제 일성은 너무도 허약한 법률지상주의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을 따름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합의를 보았던 검찰개혁의 과제는 1년 만에 공수표가 되었다. 특별검사제는 제도특검으로 변질되고 특별감찰관제 또한 실권을 박탈당한 허수아비 기구로 입안되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청의 인사를 분리하며 검경수사권을 조정하겠다는 공약은 아예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그리고 검찰은 이렇게 숙주가 던져주는 은전을 바라보며 다시금 권력을 상상한다. 대저 상상력은 경계를 넘어서기에 강력한 힘을 지닌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상상은 주어진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기에 도전보다는 굴종을 택하기 십상이다. 상상을 함으로써 비겁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마치 오늘날의 우리 검찰이 정치권력 혹은 자본권력이 부여한 한계 속에서만 법과 정의를 상상함으로써 한없이 비겁해지듯 말이다. 이 지점에서 ‘올드 보이’의 대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그러니까 상상을 하지 말아봐.” 상상을 하지 않아야 용감해질 수 있고, 용감해져야 외곽을 부수는 힘이 솟는다. 하지만 신임 검찰총장과 그의 검찰에 이런 당부를 하는 것은 우리의 또 다른 상상이 되기에 전혀 미덥지 못하다. 검찰에 혁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검찰을 법과 정의의 수호자라고 상상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상상 속에서 우리들은 검찰의 권력에 사로잡혀 스스로 비겁해지게 된다. 정말 필요한 것은 검찰에 대한 우리의 상상 자체를 깨는 일이다. 검찰이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설 것이라는 상상, 혹은 정치권력이 바뀌면 검찰은 바로 서게 될 것이라는 상상, 이 모든 헛꿈들에서 깨어나야 한다. 오히려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있는 것처럼 검찰은 국가라는 원고를 대리하는 자에 불과하다는 생각, 준사법기관이 아니라 형사재판에서의 한 당사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판단, 따라서 검찰의 권력은 검찰에 고유한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빼앗아간 권력이라는 각성을 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인 것이다. 검찰에 대한 상상을 할 것이 아니라, 부릅뜬 눈으로 검찰의 과거와 현재를 보면서 우리의 권력을 주장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적 법치로 나아가는 검찰개혁의 첩경이다.
  • 與측 “예산 공개하면 정보전 전력 노출” 野측 “권력남용 막게 구체적 장치 필요”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는 공청회 이틀째인 17일 ‘예산 항목 공개’와 ‘국회 정보위원회 상설 상임위화’를 의제로 팽팽한 논리 대결을 펼쳤다. 여당 측 추천 전문가와 새누리당은 “예산이 공개되면 국정원의 정보전 전력이 적에게 노출될 수 있고 정보위가 일반 상임위가 되면 국회 통제권 강화로 국정원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야당 측 전문가와 민주당은 “국정원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반박했다. 이재교 세종대 교수는 “현재 정보위 권한이 부족하다고 보지 않으며, 정보위를 일반 상임위로 한 나라도 내가 알기론 없다”면서 “정보위를 상설화하고 거기에 비밀 보장이 안 되는 정보감독위원회 설치는 옥상옥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보위 예산 내역 공개와 관련해서는 “정보기관 예산은 비밀로 보호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계약업체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기관의 비밀 예산을 폭로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난리가 났지만,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정보위를 상설화하면 자주 모이게 돼 국정원 통제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지만 그 과정에서 기밀정보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 교수의 주장을 거들었다. 장 교수는 또 “치열한 정보전쟁 속에 경쟁자에게 자신의 카드를 모두 보여주는 것은 곧 경쟁에서의 패배와 직결된다”며 국정원 예산 비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측 추천 전문가들은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감독·통제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비밀 정보기관 존재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상당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통제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면서 “실효적 통제를 위해서는 전문가 지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보감독위원회와 같은 국정원의 비밀성과 국회가 요구하는 민주성을 절충하는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산 내역 공개와 관련해서는 “국정원이 집행해야 할 예산과 국민 앞에 공개해 국회가 심의해야 할 예산이 따로 있다”면서 “예산이 공개된다 해서 비밀 정보활동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동석 아주대 교수는 “국회는 정보기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감독해야 권력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고 헌법도 준수하며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예산에 대한 회계감사도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檢 스스로 사법정의 무너뜨린 행위… 재수사 통해 진실 밝혀야”

    “檢 스스로 사법정의 무너뜨린 행위… 재수사 통해 진실 밝혀야”

    검찰이 유동천(73)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의 기소 근간이 된 배임 등의 주요 범죄 혐의가 유 전 회장이 아닌 아들이 저지른 것을 알면서도 유 전 회장에게 죄를 덮어씌운 것은 사법 정의를 검찰 스스로 무너뜨린 행위라는 게 법조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법조계에서 소문이나 추측으로만 떠돌던 ‘대리 처벌’이 검찰이 직접 작성한 문건을 통해 드러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감찰 사안인 동시에 재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서울신문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검찰이 지난해 10월 8일 법원에 제출한 ‘피고인 이철규 알선수재 사건 의견서’ 내용 중 유 전 회장이 아들 대신 형사 책임을 졌다는 부분을 법학 전문가에게 직접 보여주고 자문을 얻었다. 검찰 의견서를 직접 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 정의가 완전히 엉클어진 경우”라며 “재벌 기업의 경우 대표가 혼자 책임지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떠도는 얘기 수준이지 실제로 명백히 겉으로 드러난 예는 거의 없다. 검찰이 어떻게 저런 걸 썼는지,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도 황당했겠다”며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한 교수는 “심각하다. 감찰위원회가 가동돼야 할 사안”이라며 “사회적 파장이 된다면 기존 수사 검사들의 옷을 벗기고 재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검찰의 반박 논리도 예견했다. 그는 “아마 검찰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 유 전 회장도 혐의가 있었고 아들과 아버지의 책임이 분산돼 있었는데 유 전 회장 쪽으로 정리했다’는 식으로 방어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굉장히 직설적으로 유 전 회장에게 죄가 없음이 적시돼 있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를 통해 자문한 다른 전문가들도 “처음 들어본다”며 “대리 처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횡령, 배임 등의 경제 비리와 관련해 아들의 죄를 아버지가 대신 처벌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미국의 ‘플리바게닝’도 자기 죄 중에 가장 큰 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다른 죄들을 덮어주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한 게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플리바게닝이 가능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범죄는 플리바게닝을 위한 협상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죄 없는 사람을 기소했다면 강요죄에 해당한다”며 “검찰 수사에 불신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정태원 변호사는 “아버지도 배임, 횡령에 일정 부분 죄가 있는데 아들을 면해 주는 대신 자기가 다 덮어쓰는 거라면 모를까 죄가 없는데 덮어씌우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사실이라면 재수사해야 한다. 불법한 직무를 행한 것으로 사실관계를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 김기홍 변호사는 “죄가 없는 사람에게 뒤집어씌워 처벌하는 경우는 그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아버지는 범인도피와 은닉죄가 성립하고 검찰은 범인은닉교사죄가 성립한다. 검찰이 아들을 입건하지 않은 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대리 처벌은 있을 수 없고, 만일 사실이라면 완전히 잘못된 일이다. 검사들이 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죄 없는 사람을 회유, 구속한 건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만일 아버지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아버지도 공범이 된다”며 “아마 아버지도 범죄 혐의가 일정 부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추론했다. 검사 출신 금태섭 변호사는 “대리 처벌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면서 “법적으로 있는 건 아니지만 옛날에는 인지상정상 부부간 또는 부자지간은 함께 구속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다만 그것도 공범인데 가담 정도가 낮을 경우 둘 중 한 사람을 용서해 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유 전 회장에게 ‘거짓 진술’을 회유했는지 등도 의문이다. 이 전 청장은 “유 전 회장이 아들 구속을 면하는 조건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며 “제 사례에 비춰 보면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과장되거나 억울한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 檢 “유동천, 아들 대신 형사 책임”… ‘대리 처벌’ 첫 확인

    [단독] 檢 “유동천, 아들 대신 형사 책임”… ‘대리 처벌’ 첫 확인

    1200억원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동천(73)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검찰 기소의 근간이 된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아들 대신 처벌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소문이나 추측만 무성했던 ‘대리 처벌’이 검찰이 작성한 문건을 통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3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피고인 이철규 알선수재 사건 의견서’에는 “유동천의 배임 혐의는 사실상 유동천 아들 대신 형사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명기돼 있다. 또 “횡령금 중 상당 부분이 유상증자에 사용되었으며 자신의 500억원 상당의 개인 소유 빌딩을 은행 정상화를 위하여 증여하였을 뿐 아니라 은행이 영업 정지되는 데 결정적 원인인 부실 대출에는 유동천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이라고 적혀 있다. 유 전 회장의 핵심 기소 내용인 1247억원 불법대출(배임) 등에 대한 혐의를 검찰 스스로가 부정한 것이다. 의견서는 이철규(56)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알선수재 수사의 주임검사였던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작성, 지난해 10월 8일 이 전 청장의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에 제출했다. 유 전 회장 재판부와는 다른 재판부다. 검찰이 이 전 청장에 대한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의견서를 검토한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 반하는 데다 우리나라 법은 본인 책임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대리 처벌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무죄가 확정된 이 전 청장은 “검찰이 아들의 처벌을 면해 주는 조건으로 (유 전 회장에게) 거짓 진술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부장은 “제가 의견서를 쓰지도 않았고 제출하지도 않아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수사·공판을 맡았던 이진동 공주지청장은 “이 전 청장이 자신에 대한 진술을 받아내는 대가로 유 전 회장과 아들을 봐줬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래서 아들의 죄(배임)까지 아버지의 죄가 된다고 판단해 처벌까지 한 만큼 유 전 회장을 봐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단독] 檢 “유동천, 아들 대신 형사 책임”…‘대리처벌’ 첫 확인

    [단독] 檢 “유동천, 아들 대신 형사 책임”…‘대리처벌’ 첫 확인

    1200억원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동천(73)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검찰 기소의 근간이 된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아들 대신 처벌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소문이나 추측만 무성했던 ‘대리 처벌’이 검찰이 작성한 문건을 통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3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피고인 이철규 알선수재 사건 의견서’에는 “유동천의 배임 혐의는 사실상 유동천 아들 대신 형사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명기돼 있다. 또 “횡령금 중 상당 부분이 유상증자에 사용되었으며 자신의 500억원 상당의 개인 소유 빌딩을 은행 정상화를 위하여 증여하였을 뿐 아니라 은행이 영업 정지되는 데 결정적 원인인 부실 대출에는 유동천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이라고 적혀 있다. 유 전 회장의 핵심 기소 내용인 1247억원 불법대출(배임) 등에 대한 혐의를 검찰 스스로가 부정한 것이다. 의견서는 이철규(56)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알선수재 수사의 주임검사였던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작성, 지난해 10월 8일 이 전 청장의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에 제출했다. 유 전 회장 재판부와는 다른 재판부다. 검찰이 이 전 청장에 대한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의견서를 검토한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 반하는 데다 우리나라 법은 본인 책임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대리 처벌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무죄가 확정된 이 전 청장은 “검찰이 아들의 처벌을 면해 주는 조건으로 (유 전 회장에게) 거짓 진술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부장은 “제가 의견서를 쓰지도 않았고 제출하지도 않아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수사·공판을 맡았던 이진동 공주지청장은 “이 전 청장이 자신에 대한 진술을 받아내는 대가로 유 전 회장과 아들을 봐줬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래서 아들의 죄(배임)까지 아버지의 죄가 된다고 판단해 처벌까지 한 만큼 유 전 회장을 봐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정부 충분한 증거없이 극약처방” “강령·당헌 위헌 소지 충분”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정부 충분한 증거없이 극약처방” “강령·당헌 위헌 소지 충분”

    정부가 5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함에 따라 이 결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헌법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정부가 충분한 증거 없이 성급하게 위헌 정당 해산이라는 ‘극약 처분’을 내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헌재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결정이 나기 위해서는 우선 헌법 8조 4항의 요건인 진보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반되는지, 즉 민주주의 파괴 여부를 입증해야 한다. 특히 당과 이석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지하혁명조직 ‘RO’와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것과 강령과 당헌이 헌법에 위반되는지가 관건이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진보당이 지난해 총선을 치렀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헌법에 위배된다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와서 강령이 위헌이냐,아니냐를 논의하면 정치적 판단이라는 논란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당 해산을 위해서는 당헌이나 강령이 문제가 아니라 이에 맞춰 내란 활동을 했는지를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상관관계가 명확하다면 RO의 내란음모 활동이 진보당의 행위로 간주되겠지만 불명확하다면 해산 결정이 쉽게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가 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해 진보당이 해산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독일의 위헌정당 해산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개방성을 저해하고 독재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진보당이 분배 정의를 주장하지만 생산 수단의 사유화를 부정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순히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불법적 행동을 한두 가지 했다고 정당 해산이라는 극약 처분을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도 정당 차원이 아닌 이 의원 개인의 돌출 행동이라면 정당 해산의 요건은 되지 못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실관계 판단이 앞으로 헌재 판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진보당 핵심 당원으로 RO를 조직하고 파괴활동을 꾀한 이석기 의원의 행태로 봤을 때 진보당 해산 절차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헌재가 진보당에 대해 해산 결정을 내릴 경우 소속 국회의원의 자격 유지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법률상 규정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정당 해산 제도가 헌법을 보호한다는 취지를 고려하면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과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인 만큼 정당이 해산됐다고 해서 의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한다는 견해가 엇갈린다. 여기에 국민이 직접 뽑은 지역구 의원은 신분을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원의 자격은 상실토록 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도 있다. 김상겸 교수는 “헌법상 정당은 공적 조직이 아닌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결집하는 ‘사적 결사체’로 본다”면서 “우리가 정당제 민주주의를 채택한 이상 해산 청구가 나면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관계없이 자격을 상실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도 “독일은 명문 규정을 두기 전에도 정당이 해산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케한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명문 규정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해석상으로 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현행 법제 내에서는 무리한 해석”이라면서 “헌재가 이를 판단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규정은 원래 정당을 없애기 위해 만든 조항이 아니라 이승만 정권이 1950년대 진보당을 대통령 공보실에서 해산시켰듯이 헌법을 통하지 않고는 함부로 없애지 말라는 의미에서 만든 조항”이라면서 “터키처럼 위헌 정당 결정을 하면서 원인을 제공한 의원만 제명하는 방식과 같이 입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지 헌재가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평 교수는 “정당 해산의 타당성과 의원직 상실 문제는 별개로 개별 의원의 행위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정당의 대표성이 높은 비례 대표직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보다 정당의 상징성이 적은 지역구 의원직은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檢, 정치종속 우려… 독립성 확보·국정원 공정수사가 가장 시급”

    “檢, 정치종속 우려… 독립성 확보·국정원 공정수사가 가장 시급”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낙점된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이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법조계 전문가들은 검찰의 수사권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이를 토대로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수사 외압 논란 등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검찰 조직을 추스르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먼저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력한 개혁 의지와 독립된 수사를 지향하던 채동욱 전 총장이 낙마한 상황에서 검찰이 청와대 혹은 정치권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면서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독립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의 재산 증식과 아들의 병역 문제 등에 대해선 “고위 공직자로서 기본적으로 검증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뒤 당면하게 될 과제로는 공명정대한 국정원 수사를 꼽았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수사 및 공소유지 여부가 정치검찰로 회귀하느냐 아니냐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정원 사건 수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를 내놓는다면 검찰에 대한 신뢰는 소멸할 것”이라면서 “국정원 사건과 미완의 검찰 개혁을 조직 추스르기 등에 물타기하듯 넘어간다면 검찰에 대한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사건 등의 현안을 해결한 후에는 장기적인 검찰 개혁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사건 개입 및 수사 외압 등 각종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인사권 독립, 상설 특검 추진 등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개혁 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던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채 전 총장 체제에서 진행되던 위원회는 사실상 해체됐다”면서 “국정원 사건 처리 이후에는 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상설특검 방안 등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검찰 독립성 확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도 “검찰총장은 정치권이나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외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아직 정의감이 살아 있는 검사들의 수사 독립성 및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 ‘특수통-공안통’ 같은 내부 갈등 등으로 망가진 검찰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대책과 함께 채 전 총장 퇴임과 함께 흐지부지된 검사 전문화, 특별수사 남용 방지 등 내부 개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조직 내부를 추슬러 사건 처리의 공정성에 집중한다면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김 후보자는 국정원 사건 처리와 함께 그간 불거져 나왔던 특수-공안 등 내부 갈등을 바로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직을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뒤에는 검사 전문화 등 내부적으로 진행하던 개혁 작업도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진보당 변호인단 “RO모임외 다른 범죄 없어”…내란음모 입증 어려울듯

    진보당 변호인단 “RO모임외 다른 범죄 없어”…내란음모 입증 어려울듯

    ‘내란음모’ 등 혐의로 구속된 진보당 간부 등 3명의 구속영장에 이른바 ‘RO모임’에서 한 발언 외에 다른 범죄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정원 등 공안당국이 이석기 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를 입증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구속자 변호인단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검찰이 청구한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에 이른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모임에서 한 발언만이 범죄사실로 기재됐다고 밝혔다.  변호인단 등에 따르면 영장은 A4용지 100여 페이지 분량으로 이중 대부분이 홍 부위원장 등의 활동이력과 RO의 역사 등 내란음모 혐의와 상관없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나머지 범죄사실 부분에서도 홍 부위원장 등이 북한 관련 영화를 보고 ‘적기가(赤旗歌)’와 ‘혁명동지가’를 부르는 등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내란음모에 대한 범죄사실을 적시한 부분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 김칠준 변호사는 “당시 모임의 녹취록을 보면 구체성이 없고 구속자들 의견에 반대하는 참석자의 발언도 나와 단순히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 불과한데 이를 두고 내란음모라고 하는 것은 공안탄압”아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에 속하지 않은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도 “형법의 규제 대상이 되려면 구체성이 필요하다”면서 “알려진 발언만으로는 내란음모로 보기 어렵다”고 내란음모죄 성립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수원지법은 지난 30일 홍 부위원장과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등 3명에 대해 “범죄혐의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염려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온라인뉴스부@seoul.co.kr
  •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island okinawa 수족관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8m 길이의 고래상어와 가오리가 헤엄치는 대형 수조는 단일 수조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4층 건물 높이다. 고래상어도 물론 최대급이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에게조차 칼끝을 겨누는 남자와 치명적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김남길과 손예진, 하석진, 이하늬 등이 주연을 맡았다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드라마 <상어>에 등장하는 이국적인 바다풍경과 리조트. 그 배경은 청정한 해양환경과 독특한 문화로 유명한 오키나와다. 찍으면 그림이 되는 그곳 5월 말부터 방영되고 있는 김남길, 손예진 주연의 KBS2 드라마 <상어>는 오키나와 현지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극 중에서 주인공 김남길(한이수 역)과 하석진(오준영 역), 손예진(조해우 역)의 집안은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하는 설정. 제작사는 이에 알맞은 장소를 물색하다가 일본에서 리조트와 관광산업으로 가장 발달한 곳이 오키나와라는 점에 착안하여 오키나와 현지 로케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촬영은 지난 5월11일에서 16일까지 5박6일간 오키나와 현지에서 진행됐으며 4회분부터 8m 길이의 대형 고래상어가 살고 있는 추라우미수족관, 슈리성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이하늬(장영희 역)가 김남길을 만나게 되는 장면, 요미탄 아리비라 호텔 수영장 장면 등이 방영됐다. 하반기에도 오키나와의 풍경을 담은 또 한 편의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7월 이후 개봉 예정인 한국영화 <프라이빗 섬>도 지난 4월 오키나와의 이시가키섬 등에서 현지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 손은서, 신소율이 주연을 맡았으며 20대 여성들의 비밀스런 여행기를 수려한 영상미로 그려냈다는 평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영화를 맡은 한상희 감독은 2007년 이준기와 미야자키 아오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한일 합작영화 <첫눈>으로 데뷔했으며 2011년에도 이시가키섬을 배경으로 영화를 촬영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이 아닌 일본의 섬 일본 최남단에 자리한 오키나와현은 일본 사람들도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휴양지다. 40여 개의 유인도와 수많은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규모가 제일 큰 것이 오키나와 본섬으로, 현청 소재지인 나하시도 이 섬에 자리한다. 도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키나와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여. 서울에서 가는 시간(2시간 30분)보다 길다. 오키나와는 나하시 기준, 연평균 기온이 섭씨 22.3도에 달하는 ‘남국’이다. 청정한 자연환경 때문에 최근에는 일본내 이주민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신혼여행지의 이미지가 강했던 오키나와는 최근 들어 가족여행지, 휴양지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인 방문객 수는 역대 최고인 4만5,000명이었다. 숨은 공신은 역시 항공편의 증가다. 21년 동안 가교 역할을 해온 아시아나항공과 더불어 진에어가 나하로 신규 취항했기 때문이다. 오키나와를 여행할 수 있는 길이 하나에서 두 개로 확장된 셈이다. 항공료나 여행상품의 가격도 당연히 저렴해졌다. 부속섬을 사랑하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올해 3월7일에는 부속섬인 이시가키섬에 신공항이 문을 열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임시로 비행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시가키섬에는 클럽메드 카비라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 여행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지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 이시가키섬 나카야마 요시타카Nakayama Yoshitaka 시장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이 한국인을 환대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한국어 가이드북도 자체 제작했다. 작은 섬들의 합창 오키나와 여행은 이시가키섬을 기점으로 이리오모테섬, 다케도미섬 등 점점이 박힌 보석 같은 섬을 두루 즐겨야 완성된다. 이리오모테섬은 이시가키섬에서 뱃길(타이완 방향)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이리오모테섬의 중요한 방문지는 광활한 맹그로브 숲과 커다란 물소가 있는 유부섬인데, 특히 이곳의 맹그로브는 지구상 가장 서쪽에 있는 맹그로브숲 중 하나여서 생물학, 지리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유부섬은 이리오모테섬에 달린 작은 육계도로 섬 사이는 1km도 안 되는 거리인데, 그 사이를 검은 물소가 끄는 커다란 달구지가 오간다. 발걸음이 느려 둔해 보이지만 힘이 좋고 성실해 이 지역 사람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이 물소들이다. 이시가키섬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다케도미섬에서는 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별모래 해변이라고 불리는 섬 북쪽의 백사장에는 별 모양의 산호가 산재해 있다. 얼핏 보면 좁쌀 크기의 모래 같지만 자세히 보면 반짝이는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슈리성은 류큐왕국 최초로 통일 왕조를 수립한 쇼하시가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로 삼았던 곳. 1429년에 등장한 통일 왕국인 류큐왕국은 작고 약했지만 일본도 중국도 아닌 하나의 독립된 나라였다. 1879년에 오키나와현이 될 때까지는 그랬다. 독립왕국인 류큐왕국은 무역을 통해 일본, 중국,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게 된다. 해서 슈리성을 보면 독특하게 이국적이다. 중국의 색채가 강렬하면서도 일본이 오묘하게 꿈틀거린다. 성 안에는 국왕의 집무실인 슈리성 정전, 성의 정문인 슈레이문, 안전을 기원하며 제를 지낸 소노햐안우타키 석문 등 볼거리가 많다. 오키나와 전쟁 당시 소실된 슈리성은 1992년에 복원됐으며, 지난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시가키섬은 오키나와의 부속섬으로 본섬인 나하보다 한적한 편이다. 클럽메드 카비라가 이곳에 있다. 리조트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시가키섬을 추천한다. 올해 3월7일에는 이시가키 신공항이 문을 열기도 했다 글 트래비 사진제공 에넥스텔레콤 annextele.com
  • 서울시 인권기구 “어린이·청소년·학생 존엄 보장” 공동선언

    서울시 어린이·청소년인권위원회(위원장 조흥식),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위원장 한상희), 서울시 성북구인권위원회(위원장 배미영) 등 서울지역 인권기구가 11일 서울시의회에서 ‘어린이·청소년·학생의 존엄을 보장하는 서울 만들기’ 공동선언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 위원인 윤명화 서울시의원과 문경란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했다. 인권기구들은 “서울학생인권조례가 2011년 12월 제정된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성북구 인권증진기본 조례, 10월에는 서울시 어린이·청소년인권조례가 제적됐다”면서 “그러나 조례만으로 인권 수준이 획기적으로 나아닌 것이 아니며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린이·청소년·학생의 인권은 세계의 보편적 기준이자 헌법정신이며 조례 제정을 통해 확인된 1000만 서울시민의 열망”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이제껏 힘겹게 날개를 펴온 어린이·청소년·학생의 인권이 서울 곳곳에서 자유롭게 비상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서울의 모든 공공기관과 시민사회가 협력해 어린이·청소년·학생의 인권을 살리는 길에 성큼 나서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권기구들은 지난달 16~31일 어린이·청소년·학생 인권조례를 지지하는 캠페인 ‘서울, 인권 상상 더하기 북치고 장구치고’를 진행한 바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면대상 제한·심사절차 공개’ 충돌 예고

    ‘유권(有權)무죄 무권(無權)유죄’ 논란을 낳았던 사면법의 개정을 위해 22일 사상 첫 입법 청문회가 열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6일 입법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법안 처리를 위한 국민 의견 수렴 방식은 공청회와 청문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청회와 달리 여야 합의를 토대로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만 불러 의견을 듣는 형식이 청문회 방식이다. 청문회는 공청회에 비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법 청문회가 열리는 것은 2000년 국회법에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그동안 발의된 사면법 개정안 10건에 대해 의원과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개정 방향을 정하게 된다. 10건의 개정안에는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 공무원들에 대한 사면권 제한 ▲대통령 특별사면도 국회 동의를 얻을 것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 전 대통령과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 등은 명단, 죄명, 형기를 7일 이상 공고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사면 절차와 관련해서는 ▲심사위원을 국회, 대법원에서 2~3인씩 위촉 ▲심사위원 명단과 경력 사항, 심의서의 홈페이지 게재 ▲회의록은 즉시 또는 최소 3년 후 공개 등의 방안이 올라와 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사면권 행사의 절차적 투명성 확보는 필요하나 대상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상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사면 요건을 개방하고 심사위원 명단 공개 등을 통해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공식적으로 법사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서 ‘중대 범죄자에 대해 엄격하게 사면을 상신하겠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지금 상정된 내용들 모두 쉬운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사면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면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 등의 공개에 대해서는 “그 경우 위원들이 위축돼 오히려 적극적인 심사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인사]

    ■고용노동부 △장관 비서관 권창준△운영지원과장 김민석△기획재정담당관 김유진◇중부지방고용노동청△인천고용센터소장 김영수△강원지청장 박종필 ■기상청 △예보기술분석과장 이정환◇국가기상위성센터△위성기획과장 김금란△위성분석과장 윤성득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비서관 이재구△사회제도개선과장 윤승욱△국토해양심판과장 김승조 ■IBK투자증권 ◇승진 <부사장>△총괄(COO) 허준<전무>△WM사업부문장 이승재<상무>△종합금융팀장 이동구<상무보>△경영지원담당(경영기획팀장 겸임) 박창근<이사>△영업부 김정수△금융상품영업팀 신석환△정보전략팀 박군희◇보임△경영인프라본부장 김영근△WM법인담당 박수열<팀장>△WM영업추진 심상운△SF운영 김재교△리스크관리 문찬걸△컴플라이언스 김주영△총무 신용섭<지점장>△분당 김한수△IBK본점 겸 광화문 송돈규△압구정 이재용△일산 한태희△삼성동 두경근△해운대지점 개설준비위원 김형택 ■외환펀드서비스 △대표이사 곽두헌 ■화성산업 ◇승진△이사 배중호 성진기 ■동아이지에듀 ◇승진△상무 이승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 승진△법무·정책실 함상범△마케팅오퍼레이션즈사업본부 김현정△일반고객사업본부 윤무환 한상희◇이사 승진△컨슈머사업본부 정승희 김형진△고객서비스지원본부 김행규 ■에릭슨-LG ◇상무 승진△연구소 실장 이영조 ■뉴시스 ◇신임△이사 김수경 승명호 김태겸
  • [아동성범죄 없는 세상] (중)피해가족 두번 울리는 악플

    [아동성범죄 없는 세상] (중)피해가족 두번 울리는 악플

    “부모에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다. 그런 자녀가 성범죄를 겪은 것만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너무 쉽게 잔인한 말들을 내뱉는다. 그런 글을 쓰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자기 가족의 일이라면 어땠을지 생각해 볼 수는 없는 건가.” 한 아동 성범죄 피해 가족의 아버지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절규하듯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버지는 자녀가 당한 성범죄 기사에 달린 악플들을 보고 몇 달 동안 밤잠을 설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떠올리기도 싫은 사건이지만 그 사건 만큼이나 끔찍했던 것은 무수한 악플들이었다.”면서 “‘나도 시켜주지’, ‘걔도 즐겼을 걸’과 같은 댓글을 봤을 때에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그들도 어머니가 있고, 결혼해 딸을 낳을 수 있을 텐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아동 성범죄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인터넷에는 매번 혐오감과 수치심을 주는 악플들이 달린다. 여주 4세 여아 성폭행 사건과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때도 그랬다. 해당 사건의 기사에 악플러들은 ‘좋았겠네’, ‘나도 해보고 싶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또 ‘형님(범인) 멋지십니다’, ‘애가 유혹한 것 같네’, ‘부모도 참 한심하다. 고작 이런 일로 유난이다.’ 등 가해자를 두둔하며 도리어 피해 아동과 가족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에 평범한 시민들이 나섰다. 아동 성폭행 추방 시민모임 ‘발자국’은 지난 9월 서울중앙지검에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등의 혐의로 악플러 74명을 고소했다. 발자국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어머니 등 1만 2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성범죄 기사 악플러에 대한 집단 고소는 처음으로 향후 수사 결과와 검찰 기소 여부에 따라 악플러 처벌의 선례를 남길 예정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관련자가 많은 데다 ID만 넘겨받아 인적 사항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를 지휘한 검찰 관계자는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되면 형사 처벌도 가능하지만 아직 처벌 수위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인적 사항 확인 후에도 각 댓글의 언어 폭력 수위, 음란성 여부 등을 종합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악플러 처벌은 익명성으로 인한 적발의 어려움, 표현의 자유 보호, 처벌 기준의 모호함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에서 법적인 처벌로 인터넷 공간을 위축시키는 것보다는 네티즌들이 상호 비판으로 공동체적 규율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동 성범죄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불안하게 하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자국’ 회원 김혜원씨는 “이 같은 악플을 방치할 경우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는 인식을 조장해, 잠재적 범죄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동 포르노나 음란물은 아동·청소년 보호법 등을 통해 처벌 기준이 정립돼 있지만 악성 댓글은 법제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모호한 측면이 있다.“면서 “점차 증가하는 악플 관련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처벌 기준과 범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위기의 검찰] ④ 잘못된 수사관행

    ‘강압 수사, 인권 유린, 무리한 기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검찰의 고질적인 수사 관행이다. 이 같은 문제점이 지적돼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검찰의 ‘묻지마 수사’는 달라지지 않았다. ‘10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죄 없는 사람을 벌하지 말라.’는 원칙이 있지만 검찰의 현주소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식이다. 일단 혐의를 두고 원하는 답을 얻어 내기 위한 강압적 수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2년 피의자 구타 사망사건 강압 수사의 대표적인 사례는 2002년 ‘피의자 구타 사망사건’이다. 당시 검찰 수사관들은 살인 피의자 조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백을 얻어 내기 위해 가혹행위에 가까운 폭행을 가했다. 이로 인해 조씨가 사망하자 당시 이명재 검찰총장은 취임 첫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검찰이지만 대상이 사회적 약자일 때 강압 수사는 더 빈번했다. ‘수원 노숙 소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가 지난 10월 25일 무죄를 선고받은 정신지체 장애인 정모씨의 경우 검찰의 강압과 회유로 허위 자백을 했다가 5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형기를 채우고 출소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무죄가 밝혀졌지만 검찰은 사과도 보상도 없었다. ●권력 비리는 진술에만 의존 정치인 관련 사건에서는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약자에게 강했던 검찰은 ‘민간인 불법 사찰’,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등 권력 비리 앞에서는 작아졌다. 검찰은 내곡동 사건 조사 당시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를 소환 한 번 하지 않고 서면조사만 한 뒤 관련자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시형씨의 검찰 진술에는 상당 부분 오류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자백과 본인의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가 얼마나 큰 허점들을 지니는지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수사 관행의 문제는 또 있다. 실적주의를 기반으로 한 무리한 기소다. 지난달 25일 ‘성추문 검사’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한 차례 영장이 기각된 직후 같은 혐의로 영장을 재청구했다가 다시 기각돼 오기를 부린다는 비난을 샀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검찰이 기소한 사건의 1심 무죄 선고율은 해마다 증가, 지난해 1심 재판 무죄 선고율이 2009년 대비 70.2%나 상승했다. 법무부의 ‘전국 지검별 1심 무죄 선고율 현황’에 따르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은 2009년 4587명, 2010년 5420명, 2011년 5772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6월 기준 2316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문가 “물증 수사로 전환” 이 같은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한 해법으로 전문가들은 ‘물증 위주 수사로의 전환’과 ‘수사권 축소’를 제시한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증언 위주가 아닌 물증 위주의 수사로 가야 하고 근본적으로는 검찰 수사권을 털어내야 한다.”면서 “불기소만 통제하는 일본의 ‘검찰 심사회’를 강화해 법원에 설치함으로써 수사·기소권의 남용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희 경찰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 수사는 허위 진술을 받아내거나 인권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면서 “선처를 미끼로 자백을 유도하는 후진적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의 수사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인사]

    ■동부증권 △FICC영업본부장 강성욱△FICC영업3팀장 한상희
  • ‘그들만의 인선’… 대법관 밀실추천이 문제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단체와 재야 법조계가 25일 대법관 공백 사태와 관련한 연석 좌담회를 열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이석태 변호사와 장주영 민변 회장 등이 참석한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밀실추천’으로 요약되는 대법관 인선 과정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과도한 사법행정 권한과 관료주의적 사법 행태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파동의 가장 큰 원인은 후보자 인선 과정이 투명하지 못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누가 추천을 받았는지, 왜 추천을 받았는지 국민은 알 수 없다.”면서 “심지어 추천을 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 심사에서 제외한다고 할 정도로 철저한 비공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석태 변호사는 “대법원장이 위촉한 사람들이 밀실에서 대법관 후보를 추천한다.”면서 “인사추천제도를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법관추천위원회에서 법무부 장관 등은 제외해야 하며, 관례적으로 포함시켜 왔던 검찰 몫 대법관 자리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대법관추천위원회는 대법원장의 의사를 반영할 가능성이 큰 사람으로 구성된다.”면서 “차라리 국회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다수로 하면 국민 의사를 더 충실히 반영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제시했다. 자질 논란을 일으킨 김병화(57·전 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에 대해서는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장 회장은 “부적격자가 임명돼 앞으로 6년간 판결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그분이 주심 대법관으로 판단한 판결에 대해 사건 당사자나 국민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법관 임명 지연으로 사건 처리가 늦어진다는 우려가 있지만, 대법관 임기가 6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사태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관 다양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특히 고위 법관 중심의 법원 내 ‘순혈주의’가 감춰진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정미화 변호사는 “대법원은 다양한 이해가 반영된 실질적 토론의 장이 돼야지 사건 처리를 위한 장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특정 대학과 경력 법관으로 이뤄진 형식적 구성으로는 권리구제 기관으로서의 대법원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법관과 검찰만이 사법 엘리트는 아니다.”라며 “재야 법조인이 대법원 구성의 3분의1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우리가 지키려는 안전 대체 누구로부터인가

    정부 기관이나 거대 기업, 은행 등의 정보 권력자들이 개인의 사적 영역에 대해 감시하는 문제를 다룬 영화들을 종종 본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2001)에선 정부 기관의 감시를 교묘하게 피해 사는 진 해크먼의 연기가 인상적이었고, ‘이글 아이’(2008)에선 감시의 도구였던 CCTV를 컴퓨터가 장악한 뒤, 되레 인간을 핍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개인들에 대한 국가 권력이나 거대 기업의 감시 문제가 영화에서만 나오는 허황된 일일까. ‘감시사회’(한홍구 외 4명 지음, 철수와 영희 펴냄)는 현실에서도 국가 권력과 거대 기업 등에 의한 감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통박한다. 이런 현상엔 온·오프라인이 따로 없다. 예컨대 인터넷을 이용해 뭐라도 하려 들면 컴퓨터는 들입다 ‘네가 너 자신임을 먼저 증명하라.’고 윽박지른다. 은행에서 대출 한 번 받으려면 당신의 사적 정보를 우리가 다른 곳에 제공하는 것에도 동의하라는 내용의 서류가 눈을 부라린다. 돈 빌릴 때야 그렇다 쳐도, 도대체 왜 내 정보를 다른 곳에 쓰겠다는 것에도 동의를 해야 하는 걸까. 그 정보로 당장 뭘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기업이 그렇게 광범위한 개인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섬뜩하다. 오프라인 세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출근길에 나선 당신을 그려 보자. 아파트 단지 주차장의 CCTV와 아침 인사를 하고 나면, 회사 주차장에 들어갈 때까지 ‘교통정보 수집장치’ 등 온갖 종류의 CCTV와 마주해야 한다. 출장길엔 더하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마다 당신의 얼굴과 자동차 번호판을 찍는 CCTV가 있고, 지방 어느 마을이건 드나들려면 거의 예외없이 방범용 CCTV와 마주해야 한다. 책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도권 시민의 경우 개인이 운영하는 CCTV에 하루 평균 83.1차례 찍힌다고 한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CCTV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마음만 먹으면 누군가 나의 이동 동선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런 예측과 분석의 결과물이 좋은 일에 쓰일 가능성은 대체 얼마나 될까. 책은 크게 다섯 개의 강좌로 나뉘어 있다. 책의 지은이들이 지난해 ‘감시사회 강연회’에서 강연한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 청중과의 일문일답 내용도 담았다. 1강은 역사학자 한홍구가 강연한 ‘현대사를 통해 바라본 감시의 추억’이다. 주민등록증의 기원과 중앙정보부의 탄생, 감시사회의 대안 등을 짚는다. 2강은 인문학자 최철웅의 ‘편리함 뒤에 숨은 그늘’이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대의 디지털 감시 시스템과 ‘스마트’해진 감시기술, 국가와 기업의 위험한 만남 등을 다룬다. 3강은 인문학자 엄기호의 ‘불안이 감시를 부른다’이다. 프라이버시 침해와 대중소비사회의 감시 문제, 우리가 지키려는 안전은 대체 누구로부터 비롯됐나 등에 대해 고민한다. 이어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가 ‘일상적 감시를 의심하라’고 주장하고,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감시 없는 세상 꿈꾸기’로 끝을 맺는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커버스토리-대한민국 돈봉투] 전문가 진단

    [커버스토리-대한민국 돈봉투] 전문가 진단

    정치권의 ‘돈 봉투’ 파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전근대적인 한국 정당구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면서 “선거 후보자 선출권을 소속 당원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 국민으로 확대하는 ‘오픈프라이머리’(Open primary)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근대적 정당구조가 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돈 봉투의 근본 원인은 현재 한국 정당구조가 전근대적이라는 점에 있다. 한국 정당은 아직도 기본적으로 대중정당이 아니라 명망가가 조직을 확보하는 구조다. 그런 점에서 돈 봉투 문제는 한국 정당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진정한 국민주권을 실현하려면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시대가 바뀌는 상황에서 이제는 돈이나 기성조직을 이용한 선거는 발붙일 곳이 없어야 한다. 무조건 돈을 못 쓰게 하는 해법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시민참여를 활성화시키면 돈 선거 여지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민주통합당이 실험하는 것이 모델이 될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 하면 조직 선거로 흐르고 검은돈이 횡행할 여지가 커진다. 디지털 방식으로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아주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대중 활동과 대중 정치참여 등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정당 활동에 참여토록 유도해야 한다. “선출방식 개방형으로 해야”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공천권을 중앙에서 갖고 있기 때문에 돈 정치가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 선출 방식을 개방형으로 하지 않으면 이를 극복하기 어렵다. 개방형 정치는 조직을 동원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장 유용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경선제에서는 기존 당원 조직은 의미가 없어지게 되고 정치의 완전 개방이 이뤄지게 된다. 굳이 당원에게만 얽매일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돈 봉투를 전달할 일도 사라질 것이다. 정당이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통로이자 방법이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일반인 유권자 정치를 시작했는데 한나라당이 완전 개방하지 않는다면 관심층이나 지지층이 제한되고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한나라당 비대위는 쇄신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적쇄신이 아니라 정책의 쇄신, 제도 쇄신이 돼야 한다. 특히 공천 제도의 쇄신은 필수적이다. “당원·모바일 투표 혼합을”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돈 봉투 문제에 있어 모든 의원들이 떳떳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뿐이지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받아들인 측면이 많았다. 당원 같은 소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돈 봉투의 유혹이 생기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이 모바일 투표를 대안으로 내놨는데 자발적 참여자가 그 정도 규모면 괜찮은 것이다. 참여자가 70만명이 넘어가면 당연히 돈 봉투는 불가능해지고 자발적 참여를 통해 기존 정당이 가진 문제점들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 이렇게 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모바일 투표인단에는 시류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당의 견고한 지지층이 될 수는 없다. 정당은 견고한 지지층, 즉 당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이 추구하는 정책이 이슈나 시류에만 휩쓸리지 않게 된다. 기존 당원과 이런 방식을 당 기조에 따라 적절히 혼합해야 한다. 강국진·정현용·강병철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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